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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16) 서귀포 보목항의 자리잡이배 테우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16) 서귀포 보목항의 자리잡이배 테우

    1985년 10월4일,제주도 화북의 해신당에서는 도항제(渡航祭)가 열렸다.‘고대 제주항로 테우 조사단’이 화북을 출발했다.원초적인 고기잡이 배 테우를 복원하여 옛 뱃길에 도전함으로써 ‘한반도~제주도’의 고대 항로를 규명해보려는 시도였다.탐라와 육지부의 교류경로,해로 변천사와 유배길 조사도 이루어졌으니,배이름도 격에 맞게 ‘물마루’로 명명되었다.노르웨이 탐험가 T 헤위에르달이 남미에서 폴리네시아군도를 향하여 전통배를 타고 떠난 콘티키(Kontiki)호의 대탐험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테우를 활용한 최초의 모험이리라.물마루호는 서귀포시 보목동에 남아 있던 여섯척 중에서 선발되었다. ●테우와 자리잡이의 원조, 보목동 8월 중순 제주도를 찾아,‘서귀포칠십리 바다사랑회’를 이끌면서 수중탐사와 환경보존에 애쓰는 이원석 회장에게 테우와 자리 조사 안내를 부탁하였더니 약속이나 한 듯 보목동으로 이끈다.보목동이야말로 테우와 자리잡이의 원조이기 때문.대부분의 제주도 포구에서 테우로 자리를 잡아왔겠지만 보목만큼 그 전통을 이어가려는 곳은 보지 못하였다. 보목에서는 매년 테우로 자리를 잡는 ‘자리돔큰잔치’를 열어왔다.보목의 자리돔큰잔치는 관광객은 물론이고 인근 주민들도 사라져간 테우가 그리워서라도 몰려든단다.청년들의 보존 움직임도 활발해서 ‘보목섶섬 수중환경보호지킴이’(회장 강대환)를 조직하여 테우도 복원하고 전통어법 재현에도 힘쓰고 있다.덕분에 보목동에 가면 언제든지 테우를 볼 수 있다.그러나 한라산의 귀한 구상나무로 만들던 테우는 사라졌고 일본산 삼나무 테우들로 대체되어 조금은 안타깝다. 몇년 전의 일.제주도민들이 감귤을 들고서 북한을 집단방문한 적이 있었다.일찍이 북에 정착하게 된 제주 출신 노인 한 분을 만나게 되어 말문을 트다가 제일 먹고 싶은 것이 무언가를 물었다고 한다.그런데 노인은 허다한 먹을거리를 제치고 ‘자리젓이 그립다.’고 하였다.초년의 입맛은 일생을 간다고 하였으니 자리젓의 아른한 향취가 50년 넘게 이어진 셈이다. 사실 ‘자리강회’,‘자리물회’,‘자리구이’ ‘자리젓갈’ 등 자리 없는 제주도 식단은 왠지 빈자리 같다.활기 넘치는 강진국 마을회장은 우리 일행에게 “자리를 좋아한다니 절반은 제주사람으로 인정해 줍세.”라고 너스레를 놓았다.자리를 모르고서 제주도 먹을거리를 논하지 말지어다! ●고향을 지키는 고기, 그래서 이름도 ‘자리’ 오키나와에서 한반도 남해안 일부에까지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아열대성 자리는 붙박이로 한군데서 일생을 마친다.서귀포 외돌개에서 보목 앞의 섶섬에 이르는 난류대를 특히 좋아한다.보목에서는 ‘겨울에 눈이 오면 개가 죽는다.’는 속담도 있다.모든 물고기가 자유롭게 먼바다를 나돌고,모든 새가 먼하늘을 나돌 것 같지만 그런 상상은 시나 노래에서나 가능하다.자리에게도 엄연히 따스한 집이 있고 그리운 고향이 있다.자리는 자신이 태어난 따스한 곳에서 가능한 한 떠나질 않는다.그래서 이름도 ‘자리’다. 보목에서는 앞의 섶섬 동쪽에 동군자리,서쪽에 서군자리,서쪽 해변에 리알자리,지귀섬의 자귀자리,쇠소각 냇물이 흘러나오는 쇠소각자리 등의 ‘자리밭’이 유명하다.어민들은 이들 자리밭을 정확하게 포착하여 테우를 들이밀어 자리를 낚는다.경계없는 바다같지만 엄연히 바다밭이 경계를 가른다.섶섬 주변에서는 섬그늘에 모여든다면,민물이 흘러들어 기수대를 형성하는 쇠소각에서는 감미로운 민물을 마시려고 몰려든다.그래서 똑같은 바다이지만 매양 동일한 바다는 없다.문전옥답만 강조하는 육지중심 사고와 다르게 기름진 바다밭의 해양중심 사고로 바라본다면 바다마다 전혀 다른 색깔을 연출하며 다가올 수밖에 없다. 밭이 다르면 같은 배추종자도 맛이 다르기 마련.보목과 우도의 자리가 같을 수 없으며,고산의 자리는 성산의 자리와 다르다.같은 보목 내에서도 여(암초)의 상태에 따라 자리의 색감과 생김새,심지어 맛까지 다르다.절기에 따라서도 알이 찬 알찬자리,자잘한 쉬자리,산란하고 난 다음에 잡히는 거죽자리 등등 이름도 다르고 맛도 다르다.조류가 센 곳에서 노는 가파도자리는 뼈가 굵어 물회용에는 어울리지 않아 구이용에 적합하다.뼈가 부드럽고 맛이 고소한 보목의 자리는 구이보다도 물회나 강회에 어울리니 같은 제주도 내에서도 제각각인 셈이다. ●더위 푸는 덴 물회, 술안주엔 구이 얼마전 경남 삼천포에서 자리구이를 맛보았다.횟집 주인 왈,“수온이 높아지니 여기까지 자리가 찾아드네요.”라고 했다.이제 자리는 차츰 북상을 하여 남해 해안가에서도 자신들의 자리를 마련한 것 같은데 남해안의 자리가 어떤 격식을 갖추고 있는가는 아직 감이 덜 잡힌다. 자리는 먹는 취향과 장소,시간에 따라서 맛도 다르다.복중의 더위풀이에는 시원한 자리물회가 그만인데 자리구이는 술안주로도 맞춤이다.자리젓국은 멸치젓과 더불어 제주민이 가장 보편적으로 먹는 젓갈.그런데 제주도 바깥에서는 똑같은 자리물회라도 당최 제맛이 나지 않는다.독특한 향을 내는 제피잎을 잘게 썰어넣어야 국물이 한결 시원해지는데 싱싱한 제피잎을 구할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독특한 맛을 내는 제피잎 없는 자리물회는 사실 정통식이 못된다. 한때 구두미포구,서래포구,큰개머리,배개포구 등 전통적인 포구에서 25척에 이르는 테우들이 국자같이 생긴 국자사둘로 자리를 잡았다.자리만으로도 충분히 생계가 유지되었다.1명이 수경으로 물밑을 감시하면 2명이 그물을 드리워 조류에 떠들어오는 자리를 낚았다.배를 타지 않고 갯바다밭의 ‘덕’에서 자리를 잡는 덕자리사둘,동그란 모양의 사둘을 도르래의 힘으로 드리우거나 올리며 낚아가는 가장 보편적인 어법이었던 동고락사둘도 행해졌다. ●자리잡이·해초 채취… 전천후 다목적 배 그러나 GPS로 바뀌면서 배도 발동선으로 바뀌었으니 전통 테우 자리잡이도 한폭의 사진으로만 남은 셈이다.‘자리 삽서(사세요).’라고 외치며 마을길을 나다니던 아낙들의 외침소리도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다.전통어법은 사라졌으나 자리잡이의 경제적 이득은 여전히 높아서 지금도 보목의 살림살이를 살찌우게 한다. 테우는 자리잡이에만 쓰였던 배가 아니다.전천후,다목적이었으니 해초 채취에도 요긴했다.바다마을 사람들은 기름진 해초 없이는 푸석푸석한 화산토에서 농사를 지을 수가 없었다.해초 채취에 테우가 더할나위 없이 요긴했으니 해초를 그득 싣고 돌아오는 풍경 역시 화학비료에 떠밀려서 저 멀리 사라지고 말았다. 테우는 물마루호의 실험에서도 확인되었듯이 제주민의 해상교통에 절대적인 수단이었다.탐라의 고대 대외교류도 테우에 의존하였다.삼국지동이전에 이르길,“배를 타고 왕래하면서 물건을 사고판다.”고 하였으니,테우를 이용한 교역이 일찍부터 이루어졌다.독일인 겐테(S.Genthe)는 ‘제주도탐험과 동해 중국에서의 표류’란 표류기에서,테우의 위력을 이렇게 묘사하였다. ●어떤 파도에도 끄떡없는 이음새 영접하기 위해 보낸 배는 이상한 배였다.보트도 아니고,카누나 속을 파낸 통나무도 아니었다.뱃전이나 배의 구조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거대한 뗏목이었다.거센 파도라는 어쩔 도리 없는 조건 때문에 적응법칙에 따라,예컨대 동인도의 마드라스 해안의 파도 때문에 불가피하게 만들었던 것과 비슷하게,기상천외의 물건이 만들어졌음이 이내 밝혀졌다.거칠고 격렬하게 출렁이며 크고 육중하게 굴러오는 사나운 파도가 끊임없이 그 선박을 덮쳤다.막힌 보트라면 금방 물이 가득 차서 뒤집힐 것 같았다. 그러나 튼튼한 이음매의 큼직한 틈새가 있어서 부딪치는 파도의 위력을 무력하게 만드는 큼직한 통나무들로 엮어 만든 듬성듬성한 이 선대(船臺)는 어떤 경우에도 물이 차서 뒤집힐 리가 없었다. 제주도는 두말할 것도 없이 섬이다.중요 물자는 배로 움직였다.전통시대에 일주도로·관통도로가 없었음은 당연한 일.‘한국전쟁의 기원’을 쓴 미국의 브루스 커밍스도 광복 당시의 빈약한 교통로를 이렇게 말했다.“ 섬을 둘러싼 좁은 도로가 있었을 뿐이다.1940년대 당시 제주시에서 섬을 횡단하여 서귀포로 가는 도로는 부설되지 않았다.” 조선시대의 사정은 더욱 어려웠으리라. ●맥 잇는 마을 있어 그나마 위안 테우는 사라졌어도 테우를 복원해서 끝내 이어가겠다는 마을이 있음은 일말의 위안이 된다.신혼여행객도 태우고,문화관광특구도 만들어 당찬 마을로 가꾸겠다는 결의에 가득찬 것을 보니,법고창신(法古創新)의 의연한 길을 모색하는 듯하여 감개무량이다.비록 배는 낡고 덜 효율적이지만 전통을 살려서 미래의 바다로 가꾸어 나간다는 바다살림의 의지는 바로 문화적 종다원성을 지키려는 안간힘이기도 하다. 해변가로 유별나게 솟구친 가파른 ‘제지기오름’에 오르니 보목포구가 한눈에 들어온다.절대보호구역인 섶섬의 자연경관적 가치에 관해서는 무엇을 더 논하랴.관광객에게는 눈요기에 불과한 섶섬이지만 자리돔에게는 대를 이어 살아가고 있는 ‘붙박이 자리’임을 애써 기록하고 돌아온다.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동분서주하면서 유목민의 삶을 살아가는 도시민에게 섶섬의 자리들은 제 자리를 찾아갈 것을 가르치는 것만 같다.
  • [데스크 시각] 강화도와 행담도/서동철 사회부 차장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해대교를 건너다 보면 행담도와 만나게 된다.몇년 전까지만 해도 50여명의 주민이 바지락을 잡아 살아가던 작은 섬이다.충청남도 당진군 신평면에 속하는 행담도는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아산만을 건너뛰는 징검다리가 됐다.이 섬이 없었더라면 길이 7310m의 서해대교를 세우는 작업은 훨씬 어려웠을 것이다. 아산만이 바라다보이는 바닷가에는 휴게소가 지어졌다.아마도 가장 호쾌한 풍광을 가진 고속도로 휴게소로 꼽아도 좋을 것이다.휴게소는 여름휴가 기간동안 발디딜 틈이 없을 만큼 붐볐지만,이 섬이 역사의 현장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1868년 5월 독일 상인 오페르트가 몰고온 1000t급 차이나호는 바로 이 행담도 앞바다에 닻을 내렸다.소총으로 무장한 일행은 작은 배로 갈아타고 삽교천을 거슬러 구만포로 상륙했다.이후 덕산에 있는 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의 시신을 파내려 무덤을 파헤쳤으나,실패하고 황망히 도주했다는 얘기는 국사시간에 배운 바와 같다. 오페르트 사건을 떠올린 것은 프랑스인 페롱 신부가 여기에 참여했기 때문이다.병인박해(1866년) 당시 동료 프랑스 신부들이 순교하는 과정에서 간신히 중국으로 탈출한 페롱 신부는 그만큼 조선 전교(傳敎)의 뜻이 남달랐을 것이다.일행이 시신을 ‘인질’로 대원군과 통상 및 선교를 흥정하고자 한 것도 조선인들이 조상을 극진히 모신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조선 전교의 실마리를 어떻게든 찾겠다는 뜻은 평가받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남연군의 묘를 파헤친 사건은 결과적으로 천주교 탄압만 심화시켰다. 강화도는 기독교 선교의 역사에서 또 다른 교훈을 주는 섬이다.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관청리 언덕에 있는 성공회 강화성당은 지금 사제관의 한옥 지붕을 다시 이느라 분주하다. 강화성당은 영국인 트롤로프 신부가 구상하여 1900년 완성시켰다.정문에 해당하는 외삼문에 들어서면 성당인지,절인지 잠시 혼란을 겪게 된다.절을 호위하는 사천왕문의 모습을 한 내삼문이 방문객의 앞을 가로막기 때문이다.내삼문에는 절에서 봤음직한 큼직한 한국식 종도 하나 매달려 있다. 2층 한옥으로 지어진 본당도 서양의 전통적 성당건축인 바실리카 양식을 한국식으로 변형한 것이라는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절을 연상할 수밖에 없다.다만 ‘대웅전’이 아니라 ‘천주성전’이라는 현판이 걸려있고,기둥글(柱聯)에도 ‘삼위일체천주만유지진원(三位一體天主萬有之眞原)’같은 천주교 성구가 씌어 있는 것이 다를 뿐이다. 강화성당에서는 오페르트 일행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나와 다른 문화’에 대한 애정이 읽혀진다.조선인 대부분이 익숙했을 불교사찰의 분위기는 기독교라는 새로운 서양 문화에 대한 이질감을 크게 줄여주었을 것이다.‘현지인’에 대한 배려가 선교 효율의 극대화를 노린 성공회의 노하우라고 해도 가치는 퇴색하지 않는다.나의 신념을 설득하기에 앞서 상대의 신념을 먼저 끌어안는 것은 종교의 범주에서는 더욱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마침 지난 23일부터 서울에서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실행위원회가 열리고 있다.케냐 출신의 사무엘 코비아 WCC총무는 “한국은 가난한 나라에 많은 선교사를 파견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과거 서구의 일부 부국(富國)이 저지른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중동이든,아프리카든 한국 기독교의 해외 선교가 오페르트와 페롱 방식이 아니라 강화성당을 지은 트롤로프 방식이 되어야 한다는 충고일 것이다. 서동철 사회부 차장 dcsuh@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선택(SBS 오전 8시30분) 정민은 집이 곧 경매로 넘어 갈 것이니 준비하라는 전화를 받는다.아들 우주는 서울로 간다는 말을 듣고 기뻐하지만 정민은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한편 주희에게 대서로부터 혼담이 들어오자 도희는 반대한다. 정우를 마음에 두고 있는 주희도 정우의 주변을 맴돈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젓가락과 포크를 대신할 수 있는 안경테를 선보인 독일의 안경회사.밥이나 패스트푸드를 즐겨먹는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독특한 제품을 제작했다고 한다.야외에서 음식을 먹을 때 포크가 없어도 되는 다목적 안경.가벼운 스테인리스로 제작돼 나사를 사용하지 않고도 조립 할 수 있다. ●문화 문화인(EBS 밤 12시)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낸 미술평론가 오광수씨.40년 동안 한국미술계의 현장 속에서 미술평론가,박물관장,미술전문지 편집인 등 다양한 이력을 통해 한국미술계의 거목으로 평단을 이끌어왔다.활발한 활동으로 한국 미술계의 발전을 이끌어 온 오광수씨의 창작과 비평인생을 만나본다. ●리얼스토리〈실제상황〉(iTV 오후 10시50분) 한 여자의 일상 속에 초대된 반가운 손님들의 등장.하지만,아무도 이들의 방문이 엄청난 화를 부르게 될 줄은 몰랐다.그들의 방문은 치밀한 음모로 계획된 것이었을까? 형사들은 그날 그녀의 아파트를 방문했던 사람들을 CCTV를 통해 확인하고,목격자들을 찾아 나선다. ●TV특종 놀라운 세상(MBC 오후 7시20분) 택시기사인 지경진씨의 택시 안에는 온통 야구방망이,대리석,쌍절곤 등 무시무시한(?) 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알고 보니 공수도에 심취해 택시운전을 하면서도 틈만 나면 공수도 연습을 하는 공수도 마니아였다.충북 제천의 ‘바람의 파이터’를 만나본다. ●인간극장〈살라말리쿰!타니아〉(KBS2 오후 8시50분) 즐거운 캠프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타니아.아무도 없는 학교에 들어가 반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친구들 이름을 하나하나씩 부른다.타니아는 학교에 가서 빨리 공부하고 싶고 친구들과 뛰어 놀고 싶다.그래서 빨리 방학이 끝났으면 좋겠다. ●금쪽같은 내 새끼(KBS1 오후 8시25분) 진국과 희수는 덕배에게 영실이 사라진 사실을 차마 알리지 못하고 망설인다.금고 속을 확인한 덕배는 충격에 휩싸여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지고 만다.진국은 사무실 서류들을 통해 영실이 유령회사를 차려 거금을 빼돌린 사실을 밝혀내고 대책을 강구한다.
  • 케리 주한미군감축 공개비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대통령와 민주당의 존 케리 대통령 후보간의 안보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미국 총사령관’을 가려내는 이번 선거에서 어차피 결정적 승부는 안보 문제에 달려있다고 양측은 판단한 것 같다. 부시 대통령은 17일(이하 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보잉사 우주항공 공장을 방문,미사일방어 체계를 완수하겠다고 말했다.전날 오하이오에서 해외주둔군재편계획(GPR)을 발표한데 이어 접전지역인 ‘스윙 스테이트’에서 다시한번 안보 공세를 강화한 것이다.부시 대통령은 “미사일 방위 체계 반대자들은 21세기의 위협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민주당측을 겨냥했다.이에 대해 케리 후보의 안보 보좌관인 랜드 비어스는 성명을 통해 “현 정부는 9·11 발생 며칠전까지도 미사일 방어게획에 매달리다 테러를 방지하는데 실패했던 것”이라고 비난했다. 케리 후보는 18일 부시 대통령이 GPR 계획을 발표했던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해외참전용사 대회에 참석,“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한 북한과 민감한 협상을 진행하는 시기에 한국에서 미군을 빼내기로 한 것은 매우 부적절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의 해외주둔군재편 방안은 동맹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이로 인해 전세계 60여개국에서 진행중인 ‘테러와의 전쟁’의 추진력도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케리 후보는 그러나 집권할 경우 주한미군 감축 계획을 백지화할 것인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다만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는 북한과 대치중인 한국과 아프리카,중동,코카서스 지역의 잠재적 안보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거점’ 역할을 하는 독일에 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현재 미국에는 약 2600만명의 참전용사가 있으며 이들은 전체 유권자의 13%에 해당하기 때문에 오하이오나 펜실베니아,플로리다와 같은 스윙 주에서는 당락을 결정할 수 있다. 주한미군 감축 문제도 계속 쟁점화 됐다.도널드 럼즈펠드 국방 장관은 17일 군사작전 및 정보기관 개편에 관한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주한미군을 감축해도 대북 억지력이 약화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는 “한국인들은 미국이 한반도의 적정한 균형과 21세기에 걸맞는 군사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보가 대선전의 핵심이슈로 거듭 확인되면서 양측의 광고도 상대후보의 병력을 비난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부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진영이 케리 후보의 베트남전 무훈은 ‘사기’라고 주장하는 TV 광고를 낸데 맞서 진보단체 ‘무브온’은 부시 대통령의 군 전력을 흠집내는 TV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이 단체는 케리 후보를 비판한 ‘진실을 위한 쾌속정 참전용사들’의 광고가 방영중인 오하이오,웨스트 버지니아,위스콘신 등 3개주의 CNN 등 TV 방송사들을 통해 내보낸 광고에서 “부시 대통령은 국가 방위대에 입대하기 위해 아버지를 이용했으며,유사시에는 실종됐다.”면서 “그러던 그가 이제 자원해서 베트남에 가 고귀하고 영웅적으로 복무한 케리 후보를 공격하는 광고를 허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 언론들도 해외미군 재편에 대해 분석기사와 사설 등을 통해 찬반 의견을 제시했다.부시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성향의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17일 사설에서 냉전시대 만들어진 미군 구조를 21세기에 맞게 재편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발표시점 등이 부적절하며,미국의 국제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dawn@seoul.co.kr
  • [중국통이 없다] 中 黨간부와 친분있는 의원적다

    한 시사월간지 7월호를 보면 중국에 대한 우리 정치권의 현주소가 단적으로 드러난다.중국을 좀 안다는 정치인을 인터뷰하기 위해 수소문한 끝에 필자는 간신히 두 사람을 찾아낸다.한 사람이 현 국무총리인 열린우리당의 5선 이해찬 의원이다.그런데 카운터파트라 할 한나라당 인사가 이채롭다.구상찬 부대변인이다. 누굴까.대표적 중국통 정치인인 이세기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인물이다.이 총리가 중국을 50여차례 방문한 반면 구 부대변인은 이보다 세배가 많은 150여차례나 중국을 들락거렸다.대단한 이력이다.문제는 여야를 통틀어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구 부대변인처럼 중국 공산당 대외협력부 한국과장에게 아무 때나 전화를 걸어 얘기를 나눌 사람이 없다는데 있다.언론들은 좌담이나 지상대담을 할 때 흔히 참가자의 격(格)을 따진다.한쪽이 5선의원이면 상대도 이에 걸맞은 위상의 인사를 찾는다.그러나 지금 정치권은 적어도 중국에 관한 한 이런 격을 따질 형편이 못된다. 여의도 정가에 ‘중국통(通)’이 없다.특히 17대 국회에서는 정도가 더 심하다.그만큼 대중(對中) 인적 인프라가 열악한 실정이다.중국 권부의 핵심인사들과 교분을 나누기는커녕 중국을 한번 이상 방문한 의원조차 손에 꼽을 정도다. 우선 299명의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중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거나 심지어 학부를 나온 의원이 단 1명도 없다.박사 학위를 소지한 17대 의원은 모두 69명.이 가운데 34명이 해외 박사들이다.역대 어느 국회보다 유학파가 많다.그러나 이 34명 중 27명이 미국에서 학위를 땄다.나머지는 영국·독일·일본 심지어 필리핀까지 있지만 ‘중국 박사’는 전무하다.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35명 가운데도 중국 관련은 1명도 없다.그나마 중국관련 학위자를 꼽으라면 열린우리당 우제창 의원 정도다.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중국경제로 박사학위를 받았고,2001년 중국 상하이 사회과학원에서 객원연구원을 지냈다.그러나 우 의원조차 ‘중국통’이라는 표현에는 고개를 젓는다.“아유 중국통이라니요,어림도 없죠.중국경제나 공부했을 뿐 중국 권부의 핵심인사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는 저도 없습니다.이게 우리 정치현실이에요.학계도 마찬가집니다.중국이 중요하다고 말들은 많이 하지만 제대로 중국을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나마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는 이해찬 총리 외에 열린우리당의 임채정·장영달 의원,홍콩특파원을 지낸 박병석 의원,민주당 한화갑 대표 정도가 중국통으로 꼽힌다.임 의원은 16대 국회에서 한·중의원친선협회 회장을 맡아 김중권 당시 민주당 대표의 중국 방문을 실무지휘하는 등 중국과의 교분을 쌓아 왔다.한 대표는 쩡칭훙(曾慶紅) 국가 부주석등 중국의 몇몇 권부인사들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 과거 국회에서 이처럼 중국통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다이빙궈(戴秉國) 전 대외연락부장,탕자쉬안(唐家璇) 전 외교부장 등 중국 실력자들과의 두터운 교분으로 ‘중국통 넘버원’으로 꼽히는 이세기 전 의원을 비롯,톈지윈(田紀雲) 전인대 상임위 부위원장,주량(朱良) 전 전인대 외사위원장 등과 친밀한 정재문 전 한나라당 의원,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현경대 전 한나라당 의원,황병태 전 주중대사,이종찬 전 국정원장 등이 대표적 중국통으로 꼽힌다. 의원외교의 가교역할을 해야 할 한·중 의원외교협의회는 회장조차 선출하지 못한 채 잠들어 있다.열린우리당 이평수 부대변인은 “24시간 중국만 쳐다보는 워치독(watch-dog,감시자)이 적어도 여야에 5명은 있어야 한다.”며 “여성표 등만을 의식하느라 지난 총선 때 비례대표 후보공천에서 이같은 의원외교 문제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송두율 관련’ KBS이사장 조사

    검찰이 지난 5일 독일로 출국한 송두율 교수의 입국배후 및 기획입국 의혹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 관련자 소환에 착수했다. 서울지검 공안1부(부장 구본민)는 송 교수의 입국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이종수 KBS 이사장을 최근 소환,조사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또 정연주 KBS 사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적극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자 상당수를 이미 조사한 만큼 정연주 사장 소환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이사장을 상대로 지난해 9월 초 독일을 방문,송 교수에게 입국을 설득했는지 여부와 지난해 9월27일 ‘한국사회를 말한다’는 프로그램에 나와 송 교수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정 사장을 상대로 지난해 5월11일 방영한 ‘경계인’ 등 송 교수를 소재로한 프로그램을 만든 경위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검찰은 박형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과 나병식 기념사업회 전 이사도 불러 송 교수의 초청 경위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박 이사장은 송 교수의 입국에 대해 선처를 요구하는 서한을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등에 보냈었다.나 전 이사도 지난해 8월 말 송 교수가 입국하기 전 독일에서 송 교수를 만나 입국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 이사장 등을 조사한 것은 지난해 10월 실향민중앙협의회 등 시민단체가 “명백한 간첩인 송 교수를 초청한 것은 국가보안법 위반에 해당한다.”면서 이 이사장 등을 고발한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입국배후 여부는 송 교수의 진술에 달려있다고 보고,송 교수가 지난달 21일 석방되기 전까지 입국배경 등에 대해 조사했으나 송 교수가 진술을 거부해 수사에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따라서 검찰은 송 교수를 초청한 당사자들이 검찰의 공소내용대로 송 교수가 북한 노동당 후보위원이라는 점을 알고서도 초청을 강행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송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상고심 결과와 입국배후 수사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판단,대법원 확정판결과 관계없이 입국배후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열린세상] 과거와의 고통스러운 대면/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 교수

    ”고통스러운 과거는 묻어버리고 새 출발하고 싶습니다.” 유네스코 아태 국제이해교육원에 연수차 온 동티모르 교사의 짧지만 여운 있는 한마디였다.주변국과의 갈등을 논의하는 자리에 인도네시아 교사와 동티모르 교사가 머리를 맞댄 끝에 나온 말이다.인도네시아 교사는 인도네시아와 동티모르가 식민지로서의 고통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동티모르는 인도네시아에 소속된 적이 없었다는 것 등 간단한 사실을 두 사람이 ‘이해’하게 되면서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고 했다.말라위 등 태평양 지역 참석자들이 영어의 홍수에 떠내려가는 토착어와 토착문화의 얘기를 건네자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온 교사들은 자신들의 유창한 영어의 숨을 죽이고 비영어권 참가자들의 수위에 맞추었다. 갈등을 이해하는 첩경은 상대의 진의를 아는 것이라는 간단한 지침이 생면부지의 가깝지만 먼 나라에서 온 교사들끼리의 대화판을 열게 한 것이다.‘화해’라는 목적지점이 같을 때는 갈등해소가 좀더 쉽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베트남을 방문했던 역사학자는 식민지 시대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기록,형상물이 즐비한데 비해 ‘베트남전쟁(베트남에서는 미국전쟁이라고 한다.)’을 상징하는 기념물,기념품이 너무 없는데 의아심을 품었다.아무리 승리한 전쟁이라고 해도 내전이라는 고통스러운 과거를 대면하는 것은 민족을 또 분열로 몰아가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우리에게 의미심장하다. 홀로코스트, 인종말살이라는 비극을 만들어낸 원죄 때문에 독일인들은 스스로 ‘고통스러운 과거와 대면’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가해자의 위치를 피해자의 위치로 바꾸고 싶었던 유혹을 이기고 그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아시아,특히 일본에 들려주고 있다. 독일에서의 역사적 화해는 성공적이었고 이제 유럽은 ‘기억의 시대’(age of memory)에서 ‘용서의 시대’(age of excuse)로 가고 있다고 회프켄 교수는 진단하였다.7월13일에 유네스코 아태 국제이해교육원,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아시아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유럽과 아시아의 역사적 화해라는 국제회의에서 발표된 내용이다. 과거와의 고통스러운 대면’,폴란드와의 화해를 위해 독일 영토의 4분의1에 대한 권리를 양보한 일,프랑스와 독일의 공통의 역사책을 만드는 시도,피해자 개개인에 대한 보상을 제도화했던 독일의 의무는 서구에서 탈냉전시대와 더불어 글로벌 차원의 보편적 윤리로 확립되기에 이르렀다. 결과는 ‘기억의 역사’(history of memory)를 박물관,광장,조형물로 형상화하고 다시 법으로 제도화하고 유럽연합과 유엔 차원에서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드는 틀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20세기의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유럽인들의 의지가 ‘고통의 스러운 대면’의 쓴약을 삼키게 한 것이다. 그러나 회프켄 교수는 기억과 처벌,처벌을 제도로 만든 독일의 경험은 사례일 수는 있어도 모델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캄보디아는 외부의 부추김에도 불구하고 새 출발을 위해 ‘킬링필드’의 기억을 묻어두고 있고 나이지리아,모잠비크 등도 망각 위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후발주자의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진실은 밝히되 처벌은 하지 않는 남아프리카의 모델,망각을 통한 화해,강요된 망각 등 21세기를 준비하는 방식은 다 다르다.그러나 추구하는 목표는 같다.성공적 화해란 갈등이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피해자의 고통에 경외를 표하는 것이라는 짧은 회프켄 교수의 답변을 다시 떠올린다.성공적 화해라는 목표를 공유하게 되면 수단은 창조적이고 다양해질 수 있다.문제는 어떤 비전을 공유하는가이다. 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 교수
  • [통일한국은 오는가] 美 국제정책센터 亞국장 셀리그 해리슨

    “현 한반도 상황은 위기라기보다 평화협정으로 이행할 수 있는 50여년만의 기회이며 한국 정부는 단순히 북한과의 관계개선에만 그칠 게 아니라 통일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 맵’을 제시해야 합니다.”1972년 미국인으로는 처음 북한을 방문해 고 김일성 주석을 만난 언론인 출신의 셀리그 해리슨 국제정책센터(CIP) 아시아 국장은 본지 창간 100주년에 즈음한 특별 인터뷰에서 “한반도 통일은 불가피한 과정이지만 남북한이 연방제로 전환하는 데에만 10년에서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바 하버(미 메인주) 백문일특파원| 바 하버에서 배로 1시간 정도 떨어진 크랜베리 섬의 자택에서 여름철을 지내는 해리슨을 만나 ‘통일 한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1시간 동안 대담을 가졌다.섬 주민들은 한국인의 방문이 낯선지 섬을 찾은 이유를 물으며 유명한 한반도 전문가가 이웃이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함께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대담 내용을 간추린다.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북한을 더이상 위협적인 존재로 보지 않는다.그렇다고 통일이 성큼 다가선 것 같지도 않다.통일을 위해 우선적으로 취할 조치를 꼽는다면. -한국은 비(非)군사적 측면에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현재의 한반도 상황은 과거 북한이 드러낸 ‘적화의도’의 위험에 직면한 것 같지 않다.통일을 위해서는 한국 전쟁을 끝내야 하며 정전 체제를 평화협정 체제로 전환하는 게 급선무다.통일은 가능하고 불가피한 과정이지만 신속히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다.현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면서 통일로 가는 길은 ‘연방제’라고 생각한다. 연방제는 (주로 북한측에 의해) 박정희 정권 이래 계속 거론됐지만 진전된 게 없지 않은가. -노태우와 김대중 정권이 고안한 임시적인 연방제 국가는 매우 현실적이다.양측이 현재의 국경을 유지하면서 기업협력을 확대하는 경제체제를 갖추고 다른 나라와의 관계에는 공통된 행동을 취해야 한다.각자 군대를 보유하고 국경을 통제하면서 북한 경제가 남한과 연계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점진적으로 10년 또는 20년에 걸쳐 연방제로 전환해야 한다.그러나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10년 이내로 연방제 이행은 어렵다.주목할 점은 ‘북한이 과거와 달리 연방제를 바란다는 점이다.’(이 부분에 관해서는 국내외에서 전문가들 사이에도 논란이 있다. 편집자주) 북한 당국과 군부 및 당의 고위 관리들은 자신들의 지위를 유지하려 한다.연방제는 양측의 권력을 보장하면서 통일로 가는 조치다. 북한은 과거 남한이 흡수통일을 추진하려는 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실제 김영삼 정권은 그같은 전략에 따라 김일성과 접촉했다.그러나 김일성이 죽은 뒤 남한은 북한이 붕괴될 것으로 믿었다.김정일이 북한 체제를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그러나 김정일은 건재했고 통일을 위한 연방제 방식의 길은 멀어졌다. 김대중 정권은 독일식 통일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판단했다.따라서 상호공존을 거쳐 북한을 경제적으로 무너뜨리는 점진적인 연방제 개념을 고안했다.그러나 ‘햇볕정책’은 너무 급진적이라고 생각하는 보수층의 반발에 부딪혀 빛을 잃었다.남한의 상당수 사람들은 미국의 지도자들이 북한의 입장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해 통일로 가는 길이 왜곡됐다고 보기도 한다. 연방제를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인가. -앞서 말했듯이 남·북한과 미국이 포함된 평화협정 체결이 첫번째다.민주당 대선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이 대선에서 이기면 국방부가 반대해도 평화협정을 추진할 것으로 본다.그렇다고 한·미간 안보동맹을 고칠 필요는 없다.평화협정으로 전환해도 미군은 장기간 남한에 주둔할 수도 있다. 두번째는 상호 군사력의 감축이다.양적인 감축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이뤄져야 한다.김정일이나 강석주 외교부 부부장 모두 군축의 필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했다.10만 병력의 동시 감축부터 시작될 수 있다. 세번째는 남북한을 포함한 경제교류의 확대다.특히 대북 에너지 지원은 핵심이다.지난 노무현-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가스 파이프 라인을 건설하는 것을 상세하게 논의한 것으로 안다.북한은 중국을 거치지 않고 사할린에서 북한·남한을 관통하는 가스 파이프 라인을 바란다.이를 위한 연구팀도 청와대에 구성됐다.양측의 투자를 늘리기 위한 면세혜택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전제조건도 중요하지만 미국이 한반도 통일에 실질적 역할을 하지 않겠는가.대북 강경책을 유지한 부시 행정부가 통일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기본적으로 평양의 정권교체다.6자회담에서 미국이 약간의 변화를 보였으나 김정일 정권을 교체한다는 목표에 변화가 없다.그럼에도 평화협정 체결은 북핵 폐기와 북·미,북·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평화협정 체제로 이행하면 북한도 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더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그들이 문제삼는 것은 한반도 주변의 미 공군력이지 지상군이 아니다.물론 평화협정 이후 미군의 신속한 대규모 감축이 있을 것으로 본다. 미국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한반도에서의 통일한국을 지지한다.문제는 한국이 북한과의 갈등을 해소하려 하면서도 분명한 통일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노무현 정권이 통일 한국의 ‘로드 맵’을 제시하지 못한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다.대북 에너지 지원방안이나 개성단지 등과 관련한 논의는 있었으나 장기적으로 통일을 어떻게 추진할지 비전이 없다.남한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이 먼저 말하기는 어렵다.다만 통일 한국이 미국의 아시아 전초기지가 되는 것을 중국이 경계한다는 점을 미국은 잘 인식하고 있다. 연방제를 보는 남·북한 시각을 비교한다면. -북한은 연방제를 안보와 연계된 개념으로 본다.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선제공격할 의도가 있다고 보는 평양정권은 연방제를 통해 오랫동안 정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노태우와 김대중 정권이 구상한,남북한 동수의 ‘연방의회’에도 찬성한다.흡수통일에 거부감을 갖는 북한으로서는 동수제가 박정희 대통령이 제시한 인구비례에 따른 연방의회보다 공정하다고 여긴다.특히 연방제는 상대방을 인정하는 ‘공존의 체제’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반면 남한은 연방제로 가려는 준비가 됐는지 분명치 않다.한·미 동맹 관계에 큰 변화를 바라지 않는 남한 당국으로서는 연방제 논의에 신중하며 미국에도 압력을 가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군사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다.북한을 압도하는 군사력을 보유하면서도 남한은 해외투자 등 경제적 요인 때문에 미군철수로 이어질 연방제 추진을 꺼린다.북한이 위협인지 아닌지도 당장 결정할 필요를 못느낀다.게다가 남한은 미군이 빠져나갈 때마다 좋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이는 통일로 가는 길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정전협정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 이뤄졌기 때문에 미국이 결정하면 평화협정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미국도 내부적으로 연방제 개념에 반대한다.남한이 구체적인 압력이나 반응을 보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연방제가 미군의 한반도 주변 배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국방부의 판단에서다.북한이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요구한 것도 정전협정에서 남한이 배제됐고 결국 미국이 결정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입장을 바꿨다.뉴욕 채널을 통해 남·북한과 미국 및 다른 나라들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는 평화협정 체제를 바라고 있다.이는 50여년 만에 한반도가 평화체제로 이행할 절호의 기회이지만 남한은 신중하다.미국에서도 한국전을 보는 인식이 바뀌어 적극적이지 않다.국무부에서 평화협정 체제가 거론되지만 남한이 제안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의미가 없다. 냉전종식과 함께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한국전을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하고 미국이 남한을 돕는 ‘대리전’으로 보지 않으려 한다.대신 일종의 ‘내전(civil war)’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늘고 있다.앞으로 남북한 사이에 전쟁이 발발해도 미국이 즉각 전쟁에 개입할 것으로 믿지 않는다.중국이나 러시아도 북한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을 통해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완화된 것 아닌가. -6자회담은 실용적이다.그러나 공교롭게도 부시 행정부가 의도한 방식과는 다르게 흐르고 있다.당초 미국은 중국과 한국,일본,러시아가 북한을 압박할 것을 상정했다.지금은 한국과 중국 등이 미국의 강경한 입장에 반대하며 유연한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부시 행정부내에서 거센 논쟁이 있었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북핵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CVID) 표현을 자제한 것은 협상의 여지를 연 것으로 해석된다.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기본 시각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중국과 한국이 미국을 압박했지만 이번 회담뿐 아니라 11월 선거 이전까지 미국의 대북 정책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2년내 북·일관계의 정상화를 말했는데. -고이즈미 총리의 정치적 제스처라고 본다.미국은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일본이 북한에 접근하는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고이즈미가 북한을 두차례 방문하면서 미국과 사전에 상의하지 않은 점에 미국은 크게 당황하고 분개했다.일본의 북한 접근은 상당히 독립적으로 이뤄진다. 한국내 반미정서가 통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반미정서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안티 부시’라는 표현이 더 맞다고 본다.부시 행정부의 정책에 반대하지 미국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이에 따른 반발력으로 남·북한을 가깝게 보는 정서는 연방제로 가는 길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그러나 많은 한국인들이 경제·군사적으로 미국과의 동맹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게 사실이다.동맹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과 ‘안티 부시’의 정서와는 별개의 문제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의 통일정책의 차이점은? -김대중 정권의 통일 정책은 1991년부터 정립된 정책으로 연방제가 핵심이다.반발은 있었지만 비전을 제시했다.그러나 노무현 정권은 이렇다할 방향제시가 없다. mip@seoul.co.kr˝
  • [창간 100주년-디지털혁명]김성진·최현자 부부의 한주일 ‘디지털 삶’

    ■미리보는 ‘유비쿼터스 생활’ 디지털 기술발전이 우리 생활에 ‘삶의 질’ 혁명을 불러오고 있다.향후 몇년안에 가정의 ‘디지털 홈’은 물론 차량의 ‘텔레매틱스’,사람을 대신할 ‘지능형 로봇’ 등 사람과 IT가 접목된 보다 편리한 생활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아파트에는 첨단IT가 적용된 가전 기기들이 자리하고,차량안에는 이동 사무실용 IT 기기가 장착된다.휴대전화를 통해 인터넷과 방송에서만 볼 수 있던 동영상 영화 및 방송도 선명한 화질로 보게 된다.‘언제 어디서나’ IT기기의 이용이 가능하다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뜻이다.최첨단 IT기술은 이같이 공상 과학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삶을 현실로 이끌고 있다.2∼3년이면 친숙하게 다가올 우리의 일상을 30대 후반인 김성진·최현자씨 부부를 통해 짚어 본다. #월요일,출근길 안내 2006년 7월 16일,김씨 부부의 하루 첫 일과는 모닝커피 한잔으로 시작한다.커피포트에는 지능인식 코드가 있어 출근준비 중에 커피를 끓이고,설탕과 프림을 탄 뒤 이를 알려 준다. 김씨의 가정은 이처럼 모든 IT 기기를 시간과 공간에 구애됨 없이 이용 가능한 ‘디지털 생활’이 가능하다.김씨는 IT벤처 사장이고,아내 최씨는 고등학교 교사다.김씨 가정은 보편화한 ‘유비쿼터스 시대’를 살고 있다. 출근전 김씨의 고민은 출근길을 어떻게 잡느냐이다.강남에서 회사가 있는 광화문까지 여러 갈래의 출근길이 있다.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이래서 출·퇴근길 친구다.김씨는 KTF의 텔레매틱스 전용 브랜드인 ‘케이웨이즈(K-ways)’에 가입해 있다.국내시장에서는 벌써 자동차업계와 이동통신사의 경쟁이 불붙어 각종 서비스가 쏟아진다. 김씨는 출근길 안내 외에도 이날 거래처와의 점심 약속장소를 케이웨이즈를 통해 서비스받았다.차량안에 있는 ‘주변 시설물 찾기’를 이용했다. #화요일,회사에서 집 애완견 먹이 주기 오늘은 늦은 시각까지 야근이다.아내 최씨는 외출 중이어서 집에 없다.집에 혼자 있는 애완견 생각에 이동전화기로 HNSN(디지털홈 플랫폼)에 접속,애완견의 모습을 보았다.그리고 원격 급식기능을 선택해 먹이를 준다.잘먹는 모습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늦어서 도저히 안되겠다.나머지는 집에 가서 해야지.” 김씨는 회사 컴퓨터에 하던 일을 저장하고 사무실을 빠져 나온다. 집 근처에 와서는 휴대전화의 원격제어를 이용,귀가모드를 선택했다.집안 조명이 들어오고 커튼이 열리며,텔레비전도 켜진다.현관에 들어서면 집안은 아늑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이다.집에 온 김씨는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홈 패드로 ‘자동요리’를 설정한다.가스오븐이 요리 특성에 맞게 익히는 시간을 자동조절한다.김씨는 저녁을 먹은 뒤 원격제어를 사용,회사 PC에 저장한 파일을 자신의 PC에서 열고 보고서를 마무리 짓는다.한가해진 김씨는 TV 리모컨을 이용해 KT의 홈 네트워크 서비스인 ‘홈앤’ 메뉴에서 VOD(주문형 비디오) 영화서비스를 선택한다.커튼이 닫히고 조명은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어두워진다. #수요일,“부모님 방문하셨다.” 아내 최씨는 학교에 출근한 뒤 “집에 들렀다.”는 친정 부모님의 연락을 받았다.현관에 온 부모님이 현관문 인터폰을 누르자,학교에 있는 최씨의 휴대전화로 촬영된 영상과 함께 문자 메시지가 전송된다.현관 ‘도어폰’을 통해 음성통화를 한 뒤,최씨는 휴대전화로 현관문을 열어준다. 집안으로 들어온 부모님은 PC를 이용,인터넷으로 연결된 원격건강 체크 시스템에 접속한다.원격건강 체크 단말기는 혈압과 혈당,심전도,맥박,체온 등 5개 항목의 생체 리듬을 체크한다.결과는 e-메일을 통해 주치의에게 전달된다. 퇴근한 최씨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버지의 생신날을 떠올린다.‘뭘 선물해 드릴까.’ 고민하던 최씨는 TV(T-Commerce)를 통해 선물을 고른다.용돈도 함께 TV(T-Banking)로 송금한다. #목요일,퇴근길 월드컵 중계 김씨는 아침 6시30분 일어나자 마자 TV를 켰다.뉴스를 보다가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해 TV 리모컨에 있는 신문 버튼을 눌렀다.화면 가득히 서울신문 아침판 내용이 신문 형태로 뜬다.하단 광고면에선 동영상 가전제품 광고가 눈길을 끈다. 퇴근길에는 SK텔레콤의 통신·방송융합 서비스인 위성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를 틀었다.오늘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팀과 독일과의 경기가 있는 날이다.위성DMB란 최고 시속 150㎞의 이동 중에도 휴대전화 및 차량용 단말기로 선명한 동영상 화면을 볼 수 있는 서비스이다. #토요일,가족 나들이 김씨 부부는 오랜만에 강원도 원주로 가족 나들이길에 올랐다.김씨는 아내가 운전하는 가운데 어제와 마찬가지로 차량에 장착된 이동기기(휴대전화 등)로 월드컵 경기를 시청했다.공휴일에다가 여름 휴가철이어서 고속도로 차량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무료하지 않게 목적지에 도착했다.그는 야외에서 위성DMB의 휴대전화를 이용,최근 인기를 끄는 드라마를 시청했다.어느새 위성DMB가 ‘손안의 TV’로 바뀐 것이다.이 서비스는 채널이 다양해 뮤직비디오와 스포츠·영화·증권정보·뉴스 등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유비쿼터스’ 구현 프로젝트 ‘U코리아’ 시동 김성진씨 부부와 같은 ‘유비쿼터스’(ubiquitous) 생활은 관련 IT 인프라에다가 서비스가 충족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유비쿼터스 사회란 사물이 지능화하고 네트워크화해 사람과 사람,사물과 사람,사물과 사물간에 의사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세상’의 도래를 뜻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미래 IT 전략사업의 하나로 ‘유비쿼터스 사회’ 구현 프로젝트를 수립,추진 중이다.참여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07년까지를 1차 기간으로 정했다. 프로젝트명은 ‘u코리아’.그동안 정부가 네트워크 구축과 정보화 확대에 주력했던 ‘e코리아’ 전략보다 한 걸음 진보한 정책이다. ‘u코리아’는 신성장 동력으로 불리는 ‘IT839 전략’으로도 요약된다.이 것은 홈 네트워크·텔레매틱스 등 8대 신규 IT서비스,광대역통합망(BcN) 등 3대 차세대 인프라,디지털 TV·지능형 로봇 등 9대 신성장동력 산업이 맞물려 IT산업 발전을 선순환 구도로 잡아가겠다는 육성책이다. 예컨대 3대 인프라의 핵심인 BcN은 올해 시범 사업에 들어갔다. BcN 구축을 위해 정부예산 1600억원을 포함,민·관 공동으로 3300억원을 투자한다. 정부는 ‘IT839’ 전략으로 지난 해 208조원대인 IT 연생산을 2007년엔 380조원으로,576억달러인 수출을 110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2) 美 휩쓴 ‘메이드 인 차이나’

    [차이나 리포트 2004] (2) 美 휩쓴 ‘메이드 인 차이나’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은 지금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에 점령당했다.어느 지역,어느 매장을 가더라도 중국산 제품이 압도한다. 일본의 소니나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스(GE) 상표를 단 제품도 밑바닥을 보면 ‘차이나’가 찍혀 있다.의류나 완구,신발,문구뿐 아니라 가전제품에서 휴대전화기,자동차,컴퓨터,항공 등 첨단분야로 확산일로다. 반도체는 아직 한국과 일본,미국의 수준에 떨어지지만 격차를 좁히는 추세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기업들 측면에서 ‘중국 경계론’이 대두되는 게 당연하지만 미 소비자들에겐 오히려 도움이 되고 있다. ●미 첨단기업 시장을 뚫는다 미 자동차 회사인 포드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4억달러어치의 부품을 수입했다.제너럴 모터스(GM)는 자동차용 라디오를 중국산으로 제조,비용의 40%를 줄였다.항공업체인 보잉을 비롯해 다국적 기업인 IBM이나 모터롤라,인텔 등도 해마다 수억달러어치의 부품을 중국에서 수입한다고 모건 스탠리는 밝혔다. 의회나 미 제조업협회가 중국산 제품 때문에 미국의 고용사정이 나빠졌다고 밝혔으나,미 정보기술협회는 최근 상반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중국과 인도산 부품을 사용하는 미 첨단기업들의 비용절감으로 지난해 미 정보기술 분야에서 9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2008년까지 추산하면 32만명의 추가적인 고용증대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격경쟁력 당해낼 수가 없다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 록빌 지역에 있는 ‘파티 시티(Party City)’를 찾았다.문구품,인형,게임기,의류,장난감 등 파티 용품을 파는 체인점이다.가격은 10달러 안팎이다.무작위로 10개의 물건을 골라 생산지를 확인했더니 8개가 중국산이었다.미국에서 만든 것은 건전지와 생일카드 정도에 불과했다. 매니저인 제프에게 인터뷰를 요구하자 볼티모어에 있는 본사 언론 담당자에게 물어보라며 거절했다. 그는 “중국산을 파는 게 뭐 잘못됐느냐.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욕하는 것으로 기사의 결론을 낼 계획이냐.”고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쫓아다니면서 상점 내부의 사진도 못찍게 했다. 사무실 및 가정용 문구를 전문으로 파는 ‘오피스 디포’를 갔다.이번에는 점포관리 직원인 파르시아에게 물었다.“대부분이 중국산이죠.” 그의 대답은 간결했다.프린터나 컴퓨터의 마우스·키보드,이동전화기 관련부품,각종 케이블,문구용품 등은 볼 것도 없이 중국산이라고 했다. 3∼4년 전만 해도 타이완과 싱가포르 제품이 제법 됐으나 지금은 중국산이 전체 제품의 70%를 차지한다고 했다.값싼 노동력에다 중국으로의 기술이전 등으로 다른 나라 제품은 경쟁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저가용품을 다루는 K마트도 60%가 아시아산 제품이다.그러나 파키스탄과 타이완에서 만든 일부 의류와 완구품을 제외하면 중국산이 대부분이다. ●주문자상표부착(OEM)으로 무장 중국산을 가장 많이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주로 1달러짜리 상품을 파는 ‘달러 월드’이다.버지니아 페어팩스 체인점의 주인인 로버트는 80%가 중국산 제품이라고 말했다. 주방세제나 식기·컵 등의 1회용품,복사용지,세탁기,냉장고 등은 아직 북미산이 주종이다.그러나 미국이 독식하던 고품질 가구에서도 중국산이 잠식하기 시작했다.얼마전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소파와 책상,테이블 등을 샀던 수출입은행 워싱턴 관계자는 깜짝 놀랐다.물건이 고급인데 가격이 워낙 싸 주문했더니 6주가 걸린다고 했다.가구 배달에 늦어도 2∼3주면 충분한 게 보통이어서 이유를 물었더니 중국에 OEM 방식으로 생산해 선적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미 소비자들 중국산 배척하지 않는다” 가전제품 전문매장인 ‘베스트 바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오디오 시스템,휴대전화,전자 오르간,믹서,게임용품 등은 OEM 방식의 중국산으로 뒤덮였다.세계 최고의 스피커 제조업체인 ‘보세’와 ‘야마하’ 제품도 중국에서 조립됐다.고화질이나 평면 등 첨단 대형 TV는 일본산과 한국산이 주류를 이루지만 부품은 여지없이 중국산이라고 매장 직원은 설명했다.세계 최대 할인매장인 월마트가 중국에서 사들인 물품은 지난해 400억달러어치에 달했다.그러나 중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반품되거나 거부당한 경우는 없다고 월마트 관계자는 전한다.메릴랜드 저먼타운에 있는 월마트 고객센터 담당자 다니엘 메드는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를 때 생산지를 따지지 않는다고 말했다.중국산인 줄 알면 소비자들이 외면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값싸고 품질이 좋으면 그만이지 어느 나라 물건인지를 왜 따지느냐.”고 반문했다.유아용 의류의 경우 중국산 저가 제품 때문에 자녀를 둔 미국 가정이 지난 5년간 총 4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는 통계치도 제시했다. 미국에서 자동차 부품점 ‘오토파트’를 운영하는 도미니카계 페로스는 “볼트나 너트,와이퍼,세차도구,케이블,바닥매트,의자 씌우개 등은 중국산이 멕시코산을 추월했다.”며 “주요 부품은 미국이나 독일,일본 등이 장악했지만 다른 부품은 중국산 비율이 높아져 20∼3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소비자들도 굳이 미국산 부품을 고집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mip@seoul.co.kr ■中을 보는 미국인의 시각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중국은 미국에 경제적 ‘위협’인가.지난해 중국과의 교역에서 미국이 124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보자 중국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의회 산하 미·중위원회는 최근 중국이 ‘제2의 일본’이 되기 전에 초당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그러나 중국은 우려의 대상이 아니라 미래의 동맹국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외국기업에 시장을 연 중국이 장기간 대외개방을 꺼린 일본이나 한국과는 다르다는 논리다. ●중국 경계론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미 전체 적자의 23.2%에 이른다.지난 13년간 중국과의 무역적자폭 증가율은 평균 21%다.이로 인해 미국에서 일자리와 경제성장이 줄고 다른 개발도상국의 대미 수출을 위축시킨다는 게 경계론의 핵심이다.첨단기술품목(ATP)에서도 미국이 210억달러의 대중 적자를 기록,미 식자층의 우려를 자아냈다.그럼에도 중국은 무역적자의 불균형을 시정할 조치를 취하지 않으며,고정환율제도(위안화 페그제)를 바탕으로 각종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계속하고 있다고 의회 관계자들은 주장한다. 미 제조업협회의 최근 보고서 ‘미국의 미래 보장’은 중국을 겨냥,“미 제조업이 중국제품에 밀려 현재의 비율로 위축되면 제조업의 혁신과정은 다른 나라로 이전될 것이며 미래뿐 아니라 현재 미국민의 생활수준에 큰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과의 ‘상생론’ 한국이나 일본이 미국산 제품을 배척하고 수십년간 투자를 제한한 것과 달리 중국은 미국의 가장 크고 개방된 시장이라는 논리다.특히 중국은 첨단분야에서 미국의 주요한 시장이 된 점을 강조한다.예컨대 우주선과 관련된 미국의 중국 수출은 지난해 20억달러로 이 부문 미국 수출액의 5%를 차지한다. MIT 공대 국제연구센터의 조지 길비 연구교수는 중국 경계론을 부정하는 3가지 이유를 들었다.첫째,중국의 첨단기술과 산업수출은 중국 기업이 아닌 외국기업에 의해 주도된다.둘째,중국 기업들은 산업 디자인과 주요 핵심부품,미국 등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생산 장비 등에 절대 의존한다.셋째,중국이 외국 기술을 흡수해 지방정부에 발산시키려는 효과적 조치를 취하지 못하며 그 결과 중국이 세계경제의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할 가능성은 적다. 외국기업이 중국의 제조업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에 이르지만 이는 1970년대 고도성장을 한 한국의 25%와 타이완의 20%,1980년대 태국의 18%에 비하면 지나치게 높다.자생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우려의 시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mip@seoul.co.kr ■ 특별취재단 ●전문가 이영길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홍성범 한중과학기술합작중심 수석대표,김성진 사회과학원 방문학자,지만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김창도·김동하 포스리 연구위원 ●기자 염주영 편집부국장,구본영 국제부장,김규환 수도권부차장,강성남 사진부차장,이석우 국제부차장,백문일 워싱턴특파원,오일만 베이징특파원,이지운 정치부 기자,김재천·이효연 수도권부 기자
  • 강남 교통지옥 대안은 모노레일?

    강남 교통지옥 대안은 모노레일?

    ‘땅위에서는 더 이상 대안이 없다.도로위 빈 공간을 이용하자.’ 날로 심각해지는 도심의 교통난을 해소하는 대중교통 수단으로 강남구(구청장 권문용)가 추진하는 ‘모노레일 구축사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서울시의 교통체계 개선으로 강남대로 등 일부 구간에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지면서 ‘모노레일’이 ‘제2의 교통혁명’을 가져올 대체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2의 교통혁명 기대 이번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선으로 또 한번 심각성을 노출한 강남지역의 교통난은 많은 원천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2·3·7호선에다 9호선과 신분당선이 계획돼 있는 등 실제 지하철노선은 어느 지역보다 잘 발달돼 있다.하지만 모두가 동서축으로 편중된 데다 유동인구는 하루 290만명에 달하는 등 서울에서 가장 복잡한 지역이다.특히 성남,분당,죽전,용인,수지 등 수도권지역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유동인구 및 차량 통행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로 이들 차량의 40.9%는 강남지역을 경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지역 내부 사정도 만만찮다.자동차 등록대수가 22만여대에 이르러 도쿄나 홍콩보다 자가용 보유율(가구당 1.10대)이 높다.승용차 이용률은 36%로 서울시 평균 26%보다 무려 10%포인트나 높다.자연스레 차량 통행속도는 날로 떨어져 강남대로,봉은사로,테헤란로,역삼로 등 지역내 주요 간선도로는 평균 시속 10㎞이하로 악화되고 있다. 강남구는 이 같은 극심한 교통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지난 97년부터 모노레일 구축을 구상,꾸준히 준비해 왔다. 모노레일이 대중교통수단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보다 쾌적한 환경성과 뛰어난 수송능력에 있다. 현재 라스베이거스,모스크바,콸라룸푸르 등 세계의 대도시들에서 운영되고 있는 모노레일들은 시간당 최저 5000명에서 최고 20만명 정도의 수송능력을 발휘하고 있다.여기에다 오염물질 발생이 전혀 없고 소음도 거의 없어 차세대 도심 대중교통수단으로 안성맞춤으로 여겨지고 있다. ●민자유치 낙관 강남구는 1단계 모노레일 구축에 약 2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사업비의 40% 정도는 서울시와 공동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60%에 달하는 민자유치가 그동안 걸림돌이 됐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말레이시아 등지를 돌면서 투자유치를 위한 설명회 등을 통해 총 사업비의 20%에 해당하는 외국자본 유치에 성공,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소 400억원의 투자를 약속한 말레이시아 엠트랜스사는 지난달 30일 강남구에서 MOU(투자의향 양해각서)에 사인하고 사업참여를 약속했다.외국자본의 투자에 힘입어 그동안 참여의사만 밝힌채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던 국내 기업들도 점차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롯데건설,삼성생명 등은 조만간 투자규모,투자 및 운영방법 등 구체적인 참여계획 등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종류가 도입되나 당초 강남구는 봄바르디어(캐나다),인타민(스위스),히타치(일본),엠트랜스(말레이시아) 등 4개회사가 생산하는 형태의 모노레일을 두고 고민해 왔다.그러나 최근 엠트랜스사가 총 사업비의 20%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 회사의 모노레일 도입이 유력해졌다. 이 모노레일은 차량의 크기가 21.2m,너비 3m,높이 4.5m 규모로 1량당 154명이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어 시간당 최대 2만여명의 수송능력을 갖추고 있다.무인자동운전이 가능하고 고무바퀴가 달려 평균시속 30∼40㎞ 정도에는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기술이전도 가능해 타 지역의 설치에도 유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조물에 대한 거부감은 일반적으로 모노레일 구축에는 30m 구간마다 구조물(교각)이 필요하다.또 약 700m마다 역사도 설치해야 한다.결국 현재 강남구가 1차로 예정한 6.6㎞ 구간에는 10개의 정류장을 비롯해 적어도 200개 정도의 구조물이 들어서게 된다.도시미관을 해치거나 민원발생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강남구는 현재 또는 10년내의 장래 교통상황을 고려할때 이 방법을 최선책으로 믿고 있다.특히 모노레일은 고가도로와 달리 교통통제없이 빠른 시일내에 건설을 마무리할 수 있다.규모도 일반 고가도로(상판너비 10∼15m)의 절반 수준(4.5m)으로 가로등 보다 조금더 큰 면적을 차지한다고 밝히고 있다.더구나 고가도로 처럼 상판이 일체형이 아닌 2가닥으로 분리돼 그늘이 생기거나 시야를 가리는 등의 민원발생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97년부터 사업 전담한 주부 전문가 강남 모노레일 사업은 한 주부 전문가의 꼼꼼한 준비가 뒷받침돼 추진되고 있다. 모노레일 사업을 전담하는 강남구의 신교통추진팀 문은영(33)씨.이 일을 위해 지난 95년 교통전문직으로 특별채용된 교통공학석사다. 그녀는 권문용 구청장이 사업을 구상한 이후 구체적인 계획을 짜는 단계부터 참여해 지금까지 전반적인 업무를 맡고 있다. 97년부터 3년간 모노레일 사업을 위한 자료조사를 맡았고 2000년에는 기본계획을 수립,타당성 조사와 사업단구성 등 업무 전분야를 직접 챙겨 왔다. 특히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1년여에 걸쳐 일본,미국,호주,싱가포르,독일,영국,프랑스 등 모노레일이 운행되거나 설치중인 나라는 모두 방문했다.건설과 운영사례 등을 철저히 조사해 시행착오를 방지하기 위해서였다.지난 8일에는 최근 투자를 약속한 말레이시아 엠트랜스사의 전문 기술단을 맞아 현장설명과 구체적인 사업 참여방법 등을 논의했다. 한마디로 강남모노레일 사업의 윤곽과 세부사항 등 전분야가 그녀의 손과 머리에 의해 계획되고 하나씩 하나씩 실행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그녀가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부문은 국내 투자자를 물색,이른 시일내에 착공하는 것.이를 위해 그녀는 투자설명회,사업제안서 등을 더욱더 꼼꼼히 살피고 있다. 내년초 아기엄마가 된다는 그녀는 “사업추진이 다소 늦어져 마음 아팠지만 최근 외국 자본의 유치로 사업에 활기를 띠고 있어 기쁘다.”며 “내년 봄 아기의 출산과 함께 사업이 본격화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강남 14.4㎞ 순환… 이르면 연말 착공 강남모노레일 사업은 지난 97년부터 준비됐다.향후 2011년 강남구의 하루 교통수요가 15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체 대중교통수단으로 이를 추진해오고 있는 것이다. 강남모노레일은 강남의 주요지역을 순환하는 14.4㎞의 노선으로 건설된다. 그 1단계로 구는 오는 2007년말까지 2000억여원을 들여 신사역∼학여울간 6.6㎞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 2002년 1월 사업단을 구성하고 해외사례를 수집,연구·검토하는 등 투자자를 구하기 위한 투자 설명회 등을 개최해 왔다. 최근 엠트랜스사가 20%이상 투자를 약속하면서 사업에 활기를 띠기 시작해 올연말이나 내년초 사업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강남구는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논현로를 잇는 2단계 구간은 1단계 구간이 건설된 후 시행될 계획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조영증의 킥오프] 새감독에게 격려를

    네덜란드 출신의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29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브뤼노 메추 감독이 한국행 포기의사를 밝힌 이후 극비리에 진행된 본프레레 감독의 영입이야말로 목말라 있던 한국축구에 단비같은 희소식임에 틀림없다.필자는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 센터장 부임 후 처음으로 파주NFC를 방문한 본프레레 감독과 장시간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첫째,그에게는 해박한 축구지식이 있다.그는 유럽과 아프리카,중동 등 다양한 문화권에서 풍부한 지도경험을 쌓았다.특히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나이지리아를 우승으로 이끈 지도력은 지금도 세계 축구계의 한 획을 그은 사건으로 꼽힌다.중동 지역에서의 오랜 지도자 생활 역시 같은 아시아권의 한국 축구를 빨리 이해하고 앞으로 다가오는 월드컵 최종 예선전 중동 팀들과의 대전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그는 모국어인 네덜란드어를 비롯해 영어와 불어 등 다양한 언어에 능통해 코치나 선수들과 빠른 의사 소통이 가능하다. 셋째,확고한 지도철학을 갖고 있다.지금까지 지도자 생활을 하는 동안 4-4-2의 포메이션 외에는 타협하지 않을 정도로 포백의 신봉주의자이면서도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전체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듯 조직력에 중점을 두는 감독으로 정평이 나 있다.물론 한국에서의 포메이션 만큼은 선수들의 능력에 따라 유연한 포메이션 구상 할 것으로 보여진다. 넷째,강력한 리더십을 들 수 있다.본프레레 감독을 선임하면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다루기 힘든 아프리카와 중동 선수들을 장악하며 만족할 만한 성적으로 이끈 강한 지도력이다.이것이야말로 우리나라의 축구 팬들에게 가장 신뢰와 기대감을 줄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이제 본프레레 감독은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한국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디뎠다. 결코 쉽지만은 않을 새로운 길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은 가까이는 코칭스태프와 축구인들의 도움이고,나아가서는 축구 팬들의 정성어린 성원이다.또한 부정적인 견해보다는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본프레레 감독을 바라 보는 것이다.이런 것들이 어우러질 때 한국 축구의 발전은 물론 2006독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재현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 youngj-cho@hanmail.net˝
  • [열린세상] 체통을 아는 국민/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사당동에 위치한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5000여 가구가 사는 대단지이다.그러나 진입로가 불편해서 주민들은 늘 애를 먹고 있다.간신히 시장길을 따라 양 방향 통행이 가능한 도로를 만들었으나,이도 도로아미타불이다.도로가 완성되기도 전에 1차선은 무단 정차한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루고,들어오고 나가는 차들은 도로가 좁아서 엉기곤 한다.내가 근무하는 학교 앞 도로도 마찬가지이다. 편도 1차선인 도로에다가 마을버스,시내버스까지 다니고 있지만,늘 도로 옆에는 자동차가 무단 주차되어 있고,가게의 진열품이 도로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다.아침 저녁으로 이 길을 오가면서,나는 탈세 한푼 하지 않고,꼬박꼬박 세금을 내고 사는 내 나라에서 사람다운 대접을 받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짜증이 난 주민들은 불법 주차 단속의 권한을 지자체에 부여한 것도 문제이고,지자체장 선거가 없어져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나는 작년 연말에 열흘 간격으로 홍콩과 도쿄에 다녀왔다.회의 참석를 위해 들른 며칠간의 여행이었지만 느끼는 바가 많았다.서울 못지않게 택지가 부족한 두 나라 어느 곳에서도 야간에조차 불법 주차된 차량을 발견하기가 어려웠다.이 두 도시의 체통과 정갈함이 너무나 부러웠다. 오랜 군사독재의 경험이 쌓인 데다가,민주화 이후에도 한국의 지배엘리트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우리 국민은 모든 문제의 책임을 정치가와 엘리트 집단에 돌리는데 익숙해져 있다.더불어서 오랜 독재체제하의 습성대로,규제를 하면 지키고 그러지 않으면 쉽게 무질서에 편승해버리곤 한다.지하철에서는 내리기도 전에 올라탄다.우체국에서 편지를 부치고 있는데,키 작은 내 머리 위로 편지가 넘어오고,그러면 우체국 직원은 뒤에서 날아온 일부터 처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나는 매번 화를 내지만,이제는 싸우는데도 지쳐버렸다. 유럽을 방문할 때마다 나는 그 사회가 부럽다.2000년에 불과 국민소득이 2500달러에 불과한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를 방문하면서,나는 가장 느끼는 바가 많았다.강대국인 독일은 당연히 그렇지만,발트 3국과 같이 작은 나라의 국민이 지닌 교양과 정갈함에 감탄한 적이 있다.거리에는 우리처럼 번쩍거리는 멋있는 차가 도열해 있지도 않고,우리처럼 값진 전자제품이나 휴대전화를 쓰지도 못하지만,그들의 삶은 체통을 갖추고 있었다. 서유럽의 근대화를 추동한 시민계급은 ‘방탕한 귀족계급’에 대한 반대급부로 ‘일에 대한 헌신,근검과 절약,합리적 이윤추구,열정의 억제,예의 바르고 올바른 매너를 갖춘 시민의 육성’을 새로이 부상하는 자신들의 새로운 정체성으로 제시하였다.매너,도덕성,규범적 성적 태도에 대한 교육은 혹독하게 이루어졌고,이는 서구의 시민계층에 체통(respectability)을 일상생활의 덕목으로 뿌리내리게 하였다.그뿐만 아니라 19세기 후반이후 노동계급의 생활이 향상되면서,그런 덕목은 노동운동을 통해 노동자 가정에까지 깊숙이 스며들었다.푸코는 그의 책 ‘감시와 처벌’에서 학교,감옥,병원,군대를 중심으로 진행된 이런 혹독한 훈육(discipline)의 과정을 서구 근대성이 낳은 새로운 속박으로 언급하였다.그러나 매일매일 일상생활의 무질서와 국민들의 극에 달한 이기심에 짜증을 내면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이런 서구사회의 체통은 여전히 우리가 배워야 할 덕목이 아닌가 한다.그것이 지닌 부정적인 측면은 비판하더라도 말이다. 돈을 버는 것에 미쳐 돌아가는 사회,성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만병통치약처럼 떠드는 사회,소득 2만달러 시대에 우리의 모든 꿈을 거는 사회.그러기 때문에 불량만두도 만들고,아파트 분양가도 마구 올리는 사회가 되지 않았는가.이제 우리는 이 막연한 성장신화를 벗어나서,‘삶의 질’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맑은 정치,투명한 정치를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국민 스스로를 성찰하는 과정도 필요하다.이 사회적 혼돈의 책임을 지도층에 돌리는 만큼이나 우리는 자신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또한 가정에서부터 학교에 이르기까지 보다 새로운 교육의 열정이 생겨나지 않는다면,체통을 아는 국민이 되는 길은 요원할 뿐이다. 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 [Seoullites]독일인 서울시 공무원 크라이젤

    [Seoullites]독일인 서울시 공무원 크라이젤

    “서울은 1000만이 넘는 거대 인구가 모여 사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별탈 없이 운영되는 게 신기해요.버스체계 개편이나 청계천,뉴타운 등 여러 대형 프로젝트를 동시에 해 나가는 것도 놀랍고요.” 서울시의 ‘건강도시 만들기’ 프로젝트에 합류한 독일인 카트린 크라이젤(30·여)은 22일로 서울시 공무원 100일째를 맞았다.지난해 4월부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방문연구원으로 일하다 지난 3월15일자부터 비전임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됐다.지난 2월부터 국제협력과에서 근무중인 미국인 레슬리 벤필드에 이어 시의 두번째 ‘마르코 폴로’인 셈이다. “한국 사람들은 만사를 매우 빨리 처리합니다.전형적인 독일사람들은 먼저 자세하게 계획을 세운 뒤 차근차근 일을 진행시키죠.청계천 프로젝트가 만일 독일에서 추진됐다면 2010년이나 2050년쯤에야 비로소 끝났을 거예요.” 하지만 일처리는 ‘빨리 빨리’에 익숙한 한국인의 민첩함과 독일사람 특유의 꼼꼼함을 섞는 ‘퓨전형’이 적당하다고 말했다.공무원으로뿐만 아니라 서울 살이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언어 장벽을 꼽았다. “지난 직장에서는 독일에서 유학한 한 동료가 통역사 역할을 톡톡히 했주었어요.시에서는 ‘콩글리시’로 의사소통을 하죠.많이 좋아졌지만 아직까지도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언어의 장벽을 느껴요.” 외국인의 관점에서 본 시나 공무원들의 직무상 문제점에 대해서는 “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뭐라 말하기 어렵다.”면서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다만 열린 한 공간에 모여 일하는 것이 처음에는 이상했다고 말했다.같이 점심을 먹고 휴식시간도 함께 갖는 문화가 개인주의에 익숙한 유럽사람에게 낯설었던 모양이다.친밀한 동료애나 끈끈한 인간관계는 한국인의 장점으로 평했다. “한국사람의 건강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정신 건강이에요.일이나 가정에 대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은 술로 이어져 육체적인 건강을 해치기 마련이죠.지하철에서 자살이 증가하는 것에는 정신적인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방증이죠.” 남자 친구의 직장을 따라 한국에 왔다는 그는 사실 서울 살이가 처음은 아니다.세계보건기구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1977년부터 6년동안 서울내기를 경험했다.당시 서울국제학교에 함께 다닌 한국인 친구들은 지금까지 만난다. “독일인의 모임에는 안 갑니다.여기서는 한국 사람들과 더 친해지고 싶어요.외국인 공무원이 됐다는 기사가 실리자 아버지의 한국 친구들이 전화를 많이 해왔어요.” 그는 서울의 명소로 남산과 고궁을 꼽았다.매일 조깅장소로 애용하는 남산은 같은 장소만 위아래로 왕복하는 탓에 아쉽다고 했다.또 복잡한 도심의 한 가운데 외딴 섬처럼 위치한 고궁이 한적한 분위기 때문에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태어난 크라이젤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과 오스트리아 빈대학에서 공중보건학 석사와 영양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세계보건기구에서 인턴근무를 시작으로 빈의 ‘건강도시 프로그램’ 등에 참여했으며 미국과 오스트리아에서 연구원과 대학 강사 등 국제적인 실무경험을 갖춘 재원이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Seoullites]독일인 서울시 공무원 크라이젤

    “서울은 1000만이 넘는 거대 인구가 모여 사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별탈 없이 운영되는 게 신기해요.버스체계 개편이나 청계천,뉴타운 등 여러 대형 프로젝트를 동시에 해 나가는 것도 놀랍고요.” 서울시의 ‘건강도시 만들기’ 프로젝트에 합류한 독일인 카트린 크라이젤(30·여)은 22일로 서울시 공무원 100일째를 맞았다.지난해 4월부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방문연구원으로 일하다 지난 3월15일자부터 비전임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됐다.지난 2월부터 국제협력과에서 근무중인 미국인 레슬리 벤필드에 이어 시의 두번째 ‘마르코 폴로’인 셈이다. “한국 사람들은 만사를 매우 빨리 처리합니다.전형적인 독일사람들은 먼저 자세하게 계획을 세운 뒤 차근차근 일을 진행시키죠.청계천 프로젝트가 만일 독일에서 추진됐다면 2010년이나 2050년쯤에야 비로소 끝났을 거예요.” 하지만 일처리는 ‘빨리 빨리’에 익숙한 한국인의 민첩함과 독일사람 특유의 꼼꼼함을 섞는 ‘퓨전형’이 적당하다고 말했다.공무원으로뿐만 아니라 서울 살이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언어 장벽을 꼽았다. “지난 직장에서는 독일에서 유학한 한 동료가 통역사 역할을 톡톡히 했주었어요.시에서는 ‘콩글리시’로 의사소통을 하죠.많이 좋아졌지만 아직까지도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언어의 장벽을 느껴요.” 외국인의 관점에서 본 시나 공무원들의 직무상 문제점에 대해서는 “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뭐라 말하기 어렵다.”면서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다만 열린 한 공간에 모여 일하는 것이 처음에는 이상했다고 말했다.같이 점심을 먹고 휴식시간도 함께 갖는 문화가 개인주의에 익숙한 유럽사람에게 낯설었던 모양이다.친밀한 동료애나 끈끈한 인간관계는 한국인의 장점으로 평했다. “한국사람의 건강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정신 건강이에요.일이나 가정에 대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은 술로 이어져 육체적인 건강을 해치기 마련이죠.지하철에서 자살이 증가하는 것에는 정신적인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방증이죠.” 남자 친구의 직장을 따라 한국에 왔다는 그는 사실 서울 살이가 처음은 아니다.세계보건기구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1977년부터 6년동안 서울내기를 경험했다.당시 서울국제학교에 함께 다닌 한국인 친구들은 지금까지 만난다. “독일인의 모임에는 안 갑니다.여기서는 한국 사람들과 더 친해지고 싶어요.외국인 공무원이 됐다는 기사가 실리자 아버지의 한국 친구들이 전화를 많이 해왔어요.” 그는 서울의 명소로 남산과 고궁을 꼽았다.매일 조깅장소로 애용하는 남산은 같은 장소만 위아래로 왕복하는 탓에 아쉽다고 했다.또 복잡한 도심의 한 가운데 외딴 섬처럼 위치한 고궁이 한적한 분위기 때문에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태어난 크라이젤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과 오스트리아 빈대학에서 공중보건학 석사와 영양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세계보건기구에서 인턴근무를 시작으로 빈의 ‘건강도시 프로그램’ 등에 참여했으며 미국과 오스트리아에서 연구원과 대학 강사 등 국제적인 실무경험을 갖춘 재원이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교수가 된 광부’ 펴낸 권이종 청소년개발원장

    “우리 청소년들에게 뭔가 남겨 주고 싶어 고민하다가 희망과 용기·사랑을 줄 수 있는 지난날의 광원 생활을 소개하기로 했습니다.또 기성세대가 과거에 무척 고생했다는 얘기도 전해주고 싶었고요.” 독일 광원 출신으로 교수가 된 권이종(64·교원대) 한국청소년개발원장.그는 이 달에 3년 임기의 개발원장을 마친다. 교수 정년도 1년여밖에 안 남았다.그는 기성세대가 갈수록 사회에서 밀려나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이래저래 그의 용기를 자극한 요인이라고 했다. 그래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독일에서 광원 생활을 한 자신의 삶을 공개하기로 했던 것.최근에 펴낸 ‘교수가 된 광부’(이채 刊)라는 책에 이같은 내용을 켜켜이 담았다.1960년대 한국 광원들이 독일로 떠나게 된 역사적 배경 등도 상세히 기록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개인사를 뛰어넘었다. “40년 전의 기억과 각종 자료 등을 토대로 썼지요.독일에 간 광원은 모두 7936명이었고 이중 27명이 사망했습니다.나머지 동료들은 세계 도처에 뿔뿔이 흩어져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직업병으로 사경을 헤매기도 하고,가난에 허덕이는 동료도 많습니다.” 그는 광원 파견의 배경에 대해 “1964년 박정희 대통령의 독일 공식방문과 뤼프케 대통령의 방한 등을 통해 독일에서 차관을 얻어다 쓰게 되자 정부에서 광원과 간호사를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또 ‘라인강의 기적’을 모델로 경제를 부흥하고자 정부에서 십수년에 걸쳐 많은 인력을 파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1940년 4월 전북 장수군 산서면의 촌에서 태어났다.전주신흥고를 나와 군 복무까지 마친 1964년 “가난 때문에” 독일행을 자원했다.그가 근무한 곳은 메르크슈타인 아돌프 광산.지하 수천미터 40도가 넘는 지열 속에서 3년을 죽도록 일했다.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매일 삶과 죽음이 오락가락했다.새벽 4시에 일어나 막장에서 삽질을 시작할 때마다 극심한 공포감이 밀려왔다.”면서 “끼니는 빵과 과일 몇 개로 때웠고 사고가 있을 때마다 기적적으로 살아 남았다.”고 회고했다. 그 상황에서도 학업의 뜻을 굽히지 않은 그는 아헨 교원대학교에 진학해 교육자의 길로 들어섰다.72년 학사학위를 받았고 79년에는 박사학위까지 받았다.교사자격증도 취득했다.독일에서 한글학교 등 청소년운동에 힘을 기울이다 19년간의 독일 생활을 접고 귀국했다.국내에서는 전북대 교수를 거쳐 2001년 6월 선거를 통해 청소년개발원장에 뽑혔다.그는 지난 세월을 회상하면서 “파란만장한 삶에서 어려움과 애환이 많았지만 그래도 지나고 보니 괴로움보다는 즐거움이,슬픔보다는 기쁨이,힘들던 기억보다는 신나던 일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글로벌 車업계 “中 1위가 세계 1위”

    세계적 자동차 회사들이 중국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제너럴모터스(GM)는 7일 앞으로 3년 동안 중국에 3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지난 1일 자동차 산업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억제를 내용으로 하는 자동차 산업 발전정책을 내놓은 직후다.폴크스바겐(VW)은 앞서 지난해말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독일 방문에 맞춰 70억달러 상당의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세계 1위 자동차 회사인 미국의 GM은 중국에서는 VW에 한참 뒤져 있다.VW는 2개 현지법인을 통해 중국 자동차 시장의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다.반면 상하이GM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GM은 30억달러 추가 투자를 통해 자동차 생산대수를 한해 13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20개 신형모델도 새로 생산할 계획이다.VW의 생산목표는 160만대다. 양측이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중국이 2011년에는 한해 1000만대 자동차가 생산되고 2025년에는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현재 중국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이다.올해에만도 지난해 450만대보다 20% 늘어난 530만대의 판매가 예상된다. 따라서 중국 시장에서 밀리면 세계 시장에서도 밀릴 것이라는 우려가 자동차 업계에 퍼져 있다.이를 증명하듯 페라리-마르세티,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중국내 후발주자들도 시장점유율 확대에 가세했다.10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모터쇼에는 세계 25개국 완성차 및 부품업체 1200개사가 4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출품했다. 중국은 산업 전반에 미치는 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의 연착륙에 무척 신경을 쓰는 눈치다.관영 연구소인 중국개발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9% 중 1.5%가 자동차 산업 덕이다.자동차 산업에서 일자리가 한 개 생기면 관련된 다른 산업에서 7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그러나 자동차 수요가 늘면서 중국의 철강재와 석유 수입이 늘고 가격이 급등하는 등 부작용도 크다.따라서 지난 1일 발표된 자동차 산업 로드맵은 과잉투자 억제,산업대형화 등이 주요 골자였다. 중국 당국의 긴축정책도 큰 변수다.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내 자동차 판매대수는 4월보다 20% 줄었다.3년 연속 증가했던 것과 대조된다.은행들의 대출 감소와 회사간 경쟁 심화로 자동차값이 내릴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기대가 주요 원인이었다.4월말 현재 중국내 13개 자동차 회사들은 17억달러 상당의 재고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전년보다 28% 늘어난 수치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레이건 사망] 대처 “위대한 미국영웅이 갔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그의 지도력과 인간미를 회고하며 애도를 표시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파리를 방문 중이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5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의 만찬 도중 부고를 듣고 “미국으로서는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고 클레어 부캔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레이건은 위대한 통치자였다.”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과 신념의 힘으로 역사에 깊은 자취를 남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1980년대 레이건과 굳건한 영·미 동맹을 구축하며 이념적·정치적 친분을 쌓았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그는 진정 위대한 아메리칸 히어로였다.”고 말했다. 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은 “1987년 서독 베를린을 방문한 레이건 대통령이 브란덴부르크문에서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베를린 장벽을 허물라고 촉구한 연설은 절대로 잊지 못할 것” 이라고 회고했다.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는 레이건이 “공산주의와의 냉전에서 자유주의를 승리로 이끈 위대한 대통령이었다.”면서 “일본과 일본문화에 존경심을 가진,일본국민으로서는 더할나위 없는 친구였다.”고 논평했다. 이도운기자 외신 dawn@seoul.co.kr
  • [레이건 사망] 대처 “위대한 미국영웅이 갔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그의 지도력과 인간미를 회고하며 애도를 표시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파리를 방문 중이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5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의 만찬 도중 부고를 듣고 “미국으로서는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고 클레어 부캔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레이건은 위대한 통치자였다.”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과 신념의 힘으로 역사에 깊은 자취를 남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1980년대 레이건과 굳건한 영·미 동맹을 구축하며 이념적·정치적 친분을 쌓았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그는 진정 위대한 아메리칸 히어로였다.”고 말했다. 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은 “1987년 서독 베를린을 방문한 레이건 대통령이 브란덴부르크문에서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베를린 장벽을 허물라고 촉구한 연설은 절대로 잊지 못할 것” 이라고 회고했다.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는 레이건이 “공산주의와의 냉전에서 자유주의를 승리로 이끈 위대한 대통령이었다.”면서 “일본과 일본문화에 존경심을 가진,일본국민으로서는 더할나위 없는 친구였다.”고 논평했다. 이도운기자 외신 dawn@seoul.co.kr˝
  • 새달 개편 서울버스 디자인 김혜옥 대표

    “빨강·파랑·노랑·초록 색깔의 버스를 나란히 늘어놓으면 음악적 멜로디를 연상하게 될 것입니다.또 서울시내를 이동하는 역동적인 미술품을 감상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요.” 오는 7월부터 서울시내 버스운행 시스템이 확 바뀌면서 가장 두드러질 것은 갖가지 색깔로 새롭게 단장한 버스들이다.색깔의 의미가 무엇일까.또 버스 옆에 붙인 영문자 ‘R’‘B’‘G’‘Y’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많다.서울시의 의뢰를 받아 색깔과 브랜드 디자인을 직접 담당한 김혜옥(여·브랜드웍스 대표)씨한테서 여러 궁금증을 풀었다. 그는 “우리나라 공공시설의 색깔은 대부분 덕지덕지했다.”면서 “청계천도 복원되고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른 서울이 뒤늦은 감이 있지만 국제적 도시로서 새로운 면모가 필요하다.버스 색상의 변화도 이에 다름 아니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또 “색상,커뮤니케이션,도시환경적 측면을 고려하면서 남녀노소가 멀리서도 식별할 수 있는 색감을 선정했다.”면서 “버스 옆구리에 새겨진 영문자는 브랜드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그는 “브라질만 하더라도 버스색깔이 너무 아름다워 버스를 타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길 정도”라고 비유했다. 디자인을 완성하는 데는 3개월이 걸렸단다.물론 유럽 등 외국 사례를 참고했다.디자인을 끝낸 그는 요즘 버스회사 별로 새로운 색을 입히는 현장을 방문,색채 감리를 맡느라 바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영국과 독일의 경우 노랑과 빨강을 활용하며 이탈리아는 나무가 적은 도시의 특성을 고려해 버스외장의 색깔을 녹색으로 입혔다.”고 설명했다. 서울 출생인 그는 예원여고를 나와 이화여대 서양화과 3년을 수료했으며 1990년 미 예일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제 15·16대 대통령 취임식과 2003년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엠블럼 디자인을 맡는 등 경력이 화려하다. 김문기자 k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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