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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최악 폭풍우

    ‘신시아(Xynthia)’로 명명된 최악의 폭풍우가 강타한 서유럽 지역의 사망자가 1일까지 63명에 이르렀다. 피해가 가장 큰 프랑스는 ‘국가 재난’을 선포했다. 폭우를 동반한 신시아는 최고 시속 150㎞의 강풍을 불러일으켰다. 이 때문에 8m의 높은 파도가 일면서 해안가 주택들을 덮쳐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르몽드 등 외신에 따르면 각국이 파악한 사망자는 프랑스가 51명으로 가장 많고 스페인 3명, 독일 6명, 영국·포르투갈·벨기에 각각 1명 등이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사망자 외에도 부상자가 59명에 이르고 실종자도 1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져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BBC방송이 전했다. 신시아는 포르투갈과 스페인 북쪽 해안에서 프랑스, 벨기에, 독일까지 이어지는 비스케이만을 따라 이동하면서 저지대 마을을 강타해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비스케이만에 접해 있는 방데 등 프랑스 서부와 서남부 지역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물이 주택 지붕까지 치밀어 올라오면서 익사자가 속출했다. 목격자인 장프랑수아 딕체야크(62·여)는 집채만 한 파도가 덮쳐 집을 완전히 깔아뭉갰다며 “이때 잠을 자던 80대 어머니가 파도에 떼밀려 마루에 패대기쳐지는 바람에 심하게 다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피레네 산맥 지역에서는 나무가 바람에 부러지면서 압사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강풍으로 프랑스에서는 전기 공급이 끊겨 100만명 이상의 주민들이 밤새 추위에 떨었다. 파리 샤를 드골 공항 등에는 활주로에 물이 차 항공기 100여편의 이착륙이 전면 금지됐고 선로가 물에 잠겨 기차 운행도 중단됐다. 이에 따라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총리는 ‘국가 재난’을 선포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희생자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피해 복구를 위해 300억유로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프랑스 기상 당국은 파리 에펠탑 꼭대기에서는 최고 시속 175㎞의 강풍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이번 폭풍우는 프랑스에서 1999년 90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풍우 이래 최악의 재해로 기록됐다. 이웃인 스페인의 알프레도 페레즈 루발카바 내무장관은 “강풍으로 쓰러지는 나무에 깔려 3명이 사망했으며, 북부지역에서 폭우로 심각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스페인의 카나리아 제도에는 지난 26일 밤 시속 190㎞의 살인적 강풍으로 크레인이 건물 쪽으로 무너지고 가로등 기둥이 주차된 차로 쓰러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독일에서는 휴일을 맞아 산을 찾은 4명이 강풍에 쓰러진 나무에 깔려 숨졌으며 비브리스 인근의 한 마을에서는 2살짜리 아이가 물에 빠져 숨졌다. 포르투갈에서도 27일 파레데스 지역의 한 교회 주변에서 기도회 시간을 기다리며 공놀이를 하던 10살 어린이가 강풍으로 떨어진 나뭇가지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벨기에에서도 60대 노인이 강풍에 쓰러진 나무에 깔려 참변을 당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정은주 순회특파원 세계의 법원 가다] 국제해양법재판소

    [정은주 순회특파원 세계의 법원 가다] 국제해양법재판소

    │함부르크 정은주 순회특파원│ 최고급 참치 횟감인 남방참다랑어 포획을 둘러싸고 1999년 8월 일본과 호주, 뉴질랜드가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에서 맞붙었다. 국제기구인 ‘남방참다랑어 보존위원회(CCSBT)’가 산정한 총 어획량을 초과하는 참치를 일본이 마구 잡아들였기 때문이다. 국제보존위는 남획 등으로 멸종위기를 맞은 남방참다랑어를 보존·관리하려고 1995년 5월 설립된 국제지역기구. 우리나라는 2001년 가입했다. 1994년 발효된 보존협약에 따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회원국은 매년 국가별 어획량을 배정받는다. 그해 호주는 5265t, 일본은 6065t, 뉴질랜드는 420t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6월 일본은 ‘실험적 어획’이라고 주장하며 추가 참치잡이에 나섰고 호주와 뉴질랜드는 같은 해 7월 일본의 남획을 중단해달라고 ITLOS에 요청했다. 해양 분쟁을 맡는 전문 국제사법기관인 ITLOS는 8월19일과 20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공판을 열어 양측의 견해를 들었다. 그리고 “실험적 어획도 호주, 뉴질랜드 등 회원국과 합의할 때만 가능하다.”면서 “일본은 어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전세계 참치 소비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일본의 뼈아픈 패배였다. ITLOS의 판례는 10년이 지난 오늘도 유효하다. 국제보존위는 일본의 과잉 어획이 드러날 때마다 다음해 어획량을 감축하며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일본이 남극해에서 고래잡이(실험적 포경)를 일삼자 호주 케빈 러드 총리는 국제재판소에 일본을 제소하겠다고 선언했다. 해양법에 관한 가장 영향력 있는 분쟁해결기관인 ITLOS는 1996년 10월 독일 함부르크에 설립됐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해양자원의 이용과 개발, 보전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높아지자 국제해양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몰타의 유엔대사인 아비드 파르도가 1967년 11월 1일 유엔총회에서 요청함에 따라 유엔해양법 협약이 1982년 12월 10일 자메이카 몬테고베이에서 발의됐다. 주요 내용은 ‘인류의 공동유산’인 심해저 해양자원을 둘러싼 국가, 국제기구, 자연인 혹은 법인의 분쟁을 해결할 새로운 국제사법기구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국가 간 분쟁만 맡아 다양한 객체의 해양 분쟁을 다루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현실은 예상과 달랐다. 해양자원은 여전히, ‘미래의 자원’이라 불리며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해양 분쟁도 그래서 드물다. 14년간 ITLOS가 심리한 사건은 15건으로, 9건은 선박·선원의 석방 사건, 4건은 잠정조치(가처분), 2건만 본안소송이다. 현재는 벵골만 경계선을 놓고 방글라데시, 미얀마 간 소송이 유일하게 진행 중이다. 재판관 21명과 사무국 직원 37명이 일하는 국제사법기구의 성적표로는 초라하다. 헬무트 튀르크 ITLOS 부소장은 “ICJ가 62년에 설립된 후 9년간 심리한 사건은 독일과 덴마크, 네덜란드 간 북해 대륙붕 경계사건 1개뿐이었다. ITLOS도 초창기 국제사법기구의 경험을 따르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ejung@seoul.co.kr
  • EU대통령·외교대표 입지가 이래서야…

    “당신은 축축한 걸레 조각 같은 카리스마에 하급 은행직원의 외모를 지녔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의사당에서 그리스 지원에 대한 유럽연합(EU) 정상회의 결과를 보고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헤르만 판롬파위 EU 상임의장을 향해 영국독립당(UKIP)의 나이젤 파라지 대표는 “당신은 누구요? 난 지금까지 당신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없소.”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파라지 대표는 동료 의원들의 비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의장으로부터 2일 공식적으로 견책 처분을 받을 예정이다. 비단 파라지 한 사람이 판롬파위 의장에 대한 여론 전체를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벨기에 출신의 무명 정치인에서 초대 EU 대표가 된 그의 불안정한 입지를 보여주는 사례임은 분명하다. 판롬파위는 사실상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낙마시키고 의장 자리에 올랐다. 그런 만큼 영국은 그에 대한 반감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영국 출신의 캐서린 애슈턴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 역할 분담을 놓고 전쟁 아닌 전쟁을 벌이고 있다. 당장 오는 6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 EU 대표로 누가 참석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EU 의장직이 신설됐음에도 순번의장국 제도가 계속 유지되면서 대내외적으로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미국과 EU는 1991년 이후 매년 정상회의를 가져왔다. 하지만 올해 회의를 판롬파위 의장이 아닌 상반기 EU 순번 의장국인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가 주재키로 하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회의 불참을 결정했다. 애슈턴 외교대표의 경우 외교 경험이 거의 없음을 놓고 그에 대한 자격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고위 외교직에 있음에도 프랑스어를 전혀 못한다는 점부터 아이티 지진 참사 당시 현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았다는 것까지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고위대표직을 뒷받침하는 조직인 유럽대외관계본부(EEAS) 주요 직책을 영국 출신들로 채우면서 권한 남용 비판까지 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영국을 견제하는 입장에 있는 프랑스와 독일의 심기를 건드리면서 오히려 스스로 입지를 좁히고 있는 셈이다. 판롬파위 의장의 경우 2020년 EU 차원의 경제 목표와 정책에 대한 보고서를 혼자 작성하려고 했다가 ‘제왕적’이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동시에 EU 의장으로서 27개국의 의견을 한데 모으는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받는 등 초대 의장으로서 신고식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글로벌시대]햇살이 주는 행복과 국격 /최정화 한국이미지커뮤티케이션 연구원 대표

    [글로벌시대]햇살이 주는 행복과 국격 /최정화 한국이미지커뮤티케이션 연구원 대표

    필자가 대표로 있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에서는 매년 연초에 한국의 이미지를 알리는 행사인 ‘CICI 코리아’를 개최한다. 올해 1월13일 개최한 ‘CICI 코리아 2010’에서는 유독 참석자들의 관심을 끈 주한 대사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축사를 한 마틴 우든 영국 대사를 시작으로 건배 제의를 한 캐슬린 스티븐스 미국대사와 테드 립먼 캐나다 대사는 모두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어로 연설했다. G20 개최, 원조 공여국으로의 변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건설 수주 등으로 드높아진 한국의 이미지 덕일 것이다. 영국 대사는 3분여 축사를 “존경하는 국무총리님, 국가브랜드위원회위원장님…”으로 시작하여 전부 한국어로 했다. 미국 대사는 “미국과 한국의 우정”을 언급하며 한국말로 건배를 제의했다. 캐나다 대사는 “축사를 한 영국 대사처럼 미남도 아니고 미국 대사처럼 한국말을 잘하지도 않지만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 못지않습니다.” 라고 말해 좌중으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를 이끌어 냈다. 수많은 국제회의에 참석해 봤지만 이처럼 외국대사들이 유창한 한국말과 시의적절한 내용으로 한국인들의 마음에 다가온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주최 측이 꼭 한국말로 축사나 건배제의를 해야 한다고 사전에 요청한 것도 아니었는데 대사들이 자진해서 한국어로 말한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필자는 그 이유를 한류 강타로 시작된 일본에서의 한국말 배우기 열기로 설명하고 싶다. 우리 입으로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라고 자랑하며 한국어 보급에 나섰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서 혹시 배우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던 사람들도 배우려 들지 않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일본에서 ‘겨울연가’로 한류의 파고가 절정에 달했을 때 한국어를 배우겠다고 적지 않은 일본 사람들이 한국어 학원을 찾았다고 한다. 필자도 학생 시절 불어로 된 샹송에 푹 빠져 직접 원어로 듣고자 알리앙스 프랑세즈 불어학원으로 달려갔듯이, 그들도 한국 드라마를 원어로 직접 듣고 싶었기에 한국어학원에 달려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 그동안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해 무관심했던 외국인들이 한국의 이미지가 점차 좋아짐에 따라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한국 음식을 먹으며, 한국 음악을 들으며, 한국 영화도 보고, 나아가 한국어까지 배우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감에 따라 그 누가 요청하지 않아도 주한 대사들은 한국어를 배우고 익혀 한국의 이미지를 알리는 석상에서 자진해서 한국말로 자연스레 연설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한 국가의 신뢰도이자 인지도이며 호감도인 국격은 실로 중요한 것이다. 국격은 한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아우르는 국가 브랜드인 동시에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소중한 무형자산이다.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등 국격이 높은 국가들이 끊임없이 자국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주효한 매력을 발굴·개발해서 여러 매체를 통해 확산시키고 있다. 국가 이미지가 좋지 않으면 누가 한국을 찾을 것이며, 한국 제품을 사용하며, 한국을 파트너로 함께하기를 바라며, 나아가 한국어를 배우겠는가. 한 국가에서 세계적 규모의 국제 행사를 개최하면 세계의 이목은 자연스럽게 그 나라에 집중된다. 세계인의 최대 관심사인 행사를 치르면서 한국, 한국인, 한국문화에 대한 홍보를 좀 더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한다면 한국의 이미지는 더 널리 더 긍정적으로 알려지리라 믿는다. 국격은 화초와도 같아 매일 정성껏 물을 줘야 하지만 따뜻한 햇살도 절실히 필요로 한다. 따뜻한 햇살은 바로 외국인들의 관심이며 사랑이고 나아가 인정이다. 우리는 며칠 전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로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가 한층 제고된 것을 목도하였다. 국민 모두가 오랜만에 무척이나 따사로운 햇볕을 받아 행복할 수 있었다. 국격이란 화초는 훌쩍 자랐으며 국민들에게 밝은 희망과 뿌듯한 자긍심이란 향기를 내뿜고 있다.
  • “佛·獨, 그리스 국채 매입”

    그리스가 재정 악화 해결을 위한 국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지원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원이 현실화될 경우 그리스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의회의 독일 의원인 요르고 차치마르카키스는 27일(현지시간) 그리스 메가TV와의 인터뷰에서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가 그리스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같은날 그리스의 유력 일간지 타 네아는 독일과 프랑스가 국영은행을 통해 그리스 국채를 직접 사들이거나, 투자자들이 그리스 국채를 사들일 때 지급 보증을 서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전날 블룸버그통신은 독일 의원 4명의 말을 인용, 독일이 필요하다면 국영은행인 Kfw를 통해 그리스 국채를 매입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정부의 한 관료는 타 네아의 보도를 “말도 안 된다.”며 일축했지만, 차치마르카키스 의원은 “독일은 일단 50억~70억유로 규모 국채 매입을 계획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또 그는 타 네아가 보도한 것처럼 Kfw와 프랑스 국영은행 예금공탁금고(CDC)도 그리스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정부 가운데 이 같은 보도나 주장을 공식 확인한 곳은 없다. 하지만 프랑스의 경우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담 당시 그리스 지원에 적극적이었던 만큼 국채를 사들일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꼽힌다. 문제는 독일이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경우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자민당의 반대로 지원을 섣불리 결정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하지만 로이터통신 역시 독일 의회 소식통을 인용, 정부가 그리스 지원을 위한 특별 예산 편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지원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 언론은 유로존에서 200억~250억유로 규모의 지원이 예상된다고 보도하고 있다.이 때문에 독일이 그리스 지원을 준비는 하고 있지만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오는 5일 독일 베를린을 방문, 메르켈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정세욱 풀뿌리 정치] 정치인의 약속과 국익

    [정세욱 풀뿌리 정치] 정치인의 약속과 국익

    19세기 독일의 역사학자 랑케. 산책을 하던 그는 동네 골목에서 우유배달을 하는 한 소년이 넘어지면서 우유병이 모두 깨져버려 땅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 소년이 전액을 배상해야 하는 딱한 처지임을 알게 된 랑케는 소년의 어깨를 두드려 주며 말했다. “얘야, 내가 대신 우유 값을 물어주마. 지금은 내게 돈이 없으니 내일 이 시간에 여기로 나오렴.” 그러나 집에 돌아온 랑케는 역사학 연구비로 거액을 후원하고 싶으니 내일 당장 만나자는 독지가의 편지를 받았다. 그는 매우 기뻤지만 후원자를 만나려면 바로 출발해야 하므로 소년과의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랑케는 바로 편지를 써서 보냈다. “대단히 고마운 일이오나 나는 그 시간에 다른 약속이 있어서 당신과 만날 수가 없습니다.” 랑케의 편지를 받은 독지가는 기분이 나빴지만 후에 사정을 알고 나서 랑케를 더욱 존경하고 신뢰하게 되었고, 처음 제안했던 액수보다 몇 배나 되는 후원금을 보냈다고 한다. 비슷한 예는 또 있다. 글래드스턴은 영국의 국력이 한창 세계 각지로 뻗어나가던 빅토리아 여왕시대에 총리를 네 번이나 지냈고, 아일랜드 자치정부를 탄생시킨 위대한 정치가였다. 하루는 그가 템스강 다리 위를 지나다가 어느 소녀가 산산이 깨진 우유병들 옆에 앉아 구슬프게 우는 광경을 보고 측은한 생각이 들어 우유 값을 갚아주려 했으나 마침 가진 돈이 없었다. 그는 소녀에게 다음 날 같은 시간에 그곳으로 나오라고 약속을 하고 돌아갔지만, 다음 날 국무회의가 예정보다 길어졌다. 초조하게 시계를 들여다보던 그는 국무회의를 잠시 중단하고 약속 장소로 달려갔다. 그는 소녀의 손에 돈을 꼭 쥐어주고 두 손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얘야, 어렵더라도 부디 용기를 잃지 말고 굳세게 살아가거라.” 이 한마디를 남기고 그는 급히 돌아와 국무회의를 재개했다. 그가 ‘인민의 윌리엄’이라는 칭송을 들을 만큼 지지자들의 신뢰와 존경을 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신중하게 약속하고 일단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기 때문이다. ‘약속을 지킨 안창호 선생’은 독립운동가였던 도산 안창호 선생이 중국의 한 동포 어린이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하다가 일본군에게 붙잡힌 일을 쓴 글이다. 랑케, 글래드스턴, 안창호는 어린이와의 약속조차 소중히 여기고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킨 위인(偉人)들이다. 나무는 그늘을 약속하고 지키며, 구름은 비를 약속하고 지키는데, 정치인은 무엇을 약속하고 지킬 것인가. ‘약속 지키기’란 누구에게나 요구되는 생활규범이다. 특히 정치는 국민과의 ‘약속의 게임’이므로, 정치인들이 한 약속은 더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 정치인이 공약을 지키지 않으면 정치인에 대한 신뢰와 선거를 요건으로 하는 민주정치는 위기를 맞게 된다. “저는 일생에 거짓말한 일이 없습니다.…약속을 못 지킨 것이지 거짓말한 것은 아닙니다.”라는 전직 대통령의 말을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대(對)국민 약속은 반드시 지킬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대통령이 퇴임 몇 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 방북하여 부랴부랴 정상회담을 열고 국민과 국회의 동의 없이 10·4공동성명을 통해 14조 3000억원이란 천문학적 지원을 하겠다고 김정일에게 한 약속은 잘못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행정부처 이전을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어려움을 무릅쓰고라도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원안을 변경하겠다는 고뇌에 찬 결단을 내렸다. 그러나 원안을 고수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과 갈등이 생겨 ‘미생의 약속’(尾生之信), ‘증자의 돼지’(曾參烹?) 논쟁으로 이어지더니 감정대립으로까지 치달아 국민들은 안타깝고 불안하다. 이제는 세종시 문제를 풀어낼 실질적 주역인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만나 서로의 입장을 직접 듣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한나라당 내에서도 양측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 고충과 대안을 토론하며 국익과 정치적 신뢰를 조화할 수 있는 ‘윈·윈전략’을 도출해야 한다. 국가적 난제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정치의 참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 영어에 밀리고 중국어에 치이고… 불어가 작아진다

    영어에 밀리고 중국어에 치이고… 불어가 작아진다

    “지금 파리의 벽에는 나치가 점령했을 당시의 독일어보다 더 많은 영어가 붙어 있다.” 프랑스어를 지키고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아브니 드 라 랑그 프랑세즈(ALF·프랑스어의 미래라는 뜻)’ 등 8개 단체는 지난달 8일 르몽드와 뤼마니테 등 2개 일간지에 이 같은 내용의 기고문을 실었다. 영어가 프랑스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이 단체들의 외침에는 영어에 밀린 프랑스어의 위기가 고스란히 서려 있다. 위상이 높아지는 언어는 영어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중국어의 경우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12일 개막한 밴쿠버동계올림픽의 준비위원회에 주어진 과제 중 하나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두 언어 모두 캐나다의 공식 언어이지만 경기가 열리는 밴쿠버가 속해 있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프랑스어 인구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이중언어 정책에 냉소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어를 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 3000명이 ‘bonjour(안녕하세요)’라고 쓰인 배지를 달고 곳곳에 배치됐지만, 존 펄롱 밴쿠버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VANOC) 위원장이 개막 연설 대부분을 영어로 진행하는 등 사실상 프랑스어는 소외되는 분위기였다. 아이러니하게도 34년만에 캐나다 안방에서의 첫 금메달을 안겨준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남자 부문의 알레산드르 빌로도는 프랑스어가 모국어인 선수였다. ●프랑스·캐나다에서도 위상 흔들 공식 공용어는 없지만 사실상 프랑스어가 그 역할을 해왔던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도 영어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이곳 사람들이 지역 토박이 말인 플레밍어와 정부 언어인 프랑스어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대신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자국어 보호의 교과서로 불리는 프랑스에서도 영어의 위협은 크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은 2006년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한 프랑스 경제인이 영어로 연설하자 문을 박차고 나가 버렸지만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본인은 영어를 못함에도 “국제회의에서 더 이상 프랑스어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취임 다음해인 2008년 교육부가 영어 교육 강화 방침을 밝힌 이후로 프랑스 내 영어 사용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프랑스의 자국 언어 보호 정책은 1994년 제정된 ‘투봉법’으로 대표된다. 모든 방송·광고 등에서는 프랑스어를 우선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 라디오 전파를 타는 노래의 40%는 프랑스어곡이어야 한다. 하지만 영어가 법의 허점을 파고들고 있다고 프랑스어 보호 단체들은 지적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 고속 철도인 테제베(TGV)가 최근 가족 여행자를 겨냥해 내놓은 표의 이름은 ‘TGV family’이다. PSA 푸조-시트로앵의 최고경영자(CEO) 필리프 바랭은 지난해 취임 후 모든 임원 회의와 공식 문서 작성을 영어로 하라고 지시했다. ●외교 언어=프랑스어 공식 깨지나 아그레망(agrement), 코뮈니케(communique) 등 익숙한 외교 용어 대부분이 프랑스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는 점을 들지 않더라도 프랑스어 하면 곧 외교 언어로 인식돼 왔다. 유엔의 경우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 6개 언어가 공식 언어다. 하지만 유엔 사무국 등 대부분의 유엔 조직에서는 영어와 프랑스어가 실무 언어다. 프랑스어는 명사와 형용사, 동사가 남성·여성 그리고 복수·단수 구분이 되어 있기 때문에 중의적 문장으로 혼선을 빚을 가능성이 낮다. 이 두 언어는 유엔 공식 출범 다음해인 1946년부터 실무 언어 역할을 해 왔지만, 최근 크게 달라졌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프랑스어를 거의 못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외교가는 ‘충격(choc)’과 ‘끔찍함(horreur)’에 몸서리쳤다고 다니엘 해넌 EU 의원은 전했다. 고위 외교직에 오른 인물이 프랑스어를 거의 구사하지 못한다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지만 지금은 국제사회에서 프랑스어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화가 됐다. ●추락해도 바닥은 있다 영국의 보수 성향의 역사가인 앤드루 로버트는 “프랑스는 이제 영어가 세계 공용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미 인터넷과 항공업계, 컴퓨터 산업, 국제 사업 등에서 영어가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된다는 현실로 미뤄볼 때 수긍이 간다. 중국에서의 영어 열풍도 대단해, 2030년이면 영어를 구사하는 중국인이 미국인보다 많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인도가 영어가 잘 통하는 나라로서의 위치를 중국에 내주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랑스의 자국어 사랑은 여전히 그 어느 나라 국민보다 강하다. 제라르 아로 유엔 주재 프랑스대사는 유엔 안보리이사회 순번 의장국으로서 계획을 영어로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고 한마디로 거절했다. “나는 영어할 줄 모릅니다. 푸앵(마침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취임 후 프랑스어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최근 사르코지 대통령의 프랑스어 진흥 특별 대사 자격으로 미국 뉴욕을 방문한 장 피에르 라파랭 전 총리는 “반 총장이 프랑스어로 얘기하기를 고집했다.”면서 “(이날 대화로) 프랑스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닻을 올린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 2기 집행위원 대부분은 업무 중 프랑스어를 사용한다. 국제협력·인도주의 구호 담당 집행위원으로 지명된 불가리아 출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는 영어 실력도 부족하지만 프랑스어를 배우겠다고 선언, 갈채를 받았다. 국제프랑스어사용권기구(OIF)에 따르면 프랑스어는 32개국의 공용어이며 전 세계 2억명이 구사하는 언어다. 영어와 함께 5대륙에서 사용되는 유일한 언어이기도 하다. 영어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다른 언어들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음달 20일 창설 40년을 맞는 OIF는 초창기와 다름없이 왕성한 활동으로 프랑스어권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프랑스 주간 르누벨옵세르바퇴르 기자인 마리 엘렌 마르탱은 “프랑스어에 오 르부아르(작별인사)를 말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그는 “국제 사회에서 이라크 전쟁처럼 미국이 주도하고 영국이 거들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때 강하게 ‘농(non·안돼)’을 외칠 수 있는 목소리가 필요하다.”면서 OIF는 유럽, 아프리카, 일부 아랍권 국가를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을 해 영미권의 독주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 그 이상”이라면서 “누구나 자국어로 생각할 권리를 지니듯 프랑스인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EU, 말로만 그리스 구하기

    EU, 말로만 그리스 구하기

    지난 11일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지원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데 이어 유로존과 EU 재무장관 회의가 뒤따르고 있지만 실제 지원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U 정상 간에도 이견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그리스가 3월 이전에 추가 조치를 취하는 데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로존의 금융 불안정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독일과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리스가 다른 국가들의 지원을 원한다면 부가세 인상, 공공 부문 임금삭감 등 재정 적자 감축을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14일 프랑스 방송에 출연, “그리스의 경제 회복 프로그램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U 특별정상회의에서 “그리스가 먼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그리스 지원을 밀어붙이려고 했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달리 그리스의 강도 높은 재정 감축안을 주장했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이 신문은 여러 소식통의 말 인용, 메르켈이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자민당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자민당뿐만 아니라 독일 국민들의 여론도 심상치 않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주간 빌트암손탁의 여론조사 결과 독일인 53%는 필요하다면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퇴출시켜야 하며 67%는 그리스에 지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리스는 3월 중순까지 기존에 발표한 계획만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리스 재무장관은 회의 직전 “추가조치를 거부한다.”면서 EU에 명쾌한 지원을 요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프랑스의 경우 이 같은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3월은 진실이 드러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그리스를 압박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은 “3월부터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가 적자 감축 노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감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 등이 그리스 재정 위기에 한몫했다는 뉴욕타임스(N YT)의 보도가 나와 미국발 금융위기 주범으로 꼽히는 월스트리트가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 신문은 각종 기록과 인터뷰를 종합한 결과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등은 파생금융을 통해 그리스가 EU의 감시망을 피해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했고 결과적으로 그리스는 드러나는 부채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EU의 지난해 4·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망치를 밑돌면서 이 지역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가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EU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마이너스 2.3%를 기록했다. 고도성장 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뿐만 아니라 금융 위기 당시 타격이 컸던 미국(0.1%)과 일본(3.5%) 역시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유로존에서는 최근 유럽 위기론의 핵심에 있는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독일의 성장률도 크게 뒷걸음질 쳤다. 프랑스는 마이너스 0.3%로 유로존 국가 중 감소 폭이 가장 작았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獨·佛 그리스 지원 합의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주요 지도자들이 재정위기에 빠진 그리스 지원에 합의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헤르만 폰롬파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그리스 지원 방안 합의 사실을 기자들에게 알리면서 “우리는 정상회의에서 합의안을 설명하고 회원국 정상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날 발표는 EU 특별 정상회의가 폭설로 인해 2시간 순연된 가운데 강도 높은 협상을 계속한 끝에 나온 것이다. 이 협상에는 이들 3명 외에도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 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의장,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 장클로드 드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 주세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유럽의 양대 경제대국인 프랑스와 독일이 그리스 지원 전면에 나선 만큼 그리스 위기로 촉발된 시장 불안도 어느 정도 잠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AP통신은 프랑스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지원 방안은 실질적인 지원이 아니라 ‘정치적 지원’에 한정돼 있다.”면서 시장의 믿음을 얻기엔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국가들은 그동안 ▲독일이 제안한 지급 보증 ▲주요국의 그리스 국채 매입 ▲EU 구조 기금을 통한 간접 차관 제공 등 크게 세 가지 지원 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여왔다. EU 창설조약인 마스트리흐트조약 이후 구제금융 불가 조항이 명시돼 있어 그리스에 직접 차관을 제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도시와 길] (2) 서울 남산길

    [도시와 길] (2) 서울 남산길

    토요일이던 6일 이명박 대통령은 정운찬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함께 2시간여 동안 남산길 5.7㎞를 산책했다. 새해 들어 처음으로 이 대통령은 산책 도중 만나는 시민들과 담소를 나누며 시정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 대통령이 이날 다른 많은 길을 두고 이곳을 찾은 것은 남산길이야말로 서울의 중심에서 도심 곳곳을 숨김없이 살펴보며 ‘민심’을 읽고 싶어서였을 게다. 입춘(立春)을 지난 7일 남산길에서 바라본 서울과 남산은 눈옷을 모두 벗고 봄의 생기를 조금씩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봄을 기다리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애국가에 나오는 ‘남산 위에 저 소나무’도 정말로 철갑을 두른 강인함을 내뿜고 있었다. 이날 남산길에서 만난 김형수(74·후암동) 할아버지는 “30여년간 남산을 내 집 앞마당처럼 오르고 살아왔지만 봄·여름·가을·겨울 한 번도 같은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면서 “산을 찾을 때마다 뭔가 특별한 모습을 보여줘 영특하기까지 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남산길을 찾은 이는 모두 1275만명이다. 서울을 방문한 관광객 10명 가운데 3명은 남산길에 오른다. 높이 262m에 불과한 조그마한 산에 걸친 길이지만, 조선시대부터 우리 민족과 성쇠를 함께하며 ‘역사와의 대화’를 이어오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시작된 서울의 ‘올레길’ 남산길 역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조 이성계는 지금의 서울인 한양에 도읍을 정하며 왕궁을 지키기 위해 남산에 도성(한양성곽)을 지었다. 남산길도 이때부터 하나하나 생겨나기 시작했다. 남산이 수도를 지키는 ‘요새’ 역할을 맡게 되면서 국사당(왕조가 봄·가을마다 제사를 지내던 곳)과 봉수대 등 주요 기간시설들도 들어섰다. 자연스레 남산길은 군사적·행정적 용도로 쓰이게 됐다. 일제 강점기 전후로 서울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남산의 군사적 기능이 무의미해지자 지금과 같은 시민공원으로 변모했다. 이때부터 시민들도 남산길을 여가 목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남산 옛 통일원 부지에는 1910년 고종이 직접 쓴 ‘한양공원’(漢陽公園)이라는 친필 비석이 지금도 남아 있다. 광복 직후부터 북에서 내려온 주민들이 남산에 판잣집을 짓고 살면서 이곳의 자연환경은 상당부분 파괴됐다. 학교와 호텔, 군부대 등도 속속 들어서자 남산은 더 이상 손쓰기 어려울 만큼 훼손돼 오늘에 이르렀다. 서울 중부푸른도시사업소 하재호 시설과장은 “지금 우리가 쉽게 걷고 즐기는 남산길 역시 남산 파괴의 산물로 생겨난 것이어서 참으로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독특하고 다양한 문화적 현상 만들어 남산길은 20세기 대한민국의 독특한 사회 현상들을 만들어냈다. 남산이 갖고 있는 다양한 ‘문화적 상징성’ 덕분이었다. 젊은 세대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은 최고의 신혼여행 코스였다. 갓 결혼한 부부가 지금의 ‘리무진’이라 할 수 있는 시발택시(1950~60년대 미군 지프를 개조해 만든 택시)로 남산길을 돌며 서울의 번영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야말로 호사스러운 ‘허니문 투어’였다. 또한 남산길은 경직된 사회 분위기를 혐오하던 이들에게 외국 문화를 접하게 해 주던 ‘해방구’ 역할도 했다. 국립 중앙극장과 함께 남산길을 따라 서 있던 신라·하얏트·힐튼호텔들과 주한독일문화원이 이른바 ‘고급문화’를 대표했다면, 해방촌을 따라 내려와 만날 수 있던 이태원 일대는 ‘대중문화’ 또는 ‘저급문화’를 보여줬다. ‘오토바이 애호가’, ‘폭주족’으로 불리는 이들도 밤마다 남산길에 모여 ‘일탈’을 만끽하곤 했다. ‘21세기’의 남산길에는 다양한 용도가 추가됐다.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에게 이곳은 꽤 괜찮은 훈련 코스다. 남산길 산책로 가운데 상당 부분이 자동차 출입이 통제된 길이기 때문이다. 남산길은 ‘장애인 레저의 1번지’로도 통한다. 서울시는 북측 산책로를 ‘웰빙조깅 메카길’이라고 이름붙여 장애인 전용 산책로로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백현식 서울시 남산르네상스 담당관은 “장애인들을 위한 안전시설이 잘 구비돼 하루 1000명 넘는 장애인이 이곳을 찾는다.”면서 “전국에서 장애인들이 산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산길 재정비 과정서 갈등 빚기도 하지만 남산길이 모두에게 환영받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생태친화적 남산길을 만들려는 서울시의 시도와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 보호 요구가 부딪치면서 갈등이 생겨나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남산 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무계획적으로 건설된 남산길을 재정비해 생태친화적인 모습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시는 해방촌(용산 2가동) 일대 주거지역을 헐고 대규모 녹지대를 조성하려는 ‘남산 그린웨이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해방촌 주민들은 녹지대 조성의 대가로 나머지 해방촌 지역의 고도제한을 해제, 자체 개발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한다. 김병하 서울시 균형발전본부 도심활성화기획관은 “(다소간 갈등이 있기는 하지만) 남산 르네상스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남산길은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오르기 편한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21곳 남산길 취향따라 즐기세요 현재 ‘남산길’로 불리는 산책로는 모두 21곳으로 길이만 14㎞에 이른다. 남산길은 계절에 따라 다양하고 즐거운 볼거리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 여러 산책로를 잘 조합하면 무궁무진한 남산길 즐기기를 할 수 있다. 서울시는 매달 ‘남산 르네상스’ 사업의 하나로 남산길 산책코스를 소개한다. 시민들이 잘 모르는 남산의 산책로를 소개해 저렴한 비용으로 서울의 다양한 문화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달에도 ‘겨울을 보내면서’라는 테마로 1시간짜리 2개, 2시간짜리 2개 총 4개를 추천했다. 산책을 즐기러 온 시민들은 각자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1시간 걸리는 A코스는 용산도서관에서 시작해 주한독일문화원, 소월길, 후암약수터 산책길을 따라 남측순환로와 운동시설을 거쳐 N서울타워 등을 들르게 된다. 체력단련과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는 코스다. B코스는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 1번 출구에서 시작해 북측순환로를 거쳐 N서울타워로 이어지는 길이다. 시내 전경을 감상하기에 좀 더 좋은 코스라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2시간 코스는 1시간 구간을 확장했다. 1시간 A코스에서는 N서울타워와 팔각정에서 끝나는 코스가 감로천약수터 산책로를 거쳐 조지훈 시비로 이어진다. 2시간짜리 B코스도 N서울타워에서 내려와 소월시비와 지구촌 민속박물관으로 이어진다. 남산길의 다양한 매력을 좀 더 알고 싶다면 남산 르네상스 블로그(blog.naver.com/namsanstory)나 서울시 홈페이지(seoul.go.kr), 남산공원 홈페이지(par ks.seoul.go.kr/namsan) 등을 참고하면 된다. 120 다산콜센터를 통해서도 다양한 ‘남산길 추천코스’를 소개받을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계절과 분위기에 맞춰 다양한 산책 코스를 발굴할 것”이라며 “매달 3~7개의 코스를 만들어 더 많은 시민이 남산 산책로를 찾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걸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북측산책로 공사가 마무리돼 실개천이 흐르게 되면 명동과 한옥마을을 거쳐 남산에 오르는 명품 산책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자투리땅마다 생태식물 산책로 정비 14곳 끝내” 하재호 중부푸른도시사업소 과장 “남산은 조선시대부터 풍수지리상 한양의 재앙을 막고 국민의 평화와 안녕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던 명산입니다. 일제 강점기부터 도시가 급속히 커져 무작위로 훼손되긴 했지만, 남산을 서울의 ‘그린허브’로 만들기 위한 남산 르네상스 사업이 마무리되면 남산길도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상징적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입니다.” 서울 중부푸른도시사업소 하재호(45) 시설과장은 ‘남산길을 리모델링하는’ 사람이다. 지난해 3월부터 추진 중인 남산 르네상스 사업의 하나로 남산공원 내 산책로를 정비하고 보다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 지금까지 남산길로 불리는 21개 산책로 가운데 14곳의 정비를 맡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하 과장은 “남산은 서울의 대표적 명소로 세운녹지축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도심생태 녹지축의 중심이자, 조선시대 이후 다양한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공간”이라면서도 “하지만 많은 노력에도 아직도 산에 오르기 쉽지 않고 공간 배치가 어수선해 남산길에 대해 아쉬운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또 “남산 산책로 대부분은 오래전에 만들어져 계단의 보폭이 일정하지 않다.”면서 “때문에 산책로의 계단을 최소화하고 대신 경사로를 조성하는 데 재정비의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산책길 정비 과정에서 남게 되는 자투리 땅은 남산과 생태적으로 어울리는 식물들을 심어 숲으로 복원하는 일을 하며, 오래된 콘크리트 포장도로 역시 자연친화형 포장재료인 황토와 목재로 복원한다. 기존 산책로 철재 펜스는 원칙적으로 철거하되, 안전상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설치하고 있다고 하 과장은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스페인 노사정, 일자리 나누기 합의

    재정 위기에 빠진 스페인이 노사정 대화를 통한 고통분담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AFP 통신은 최근 스페인이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고용안정에 주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정부-재계-노동계 3자 대화를 통해 이끌어 낸 이번 타협은 정리해고 유보와 근무시간 단축, 임시직 축소와 파트타임 정규직 확대 등을 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정리해고를 하지 않는 대신 근무시간을 단축해 비용절감을 유도하는 것이다.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독일 정부가 이 정책으로 성과를 냈다는 점을 들어 재계와 노동계를 설득했다. 이와 함께 임시직 고용을 줄이는 대신 ‘파트타임 정규직’을 확대하고 미숙련 청년노동자 고용을 촉진하기로 한 점도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고용안정을 위한 방안이다. 노사정 타협에 대해 재계도 환영 입장을 밝혔다. 게라르도 디아스 페란 스페인경제인연합회(CEOE) 회장은 “정부 정책은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 첫인상은 긍정적이다.”라고 밝혔다. 스페인은 비정규직 비율이 높기로 유명한 국가다. 지난해 말 전체 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이 25%나 됐다.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평균 비정규직 비율 14%(2008년 기준)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실업률도 지난해 4·4분기 현재 19%로, 유럽연합에서 두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6개 ‘유로존’ 국가들의 평균 실업률은 10%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3.6%를 기록했고 4분기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 0.1%였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11.4%에 달하는 재정적자로 위기에 빠졌다. AFP는 “스페인이 유럽연합에서 경제규모가 5위나 되지만 국제 금융위기에 특히 취약하다는 것이 이번에 드러났다.”면서 “대출 규제완화에 따른 부동산 거품과 과도한 국내 신용팽창에 의존한 경제성장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밴쿠버 통신]

    ●강광배 2회연속 올림픽 기수에 ‘한국판 쿨러닝’ 봅슬레이의 강광배(37·강원도청)가 2회 연속 겨울올림픽 기수로 선정됐다. 강광배는 13일 오전 11시 밴쿠버BC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 태극기를 들고 선수단을 이끈다. 지난 토리노올림픽 때도 한국선수단 기수로 뽑혔던 강광배는 남북한 공동입장으로 기수를 ‘남녀북남(南女北男)’으로 결정함에 따라 스피드 스케이팅 이보라에게 양보, 폐막식에서만 태극기를 들고 입장했었다. 강광배는 1998년 나가노올림픽부터 루지, 스켈레톤, 봅슬레이를 오갔으며 이번이 네 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서정화 도핑테스트 받아 한국선수단 중 가장 먼저 올림픽선수촌에 들어간 프리스타일 스키의 서정화(20·미USC)가 도핑테스트를 받았다. 세계반도핑기구(WADA) 관계자들은 6일 숙소를 방문, 서정화의 소변샘플을 채취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금지약물을 뿌리뽑기 위해 모든 선수를 무작위로 선택해 약물검사를 하고 있다. 선수촌에는 7일 루지 이용(강원도청)과 바이애슬론 이인복, 문지희(이상 전남체육회)가 입촌했으며 8일에는 쇼트트랙, 9일에는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단이 입촌할 예정이다. ●獨뮌헨 본격 유치활동 나서 평창의 동계올림픽 경쟁도시 독일 뮌헨이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나섰다. 독일 DPA통신은 6일 크리스티안 우데 뮌헨 시장, 호르스트 제호퍼 바이에른 주총리 등으로 구성된 12명의 유치위원회 위원이 밴쿠버를 찾아 유치홍보전을 벌인다고 보도했다. 평창 역시 이번 올림픽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이건희 IOC 위원 등이 현장을 찾아 활발한 유치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프랑스 안시도 대표단을 파견, 2018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따내기 위한 치열한 삼파전이 막을 올렸다.
  • 이란 추가제재 박차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자국 저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지만 서방국의 반응은 싸늘하다. “말보다 행동을 보여야 한다.”며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란이 인공위성 로켓 시험발사를 실시하자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지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빌 버튼 백악관 부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로켓 시험 발사에 대해 “명백한 도발 행위”라고 논평했다.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총리는 유엔에 ‘강력한 제재’를 포함한 새로운 대 이란 결의안 채택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국제 사회의 요청에 대한 답이라기보다는 시간 끌기 작전으로 본다.”며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제안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또 고든 두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이 해야 하는 것은 수개월 전 협상 내용을 받아들이고 이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통보하는 것”이라며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발언이 이란의 공식 입장인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선 농축 우라늄 반출, 후 연료봉 반입’을 골자로 하는 IAEA 협상안을 받아들이고 싶어 하더라도 보수·강경파가 반대할 경우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이란 정치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마디네자드는 지난 2일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3.5% 농축된 우라늄을 해외로 보내 20% 농축우라늄으로 끌어올린 뒤 다시 우리에게 돌려주면 된다.”고 밝혔다. 이는 저농축 우라늄과 자국 의료용 원자로 가동에 필요한 농도 20%의 연료봉과 ‘동시에’ 맞교환해야 한다는 기존 방침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문제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말대로 단순히 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내보내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는 데 있다. 서방국가는 이란이 보유 중인 1500㎏의 농축 우라늄 중 적어도 70% 이상을 한꺼번에 반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남은 우라늄으로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마디네자드는 반출 규모나 횟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미국은 이란에 공식적인 입장 통보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추진 중이다. 미국이 이란 추가 제재안을 주요 6개국(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독일)에 회람시키고 있다는 로이터통신의 보도를 서방 외교관들이 확인해 줬다고 BBC는 전했다. 이 제재안은 이란 핵 산업과 관련된 이들의 여행 제한과 자산 동결 등을 담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유럽에도 反구글 정서

    인터넷 검열과 해킹 문제로 중국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는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유럽에서도 미움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검색엔진 시장의 80%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이 사생활 침해와 저작권 보호 문제로 유럽 각국의 의회, 정부, 소비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단일 시장만 따져도 중국보다 매출액이 10배나 높기 때문에 유럽은 구글에 중요한 시장이다. 미디어 업계는 구글의 저작권 위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구글 소유의 유튜브가 저작권을 위반하는 비디오 동영상을 올리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이탈리아 검찰이 구글뉴스가 이탈리아 출판업계의 저작권을 침해한 혐의를 잡고 밀라노 지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구글의 천문학적인 광고수입에 대한 불만도 극에 달했다. 독일의 신문·잡지업계는 자신들의 웹사이트 광고수익을 다 합쳐도 한해 100만유로(약 11억 5000만원)에 불과한데 구글은 12억 유로(1조 4000억원)의 수익을 쓸어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독일 연방공정거래위원회는 이에 대한 정보수집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광고수입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구글세’ 도입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사생활 침해 논란도 구글의 과제다. 구글 이탈리아의 책임이사 4명은 명예훼손과 사생활 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법정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구글 사이트에 자폐증 소년을 괴롭히는 동영상을 게재했다는 이유다. 스위스 정보보호당국도 ‘스트리트 뷰’ 서비스(실제 길을 걷는 것처럼 느끼도록 상점들을 동영상으로 촬영, 제공하는 고급 지도검색 서비스)가 사생활을 침해한다며 구글을 제소했다. 구글은 기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언론업계와 경쟁업체들의 불만이 가시화된 것일 뿐, 대부분의 유럽 시민들은 구글에 대한 적개심을 갖고 있지 않다며 애써 느긋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반구글 정서가 번지지 않을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월드이슈] 피하려는 선수 vs 받으려는 정부 ‘세금전쟁’

    [월드이슈] 피하려는 선수 vs 받으려는 정부 ‘세금전쟁’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 이것은 조세의 기본 원리이고, 스포츠 세계에도 예외는 없다. 타이거 우즈, 마이클 조던, 데이비드 베컴 등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의 연봉을 이야기 할 때 언론에서는 흔히 ‘천문학적’이라는 표현을 쓴다.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거액이 오고 가기 때문에 조세의 원리에 따라 세금도 상당하다. 세금을 피하려는 스타들과 받아내려는 정부 당국의 줄다리기도 흥미롭다. ■ 해외 스포츠스타 2009년 7월 미국의 스포츠 잡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발표한 ‘미국프로선수 연간수입 상위 50인’에서 최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연소득 9973만 7626달러(약 1165억원)로 이 부문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 중 연봉 및 상금은 773만 7626달러에 그쳤지만 광고 등 부대수입으로 92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2위 역시 골프 선수인 필 미켈슨이 5295만356달러를 벌어들이며 전년도와 같은 자리를 유지했고 3위는 ‘농구의 전설’ 마이클 조던의 은퇴 이후 식었던 미국 프로농구(NBA)의 열기를 되살리고 있는 르브론 제임스로 4241만581달러의 연소득을 올렸다. 4위는 지난해 미 프로야구(MLB) 월드 시리즈 우승의 주역인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 5위 NBA 공룡센터 샤킬 오닐 순으로 상위 5위권을 형성했다. ●천문학적인 몸값, 세금은? 그렇다면 연소득 1위 타이거 우즈의 세금은 얼마나 될까. 우즈가 내는 세금 규모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득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미국의 다양한 세금제도 때문이다. 미국의 조세제도에 따르면 개인의 소득에 따라 세율이 차등 적용된다. 최고 소득군의 경우는 소득세가 35%에 달하지만, 연방제인 미국은 각 주별로 ‘주세’라는 명목의 개별 세금도 부과한다. 캘리포니아 9.3%, 뉴저지 9%, 콜로라도 4% 등 각 주별로 주세가 다양하며 텍사스와 플로리다처럼 주세를 받지 않는 곳도 있다. 따라서 고소득의 스포츠 스타들은 거액의 세금을 피하기 위해 텍사스와 플로리다에 연고를 두고 있다. 전 세계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타이거 우즈가 플로리다에 살고 있으며 야구, 농구 등 프로선수들도 팀 이적 시 이 지역의 프로팀을 선호하고, 일부 선수들은 홈 구단 연고지와 별도로 이 두 지역에 집을 마련하기도 한다. ●운동을 많이 하는 남자 ‘조크세금’ 프로 스포츠가 발전한 미국은 스포츠에도 독특한 세금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프로구단이 원정 경기를 가면 해당 지역 거주자가 아니더라도 그 지역에서 경기한 날만큼의 수입에 대한 세금을 내야하는 것으로 ‘운동을 많이 하는 남자’라는 뜻을 가진 영단어 ‘조크(jock)’를 붙여 조크세금(jock tax)으로 불린다. 이 독특한 세금은 1991년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이끄는 시카고 불스가 NBA 결승에서 LA 레이커스를 누르고 우승을 거두자 캘리포니아주가 불스 선수들에게 LA에서 뛴 경기 수만큼의 세금을 부과해 ‘조던 세금’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미 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의 간판타자 스즈키 이치로는 홈 구단 연고지인 워싱턴주에는 주세를 내지 않지만 2008년 한 시즌동안 캘리포니아주에서 25경기를 뛴 이유로 21만8000달러 이상의 세금을 해당 지역에 내야 했다. 미국에 ‘조던 세금’이 있다면 영국 프리미어리그와 함께 세계 축구계의 양대 리그인 프리메라리가의 스페인에는 세금과 관련한 법안으로 ‘베컴 법안’이 있다. ‘프리킥의 마술사’ 데이비드 베컴이 영국에서 스페인 리그로 이적한 2004년 스페인 정부는 스페인 산업에 도움이 되는 사업가나 과학자 유치 명목으로 해당 외국인에 한해 세금을 대폭 인하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축구선수들은 43%의 세금을 내야하는 스페인 선수의 절반 수준인 23% 세율 적용을 받게 됐으며 이러한 세법을 베컴 법안으로 부르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라 세원 확보가 다급해진 스페인 정부는 지난해 후반기부터 베컴 법안을 폐지하고 외국인 선수도 내국인과 같은 세율을 부과하는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어 스페인 프로축구 협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해외진출 한국 스포츠스타 해외에 진출한 한국 스포츠 스타들도 해당국가의 소득세법 등에 따라 천차만별인 세금을 내고 있다. ●소득세 감면에서 유턴하는 영국 해외에 진출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세금을 내는 ‘납세왕’은 누구일까? 정답은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는 박지성 선수이다. 그가 받는 연봉은 추정치가 320만파운드(약 59억원)에 이른다. 박지성은 지난해까진 소득의 40%를 납부했지만 올해부턴 소득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영국 정부가 지난해 4월 연소득 15만파운드 이상 고소득자에게 적용하는 최고세율을 21년만에 40%에서 50%로 올렸기 때문이다. 영국은 제2차세계대전 당시 최고소득세율이 99.25%까지 올랐고 1970년대까지도 95%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간접세를 지지하는 마가렛 대처가 1979년 총리에 오른 직후 최고소득세율을 83%에서 60%로 낮췄다. 1988년에는 40%까지 줄었다. 10년도 안 돼 최고 부자들이 내는 세금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결국 지난해 증세 조치는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나타난 궁여지책인 셈이다. ●박찬호, 올해까진 역대 최저 세율 적용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박찬호(FA) 선수는 지난해 250만달러(약 30억원)를 연봉으로 받았다. 박찬호는 올해까지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시행한 세금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부시 정부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한시적으로 최고소득세율을 39.6%에서 35%로 인하시켰다. 이는 미국 역사상 제2차세계대전 이후 가장 낮은 최고세율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최고세율 감면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세금감면법안을 연장하지 않으면 최고소득세율은 자동으로 39.6%로 되돌아간다. 1963년까지 최고소득세율이 90%가 넘었던 미국은 린든 존슨 행정부 이후 감세정책을 이용한 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선택했다. 레이건 행정부 때는 28%까지 인하했다. 이때부터 미국은 심각한 재정적자에 시달리게 됐다. 연방제인 미국은 세금도 연방세와 주세를 따로 징수한다. 주소지가 펜실베이니아주인 박찬호는 연방세 35%에 더해 3.07%를 주세로 낸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 추신수는 연방세 35% 외에 오하이오주 세율인 6.24%를 납부해야 한다. ●부유세 내는 프랑스와 세금없는 모나코 2008년 프랑스리그 모나코에 입단한 박주영은 지난해 말 대폭 연봉인상을 통해 80만~90만유로(약 13억~15억원) 수준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는 최고소득세율이 40%이고 부유세까지 존재하는 곳이지만 박주영은 세금을 전혀 내지 않는다. 세금을 받지 않는 모나코 공국에 박주영의 급여 계좌를 개설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조세제도 전문가인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에 따르면 박주영이 프랑스에 거주할 경우 최고소득세율은 40%이다. 거기다 지난해 법률이 개정되면서 총재산이 79만 유로를 초과하는 경우 부유세를 납부해야 한다. 세율은 79만~128만유로는 0.55%이며 조금씩 높아지다가 1648만유로 이상은 1.8%를 부과한다. ●이영표, 세금 45%에서 0%로 2008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뛰다가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로 둥지를 옮긴 이영표 선수는 세금에 관한 한 극과 극을 경험했다. 독일에서 이영표는 소득의 45%를 세금으로 내야 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소득세 자체가 없다. 현재 이영표는 연봉이 18억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지성과 연봉이 40억원 가량 차이나지만 세금을 빼고 나면 차이가 약 11억원으로 대폭 줄어드는 셈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처칠 담배꽁초 4500파운드 낙찰

    처칠 담배꽁초 4500파운드 낙찰

    애연가로 유명했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피우다 만 시가 꽁초가 경매에서 4500파운드(약 840만원)에 낙찰됐다. 31일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처칠의 이름이 새겨진 9.5㎝의 이 시가 꽁초는 지난 29일 영국 런던 북동쪽으로 190㎞ 떨어진 아일샴의 경매장에서 한 개인 수집가에게 낙찰됐다. 이날 경매에는 이집트, 이스라엘 등 세계 각지의 24명이 참가했다. 이 시가 꽁초는 처칠이 세계 2차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8월22일 긴급 각료회의에 참석하느라 피우다 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긴급 각료회의는 독일군이 러시아의 레닌그라드에 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집됐다. 경매회사 관계자는 “처칠 전 총리가 시가 한대를 다 피우지 못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면서 “처칠의 대표적인 골초 이미지와 연관된 물건의 경매가는 높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월드뉴스 위클리 프리뷰(2월 1~7일)

    월드뉴스 위클리 프리뷰(2월 1~7일)

    이번주(1~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7일의 국정연설에 이어 예산안 제출로 또 한 번 뉴스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또 전·현직 총리 대결로 압축된 우크라이나 대선 결선 투표가 투표 용지 인쇄소 습격 사건 등 잡음 속에 실시된다. ●美 오바마 예산안 제출 초점 미국의 지난해 재정 적자가 1조 400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백악관은 오는 10월1일 시작되는 2011 회계연도 예산안을 1일 의회에 제출한다. 백악관은 이미 120개 항목에 걸쳐서 200억달러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지만 성급한 출구전략에 대한 경계심과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를 모두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오바마 대통령의 증세 정책에 반대하는 ‘티파티’ 운동이 4일 전미집회를 시작으로 본격화된다.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리는 이번 집회에 다음 대선을 노리고 있는 새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연사로 초청돼 관심이 집중된다. 호주는 재정적자가 아닌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최대 고민거리다. 이에 따라 호주 중앙은행은 2일 회의에서 4개월 연속 기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앞서 1일에는 북한의 서해안 포사격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올해 첫 남북 간 공식회담인 제4차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예정대로 열린다. 2008년 시작, 2년마다 열리는 싱가포르 에어쇼가 2일 개최된다.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이 또다시 참가한다. ●국제안보회의 핵무기 감축나서 5일부터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연례 국제안보정책회의에서는 핵무기 감축 문제와 아프가니스탄 문제가 주요 의제다. 이와 관련, 미국과 러시아는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후속 협정을 위한 협상을 재개한다. 7일 실시되는 우크라이나 대선 결선투표의 경우 1차 투표에서 1위를 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총리가 여전히 여론조사에서 율리아 티모셴코 총리를 앞서고 있다. 하지만 탈락한 후보 지지자 표의 향배를 예측할 수 없어 어느 한쪽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같은 날 실시되는 코스타리카 대선에서는 로라 친릴리아 코스타리카 전 부통령이 1위를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카슈미르 분쟁이 지난달로 만 20년이 된 가운데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서는 5일 이 지역 분쟁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나서줄 것으로 촉구하는 집회가 열린다. 파키스탄 정부는 ‘연대의 날’로 불리는 이날을 올해부터 국경일로 지정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탈레반 “아프간 런던 국제회의 시간낭비”

    28일 영국 런던에서 열릴 아프가니스탄 국제회의에서 탈레반 유화책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탈레반이 “시간 낭비가 될 것”이라며 회의 성공 가능성을 일축했다. 탈레반은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과거에도 비슷한 회의들은 있었지만 아프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면서 “런던 회의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정부가 제안한 탈레반 유화책에 대해서는 “돈, 가난, 지위 때문이 아닌 이슬람을 위해서 그리고 외국 군대 주둔을 끝내기 위해서 싸우기 때문에 경제적 인센티브로는 대원들을 빼내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아프간 문제 해결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다국적군의 즉각적인 철수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과 유럽, 아프간 주변국의 지지를 받고 있는 ‘탈레반 끌어안기’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이날 리처드 홀브룩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미국 특사는 “미국은 아프간 정부의 제안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전날에는 파키스탄, 터키, 중국 등 주변국 대표들이 터키 이스탄불에 모여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아프간 정부는 정부에 투항하는 탈레반에게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필요한 자금이 5억달러에 달하지만 이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5년간 7000만달러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는 등 국제사회는 재원 마련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탈레반이 협상 가능성을 일축함에 따라 런던 회의 결과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월드 뉴스라인] 獨, 아프간에 최대 850명 증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6일 아프가니스탄에 최대 850명의 병력을 추가 파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메르켈 총리는 28일 런던에서 열리는 아프간 국제회의를 이틀 앞두고 관계 장관들과 회의를 가진 뒤 아프간 군경 훈련을 담당하게 될 병력 500명을 추가 배치하는 한편 선거와 같이 특별한 상황에 파견할 수 있는 350명 규모의 예비병력을 확보할 방침임을 밝혔다. 하지만 야당인 사민당(SPD)은 물론 집권 기민당(CDU) 내에서도 추가 파병을 반대하고 있고, 병력 철수를 원하는 국민 여론도 높아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많은 논란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세종시 수정안 입법전쟁] “땅 장사 불허… 충북은 수혜지역”

    정운찬 국무총리가 23일 세종시 수정을 위한 민심 설득을 위해 취임 후 여덟 번째로 충청도를 찾았다. 정 총리는 충북 청주에서 충북언론인클럽 초청 토론회와 충북지역 인사 오찬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세종시가 들어서는 충남 연기군으로 이동해 ‘연기군 주민 독일방문단’을 만나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정 총리는 간담회 등에서 ‘세종시 개발로 충북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자 “세종시 발전방안의 후속대책으로 청주공항 활성화 및 교통망 확장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주력했다. 또 “세종시에 대기업이 들어서면 협력업체들이 주변에 생기지 않겠느냐. 충북은 피해지역이 아니라 수혜지역인 만큼 피해를 받는다는 인식을 좀 바꿔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지난 17일 “행정부처가 이전하면 나라가 거덜난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사과하는 등 민심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정 총리는 “다양한 상황에서 설명을 하다 보니 오해를 가져올 수 있는 단어를 쓴 게 사실”이라면서 “아름다운 말이 아니기 때문에 충청도민뿐 아니라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충북도청의 정책관리실은 충주로, 경제통상국은 제천으로 보낸다면 도민들도 불편하고 행정인들 제대로 되겠느냐.”면서 ‘부처 이전 백지화’ 소신을 강조했다. 정부 수정안의 핵심인 대기업 입주를 둘러싼 오해와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도 힘썼다. 정 총리는 기업들이 이명박 정부 이후 투자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기업은 투자하기 시작하면 회수하기 힘들다.”며 “삼성·한화 등 굴지의 대기업이 투자를 하다 나가거나 약속을 안 지킨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원형지를 공급받은 기업들의 ‘땅 장사’ 우려에 대해서도 “절대 현실화되지 않도록 토지 환수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방지책 마련을 약속했다. 정 총리는 연기군 주민 독일방문단과 만나서는 “독일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가족·친지·이웃주민에게 잘 전달해 달라.”며 수정 민심 전파를 당부했다. 한편 정 총리는 26일 광주와 전남 나주 혁신도시 등을 방문한다. 청주·연기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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