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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反엔저 ‘KATI’ 동맹 뜨나

    反엔저 ‘KATI’ 동맹 뜨나

    환율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러시아 모스크바로 집결한다. 핵심 쟁점은 ‘이웃 나라를 거지로 만드는’(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다. 우리나라(Korea)는 호주(Australia), 터키(Turkey), 인도네시아(Indonesia) 등 특정 그룹에 속하지 않는 국가들과 이른바 ‘카티(KATI) 동맹’을 체결해 ‘총성 없는 전쟁터’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1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15~16일 이틀간 열리는 이번 회의는 표면적으로는 오는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의 밑그림을 그리는 자리다. 실질 쟁점은 환율이다. G20 정상회의 공동성명 초안에 ‘경쟁적인 통화가치 절하를 자제하자’는 내용이 담겼다는 보도(일본 아사히 신문)도 나온다. 일단 G20이 환율전쟁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미국이 아베노믹스를 지지하고 프랑스는 격렬하게 비판하는 등 선진국 간에도 엇박자 조짐이 일고 있다. 라엘 브레이너드 미 재무차관은 “디플레이션을 막으려는 아베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가장 먼저 일본을 공개 지지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돈 풀기 정책’(양적 완화)을 가장 먼저 시작한 미국으로서는 일본을 비판할 처지가 못 된다. ‘세계의 공장’을 넘어 ‘세계의 시장’으로 발돋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 경제 회복을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바라는 유럽중앙은행(ECB)이나 독일은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반일파’의 선두는 프랑스다. 엔화 약세에 대응해 “중기적 (유로) 환율 목표치를 수립해야 한다”(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는 환율 개입성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환율전쟁이라는 용어를 만든 기두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통화 약세가 아니라 투자를 활성화하라”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중진국이나 신흥국은 대체로 아베노믹스에 비판적이다. 환율전쟁의 불똥이 자신들에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강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반일’ 쪽이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중장기적으로 비용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며 아베노믹스를 비판했다. 엔화 약세는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 류상민 재정부 협력총괄과장은 “누군가 (아베노믹스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면 격론이 펼쳐질 것”이라면서 “돌직구가 됐든 커브가 됐든 우리도 (엔저에 대해) 충분히 문제 제기를 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이나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속해 있지 않은 호주, 터키, 인도네시아와의 동맹도 강화할 방침이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최종구 재정부 차관보가 지난해와 올해 인도네시아와 터키를 방문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면서 호주와는 기존 양자 간 대화 채널의 격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끼어 있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데라시마 지쓰로 “유럽처럼 단계적 접근 과정을 거쳐야”

    데라시마 지쓰로 일본 총합연구소 이사장은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포럼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에서 기조 연설을 통해 한중일이 동아시아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단계적으로 상호 협력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데라시마 이사장은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역사적 응어리가 남아 있는 동아시아에서, 유럽연합(EU) 같은 공동체가 단기간 내에 형성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공동체를 주장하기는 쉽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상호 불신의 벽을 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동아시아에 상호 불신이 똬리를 틀게 된 배경을 친아(親亞)를 침아(侵亞)로 반전시킨 일본 근대사에서 찾았다. 일본이 서양 열강의 압력에 고통받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연대하는 대신 스스로 서구 열강을 모방해 새로운 식민지 제국을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데라시마 이사장은 “한국 사람도, 중국 사람도 일본에 대한 응어리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전후 일본도 미국을 통해서만 세계를 보게 돼 아시아에서 다른 나라들과 눈높이를 맞춰서 앞으로 나가는 것이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중일 세 나라 사이에 상호 불신이 존재한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표면적으로는 아시아 연계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난징 대학살, 종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다 보면 서로에 대한 짜증과 불신이 증폭된다”고도 했다. 데라시마 이사장은 그렇기 때문에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을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며 유럽의 단계적 접근법을 예로 들었다. 그는 적대적 관계에 있던 독일과 프랑스가 전후 석유 공동체 구상 등을 시작으로 상호 불신을 하나씩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곧 EU 통합 과정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상호 협력을 위한 다양한 방안으로 캠퍼스 아시아 구상 같은 청년 교류, 아시아 금융 위기 방지를 위한 통화 교환 협정 체결, 아시아 전체 에너지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공통 에너지 정책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이렇듯 실리를 축적해 나가는 과정이 언뜻 보면 멀리 돌아가는 것 같지만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데라시마 이사장은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해 “굉장히 많은 전세계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며 “북한이 스스로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냉전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고아 같은 존재”라며 “글로벌화 시대에 국제적으로 고립되면 살아갈 수 없는 점을 언젠가 북한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발산하고 있는 메시지는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나 체 게바라와는 달리 전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북한은 전혀 무서운 존재가 아니다”라는 헬무트 슈미트 전 서독 총리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韓·日 과거사·독도문제, 역사의 당사자인 美·中과 함께 풀어야”

    “韓·日 과거사·독도문제, 역사의 당사자인 美·中과 함께 풀어야”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은 13일 “일본은 적어도 단기간에는 큰 틀에서 정세를 살필 여력도, 과거사를 사과하고 독도를 포기할 (정치적) 능력도 없는 상태”라면서 “과거사나 독도 문제를 한·일 양국 간의 문제로 국한시키지 말고 일본 스스로의 문제, 일본과 국제사회의 문제로 이끌어 일본 스스로 선택하도록 여건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14일 열리는 한·일 국제포럼에서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일 양국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초청 강연을 하는 심 의원은 13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를 위해 ‘역사의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이 나서도록 해야 하며 그럴 때 더 빠르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주일·주미대사관에서 각각 1등 서기관과 참사관을 지냈으며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차관보, 청와대 외교통상비서관 등을 역임하고 주오스트리아 대사를 지냈다. 지난해 4·11 총선 때 서울 강남갑에서 당선된 심 의원은 외교부 장관에 내정된 윤병세 인수위원 등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외교 정책의 주요 조언자 가운데 하나다. 다음은 심 의원과의 일문일답. →새 정부가 출범한다. 되돌아보면 김영삼 정권이래 김대중 정부를 제외하고는 대일관계가 시작은 좋다가 끝이 안 좋았다. 한번 점검을 해달라. -김영삼 대통령 임기 말년인 98년 1월 일본이 한·일 어업협정을 파기했다. 김 대통령이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고까지 했었다. 그런 상황에서 김대중 정권이 출범, 신어업협정을 교섭하면서 그해 말 한·일 공동파트너십을 선언하고, 새 어업협정도 발효됐다. 그 즈음 일본 대중문화도 개방이 되고, 한·일 관계는 상당히 좋았다. 노무현 정권이 들어오고 처음에는 한·일 관계를 상당히 잘하려고 했다. 노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에서 “과거사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의욕이 넘쳤다. 그러나 광복 60주년, 한·일 국교수립 40주년을 맞은 2005년 일본 시마네현이 독도를 편입시키면서부터 관계가 냉각됐다. 이후 노 대통령이 ‘국민에게 보내는 글’도 쓰고 ‘외교 전쟁’이라는 용어를 써가면서 격렬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때는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오는 등 서로 잘해보려고 했는데 교과서 왜곡에 동해 지도, 위안부 문제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악화일로를 걸었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후 일본 교토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위안부 문제로 대화시간의 4분의3을 썼을 정도였다. →늘 문제는 반복되면서 악화됐다. 근본책은 없나. -일본이 과거사를 사과하고, 독도를 포기하면 된다. 한·일 갈등은 모든 것이 여기서 출발한다. 그러나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바라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위안부 문제나 교과서 문제 등 어느 하나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독도문제는 다뤄지는 빈도나 무게감이 달라진 끝에 ‘일상화’가 돼버렸다. 일본은 과거에 독도는 언감생심 외무장관 회담에서 꺼낼 수도 없던 문제였다. 지금은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운운할 정도다. 일상적인 문제가 된 것이다. →일본은 왜 사과하고 포기하지 못할 것으로 보나. -지금 일본은 큰 틀 속에서 보는 여유를 갖고 있지 못하다. 이른바 ‘잃어버린 20년’과 관계가 있다. 경제는 답보하고 국제적으로는 중국에 점점 밀리는 처지에서 군사력의 회복을 통한 ‘보통국가’를 꿈꾸고 있다. 그러면서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민족주의가 대두하고 있다. 우리는 일본에 양보를 요구해 왔지만, 그럴 능력을 상실한 상태다. →이런 갈등과 긴장 관계가 계속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인가. -우리도 이 문제를 ‘상수(常數)’로 보고 대응할 때가 됐다.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덮고 가자는 소리로 들릴 수 있다. 다른 것은 놓아두고 같은 점을 찾아가자는 ‘구존동이(求存同異)’를 의미하나. -대일관계에 있어 피해의식이 아닌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과거사 문제는 한·일 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일본 스스로의 문제다. 또는 일본과 국제사회의 문제다. 일본이 과연 국제사회에서 어떠한 국가가 될 것이냐. 독일처럼 사과하고 국제사회에서 지도자 국가로 행세할 것이냐. 아니면 몸집만 비대하고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국가가 될 것이냐는 일본이 선택할 문제다. 우리도 이런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과거사를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라 일본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일을 다뤄나가야 한다는 얘기이다. 옛날처럼 이슈 하나가 터질 때마다 언론이나 국민이나 과도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 다케시마의 날 제정이나 일본 정치인의 말 한마디에 온 나라가 들썩였다.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그런 일이 상시적으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한·일 관계를 더욱 크고 대국적인 관점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 →과거사는 그렇다쳐도, 독도를 영토문제화하려는 시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이 역시 역사 문제로 인식하고, 역사문제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면 된다. 실제로 일본이 독도를 한반도 침략의 전초 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독도를 시마네현으로 편입시킨 것이다. 큰 틀에서는 과거사의 일부이다. 동북아의 역사 문제로는 미국도, 중국도 당사자이다. 유엔 등을 통한 여론조성에 영향력이 상당하다. 위안부 문제에 미국 사회가 약간이나마 거들고 나선 것에 상당한 도움을 받은 것도 확인하고 있지 않나.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을 것 같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도 쉽지 않을 테고. -물론 쉽지 않다. 관계의 근본적인 취약성과 강한 휘발성 때문이다. 그래서 한·일 관계에서는 무엇보다 지도자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한·일 갈등은 양국의 지도자를 통해 더욱 증폭되고 확산된 측면도 없지 않다. 과거 정권에서 대일 관계가 막판에 틀어진 이유 중 하나는 처음에 너무 잘하려다 보니 기대치가 높아져 그렇게 된 측면이 있다. 나쁜 상황에서 시작한 김대중 정부는 그 상황을 관리해 나간 덕분에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 기대치를 너무 높이 갖지 말되,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다루면서 이를 일본 스스로의 문제, 국제사회 속의 문제로 이끌어 내는 전략이 필요하다. 오히려 이것이 일본에 훨씬 어렵고 무거운 외교적 짐을 지우게 하는 것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일 관계는 한·일 관계로만 끝나지 않는다. 동북아 정세가 전반적으로 5년 전보다 많이 악화된 것 같다. 진단을 좀 해달라.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한·일도, 중·일도 훨씬 나빠졌다. 미·중은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으로 갈등 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을 둘러싼 관계도 그렇다. 미국이 북한을 신뢰하는 수준은 마이너스 이하로 떨어졌다. 북·일도 나아질 것이 없었다. 남북은 누구나 아는 대로다. 다만 북·중은 나빠졌다고 할 수 없다. 2009년 2차 북핵 실험,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건이 있었지만 중국에 있어 북한의 가치가 높아진 측면이 있다. →한·일 관계도, 대외여건도 좋지 않은데, 무엇을 단초로 한·일 관계의 개선을 도모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선제적 행동의 여지가 있나. -쉽지 않다. 선제적 내지는 능동적이라는 것은 국민의 기대감과 맞물려 있다. 적극적으로 대일관계 개선에 나서다 보면 국민들이 볼 때 믿음이 안갈 수 있다. 당장 오는 20일 다케시마의 날이 있고, 3~4월에 교과서, 외교청서·국방백서,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의 문제가 지뢰밭을 이루고 있다. 섣불리 발을 내딛기 어렵다. →그럼 어디서부터 풀 수 있다는 얘기인가. -역시 민간 영역이다. 엔저 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경제협력의 여지는 많다. 정치 때문에 한류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이 또한 회복해야 할 일이다. 경제와 문화가 활성화되다 보면 정치와 외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마련이다. 한편으로는 외교적으로도 계속 냉각만 되던 한·일, 중·일 관계에도 약하지만 긍정적인 신호들이 들어오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박근혜 당선인에게 특사를 보내오고, 얼마전 한·일 의원 대표단을 면담하는 등 유화적인 모습을 취하려 하고 있다. 중국에 대해서도 그렇다. 서로 극단을 피하려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공간이다. 여기에서 외교의 영역도 생겨난다. 한·미·일, 한·미·중, 한·중·일 등 한국과 주변국 사이에서 크게 세 개의 삼각 구도가 만들어지는데 각각의 틀에서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만들어나가다 보면 한·일 문제뿐 아니라, 남북문제, 역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우리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국력 증진,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가톨릭, 첫 아프리카 출신 ‘흑인 교황’ 맞을까

    가톨릭, 첫 아프리카 출신 ‘흑인 교황’ 맞을까

    교황 베네딕토 16세(85)의 갑작스러운 퇴위 소식에 전 세계와 종교 지도자들은 찬사와 함께 아쉬움을 내비쳤다. 또 차기 교황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비(非)유럽계, 아프리카 출신 교황의 탄생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 국민을 대신해 감사와 기도를 전한다”고 밝혔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충격을 금할 수 없었지만 교황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교황의 퇴위 결정은 대단히 존경할 만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쿠바의 하이메 오르테가 추기경도 “(교황의 퇴위는)매우 겸손하고 고귀한 강의”라고 의미를 기렸고 이스라엘 수석 랍비 요나 메츠거는 “유대교와 이슬람교를 비롯해 종교 간 화해를 다지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재임 기간에 일어났던 가톨릭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문 사건 처리에는 소극적으로 임해 아일랜드 교단 일각에서는 “교황이 약속은 많이 했지만 실행에 옮긴 것은 없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또 동성 결혼과 낙태, 콘돔 사용, 혼전 성관계, 여성 사제의 서품 등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고수해 변화하는 사회와 교회 간의 대립각을 무너뜨리지 못했다는 비난도 받았다. 전문가들은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후임자로 안젤로 스콜라(70) 밀라노 추기경을 비롯한 이탈리아 출신들이 유력하다고 전망하는 가운데 제3세계 출신의 추기경이 선출될 가능성도 크다고 CNN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특히 가톨릭 내에서도 ‘비유럽권에서 교황이 나올 때가 됐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아프리카 출신 교황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네피어 추기경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야말로 지구 북반구 출신이 아닌 인사가 가톨릭 지도자로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교황청 요직인 정의·평화위원장을 맡은 가나의 피터 턱슨(64) 추기경은 2010년 베네딕토 16세의 영국 런던 방문에 참여하는 등 그동안 차기 교황 후보로 꾸준히 언급됐다.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와 감리교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턱슨 추기경은 모국어인 판테어와 영어 외에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 독일어를 구사해 추기경들 사이에서 다양한 종교와 소통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2005년 교황 선출 당시 근소한 차이로 베네딕토 16세에게 고배를 마신 나이지리아의 프란시스 아린제(80) 추기경도 후보로 꼽힌다. 만약 턱슨 추기경이나 아린제 추기경이 후임으로 선출되면 가톨릭은 지난 496년의 겔라시우스 교황 선종 이후 1517년 만에 아프리카 출신 교황을 맞게 된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2일 언론 브리핑에서 새 교황 선출 과정에 일절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교황청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차기 교황 선출은 투표권을 가진 80세 미만의 추기경 118명이 3분의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 투표를 하게 된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박근혜 핸드백’/육철수 논설위원

    권좌에 오른다는 건 영광이기도 하지만 피곤한 일이기도 하다. 보는 눈이 워낙 많으니 신경쓰이는 일이 어디 한두 가지인가. 얼마 전 ‘지엄하신’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이마에 ‘겁 없는’ 파리 한 마리가 앉았다. 전 세계 신문들은 이 사진을 큼지막하게 실었다. 파리가 보통 사람의 얼굴에 앉았다면 얘깃거리도 안 됐을 터. 대통령 체통에 경망스럽게 파리를 즉각 ‘격퇴’하지 못하고 사진기자에게 틈을 허용하고 만 오바마의 고충을 그 누가 알겠는가. 옛날 황제에게 ‘기본자세’를 가르친 이유도 결국 남의 눈 때문이었다. 제왕의 일거수일투족은 신하와 백성의 예리한 시선을 피할 도리가 없기에 항상 위엄과 단정함에 신경을 써야 했다. 용이나 호랑이처럼 점잖게 걷고(龍行虎步), 소매를 단정히 하고 위엄있게 용좌에 앉고(正襟威坐), 곁눈질을 하지 말며(目不斜視), 말할 때는 입모양을 비뚤게 하지 말라(口莫開)고 가르친 것은 뭇시선을 두려워하란 뜻이다. 요즘 국가지도자들의 언행과 치장은 상당 부분이 언론에 노출돼 순식간에 국민에게 알려진다. 옛날 제왕들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세계의 여성 대통령이나 총리의 경우,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패션에도 입방아를 찧어대니 그 스트레스가 오죽할까 싶다. 핸드백은 여성의 패션에서 구두·브로치 등과 함께 중요 포인트 중의 하나다. 그래서인지 일부 여성 국가지도자들의 핸드백은 언론에 종종 화제가 된다. 독일 메르켈 총리는 중요한 날이면 오렌지색 핸드백을 들고 나타난다. 프랑스 브랜드 ‘롱샴’으로 알려진 이 핸드백은 300유로(50만원)짜리. 그는 옷 색깔과 상관 없이 이 핸드백을 메고 다녀 전문가들에게 ‘패션 테러’란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대처 전 영국 총리는 정상회담 등 주요 행사에 영국 명품인 검은색 ‘아스프레이’ 핸드백을 자주 들고 나왔다. 국무회의 때는 이 핸드백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서류를 꺼내 장관들을 꾸짖어 ‘권력의 상징’이 됐다. 헬레 토르닝 슈미트 덴마크 총리도 핸드백 애호가. 명품 백을 늘어놓고 화보까지 찍어 ‘구치 헬레’란 별명을 얻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회색 ‘타조가죽 핸드백’이 논란거리다. 100만원이 넘는 명품이라며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이 왁자지껄하다. 그런데 실은 국내 영세업체가 만든 저가 제품이라고 한다. 그래도 박 당선인이 들었으니 눈에 띄었나 보다. 주시하는 눈이 많으니 별 것 아닌 게 다 관심거리다. 새 대통령을 육안(肉眼)이 아닌 심안(心眼)으로 봐주는 누리꾼의 성숙함이 아쉽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무솔리니 손녀들, 비뚤어진 조부 사랑

    무솔리니 손녀들, 비뚤어진 조부 사랑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된 가운데 무솔리니의 손녀들까지 할아버지를 비호하고 나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나치에 대한 독일의 책임을 또다시 강조한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AP·UPI통신에 따르면 무솔리니의 손녀 에다 네그리 무솔리니(왼쪽)는 3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가진 인터뷰에서 “할아버지는 말라리아가 창궐한 로마 인근 지역을 수습하는 등 좋은 일을 많이 했다”면서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무솔리니가 반유대인법을 제정해 유대인들을 폭압한 일에 대해서는 “엄청난 실수였다”고 덧붙였다. 무솔리니의 또 다른 손녀이자 자유국민당(PDL) 의원인 알렉산드라 무솔리니(오른쪽)는 지난 29일 방송에 출연해 녹화를 하는 도중 다른 출연자가 자신의 할아버지를 비난하는 발언을 하자 촬영장을 박차고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인 안드리아 스칸지는 “(파시즘을 비판한) 언론인 피에로 고베티, 사회주의자 자코모 마테오티를 비롯해 그녀의 조부에 의해 희생된 모든 사람들을 존경하지만 그녀와 그녀의 할아버지는 확실히 존경하지 않는다”고 말해 무솔리니 의원의 화를 불렀다. 앞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추모일인 27일에 “무솔리니가 제정한 반유대인법은 최악의 실수지만 다른 많은 부분에서는 잘했다”고 편을 들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무솔리니, 많은 부분서 잘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추모일인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1883~1945)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AP·AFP통신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날 밀라노에서 열린 홀로코스트 추도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솔리니가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1889~1945)와 동맹을 맺은 것과 관련, “독일이 승리할 것을 두려워해 같은 편이 되려고 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대인 등 소수자를 억압하기 위해 제정한 인종법은 무솔리니가 저지른 최악의 실수지만 다른 많은 부분에서는 잘 했다”고 역성을 들었다. 무솔리니는 1938년 이른바 ‘반유대인법(인종법)’을 통과시켜, 유대인들은 이탈리아에서 대학에 다닐 수 없었고 직업 선택에서도 제한을 받았다. 베를루스코니는 또 “이탈리아는 독일과 같은 책임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6일 나치 범죄에 대해 ‘영원한 책임’을 가진다고 밝힌 것과는 딴판이다. 유력 우파 정치인인 그가 평일도 아닌 홀로코스트 추모일에 이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안전강화 환영… 식품·약품 정책은 분리해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승격되면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식약처가 기존 담당 부처였던 보건복지부 둥지를 떠나 총리 직속으로 격상된 데 대해서는 여야 모두 반기는 분위기다. 식품안전에 대한 정책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에서다. 반면 의약품 정책과 건강보험 정책 분리에 따른 혼선과 의약품 정책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의약 분야는 보건복지부 아래 그대로 남겨야 한다는 주장이 여야를 막론하고 공감대를 얻고 있다. 식품과 의약품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식품안전처가 신설되어도 소관 상임위원회는 그대로 보건복지위원회로 하는 방안이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위원회 민주통합당 간사인 이목희 의원은 25일 “보건복지부에 질병관리본부가 있는 만큼 의약품안전본부로 남겨두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약품 정책은 건강보험이나 질병·약가 정책과 한데 엮여 있어 안전만 따로 분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위원장인 오제세 민주당 의원은 “의약품 정책은 복지부에서, 의약안전 분야는 식약처에서 맡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담당 부처가 총리실과 복지부로 이원화되면 정책 효율성이 오히려 더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식품 안전성 강화라는 명분 자체는 환영하지만 부처 간 영역다툼이 불보듯 뻔해 정부조직 개편안을 마냥 찬성하기만도 난감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새누리당 간사인 유재중 의원은 “복지부가 제약산업은 관할하더라도 의약품 안전·단속은 식약처로 가는 게 마땅하다. 식품 안전 분야도 마찬가지”라면서 “복지부 쪽에서 다소 불만이 있을지 몰라도 관할 상임위는 정책공조를 위해 정무위가 아니라 보건복지위에 그대로 두면 된다. 국회 차원의 혼선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권에선 “정책 혼선을 막기 위해 의약품·식품 안전 업무를 생산 관련 부처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 나온다. 실제 덴마크, 독일 등 유럽 낙농 선진국에선 식품안전 행정을 농업 부처에서 일원화하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정부조직개편 입체 분석] “농장에서 식탁까지 식품업무 일원화해야”

    [정부조직개편 입체 분석] “농장에서 식탁까지 식품업무 일원화해야”

    그동안 식품안전관리가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 일원화돼야 한다고 주장한 이들은 농축수산물 등의 생산을 지원하고 진흥하는 측에 안전 관리를 담보할 수 없으며, 반드시 분리돼 상호 견제를 이뤄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반대하는 측은 농축수산물 생산 및 가공, 유통의 모든 과정은 따로 떼어놓을 수 없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현재 식약청 안팎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가 담당하던 식품안전 업무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신설 예정)로 일원화되고 국무총리실 산하로 승격된 것은 ‘깜짝 선물’로 여기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식품안전의 컨트롤타워라는 역할을 부여받아 책임감이 크다”면서도 “정부조직법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라 앞으로 식약처의 업무 범위가 어디까지 될지 가늠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식약청은 위해식품사범에 부당이익의 10배까지 환수하도록 하는 등 한층 강도 높은 식품안전관리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농축산업 관련 단체들은 농축산물 안전 관리 체계가 이원화되면서 비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준봉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은 “농업인을 전혀 고려치 않은 부처 이기주의에 따른 조직개편”이라며 날 세워 비판했다. 또 김 회장은 “현재 농림수산식품부에 농축수산물에 대한 위생 안전 관리 시스템이 다 구축돼 있는데 식약처에는 그런 시스템이 없다”면서 “그런 시스템을 처음부터 다시 하나하나 만드는 것도 시간과 비용이 걸리는 일”이라고 반대했다. 이어 “식약처에는 약학과 관련된 전문가가 주로 있을 뿐 현재 농림수산식품부 수준의 전문가가 없다는 것도 농업인을 죽이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정식 낙농육우협회 지도부장도 “식약처가 선수도 심판도 다같이 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 부장은 “독일, 덴마크 등 해외 선진국 사례를 보면 농장에서 식탁까지 농업 생산부처 중심으로 식품업무를 일원화하고 있는데 우리만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라면 사태에서 식약청은 안전하다고 했다가 다시 회수조치하는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였고 그 결과 업체만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 “식약청이 규제 기관이므로 규제만 할 뿐 농축산업 육성에 신경 쓸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EU 탈퇴 추진’ 英 안팎서 비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유럽연합(EU) 탈퇴 구상이 예상대로 거센 벽에 부딪혔다. 캐머런 총리가 2017년까지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구상을 밝히자마자 안팎에서 반대와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미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간) 영국의 EU 탈퇴 추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독일, 프랑스 등 EU 회원국들은 “자기 잇속만 차리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다른 국가들도 상이한 바람이 있을 수 있다”며 캐머런 총리가 자기 주장만 내세워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캐머런 총리는 24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국민투표 실시는) EU에 등을 돌리려는 게 아니라 정반대”라면서 “우리가 더욱 경쟁력 있고 유연한 유럽을 만들고 그 안에 영국의 자리를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그는 독일 등 일부국이 추진 중인 유럽 정치 통합 논의에 대해 “중대한 실수이며 영국은 그 일부분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이스라엘·영국… 기로에 선 두 지도자] 캐머런 ‘對 EU 도박’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2017년까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차기 총선 승리’라는 전제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영국의 EU 회원국 지위 재협상 문제를 두고 프랑스와 독일 등의 반대에 부딪힌 상황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23일 (현지시간) EU와의 관계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이제는 영국 국민이 자신의 발언권을 행사할 때이며, 영국 정치 안에서 EU에 대한 의문을 풀어야 한다”면서 “2015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승리하면 2017년까지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는 공약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 국민은 EU의 불필요한 규제로 생활에 간섭을 받는 데 분개하고 있다”면서 영국 내 들끓는 EU 탈퇴론을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국민투표 시행에 앞서 영국의 EU 회원국 지위에 대한 재협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해 협상 타결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앞서 그는 지난 18일 네덜란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설문을 발표하기로 했지만 알제리 인질사태로 발표를 미뤘다. EU 가입 후에도 유로화 사용을 거부해 온 영국은 지난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 위기가 불거진 후 채무 분담이라는 짐까지 떠안으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반(反)EU’ 정서가 짙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잇따른 사회복지 지출 축소와 높은 실업률 문제에 시달리던 영국 국민 사이에서는 ‘EU에 남는 것은 영국 경제에 악영향을 가져온다’는 회의론까지 일면서 EU 탈퇴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유로존의 양대 기둥인 프랑스와 독일이 영국의 탈퇴 움직임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한 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EU와 연대해 강한 영국으로 남아 달라’고 호소하는 등 사실상 EU 탈퇴에 반대하고 있어 캐머런의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프랑스인포라디오에서 “유럽을 벗어나려는 것은 영국을 위험에 놓이게 위협하는 것이며 이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도 “EU 회원국 지위는 ‘전부 아니면 전무’이지 좋은 것만 골라 취하는 체리피킹(cherry-picking)은 옵션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게다가 EU 탈퇴 시 역내 국가 간 무역 감소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우려하는 재계와 야당의 반대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 야당인 노동당의 에드 밀리밴드 당수는 이날 성명에서 “캐머런은 나약한 총리로서 국가의 이익보다는 당에 이끌려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日 양적완화 파장] 일본은행 “2% 물가상승 조기 달성”… 정책·자금 총동원령

    [日 양적완화 파장] 일본은행 “2% 물가상승 조기 달성”… 정책·자금 총동원령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이 장기적인 디플레이션(물가하락+경기침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의 물가상승 목표를 설정하고, 국채매입 등 무제한 금융(양적)완화를 실시키로 확정해 파장이 일고 있다. 엔화 가치의 하락으로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 일본 기업 때문에 각국이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지난 2010년과 같은 글로벌 환율전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22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전년 대비 2% 물가상승 목표를 ‘가능한 한 빨리 달성’하기로 정부와 합의했다.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일본은행의 금융완화에 부응해 정부가 대담한 규제·제도 개혁을 추진하고, 세제 등을 활용한 모든 정책을 총동원하며, 지속 가능한 재정구조 확립 조치를 추진한다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일본은행이 물가의 명확한 수치 목표를 설정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10조엔(약 119조원)의 자산매입기금 확충을 결의했다. 일본은행은 물가목표 실현을 위해 제로 금리 정책과 금융자산 매입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강력한 금융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올해 이미 101조엔의 자산매입기금이 확보된 만큼 추가 매입은 하지 않지만 내년부터 매월 장기국채 2조엔, 단기채권 10조엔 등 13조엔씩 매입하기로 했다. 매월 13조엔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는 얘기다. 정부는 또 아베 신조 총리가 의장인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일본은행의 물가 목표 달성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이 금융정책에서 독립성을 잃고 ‘아베노믹스’ 실천을 위한 하청기관으로 전락한 셈이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이날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에게 “2% 물가안정(상승) 목표를 하루라도 빨리 실현하도록 노력해 달라”고 압박했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금융완화를 단행했다. 2개월 연속 금융완화는 2003년 4∼5월 이후 9년 8개월 만이다. 이날 엔화 가치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무제한 금융완화 방침이 이미 시장에 널리 퍼져 달러당 89.16엔으로 전날보다 오히려 0.43엔이 올랐다. 하지만 앞으로 엔저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아베 총리가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승리한 지난해 9월 26일 달러당 77.71엔이었던 엔화 가치는 자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지난해 12월 16일 83.70엔, 1월 1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장중 90엔으로 하락했다. 4개월 동안 엔화 가치가 15% 곤두박질쳤다. 지나친 엔저 현상은 일본의 경쟁 국가들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에서는 엔저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일본의 통화정책에 대해 “인위적인 통화 가치 하락은 IMF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며 “이웃나라를 거지로 만드는 정책을 각국이 채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도 21일(이하 현지시간) 중앙은행에 대한 정치권의 완화 압박이 독립성을 위태롭게 하면서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부추기는 위험 요소라고 경고했다. 세계 금융전문가들은 다음 달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에서 환율 문제를 둘러싼 각국 간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내부에서도 무제한 금융완화가 수출 대기업의 배만 불리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서민 생활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반발이 만만치 않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올랑드 “부자들이 약자 도와야… 부유세 강행” 아베 “日 위기상황… 강한 일본 되찾아야”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2013년 새해를 맞아 일제히 신년사를 발표했다. 정상들은 신년사에서 세계평화, 경제위기 극복, 국민화합 등 새해의 주요 목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달성 의지를 드러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1일 신년 축사를 통해 세계평화와 공동발전을 기원했다. 후 주석은 “국제정세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각국 간 상호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모든 나라가 평화, 발전, 협력, 공존공영을 바라고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신년사에서 일본이 현재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고 규정하고 ‘강한 일본’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특히 동일본 대지진 복구가 지체되고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이 장기화함에 따라 일본이 겪고 있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경제, 교육, 외교를 바로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장기집권을 비판하는 시위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3기 집권에 성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국민의 화합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나라의 발전과 운명은 우리의 열정과 노동, 단결과 책임에 달렸다”면서 “국민들이 함께할 때 러시아가 전진할 수 있고, 어떤 도전에도 대처할 수 있으며, 강하고 성공적인 국가를 건설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헌법재판소가 과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위헌 결정을 내린 일명 ‘75% 부유세’ 법안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1일 TV로 중계된 신년 연설에서 “부자들이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가장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억압받는 사람들, 취약 계층, 장애인들을 위해 그렇게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영국 등 유럽 정상들은 올해 역시 유로존 위기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뒤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31일 방송된 신년사에서 “최근 유로존 문제 해결을 위한 개혁 조치들이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면서도 “유로존 위기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며 국민들에게 인내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역시 “수십년 동안 쌓여 왔던 문제를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는 없다”면서도 “국민들이 국가를 위해 바르게 일한 결과 눈에 띄는 진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낙관적”이라고 강조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씨줄날줄] 참배정치/함혜리 논설위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2007년 4월 유럽연합(EU) 순번의장 자격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했을 당시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 기념관을 찾았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국기가 달린 조화를 바치고 희생된 유대인을 추모한 뒤 방명록에 “인간성은 과거를 책임지는 것에서 싹튼다”고 적었다. 가해국인 독일의 지도자로서 진정한 참회와 함께 향후 외교정책 방향을 모두 내포하는 이 글은 국제사회에 묘한 여운을 남겼다. 정치 지도자들의 참배는 장소와 시간에 따라 파장이 크게 달라진다. 누가 누구의 묘역을 참배했는지, 그곳에서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조문을 했는지에 따라 정치적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본의 극우 정치인들이 종전기념일이나 새해에 태평양 전쟁 때 A급 전범들이 일반 전몰자들과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것이 참배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정치인들은 참배라는 의식을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회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른바 ‘참배정치’다. 대통령선거라는 메가톤급 이벤트가 있었던 지난해 참배정치가 자주 화제가 됐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세 후보의 행보와 메시지가 극명하게 엇갈렸기 때문이었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선출 이후 박근혜 후보는 국립현충원의 이승만·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방문한 데 이어 경남 봉하마을로 내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했다. 대선후보로서 공식일정의 하나라는 설명이 있었지만, 두 사람의 불편한 관계를 아는지라 국민대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동일하게 “역사에서 배우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경우 현충원을 찾았지만 김대중 묘역만을 참배한 채 이승만·박정희 묘역은 참배하지 않았고 “가해자 측의 과거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이 끝나고 계사년 새해는 밝았다. 1일 첫 일정으로, 박 당선인은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방명록엔 “국민 열망에 부응한 새 희망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선후보는 새해 첫날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런 엇갈린 행보로는 진정한 화해와 통합이 힘들어 보인다. 국민들은 이 기시감을 언제까지 느껴야 할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키워드로 보는 2013] 불안한 중동, 갑갑한 유로존…해법은 정치다

    2013년 세계는 다양한 도전과 기회를 맞이할 전망이다. 아시아에선 영유권 분쟁을 비롯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이며, ‘아랍의 봄’ 이후 중동 지역의 불안과 변화도 지속될 전망이다. 유럽과 미국의 경제위기에 따른 서방 민주주의와 영향력 쇠퇴, 이란·북한의 핵개발 등도 주요 도전과제로 꼽힌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동아시아 긴장고조 미국과 중국의 동시 권력재편으로 새로운 G2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올해는 중국의 아시아 패권 장악 정책과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이 노골적으로 부딪치며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미 의회가 지난 연말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일본의 행정관할권을 인정하는 내용과 타이완에 F16 C·D전투기를 판매할 것을 행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의 국방수권법을 통과시키자 중국이 즉각적으로 성명을 내고 강력반발한 것은 갈등 증폭의 전초전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격화됐던 동아시아 영토분쟁의 암운도 쉽게 걷히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 연말 실시된 일본 총선에서 극우 노선을 내세운 자민당이 승리함에 따라 아시아의 안보지형이 더욱 복잡해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방위계획대강(방위대강) 및 미·일방위협력지침(일명 가이드라인)의 수정, 집단적 자위권 확보 등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향한 로드맵을 제시하며 중국 견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도 중국 항공기의 센카쿠 비행에 일본 자위대가 또다시 전투기를 발진시킬 경우 전투기 투입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첨예한 대립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은 또한 필리핀, 베트남 등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에서도 강력한 실력 행사로 위협을 가하고 있어 언제든 화약고로 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기사에서 “40여년간 동북아시아의 질서를 유지해왔던 평화와 번영의 원칙이 흔들릴 위험에 처했다”면서 “동북아시아가 제2의 냉전을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중동 혼란 지속 시리아 유혈사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이집트 내분 등 중동 지역의 불안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시리아는 정부군과 반군 간 22개월간 계속된 내전으로 4만 2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수세에 몰린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관측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가 여전히 적극적인 개입을 주저하고 있어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풀리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해법 찾기도 갈 길이 멀다. 팔레스타인의 유엔 ‘비회원 옵서버 국가’지위 획득으로 양측의 평화협상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팔레스타인 측에 반환해야 하는 관세 수입 송금을 중단하고, 요르단강 서안과 예루살렘 주변에 정착촌 주택 건설을 승인해 팔레스타인과 국제사회의 반발을 유발했다. 중동지역 내 반이스라엘 정서가 더욱 높아지면서 이스라엘과 중동 주변국 간 긴장도 더욱 고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랍의 봄’을 성공적으로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집트 등 일부 아랍권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철권통치자 호스니 무바라크를 몰아낸 이집트는 60년 만에 처음으로 자유민주 선거를 통해 6월 무슬림형제단 출신인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선출했지만 이슬람주의자와 세속주의자 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리비아와 예멘도 ‘아랍의 봄’ 여파로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이슬람주의자의 급부상과 무장 단체의 세력 확장으로 정국 혼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기로에 선 유로존 경제위기 2010년 그리스의 구제금융 신청으로 촉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위기는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며 2013년에도 가장 큰 우려 대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럽연합(EU)의 제도적 장치 및 각 국의 자구책 마련 등으로 유로존이 경제위기의 터널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제기되지만, 재정난과 일자리 창출 등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유로존 위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2월 EU로부터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감독권을 부여 받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최근 2013년도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0.5%에서 -0.3%로 대폭 낮췄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경제활동 위축이 2013년에도 확대될 것이며, 후반기에 점진적으로 경제활동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로존 위기 해결을 주도해온 독일은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독일 정부 경제자문위원회는 2013년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유로존 위기가) 길고 어두운 터널 끝에서 빛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포르투갈과 아일랜드가 금융시장의 신뢰를 상당히 회복했고, 그리스가 진지한 개혁에 나섰다는 점을 유로존 위기 극복의 성과로 꼽았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12월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6단계나 상향 조정한 것도 유로존의 위기 탈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지연과 프랑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더딘 구조조정 등의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 흔들리는 서방 민주주의 유럽의 경제위기와 함께 미국도 ‘재정절벽’ 위기 등 경제가 흔들리면서 서방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으며, 이 같은 현상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이 재정·금융위기에 대처하지 못하면서 서방 선진국의 민주주의 모델이 위기를 맞았으며, 이는 2013년 가장 시급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경제에서 발생했지만 근본적 약점은 정치라는 것이다. 서방의 계속되는 경제적 실패는 국력 면에서 국제적 지위가 약화, 국제무대에서의 역할과 국익 추구 등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포린폴리시는 “수십년 동안 미국과 유럽은 국제적 거버넌스(통치·관리)의 두 중심으로 국제적 문제 해결에서 경험을 쌓아왔으나 이 같은 자산은 모두 자신들의 거버넌스의 성공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 뒤 “이들의 모델이 더 이상 성공할 수 없으면 세계는 리더십을 찾기 위해 다른 곳을 바라볼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위기로 촉발된 미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축소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군은 2014년 말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대부분의 병력을 철수시킬 예정이며, 이에 따라 파키스탄과 이란, 인도, 중앙아시아 등 아프간 주변 국가들은 이미 미군의 아프간 철수 후 그들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지출삭감 필요성은 앞으로 몇년 내 미국이 국제적 역할을 축소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포린폴리시는 “미국의 후퇴에 따른 조정이 따를 것이며 이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이란·북한 핵개발 위협 이란과 북한의 핵개발 위협은 올해 국제사회가 직면한 최대 도전과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이란은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아 인플레이션, 실업난 등 핵개발 추진에 따른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그러나 이란은 꼬리를 내리지 않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고, 미국은 전쟁보다는 협상을 앞세우며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는 22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선거 유세에서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며 이란의 핵개발을 중지시키는 것을 최우선 정책으로 둘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외신기자 회견에서 “이스라엘은 이미 레드라인(금지선)에 도착해 있다.”며 “이란이 일단 농축을 시작하게 되면 핵무기 프로그램을 막을 기회는 완전히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3년 봄이나 여름에는 이란이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양의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면서, 국제사회의 보다 강력한 제재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초강경 정책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과 전쟁 반대 여론, 총선 결과 등에 따라 유동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의 핵개발도 농축 정도에 따른 줄타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12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북한의 핵개발도 이달 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과에 따라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북한의 3차 핵실험 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협상 재개가 주목된다.
  • 미혼의 여성대통령, 아버지가 만든 ‘제2부속실’ 없앨 듯

    미혼의 여성대통령, 아버지가 만든 ‘제2부속실’ 없앨 듯

    대한민국 최초의 싱글 여성 대통령을 맞아 청와대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사상 처음으로 여주인을 맞게 되는 청와대에서는 그동안 ‘퍼스트 레이디’인 영부인의 비서 업무를 맡았던 제2부속실이 사라지는 것이 제일 큰 변화가 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은 제2부속실을 굳이 존속시킬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제2부속실은 영부인의 일정 및 행사 기획, 활동 수행 및 비서업무, 대내외 네트워크와 관저생활 등 영부인의 24시간을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김윤옥 여사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의 직원은 모두 6명이다. ●대통령 부인 일정관리·행사 수행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선거운동을 할 때부터 같이 일했던 미용 담당자, 코디네이터 등도 제2부속실에 소속되어 있다. 제2부속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2년 대통령 부속실에서 독립시켜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김두영 전 청와대 제2부속실 행정관은 육영수 여사 시절 제2부속실 업무에 대해 “어린이 관련 행사 사회를 보고, 청와대에 들어온 진정서 내용을 직접 조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조직은 대통령령으로 결정 가능한 사항인 만큼 모든 결정은 새 대통령이 하게 되지만, 아버지가 만든 제2부속실이 딸에 이르러 사라지게 됐다. ●행안부 “의전상 변화 없을 것” 의전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의 주요 의전행사를 맡은 행정안전부 의정관 관계자는 “여성 대통령의 취임식은 의전상 변화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선인이 굳이 퍼스트 레이디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퍼스트 레이디의 역할은 정치적 비중이 낮거나 사회적 소외계층을 돌보는 것이어서 이 같은 역할은 국무총리실이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박 당선인은 1974년부터 5년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다. 한쪽에서는 정상 부부가 동반하는 외교 행사를 대비해 ‘퍼스트 젠틀맨’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미혼 여성 지도자의 부부동반 만찬에는 총리 부인이나 외교장관 부인이 배석하기도 한다. 현재 세계 정상 가운데 박 당선인처럼 미혼인 여성 정상은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를 포함해 3명이 있다. 요한나 시귀르다르도티르 아이슬란드 대통령은 합법적인 동성애자이고,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이던 남편과 사별했다. 길라드 총리는 팀 매티슨과 정식 결혼이 아닌 사실혼 관계에 있다. 매티슨은 미국 미셸 오바마 여사가 주최한 퍼스트레이디 모임에 유일한 청일점으로 참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매티슨은 ‘퍼스트 젠틀맨’이 아니라 ‘퍼스트 블로크’(bloke·남성을 뜻하는 속어)라 불렸다. ●태국 女총리는 나홀로 행사에 박 당선인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남편은 요아힘 자우어 훔볼트대 교수다. 그는 별명이 ‘오페라의 유령’이다. 자우어 교수는 정상회담에 가끔 참여하긴 하지만, 대중 앞에 나서길 꺼리고 ‘메르켈의 남편’이라 불리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전한다. 하지만 오페라를 워낙 좋아해 가끔 메르켈 총리와 함께 음악 축제에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진다고 해서 ‘오페라의 유령’이란 별명이 붙었다.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도 공식 행사에 거의 남편을 대동하지 않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서울광장] 박근혜 당선인, 인수기간 꼭꼭 숨어라/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근혜 당선인, 인수기간 꼭꼭 숨어라/최광숙 논설위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가 끝났어도 긴 선거 여정의 피로를 풀 사이도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현충원 참배로 공식일정을 시작한 박 당선인은 그제만 해도 기자간담회, 미·중·일·러 등 4강 대사와의 접촉,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전화 통화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어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동북아 안보 현안 등을 논의했다. 당선인에겐 앞으로도 무수한 일정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선인에게 대외활동을 대폭 줄이라고 제안한다. 이왕이면 일정을 팍팍 줄이는 데 머물지 말고 가능한 한 숨어 있을 것을 권한다. 취임 전 67일은 그 어느 때보다 금쪽같이 써야 하기 때문이다.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새 정부의 성패가 결정될지도 모른다. 한 정부 부처는 이미 당선인을 초청하는 행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겉으로는 민간단체가 주관한 행사지만 실상은 그런 행사를 핑계로 부처 공무원들이 당선인과 ‘눈도장’을 찍으려고 마련한 ‘기획성 행사’라고 한다. 어디 이 부처뿐이겠는가. 정권 인수 업무를 챙기기도 바쁜데 당선인이 혹시 이런 식의 행사들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면 67일은 후딱 지나갈 것이다. 갖가지 민생 탐방으로 포장한 자리라면 더욱 거절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여기저기 사람 만나고 현장을 다니다 보면 그것은 선거전 모드와 다를 것이 없다. 이젠 마음을 가다듬고 새 정부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해도 시간이 모자란다. 선거 때처럼 전국을 누비면서 보낸 숨가쁜 일정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선거는 끝났다. 이젠 국정 운영을 준비하는 모드로 재빨리 전환해야 한다. 지난 2008년 말 첫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기 전 오바마 당선자의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당선 직후 자신의 선거캠프가 있던 시카고에서 감동적인 당선 연설을 마친 뒤 거의 잠적하다시피 했다. 워싱턴 DC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인수 기간 현장 방문도 없었고, 각계 인사들과도 거의 만나지 않았다.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자신과 함께 국정을 이끌 백악관과 내각의 장관 내정자들을 소개하고, 자동차산업 지원방안을 발표할 때 등 손으로 꼽을 정도다. 하지만 오바마는 뒤에서 분주했다. 람 이매뉴얼을 차기 비서실장으로 내정하는 등 인수팀 구성을 마치고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직접 인수팀의 총괄을 맡아 조용히, 그러나 내실 있게 정권 인수 작업에만 매진했던 것이다. 과거 우리의 역대 인수위 활동을 보면, 어느 정권에서나 향후 무슨 정책을 추진한다는 식의 기사가 거의 매일 쏟아지다시피 했다. 하지만 오바마와 그의 인수팀들은 정중동(靜中動) 행보로 각자 맡은 일에 열중했다. 정책 부문에서 그들의 인수·인계 작업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철저했다. 우리의 경우 인수위에 파견된 관련 부처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정책 보고서가 작성되는 반면 미국의 인수팀은 직접 부처로 찾아가 그곳에서 현직 공무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정책의 인수·인계 작업을 벌인다. ‘대통령의 성공, 취임 전에 결정된다’라는 책에서 저자 이경은씨는 “오바마는 취임 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엄청난 파도 속에서도 결코 요란 떨지 않으면서 차기 대통령으로서 방향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을 때만 언론 앞에 섰다.”면서 “그래도 그는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인수과정의 모델로 평가받는다.”고 밝혔다. 물론 오바마가 대통령직을 잘 인수할 수 있었던 것은 부시 현직 대통령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권 인수 방식은 각 나라마다 다르고 대통령의 스타일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인수위 업무가 정치과정이 아닌 정책과정이 돼야 한다.”는 이씨의 지적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박 당선인도 겉으로 드러나는 요란한 대외활동보다는 꼭꼭 숨어서 차분하게 인수위 활동에만 전념했으면 한다. bori@seoul.co.kr
  • 미래硏·5인모임·서강파 중심축… 새 경제팀이 보인다

    미래硏·5인모임·서강파 중심축… 새 경제팀이 보인다

    경제계의 초미의 관심사는 새 경제팀의 면면이다. 경제팀 진용이 어떻게 짜여지느냐에 따라 명운(命運)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소 성급한 예측이지만 새 경제팀의 힌트는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인맥에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인맥은 국가미래연구원(미래연), 5인 공부 모임, 서강대를 중심으로 한 서강학파 등으로 대변된다. 김광두 서강대 명예교수, 안종범 국회의원이 세 조직에 모두 포함된다. 당내 의원 그룹과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위스콘신 4인방’도 있다. 여러 그룹에 걸쳐 있는 인물은 아무래도 당선인의 신망이 두터울 수밖에 없다. 우선 박 당선인의 대권 수업을 담당한 5인 공부모임이 눈에 띈다. 박 당선인이 2007년 당내 대선 후보 경선 패배 이후 당직에서 물러나 경제공부를 하던 시절의 스승들이다. ●남덕우·김종인 조언그룹으로 남을 듯 김광두 교수, 안종범 국회의원, 최외출 영남대 지역및복지행정학과 교수, 김영세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다. 김광두 교수는 힘찬경제추진단장, 안 의원은 정책메시지본부장, 최 교수는 기획조정특보 등으로 캠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신 교수와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남편인 김영세 교수는 캠프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김광두 교수는 2007년 당내 대선 경선 때 당시 박 후보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 질서는 세우자) 공약을 만들었다. 김 교수가 2010년 미래연을 출범시켰고 박 당선인이 여기에 회원으로 참여하면서 미래연은 자연스럽게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가 됐다. 정권 초기에는 교수 출신이 경제부처 장관으로 자주 왔다는 점에서 김 교수의 내각 입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많다. 미래연에는 5인 공부 모임 출신인 최 교수와 안 의원도 속해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김인기(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중앙대 명예교수, 홍기택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등도 미래연에 몸담았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이기도 한 안 의원은 재정과 세제 전문가이다. 행정고시 7회 출신인 이 대표는 재무부(기획재정부 전신)에서 금융과 세제 업무를 했다. 김광두 교수와 함께 경제부처 수장 후보로 유력하게 오르내린다. 최 교수는 1977년 ‘새마을 장학생 1기’로 영남대에 입학했다. 지난 9월 문을 연 영남대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장이기도 하다. 캠프의 ‘숨은 실세’로 알려져 있다. 5인 공부 모임이나 미래연보다 외연이 넓은 조직으로는 서강학파가 있다. 김광두 교수와 남덕우 선진화포럼 이사장,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등이 좌장 격이다. 남 이사장은 1964년부터 1969년까지, 김 위원장은 1973년부터 1985년까지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친박핵심 최경환 의원도 뺄 수 없어 남 이사장이 김광두 교수를 박 당선인에게 소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은 2006년 국회의원 교류단체인 한·독협회장 시절, 독일 방문을 앞둔 박 당선인과 만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총리까지 역임한 남 이사장은 올해 88세, 노태우정권 경제수석 출신인 김 위원장은 72세다.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조언 그룹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전준수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김홍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등도 서강인맥으로 분류된다. 당내에서는 친박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최경환 국회의원을 뺄 수 없다. 안종범·강석훈·유승민 의원과 함께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아 위스콘신 4인방으로 불린다. 안 의원과 강 의원은 이한구 대표가 대우경제연구소장으로 있던 시절 연구소에 함께 근무했던 인연도 있다.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 경제정책 중 노동분야를 책임졌던 이종훈 의원, 디지털정당위원장을 맡은 전하진 의원, 새누리당 사무총장으로 당 살림을 챙긴 서병수 의원 등도 경제 브레인으로 분류된다. 서 의원은 박 당선인과 서강대 동문이다. 서강대를 나온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 이상돈 전 외환은행 부행장 등도 외곽에 포진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변화와 개혁 반드시 이루겠다” 대국민 약속으로 첫발

    “변화와 개혁 반드시 이루겠다” 대국민 약속으로 첫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박 당선인의 첫날 행보는 선거운동 일정만큼 분주했다. 선거 기간 함께했던 인사들과 잠시 소회를 나눈 뒤 하루 만에 주한 4강 대사를 모두 만나며 본격적인 외교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도 통화하며 문 후보를 위로했다. 박 당선인은 오전 8시 45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나섰다. 자택 주변에 모여 있던 지지자들에게 “안녕하세요. 이렇게 추운데 어떻게 나오셨어요.”라고 인사했다. 박 당선인은 청와대 경호처에서 제공한 방탄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유세를 다니며 이용했던 승합차를 탔다. 오전 9시쯤 동작구 국립현충원에 도착한 박 당선인은 기다리고 있던 선대위 관계자들과 나란히 참배했다. 황우여·김성주·정몽준·이인제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해 100여명의 선대위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박 당선인은 헌화 및 분향을 마친 뒤 방명록에 “새로운 변화와 개혁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박 당선인은 이승만 전 대통령과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박 당선인은 오전 10시쯤 새누리당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 도착해 당선인 신분으로 첫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비전 등을 전달했다. 노무현·이명박 대통령이 첫날 대규모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진 것과 대비됐다. 기자회견을 마친 박 당선인은 비공개 일정으로 선거 유세를 수행하던 중 교통사고로 숨진 이춘상 보좌관과 김우동 홍보팀장의 납골묘를 찾았다. 오전 10시 50분쯤 정치 여정 15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이 보좌관의 납골묘가 마련된 경기 고양시 하늘문공원을 먼저 방문했다. 박 당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이 놓여진 납골묘에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라며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낮 12시 박 당선인은 여의도 근처에서 선대위 관계자들과 오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박 당선인은 “정치인으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국민을 믿는 길밖에 없다. 그런데 국민을 믿으려면 진실해야 한다. 그러면 국민은 그에 소박하게 보답하고, 은혜를 주고받으며 국민과 정이 생긴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은 오후 문 후보에게도 전화를 걸어 “앞으로 국민을 위해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에 문 후보는 “박 당선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제가 당을 책임지고 끌어갈 수는 없겠지만 민주당이 정파와 정당을 넘어서 국정에 협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고 김현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후 오후 2시 30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도 박 당선인은 관계자들에게 노고와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당선인은 해단식에서 “우리의 승리가 정말 값진 것이지만 우리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잘 챙기고 담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면서 “야당을 소중한 파트너로 생각해서 국정운영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오후 8시부터 10분 남짓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통화를 했다. 박 당선인과 메르켈 총리는 이공계 출신의 보수정당 여성 당대표를 지낸 공통점 등으로 각별한 친분을 유지했고 박 당선인이 지난 8월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을 때 메르켈 총리가 친서를 보내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는 내년 한·독 수교 130주년을 맞아 박 당선인에게 독일 방문을 초청했다. 이어 오후 8시 30분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전화통화로 유엔과의 협력, 남북관계 개선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박 당선인의 첫날 행보는 역대 대통령들의 일정에 비해 ‘초스피드’로 진행됐다. 2007년 당시 이명박 당선인은 당선 9일 만에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회동했다. 박 당선인이 이날 오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강 대사를 차례로 접견했지만 2007년 이 당선인은 20일과 21일 이틀에 걸쳐 4강 대사를 만났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필리핀·싱가포르서 ‘2세들’ 활약중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으로 첫 번째 ‘부녀(父女) 대통령’이 탄생함에 따라 세계의 부녀 대통령, 부자(父子), 모자(母子) 대통령 및 총리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녀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의 아크멧 수카르노와 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필리핀의 디오스다도 팡간 마카파갈과 딸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등 세계적으로 두 집안뿐이다. 인도네시아 수카르노 전 대통령(1901~1970)은 1927년 인도네시아 국민당을 조직해 독립운동을 하다 온갖 고초를 다 겪었다. 1949년 독립과 함께 초대 대통령에 선출돼 1963년 종신 대통령에 올랐으나 군부 쿠데타로 1967년 수하르토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고 가택연금 상태에서 세상을 떠났다. 1998년 수하르토가 실각하자 부통령이 된 딸 메가와티는 2001년 와히드 대통령이 부정부패로 탄핵돼 2004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필리핀 디오스다도 마카파갈 전 대통령(1910~1997)은 제헌의회 의장 출신으로 마르코스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막기 위해 신헌법을 제정하는 등 노력했으나 실패했다. 1957년부터 1961년까지 부통령을 역임한 그는 1961년부터 1965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딸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는 2001년 부패 혐의로 사임한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나머지 임기를 승계해 대통령에 취임한 뒤 2004년 재선에 성공해 2010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그러나 통치 기간 중 저지른 부정부패 혐의로 군병원에 구금된 상태다. 미국에는 2대 존 애덤스와 6대 존 퀸시 애덤스, 41대 조지 H 부시와 43대 조지 W 부시 등 지금까지 두 가문에서 부자 대통령을 배출했다. 필리핀에서는 모자 대통령이 배출됐다. 베그니노 노이노이 아키노 현 대통령은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싱가포르 리콴유(李光耀)와 리셴룽(李顯龍)은 부자 총리이고 태국의 탁신 친나왓과 잉락 친나왓은 남매 총리다. 현재 세계적으로 여성으로서 국가 지도자로 활약 중인 인물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호주의 줄리아 길라드 총리,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등이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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