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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탈렉시트?’ 이탈리아도 영국처럼 EU를 떠날까?

    ‘이탈렉시트?’ 이탈리아도 영국처럼 EU를 떠날까?

    1997년 봄, 이탈리아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해다. 그냥 꾸준히 여행만을 다녔기 때문에, 이탈리아의 정치나 경제는 잘 모른다. 아니 아예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여행 책들을 한국과 중국에서 출판했다는 이유만으로 주변에서 이탈리아에 관한 정보를 묻는 경우가 많았다. 그탓에 요사이 만나는 사람마다 묻는 말은 한결같다. '이탈리아는 괜찮냐? EU 안 나가냐?' 이다. 대답은 '나도 모른다'이지만, 상대는 무언가를 더 말해주기를 원한다. 적당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얘기 섞어가며 둘러댈 뿐이었다. 그러다보니 정말로 궁금해졌다. 이탈리아는 EU를 나갈까? 나갈 수 있을까? 브렉시트(Brexit)처럼. 더구나 EU회원국 내에서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4개국)로 폄하되기까지 하는 국가 중의 하나다 보니 그럴만도 하다. 실제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의 EU탈퇴를 또 하나의 시한폭탄으로 보며 면밀한 관심을 쏟고 있다. 이탈리아의 EU탈퇴, 즉 이탈렉시트(Italexit) 혹은 이탈리브(Italeave·Italy+Leave)에 대해 관심있는 이탈리아 현지인들은 과 두루 나눈 얘기를 정리해봤다. ●이탈렉시트는 언론이 만든 이슈? 지난달 23일 오후 10시에 마감된 영국의 EU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결과, 탈퇴가 51.9%, 잔류가 48.1%의 결과가 나왔다. 이로써 영국은 유럽경제공동체(EEC)가입 43년 만에 EU탈퇴를 공식화하게 되었다. 그런데 국내외 언론사들이 다른 EU회원국 27개국 가운데서도 EU탈퇴를 원하는 가장 강력히 원하는 나라로 이탈리아를 포함한 'PIGS 4개국'을 강력히 지목하였다. 더구나 국내외 여러 언론 매체에 이탈리아의 극우정당인 북부리그당(Lega Nord) 당수인 마테오 살비니(Matteo Salvini·43)의 ‘영국 국민의 위대한 선택’이라는 표현을 빌려 이탈리아 역시 EU탈퇴를 준비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면서 이슈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현지에서 북부리그당(Lega Nord)의 경우 실제 정치적 영향력이 극히 미미하다. 애당초 반이민, 반외국인, 반EU의 극우 포퓰리즘의 기치를 내세운 군소 정당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이탈리아 전체 여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을 뿐 아니라 이탈리아의 주류 의견을 대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이슈를 추구하는 외신 스포트라이트를 북부리그당수인 마테오 살비니가 받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탈리아의 EU탈퇴 즉 ‘이탈렉시트'는 현실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아니, 이탈리아 현지인들은 크게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영국은 애초부터 유로화를 쓰지 않던 반(半) 유럽인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정통 유럽의 정신을 잇는다고 자부하던 이탈리아로서는 EU를 나갈 정서적인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 국내외 언론들이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 바로 영국사람 특유의 반 대륙적 기질과 대영제국에 대한 자부심이다. 즉, 영국의 EU탈퇴, 브렉시트(Brexit)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바로 영국 국민들이 가지는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反感) 때문이라는 사실은 대개의 유럽인들은 느낌으로 알고 있다. 영국의 여론조사업체인 ‘입소스모리(Ipsos MORI)’가 6월 16일에 공개한 1257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영국의 EU탈퇴 이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이민자수의 증가’ 항목이 3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런 상황을 정확히 설명해주고 있다. 이는 실제 ‘영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탈퇴 이유가 28%인 것을 감안하면 영국 국민들의 이민자들에 대한 정서적인 반감이 영국 EU탈퇴의 가장 큰 원인임을 알 수 있다. 유럽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독일 내 이민자의 수는 1022만 명에 육박하고, 영국의 경우 841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경우 580만 명의 이민자수가 유지되고 있어 이는 독일의 절반수준이며, 이 역시 고정된 이민자수가 아닌 독일이나 영국, 프랑스 등지로 이주할 예정인 이민자들이 많다. 또한 EU의 통계기관인 EU Census의 2011년 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아 출신이면서 다른 EU지역에 거주하는 이탈리아인은 약 125만 명이며, 반대로 다른 EU회원국 출신이면서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이민자의 수는 불과 14만 명에 불과하다보니 이탈리아의 경우 자국민의 해외진출에 있어서 EU의 울타리는 든든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영국의 경우는 이와는 다른 셈법으로 보아야 한다. 영국 출신이면서 다른 EU지역에 거주하는 영국인의 경우 112만 명이지만, 반대로 다른 EU회원국이면서 영국에 거주하는 이민자 수는 통계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폭증하였다. 바로 이 지점이 영국의 EU탈퇴, 즉 ‘브렉시트'가 촉발되는 계기가 된 셈이다. 더구나, 중동, 유럽국가 10개국이 EU에 가입한 2004년부터 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슬로베니아, 키프로스, 몰타, 불가리아, 루마니아 출신 저임금 노동자들 다수가 잉글랜드 남부와 런던 구도심에 대거 이주함에 따라 영국민들의 이민자급증 체감도는 더욱더 높아지게 된 것이다. ●이탈렉시트의 실익은? 외신 언론에서의 이탈리아의 EU탈퇴, 이탈렉시트 소동은 밀라노를 기반으로 한 중소 언론사인 ASKANEWS에서 시작하였다. 6월 24일에 보도한 이탈리아 EU탈퇴 여론 조사에서 잔류가 60%, 탈퇴가 40%라는 지극히 단순한 통계결과가 알려진 것이다.또한 이 조사의 경우 지명도가 낮은 피에폴리(Piepoli)연구소의 부원장인 알레산드로 아마도리(Alessandro Amadori)의 발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통계자료의 경우 정확한 신뢰도나 조사대상이 명확하지 않은 자료로 보여진다. 따라서 이 통계의 경우 이탈리아 정치권이 EU에 대하여 던지는 일종의 정치적 제스츄어 이상의 함의(含意)는 찾기가 힘들다. 실제 2015년말 EU자체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反EU성향은 불과 2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그리스의 경우 反EU성향이 44%, 오스트리아의 경우는 36%에 비하면 그리 크지 않은 反EU성향을 지니고 있다. 또한 엔리코 레타(Enrico Retta·51) 전 이탈리아 총리의 6월 16일 ANSA와의 인터뷰 내용에서 ‘브렉시트의 영향에 따른 우려’를 전하면서 이탈리아의 EU탈퇴 가능성에 대하여 많은 언론사들의 비약적 예측이 시작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EU와 Global Council의 자료에 따르면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인해 이탈리아의 경우 영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에 있어 전체 GDP의 불과 1.7%의 영향을 받을 뿐이어서 슬로베니아와 더불어 브렉시트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나라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아일랜드나 벨기에, 네델란드의 경우 영국을 대상으로 한 교역 규모가 전체 GDP 대비 각각 17.8%, 9.4%, 9%에 달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이탈리아보다는 네덜란드나 벨기에가 EU탈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유럽 현지에서는 점쳐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1951년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벨기에 네델란드 룩셈부르크 등이 설립한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 설립의 원년 멤버이자 현 EU체제의 모태인 1967년 유럽공동체(EC) 발족 당시 주요 역할을 담당한 국가이다. 비록 현재의 EU체제에서 독일과 프랑스만큼의 발언권을 확보하지는 못할지라도 EU체제 유지에 있어서 1985년에 유럽공동체에 참여한 스페인이나 포르투갈과는 다른 입장을 지닐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탈리아의 EU탈퇴라는 극단적인 선택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시나리오임은 현지 언론 및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적하고 있다. 오히려 브렉시트(Brexit)를 통하여 생긴 영국의 빈자리를 이탈리아가 채울 수 있지 않나 하는 기대도 존재하는 것이 현지 언론의 분위기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나토, 러시아에 ‘강경대응’

    “폴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전체 나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될 것이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 “나토는 러시아에 선전포고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 것이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나토가 9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국가에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의 파병을 결정했다. 나토가 유럽에서 러시아 포위망을 강화하면서 서구와 러시아의 갈등이 신냉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28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가진 이틀간의 회의에서 폴란드,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4개국에 4000여명 즉 4개 대대 규모의 병력을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이는 26년 만에 최대 규모이며, 미국이 폴란드에 1000명을 파병한다. 정상들은 또 회원국이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비에 미국은 GDP 대비 3.6%를 쓰며, 영국과 폴란드는 2%를 넘게 지출하지만 프랑스는 1.8%, 독일은 1.2%만 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며 각국에 국방비 증액을 요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이 유럽에 배치한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통제권을 나토가 갖는 방안을 승인했다. 앞서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우크라이나 내전에 개입하면서 미국 등 서구와 갈등을 빚어 왔다. 유럽연합(EU)은 즉각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단행하며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고통을 겪는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 나토는 동유럽에서 공세를 강화하는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초 폴란드에서 24개국 3만 1000명의 병력이 참가하는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의 ‘아나콘다’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국 등 서구가 이번 나토 정상회의 결정으로 대(對)러시아 견제를 강화하자 러시아는 강력 반발하는 모습이다. 알렉산더 그루시코 나토 주재 러시아 대사는 BBC에 “이번 결정은 새로운 철의 장막을 세우는 것”이라며 “대립의 소용돌이를 부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콘스탄틴 코사초프 러시아 상원 외교위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나토의 결정은 베를린 장벽 이후 두 번째 장벽을 세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나토, 러시아에 ‘강경대응’

    “폴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전체 나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될 것이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 “나토는 러시아에 선전포고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 것이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나토가 9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국가에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의 파병을 결정했다. 나토가 유럽에서 러시아 포위망을 강화하면서 서구와 러시아의 갈등이 신냉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28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가진 이틀간의 회의에서 폴란드,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4개국에 4000여명 즉 4개 대대 규모의 병력을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이는 26년 만에 최대 규모이며, 미국이 폴란드에 1000명을 파병한다. 정상들은 또 회원국이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비에 미국은 GDP 대비 3.6%를 쓰며, 영국과 폴란드는 2%를 넘게 지출하지만 프랑스는 1.8%, 독일은 1.2%만 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며 각국에 국방비 증액을 요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이 유럽에 배치한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통제권을 나토가 갖는 방안을 승인했다. 앞서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우크라이나 내전에 개입하면서 미국 등 서구와 갈등을 빚어 왔다. 유럽연합(EU)은 즉각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단행하며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고통을 겪는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 나토는 동유럽에서 공세를 강화하는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초 폴란드에서 24개국 3만 1000명의 병력이 참가하는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의 ‘아나콘다’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국 등 서구가 이번 나토 정상회의 결정으로 대(對)러시아 견제를 강화하자 러시아는 강력 반발하는 모습이다. 알렉산더 그루시코 나토 주재 러시아 대사는 BBC에 “이번 결정은 새로운 철의 장막을 세우는 것”이라며 “대립의 소용돌이를 부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콘스탄틴 코사초프 러시아 상원 외교위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나토의 결정은 베를린 장벽 이후 두 번째 장벽을 세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종인, 남경필과 대담에서 수도이전론에 ´긍정´반응

    김종인, 남경필과 대담에서 수도이전론에 ´긍정´반응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지난 8일 남경필 경기지사와 만나 수도 이전론에 대해 긍정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이날 ‘월간중앙’의 김종인-남경필 대담에서 수도 이전론에 대한 남 지사의 질문에 “수도권 집중은 엄청난 비용을 유발해 국가 효율성을 현저하게 떨어뜨리기 때문에 국가 차원의 대책이 진지하게 모색될 시점”이라고 답했다고 더민주 이재경 대변인이 10일 전했다. 이와 관련 이 대변인은 “김 대표가 수도 이전론에 대해 긍정적으로 수긍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달부터 수도 이전론을 누차 제기해온 남 지사는 인터뷰에서 내년엔 수도권에 3000만명이 거주하게 돼 엄청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와 남 지사는 독일에서 연정을 통해 라인강의 기적을 일군 콘라트 아덴나워 전 총리와 루트비히 에르하르트 전 총리의 사례를 들면서 협치 정신을 강조했다.  김 대표와 남 지사는 개헌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김 대표는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 내각제에 방점을 찍었고, 남 지사는 독일식 모델을 감안한 협치형 대통령제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獨·佛 “발칸 국가 EU가입에 브렉시트 영향 없다”

    獨·佛 “발칸 국가 EU가입에 브렉시트 영향 없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서발칸 정상회의에 참석한 지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정상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이 발칸 국가의 EU 가입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바니아, 보스니아, 코소보 등 서발칸 6개국은 EU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에밀리 디미트리에프 마케도니아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총리. 파리 AFP 연합뉴스
  • 짐 싸는 외국기업 ‘법인세 인하’ 카드로 붙드는 영국

    인하책 주변국 반발 불러올 수도 FTA 체결 등 후속 조치도 내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보따리 싸는 기업을 붙들기 위해 영국이 법인세를 인하할 계획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기업들의 영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현행 20%인 법인세율을 주요 국가들보다 낮은 15% 이하로 끌어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2017년 4월 19%, 2020년 4월 17% 등 단계적 인하 로드맵을 제시했다. 오즈번 장관은 “영국은 앞으로의 지평과 여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의 법인세율 인하 카드는 영국이 직면한 리스크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현재까지 파운드화 가치는 11% 곤두박질쳤고, 유럽연합(EU) 회원국 기업들은 금융 중심가인 런던에서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후임을 둘러싸고 여당인 보수당 내 당권 투쟁과 야당인 노동당의 내분에 따른 정치 불안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에릭 닐슨 유니크레디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의 EU 탈퇴를 되돌리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 경제가 앞으로 몇 분기 경기 침체에 빠질 공산이 크고 그 충격은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즈번 장관은 법인세 인하와 함께 영국과 무역 관계를 맺고 있는 각국과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을 신속히 추진하고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투자자금도 유치하는 한편 ▲은행 대출 지원 ▲노던 파워하우스(Northern Powerhouse·북부지방을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바꾸는 계획) 투자 확대 ▲재정신뢰도 유지 등 브렉시트 후속 조치도 내놓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즈번 장관의 제안이 실현되면 영국 법인세율이 아일랜드의 12.5%에 바짝 근접하게 돼 독일 등 주변국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기업세제센터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법인세율은 평균 28.7%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朴대통령, 14~18일 ASEM 참석 위해 몽골 방문

    박근혜 대통령은 제11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참석과 몽골 공식 방문차 오는 14∼18일 몽골 울란바토르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4일 밝혔다. 이번 ASEM 정상회의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브렉시트) 이후 열린다는 점에서 브렉시트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15∼16일 ASEM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지지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대표가 아직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EU에서는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독일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참석할 것으로 보여 박 대통령과의 조우가 예상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박 대통령 간 조우도 관심이다. 다만 한·중, 한·일 정상 간 별도 회동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ASEM 정상회의 이후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의 초청으로 17∼18일 몽골 공식방문 일정을 진행한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5년 만인 이번 방문을 통해 박 대통령은 몽골과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요한 슈나이더 암만 스위스 대통령이 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 13~14일 한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스위스 대통령의 방한은 1963년 양국 수교 이래 처음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로봇 굴기’까지… 獨 자존심 쿠카 먹어치우는 中

    ‘로봇 굴기’까지… 獨 자존심 쿠카 먹어치우는 中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가 독일의 대표적 로봇업체이자 세계 4대 산업용 로봇 메이커인 쿠카의 최대 주주가 된다. 이제 중국이 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로봇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메이디는 12억 유로(약 1조 5400억원)를 주고 쿠카의 대주주인 보이트가 갖고 있는 쿠카 지분 전량(25.1%)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메이디는 지난해 8월 쿠카의 지분 5.4%를 사들인 뒤 올해 5월 13.5%까지 지분율을 늘렸다. 이번에 보이트의 주식까지 매입하면 메이디는 쿠카 지분 38.6%를 갖게 돼 1대 주주로 올라선다. 이에 따라 쿠카의 경영권까지 확보하려는 메이디의 목표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독일 정치권은 설립한 지 100년이 넘은 자국 로봇업체를 중국 자본이 인수하는 것에 불쾌감을 표시해 왔다. 최근 두 나라 정부도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방중을 계기로 이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결국 메이디가 쿠카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최대 한도를 49%로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디 역시 독일 내 여론을 달래기 위해 2023년 말까지 쿠카의 공장과 일자리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내용의 합의안을 체결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메이디는 지난 3월 4억 7300만 달러(약 5676억원)에 일본 도시바의 백색가전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또 하나의 대형 해외 기업 M&A에 성공하게 된다. 초등학교 학력의 창업자 허샹젠(74)이 1968년 병뚜껑 생산을 위해 세운 메이디는 현재 200여종의 가전제품을 생산하며 중국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가전업체로 성장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브렉시트로 인한 독일 급부상 두고 유럽 내 논란

    브렉시트로 인한 독일 급부상 두고 유럽 내 논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역내 제2 경제대국인 영국이 EU에서 떠나기로 하면서 독일의 목소리가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보이자 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차 대전 전범국인 독일의 재부상에 대해 유럽 국가뿐만 아니라 독일 내에서도 우려가 있지만 독일이 ‘보통 국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WP는 일부 유럽인들이 독일의 ‘원죄’ 때문에 독일이 EU 주도 세력으로 부상하지 못하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이 위기에 부닥쳐 흔들리는 상황에서 강력한 경제력과 안정성을 지닌 독일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WP는 진단했다.  현재 유럽에서 영국은 EU 탈퇴를 결정했고 프랑스는 경기 침체와 테러,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대량 실업과 정치적 불안으로 고통받는 처지다.  이 같은 독일의 급격한 부상을 둘러싸고 가장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는 곳은 독일 내부다.  한쪽에서 나치의 망령을 떠올리며 민족주의의 재부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제 보통 국가로 나아갈 수 있다는 반박이 나오고 있다.  독일 만하임 대학에 재학 중인 제니퍼 베르드바인은 녹색당 청년 조직 500여명과 함께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에 독일 국기를 내걸지 말자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벌였다.  이는 독일 내 논란을 일으켰으나 일부 학생 조직들도 동참하며 호응을 받았다. 베를린과 다른 지역의 일부 바와 식당에서는 이와 관련한 문구가 내걸렸다.  베르드바인은 2차 대전의 악몽을 겪은 유럽 대륙에서 독일이 독보적인 위치를 다시 차지해서는 안 된다면서 “독일이 유럽 내 정치적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해 경제적 힘을 사용하면서 너무 앞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 기민당의 자매 보수 정당인 기사당의 한스-페터 프리드리히 연방하원 의원은 독일이 영국의 EU 탈퇴를 맞이해 더 많은 짐을 어깨에 져야 한다며 ‘보통 국가론’을 주장했다.  프리드리히 의원은 “브렉시트 때문에 독일은 명백히 더 많은 책임을 얻었다”면서 국기를 반대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일부 독일 사회가 여전히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독일 외부에서는 독일이 EU 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을 때 혼란스러운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리더십을 의심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난민 정책이 대표적 사례이며 크림반도 병합을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계속되는 갈등도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메르켈 총리의 지도력이 없었다면 유럽이 겪고 있는 사안이 지금보다 훨씬 더 나빠졌을 거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글로벌 시대] 브렉시트와 신자유주의 세계화/진달용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교수

    [글로벌 시대] 브렉시트와 신자유주의 세계화/진달용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교수

    신자유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이 30여년 만에 삐걱거리고 있다. 최근 유럽연맹을 탈퇴하기로 한 영국의 결정이 신호탄이다. 브렉시트로 알려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이 유럽의 일부 국가들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의 주장과 맞물리면서 향후 신자유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의 향방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브렉시트는 독일이 중심이 돼 가는 EU 체제에 대한 불만, 이민자 급증과 이로 인한 자국민들의 일자리 감소, 그리고 국제 테러에 대한 불안감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브렉시트는 그러나 무엇보다 신자유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내재하고 있던 문제점이 곪아 터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영국과 미국이 중심이 돼 전개한 신자유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한계로 치달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잘 알려진 대로 영국의 대처 총리와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1980년대 초반부터 전개한 국제 정치경제 질서다. 신자유주의 이론의 정신적 지주로 알려진 미국 시카코대학의 밀턴 프리드먼 교수의 주장에 따라 국가의 역할을 축소하고 사기업들의 이윤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시장 개방과 공기업의 사유화, 그리고 탈규제를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자유주의 이론은 1990년대 초반 이후 전 세계가 단일시장과 단일 문화권으로 상호 의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글로벌라이제이션 현상과 맞물리면서 전 세계를 지배하는 핵심 이론으로 역할하게 된다. 문제는 신자유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근본적으로 미국과 영국의 이익을 위해 실현된 국제 정치경제 질서라는 점이다. 미국과 영국은 겉으로는 신자유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으로 인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동일하게 경제적인 혜택을 누릴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제 대국인 미국과 영국이 전 세계 기업들에 시장을 개방하는 만큼 개발도상국가들도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국가는 탈규제와 개방화를 주도해야 하며, 기업들을 지원하는 역할만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과 영국은 그러나 실제로는 신자유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이익이 자기들에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예들 들어 1993년부터 시작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서명하는 자리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은 NAFTA를 통해 1995년까지 미국 내에서 2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멕시코가 얻는 것은 경제적인 이익이 아니라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결국 경제적 이익은 미국이 가져가겠으니, 멕시코는 이번 기회를 통해 미국식 민주주의를 배우면 좋지 않으냐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의 핵심을 극명하게 보여 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브렉시트는 신자유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한동안은 미국과 영국의 혜택을 위해 존재했지만, 앞으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자신들이 당초 주장했던 국제정치 결제 질서를 스스로 뒤집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미 대선 후보인 트럼프가 날마다 주장하는 바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브렉시트는 결국 국경 없는 국제 정치경제 질서는 자국 이익이 우선하지 않는 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브렉시트는 국가간 자유무역협정(FT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우리나라 정부가 향후 국제 정치경제 협상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고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한 교훈을 던져 주고 있다.
  • [특파원 칼럼] 푸쥔 회장과 원희룡 지사/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푸쥔 회장과 원희룡 지사/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중국 신화롄(新華聯)그룹 창업자 푸쥔(傅軍) 회장은 저돌적인 사업가다. 올해 3월 중국 양회(兩會·전인대와 정협)에서 7000만원짜리 스위스 명품 손목시계를 흔들며 ‘명품 육성론’을 외쳐 “양회는 역시 가진 자들의 잔치”라는 비난을 촉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후난성 지방 공무원 출신인 그는 단돈 1000달러를 들고 말레이시아로 건너가 사업을 시작해 부동산·화학·술·금융업에 걸쳐 80여개 계열사, 종업원 5만여명, 연매출 11조원에 이르는 대기업을 일궜다. 푸쥔 회장이 지난달 21일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한국 특파원들을 초대했다. 베이징 시정부가 옮겨 갈 퉁저우(通州)에 들어선 신화롄그룹 본사는 대리석으로 지어진 거대한 궁궐 같았다. 푸쥔 회장이 한국 기자들을 초대한 이유는 신화롄그룹의 제주도 투자 계획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회사는 한국의 블랙스톤리조트와 함께 제주에 리조트를 짓기로 하고 이미 1800억원을 들여 부지 매입과 제주 KAL호텔 카지노를 인수했다. 최종적으로 1조 8000억원을 투자해 국제 수준의 친환경 리조트를 짓는 게 신화롄의 구상이다. 푸쥔 회장은 인허가가 늦어져 몸이 달아 있는 듯했다. “100억 위안(약 1조 8000억원)이 작은 돈입니까?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제주도민을 많이 채용하고, 세금도 많이 내겠다는데 왜 주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푸쥔 회장은 이런 말도 했다. “중국 지방 행정도 느려 터져 있는데, 한국 지방정부는 더 느린 것 같습니다. 중국에는 10억 달러 이상 투자하면 일사천리로 인허가를 내주는 ‘녹색통도’(色通道)라는 제도가 있는데, 한국에는 이런 거 없습니까?” 푸쥔 회장을 만난 뒤 3일 만에 베이징에서 원희룡 제주지사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돌진해 오는 ‘차이나 머니’ 앞에 선 원 지사의 고민이 깊어 보였다. “신화롄그룹은 나름대로 믿을 만한 기업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카지노가 목적인 것 같아요.” 원 지사는 중국 자본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모든 카지노 테이블의 매출을 실시간으로 판돈의 20%를 세금으로 내지 않는다면 카지노 확장을 해 주지 않겠다고 했다. 직원 80% 이상 도민 채용, 계약의 50% 이상 제주 업체 참여가 보장돼야 신규 사업 허가를 내준다고도 했다. 원 지사의 결론은 무분별한 자본 유치로 혹독한 대가를 치른 뒤 나온 제주도의 반성일 것이다. 중국 자본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곳은 제주만이 아니다.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는 중국인 부동산 투자를 규제하자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대만과 홍콩은 중국 관광객이 감소해 경제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의 과잉생산을 비난하는 세계 철강 업계는 중국이 인수해 주지 않으면 노동자들이 길거리에 나앉아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유럽 경제의 소방수로 불리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조차 중국을 방문해 자국의 대표 로봇기업 인수를 재고해 달라고 사정할 정도다. 제주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된 것은 돈 때문이 아니라 천혜의 자연환경과 제주 사람들이 수천년 이어온 문화 때문이다. 그렇다고 카지노에서 베팅하고 싶어 하는 외국 관광객에게 올레길만 걸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제주도가 중국 자본에 빗장을 걸 만큼 돈이 넘치는 것도 아니다. 아름다운 섬 제주가 어느 국가도 통제하지 못하는 ‘글로벌 포식자’를 제대로 관리하는 모범 답안을 내놨으면 좋겠다. window2@seoul.co.kr
  • 브렉시트 이끈 존슨, 총리 경선 사퇴… ‘제2의 대처’ 메이 힘받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혼란에 빠진 영국을 이끌 보수당 새 대표 겸 차기 총리 경선이 29일(현지시간) 시작됐다. 하지만 가장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되던 보리스 존슨(왼쪽·52) 전 런던시장이 출마 선언 하루 만에 경선을 포기하면서 정국이 예측 불허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존슨 전 시장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스스로가 새 총리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며 집권 보수당 차기 대표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그와 함께 EU 탈퇴 진영을 주도한 마이클 고브(48) 법무장관이 자신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총리 후보에 직접 도전하겠다고 밝힌 뒤 이뤄졌다.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온 24일만 해도 존슨이 차기 당 대표와 총리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압도적이었다. 이 때문에 영국 정가는 그가 총리에 당선되면 브렉시트 진영을 함께 이끈 고브와 권력을 나눠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일부 보수당 의원들이 “EU 탈퇴론자가 아니었던 존슨이 개인적 욕심을 채우려고 (자신의 신념과 다른) 브렉시트를 밀어붙였고 당 대표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까지 낙마시켰다”고 비판하면서 평판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당 대표 선거에서 존슨을 도우러 모인 이들 대부분이 정치적으로 ‘함량 미달’인 것으로 드러나 그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됐다. 여기에 고브 장관의 부인이 고브에게 “존슨에게 확실하게 자리 약속을 받지 못하면 공개적인 총리 후보 지지 선언을 미루라”고 요구한 이메일이 29일 공개돼 파문이 커졌다. 이는 보수당 리더들이 ‘자리 거래’ 과정에서 뭔가 갈등이 불거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동시에 존슨 전 시장의 강력한 동반자인 고브조차도 그의 정치력을 믿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줬기 때문이다. 결국 고브 장관은 존슨에 대한 지지를 접고 “경선에서 그와 맞붙겠다”고 선언했다. 충격을 받은 존슨은 고브 장관의 출마가 사실상 보수당 주류 세력의 암묵적 동의하에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용퇴 결정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테리사 메이(오른쪽) 장관이 존슨 전 시장 반대파를 중심으로 지지세를 넓히며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여성인 메이 장관은 보수당 지지자들에게 전 총리인 마거릿 대처(1925~2013)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데다 ‘EU 수장’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가 보수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차기 당 대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메이 장관이 31%로 1위를 차지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잔류 진영이던 메이 장관은 “새로 만들어질 브렉시트 담당 부처를 탈퇴 진영 인물들로 채우겠다”는 ‘탕평 인사’를 주요 선거 공약으로 내놓았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브렉시트 세력까지 끌어안고 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보수당 대표 선거는 30일까지 입후보한 후보들 가운데 보수당 하원의원(331명) 투표에서 2명으로 압축한 뒤 모든 당원이 참여하는 투표를 통해 최종 선출한다. 새 대표는 9월 9일까지 선출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망신 자초한 홍기택 휴직, 후속대처 잘하길

    산업은행 회장을 지낸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가 지난 27일부터 돌연 6개월 휴직에 들어간 사실이 드러났다. 홍 부총재는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AIIB 이사회에 구두로 휴직을 알린 데다 지난 25일 AIIB 첫 총회에도 불참했다. 개인 사정으로 휴직할 수는 있지만 홍 부총재의 경우에는 맞지 않는다. 홍 부총재를 둘러싼 현 상황에 비춰 볼 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더욱이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총회에 참석했다가 진리췬 AIIB 총재에게서 들었다니 국제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 AIIB는 올 1월 중국 주도 아래 아시아 국가들의 인프라 건설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출범한 국제금융기구다. 미국과 일본의 영향력이 큰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에 대응할 목적으로 설립된 탓에 우리 정부는 미국의 눈치를 살피며 어렵사리 참여했다. 우리나라의 분담금은 37억 달러로 57개 회원국 중 중국·인도·러시아·독일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다. 그런데 홍 부총재는 AIIB의 최고위험관리자(CRO)라는 막중한 직책을 맡고도 정부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휴직해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홍 부총재는 박근혜 정권 인수위원 출신으로 정부 출범과 함께 산은 회장에 오른 ‘낙하산’ 인사다. 회장을 맡는 동안 조선·해운업 등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미루다 결국 위기를 맞았다는 책임론의 휩싸여 있다. 대우조선의 1조 5000억원 분식회계를 묵인해 주고 4조 2000억원을 신규 지원했다. 대우조선 임직원에게 877억원의 부당 격려금 지급을 허락하는 등 관리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게 감사원의 감사 결과다. 홍 부총재는 얼마 전 언론 인터뷰에서 “들러리 신세”라며 대우조선 지원의 결정을 청와대와 금융위원회에 떠넘겼다. 무책임의 전형이다. 홍 부총재의 부적절한 처신은 인사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그는 산은 회장 임기 만료를 두 달 앞둔 지난 2월 AIIB 부총재로 영전했다. 당시 감사원의 봐주기 감사에다 정권 실세들의 밀어주기가 크게 작용했다는 뒷말이 무성했다. 적임자가 아니었던 만큼 추천한 사람들의 책임도 만만찮다. 정부는 후임 인선을 서둘러야 한다. 막대한 부담금을 내면서 다른 나라에 부총재 자리를 뺏긴다면 국가적인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AIIB 부총재에 정치적 고려가 아닌 전문성 있는 인사를 엄선해 더이상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브렉시트 후폭풍] 英·EU 어색한 첫 만남… “9월 이후 vs 당장” 탈퇴 협상 신경전

    [브렉시트 후폭풍] 英·EU 어색한 첫 만남… “9월 이후 vs 당장” 탈퇴 협상 신경전

    메르켈 “가족서 탈퇴하길 원하면 특권 누리고 의무 저버릴 수 없어” 캐머런 “EU와 긴밀한 관계 추구” 영국과 유럽연합(EU) 정상이 28일(현지시간) 영국의 EU 탈퇴 결정 이후 처음으로 마주 앉아 탈퇴 협상에 관해 논의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어색한 분위기에서 만난 27개국 EU 지도자들은 탈퇴 협상 시작 시기를 명확히 할 것을 촉구했지만 캐머런 총리는 자신의 후임이 결정되는 9월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만찬에 참석해 지난 23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영국의 정치·경제적 상황과 정부 대책을 설명했다. EU 정상들은 이를 바탕으로 다음날 캐머런 총리를 배제한 오찬회의를 열고 영국과의 탈퇴 협상 과정에 대해 토의한 뒤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캐머런 총리는 만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탈퇴 이후에도 영국은 EU와 긴밀한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면서 “탈퇴 절차가 가능한 건설적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캐머런 총리의 바람과 달리 영국과 EU는 이날 탈퇴 협상 개시 시점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영국은 올 가을 이후에나 공식적인 탈퇴 절차를 밟아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EU 주요국들은 다른 회원국의 추가적인 EU 이탈을 막기 위해 영국에 당장 탈퇴 절차를 개시해 협상에 나서라고 압박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독일 연방의회 연설에서 “가족에서 탈퇴하기를 원하는 누구라도 특권은 누리고 의무는 저버리려 할 수 없다”며 영국을 작심 비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영국이 정식으로 EU에 탈퇴를 고지하기 전까지, 즉 리스본 조약 50조(회원국의 탈퇴)를 발동하기 전까지 영국과의 공식 및 비공식 탈퇴 협상은 없다고 못박은 독일·프랑스·이탈리아 3국 정상의 전날 합의를 재확인했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영국에 브렉시트 상황을 분석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다소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 국내외의 비난에 직면해있었다. 유럽의회도 28일 브렉시트 긴급회의를 열고 영국에 리스본 조약 50조의 즉각적인 발동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반면 캐머런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지금 단계에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발동 여부는 주권의 문제며, 영국이 독립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투표 다음날인 24일 사퇴 의사를 밝힌 캐머런 총리는 후임자가 탈퇴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EU 각료이사회 의장국인 네덜란드의 마르크 뤼터 총리는 28일 네덜란드 의회에서 “영국이 EU를 빨리 떠나도록 강요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것일 수 있다”며 타협적인 목소리를 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전날 런던에서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과 회동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EU 정상들이 영국의 EU 탈퇴 결정과 관련해 영국에 보복적인 행동을 취해서는 안 된다”며 영국에 힘을 실어줬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브렉시트 거센 후폭풍] 돈 마르지 않도록… 주요국 중앙은행 모든 카드 꺼낸다

    “유동성 공급 영란은행 강력 지지” 금융시장 경색·불안 심리 차단 주말과 휴일 세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비상 대책 마련을 위해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은 충격에 빠진 글로벌 금융시장의 경색과 불안 심리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 등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시장 안정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EU는 영국의 탈퇴 결정으로 무게감이 더욱 커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도날트 투스크 EU 상임의장과 27일 만나 브렉시트 사태에 대해 논의한다고 26일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금융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을 막기 위해 유동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영란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약속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몇 주 동안 미국은 영국과 EU 내 파트너, 시장 참가자들과 정기적인 접촉 등 대응 방안을 긴밀하게 상의해 왔다”며 불안 심리 차단에 나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에게 “긴밀한 협력으로 경제와 금융 측면에서 필요한 대응을 하라”고 지시했고, 중국인민은행도 “신중한 통화정책과 다양한 정책 수단을 통해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고, 위안화 가치 안정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5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 총재들은 스위스 바젤에서 국제결제은행(BIS) 세계경제회의를 열고 브렉시트의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 미국, 중국, ECB, 스위스, 일본, 독일, 프랑스 등 30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이는 BIS 세계경제회의는 세계 경제·금융 문제를 논의하고 BIS 산하 주요 위원회의 보고서를 검토·승인하는 자리다. 중앙은행 총재들은 회의를 마친 뒤 선언문을 통해 “시장 기능의 작동 여부 및 안정성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긴밀한 협조를 계획하기로 했다”며 “금융시장의 정상적 작동을 지원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대비 태세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탈퇴” “독립”… EU 곳곳 지뢰밭

    “탈퇴” “독립”… EU 곳곳 지뢰밭

    EU·英, 협상 시기 두고 정면충돌 오늘 獨佛·내일 EU 회담 ‘긴박’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한 직후 협상도 하기 전부터 개시 시기를 두고 충돌했다. 회원국들의 탈퇴 도미노를 걱정하는 EU 측은 “당장 떠나라”며 영국을 감정적으로 압박했지만, 내부 혼란 수습이 다급한 영국은 “10월 이후”로 협상 개시를 미뤘다. 지난해 12월 총선 이후 여야 갈등으로 내각을 구성하지 못해 26일(현지시간) 재총선에 나서는 스페인에서도 브렉시트 결정이 ‘반(反)EU’, ‘반이민’를 내세우는 극우 정당들에 힘을 실어 주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코틀랜드도 EU 잔류를 위해 독립 재투표 움직임을 보였다. EU에 있어 이번 주는 가히 미래를 가늠할 ‘운명의 한 주’다. 전 세계는 브렉시트 확정 이후 첫 월요일인 27일 유럽을 위시한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독일 베를린에 초청해 EU 개혁을 논의한다. 28~29일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참석하는 EU 정상회의가 열려 탈퇴 협상 시기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눈다. 앞서 지난 25일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를 설립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6개국 외무장관도 베를린에 모여 “영국이 지체 없이 탈퇴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브렉시트를 주도한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은 “탈퇴 협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맞섰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영국이 탈퇴 통보를 결정하는 데 10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메르켈 총리는 “EU가 영국과의 탈퇴 협상에서 고약하게 굴 필요는 없다”며 냉정한 자세를 주문했다. EU는 남은 27개 회원국의 결속을 위해서라도 시간을 끌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당장 다음달부터 EU 순회 의장국을 맡는 슬로바키아의 극우 정당이 EU 탈퇴 국민투표 청원 운동을 개시하는 등 유럽 곳곳에서 추가 탈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참에 영국에 ‘본때’를 보여 추가 이탈을 막겠다는 것이 EU의 속내다. 영국이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해 탈퇴 선언을 하더라도 실질적인 탈퇴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가디언은 “1985년 그린란드의 유럽공동체(EC) 탈퇴 당시엔 어업권 협상 하나만으로 2년을 소요했다”며 ‘원만한 이혼’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25일 “EU에서 스코틀랜드 지위를 보호하기 위해 EU 내 다른 회원국들과 즉각 협상을 추구할 것”이라며 “스코틀랜드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 재실시를 위해 관련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현실이 된 브렉시트 후폭풍, 방어막 튼튼히 쳐야

    유럽연합(EU)이 결국 분화의 길을 걷는 것인가. 영국이 EU 탈퇴(브렉시트)를 선택했다. 자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와 정치 지형의 대격변이 예상된다. 영국과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EU 잔류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하나 된 유럽을 기치로 1993년 마스트리흐트조약에 의해 EU가 설립된 후 23년 만에 첫 탈퇴국이 나오게 된 셈이다. EU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 기준으로는 43년 만이다. 이날 파운드화 가치는 1985년 이후 31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달러와 엔화 가치는 급등했다. 또 대부분의 나라에서 증시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혼돈에 빠졌다. 우리 증시도 새파랗게 질렸다. 코스닥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환율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규모 구조조정과 소비 침체 등 가뜩이나 악재투성이인 우리 경제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충격을 줄이기 위한 비상대책이 시급해졌다. 중요한 이슈는 경제와 이민 문제였다. 특히 인구 7600만명인 터키의 EU 가입이 임박하면서 영국이 ‘이민자 천국’이 될 것이라는 공포감이 확산됐다.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뺏고 임금을 하락시킬 뿐만 아니라 주택난만 초래한다는 주장에 표가 쏠린 셈이다. 이런 반(反)이민 정서의 밑바닥에는 영국인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경계감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인들이 EU 탈퇴로 인한 거시적인 경제적 손실보다는 평범한 시민들의 사회적 이익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번 투표에서 EU 회원국으로서의 이익을 가장 많이 받아 온 스코틀랜드나 런던 거주민 등이 잔류에 몰표를 던진 반면 대도시 외곽 주민들과 서민들을 중심으로 탈퇴에 표를 던진 점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벌써부터 EU 탈퇴가 스코틀랜드의 독립운동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브렉시트 현실화가 EU 회원국들의 제2, 제3의 탈퇴로 이어져 결국 EU 분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와 체코, 그리스, 독일 등 상당수 EU 회원국들이 영국과 비슷한 환경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미국의 퓨리서치센터가 EU 주요 10개 회원국의 1만여명을 대상으로 EU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그리스와 프랑스는 각각 71%와 61%가 비판적이었다. 이번에 EU 탈퇴에 표를 던진 영국인들의 48%보다 높았다. 스페인과 독일, 네덜란드인들도 46~49%가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다. 영국에 이어 이웃 회원국들마저 언제든지 분리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 각국은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대응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100엔 아래로 곤두박질치면서 엔화 가치가 급등한 일본에선 닛케이 지수가 어제 하루 동안 7.9% 폭락했다. 중국도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0.5% 하락하고 증시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에 공포감이 가득하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어제 브렉시트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세계 경제와 금융, 외환시장에 주는 리스크가 우려된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주요 20개국(G20)에선 국제통화기금과 지역 금융안전망을 통해 지역 간 통화 스와프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브렉시트 현실화는 우리 경제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당장 어제 증시에서 코스피가 3.09% 급락한 1925.24로 마감됐다. 낙폭(61.47포인트)이 2012년 5월 18일(62.78포인트) 이후 4년여 만에 최대 수준이다. 코스닥시장에선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4.76% 떨어졌다. 2008년 9월 2일(-4.80%) 이후 최대다. 따라서 우리로선 당장 증시와 환율 안정이 시급해졌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금융 당국은 이날 오전에 이어 오후에 다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그만큼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가용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요동치고 있는 금융시장 안정이 급선무다. 파운드화 폭락과 원화 가치 하락, 달러와 엔화 가치 급등으로 우리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위험이 커졌다.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이상 기류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면 신속하게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최 차관이 어제 “주요 통화의 움직임과 외국인 자금 유출입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에 대비해 다양한 안정화 방안도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한다. 그래야 브렉시트 결과가 우리 금융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금융시장 변동이 수출과 소비 등 우리의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놓쳐선 안 될 것이다. 지금처럼 경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선 작은 변동도 투자와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 정부는 이럴 때일수록 투자자와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아직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견고하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브렉시트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충분히 대응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당부 정도로는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 브렉시트의 충격파가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어제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내려 제시했다. 그동안 고수해 온 3% 성장 목표를 포기한 셈이다. 브렉시트 영향으로 수출과 소비 모두 위축이 불가피해졌다. 조선·해운 업계의 구조조정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브렉시트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 교역량이 줄면서 운임료와 선박 수요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검토 중인 ‘슈퍼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충격이 클 때일수록 정부가 먼저 나서서 방어막을 튼튼하게 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국민을 안심시켜 시장 혼란을 줄일 수 있다.
  • [열린세상] ‘해바라기’ 국무회의는 이제 그만/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해바라기’ 국무회의는 이제 그만/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은 뉴스를 통해 국무회의 소식을 듣는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국무회의는 국정을 논의하는 국가 최고의 심의기구로서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다. 하지만 최근 국무회의는 누구도 큰 관심을 갖지 않는 식상한 주례 행사로 전락한 듯하다. 국무위원들 간에 자유롭고 솔직한 대화도 없고 치열한 논쟁이나 주장도 없다. 국무회의 의장에게 소관 안건만 보고하는 ‘해바라기’ 국무회의가 됐기 때문일 것이다. 해방 후 국무회의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1945년 12월 3일에는 임시정부 요인들이 참석한 국무회의가 해방된 조국에서 최초로 열렸다. 백범 김구 주석의 숙소인 서울 서대문 경교장의 작은 접견실에서 열린 다소 초라한 국무회의였지만, 오전 11시에 시작해 오후 5시에 끝날 만큼 논의가 활발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1956년 9월 중앙청의 작은 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사진을 보면 국무위원들의 자유로운 발언 모습에 놀라게 된다. 한 손은 호주머니에 넣은 채 펜을 들고 서서 발언하는가 하면, 반듯하게 서서 양손을 써 가며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1966년 10월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는 길고 좁은 테이블에 서로 마주 앉아 회의하는 모습이 소박하기 그지없다. 국무위원들이 팔걸이도 없는 의자에 앉아 서로 어깨를 부딪치면서 회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아름다운 광경을 보기 어렵다. 단독 기자회견을 하듯이 사전에 준비된 원고를 줄줄 읽어 가는 모두 말씀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다. 발언의 대상도 회의에 직접 참석한 국무위원들보다 언론과 야당, 그리고 국민인 경우가 많다. 국무회의가 끝난 후 브리핑을 보면 “철저한 대책을 수립, 추진해 주기 바란다”, “필요한 보완 조치를 조속히 강구해 주기 바란다” 등 당부 말씀과 지시 사항으로 가득하다. 흐트러짐 없이 앉아 있는 국무위원들의 검은색 양복에서는 권력의 무게가 느껴진다. 하지만 고개를 반쯤 숙이고 무표정한 모습으로 노트북만을 내려다보는 모습들을 보면 안타깝고 측은한 생각마저 든다. 이제 명실상부하게 국민을 위한 국무회의를 해 보자. 먼저 헌법상 의장이 직접 주재하는 국무회의를 늘려야 한다. 올해 개최된 26번의 국무회의 중 국무총리 또는 부총리가 주재한 경우가 17회에 이른다.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나 거부권 행사 등 중요 사안들을 ‘대독 총리’에게 맡기는 잘못된 관행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가 세종청사와 영상회의로 개최되기도 한다. 청와대만이 아니라 서울청사나 세종청사에서도 수시로 열어야 한다. 국민과의 소통이나 야당과의 협치 모두 정부 내부의 소통 없이는 불가능하다. 활발하게 토론하는 국무회의를 만들자. 장관들의 배지에는 부처 명칭이 없다. 헌법에 따르면 국무위원은 소관 부처의 장관이기 이전에 국무회의 구성원으로서 국정을 심의하도록 돼 있다. 국무위원에게는 무거운 책무가 주어져 있다. 1909년 한일합방 조약 승인을 위해 불려 온 대신 중 학부대신 이용직은 조약을 반대하다 쫓겨났고, 1980년 계엄령 전국 확대를 위해 삼엄한 분위기 속에 소집된 국무회의에서 김옥길 문교부 장관은 의안 설명을 요청했다고 전해진다. 요즘 국무위원들이 과연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 국무회의 공간과 형식도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 국무회의 회의실을 지금보다 4분의1로 줄이자. 회의장 중앙의 빈 공간을 없애고 타원형 테이블에 둘러앉는 형태로 바꾸자. 미국도, 영국도, 프랑스도, 독일도 다 그렇게 한다. 회의실을 줄이면 개인별로 마련된 노트북이나 마이크도 필요 없을 것이다. 정보화 시대도 좋지만 대화와 소통이 먼저다. 그리고 국무위원이 아닌 배석자는 모두 뒷좌석에 배치하자. 국무회의 결과 브리핑도 일본의 관방장관처럼 정부 대변인인 문체부 장관이 하도록 하자. 국무회의는 국정의 다양한 목소리를 녹여내는 ‘멜팅 팟’(melting pot)이 돼야 한다. ‘해바라기’ 국무회의는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 국무위원들이 서로 가까이 마주 보면서 국사를 자유롭게 논의하는 장면을 볼 수는 없을까. 국민의 편에 서는 국무위원,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국무회의를 만들어 보자.
  • [영국 EU 탈퇴] 표심 접전 → 잔류 → 탈퇴 ‘급반전’… 독립당 “6월 23일은 독립기념일”

    [영국 EU 탈퇴] 표심 접전 → 잔류 → 탈퇴 ‘급반전’… 독립당 “6월 23일은 독립기념일”

    獨메르켈 “통합 타격 줬지만 견딜 수 있어”… 28일 EU정상회의서 대응책 논의 영국인들은 24일 가입 43년 만에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하는 피 말리는 개표 과정을 지켜보느라 새벽까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투표 직전 여론조사기관이 대부분 ‘EU 잔류’를 예측했기에 브렉시트에 대한 영국인의 충격은 더욱 컸다. 23일 오후 10시 투표 마감 직후 여론조사기관 유고브는 EU 잔류가 52%로 탈퇴(48%)를 4% 포인트 앞섰다고 발표했고, 입소스 모리도 22~23일 여론조사를 통해 잔류가 54%로 탈퇴를 8% 포인트 앞선다고 전했다. ●초반 ‘잔류’에 캐머런 “모두에 감사” 이 때문에 개표 초반 EU 잔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EU 잔류 진영을 이끈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영국을 유럽에서 더욱 강하고 안전하고 잘살게 하는 데 투표한 이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사실상의 승리 선언을 하기도 했다. EU 탈퇴에 앞장섰던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UKIP) 당수는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잔류 진영이 근소하게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여론조사기관들 예측 틀려 ‘망신’ ‘승부는 이미 끝난 것 아니냐’는 분위기는 개표가 진행되면서 돌변했다. 예상과 달리 EU 탈퇴 여론이 선전하기 시작했다. 주요 승부처로 꼽히던 잉글랜드 북동부 선덜랜드에서 EU 탈퇴 지지가 61.34%로, 잔류 여론(38.66%)을 20% 포인트 이상 앞서는 등 ‘탈퇴’에 투표한 유권자가 의외로 많았다. 가장 먼저 개표가 시작된 잉글랜드 지역에서도 잔류 여론이 예상보다 낮자 여론조사 전문가인 존 커티스 스트래스클라이드대 정치학과 교수는 “여론조사 기관들이 망신을 살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잔류 의견이 높은 스코틀랜드 지역의 개표가 진행되면서 한때 잔류와 탈퇴가 엎치락뒤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전 4시쯤 개표가 75%가량 진행되면서 탈퇴 51.6%, 잔류 48.4%로 격차가 3.2% 포인트로 벌어지며 대세가 기울자 탈퇴 지지자들은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패라지 당수는 이날 “(투표날인) 6월 23일은 이제 독립기념일로 우리 역사에 기록해야 한다”며 “이는 진정한 국민, 보통의 국민을 위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영국독립당은 이름에서부터 ‘반EU’를 표방한 정당으로 캐머런 총리가 브렉시트 이슈를 국민투표에 올리게 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EU를 비롯한 각국 주요 인사들은 결과에 충격을 표시하는 한편 브렉시트를 계기로 더욱 단결, 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브렉시트 현실화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 뒤 “유럽 통합에 타격을 줬지만 EU가 견딜 수 있다”면서 “EU는 브렉시트 투표에 적절한 답을 찾을 만큼 강하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 통합 성공에 독일은 특별한 이익과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佛올랑드 “유로존 강화·치안 단속”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EU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강화뿐 아니라 치안과 국방, 국경 단속,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도 “유럽회의주의 확산을 어떻게 막을지 메르켈 총리와 방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27일 올랑드 대통령,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등과 만나 브렉시트 대응책을 논의한다. 또 28일에는 EU 회원국 정상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정상회의를 열고 EU 입장에 대한 합의를 시도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英, 43년 만에 EU 버렸다… 세계 경제·정치 대혼돈

    英, 43년 만에 EU 버렸다… 세계 경제·정치 대혼돈

    정치생명 건 캐머런총리 결국 사의 2008년 금융위기 버금가는 ‘직격탄’ 新고립주의 가속·EU 위상 약화 영국민이 결국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를 선택했다. 영국이 EU 탈퇴를 선택하면서 국제 정치·경제 지형에 한번도 경험하지 않았던 대격변이 예상된다. 특히 브렉시트는 국제 경제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직격탄을 던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24일 영국 선관위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브렉시트 국민투표 개표 결과 탈퇴 51.9%, 잔류 48.1%로 최종 집계됐다. 전체 등록 유권자 4650만명 중 72.2%가 참가한 가운데 1741만여명이 ‘영국이 EU를 탈퇴해야 한다’는 데 투표했다. EU 잔류는 1614만명으로, 126만 9501표 차에 불과했다. 스코틀랜드 출신 찰스 맥길로이(33)는 “영국민이 탈퇴 후의 혼란보다 안정적인 현상 유지를 원한다고 생각했기에 EU 탈퇴는 상상도 못했다”며 결과에 놀라워했다. 이 같은 결과에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밀어붙였고 EU 잔류를 주장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국민의 선택을 존중한다. 탈퇴 협상은 새로운 총리 아래에서 시작돼야 한다”며 사임 의사를 공식화했다. 영국은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이후 43년 만에 EU에서 이탈하기로 선택, EU 리스본 조약에 따라 EU 이사회와 2년간 탈퇴 협상에 들어간다. EU는 사상 처음으로 회원국 이탈 상황을 맞게 돼 회원국이 28개국에서 27개국으로 줄어들게 됐다. 세계화와 신자주유의의 수혜국인 영국의 EU 탈퇴는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주장하는 신고립주의, 보호무역주의와 일맥상통하는 것이어서 향후 국제 질서에서 새로운 흐름이 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영국의 EU 이탈은 다른 나라들에도 탈퇴를 부추기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EU 위상이 약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영국은 독일, 프랑스 등과 함께 EU를 받쳐 온 세 축이다. EU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하고 EU 분담금도 독일 다음인 연간 182억 유로(약 31조 6000억원)를 낸다. 영국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세계 금융허브’인 런던의 위상도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런던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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