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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北, 중동 6개국에 핵무기 기술 지원”

    이스라엘이 북한을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북한이 6개국 이상의 중동 국가들에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데이비드 데니엘리 이스라엘 국제원자력기구(IAEA) 대표가 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연례총회에서 “중동이 북한의 분별없는 행위의 종착지가 되고 있다.”고 북한-중동의 무기 커넥션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데니엘리 대표는 이날 “북한이 암시장과 비밀 네트워크를 통해 최소 6개국 이상의 중동 국가들에 재래식 무기와 핵기술을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는 그동안 알려졌던 이란, 시리아, 리비아 외에도 북한과 커넥션이 있는 중동 국가가 더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총회에서 북한의 영어 약자인 ‘DPKR’를 수차례 언급하면서도 해당 중동 6개국이 어디인지는 지목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북한 비난 배경도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과 핵검증 논의를 위해 평양을 방문한 미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 3일 귀환한 직후 제기된 탓이다. 현재 북한과 연관성 있는 중동 국가로는 IAEA의 조사를 받고 있는 이란과 시리아,2003년 핵무기 프로그램이 드러난 리비아 등이 지목되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1980년대까지 북한의 고객 명단에는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예멘 등이 들어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IAEA 이란 대표는 “북한의 제안을 거절한 바 있으며 이란은 어떤 국가의 도움없이 독자적으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북한이 중동·아프리카 등에서 최소 18개국 이상에 비밀리에 무기를 판매하고 있으며 판매 목록에는 탄도 미사일, 이동식 로켓 발사대뿐 아니라 핵 관련 기술 및 부품까지 존재한다고 파악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달 24일 독일 일간신문 디 벨트는 이란의 해외 반정부단체인 ‘이란민족저항평의회(NWRI)’를 인용해 “북한 전문가들이 이란의 샤하브-3 미사일, 그리고 이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의 개발을 돕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사정거리가 2012㎞로 이스라엘을 포함, 대부분의 중동 국가를 타격할 수 있는 샤하브-3 미사일이 북한 로켓을 기초로 개발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IAEA는 이날 중동 지역의 핵무기 포기를 골자로 한 비핵지대화(NWFZ)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핵무기 보유 여부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중동 국가들의 핵무기 보유 노력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이번 결의안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외교·안보·군사분야까지 협력 확대

    외교·안보·군사분야까지 협력 확대

    |모스크바 진경호기자|29일 이명박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은 역대 한·러 정상회담 가운데 일단 양에 있어서 어느 때보다 풍성한 결실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2015년부터 연간 러시아 천연가스 750만t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에너지·자원분야의 실질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해 군사·안보분야로까지 협력범위를 넓힌 점 등이 대표적 성과다. ●4년 만에 한·러 관계 다시 격상 한·러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기존의 ‘상호 신뢰하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지난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때 ‘상호 보완적인 건설적 동반자 관계’를 설정한 데 이어 2004년 9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러에서 ‘상호 신뢰하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뒤 4년 만에 다시 한번 관계 격상을 이룬 것이다. 그만큼 양국 관계가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음을 뜻한다. 이로써 한국은 올해 이 대통령의 정상외교를 통해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4강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미국은 전략적 동맹)를 형성하게 됐다. 이는 외교적으로 이들 4강과 고위급 대화채널을 상설화했음을 뜻한다. 미국을 비롯해 이들 4강과 매년 차관급 전략대화를 갖게 됨으로써 동북아 및 국제정세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틀을 갖추게 된 것이다. 중국은 현재 미국과 ‘전략대화그룹’의 관계,EU와는 ‘동반자 관계’, 중국과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독일·인도·중동 등과는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우리는 중국과 대등한 관계에 놓인 셈이다. ●한·러 FTA 추진 적극 검토 이번 정상회담의 한 축은 에너지·자원, 과학기술, 통상·투자 분야의 협력 강화와 민간 교류 활성화다. 에너지·자원분야에서 러시아 천연가스를 2015년부터 연간 750만톤 이상씩 한국에 도입하기로 합의한 것 외에 극동시베리아 공동개발, 시베리아횡단철도(TSR)·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추진, 러시아 우라늄 개발 참여, 서캄차카 해상광구 개발 협력, 러시아 석유·가스화학단지 건설·극동 액화가스기지 건설 참여 추진, 광물자원 조사 협력 등 다각도의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양국은 이와 관련, 한·러 경제화학기술공동위원회를 통해 후속 논의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극동시베리아 생물자원 개발과 바이칼호 주변 생태계 연구, 차세대 광가입자망 공동연구, 한국의 소형위성발사체(KSLV-1) 개발, 해양생물자원 보존 협력 등 과학기술 분야의 다양한 협력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통상분야에 있어서는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조기 가입에 대해서도 뜻을 같이 했다. 모스크바주에 4개 한국기업 전용공단을 설치하고, 마약·밀수 방지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투자·통상 분야의 협력 확대도 추진된다. jade@seoul.co.kr
  • 현대차 인사회오리

    현대차 인사회오리

    현대·기아차그룹이 ‘폭풍전야’다. 정몽구(사진 왼쪽·MK) 회장 특유의 인사 회오리가 몰아닥친 때문이다. 인사 대상자가 그룹의 맏형인 현대차 대표이사이자 정 회장의 오랜 측근이라는 점에서 임직원들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그룹측은 “추가 인사가 없다.”고 선을 긋지만 여진(餘震)을 우려하는 긴장감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정 회장이 노조와의 임금단체협상 타결 소식을 접한 직후 출국 길에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단행한 인사여서 현대·기아차그룹은 물론 재계와 노동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 것이 왔다” 정 회장은 26일 오후 1시15분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출국에 앞서 인사팀에 짤막한 지시를 내렸다. 김동진(오른쪽) 현대차 대표이사 부회장을 현대모비스 부회장으로 전보 발령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룹측은 “미래 성장의 핵심 원동력인 부품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라고 인사배경을 설명했다. 마침 현대모비스의 한규환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난 뒤 부회장직이 공석이었던 점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김 부회장은 그룹내 ‘성골(聖骨)’로 통하는 현대정공 출신이다. 이후 현대우주항공에 몸담고 있다가 2000년 정 회장이 분가(계열분리)하면서 현대차에 합류,10년 가까이 현대차를 끌어왔다.2006년 ‘비자금 사건’이 터지면서 김 부회장 책임론이 끈질기게 나돌았다.‘쇄신인사 신호탄’,‘연말 대규모 인사’ 등의 관측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룹측은 “(김 부회장 전보는)문책 성격이 전혀 아니다.”라며 “후임인사도 없다.”고 못박았다. 당분간 현대차는 종전 3인에서 김 부회장이 빠진 2인 대표이사 체제(정 회장, 윤여철 사장)로 간다는 설명이다. ●MK, 경영 고삐 바짝 죈다 일각의 관측처럼 ‘경영진 새 판 짜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김 부회장이 했던 역할의 재분배 등 내부 역학관계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물론 힘의 정점은 여전히 정 회장이다. 정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현장을 챙기고 있다. 독일에 도착하는 즉시 판매법인 등을 둘러본 뒤 곧바로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옮겨가 현대·기아차 공장을 각각 점검한다. 동유럽 방문은 1년 5개월여만이다. 28일에는 러시아로 날아가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일정을 수행한다. 러시아 추가투자 계획도 내놓았다.2011년 완공 목표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생산규모를 10만대에서 2012년 15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여독이 채 풀리기도 전에 11월에는 브라질로 날아가 상파울루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심층 인터뷰] 글레프 이바셴초프 주한 러시아대사

    [심층 인터뷰] 글레프 이바셴초프 주한 러시아대사

    “러시아는 한반도 비핵화란 원칙 아래 북한을 절대로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관련 당사국들이 참여하는 안전보장을 통해 북한측의 우려를 해소시키는 것은 필요하다.” 글레프 이바셴초프 주한 러시아대사는 23일 “제재, 강압적 해결, 최후통첩 등은 안보위협을 안고 있는 작은 나라가 안전 확보를 위해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하도록 내모는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경계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 감시카메라와 봉인 제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바셴초프 대사는 북한에 대해 관련국가들의 안전 보장을 기반으로 상호 신뢰를 쌓는 것이 시급하고 이를 기반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남북한 관계개선이 북핵 문제 해결의 빼놓을 수 없는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28일부터 시작되는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을 앞두고 23일 서울 중구 정동 러시아대사관에서 이뤄졌다. 이바셴초프 대사는 이 대통령의 방문 준비를 위해 24일 모스크바로 떠났다. 1 강압적 북핵 해결 부적절 ▶북한 핵문제가 다시 꼬이고 있다.6자회담 당사국으로서 러시아 입장은. -강압적인 해결 방안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반도 안정은 러시아의 주요 관심사다. 안정된 한반도 및 동북아는 러시아 연방정부가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 중인 시베리아 및 극동지역 개발의 필수조건이다. 특히 남북관계 정상화와 북한 핵문제의 해결은 같은 마차에 돌고 있는 두 바퀴 같다. 나뉠 수 없이 연관성을 갖고 돌아간다. 좋은 남북한 관계는 북핵 문제 해결의 조건이 될 것이다. 남북한 간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신뢰를 높이는 작업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들이 나오나. -경제협력뿐 아니라 안보문제까지 전방위적으로 논의된다. 러시아와 한국 두 나라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해왔고 같은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한·러는 동북아 평화·안정을 공고하게 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다른 이웃국가들과는 달리 두 나라는 영토 문제 등 갈등이 될 사안을 갖고 있지 않다. 안보협력에서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양자관계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의 안보협력 등에서도 진전을 거두고 있다. ▶러시아는 남북한과 러시아가 참여하는 삼각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강조하고 있는데. -핵개발 등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간에 장기적인 경제협력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이같은 협력은 정치적 이해와 믿음을 강화시켜주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한반도 안정을 위한 장기 경제협력 프로젝트에는 철도협력, 가스전 파이프라인 건설, 전력 공동이용 등이 있다. 전력의 경우 러시아는 극동지역에서 이미 중국에 판매하고 있다. 남북한에도 공급이 가능하다. ▶경협 프로젝트는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의 연결은 장기 계획이다. 반면 나진-하산간 54㎞ 구간의 현대화 사업은 지난 4월 북·러간에 합의돼 다음달 3일부터 공사에 들어간다. 동시베리아에서 북한을 통해 한국으로 가는 가스관 건설 사업이나 사할린에서 한국으로 가는 가스관 건설 사업도 여러가지 타당성 조사 등이 이뤄지고 있다. 북한 나진항의 컨테이너 부두 건설도 러시아와 북한의 합영회사에 의해 시작됐다. 한국 등 주변국가들에 개방될 것이다. 한국기업들의 참여를 환영한다. 이런 사업들은 한반도 평화 정착과 동북아 공동번영에 힘을 줄 것이다. 2 한·러 새 비자시스템 마련 ▶이명박 대통령의 국빈 방문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의의를 꼽는다면. -향후 한·러관계의 더 빠른 발전을 상징하는 이정표적인 방문이다. 양자 관계가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는 30일 수교 18주년을 맞는 두 나라의 발전 방향과 그간의 성취들을 종합·정리하는 계기다.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 관계가 한 단계 격상될 수 있게 하는 큰 그림들이 그려지고 큰 틀이 나올 것이다. 마련된 합의와 큰 틀의 발전 방향들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구체적인 행동 계획으로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다. ▶손에 쥘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들이 나올수 있나. -5∼6개 협정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핵의 평화적 이용과 에너지·자원, 항공 우주, 나노 기술 등과 관련된 정부간 또는 민간간 협정 등 첨단기술과 항공우주, 에너지 등에서 많은 결과들도 기대하고 있다. 더 쉽고 간단하게 러시아 가는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위한 단기사증발급협정 등 새 비자시스템이 마련된다. 양국 교류를 더 촉진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의 강조점은. -경제협력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에너지·자원협력과 첨단과학분야 협력이 두 축을 이룬다. 에너지 협력도 가스, 석탄, 석유자원 시추 등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원자력협력도 한·러간에 협력 여지가 넓다. 원자력발전소의 설계, 각종 원전 설비의 제조에서부터 원전 건설 등이 모두 두 나라의 협력 대상이고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한·러는 손을 잡고 제3국까지 진출하기를 희망한다. 한국의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핵연료의 3분의1 이상이 러시아 제품이다. 우주기술의 평화적인 이용을 위한 협력 사업도 적극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 문화, 체육 교류 확대도 서로를 이해하고 친근감을 높이기 위해 빼놓을 수 없다. 청소년 교류도 역시 그렇다. ▶시베리아 지역의 자원 공동개발과 관련한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나. -시베리아는 러시아 연방정부차원에서 개발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한국, 일본 등의 참여를 희망한다. 유망광구 및 유전 확보·공동개발 등도 한 방법이다. 이를 통해 한국은 천연가스 등 러시아의 에너지와 광물자원을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말 사할린의 액화천연가스(LPG)를 한국에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두 나라는 지난 2006년 시베리아의 천연가스 등 에너지를 한국에 보내기 위한 정부간 협력의향서를 교환했다. 한국가스공사(KOGAS) 등을 중심으로 여러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700만㎢의 러시아영토의 41%를 차지하는 시베리아는 러시아의 미래다. 한국은 투자도 하지만 사회간접시설 건설에 참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2012년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다. ▶항공·우주분야의 협력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지난 4월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한·러 협력 속에서 탄생했다. 한국에서 운항 중인 민간 헬기의 60%가 러시아제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 중인 소형위성 발사체(KSLV-1) 사업은 항공·우주분야 협력을 상징한다. 발사가 성공하면 한국은 세계 9번째로 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한 나라가 된다. 러시아에서 발사체인 로켓이 들어왔고 발사대시스템 설치도 러시아 과학자들의 협력 아래 이뤄지고 있다. 이밖에도 우주ㆍ전자부품 분야의 합작벤처회사 설립, 액체로켓 공동연구개발 등도 추진되고 있다. 3 한·러-한·미 관계는 별도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올해 내 답방은. -올해 내에는 어렵다. 또 가까운 시일 내에는 힘들 것 같다. 이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나온 후속 조치들이 진전되고 또 새로운 틀이 필요한 시점이 좋지 않겠나. ▶러시아와 미국관계가 최근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동북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까 우려된다. -상대방의 이해와 이익을 존중한다면 지금 같은 갈등은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강조하는 21세기 한·미 전략동맹이 한·러관계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다. 하지만 한·러관계는 별도로 움직인다. 양자관계에 영향은 없다. 이석우 국제전문기자 jun8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이바셴초프 대사는 러시아 외교부의 대표적인 인도 전문가다.1975년부터 3차례에 걸쳐 15년 동안 뉴델리 대사관, 뭄바이 총영사관 등에서 근무했다. 모스크바 본부 근무 때에도 10년 동안 남아시아 담당 과장, 국장 등을 역임한 아시아통이다.1997년부터 2001년까지 미얀마 대사를 지냈고, 2005년 7월 한국에 부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등 러시아 정계·관계의 ‘신주류’로 불리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이다. 러시아 최대 외교 인맥인 모스크바 국제관계대 졸업생이기도 하다. 힌디어, 독일어, 영어에 능통하다. 대학에서 국제경제를 전공하고 9년 가까이 대외무역부 등에서 일한 탓인지 인터뷰 시간 내내 경제협력에 무게를 실었다.‘경제홍보형 대사’란 느낌이 들 정도로 경제에 해박했고 투자유치에 열성을 보였다. 김치와 북한산 등반을 즐기고 서울시내 골목골목을 가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부지런히 한국 문화와 생활을 배우려고 애쓰고 있다고 주변에서 전했다. 수영과 테니스, 등산을 즐기는 스포츠 애호가이다.
  • 광주비엔날레 성공 예감

    개막 20일을 맞은 ‘2008광주비엔날레’에 국내·외 주요 인사와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25일 광주비엔날레에 따르면 현재 외국인 2000여명을 비롯, 모두 6만 7000여명이 행사장을 찾아 ‘현대미술의 흐름’을 만끽했다. 광주비엔날레의 축적된 ‘노하우’를 배우고 연구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는 해외 유명 인사들도 몰려 들면서 높아진 위상도 실감케 하고 있다. 최근 일본 고베비엔날레 요시다 히로미 조직위원장 일행, 싱가포르 국립박물관 조세 테이 매니저, 배리 모왓 밴쿠버비엔날레 이사장 등이 비엔날레를 방문했다. 또 영국 케임브리지대 크리스천 모그너 등 연구진과 독일 쿤스트 아트 포럼,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클라우스 비센바흐 수석 큐레이터 등 해외 미술계와 언론계 인사들도 잇따라 행사장을 찾았다. 전국 중등미술교사 300여명은 최근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워크숍을 갖고 전시관을 둘러 보는 등 단체관람객도 줄을 잇고 있다. 홍지영 홍보부장은 “다음 달 예약이 확정된 단체 관람객은 7만여명에 이른다.”며 “광주비엔날레의 열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외 미술학도들의 교육의 장인 2008 광주비엔날레 글로벌 인스티튜트 세션2가 24∼27일 전남대학교 예술대 2호관에서 열리고 있다. 세계미술계의 담론을 생산하는 글로벌 인스티튜트에는 오쿠이 엔위저 예술총감독 등 15명의 패널과 전남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국 왕립미술학교,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트인스티튜트, 이스라엘대학 등 48명의 대학생이 참여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해외파 희생정신 필요”

    “투사로서 희생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23일 출국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허정무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내뱉은 말이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에서 뛰는 유럽파의 컨디션을 점검하기 위해 떠나는 길에서 ‘해외파 희생론’을 강조했다. 한국은 다음달 15일 치러질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 10일 최종예선 1차전 남북전의 졸전으로 인해 해외파 소집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된 터다. 허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은 능력도 갖췄을 뿐 아니라 대표팀이 처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해외파라고 해서 ‘뭔가 보여주겠다.’고 하는 것보다 투사의 마음을 가지고 희생할 수 있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은 24일 밤 12시(이하 한국시간) 파리 생제르맹과 경기를 치르는 박주영(23·AS모나코)을 지켜본 뒤 독일로 이동, 이영표(30·도르트문트)를 만나 주말 경기까지 지켜볼 예정이다. 다시 돌아와 28일 밤 12시 AS모나코와 FC릴의 경기를 관전한 뒤 귀국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월드이슈]델라에 르르드관광청 판매국장 인터뷰

    [월드이슈]델라에 르르드관광청 판매국장 인터뷰

    |루르드(프랑스) 이종수특파원|“종교와 관광을 접목시키는 것은 유럽에서는 큰 비즈니스지요. 프랑스뿐 아니라 영국·스페인·독일 등도 종교를 관광 산업으로 연결시키고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프랑크 델라에(40) 루르드 관광청 판매국장은 “종교가 관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은 유럽 역사의 특수성에서 비롯됐다.”면서 “프랑스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노트르담 사원을 비롯 루르드, 몽생미셸 등 많은 유명 관광지가 종교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는 “루르드는 종교와 관광을 잘 접목시킨 대표적 도시”라고 강조하고 “관광과 영성을 접목시키는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꾸준한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140개 나라에서 600만명이 방문하는 결과를 거뒀다.”고 자랑했다. 델라에 국장은 루르드의 성공 원인으로 풍부한 숙박시설과 교통 편의를 들었다. 루르드는 모두 233곳의 호텔을 갖고 있는데 파리에 이어 프랑스 2위다. 또 10㎞와 45㎞ 거리에 공항이 두 곳 있고 파리에서 초고속열차도 하루 다섯차례 운행하고 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루르드의 경우 초기엔 방문객의 주된 목적이 종교적 순례였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인적 휴식이나 관광으로 다양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 사례로 젊은이와 아시아 관광객의 증가를 들었다.“젊은층이나 비(非)가톨릭 아시아 방문객은 자아 탐구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 방문객은 “일본·중국·한국은 물론 최근에는 인도·태국·인도네시아 등으로 국적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델라에 국장은 지난해까지는 주로 4월에서 8월까지가 방문객이 많은 성수기였는데 성모 마리아 발현 150주년에 교황 방문이 겹친 올해는 성수기가 따로 없을 정도로 방문객이 몰려 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잠정적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말까지 방문객이 지난해에 견줘 47% 정도 늘어났다. 이런 추세로 가면 올해 800만명 돌파가 무난하다.”고 말했다. vielee@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미래농촌을 가다-獨 윤데마을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미래농촌을 가다-獨 윤데마을

    2048년 한국의 농촌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젊은이들이 몽땅 도시로 떠나고 개 짖는 소리까지 뜸해진 지금의 쓸쓸한 모습이 40년 뒤에도 이어질까. 가을철이 되면 노소 가리지 않고 한데 어우러져 꽹과리 장단을 즐기던 활기찬 풍경을 다시는 볼 수 없는 것일까. 여기 독일의 한 작은 농촌마을은 우리에게 ‘농업은 사양산업이 아니며, 농촌도 우리 노력으로 얼마든지 활기차게 바꿀 수 있다.´고 희망을 속삭인다. ■ 유기농법·바이오매스發電으로 새 활로 열어 |괴팅겐(독일) 류지영특파원| 독일 중부 괴팅겐에서 택시로 20분가량 들어가자 20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전형적인 독일 농촌마을이 나타났다. 겉보기엔 평범하기 이를 데 없지만 이곳은 독일 정부가 ‘미래를 준비하는 마을’로 공인한 곳이다.2004년에는 독일 농업부, 환경부 장관이 방문해 ‘독일 농촌의 미래’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저기 보이는 돔 모양의 바이오매스 발전소가 마을의 상징입니다. 윤데를 제대로 아시려면 저것부터 이해하셔야 합니다.” 괴팅겐 대학에서 교편을 잡다가 3년 전부터 이 마을을 관리하고 있는 에카르트 팡마이어는 마을의 운영 원리를 하나하나 설명해 나갔다. ●화석에너지 자립으로 지구온난화 예방 “마을 농가에서 사들인 벼·옥수수·해바라기 건초, 가축 분뇨 등을 돔 안에 넣고 발효시키면 엄청난 양의 메탄가스(CH7/8)가 발생합니다. 이를 발전소로 옮겨 열과 전기를 만드는 것이죠. 지금보다 3배 정도는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어 인구가 더 늘어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실제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는 연간 5000㎿h로 마을 전체가 사용하는 전기량(2000㎿h)의 2배가 넘는다. 전기를 생산할 때 나오는 열은 연간 6000㎿h로 마을에서 필요로 하는 것(4000㎿h)을 충당하고도 남는다. 현재 마을 전체 가구의 75%인 150가구 정도가 마을에서 자체 생산한 열과 전기를 공급받는다. 마을 주민 요헴 하이즈만은 “이곳 난방비는 연간 2200유로(약 350만원) 정도로 일반 에너지를 사용하는 독일내 다른 지역(연평균 3000유로)보다 30%가량 싸다.”면서 “동시에 연간 3300t가량의 온실가스 저감효과도 얻을 수 있어 환경과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자랑했다. 열과 전기를 생산하고 남은 부산물도 이 마을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귀한 자산이다. 메탄가스를 내뿜고 난 건초 더미는 하루 35∼40t씩 농가에 무료로 제공돼 양질의 유기질 비료로 쓰인다. 마을이 농가들에 지불하는 바이오매스 연료비용은 연간 50만유로(8억원)정도. 농가들로서는 그동안 버려지던 건초와 분뇨를 팔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덤으로 양질의 유기질 비료를 얻게 돼 화학비료를 대체하는 효과도 얻었다. 자연스럽게 농토의 지력(地力)도 회복돼 유기농업의 기틀도 마련됐다. 현재 마을 농민 중 70% 정도가 이미 유기농으로 전환했거나 저농약 농법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명성 덕분에 현재 이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다른 지역 제품보다 10∼15%가량 비싸게 팔리고 있다. 광우병 등으로 고사 직전에 몰렸던 마을이 유기농으로 새 활로를 찾은 셈이다. ●환경과 경제… 도시와 농촌이 공존 “농촌의 변화를 통해 환경·경제·사회적 연대라는 세 가지 목표를 실현하려는 게 이 마을의 목표입니다.‘모든 제품에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자본주의 논리에서도 조금은 벗어날 수 있으면 하고요. 건초 등 마을에 제공되는 일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이러한 철학에 기반한 것이죠.” 마을을 전부 둘러본 뒤 에카르트 팡마이어는 윤데의 운영철학도 자세히 소개했다. 특히 화석연료와 화학비료 구입 비용이 크게 줄었을 뿐 아니라 마을의 발전소 수입 대부분이 지역경제에서 순환되면서 자연스럽게 마을 운영과 관련된 일자리도 늘고 있다. 저렴한 생활비와 늘어나는 일자리, 마을의 청정 이미지 등에 매력을 느낀 도시인들의 행렬이 늘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이들을 위한 최신식 주거단지(20여가구)가 조성되기도 했다. 현재 윤데마을은 전력 판매 등으로 연간 120만유로(약 19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바이오매스 연료 구입비와 인건비, 발전소 건설을 위한 대출금 상환비용 등을 제외해도 연간 10만유로(1억6000만원)가량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도시인 비율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지금은 주민의 절반가량이 농업이 아닌 다른 업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농촌은 갈수록 쇠락하는 곳’이란 인식을 깨고 싶었습니다. 지금도 우리 마을의 혁신은 ‘진행형’입니다. 환경과 경제,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이상적인 마을을 만들자는 게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superryu@seoul.co.kr ■ 학제간 프로젝트로 마을 설립 年 1000여단체에 노하우 전수 |괴팅겐(독일) 류지영특파원| 800여년 역사의 윤데마을이 지금처럼 21세기형 농촌마을로 거듭나게 된 계기는 바로 1998년. 인근 괴팅겐 대학의 경제학, 사회학, 지리학, 환경학 교수 및 전공자들로 구성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학제간 연구 센터(IZNE)’에서 지속 가능한 삶의 양식을 현실로 증명해 보이기로 결심하면서부터다. 이들은 곧바로 독일내 농촌마을 40여곳의 후보지를 정한 뒤 최종적으로 인근 윤데마을을 적격지로 택했다.120㏊에 달하는 농지와 인근 산지에서 충분한 양의 바이오매스 연료를 얻을 수 있고, 괴팅겐 시와도 가까워 마을경제가 활성화되면 도시민들의 이주도 쉬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처음 괴팅겐 대학에서 생태마을 조성을 제안했을 때만 해도 750여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 방지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3년 넘게 설득한 끝에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바이오매스 발전소 설비와 마을 전체를 관통하는 온수 파이프라인 등 초기 시설비용만 총 530만유로(약 87억원)가 필요했다.2001년 협동조합이 결성돼 조합원들의 기금으로 100만유로(16억원)를 마련했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부터 각각 130만유로(21억원)와 20만유로(33억원)를 지원받았다. 나머지 280만유로(46억원)는 은행의 저리 융자를 통해 2005년에야 비로소 완공할 수 있었다. 현재 해마다 전 세계에서 1000여팀 이상의 단체가 마을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이들의 요청에 따라 현재 마을에서는 농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6개월∼1년 과정의 생태마을 조성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에카르트 팡마이어는 “윤데마을의 모델이 남미와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한다.”면서 “농업이 국가적 우선순위에서 밀려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한국의 농민들이 많이 참여해 변화를 공유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안동환·이재연기자
  • “두려움 없는 시민만이 민주주의 실현”

    “윤이상씨가 한국으로 돌아올 수 없게 했던 일은 없어야 했습니다.” 세계헌법재판소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유타 림바흐(74·여) 독일 전 연방 헌재소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운 시민만이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며 국가보안법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윤이상씨 같은 경우 더이상 없어야”림바흐 전 소장은 한국 사회의 민감한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분단 경험을 갖고 있는 독일도 (국가보안법과 비슷한)국가안전법이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국가 보호를 위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게 가능하다고 보지만 민주주의가 충분히 안정돼 있다면 이를 제한하는 법률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작곡가 고(故) 윤이상씨를 예로 들며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척도는 결국 민주주의의 성숙도인데 한국의 민주주의도 안정됐다고 본다. 윤씨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던 일이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9·11 사태 이후 독일에서 테러방지 명목으로 도입된 데이터보호법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이 법은 도청·감청을 가능하게 하고 일정 기간 통화기록을 보관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림바흐 전 소장은 “감청을 통해 국민들의 통화 내용을 정부가 알게 되면 민주주의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집단 안전과 기본권 문제가 충돌했는데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위헌 판결을 내렸다.”고 설명했다.●“폭력 없다면 집회의 자유 보장해야”촛불집회와 법질서 준수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림바흐 전 소장은 “독일은 1968년 학생운동을 거치며 시위문화가 많이 정착됐다. 최근에는 과거 시절의 잘못을 부정하는 신나치주의자들의 시위를 허용하지 말자는 의견이 나오는 등 논란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연방 헌재는 폭력이 없다면 신나치주의 집회도 보장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답했다. 통독 당시 베를린주 법무부장관이었던 그는 “통일 비용이나 적용가능한 법, 통화 등 예측가능한 문제에 대해 충분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통일에 대한 조언도 곁들였다. 림바흐 전 소장은 헌재의 독립성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임명한다면 자신의 이익을 지지할 사람을 뽑아서는 안 되며 공정한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뽑느냐보다는 어떻게 독립적인 법관을 만들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와 법원은 독립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방 헌재가 베를린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소도시에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교수 출신으로 1994년 여성 최초로 독일 연방헌재소장을 맡았던 림바흐 전 소장은 이번이 네 번째 방한일 정도로 한국과 인연이 깊다.2002년 정년 퇴임한 뒤 독일문화원 회장으로 일했던 그는 1989년 강연을 위해 한국을 처음 찾았고,1998년 헌재창립 10주년 기념으로,2004년 독일문화원 회장 자격으로 한국에 왔다. 같은해 6월에는 평양을 방문해 독일문화원을 설립하기도 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日, UN근무직원 늘리기 안간힘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외무성이 국제연합(UN)에서 일하는 일본인 직원 늘리기에 나섰다. 국제 무대 진출을 적극적으로 유도해 국가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마이니치신문은 15일 외무성 공무원들이 연구원이나 시민단체(NGO) 직원들을 만나 유엔 진출을 권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직 공무원들도 출신 대학이나 고교를 방문, 유엔 근무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물론 유엔 근무는 32세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국제고시’에 합격해야 한다. 지난해 6월 현재 유엔 본부와 유엔개발계획(UNDP) 등 산하 주요기관에 근무하는 일본인 직원은 여성 65명을 포함,108명으로 미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에 이어 5번째로 많다. 하지만 직원 가운데 간부급 직원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일본의 유엔 경비부담금은 미국 다음으로 많다. 외무성 측은 “경비부담과 인구를 기준으로 유엔측이 계산한 일본인의 적정 인원은 241∼326명이나 실제 근무자는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실정”이라면서 “유엔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데다 관심도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hkpark@seoul.co.kr
  • 중재나선 국제사회

    그루지야 사태에 따른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 국면이 증폭되는 가운데 프랑스와 독일 등 국제사회가 적극적인 중재 노력에 나섰다. 프랑스는 14일(현지시간)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내고 그루지야와 러시아의 휴전을 확고히 하는 내용의 휴전 결의안을 마련, 곧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결의안에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중재로 러시아와 그루지야가 합의 서명한 6개항의 평화중재안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그루지야 방문길에 파리에 들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만나 사태해결 방안을 협의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라이스 장관이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에게 러시아군의 철군 조건을 총족시킬 새 중재안에 서명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라이스 장관은 15일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 도착, 사카슈빌리 대통령과 만나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프랑스측의 중재안을 포함해 해법을 다각도로 논의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어 17일 사카슈빌리 대통령과 만나는 등 중재 노력에 적극 가세하고 나섰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전쟁의 당사자들에게 인도주의와 인권에 관한 국제법 준수와 휴전 합의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생태혁명 산실 도시계획硏 ‘이푸키’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생태혁명 산실 도시계획硏 ‘이푸키’

    브라질 수도 상파울루에서 남서쪽으로 400여㎞, 대서양 연안 900여m 고원지대에 위치한 쿠리치바는 1990년대 말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면서 가히 열풍에 가까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로부터 10년.‘생태환경의 모범’으로 추앙받던 쿠리치바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한때 고위 공무원, 자치단체장, 시민운동가 등 수백명의 한국인 방문객이 매년 줄을 잇던 이곳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위기의 시대에 생태환경적 삶의 표본을 제시한다. 교통정책의 환경적 편익은 이미 세계에너지효율상 수상으로 입증됐고, 도시관리 철학은 창조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붉은 벽돌 담장에 둘러싸인 3층 콘크리트 건물은 범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냈다. 철제대문 옆의 큼지막한 초록색 소나무 문양은 이곳이 ‘이푸키’(도시계획연구소·IPPUC)임을 알려줬다. 정원 속 수백년된 고목과 현대식 연구소의 조화. 남미의 ‘외딴섬’ 쿠리치바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다. ●시립硏 주도 성공… 남미서 유일 공보담당인 루이스 하야카와(56)는 “이곳에선 전체적인 도시설계 외에 쓰레기 재처리까지 세세한 계획을 조율한다. 시립연구소가 도시개혁을 주도해 성공한 사례로선 남미에서 유일하다.”고 소개했다. 1970년대 오일쇼크의 충격이 남미 외곽도시 쿠리치바로 몰려왔을 때 사람들은 지속가능한 도시계획을 생태혁명에서 찾았다.1965년 도시계획 자문위원회(APPUC)가 바뀌어 출범한 이푸키는 이때부터 변화의 산파역을 담당한다. 학생, 전문가, 공무원이 합심해 전통적인 종합계획 방법론에 의지했던 연구소는 시민들에게 적극적 실행을 주문하기 시작했다.1960년대 말 연구소장을 역임한 뒤 시장과 주지사로 변신한 도시학자 자이메 레르네르는 “만약 환경을 위해 뭔가 하고 싶다면 단 두 가지만 하면 된다. 자가용을 덜 타고,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면 된다.”고 주창했다. ●공기순환까지 감안 도시계획 이는 곧바로 통합교통망의 건설, 환경우선의 도시설계로 이어졌다. 방사형의 도시성장 패턴의 다변화와 ▲고립을 벗어난 선형 교통축의 도입 ▲도시 중심부와 주변부의 건물 용적률 차별화 ▲역사중심지 보존과 하부구조 개선 등이 그것이다.200개가 넘는 중소공원과 자전거·보행자도로 확충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이는 도시성장과 경제발전이라는 보답으로 찾아왔다. 리카드로 빈도(58) 설계담당관은 “쿠리치바에선 도시 중심의 고층건물이 주변부로 갈수록 낮아진다.”면서 “중심부 12층 건물이 주변부에선 4층으로 제한받는데 도시미관과 함께 공기순환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계방식을 소개했다. 건물 사이에 건물 높이의 최소 6분의1 공간을 확보하도록 한 2000년 개정 건축법도 이푸키가 입안했다고 귀띔했다. 도시건설의 ‘사관학교’로 불리는 이푸키는 과연 어떤 집단일까. 외양처럼 사무실 풍경도 고즈넉할 것이란 상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운치있게 원목으로 장식한 사무실 내부는 쉴새 없이 움직이는 직원들로 붐볐다. 이들은 삼삼오오 토론을 즐기거나 책상을 오가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한편에선 의자를 젖혀 놓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연구소의 특징은 자율성과 독창성이다. 크고 작은 프로젝트에는 학생, 전문가, 공무원이 모두 함께 참여한다.120여명의 직원 가운데 기술자와 디자이너, 경제분석가 등 전문가그룹은 60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일반 사무직인데 자원봉사자와 대학생인턴이 각각 8명과 5명을 차지한다.24년간 이푸키에서 일해온 빈도 담당관은 “자원봉사자도 적극적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에 ‘실천´ 강력 주문 전문직의 경우 다국적 기업에서 평균 5년가량 경력을 쌓은 뒤 평균 300대1의 경쟁을 거쳐 입사하는데 보수는 2000∼3000헤알(130만∼195만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자원봉사자와 인턴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시 관계자는 “이들을 이끄는 힘은 오직 시의 변화를 주도한다는 자부심”이라고 소개했다. 시립연구소가 홀대받고 고액 연봉의 민간연구소가 대우받는 국내 사정과는 판이한 셈이다. 2000년 입사한 테레사 토레스(48·여)는 “하루 8시간을 일하는데 주로 ‘자원재활용’과 관련된 일을 한다.”면서 “내 손끝에서 새로운 변화가 이뤄진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sdoh@seoul.co.kr ■’온난화’ 막는 쿠리치바市 폐기물 철저관리… 공교육도 ‘환경’ 우선 |쿠리치바 오상도특파원|파라나주의 주도인 쿠리치바는 1693년 독일 상인들이 개발했다.195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 18만명의 소도시였지만 2008년 인구 180만명, 주변 13개 위성도시까지 합해 300만명을 웃도는 광역도시로 성장했다. 급속한 인구증가는 필연적으로 환경문제를 불러왔다. 교통체증과 도시 주변부의 무허가 정착지(파벨라)는 오염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70년대 군사정권이 끌어온 해외자본은 연간 6∼7%의 도시성장률을 이끌며 도시오염을 가속화시켰다. 도시환경을 개선하려는 쿠리치바의 노력은 폐기물 관리정책에서 시작됐다. 이푸키는 시민 1명이 하루 동안 배출하는 쓰레기를 분석, 식품·농산물 등 유기물(30%)과 금속·플라스틱 등 재활용품(35%) 등으로 분류했다.1984년 리파테르라는 민간회사와 수거계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에는 다시 카보라는 회사로 거래선을 바꾸는 등 외주 경쟁체제도 도입했다. 카보는 현재 7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해 100여개 수거구역을 돌며 매주 3회씩 쓰레기를 분리 수거한다. 도시환경국 관계자는 “폐기물 관리정책은 90년대 말 매립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됐던 40여㏊의 카슘바매립장을 내년 말까지 문제 없이 쓸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매립장은 숲으로 둘러싸인 채 침출수를 자연정화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우수환경재생상을 수상한 데는 ‘쓰레기구매프로그램’도 한몫했다. 도시환경국 빅토르 부르코는 “주변 파벨라는 수거직원들이 접근할 수 없을 만큼 위험한 곳이 많다.”면서 “이런 곳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모아오도록 해 쓰레기 1㎏당 버스표 1장이나 5㎏당 쌀·콩·우유 등이 든 봉투로 교환해줬다.”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극빈층 중 쓰레기를 직접 모아 와 팔거나 캄포마르고의 분리수거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70년대 쿠리치바시는 남부지역 40여㎢에 친환경공업단지 조성도 시도했다. 이푸키가 주축이 된 ‘공원이자 정원인 공단’프로젝트로 한때 500개 중소업체가 입주할 만큼 성황을 이뤘다. 1인당 100㎡를 웃도는 녹지도 온실가스로부터 쿠리치바를 자유롭게 만드는 요소다. 채탄장을 공원으로 복원한 탕구아공원에는 150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인 ‘오페라 데 아르메’가 들어섰고, 투로패로스공원, 바리귀공원, 카이우아공원 등 100여개의 크고 작은 공원들이 명소로 자리잡았다. 쿠리치바의 토지법은 외곽지역 건물은 의무적으로 5m씩 도로로부터 식재공간을 확보하도록 했고, 만약 시민이 허가 없이 나무를 벨 경우 2배 이상의 나무를 심도록 규정했다. 무엇보다 쿠리치바는 환경교육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과는 아예 담을 쌓도록 했다. 공교육은 환경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다. 산림보존·생태복원·수질감시 등을 정규 과목으로 삼았다. 저소득층 청소년은 공원 등에서 매달 돈까지 받아가며 생태환경을 몸소 체험한다. 쿠리치바 시교육청은 수학, 과학 등의 시험지문도 환경과 관련된 것을 주로 채택한다. 지난 92년 설립된 환경개방대학은 자니넬리 공원 안에 위치한 통나무 건물로 택시운전사, 교사 등 실질적 여론주도층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하고 있다. sdoh@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23)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임인덕 신부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23)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임인덕 신부

    ‘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bora). ‘서방 수도(修道) 제도의 입법자’,‘수도생활의 사부(師父)’로 불리는 이탈리아 성 베네딕트(480∼547)가 쓴 수도 규칙서의 대표적 문구이다. 경북 왜관의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엘 가면 곳곳에서 이 문구를 볼 수 있다. 이곳의 모든 사제와 수사들은 실제로 한순간도 잊지 않고 이 문구를 새기며 사는 사람들이다. 그중에서도 독일 출신의 임인덕(73·본명 하인리히 세바스티안 로틀러) 신부는 영화와 비디오로 ‘복음’을 전하는 ‘미디어신부’. 성경 대신 영화를 복음의 방편으로 삼아 기도하고 일하며 42년째 한국에 살고 있는 독특한 사제이다. ●한국생활 42년은 한 편의 ‘로드무비´ ‘아시아 최대의 수도원’이라는 왜관수도원은 일반인에겐 좀처럼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 은밀한 곳. 그중에서도 임인덕 신부가 매일매일 ‘기도하고 일하는’ 시청각실은 웬만한 수도원 식구들조차 발길을 쉽게 들여놓을 수 없는 이색지대로 통한다. 내년 초 사제서품을 받는다는 젊은 한국인 신학생의 안내로 찾아간 수도원 한쪽, 분도출판사와 닿아 있는 시청각실은 소문대로 임 신부의 궤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영화는 딱딱한 성경보다 복음의 가치들을 훨씬 더 잘 전할 수 있는 길”이라는 임 신부. 왜관수도원에서 22년간 가톨릭 분도출판사를 이끈 데 이어 베네딕도미디어 책임자로 활동하면서 국내 영화계에서도 유명 인사가 되어 버린 그의 한국 삶은 한 편의 로드무비나 다름없다. 20여년 전 당한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쥐어진 지팡이에 의지한 채 시청각실에서 기자를 맞은 임 신부는 실타래 같은 고난의 나날들을 덤덤한 웃음으로 하나하나 풀어냈다.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을 기억하시나요.” 예정됐던 손님들의 방문 약속을 인터뷰 뒤로 물린 노 사제가 불쑥 던진 물음이 묵직하게 가슴을 죈다. 사제의 뜻을 이리저리 더듬어 보아도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한 뼘 손으로 진실을 가리려는 무지막지한 폭력을 도저히 참을 수 없더군요.” 국내 언론들이 ‘시민 폭동으로 네 명의 군인과 한 명의 시민이 희생됐다.’는 왜곡으로 일관했지만 현장을 목격하고 빠져나온 광주의 한 신학생이 전하는 진실은 신문과 방송을 통해 듣던 것과는 사뭇 다르고 놀라운 것이었다. “200명 이상의 무고한 시민이 희생됐다는 광주 현장의 증언을 밤새도록 녹음한 테이프를 서울의 성당들로 올려보내 미사 직후에 나눠 줬지요. 덕분에(?) 신부들이 모두 잡혀 들어갔고 혹독한 매질을 견디지 못한 한 신부가 내 이름을 댔지요. 출국당할 뻔했지만 아직 이곳에 살고 있네요.” ●출판사 이끌며 400여권 신학서적내 분도출판사 책임을 맡고 있던 1977년 ‘해방신학’을 번역출간했을 때의 일화도 내쳐 들려준다. “용공성이 있다며 책을 모두 불태우라는 문화공보부의 위협이 있었어요.3000권을 찍었는데 도저히 책을 버릴 수가 없었지요. 수도원 옥상에 숨겼다가 서울의 책방으로 보냈는데 1년 만에 다 팔리고 12쇄를 찍었습니다.” 1971년부터 1993년까지 분도출판사를 이끌면서 낸 책만도 400여편. 구티에레스의 ‘해방신학’을 비롯해 교부학 시리즈 등 신학서적을 출간했으며 ‘아낌없이 주는 나무’‘꽃들에게 희망을’같은 스테디 셀러도 그의 손끝에서 번역되어 세상에 나왔다. 책 선정부터 번역, 편집, 교열, 제작, 표지 디자인까지 모두 혼자 해냈다. 군사정권 시절 사회정의와 관련된 책을 내려니 여간 견제와 통제가 심한게 아니었다. 천주교 교회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 브라질의 마틴 루터 킹이라는 돔 헬더 카마라 주교의 ‘정의에 목마른 소리’를 내면서부터 교회의 외면을 받았고 어쩔 수 없이 가방에 책을 싸들고 책방들을 전전해야 했다. 뉘른베르크 전기기술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가 이 땅에서 그토록 험한 길을 걷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버지는 정말 용감한 사람입니다. 나치에 반대하다가 살던 고향에서 쫓겨났지만 단 한번도 뜻을 굽히지 않았어요. 아버지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시절 교실에서 히틀러의 사진을 가리키며 ‘어떤 사람이냐.’고 묻는 선생님의 물음에 “전쟁을 일으킨 범죄자’라고 말했다는 그다. 밤늦게 집으로 찾아온 교사가 “위험한 아이이니 주의를 시키라.”며 아버지, 어머니에게 신신당부를 했다고 한다. 출판사 일을 하면서도 영화 일을 놓지 않았다. 국내 영화계에서도 그를 예술영화 보급의 산파로 인정한다.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십계’연작이며 페데리코 펠리니의 ‘길’같은 예술영화를 국내에선 처음 비디오로 출시했다. 대학가며 공장에 영사기를 들고 찾아가 사회정의와 자유의 메시지를 담은 영화들을 보여 주기도 했다. 1981년부터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칠 때까지 6년간 안동 가톨릭센터에서 영화포럼을 연 것도 이 지역에선 유명한 일. ●종교 초월한 영화포럼 서울로 이어져 “입소문이 번지면서 포럼엔 천주교 신자뿐만 아니라 불교 신자, 대학생, 개신교 신자들까지 모여들었지요. 막걸리와 김치를 놓고 영화 이야기를 하느라 밤을 꼬박 지새기도 했는데….” 이 영화포럼은 나중에 서울로 이어져 한 지인이 자신의 방을 포럼 장소로 내놓아 문인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박완서씨도 단골손님이었다고 한다. 그가 영화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은 뮌헨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하던 시절. 하나님의 부재와 하나님의 침묵을 담은 영화 잉마르 베리만의 ‘침묵’을 보고였다.“신학이 가르칠 수 없는 메시지를 영화로 전할 수 있다.”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생각이 불현듯 일었고 한국에서의 삶도 그 연장선이다. 당시는 제3세계에 대한 관심이 컸던 때. 아시아, 아프리카의 선교사로 가기를 원하고 있던 중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던 부산 출신의 한국 대학생들과 교유하면서 한국으로 생각이 기울었다. 결정적으로 한국에 오게 된 것은 1954년까지 북한 강제수용소에 수용됐다가 독일로 돌아온 한 신부를 만난 뒤였다. 그 신부로부터 전해들은 한국 문화와 풍속에 끌렸고 사제서품을 받은 이듬해 한국행을 택했다고 한다. 먼 길 떠나는 자식을 뒷발치서 하염없이 쳐다보던 아버지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 무렵 동생도 아프리카 잠비아 선교사로 떠났다고 한다. 한국에 42년간 살면서 성주 본당 보좌신부 6개월과 점촌 본당 주임신부 4개월을 합친 10개월이 본당 신부 소임의 전부. 나머지는 모두 출판과 영화에 매달려 산 셈이다. 지금도 주일 인근 안동 공소와 필리핀공동체에서 미사를 주례하고 강론도 하지만 큰 일은 역시 영화.5년 전부터는 DVD에 주력해 어린이·청소년들에게 나눔과 배려의 가치를 심어주는 작품들에 치중하고 있다. “라디오캐나다가 제작한 환경 애니메이션 ‘프레데릭 백의 선물’도 꽤 많이 팔았고 독일 아동문학가 에리히 케스트너 원작의 ‘하늘을 나는 교실’, 이탈리아 작가 레오 리오니의 동물 우화 애니메이션 ‘핑크트헨과 안톤’도 반응이 괜찮은 편”이라며 웃는다. “예수는 복잡한 이론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예수가 즐겨 썼던 쉽고 편안한 비유들을 영화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젠 한국 교회에서도 영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열려 기쁘다는 임 신부. 영화와 영성에 대한 집착에서 시작된 그의 외길 걷기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예수가 지금 시대에 있다면 분명 영화감독이 되어서 메시지를 전할 것입니다.” 글 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임인덕 신부는 ▲1935년 독일 뉘른베르크 출생 ▲ 베네딕도회 입회 ▲1960년 뷔르츠부르크대 신학과 졸업 ▲1965년 뮌헨대 종교심리학과 졸업, 사제서품 ▲1966년 한국 입국 ▲1969년 왜관수도원 기숙사 사감 ▲1971년 분도출판사 책임 ▲1987년 교통사고 ▲1993년∼ 베네딕도미디어 책임
  • “세계화 안목서 동서철학 융합해야”

    “세계화 안목서 동서철학 융합해야”

    “이제 유가·도가·불교 등 동아시아 철학전통을 살려 세계적인 안목에서 철학의 의미와 가치를 재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서철학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지구가 하나라는 의식을 가지고 철학을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5일 폐막한 제22차 세계철학대회 참석차 서울에 온 중국의 석학 청중잉(成中英·73) 미국 하와이대 철학과 교수를 5일 만났다. 동서철학 융합 연구의 권위자인 청 교수는 “세계화 시대를 맞아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하나의 고정된 시각이 아니라 종합적인 시각의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역에서부터 유·불·선에 이르기까지 두루 섭렵한 그는 ‘중국 철학의 현대화와 세계화’ ‘유가철학과 신유가철학의 새로운 방향’ ‘동서철학 정신을 논함’등 노작을 펴낸 미국 동양철학계의 원로다. ▶동서양철학의 근본적인 차이점이라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동양철학은 인간과 자연을 하나로 보는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서양은 인간과 자연을 나누고 자연과 초자연을 또 나눠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때문에 자연을 연구하는 과학과 초자연(하느님)을 믿는 종교는 서로 대립해 왔습니다. 또한 동양철학은 지식과 가치를 나누지 않는데 서양철학은 이를 분리합니다. 이에 따라 서양철학에서는 객관적으로 진리를 추구하는 인식론이 발달했죠. 반면 동양철학에서는 인간 본성에 내재하는 생명가치에 주목하는 수양론이 중시돼 왔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주역의 본체론의 입장에서 서양 해석학과 다른 ‘본체 해석학(onto-hermeneutics)’을 주창하는데 그 내용은. ―2002년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해석철학자 가다머를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는 하이데거의 존재론, 즉 현존재(Dasein)에 기초해 현상을 해석한다고 했지요. 그런데 본인은 그것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주역의 끊임없이 생생(生生)하는 생명에 기초한 본체 해석학을 주창하게 됐지요. 그 요체는 바로 자신의 존재에 대한 성찰과 사유 없이는 타자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 철학이 세계에 공헌할 수 있는 점이 있다면. ―한국철학 전반에 대해 잘 모르지만, 퇴계 이황의 ‘사단칠정설’에 관해 논문을 쓴 적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퇴계는 맹자의 통찰과 주희의 논리를 종합하려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퇴계는 주자학의 입장에서 양명학을 비판했는데 이 두 가지를 아울러 종합해 보아야 합니다. 기학(氣學)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태극은 이치(理)뿐만 아니라 기운(氣)도 함께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또한 19세기 개화사상가 최한기는 ‘기학’이라는 저서를 통해 중국의 음양오행의 기론을 버릴 것을 주장했습니다. 동양의 유기체적 기학과 서양의 과학적 사고를 종합해 새로운 철학을 창조한 것이지요. 이들의 철학은 서양과 다르고 중국과도 차별화되는 것으로 세계 철학에 큰 공헌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인상이 남는 것이 있다면. ―한국에 여러 번 왔는데, 올 때마다 그 발전상에 놀랍니다. 특히 IMF 때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위기를 잘 넘긴 것은 한국인들의 쉬지 않고 노력하는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정신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은 유가의 전통적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 외환위기를 극복하였을 뿐 아니라 생명의 가치를 중시해 환경보호를 넘어 환경 미화 차원에까지 왔다는 느낌이 듭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日 아소 간사장 ‘또 구설수’

    |도쿄 박홍기특파원|아소 다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취임 사흘만인 4일 제1야당인 민주당을 독일 나치에 비유, 구설수에 올랐다.10개월만에 화려하게 간사장으로 복귀,‘포스트 후쿠다’ 1순위로 꼽히고 있는 그다. 신중치 못한 ‘입놀림’으로 설화에 휩싸인 적이 적잖은 아소 간사장은 이번에도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아소 간사장은 이날 취임 인사차 민주당 소속인 에다 사쓰키 참의원 의장을 방문, 환담하다 에다 의장이 “민심이 자민당에서 멀어졌다.”고 하자,“민주당은 정말로 정권을 차지할 생각이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민주당은 (여당과) 대화를 하려는 분위기가 안 돼 있다.”면서 “독일에서도 한번 시켜보겠다고 국민이 나치를 선택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에다 의장은 이에 “민주당이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대화 내용을 전해 들은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간사장은 “민주당을 나치로 취급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폭언이다.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며 반발했다. 아소 간사장은 상황이 악화되자 “전혀 사실과 다르다. 민주당을 나치에 비유한 것이 아니라 (참의원에서의) 심의가 중요하다는 말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소 간사장은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 때 중국과 일본의 쌀값 차이를 비교하다 “일본쌀은 표준미 한 가마에 국내에서는 1만 6000엔이지만 중국으로 수출하면 7만 8000엔에 팔린다. 어느 쪽이 더 비싼가. 치매에 걸린 사람도 이 정도는 알 수 있다.”고 발언, 곤욕을 치렀다.이보다 앞서 3월에는 중동에서 전개한 일본의 평화봉사활동과 관련,“일본인은 신용이 있다. 파란 눈에 금발이었다면 아마 안 됐을 것”이라고 발언, 물의를 빚었다.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던 2003년 5월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희망해 이뤄졌다.”는 망언도 서슴지 않았다.hkpark@seoul.co.kr
  • [촛불 100일 (中) ] 진화하는 집회 문화

    [촛불 100일 (中) ] 진화하는 집회 문화

    촛불집회는 인터넷이 사회적 네트워크의 중요한 플랫폼으로서 우리 일상에서 역동적인 소통공간이 됐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인터넷을 통해 개인과 집단간의 소통이 빨라지고 다양해졌으며, 이는 시민 참여 방식 자체를 크게 바꿔 놓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새로운 집회 문화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IT(정보통신) 기술을 꼽았다. 집회 현장의 시민들은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 노트북, 와이브로(wibro)와 같은 무선 인터넷 기술로 중무장했다. 이로 인해 국내의 집회 상황이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실시간으로 방송되고, 해외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리는 계기가 됐다. ●‘e-민주주의’ 가능성 열어 촛불집회에서는 참가자들이 직접 여론을 형성하고 확산시켰다. 촛불집회를 통해 새롭게 나타난 현상은 시민들이 현장에서 사진을 찍고 보도하는 ‘스트리트 저널리즘’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공동기획취재팀이 조사한 결과, 촛불이 점차 거세진 5월25일∼6월10일 개인방송 인터넷 사이트인 ‘아프리카’에서 생중계된 촛불집회의 누적 방송 개수가 1만 7222개, 누적 시청자 수는 775만명이었다. 우리나라 인구를 5000만명이라고 보면 15.5%에 달하는 숫자다. ‘아프리카’에서 촛불을 주제로 생방송을 했던 BJ(인터넷방송 진행자)들도 425명이었다. 포털사이트 생중계나 블로그,UCC 등에 문자가 게시글로 중계되는 것까지 합치면 대략 수천명의 시민 기자들이 집회 현장을 뛰어다닌 셈이다. 이들은 동영상, 댓글을 통해 인터넷 여론을 형성하는 데 앞장섰다.6월1일 ‘여대생 군홧발 동영상’은 촛불을 재점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아프리카’ 시청자 수는 127만명을 기록했다.6월7일 72시간 연속집회,10일의 100만 대행진도 각각 56만명,70만명이 시청했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는 “스트리트 저널리즘은 IT기술의 발전을 발판삼아 기존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실망감이 반영돼 나타난 것”이라면서 “그러나 전문화된 기자가 아닌 탓에 편향적 시각, 감성적 이슈 주력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트리트 저널리즘 편향적 시각등 부작용 낳아 사이버 커뮤니티는 스트리트 저널리즘이 생산한 정보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다. 여성 커뮤니티 사이트인 ‘마이클럽’과 ‘DVD 프라임’ 등 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 집회 참석을 이끌어낸 사이버 커뮤니티는 총 20여곳에 달한다. 마이클럽의 ‘종알종알 연예계’ 게시판은 연예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지만 27일 현재 이곳에서 ‘촛불’이란 단어로 검색을 하면 1만 2740개의 글이,‘광우병’으로는 6949개의 글이 검색된다. 요리 커뮤니티인 ‘82cook.com’사이트의 자유게시판 방문자 수를 보면 4월에 평균 2만∼3만명에 불과했던 것이 5월과 6월을 거치며 최대 22만명으로 급증한다.5월부터 게재되는 글의 90% 이상은 광우병과 촛불집회와 관련돼 있다. 또 회원들은 6월22일 커뮤니티 단독으로 100여명이 거리행진을 하면서 언론사를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인터넷 통해 전세계 교민·유학생으로 확산 촛불집회는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전세계 교민과 유학생들로 퍼져나갔다.6월1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텍사스대학 교정에서 촛불집회가 열린 데 이어 6월7일 뉴욕,6월11∼12일 미시간주 미시간 대학에서 촛불이 등장했다. 또 프랑스 파리(6월1일), 독일 베를린(6월1일·7일)·프랑크푸르트(6월7일), 호주 시드니(6월7일), 영국 런던(6월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6월1일)에서 각각 촛불집회가 열렸다. 재미교포들은 성금을 모아 국내 일간지에 지지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조희정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상임연구원은 “이번에 나타난 촛불 네트워크의 연계성과 확산성은 기존 미디어와는 다른 속도의 차이를 확인해줬다.”면서 “이런 속도와 촘촘한 네트워크가 촛불 집회의 실질적인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원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촛불집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뛰어넘는 컨버전스(융합) 시대의 새로운 시민참여 사례”라고 말했다. 류석진 서강대 교수는 “약한 연대에 바탕을 둔 네트워크형 사이버 커뮤니티의 등장은 향후 새로운 직접 ‘e-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공동기획취재팀 ■ 네이버와 다음 어떻게 달랐나 21일 시청… 31일 3시 경복궁… ‘다음’ 시간관련 검색어 자주 등장 촛불집회 기간동안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이용자와 다음 이용자 는 미묘한 차이를 드러냈다. 촛불집회와 관련된 검색어 총량에 있어서는 네이버가 많았지만 특정 검색어에 대한 검색 기간은 다음이 길게 나타났다. 무엇보다 네이버 검색어가 단어 중심인데 반해 다음은 문장 중심이어서 네이버보다 검색어 길이가 길었다. 다음에서 ‘주저앉은 소’,‘공영방송 힘내세요.’,‘세종로 모래 부족’ ‘폭력 경찰 물러가라’ 등 문장 중심의 검색어들이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또 다음에는 시간 관련 검색어가 많이 등장했다.‘21일 시청’ ‘22일 촛불시위’ 뿐 아니라 ‘3시 경복궁’ ‘오늘 3시 경복궁’ 등 시간 관련 검색어가 매우 자주 나타났다. 이는 실시간 집회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다음의 정보를 이용하는 경향을 반영한다. 검색어의 총량과 분포를 보더라도 네이버는 주요 촛불집회를 전후로 매우 높게 집중적으로 검색어가 분포돼 있는 반면, 다음은 꾸준히 관련 검색어가 랭크돼 있고 기간도 네이버보다 15일 정도 길다. 검색어 순위 가운데 촛불집회 관련 검색어가 1위를 한 경우를 조사한 결과, 네이버는 ‘김밥할머니 폭행’ ‘여고생 실명’ ‘여중생 폭행’ ‘서강대녀’ ‘광우병 시위’ ‘김지하’ 등이 1위를 한 적이 있는 검색어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다음은 ‘어느 의경의 눈물’ ‘정선희 사퇴’ ‘서강대녀’ ‘82쿡 닷컴’ 등이 1위를 했다. 특히 ‘서강대녀’가 두 곳에서 모두 1위를 한 검색어라는 점이 특이하고 촛불집회에서 압도적으로 인기를 받은 ‘고려대녀’의 순위는 모두 낮게 나타났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공동기획취재팀 ■ 문자·인터넷 등 네트워크형 운동 업그레이드 시대마다 달라진 촛불 1980년대가 민주화운동의 시대라면 2000년대는 촛불운동의 시대다. 그러나 2008년 촛불집회는 2002년 효순·미선 촛불집회와 2004년 탄핵반대 촛불집회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과거 촛불집회가 진보단체와 대학생들에 의해 주도된 반면 광우병 촛불집회의 선도세력은 중·고생이었다는 점이다. 2002년 촛불집회에서는 ‘지도부’가 집회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숫자를 헤아릴 수 없는 깃발이 시위대 중앙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8년에 이르러 촛불은 과거 경험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았다. 촛불집회는 온라인 발전과 연동하면서 진화를 거듭했다.2002년 촛불집회는 당시로서는 과연 얼마나 모일지도 의문스러울 정도로 파격적인 실험이었지만 부시 미국 대통령의 사과까지 이끌어냈다. 2004년 촛불집회는 전형적인 정치운동에서 출발했다. 인터넷 게시판 토론과 퍼나르기 등 네트워크 확산형 운동이 등장했다. 인터넷 패러디가 인기를 끌면서 유희적인 정치참여문화도 나타났다. 2008년 촛불집회는 한층 복합적이다. 초기에 쇠고기 수입반대와 재협상이라는 정책반대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정권반대운동 성격도 갖게 됐다.2008년 촛불집회는 지도부의 역할이 제한적인 수평적인 네트워크 운동이다. 인터넷 토론으로 방향을 정하고 집회현장은 축제 분위기로 진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촛불집회는 1980년대 쇠파이프와 화염병,‘지랄탄’으로 뒤덮였던 ‘거리’를 대체했다는 것과 비장함이 지배하던 엄숙한 집회를 축제의 장으로 바꿨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는 “촛불 참가자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능동적인 존재”라면서 “집회를 축제와 소통의 공간, 민주주의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바로 이 대목이 촛불의 진화가 어떻게 계속될지, 그리고 그것이 한국 민주주의에 어떤 의미가 될 것인지 주목해야 할 이유”라고 덧붙였다. 공동기획취재팀 ■ 최다 클릭인물 1위 이명박 대통령 2위 진중권 교수·3위 정선희씨 4위 정운천·나경원·김밥 할머니 촛불집회는 각종 사건 사고와 무수한 말들로 넘쳐났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통해 촛불집회 기간 동안 주목을 받았던 인물들과 사건을 알아봤다. 공동기획취재팀이 5월1일∼6월22일 53일간 인터넷 포털사이트 종합검색어 순위 30개 가운데 촛불집회와 관련된 검색어만 추출해 조사한 결과, 인물 검색어 순위는 이명박 대통령이 1위를 차지했다.53일간 검색어 순위에 총 24차례 등장했다. 이는 4월6일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대통령 탄핵 청원,6월6일 ‘촛불집회 배후’ 발언 논란,6월19일 특별기자회견 등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여론의 추이를 움직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위는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로 총 5차례 등장했다. 진 교수는 진보신당의 인터넷 생중계 ‘칼라TV’의 진행을 맡아 현장을 누비면서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집회 현장에서 보수단체 회원에게 뭇매를 맞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3위는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촛불집회 관련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라 자진 하차까지 했던 개그우먼 정선희씨가,4위는 정운천 전 농림수산부 장관과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집회현장에서 노점상 단속직원에게 폭행을 당한 ‘김밥할머니’가 동시에 올랐다. 5위는 ‘촛불집회는 천민민주주의’, 출국금지당한 누리꾼은 조폭이나 횡령배’등의 발언을 한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차지했다. 이 외에도 아내와 함께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진이 인터넷에 퍼진 탤런트 김뢰하씨,MBC ‘100분토론’에 출연해 화제가 된 ‘서강대녀’,‘고대녀’ 등의 인물이 5위를 차지했다. 최다 검색어 순위를 보면 1위는 이명박 대통령으로 관련 검색어가 24건에 달해 가장 많았다. 이 대통령은 전체 검색어의 21%를 차지했다.2위는 촛불 관련 검색어(16건)로, 구체적으로는 ‘촛불집회’,‘촛불집회 생중계’,‘아프리카 TV’,‘여중생 폭행’ 등이었다. 또 3위는 ‘광우병 증상’ 등 광우병 관련 검색어(10건)였다.4위는 ‘100분 토론’(7건)이 차지했다.100분 토론은 촛불집회 기간 내내 지속적으로 검색된 것이 특이했다.5위는 ‘진중권’(5건)이었다. 조희정 상임연구원은 “온라인에서는 주로 대규모 오프라인 집회기간에 맞춰 누리꾼들의 관심도가 높아졌고, 일상적인 관심보다는 언론 보도가 있거나 주요 사건이 일어난 경우에만 관심도가 급상승했다.”고 덧붙였다. 공동기획취재팀
  • ‘정치 팝스타’ 베를리너를 열광시키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베를리너’들도 버락 오바마의 비전과 변화의 메시지에 열광하며 환호했다. 베를린 시민 20만명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오바마의 연설을 듣기 위해 냉전체제 붕괴의 상징인 승전탑 주변으로 운집했다. 승전탑 주변 티어가르텐 공원에서 30분간 계속된 그의 열정적인 연설에 군중들은 “오바마”를 연호하며 환호했다고 CNN 등이 전했다. 미국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45년전 케네디대통령 ‘나는 베를린 시민´ 연상 45년 전인 1963년 6월26일 서베를린에서 100만명의 군중 앞에서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라는 명연설을 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오바마는 이날 60년 전 옛소련의 베를린 봉쇄에 맞서 15개월간 계속된 미군의 베를린 공수작전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공산주의에 맞서 자유를 지켜낸 베를린 시민들의 용기를 높이 평가했다. 또 동구 붕괴를 촉발한 베를린 장벽 붕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중요한 역사적 현장에서 오바마는 트레이드 마크인 ‘화합’과 ‘변화’를 역설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이 소원해졌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향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오바마는 “국가간 단합과 협조는 선택이 아니라 인류의 안전과 진보를 향한 유일한 길”이라면서 “세계인을 갈라놓은 인종과 종교간 벽을 허물고 단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유럽은 지구촌 공동의 운명을 잊어왔다” 그는 미국 혼자 힘으로는 아프가니스탄의 폭력사태를 진정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테러와 기후변화, 다르푸르사태 등 전지구적인 도전에 맞서기 위한 협력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진정한 협력과 진보를 위해서는 서로의 주장에 귀기울이고 배우며 무엇보다도 신뢰하는 동맹국들이 필요하다.”면서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외교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세계인으로서 책임을 강조했다. 오바마는 “나는 우리가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싸운 후예들임을 알리기 위해 이곳에 왔다.”면서 “단호한 마음으로 우리의 운명을, 새로운 세계를 다시 한번 만들어 나가자.”며 연설을 마무리지었다. ●反오바마측 “공허한 말잔치” 즉각 공격 뉴욕 타임스는 “오바마가 워싱턴과 유럽을 갈라놓고 있는 통상과 국방, 외교 등 중요한 현안들에 대해서는 모호함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유럽인들을 만족시켰다.”고 평했다. 오바마 비판론자들은 “공허한 말잔치였다.”며 즉각 공격하고 나섰지만 미국과 세계를 이끌 차기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대내외에 과시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오바마는 독일에 이어 25일 프랑스,26일 영국 방문을 끝으로 첫 중동·유럽 방문일정을 마무리짓는다. 오바마는 그 여세를 몰아 다음주부터 미국 내 유세에 돌입한다. kmkim@seoul.co.kr
  •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카라지치

    ‘보스니아 인종청소 전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 라도반 카라지치 검거 뒤에는 그의 심복의 은신처 밀고가 있었다고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독일 대외정보기관인 연방정보국(BND) 관계자는 “믈라디치가 헤이그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의 재판에 회부되지 않기 위해 한 협상”이라고 밝혔다. 믈라디치는 자신을 영웅시하는 분위기가 남아있는 세르비아의 지역 법원에서 소송절차를 밟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믈라디치는 보스니아 내전 당시 세르비아계 군사령관 출신이다. 스레브레니차를 침공해 8000여명에 이르는 이슬람계 주민들을 학살한 당사자다.1995년 카라지치와 함께 ICTY에 전범으로 기소됐다. 유럽연합(EU)이 세르비아측에 믈라디치의 신병인도를 계속 요구하고 있어 그 역시 몇주 안에 체포될 전망이다. 당초 세르비아 당국은 믈라디치 체포작전을 펴던 중 우연히 카라지치의 은신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한편 카라지치의 은신 중 사생활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는 자신과 믈라디치가 찍은 사진이 걸린 집 근처 술집 ‘매드하우스’에서 자주 와인을 즐겼다. 베오그라드에는 정부(情婦)를 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지인에게 “미국에 손자 등 가족이 있으며 자주 미국을 왕래했다.”고도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라지치는 자신도 뉴욕에서 살았고 미국에서 학위를 받았으며 종종 미국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라’라는 성을 가진 40대 초반의 여성을 자신이 고용한 웹사이트 엔지니어에게 소개한 적도 있다. 정부인 미라는 카리지치의 정체를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돈육선물 첫 거래 ‘돈 선물’ 받을까

    돈육선물 첫 거래 ‘돈 선물’ 받을까

    축산농가의 위험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돼지고기 선물시장이 21일 처음 문을 열었다. 미국·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다. 이날 돼지고기 현물가격(㎏)은 3858원에서 시작해 30원 오른 3888원으로 마무리됐다. 반면 선물은 3950원에서 출발,15원 내린 3935원으로 마감했다. 현·선물간 가격 차이는 47원이었다. 이날에는 모두 125계약이 체결됐다. ●돼지가 간택받은 까닭은? 국내 양돈산업 규모는 3조 4000억원대로 전체 축산업(11조 60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대다. 농축산을 통틀어 쌀에 이어 두번째다. 도축·가공산업까지 합친 시장규모는 28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광우병·조류인플루엔자 논란 등으로 변동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이미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가격이 올랐다.‘소주에 삼겹살’을 즐기는 식습관까지 생각해보면 ‘체감물가’의 바로미터가 돼지고기다. 반면 돼지고기 가격의 변동성은 크다. 지난 3년간 평균가격의 하루 변동폭을 측정했더니 7%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돼지의 특성 때문이다. 번식력이 강한데다 6개월 정도면 다 자란다. 그래서 가격이 높다 싶으면 여기저기서 키우지만, 정작 팔 때는 가격이 뚝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때문에 지나친 가격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 고안된 선물거래에 적합하다는 평이다. 육가공회사나 유통업체 등은 지금 가격을 미리 정해놓고 나중에 돼지고기를 사들이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안정적인 가격에 확보해둘 수 있고, 이런 시스템 아래서 사육농가는 안정적인 수입을 누릴 수 있다. ●성공할까? 돼지고기가 1999년 금(金)에 이어 두번째 상품 선물대상으로 선택받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금선물은 밀수에 의한 암거래 때문에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돼지고기 선물시장의 성공 여부가 시장의 관심을 끄는 이유다. 우선은 양돈농가들의 참여가 필수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선물거래 도입을 위해 이들을 상대로 수십차례 설명회를 열고 돈육선물 모의시장도 개최하는 등 홍보에 목숨을 걸었던 이유다. 물론 ‘돈냄새’도 시장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돼지고기의 가격 변동성은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27.2% 정도다. 지난해 코스피지수 변동성이 23.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기적 투자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 때문에 지나친 투기에 대한 우려도 있다.‘돼지사육농가의 안정성’은 뒷전으로 밀려날 위험이다. 일본 등에서 돼지사육농가 지원을 위해 보조금을 고집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거래는 어떻게? 전국 11개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돼지고기 전국 평균 가격(㎏당)인 ‘돈육 대표가격’을 기초로 한다. 계약당 거래 단위는 1000㎏이며, 거래시간은 오전 10시15분부터 오후 3시15분까지다. 선물거래를 원하는 사람은 선물회사를 방문, 계좌를 개설한 뒤 기본예탁금 150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위탁증거금률은 21%다. 유지증거금률이 14% 미만으로 내려가면 증거금을 채워넣어야 한다. 돼지가 자라는데 보통 6개월 걸리기 때문에 결제는 6개월마다 이뤄진다. 결제방식은 물론 현금이다. 만기가 됐을 때 실제로 돼지고기를 주고 받는게 아니라 선물거래와 최종 결제시점의 가격 차이만큼 현금을 주고받는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2008 美 대선] 오바마, 중동·유럽 등 첫 해외순방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대통령 후보 자격으론 처음으로 해외순방길에 나섰다.19일(이하 현지시간) 첫 방문지인 아프가니스탄을 시작으로 1주일여간 이라크, 요르단, 이스라엘 등 중동지역 및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동맹국을 방문한다. 오바마에게 이번 순방은 일종의 ‘오디션’이나 마찬가지다. 미국 차기 대통령감으로서 외교 지도력을 세계무대에 선보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에 비해 외교안보정책 면에서 취약하다는 지적을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첫 방문지로 아프간을 선택한 것은 ‘테러와의 전쟁’ 구심점을 이라크에서 아프간으로 옮기려는 의지 표명이라고 뉴욕 타임스, 알 자지라 등 외신들이 전했다. 오바마는 당선 뒤 이라크 병력을 감축하는 대신 최소 2개 규모 여단,1만명가량의 병력을 아프간에 증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조지 부시 대통령과 존 매케인 후보는 구체적인 미군 철수 일정을 제시하는 데 반대 입장이다. 때문에 그의 아프간 첫 방문에 의미가 보태진다는 분석이다. 20일 오바마 후보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만나 당선시 아프간에 대한 계속적 지원을 약속했다. 테러와의 전쟁을 의욕적으로 지속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날 면담에서 오바마 후보는 “카르자이 대통령이 아프간 정부에 대한 신뢰 구축 움직임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프간측은 “민주·공화 모두 아프간의 친구이며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아프간은 미국에서 강력한 파트너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2년만의 이라크 방문 역시 관심거리다. 오바마는 ‘당선 뒤 16개월 내 철군’ 공약으로 백악관 입성을 노리고 있다. 백악관이 지난주에 이라크 알 말리키 총리와 추가 감군 목표 설정에 합의하는 등 안보 상황도 바뀌고 있는 터다. 한편 매케인 후보는 오바마의 중동순방을 깎아내리며 정면공세에 나섰다.19일 라디오 연설에서 “우리는 오바마가 미군 증강이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그가 틀렸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의 외교분야 경험 부족을 강조하는 TV광고도 내보냈다.오바마가 상원 외교위원회의 소위 위원장이면서도 아프간 관련 청문회를 한번도 열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내용이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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