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독일 방문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위안부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수행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전두환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김호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097
  • 외환銀 대주주 獨은행 임원 재경부방문 ‘구조조정 논의’

    은행 구조조정 안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외환은행 대주주인 독일 코메르츠은행의 임원이 2일 재정경제부 차관을 예방해 주목을 끌고있다. 1일 입국한 코메르츠본점의 위르겐 레머 전무는 이날 오전 10시 외환은행드러스트 부행장과 박진곤(朴珍坤) 종합기획부장과 함께 엄낙용(嚴洛鎔) 재경차관을 만났다. 이는 외환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해 부실채권을 털어내거나 코메르츠은행의 증자참여로 클린뱅크로 만든 뒤 또다른 우량은행과의 합치는 방안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면담이어서 ‘면담 내용’을 둘러싸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코메르츠측이 정부와 공동으로 외환은행 증자에 참여하는 방안과 부실채권을 떼어내 별도 펀드로 넘기거나 정부의 지급보증하에매각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으나 정부가 국회 동의 문제를 들어 거부했다”고 밝혔다.이 자리에서 레머전무는 “외환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공적자금투입이 적은 것 아니냐”고 반문해 지주회사로의 편입방안에 대해 부정적인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박정현 안미현기자 hyun@
  • [기고] 남북 언론 서로를 존중해야

    냉전의 얼음이 두껍고 분단의 벽이 높던 64년 서독의 지성인 주간지 ‘디짜이트’는 저명한 언론인 테오 좀머를 팀장으로 한 3명의 취재팀을 동독으로 보낸다.서독 언론인으로서는 최초의 공식 동독취재였다.열흘동안 공산치하의 동독을 구석구석 돌아보고 공산당 지도자들을 만난 내용을 책으로 쓴‘또 하나의 독일로의 여행’은 나오자마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분단이후처음으로 서독언론이 동독의 현실을 제대로 소개한 보도였기 때문이다.짜이트는 22년이 지난 86년,이번에는 제1차팀 외에 세사람을 추가한 6명을 동독으로 보낸다.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동독의 국가원수인 에리히 호네커가직접 이 취재여행을 허가했다. 동독이 두번이나 ‘디 짜이트’의 취재를 허용한 것은 최초의 ‘동독 여행기’가 동독 정권이 보기에 만족스러웠기 때문인가?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테오 좀머는 서문에서 여행기에 소개한 동독의 현실은 동독의 현실‘전체’가 아니며 공산정권이 취재팀이 볼수 있도록 허용해준 범위의 현실에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제한된 상황에서 언론인의 양심에가책을 받지않고 동독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 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테오 좀머 팀은 이번엔 공산당 중앙위원 정치국원들은 물론 호네커까지 회견한다.고등학교 졸업반 학생,포병연대 군인,작가동맹 작가,수도 베를린을비롯해서 드레스덴,게라,예나 등 대도시 공산당 서기 등 수십명의 각계각층대표들을 만났다.큰 도시 시장들은 자기도시의 재건계획을 설명해주기도 하고 기자들을 건설현장까지 안내해 주었다.이들이 쓴 두번째 ‘또 하나의 독일로의 여행’도 호평을 받았다.‘디 짜이트’와 같은 신문,테어 좀머와 같은 균형잡힌 언론인들의 노력으로 서독 사람들은 통일 이전에 이미 동독의현실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한반도에서는 이런 일이 왜 가능하지 않는가? 여기에는 남북 양쪽에 책임이있다. 독일 나우만 재단의 서울 지부장이 지적한 대로 언론정책에 있어서 동독과 북한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또 남측 언론의 북한 보도는 반공 이데올로기에 치우친 나머지 북한 실상을 부정적으로보도해 온 것을 부인하기어렵다.한국언론이 북한 지도층에 대해 그동안 균형잡힌 보도를 해왔더라면남북정상회담을 중계하는 텔레비전에 나타난 김정일 위원장 모습을 보고 우리 모두 그렇게 충격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남북이 함께 그 언론정책을 되돌아 볼 때다.북한은 그 체제의 성격상 당국이,그리고 남측은 각 언론사나 언론인들이 자성해야 한다.그런데 역사적인 6.15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남북간에는 언론정책을 둘러싼 이견이 가신 것같지 않다.언론정책문제는 앞으로남북간의 화해와 원활한 교류를 위해 서둘러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중요한사안이다.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8월5일부터 한국의 언론사 사장단 50명을 북한에 초청한 것도 남북관계에서 언론이 차치하고 있는 역할의 중요성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언론문제를 다루기에 앞서 짚고 넘어 가야할 일이 있다.그것은 어느쪽도 상대방에게 자기 쪽의 언론관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남북은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그 전제하에서 화해와 교류를 촉진하기로 합의한 상태이다.언론정책은 정치체제와 불가불리의 관계에 있다. 물론 우리는 북한이 자유민주주의 언론관을 따라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우리는 북쪽이 그렇게 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동서 냉전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그렇다면 양측은 상대방의 언론정책을 존중할 수 밖에 없다.물론 남북 언론 모두 상대방의 정책에대해서 건전한 비판을 할 수 있다. 다만 그 비판의 표현이 상식적으로 보아 상대방의 명예를 심하게 해치는 것이어서는 곤란하다. 틀린 사실이나 사실을 왜곡해서 보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물론이다. 남북언론의 보도는 앞으로의 남북관계를 원활히 발전시켜 나가는데 대단히 중요하다. 따라서 한국 언론사사장단의 북한 방문이 남북언론 간에 새로운 행동 기준을 마련하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싶다. ◆ 한양대 겸임교수 장 행 훈
  • [김명서 칼럼] 오만한 미군

    ‘미군은 오만하다’는 소리가 또 나오게 생겼다.무례하다고 해도 할 말이없게 됐다. 페트로스키 주한 미8군 사령관이 20일 고건(高建)서울시장을 방문,미군이 독극물을 한강에 무단 방류한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려다 잠정연기했다.미군측은 사건 관련자를 상응한 수준에서 처벌하겠다는 뜻도 밝힐것으로 전해졌었다. 그러나 그 정도로 끝낼 일은 아니라고 본다.과거에도 이같은 일이 있었는지를 명확히 밝혀야 하며 피해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표명해야 옳다. 그러나 그것은 애초부터 검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사과를 했다 하더라도 우리로서는 엎드려 절을 받는 듯한 씁쓸한 기분을 느낄수밖에 없다.사과를 하는 처지에서 일방적으로 약속을 깬 것부터가 불쾌감을준다. 지난 90년 12월에 공표된 미국 정부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서독 주재 미군기지의 환경시설 개선을 위해 미국은 30억달러를 투자했다.우리나라에 주둔하는 미군기지의 시설을 개선하려면 규모로 미루어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당장에모든 문제시설을 고치라고 요구하는 것은무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단계적 개선방안이라도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마땅할 것이다. 결국사과하겠다는 것 자체가 비난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고육책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환경시민단체인 녹색연합은 이날 페트로스키 사령관의 상관인 토머스 슈워츠 주한미군 사령관을 유해화학물질 관리법 등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한강 독극물 방류사건은 물론,매향리 미 공군사격장 문제 등 일련의 현안에대한 미군 당국의 보다 성의 있는 대책이 제시되지 않는 한 규탄의 목소리는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 대한 불만과 비난이 반미감정으로 확산되는 것은 한·미 두나라 모두에게 좋지 않다.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이 동북아의 세력균형에 중요하다는사실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미국은 한국 수출의 최대시장이다.그렇지만 미국이 우리에게 중요하다는 사실에만 안주하려는 것은 시대상황에 맞지 않는다. 한국도 미국의 이익에 중요한 상대이기 때문이다. 한·미간의 최대 갈등 현안은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이다. 반미감정의 시한폭탄으로도 불린다.독일이나 일본 등 다른나라와의 주둔군지위협정에비해 너무나 차이가 난다는 것이 우리국민들의 불만이다.한마디로 주권국민의 자존심 문제에 연결돼 있다.미·일주둔군지위협정은 98년 일본 국민들의주권을 대폭 강화하는 수준으로 개정됐다.한·미 협정은 91년 1차 개정됐으나 95년부터 2차 협상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시간만 끌고 있다. 대표적인불평등 조항으로 꼽히는 ‘형사관할권’문제와 관련,우리 정부는 미군범죄인신병 인도시점을 현재의 형확정 단계에서 기소 단계로 앞당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측은 이를 받아들이는 대신,법정 형량 3년 이하에 해당하는 경미한 범죄자에 대한 재판권 포기 등을 골자로 한 대안을 얼마전 제시해서 사실상의 ‘개악(改惡)안’이라는 비난을 샀다. 미군주둔지를 환경범죄 영향권 아래 포함시키고 미군에 고용된 한국인 노동자에게 한국 노동법을 적용시키는 문제도 쟁점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9일 미국 LA타임스와의 회견에서 “SOFA 조항이 차별적”이라고 지적하고 개정의 필요성을 이례적으로 강조했다.미국이 김대통령의 직설적 주문까지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다음달 2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SOFA협상 결과가 주목된다.미국측의 양식 있고 성의가 담긴 답변을 기대한다. 사정이 이렇게 된 데는 미국만 탓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정부 관계자들은 그동안 “미국이 응하지 않는데”라는 식의 소극적 태도로일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이제는 할 얘기는 당당히하고 요구할 것은 분명히 요구해야 할 것이다. 김명서 논설위원 mouth@
  • 오키나와 G8 정상회담/ 의제와 전망

    서방선진 7개국과 러시아(G8) 정상회담이 21일부터 23일까지 일본 오키나와(沖繩)에서 열린다.새 천년들어 처음 열리는 G8 정상회담에서는 정보기술(IT)과 한반도 정세,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 등이 집중 논의된다.특히8개국 정상들은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지지하는 특별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다. 정상들은 지속적인 번영(경제),마음의 안녕(사회),세계의 안정(정치) 등 3개 분야에 걸쳐 모두 3차례 정상회담을 갖는다.그러나 역시 핵심 의제는 정보기술(IT)혁명.정상들은 “IT혁명을 세계 경제성장에 불가결한 엔진”으로평가하고 ‘IT헌장’을 채택할 계획이다.선후진국간 정보격차 해소 방안과빈국의 부채탕감,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등 전염병 억제 지원방안 등을심도있게 논의한다.G8 정상들은 지난해 미국 시애틀에서 결렬된 뉴라운드 협상의 연내 재개를 촉구하는 내용과 유가 안정이 세계 경제성장에 필수적이라는 선언을 공동성명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회담 참가국들은 처음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나이지리아,태국,알제리 등 개도국대표들과 20일 만나 도쿄에서 정보격차 해소방안 등에 대한 입장을 듣는다. [주요 의제] 경제분야의 주요 의제는 IT혁명.IT혁명을 가속화하기 위한 지원방안과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함께 논의한다.IT산업을 활성화하기위해 국제전자상거래 확대,특허기준 채택 등을 논의한다.소비자 보호,사이버범죄 방지 등에 대한 국제적 규정 마련에도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전자상거래의 과세 여부와 통관절차 등 규제 단순화 방안을 놓고 미-유럽연합,미-일간 이견이 심해 회담결과가 주목된다.일본은 국가간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한 원격교육을 발전시키기 위한 국제 프로그램을 제의할 계획이다. 이밖에 최빈국의 부채탕감,빈곤퇴치,에이즈·결핵 등 질병 예방도 논의된다.일본은 질병 예방을 위해 100만달러의 기금 설치를 제안해놓고 있다.인간유전자정보의 특허 기준과 유전자변형식품의 안정성을 놓고 회원국간 논란이예상된다. 정치분야에서는 미국의 NMD체제가 최대 현안으로 부각될 전망.러시아 뿐 아니라 프랑스,독일 등 우방들마저반대하고 있어 미국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회담에 앞서 중국·북한을 방문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개발에 대한 북­러 양국의 입장을 전달할 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각국 입장]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경기 장기호황과 재정흑자로의 전환 등 경제적 치적들을 배경으로 신경제 체제에서도 미국의 리더십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캠프 데이비드 중동평화협상의 진통으로 출발을 하루 연기하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평화협상이타결될 경우 협상 이행에 따르는 경제적 지원에 G8 회원국들이 참여할 것을제안할 가능성도 있다. 주최국 일본은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에 대한 국내외 신인도를 높이는 기회로 활용하고자 한다.본격적인 국제무대에 데뷔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신러시아 기본지침을 설명,‘강력한 러시아’재건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의혹을 불식시켜 지원을 이끌어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균미기자 kmkim@. *G8 정상회담 선언안 골격. [지속적 번영(경제분야)]■세계경제 건전한 매크로정책과 구조개혁의 추진■IT 국제적인 규칙 정비와 개도국 지원이 중요■무역 신 UR의 조기시작 노력■개발(보건) 전염병대책 국제회의를 연내에 발족■문화의 다양성 고유 문화의 존중·보존은 사회의 다이너미즘에 중요[마음의 안녕(사회분야)]■범죄·마약 사이버범죄 대응 강화■식품의 안전 유전자 조작식품의 안전성은 모든 정부의 목표■환경 교토의정서 발효를 위한 노력 촉진■게놈 개인유전자정보의 적절한 대응을 강조[세계의 안정(정치분야)]■분쟁예방·유엔개혁 분쟁 예방은 포괄적 접근 방식으로 추진.안보리를 포함한 유엔 개혁에 노력■군축 핵 및 미사일 비확산에의 대응을 계속■지역정세 남북한 대화, 중동평화교섭을 지지. *개최지 오키나와 분위기. 미국이 해외주둔 미군들의 잇따른 범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오랜 우방인한국과 일본에서 미군들의 민간인 대상 범죄와 독극물 방류 등에 항의하는시위가 끊이지 않으면서 미군 주둔군지위협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느때보다 높다. 오키나와 G8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마음이 편치만은않다. 마무리짓지 못한 중동평화회담 탓도 있지만 이보다는 ‘화려한 마지막 파티’ 대신 현지 주민들의 거센 ‘반미(反美) 시위’가 일본 현지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서만 오키나와 주둔 미군이 14세 소녀를 성추행한데 이어 뺑소니사고를 내는 등 잇따른 주둔 미군의 범죄로 반미감정이 거세지고 있다.15일7,000여명의 주민이 미군 범죄에 대한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였고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달할 결의문까지 채택했다.이들은 오키나와내 미군기지 축소,주일 미군 주둔군지위협정 개정,오키나와 주둔 미군에 대한 인권교육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20일 미 공군기지를 둘러싸는 17.5㎞의 인간사슬 잇기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반미감정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클린턴 대통령이 직접 문제해결에 나섰다. 21일 오키나와 평화공원에서 양국 관계의 중요성과 주일 미군의 책임을 강조하는 내용의 연설을 한 뒤 주민들과 직접 대화도 나눌 계획이다.‘미국식 접근법’으로 일본인들의 분노를 달래보려는 것이다. 오키나와는 1945년 세계 2차대전이 끝나기 직전 미군의 집중폭격으로 14만여명의 민간인 희생자를 낸 곳으로 72년 일본 본토에 귀속될 때까지 미군 지배를 받아왔다.면적은 일본 전체의 0.6%에 불과하지만 주일 미군기지의 75%가 몰려 있다. 김균미기자
  • 통일시대 이렇게 준비하자/ 동질성 회복 어떻게

    “남북이 하루빨리 이질감을 극복하지 않으면…”과거 남북한의 화해나 통일을 말할 때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이런 전제를 내놓곤 했다.분단 55년만에 남북한은 다시 만나 함께 살기 힘들 만큼 이질적이 된 것일까.그러나‘6·15 공동선언’ 이후 국민들이 북한동포들에게 느끼던 이질감은 조금씩동질감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다.남북 사이 문화적 이질화의 실체는 어떤 것이고,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TV로 지켜보던 사람들 가운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솜씨에 감탄했던 사람들이 적지않았다.그리고는 다음 순간 김위원장의 말씨가 우리 이웃에 사는 북한 출신 실향민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않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적지않게 놀라기도 했다. 분단 이후 남북 사이의 언어가 심각하게 이질화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그동안의 상식이었기 때문이다. ‘곧’을 북한에서는 ‘인차’라고 한다든지,‘몸무게를 줄여야지’를 ‘살을 깎아야지’라고 하는 등 다른 표현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그렇다해도 서울 토박이와 경남·전남 토박이가 서로 만났을 때보다 결코 이해가 어렵지않다는 것을 김위원장의 말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오히려 다양해진 언어생활은 우리말의 발전을 위해 긍정적이라는 지적도 있다.특히 북한이 한자어를 포함한 외래어를 적극적으로 우리말로 고쳐쓰고 있는 것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코너킥’을 ‘구석차기’로 표현하는 등 어색한 점도 없지않다지만 ‘석실봉토분(石室封土墳)’을 ‘돌간흙무덤’으로 부르는 등 일부 북한의 우리말고고학 용어들은 정상회담 이전부터 자연스럽게 남쪽학계에 수용되는 추세다. 남북의 다양성은 예술분야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남북예술교류가 시작되면 무용계 사람들은 북한 전통예술인들의 춤사위가 동구의 영향이 진하게느껴지는 데 놀랐다. 반대로 북한쪽에서는 남한의 춤사위에서 서구전통의 개입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냉전 시대라면 ‘이질감의 심화’로 비쳤을 이런 현상이 최근에는 ‘바람직스러운 다양성’으로 해석된다. 생활문화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최근 북한의 가정을 방문했던 사람들에따르면 저녁식사를 할 때 아버지와 큰아들이 겸상을 하고 어머니와 다른 식구들은 다른 상에 모여앉아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한다.오히려 가족안에서 부모에 대한 공경은 남쪽보다 북쪽이 더 큰 것 같았다고 전한다. 관혼상제에서도 제사 등의 형식은 달랐지만 전통이 그대로 남아있는 등 민족 고유의 전통이 그대로 지켜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가족안에서 부모에 대한 공경은 식생활에서도 이른바 밥공장을 이용해야하는 협동농장의 상황이 조금 다르고,남쪽에 조미료를 사용한 짙은 양념에 입맛이 길든 반면 북쪽은 순수 담백한 맛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정도가 다를 뿐이다. 교육면에서 북한은 1945년부터 2년의 유치원 교육과 4년의 인민학교,6년의고등중학교 등 12년의 의무교육을 실시하여 100% 문맹퇴치를 1990년에 달성했다.12년의 의무교육을 마치면 대학에 진학하거나,공장·농장에서 일하거나,군대에 입대하는 3개의 길이 열려있다. 그러나 고등학교 졸업 이후 3년 이상 일하면 공장이나 농장에에서 일하는 사람도 직장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다.북한의 문맹퇴치율은 오히려 남한보다도높다.이렇게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남한과 북한의 높은 학력은 통일 이후동질성 회복에 큰 자산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문화적 이질감은 남한과 북한의 통일 혹은 통합과정에서 그렇게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대신 어떤 종류이든 ‘균열’양상이 보인다면 그것은 이질감 보다는 남한 주민들의 북한 출신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귀기울여야 할 것 같다. 독일에서도 통일 이후 동독주민들은 심각한 차별의 대상이 되어 설움과 열등감을 맛보았다.서독주민들은 동독 출신과 이웃에 살게 됐을 때 공포심마저느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동서독 주민의 긴밀한 교류가 오히려 서로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장수현 부산외국어대교수는 “조선족과 북한난민에 대한 남한주민들의 부정적 이미지를 감안하면 경제적·사회문화적 격차가 심각한 남북주민들이 만날 때 독일보다 훨씬 심각한 불신과 갈등이빚어질 것”이라면서 “따라서 단순한 문화의 이질감 극복이라는 차원을 넘어 사회적 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준비를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통일시대 이렇게 준비하자/ 다른 가치관 존중

    *다시 민족을 생각하며 宋 基 淑 (소설가·전남대 교수)86년 교수들이 호헌 반대서명을 할 때 어느 대학에서 있었던 일이다.웬만한대학은 사오십 명씩 참여하여 서명교수가 전국적으로 칠백여 명을 넘어서고있을 무렵,일껏 서명했던 젊은 교수 한 분이 서명을 취소하겠다며 자기 이름을 빼달라고 했다.왜 그러냐고 하자 그 교수는 그럴듯한 핑계를 미처 생각해놓지 못했던지 얼결에 우리 어머니가 못하게 한다고 실토를 해버리고 말았다.교수들은 모두 웃었고 그 일은 한 동안 화제가 되었다.그러나 어느 노교수는 그 소리를 전해 듣고 함께 웃으면서도 그 웃음이 여간 쓸쓸하지 않았다. 그 젊은 교수 어머니가 6·25 등을 겪으며 험하게 살아왔음직한 가족사를 떠올리는 것 같았다. 머잖아 장기수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것 같은데 우리의 경우 감옥에서오래 징역 살다 나온 사람들만 장기수가 아니다.전투기의 폭음 소리만 나도참새 가슴으로 살아왔을 그 여인도 장기수나 마찬가지다.진부한 말로 창살없는 그런 감옥살이를 해온 사람들은 셀 수도 없을 것이다.지금은 되새기기도 지겹지만 간첩 사건 하나만 터지면 죄 없는 사람들도 가슴이 덜컥덜컥 내려앉았다.군사정권에 저항하다가 구속된 어느 목사는 군사정권은 분단이 아니었으면 성립될 수도 유지될 수도 없는 정권이라고 법정에서 목소리를 높였다.정권의 성립부터 그랬지만 정치적 위기가 닥칠 때마다북한이 쳐내려 온다고 겁을 주거나 간첩사건을 터뜨려 위기를 모면해 왔다는 것이다.그런 식으로 해마다 큰 거짓말 하나,달마다 작은 거짓말 하나씩을했다고 사례까지 들어가며 공격을 했다.그 동안 남북 양쪽의 정권은 겉으로는 서로 비방하면서도 속살로는 그 적대관계를 이용해서 정권의 위기를 모면하거나 정권을 다지는 상호 의존관계에 있었고 그런 관계가 분단체제라는 하나의 체제로 굳어버렸던 것이다. 남북으로 갈라진 민족이 그 안에서는 또 이렇게 갈기갈기 찢겼다.우리는 지난 한 세기 동안 그 반은 외세의 지배 아래서 또 그 반은 분단 치하에서 안으로는 이런 고통을 안고 민족해방과 민족통일의 강박에 눌려 살아왔다.그러나 이제 새 천년의 원년에통일의 서광이 비치고 있다.그 서광 속에서 첫걸음부터 시원스럽게 나가고 있다.이번에야말로 낡고 무거운 역사의 짐을 벗어야 한다.모두 호흡을 가다듬고 숨죽여 지혜를 모을 때이다. 통일되기 전에 독일 사람들의 태도는 우리의 본이 될만하다.이를테면 동독에서 서독으로 넘어오는 사람이 있을 경우,그가 대학을 나온 젊은이일 때 서독 정부는 초등학교에서 대학까지 학비를 계산해서 동독 정부에 보냈다는 것이다.당신들이 교육시킨 젊은이가 우리 사회에서 봉사하게 되었으니 그 대가를 지불한다는 식이었다.우리한테는 저쪽을 비아냥거리는 짓으로 느껴지는 꿈같은 이야기다.주민들이 동독으로 친척을 방문하게 되었을 때는 돈이며 선물을 가득가득 실어다 주었고 정부는 그런 일에 간섭을 않았다는 것이다.통일이 될 때까지 20여 년 동안이나 정부는 정부대로 주민들은 주민들대로 그랬던 것이다. 물론 우리도 그동안 많이 달라지기는 했다.초등학생들도 ‘무찌르자 오랑캐몇 백만이냐.’ 대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하고,거리거리에 살벌하던 방첩표어가 사라졌으며,탈북자들의 딱한 사정과 꽃제비 아이들의 처참한모습을 보고 성금을 내기도 했다.그러나 이런 변화는 지극히 표피적이고 감상적인 차원이다.북한은 지금 경제가 말이 아닌 것 같고 우리는 그런 경제사정 한 가지만 보고 우월감을 느끼며 측은해하지만 그들의 체제와 그에 따른 가치관은 우리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학생들의 경우 우리는 공부하는 동기부터가 내 개인의 입신이며 그 경쟁으로 불꽃을 튀기지만 그들은 우선 그런 식의 살벌한 경쟁은 없을 것이다.나보다 내가 살고 있는사회를 먼저 생각하게 되어 있는 것이 그들의 체제이기 때문이다.경제 협력을 하든 성금을 내든 그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앞서야 할 것이다.가난한사람에게 가난에 대한 동정만으로 돈 몇 푼 던져주면 되레 모욕감을 느낀다. 정상회담 뒤 지금 화해 분위기는 급속도로 무르익고 있다.얼마 전에 국방부는 ‘괴뢰군’을 ‘북한군’으로 부르기로 했다는 발표를 했다.존비칭 때문에 호칭이 유독 까다로운 우리는 인간관계가 상대방을 어떻게 부르느냐는호칭에서부터 시작된다.그런 점에서 볼 때 통일에 대한 구체적인 패러다임은현란한 사회과학적 용어보다 ‘북한군’ 김정일 ‘위원장’ 같은 호칭일 것같고 그런 호칭을 일상화하는 것은 이해와 화해의 바탕을 다지는 일이 될 것이다.‘김정일 위원장’이나 ‘김위원장’이란 호칭이 ‘김대중 대통령’ ‘김대통령’처럼 입안에서 거치적거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올 때 그런 정신적 기반은 우리의 소원인 통일이 소원이 아니라 현실로 나가는 탄탄한 길이될 것이다.
  • 외국기업 北진출 본격화

    남북정상회담 이후 외국기업들의 북한진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호주의 엔지니어링 컨설팅업체인 SMEC(Snowy Mountains Engineering Corp)는 평양의 상하수도 현대화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이달말 북한에 실무진을보낸다.이를 위해 지난 5월부터 북한당국과 협의해 왔다. SMEC는 북한과 협의를 마치는 대로 평양시내를 관통하는 총 길이 200㎞의송수관 교체를 비롯,펌프장과 처리시설을 현대화할 계획이다.이번 방문에서는 소요비용과 환경영향 평가 등의 사업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독일은 양국간 과학기술 교류를 위해 오는 10월 평양에 ‘북한-독일 기술과학센터’를 세운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13일 독일 주재 무역관의보고를 인용, 독일의 대북 경제정보수집연구소인 ‘한국경제정보원’이 독일기업들로부터 출자받아 기술과학센터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독일은 당초 10명의 연구원을 보낼 계획이었지만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등 유럽 인접 국가들이 공동 참여를 원해 규모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천기자 patrick@
  • 在獨 사회학자 송두율씨 34년만에 내일 귀국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宋斗律) 독일 뮌스터대 교수가 오는 4일 34년 만에고국 땅을 밟는다. 송 교수의 귀국은 지난 5월25일 ‘통일맞이 늦봄 문익환 목사 기념사업회’가 제5회 늦봄 통일상 수상자로 ‘어린이 의약품지원본부’와 송 교수를 선정하면서 추진됐다.이후 기념사업회는 청와대에 입국 건의서를 제출하는 등송 교수의 입국을 위해 노력해 왔다. 기념사업회 김재규 사무처장은 “국정원이 최근 입국 불허의 명분이 됐던준법서약서를 쓰지 않고 간단한 경위 조사만 하는 선에서 입국을 허용한다는답변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1주일간 한국에 머물게 될 송 교수는 4일 저녁 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한 뒤 광주 등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구기자
  • EU 정치통합 논의 본격화

    [하노버·파리 AFP UPI 연합]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의 독일 방문을 계기로 유럽 정치 통합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통일독일을 방문한 시라크 대통령은 25일독일 하노버에 도착한 뒤 자신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유럽연합(EU)의 개혁과 구조조정에 관해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7월1일부터 6개월간 EU의 순번제 의장국을 맡게 되며 이 기간에더욱 강력한 유럽의 정치통합을 원하는 독일과 협력해 EU의 구조조정과 정치통합 문제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슈뢰더 총리와 함께 독일 ZDF 텔레비전과 회견을 하고 유럽의 정치 통합문제와 관련해 “내가 이루려고 결심한 야망은 프랑스와 독일의 이해와 우정 덕분에 가능한 것이며 바로 이 위대한 유럽의 모험을추진하고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언론은 최근 슈뢰더 총리가 EU를 연방제적인 요소가 더욱 강한 하나의 정부로 묶는 새 EU 헌법을 지지하겠다고 약속했다.시라크 대통령은 27일 독일 의원들에게더욱 강력한 ‘정치 통합’이 있어야 한다는 슈뢰더 총리의주장에 동의한다고 말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영국과 스페인은 EU 정치 통합 문제와 관련해 너무 많은 연방제 요소가 들어가는 방안을 피하라고 독일과 프랑스에 압력을 넣고 있다.
  • 金宇中씨 사법처리 수순인가

    대우가 지난 20년간 영국 런던의 금융시장에서 75억달러 이상을 불법 관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금융감독원의 특별감리 결과에 따라 김우중(金宇中)전 회장에게 경영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사안에 따라 강도 높은 사법처리도 예상된다. 외환위기의 원인제공자로 몰렸던 김 전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는 대우가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난해 8월 국민적 관심사였으나 아직 검찰이나 금융당국은뚜렷한 입장표명이 없다. 그러나 정식 회계장부에 포함되지 않은 자금의 조성과, 용도를 알 수 없는 수십억달러를 해외 비밀계좌를 통해 운용해온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그동안 사법처리에 미온적이던 검찰과 금융당국의 입장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21일 “대우그룹의 자금조달과 분배역할을 맡았던 ㈜대우가 위장거래를 통해 국내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거나,수출대금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는 등 문제가 있어 회계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6월말까지 조사를 마치고 7월초 김 전 회장 등 당시 핵심 경영진들에 대한 처리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김 전 회장은 외환관리법위반과 주식회사의 외부감사법 위반혐의로 고발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이날 김 전 회장과의 전화통화나 측근과의 접촉여부에 대해 “밝힐 단계가 아니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중국의 현지 대우자동차 공장을 방문하고 베트남에 잠시 머문 뒤 8개월째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요양소에서 지병인 심근경색 치료를 받고 있다. 부인 정희자(鄭禧子)씨는 미국에 체류하면서 가끔 독일에 들러 김 전 회장을 간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김 전 회장의 식사는 대우가 베트남에 세운 호텔의 베트남인 요리사가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분단이후 남북문단 등단한 유일 작가 정창근씨

    “남북한 정상들이 손을 맞잡은 모습을 TV로 지켜보며 흐르는 눈물을 참을수 없었습니다.죽는 날까지 조국 통일에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재독(在獨)동포였다가 지난 97년 국적을 회복해 현재 전북 정읍시 산외면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는 정창근(鄭昌根·70)씨는 분단 이후 남북한 양쪽 문단에 모두 등단한 국내 유일의 작가다. 그는 독일 국적을 갖고 있던 89년 겨울 현지 문인들의 초청으로 2주일간 북한을 방문,조선문인협회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문학’에 200자 원고지 160장 분량의 소설 ‘들쥐’를 발표했다.이 작품은 6·25이후 남한에서 사회개혁을 외치던 많은 지식인들이 변절해 제도권에 흡수되는 상황에서 개혁의 뜻을 굽히지 않은 한 젊은이의 좌절을 그리고 있다. 그가 남한에서 발표한 최신작은 95년 독일에서 발표한 ‘포스탐 인터체인지’란 작품을 수정 보완,지난 1월 ‘통일마당’에서 출간한 ‘브란덴부르크비가(悲歌)’다.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파독(派獨)광부인 주인공이‘남북’두개의 조국에 대해 느끼는 애증과 고뇌,동독 여인과의 사랑을 그리고 통일독일의 문제점을 예리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전북 전주출신인 그는 5·16이후 군정연장 반대추진위원으로 활동하는 등민주화운동을 벌이다 74년 간호사로 취업한 부인과 함께 독일로 건너갔다.그곳에서도 조국의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깊이 관여했으며 한국의 근·현대사를 다룬 ‘솟아난 노래’등의 중편과 대하소설 ‘남산위의 저 소나무’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읍 조승진기자 redtrain@
  • 獨총리 6명의 통일旅程 오롯이

    남북 정상이 분단 후 처음으로 지난주 만났다.의미있는 성과도 도출됐다.통일이 성큼 다가온 듯한 성급한 기대마저 갖게 한다.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독일은 첫 동서독 정상회담을 가진지 20년만에 통일의 기쁨을 맛보기까지어떤 우여곡절을 겪었을까. 독일의 언론인이자 역사학자인 귀도 크놉이 쓴 ‘통일을 이룬 독일 총리들’(한울)은 분단 극복을 향한 독일 총리 6명의 고뇌와 암투,활약상 등 정치역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과감한 동방정책을 구사한 빌리 브란트 총리가 지난 70년 동독을 방문했을당시 동독 주민들은 그를 뜨겁게 환영,공산 당국을 당혹스럽게 했다.반면 동독의 빌리 슈토프 총리가 서독을 답방했을 때는 역에서부터 시민들의 야유를들어야 했다.헬무트 콜 총리는 동서 긴장완화와 사회주의 붕괴 등 역사적인기회를 포착,기나긴 통일 여정에 종지부를 찍었다.안병억 YTN 기자 옮김.값1만4,000원. 김주혁기자 jhkm@
  • 정상회담 결산 좌담/ “통일문제 자주적합의 큰 성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14일 밤 합의, 서명한 5개항의 남북공동선언에 7,000만 민족과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대한매일은 좌승희(左承喜) 한국경제연구원장,전인영(全寅永) 서울대 사범대교수(국제정치학)의 긴급 좌담회를 마련,남북공동선언의 의의와 각 분야별 실천방안을 짚어봤다.좌담은 김삼웅(金三雄) 대한매일 주필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삼웅 주필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5개항은 무엇보다 한반도 문제를당사자간에 해결하자는데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한번의 만남으로 이런 정도의 합의가 도출된 것은 세계 정상회담 역사상 초유의 일입니다.더 이상 분단과 분열의 역사를 원하지 않는다는 7,000만 민족의 염원과 소망이 담보돼 이런 결과를 도출해 낸 것으로 생각합니다.공동선언의 의의부터 말씀해 주시죠. □전인영 교수 말씀하신대로 사상 초유의 정상회담이 성사됐다는 데 의미를부여할 수 있습니다.게다가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 앞으로 통일의 중요한초석이 될 수 있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특히김정일이라는 북한의최고 지도자가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습니다. □좌승희 원장 남북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남북이 적대관계에서 협력관계로 바뀌고,그동안 한반도는 주변 강대국의 입김에 좌우됐으나 이제 당사자 문제로 전환됐습니다.북한 입장은 불투명하지만 남한은 북한을 대화의 실체,대화 파트너로 인정하는 새로운 사회적합의가 이뤄졌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김 주필 각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5개항 중 가장 중요한 문제가 통일문제의 자주적 해결이 아닐까 합니다.이는 한민족이 ‘민족 자주’라는 차원에서남북이 통일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배타적인 의미가 아닌 자주적으로 통일문제를 풀어 나가자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전 교수 중요하지만 어려운 문제입니다.한반도의 통일과 평화는 주변국과미묘하게 얽혀 있고,주한미군 문제는 섣불리 다룰 수 있는 사항은 아니라고생각합니다.이 문제는 시간이 걸리고 많은 진통이 따를 것입니다.자주적 해결을 선언했다고 해서 미국이나 주변국을 배제한다는 자주선언으로 봐선 곤란할 것으로 보입니다. □좌 원장 그렇습니다.분단의 역사에서 보면 주변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선언적 의미가 있다 하더라도 남북 문제를 새롭게 이끌어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봅니다.그러나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평화 공존을 하겠다는 내용이 빠져 아쉽습니다. □김 주필 남한의 연합제(Confederration)와 북한의 낮은 연방제(Loose Form of Federration)가 공통점이 있다고 합의했습니다.남측이 주장하는 ‘국가연합→연방국→통일국가’로 이어지는 3단계 통일론의 첫 단계와 북한의 고려연방제의 초기 단계가 비슷하다고 해서 ‘1단계 연합-북한의 낮은 연방제’의 통일을 지향하겠다는 것인데요. □전 교수 두 방안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에 이상할 것이 전혀없습니다.이 문제는 초기 단계에 서로 공통점이 많습니다.어차피 이질적인 요소가 많고 특수성을 인정하려면 연방제를 해야거든요.지방자치제도 연방제 요소가 있습니다.앞으로 교육 등 문제가 있고,우리도 많은 연구를 해야 할 것입니다.그동안 터부시하고 우리가 너무 소홀히 해 왔습니다.남북이 서로의공통점을 연계하는 선에서 결과가 나왔다는 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좌 원장 우리측의 연합과 북측의 연방제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는 2국 체제를 인정하는 것이고 연방제는 1국가에서 인정하는 것 아니겠습니까.북한의 주장은 정치적 통일을 빨리 하자는 내용이 강하고 연합체는 정치적인 통일이 안돼도 경제 문화 등의 연합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중국과 홍콩간은 ‘1국 2체제’인데 연합과 연방제를 절충하다 보면 그런 형태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통일을 지향하는 데 있어서 큰 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주필 가장 시급하고 실천 가능성이 큰 것이 8·15 이산가족 만남과 비전향 장기수 문제입니다.현재 70세 이상 이산가족은 한해 1만명 이상 사망하고 있어 현실적이고 시급합니다.또 장기수 송환은 이미 상호 공존적인 관계가 이뤄진 만큼 송환에 국민적인 비난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만. □전 교수 이산가족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가장 기대했던 문제입니다.만일김대통령이 해결을 못했으면 ‘뭣하러 갔냐’는 비난이 쏟아질 수 있었습니다.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인가의 문제가 남았습니다.또 납북어부 문제도 함께 거론돼야 합니다.장기수는 보수적인 세력도 비판할 수 없는 성격의 문제로 조속히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이산가족 문제는 제도화 시켜야합니다.한번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금강산 관광처럼 어떤 일이 있어도 진행시키는 제도화가 필요합니다.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것도 안될것입니다. □좌 원장 이번 정상의 만남이 너무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 보여줘 명분론이라든지 서로의 자존심을 뛰어넘는 민족의 통합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생각보다 쉽게 풀릴 것입니다. □김 주필 이번 회담의 성사에는 경제문화교류 활성화가 촉매제가 됐다고 봅니다. 앞으로 민간협력이라든지 해외동포 투자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이중과세 방지문제,투자문제,상거래 투자협정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습니다. □좌 원장 경협은 정부차원이 아니라 민간주도로 이뤄질 수 밖에 없습니다.남한은 북한과 달리 시장경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기업 의사에 반해 경협을강요할 수 없다는 것을 북한도 인식해야 합니다.기업들의 불확실한 진출과관련해 위험부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업의 위험을 완화하는 장치를 남북 공동으로 만들어야 합니다.중요한 것은 균형발전입니다.종속관계가 아닌 남북 상호 발전 문제인데 이는 정보화·인터넷·벤처산업이 이끌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북한이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앞서 나가는데경제 교류협력이 기존 전통산업보다는 새로운 IT산업에서 장려돼야 합니다. □전 교수남북 균형발전은 통일의 기반 조성과 이질감·적대감 해소에 중요한 요소인데 문제는 재원입니다.10조원을 10년간 투자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해외 자본을 끌여들여 추진하는 방법도 있지만 북한은기대를 많이 하고 우리 능력이 한계있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좀더자유롭게 민간기업이 북한에 들어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곧 실무적으로이뤄질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김 주필 문화교류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독일은 통일 이전에 브레히트전집을 공동으로 출간했습니다.70년초부터 시작한 이 전집은 이제 34권째 나올 예정입니다.우리도 신채호 전집을 출간한다든지 남북간에 정신적인 교류가 선행돼야 일체감이 형성된다고 보는데요. □전교수 활발한 교류가 예상됩니다.평양교예단이 오고 체육교류가 이뤄 지는 등 이미 시작됐습니다.학술분야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입니다. □김 주필 조속한 당국간 대화를 개최해야 합니다.상호 비방 중단,연락사무소와 핫라인 설치 등 당국간의 회담이 실천돼야 하는데요. □전 교수 각 분야별 후속조치를 취해 나가야 합니다. 남북기본합의서에서 이미 주장한 것을 이행하는 단계로 들어갈 것입니다.앞으로 양측 정상이 물꼬를 튼 만큼 이제는 직접 가서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좌 원장 두 정상이 쉽게 대화하고 마음을 열어 앞으로 당국 대화도 쉽게풀릴 것입니다. □김 주필 김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제안했고 신뢰구축을 위해답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전 교수 이번 회담에서 가장 놀랐던 것은 북한의 새로운 면을 발견한 것입니다.북쪽도 남한이 열심히 살려고 뛰는 모습을 보면 더욱 달라질 수 있습니다.가능하다고 봅니다. □좌 원장 우리 국민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김정일 쇼크’에 빠져 있습니다.답방은 김 위원장의 위상을 다시 한번 세계에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당국 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적당한 시점을 봐 답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주필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 신 질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한반도문제의 한반도화’가 핵심고리인데 주변 4강의 움직임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십시오. □전 교수 새로운 역학 구도형성의 시작 단계입니다.주변 4강은 자국의 국익이 어떻게 영향 받을까 신경쓰고 있습니다.미국은 그동안 추진한 세계 전략구도가 흐트러지는 난처한 입장일 것입니다.기득권자인 미국은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행정협정개정에 대한 요구에 대한 처리가 주목됩니다.중국은 다소 여유가 있습니다.김 위원장이 회담에 앞서 중국을 방문,상호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일본은 이번 회담으로 소외되는 것이 아닌가 초조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본으로서도 그냥 앉아만 있을 수 없다는 압박에 시달릴 것이고,러시아는 태평양 세력인데도 한반도에서 정책실패로 상실한 영향력을회복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좌 원장 자주적 해결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천명함으로써 ‘승자는 우리’라고 선언한 것입니다.이번 기회로 미국과 일본은 북한과 가까워질 것입니다.미·일로부터 경제제재 해제 등 수혜를 받을 가능성도 큽니다. □김 주필 통일시대로 가는 과제는 무엇일까요. □좌 원장 논의한 모든 이야기가 한반도에 더이상 전쟁은 없다는 가능성을보여 주었습니다.이 점을 분명히 부각시키고 서로를 인정해서 남북 국민에게공존공생(共存共生)의 희망을 안겨주는 것이 필요합니다.비록 산업사회에서뒤졌지만 국가 정보화에 앞서면 선진국이 될 수 있습니다.앞으로 전쟁의 불안이 없고 평화공존의 기틀을 마련하면 세계의 주도국이 될 수 있습니다. □전 교수 우리에겐 참 오랜만의 낭보였습니다.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면 안됩니다.과거 7·4 남북공동성명이라든지 남북공동선언 등이 ‘악재’가나타나면 힘을 잃는 악순환을 되풀이 했습니다.7,000만이 안심하고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살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원합니다. 정리 강동형 조현석기자
  • 남북 정상회담/ 기대 모으는 경협분야

    남북 정상회담으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으면서 북한의 컴퓨터와 정보통신,생명공학 등 첨단 산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보통신분야 각광/ 정보기술(IT)사업이 남북경협을 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대우증권은 14일 “남북한 경제협력 모델은 정보통신이나 생명공학같은 도약형 개발전략을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디지털 등첨단 기술산업의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공업,중화학공업,첨단산업 순으로 북한 경제에 기여해야 한다는 ‘추격형 개발전략’은 바람직하지않다”고 말했다. 전자·정보통신과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개발비용을 줄이고 북한의 경제개발 시기를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특히 IT분야는 경협초기단계부터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과 한국의 기술력을 결합해 가전산업을육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기술수준은 높고 인건비는 낮아/ 첨단 사업에 대한 북한의 기술력은 상당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수학과 물리학 등 기초과학과 생명공학,우주항공산업 분야는 남한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뛰어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우주산업은 수십년에 걸친 미사일 개발이 토대가 됐다. 반면 고급 인력의 인건비는 매우 낮다.북한이 배출하는 정보통신 인력은 매년 1만여명.이 가운데 10% 정도만 취직할 뿐 나머지는 실직자 신세를 면치못하고 있다.현재 북한의 정보통신업체 수는 250개 정도로 취업할 곳이 턱없이 부족하다. 대졸 일류급 프로그래머의 월급은 북한 돈 2,000원(한화 1만4,000원) 정도로 남한의 100분의 1∼1,000분의 1수준이다. ■적극적인 북한/ 유선 및 무선통신시장의 전망은 밝다.북한의 전화국은 60∼70년대 중국과 독일에서 수입한 수동식 교환기를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열악하다. 최근 북한은 우리 기업들에게 컴퓨터와 전자제품 조립,소프트웨어 개발,정보통신 기기 조립생산 등 첨단 기술 부문에 대한 투자를 요청했다.지난달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의 실리콘밸리인 중관촌을 방문한 것도 북한의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
  • [구본영의 남북프리즘] 선보인 ‘金正日 통큰 정치’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김용순(金容淳) 당비서를 스스럼없이 ‘용순비서’라고 불렀다.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그를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등 남쪽 대표단 앞에서 그렇게 부른 것이다. 김 국방위원장이 북한의 방향타를 쥐고 있는 인물임을 재확인시키는 삽화였다.60여만명의 환영인파가 결사옹위를 외친 평양 시가도 이를 각인시키는 무대장치였다. 사실 김일성(金日成) 주석 사후 북한체제내에서 후계자인 김 위원장의 ‘카리스마’에 회의적인 관측통도 적지 않았다.하지만 그러한 추론이 근거없음이 입증됐다. 그런 만큼 다른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김 위원장이 본격적 개방노선을 선택하느냐의 여부였다.이에 대해선 정상회담 성사전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의 전망은 크게 엇갈렸다.경제회생을 위해선 개방을 택해야 하나,이로 인한 체제동요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북한체제의 딜레마 때문일 것이다. 생전의 김 주석도 그같은 진퇴양난의 고민을 토로한 적이 있다고 한다.독일녹색당 전 대변인 라이너 베닝을 만난 자리에서였다.즉 “신선한 바람을 위해 창을 열어야겠지만,벌레들이 들어올 것같아 모기장도 쳐야 하겠지…”라는 솔직한 고백이었다.김주석이 말한 ‘신선한 바람’은 선진 자본·기술을,‘벌레’는 자유주의 사조나 외부사정을 가리켰다. 사실 오늘의 북한이 당면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선 개혁·개방이 외길 수순이다.‘새벽별 보기’나 ‘고난의 천리마행군’과 같은 노력동원으로 생산성을 높이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위원장도 14일 정상회담에서 그러한‘엄연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남북간 이산가족 교류와당국간 대화 재개 등 5개항의 공동선언 합의에 응해 개방이라는 세계사적 흐름에 동참하려는 몸짓을 보인 것이다. 그러한 징후는 정상회담 이전부터 엿보였다. 김 국방위원장이 김 대통령을맞으러 순안공항에 나와 짐짓 은둔자적 이미지를 벗어던진 것도 그 하나일수 있다.그는 14일 정상간 환담에서 김 대통령 덕분에 은둔에서 해방됐다는농담을 던지는 여유까지 보였다. 특히 눈여겨 볼만한 일은 이번 정상회담 직전 있었던 김 위원장의 베이징나들이다.그는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이례적으로 중국식 사회주의를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후계수업중이던 17년전 중국을 방문했을 때와는 판이한 태도였다.당시에 그는 덩샤오핑이 중국식 개방노선을 권고받았으나,‘우리식 사회주의’에 대한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그래서 북한도 모기장을 친,제한된 개방노선에서 벗어나 덩샤오핑식 개방을택할 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를테면 “김 위원장의 베이징 방문이나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로 북한이 개혁·개방이 체제붕괴로 이어지지 않을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알렉산드로 보론초프 러시아 동방학연구소상임연구원)는 분석이다. 물론 김 위원장이 북한의 개방 폭과 개혁의 깊이를 ‘어느 정도로,어떻게’구체화할지를 점치기는 아직 시기상조인지도 모른다.다만 역대 남쪽 정부중가장 전향적 대북 포용정책을 펴는 현 남쪽 체제야말로 북한이 과감한 개방노선을 펼 최적기가 아닐까 싶다.그런 점에서 그가 그동안 표방한 ‘통큰 정치’라는 뜻의 ‘광폭(廣幅)정치’라는구호를 어떤 식으로 실천에 옮길지주목된다. 행정뉴스팀 차장 kby7@
  •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르포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채 팽팽한 긴장이 감돌던 판문점에도 13일 남북 정상이 민족 화해의 물꼬를 트자 평화의 기운이 감돌았다.마주 보고 펄럭이는 남측 대성동 마을의 태극기와 북측 기정동 선전마을의 인공기도 정겨워 보였다. 경계선을 사이에 두고 서있는 남북 병사들의 표정도 부드러워졌다. 북측 통일각 주변에는 2∼3명의 북한 인부가 김대중 대통령이 되돌아갈 길을 깨끗이 쓸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대통령의 방북기간에는 민간인의 판문점 방문이 제한돼 실향민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20여명의 외신기자들이 몰려 취재에 열을 올렸다. 판문점 매점에서 TV를 지켜보던 외신기자 10여명은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나와 김대중 대통령을 맞이하자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의 도쿄지부 리차드 페리 기자는 “분단의 현장을 취재하러 온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통일 현장을 취재하러 왔다”면서 “한반도 평화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1995년 5월에판문점을 방문했다는 페리 기자는 “5년 전에는 한반도에서곧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기사를 썼는데 이제는 곧 통일이 올 것이라고 써야겠다”며 밝게 웃었다. 지난 89년 독일 통일과정을 현장에서 취재했다는 네덜란드 텔레그라프의 로버트 슬루트기자는 “독일은 통일 후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제대로 예상하지못해 후유증을 앓고 있다”면서 “한국은 독일을 교훈삼아 차분하고 치밀하게 통일을 준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판문점 견학 코스 중에서 가장 높은 제3초소에 오르자 신록으로 뒤덮인 북녘 땅이 한눈에 들어왔다.북쪽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은 남쪽 초소 경비병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씻어 주었다.경비병은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열리는 날이라 그런지 북한의 대남 선전방송이 들리지 않는다”면서 “조국의 허리를 자른 휴전선이 다리 역할을 할 날을 기다리며 열심히 근무하겠다”고힘주어 말했다. 판문점 이창구기자 window2@. * 태극마크 달고 평양 간 첫 민항기. 13일 남북정상회담 수행원과 취재단을 태우고 민항기로는최초로 북한으로들어간 아시아나항공의 보잉 737-400기종 전세기는 서울∼부산 등 국내선 노선에 주로 투입돼온 소형 여객기다. 이달초 대한항공과의 입찰 경쟁을 통해 낙찰된 이 전세기는 정부의 요청에따라 ‘보안체제’ 속에서 방북 준비작업을 해왔다.10여일 동안 김포공항 아시아나항공 격납고에서 좌석을 재배치하고 통신·보안시설 등을 설치했다. 비행기의 꼬리날개 부분에 그려져 있는 태극기를 가리고 갈지 여부가 논란이 됐었는데 실제 전세기에는 태극기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어 항공관계자들로부터 놀라움을 자아냈다. 20명 가량의 승무원들은 그동안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보안교육을 받았다.민간항공사로 남북간 직항로를 첫 운항한 조종사는 실향민 2세인 최광우(崔光宇)기장으로 출발 전날까지도 가족들에게까지 평양행을 알리지 않았다. 최씨는 이날 오후 서울로 돌아와 “매우 감격스런 비행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보잉사에서 제작한 이 전세기는 도착 희망시간을 입력하면 속도,고도,비행코스 등을 자동 계산해내는 관성항법장치 등을 갖추고 있다.좌석수는 146∼152석이다. 최광숙기자 bori@. *평양 순안공항은 옛 삼육대 캠퍼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3일 오전 북한에서 첫발을 내딛은 평양 순안공항은 과거 삼육대의 옛 캠퍼스 자리였다.이 때문에 TV 생중계를 보던 삼육대학교 관계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1906년 10월 평양 인근의 순안 석박산 기슭에 설립, 우리 민족 근대교육의선구자 역할을 했던 ‘의명학교’는 바로 삼육대의 전신이다. 의명학교는 해방 후인 지난 47년 평양캠퍼스가 폐쇄된 뒤 서울 태릉의 현위치에 자리잡고 학교 명칭도 삼육대로 바꿨다. 삼육대 남대극(南大極) 총장은 “TV 화면으로나마 옛 학교터를 보니 기쁘기그지 없다”면서 “공항 관제탑이 보이는 곳이 바로 학교자리였고 지금도 일부 학교 건물이 남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는 2006년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삼육대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평양 캠퍼스 또는 평양 분교 설립을 본격 추진키로 하고 조만간 관계당국 및북한측과 접촉할 방침이다. 최광숙기자
  • [구본영의 남북프리즘] 정상회담과 ‘작은 발걸음 정책’

    대한매일은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맞아 미국 코네티컷 주립대 객원연구원을 역임한 통일문제 전문기자인 편집국 행정뉴스팀 구본영(具本永)차장의전문칼럼 ‘남북프리즘’난을 신설한다. 1970년 3월 19일 동독 에르프루프역.전후 서독 정상으로서는 처음 동독 땅을 밟은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가 플랫폼에서 슈토프 동독 총리의 영접을 받았다.통독의 견인차가 된 브란트의 신동방정책이 첫 시험대에 오르는 순간이었다.하지만 동서독 정상의 첫 만남은 별다른 결실없이 싱겁게 끝난다. 그러나 브란트-슈토프간 동서독 첫 정상회담 이후 무려 20년이란 산고(産苦)를 겪은 뒤에야 독일은 마침내 통일이라는 민족의 숙원을 이룬다.이는 독일통일 과정에서 우리가 배울수 있는 교훈이다. 브란트-슈토프 회담 이후 30년이 지난 2000년 6월 13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역사적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첫발을 내디뎠다. 실로 극적인 장면이다. 공식석상에 좀처럼 나타나지 않던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직접 공항영접을 나와서만은 아니다. 그보다도 55년 만의 남북정상의 첫 악수가 분단의 사슬을 끊으면서 평화통일의 물꼬를 트게 할 것이라는 기대를 부풀게 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사실 분단 이후 처음인 남쪽대통령의 평양 방문은 그 자체 만으로도 엄청난 역사적 함의를 가진다.통일로 가는 긴 여정에서 분명히 의미있는 이정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상회담 이후에도 남북간의 우여곡절과 파란은 상당 기간 이어질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김 대통령의 2박3일간 평양 체류로 평화통일의 문이당장 활짝 열릴 것으로 보기는 무리라는 얘기다.따라서 우리의 이번 첫 정상회담에서도 엄청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큰 기대’를 가지지 않은 게좋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북한이 현재 경제난·식량난·에너지난 3중고로 곤궁한 처지에 있다는 것은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때문에 북측으로선 정상회담은 물론 그 이후에도 체제유지에 최우선적 목표를 둘 것이라는 사실 또한 부인키 어렵다. 제도적 통일이 눈앞에 다가온 양 들떠서는 안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김대통령도 서울을 떠나면서 “민족을 사랑하는 뜨거운 가슴과 현실을 직시하는 차분한 머리”를 강조했다. 그렇다면 당장의 뾰족한 합의 못지않게 정상회담 이후에도 남북간 각종 대화와 교류 채널이 계속 이어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리처드 하스 전 백악관특별보좌관도 국내언론과의 회견에서 “당장 많은 문제가 풀리기를 기대하기보다는 대화를 제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브란트의 신동방정책도 참모인 에곤 바 외교안보담당 특보의 ‘접촉을 통한변화 유도’라는 비교적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나중에 외무장관이된 발터 쉘의 지지를 받아 ‘작은 발걸음 정책’으로 발전했다가 결국 ‘신동방 정책’으로 자리매김된 독일식 포용정책이었다. 그런 면에서 김 대통령의 이번 평양방문은 ‘작은 발걸음’이지만 길게 보면 역사적으로 ‘큰 발걸음’으로 기록될 것임이 분명하다.
  • [사설] 남북회담 과잉보도 자제토록

    남북정상회담 참석을 위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평양방문이 12일에서 13일로 하루 연기됐다.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은 ‘기술적인준비 관계’를 이유로 들었다.외교 관례상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보다 완벽한 회담 개최를 위한 북한측의 ‘순수한 노력’으로 받아들이고 싶다.이를놓고 왈가왈부하기에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지니는 민족사적 의의가 너무나크기 때문이다. 당국자의 말처럼 분단 이후 55년을 기다렸는데 하루를 더 기다린다고 해서 문제가 될 수는 없다. 그보다는 우리의 대처상황을 다시 한번 짚어보는 ‘호흡조절’의 계기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는 다짐 속에서도 정상회담의 시기가 임박하자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과열의 조짐을 보여온 것은 사실이다.각계각층 인사들의 주문이 숨가쁘게 쏟아지는 데 비례해 회담 성과에대한 기대감은 높아진 반면 회담에 부담이 되는 언행은 피하겠다는 자제의기운은 상대적으로 퇴색했다.회담의 중요성에 비추어 어느 정도 흥분하고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지나친 흥분은 낭패를 낳기 쉽고 지나친 기대는 실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침착한 마음으로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우리 민족의 명실상부한 화해와 협력,평화공존의 길을여는 분수령이다. 무엇보다 남북의 정상이 만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이번 만남이 다음 만남으로 이어지고,그렇게 함으로써 남북을 가로막았던 불신의 벽이 하나씩 허물어지기를 기대해야 한다.단 한차례의 회담으로 큰 것을 이루려는 것 자체가 무리이고 기대해서도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언론의 차분하고도 신중한 보도 태도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본다.언론사간 지나친 경쟁에 따른 과잉보도를 자제하면서 남북간신뢰회복에 도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북한은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이 남한언론의 보도태도라고 지목할 정도로 우리 언론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것으로알려졌다. 이 점에서 독일 통일 전까지 서독 언론이 보여준 보도태도는 참고할 만하다.당시 서독 언론은 체제 우위 비교 등 동독인들의 감정을 자극하는기사는 가급적 피하면서 민족 동질성 회복을 높이는 기사를 내보내기 위해노력했다.우리 언론도 앞으로 우리의 눈높이에만 맞춰 북한의 체제나 사물,행태를 비판하는 태도를 버려야 할 것으로 본다. 평양을 방문하는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은 남북간 화해와 협력에 기여하도록 공정히 보도하겠다고 다짐하는 ‘취재·보도 준칙’을 마련했다고한다.이들의 다짐대로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남북한 보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적어도 남북정상회담 자체를 흥미거리의 대상으로 삼아 보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 남북정상회담 D-1/ 일정 ‘하루 순연’ 청와대-부처 표정

    남북정상회담이 하루 연기되는 ‘돌발상황’이 발생하자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등 관련 정부부처는 11일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회담 자체에는아무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비교적 담담한 자세로 차분히 대응했다. ◆청와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오전 북한측의 회담 하루 연기요청 내용을 보고받고 “일정이 늦춰진 데 대해 잘 대처하고 회담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고 박준영(朴晙瑩)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는이에 따라 북측의 연기 요청에 대해 ‘주최측의 입장을 존중해 받아들인다’는 쪽으로 입장을 최종 정리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회담이 연기된 데 따른 파장에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국내 언론보도가 북측의 일정연기에 단초를 제공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가령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서울에 오는데 북한언론이 매일 한건씩 일정을 공개한다면 우리 정부가 안전을 고려하지 않을수 있겠느냐” 며 “북한의 경우 공개된 장소,공개된 일정에는 안나타나는것이 관례”라고 설명했다. 한편 청와대는 김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줄 선물로 진돗개 한쌍과 가로 10㎝,세로 20㎝ 크기의 은제 거북선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은제거북선은 지난 3월 김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했을 때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대통령,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에게도 선물한 것으로,시가 60만∼70만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총리실/ 북한측 설명대로 ‘기술적인 문제’외에 다른 의도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각 부처별 비상근무태세를 점검하는 등 정상업무를 진행했다.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서리는 이날 오전 청와대측으로부터 정상회담연기사실을 전달받았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라면서도 “무기 연기가아니라는 점에서 북한측 설명대로 ‘기술적인 준비’외에 다른 의도는 없을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서리는 “21세기 들어 가장 큰 뉴스가 되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중요성을 감안,언론의 보도내용에 오보가 없도록 투명하고 진실되게 대처해달라”고 관련부처 관계자에게 당부했다고 총리실 관계자들이 전했다. ◆통일부/ 연기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한결같이 “정상회담 일정에는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초청자라는 입장과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일정연기를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관례에어긋난 일이기는 하지만 정상회담을 잘 준비하려는 뜻으로 보고 대승적 자세에서 북한측 요구를 수용키로 했다는 것이 통일부의 설명. ◆외교통상부/ 주한 외국대사관들에 회담 연기사실을 통보하는 한편 이에 따른 외국의 반응을 주시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한 당국자는 “한반도 주변 4국을 비롯해 주요국 공관에 연기사실을 통보했다”고 전하고 “기술적 문제에 따른 연기인 만큼 회담 자체에는 아무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점도 함께 전했다”고 밝혔다. 진경호 주현진기자 jade@
  • 韓完相 상지대총장·金三雄 대한매일 주필 특별대담-1

    남북 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분단 이후 남북 두 지도자의 첫 만남인 만큼 역사적인 회담에 거는 7,000만 한민족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대한매일은 8일 통일부총리를 지낸 한완상(韓完相) 상지대총장을 본사로 초대,남북 정상회담의 의의와 한반도 정세변화에 대해 본지 김삼웅(金三雄) 주필과 대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남북 정상회담 의미. ◆한완상 총장 지난 반세기 우리 민족이 겪은 분단의 고통은 실로 엄청납니다.이 고통을 분단 유지비용과 연결해 말해 보지요.막대한 국방비에다 서로증오하고 냉전적으로 대결하도록 하는 교육·선전비,억압을 당해 육체적 손상을 입은 사람들의 건강회복 비용까지 합치면 분단유지 비용이 다 고통비용으로 계산됩니다. 정상회담을 통해 이런 냉전구도가 해체돼야 합니다.20세기에는 단 한번도우리 민족이 진정한 해방을 누려본 적이 없습니다.21세기는 20세기에서 겪지못한 ‘참다운 해방’과 민족의 ‘통합적 해방’을 여는 민족사적 의미가 있습니다. 20세기말에 세계적 차원에서 냉전해체가 있었지만상당히 ‘설익은’ 것이었어요.이번에 두 정상이 만나서 한반도 냉전해체 작업을 시작한다면 세계의모든 교과서에 20세기 냉전구조가 21세기 남북 두 지도자에 의해 드디어 해체됐다고 기록될 것입니다. ◆김삼웅 주필 국가도 하나의 생물체로 보면 우리나라도 분단과 통합의 역사를 거쳐 왔습니다.고려의 후삼국 통일 이후 1,300여년간 통합국가를 지속했으나 일제 40년과 해방 이후 55년 등 거의 100년동안 분단의 질곡 시대를 겪어야 했습니다.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올바른 ‘통합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됐습니다. 둘째는 과거 남북 정상회담 제안이나 남북회담이 여러차례 권력자들과 외세의 정치적 목적으로 밀실에서 이뤄졌으나 이번엔 민족 주체적으로,민족 내부역량에 의해 공개적으로 달성됐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습니다. ◈회담 성공을 위한 준비. ◆한총장 냉전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기본 패러다임,즉 냉전 근본주의 해체를위해 다각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합니다.냉전대결을 재생산해 온 요인들은 다양한 ‘상호주의’ 형태를 띠었습니다.‘힘의 비대칭’이라는 현실적 상황을 볼때 상호주의 강조는 냉전을 강화하는 요인이 됩니다.이런 적대적 공생 관계를 끊어야 합니다. 둘째는 남과 북의 냉전 강경세력들이 문제인데 이들 세력은 지난 50년간 남북관계 악화를 통해 이익을 보았습니다.냉전 적대관계의 청산은 힘이 있는남쪽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셋째,남북 공히 냉전 세력들은 상대방에 대한 ‘불변성’을 미신처럼 믿는데 이런 불변신화를 제거하는 일에 착수해야 합니다. 외교적 차원에서 보면 정부 당국 중심으로 북한이 미·일과 외교관계를 맺어 교차승인을 완성하는 쪽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김주필 첫째 국민의 80% 이상이 남북 정상회담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둘째 여야 영수회담 등으로 외형적으로 초당적 지지가 합의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일부 보수 지식인들의 냉전의식이 국민 여론을 악화시키거나 남북협력 정신에 ‘꼬투리’를 잡으려고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이들 세력까지도 함께 끌고갈 수 있는 정치력이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대단히 중요합니다. 다행히 한반도 4강이 모두 남북 정상회담을 지지하고 있습니다.김대통령이한·미·일 3각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우방의 힘을 결집한 측면도 적지 않습니다.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중국을 방문해 양국간 협력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한반도 데탕트를 지지·지원하는 외형적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회담의 성공 기준. ◆한총장 첫번째 정상회담이기에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대화가 이루어진다면그 자체로 성공입니다.김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면 북한의 ‘경제 3난’,즉 에너지,사회간접자본(SOC) 미비,식량난을 북한쪽 입장에서 아픔을느껴보고,대화 내용과 의제에 반영하면 일차 성공입니다. 상대방의 곤경을 생각해 마음의 문을 열어놓고 대하는 것도 회담 성공의 2차 기준이 될 것입니다.상대방의 필요에 부응하는 의제로 합의되면 세번째성공의 기준입니다.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첫번째 기준만이라도 이뤄지면참 잘됐다고 생각합니다. ◆김주필 동감입니다.국민들이 너무 큰 성과를 기다리면 안됩니다.독일의 경우 우리처럼 전쟁도 하지 않고 부분적이지만인적·물적 왕래가 꾸준히 이뤄졌습니다.동서독 정상끼리 여섯번의 비공식,세번의 공식회담을 하면서도 20년 동안이나 통일을 기다렸던 역사가 있습니다.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정상회담은 남북의 최고 군사령관이 만난다는 상징적 의미도 적지 않습니다. 한반도 통합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 ◈회담 전망. ◆한총장 첫 정상회담의 성과를 크게 보고 싶지 않습니다.첫 걸음에 천리를달릴 수 없는 것 아닙니까.첫 술에 배부르지 않더라도 북한의 ‘경제 3난’의 심각성을 현실적·합리적으로 참고할 때 이 회담은 성과 있는 쪽으로 전개되리라 봅니다. 다만 북한의 여러가지 자존심을 손상하지 않게 배려하는 대범한 접근자세가필요합니다. ◆김주필 여러 견해가 있겠지만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 경제협력 교류,이 두가지 문제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합니다.욕심을 부리자면 휴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문제와 법과 제도를 뛰어넘는 ‘공동 평화선언’도가능합니다.평화협정의 의미를 살리면서 한반도 평화문제가 국제적으로 공인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이것이 가능하면 남북 기본합의서에 명시된대로군사공동위, 교류협력 공동위 가동,남북 연락사무소 설치 등 그야말로 몇 단계를 뛰어넘는 평화교류가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물론 첫 술에 배가 부를 수없지만 이렇게까지 진척될 수 있도록 두 정상이 진지한 토론과 대화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회담 의제. ◆한총장 서로 칭찬만 할 게 아니라 반세기에 걸친 상호불신,이 때문에 생긴끔찍스런 민족적 아픔,분단 비용 등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해야 합니다. 동서독은 통합 민족으로 산게 1세기도 안됐는데 우리보다 먼저 통일이 됐습니다. 말하자면 동서독은 결혼 첫날밤을 지내고 헤어졌고 우리는 60년을 살다가 헤어진 것이지요. 민족적 아픔에서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반성해야 합니다.남북 정상이 의제로 삼을 수 있는 것은 남북 기본합의서를 보면 다 들어있지요.두 정상이 회담장에서 기본 합의서를 읽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웃음)◆김주필 북한의 개방과 국제적 지원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의 가입을 설득해야 할 것입니다.여기에 급속한 일본의 우경화와 중국의 경제·군사 대국화 등에 대비해 한민족이 살아남기 위해 공동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점도 이야기해야 하겠죠.민족사적 문제와 함께 현실적,미래의 위기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기를 기대합니다. ◈남북의 껄끄러운 현안. ◆한총장 우선 역지사지,서로의 입장을 바꿔 느끼는 ‘역지감지’(易地感之)의 원칙이 필요합니다.둘째 ‘첫술의 원칙’입니다.한꺼번에 많은 이슈를 꺼내서 애기하지 말았으면 합니다.또 하나는 ‘숲의 원칙’으로 숲을 보면서나무를 생각하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지요. 미전향 장기수 문제는 이산가족 차원에서 얘기해도 됩니다.미군철수나 대량살상무기문제는 워싱턴의 가장 큰 관심사항이라는 점을 주지시키면서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고요. ◆김주필 중국의 전통적 외교 방식을 원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구동존이(求同存異),즉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은 타결하고 합의가 안되는 부분은 다음을 위해 남겨둬 향후 여지를 넓히자는 것이지요.이러한철학을 바탕으로해 나가면 총장님 말씀대로 한술에 배부르지 않지만 꾸준히 화해와 평화의길로 나서게 될 것 같습니다.또하나 두 체제가 평화공존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하자는 제의도 해야 합니다. ◈역사발전의 계기. ◆한총장 민족공영의 장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만약 두 정상이이번에 한반도의 냉전체제를 해체시킴으로써 화해협력을 구현할 수 있다면세계가 이 공적을 공인해 줄 것입니다.평화를 위해 일할 수밖에 없도록 세계가 남북을 격려하는 역사적인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김주필 남북 모두 변화하지 않으면 몰락하고 만다는 비장한 각오가 필요합니다.더 이상의 이념 싸움과 군사비 지출,적대·증오를 버리고 공동선과 공동이익,공동목표를 위해 공존공영의 정신을 살리면 21세기 변화의 물결에서일류 문명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통일의 사상적 기반. ◆한총장 남북 모두 ‘공변공영’(共變共榮)의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람이 있고 사상,제도,사상이 있는 것입니다.사람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로가는 게 통일의기반이 되는 사상으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김주필 신라말의 원융귀일(圓融歸一·융합을 하면서 하나가 되는 것)의 정신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문화의 동질성과 운명공동체의 신념을 갖고 열린마음으로 인권과 민주주의를 수용하면서 하나가 되는 역사적 의지를 사상적기반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