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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정보 훔치고, 바이러스 심고…北, 핵 다음은 사이버전쟁?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정보 훔치고, 바이러스 심고…北, 핵 다음은 사이버전쟁?

    NYT “北 해킹은 완벽한 무기” 美 CIA ‘테러 방지’ 명목하에 전세계 도청·감시 시스템 가동 中·러 등 사이버 보안 강화 총력 韓도 사이버사령부 병력 증강 북한이 무기 수준이라고 칭할 수 있을 정도의 해킹 능력을 발전시켰고 이를 통해 상당한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핵전쟁에 이어 사이버전쟁을 일으킬 상당한 ‘무력’을 가졌다는 것이 지난 15일 뉴욕타임스가 인용한 미국 정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4차 산업시대… ‘총성 없는 전쟁’ 가시화 사이버전쟁은 더이상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 영화의 소재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최초의 사이버전쟁으로 1999년 코소보 사태를 꼽는다. 당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유고 공중폭격에 반발한 해커들이 나토 군사령부의 홈페이지를 해킹하고 이메일을 대량으로 발송하는 등 서버 운영을 방해했다. 사이버전쟁이 국가 간 전면전으로 확대된 것은 2007년이었다. 일명 에스토니아 기간전산망 마비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러시아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 공격이 에스토니아 은행과 중앙부처, 총리실과 의회에 무차별적으로 가해졌고, 에스토니아 전체 인터넷이 2주간 마비되는 국가 혼란이 빚어졌다. 총성 없는 전쟁이 가시화되면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 냉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전 국무장관은 지난 1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문학 축제에서 “러시아 요원들이 페이스북과 유튜브, 트위터, 핀터레스트 등을 통해 사회의 분열을 부추기려는 공격용 광고와 부정적인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면서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 냉전이 이제 막 시작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돌입하면서 사이버전쟁은 더욱 구체적이고 현실화됐다. 미국은 테러 방지라는 명목하에 전 세계를 상대로 도청과 감시 시스템을 가동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중앙정보국(CIA) 사이버 정보센터 문서에 따르면 CIA는 윈도우와 같은 컴퓨터 운영체제(OS)와 스마트폰, 태블릿PC, 심지어 스마트 TV까지 동원해 개인의 사생활뿐만 아니라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한 국가 수장의 휴대전화까지 도청했다. 감시와 도청은 사이버전쟁에서 가장 기초적인 ‘전술’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2008년부터 자체적으로 개발한 OS인 ‘붉은별’을 사용하는 것 역시 사이버전쟁의 초입과도 같은 감시와 도청을 피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한다. 이처럼 정보를 빼앗고, 훔치고, 주요 기관 전산망에 바이러스를 심고, 뿌리는 행위만으로 국가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는 사이버전쟁이 가시화되자 세계 각국은 사이버 보안 역량 강화에 힘쓰기 시작했다. 미국은 2009년 사이버 사령부를 창설하고 전략사령부 산하에 편재했다. 현재 사이버사령부에 소속된 ‘사이버 전사’는 4900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국가 인터넷 공간 안전전략’을 발표하고 사이버 위협에 따른 군사적 대응까지 아우르는 사이버 주권 강화에 나섰다. 미국과 꾸준히 사이버전을 벌이는 러시아는 해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기업에 정부 조달을 중지시키겠다고 경고했다. 소프트웨어 하나만으로도 국가 안보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도 2010년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하고 2013년부터 매년 화이트해커 콘테스트를 열어 병력 증강에 주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화두가 된 북한의 사이버 군사력은 어느 정도일까.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북한이 해킹 공격을 ‘거의 완벽한 무기’로 발전시켰다는 데 전문가들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부국장을 지낸 크리스 잉글리스 역시 최근 케임브리지 사이버 서밋에서 가진 연설에서 “사이버(공격)는 북한에 안성맞춤격의 힘의 도구”라며 “진입 비용이 적게 들고 익명성이 있는 데다 한 국가의 인프라와 민간 인프라를 위기에 처하게 만들 수 있고 수입원도 된다”고 밝혔다. ●北 사이버 공격에 대비해야 뉴욕타임스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사일을 쏘지 않고도 미국을 공격하는 방법으로 사이버 해킹 공격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등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해서는 다양한 제재가 가해지고 있지만, 사이버 공격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제약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이 이러한 두려움을 키우는 데 한몫한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은행에서 10억 달러를 빼내려다 ‘파운데이션’(foundation)이라는 단어를 ‘팬데이션‘(fandation)이라고 잘못 입력해 해킹에 실패한 북한은 더이상 없을지 모른다. 온 세계의 관심이 핵무기에 집중돼 있을 때 북한은 더 크고 강력한 무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발 사이버 공격에 늦지 않게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정보 훔치고, 바이러스 심고… 北, 핵 다음은 사이버전쟁?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정보 훔치고, 바이러스 심고… 北, 핵 다음은 사이버전쟁?

    북한이 무기 수준이라고 칭할 수 있을 정도의 해킹 능력을 발전시켰고 이를 통해 상당한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핵전쟁에 이어 사이버전쟁을 일으킬 상당한 ‘무력’을 가졌다는 것이 지난 15일 뉴욕타임스가 인용한 미국 정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4차 산업시대… ‘총성 없는 전쟁’ 가시화 사이버전쟁은 더이상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 영화의 소재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최초의 사이버전쟁으로 1999년 코소보 사태를 꼽는다. 당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유고 공중폭격에 반발한 해커들이 나토 군사령부의 홈페이지를 해킹하고 이메일을 대량으로 발송하는 등 서버 운영을 방해했다. 사이버전쟁이 국가 간 전면전으로 확대된 것은 2007년이었다. 일명 에스토니아 기간전산망 마비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러시아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 공격이 에스토니아 은행과 중앙부처, 총리실과 의회에 무차별적으로 가해졌고, 에스토니아 전체 인터넷이 2주간 마비되는 국가 혼란이 빚어졌다. 총성 없는 전쟁이 가시화되면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 냉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전 국무장관은 지난 1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문학 축제에서 “러시아 요원들이 페이스북과 유튜브, 트위터, 핀터레스트 등을 통해 사회의 분열을 부추기려는 공격용 광고와 부정적인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면서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 냉전이 이제 막 시작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돌입하면서 사이버전쟁은 더욱 구체적이고 현실화됐다. 미국은 테러 방지라는 명목하에 전 세계를 상대로 도청과 감시 시스템을 가동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중앙정보국(CIA) 사이버 정보센터 문서에 따르면 CIA는 윈도우와 같은 컴퓨터 운영체제(OS)와 스마트폰, 태블릿PC, 심지어 스마트 TV까지 동원해 개인의 사생활뿐만 아니라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한 국가 수장의 휴대전화까지 도청했다. 감시와 도청은 사이버전쟁에서 가장 기초적인 ‘전술’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2008년부터 자체적으로 개발한 OS인 ‘붉은별’을 사용하는 것 역시 사이버전쟁의 초입과도 같은 감시와 도청을 피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한다. 이처럼 정보를 빼앗고, 훔치고, 주요 기관 전산망에 바이러스를 심고, 뿌리는 행위만으로 국가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는 사이버전쟁이 가시화되자 세계 각국은 사이버 보안 역량 강화에 힘쓰기 시작했다. 미국은 2009년 사이버 사령부를 창설하고 전략사령부 산하에 편재했다. 현재 사이버사령부에 소속된 ‘사이버 전사’는 4900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국가 인터넷 공간 안전전략’을 발표하고 사이버 위협에 따른 군사적 대응까지 아우르는 사이버 주권 강화에 나섰다. 미국과 꾸준히 사이버전을 벌이는 러시아는 해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기업에 정부 조달을 중지시키겠다고 경고했다. 소프트웨어 하나만으로도 국가 안보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도 2010년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하고 2013년부터 매년 화이트해커 콘테스트를 열어 병력 증강에 주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화두가 된 북한의 사이버 군사력은 어느 정도일까.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북한이 해킹 공격을 ‘거의 완벽한 무기’로 발전시켰다는 데 전문가들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부국장을 지낸 크리스 잉글리스 역시 최근 케임브리지 사이버 서밋에서 가진 연설에서 “사이버(공격)는 북한에 안성맞춤격의 힘의 도구”라며 “진입 비용이 적게 들고 익명성이 있는 데다 한 국가의 인프라와 민간 인프라를 위기에 처하게 만들 수 있고 수입원도 된다”고 밝혔다. ●北 사이버 공격에 대비해야 뉴욕타임스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사일을 쏘지 않고도 미국을 공격하는 방법으로 사이버 해킹 공격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등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해서는 다양한 제재가 가해지고 있지만, 사이버 공격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제약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이 이러한 두려움을 키우는 데 한몫한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은행에서 10억 달러를 빼내려다 ‘파운데이션’(foundation)이라는 단어를 ‘팬데이션‘(fandation)이라고 잘못 입력해 해킹에 실패한 북한은 더이상 없을지 모른다. 온 세계의 관심이 핵무기에 집중돼 있을 때 북한은 더 크고 강력한 무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발 사이버 공격에 늦지 않게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北 사이버전쟁 일으키면 승산 있을까

    [송혜민의 월드why] 北 사이버전쟁 일으키면 승산 있을까

    북한이 무기 수준이라고 칭할 수 있을 정도의 해킹 능력을 발전시켰고 이를 통해 상당한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핵전쟁에 이어 사이버전쟁을 일으킬 상당한 ‘무력’을 가졌다는 것이 지난 15일 뉴욕타임스가 인용한 미국 정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이버전쟁은 더 이상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 영화의 소재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최초의 사이버전쟁으로 1999년 코소보 사태를 꼽는다. 당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고 공중폭격에 반발한 해커들이 NATO 군사령부의 홈페이지를 해킹하고 e메일을 대량으로 발송하는 등 서버 운영을 방해했다. 사이버전쟁이 국가간 전면전으로 확대된 것은 2007년이었다. 일명 에스토니아 기간전산망 마비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러시아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 공격이 에스토니아 은행과 중앙부처, 총리실과 의회에 무차별적으로 가해졌고, 에스토니아 전체 인터넷이 2주간 마비되는 국가 혼란이 빚어졌다. 총성 없는 전쟁이 가시화되면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 냉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전 국무장관은 지난 1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문학 축제에서 “러시아 요원들이 페이스북과 유튜브, 트위터, 핀터레스트 등을 통해 사회의 분열을 부추기려는 공격용 광고와 부정적인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면서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 냉전이 이제 막 시작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돌입하면서 사이버전쟁은 더욱 구체적이고 현실화 됐다. 미국은 테러 방지라는 명목 하에 전 세계를 상대로 도청과 감시 시스템을 가동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중앙정보국(CIA) 사이버 정보센터 문서에 따르면 CIA는 윈도우와 같은 컴퓨터 운영체제(OS)와 스마트폰, 태블릿PC, 심지어 스마트 TV까지 동원해 개인의 사생활뿐만 아니라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한 국가 수장의 휴대전화까지 도청했다. 감시와 도청은 사이버전쟁에서 가장 기초적인 ‘전술’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2008년부터 자체적으로 개발한 OS인 ‘붉은별’을 사용하는 것 역시 사이버전쟁의 초입과도 같은 감시와 도청을 피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한다. 이처럼 정보를 빼앗고, 훔치고, 주요 기관 전산망에 바이러스를 심고, 뿌리는 행위만으로 국가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는 있는 사이버전쟁이 가시화되자 세계 각국은 사이버 보안 역량 강화에 힘쓰기 시작했다. 미국은 2009년 사이버 사령부를 창설하고 전략사령부 산하에 편재했다. 현재 사이버 사령부에 소속된 ‘사이버 전사’는 4900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국가 인터넷공간 안전전략’을 발표하고 사이버 위협에 따른 군사적 대응까지 아우르는 사이버 주권 강화에 나섰다. 미국과 꾸준히 사이버전을 벌이는 러시아는 해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기업에게 정부 조달을 중지시키겠다고 경고했다. 소프트웨어 하나만으로도 국가 안보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도 2010년 사이버 사령부를 창설하고 2013년부터 매년 화이트해커 콘테스트를 열어 병력 증강에 주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화두가 된 북한의 사이버 군사력은 어느 정도일까.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북한이 해킹 공격을 ‘거의 완벽한 무기’(an almost perfect weapon)로 발전시켰다는데 전문가들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부국장을 역임한 크리스 잉글리스 역시 최근 케임브리지 사이버 서미트에서 가진 연설에서 “사이버(공격)는 북한에게 안성맞춤격의 힘의 도구”라며 “진입 비용이 적게 들고 익명성이 있는 데다가 한 국가의 인프라와 민간 인프라를 위기에 처하게 만들 수 있고 수입원도 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사일을 쏘지 않고도 미국을 공격하는 방법으로 사이버 해킹 공격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등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해서는 다양한 제재가 가해지고 있지만, 사이버 공격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제약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이 이러한 두려움을 키우는 데 한몫을 한다. 지난 해 미국 연방준비은행에서 10억 달러를 빼내려다 ‘파운데이션’(foundation)이라는 단어를 ‘팬데이션‘(fandation)이라고 잘못 입력해 해킹에 실패한 북한은 더 이상 없을지 모른다. 온 세계의 관심이 핵무기에 집중돼 있을 때, 북한은 더 크고 강력한 무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발 사이버공격에 늦지 않게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광장] 네오콘보다 무서운 ‘트럼프 리스크’/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네오콘보다 무서운 ‘트럼프 리스크’/오일만 논설위원

    우리는 지금 3차 북핵 위기에 직면해 있다.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에 따른 1차 위기(1993년)나 고농축우라늄(HEU) 개발 의혹(2002년)으로 야기된 2차 위기 때와 사뭇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 특히 대북 정책이 실패한 네오콘의 정책을 답습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민들의 걱정이 크다. 네오콘은 미 공화당 신보수주의자들로 ‘힘이 곧 정의’라고 믿는 집단이다. 군사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세계 패권을 달성해야 한다는 목표가 명확하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야만인들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은 자연의 권리이자 책임”이라고 주장한 미국의 정치철학자 스트라우스의 사상을 신봉한다. 조지 W 부시 정권(2001~2008년) 초기 권력을 장악한 이들은 이라크전을 주도했다. 미국을 전쟁의 수렁으로 몰아넣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등장과 함께 화려하게 부활했다는 지적이 많다. 이들이 북핵 문제 해결 기회를 고의로 무산시켰다는 비판도 있다. 1994년 북·미 간 제네바협정 타결 이후 대화의 시기였다. 당시 북한 군부의 2인자인 조명록이 2000년 미국으로 날아가 클린턴을 만났고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에서 김정일과 회동했다.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끝내고 북의 체제 보장과 핵 폐기를 빅딜하는 역사적 합의를 목전에 뒀다. 2001년 부시 행정부의 네오콘 군단이 명확한 물증도 없이 핵 의혹을 증폭시켰고 북한을 이란·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몰아갔다. 미국의 저명한 북한 전문가이자 CNN 베이징 특파원을 지낸 마이크 치노이는 자신의 저서 ‘북핵 롤러코스터’에서 “북한의 대미 관계 개선 의지를 네오콘들이 일방적으로 무시했고 국제질서 재편을 위해 북핵 위기를 증폭시켰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런 네오콘의 전략은 그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수됐지만 특유의 예측 불가능성과 난폭성, 정책의 비일관성까지 겹쳤다. 세계가 경악하고 있는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한반도는 전쟁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군사 옵션을 선호하는 강경파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족집게 정밀 타격으로 북의 반격 능력을 괴멸시킨다고 주장하지만 어불성설이다. 1차 북핵 위기 당시 클린턴 행정부의 선제공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참으로 끔찍했다. “90일간 미군 사상자 5만 2000명, 한국군 사상자 49만명, 민간인 포함하면 사망자가 100만명에 이른다”는 내용이다. 지금은 더 참혹하다. 개전 하루 만에 최소한 30만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한반도는 폐허 그 자체가 된다. 트럼프의 동북아 전략도 의미심장하다. 북핵을 고리로 한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와 중국 견제 전략으로 요약된다. 이것이 현실화된 것이 바로 남한 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다. 수교 25년을 맞은 한·중 관계는 파탄 일보 직전에 놓였고 동북아 군비경쟁으로 떠밀리는 양상이다. 결과적으로 미 군산복합체의 이익에 충실했던 네오콘의 전략과 정확하게 부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네오콘식 전략은 북한 리스크를 상수로 만들고 그 피해를 고스란히 우리 국민이 떠안는 구조다. 최근 사드 보복을 포함해 ‘북한 리스크’로 인한 경제 피해액이 28조원(현대경제연구소 추산)에 이른다는 분석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 정권의 광기와 군사 옵션으로 치닫는 트럼프의 무모함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치킨게임’을 중단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우리는 1993년 3월 1차 핵위기 당시 카터 전 대통령의 중재를 기억한다. 그는 평양으로 날아가 당시 김일성 주석과 회담해 평화적 해결의 단초를 만들었다. 현재 치킨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김정은과 트럼프 누구도 먼저 대화를 제의할 수 없는 구도다. 2차 핵위기 당시 중국의 중재로 6자 회담이란 출구를 마련했지만 냉랭한 북·중 관계 탓에 동력을 상실했다. 남북 수교국으로 중재를 제의했던 독일의 메르켈 총리나 최근 북한과 관계를 회복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적격이다. 전쟁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 oilman@seoul.co.kr
  • 트럼프의 복심, 딸 이방카 아빠 따라 한국 온다

    트럼프의 복심, 딸 이방카 아빠 따라 한국 온다

    靑 “공식 수행원 자격으로 알고 있다”이방카, 트럼프의 의사결정에 지대한 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다음달 7~8일 국빈 자격으로 방한할 때 ‘트럼프의 복심’(腹心)으로 알려진 장녀 이방카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행정부의 ‘실세’로 꼽히는 이방카-쿠슈너 부부는 사위 쿠슈너는 백악관 선임고문, 이방카는 백악관 보좌관이라는 공식 직책도 가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방카 부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할 때 공식 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방카는 아버지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 각국 인사들이 면담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이방카는 인도와 호주 외무장관, 국제적십자위원회 총재, 네덜란드 왕비 등과 만나기도 했다. 지난 14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세계은행 여성기업가 기금행사에서 이방카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방카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면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했으며 다음달 인도에서 열리는 ‘글로벌 기업가 정신 정상회의’에도 미국 대표단을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나친 외부 활동으로 인해 눈총을 사기도 하고 있다. 특히 G20 정상회의장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이 트럼프 대통령 자리에 직접 앉아 물의를 일으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리조트 한 번 가면 36억원… 오바마 국빈만찬 1끼 7억원

    트럼프 리조트 한 번 가면 36억원… 오바마 국빈만찬 1끼 7억원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통령의 씀씀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했다는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대통령의 품위 유지와 안전 등을 위해 한 해 7억 5000만 달러(약 9200억원)가 넘는 세금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금액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보안’상의 이유로 정보공개를 청구해도 거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세계 최부국(富國)인 미국의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자신과 가족이 먹는 식사 비용부터 비누, 화장지까지 모두 개인이 부담하고 있다. 이는 ‘공’과 ‘사’를 철저하게 구분하는 미국 문화를 잘 나타내는 단면이기도 하다.●낸시 레이건 “치약값까지 내게 해 깜짝”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백악관의 개인 생활비용을 내는 것은 그야말로 생색 내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여름과 겨울 장기 휴가에 전용기와 경호인력 등 국가 예산이 수백만에서 많게는 천만 달러까지 들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주말마다 자신의 골프장을 찾는 경우 그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라라고 리조트 숙박비나 골프장 비용 등은 개인 돈으로 지급한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전용기 운항이나 경호원 등의 비용으로 수백만 달러의 정부 예산, 즉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다. 미 회계감사원(GAO) 보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직계 가족 등 18명, 여기에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이 보호해야 할 주변 인물까지 포함하면 경호 대상은 모두 42명에 이른다. 6000여명이 근무하는 비밀경호국의 연간 예산이 18억 달러(약 2조 2000억원·경호국 인건비 포함)에 이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겨울 백악관’이라 불리는 마라라고 리조트에 한 번 갈 때마다 300만 달러(약 36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휴가와 가족 경호 대상자 증가로 비밀경호국 예산이 바닥나면서 지난 5월 1억 2000만 달러(약 1470억원)의 예산을 추가 증액했다. 이 가운데 6000만 달러(약 736억원)는 비밀경호국 인건비, 뉴욕에 있는 트럼프타워와 트럼프 관련 주요 시설물의 안전을 위해 쓰였다. 또 3400만 달러(약 417억원)는 올 연말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근접경호 비용, 그리고 2300만 달러(약 282억원)는 가족들이 따로 거주하는 트럼프타워 시설 일부를 경호와 의전에 맞춰 고치는 비용으로 쓸 계획이다. 또 SS는 지난 8월 3~21일 17일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에서 휴가를 보내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7100달러(약 870만원)를 주고 고급 휴대용 화장실을 ‘세금’으로 임대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호화 휴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어린 시절을 하와이에서 보낸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하와이를 찾았는데 한번 움직일 때마다 항공비용으로 370만 달러(약 45억원)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시민단체인 ‘사법감시’ 관계자는 “대통령들이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우버’처럼 사용한다”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하와이 항공경비는 미국의 보통 가정의 1년 휴가비의 880배에 달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사법감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퇴임 전 3년간 가족 휴가를 위해 들어간 정부 예산이 1600만 달러(약 196억원)가 넘는다고 밝혔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경호 비용과 현지 경찰 활동비 등을 더하면 대통령의 한 번 휴가에 1000만 달러(약 122억원) 정도가 든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비밀경호국 연간 예산 2조 2000억원 해외 국가수반이 미국을 찾았을 때 하는 국빈만찬. 미 국무부 의전국의 자료에 따르면 한 번 ‘국빈만찬’을 치를 때마다 20만~50만 달러(약 2억 4000만~6억 1000만원)가 든다고 한다. 정상외교의 ‘꽃’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국민의 세금을 지나치게 펑펑 쓴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민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의식한 탓인지 국무부 의전국은 국빈만찬 경비를 공개하는 것을 극히 꺼린다. CBS 방송이 13개월간 끈질긴 정보공개 요구 끝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주재한 5차례 국빈만찬의 예산 집행 내역을 확보해 보도한 적이 있다. CBS 보도에 따르면 2011년 6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위한 국빈만찬에 21만 5883달러(약 2억 6000만원)가 투입됐다. 이 정도만 해도 만만치 않은 금액이지만, 다른 국빈 만찬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2011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위한 만찬에는 41만 2329달러(약 5억원), 2009년 11월 만모한 싱 인도 총리 국빈만찬 비용은 무려 57만 2187달러(약 7억원)였다. 보통 200여명이 참석한다고 가정하면 인도 총리 만찬의 1인 비용은 350여만원인 셈이다. 사법감시 관계자는 “국빈만찬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1인당 2500달러가 넘는 식사 비용은 상식을 벗어난 것”이라면서 “앞으로 대통령 경호와 만찬, 휴가 비용 등에 투입되는 혈세가 투명하고 바르게 쓰일 수 있도록 더욱 철저한 감시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후진타오 주석 위한 만찬에는 5억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아내인 로라 부시는 자신의 책에서 “백악관에서 8년간 매 끼니 후 계산서를 받아야 했다”면서 “평범한 미국인 가정과 똑같이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스스로 사야 했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오찬이나 만찬을 빼고 백악관에서 먹는 밥값은 모두 개인 돈으로 냈다는 의미다. 또 그녀는 “밥값은 물론 드라이클리닝 비용과 화장실 휴지 구입비, 사적으로 고용한 청소부 임금까지 모두 지불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로라 부시는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대통령은 백악관 직원이 생필품을 사오면 한 달에 한 번씩 결제비용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낸시 레이건도 1981년 백악관으로 이사한 뒤 “밥값은 물론이고 치약과 화장지값, 세탁비까지 모두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아무도 내게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깜짝 놀랐다”고 회고했다. 대통령 전용기 이용도 마찬가지로 알려졌다.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 공식 탑승자가 아닌 누군가를 태워야 한다면, 대통령은 한 사람당 퍼스트클래스에 해당하는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한다. 미국 대통령의 연봉은 40만 달러(약 4억 9000만원)에 공무지원금 명목으로 5만 달러(약 6000만원)가 더해진다. 백악관은 매달 15일 대통령과 가족의 생활비를 영수증을 첨부해 청구한다. 그러면 대통령은 이를 자신의 급여에서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백악관 생활비와 시카고 자택 대출 상환액, 두 딸의 사립학교 등록금 등을 모두 자신의 급여에서 지출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는 2014년 백악관을 떠나면서 200만 달러(약 22억원)가 넘는 빚을 떠안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섹스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그에 따른 소송 비용 탓이 컸지만 살림에 들어간 돈도 만만찮았다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말했다. 또 1876년 퇴임한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 돈이 없어 파산 위기에 몰렸다. 그는 퇴임 이후에 먹고살려고 회고록을 저술했다고 뉴스위크가 전하기도 했다. 한국 전쟁 당시 대통령이었던 해리 트루먼은 1953년 1월 퇴임한 후에 미주리주 인디펜던트에 있는 자신의 고향 집으로 돌아갈 때 일반 승객이 타는 기차 편을 이용했다. 정치인으로 살아온 트루먼은 퇴임 이후에 저축한 돈이 남아 있지 않았고, 그의 퇴임 이후 수입은 제1차 세계대전에 현역 군인으로 참전한 데 따른 군인연금으로 한 달에 112.50달러를 받는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1958년 미국의 전직대통령법이 제정되면서 전임 대통령들은 연간 20만 달러(약 2억 4400만원)의 연금과 사무실 지원비 9만 6000달러(약 1억 17000만원)를 받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우향우’ 31살 총리…‘상왕’ 극우 부총리?

    ‘우향우’ 31살 총리…‘상왕’ 극우 부총리?

    15일(현지시간)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승리한 중도우파 국민당이 ‘새로운 나치’로 비난받는 극우 성향의 자유당과 17년 만에 ‘우파 연정’을 구성할 전망이다. 제바스타인 쿠르츠(31) 국민당 대표가 최연소 총리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우경화하는 정치 환경 속에서 자유당에 휘둘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2차 세계대전 후 유럽 첫 극우 부총리 오스트리아 내무부는 이날 총선 개표를 거의 완료한 결과 국민당이 31.4%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고 자유당이 27.4%, 사회민주당이 26.7%로 뒤를 이었다고 발표했다. 유로뉴스는 부재자 투표 집계가 끝나는 19일쯤 최종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부재자 투표 결과에 따라 2·3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지만 1당이 확실한 국민당 쿠르츠 대표의 총리 취임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오스트리아에서는 그동안 중도좌파 사회민주당과 중도우파 국민당이 번갈아 가며 1당과 2당을 차지하면서 대연정을 구성해 왔다. 하지만 집권 사회민주당의 불법 자금 스캔들이 불거지고 양당이 갈라서자 결국 이달 조기 총선을 실시하게 됐다. 이에 따라 자유당은 국민당의 연정 파트너로 내각에 참여하고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48) 자유당 대표는 2차 세계대전 후 유럽에서 최초의 극우정당 출신 부총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이슬람·난민 정책 힘받아 자유당은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병합했던 시기(1938~1945년) 나치 친위대로 복무했던 안톤 라인트할러가 1956년 창당한 정당으로 유럽연합(EU)의 난민 수용 정책에 반대해 왔다. 자유당은 1999년 총선에서 26.9%의 지지율을 얻어 기성 정치권에 진입했고 2000년부터 2005년까지는 국민당과 연정을 구성하기도 했으나 이후 세력이 위축된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 우파 정당들의 승리는 난민 정책과 이슬람 문제를 주도한 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슈트라헤 대표는 평소 “이슬람은 오스트리아의 일부가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반(反)이슬람 표심을 공략했다. 이에 쿠르츠 국민당 대표도 지중해 난민 루트 폐쇄, 난민 복지 축소 등을 약속하며 자유당으로 옮겼던 우파 성향의 유권자들 일부를 돌려세웠다. 슈트라헤 대표가 쿠르츠 대표와 같은 대중적 인기는 없지만 자유당을 재건해낸 노련한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연정 협상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오스트리아 유권자들이 극우로 선회한 것은 독일과 달리 나치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극우정당의 역사적 오점이 큰 문제로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자유당의 연정 참여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쿠르츠 총리가 국정을 장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고속철도 사업에 적신호 켜진 까닭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고속철도 사업에 적신호 켜진 까닭은

     중국의 ‘고속철도 굴기’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기반 사업으로 해외에서 공격적으로 추진해 온 고속철 건설사업이 현지 정부와의 갈등으로 계약 자체가 무산되거나 건설 비용과 행정절차, 인력 채용, 환경 문제 등을 둘러싼 논란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며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태국 수도 방콕에서 북동부 나콘 라차시마를 연결하는 250㎞ 구간의 고속철을 건설하는 사업은 첫 삽을 뜨기도 전에 장애물을 만나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 태국 정부와 중국 측이 환경영향평가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는 바람에 건설 공사가 또다시 연기됐다. 이 사업은 오는 2021년까지 방콕에서 라오스와 국경을 맞댄 농카이까지 건설될 고속철 건설사업(총연장 850km)의 1단계에 해당한다. 이 사업이 완공되면 자동차로 4시간 안팎 걸리는 이 구간을 고속철로 77분만에 닿을 수 있다. 사업은 이미 3년 전에 합의됐지만 기술 이전과 자금 조달, 개발 지분, 인력 채용 절차 등을 놓고 태국과 중국 간에 갈등이 생겨 착공이 지연됐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7월 태국 정부가 최종적으로 사업을 승인했지만, 이번에 환경 문제가 불거져 계약이 파기될 가능성도 있다는 부정적인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저렴한 건설 비용을 앞세워 고속철 사업을 연달아 수주했으나, 현지 정부의 열악한 재정 사정 때문에 사업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의 예산을 당초 160억 달러(약 18조 400억원)수준으로 잡았던 중국 측은 태국 정부의 재정난으로 인해 예산을 3분의 1에 불과한 52억 달러로 줄여야 했다. 때문에 중국의 고속철 건설 비용은 1㎞당 1700만∼2100만 달러로 유럽 국가(2500만∼3900만 달러)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일본을 따돌리고 동남아에서 처음으로 수주한 인도네시아 고속철 사업도 난관에 부딪혔다. 수도 자카르타와 제3도시 반둥을 잇는 이 사업은 지난해 초 착공식을 하고 본격 공사에 들어갔지만 현지의 복잡한 토지 수용 절차와 설계 변경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고속철이 통과할 산악 지역에 추가로 터널 공사를 해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사업비가 52억 달러에서 60억 달러로 10억 달러 가량 늘어나게 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 국영기업이 갖고 있는 이 사업의 지분 60% 가운데 50%를 중국 측이 가져갈 것을 요구하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 추진한 고속철은 사업 자체가 아예 무산됐다. 중국철로국제공사는 2015년 미 엑스프레스웨스트(XpressWest)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비 127억 달러를 들여 로스앤젤레스(LA)와 라스베이거스를 연결하는 370km 구간에 고속철을 건설하기로 합의했지만 지난해 6월 미국 측이 전격 계약을 취소했다. 토니 마넬 엑스프레스웨스트 최고경영자(CEO)는 “고속철 차량을 미국 내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미 정부의 요구를 중국 측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점을 내세워 취소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3월 미국에서 13억 달러 규모의 지하철 차량 수주에 성공해 선진국 시장에서 고속철 기술 수출에 전기를 마련한데 이어 이 사업을 고속철 굴기의 상징으로 내세웠던 중국으로서는 치명상을 입었다.  정치 불안과 경제난은 또 다른 악재이다. 중국은 리비아에서 수도 트리폴리와 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를 잇는 35억 달러 규모의 고속철 사업을 수주했다. 하지만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면서 이 사업은 백지화됐다. 남미 베네수엘라에서는 총연장 468㎞의 고속철 사업을 2007년 수주했으나 베네수엘라 정부의 재정난이 극심해지면서 언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65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고 이 자금으로 고속철도 등 인프라 건설을 하기로 했는데, 국제유가 급락으로 베네수엘라가 중국에 제때 차관을 갚지 못하는 바람에 고속철 사업이 완공 시기인 2012년을 넘기고도 5년이나 지난 만큼 사실상 중단됐다고 봐야 한다.  중국이 수주한 멕시코의 고속철 사업도 입찰 과정의 투명성을 이유로 2014년 멕시코 정부가 갑작스레 취소해 버렸다. 2014년 완공된 터키 앙카라~이스탄불 구간 외에는 중국의 고속철 건설사업이 막 시작됐거나 아예 착공조차 못한 곳이 많은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두고 “중국의 철도 외교가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해당 국가의 자금이 부족한 데다 중국이 현지의 실질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비등하면서 현지 주민들 사이에 거부감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강력한 라이벌도 등장했다. 치열하게 경쟁하던 독일과 프랑스 기업이 지난달 26일 중국의 고속철에 맞서 합병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독일 지멘스와 프랑스 알스톰이 열차 사업부를 합병하기로 하면서 중국의 고속철 경쟁력에 맞서는 “새로운 유럽의 챔피언”이 탄생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두 회사는 2018년까지 통합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멘스-알스톰’으로 명명된 이 기업은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두고 앙리 푸파르 라파르쥬 알스톰 최고경영자(CEO)가 합병 회사를 이끌게 된다. 두 기업의 양해각서(MOU)는 지멘스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추후에 2%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합병은 세계 철도차량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국유기업인 중국중처(中國中車·CRRC)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중처의 매출 규모는 341억 달러, 종업원 수는 18만 3000여명에 이른다. TGV를 생산하는 알스톰은 시속 300km 이상 달릴 수 있는 아벨리아 열차를, 지멘스는 시속 330km까지 달릴 수 있는 ICE열차 외에 의료용 기기와 전력장비도 생산하고 있다. 두 회사의 철도부문 매출은 151억 유로(약 20조 800억원) 규모이며 종업원 수는 5만 9900여명이다. 통합 4년 뒤에는 4억 7000만 유로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이들은 내다보고 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 직전 베이징과 톈진을 오가는 고속철(총연장 113.5㎞)을 처음 개통했다.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현재 2만 1000㎞의 고속철도망을 구축했다. 세계 고속철 운영 거리의 65% 가량에 해당한다. 중국은 지난해 3월 확정한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안을 통해 5년 내 이를 3만㎞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중국은 고속철 분야의 후발 주자지만 자국에서 축적한 기술과 저렴한 건설 비용을 앞세워 해외에서 고속철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102개국이 중국과 고속철 수입 계약을 맺었다. 계약 액수로는 1430억 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22억 6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물량을 수주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외국을 방문할 때마다 고속철 계약을 따낸 덕분이다. 시 주석은 2014년 남미를 방문했을 때 이 지역 국가들과 태평양과 대서양 연안을 연결하는 남미대륙 횡단철도 건설에도 합의했고, 리 총리는 태국과 아프리카, 남미, 인도 등에서 사업 협력 협정을 성사시켰다. 철도사업의 해외 진출은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 사업과 대부분 맞물려 있다. 중앙아시아~중동~동유럽~서유럽으로 이어지는 화물열차 노선은 지난해부터 정례화했고, 해상 무역로 개척과 맞물린 동남아~중동은 신규 철도 건설과 고속철 수출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영화 ‘택시운전사’ 김사복씨 아들 “아버지는 호텔택시업체를 운영했다”

    영화 ‘택시운전사’ 김사복씨 아들 “아버지는 호텔택시업체를 운영했다”

    영화 ‘택시운전사’ 김사복씨의 아들이 경기 광명시에서 특별강의를 갖는다.15일 광명시에 따르면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모델인 김사복씨 큰아들 김승필씨를 초청해 ‘나의 아버지 택시운전사 김사복’을 주제로 오는 20일 특강을 진행한다. 김씨는 지난여름 영화 ‘택시운전사’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화제가 되자 트위터에 자신이 김사복씨의 큰아들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 부친과 힌츠페터가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김씨는 “당시 아버지는 영화 내용과는 달리 한 호텔택시를 운영했고, 외신 기자들에게 잘 알려진 분이었다”며, “이번 특강에서 아버지가 평소 민주주의에 관심이 많았고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분이었음을 알리겠다”고 전했다. 김씨는 20일 오전 광명시청에서 부친이 독일기자 피터 힌츠페터를 광주까지 안내하는 등 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는 데 도움을 준 일화와 유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 김씨는 5·18기록관에 아버지 관련 자료와 유품을 제시했다. 이어 그는 “지난 84년 세상을 떠난 선친을 힌츠페터의 추모비가 있는 광주 망월동 5·18 옛 묘역으로 옮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김씨는 지난 9월 11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양기대 시장과 함께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하며 광명시와 인연을 맺었다. 양 시장이 힌츠페터 기자를 도운 김사복씨의 일화를 듣고 아들 김씨를 만나고 싶다고 요청해 만남이 이뤄졌다. 양 시장은 “신군부가 그동안 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왜곡하고 은폐해 왔다는 증언과 자료가 최근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당시 목숨을 걸고 사실보도를 하고자 광주를 찾은 독일 기자를 도운 택시운전사 김사복씨처럼 시민들의 노력을 널리 알리기 위해 특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특강 후 관광명소인 광명동굴을 방문할 예정이다. 특강은 시민 누구나 선착순 참석할 수 있다. 문의는 광명시 인재양성팀 02-2680-2036.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김동연, 이방카 트럼프와 악수 “여성기업가 기념식 참석”

    김동연, 이방카 트럼프와 악수 “여성기업가 기념식 참석”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현지 시간) 개도국 여성기업가를 지원하는 기금 기념식에 참석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이날 워싱턴 소재 세계은행(WB)이 주관하는 여성기업가 기금 1차 운영위원회의 개최를 기념하는 기념식에 참석했다. 기념식에는 김용 세계은행 총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대통령 보좌관, 스티븐 므누친 미국 재무장관, 모리슨 호주 재무장관 등도 참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여성의 경제활동 기회 확대, 양성평등 달성 등 국제적 공통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부총리는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참석 차 지난 11일(한국 시간) 출국했다. 여성기업가 기금은 올해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개도국 여성기업가 지원을 위해 설립하기로 한 기금이다. 한국은 기금에 1000만달러를 기여, 운영위에 참여하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페인 “16일까지 독립 결정하라”… 코너 몰린 카탈루냐

    스페인 “16일까지 독립 결정하라”… 코너 몰린 카탈루냐

    스페인 중앙정부가 분리 독립 선언을 유보한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대해 오는 16일까지 독립에 대한 최종 입장을 명확히 밝히라고 압박하면서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궁지에 몰렸다. 카탈루냐 측이 대내외적 제약으로 실제 독립이 어렵다는 약점을 알고 승기를 잡은 중앙정부가 사실상 ‘백기 투항’을 강요한 것이라 정국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11일(현지시간) 방송 담화를 통해 “내각은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독립을 선언한 것인지 명확히 해 달라고 요구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카탈루냐의 응답이 향후 상황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카를레스 푸지데몬 자치정부 수반이 “독립을 선언했지만 선언문의 효력은 발효되지 않았다”고 한 발 물러선 틈을 파고들며 최후통첩성 발언으로 반격한 것이다. 라호이 총리는 “민주적 법과 불법 사이에는 어떤 중재도 없다”고 자치정부가 제시한 국제사회의 중재 제안도 공식 거부했다. 스페인 정부 소식통은 AFP통신에 “라호이 총리가 자치정부 수반에게 16일까지 최종 입장을 제시해 달라면서 5일간의 시한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자치정부가 독립 선언이 유효하다고 답변할 경우 중앙정부는 불복종하는 자치정부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헌법 155조를 명분 삼아 의회의 동의를 얻어 자치정부 관료 해임, 신규 지방선거, 지방경찰 장악 등에 착수하게 된다.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19%를 차지하는 카탈루냐가 독립을 추진한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지역보다 세금을 많이 내도 재정적 혜택이 적다’는 불만에 따른 것이다. 카탈루냐 정부는 애초 투표를 통해 높아진 협상력을 바탕으로 중앙정부로부터 더 많은 자치권과 재정적 혜택을 확보한다는 구상이었으나 라호이 총리의 완강한 반격에 또다시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전날 유화적 발언을 했던 푸지데몬 수반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스페인 정부와 조건 없는 카탈루냐 독립에 관한 논의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다소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스페인 집권당인 국민당(PP)과 제1야당 사회당은 차제에 카탈루냐의 독립을 영구적으로 막기 위해 현재의 지방 자치제도를 전면 손질하는 개헌 논의에 착수하는 등 카탈루냐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카탈루냐 독립 움직임이 유럽 다른 지역의 분쟁을 격화시킬 것을 우려한 유럽연합(EU)도 중앙정부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은 “카탈루냐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고, 프랑스 정부도 “카탈루냐의 독립은 국제적 인정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야당 의원들 “탈원전 전기료 우려” vs 백운규 장관 “5년 동안 인상 없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 중단에 법적 하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白산업 “신고리 중단 법적 하자 없다” 백 장관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고리 건설 중단은 전적으로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에서 결정된 사항이고 산업부가 협조 공문을 보낸 것은 최고 의결 기구인 국무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2020년 이후에는 현재와 비교해 전기요금이 20%가량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김정훈 의원은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받은 보고서를 제시하며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5~2029년) 대신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 2015~2035년 전력생산비용이 46.1%나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6년 기준 전기요금은 111.23원/㎾h이지만 2019년에는 119.25원/㎾h, 2020년에는 122.86원/㎾h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대해 백 장관은 “신재생에너지 설비 관련 가격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재생 확대 정책이 전기요금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며 “전력수급을 고려할 때 2022년까지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독일의 예를 들어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 의원은 “독일은 2011년 탈원전 결정 이후 가정용은 2017년까지 23.1% 증가했고 산업용은 41.8%나 올랐다”며 “전기요금 인상률을 놓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는 만큼 정부가 체계적인 시나리오별 분석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당 곽대훈 의원은 한국수력원자력의 발전원가 상세내역을 공개하며 “원전 원가에 이미 사후처리비용과 사회적 비용이 해외와 비교해 봐도 결코 낮지 않은 수준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원전 발전 원가 신재생의 4분의1 수준 한수원이 공개한 보고서에서 2016년 원전 총 발전 원가는 8조 1961억원으로 1kwh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53.98원이 투입됐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내놓은 2015년 기준 신재생·기타 에너지 발전단가 221.3원의 4분의1에 불과한 금액이다. 공론화위원회의 법적 지위를 문제 삼기도 했다. 한국당 윤한홍 의원은 “공론화위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손해배상과 수조원에 해당하는 구상권 행사가 뒤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 장관은 “어떤 경우에라도 정부가 적법하게 처리하겠다”면서 “국무총리 훈령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공론화위도 적법하다고 볼 수 있다”고 대답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설] 트럼프, 이란 핵 합의 깨고 北 설득할 수 있겠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합의 평가 기한인 15일 이전에 준수 불인증을 선언할 것이라고 한다. 이란의 핵 합의 이행에 불만을 가져서라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3개월마다 돌아오는 재인증 기한이었던 지난 4월과 7월에는 ‘현상 유지’ 결정을 내렸다. 미 의회는 이런 결정이 내려지면 60일 이내에 해제했던 대이란 제재의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중국, 러시아 등 6개국과 이란이 2015년 7월 합의한 핵 협정은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감시하고 제한하는 대신 이란에 가했던 각종 제재를 푸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 합의 폐기 움직임에 대해서는 미 조야는 물론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있다. 당사자인 이란은 주미대사가 지난 8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핵 합의는 미·이란 양자 협상에 의한 것이 아닌 유엔 안보리 결의라면서 “미래의 다자협상에서 신뢰를 유지하려면 국제 합의를 거슬러서는 안 되며, 핵 합의 위반”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란 핵 합의에 참가한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도 성명을 통해 “이 협정으로 향후 10년 이상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이 제거됐으며, 영국은 이 협정이 지역 안보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합의 이행을 미국에 촉구했다. 이란 핵 합의 파기가 강 건너 불이 아닌 것은 북핵 해결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트럼프가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하면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 뻔하다. 제네바합의, 9·19공동성명, 2·29합의 등 굵직한 합의를 했지만 쌍방의 불이행으로 휴지 조각을 만들어 온 북·미다. 그렇지 않아도 의심 가득한 북한이 합의를 깨고 대이란 제재를 재개하려는 미 행정부와 교섭에 나설지 의문이다. 이란 핵 협상의 주역이었던 웬디 셔먼 전 미 국무차관은 트럼프가 합의를 깨면 국제무대에서 아무도 미국을 신뢰하지 않게 되고 북핵을 대화로 해결할 가능성도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독일의 지그마어 가브리엘 외교부 장관도 비슷한 취지로 발언했다. 게다가 이란이 핵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도 명확하지 않다. 전임자 버락 오바마의 정책이라면 모두 다 뒤집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치졸함 말고는 돌연한 핵 합의 파기 이유를 찾기 어렵다. 국제사회의 상식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은 세계 평화와 지역 안보에 역행한다. 무엇보다 전 세계에 핵 확산을 부추기는 일이다. 부디 신중히 결정하기를 바란다.
  • 美 거센 통상 압박, 환율까지 번지나

    FTA 이어 또다른 리스크 촉각 한·중 통화스와프도 연장 불투명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중 통화 스와프가 9년 만에 종료될 상황에 놓였고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 통상 압박 수위를 높이는 미국이 우리나라를 환율 시험대에 올릴지 관심이 쏠린다. G2 리스크는 북한 리스크와 맞물려 ‘10월 위기설’의 단초로 작용하고 있다.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우리 경제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오는 15일까지 의회에 하반기 환율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재무부는 ▲대미 무역수지 흑자(200억 달러 초과) ▲경상수지 흑자(GDP 대비 3% 초과) ▲환율시장 개입 여부(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등 세 가지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3개를 모두 충족하면 환율조작국, 3개 중 2개를 충족하면 관찰대상국으로 각각 지정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에 이어 지난 4월에도 중국과 일본, 대만, 독일, 스위스 등과 함께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됐다. 3대 요건 중 대미 무역흑자(2016년 277억 달러)와 경상수지 흑자(GDP 7%) 등 2개 요건을 충족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는 올해 들어 셰일가스 등의 수입을 확대하면서 지난 8월 현재 110억 7000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정부가 환율을 자의적으로 관리하고 있지 않은 만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강화되고 있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기조가 환율보고서에도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외화 안전망 역할을 했던 560만 달러(약 64조원) 규모의 한·중 통화 스와프 협정 만기는 10일이다. 하지만 연장 여부는 불투명하다. 기재부와 한은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당분간 현재 상황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갈등으로 통화 스와프 연장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일본과의 통화 스와프가 종료된 상황에서 한·중 통화 스와프는 우리나라가 맺고 있는 전체 통화 스와프(1222억 달러)의 45.8%를 차지하는 핵심 기둥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협상 결과가 곧 나올 텐데 발표 시점을 놓고 협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늦어지는 것”이라면서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비자 전쟁’으로 번진 美·터키 외교갈등

    미국과 터키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미국 정부가 지난 4일(현지시간) 터키 당국이 수도 앙카라 주재 미 총영사관 직원을 체포한 것과 관련, 8일 비(非)이민 비자 발급을 중단하자 터키도 이에 맞서 미 주재 터키 대사관의 비자 발급을 중지했다. 지난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데타를 진압한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터키와 서방 동맹국들과의 갈등이 더욱 격화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터키 주재 미 대사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최근의 사건들로 인해 미 정부는 미 외교기관과 직원의 안전에 대한 터키 정부의 약속을 재검토하게 됐다”며 “재검토가 진행되는 동안 (터키로의 미국인) 방문자 숫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터키의 모든 미 외교시설에서 비이민 비자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최근의 사건들이란 4일 터키 주재 미 총영사관의 터키인 직원 메틴 토푸즈가 터키 쿠데타 배후로 지목된 성직자 펫훌라흐 귈렌과 연계돼 있다는 혐의로 체포된 일을 뜻한다. 당시 미 당국은 총영사관 직원의 체포가 미국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이민 비자 발급 중단 조치는 즉각 발효됐다. 중단 대상은 전자비자 및 국경 발급 비자, 여권 첨부 비자 등 모든 비자에 적용됐다. 몇 시간 뒤 터키 정부도 똑같은 조치로 맞대응했다. 워싱턴 주재 터키 대사관은 트위터에서 “최근의 사건들로 인해 터키 정부는 터키 외교기관과 직원의 안전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약속을 재검토하게 됐다”며 “재검토가 진행되는 동안 (미국으로의 터키인) 방문자 숫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의 모든 터키 외교시설에서 비이민 비자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미측 성명을 고스란히 주어만 바꾼 것이다. 미국과 터키는 미국에 거주 중인 귈렌의 터키 송환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 왔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싸우는 시리아 내 쿠르드 반군에 대한 미국의 지원 문제를 둘러싸고도 외교적 마찰이 이어졌다. 터키가 시리아 내 쿠르드 반군을 분리독립을 꾀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된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는 독일과도 껄끄러운 관계다. 독일로 망명한 터키 측 군 인사들에 대한 소환 요청을 독일 측이 거부하자 터키는 지난 6월 터키 내 독일 연방군 기지에 대한 독일 의원들의 방문을 불허했다. 지난달 독일 총선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사민당 등에 표를 던지지 말라고 터키계 독일 유권자들에게 주문하면서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터키 검찰은 또 지난 8일 테러 연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독일인 페터 슈토이트너 등 인권 운동가 11명에 대해 최대 징역 15년을 구형하기도 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러시아 봉쇄’ 임무를 수행해 온 터키가 미국, 유럽 동맹국들과 대립하면서 나토가 흔들릴 우려도 제기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 ‘트라이엄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터키의 러시아제 무기 구매 결정은 최근 미국, 독일 등 나토 회원국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심리·경제의 융합’ 비주류 경제학 선구자… ‘넛지’ 승리의 저주‘ 저자로 대중적 인기

    ‘심리·경제의 융합’ 비주류 경제학 선구자… ‘넛지’ 승리의 저주‘ 저자로 대중적 인기

    ‘넛지’의 공동 저자로 유명한 행동경제학자인 리처드 탈러(72)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제49회 경제학상 수상자를 탈러 교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개인의 의사결정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과 심리학적 분석을 연결하는 데 이바지했다”면서 “그의 경험적 발견과 이론적 통찰력이 경제 연구와 정책 분야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행동경제학을 확장시키는 데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특히 제한적 합리성과 사회적 기호, 자기통제 결여 분석을 통해 이 같은 인간적 특질이 시장의 성과뿐만 아니라 개인적 결정에 어떻게 조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 줬다고 설명했다.  독일계 미국인으로 뉴저지에서 태어난 탈러 교수는 제한적 합리성에 기반한 경제학 분야인 행동경제학을 체계화한 학자다. 특히 인지적 제약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행동금융학 창시자로 손꼽힌다. 로체스터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코넬대와 MIT 경영대학원 등을 거쳐 1995년부터 시카고대 보스경영대학원에 재직하고 있다. ‘승자의 저주’ ‘넛지’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등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그는 대학원 시절부터 주류경제학에서 가정하는 ‘합리적 인간’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새로운 경제학 이론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1977~1978년 스탠퍼드대에서 일할 당시 심리학자인 대니얼 카너먼 교수, 아모스 트버스키 교수와 학문적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행동경제학이 태동됐다. 카너먼 교수는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면서 그 공을 탈러 교수에게 돌리기도 했다.  탈러 교수는 1987~1990년 학술지 ‘경제학 전망’에서 ‘이상 현상들’이란 제목으로 기존 주류경제학 이론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현상들을 연재하는 특집을 게재하면서 행동경제학을 주류 반열에 올려놓는 데 이바지했다.  특히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교수와 함께 2008년 출간한 ‘넛지’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행동경제학을 대중에게 널리 알렸을 뿐만 아니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 등에게도 큰 영향을 줬다.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를 표현하는 ‘넛지’는 공공정책에서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의미한다. 이 책에서 탈러 교수는 ‘이콘’(호모 이코노미쿠스를 줄인 말)과 현실 속에 존재하는 허점투성이 ‘인간’을 대비시키며 주류경제학에서 당연시하는 ‘합리적이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적 인간’이라는 가설을 비판했다.  탈러 교수는 공정성에 대한 이론과 실험으로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는 공정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때문에 기업이 수요가 많은 시기에도 비용이 오르지 않는 한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 원리를 설명했다. 탈러 교수는 동료들과 함께 ‘독재자 게임’을 고안했는데, 이는 세계 각지에서 공정성에 대한 여러 집단의 태도를 측정하는 연구에 많이 활용됐다. ‘함께 행하는 동반자 모델’을 통해 사람들이 새해 다짐을 잘 지키지 못하는 점에 대한 연구에도 족적을 남겼다.  탈러 교수는 수상자 발표 직후 노벨위와의 통화에서 “기쁘다”면서 “경제 행위자가 사람이고, 경제 모델은 이를 포함해야 한다는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상금을 어떻게 쓸 것인가란 물음에 “재미있는 질문”이라며 “가능한 한 불합리하게 쓰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노벨경제학상은 다른 노벨상과는 달리 1968년 스웨덴 중앙은행이 창립 300주년을 기념해 만들었다. 정식 명칭도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하는 스웨덴 중앙은행 경제학상’이다. 다만 다른 노벨상과 마찬가지로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른 원칙에 의거해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선정해 시상한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씨줄날줄] 크림반도의 ‘푸틴 장벽’/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크림반도의 ‘푸틴 장벽’/최광숙 논설위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007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잊을 수가 없다. 사냥개에 물려 개를 무서워하는 것을 안 푸틴이 회담장에 시커먼 개를 풀어놓은 것도 모자라 호통을 치다가 다시 목소리를 깔고 강요하듯 말하는 등 거칠게 굴었기 때문이다.푸틴의 이런 행동은 다분히 의도적이었다. 회담 장소로 크림반도의 대통령 별장이 선택된 것도 마찬가지다. 메르켈이 호시탐탐 크림반도를 노리던 푸틴과 이에 반대하는 서방국가 간의 중재자로 나서자 푸틴은 일부러 메르켈을 크림반도로 불러들여 기를 죽이고자 한 것이었다. 우크라이나의 영토이던 크림반도는 지정학적 위치 탓에 수백년간 동·서 강대국들이 싸우는 각축장이 된 곳이다. 1854~56년 이곳에서는 러시아와 오스만제국(현 터키)·동맹국 간의 ‘크림전쟁’이 벌어졌다. 표면적인 원인은 종교 갈등이었지만 사실은 러시아의 남진 정책과 이를 저지하기 위한 유럽 각국의 견제였다. 러시아는 이 전쟁에서 패배했다. 이 전쟁이 낳은 두 명의 영웅이 있는데 한 사람은 ‘전쟁과 평화’를 쓴 러시아의 대문호인 레프 톨스토이다. 그는 20대에 러시아 포병장교로 참전했다. 또 한 사람은 오스만 측을 지원했던 영국군의 부상병들을 간호한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다. 구소련은 여러 차례 전쟁을 통해 크림반도를 확보했으나 1954년 우크라이나 출신인 흐루쇼프가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에 넘기면서 우크라이나 영토가 됐다. 하지만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남진 정책상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포기할 수 없었다. 게다가 러시아는 일 년 내내 기후가 온화해 겨울에도 얼지 않는 흑해의 항구가 필요했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크림반도 남쪽의 세바스토폴항을 우크라이나로부터 장기 임차해 흑해함대를 주둔시켜 왔다. 그러다 2014년 러시아군은 무장병력을 투입해 크림반도를 점령했다. 크림의회는 주민투표를 통해 합병의 찬반을 물었는데 크림반도의 90%가 러시아계 주민이다 보니 압도적인 찬성으로 러시아와의 합병이 이뤄졌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물론 서방국가들은 ‘불법 영토 찬탈’이라며 크림반도의 합병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높이 2m, 길이 50㎞의 이른바 ‘푸틴 장벽’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한다. 크림반도 지배권을 더 확실하게 장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핵 위기의 한반도만큼이나 크림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심상치 않다. 지구촌 여기저기서 어른거리는 냉전의 그림자가 걱정스럽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 백인은 우월한 인종인가? ...재조명 되는 극우 포퓰리즘

    : 백인은 우월한 인종인가? ...재조명 되는 극우 포퓰리즘

    “네덜란드 자유당(PVV)과 프랑스 국민전선(FN), 오스트리아 자유당의 약진에 이어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이제 독일에서 명실상부한 3당의 자리에 올랐다. 이는 우리가 이슬람 국가들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여준 것이다.”(헤이르트 빌더르스 네덜란드 자유당 대표)“이번에 역사적 점수를 올린 동맹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브라보’를 보낸다. AfD는 유럽 사람들을 각성하는 새로운 상징이다.”(마리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 대표) 독일의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총선에서 12.6%의 지지율을 확보하며 연방 하원의 제3당 자리를 꿰차자 유럽 각국의 극우 포퓰리스트들이 환호했다. 나치 정권의 역사적 과오 때문에 극우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독일에서 AfD의 약진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2015년 국경을 개방해 100만명이 넘는 중동권 난민과 이주자들을 받아들이기로 한 결정에 대한 반발이라는게 중론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민 정책과 사회 불평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 유럽내 정체성과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독일경제연구소 IFO의 클레멘스 푸에스트 소장은 “안보, 이민, 세계화 속에서 독일 경제 모델에 대한 회의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여기서 유럽의 ‘정체성’이란 결국 중세 십자군 전쟁 때부터 뿌리깊게 이어져온 문명의 충돌로 기독교 중심의 백인우월주의와 반(反)이슬람 정서로 대표된다. 미국도 지난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유혈 사태를 계기로 인종적 갈등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심하게 비난하지 말라고 조언한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해임됐지만 반(反)이민 국수주의를 내세운 ‘대안 우파’(알트 라이트·alternative right)가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대안 우파는 2008년 흑인인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직후 보수 우파 철학자 폴 고트프리드가 미국에서 대안적인 우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제시된 개념이다. 이는 워싱턴의 공화당 주류를 거부하고 백인 우월주의와 반(反)이슬람·반(反)유대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전통적 보수주의와 구별된다. 대표적인 대안 우파 활동가인 리처드 스펜서는 “흑인은 문명에 거의 아무런 이바지를 하지 않았다. 흑인 인종 학살을 고려해 볼 만하다. 미국은 백인의 나라”라고 주장해 지지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백인 우월주의를 지지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정치적 도박에 가깝지만 사실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는 뿌리가 깊다. 영국의 유전학자 프랜시스 골턴(1822~1911년)이 1865년 발표한 우생학은 미국에서 1880년대 새로운 과학으로 자리잡았다. 미국의 26대 대통령이던 시어도어 루스벨트(1901~1909년)도 유색 인종의 높은 출생률에 주목하면서 1913년 “우리는 좋은 형질을 가진 시민은 자신의 좋은 혈통을 후대에 남기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의무이며, 나쁜 형질을 가진 시민이 후손을 통해 나쁜 혈통을 이어가게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백인의 우월함을 강조했다. 서구 사회를 휩쓰는 백인 우월주의 열풍은 무엇보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침체한 경제와도 연관이 있다. 저성장과 양극화로 빈부 격차가 확대되면서 미국 백인 블루칼라 계층이 트럼프를 지지하고 영국 저소득층이 지난해 유럽연합(EU) 탈퇴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같이 세계화에 대한 비관론이 과거 민족국가로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분석이다. 베를린 자유대학 존 F 케네디 연구소의 마누엘 펀케 연구원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1870년부터 2014년까지 역사상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극우 정당의 득표율이 약 30%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이는 유권자들이 소수자나 외국인에게 화살을 돌리는 모습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백인 우월주의는 서구 사회의 주류를 이루던 기독교 기반의 백인이 비주류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퓨리서치센터는 2015년 백인(히스패닉계 제외)이 전체 미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로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지만 2065년이면 과반 이하인 46%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히스패닉은 14%에서 24%로, 흑인은 12%에서 14%, 아시아계는 6%에서 13%로 늘어나 ‘백인 국가’ 미국의 정체성이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종교적으로는 미국의 무슬림 인구가 현재는 1% 미만이지만 2050년에는 전체 인구의 2.1%로 늘어나 기독교(66%)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종교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밖에 퓨리서치센터는 프랑스의 무슬림 인구가 470만여명으로 이미 전체 인구의 7.5%를 넘어섰지만 2030년에는 686만여명(10.3%)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의 경우 2010년 무슬림 인구가 전체 인구의 5%인 411만여명이었으나 2030년에는 7.1% 수준인 554만여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美, 유엔서 부당한 한·일 위안부합의 지적을”

    “美, 유엔서 부당한 한·일 위안부합의 지적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1) 할머니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오는 11월 유엔 회의 때 ‘한·일 위안부 합의’의 부당함을 지적해 달라고 미국에 요청했다.김 할머니와 정대협은 27일 서울 용산구 주한 미국대사관 남영동 별관을 방문해 대사관 정치부 서기관을 만나 1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국 하원이 일본 정부에 위안부 관련 공식 사과와 역사적 책임을 요구한 지 올해로 꼭 10주년이 된다고 강조하면서 김 할머니는 “제발 미국이 전쟁 준비만 하지 말고 우리 문제가 해결되도록 일본을 압박해 달라”며 “미국이 나서면 아베(신조 일본 총리)가 꼼짝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정대협은 전했다. 오는 11월 6~17일에 유엔 국가별정례인권검토(UPR) 회의가 열린다. 유엔 UPR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회원국의 인권상황을 검토하기 위해 여는 회의로, 이번 28차 회의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제출한 국가보고서에 대한 심의가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의 문제점을 꼬집고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등을 촉구해 달라는 것이다. 정대협은 “UPR 회의는 정부 대표들 간의 질의응답으로 진행돼 비정부기구(NGO)의 발언권이 없다”며 “이 때문에 각국 정부를 상대로 로비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대협과 김 할머니는 다음달 독일·캐나다 대사관을 찾아 면담하고 같은 내용을 요청할 예정이다. 정대협은 이날 정오에는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302차 수요시위를 열어 한·일 위안부 합의의 즉각적인 폐지를 주장했다. 아울러 일본에 위안부 피해에 대한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도 강조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단독] [김부겸 장관 인터뷰] “증세는 나의 소신… 중부담·중복지 위해 보유세 올려야”

    [단독] [김부겸 장관 인터뷰] “증세는 나의 소신… 중부담·중복지 위해 보유세 올려야”

    서울신문은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장관 취임 100일의 소회와 지방분권·재정분권 등에 대한 생각, 소방직 국가직화 등에 대한 현안을 들어봤다. ‘지대추구’(기득권이 정당한 노동 없이 임대료나 이자수익 등 불로소득을 얻는 행위)를 해결하기 위한 보유세 현실화와 이를 통한 재정·지방분권 실현 방안 등 김 장관의 ‘큰 그림’을 소개한다.→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반부패협의회에서 무슨 제안을 했나. -지방에는 ‘토착형 비리 네트워크’가 지역 정보와 자원을 독점하고 있다. 지방의회에 다양한 정치세력이 참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 특정 정당이 전체 의석의 3분의2 이상을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개헌에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내년 3월까지는 구체적 안을 마련하겠다.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가. -독일 사례를 배워야 한다. 연방의회의 경우 정당 지지율만큼 의석이 배정된다. 제1당인 기민·기사연합이 득표율 33%를 얻었는데 연방의회 의석도 전체의 33% 정도를 가져간다. 극우성향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은 12%를 얻어 제3당이 됐다. 우리나라 같으면 이 정도 득표율로는 의석을 거의 차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독일 시스템은 정당 간 협치를 제도화하고 연정과 정책 합의 폭을 넓혀 준다. →증세론의 총대를 멨다는 평가가 있다. -증세는 내 소신이다. 적어도 이 나라에 사는 이상 굶어 죽거나 얼어 죽지는 않는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이런 ‘중부담 중복지’에 쓸 수 있는 돈이 없다. 미래세대에 부담을 주는 국채 발행은 안 된다. 결국 여력 있는 누군가가 세금을 더 내야 한다. 부동산이 대표적이다.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데 별다른 기여도 하지 않으면서 주택이든 상가든 일단 위치만 선점하면 장기간 프리미엄을 얻는다. 이런 소득의 일부는 사회로 환류시켜야 한다. 미국이 왜 해마다 시가의 1%나 되는 보유세를 부과하는지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는 0.1~0.3%에 불과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부총리가 ‘아무 대책도 없이 왜 이러시냐’고 원망할 수도 있겠다(웃음). 하지만 과도한 지대추구를 막지 않으면 대한민국 전체가 ‘욕망의 구렁텅이’에 빠질 수밖에 없다. 장사가 잘된다고 소문난 음식점도 어느 날 가면 주인이 바뀌어 있다. 자영업자들이 임대료 내느라 아르바이트 직원 시급도 제대로 못 챙겨줄 수준까지 내몰렸다. 임대료 상승이 끝이 없다. 자본의 왜곡 분배다. →지방자치와 어떻게 연결되나. -요즘 재정전문가를 많이 만난다. 지방분권을 실현하려면 국가의 재정권한을 지방에 대폭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재정분권 없이는 실질적인 지방자치 실현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다. 내가 제안하는 방안은 지방세인 재산세 과세표준를 현실화해 재산세 중 절반은 해당 지자체가 쓰고 나머지 절반은 ‘국가공동세’로 하자는 안이다. 2007년 서울시도 25개 자치구의 빈부 격차 완화를 위해 재산세를 공동세화로 바꾸지 않았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디에 살든 누구나 최소한의 행정·복지 서비스는 같게 받아야 해서다. 독일처럼 지방과 지방이 서로 연대 의무를 지도록 우리도 헌법에 이를 명시해야 한다. →경찰은 자치경찰로 가면서 소방은 국가직화하려고 해 모순이라는 지적도 있다. -소방직 국가직화는 지방화 추세를 거스르려는 게 아니다. 소방관이 지방공무원으로 있다 보니 인력이 열악하고 장비 또한 지자체별로 천차만별이다. 국가가 나서서 상향 평준화할 필요가 있다. 지휘나 인사권은 지자체가 갖되 선발은 국가직으로 하는 식이다. 다만 일부 지자체들이 우려하고 있어 대화와 설득을 통해 풀어 가려고 한다. →자치경찰 제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제주에서 자치경찰을 시범 운영 중인데 이들에게 권한 이행이 잘 안 돼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를 반영해 전국 단위 치안과 테러 등 위험 요인은 국가경찰이 맡고, 지역밀착형 업무는 자치경찰이 하도록 이원화하겠다. 12만 경찰 조직의 틀을 바꿀 때가 됐다. →행안부 공무원들과 ‘스탠딩 파티’로 스킨십을 다지던데…. -요즘 젊은 공무원들은 확실히 예전과 다르더라. “장관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거나 “사진 같이 찍어요”라며 셀카를 들이밀기도 한다. 이런 친구들의 창의력과 자존심을 잘 지켜주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동량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무원 스스로가 신바람이 나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싶다. 공무원이 말을 안 듣는다면 리더 스스로가 자기를 돌아봐야 한다. (장관인) 나에게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나를 따르라’는 한마디로 모든 조직을 통솔할 수 있는 ‘슈퍼맨’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정리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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