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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연평도 공격] 美 “北도발 강력규탄” 이례적 새벽 성명

    [北 연평도 공격] 美 “北도발 강력규탄” 이례적 새벽 성명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은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관련, 비상체제를 구축하고 즉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연평도에 해안포 도발을 감행한 사실을 미국 시간으로 이날 새벽 3시 55분에 보고받았다. 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오전 4시가 채 되기도 전에 톰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의 연락을 받고 잠에서 깼다.”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의 전언을 이용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인디애나주 크라이슬러 공장 착공식 참석을 위해 떠나기에 앞서 연평도 포격사태와 관련한 정보사항을 청취하는 등 이번 사태의 진전 상황을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현장사진] “온동네가 불바다” 연평도에 北 포탄 이날 백악관이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 명의로 새벽 시간에 이례적으로 규탄성명을 발표한 것도 오바마 대통령의 즉각적인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기브스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은 이번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북한에 호전적인 행위의 중단과 정전협정의 완전한 준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브스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현재 한국 정부와 지속적이고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한국의 안보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포격전 소식이 알려진 직후 총리 관저의 위기관리센터에 정보 연락실을 설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간 나오토 총리는 이날 근로감사의 날 휴일을 맞아 휴식을 취하다가 북한의 포사격 사실을 보고받고 오후 4시 45분쯤 총리실로 출근,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 기타자와 고시미 방위성 등과 모여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날 밤에는 관련 부처 각료회의도 열었다. 간 총리는 전 부처에 정보 수집에 전력을 기울이는 한편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이 연평도에 포격을 한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독자적으로 추가 제재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교도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센고쿠 관방장관은 이날 관계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할 것이다.”라며 북한에 대한 독자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중국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관련 보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구체적 상황에 대한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각측이 냉정을 유지하며 자제해 한반도 내의 평화와 안정을 보호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자는 게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가장 시급한 것은 6자회담을 하루빨리 재개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관련 각측이 함께 노력,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을 만들어 북핵 문제를 시급히 대화와 협상의 궤도로 올려놓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천안함 사태 때와 달리 북한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책임을 묻고 나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은 “이번 사건은 비난받아 마땅하며, 남한의 섬에 대한 포격을 주도한 자들은 분명히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익명의 외무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이번 사태가 한반도의 상황 악화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외교부도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국가 간의 어떠한 무력 사용도 강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다른 국가들도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성명을 내고 “한국군과 민간인 사상자를 낸 오늘 한반도에서 발생한 사건에 깊이 우려한다.”면서 “북한의 공격을 비난하며, 추가 행위를 자제하고 정전협정을 충실히 존중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윌리엄 헤이그 외교장관 명의의 성명에서 “북한의 정당한 이유 없는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이번 군사적 도발이 이 지역의 평화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면서 “사태 악화를 막으려는 이명박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균미·도쿄 이종락·베이징 박홍환특파원 kmkim@seoul.co.kr
  •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25일 첫 삽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25일 첫 삽

    서울 광화문 국가상징거리의 중심이 될 대한민국역사박물관(조감도) 건립이 첫발을 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5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로 옛 문화부 청사에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착공식을 갖는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8년 8·15 경축사에서 “대한민국 기적의 역사를 기록하고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역사박물관을 짓겠다.”고 밝힌 뒤 2년여 만에 첫 삽을 뜨게 됐다. 개관 예정은 2013년 2월이다. 착공식에는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관계 인사와 독립유공자, 정부수립 유공자, 민주화운동 및 한국전쟁 참전 인사, 독일파견 광부·간호사, 경부고속도로 건설 관계자, 1960∼70년대 구로공단 노동자, 해외파병 군인, 청소년단체 대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 각 분야에서 국가 발전에 기여한 400여명이 참석한다. 이날 사전행사로 옛 문화부 청사를 개방해 청사 이력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미래 모습을 관람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가 준비됐다. 또 축시 낭송과 기원무, 전통 터다지기, ‘역사의 나무’에 희망 메시지 달기 등 식후 행사도 마련됐다. 주로 근·현대사의 성장과정에 주안점을 두게 될 박물관은 대한민국 태동·기초 확립·성장과 발전·선진화 및 세계로의 도약 등 4개의 대주제와 13개의 중주제를 토대로 조성된다. 이에 따라 각 전시관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자료를 망라한 실물 전시는 물론 세계 수준의 정보기술(IT)과 문화기술(CT)이 융합된 디지로그 등 첨단 전시기법을 동원해 대한민국 발전사의 다양한 장면을 소개할 계획이다. 박물관은 현 문화부 청사를 리모델링하되 별관 부지 일부를 증축하는 형식으로 조성된다. 부지는 6446㎡(약 2000평), 연면적은 9500㎡(약 3000평)다. 건축방향은 울타리 없이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 광화문광장 및 열린시민광장과 연계한다. 아울러 바로 옆 미국대사관이 예정대로 2012년 이전할 경우 대사관 부지와 건물 등도 전시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진현 건립위원장은 “미국대사관까지 포함한 구상을 하고 있으나 이전 시기가 불투명해 우선 1단계로 문화부 청사만 리모델링하기로 했다.”며 “옛 문화부 청사는 상설 전시, 미 대사관은 특별전시 공간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타임 선정 20세기 세상을 바꾼 25명의 여인들

    타임 선정 20세기 세상을 바꾼 25명의 여인들

    ‘철의 여인 대처, 패션 아이콘 샤넬, 섹스심벌 마돈나까지….’ 미 시사주간 타임이 19일 20세기 세계를 움직인 25명의 ‘파워우먼’을 추려 발표했다. 이들 여걸은 여성 특유의 감성을 앞세우면서도 때로는 남성을 압도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세상을 바꿨다. ●코라손 아키노·힐러리 클린턴 포함 우선 ‘금녀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정치분야에서 선구적 역할을 한 여성 지도자가 눈에 띈다. 유럽 최초로 여성 국가수반이 됐던 마거릿 대처(85) 영국 전 총리와 독일 첫 여성 정상인 앙겔라 메르켈(56) 총리, 이스라엘에서 처음 여성 총리가 된 골다 메이어(1898~1978년)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타임은 “대처가 11년간 최장수 총리로 재임하며 사회적 저항에도 공기업 민영화나 저세율 정책 등을 줄기차게 추진했다.”고 평가했다. 필리핀의 마르코스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를 이끌었던 코라손 아키노(1933~2009년)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63) 미 국무장관도 포함됐다. 주요 2개국(G2)인 중국과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영부인이었던 장칭(江靑·1914~1991년)과 엘리너 루스벨트(1884~1962년)도 나란히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꼽혔다. 2명 모두 ‘그림자 내조’에 그쳤던 영부인의 역할을 벗어나 사회 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황혼기의 모습은 엇갈렸다. 미국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아내였던 엘리너는 남편의 정치활동을 도우면서도 직접 라디오에 출연하고 칼럼을 쓰면서 여성문제 등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1945년 남편이 사망한 뒤에도 유엔 주재 미국대표를 맡는 등 영향력을 발휘했다. 마오쩌둥(毛澤東)의 부인 장칭도 문화대혁명(1966~1976년)을 진두지휘하며 위세를 떨쳤다. 하지만 남편이 1976년 사망한 뒤 반혁명분자로 몰려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1991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통적으로 ‘여풍’이 강했던 패션 및 문화·예술 영역에서는 화장품 회사 설립자인 에스티 로더(1908~2004년), 패션제국 ‘샤넬’을 만든 가브리엘 샤넬(1883~1971년) 등이 ‘세기의 여성’ 자리를 차지했다. 또 단돈 35달러를 들고 고향 미시간주에서 뉴욕으로 건너가 ‘미국 최고 팝스타’의 꿈을 이룬 마돈나(53)도 마찬가지다. ●마리 퀴리·버지니아 울프도 뽑혀 이 밖에 방사성 원소 폴로늄, 라듐 등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 화학상과 물리학상을 거머쥔 마리 퀴리(1867~1934년), 저서 ‘침묵의 봄’ 등을 통해 환경 운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레이철 카슨(1907~1964년), 테레사 수녀(1910~1997년),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1882~1941년) 등도 역시 ‘파워 우먼’으로 선정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나토, 아프간 출구전략 머리 맞댄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일본을 제외한 주요 7개국(G7) 정상 등 유럽 내 미국의 우방 27개국 정상, 그리고 특별 초청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19일부터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서 머리를 맞댔다. 이틀 일정으로 유럽 지역 집단방위기구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 회담 및 나토와 러시아 간 정상회의에서 주요 안보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나토 연합군 철수를 비롯해 유럽 내 미사일방어(MD)체제,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이 회담의 주요 의제다. 러시아 대통령의 나토 나들이는 지난 2008년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 이후 처음이다. 이번 회의는 1999년 이후 처음으로 나토 역할과 위상을 점검하고 새로운 전략을 도출해 내는 자리라는 점에서 무게가 실렸다. 미국과 나토 연합군의 아프간 출구 전략 논의가 핵심 어젠다다. 나토는 9년 동안 끌어온 아프간전쟁에서 발을 빼기 위해 오는 2014년 말까지 아프간 정부군에 치안권을 이양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고, 이번 회의에서 이에 대한 정식 서명과 구체적인 시간표 발표가 예상된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회원국 대표들과 함께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으로부터 2014년 철군 시한 등에 관한 내용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힐러리 장관은 “2014년 아프간에 치안권을 이양한다는 목표를 갖고 내년부터 철군을 시작한다는 내용의 합의가 20일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유럽에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방어망 구축 문제도 중요한 사안이다. 이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의 힘겨루기로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은 이란 등의 위협을 핑계로 유럽 남동부 지역에 미사일방어망 배치를 추진해 왔고, 러시아는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격렬하게 반발해 왔다. 그러다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러시아 감싸 안기 정책이 가속화되고 이에 메드베데프 총리가 경제발전 우선 정책으로 조응, 양국의 전략무기감축협정이 진전을 보이면서 러시아 초대가 이뤄졌다. 러시아는 아프간전쟁의 수렁에 빠진 미국과 나토를 위해 보급로 제공 등 협력의 뜻을 밝히고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유로존 제2금융위기 확산… 전세계 증시 ‘휘청’

    유로존 제2금융위기 확산… 전세계 증시 ‘휘청’

    유럽발 악재에 전 세계 증시와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 논의가 구체화되고 포르투갈 재정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유로존 전체로 금융 불안이 번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진 탓이다. 경기침체의 늪에 빠진 스페인으로 위기가 번질 것이라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이런 우려 속에 16일(현지시간) 유럽 및 뉴욕증시는 가파르게 떨어지고 아시아 증시도 휘청거렸다. 유로 대 달러 환율은 1.3490달러를 기록, 전날보다 0.7% 하락하면서 7주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날 유로권 16개국 재무장관회의가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끝나면서 금융시장 상황 악화 우려를 부채질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78.47포인트(1.59%) 추락한 1만 1023.50으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62%, 나스닥 종합지수는 1.75% 각각 떨어졌다.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 옵션거래소의 변동성 지수인 VIX 지수는 22.42로 11%나 치솟았다. 유럽 주가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런던 증시의 FTSE 100지수는 2.38%나 떨어진 5681.90으로 거래를 마쳐 지난 8월 11일 이후 하루 최대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파리 증시의 CAC 40지수도 2.63% 하락한 3762.47로,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 역시 1.87% 떨어진 6663.24로 각각 마감했다. 아일랜드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도 불안을 키웠다. 브라이언 카우언 총리는 같은 날 의회에 나와 “최악의 재정위기를 다루기 위한 4개년 계획을 협의 중”이라고 확인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및 유럽중앙은행(ECB)의 구제금융에 대해서는 거부반응을 보였다. 다급해진 IMF는 이날 “IMF 실무팀이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 ECB 등과 공동으로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 제공 협상에 참가, 시장위기 해소를 위해 지원방안을 확정지을 계획”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특히 스페인에까지 위기가 번질 경우 유로권 금융체제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스페인은 유로권의 4번째 경제규모로, 유로권 총생산액의 9%를 차지해 남유럽국가들과는 유로권에 미치는 영향력이 다르다. 최근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저축은행의 건전성은 악화일로이고, 20% 안팎의 실업률, 국내총생산(GDP) 대비 -9.8%에 이르는 높은 재정적자로 경제는 갈수록 가라앉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발 금융불안이 파국으로까지 가지 않더라도 최소 1~2년 동안 만성적이고 반복적으로 세계 증시와 금융시장을 흔들고 충격을 줄 것으로 분석한다. 위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유로권 내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의 입장 차와 불협화음은 위기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세금을 남의 나라에 퍼붓고 있다.”는 유권자들의 격앙된 반응은 구원투수 역할을 해야 할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정부의 기금 출연 범위와 행동 반경을 제약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종규 수석연구원은 “구제금융을 위한 7500억 유로 규모의 유로권 차원 합의가 당장의 위기 확산을 방지할 수는 있다.”면서도 “스페인까지 구제금융이 필요하게 될 경우 유로권의 붕괴로 이어지고 유럽발 제2의 금융위기가 촉발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5.40원 치솟은 1144.9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9월 28일(1146.30원) 이후 가장 높다. 원·달러 환율은 G20 서울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19.90원 급등하는 등 최근 4거래일간 37원 상승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60년전 그 전쟁파탄국 맞나”

    “60년전 그 전쟁파탄국 맞나”

    “이 나라가 60년 전 전쟁으로 파탄 난 나라가 맞느냐. 참으로 경이롭다.” 지난 주말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참석 차 방한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고층 빌딩이 즐비하고 쾌적한 서울 시내와 한강변을 보고 이렇게 경탄했다고 외교통상부 당국자가 17일 밝혔다. 당국자는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메르켈 총리는 한국이 단기간에 발전했다는 사실은 익히 전해들었지만 이 정도인 줄은 상상치 못했던 눈치 같더라.”라고 당시 발언 분위기를 전했다. 가장 장황하고 감성적으로 한국에 찬탄(讚歎)을 보낸 정상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다. 역시 한국 땅을 처음 밟은 사르코지 대통령은 “경탄스럽다.”라는 단어를 수차례 내뱉었다고 한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불과 40년 전만 해도 한국은 아프리카의 최빈국 수준이었는데 오늘날 이렇게 발전한 게 정말 놀랍다.”면서 “한국인의 하고자 하는 의지와 지혜, 열정에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또 “신흥국 중에서는 처음으로 G20 정상회의를 유치한 한국의 행사 진행 솜씨가 완벽하고 대단하다.”면서 “차기 G20 회의 개최국으로서 프랑스가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는 것이다. 역시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도 한국의 발전상에 극도의 찬사를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길라드 총리는 “신흥국으로서 이렇게 크고 성대한 정상급 국제회의를 매끄럽고 효율적으로 치르는 한국인의 저력이 매우 인상 깊다.”고 감탄했다고 한다. G20 정상회의를 맞아 참가국 정상과 함께 한국에 잠시 들어왔던 재외공관의 한 대사는 “한국을 떠난 지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닌데 이번에 돌아와 보니 그새 서울이 또 엄청나게 발전하고 아름다워진 것을 실감했다.”면서 “특히 선진국 정상들이 진심어린 목소리로 한국의 발전상에 경탄하는 소리를 들을 때는 공직자 신분을 떠나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총리도 걱정한 ‘규제형평법’ 국회서 걸러라

    어제 국무회의에서 ‘규제형평법’이 통과됐다. 획일적인 규제로 기업 등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하는 이 법의 취지는 좋다. 하지만 취지가 좋다고 법안의 내용까지 전부 옳은 것은 아니다. 이 법으로 몇몇 기업과 국민들이 혜택을 보겠지만 잃는 것이 더 많아 보인다. 정부 스스로 법치행정과 규제정책에 대한 근간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것을 챙기기 위해 더 소중한 법치와 신뢰를 정부 스스로 포기하는 꼴이 될 수 있다. 본지가 여러 차례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법안이 그대로 통과돼 유감스럽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가 추진한 이 법은 규제가 명시된 기존 법과 시행령 등이 있음에도 예외적으로 법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다. 민원인이 규제완화를 권익위에 요청하면 심의를 거쳐 해당 부처에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집행해줄 것을 권고하도록 했다. 정부가 한편에서는 규제법령을 만들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그 규제를 풀어주는 법을 만든 셈이다. 세계에서도 유례 없는 일이라고 한다. 다른 나라라고 기업과 국민들의 규제로 인한 불편이 없겠는가. 독일은 나무 한 그루 베는 데도 규제를 하고, 미국은 식당 하나 열어도 교통영향평가를 한다. 선진국들은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지만 건강·환경 등의 분야에서는 규제를 더 강화하는 추세다. 게다가 이 법은 합의제로 운영되기에 권한만 있고 책임 없는 권익위에서 전 부처에 걸친 각종 규제를 심사하도록 해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어떤 규제가 완화대상인지 기준이 모호해 형평성 논란을 야기하고, 규제를 푸는 과정에서 편법로비 가능성도 있다. 부패척결을 담당하는 권익위가 오히려 태생적으로 부패·비리에 취약한 법을 앞장서 만든 꼴이다. 권익위 내부에서조차 “여차하다가는 청문회에 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제 김황식 총리가 국무회의 석상에서 “이 법이 자칫 잘못 적용되면 법의 안정성·형평성 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잘 운영할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규제 완화 분위기에 편승해 도를 넘어선 이 법안이 냉철한 심의를 통해 걸러지기를 바란다.
  • [서울 G20회의] 국가별 손익계산 따져보니

    [서울 G20회의] 국가별 손익계산 따져보니

    ■한국 ‘실속’…‘코리아 이니셔티브’·개도국 지원 등 결실 자국 통화가치를 경쟁적으로 끌어내리는 글로벌 환율전쟁이 서울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환율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벗어나도록 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는 조율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전문가들은 G20 코뮈니케의 효과 면에서도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큰 손해가 없어 실속도 챙겼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속도가 다소 둔화된 선진국과 빠른 신흥국 사이의 환율 분쟁에서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 국제사회의 조정자로 떠오르게 됐다. 특히 모든 국가가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공감대를 경상수지 목표제나 시장결정적 환율 기조 등 구체적 합의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조율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탄력대출제도(FCL) 개선과 예방대출제도(PCL)의 신설 등 ‘코리아 이니셔티브’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개발 의제까지 모든 분야에서 결실을 맺은 것도 충분한 역량을 보여주었다는 평이다. 독일과 브라질 등 등이 크게 비난한 미국의 제2차 양적완화(QE2) 조치가 환율 갈등을 재현하는 큰 이슈가 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도 불식시켰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각국의 심하게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해 구체적인 합의안을 내놓도록 한 것은 경제외교사적으로 아주 큰 수확”이라면서 “경상수지 목표제나 시장결정적 환율 기조도 우리나라에만 손해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더욱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장결정적 환율 정책 선언으로 우리나라가 외환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줄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달러화가 신흥국으로 흘러오면 우리나라 역시 자산 버블이나 외국인자금의 급격한 이동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경상수지 목표제로 무역 흑자폭이 줄어들 수도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달러화에 대비해 환율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만 특별히 큰 손해를 입을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즐겨 쓰고 있는데다 투기자금으로 인한 외환시장 불안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투기자금 제약을 통해 환율을 안정시키는 방법을 구사할 수도 있다. 이번 코뮈니케에는 과도한 자본 유출입의 악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을 포함한 거시 건전성 정책 체계에 대한 내용도 들어 있어 자본 유출입 규제를 계획하고 있는 정부로서도 규제에 따른 부담을 덜수 있게 됐다.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경상수지 목표제의 가이드라인이 추후에 미국의 주장대로 4% 선에서 결정된다 해도 우리나라의 경우 환율 절상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줄면서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결국 경상수지 목표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 이후 신흥시장으로 돈이 흘러가면 미국을 제외한 많은 국가들이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자본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미국의 경기가 살아난다면 수출의존적인 우리나라의 이익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국제통화기금(IMF) 내 의결권 6%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지분(발언권) 규모가 18위에서 16위로 두단계 높아지는 소득도 얻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중국 ‘만족’…보호무역 반대 등 공감대·‘환율압박’ 적어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받아든 성적표는 일단 양호하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중국을 상대로 한 위안화 환율 문제 제기가 적었고, 대신 최근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한 미국에 각국 정상들의 비난이 쏠렸다. 무엇보다도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불균형 성장 해소, 국제 금융시스템 개혁, 보호무역주의 반대 등에 각국 정상들이 한목소리로 동의했다는 점에서 중국 다자 간 정상외교의 승리라는 평가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후 주석은 여세를 몰아 연설을 통해 “주요 기축통화 발행국들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12일 채택된 ‘서울선언문’에서 각국에 환율 유연성을 높이도록 촉구한 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긴 하지만 선언적 의미여서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규모 무역흑자국인 중국이 반대해 온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인 수치 제시 없이 내년 프랑스 정상회의까지 마련키로 한 것도 독일과의 연합저지 성과로 꼽힌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사실상 미국 대 중국 구도가 완성됐고, 미국의 위세가 크게 꺾였다는 점은 중국 입장에선 큰 성과다. 홍콩의 시사평론가 스치핑(石齊平)은 이번 정상회의에서의 ‘통화전쟁’과 관련해 미국을 중심으로 일본, 영국을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주축국으로 비유한 뒤 “중국과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이 이들에 대항하기 위해 뭉쳤다.”고 분석했다. 한편 후 주석은 ‘성과도출과 발전촉진’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프레임워크 개선 ▲무역개방 선도 ▲금융체제 개혁 ▲성장격차 축소 등 4가지 방안을 제시하며 글로벌 경제가 강력하면서도 지속가능하고, 균형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미국 ‘실망’…글로벌 불균형 해소방안 등 기대 못미쳐 미국은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환율문제를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고, 균형잡힌 경상수지를 위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내년 프랑스 정상회의부터 수행하기로 합의한 것은 큰 성과로 자평했다. 그러나 미국의 주장이 중국 등의 반대에 부딪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소득이 부실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미국 정부는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에 대한 수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재와 같은 국제 무역구조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에 합의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 관계자들은 특히 중국 위안화 문제에서 진전을 이룬 것은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글로벌 불균형이 바로잡히기 위해서는 위안화의 평가절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명문화시키는 데 실패했고, 완강히 버틴 중국의 힘만 또다시 확인됐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이 매겨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글로벌 불균형 해결의 중요성을 줄곧 강조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지만 후 주석으로부터 어떤 양보도 얻어내지 못한 채 “중국의 환율 절상 과정을 주시하겠다.”고만 발표하는 데 그쳤다. 열흘간의 일정으로 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던 오바마 대통령은 시장개방과 통상 이슈를 강력히 제기했지만 곳곳에서 장벽에 부딪혔고, 통상 이슈가 미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결코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임을 확인해야 했다. 경상수지 가이드라인과 관련, 미국이 당초 주장했던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경상수지를 국내총생산(GDP)의 4% 이내 수준에서 관리하자는 방안은 중국과 독일, 일본, 브라질 등의 반대로 관철시키지 못한 채 G20 정상들 간의 합의 도출을 위해 오히려 기대 수준을 대폭 낮춰야 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독일 ‘선방’…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칸 회의’로 넘겨 브라질 ‘성과’…‘브릭스’입장 대변 신흥국 발언권 높여 G20 서울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인 환율문제에 있어서 중국 다음으로 목소리를 높였던 국가는 단연 독일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1일 환율분쟁의 해법으로 제안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대해 “G20 정상회의의 의제가 아니다.”라며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또 무역 불균형은 환율만이 아닌 산업기술의 경쟁력 등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을 강변했다. 결국 G20의 서울선언에서도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대한 필요성을 분명히 인정하되 구체적인 계획은 프랑스 칸 회의로 넘기는 선에서 정리됐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메르켈 총리로서는 ‘선방’한 셈이다. 메르켈 총리는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채택을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금융위기 속에서도 유로화의 평가절하로 수출에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함께 최대 흑자국이다.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을 받아들일 경우, 수출 타격뿐만 아니라 안정된 국내 경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국인 일본은 독일과는 달리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달러 약세에 따른 엔고에 경제가 심하게 흔들리는 판에 미국과의 끈끈한 관계 때문에 한발 뒤로 물러나 미국에 대항하는 중국과 신흥국들의 커진 위상을 묵묵히 지켜보는 처지에 머물러야 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서울회의 결산과 관련, “세계 각국이 경기 회복 중에 G20 협조체제를 구축한 것은 새로운 국면을 위한 중요한 역할이 됐다.”고 평가했지만 자국의 속앓이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듯싶다. 브릭스(BRICs)의 한 축인 브라질도 미국과 자국의 특수한 관계를 대내외에 적극 설명, 신흥국의 발언권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조치에 대해 “환율전쟁을 부추길 수 있다.”며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퍼부으면서 G20 회의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는 “미국의 약한 달러 정책은 경제위기를 다른 국가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미국의 양적완화는 곧바로 브라질의 대미 수출, 달러 유입, 브라질 에알화의 절상 등과 직결되는 만큼 브라질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인 탓이다. 브라질은 특히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 국내적으로 좌파 정권의 색깔을 드러내고 대외적으로는 남미 국가들을 대변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브라질의 주장은 다른 G20 국가들에는 ‘미국과의 특수성’ 때문에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게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 등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프랑스와 영국 등은 서울회의에서 그다지 존재가치를 드러내지 못했다. 중국과 독일 등과 굳이 맞붙으면서까지 미국을 동조하기엔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적당한 거리두기’로 일관했다는 평가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오바마 릴레이 인사… ‘마당발’ 과시

    G20 서울 정상회의 마지막날인 12일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가진 휴식시간은 고작 15분이었다. 정상들은 오전 9시부터 서울선언문이 발표된 오후 4시까지 7시간 동안 쉴 틈 없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오전 8시 20분쯤 의장인 이 대통령을 시작으로 각국 정상이 본회의장인 코엑스 3층에 속속 도착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회의가 시작될 무렵인 9시가 다 돼서 모습을 드러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10분 뒤 마지막으로 회의장에 들어섰다. 정상들은 회의에 앞서 친소관계와 세계 경제 위기에 대한 각국의 의견에 따라 삼삼오오 모여 대화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지런히 자리를 옮기며 가장 많은 정상과 인사하며 ‘마당발’ 인맥을 과시했다. 그는 옆자리에 앉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친근하게 대화를 나눴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5분 동안 진중한 토의를 했다. 메르켈 총리는 경상수지 흑자국으로 ‘같은 편’에 서 있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도 밀도 있는 대화를 했다. 5개의 세션 가운데 첫 번째는 전날 업무만찬의 연장선이었다. 주제는 ‘세계경제 및 프레임워크’. 정상들은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의 구조개혁에 대한 보고를 들은 뒤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이라는 큰 틀에서 환율, 경상수지 이슈 등을 논의했다. 휴식 없이 곧바로 이어진 두 번째 세션의 주제는 ‘국제 금융기구 개혁 및 글로벌 금융안전망’. 정상들은 지난달 경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도출한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및 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합의를 환영했다. 30분간의 기념촬영을 마치기가 무섭게 정상들은 제3세션 ‘(개발도상국)개발’에 돌입했다. 이 대통령은 개발 의제가 이번 서울회의에서 처음으로 G20의 어젠다가 된 점을 강조하고 G20이 170여개 비회원국의 최대 관심사인 발전 지원을 논의함으로써 G20의 신뢰성과 정당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수·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서울 G20회의-스케치] 뒷전으로 밀린 기후변화·안보

    G20 서울 정상회의의 관심이 환율과 경상수지 등 경제문제에 쏠리면서 기후변화, 안보 등의 논의는 확연하게 뒷전으로 밀린 분위기다. 1년 전 런던에서 G20 정상들은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하며 친환경적인 경기 회복을 이루겠다.”는 비전을 발표했었다. 서울의 한 국제환경 분야 전문가는 11일 “이번 G20 회의는 한국을 기후변화 이슈의 선도국으로 부각시키는 한편 2012년 제17차 유엔 기후변화회의의 당사국 총회(COP)를 유치하는 데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쉽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는 “기후변화·녹색성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각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인데 이런 식으로 간다면 임기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동력이 떨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어차피 G20은 경제 분야 회의라서 다른 문제를 논의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이달 말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15차 COP에서 기후변화 논의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양자 정상회담을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날 이 대통령은 버락 오마마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기후변화, 녹색성장 등과 관련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북한 문제를 비롯한 안보 이슈도 관심권에서 사라졌다. 북핵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한때 G20을 계기로 6자회담 관련국들과 논의를 진전시킬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일본 측 6자회담 대표인 사이키 아키타카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말고는 다른 나라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방한하지 않았다.”면서 “양자 정상회담에 위 본부장이 배석할 수는 있지만 별도로 6자 참가국들 간 협의 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과의 양자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서울 G20회의-스케치] 옷맵시서 나라 문화가 보인다… 정상들의 패션정치학

    [서울 G20회의-스케치] 옷맵시서 나라 문화가 보인다… 정상들의 패션정치학

    G20 정상회의에 모인 각국 정상들은 경제 이익만큼이나 자국의 품위를 높이기 위한 ‘패션 전쟁’을 치른다. 정상들은 같은 듯 다른 정장 스타일로 ‘패션도 정치’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현장을 만들어낸다. 짙은 색의 양복은 얼핏 보기에 모두 비슷해 정상들은 넥타이 색깔로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할 때가 잦다. 정상들이 선호하는 넥타이 색깔은 푸른색이나 붉은색, 아니면 푸른색 줄무늬다. 이번 G20 회의에서도 예외가 없었다. 제일모직의 이현정 디자인실장은 “푸른색은 색채학에서 신뢰감과 청렴함을 상징하고, 붉은색은 자신감과 카리스마를 표현해서 정상들이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패션에서도 ‘스타일의 승리’란 평가를 받는다. 지난 10일 한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릴 때는 은은한 하늘빛 타이로 젊은 이미지를 표현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1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짙은 푸른빛에 사선 줄무늬가 들어간 넥타이로 생동감을 주었다. ‘검은 케네디’라 불리는 오바마 대통령은 강인한 의지를 나타내는 붉은색 타이와 근육질 몸매에 적당히 달라붙는 정장으로 ‘오바마 룩’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수백만원대의 맞춤 정장과 저렴한 시계를 적절히 섞어서 착용하는 합리적인 패션 감각은 미국적 실용주의와 고(故)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추구했던 ‘아메리칸 클래식’을 한데 보여준다. 정상들이 입는 옷은 매출에도 즉각 영향을 미친다. 대통령 취임 행사 때 오바마 대통령이 입은 이탈리아 정장 브랜드 카날리(CANALI)는 일명 ‘오바마 슈트’로 알려지면서 큰 수혜 효과를 누렸다. 카날리 수입사의 천세연 팀장은 “취임식과 첫 방한 직후 ‘오바마 슈트’를 찾는 국내 40대 남성 고객들이 무척 많았다.”고 전했다. 제일모직 갤럭시와 LG패션 마에스트로도 이런 효과를 노리고 G20 정상회의에 맞춰 각각 ‘프레지던트 라인’과 ‘G20 기념 슈트’를 출시했다. 정장 한벌 가격이 100만원대다. 영국의 최연소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은 ‘영국에서 가장 옷 잘 입는 남성 톱 2’에 뽑힐 정도로 오바마 못지않은 패션 감각을 자랑한다. 녹색 타이를 즐겨 매고 재활용 소재로 만든 운동화를 종종 신어 친환경 운동에 대한 높은 관심을 패션으로 드러낸다. 각종 유명 상표의 종주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블링블링(반짝거린다는 뜻) 대통령’이란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패션에 관심이 많다. 미국과 영국 정상들의 스타일이 신선함과 혁신의 상징이라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정통 스타일을 고수한다.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패드를 넣어 각진 어깨를 강조하는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정장을 입었다. 서구 정상들이 요즘 유행인 몸에 달라붙는 정장 스타일을 택한 것과 대조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보수적이면서도 젊은 감각이 공존하는 정장 스타일을 즐긴다. 붉은색과 푸른색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노란색, 주황색, 회색 등 다양한 색깔의 타이와 일명 보조개 넥타이라 불리는 딤플(dimple) 주름으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딤플은 매듭 바로 아래 보조개가 패듯 깊고 짧은 주름을 잡아 넥타이를 매는 방법이다. 여러 정상들과의 회담이 집중된 11일에는 G20 개최국의 품위에 걸맞은 와인색 넥타이로 신뢰감과 무게감 있는 이미지를 연출했다. 여자 정상 가운데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는 바지 정장으로 냉철하면서도 안정적인 카리스마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살짝 말린 긴 머리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전달했다. 길라드 총리는 진주 목걸이, 메르켈 총리는 간결한 은빛 목걸이를 걸어 우아함을 잃지 않았다. 특히 메르켈 총리는 균형 성장이 주제인 비즈니스 서밋 연설에서 초록색 상의를 받쳐 입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바뀐 스타일도 눈에 띈다. 데무의 박춘무 디자이너는 “최근 선보인 짧은 머리에 파스텔 색조의 밝은 화장, 색깔이 살아 있는 옷차림은 한층 젊고 활동적인 이미지를 풍긴다.”고 평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서울 G20회의-비즈니스 서밋] CEO들 “자유무역이 글로벌 경제성장의 유일한 답”

    [서울 G20회의-비즈니스 서밋] CEO들 “자유무역이 글로벌 경제성장의 유일한 답”

    “지금은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을 막고 출구전략을 현명하게 시행해야 할 때입니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무역을 누군가가 이익을 보면 다른 이는 손해를 보는 ‘제로섬’으로 생각하는 정치인이 있는데 이는 난센스입니다.”(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11일 G20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과 각국 정상들은 한결같이 ‘자유무역주의의 적은 사회주의가 아니라 보호무역주의’라고 인식하는 분위기였다. 세계 경제가 어려움에 처하면 각국은 여론 등을 의식해 자국 산업만을 보호하려는 ‘유혹’에 시달리기 마련. 이는 자국 통화 절하에 나선 미국 등 선진국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글로벌 통상 무역의 감소로 이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세계 경제의 전체적인 쇠퇴로 이어진다. G20 서울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과 CEO들이 “자유무역이 글로벌 경제성장의 유일한 답”이라고 입을 모은 까닭이다.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120개 글로벌 기업 대표들은 자유무역주의를 기초로 지속 가능하면서도 강력한 균형성장을 지향하자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는 12개 워킹그룹이 지난 넉달 동안 작성한 보고서와 토론 결과를 기초로 정부와 재계, 국제기구 등에 대한 권고안이 담겼다. 이들은 “내년까지 도하개발어젠다(DDA)를 타결하고 보호무역주의를 최소한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작되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면서 “G20 정상 각자가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 의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DDA는 2001년 합의됐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 다자 간 무역협상이다. 빅터 펑 리&펑 그룹 회장은 워킹그룹 컨비너(의장)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세계 경제의 생명선이 자유 무역과 투자라는 사실을 종종 잊고 있다.”면서 “DDA 협상 타결을 통해 자유무역 기조는 공고해질 것인 만큼 이제는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기업 대표들은 이어 “각국 정부는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유입을 가속화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애물을 없애야 한다.”면서 “은행의 자본건전성 규제(바젤Ⅲ)에서 무역금융 분야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중소기업에 대한 법적, 금융 지원과 더불어 경제성장을 위한 투자 자금이 안정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표준 규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가 안정 국면에 접어든 만큼 민간 부문이 성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정부의 부양책이 중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녹색 에너지 문제도 언급됐다. 기업 대표들은 “정부가 에너지 효율 개선을 지원하고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국이 화석연료 보조금을 5년 안에 철폐하면 빠르게 녹색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조언도 포함됐다.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도 자유무역주의 확산에 대한 CEO들의 의지에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오찬 초청연설에서 “(일부 국가들이) 경상수지 목표를 정해 관리하자는 것은 경제적으로 유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금융과 재정 측면에서도 효과가 없다.”고 못 박았다. 캐머런 영국 총리도 “DDA를 아직도 타결하지 못한 것은 국제적 망신”이라면서 조기 타결을 다짐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 역시 무역·투자 분과 회의에 참석, “자국 통화가치를 잇달아 절하하는 것은 (경제위기를 극복한 원동력인) 자유무역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중소기업의 활동을 저해하는 행정 장벽을 없애고 자본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세계 정상급 기업인 120명이 참석한 재계 ‘정상회의’인 비즈니스 서밋은 이날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공식 폐막됐다. 스웨덴 SEB그룹의 마커스 발렌베리 회장은 폐막사에서 “무역·투자, 금융, 녹색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논의한 내용이 실질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질지 평가하는 성적표를 만들자.”면서 “12일 정상들에게 우리 보고서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은 총회 환영 연설에서 “경제를 살리고 활성화하는 가장 중요한 주체는 기업”이라면서 “세계 경제위기를 완전히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려면 궁극적으로 기업이 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회고록은 날개 발매 호감도는 바닥

    2년여의 침묵을 깨고 최근 회고록 ‘결정의 순간들’을 발간하며 대외 활동에 나선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소원대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회고록이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는 가운데 회고록 내용을 둘러싼 논란도 덩달아 확대되고 있다. AP통신은 10일(현지시간) “‘결정의 순간들’이 발매 첫날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22만권이 팔려 나갔다.”면서 “이는 논픽션 부문에서는 지난 2004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자서전 ‘나의 인생’이 첫날 40만권 판매된 이후 최고 기록”이라고 밝혔다. 전체 판매량의 20%가량은 전자책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세계 각국 정부와 언론은 회고록 내용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이 “물고문이 영국에서의 테러를 막는 데 도움이 됐다.”고 주장한 데 대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물고문은 불법”이라고 일축하며 반박했다. 르 몽드는 “부시 전 대통령의 물고문에 대한 입장은 ‘반성의 실종’”이라고 비꼬았다. 심지어 우베 카르슈텐 헤예 전 독일 정부 대변인은 “가장 중요한 나라 대통령의 지적 능력이 이례적으로 낮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책의 판매 실적과는 상관없이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한 미국 내 호감도 역시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 조사 기관 갤럽은 미국 성인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44%에 그친 반면, 좋아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3%를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월 퇴임 당시의 40%와 비교했을 때 거의 변화가 없는 수치다. 정당별로는 공화당 지지층의 87%가 부시를 좋아한다고 대답한 반면, 민주당 지지층의 85%는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해 극단적인 대비를 이뤘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사설] 줄잇는 양자 정상회담서 실리 확실히 챙기자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어제 업무 만찬을 통해 세계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균형 잡힌 지속가능한 성장에 관해 의견을 나누면서 1박2일간의 G20 정상회의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정상들은 본회의가 열리는 오늘 오전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환율문제와 글로벌 불균형(무역 불균형) 해소, 글로벌 금융안전망, 개발도상국 지원, 기후변화 등 주요 의제를 논의한다. 분(分) 단위로 짜여진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각국 정상들은 주요 국제회의가 열리는 기회를 적극 활용, 다른 나라 정상들과 만나 현안도 논의한다. 이번에도 G20 정상들은 정식 전체회의와는 별도로 양자회담을 통해 G20 의제에 대한 사전조율과 당사국 간 현안을 협의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오늘까지의 정상회의 기간 동안 모두 100여개의 양자 정상회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G2인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어제 양자회담을 갖고 환율과 무역불균형 문제 등을 논의한 게 대표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을 포함해 모두 9개국 정상과 정상회담을 한다. 이 대통령은 G20 의장국으로서 환율문제를 비롯해 회원국 간의 이해가 맞서는 것을 조정하고 중재하는 역할과 함께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실리를 챙기는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의장국으로서의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제 국빈 방한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한 데 이어 어제는 오바마 대통령, 후진타오 국가주석,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했다. 관심을 모았던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에 관해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경제적인 면에서 보면 어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만나고 오늘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는 게 의미가 있다. 브라질의 고속철 사업, 터키의 원자력발전 사업 수주에 보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사업에는 아무래도 정상 간의 신뢰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함께 경제적인 실리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메르켈 “개인적으로 좋은 일 있으시길”

    메르켈 “개인적으로 좋은 일 있으시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4년 만에 만났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이화여대에서 명예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메르켈 총리의 학위 수여식에 참석한 뒤 단독 면담을 가졌다. G20 서울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메르켈 총리 쪽에서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20여분 정도 이뤄진 면담에서는 주로 통일이 화두가 됐다. 특히 메르켈 총리는 “한반도 통일의 좋은 성과가 있길 기대하고 예의 주시하겠다.”면서 “개인적으로도 좋은 일이 있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배석한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이 전했다. 박 전 대표와 메르켈 총리는 여성 정치인으로서 야당 대표를 지냈고, 이공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지난 2000년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부총재 시절 독일을 방문했을 당시 기민당 당수였던 메르켈 총리와 처음 만난 뒤 서한 등을 주고받으며 교분을 다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4년 만에 뵙게 됐는데 반가웠고, 수여식 때에도 한국이 통일되길 바란다면서 많은 지원을 하겠다고 말해 감사했다.”면서 “통일에 있어서는 독일이 선배니까 많은 지지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면담에서는 박 전 대표가 “한반도의 남북 구성원이 7000만”이라고 소개하자 메르켈 총리도 “동서독 인구도 7000만이다. 공통점이 많다.”며 친근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메르켈 총리에게 전통 수저 세트를 선물했고, 메르켈 총리는 “한국 문화를 아는 데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전 대표는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화 내용을 직접 소개했다. 평소 현안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거나 짤막한 대답만 했던 박 전 대표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메르켈은 야당 대표에서 총리가 됐는데 박 전 대표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웃음만 보였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 G20회의-‘서울선언’ 3대 의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난항… 조기 경보체제 공감

    [서울 G20회의-‘서울선언’ 3대 의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난항… 조기 경보체제 공감

    12일 발표되는 G20 정상회의 ‘서울선언’에는 글로벌 환율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추가적인 안전장치들이 나올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개발 이슈를 묶은 ‘코리아 이니셔티브’가 발표되고 스탠드스틸(standstill:추가 보호무역조치 동결) 재천명,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및 금융규제개혁 강화 환영, 반부패 척결 선언 등이 선언문에 담길 예정이다. 환율 문제 해법을 위한 경상수지 가이드 라인을 놓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G20 재무차관과 셰르파(사전 교섭대표)들은 12일 새벽까지 서울선언에서 채택할 문구를 놓고 마지막 협의를 시도했다. 이날 G20 정상들은 11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만찬을 겸한 제1세션 회의에서 환율갈등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정상들은 보호무역주의 재발을 막기 위해 G20 경주 재무장관회의의 환율 합의를 이어 가기로 뜻을 같이했으나 각국별 이해관계가 달라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구체적인 수치를 넣는 데는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만찬 회의에서는 14명의 정상들이 발언을 하는 등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며 “일부 정상들은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에 대립각을 보이는 발언도 해 한때 긴장하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나라는 이날 정상들의 업무 만찬에서도 환율 및 경상수지 문제가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12일 오전에 잡힌 세션 일정을 연기하고 주요국 정상들이 의견을 조율하도록 하거나, 제1세션 세계경제 및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프레임워크에서 정상들 간의 최종 담판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환율 등 정상간 최종담판 이에 따라 서울선언의 문구에는 우선 경주 G20 재무장관에서 합의된 환율 및 경상수지 원칙의 이행을 다시 한번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즉 ‘보다 시장 결정적인 환율 제도를 이행하고 경쟁적인 통화절하를 자제한다.’와 ‘경상수지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정책수단을 추구한다.’는 기존의 합의 내용과 함께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의 마련 시한을 내년 프랑스 G20 정상회의로 명문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미국이 제시한 경상수지 조기경보체제 구축도 일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즉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마련에 대한 합의 시한을 내년 프랑스 회의 때까지 제시하고 IMF가 이에 대한 이행 방안을 마련하면서 경상수지 과다 흑자·적자국에 대한 조기경보를 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독일 등이 경상수지 과다 흑자국의 경우 국가마다 수출 경쟁력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서울선언에서는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및 조기 경보체제 구축에서 각국별 경제 펀더멘털 및 국가적·지역적 환경을 충분히 고려한다는 부분이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소식통은 “이번 서울 회의에서 경상수지를 감시할 조기경보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데는 G20이 대체로 동의하고 있으나 경상수지의 과도함과 환율 정책에 대해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 환율 관련 해법 논의가 난항을 거듭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을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G20 핵심 국가들이 지난달 경주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시장 결정적 환율제를 이행하기로 해놓았지만, 미국이 제2차 양적완화 정책을 구사하는 등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급기야 경주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경상수지를 국내총생산(GDP)의 4% 이내로 관리하자.’는 제안을 했던 미국조차 제2차 양적완화 정책으로 G20 회원국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마련에서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 G20 의장국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사면초가에 처한 셈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이 앞서 제시했던 경상수지 목표치에 대해 “이를 채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합당치 않다.”면서 경상수지를 감시할 조기 경보체제의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보호 무역주의 재발 막자” 그러나 브라질 등 신흥국은 이 같은 미국 측 입장에 대해 반발하고 있으며, 중국 또한 미국의 제2차 양적완화를 구실 삼아 자국의 위안화 절상 문제 거론을 회피하고 있어 결국 11일과 12일 주요국 정상들 간의 만남에서 담판 형식으로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교착 상태에도 불구하고 서울 정상회의에서 환율 분쟁과 관련해 진전된 합의를 이끌어 내야만 보호무역주의 재발 등을 막을 수 있다는 데 정상들이 공감하고 있다. 환율 전쟁을 놓고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들도 미묘한 반응을 보고 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비즈니스 서밋의 무역·투자 분과 토론에 참석, “환율문제는 새로운 무역장벽이며 자유무역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환율 경쟁이 벌어지면서 대공황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기 때문에 환율문제에 대해 서로 협력하고 구체적인 행동강령을 공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철옹성 요새’ 코엑스

    ‘철옹성 요새’ 코엑스

    G20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본회의장은 철통보안 속에 이중 삼중의 방어막이 쳐진 ‘철옹성 요새’로 변했다. G20 경호안전 통제단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 코엑스 회의장 건물 주위에 높이 2m, 전체 길이 1900m의 녹색 펜스를 설치했다. 코엑스 정문 앞에는 외곽 경계를 담당하는 장갑차 한 대도 배치돼 있었다. 이날 자정부터는 미리 출입증을 발급받지 않은 사람들의 출입도 전면 통제됐다. 코엑스 회의장에만 경찰·군인 4000명, 행사장 밖까지 합치면 모두 5만여명의 경비 병력이 배치됐다. 경찰특공대는 완전무장을 한 채 경찰특수견을 데리고 행사장 내외부를 순찰했다. 친환경 삼륜 전기 스쿠터인 ‘세그웨이’를 탄 경찰관들은 행사장 외곽을 분주히 돌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전용기를 탄 각국 정상들은 인천공항, 김포공항, 서울공항 등을 통해 속속 입국했다.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12개국 정상이 한국 땅을 밟았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아침 6시 30분쯤 G20 정상 가운데 가장 먼저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린 미국·러시아 정상은 현지에서 직접 수송해온 전용 방탄차를 이용해 서울로 이동했다. 참가국 대표단 등이 이용하는 49편의 항공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착륙하는 인천공항은 항공보안 등급을 5단계 중 최고인 ‘심각(RED)’으로 높이고 철통 경비를 펼쳤다. G20 정상들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타고 온 전용기와 특별기는 여객터미널에서 멀리 떨어진 ‘832번 주기장’에 착륙했다. 정상들은 ‘비상 게이트(EG) 1번’을 통해 출국장으로 빠져나왔다. 비상게이트 1번은 원래 강제출국자가 이용하는 것이지만, 정상회의 기간에는 VIP 게이트로 이용된다. 공식 일정이 시작되는 11일에도 정상들의 입국은 이어진다. 오전에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오후에는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서울공항으로 입국한다. 오후에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창덕궁 방문·한복패션쇼…韓문화와 ‘1박2일’

    창덕궁 방문·한복패션쇼…韓문화와 ‘1박2일’

    11~12일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 부인들의 ‘퍼스트레이디’ 외교도 주목받고 있다. 11일 만찬을 시작으로 창덕궁 방문 등 정상들 못지않게 바쁜 일정이 예정돼 있다. 10일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각국 정상 부인 12명이 서울을 찾아 다양한 활동에 참여한다. 준비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참석이 결정된 정상 부인은 12명이며 최종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면서 “김윤옥 여사까지 13명이 함께 이틀 간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부인인 류융칭(劉永淸)과 멕시코의 마르가리타 사발라, 터키의 에미네 에르도안, 캐나다의 로린 하퍼 등이 한자리에 모인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일부다처제 관습으로 인해 대통령 약혼녀인 글로리아 봉기 은게마가 온다. ●멕시코 사발라 여사 대통령 자문도 척척 관심을 모았던 미국의 미셸 오바마, 프랑스의 카를라 브루니는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않는다. 또 일본 총리 부인은 요코하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준비를 이유로, 영국 총리 부인은 최근 딸을 출산해 불참을 알려왔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호주 총리, 독일 총리 등 3명의 여성 정상들은 남편 없이 혼자 참석한다. 방한하는 정상 부인들의 경력도 눈에 띈다. 멕시코의 사발라는 정상 부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으며, 지금도 대통령 자문을 하고 있다. 터키 에르도안은 지난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가자지구 충돌 사태가 발생했을 때 각국 정상 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팔레스타인 주민을 돕기 위한 정상 부인 회동을 이끌어 내는 등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한다. 방한이 예정됐던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부인 헤라와티는 개인 사정으로 오지 못했다. 헤라와티는 부친이 초대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로 한국에서 2년여간 생활해 한국과 인연이 깊다. ●中 류융칭 여사 아프리카 고아돕기 적극 정상 부인들은 또 이번 정상회의 의제 중 하나인 개발도상국 지원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중국 류융칭은 후 주석의 칭화대(淸華大) 동문으로, 우간다 고아를 돕는 자선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캐나다의 하퍼는 아프리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 김윤옥 여사와 개발도상국 지원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많은 시간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1일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만찬행사를 갖고, 12일에는 창덕궁 등에서 문화행사를 경험한다. 리움 행사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관장이 정상 부인들을 영접할 예정이다. 12일 오전에는 창덕궁 후원을 방문, 한복 패션쇼를 관람한다. 이어 한옥 10여채로 이뤄진 사립박물관인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으로 옮겨 전통 목가구 2000여점을 감상한 뒤 한식 오찬을 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경협확대 올인”… 獨·佛 이어 英도 친중모드

    “경협확대 올인”… 獨·佛 이어 英도 친중모드

    초호화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한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36시간의 일정을 마치고 10일 오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로 떠났다. 캐머런 총리는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양국 경제의 상호 보완성을 강조하면서 경제·통상협력 확대를 부탁했다. 이날 베이징대에서의 연설을 제외하고 그는 방중 기간 양국 간 경협 확대에 ‘올인’했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그의 이번 방문을 ‘무역 방문’으로 표현하고, 방중 대표단을 무역 사절단이라고 규정했다. 실제 그는 전날 원자바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2015년까지 양국 간 교역액을 현재의 두배 수준인 1000억 달러 이상으로 늘리기를 희망한다.”며 영국 기업과 제품에 대한 문호 확대를 요청했다. 재무, 산업, 교육, 에너지 등 4개 부문의 각료 및 50명의 기업인과 함께 중국을 찾은 캐머런 총리의 방중 목적은 일단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에너지, 통상, 투자 협력 등 40여개 항목에서 각종 합의를 이끌어냈다. 롤스로이스와 중국동방항공이 12억 달러 규모의 엔진 공급 계약에 서명하는 장면을 원 총리와 함께 지켜보는 모습도 연출됐다. 영국 석유 메이저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조만간 중국 해양석유총공사와 남중국해 유전 탐사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중국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실리를 챙겼다. 캐머런 총리는 “유럽연합(EU)은 중국에 완전한 시장경제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며 중국 측의 기대에 부응했다. 원 총리는 “첨단 기술 제품 수출 완화가 양국 간 무역 균형을 맞추고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데 유리하다.”며 중국에 대한 첨단 기술 수출 제한 조치 완화를 요청했다. 무엇보다도 중국으로선 독일, 프랑스에 이어 영국까지 친(親)중 라인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 수십억 달러의 돈이 아깝지 않은 무형의 자산이 된 듯하다. 멀리 있는 유럽과의 협력을 통해 가까운 일본, 미국 등에 대항할 수 있는 원교근공(遠交近攻)의 기반이 마련된 셈이라고 관영 신화통신 등이 의미를 부여했다. 캐머런 총리가 이처럼 방중 외교를 경제 분야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복잡한 ‘집안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영국 정부는 지난 6월에 2015년까지 매년 400억 파운드의 예산을 절감하는 긴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국제문제연구소 리웨이웨이(李維維)연구원은 중국일보사와의 인터뷰에서 “올 들어 유럽 각국 경제가 조금씩 회복되고는 있지만 미약한 수준이고, 각종 지표도 불확실하다.”면서 “영국으로선 중국 등 신흥시장과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가 인권단체 등의 반발을 감수하면서도 후 주석이나 원 총리와의 회동에서 류샤오보(劉曉波) 문제 등 중국 인권에 대해 말을 아낀 것은 그만큼 자국의 경제 사정이 다급하다는 방증이다. 일각에선중국에 너무 기대고 있다는 혹평도 나온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정상들 왜 굳이 그 호텔을?

    G20 서울 정상회의 기간 중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 묵는 것으로 돼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숙박한다. 이유가 있다. 테러에 민감한 미국은 남산 외딴 곳에 위치한 하얏트가 경호에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인근에 있는 용산 미군기지를 유사시 경호부대로 활용하기도 좋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안전’을 위해 실제로는 미군부대 안에서 잠을 잘 가능성을 거론한다. 지난 2005년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공식 숙소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이었지만, 실은 부산 앞바다에 들어온 미 항공모함에서 잤다는 설이 있을 만큼 미국은 대통령의 보안에 민감하다. 중국이 신라호텔을 선호하는 것은 시내와 어느 정도 격리돼 있어 경호에 이점이 있는 데다 이 호텔이 일찌감치 중국 마케터(판촉 전문가)를 기용해 적극적으로 공략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이제는 ‘미국=하얏트, 중국=신라’의 공식이 정착됐을 만큼 중국 관련 행사는 거의 다 신라호텔에서 치러진다. 일본은 평소 소공동 롯데호텔을 애용한다. 일본어 통역 등 일본인에 맞는 서비스가 특장인 데다 도심에 있어 편리하다는 점이 일본인의 구미를 당기는 요인이다. 하지만 이번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강남 코엑스 옆의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숙소로 잡았다. 소공동 롯데호텔은 회의장인 코엑스와 너무 멀어 이번에는 잠시 ‘외도’를 한 셈이다. 미국·중국 같은 강대국 정상들이 한 호텔을 거의 통째로 빌려 ‘나홀로 숙박’을 즐기는 것과 달리 유럽 정상들은 여러명이 한 호텔에 묵는 것을 별로 꺼리지 않는다. 유럽 정상들은 대부분 회의장과 가까운 강남권 호텔을 숙소로 잡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호세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 등은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에서 동숙(?)한다. 삼성동 파크하얏트 호텔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이 묵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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