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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S3 연내 3000만대 팔릴 것”

    “갤S3 연내 3000만대 팔릴 것”

    신종균 삼성전자 정보기술·모바일(IM) 담당 사장이 미국 애플의 아이폰5 출시에도 갤럭시S3 판매가 순항할 것으로 자신했다. 신 사장은 12일 서울 서초동 삼성 본사 앞에 마련된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갤럭시S3는 연내 3000만대 이상 충분히 팔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쇼 ‘국제가전전시회(IFA) 20 12’에 앞서 공개한 갤럭시노트2에 대해서도 “예정대로 10월 중 출시할 것”이라면서 “전작인 갤럭시노트보다 2배 이상 팔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13일 공개될 아이폰5에 대해서는 “별로 깊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 “우리 제품을 잘 만드는 일에만 신경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말 나온 갤럭시S3는 100일 만인 지난 5일 전세계 판매량이 2000만대를 돌파했으며, 갤럭시노트는 지난해 10월 출시돼 9개월 만인 지난 7월 1000만대를 넘어섰다. 아이폰5가 출시되면 첫 주에만 600만∼100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미국 현지에서 예상하고 있어 판매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 사장은 애플과 진행 중인 스마트폰 특허소송에 대해 “우리는 롱텀에볼루션(LTE) 통신 특허 등 갖고 있는 카드가 많다.”면서도 “다만 애플과 부품 분야에서의 관계도 있기 때문에 대응에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열린세상] 독도, 전략적 사고를 기대한다/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독도, 전략적 사고를 기대한다/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지 한 달여 지났다. 올림픽과 맞물려 일본과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이어졌고 외교관계에도 격랑이 일었다. 국내외적으로 지지 여론과 반대 의견이 들끓었지만, 분명한 점은 그로 인해 현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다소나마 증가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위안부 문제와 역사왜곡 문제 등으로 가뜩이나 불편한 한·일 관계가 영토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악화일로를 달리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림픽도 끝나고 서늘한 기운이 돌기 시작한 탓일까.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좀 더 냉정하게 짚어 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1870년 대(大)독일제국 건설을 꿈꾸던 프로이센의 재상 비스마르크가 숙적 프랑스를 자극해 전쟁으로 유인한 역사를 되새겨 보자. 두 나라는 스페인 왕위계승 문제로 오랫동안 불편한 사이였는데, 당시 프랑스 대사가 프로이센 황제 빌헬름 1세를 방문해 이 문제에 대해 프로이센의 양보를 요청했다. 황제는 이를 거부하고 비스마르크에게 전보로 이 사실을 알렸는데, 그는 그 내용을 과장해 언론에 흘렸다. 이 보도는 프랑스인들의 감정을 촉발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고, 서로를 향한 양국 국민들의 분노는 점차 커져 갔다. 이것이 바로 엠스(Ems) 전보사건이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3세는 이에 격노해 프로이센에 선전포고를 했으나 전쟁준비를 착실하게 해오던 프로이센을 이길 수 없었다. 이렇게 비스마르크의 외교적 간계는 유럽의 지도를 바꾸고 역사의 경로를 뒤흔들었다. 엠스 전보사건은 프랑스를 자극해 국민 감정을 고조시키고 스스로 전쟁의 늪에 빠져들도록 만든 촉매 역할을 했다. 독일제국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두 나라의 세력 다툼은 불가피한 일이었지만, 당시 프랑스의 입장에서 조금만 더 신중했더라면 1870년의 전쟁은 막을 수 있었을 테고 이후의 역사는 많이 달라졌으리라. 프랑스와 프로이센 사이가 앙숙이었을지라도 당시 전보사건이 곧바로 전쟁으로 이어질 만큼 대단한 것이었을까? 나폴레옹 3세는 너무 일찍 칼을 빼어 들어 비스마르크가 의도했던 바를 그대로 실천했다. 그는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 없이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함으로써 자신의 나라를 나락으로 빠뜨리고 말았다. 바로 ‘전략적 사고’가 없었던 것이다. 전략적 사고는 나의 선택이 상대방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원래 의도했던 결과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기초로 한다. 따라서 진정으로 자신이 선호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지금 원하는 바를 미루거나 숨길 줄 알아야 한다. 최근 한·일 간의 관계를 보고 있노라면 서로 간에 전략적 사고보다는 민족 감정에 호소하는 일방적인 신호 전달이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한국 측의 독도 방문이나 일본 측의 항의서한 발송 등 대부분 자신들의 강한 의지를 담고 있는 상징적 제스처만이 오가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일본은 외교적 전술이나 국제법정 제소 등 여러 가지 작은 제스처를 부지런히 구사하는 ‘살라미 전술’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나 상륙훈련계획 등 굵직하고 충격적인 제스처 한두 가지로 상황을 마무리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의지는 분명하게 전달된 듯하나, 그것이 문제 해결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국제정치에는 이런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나폴레옹 3세처럼 국민의 감정에만 충실하게 행동하는 지도자는 비스마르크와 같이 전략적 사고로 똘똘 뭉친 지도자를 이길 수 없다. 국민들의 뜨거운 민족감정을 하나로 모을 경우, 다른 나라와의 외교관계에서는 배타적인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론 진의를 숨기거나 포커페이스를 유지할 줄도 알아야 한다. 차가운 머리 대신 뜨거운 가슴으로 선택한 외교정책, 그 열정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미미하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독도를 둘러싼 작금의 분쟁은 한·일관계의 뜨거운 감자이며, 동시에 우리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수많은 국제정치 현안에 대처해야만 하는 우리의 전략적 사고를 가늠하는 시금석이기 때문이다.
  • “새달 5일 FIFA 상벌위 열려 박종우 메달 찾을 걸로 본다”

    “새달 5일 FIFA 상벌위 열려 박종우 메달 찾을 걸로 본다”

    침묵하던 조중연(66)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입을 열었다. 조 회장은 7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K리그 구단 대표 초청 오찬에 참석한 뒤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 문제와 관련한 국제축구연맹(FIFA) 상벌위원회 날짜가 다음 달 5일로 잡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FIFA가 상벌위원회 결정 내용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보내면 그곳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진다.”며 “박종우의 동메달을 찾아오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바는 다 했다. 이제는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종우가 동메달을 되찾을 가능성을 묻자 조 회장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낙관했다. 지난달 일본 축구협회에 보낸 ‘사과성 공문’에 대해서는 “일본 쪽에서 먼저 반응을 보이지 않게 하려고 우리가 선제 조치를 한 것이다.그 부분에 대해서는 일본 협회와 완전히 정리를 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함께 자리한 김주성 사무총장은 “상벌위와 관련해 협회가 공식·비공식적으로 위원들과 접촉하는 등의 행위는 금지돼 있다. 다만 박종우의 행동에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는 등 협회 차원에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9일 열리는 FIFA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 미국-독일 결승전을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박종우의 동메달 보류 문제와 관련, “FIFA에서 조사하고 있지만 매우 민감한 문제”라는 조심스러운 견해를 밝혔다. 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블래터 회장은 “상벌위원회는 집행위원회와 분리돼 있어 나 역시 다른 이들과 똑같이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박종우가 동메달을 받을 수 있느냐는 FIFA에서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세계 문화리더 14명 한자리 모였다

    세계 문화리더 14명 한자리 모였다

    영국의 자연과 문화·역사 유산 보호에 앞장서는 영국 내셔널 트러스트의 저스틴 앨버트(왼쪽) 이사장, 독일 베를린 프로이센 문화재단의 헤르만 파르칭어(가운데) 이사장, 6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중국 전통극인 곤극 배우로 중국 낙후 지역의 문화교육 환경 지원 사업을 하는 장쥔 등 세계 문화 소통계의 거장들이 서울에 모였다. 4~6일 서울에서 열리는 ‘문화소통포럼 CCF 2012’에는 세계 13개국의 문화 리더 14명이 참석해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자국 문화를 알리는 자리를 갖는다. 올해는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고손자 며느리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문화특보인 예카테리나 톨스타야(오른쪽) ‘야스나야 폴랴나’ 박물관장, 터키 문화예술진흥기관인 이스탄불 국제문화예술재단의 고르균 타네르 대표, 31년 경력을 가진 요리사로서 프랑스 최고 장인 자격에 오른 에릭 트로숑, 캐나다 이민 1.5세대로 세계적인 필름 페스티벌 등을 섭렵한 이선경 영화감독, 일본 피아노계 대모로 불리는 히로코 나카무라 등 참석자들 면면이 화려하다. 이 밖에 미국 하버드대 미술관 토머스 렌츠 관장, 싱가포르 탁수갤러리의 쑤허완 아부 대표, 멕시코 조각가 페르난도 킨테로 등이 포럼에 참석했다. 이들은 한국가구박물관을 시작으로 국립중앙박물관과 리움미술관을 방문해 한국 미술의 과거와 현재를 경험하게 된다. 또 국립극장에서 국립창극단의 ‘수궁가’를 관람하고 한국 음식을 체험한 뒤 6일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문화 소통:세계인의 마음을 여는 길’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 참석한다. 최정화 CCF 조직위원장(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 대표)은 “올해로 3회를 맞는 CCF는 한국을 중심으로 세계의 연결고리를 찾는 문화 다보스포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열린세상] 독도문제는 역사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독도문제는 역사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점입가경이다. 독도 영유권 억지주장이 과거사 왜곡, 일본군 위안부 실체 부정 등 역사 왜곡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전격적으로 방문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불거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일본의 밑바닥 본심을 보게 한다. 원래 남의 것을 탐내는 민족이라는 분명한 확신도 얻게 된다. 한국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독도를 영토분쟁지역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만사 불여튼튼이라고, 한국 나름대로 사료 발굴에 노력해 왔다. 역사적 사실로 확실한 증거가 되는 관찬지도, 즉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작한 지도에 독도를 한국 땅으로 표시해 놓은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이 밖에 거짓말하는 일본을 자승자박하게 할 결정적 지도 자료가 있다고 알고 있다. 우리가 가진 히든카드를 내놓으면 또다시 방비태세를 준비하는 일본이기에 불필요하게 내놓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녕 필요하면 그때 가서 증거로 제시하면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일본의 독도 주장에 소극적으로 대해 온 게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한국이 실효지배를 하고 있고, 틈만 나면 깔짝대는 일본에 사사건건 대응하면 무언가 자신이 없어 그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일본의 외교청서, 방위백서 그리고 어린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에도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기록해 우기는 마당에 조용한 대응을 해서는 안 된다.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 세계를 향해 독도는 원래 한국 땅이라는 진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사태를 보면서 일본의 독도영유권 문제는 영토문제를 넘어 역사의 차원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의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침략의 역사,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를 한국이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만 독도문제도, 일본이 억지주장을 펴고 있다는 사실도, 그들이 잘못된 교과서에서 배우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일본 스스로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이 직간접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일본의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일본의 침략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아는 대학생들을 만나 보기 어렵다. 배운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침략의 역사를 왜곡하는 교과서로 배우는 일본의 다음 세대들은 어떻게 그들의 역사를 직시할 수 있겠는가? 독도문제도 그리 알고 자라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조용한 외교가 아니라 적극적 대응을 해야 한다. 독도문제가 불거지자 외환위기 때 돈을 서로 융통하는 스와핑 규모를 줄이자는 그들의 야비한 속내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국의 국력, 특히 경제력이 약해질 때를 기다리는 일본이다. 우리가 약해질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역사가 보여주는 일본의 모습에 달라진 것이 없다. 필자가 연구하던 일본 방위성 방위연구소의 도서관에서 일본의 요시미 교수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일본정부가 개입했다는 자료를 찾아내고 그 사실을 폭로하기까지 절대로 그런 일이 없었다고 진실을 감추었던 일본이다. 전후 역사 처리와 보상에 있어 독일은 일본과 달랐다. 독일이 나치의 만행에 어떻게 반성·사죄하고 보상했는가를 연구하러 독일에 간 적이 있다. 2차 세계대전 후 나치의 만행을 교과서에 실어야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독일 국내에서 뜨거운 논쟁이 있었던 그 당시에 아데나워 총리가 “지금 게재하지 못하면 영원히 하지 못하고 그렇게 되면 잘못된 역사를 후세가 잘 모르게 된다.”라고 결론짓고 교과서에 반영하게 되었다. 그래서 독일의 후세들이 조상의 잘못으로부터 해방되고, 평화를 지향하는 번영된 독일이 된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일본의 지도자들은 못난이들이다. 잘못된 역사를 진실하게 가르치면 일본의 후세들이 잘못된 역사에 웅크리지 않고 세계를 나다닐 수 있는데 말이다. 일본의 최종 노림수는 독도의 경제적 공동이용이라는 점을 유념해서 잘 대비해야 한다.
  • 中, 손 벌린 메르켈에 “EU 국채투자 지속”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중국으로부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진일보한 답변을 이끌어 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30일 위험을 충분히 관리한다는 전제 아래 유럽연합(EU) 국채 투자를 지속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원 총리가 이날 중국을 방문한 메르켈 총리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제2차 중·독 총리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원 총리는 또 중국이 EU, 유럽중앙은행 등과 함께 부채로 고통받는 EU 회원국을 지원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 총리는 그러나 어떤 채권을 얼마나 매입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가 방중 전 이미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투자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점에서 중국의 긍정적인 답변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상황이다. 하지만 원 총리의 ‘화답’이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인지는 불투명하다. 원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메르켈 총리로부터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방안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들었지만 과연 제대로 실행될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지난 2월 초에도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방중,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등에 대한 투자를 요청했지만 중국은 각종 기금에 대한 참여 확대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약속은 하지 않았었다. 중국이 유럽 지원에 대한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시장경제 지위 인정’과 ‘첨단기술 수출 제한 완화’ 등의 현안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만큼 이번에도 ‘성의’ 표시만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중국으로부터 큼지막한 ‘선물 보따리’를 챙겼다. 중국이 유럽 브랜드인 에어버스 항공기 A320 50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35억 달러(약 4조원) 규모다. 메르켈 총리는 31일 톈진(天津)의 에어버스 조립 공장을 방문한다. 인권 문제도 제기했지만 그다지 큰 목소리는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중국 주재 독일 특파원들은 방중을 앞둔 메르켈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 당국이 비자 갱신 거부 위협이나 중국인 직원들에 대한 협박 등의 방법으로 취재를 방해하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의 방중은 2005년 11월 취임 이후 여섯 번째이며 올 들어 벌써 두 번째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씨줄날줄] 큐셀 vs 한화/이도운 논설위원

    2009년 1월 13일 아침.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자동차로 30분을 달려 비터펠트-볼펜에 도착했다. 옛 동독의 퇴락한 산업단지가 태양광 단지로 변모해 가고 있었다. 출입사무소에서 방문절차를 밟은 뒤 2개의 검문소를 지나 큐셀(Q-Cells) 본사에 도착했다. 홍보책임자 슈테판 디트리히가 반갑게 맞아줬다. 큐셀은 2007년에 수십년 동안 세계 태양광 시장을 장악했던 일본의 샤프를 누르고 세계 1위 태양전지 생산업체로 부상했다. 당시 태양전지 생산능력은 샤프가 700㎿였고, 큐셀은 400㎿에 불과했다. 그러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품귀 현상이 나타나면서 태양광 산업에 큰 변화가 왔다. 큐셀은 노르웨이의 REC 등 폴리실리콘 제조업체들과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구축,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받으면서 선두로 치고올라간 것이다. 디트리히는 ▲사진촬영 금지 ▲기계·물품 접촉 금지 ▲직원들과의 대화 금지 등 10개항이 담긴 서약서에 서명을 받은 뒤 제4 생산라인으로 안내했다. 큐셀의 생산라인 내부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라인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당시에는 중국 업체가 납품한 폴리실리콘 웨이퍼로 태양전지를 생산하고 있었다. 큐셀의 Q는 품질(Quality)을 뜻하는 것이다. 큐셀은 높은 광변환 효율 등 뛰어난 태양전지의 품질과 생산설비 확장을 통해 2008년에도 최고의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그해 말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 및 경제 위기의 태풍을 피하지 못했다. 큐셀은 재정 압박을 받은 유럽 국가들이 태양광 지원 보조금을 삭감하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특히 저가 태양전지를 앞세운 중국의 후발주자들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결국 지난해 8억 4600만 유로의 적자를 기록한 뒤 파산을 신청했다. 큐셀 방문 당시 창업자 안톤 밀너 최고경영자에게 “몇 년 앞을 내다보고 사업을 하느냐.”고 물었다. 밀너는 “3년 후의 상황까지를 고려한다.”면서 “급변하는 시장상황에서는 그것도 멀리 보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의 말이 씨가 된 걸까. 큐셀은 3년 후 파산하고 말았다. 매물로 나온 큐셀을 접수한 기업은 한국의 한화. 밀너는 인터뷰 때 “한국의 삼성이나 LG가 태양광 사업에 진출하면 몇 년 안에 메이저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지만, 두 회사가 아니라 한화가 태양광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태양은 한화가 오랫동안 다뤄왔던 화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 한화가 태양광 사업을 어떻게 다뤄 나갈지 궁금해진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그리스 “재정긴축 위해 돈보다 시간을 더 달라”

    그리스 “재정긴축 위해 돈보다 시간을 더 달라”

    “우리에게 숨쉴 여지를 달라.”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아테네에서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과의 회동을 시작으로 이번 주 유로존 수장들을 잇따라 만나 재정긴축안의 이행 기한을 2년 연장하는 방안에 대한 설득에 나선다. 2차 구제금융을 받으려면 2014년까지 115억 유로(약 16조 3150억원)를 절감해야 하는데 경기악화와 긴축안에 대한 내부 반발로 인해 도저히 기한을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조건 불이행으로 구제금융을 받지 못하면 당장 국가부도 상황에 처하거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위기에 직면하기 때문에 그리스는 이번 연쇄 정상회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마라스 총리는 이날 융커 의장과의 회동에 앞서 가진 독일 일간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라면서 “우리는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경제를 회생시키고, 정부 수익을 늘리려면 숨쉴 수 있는 약간의 공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는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집행위원회(EC), 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와 2차 규제금융의 일부인 310억 유로를 받는 조건으로 2014년까지 115억 유로의 긴축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5년 연속 경기후퇴가 계속되는 데다 긴축안을 둘러싼 정치권 이견과 내부 반발이 심해지면서 이 기한을 2016년까지 연장해 달라는 게 그리스 정부의 요구 사항이다. 사마라스 총리는 24일 베를린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고, 25일에는 파리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면담한다. 메르켈 총리와 올랑드 대통령은 23일 정상회담을 갖고 그리스 문제를 협의했다. 그리스 긴축안 완화에 대한 결정은 10월 이전에는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새달 12일로 예정된 유로화안정기구(ESM)에 대한 독일 헌법재판소의 판결과 트로이카가 9월 말 내놓을 그리스의 실사 보고서를 본 이후에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그리스에 시간을 더 주는 것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낼 것인가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IMF가 최근 내놓은 그리스의 향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지난 3월 트로이카가 발표한 예상 수치보다 훨씬 낮다면서 기한 연장이 그리스의 경제 회복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경제학자들의 우려를 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Kim 첫 공식 외국방문지는 이란”이 부른 해프닝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는 26~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리는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는 일부 외신 보도가 있었으나 이란 정부가 이를 부인했다. 이에 따라 김 제1위원장이 지도자로서 첫 해외 방문지로 ‘혈맹’ 중국이 아닌 이란을 택하며 국제 무대에 파격적으로 데뷔할 것이라는 일각의 기대는 해프닝에 그쳤다. 김 제1위원장이 NAM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는 보도는 22일 새벽 3시쯤 독일의 dpa 통신을 통해 처음 나왔다. 통신은 “이란이 화요일(21일)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다음 주 테헤란에서 열리는 NAM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NAM 정상회의 대변인인 무함마드 레자 포르카니는 김(제1위원장)이 첫 공식 외국 방문지로 이란을 선택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dpa통신 보도에 이어 카타르 영자신문 걸프타임스와 사우디아라비아 일간 알하야트 등 일부 아랍 언론이 이를 인용해 김 제1위원장의 NAM 정상회의 참석설을 보도했다. 그러나 AP와 AFP, 로이터, 신화, 교도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이란 외교 당국이 오보로 확인했다.”며 “NAM 정상회의 측도 참석 대상자로 김정은이 아닌 ‘국가 수반’을 언급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김미경·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MB 日王발언, 日민족주의 자극… 독도문제 등 다자외교로 풀어야”

    “MB 日王발언, 日민족주의 자극… 독도문제 등 다자외교로 풀어야”

    한국인 최초로 일본 도쿄대 교수에 임용된 강상중 교수는 지난 18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日王) 사과 요구 발언 뒤의 일본 사회 분위기에 대해 “80년 전 군국주의 대두 때와 유사한 고립감, 불안감, 공포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일교포 2세인 강 교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3주기인 이날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에서 사단법인 행동하는 양심이 주최한 ‘일본정치, 동아시아 평화, 탈핵’이라는 특강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역사적으로 낙관론이 갑자기 비관론으로 바뀐 적이 있다. 지금 양국 관계가 안 좋은데 시민사회가 안정적 관계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교수는 “일본에 평화 낙관론이 퍼져 있던 1919년 한국 3·1운동과 중국 5·4운동 등 동북아 민족주의가 확산되면서 일본 사회에 불안이 일었고, 간토대지진과 농민 소요까지 터져 불안이 확산됐다.”면서 “대공황 등을 거쳐 군국주의가 득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가 반복되는 것은 아니지만 낙관하면 안 된다.”고 경각심을 촉구했다. 그는 “물론 한·일 관계가 당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한국의 국력이 커졌고, 한국과 일본, 중국 3국의 민간 차원 풀뿌리 교류가 활발해졌다.”면서 “그럼에도 일본 사회에 깊은 불안이 퍼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3·11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깊은 그늘이 드리워진 상황에서 한국과의 독도 분쟁에다 중국 및 러시아와의 영토분쟁, 미국과의 오키나와기지 논란 등이 겹쳐 “외부의 압박을 받는다는 피해의식과 고립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의 파워 엘리트 그룹 중에서도 안전 보장에 대한 불안감이 깊어지는 사람이 늘고 있다.”면서 정치적으로는 해마다 총리가 바뀌는 등 독일 나치정권 출범 전 바이마르공화국과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일본 국민의 불안감 증가를 토양으로 강경 민족주의자인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총리가 되려고 하고 있으며 “평화헌법 개정은 물론 총리권력을 대통령과 유사하게 강화, 강력한 민족주의 정책으로 ‘강한 일본’을 지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선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국제사회에 ‘한·일 간에 영토문제가 있다’고 비치게 한 전략적 실수라고 본다.”면서 “일왕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자유주의자와 좌파들조차 반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일본군 위안부나 영토 분쟁 등의 문제에 있어 양국 간 해결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한·미·일·중·러·북) 회담 등 다국 간 외교를 통해 동북아시아의 긴장 완화를 위한 실마리를 찾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일 통화스와프와 관련, “단지 두 나라 간 문제가 아니고 아시아 경제위기를 막아주는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동남아국가연합과 한국·중국·일본 등이 역내 외환위기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체결한 통화교환협정)의 틀이 허물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낙관론을 경계하고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글로벌 시대] 밖에서 본 한국, 안에서 본 한국/장홍 프랑스 알자스주 정부개발청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밖에서 본 한국, 안에서 본 한국/장홍 프랑스 알자스주 정부개발청 자문위원

    이런저런 일로 유럽의 지인들과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자주 있다. 처음 공항에 내리면 한국의 깨끗함과 현대화에 모두 놀란다. 어쩌면 그들이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 실제 본 한국의 모습이 훨씬 발전했기 때문에, 그 놀라움은 더 극적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한국의 첫인상은 체류기간이 늘어나면서 조금씩 그 양상을 달리하는 것 또한 나의 경험상 보편적이다. 어느 날 강남의 한 거리를 걷다, 문득 나를 당혹스럽게 하는 말을 툭 던진다. “한국의 인도를 걸으면 술 취한 것 같아.” 아니면 강북의 어디를 지나다 전봇대에 어지럽게 뒤얽힌 전깃줄을 보고는, “한국은 날마다 기적인 나라야.”, 뭐 이런 식이다. 그들에게 강남의 보도블록은 너무나 울퉁불퉁하게 깔려 그 위를 걸으면 마치 술에 취한 것 같고, 강북의 전깃줄 상태로 보아 매일 대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 신기하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그만큼 예측이 어려운 나라란 의미도 숨어 있으리라. 10여년 전의 일로 기억된다. 하루는 저녁 시간에 내 호텔방에 찾아온 한 친구가 “밤이 되니 서울은 거대한 공동묘지 같다.”라는 말을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영문을 모른 나는 무슨 말이냐고 반박하듯 물었다. 그의 대답인즉, “보라, 저 많은 십자가를.” 그러고 보니 서울의 밤하늘은 온통 붉은 네온의 십자가로 넘실거렸다.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하여튼 그 프랑스 친구의 눈에는 이런 광경이 무척 황당했던 것만은 분명했다. 언젠가부터 교회의 십자가 네온사인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져 나왔다. 수면권 침해라는 것이다. 한번은 프랑스 의사와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가봉에서 슈바이처 박사의 마지막 조수였으며, 가장 많은 전쟁터에 의료 시술을 나간 의사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좀 색다른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그의 안테나에 잡힌 한국인의 모습은 스트레스 덩어리였다. 골목마다 늘어선 식당에서 시도 때도 없이 먹어대는 사람들을 보고 그가 내린 결론이다. 그러면서 “현대인의 병, 특히 암의 90% 이상이 스트레스로부터 오는데….”라며 걱정을 덧붙였다. 이런 일도 있었다. 업무상 한국을 자주 방문했던 한 프랑스 친구는 거리가 무척 깨끗하고 게다가 노숙자들이 전혀 눈에 띄지 않는 것을 매우 의아해했다.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정부가 억지로 감추지 않나 하는 의심을 풀지 않은 채. 그러다 IMF 사태가 터지고 거리에 처음으로 노숙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을 본 그 친구는 기쁨(?)에 넘쳐 외쳤다. “드디어 한국 사회도 인간화가 되어 간다!”라고. 지금 그 친구가 서울역 지하도를 지나면 한국 사회가 지나치게 인간화되었다고 좋아할지, 걱정할지 모르겠다. 한국이 스포츠 강국이란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비롯해 최근 런던 올림픽에서 보여준 한국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리라. 유럽의 전통적 스포츠 강국들인 독일과 프랑스를 제치고 금메달 13개를 쓸어담으면서 당당히 5위란 위업을 달성했고, 이에 국민들은 밤잠을 설쳐가며 열광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받은 영광스러운 메달에 어두운 이면도 있어 보인다. 축구를 제외하면 유럽의 선수들은 정상적인(?) 생활인이다. 정상적인 학업을 이수하고, 정상적인 직업을 수행하며 운동을 한다는 말이다. 우리의 실정은 어떤가? 어릴 때부터 자신이 하는 운동에만 전념한다. 삶의 다른 양상들은 본의든 아니든 희생되기 마련이다. 한마디로 우리는 메달 제조기를 양성하는, 다분히 비인간적인 시스템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정상적인 사회란 속과 겉이 크게 다르지 않은 사회가 아닐까. 애써 밝은 부분만 드러내려는 사회는 속으로부터 곪은 사회가 아닐까. 사회의 안팎에 숨어 있는 어두운 부분을 감추려 하지 않고 공론의 장으로 끌어낼 때, 사회는 밝아지고 발전할 것이다.
  • 노르웨이-자연의 웅장한 교향곡 Norway Fjord

    노르웨이-자연의 웅장한 교향곡 Norway Fjord

    자연의 웅장한 교향곡 Norway Fjord 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에서 시작해 두 개의 피오르fjord를 만났고, 수도인 오슬로에서 여정을 마무리했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 즉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을 통과하는 항구도시는 비 온 뒤 햇빛을 받은 풀잎처럼 싱그러웠으며 노르웨이의 피오르는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위풍을 뽐냈다. 글·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 취재협조 노르웨이관광청 02-777-5943, www.visitnorway.com 6년에 걸쳐 베르겐Bergen에 세 번 가봤다. 4월 말, 5월 중순, 5월 말. 세 번 모두 날씨가 좋았다. 푸른 하늘 아래 모든 것들이 청명한 윤곽을 드러냈다.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에서는 맵싸한 기운이 묻어났지만, 그것이 오히려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해주었다. 야구에서는 세 번 타석에 들어서서 안타 하나만 기록해도 갈채가 쏟아지는데, 매번 쾌청했던 베르겐의 봄은 등장할 때마다 어김없이 홈런을 펑펑 쳐내는 전설적인 강타자 같았다. 베르겐의 봄은 3타수 3안타 노르웨이에서 12년을 살았다는 베르겐의 한국인 가이드도 날씨 이야기로 화제를 삼았다. “노르웨이의 5월은 파업이 제일 빈번하게 일어나는 달이예요. 일 년 중 날씨가 가장 화창하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파업을 해서 야외로 나간다는 거죠. 이즈음 베르겐의 관공서들은 일처리가 정말 더디답니다.” 설명의 진위 여부를 정밀하게 판독하는 것은 불가능했으나 일기日氣가 화사하다는 점만큼은 확실했다. 빛의 알갱이들이 산중턱에 알알이 박힌 집들에 부딪쳐 화려하게 부서졌다. 야외 활동에 최적화된 기후를 뽑는 경연 대회가 있다면 ‘5월의 베르겐’에 으뜸의 지위를 부여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국인 가이드는 이런 농반진반의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힘든 직업이 뭔 줄 아세요? 그건 바로 유치원 선생님이에요. 야외 수업이 워낙 많다 보니 아이들 뒤치다꺼리가 그야말로 보통 일이 아니죠.”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에도 장화를 신고 눈벌판을 누비는 마당에 계절의 여왕 5월이야 더 말해 무엇할까. 노르웨이 아이들에게 자연은 손을 뻗어 닿을 수 있는 가장 친근한 놀이터이자 인간이 축조한 학문의 세계보다 훨씬 더 고귀하고 빛나는 배움의 터전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베르겐에서 보낸 시간은 노루 꼬리처럼 짧기만 했다. 오후에는 피오르 투어가 예정돼 있었다. 베르겐의 오밀조밀한 모습에 연신 감탄사를 터뜨리던 일행 중 한 명은 “너무 아쉽다”며 입을 한 움큼 내밀었다. 시간의 제약 속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은 브리겐과 플뢰엔 산이었다. 삼각 지붕의 목조 가옥들이 일렬로 늘어선 브리겐 지구는 한자동맹 시절 독일 상인들이 업무를 보거나 거주하던 공간이었다. 건물들도 13~16세기에 세워졌다. 나무로 지어진 데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탓에 화재로 인한 소실도 수차례 겪었지만 그때마다 동일한 방식으로 복원했다고 한다. 도시의 역사와 경제적 번영을 기억하는 브리겐은 오늘날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다. 320m 높이의 플뢰엔 산은 도시의 전망대였다. 푸니쿨라를 타고 비탈면을 따라 오르니 가슴이 벅차도록 장쾌한 풍경이 발아래 펼쳐졌다. 1 베르겐 출신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올레 불과 민간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 트롤의 동상 2 베르겐의 전체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플뢰엔 산 전망대. 베르겐을 찾은 여행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다 3 삼각 지붕을 얹은 목조 건물들이 줄지어 늘어선 베르겐의 브리겐 지구. 한자동맹 시절 상인들의 업무 공간이자 거주 지역이었다 4 베르겐의 메인 스트리트인 토르갈메닝겐의 뱃사람 기념탑. 거리 주변에는 크고 작은 상점들이 밀집해 있다 교과서에서 뛰쳐나온 피오르 노르웨이를 찾은 여행객들에게 노르웨이의 자연은 곧 피오르를 의미한다. 교과서에 따분하게 들어앉아 있던 피오르가 노르웨이에서는 바로 눈앞에서 생생한 표정을 짓는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피오르는 빙하의 흔적이다. 거대한 빙하가 깎아놓은 U자형 계곡에 바닷물이 흘러들어 형성됐다. 따라서 태초의 피오르에서는 짠맛이 났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의 수레가 끊임없이 굴러가는 동안 빗물이 섞이고 눈 녹은 물이 보태지면서 담수화가 진행됐다. 플롬Flam 인근 마을에서 만난 현지 가이드는 “피오르는 바다도 아니고 호수도 아닌 그냥 피오르일 뿐이다”라고 명쾌하게 정리해 주었다. 빙하가 후벼 판 탓에 피오르는 수심이 무척이나 깊다. 가장 깊은 곳은 1,300m를 상회한다. 흔히 예이랑에르Geiranger·노르Nord·송네Sogne·하르당에르Hardanger·뤼세Lyse 피오르를 합쳐 노르웨이의 5대 피오르라고 한다. 나는 운이 좋고 복이 많아 세 번의 노르웨이 여행을 통해 노르를 제외한 4개의 피오르들을 알현할 수 있었다. 규모와 길이는 제가끔 상이하지만 저마다 경이로운 자연의 걸작들이었다. 자연은 완벽했고, 그 모습을 적은 문장은 불완전했다. 이번에 만나고 돌아온 것은 송네에서 갈라져 나온 네뢰위NærØy 피오르와 목가적인 풍경이 돋보이는 하르당에르 피오르였다. ‘노르웨이 인 어 넛셀Norway in a Nutshell’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영어 숙어 ‘인 어 넛셀’은 ‘간결하게, 단 한마디로’의 뜻을 지니고 있다. 그러니까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자연인 피오르를 짧은 시간 안에 압축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우선 베르겐에서 기차를 타고 보스Voss까지 간다. 보스에서 버스로 바꿔 타고 선착장이 있는 구드방엔Gudvangen까지 내쳐 달린다. 차창 밖 풍경부터가 드라마틱하다. 주변 산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된 호수와 양의 창자처럼 구불구불한 길들이 마음 밭에 감겨든다. 구드방엔에 도착하면 크루즈에 올라 플롬까지 나아간다. 갑판 위 의자에 앉아 네뢰위 피오르의 절경을 느긋하게 감상하면 된다. 누구라도 글로 배운 피오르와 실제 마주한 피오르 사이에 얼마나 큰 간극이 존재하는지 절감할 수밖에 없다. 구드방엔에서 출발한 배가 종내 몸을 푸는 플롬은 작은 마을이다. 상주인구라고 해봤자 500여 명에 불과하다. 유람선이 닻을 내리면 평소에 적막하던 마을이 비로소 활기를 띤다. 플롬에서는 딱히 할 것이 없다. 21가지의 하우스 비어를 생산하는 맥줏집에서 무위한 시간을 보내거나 자전거를 빌려 마을 산책에 나서면 된다. 플롬에서 하룻밤 묵어갈 계획이라면 인근 마을인 에울란Aurland에 다녀오는 것도 좋다. ‘스테가스타인’이라는 전망 포인트가 있어 빙하와 바다가 협력해서 만들어낸 풍경의 절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플롬에서 뮈르달까지는 산악 열차가 다닌다. 기차는 20개의 터널을 지나고 아찔한 협곡 위를 달린다. 중간에 쇼스폭센 폭포 역에서 5분간 정차한다. 98m 높이에서 쏟아지는 폭포 소리가 그야말로 우렁우렁하다. 1 퀼리티 호텔 보링포센 앞에서 바라본 하르당에르 피오르. 하늘과 구름과 산이 물속에 고스란히 잠겨 있다 2 플롬과 뮈르달 사이를 운행하는 산악 열차. 열차의 규모는 작지만 열차가 통과하는 자연은 웅장하다 3 플롬의 맥줏집. 21가지의 서로 다른 하우스 비어를 생산한다 4 하르당에르는 피오르의 모습도 매혹적이지만 주변 산비탈에 들어선 농가와 밭들이 그려내는 풍경 또한 아름답다 5 네뢰위 피오르를 흘러가는 유람선. 물새들이 배의 꽁무니를 줄기차게 쫓아온다. 관광객들이 손에 과자를 올려놓으면 잽싸게 낚아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하르당에르에서 마신 사과주 하르당에르 피오르의 길이는 180여 킬로미터에 달한다. 송네에 이어 노르웨이에서 두 번째로 긴 피오르다. 가장 안쪽에는 에이드Eid 피오르가 있다. 182m의 낙차를 자랑하는 폭포 보링포센이 특히 볼 만하다. 하르당에르비다 국립공원 센터에서는 20분짜리 영화를 틀어 준다. 헬리콥터에서 촬영한 피오르의 가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건너편 레스토랑에서는 순록 고기도 맛볼 수 있다. 하르당에르 민속 박물관도 건너뛰기 아까운 곳이다. 노르웨이의 전통 가옥과 민속 의상을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하르당에르는 피오르의 모습도 장관이지만 주변 산과 구릉지에 자리한 마을들도 탐스럽다. 이 지역에는 과일 농장을 운영하는 마을들이 유난히 많다. 농장을 방문하면 사이다를 맛볼 수 있다. 사이다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탄산음료가 아니라 사과의 과즙을 발효시켜 만든 사과주다. 보통 날씨가 춥거나 포도의 생장에 적합하지 않은 토양을 갖춘 곳에서 사이다를 만든다. 프랑스어로는 시드르라고 하며, 시드르를 증류시켜 만든 것이 바로 칼바도스다. 하르당에르의 농장에서는 보통 8월 하순부터 사과를 수확한다. 사과를 압착해 얻은 과즙을 10월부터 5~6개월간 발효시킨다.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사이다에서는 노르웨이의 자연처럼 청량하고 청정한 맛이 난다. 오슬로Oslo로 건너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오페라하우스였다. 문화가 곧 권력이고 가장 중요한 국가 경쟁력으로 대접받는 시대를 맞아 각국은 새로운 문화 아이콘을 배출하는 데 여념이 없다. 문화적 텍스트가 풍성한 오슬로의 선택은 오페라하우스였다. 지난 2008년 4월 개관한 오슬로의 오페라하우스는 최첨단의 기술력과 유장한 문화유산의 토대 위에서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북유럽의 디자인 감각과 발상의 전환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피오르에서 끌어올린 3척의 바이킹 선박과 왕족의 껴묻거리를 전시하고 있는 바이킹 선박 박물관, 해마다 12월이면 노벨 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시청사, 로댕의 영향을 받은 노르웨이의 조각가 구스타브 비겔란의 필생의 역작 ‘모노리트’를 만나 볼 수 있는 비겔란 조각공원 등도 오슬로가 전면에 내세우는 투어 포인트다. 뭉크의 <절규>를 소장하고 있는 국립미술관은 일정상 가볼 수 없었다. 사실 뭉크의 <절규>는 판화를 제외하더라도 4가지의 회화 버전이 있다. 그중 두 점은 뭉크미술관이, 한 점은 국립미술관이 보유하고 있다. 유일하게 일반인이 소장하고 있던 나머지 한 작품은 얼마 전 경매 사상 최고가에 팔렸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절규>의 배경이 피오르라는 점이다. 뭉크의 그림 속에서 피오르는 불온하고 음울하게 묘사됐지만 실제 피오르는 활기차고 건강하다. 특히 요즘처럼 아름다운 날씨를 등에 업은 피오르는 더욱 그렇다. 1 해마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오슬로 시청사. 내부로 들어가면 노르웨이의 역사를 일러주는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2 하르당에르 과일 농장의 여주인. 자신이 만든 사과주인 시드르를 든 채 밝게 웃고 있다 3 오슬로 항구 부근에 자리한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 야외 테이블에 마련된 조각상의 모습이 이채롭다 4 노르웨이의 문화적 자부심을 대변하는 오슬로의 오페라하우스 Travel info 노르웨이까지 가는 직항 편은 없다. KLM 네덜란드 항공을 타고 암스테르담을 거쳐 오슬로나 베르겐으로 들어간다. 하르당에르에서 이용한 호텔은 퀄리티 호텔 보링포센(www.voringfoss.no)이다. 고즈넉한 휴가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플롬에서는 유서 깊은 프레타임 호텔(www.fretheim-hotel.no)이 돋보인다. 기차역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다. 베르겐의 그랜드 터미너스(www.grandterminus.no)도 기차역 바로 앞에 자리한다. 오슬로의 톤 호텔 오페라(www.thonhotels.com)는 오페라하우스 건너편에 있다. 노르웨이를 방문한 여행자 입장에서 보면 가장 실감나는 것은 이 나라의 으뜸가는 자랑거리인 피오르가 아니라 살인적인 물가다. 피오르가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면 노르웨이의 물가는 관광객의 지갑을 눈 깜짝할 사이에 훌쭉하게 만들 정도로 직접적이면서도 치명적이다. 고율의 부가세와 비싼 인건비 탓이다. 생수 한 병이 5,000원 정도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한·일 독도發 감정싸움 고조

    한·일 독도發 감정싸움 고조

    13일 국내 네티즌들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와 독일의 나치를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 문양은 같은 의미”라는 글을 인터넷에서 퍼나르면서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일본 국민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양국 간 감정 대립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국내 네티즌들은 “이번 런던올림픽 체조 종목에서 욱일승천기를 형상화한 유니폼을 입고 메달을 딴 일본 선수들의 메달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올림픽 국가대표 축구팀의 박종우 선수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그림을 들고 세리머니를 한 것을 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사에 착수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욱일승천기는 괜찮고 ‘독도는 우리 땅’ 세리머니는 허용하지 않는 IOC의 모호한 잣대를 비난하는 것이다. ‘유엔의 뜻을 존중하는 윤리적 패션디자이너 위원회’ 대표 고희정(33)씨는 IOC의 ‘독도 세리머니’ 조사에 항의해 15일부터 5일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앞에서 1인 단식 시위를 벌이겠다고 나섰다. 고씨는 “욱일승천기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IOC 경고를 받은 적이 있다.”면서 “만약 IOC가 박 선수에 대해서만 징계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명백한 정치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이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직후인 지난 11∼12일 전국 성인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한국에 대한 감정 변화 여부에 대한 질문에 50%가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에서 ‘악화했다’는 응답이 25%, ‘변화가 없다’가 72%로 나타났다. 반면 50대와 70대에서는 ‘악화했다’는 답변이 각각 53%, 60%에 달했다. 연령이 높을수록 감정의 골이 깊은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서울 이영준기자·도쿄 이종락특파원 apple@seoul.co.kr
  • 전북만 31만마리 폐사… 당국 “안타깝다” 말만

    전북만 31만마리 폐사… 당국 “안타깝다” 말만

    폭염에 지친 닭들은 먹지도 못하고 날개를 들어 올린 채 헐떡이다가 맥없이 고개를 떨구고 눈을 감았다. 죽은 닭들이 부패하면서 악취가 진동했지만 현장조사를 나온 공무원들은 안타깝다는 말만 할 뿐 어떤 지원책도 내놓지 못했다. “40년 넘게 닭을 길러 왔는데 더위에 토종닭들이 무더기로 죽어 나가는 것은 처음 봤습니다.” 전북 정읍시 옹동면 칠석리에서 토종닭을 기르는 박금식(64)씨는 찜통 더위 때문에 폐사해 버린 닭들을 양계장 옆 퇴비사 옆에 묻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는 지난 5월 2만 7000마리의 토종닭을 입식해 성수기인 7월 초순부터 출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시작된 폭염으로 1만 2000여 마리가 줄줄이 죽어 나갔다. 몸 전체가 털로 덮여 있고 땀구멍이 발달하지 않은 닭은 섭씨 35도가 넘으면 더위를 이기지 못해 폐사할 위험이 높은데 요즘 양계장 내 온도는 37~38도로 찜질방이나 다름없다.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해 지붕에 물을 뿌려 봤지만 땡볕을 받아 증발하면서 습도만 높아져 역효과가 났다. 전해질, 비타민뿐 아니라 독일에서 수입해 온 ‘섬머스타트’라는 약도 사료에 타 먹여 봤지만 폐사가 줄지 않고 있다. 이제 박씨에게 남은 닭은 겨우 1만 5000마리 정도다. 정읍시 이평면 창동리에서 양계를 하는 전승만(55)씨도 폭염에 날벼락을 맞았다. 25년째 양계를 하고 있는 전씨는 사양 관리를 철저히 해 조류인플루엔자가 극심했던 시기에도 피해가 전혀 없었지만 기록적인 폭염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전씨가 기르던 7만 7000마리의 토종닭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7월 하순부터 하루에 수백 마리씩 죽어 나가다 지난 2일에는 1만여 마리가 집단 폐사해 5000여만원의 피해를 봤다. 전씨는 한꺼번에 죽은 닭들을 폐축처리장에 보내려 했으나 t당 35만원의 처리 비용과 별도의 운반비를 부담할 수 없어 퇴비사 옆을 파고 묻어야 했다. 이 같은 축산농가들의 피해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북이 7일 현재 31만 5000마리로 가장 많다. 충북에서는 최근 일주일 새 3만여 마리, 충남에서도 5만 마리의 닭이 폐사해 양계 농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바다도 예외가 아니다. 이날 오후 적조주의보가 발령된 전남 여수시 돌산읍 임포 동쪽 앞바다. 한 달 전만 해도 쪽빛을 발산하던 여수 앞바다가 적갈색 적조 띠로 뒤덮였다. 어민들은 적조로 사라진 청정해역을 바라보며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돌산읍 주포리에서 양식업을 하는 박모(46)씨는 애지중지하던 돌돔 8만 6000여 마리를 적조로 잃었다. 박씨는 “빚을 내 양식업을 하고, 겨우 이자를 갚아 나가는데 적조 때문에 빚더미에 올라앉게 됐다.”며 “1억여원의 피해를 봤지만 전남도는 피해액이 적어 보상을 해줄 수 없다고 하고 있으니 앉아 죽으란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20년 넘게 양식업을 하고 있지만 적조 피해는 처음”이라며 “도청에서 위로차 방문한다고 해 올 필요 없다고 했지만 오기만 하면 욕이라도 퍼부을 작정”이라고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전남 해역의 적조 피해는 2008년 9월 이후 4년 만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6일 전남 여수시 화정면 개도 인근 해역에 적조주의보를 발령했으며, 적조는 고흥 등 서쪽 해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움직임은 갑갑하기 짝이 없다. 농어업재해대책법에도 폭염 피해를 지원토록 규정하고 있지만 시·군당 피해 규모가 3억원 이상이어야 보상받을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어 농어가들은 불합리한 규정이라며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노영운 전북도 축산과장은 “올해 같은 기록적인 폭염은 전국적인 현상인 만큼 정부가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른 시·군 피해 규모에 국한하지 말고 전국적인 피해를 조사해 적극적으로 지원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읍 임송학·여수 최종필기자 shlim@seoul.co.kr
  • ‘신아람 오심’ 女심판, 페이스북 친구 요청하자

    ‘신아람 오심’ 女심판, 페이스북 친구 요청하자

    펜싱 신아람(26·계룡시청) 선수의 억울한 패배가 ‘역대 올림픽 5대 오심’ 중 하나로까지 꼽히고 있는 가운데 독일의 브리타 하이데만에게 잘못된 승리를 안겨준 여자심판 바바라 차르의 신상이 인터넷에 노출됐다. 1일 슈피겔 등 독일 언론들은 “런던 올림픽 여자 펜싱 에페 준결승전 결과에 한국인들의 항의가 거세지면서 이 경기의 주심을 맡았던 오스트리아 심판 바바라 차르가 트위터를 통해 위협을 받고 있다. 이미 그의 이메일과 전화번호가 온라인에 노출됐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인지 차르의 페이스북은 현재 친구가 아닌 방문자에게는 사실상 폐쇄돼 있는 상태다. 페이스북에 등록된 친구가 82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아 평소 활발한 페이스북 활동을 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출신으로 현재 빈에 거주하고 있음을 알리는 초기 화면의 기초 사항 외에 방문자가 볼 수 있는 정보는 없다. 또 페이스북 친구요청도 되지 않고 있다. 친구를 요청하면 너무 많은 친구 요청이 있어 한도를 초과했다는 메시지가 뜬다. 차르는 지난 30일(현지시간)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신아람과 하이데만의 준결승전 주심을 봤다. 차르는 두 선수가 마지막 1초를 남겨두고 3번의 플레이를 주고받은 상황에서 시간 오작동이라며 다시 1초의 경기 시간을 추가했다. 결국 신아람은 하이데만의 찌르기 공격을 받고 경기에서 졌다.  한편 신아람을 울린 ‘멈춘 시간’ 오심은 허술한 경기 규정과 부실한 운영이 어우러져 빚어진 사고로 드러나고 있다. 김창곤 국제펜싱연맹 심판위원은 “두 번째 공격 상황에서 타임 키퍼가 심판의 공격 개시 신호보다 먼저 버튼을 눌렀다고 판단해 다시 시간을 1초로 돌려놨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를 마치고 타임키퍼가 누구인지 보니 16세 소녀더라. 큰 일이 벌어진 것을 보고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 하는데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며 답답해했다. 해외 언론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반응을 보였다. AFP통신은 ‘신아람이 흘린 통한의 눈물’이란 제목 아래 “제대로 판정이 나왔더라면 신아람은 결승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충격에 빠진 신아람은 피스트를 떠나지 못한 채 눈물만 흘리다 에스코트를 받고서야 내려갔다.”고 전했다. AFP는 이 소식을 역대 올림픽에서 일어난 5대 오심 중 하나로 꼽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2살’ 남미공동시장 세계 5위 경제단위 부상

    ‘22살’ 남미공동시장 세계 5위 경제단위 부상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남미 4개국 관세 동맹인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1991년 출범 이래 처음으로 새 회원국을 맞으며 본격적인 세력 확장에 나섰다. 메르코수르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특별정상회의를 열어 베네수엘라의 5번째 회원국 가입을 공식 발표했다. 암 판정 이후 1년 만에 공식적으로 외국을 방문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다렸다. 남미연합체는 우리가 나아갈 길이다.”라고 자축했다. ●반대파 파라과이 탄핵정국 틈타 6년만에 베네수엘라가 메르코수르의 정회원국이 되는 데는 6년이 걸렸다. 메르코수르 정상들은 2006년 7월 베네수엘라 가입에 합의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의회도 모두 가입안을 승인했지만 파라과이 의회가 차베스 대통령의 반민주적 행태를 문제삼는 보수 우파 야권의 반대로 가입안을 거부하면서 지금까지 준회원국에 머물러왔다. 이번에 베네수엘라 가입이 가능했던 건 지난 6월 의회의 대통령 탄핵 사태로 파라과이의 회원국 자격이 잠정적으로 정지됐기 때문이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은 이 틈을 타 지난달 29일 아르헨티나 정상회의에서 베네수엘라 가입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메르코수르는 “베네수엘라의 합류로 메르코수르는 미국, 중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경제 단위가 됐다.”면서 “전 세계 에너지와 식량 면에서 큰 힘을 갖게 돼 잠재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베네수엘라의 가입으로 메르코수르는 인구 2억 7000만명, 국내총생산(GDP) 합계 3조 3000억 달러, 면적 1270만㎢의 규모로 늘어나게 됐다. ●식량분야 등 위상 강화… “회원국 늘릴 것” 메르코수르는 이를 계기로 회원국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정상회의에서 “세계 경제위기에 대처하려면 남미 지역이 결속력을 강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남미 모든 국가가 메르코수르에 합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르코수르는 준회원국인 볼리비아와 에콰도르에 가입을 촉구해 긍적적인 반응을 얻어냈으며, 또 다른 준회원국 콜롬비아, 페루, 칠레의 가입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메르코수르가 좌파 성향으로 기울면서 무역자유화라는 당초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마리오 마르코니니 전 브라질 무역장관은 “메르코수르가 경제권역에서 정치적 부속물로 축소되고 있다.”면서 “베네수엘라의 가입은 경제 신뢰성에 치명타를 입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좌파 성향 기울어 무역자유화 훼손 우려도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이 오는 10월 대선을 앞둔 차베스 대통령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BBC는 베네수엘라 농민들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값싼 농산물이 물밀 듯 들어올 것에 대해 우려하는 등 내부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신아람 오심’ 女심판, 페이스북 들어가보니…네티즌들의 분노

    ‘신아람 오심’ 女심판, 페이스북 들어가보니…네티즌들의 분노

    펜싱 신아람(26·계룡시청) 선수의 억울한 패배가 ‘역대 올림픽 5대 오심’ 중 하나로까지 꼽히고 있는 가운데 독일의 브리타 하이데만에게 잘못된 승리를 안겨준 여자심판 바바라 차르의 신상이 인터넷에 노출됐다. 1일 슈피겔 등 독일 언론들은 “런던 올림픽 여자 펜싱 에페 준결승전 결과에 한국인들의 항의가 거세지면서 이 경기의 주심을 맡았던 오스트리아 심판 바바라 차르가 트위터를 통해 위협을 받고 있다. 이미 그의 이메일과 전화번호가 온라인에 노출됐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인지 차르의 페이스북은 현재 친구가 아닌 방문자에게는 사실상 폐쇄돼 있는 상태다. 페이스북에 등록된 친구가 82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아 평소 활발한 페이스북 활동을 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출신으로 현재 빈에 거주하고 있음을 알리는 초기 화면의 기초 사항 외에 방문자가 볼 수 있는 정보는 없다. 또 페이스북 친구요청도 되지 않고 있다. 친구를 요청하면 너무 많은 친구 요청이 있어 한도를 초과했다는 메시지가 뜬다. 차르는 지난 30일(현지시간)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신아람과 하이데만의 준결승전 주심을 봤다. 차르는 두 선수가 마지막 1초를 남겨두고 3번의 플레이를 주고받은 상황에서 시간 오작동이라며 다시 1초의 경기 시간을 추가했다. 결국 신아람은 하이데만의 찌르기 공격을 받고 경기에서 졌다.  한편 신아람을 울린 ‘멈춘 시간’ 오심은 허술한 경기 규정과 부실한 운영이 어우러져 빚어진 사고로 드러나고 있다. 김창곤 국제펜싱연맹 심판위원은 “두 번째 공격 상황에서 타임 키퍼가 심판의 공격 개시 신호보다 먼저 버튼을 눌렀다고 판단해 다시 시간을 1초로 돌려놨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를 마치고 타임키퍼가 누구인지 보니 16세 소녀더라. 큰 일이 벌어진 것을 보고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 하는데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며 답답해했다. 해외 언론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반응을 보였다. AFP통신은 ‘신아람이 흘린 통한의 눈물’이란 제목 아래 “제대로 판정이 나왔더라면 신아람은 결승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충격에 빠진 신아람은 피스트를 떠나지 못한 채 눈물만 흘리다 에스코트를 받고서야 내려갔다.”고 전했다. AFP는 이 소식을 역대 올림픽에서 일어난 5대 오심 중 하나로 꼽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상품권 준다는데 옷 못 벗겠어?” 세미누드 쇼핑 이벤트

    세미누드 쇼핑 바람이 대서양을 건너 남미에도 상륙했다. 겨울(?)이 한창인 남미에서 청년들이 속옷만 입은 채 쇼핑을 했다. 추위를 무릎쓰고 옷을 벗게 만든 건 상품권이었다. 파라과이의 국경도시 시우닷델에스테의 잡화상 ‘그란 아메리카’가 남미에서 처음으로 세미누드 이벤트를 열었다고 현지 언론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상점은 이날 이벤트에 참가한 사람에게 100달러 (약11만5000원) 상품권을 나눠줬다. 속옷차림으로 상점을 방문하는 사람에게 선착순으로 상품권을 지급한다는 광고를 보고 파라과이, 브라질 등지에서 소비자들이 옷을 벗은 채 달려갔다. 시우닷델에스테는 이과수폭포 주변에 있는 국경도시로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인접 국가 관광객이 자주 찾는 쇼핑 도시다. 그러나 최근 이 도시는 경기 침체로 매상이 떨어져 울상이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주변국가가 세관검사를 강화, 외국에서의 물건 반입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것도 매상이 떨어진 이유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매출감소로 상업계의 고민이 깊어진 가운데 잡화상 ‘그란 아메리카’는 위기 돌파의 일환으로 옷벗기 이벤트를 기획했다. 관계자는 “독일, 스페인 등지에서 세미누드 행사가 히트를 친 걸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면서 “원래는 완전 누드를 생각했지만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 것 같아 세미누드로 수위를 조절했다.”고 말했다. 파라과이 현지 언론은 “세미누드 이벤트 참가자가 대부분 청년이었다.”면서 “대다수가 상품권을 향수, 전자제품, 옷, 신발 등으로 교환했다.”고 전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열린세상] 국격은 문화로 표출된다/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열린세상] 국격은 문화로 표출된다/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에펠탑이 한눈에 보이는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 주변을 배회하다 보면 태극기가 걸린 아파트 건물을 만나게 된다.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이다. 한국문화를 프랑스에 알릴 목적으로 우리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기관이다. 외관은 초라해 보여도 역사는 30년이 넘는다. 박정희 정권 말기인 1979년, 136만 달러를 주고 아파트 지하 공간을 매입했다. 당시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 1700여 달러의 가난한 나라였다. 그럼에도 세계문화의 중심지 파리에 우리 문화를 알리겠다고 나선 과감한 결정은 지금 생각해도 놀랍다. 일본이나 중국은 감히 생각도 못한 시절이었다. 일본은 1997년, 중국은 2002년 파리에 문화원을 열었다. 30여년이 흐른 현재의 한국문화원 모습은 어떤가. 굳이 비유하자면 구매력 기준 1인당 국민소득 3만 2000달러에 달하는 집안의 중후하고 멋진 남성이 때묻은 유치원생 옷을 아직도 입고 있는 격이다. 비가 오면 때때로 천장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양동이로 받아내는 전시장은 궁색하고 어려운 여건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럼에도 일본, 중국과 함께 아시아를 대표하며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알리고 있다. 최근에는 K팝을 비롯한 한류 덕분에 그 활약상이 더 눈부시다. 필자는 정부에 몸담고 있던 작년 5월 파리에서 프랑스 한류 팬들이 연 한국의 날 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일 간단한 인사말을 하는데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한류에 대한 그들의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느낄 수 있는 감동의 순간이었다. 파리뿐만이 아니다. 카자흐스탄의 수도 이스타나의 한류 공연에서도 같은 경험을 했다. 방문국 문화부 차관의 연설에서는 차분하던 청중들이 필자의 인사말에는 중간중간 멈추어야 할 만큼 뜨거운 환대를 선사했다. 한류 덕분이다. 정부차원의 문화교류보다 더 깊이, 더 넓게, 더 친밀히 우리 문화는 그들의 감성을 파고들고 있었다. 국가 정상 간의 외교에서도 문화는 빼놓을 수 없다. 문화는 윤활유다.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음악외교로 유명했다. 클래식 음악 전문서를 출간할 만큼 안목이 높았던 그는 방문국 수반과 공연 관람은 물론 좋아하는 음악가에게 경의를 표하는 법도 알았다. 독일 방문 당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오페라 ‘탄호이저’를 장장 5시간에 걸쳐 관람한 일화는 아직도 회자된다. 문화를 통한 스킨십이 협상 테이블에 놓인 골치 아픈 의제들을 상호 만족스럽게 풀어내는 데 일조했으리라. 우리 문화가 세계정상들의 화제에 오른 적도 있다. 2010년 주요 20개국(G20) 서울 행사 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공식만찬과 회의를 개최했을 때다. 국제행사의 주최국으로 문화를 활용한 대표 사례다. 앞으로는 국가원수의 해외 순방에도 문화를 입혀야 한다. 지금까지 해외 순방은 패키지 형태가 주류였다. 유럽을 방문한다고 하면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몇 개 국가를 한번에 방문하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에 따른 맞춤형 방문이 어렵다. 짧은 체류 후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는 서둘러 다음 나라로 떠나야 했다. 오로지 비즈니스적인 무미건조한 일정이다. 변화를 줘야 한다. 파리는 바캉스 철을 제외하면 늘 세계적 수준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가득 차 있다. 화제의 공연과 전시는 언제나 파리시민들의 중요한 대화 소재다. 현지 외교관들도 이를 좀 알아야 현지인과 대화가 가능하다. 우리 대통령이 프랑스를 방문한다면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그 시점에 주목받는 공연과 전시를 보거나, 심지어 방문일정을 볼 만한 공연에 맞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가령 정명훈씨가 지휘하는 라디오프랑스 오케스트라 연주를 양국 수반이 함께 듣는다면 그후 두 정상 간의 대화는 훨씬 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울 것이다. 국격(國格)은 문화로 표출된다. 한류로 인해 비즈니스 식탁의 대화가 얼마나 풍성해졌는지 우리는 이미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문화는 감성과 감동, 공감을 이끌어 내는 특별한 힘이 있다. 국가 간 외교와 비즈니스 혹은 사적 교류에서 문화를 함께 즐기고 지혜롭게 활용하는 것,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길은 바로 여기에 있다.
  •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현대기아차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가 올해 상반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며 순항하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리고 있는 일부 기업들의 모습과 대조적이다. 정몽구 회장이 취임한 1999년부터 꾸준히 이어온 ‘품질경영’의 결실이다. 현대기아차는 유럽 위기와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과 품질경영을 통해 현대차 15.1%, 기아차 16.4% 등 두 자릿수 수출 증가세를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18일 밝혔다. 현대차는 1~6월 국내 32만 8113대, 해외 185만 1899대 등 전년 동기보다 11.6% 증가한 218만 12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국내 23만 9138대, 해외 115만 7005대 등 전년 동기보다 12.4% 증가한 139만 6143대를 판매했다. 정 회장 특유의 품질 최우선 경영과 현장경영은 현대기아차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품질총괄본부 발족, 매월 품질 관련 회의 주재 등을 통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1999년 미국 시장에 선보였던 ‘10년 10만 마일 보증 프로그램’은 현대기아차를 대표하는 성공적 품질경영 사례로 꼽힌다. 특히 정 회장은 국내 공장과 연구소뿐 아니라 미국, 중국, 인도 등 해외 생산·판매거점을 직접 방문하며 품질 향상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그 결과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 세계 경제불황에도 현대기아차는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현대차는 2004년 미국 제이디파워 신차품질조사(IQS)에서 사상 처음 토요타를 제치고 일반 브랜드 부분 4위에 올랐다. 2008년 6월에는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를 미국 시장에 선보이며 인기를 이어 갔다. 제네시스는 2010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발표한 ‘2009 북미 올해 최고의 차’에 선정됐다. 2012년에는 아반떼가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면서 현대기아차의 품질과 기술력이 세계에서 인정받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품질 경쟁으로 독일의 명차라는 BMW, 벤츠 등보다 소비자 평가에서 앞선 결과를 얻고 있다.”면서 “앞으로 새로운 품질 혁신 시스템 도입을 통해 제품의 가치를 최고치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2012년 글로벌 판매목표를 700만대로 잡았다. 불확실성과 많은 어려움이 공존하는 상황이지만 효과적인 판매 전략을 통해 현 위기를 극복하고 판매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그 중심에 내실경영이 자리하고 있다. 하반기에 현대기아차는 생산시설 증설 및 과도한 판매 증대보다는 내실 경영에 주력함으로써 일류 기업 도약의 발판을 구축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유연한 경영 체제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처하고 향상된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경영 내실화와 지속적인 질적 성장을 이루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성공적인 신차 출시 ▲브랜드 인지도 향상 ▲친환경차 개발 ▲글로벌 경영 정착 등을 주요 과제로 삼고 전 임직원의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4월 현대차 신형 싼타페, 5월 기아차 K9을 선보이며 국내 자동차 시장 공략의 포문을 열었고 하반기에는 현대차 아반떼 쿠페 모델 등을 추가로 선보이는 한편 주력 차종 판매 확대를 위한 마케팅, 판촉 활동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해외시장뿐 아니라 내수시장도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외형 확장이 아니라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 개발로 경제 불황의 파도를 넘고 세계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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