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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안부 피해 할머니 노벨평화상 추진”

    “위안부 피해 할머니 노벨평화상 추진”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이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 노벨평화상 추천 범국민적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양 시장은 “방한 중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지난 11일 광주 나눔의 집에서 발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 지지’는 위안부 문제를 풀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라며 “우리의 아픈 역사를 승화시킬 수 있는 할머니들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한 범국민적 협의체 구성을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과거 여성변호사회 등 국내 일부 시민단체에서 위안부 피해자 노벨상 후보 추천을 추진한 적이 있으나 국민적 동력을 얻지 못하고 좌절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엔 외국 저명인사인 슈뢰더 전 총리의 지지 발언이 나온 터라 전에 비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 시장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최악의 인권유린 피해자이면서도 전쟁범죄 재발을 막기 위해 온 몸을 던진 인권 지킴이”라며 “노벨 평화상의 수상 자격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있는 만큼 노벨상 수상을 위해 본격적으로 힘을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할머니들의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을 지지하는 국내외 각계각층과 힘을 모으고 필요하면 온라인 서명 운동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위안부 할머니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아이디어는 전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일부 국회의원이 슈뢰더 전 총리와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나왔다고 한다. 양 시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오랫동안 모셨던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할머니들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자고 제안했다”며 “김 의원의 제안에 대해 슈뢰더 전 총리뿐 아니라 자리를 함께했던 신경민·민병두·박주민 의원 등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김 전 대통령을 모신 김 의원의 제안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노벨평화상·평화인권상 추천 운동’을 제안한 최성 고양시장과도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양 시장의 노벨상 추천 범국민 협의체 구성 제안에 대해 신 의원은 “슈뢰더 전 총리도 노벨상 수상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만큼 만시지탄이지만 우리가 앞으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노벨상 수상 추진 운동에 나서야 한다”며 “김 전 대통령의 수상 경험을 살려 조야가 함께 마음을 합쳐 적극 지원한다면 충분히 수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벨상 수상자 후보 선정 작업은 시상식 1년 전부터 시작된다. 노벨위원회는 매년 9월에서 10월 사이 노벨상 수상자 후보 추천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전 세계 전문가 6000여명에게 비밀리에 부여한다. 이들 전문가는 세계 각국 과학아카데미 회원들과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 세계 100대 기관의 과학자 등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슈뢰더 만난 文대통령 과거사 청산 의지 “獨은 과거사 반성 통해 미래로 나아가”

    슈뢰더 만난 文대통령 과거사 청산 의지 “獨은 과거사 반성 통해 미래로 나아가”

    슈뢰더 “北은 명백한 범죄…미·중·러 공조 북핵 해결을”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독일은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으로 과거 문제를 이해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었는데, 아직 우리는 그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 같다”며 과거사 청산 의지를 거듭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를 접견하고 “과거사에 대한 독일의 진정한 사죄와 주변국과의 화해·협력 추진 사례가 동북아 지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에 슈뢰더 전 총리는 “나눔의 집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일본이 저지른 만행이 이 할머니들께 남긴 상처를 봤다”면서 “할머니들은 ‘우리는 증오도 없고 복수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다만 역사에 있었던 일을 일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것이 전부’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영화 ‘택시운전사’도 화제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위험을 무릅쓰고 광주의 진실을 알린 독일기자 힌츠페터의 노력도 광주를 계승하게 된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며 “독일이 고비마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해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민주화운동은 당시엔 좌절한 것처럼 보였지만 끝내 한국의 민주주의로 이어졌고, 이를 다시 일으켜 세운 촛불 혁명의 원천이 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슈뢰더 전 총리의 ‘포괄적 사회노동개혁’이 독일 경제와 경쟁력을 살려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 새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소득주도 성장, 포용적 성장 등은 기존의 경제 기조를 바꾸는 것이어서 불안을 느끼는 국민들도 있으나, 소통과 설득으로 불안을 해소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성과는 몇 년 후에 나타나겠지만 이 개혁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란 믿음을 우리 국민에게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면담에 앞서 슈뢰더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은 명백한 범죄 정권으로 자기 민족을 희생물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북핵 문제의 해결은 반드시 평화적이고 외교적으로 돼야 한다”며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 3대국이 공동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남한은 언제든 조건만 만들어진다면 북한과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신호를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양기대 광명시장 “위안부 피해 할머니 노벨평화상 추천 범국민적 협의체 구성하자”

    양기대 광명시장 “위안부 피해 할머니 노벨평화상 추천 범국민적 협의체 구성하자”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이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 노벨평화상 추천 범국민적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양 시장은 “방한 중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지난 11일 광주 나눔의 집에서 발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 지지’는 위안부 문제를 풀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라며 “우리의 아픈 역사를 승화시킬 수 있는 할머니들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한 범국민적 협의체 구성을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과거 여성변호사회 등 국내 일부 시민단체에서 위안부 피해자 노벨상 후보 추천을 추진한 적이 있으나 국민적 동력을 얻지 못하고 좌절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엔 외국 저명인사인 슈뢰더 전 총리의 지지 발언이 나온 터라 전에 비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 시장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최악의 인권유린 피해자이면서도 전쟁범죄 재발을 막기 위해 온 몸을 던진 인권 지킴이”라며 “노벨 평화상의 수상 자격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있는 만큼 노벨상 수상을 위해 본격적으로 힘을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할머니들의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을 지지하는 국내외 각계각층과 힘을 모으고 필요하면 온라인 서명 운동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위안부 할머니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아이디어는 전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일부 국회의원이 슈뢰더 전 총리와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나왔다고 한다. 양 시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오랫동안 모셨던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할머니들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자고 제안했다”며 “김 의원의 제안에 대해 슈뢰더 전 총리뿐 아니라 자리를 함께했던 신경민·민병두·박주민 의원 등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김 전 대통령을 모신 김 의원의 제안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노벨평화상·평화인권상 추천 운동’을 제안한 최성 고양시장과도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양 시장의 노벨상 추천 범국민 협의체 구성 제안에 대해 신 의원은 “슈뢰더 전 총리도 노벨상 수상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만큼 만시지탄이지만 우리가 앞으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노벨상 수상 추진 운동에 나서야 한다”며 “김 전 대통령의 수상 경험을 살려 조야가 함께 마음을 합쳐 적극 지원한다면 충분히 수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벨상 수상자 후보 선정 작업은 시상식 1년 전부터 시작된다. 노벨위원회는 매년 9월에서 10월 사이 노벨상 수상자 후보 추천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전 세계 전문가 6000여명에게 비밀리에 부여한다. 이들 전문가는 세계 각국 과학아카데미 회원들과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 세계 100대 기관의 과학자 등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獨 80% “정치적 중도”… 메르켈 4연임 이끈다

    獨 80% “정치적 중도”… 메르켈 4연임 이끈다

    경제적 자신감·현재 만족도 커 “변화 원하지 않아 메르켈로 충분”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4연임이 거의 확실시된다. 오는 24일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기민당)과 기독사회당(CSU·기사당) 연합이 승리하면 2005년 당선된 메르켈 총리는 2021년까지 총리직을 수행한다. 이는 1982년 서독의 제6대 총리로 통일 이후까지 16년간 재임했던 헬무트 콜 전 총리와 같은 최장 기록이다. 메르켈 총리의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한 것은 무엇일까.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0일(현지시간) “독일은 (정치적으로) 매우 중도적 색채가 강한 국가”라며 “메르켈 총리로 충분하다”고 전했다. 최근 독일의 싱크탱크 베텔스만재단이 유럽연합(EU) 가입국 1만 755명을 설문한 결과 독일인의 80%가 정치적으로 중도적인 성향을 띤다고 답했다. EU 전체에서 스스로 중도적 성향을 가졌다고 답한 비율은 66%였으며 개별 국가로 놓고 보면 프랑스가 51%, 영국이 67%, 이탈리아가 6%, 스페인이 56%였다. 실제로 메르켈 총리는 정치적 성향에 종속되지 않는 행보로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중도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했다. 그는 보수 우파 기민당의 당수이면서도 상황에 따라 진보정당의 정책을 수용하면서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고 보수적인 기존 기민당 지지자부터 사회민주당(SPD·사민당), 녹색당 등을 지지하는 젊은층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이코노미스트는 메르켈 총리가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게 하고,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지원에 앞장서고, 난민 100만명을 수용하기로 한 데 주목했다. 잡지는 “메르켈 총리는 원전 폐쇄, 그리스 구제금융으로 전통적인 기민당 지지자들로부터 비난받았다. 특히 난민 수용 결정은 가장 논란의 여지가 많았던 결정”이라며 “하지만 그는 끝에 가서 큰 박수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메르켈 총리는 2009년 “전 세계에서 원전이 수없이 건설되고 있는데 우리만 빠져 있을 수 없다”면서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원전 반대 여론이 급속히 확산되자 “원자력 에너지의 위험은 안전하게 관리될 수 없다”며 원전 종식을 선언했다. 메르켈 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참여를 전제조건으로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지원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또 2015년부터 100만명에 가까운 난민을 받아들였다. 메르켈 총리는 최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다시 돌아가도 같은 결정을 할 것”이라면서 “특별한 상황이었고, 정치적이고 인도적인 관점에서 평소 주관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와 그리스가 유입된 난민을 모두 책임지는 것은 부당하다”며 “EU 국가가 난민을 나눠 수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메르켈 총리의 정면 돌파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최근 실시된 시베이와 인사(INSA)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과 기사당 연합의 지지율은 38%로 지난 2월의 32%보다 올랐다. 또 24%의 지지를 얻은 사민당에 크게 앞서고 있다. 독일인들의 중도적 성향은 경제적인 자신감을 바탕으로 현재 상황에 만족하고 미래에 대해 낙관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의 급진적인 변화를 원치 않아 자연스럽게 중도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이다. 베텔스만재단 설문에 따르면 독일인의 77%는 독일 경제가 향후 2년간 발전하거나 최소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로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앞으로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45%, 54%로 지배적이었다. 독일인의 59%는 독일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EU 평균인 36%를 크게 상회하는 답변이었다. 63%는 독일의 민주주의에 만족했다. 독일의 심리학자 슈테판 그룬왈드는 “독일은 광적인 세 지도자(three madme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둘러싸여 있다. 양극화될 여력이 없다”고 분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위안부 할머니 평화상 후보 지지… 전쟁의 폭력에 사과 없는 日 유감”

    “위안부 할머니 평화상 후보 지지… 전쟁의 폭력에 사과 없는 日 유감”

    “일본이 전쟁 폭력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를 내지 않은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방한 중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11일 오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을 방문해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이 필요하다고 촉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소녀상 앞에서 “이 여성들이 겪은 고초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 여성들을 왜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부르는지 나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위안은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 여성들은 자발적으로 위안을 준 것이 아니라 폭력을 겪은 것이다. 이 여성들은 전쟁의 참혹함에 희생된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에게 한번 일어난 이러한 억울한 폭력은 다시는 복구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이 이 여성들에게 사과할 수 있다면 역사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표명하는 것”이라며 “아마 일본이 아직까지는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내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이 할머니들이 현재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제안된 것으로 전해들었는데, 내 생각에 충분히 평화상 후보 자격이 있다고 본다.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이 원하는 건 복수나 증오심이 아니고, 일본이 역사적으로 있었던 일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며 “여러분 살아생전에 그런 일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그는 “이 나눔의 집에 안네 프랑크의 그림과 초상이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할머니들의 희생과 고통은 홀로코스트 못지않은 만큼 나눔의 집이 안네 프랑크의 초상을 원하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 등과 함께 나눔의 집 위안부 역사관을 방문해 고인이 된 할머니들의 추모비와 흉상에 헌화와 묵념을 했다. 이어 이용수 할머니 등을 만나 안네 프랑크의 얼굴 사진 액자를 전달하며 깊은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에 이 할머니는 슈뢰더 전 총리에게 소녀상 배지를 건네주며 “먼 길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손목에 차고 있던 기억팔찌를 빼서 슈뢰더 전 총리에게 끼워줬고,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고 김순덕 할머니의 그림 ‘끌려감’, ‘못다 핀 꽃’ 등을 전달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이날 방명록에 ‘큰 고통을 당한 분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흐릅니다’라고 적었고, 나눔의 집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온 양 시장은 “슈뢰더 전 총리가 나눔의 집을 방문한 것은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독일이 주변 피해국에 사과하고 배상한 것처럼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강력히 촉구하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한반도 위기 침묵하던 유럽, 목소리 높여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계기로 그동안 북핵 문제에 무관심하던 유럽 정치 지도자들이 최근 한반도 위기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럽도 사거리가 늘어난 북한 핵·미사일로부터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현실적 상황 인식에서다. 마이클 팰런 영국 국방장관은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은 북한과의 거리가 (미국 서부의) 로스앤젤레스보다도 가깝다”며 북한이 영국 안보 위협으로 급부상했음을 강조했다. 프랑스는 플로랑스 파를리 국방장관이 “유럽은 김정은 정권이 개발하는 미사일 사정거리 안에 예상보다 일찍 놓일 수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9일 북한에 대한 확고하고 단합된 대응을 주문했다. 이에 유럽연합(EU)의 입법부 격인 유럽의회는 12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본회의를 열고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유럽의회가 북한 문제를 공식 의제로 채택해 협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0일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은 단합해야 하며 북핵 협상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이 있다면 즉각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각국이 북핵 문제에 발언을 더하는 것은 ‘북핵’ 이외의 목표점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핵보유국인 영국과 프랑스에 북핵 위협은 양국 정부가 현재 진행 중인 핵군비 강화를 뒷받침할 명분이 된다. 영국은 트라이던트급 핵잠수함의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강한 프랑스’를 내세운 마크롱 정부도 핵억제력 현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 비핵 국가이자 EU의 지도국이기도 한 독일 메르켈 정부의 입장은 유럽 전체의 위기의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틀을 넘어 최후 수단인 군사적 해결책을 동원할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전 세계적인 참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유럽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총선을 2주 앞둔 상황에서 국제적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해야 하는 사정도 있다. 또한 이 같은 움직임에는 근본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보이고 있는 세계적 리더십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유럽 안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의 표출이기도 하다. 가디언은 “EU 회원국들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물타기’로 대북 제재 수위를 낮추고, 그 결과 트럼프 행정부가 안보리를 포기하고 독자 행동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슈뢰더 전 독일 총리 방한…영화 ‘택시운전사’ 관람

    슈뢰더 전 독일 총리 방한…영화 ‘택시운전사’ 관람

    게르하르트 슈뢰더(73) 전 독일 총리가 11일 영화 ‘택시운전사’를 봤다.슈뢰더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극장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다. 이날 행사는 슈뢰더 전 총리의 자서전을 출간한 메디치 출판사가 마련한 자리다. ‘택시운전사’ 속 실존인물인 고 김사복 씨의 아들 김승필 씨, 김황식 전 국무총리, 출판평론가 표정훈 씨와 역사학자 주진오 씨를 비롯한 문화계 인사 10여명과 일반인 등 총 60여명이 함께 했다. ‘택시운전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현장을 취재해 이를 세계에 알린 독일기자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광주까지 간 서울의 택시운전사 고 김사복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출판사 관계자는 “작은 영화관에서 조용히 ‘택시운전사’를 관람하고 싶다는 요청에 따라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안부 찾는 슈뢰더… ‘日 사죄 필요’ 언급할 듯

    위안부 찾는 슈뢰더… ‘日 사죄 필요’ 언급할 듯

    경기 광주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은 10일 한국을 방문 중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총리가 11일 나눔의 집을 찾아 야외 추모비 참배와 위안부 역사관을 둘러보고 기부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슈뢰더 전 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저지른 전쟁범죄이자 인권유린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가해국 일본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진정한 사죄 필요성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나눔의 집에 전쟁 피해자인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 사진 액자와 1000만원을 기부할 계획이다. 나눔의 집은 슈뢰더 전 총리에게 위안부 피해자 김순덕(2004년 별세) 할머니가 그린 ‘끌려감’과 피해자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을 주제로 만든 영문소설 ‘터치 미 낫’ 등을 전달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트럼프 “군사행동도 옵션”… 北 9·9절 도발 경고

    트럼프 “군사행동도 옵션”… 北 9·9절 도발 경고

    中, 대북 원유금수 조치 ‘찬성’ 움직임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셰이크 사바 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과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북 해법이) 군사적인 루트로 가지 않는 것을 선호하지만, 그것은 분명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면서 “군사행동은 옵션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군사력이 지금보다 더 강한 적은 없었다. 만약 북한에 그것(군사행동)을 사용하게 된다면 그날은 북한에 아주 슬픈 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전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옵션에는 확실히 군사 옵션이 포함된다”면서 “우리가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한 것은 장난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오는 11일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안 표결에서 북한의 원유 금수 조치 ‘찬성’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분위기다. 다만 북한 정권 붕괴를 우려해 완전 차단보다는 일부 공급 제한 쪽으로 결론 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7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한반도 문제는 결국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북·미 대화론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 독일 총리실은 “양국 정상은 대북 제재 강화와 함께 평화적인 해결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편 통일부는 8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창건 69주년을 맞는 9일이나 10월 10일을 전후해서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다”며 “한·미 군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독일, 제조업부터 4차 혁명, 한국은 산업 전반서 추진…우선 순위 정해야 성공”

    “독일, 제조업부터 4차 혁명, 한국은 산업 전반서 추진…우선 순위 정해야 성공”

    “정부·기업 노력만으론 힘들어… 노사정 공감대 형성해야”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사이버 가상기술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산업 구조를 바꾸겠다는 개념입니다. 사람들은 4차 산업혁명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일자리 부족 문제에 관심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나 대책 없이 정책 성공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한국공학한림원 초청으로 ‘4차 산업혁명 공동 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헤닝 카거만(70) 독일 공학한림원 회장은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4차 산업혁명의 성공 여부는 사회 전반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카거만 회장은 세계 최대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제조사인 SAP 이사회 공동의장 및 회장을 지냈다. 2011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ICT를 기반으로 한 제조업 신성장 전략인 ‘인더스트리 4.0’을 마련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은 최근 국내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의 원류로 평가받는다. 카거만 회장은 “인더스트리 4.0은 제조업을 바꾸자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ICT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혁신이기 때문에 일자리 문제 해결은 정책 초기부터 중요한 논의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기업이 인더스트리 4.0 때문에 일자리가 변화한다는 것을 설명하며 노조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며 “인더스트리 4.0 논의 초기부터 노조를 참여시킴으로써 노동자들도 이제는 임금 인상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서 충분한 교육과 훈련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를 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이 정부의 구호나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노사정이 한 몸처럼 움직이며 공감대를 형성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카거만 회장의 충고다. 카거만 회장은 제조업 중심의 인더스트리 4.0을 제안했던 이유에 대해 “모든 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조업부터 시작하면 산업 전 분야로 혁신이 확산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제조업 혁신 사례가 스마트그리드 같은 에너지 분야와 헬스케어 분야로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차원에서 카거만 회장은 산업의 모든 분야에 ‘4차 산업혁명’ 잣대를 들이대거나 사회 전체가 혁신의 전부인 양 취급하는 분위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한국에서 추진하는 4차 산업혁명을 보면 제조업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을 다루는 광범위한 계획입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접근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가 성패를 좌우할 것입니다.” 카거만 회장은 “독일도 다양한 분야에 인더스트리 4.0을 적용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최우선순위를 제조업에 뒀던 것”이라며 “독일의 사례처럼 적용 범위를 몇 개 정해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단번에 모든 분야에 4차 산업혁명을 적용하는 것도 정책 수행의 한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성공 확률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카거만 회장은 “각 분야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것, 또 수익이 빨리 날 수 있는 분야에 먼저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투자 역량이나 혁신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부분만 정해서 움직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카거만 회장은 강연이 끝난 뒤 이날 바로 출국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상습 지각’ 푸틴, 문 대통령 회담에도 34분 늦게 나타나

    ‘상습 지각’ 푸틴, 문 대통령 회담에도 34분 늦게 나타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에 30여 분 늦게 모습을 나타냈다.푸틴 대통령은 외국 정상과의 회담에 상습 지각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애초 한·러 정상회담은 이날 오후 1시(현지시간)부터 예정돼 있었다. 문 대통령은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자마자 회담장으로 이동, 회담 시작 시각에 맞춰 극동연방대학 내 회담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회담 시간이 지나도 푸틴 대통령은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에 문 대통령은 별도의 대기 장소에서 대기하고,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 배석자들만 회담장에 남아 푸틴 대통령을 기다렸다. 푸틴 대통령의 입장이 왜 늦어지는지에 대한 러시아 측의 설명은 없었다. 그러나 한국 취재진과 함께 정상회담 취재차 대기 중이던 러시아 취재진은 별일 아니라는 듯 태평한 표정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결국 34분 늦은 오후 1시 34분 회담장에 나타났다. 이에 맞춰 문 대통령도 회담장에 입장했고, 양국 정상은 각자 양국 배석자들과 악수하고 자리에 앉았다. 회담장 왼쪽에 문 대통령과 우리 측 배석자가 자리했고, 오른쪽에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측 배석자들이 착석했다. 러시아 측에서는 트루트네프 부총리, 라브로프 외교부 장관, 우샤코프 외교보좌관, 갈루쉬카 극동개발부 장관이 배석했다. 푸틴 대통령의 지각에도 불구하고 이날 단독 정상회담은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푸틴 대통령이 먼저 2분 가량 환영 인사를 했고, 문 대통령은 “주빈으로 불러주시고 따뜻하게 환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상습 지각생’으로 유명하다. ‘34분’ 지각은 오히려 양호한 수준이다. 푸틴 대통령은 2014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 4시간이나 늦게 도착한 전력이 있다. 또 지난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는 2시간 지각은 물론, 사람 크기만한 개를 데리고 나타나는 돌발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도 두 차례나 지각했다. 2013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40분가량 지각했고, 지난해 박 전 대통령과 회담에도 1시간 45분이나 늦었다. 이 같은 푸틴 대통령의 상습 지각을 두고 외교가에서는 회담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전 판단이라는 평도 나온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서울포토] 문 대통령, 심각한 표정으로 메르켈 독일 총리와 통화

    [서울포토] 문 대통령, 심각한 표정으로 메르켈 독일 총리와 통화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관저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2017.9.4 청와대 제공
  • 메르켈 “터키 EU가입 반대”… 난민 문제 불거지나

    메르켈 “터키 EU가입 반대”… 난민 문제 불거지나

    “터키가 유럽연합(EU) 회원이 돼서는 안 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3일(현지시간) ‘터키 EU 가입 불가론’을 천명했다. 3주 뒤 치러지는 독일 총선의 마지막 변수로 꼽힌 TV토론에 출연한 메르켈 총리는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당수와의 양자 토론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이날 전했다.메르켈 총리는 TV토론에서 “터키의 EU 가입 대화를 중단할 수 있는지 EU 회원국과 논의할 것”이라면서 “(터키가) 가입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터키와의 경제 접촉에 대한 실질적 제재를 부과하고 터키 여행 경보 발령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가 터키의 EU 가입을 명시적으로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 최대의 경제대국으로 사실상 EU를 이끌고 있는 독일은 터키와 지난해 3월 난민 협정을 맺고 터키가 유럽행 난민을 차단하는 대신 EU 가입 협상을 서두르자고 약속했다. 이 협정을 이끌었던 메르켈 총리가 태도를 바꾼 데는 민주주의적 가치가 훼손되고 있는 터키의 정치적 상황 때문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실패한 쿠데타’ 이후 쿠데타 진압을 구실로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는 등 권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특히 지난 4월 국민투표 형식으로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헌을 단행했다. 이에 EU의회는 지난 7월 터키의 EU 가입에 관한 협상을 중단하라고 EU와 회원국에 권고하는 보고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터키의 ‘반민주주의적 흐름’은 독일과의 관계도 악화시키고 있다. 터키는 지난 3월 독일 일간지 디벨트의 터키 특파원을 테러 선전 혐의로 구속한 데 이어, 7월에는 독일 인권운동가를 테러조직 지원 혐의로 체포했다. 지난달에는 터키계 독일 국적 작가인 도간 아칸리가 스페인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터키 당국의 수배 요청으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체포됐다가 조건부로 석방되기도 했다. 터키에 정치적 이유로 구금돼 있는 독일 국민은 모두 12명이다. AFP통신은 메르켈 총리의 터키의 EU 가입 반대 방침은 지난달 31일 터키가 2명의 독일 국민을 ‘정치적 이유’ 때문에 체포한 뒤에 나온 것이라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터키는 모든 민주주의적 관례로부터 위험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터키와의 외교관계를 끊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EU가 터키와 맺은 난민 협정이다. 터키는 EU 가입이 결렬될 경우 유럽행 난민 통제를 그만두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유럽이 다시 한번 난민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협정은 지난해 3월 이후 터키를 거쳐 그리스로 들어오는 중동 난민 수를 크게 줄이는 역할을 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 도착한 난민 수는 모두 36만 3300명으로 전년(100만 7400명)의 3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1987년 EU의 전신인 유럽공동체에 회원 가입을 신청했던 터키는 인권과 민주주의 등 각종 정치·경제적 수준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번번이 가입을 거절당했다. EU와 터키는 2005년부터 정식 가입 협상에 들어갔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측근, 방산 비리 혐의로 줄줄이 체포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측근, 방산 비리 혐의로 줄줄이 체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측근이 방산 비리 혐의로 줄줄이 체포됐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3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정부의 전 참모총장, 전 해군사령관 등이 독일제 잠수함 수입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 혐의로 이스라엘 경찰에 체포됐다고 전했다.2014년 말부터 2016년까지 참모총장을 지낸 데이비드 샤란이 뇌물수수, 사기, 배임, 불법 공모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법원은 “심도 있는 경찰 조사가 필요하다”며 샤란의 구금 기간을 5일간 유지하라고 명령했다. 이스라엘 해군 전 총사령관인 엘리저 마름도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 이외에도 언론인 2명,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2명 등 총 6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네타냐후 총리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3건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체포된 6명은 지난 7월 이스라엘 정부와 독일의 잠수함 제조사 티센크루프가 20억 달러(약 2조 2654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사건명 ‘케이스 3000’으로 분류한 이번 잠수함 비리 사건에 네타냐후 총리가 직접 개입했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네타냐후의 개인 변호사이자 사촌인 다비드 심론이 현재 용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사건과 별도로 네타냐후 총리는 재벌들로부터 고급 시가·샴페인 등 사치품을 선물 받고 대가로 특혜를 줬다는 혐의(케이스 1000)와, 현지 유력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와 뒷거래를 해 경쟁지 ‘이스라엘 하욤’의 부수를 줄이는 대신 유리한 기사를 쓰게 한 혐의(케이스 2000)로 경찰 조사를 받는 중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탄두 중량 제한 해제” 한·미 정상 전격 합의

    “탄두 중량 제한 해제” 한·미 정상 전격 합의

    아베·메르켈·푸틴과 연쇄 통화 “제재 강화, 北 대화 나서게 해야”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한·미 미사일지침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두 정상은 북한의 제6차 핵실험 도발 하루 만에 전화 통화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는 북한의 핵도발이 사실상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판단, 이를 무력화할 무기체계를 한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사일의 탄두 중량 제한이 완전히 해제됨에 따라 우리 군은 지하 깊숙이 포진한 북한의 군사시설을 비롯해 유사시 북한군 지휘부 벙커까지 초토화할 수 있는 초강력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현행 한미 미사일지침은 사거리 800㎞에 500㎏으로 제한돼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 45분부터 약 40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이 그 규모와 성격 면에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엄중한 도발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역대 최고 수준의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 간 통화는 이번이 네 번째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절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실질적인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며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임시 배치를 최대한 신속하게 완료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적으로 공감을 표하고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연이어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 문제 등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20분간 아베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핵실험이 과거보다 몇 배 더 강한 위력을 보였고 북한 스스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이라고 주장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한 스스로 대화 테이블로 나올 때까지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절감할 다른 차원의 실질적인 조치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대북 원유 공급 중단, 석유수출 금지, 북한 노동자 송출 금지 등을 포함하는 강력한 유엔 안보리의 새 결의안 추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원유 공급 차단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할 때”라며 협력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이 안보리에서 논의되는 대북 제재조치로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대화와 외교적 해법을 재차 강조하면서도 “6일부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추가로 논의하자”고 답했다. 메르켈 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더욱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 추진에 “전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은 다음주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문 대통령, 메르켈과 통화…“최고로 강력한 제재와 압박”

    문 대통령, 메르켈과 통화…“최고로 강력한 제재와 압박”

    문재인 대통령은 4일 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통화하고 북핵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일치된 경고에도 불구,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국제사회의 평화·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그 규모와 성격 면에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엄중한 도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간 인내심을 갖고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중단·포기를 촉구해 왔으나, 이제는 북한이 절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실제적인 대응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추가 도발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와 협력해 최고로 강력한 제재와 압박 등 응징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제사회와 공조해 보다 강력한 유엔 안보리의 추가 대북제재 결의 채택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EU 핵심국가인 독일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역할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전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현재 상황에 대해 문의하고,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독일 및 EU의 연대와 지지를 표명하기 위해 통화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 같은 통화 내용을 전하면서 “양 정상은 국제사회가 일치단결해 최고 수준의 제재와 압박을 가하는 것은 북한이 스스로 대화 테이블로 나오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기본원칙은 분명하게 지켜야 한다는 데도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날 통화는 오후 9시 45분부터 오후 10시 5분까지 20분간 진행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메르켈-트럼프-푸틴과 연쇄 통화…북핵 대응 논의

    문 대통령, 메르켈-트럼프-푸틴과 연쇄 통화…북핵 대응 논의

    문재인 대통령은 4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쇄 전화통화를 한다.세계 정상들과의 통화를 통해 문 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가장 먼저 메르켈 총리와 이날 오후 9시 45분 통화한 뒤 10시 45분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11시 30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밤사이 한반도 주변 4강국 중 2강을 포함한 주요 3개국 정상과 통화에 나서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는 한·미 간 대북 공조 태세가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6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에 대해 ‘역대 최고 수준의 제재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강력한 대북제재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오는 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예정인 한·러 정상회담에서의 만남을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통화하고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남자는 커피값 18% 더 내세요”… 남녀 임금격차 알리기 ‘실험’

    “남자는 커피값 18% 더 내세요”… 남녀 임금격차 알리기 ‘실험’

    “남자 손님이세요? 그럼 커피값 18% 더 내세요.”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 멜버른시 브룬스윅 시드니로드에 있는 카페 ‘핸섬허’(Handsome Her)는 채식주의자 및 여성을 위한 환경 친화적 공간으로 인근 주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런데 동네 사람들을 위한 이 작은 카페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초부터 남자 손님들에게만 커피 등 주문한 품목 가격의 18%를 더 받고 있기 때문이다. 카페 입구 푯말에 써 있는 규정은 다음과 같다. “남성 고객은 남녀 임금 격차(2016년 기준)를 반영하기 위해 18%의 프리미엄이 부과됩니다. 이는 여성을 위한 서비스에 기부됩니다.” 카페가 도입한 ‘남성세’에 준하는 18%는 호주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남녀 임금 격차 17.7%를 의미한다.●“임금 격차 알리는 좋은 기회” vs “남성 역차별” 여성 친화적 카페의 ‘작은 실험’은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남녀 임금 격차를 알리는 좋은 방법”이라는 평가부터 “오히려 남성에 대한 역차별 아니냐”는 부정적 의견까지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18% 추가 요금은 강제는 아니다. 알렉산드라 오브라이언 카페 운영자는 현지 언론에 “남성 손님들이 추가 요금에 불편해하거나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을 문밖으로 밀어내지는 않는다”며 “전반적으로 남성 고객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부러 먼 곳에서 찾아와 기꺼이 추가 요금을 내고 별도로 기부금 통에 돈을 넣기도 한다”며 이 같은 규정이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남성세 부과금은 가정폭력 피해 여성과 아이를 돕는 단체 등에 기부된다. 카페의 고참 직원 대런도 인기를 끌고 있다. 카페 페이스북에 따르면 대런은 지난 15년간 장애 아동을 돕고 직접 채소 등을 재배하는 등 오랫동안 임금을 받지 않고 살아왔다. 그러다가 초기 단계부터 카페 운영을 도왔으며, 남성에게 비용을 더 부과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대런은 8월 초 18% 프로젝트에 직원으로서 참여했으며, 자신이 20년 만에 처음 벌어들인 수입의 18%를 카페가 선택한 자선단체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카페 측은 “대런과 같은 놀라운 지지자들의 도움에 힘입어 10일 만에 480달러(약 55만원)를 모금해 ‘엘리자베스 모건 하우스 호주 원주민 여성 서비스’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대런의 활동이 알려지자 카페 페이스북에는 그를 응원하는 댓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카페를 자주 이용한다는 한 손님은 “작은 카페로부터 기적이 시작되고 있다. 남녀 동일임금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호주의 남녀 임금 격차는 2014년 15.4%에서 2015년 17.0%로 올랐다가 지난해 14.3%를 기록했다. 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중간 수준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느 정도일까. OECD에 따르면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는 2014년 36.7%, 2015년 37.2%, 지난해 36.7%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은 격차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한국 남성이 지난해 100만원을 벌었을 때 여성은 겨우 63만 3000원을 번 것이다. 2014년 25.9%로 3위, 2015년 25.7%로 2위인 일본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다. 남녀 임금 격차가 30%를 넘는 나라도 한국이 유일하다. 컨설팅사 PwC는 “OECD 2015년 조사에서 남녀 임금 격차 평균은 16% 수준인데 한국은 두 배가 넘는다”며 “한국이 남녀 임금 격차를 해소하려면 (현 상황을 고려할 때) 10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녀 임금 격차 해소 논의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벌어지면서 각국 정부와 국회의 정책 입법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노력의 핵심 지렛대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정책 강화다. 미국은 1963년 제정된 ‘동일임금법’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정부는 2009년 임금 차별 소송 기간 연장을 골자로 한 ‘릴리 레드베터 공정임금법’을 제정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또 2014년 남성 임금의 77% 수준인 여성 임금을 남성과 동일하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동일임금법’을 추진했으나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치자 연방정부 계약 업체들을 대상으로 임금 차별 해소를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가장 진전을 거두고 있는 지역은 유럽이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사용자가 임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거나 근로자의 임금 관련 정보 청구권을 강화하고, 분쟁 발생 시 사용자의 입증 책임을 강화하는 등의 다양한 입법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또 동일임금을 실현하기 위한 기업의 자체적 노력 및 노사 공동 노력 등 새로운 접근도 시도되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직원 수 25명 이상 모든 고용주는 남녀 임금 차별이 없다는 사실을 의무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남녀 동일임금 인증제’를 지난 4월부터 시행 중이다. 소르스테이든 비글륀손 아이슬란드 사회평등부 장관은 “직장에서 남녀가 동등한 기회를 누리도록 모든 조처를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아이슬란드는 “성별 임금 격차를 2022년까지 해소하겠다”고 공언했다. 독일은 지난 5월 동일노동을 명확히 정의한 ‘보수구조투명화법’ 제정안을 통과시켜 7월부터 여성 노동자가 남성 동료의 연봉을 확인하고 인상을 요구할 수 있다. 영국과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벨기에는 직원 수 50~250명 이상 기업이 남녀 직원의 연봉 격차를 공개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규정을 운영 중이다. 특히 2015년 ‘남녀 임금 격차와 싸우기 위한 법률’을 개정한 벨기에 정부는 매년 성별 임금 격차 보고서를 발간하고, 노사가 단체협약을 통해 격차 해소에 나서도록 하고 있다. 덕분에 벨기에의 성별 임금 격차는 2000년 13.6%에서 2014년 3.3%로 급감, OECD 국가들 가운데 격차가 가장 작은 나라가 됐다. 스위스도 기업이 남녀 임금 실태를 공개하도록 하는 법을 추진하고 있으며, 연방기관과의 관급공사 계약 기업들은 성별 임금 정보를 정부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文정부 남녀 임금 격차 해소 최우선 과제로 한국보다는 성별 임금 격차가 작지만 여전히 상위권인 일본은 아베 신조 정부가 총리자문기구로 설치한 ‘일하는 방식 개혁실현회의’가 지난해 12월 ‘동일노동 동일임금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3월 ‘일하는 방식 개혁실행계획’을 공개했다. 아베 정부는 특히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마련한 일하는 방식 개혁의 일환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 정책을 지켜 줄 것을 업계에 요청하고 있다. 한국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1989년 개정한 남녀고용평등법에 명문화했지만 OECD 조사에서 볼 수 있듯 거의 무용지물이다.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여성 최초 고용노동부 수장에 오른 김영주 장관은 지난달 취임 후 남녀 임금 차별 구제와 성평등 임금공시제 검토 등을 언급했다. 대선 후보 시절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근로기준법에 고용 형태별 차별 금지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밝힌 문재인 정부가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준 국회입법조사처 환경노동팀장은 “비정규직 중 여성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확립하는 것은 성별 임금 격차를 줄이는 의미 있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며 성별 및 고용형태별 격차 해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中·러 정상 ‘한반도 리스크’ 타고 反美 결속

    푸틴·시진핑 북핵문제 완전 합의 고강도 사드 반대 공동성명 낼 듯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브로맨스’(남성 간 친밀한 관계)를 다루는 기사에서 “2013년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 주석이 짬을 내 푸틴 대통령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두 정상은 보드카를 마시며 2차 세계대전을 겪은 각자의 아버지 얘기를 나눴다. 둘이 얼마나 친한 사이인지는 만남 횟수가 말해준다. 시 주석은 2013년 취임 이후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까지 푸틴 대통령과 무려 22번이나 만났다. 23번째 만남은 오는 3~5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리는 제9차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서 이뤄진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31일 “푸틴 대통령이 브릭스 회의에 참석한 뒤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해 6~7일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시진핑·푸틴 회담에서는 한반도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0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 비핵화, 평화·안정, 외교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에 완전한 일치를 보고 있다”면서 “양국 정상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어떤 합의를 내놓을지 알 수 없으나, 속 깊은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두 정상은 이번에도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가 골자인 공동성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6월 한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후 만날 때마다 이런 입장을 밝혀 왔다. 지난 7월 4일 G20 개막을 사흘 앞두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았을 때도 둘은 독일 현지에서 북한의 도발을 비판하기보다는 대화 촉구와 사드 반대에 초점이 맞춰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번에는 성명 강도가 더 세질 수도 있다. 지난 29일 북한이 일본 상공을 지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미국 등이 중국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춘잉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대화는 안중에도 없고 (중국의) 등에 칼을 꽂고 있다”며 미국을 맹비난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을 보여주고자 두 번이나 정부 차원의 대북 제재 공고문을 냈는데도 미국이 독자 제재를 결행한 것에 대한 불만 표출”이라면서 “브릭스 회의가 미국의 질서에 맞서려고 결성된 조직체인 만큼 중심국인 중·러가 한반도를 고리로 미국에 대항하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번 브릭스 회의에서는 시 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만남도 관심을 끌고 있다. 양국은 히말라야 산맥 접경지에서 70일간 무력 대치를 하다가 이번 회의 성사를 위해 급하게 군사력을 철수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세계는 지금 新냉전시대] 미 對 중·러 ‘新냉전’… 동유럽·한반도·중동 우발적 충돌 위험

    [세계는 지금 新냉전시대] 미 對 중·러 ‘新냉전’… 동유럽·한반도·중동 우발적 충돌 위험

    세계가 ‘신(新)냉전’의 시대로 빠져들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1991년 옛 소련이 해체되면서 종말을 고한 듯했던 냉전이 어느새 새로운 형태로, 전 지구적 현상으로 심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는 지금 핵 재무장의 새로운 단계에 직면하며 ‘냉전 2.0’의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20세기의 ‘냉전 1.0’은 미국과 소련의 양극 체제를 기반으로 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진영의 이데올로기 경쟁에 따른 갈등 구조였다. 냉전 2.0 버전은 탈냉전 이후 패권국인 미국에 도전하는 중국과 러시아,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경쟁과 갈등이 표면화된 것으로 이념보다는 배타적 국익 추구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다르다. 신냉전은 구조적으로 보면 미국과 그 동맹국에 맞서 러시아·중국이 연합해 대립하는 양상이다.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옛 소련 영향권의 회복을 노리는 러시아 블라미디르 푸틴 정권,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초강대국의 꿈을 이루려는 중국 시진핑(習近平) 정권의 야심이 ‘강한 미국의 부활’을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가브리엘 외무장관은 “트럼프와 푸틴 등은 세계를 하나의 격투장, 전쟁터로 보고 있다”면서 문제의 원인을 ‘스트롱맨’으로 불리는 지도자들의 국수주의와 패권 지향적 성향 탓으로 돌렸다. 미국과 중·러가 대결하는 ‘신냉전 벨트’는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뿐 아니라 동남아, 중동, 동유럽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펼쳐지고 있다. 중국이 2014년부터 주변국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시설 설치를 확대하자 미국은 ‘항행의 자유’ 작전으로 대항했다. 러시아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지지하고 있으며 중국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지지했다. 마찬가지로 북한 핵 저지를 명분으로 한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중국은 ‘동북아의 전략적 균형을 깨뜨린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러시아도 이를 거들고 있다. 동유럽에서는 미국 주도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러시아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러시아는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접경지인 벨라루스 일대에서 다음달 14일부터 10만여명의 병력을 동원한 ‘자파드 17’ 군사훈련을 할 계획이다. 이는 1991년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다. 러시아군은 2014년에 훈련을 빙자해 병력을 집결시킨 뒤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주변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에 옆구리와 같은 우크라이나를 ‘비수’로 활용해 견제한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24일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1억 7500만 달러(약 1970억원) 상당의 군사장비 공급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추진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초기였던 지난 1월만 해도 ‘협상가’인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이후 최악인 미·러 관계가 해빙기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고립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중국 포위 전략인 ‘아시아 재균형’을 포기할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7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이 같은 전망은 착시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 아프가니스탄에 추가 파병을 하기로 결정하자 중국 환구시보는 23일 “아프간을 중국과 러시아에 대항하는 교두보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2001년 9·11 테러 직후 미국이 탈레반과 전쟁을 벌일 때 중·러가 적극 지지하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중·러가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을 이제 지역 패권 다툼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30일 “한반도의 경우 20세기의 냉전 구도가 중단된 적 없이 그대로 이어지는 등 유럽과는 상황이 달라 학자들 사이에서 신냉전이라는 개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면서도 “다만 현재 ‘단다극체제’(uni-multipolarity)하에서 우위에 있는 미국과 이에 도전하는 중국과 러시아가 충돌하며 서방과 비서방의 편가르기가 일어나는 것은 틀림없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미국, 소련 간 핵무기를 통해 ‘공포의 균형’을 이뤘던 과거 냉전과 달리 신냉전의 갈등 양상은 더 복잡해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커졌다는 점이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의 여파로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주변국의 군비경쟁이 격화되고 있고 인도, 파키스탄에 이어 북한도 핵보유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의 불안정한 관계와 북한의 호전적인 핵 야망 등이 겹친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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