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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공단 첫 韓·獨합작사 탄생하나

    개성공단 첫 韓·獨합작사 탄생하나

    개성공단의 국제화가 추진되는 가운데 독일 기업이 개성공단 투자를 검토하고자 방북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삼덕통상은 26일 독일 바이어인 미앤프렌즈 AG사가 공동 투자를 위해 개성공단의 현지 공장을 둘러봤다고 밝혔다. 문창섭 삼덕통상 회장은 마이클 에르틀 미앤프렌즈 최고경영자(CEO)와 오전 10시쯤 개성으로 출발해 공장 운영 상황을 살펴보고 오후 4시 경기 파주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돌아왔다. 삼덕통상은 2004년 개성공단에 입주해 아웃도어·스포츠화 등 신발 완제품을 월 25만 켤레 생산한다. 개성공단에서 가장 많은 2600명의 북측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다. 미앤프렌즈 AG는 삼덕통상과 10년 이상 거래하면서 연 30만 켤레의 신발을 수입하는 업체다. 미앤프렌즈 AG는 2009년 4월에도 개성을 방문해 개성공장 생산제품의 수출 확대를 위해 삼덕통상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개성공단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미앤프렌즈 AG는 개성공단의 비전과 국제화 가능성을 판단한 뒤 다음 달 예정된 개성공단 외국인 투자 설명회에 참석해 합작 투자를 제안할 예정이다. 문 회장은 “최근 이산가족 상봉이 취소되면서 남북관계가 다시 긴장 국면에 들어갔지만 개성공단은 이와 무관하게 활발히 가동되고 있다”면서 “독일 등 외국 바이어도 불확실성이 많이 사라졌다고 판단하고 있어 투자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농어 한입에 ‘콱’…킬러 물뱀 포착

    농어 한입에 ‘콱’…킬러 물뱀 포착

    상당한 크기의 농어를 집요하게 쫓은 끝에 사냥에 성공하는 물뱀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5일(현지시간) 한 독일 사진작가가 최근 불가리아에서 촬영한 야생동물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물뱀의 입엔 꽤 커다란 크기의 농어가 머리부터 물려 있다. 이는 농어가 뱀으로부터 수 분간 쫓긴 끝에 마지막 회심의 일격을 가하려 덤비다가 머리부터 잡힌 것이라고 한다. 사진을 촬영한 베른트 슈타인(45)에 따르면 그는 새와 연못이 많은 지역을 방문해 사진을 찍다가 우연히 물고기를 사냥하는 물뱀을 촬영하게 됐다. 한편 농어 사냥에 성공한 물뱀은 곧바로 물속으로 유유히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소치올림픽 성화 우주서도 봉송한다

    2014소치동계올림픽을 밝힐 성화가 오는 29일(이하 현지시간)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된다. 22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소치올림픽 성화 채화 행사가 29일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열린다. 이번 채화식은 지난 10일 자크 로게(벨기에)의 뒤를 이어 IOC 위원장으로 선출된 토마스 바흐(독일)가 IOC 수장 자격으로 처음 참석하는 공식 국외 방문 행사다. 첫 성화 봉송 주자의 영예는 그리스의 18세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인 이오아니스 안토니우가 맡는다. 안토니우는 여사제로 분장한 포물면의 거울에 태양열을 모아 성화봉에 불을 붙이면 이를 건네 받아 러시아 소치로 향한 첫 걸음을 내딛는다. 성화는 그리스를 돌다가 다음 달 7일 러시아로 옮겨진다. 이후 내년 2월 7일 올림픽 개막 때까지 123일 동안 1만 4000여명의 손에 들려 2900여개 도시를 돈다. 거리만도 동계올림픽 사상 역대 최장 거리인 6만 5000㎞다. 러시아는 11월 초 올림픽 성화를 우주 화물선을 이용해 국제우주정거장까지 운송, 우주공간에서도 봉송 장면을 연출하는 특별한 계획까지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소치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위원장은 “올림픽 성화 봉송은 가장 중요하고 황홀한 올림픽 행사 중 하나”라면서 “이를 통해 대회를 앞두고 흥분을 고조시키는 한편, 러시아 전역에 올림픽의 가치들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넉넉한 한가위 연휴… 풍성한 스포츠와 함께

    넉넉한 한가위 연휴… 풍성한 스포츠와 함께

    넉넉하고 긴 추석 연휴만큼이나 국내외 스포츠 경기도 풍성하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쾌청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그라운드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꽉 찬 보름달을 보며 지구 반대편의 스포츠를 즐기는 것도 운치있다. ●해외야구 ‘추추 트레인’ 추신수(신시내티)의 질주는 한가위에도 계속 된다. 18~19일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MLB) 휴스턴과의 원정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며, 21~22일에는 PNC파크로 장소를 옮겨 피츠버그와의 원정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를 달리고 있는 신시내티는 공동 1위 피츠버그와 세인트루이스를 17일 현재 2.5경기 차로 바짝 추격 중. 따라서 주말 피츠버그전은 추신수와 팀에게 매우 중요한 일전이다. 추신수는 연휴 동안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기록을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21홈런-18도루-102득점-104볼넷을 기록 중인 추신수는 도루 2개만 더 추가하면 내셔널리그(NL) 1번 타자 최초로 20-20-100-100이라는 대기록을 세운다. 또 2009년과 2010년에 이어 세 번째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다. 홈런 2개를 더 날리면 2010년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22개)을 넘어서게 된다. 류현진의 소속팀 LA 다저스는 매직넘버 ‘4’를 남겨두고 있어 연휴 동안 NL 서부지구 우승 확정 축포를 쏘아올릴 것으로 보인다. 17일 아쉬운 완투패를 당한 류현진은 5선발 로테이션이 유지될 경우 연휴 마지막인 22일 샌디에이고전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할 수 있다. 임창용이 뛰는 시카고 컵스는 18~20일 밀워키전, 21~22일 애틀랜타전을 잇달아 치른다. ●프로야구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4강 순위 싸움의 와중에서 비로 취소된 경기들이 치러진다. 연휴에도 각 구단은 쉴 틈 없이 고속도로를 누벼야 한다. 이동도 잦고 상대 팀도 수시로 바뀌는 만큼 집중력이 필수다. 넥센은 19일부터 광주에서 KIA와 2연전을 벌인다. 그뒤 곧바로 상경해 21일 삼성, 22일 롯데와 목동구장에서 맞붙는다. KIA는 사직과 광주를 거쳐 잠실에서 경기를 치른다. 막판 순위표를 요동치게 할 경기는 19일 삼성-두산, 20일 두산-LG, 21일 삼성-넥센전. 순위 싸움의 열쇠를 쥔 팀은 단연 두산이다. 18일 한화를 시작으로 삼성-LG-KIA(2연전)-롯데와 차례로 만난다. 7연전이 부담스럽지만 바쁘게 이동하는 다른 팀과 달리 6경기를 잠실 홈에서 치르는 게 큰 위안이다. 여기에 에이스 니퍼트와 계투·마무리 요원 이용찬이 돌아온다. 등 근육통으로 7월 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니퍼트는 지난 15일 넥센과의 2군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 최고 구속도 152㎞까지 찍었다. 2월 팔꿈치 수술 뒤 복귀한 이용찬도 이날 2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프로축구 한가위 축구의 포문은 FC서울이 연다. 18일 오후 7시 30분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불러들여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치른다. 원정 1차전에서 1-1로 비겼기 때문에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득점 없이 비기거나 서울이 이기면 4강 티켓을 쥔다. 서울은 사기가 높고 컨디션도 좋다. ‘국가대표 트리오’ 하대성·고요한·윤일록과 ‘외국인 4인방’ 데얀·몰리나·아디·에스쿠데로 등 빈틈없는 짜임새를 갖췄다. 아시아무대에 출사표를 던졌던 포항·수원·전북이 탈락하고 유일하게 생존한 만큼 책임감도 무겁다. 최용수 감독은 “K리그를 대표하는 클럽으로 경쟁력을 증명하겠다. 축구팬들에게 좋은 명절 선물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K리그클래식도 숨가쁜 레이스를 이어간다. 상하위 스플릿으로 나뉘고 순위싸움이 더욱 치열해진 가운데 선두 포항과 2위 울산이 격돌하는 22일 경기가 빅매치다. ‘스틸타카’ 포항이 1위(승점 52·15승7무6패)를 달리고 있지만 한 경기 덜 치른 ‘철퇴축구’ 울산(승점 51·15승5무5패)이 턱밑까지 추격했다. FA컵 준결승에서 격돌했던 전북-부산도 6일 만에 ‘리턴매치’를 벌인다. ●해외축구 독일 분데스리가도 바쁘다.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손흥민(레버쿠젠)과 박주호(마인츠)가 21일 맞대결을 펼치고, 같은 시간 아우크스부르크의 홍정호는 하노버96을 상대로 데뷔전 출격 명령을 기다린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영국을 방문한 가운데 ‘홍심’을 사로잡기 위한 태극전사의 발끝도 매서울 전망이다. 잉글랜드에서 뛰는 선수들과 시간을 쪼개 만나고 있는 홍 감독은 21일 윤석영(QPR)의 경기를 챙겨보고, 이튿날 김보경(카디프시티)과 면담한 뒤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홍 감독은 지난 15일 선덜랜드-아스널전을 관전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파문으로 곤욕을 치른 기성용(선덜랜드)과 면담했고, 이청용(볼턴)의 경기도 손수 챙겼다.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도 신호탄을 쐈다. 19일 오전 3시 45분 바르셀로나-아약스, 나폴리-도르트문트, 첼시-바젤 등 8경기가 치러진다. ●골프 19일 밤(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장(파70·7154야드)에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1~3차전을 통과한 30명의 골퍼들이 우승 보너스 1000만 달러(약 108억원)를 놓고 벌이는 최종 4차전 투어챔피언십이 시작된다. 4개 대회 최종 승자는 우승 상금 144만 달러(약 15억원) 외에도 1000만 달러의 뭉칫돈을 가져간다. 현재 페덱스컵 1위는 타이거 우즈(미국). 2007년과 2009년 플레이오프 시리즈 정상에 올랐던 우즈의 포인트는 2500점이지만 이번 대회 우승자는 2500점, 2위는 1500점, 3위는 1000점을 받기 때문에 상위권 우승자라면 누구든 1000만 달러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우즈의 전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와 호흡을 맞추는 올해 마스터스 챔피언 애덤 스콧(호주)이 우즈의 대항마다. 체육부 종합 zone4@seoul.co.kr
  • 믿을 수 있는 미국, 캐나다, 유학&워킹홀리데이 정보는?

    믿을 수 있는 미국, 캐나다, 유학&워킹홀리데이 정보는?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등 해외 유학 또는 워킹홀리데이를 꿈꾼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봐도 신뢰도 높은 정보를 찾기란 의외로 어렵다. 자칫 정확하지 않은 정보 때문에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게 될 수도 있다. 해외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한국전람㈜가 주최하는 ‘유이박-유학이민박람회 2013/가을’ 행사와 함께 열리는 세미나를 주목해볼 만하다. 유이박은 10월 5일~6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에서 열리며, 이날 전시장 C홀 맞은편 컨퍼런스센터에서 세미나도 함께 진행된다.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등으로 유학 또는 어학연수를 떠나고 싶지만 정보를 얻을 곳이 없어 막연하기만 하다면 ‘유이박’과 함께 열리는 세미나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미나에 참가하면 미국 유학은 물론, 캐나다와 호주 등 다양한 국가의 해외 유학, 어학연수에 대한 심도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박람회 관계자는 “이번 유학이민박람회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기존의 영어권 인기국가 외에도 네덜란드, 스위스, 프랑스, 독일 등 유럽권 7개국의 유학 정보를 상세하게 알 수 있는 기회”라며 “각국의 국가기관과 학교, 어학원 등의 교육기관, 해외취업 및 인턴십, 은행, 보험, 금융 등 관련 서비스 분야 등 유학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전람㈜는 유이박과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프로모션 홈페이지(www.yuhak2min.com)를 방문하면 무료관람쿠폰 혜택은 물론, 다양한 경품까지 얻어갈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간단한 인적사항을 작성하면 박람회 무료관람쿠폰이 지급되며, 쿠폰 발급 후 친구에게 초대권을 발송하면 매일 선착순 50명에게 여행용 목베개를 선물한다. 또한, 무료관람쿠폰 신청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푸짐한 경품도 증정한다. 당첨자 발표는 10월 1일 홈페이지에 고시할 예정이다. 5명 이상의 인원이 박람회에 단체 방문할 경우에는 무료관람쿠폰과 함께 그룹을 위한 전용 상담룸이 제공된다. 단, 선착순 50팀 제한이므로 서둘러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슬그머니 다가온 ‘공자학원’… 韓流에 맞선 ‘漢流의 역습’

    [주말 인사이드] 슬그머니 다가온 ‘공자학원’… 韓流에 맞선 ‘漢流의 역습’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류’(韓流)에 맞서 중국 ‘한류’(漢流)가 소리 소문 없이 다가오고 있다. 한류(漢流) 첨병은 ‘공자 학원’. 중국의 문화와 언어를 전파하고 친(親)중국 인사를 양성하는 곳으로, 중국 정부가 각국의 대학·기관과 합작해 세운 비영리 교육기관이다. 언어·문화 보급 기관인 ‘인스티튜트 프랑세즈’(프랑스), ‘괴테 인스티튜트’(독일), ‘브리티시 카운실’(영국)과 비슷하다. 친숙한 ‘공자’(孔子)를 내세워 주요 2개국(G2)에 걸맞은 문화적 위상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국내 대학들은 최근 중국 교류 활성화와 대외 이미지 제고를 위해 공자 학원을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2004년 11월 ‘서울 공자아카데미’가 설립된 이후 공자 학원은 한국외국어대와 인천대 등 전국 18곳에 들어섰다. 세계적으로는 지난 9년간 112개국 414곳(초·중등학교에 설립된 공자 학당을 포함하면 979곳)에 공자 학원이 세워졌다. 하지만 우리 교육당국은 이에 대해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류(韓流)를 계기로 세계에 한국어 교육을 확대하려는 정부에 공자 학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공산 혁명(1949년)과 문화 혁명기(1966~1976년)를 거치면서 한때 공자를 구시대의 인물로 배척했던 중국 정부가 문화 침투의 첨병으로 공자를 내세운 것은 중국을 알리는 브랜드로 공자만 한 인물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더군다나 인간의 도리와 예절을 강조한 공자를 내세워 중국의 성장이 미국에 맞서는 패권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미지 외교에도 활용할 수 있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가구당 한 자녀 정책에 따라 응석받이로 길러진 중국 청소년들에게 공자의 윤리와 도덕관을 강조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한권 아산정책연구원 중국센터장은 13일 “중국이 당면한 국제적 문제를 미국과 서구 중심이 아닌 중국의 전통적 가치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가장 많이 알려진 공자를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지도자들도 공자 학원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부주석 시절인 2011년 12월 태국 방문 당시 공자 학원 방문을 일정에 넣고 전 세계 언론에 이를 홍보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도 2011년 1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시카고의 공자 학원을 시찰한 뒤 20여명의 교사와 학생들을 중국으로 초청했다. 중국은 특히 주재국 학생들의 중국 유학 경비를 지원하는 등 매년 20억 위안(약 36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전 세계의 공자 학원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20여년간 자국의 빈곤 지역 초등학생들을 위해 설립한 1만 5000여곳의 희망학교에 들인 예산이 56억 위안이라는 점과 비교할 때 엄청난 규모다. 중국 정부는 2015년까지 전 세계에 500곳이 넘는 공자 학원을 세워 150만명 이상의 학생을 배출할 계획이다. 공자 학원의 개설과 관리는 중국 교육부 산하의 ‘국가한판’(國家漢辦)이 주도한다. 국가한판은 공자학원을 설립하는 학교에 20만 달러 안팎의 투자금을 지원하며 현지 학교의 요청에 따라 중국인 교사를 파견하고 중국어 교재도 제공한다. 공자 학원은 일반적으로 해당 주재국 현지인과 중국인이 각각 원장과 부원장을 맡아 공동 관리한다. 현지 수요에 따라 특화된 공자 학원도 있다. 2007년 영국에서는 ‘중의(中醫) 공자학원’을, 2011년 호주에서는 ‘관광 공자학원’이나 ‘비즈니스 공자학원’이 개설됐다. 국내에서는 공자 학원이 중국 진출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각 대학은 중국 정부가 초청하는 국비 장학생들을 한 해 10명 이상 선발해 중국 유명 대학에 파견한다. 충남대 공자아카데미 관계자는 “이번 학기에도 학생 40명이 중국 정부의 국비 장학생으로 산둥대 등 우수 대학에 파견됐고, 2008년부터 박사와 석사, 연수 등 다양한 과정에 장학생 218명을 보냈다”고 밝혔다. 계명대 공자아카데미 관계자도 “이번 학기에 선발된 중국 정부 장학생 25명은 베이징어언대, 허베이전력대 등에서 학비와 기숙사비, 정착비, 생활비 전액을 지원받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공자 학원은 중국 문화 소개보다 어학 교육에 치우쳐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 대학의 공자 학원이 개설한 가을학기 커리큘럼을 보면 33개의 강좌 가운데 태극권과 중국서예 2개를 빼고는 어학 강좌 일색이다. 서울의 한 공자학원에 등록하려다 포기했다는 김모(36·대학원생)씨는 “학비나 교재, 커리큘럼 등이 국내 사설 중국어학원과 차이가 없고 강의도 그리 체계적이라는 느낌을 못 받았다”면서 “중국 문화에 대한 강의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 사실상 중국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정도가 이점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공자 학원의 국내 관계자도 “중국 정부에서 파견하는 원어민 강사들 가운데 대학을 갓 졸업한 경험 없는 학사 출신들도 많아 강의의 질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기도 한다”면서 “자격 미달 강사들이 한국 대학에 와서 강의보다 박사 학위를 따는 등 잿밥에만 관심이 많을 때도 있다”고 꼬집었다. 김애경 명지전문대 중국어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사설 중국어 교육기관이 난립해 있어 비용 투입 대비 효과가 적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중국센터장은 “국제 사회가 서구 중심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보편적 가치로 내세운 데 비해 중국은 자국의 ‘소프트파워’를 강화하기 위해 공자를 내세우고 있지만 우리 입맛에 맞는 문화 콘텐츠를 특화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재철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는 “세계인들이 중국에 대해 관심을 갖는 영역은 중국 문화와 언어라기보다 경제적 잠재력”이라면서 “돈만 있다고 매력이 있는 것은 아니듯 중국이 내세우는 가치가 미국이 내세우는 자유와 인권보다 보편적인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점에서 공자 브랜드를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친중 인사 양성과 전 세계 인재를 중국으로 흡수하는 수단으로 공자 학원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공자 학원의 확산은 최근의 일이지만, 시작은 1987년 ‘국가대외한어교학영도소조’라는 상설 조직을 설치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여년간 치밀한 준비를 한 셈이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부 교수는 “성과가 미흡한 공자 학원이라도 중국 정부가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쉽게 폐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자국 문화의 확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우리 교육당국은 공자 학원의 운영 실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미국 정부가 공자 학원이 장래 중국 문화 침투의 교두보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5월 자국 내 공자 학원에 근무하는 중국인 교사들에게 방문 학자용 비자가 아닌 정식 취업비자를 받아오라고 통보해 중국 정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지원금이 들어간 사업이고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서 현황 집계를 하지 않는다”면서 “관리나 감독은 각 대학에 일임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공자 학원은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 확산을 추구하는 우리 정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종학당은 전 세계 51개국 117곳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지난해 10월에서야 이를 통합·관리하는 세종학당 재단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재단이 공격적으로 세종학당을 설립하면서 과도한 경쟁과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부처 간 업무 중복과 부처 이기주의로 인해 볼썽사나운 영역 다툼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욱 호서대 한국어문화학부 교수는 “중국과 우리의 국력 차이를 감안할 때 한국어가 중국어처럼 해외에서 생활어, 무역어, 제2 외국어로서의 지위를 얻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대통령 해외 방문 일정에 세종학당 방문을 넣고 적극적인 현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송파구, 獨 베를린 슈테글리츠-첼렌도르프와 자매결연

    송파구는 12일 독일 베를린 슈테글리츠-첼렌도르프와 자매결연을 맺었다고 밝혔다. 5박 7일 일정으로 슈테글리츠-첼렌도르프를 방문 중인 박춘희 구청장 등 송파구 대표단은 독일 의회, 지역 고등학교, 다렘식물원 등을 둘러보고 자매결연 이후 두 도시 간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1994년 파라과이 아순시온을 시작으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중국 퉁화 등에 이어 여섯 번째 자매결연 자치단체가 됐다. 2011년부터 추진된 자매결연은 지난 4월 노베르트 코프 구청장 등 슈테글리츠-첼렌도르프 대표단이 방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번 자매결연을 통해 두 자치단체는 ▲행정·경제·문화·체육·교육·환경 등 각 분야의 협력 ▲지역발전과 주민 복지향상을 위한 정보 및 편의 제공 ▲청소년·민간단체 교류 활동 지원 ▲교류 활성화를 위한 실무협의회 구성 등 포괄적 협력 체제 구축에 합의했다. 박 구청장은 “이번 자매결연을 통해 행정·문화·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면서 “교류 협력을 확대해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면서 공동 발전을 이뤄 나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가교 리더십’ 빛났고 ‘세일즈 외교’ 큰 성과

    ‘가교 리더십’ 빛났고 ‘세일즈 외교’ 큰 성과

    박근혜 대통령이 7박 8일간의 러시아 및 베트남 방문 일정을 마치고 11일 오후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6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을 잇는 ‘가교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했다. 쯔엉떤상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이뤄진 베트남 국빈 방문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체결에 합의하고 원전 등 인프라 사업 협력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취임 후 첫 다자무대인 G20 정상회의에서는 정상선언문과 부속서에 창조경제와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등 이른바 ‘근혜노믹스’를 담아내고 러시아와 독일, 이탈리아, 카자흐스탄 등 4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하는 등 인상적인 활동을 펼친 것으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출구전략과 관련,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놓여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감안한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 반영시키는 등 일종의 가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장국인 러시아의 요청에 따라 ‘선도발언’을 맡았고 일자리 창출을 통한 ‘포용적 성장’ 등 향후 G20이 지속적으로 다뤄야 할 의제를 제시, 주목을 받았다. 선진국과 신흥국 간 정책 공조의 장으로서 G20 기능을 강화시키는 데 박 대통령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가운데 처음으로 국빈 방문한 베트남에서는 원전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내년까지 FTA를 체결키로 하는 등 세일즈 외교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을 ‘사돈의 나라’로 지칭하며 친근감을 나타냈던 상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2020년까지 양국 무역액을 700억 달러까지 높이고, 각종 에너지인프라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 확대 등 세부 경제협력 방안에 합의했다. 권력서열 1∼4위 지도자들과 잇따라 회동했고 1800여개의 우리 기업이 진출한 ‘경제수도’ 호찌민시를 찾아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현지에서 겪는 애로 사항을 청취해 시 정부에 해결을 요청하기도 했다.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베트남전 파병이 빚어낸 양국 간의 ‘아픈 과거사’를 치유하기 위한 행보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베트남의 국부로 추앙받는 호찌민 전 주석의 묘소에 헌화하고 집무실을 찾음으로써 상징적으로 과거와의 ‘화해’를 시도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복·아오자이 패션쇼에 모델로 참여하는 등 베트남인들의 마음을 얻는 ‘문화 외교’를 통해 경제협력을 극대화하는 ‘박근혜식 세일즈 외교’를 선보이기도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베트남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서의 중요성이 있다”며 “베트남이 아세안의 거점이라는 차원에서 대(對)아세안 외교를 본격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고도비만 걸렸나?’ 독일서 ‘괴물개구리’ 포착

    ‘고도비만 걸렸나?’ 독일서 ‘괴물개구리’ 포착

    개구리가 살이 찌면 어떤 모습일까? 해외의 한 동물원에서 마치 퉁퉁하게 살이 오른 듯한 개구리의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안 녹색청개구리(Australian green tree frog)로 알려진 이것은 돌출된 눈이 특징이며, 몸은 짙은 녹색을 띈다. 독일의 슈투트가르트동물원에서 포착한 이 개구리는 동종 개구리들에 비해 다소 ‘뚱뚱한’ 외모가 특징이다. 등과 다리, 목 부분에 퉁퉁하게 살이 오른 것처럼 보여 마치 SF영화에 등장하는 괴물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몸집 크기 역시 일반 오스트레일리안 개구리에 비해 큰 이것은 몸길이가 10㎝까지 자라고, 평균 수명은 16년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포착한 독일의 사진작가는 동물원을 방문했다가 평소 보던것과 다른 모습의 개구리를 본 뒤 이를 사진에 담았다. 그는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악당 캐릭터인 ‘자바 더 헛’을 닮은 개구리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정주영의 꿈’ 유라시아 철도사업 보인다

    ‘정주영의 꿈’ 유라시아 철도사업 보인다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 현대로템이 러시아 철도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이를 통해 한·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탄력 받고 있는 유라시아 횡단 철도 연결사업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러시아 국영 중공업회사인 UVZ(UralVagonZovod)사의 알렉세이 티샤예프 철도사업본부장 등이 10일 자사의 창원 철도차량 공장과 연구소를 방문해 러시아 철도사업에 대한 협력 및 기술이전 방안 등을 논의한다고 8일 밝혔다. UVZ사는 러시아 연방정부가 지분 100%를 소유한 국영회사로 화물철도차량, 특수차량을 생산한다. 2012년 매출액이 60억 달러, 직원 수만 7만명에 이른다. 현대로템은 러시아와의 철도사업 협력이 앞으로 유라시아 철도 연결사업으로까지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현대로템이 설계·생산기술, 기자재 공급과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주도하고 차량은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 생산하거나 남북한과 러시아가 유라시아 철도연결 사업에 합의하는 경우 북한에서도 차량의 조립,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그룹에 따르면 유라시아 횡단 철도 연결은 오랜 숙원 사업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생전에 “우리가 만든 열차로 부산에서 서울, 평양을 거쳐 유럽까지 가고 싶다”고 꿈을 피력해 왔으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유라시아 철도사업에 적극 참여할 것을 주문해 왔다. 정 회장은 평소 “부산에서 독일 함부르크까지는 1만 9000㎞로, 배로 가면 27일이나 걸리지만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이용하면 10일이면 충분하고, 운임도 컨테이너 1대당 평균 980달러로 선박 이용(2200달러)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언급해 왔다. 사업 가시화에 대한 계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통해서 마련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부산에서 출발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철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꿨다”며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앞서 2008년부터 현대로템은 러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작업을 꾸준히 벌여왔다. 지난해 10월에는 러시아 철도청과 철도차량 공급, 인증, 연구개발에 대한 협력 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현재 러시아가 2015년까지 개통할 모스크바 순환선 전동차 231량(4억 달러)과 모스크바 지하철 고급 전동차 2500량(42억 달러)에 대한 입찰을 준비 중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러시아 G20 정상회의] 朴대통령 “역사 상처 건드려선 어려워”… 메르켈과 협력 공감대

    러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양국 정상회담을 가졌다. 아시아와 서구를 대표하는 여성 지도자들의 만남이어서 현지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2000년 처음 인연을 맺은 두 정상은 이날 회담까지 13년간 네 차례의 만남을 이어 왔다. 메르켈 총리는 자신이 머물고 있는 11번 빌라에 박 대통령이 도착하자 현관 계단으로 내려와 맞이하며 예우를 갖췄다. 두 정상은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는 물론 시리아 문제 등의 글로벌 이슈와 양국 경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총리가 다하우 추모관(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을 방문해 연설하는 모습에 우리 국민도 감명을 받았다”며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자세 없이 자꾸 상처를 건드려서는 (관계 회복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침략 사실을 부인하고 과거사를 왜곡하고 있는 일본이 독일처럼 해 주기를 바란다는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한·중 관계에 대한 메르켈 총리의 질문에 박 대통령은 “중국은 북핵 문제에 대한 인식과 입장,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최근 동북아 정세와 우리 정부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설명하면서 “이 구상의 실현을 위한 유럽의 모범적 사례가 좋은 귀감이 된다”고 하자 메르켈 총리도 깊은 공감을 표하면서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오는 22일 독일 총선에서 승리하게 되면 박 대통령이 조속히 독일을 방문할 수 있도록 초청하고자 한다”고 했으며 박 대통령도 “추후 적절한 시기에 독일을 방문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모두 보수 정당의 대표를 지냈고 서강대 전자공학과와 라이프치히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이공계 전공자들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말 대통령에 당선되자 처음으로 축하 전화를 한 외국 정상도 메르켈 총리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시리아 사태·美 출구전략·영토분쟁 설전 ‘전쟁 같은 G20’

    시리아 사태·美 출구전략·영토분쟁 설전 ‘전쟁 같은 G20’

    5, 6일(현지시간) 양일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리아 사태를 놓고 각국 정상이 격론을 벌일 전망이다. 특히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응징하겠다며 공습을 주장하는 미국과 시리아의 동맹인 러시아, 중국 간의 설전이 예상된다. 4일 CNN 등에 따르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스웨덴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전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의회가 시리아 공습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해 시리아 군사개입 의지를 재확인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역시 전날 “유럽은 시리아 문제 앞에서 단결해야 하며 각국은 자신의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면서 시리아 공습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미국과 뜻을 함께했던 영국을 비롯한 독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잇따라 공격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돌아서는 등 각국의 입장에 온도 차가 드러나 이번 회의에서 시리아 사태에 대한 중지를 모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정보기관의 정보수집 활동을 폭로한 이후 러시아로 임시 망명한 에드워드 스노든의 신병 처리 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 미국과 러시아는 시리아 문제를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 책임이 확인되면 러시아도 시리아에 대한 군사공격을 승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시리아 군사공격에 대한 승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의 껄끄러운 관계를 반영하듯 이번 회의에서 두 정상은 일반적 의전 관례를 깨고 서로 멀리 떨어진 자리에 앉을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국제금융 체제 보완 등 국제경제 현안에 대한 논의 역시 활발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출구전략에 따른 세계 각국의 대응 전략이 최대 관심사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인도, 태국 등 신흥국에서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상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우경화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는 역사왜곡 문제와 영토 분쟁 역시 주요 의제다. 최근 평화헌법 개정,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강화되는 우경화 행보에 일본과 한·중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80세 넘은 나치 30명 살인 혐의 조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110만명을 학살한 폴란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나치 경비대원으로 근무한 30명이 또다시 독일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임종을 코앞에 둔 전범에게도 ‘처벌에는 예외가 없다’고 강조하는 독일 정부의 끈질긴 과거사 청산 의지를 보여 주는 사례다. 3일(현지시간) 독일 DPA 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검찰은 이날 정부 산하 기관인 ‘나치범죄 추적을 위한 중앙사무소’에서 넘겨받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경비대원 출신의 나치 전범 용의자 30명의 명단을 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독일 남부 바덴퀴르템베르크주 루드비히스부르크시에 있는 중앙사무소는 1958년 설립된 세계 최대 나치 추적단체로 그동안 7000여명의 나치 전범을 찾아냈다. 경비대원들은 평균 80세 이상 고령으로, 이 중에는 97세의 노인도 포함됐다. 이스라엘의 나치 전범 추적 인권단체인 시몬 비젠탈 센터 에프라임 주로프 소장은 “시간이 흐른다고 살인이라는 죄가 사라지지 않듯, 범죄자의 나이가 많다고 그들을 보호할 수는 없다”며 독일 정부의 이번 조사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편 프랑스를 공식 방문 중인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은 4일 독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제2차 세계대전 말 나치 독일군이 대학살을 저지른 프랑스 중서부 마을 오라두르 쉬르 글란을 방문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1) 수요가 있어야 미래 먹거리도 있다 - SK건설 터키 사업 현장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1) 수요가 있어야 미래 먹거리도 있다 - SK건설 터키 사업 현장

    ‘터키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뭘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직접 터키에서 지내며 그곳 사람들의 얘기를 경청하는 것일 게다. SK건설이 터키 이스탄불에서 벌이고 있는, 유럽 대륙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 교통 인프라 사업들도 시작은 이와 같았다. 터키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 그에 대한 고민이 향후 20년 이상 SK그룹에 꾸준한 먹거리를 제공할 역사적인 대공사 ‘유라시아 해저터널’과 제3교량 건설의 단초가 됐다. 유럽과 아시아의 길목인 고도(古都) 이스탄불의 교통 정체는 유명하다. 지난달 13일 이스탄불에서 만난 조성일 SK터키 부장은 “걸어서 15분 걸리는 거리도 출퇴근 시간에는 2시간 가까이 걸린다”며 “지금은 라마단 이후 이어지는 휴가 끝머리라 그나마 한산한 편”이라고 이스탄불의 극악한 교통 환경에 대해 전했다. 터키는 3%의 유럽 땅과 97%의 아시아 땅으로 이뤄져 있다. 그 경계가 되는 것이 이스탄불을 가로지르는 보스포러스 해협이다. 그런데 이 해협 서쪽인 유럽 쪽에는 기업 사무실이 집중돼 있고, 동쪽인 아시아 쪽에는 주택가가 모여 있다. 이 때문에 출근 시간에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퇴근 시간에는 반대 방향으로 교통 수요가 대거 발생한다. 이스탄불 인구는 1300만명 정도다. 그러나 이를 해소해 줄 다리는 해협 위로 고작 2개가 걸려 있을 뿐이다. 1973년 영국과 독일 건설사가 지은 제1교량, 1988년 일본과 이탈리아 건설사가 지은 제2교량이 그것이다. 조 부장은 “2개 교량의 소화 능력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지만 해협을 건너는 수요는 지금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SK건설의 유라시아 해저터널은 이러한 이스탄불의 교통 정체를 획기적으로 줄여 줄 공사로 주목받고 있다. 해저터널을 통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유라시아 해저터널 공사는 연결 도로 등을 포함해 총연장 14.6㎞에 달한다. 이 중 5.4㎞ 구간은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하는 복층 터널이다. 총사업비 12억 4000만 달러로 리비아 대수로 공사 이후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벌인 최대 토목 공사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13일 방문한 공사 현장에서는 해저 굴착을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해협을 바로 앞에 둔 현장에는 해협 방향으로 지반을 뚫고 갈 터널굴착장비(TBM)의 출발 지점을 만들기 위해 굴착기들이 한창 지반을 파내려 가고 있었다. 이 공사의 해저 구간에선 전진하면서 커터로 지반을 깎는 동시에 콘크리트 패널인 세그먼트를 부착해 터널을 만드는 장비인 TBM를 통해 공사가 진행된다. 김정훈 SK건설 부장은 “현재는 공사 초기 단계로 10% 정도 진척된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터널 굴착 공사는 TBM이 현장에 투입되는 11월쯤부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투입되는 TBM은 직경 13.7m에 총길이 120m, 무게 3300t에 달한다. 설계·제작에만 15개월이 걸렸으며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크다. 현재 운송 단계로 현장 도착 후 장비 재조립이 끝나면 바로 공사에 투입된다. 이후 지하 36m 해저터널 굴착 시작점에서 가동을 시작해 17개월 동안 하루 평균 6.6m씩 터널 구조를 만들며 해협 밑을 지나게 된다. 이번 공사는 TBM 공법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 국내 기업이 대규모 TBM을 활용해 터널 공사를 진행한 예가 없기 때문이다. 지반의 특성 때문에 국내 공사는 주로 발파식으로 진행되며 TBM을 쓴다고 해도 5m대 소규모다. 해저터널 사업을 총괄하는 서석재 SK건설 인프라부문 전무는 “국내 기업으로서는 전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공사 경험 자체가 SK건설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사업이 가진 창조성의 핵심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사업 개발 방식이다. 지금껏 국내 기업의 해외 건설 공사는 ‘갑’인 개발권자에게 ‘을’인 건설사가 공사를 수주해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SK건설은 이를 뒤집어 직접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자금을 조달해 건설한 뒤 운영까지 하는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드’(TSP) 방식을 채택했다. SK건설은 2008년 12월 사업권을 획득한 뒤 2년 2개월 동안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유럽투자은행, 유럽부흥개발은행 등 세계 10개 금융기관과 금융약정을 체결해 9억 6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서 전무는 “단순한 기존 설계·조달·시공(EPC) 방식은 안정적 수입을 확보할 수 없어 경쟁력의 한계가 있다”며 “이번에 처음 시도한 TSP 방식은 말하자면 기술과 금융을 융합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터널은 50여개월간의 공사를 거쳐 2017년 4월쯤 개통될 예정이다. 이후 SK건설은 26년 2개월 동안 유지보수를 하며 직접 터널을 운영하게 된다. 이 기간 동안 통행료 수입도 얻게 되는데 SK건설 측은 연간 통행량이 12만대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터키 정부가 6만 8000대까지는 수익을 보장해 주기로 돼 있어 유라시아 해저터널은 향후 20여년간 SK그룹의 안정적 먹거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라시아 해저터널과 함께 SK건설은 터키 인프라 사업의 하나로 보스포러스 해협을 지나는 제3교량도 건설하고 있다. 6억 9700만 달러 규모의 공사로 현대건설과 공동 수주했다. 지난달 14일 방문한 제3교량 건설 현장에서도 공사 초기 단계로 진입로를 정비하고 교량 주탑을 건설하는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었다. 교량 중 가장 북쪽(유럽 쪽 사르예르 가립체, 아시아 쪽 베이코즈 포이라즈쿄이)을 잇는 이 공사는 총연장 2164m로, 다리 구간만 1408m다. 특히 제3교량은 세계적으로 선례가 없는 ‘사장-현수교’ 방식으로 건설된다. 주탑이 다리 상판 무게를 버티는 사장교와 주탑 사이 줄을 걸고 그 줄에 다시 상판을 묶는 현수교 방식이 혼합된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안전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SK건설은 세계 최초로 실현되는 사장-현수교 기술 역시 미래 먹거리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건설이 터키에서 인프라 사업에 집중하는 건 주변 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둔다는 뜻도 있다. 이승수 SK건설 터키지사장은 “이제는 터키 건설업도 발전해 해외 업체가 얻을 수 있는 부분은 줄고 있다”며 “터키의 지리적 이점을 생각하면 터키에서의 인프라 사업은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쌓고, 또 이를 통해 주변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탄불(터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정점 치닫는 시리아 내전] 오바마 “군사력 동원 여부 미결정”

    유엔이 28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여부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데 나흘이 더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의 대(對)시리아 공습도 다음 주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도 신중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시리아 공격과 관련해 의회에 제출한 동의안에서 “유엔 현장조사단의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군사적 행동을 취하지 않겠다”며 한 발짝 물러났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파리를 방문한 시리아 반군 지도자와 만나 “시리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목표”라며 공습 연기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과거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유엔 동의 없이 감행했던 군사적 응징의 부작용이 또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미국 공영방송 PBS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정부가 자국민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면서도 “군사력 동원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달 4~5일쯤 공습을 단행하고 싶어한다며 상반된 내용을 전했다. 다음 달 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만큼, 시리아의 우방국인 러시아에서 일정이 시작되기 전 군사적 행동에 나서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유엔 5대 상임이사국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는 러시아와 중국의 반발로 1시간 만에 무산됐다. 곧바로 러시아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공습에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한 현장 조사 보고서를 검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도 미국의 군사 공습을 막기 위해 두 나라가 긴밀히 공조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화학무기 조사단이 오는 31일 시리아에서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는 유엔 조사단에게 조사가 끝난 뒤에도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다. 서방의 군사 제재 시점을 조금이라도 늦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시리아 사태 공습 임박설로 국제 금융시장 요동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군사 개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27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증시는 동반 하락했고 금과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은 강세를 보였다. 원유 가격도 급등했다. 미국의 경제·금융 전문사이트인 마켓워치는 “시리아 공습 우려가 시장을 강타했다”고 시장의 충격을 전했다. ●미국, 이르면 29일 시리아 공습설 미국은 이르면 오는 29일쯤 시리아에 대해 미사일 공습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NBC 방송은 미국 고위 관료를 인용해 미군이 이르면 오는 29일쯤 첫 미사일 공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브루나이를 방문 중인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명령을 내리면 즉각 군사공격을 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미국의 시리아 군사개입은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만 남겨놓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시리아 정부는 서방의 군사 개입 가능성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방어할 것이며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밝혀 시리아 사태에 대한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미국·유럽 증시 최대 2% 이상 하락 뉴욕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이어 시리아 위기까지 겹치자 이날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우 지수는 1.14%,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59%, 나스닥 지수는 2.16%의 낙폭을 각각 보였다. 다우 지수는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는 12% 이상 상승했다. 하락세로 출발한 유럽 증시는 시리아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와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각각 2.28%와 2.42% 급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79% 내렸다. 미국과 유럽에 앞서 마감한 아시아 증시에서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한국의 코스피는 전날보다 0.11% 내렸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0.69%, 대만 기권지수는 0.94% 각각 하락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34% 상승했고 홍콩항셍지수는 0.59% 내렸다. 중동의 증시는 폭락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증시의 DFM 지수는 전날보다 7.0% 떨어져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아랍권 최대 규모인 사우디아라비아 증시의 TASI 지수도 전날보다 4.12% 떨어졌고 UAE 아부다비 증시의 ADX 지수는 2.83% 하락했다. ●금·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 가격 상승 금과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 가격은 위기감이 반영돼 상승했다. 뉴욕시장에서 12월물 금은 전날보다 27.10달러(2%) 오른 온스당 1420.20달러에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14일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런던 현물시장에서도 금 시세는 위기감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의 영향으로 온스당 1419.25달러를 기록하며 3% 급등했다. 은과 구리의 가격도 상승했다. 미국 국채는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수익률(금리)이 하락했다. 미국의 5년 만기, 10년 만기,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6~0.07%포인트의 하락세를 보였다. 시리아에 대한 서방의 공습 우려로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도가 다시 커지자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3.09달러(2.9%) 오른 배럴당 109.01달러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3.64달러(3.29%) 오른 배럴당 114.37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신흥국 통화 가치 급락 주요 신흥국의 통화 가치는 이날 잇따라 최저치를 경신했다. 인도의 루피화 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66.07루피로 하락해 사상 최저치로 내려갔다.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 가치도 달러당 1만 905루피아로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말레이시아의 링깃화 가치는 달러당 3.3270링깃으로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필리핀 페소화 가치도 달러당 44.50페소로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태국 바트화 가치는 달러당 32.14바트로 전날보다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이 나타난 상황에서 시리아 사태에 대한 위기감이 증폭돼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책꽂이]

    정치와 비전 3(셸던 월린 지음, 강정인·김용찬·박동천·이지윤·장동진·홍태영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미국의 저명한 정치 철학자인 저자의 대표작. 1960년 첫 출간 뒤 760여쪽의 방대한 저술이 3권으로 나뉘어 ‘정치와 비전 1’(2007), ‘정치와 비전 2’(2009)가 먼저 출간됐다. 이번에 출간된 ‘정치와 비전 3’는 새롭게 추가된 7개의 장을 담았다. 480쪽. 2만 3000원. 프로파일러 표창원의 사건 추적(표창원 지음, 지식의숲 펴냄) ‘묻지마 살인’에 온 국민이 자주 경악하게 되는 현실에서 범죄 수법도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정교해진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범죄자, 혹은 피해자로 만든 것일까. 프로파일러 표창원 박사가 범죄자의 심리 구조와 방법을 세밀하게 분석해 사회적 대처 방안을 제시했다. 280쪽. 1만 3800원. 개마고원(고승철 지음, 나남 펴냄) 남북 문제를 다룬 정치 소설이다. 언론인 출신의 작가는 북한 지도자가 비핵화를 고민하고, 남북 정상이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을 극비리에 추진하는 세계를 상상했다. 6·25 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의 배경이 된 개마고원을 무대로 서적 외판원 출신의 주인공 장창덕과 재벌 기업인 윤경복, 한국 근현대사 학자 서연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장창덕과 윤경복이 북한의 반체제 세력에 자금 후원을 시도하던 중 이들을 돕던 서연희가 북한 군부에 납치된되면서 장창덕은 서연희를 구하기 위해 개마고원으로 향한다. 406쪽. 1만 2800원. 가보고 싶은 나라 알수록 재미있는 나라 폴란드(윤형중 지음, 역사공간 펴냄) 통일부 공무원이자 바르샤바대 유학생 출신인 저자가 3년간 폴란드에 머물며 보고 듣고 느낀 폴란드 이야기. 독일, 러시아, 오스트리아, 헝가리에 둘러싸여 부침을 겪던 단일민족 국가라는 점에서 동질감이 느껴진다. 폴란드의 역사와 문화를 두루 조명했다. 424쪽. 1만 7000원. 메갈로마니아(온다 리쿠 지음, 송수영 옮김, 문학동네 펴냄) ‘밤의 피크닉’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 등으로 유명한 일본 추리 소설가가 쓴 중남미 여행기. 책 제목은 ‘과대망상’이라는 뜻이다. 여행지에서 떠오르는 생각이나 소설 소재가 될 망상을 현실 속 여정에 엮어 여행기로 꾸몄다. 술, 음식 이야기도 맛깔스럽게 녹였다. 280쪽. 1만 3800원. 대통령 의전의 세계(김효겸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역대 청와대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실 근무자 가운데 최장 근무 기록을 보유한 저자가 쓴 대통령 의전 이야기. 광복절 경축식 같은 연례행사, G20서울정상회의 등 국제행사, 대통령의 독도·연평도 방문 같은 특별행사 등 다양한 사례와 사진, 에피소드들을 소개했다. 360쪽. 2만 5000원. 화폐 이야기(송인창 등 지음, 부키 펴냄) 행정고시 41~46회 출신 기획재정부 공무원 7명이 화폐의 역사, 금융의 명암, 기축 통화 등 화폐 관련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저자들은 “금융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양적완화 정책은 불가피하지만 화폐 남발을 지속해 위기를 벗어나려는 시도는 더 큰 불행을 불러온다”고 지적한다. 416쪽. 1만 5800원. 자동차 주말여행 코스북(유연태 외 4인 지음, 길벗 펴냄) 대한민국의 빼어난 드라이브 코스를 모았다. 여행작가 유연태씨, 여행 관련 홍보대행사를 운영하는 전계욱·온석원씨 등 여행광 5명이 저자로 참여했다. 주말이면 ‘어떤 도로를 타고 어디로 갈까’ 하는 고민에 시달려 온 독자에게 그 해답을 속시원히 제시해 주는 책이다. 가족, 연인, 싱글족 등 누구에게나 맞춤한 정보들이 들어 있다. 놓치면 아쉬운 주변 볼거리와 지역의 대표 맛집, 그리고 숙박 정보까지 알차게 담겼다. 496쪽. 1만 7500원.
  • [생명의 窓] 코리아 르네상스를 위한 에코시스템/황성주 이롬 대표이사

    [생명의 窓] 코리아 르네상스를 위한 에코시스템/황성주 이롬 대표이사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히틀러는 이탈리아 피렌체 지역에서 후퇴하고 있는 독일군에게 ‘아르노 강의 다리를 폭파하고 도시 전체를 초토화하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현지 지휘관은 아름다운 걸작들이 사라지는 게 안타깝다는 생각에 명령에 복종하지 않았다. 피렌체의 르네상스 시대 예술품은 이렇게 살아남았다. 1400년부터 1425년까지 이탈리아 피렌체 지방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걸작이 탄생했다. 조각가 도나텔로, 공예가 기베르티, 화가 마사치오 등이 대표 작가들이다. 어떻게 그 조그만 도시에서 그토록 많은 천재 작가들을 배출할 수 있었을까? 한 마디로 표현해서, 피렌체 르네상스는 시스템의 결과이다. 이러한 창조적 대분출은 수많은 우호적인 요소들이 엮어져 영향을 미친 것이라 할 수 있다. 거의 천년 동안 잊혀 있던 지식의 재발견(고대의 건축양식과 예술), 훌륭한 예술 감각을 가진 재정후원자들, 그리고 능력 있는 예술가들이 하나가 되어 상승작용을 일으킨 것이다. 즉, 창조적 작업의 성패는 지식과 재원과 사람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어떻게 잘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피렌체는 무역과 섬유업, 은행을 통해 14세기 말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가 되었다. 그들이 가장 우려했던 것은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정치적 긴장이었고, 그 해소방안으로 도시의 리더들은 피렌체를 ‘새로운 아테네’, 즉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르네상스’가 이루어지려면 반드시 노하우(지식·정보·기술), 파이낸스(풍부한 재정후원)와 맨 파워(창조적 인재)가 필요하다. 고대 문화의 재발견은 새로운 피렌체를 위한 기초 작업이 되었고, 그 위에 후원자·예술가·일반 시민이 새로운 예술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창조적 대역사가 만들어진 것이다. 코리아 르네상스를 준비하려면 지금부터 작은 르네상스가 공동체 단위로 곳곳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 지식이나 정보만으로도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사람은 많되 사람이 없는 인재 부재의 시대에서 창조적 인재를 키우는 일은 절박하다. 무엇보다 창조적 인재를 키우는 에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창조경제는 창조적 사고, 창조적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 창조적 에코 시스템에서 이루어 내는 열매와 같다. 급하다고 하루아침에 인재를 만들어 낼 순 없다.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에서 ‘에코’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나는 충남 서산 소재 대안학교 ‘꿈의 학교’를 방문하면서 여기야말로 다이아몬드 광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창조적 에코 시스템에서 학생들이 자라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잘 가공만 하면 정말 비싼 값에 팔릴 다이아몬드 원석들이 여기저기 박혀 있었다. 교육은 ‘영재 만들기’가 아닌 ‘영재 발견하기’라는 말이 실감나는 학교였다. 경작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모든 농사는 반드시 심은 대로 거두게 되어 있다.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과거의 ‘우리가 심은 대로의 열매’이다. 코리아 르네상스를 이루려면 미래를 바꿀, 확실하게 변화된 사람을 산출해 내야 한다. 한탄만 하고 있어서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급해도 사람부터 키워야 한다. 자연스럽게. 에코 시스템에서.
  • 日과 너무 다른 獨

    日과 너무 다른 獨

    다음 달 총선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옛 나치 강제수용소를 찾았다.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하려 하는 일본 총리와 정부 각료들에 대한 전 세계의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뜻깊다.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강제수용소였던 뮌헨 인근 다하우 수용소 추모관을 방문해 헌화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독일 총리가 다하우 수용소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곳에서 “다하우는 비극적이게도 강제수용소의 대표적인 이름으로 유명하다”면서 “이곳 수감자들의 운명을 떠올리면 깊은 슬픔과 부끄러움으로 가득 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곳은 독일이 인종과 종교, 성별 등의 이유로 사람들의 생존권을 빼앗는 데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영원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독일인 대다수가 당시 대학살을 모른 척하며 나치 희생자들을 도우려 하지 않았던 ‘대중의 침묵’을 지적하며 자신의 방문은 “역사와 현재의 다리가 돼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하우 수용소는 1933년 아돌프 히틀러가 권력을 잡은 뒤 만든 정치범 수용소로, 우리에게는 한 유대인 수용자가 벽에 남긴 ‘용서해라, 그러나 잊지는 마라’는 낙서로 잘 알려져 있다. 나치 정권은 이곳에 유대인과 동성애자, 집시, 전쟁 포로, 장애인 등 20만명을 가두고 4만 1000여명을 처형했다. 야당은 총선을 앞두고 메르켈 총리가 표심(票心)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역사의 속죄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은 뒤늦게나마 독일 총리가 수용소를 방문했다는 것만으로도 “역사적이었다”고 환영했다. 독일 유대인 평의회의 디터 그라우만 회장은 슈피겔 온라인에 “총리가 다하우에서 유세만 하고 갔다면 되레 ‘추모관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공격받았을 것”이라고 메르켈의 이곳 방문을 지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막걸리에 인문학 옷을 입히는 막걸리학교 허시명 교장

    [김문이 만난사람] 막걸리에 인문학 옷을 입히는 막걸리학교 허시명 교장

    술을 마시며 수업을 한다고? 그렇다. 대개 수업이라고 하면 엄격한 분위기가 연상되겠지만 술을 마셔 가며 토론을 벌이고 이론과 실기를 병행하는 파격이 벌어진다. 더러 취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걸 행동으로 나타내는 사람은 없다. 만약 술주정이라도 한다면 당장 퇴교를 당한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에 있는 막걸리학교에서는 술을 마시되 술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 수업하는 곳이다. 전국에서 빚어지고 있는 다양한 막걸리를 맛보면서 맛의 차이와 근원을 가늠하고 느끼게 해 주는 학교이다. 생막걸리와 살균막걸리, 전통막걸리와 개량막걸리, 감미료 막걸리와 무감미료 막걸리 등과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다. 막걸리와 함께 살아왔던 날들, 그리고 살아갈 날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술을 빚었던 우리 민족의 애환을 되새긴다. 지난 15일 오전 막걸리학교에서 허시명(52) 교장을 만났다. 허 교장은 여행작가이자 술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술의 여행’, ‘막걸리 넌 누구냐’, ‘풍경 있는 우리술 기행’ 등 막걸리 관련 저술만 7권을 펴내 이 방면에서 유명인이 됐다. 특히 5년 전에는 막걸리학교를 설립, 우리의 전통 막걸리에 인문학의 옷을 입히는 일에 열정을 쏟고 있다. 매월 ‘힐링 술기행’ 또한 활발히 펼치고 있다. 막걸리학교 입구에는 ‘우리술 교육훈련기관’(농림수산식품부 선정)이라는 표지판이 걸려 있고 문을 열고 강의실 안으로 들어서자 ‘술의 인문학원’이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한쪽 벽면에는 전국에서 생산되는 막걸리 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상표가 전부 다른 것들이어서 우리나라 막걸리 종류가 이렇게 많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허 교장에게 막걸리 종류가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더니 “전국적으로 양조장이 850곳이 되고 이름을 달리한 막걸리는 2000여개 된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도시와 시골의 막걸리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시골 막걸리는 농경사회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약간 무거운 농주가 많고 도시는 젊은 세대를 겨냥해 가볍고 경쾌한 막걸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는 대표적으로 ‘청향막걸리’가 있는데 알코올 도수가 12%로 우리보다 2배가량 높다고 한다. 이어 막걸리에 대한 몇 가지 궁금증을 물었다. 먼저 알코올 도수는 왜 6도일까. “현재 주세법상으로 탁주는 알코올 도수가 3% 이상이면 됩니다. 시중에 나오는 제품 가운데 알코올 도수가 16%인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6~8%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알코올 도수의 변화가 조금씩 있었지만 통상적으로 쌀과 누룩으로 술을 빚으면 알코올 도수가 14~16%로 생성됩니다. 맑은 청주는 떠내고 술지게미에 물을 부어 가며 거르면 알코올 도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게 됩니다. 그게 바로 알코올 도수가 6~8%인 막걸리가 되는 것이지요.” 탁주와 막걸리는 어떻게 다를까. 한 가지 일화를 들려주면서 설명한다. 2009년 여름 막걸리 바람이 한창일 때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을 대표하는 양조장 사장들을 청와대로 불렀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이 “막걸리가 맞습니까, 탁주가 맞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막걸리가 맞다”는 의견이 나왔고 대통령은 “그럼 앞으로 막걸리라고 부르겠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허 교장은 “막걸리와 탁주는 어느 게 옳고 그른 게 아니고 똑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하고, 때로는 아주 다른 술을 지칭한다”고 말한다. 우선 탁주(濁酒)는 한자어이고 막걸리는 순우리말이라는 점이 다르다. 뜻 그대로 풀면 탁주는 탁한 술이고 막걸리는 막 걸러낸 술이라는 것이다. 그는 “막걸리의 ‘막’에는 ‘방금’이라는 뜻도 있고 ‘함부로’, ‘거칠게’라는 뜻도 있는데 대체로 후자의 의미로 쓰인다”면서 “막걸리라는 표현이 술 빚기의 마지막 단계인 여과의 특징을 형상화한 말이라면 탁주는 술의 맑고 흐린 정도를 보고 판단한 용어”라고 설명한다. 또한 동동주에 대해서는 “탁주와 약주, 소주처럼 법적인 자기 영역이 있는 것이 아니다. 동동주는 쌀알이 동동 뜬 상태의 청주(약주)를 의미한다. 술지게미도 거르지 않고 쌀알만 동동 뜬 상태의 동동주를 빚기 위해서는 거친 누룩을 하룻밤 물에 담가 두었다가 그 물을 사용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막걸리라는 말은 언제부터 나왔을까. 옛문헌에서 탁주나 막걸리의 유래를 정확히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제한다. 다만 탁주와 관련된 오래된 문건을 뒤적여볼 수밖에 없는데 1123년 송나라 사신으로 고려를 방문했던 서긍이 쓴 ‘고려도경’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고 한다. ‘고려 사람들은 술을 즐긴다. 그러나 서민들은 양온서에서 빚은 좋은 술을 얻기 어려워 맛이 박하고 빛깔이 진한 것을 마신다.’ 이 글로 보아 고려 서민들은 ‘탁한 술’을 마셨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허 교장은 말한다. 술이 없이는 시를 지을 수 없을 만큼 술을 좋아했던 이규보는 막걸리와 관련해 백주시(白酒詩)를 남겼으며 조선 초기 청백리의 대명사로 알려진 맹사성은 ‘강호사시사’에서 ‘강호에 봄이 드니 미친 흥이 절로 난다/탁료(濁?) 계변(溪邊)에 금린어(錦鱗魚) 안주 삼고~’라고 읊었다. 탁료는 막걸리이고 금린어는 맛잉어를 뜻한다. 대체로 20세기 이전에는 주로 요(醪), 앙(醠), 탁료, 탁주 등 한자로 표기돼 왔으며 지금까지 확인된 가장 오래된 막걸리의 한글 표기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춘향전 완판본 ‘열녀춘향수절가’에 ‘콩나물 깍때기 목걸리 한 사발 나왔구나~’ 하는 대목에서 막걸리를 뜻하는 ‘목걸리’(전라도나 경상도 발성)를 엿볼 수 있다고 허 교장은 말한다. 화제를 바꿔 막걸리학교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막걸리는 최고의 인간 접착제입니다. 그것을 실감하는 곳이 막걸리학교이지요. 양조장을 운영하시는 분, 금융업계 종사자, 교직자, 음식업 관련 종사자,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으려는 퇴직 준비자 등 그동안 700여명이 저의 학교를 거쳐 갔지요. 재일동포, 재미동포, 한국계 독일인 등 해외에서도 소문을 듣고 찾아오고 있습니다. 술을 빚고 토론하는 인간적인 교류의 장입니다. 전국에서 공수해 온 5~6종의 막걸리를 시음하면서 맛과 인문학을 얘기하는 것이 막걸리 수업의 핵심이지요.” 술도 다니고, 사람도 다니는 학교이자 특별한 문화공간이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한국에서 가장 멋지게 술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드나드는 공간이고 한국 술들이 어떤 문화의 옷을 입고 있는지, 또 어떤 문화의 옷을 입어야 하는지 함께 시음하고 가늠하는 공간이라고 거듭 역설한다. 월1회 막걸리 문화콘서트도 진행되는데 그림과 막걸리, 트로트와 막걸리, 군인과 막걸리, 대금연주와 막걸리 등 다양한 주제로 펼쳐진다. 요즘 막걸리의 인기가 주춤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동안 막걸리 수출 물량의 90% 가까이를 일본으로 수출했는데 최근 일본 내 한국 막걸리 소비가 줄어들어 수출물량 또한 감소하고 있다”면서 “단순한 생산 위주에서 벗어나 이제는 막걸리에 대한 인식과 문화의 확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막걸리 인기가 시들었다기보다는 지난 4년 동안 수출 확대 등 많은 국민적 관심을 가졌던 막걸리에 대한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단계라고 설명한다. “그동안 막걸리를 통해 한국 전통문화를 재인식한 것이 아니라 유행상품 목록 하나가 추가된 느낌이 들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막걸리 업체끼리 저가 경쟁을 벌여 막걸리의 가치를 향상시키지 못한 것도 되짚어봐야 하고 제값 또는 더 좋은 가격으로 팔기 위해서는 한국 막걸리업체들 간의 수출 연대전략이 팔요합니다. 또한 김치와 ‘기무치’의 경쟁구도가 막걸리와 ‘마코리’ 사이에서 재현되지 않게 하려면 막걸리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일본 양조장들이 무감미료 막걸리를 만들어 내면서 감미료 막걸리의 약점을 지적하는 것 또한 경쟁의 시작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무감미료 막걸리가 국내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만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어떤 게 좋은 막걸리인지 물었더니 “감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게 좋은 술이며 감미료가 들어가지 않아야 좋은 재료의 맛도 볼 수 있다”고 대답한다. 술은 생활의 일부, 그렇다면 어떻게 마시는 것이 좋을까. 다음은 그가 전국 방방곡곡 천리를 돌고 얻은 ‘주당천리 10계명’이다. 주는 대로 마시지 말고 골라 마시자, 주신을 섬겨라, 약주로 효도하라, 한국 와인의 족보를 찾아라, 감미료 술을 마시지 말라, 숙취를 무릅쓰고 기발한 술을 찾아라, 100일 동안 숙성시킨 백일주를 마셔라, 자기만의 주안상을 차려라, 술이 떡이 되지 말고 술이 덕이 되게 하라 등이다. 폭염이 한풀 꺾이고 선선한 바람이 기다려지는 계절에 한번쯤 음미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선임기자 km@seoul.co.kr ●허시명은 1961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에서 국문학, 중앙대 대학원에서 민속학을 전공했다. 일본주류총합연구소에서 청주 제조자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1989년부터 4년 동안 ‘샘이 깊은 물’ 기자로 근무했다. 이후 여행작가로 나서 전국을 돌며 전통주 기행을 했다. 문화부 전통가양주실태조사사업 책임연구원(2005년), 농림수산식품부 전통주 품평회 심사위원(2009~2012년), 사단법인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2009~2012년), 명지대학교 산업대학원 강사(2004~2010년), 삼성세리CEO와 옥답CEO ‘주유천하’ 동영상 강좌(2011~2013년) 등을 거쳤다. 현재 막걸리학교 교장으로 있으면서 여행작가와 술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막걸리학교는 우리술교육훈련기관(2012년, 농림수산식품부), 창조관광기업(2012년, 한국관광공사)으로 지정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술의 여행’, ‘막걸리 넌 누구냐’, ‘풍경 있는 우리술 기행’, ‘비주, 숨겨진 우리술을 찾아서’, ‘조선문인기행’, 일본어판 ‘막걸리의 정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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