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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북에 화염’ 트럼프에게 “대화로 해결해야”

    시진핑, ‘북에 화염’ 트럼프에게 “대화로 해결해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북한을 겨냥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위협보다는 대화를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12일 중국 관영 CCTV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과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 평화 안정을 실현하는데 공동 이익이 있다”면서 “유관 측이 자제를 유지해야 하고 한반도 정세 긴장을 고조시키는 언행을 피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시 주석은 “한반도 핵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수단은 대화와 담판이 견지해야 한다”고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양국 정상은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지난달 3일 전화 통화에서도 한반도 비핵화 약속을 재확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측이 한반도 핵 문제에 있어 발휘한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고 미국 측은 중국 측과 함께 공동 관심의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CCTV는 전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잇따른 미사일 시험 발사에 이어 미국령인 괌 ‘포위 사격’ 언급 등 미국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북한을 향해 “북한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다”, “부디 김정은이 다른 길을 찾기 바란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강온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의 열쇠를 북한의 최대 교역국이자 우방인 중국이 쥐고 있다고 보고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줄곧 요구해왔다. 이날 통화에서는 또 시 주석이 “미·중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해야한다”면서 “중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국빈방문을 중시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관계가 더욱 잘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중국 국빈 방문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고 CCTV는 보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G4렉스턴 생산라인 둘러보는 英 기자들

    G4렉스턴 생산라인 둘러보는 英 기자들

    쌍용자동차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4 렉스턴’의 유럽 수출을 앞두고 지난 7일부터 3박 4일 동안 영국 기자단을 초청, 간담회 및 시승행사 등을 가졌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8일 쌍용차 경기 평택공장을 방문한 기자단이 G4 렉스턴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쌍용차는 다음달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G4 렉스턴을 공개한 뒤 유럽 시판에 나설 계획이다. 연합뉴스
  • ‘택시운전사의 그 장면’… ‘푸른 눈의 목격자’ 힌츠페터가 기록한 5·18 민주화운동

    ‘택시운전사의 그 장면’… ‘푸른 눈의 목격자’ 힌츠페터가 기록한 5·18 민주화운동

    영화 ‘택시운전사’ 속 ‘푸른 눈의 목격자’ 위르겐 힌츠페터가 남긴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이 전시회로 찾아온다. 5·18기념재단은 오는 23일부터 새달 14일까지 ‘5·18, 위대한 유산/연대’라는 주제로 광주 5·18 기념문화관에서 전시회를 연다. 영화속 독일 기자의 실존인물인 위르겐 힌츠페터가 1980년 5월 항쟁을 기록한 영상과 갈무리한 사진 약 100점을 전시한다. ‘힌츠페터는 5·18 참상을 현장에서 취재해 가장 먼저 세계에 알린 ‘푸른 눈의 목격자’다. 독일 제1공영방송 ARD 산하 NDR의 일본 특파원이었던 그는 5월 19일 한국에 도착해 서울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오전 일찍 ‘김사복’씨가 모는 택시에 올라 광주로 향했다. 광주에서 이틀 동안 목격한 계엄군의 학살과 시민의 투쟁을 기록한 힌츠페터는 신군부 단속을 피해 필름을 고급 과자 통에 숨기고 비행기 일등석을 이용해 일본까지 직접 배달했다. 그가 촬영한 영상은 ARD 뉴스와 ‘기로에 선 한국’이라는 45분짜리 다큐멘터리로 5·18 진실을 세계에 전했다.그의 취재기는 1997년 출간된 ‘5·18 특파원리포트’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이를 각색한 ‘택시운전사’를 통해 영화화됐다. 이번에 전시되는 영상과 사진 등 기록물은 힌츠페터가 2005년 광주를 방문했을 때 ‘죽으면 이곳에 묻히고 싶다’는 말과 함께 5·18기념재단에 전했던 자료 일부다. 이와 더불어 나경택 전 연합뉴스 광주전남취재본부장과 이창성 전 중앙일보 사진기자의 보도사진 100여점도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골프·낚시·산행 즐기거나 휴가 못 떠나거나

    골프·낚시·산행 즐기거나 휴가 못 떠나거나

    트럼프 첫 휴가지 ‘골프클럽’… 푸틴 웃통 벗고 낚시 등 즐겨 시진핑은 휴가 겸 ‘비밀회의’… 메르켈 9년째 伊휴양지 방문 ‘사학 스캔들·선거 참패’ 아베 ‘지지률 하락’ 마크롱 휴가 미뤄 짧게는 사흘부터 길게는 3주까지 세계 각국 정상들이 여름휴가를 떠나고 있다. 골프, 낚시, 비밀회의, 산행까지 정상들의 취향에 따라 휴가를 보내는 방법은 가지각색이다. 정치적 위기에 봉착한 몇몇 정상은 휴가를 미뤘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부터 17일간 취임 후 첫 여름휴가를 즐기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골프 애호가인 트럼프 대통령은 휴가지로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을 택했다. 그는 휴가 중에도 트위터를 멈추지 않고 있다. 휴가 첫날인 4일 트위터에 폭스뉴스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일자리 100만개 증가’ 등 자신과 관련된 뉴스를 수시로 올렸고 5일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는 소식에 즉각 “환영”한다는 반응을 썼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남시베리아 투바공화국에서 망중한을 즐겼다. 평소 강인한 지도자 이미지를 강조해 온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도 크렘린을 통해 웃통을 벗고 선글라스를 쓴 채 낚시를 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5일 크렘린은 푸틴 대통령이 2시간 동안 낚시를 했고 하이킹, 카약 등을 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자신이 잡은 물고기를 들어 보이며 “월척이다. 아주 음흉하고 신중한 놈”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이날 러시아 국영 TV를 통해 방영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비공식 비밀회의인 베이다이허 회의에 참석해 휴가를 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3일 “시 주석을 포함한 중국 주요 지도자들의 모습이 국영 방송에서 사라졌다. 이는 베이다이허 회의가 시작됐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7월 말~8월 초 중국 전·현직 수뇌부가 휴가를 겸해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280㎞ 떨어진 보하이만의 허베이성 친황다오 휴양지에 모여 국정과 인사 방향을 논의하는 회의다. 지난해에는 7월 29일 개막해 열흘 정도 계속됐다. 독일 빌트지는 지난달 31일 이탈리아 북부 산악 휴양지 쥐트티롤에서 쉬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모습을 포착했다. 메르켈 총리는 쥐트티롤에서 3주간 남편 요하임 자우어와 함께 휴가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켈 총리는 붉은색 체크무늬 셔츠와 베이지색 등산 바지와 모자 등 5년 내내 똑같은 등산복을 입고 9년간 같은 휴양지를 방문한 사실이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달 24일부터 3주간의 휴가에 돌입했다. AP통신 등은 지난달 25일 이탈리아 북부 휴양지 데센자노 델 가르다에서 편안한 모습으로 남편 필립과 산책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탈리아에서 1주일간 머문 메이 총리는 스위스 알프스 산간지역에서 휴가를 마무리한다.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사학 스캔들·도쿄도의회 선거 참패 등 악재 이후 개각을 단행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아직 휴가를 떠나지 못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국정농단 폭로’ 노승일, 광화문서 5일째 단식 농성

    ‘국정농단 폭로’ 노승일, 광화문서 5일째 단식 농성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폭로한 핵심 내부고발자 중 한 명인 노승일(41)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서울 광화문에서 5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노씨는 5일 “부당해고를 당한 비정규직 분들 농성에 힘을 보태고자 거리에 나오게 됐다”면서 “비정규직 폐지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까지 농성할 생각”이라고 5일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노씨가 농성을 결심한 것은 “삼성시계에서 부당해고를 당했다”면서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앞에서 장기농성 중인 김용희 씨를 지난달 만나면서다. 김 씨는 “단식투쟁으로 생을 마감하겠다”면서 48일째 단식 중이다. 노씨는 김 씨에게 “함께 살아서 건강하게 투쟁하자”면서 이달 1일부터 단식 농성에 동참했다. 시민들에게 김씨 문제를 알리기 위해 유동 인구가 많은 광화문광장 옆 세종로 소공원에 텐트를 쳤다. 공교롭게도 농성 이틀째인 2일 오전 종로구청이 정부청사 앞 해고 노동자들 장기농성 천막을 강제철거했다. 이 광경을 본 노씨는 비정규직 철폐 운동에 투신할 것을 다짐했다고 한다. 노씨는 광화문 주변 곳곳에 설치된 해고·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장기농성 텐트들을 가리키며 “촛불로 가득 찼던 광화문광장에 아직 노동자들이 있다.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도록 시민들께서 관심을 두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씨는 최순실 일가의 은닉 재산을 추적하기 위해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수차례 독일을 방문하고 있다. 그는 “최순실 세력은 돈만 있으면 다시 정치세력으로 발돋움하려 들 것이므로 재산을 몰수해야 한다”면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행위자의 재산조사에 관한 특별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씨는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유라가 왜 변호인단 만류에도 재판에 나가 모친과 삼성에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겠느냐”면서 “최순실 해외자금의 결정권자가 정유라로 돼 있으니까, 정유라를 불구속시켜서 독일 사업을 유지하는 게 최순실의 전략일 수 있다”고 했다. 과거 배드민턴 선수였던 노씨는 형편이 어려워 운동을 하지 못하는 청소년을 발굴·지원하는 사단법인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사단법인 이름은 ‘대한청소년체육회’로 정했다. 그는 “이완영 의원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을 때 시민들이 모아주신 후원금 1억 3700만원이 종잣돈이 됐다”면서 “‘흙수저’ 아이들이 꿈을 이루는 세상이 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노씨의 장기적인 목표는 정치다. 그는 “주변에선 오해 살 것이라며 정치하고 싶다는 얘기를 하지 말라고 하는데, 내가 솔직한 거 빼면 시체 아니냐”며 웃었다. 노씨는 “20년 전 한국체대 총학생회장이 됐을 때부터 현실정치에 꿈이 있었다”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치를 통해) 비정규직 문제를 풀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위르겐 힌츠페터/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위르겐 힌츠페터/이순녀 논설위원

    지난 2일 개봉한 영화 ‘택시 운전사’가 흥행하면서 영화 속 외신 기자의 실제 모델인 위르겐 힌츠페터(1937~2016)가 재조명되고 있다. 영화는 1980년 5월 19일 계엄령하의 광주에 잠입해 군부 독재가 저지른 참혹한 살상 현장을 카메라에 생생히 담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그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당시 독일 제1공영방송 ARD-NDR 동아시아 특파원으로 도쿄에 주재하던 힌츠페터는 녹음을 담당하는 동료 기자와 함께 서울에서 택시를 타고 광주로 향했다. 광주로 가는 길목이 모두 차단된 상태에서 택시 기사는 기지를 발휘해 샛길을 찾아 이들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줬다. 21일 광주에서 빠져나온 힌츠페터는 필름을 과자 상자에 담아 도쿄로 돌아왔다. 이튿날 독일에서 영상이 방송되자 큰 파문이 일었고, 이후 CBS 등 다른 외신들도 광주 취재에 나섰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그는 23일 다시 광주로 돌아와 계엄군이 철수하고, 시민 자치가 된 해방 광주의 모습을 촬영했다. 그해 9월 독일에서 ‘기로에 선 한국’이란 제목으로 방영된 다큐멘터리는 1980년대 중반 ‘광주민중항쟁의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대학가 등지에서 상영되며 1987년 민주화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의대에 다니다 1963년 카메라기자로 입사한 힌츠페터는 1967년 홍콩 지부로 발령받아 베트남 전쟁 등을 취재했고, 1973년부터 1989년까지 동아시아 특파원으로 활약했다. 1986년 11월 광화문 시위 취재 중 사복경찰에 맞아 중상을 입기도 했다. 1970~80년대 한국의 안타까운 상황을 가까이서 지켜봤기 때문일까. 한국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달랐다. 2004년 심장병으로 쓰러졌을 때 가족에게 “광주 망월동 묘지에 묻히고 싶다. 몸이 못 가면 사진과 위패라도 광주에 보내 달라”고 했다. 건강을 되찾아 2005년 5·18 2주년 때 광주를 방문했을 당시 5·18기념재단에 직접 손톱과 머리카락을 맡기기까지 했다. 지난해 1월 25일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이 유품은 망월동 5·18 옛묘역에 안치됐다. 힌츠페터는 광주까지 태워 준 택시 기사를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워했다. 그가 2003년 송건호언론상 수상 소감에서 “1980년 5월 나를 안내해 준 용감한 택시 기사에게 감사한다”고 말한 게 영화의 모티브가 됐다. 영화 엔딩 크레디트에는 제작진이 생전에 인터뷰한 힌츠페터의 모습이 나온다. “당신을 꼭 한 번 만나고 싶다”고 말하는 힌츠페터의 떨리는 목소리가 큰 울림을 안겨 준다. 끝내 택시 기사를 만나지도, 영화의 완성을 보지도 못한 그를 대신해 부인이 오는 8일 방한한다.
  • [이은미의 뮤지엄 천국] 독일 박물관의 나치 부역 반성

    [이은미의 뮤지엄 천국] 독일 박물관의 나치 부역 반성

    ‘독일의 피렌체’라고도 불리는 드레스덴 도심은 여름이면 관광객들로 늘 붐빈다. 드레스덴의 독일 위생박물관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아시아와 유럽 박물관 협의체인 아세무스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약간은 생소한 ‘위생’이라는 이름의 박물관이지만, ‘인간’에 대해 다루고 있는 수준 높은 과학박물관 같은 인상이다. 어린이와 함께 온 가족, 단체로 관람 온 청소년들이 진지하게 또는 즐겁게 전시를 관람하고 체험하는 모습으로 박물관은 활기가 넘쳤다.널찍하고 쾌적한 공간에 펼쳐진 상설 전시의 주제는 ‘인간 모험’. 하나의 세포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과 죽음, 식생활, 성별, 인간의 뇌와 사고 능력, 동작과 움직임 등에 관한 전시를 보여 주고 있다. 오감을 주제로 한 어린이박물관도 갖추고 있다. 박물관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전시실은 ‘유리 인간’으로, 박물관의 역사를 보여 준다. 위생박물관은 1911년 질병 예방과 건강 교육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전시실의 중앙에는 ‘유리 인간’, 즉 뼈의 골격, 핏줄, 배 속의 장기 등 인체 내부가 투명하게 보이는 인간 모형이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린 채 서 있다. 1930년 설치된 ‘유리 인간’은 당시 의학의 진보와 더불어 질병 퇴치의 낙관론을 보여 주었던 박물관의 상징물이다. 박물관의 역사를 관람하던 중 뜻밖의 내용을 발견했다. 1933년부터 1945년까지 이 박물관이 나치 이데올로기에 봉사했다는 것이다. 우생학은 나치 인종차별 이데올로기의 핵심이었고, 이 기간에 박물관은 무조건 나치 우생학의 프로파간다 역할을 수행했다는 사실을 구체적이고도 담담하게 적시하고 있었다. 박물관 내부의 토론을 거쳐 어두운 역사이지만 전시하기로 했다는 것이 박물관 교육부장 루프레히트 박사의 설명이었다. 2006년에는 나치 인종 정책의 잔혹성을 보여 주는 ‘치명적 의학: 지배자 민족의 탄생’이라는 특별전을 개최했다. 특별전은 ‘유리 인간’ 전시로 시작, 인종 차별의 기초가 된 사이비과학, 아리아 인종의 순수성을 달성한다는 명목으로 진행된 우생학 프로그램, 강제적인 불임 조치와 결국 유대인 대학살이라는 홀로코스트로 치닫는 나치 건강 정책의 역사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이 특별전은 실은 미국 홀로코스트박물관에서 기획한 전시다. 애초에 이 전시의 해외 순회전을 망설이던 홀로코스트박물관 측은 “위생박물관은 여기서 학살이 이루어졌다는 의미의 범죄 기관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이러한 생각을 하게끔 도왔다”는 클라우스 포겔 관장의 유치 의지, 그리고 당시 ‘신나치당’으로 불리는 극우 정당인 독일민족민주당(NPD)의 급부상이라는 우려되는 정치적 상황에서 해외 첫 순회 전시를 결정했다고 한다. 독일 위생박물관은 이 같은 반성을 통해 나치 부역 박물관이라는 오명을 넘어서 현재는 ‘인간’에 관한 박물관이자 과학, 문화와 사회에 관한 열려 있는 토론의 장을 표명하면서 독일에서 가장 혁신적인 활동을 하는 박물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박물관 연구를 위해 교토의 한 대학에 1년 반 동안 머물면서 둘러봤던 일본의 박물관에서 일본이 행한 전쟁과 가해의 역사에 관한 국립박물관 전시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일본 히로시마평화기념관에서는 핵무기가 초래한 참상과 평화의 중요성에 관해 절절하게 전시하고 있지만, 한편 원자폭탄 투하라는 비극을 초래한 원인에 관해서는 함구하고 있었다. 피해의 역사보다 가해의 역사를 전시하는 것은 더 어렵고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8월, 한반도에 먹구름이 몰려온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8월, 한반도에 먹구름이 몰려온다

    북한이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2차 발사에 성공함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일본 훗카이도(北海道) 서쪽 오쿠시리토(奧尻島) 인근의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떨어졌으며, 재돌입체가 일본 방송사 카메라에 촬영되면서 사실상 재돌입 기술까지 확보한 ICBM으로 평가받고 있다. 심야 시간대에 기습적인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김정은은 관영매체를 통해 이번 ICBM 발사가 “객쩍은(의미 없는) 나발을 불어대는 미국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며 미국이 도발한다면 핵무기로 버릇을 가르쳐 줄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정은의 광기(狂氣)가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 검은 먹구름을 불러오고 있다. 김정은의 판단 착오 일찍이 손무(孫武)는 병법의 기본으로 지피지기(知彼知己)를 강조했다. 적과 싸우려면 적에 대해 아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는 의미다. 북한의 대미 전략을 병법에 대입해 생각해보면 김정은은 지피(知彼)에 실패한 심각한 과오를 저지르고 있다.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수단을 손에 쥐면 미국을 겁먹게 만들 수 있고, 이로써 유리한 협상 조건을 조성해 체제 안전보장과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북한의 판단이지만, 이는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북한의 치명적인 실수다. 개척과 투쟁을 통해 국가를 건설한 미국인들은 국토, 정확히는 ‘내 영역’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인디언의 공격 등 위기가 닥치면 그들은 항복과 협상 대신 죽음을 무릅쓰고서라도 투쟁을 택했다. 이러한 정서는 ‘내 영역’을 지키기 위한 개인의 총기 소유와 민병대의 설립을 허가한 수정헌법 2조에 고스란히 묻어 있다. 미국인들에게 있어 ‘내 영역’과 ‘내 마을’, ‘내 조국’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말 그대로 ‘언터쳐블(Untouchable)’이다. 실제로 미국은 독립 이후 외부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지 않고 굴복했던 전례가 거의 없다. 약 200여 년 전, 186명의 미국인들은 텍사스주 알라모에서 수십 배 규모의 병력으로 쳐들어온 멕시코 정규군을 상대로 전멸할 때까지 싸웠다. ‘내 땅’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고립주의를 표방하던 미국이 1·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것도 미국에 대한 독일의 위협 때문이었으며, 냉전 당시 소련이 미국의 앞마당이라 할 수 있는 쿠바에 중거리 핵미사일 기지를 세우려 하자 핵전쟁 위험을 무릅쓰고 함대를 동원해 소련군을 막아서기도 했다. 미국인들은 독립전쟁 이후 처음으로 미국 본토 공격을 감행한 빈 라덴을 무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추적해 결국 사살했고, 빈 라덴 사살 이후에도 알 카에다 잔당에 대한 추적과 보복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인들에게 있어 본토에 대한 안보 위협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처절한 응징의 대상이다. 북한은 협상을 통한 체제 안전 보장을 목적으로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지만, 북한의 의도와 달리 북한 위협이 고도화될수록 미국 내에서는 협상보다는 선제타격에 대한 지지 여론이 급격하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CNN 등 유력 언론은 연일 김정은 정권 붕괴 또는 교체(Regime change)만이 북한의 위협을 없애는 길이라는 기사와 전문가 인터뷰를 내보내며 북한 체제 붕괴를 위한 강경 조치를 요구하고 있고, 미 정치권과 행정부 내에서도 군사적 옵션 사용 가능성을 경고하는 강경 발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니키 헤일리(Nimrata R. Haley) UN주재 미국대사는 “미국의 군사력은 막강하며, 써야할 경우가 온다면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조셉 던포드(Joseph F. Dunford) 합참의장 역시 “내가 상상할 수 없는 것은 대북 군사옵션이 아니라 북한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을 하도록 내버려두는 일”이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해리 해리스(Harry B. Harris Jr) 미 태평양사령관도 “북한이 ICBM으로 세계를 위협하면 군사적 선택지를 준비하겠다”고 경고했고, 테렌스 오쇼너시(Terrence J. O'Shaughnessy) 미 태평양공군사령관 역시 “북한에 신속·치명·압도적 힘을 쓸 준비가 되어 있다”는 노골적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대북 선제공격 징후들 미국의 움직임은 주요 인사들의 구두 경고에서 끝나지 않는 모양새다. 최근 미국의 군사 동향을 면밀히 관찰해보면 북한에 대한 모종의 군사 작전을 준비하는 듯한 이상 징후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지난 7월 24일, 캘리포니아주 에드워드 공군기지에 주둔 중인 미 공군 제419시험비행전대(419th FTS) 소속 B-52H 전략폭격기가 캘리포니아 중부 소재 포인트 무구 해상시험장(Point Mugu Sea Test Range)에서 PDU-5/B 전단폭탄(Leaflet bomb) 투하 훈련을 실시했다. 이 전단폭탄은 Mk.20 집속폭탄(Cluster bomb)을 개조해 내부를 전단지 6만 장으로 채운 폭탄으로 폭격기를 이용해 살포할 경우 한 지역에 동시에 100만 장에 가까운 심리전용 전단지를 뿌릴 수 있다. 미군은 과거 이라크전에서 바그다드와 모술 등지에 전투기와 헬기를 이용해 수만 장씩의 전단지를 살포했던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전략 폭격기를 이용한 대규모 전단 투하 훈련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시점에서 미국이 한 번에 수백만 장의 ‘삐라’를 뿌려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면 그 살포 대상지는 어디일까? 이는 미국이 김정은 정권 제거와 더불어 북한 지역 안정화 작전 수행을 위해 대규모 민사 심리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 지상군, 특히 특수부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부대 활동 자체가 고도의 보안으로 유지되는 현역 특수부대의 이동 및 훈련이 외부에서 감지될 정도로 크게 증가했고, 현역 특수작전 수행 병력의 부족에 대비한 예비전력의 소집 및 훈련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유사시 소집되어 미 해병 원정군의 첨병으로 적지 종심 침투 및 수색/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예비군 조직인 제4해병정찰중대(4th Marine Reconnaissance Company) 예비군 대원이 7월 중순 소집되어 미 육군과 합동으로 고고도 공중 강하 훈련을 실시했고, 미 해군 ‘네이비 씰(Navy SEAL)’의 예비전력인 제11특수전그룹(Naval Special Warfare Group 11) 예하의 00팀(Team 00)이 소집되어 현재 한국에 전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지상군은 3개 사단이 움직이고 있다. 제82공수사단은 7월 하순부터 전지구적 신속배치 준비태세훈련인 ‘Operation Panther Storm 2017’ 훈련을 시작했다. 이 훈련은 이전에는 실시된 적 없었던, 유사시 해외 긴급전개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준비태세 훈련이다. 또한 82사단은 사단 예하 보병여단전투단은 물론 공병과 포병 장비를 동원한 대규모 공중강습 훈련과 장비 이동 훈련을 실시 중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경보병부대인 제25보병사단 역시 예하의 제4보병여단전투단이 7월 27일부로 여단 전체가 참가하는 대규모 공중강습 훈련에 들어갔으며, 산악전에 특화된 경보병부대인 제10산악사단 병력이 임차 여객기를 이용, 7월부터 군산기지를 통해 속속 한국에 전개되고 있다. 특히 10사단은 7월초 사단장인 월터 피아트(Walter Piatt) 소장이 작전참모 등 핵심 지휘부를 대동하고 대구의 제19원정지원사령부(19th Expeditionary Sustainment Command)와 탄약 및 물자가 보관되어 있는 부산저장창고(Busan Storage Center)를 방문해 물자 현황과 관련된 브리핑을 받고 돌아가기도 했다. 이밖에도 제101공중강습사단에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이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전투복을 입고 부대를 방문해 이 부대의 공중강습 훈련에 동참하며 전비태세 유지를 당부하고 돌아갔으며, 한반도를 작전구역으로 삼는 미 해병대 제31해병원정대(31st Marine Expeditionary Unit)은 7월 한 달 동안 기습 침투 및 상륙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는 부대들은 모두 특수부대 또는 경보병부대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군이 한반도에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경보병 부대를 전개시킬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최근 마이클 폼페오 CIA 국장이 비밀작전을 통한 김정은 참수 및 체제 전복을 언급한 내용과 맥을 같이 한다. 미국이 김정은에 대한 참수 공격을 시도한다면 북한이 탐지할 수 없으면서 가장 강력한 재래식 폭탄을 운용할 수 있는 B-2A 스텔스 폭격기나 F-22A 스텔스 전투기가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 공습에 의해 일격에 김정은이 제거되면 대규모 특수부대가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eapons of Mass Destruction) 보관 기지에 동시다발적으로 침투하여 WMD를 회수 또는 파괴하는 작전이 가장 유력하다. 물론 중국이 개입하거나 훼방을 놓는다면 이러한 군사작전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이에 대비해 유사시 중국의 손발을 묶기 위한 안전장치도 이미 가동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고안한 안전장치는 중국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국가들을 이용하는 것, 즉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이다. 인도와 베트남은 모두 지난 6월 미국과 정상회담을 했던 나라들이다. 그리고 인도와 베트남 양국은 약속이라도 한 듯 미국과의 정상회담 직후 동시다발적으로 중국에 대한 도발적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인도가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 무려 20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고 중국을 자극하며 일촉즉발의 상황을 조성하고 있고, 베트남 역시 불과 얼마 전 중국의 군사위협에 굴복해 중단했던 남사군도 석유시추 작업을 며칠 전 재개하며 중국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호주는 최근 미국의 항공모함과 강습상륙함이 참가한 가운데 중국을 겨냥한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하며 이 훈련을 몰래 정탐한 중국을 강력하게 비난한 바 있으며, 대만은 지난 6월 비밀리에 하와이로 해병대 병력을 파견해 미군과 연합 상륙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주변국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중국을 위협하면 중국은 한반도에 군사력을 집중할 수 없게 된다. 실제로 중국은 인도의 병력 전진 배치에 맞서 기계화 부대와 전투기 등 주요 전력은 물론 탄약과 물자 등을 서부 지역으로 대거 이동 배치시켰다. 해군력과 공군력 역시 남사군도와 대만 문제 때문에 남해함대와 동해함대 지역에 상당수가 묶여 있는 상황이다. 김정은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대답은 응징이다. 건국 이후 자국의 안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단 한 번도 타협한 적 없는 미국은 김정은은 물론 북한을 감싸고 보호해온 중국과의 충돌을 감수하면서까지 힘으로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치밀한 준비를 거의 마친 상태다. 그러나 미국이 실제로 군사 행동에 나섰을 때 일격에 김정은을 제거하지 못하거나 신속하게 대량살상무기를 파괴하지 못하는 등 계획이 한 치라도 틀어진다면 한반도 전역에는 아비규환(阿鼻叫喚)이 펼쳐질 것이며, 이 비극과 고통은 고스란히 우리 국민이 짊어지게 될 것이다. 지금은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 상황이다. 그 어느 때보다 더 지혜로운 외교 전략과 국민들의 일치단결이 필요한 때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정치 뒷담화] 대통령도 휴가가 필요해

    [정치 뒷담화] 대통령도 휴가가 필요해

    해외 정상들 길게는 3주의 여유, 한국 대통령은 3~5일간 짧은 휴식적당한 휴식이 활력을 주고 다음 일을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처럼 업무에 바쁜 대통령에게도 여름휴가는 필요하다. 특히 대통령은 휴가 때 휴식을 취하는 것 외에도 정국 구상에 몰입하고 휴가를 끝낸 뒤 주요 정책을 발표하는 일도 많다.김영삼 전 대통령은 청남대 휴가 후 금융실명제 등의 주요 정책을 실행해 ‘청남대 구상’이라는 말이 나왔다. 또 대통령이 특정 지역에서 휴가를 보낸다는 사실 자체가 지역 홍보가 되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구조조정의 어려움을 겪고 있던 울산을 방문했다. 단순히 쉬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 휴가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해외 경호 어려워… 저도·청남대·군부대시설 인기 역대 한국 대통령은 휴가에 인색한 편이다. 해외 정상은 길게는 3주간 휴식을 취하지만 한국 대통령들은 대개 7월 말에서 8월 초쯤 3일에서 5일 정도 휴가를 보낸다. 또 종종 다른 나라로 휴가를 떠나는 해외 정상도 있지만 청와대에서는 경호가 어렵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도록 한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강원 고성군 화진포의 별장을 여름휴가 때 즐겨 찾았다. 화진포에는 북한 김일성 주석 별장, 이기붕 전 부통령의 별장도 있다. 1954년 지어진 화진포 별장은 1961년 철거됐다. 1999년 육군이 복원해 전시관으로 운영 중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사랑했던 또 다른 휴가지는 경남 거제의 ‘저도’(猪島)다. 저도는 누워 있는 돼지를 닮았다 해 ‘저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1954년 이 전 대통령이 휴양지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2년 저도 내 별장을 ‘바다의 청와대’란 의미로 ‘청해대’(靑海臺)로 공식 지정했다. 이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다. 섬 주변 해상 어로작업도 금지됐다. 저도의 행정구역은 거제시이지만 소유권은 국방부에 있다. 거제시 등은 그동안 저도의 관리권 이관을 요구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저도 반환을 약속한 만큼 조만간 저도가 민간인에게 개방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충남 아산의 도고 온천도 즐겨 찾았다. 이 때문에 이곳에는 별장도 지어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은 충북 청주의 ‘청남대’(靑南臺)를 즐겨 찾았다. 전 전 대통령의 지시로 1983년 만들어진 청남대는 ‘남쪽에 있는 청와대’란 의미로 대청호의 너른 풍경을 볼 수 있고 산책은 물론 축구,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전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은 골프를 즐겼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매년 이곳을 찾았다. 조깅이 취미였던 김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매일 2㎞가량 되는 조깅 코스를 달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임기 중 3차례나 이곳을 찾아 산책을 즐겼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저는 이 별장을 국민 여러분께 돌려 드립니다. 사사로운 노무현을 버리기 위해서입니다”라며 2003년 충북도에 소유권을 넘겼다. 현재 청남대는 대통령 테마파크로 이용되고 있다.경호가 쉽고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군부대시설은 대통령의 전통적인 휴가 장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3년 8월 대전 유성의 계룡스파텔에서 첫 휴가를 보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휴가 기간 대부분을 8·15 경축사 구상에 힘을 쏟았다. 경호실장과 두세 차례 골프를 즐기기도 했다.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7월 경남 진해의 해군 휴양소에서 첫 휴가를 보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6년 6월 서울시장 퇴임 후 한나라당 경선, 대선을 거쳐 3년 만의 첫 휴가를 보내게 됐다. 그러나 ‘얼리 버드’ 열풍을 일으킬 정도로 일중독으로 유명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휴가지에서도 하루 두 차례씩 당시 정정길 비서실장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관련 수석으로부터 전화 보고를 받으며 현안을 직접 챙겼다.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7월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보낸 추억의 장소인 저도를 첫 휴가지로 골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푸른색 블라우스에 긴 치마를 입고 저도 해변 백사장에 ‘저도의 추억’이라는 글씨를 쓰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올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기 전 마지막 여름휴가를 보낸 곳은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이었다. ●정국구상 몰두… 바쁜 업무로 관저에서 머물기도 이처럼 역대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조용히 휴식을 취했지만 바쁜 업무로 휴가를 취소하고 나서 관저에 머무는 이른바 ‘방콕’으로 휴가를 대체하는 경우도 있었다.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1998년 외환위기 사태를 수습하느라 여름휴가를 잡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관저에서 대부분의 휴가를 보냈다.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에는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수습으로 여름휴가를 취소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 2015년에는 메르스 여파로 관저에서 휴식을 취했다. ●文대통령, 연차 사용 독려… 첫 여름휴가 초미 관심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연차휴가 사용을 적극 권장했던 터라 첫 여름휴가를 어떻게 보낼지 주목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순방 기자단에게 “연가를 다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까지 휴식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1년에 21일의 연가를 쓸 수 있고 지난 5월 22일 취임 후 처음으로 하루짜리 연가를 내고 경남 양산 사저에서 휴식을 취했다.●호화 골프 즐기는 美대통령, 입방아에 오르기도 한국 대통령이 휴가에 소극적이라면 해외 정상은 휴가 사용에 적극적이다. 2주 이상의 휴가는 기본이며 자국 내 호화 리조트에서 머물며 골프 등의 고급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미국 대통령들은 대체로 장기간 휴가를 즐긴다. 그러나 너무 휴가만 챙긴 탓에 비판을 받기도 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8년 동안 533일을 휴가로 썼다. 주로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한 달간 여름휴가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5년 휴가를 지나치게 중요시한 나머지 휴가 기간 발생한 태풍 카트리나 피해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역풍을 맞았다.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여름에는 매사추세츠주의 마서즈비니어드섬에서 휴가를 즐겼다. 겨울에는 하와이의 호화 별장에서 보름 이상을 휴가로 보내곤 했다. 특히 골프광으로 유명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골프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오바마 전 대통령 못지않은 골프광이다. 휴가 때마다 골프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2014년 8월 휴가 중에 히로시마 산사태로 9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골프를 쳐 비판을 받았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골프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 골프장 19개를 운영하고 있고 틈만 나면 휴가를 가서 골프를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는 겨울에,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은 여름에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치자마자 골프장으로 주말 휴가를 떠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2월 취임한 뒤 본인 소유의 리조트와 골프장, 호텔에 간 날이 50여일이라고 보도했다. 이 중 골프장에만 간 날이 30여일로 알려져 비판받았다. ●유럽정상 해외로… 스위스서 스키 탄 메르켈 부상도 유럽의 정상은 해외를 즐겨 찾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탈리아와 스위스 알프스에서 주로 휴가를 보낸다. 2014년 1월에 스위스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다 넘어져 몇 주간 목발 신세를 졌다. 조기 총선 참패로 사퇴 압박을 받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24일부터 3주 동안 이탈리아와 스위스 알프스에서 휴가를 즐긴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는 재임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 스페인 플라야 블랑카를 찾아 휴가를 보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이사람 e향기] “꽉 막힌 한·중관계? ‘혁신 협력’으로 풀어야죠”

    [이사람 e향기] “꽉 막힌 한·중관계? ‘혁신 협력’으로 풀어야죠”

    과학기술 대한민국 최고 ‘중국통’ 홍성범(59)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박사는 중국과학기술정책과 한중과학기술협력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1998년부터 28년간 중국과학기술 관련 연구와 대중국협력사업을 추진해 오면서 중국 관련 보고서와 저서 46권, 중국 관련 논문 및 기고 127건을 발표하는 등 독보적이다. 특히 홍 박사는 1990년부터 정부 차원의 한·중기술협력 프로그램 기획과 평가 활동, 중국의 기술혁신시스템과 기술경쟁력, 중화권 기술혁신네트워크, 체제전환국(구 사회주의권 국가)의 국가혁신시스템 비교, 기술지식의 국제이전 메커니즘, 과학기술협력정책, 민군기술협력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오고 있다. 특이한 점은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 유라시아국가와 북한까지 아우르는 동북아 문제에 정통하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신동아가 분야별로 ‘중국통’으로 선정한 10명 가운데 과학기술분야 ‘중국통’으로 선정되는가 하면, 직함도 동북아사업 단장, 동북아미래기술포럼 간사, 한·상해글로벌혁신 센터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추진위원 등 다양하다. 경력 역시 중국 과기발전촉진연구중심 객원연구원, 한·중과학기술장관회담 실무위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대외정책연구부장, 상명대 정보통신대학원 기술경영학과 주임교수(학연프로그램), 한국과학재단 한·중기초과학교류위원회 전문위원, 국가과학기술위 정책조정전문위원, 혁신클러스터학회 회장 등 화려하다. 특히 중국이 가장 역동적으로 변화해가던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칭화대학 고급방문학자,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장으로 중국의 심장부인 북경에 파견 근무하며 현장을 지켜본 한·중관계의 산증인이다. “한·중 협력, 사드가 전부가 아니다”는 홍 박사. G2시대의 미·중간 힘겨루기 틈새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밝혀 줄 홍 박사와 같은 ‘중국 전문가’가 있어 우리나라는 희망적이다. 편집자주●중국 내수시장 점유율 10배로 늘려야 “무역흑자 1위 국가는 중국입니다,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2016년 기준 연간 43조원을 벌어들였습니다. 문제는 중국이 한국의 최대시장입니다만, 중국 내수시장 점유율에서 보면 0.5%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2020년에 중국 내수시장이 약 1경원으로 커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최소한 중국 내수시장 점유율을 5% 수준, 500조원까지 10배로 더 끌어올리자는 주장입니다.” 홍 박사의 눈빛이 반짝거리며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앞으로 중국에서 10배 더 벌어들이기 위한 정책과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그는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에서 사드가 전부는 아니다”며 말문을 열었다. “사드와 상관없이 이미 중국 시장환경 변화와 로컬기업들의 기술력 향상으로 우리 기업의 중국진출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이유다. 특히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중국은 인공지능(AI) 논문 1위, 로봇 1위 시장인데도 200조원을 투입해 빅데이터를 위한 데이터베이스(DB)화 추진 등 자본투자와 인재투입”을 하고 있다며 중국의 기술력은 일취월장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공산당 일당독재에 의한 정책의 일관성으로 뒷받침하는 것도 중국의 장점이다. “중국과학원의 백인계획(百人計劃), 중국공산당 조직부 주도의 천인계획(千人計劃) 등으로 1978년 개혁개방 이후 해외로 나갔던 유학생들을 본국으로 유치하는 정책을 펼치며 인재대국에서 인재강국의 위용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홍 박사는 “중국의 해외인재 유치는 투트랙으로 하나는 대학과 연구소이고, 다른 하나는 창업으로 이 둘의 자격조건은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업트랙의 자격은 특허가 확실히 있을 것, 실리콘 밸리 등 외국기업에서 10년 이상 근무 경력이 있을 것 등”이라며 “중국은 전역에 이들을 위한 유학생 창업파크 250여 곳을 갖춰 두고 적극 지원한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기술경쟁력은 기초과학, 거대과학, 국방기술 등 기존의 강점분야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통한 해외기술 이전, 강력한 정부정책의 일관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세계의 공장으로서 글로벌생산네트워크(GPN)의 거점이 되었습니다. 최근 중국은 다국적기업들의 중국 내 연구개발센터 확대, 혁신적 로컬기업들의 등장, 그리고 해귀(海歸)라 불리는 해외유학파들의 대거 귀환 등으로 글로벌혁신네트워크(GIN)의 센터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특히 귀국한 해외파들은 실질적인 연구뿐 아니라 국가연구개발프로젝트의 기획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홍 박사는 “해외 대학과 연구소에서 20~30년 동안 근무한 경력자들이어서 세계 트랜드를 알고, 중국이 뭘 해야 할지를 알아 기가 막히는 기획을 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홍 박사에 따르면 “국가주도로 G2까지 오른 중국이 다음 단계의 발전을 위해 민간창의와 시장의 힘을 결집해야 한다”면서 “대중창업, 만중창신” 정책으로 창업열풍을 불러오고 있다. 결국 정부 정책에 의한 프로젝트에다 창업열풍이 조화를 이루며 로컬기업들의 기술경쟁력이 올라가게 됐다는 해석이다. 따라서 사드문제로 유통과 콘텐츠 분야에서 영향을 받고 있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대중기술경쟁력 문제라는 점이다. 실제로 기술력 있는 한국기업들은 사드 와중에서도 중국과 활발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고 홍 박사는 최근 한 벤처기업의 중국진출을 지원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이 있다. 홍 박사는 “중국이 강조하는 역지사지와 구존동이 전략을 활용해 비정치적인 분야에서의 ‘한·중혁신협력 그랜드 디자인’의 제시와 같은 새로운 출구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존동이란 중국의 정치가 저우언라이(周恩來·주은래)가 주창한 ‘이견이 있으면 일단 미뤄 두고 의견을 같이하는 분야부터 협력한다’는 정치노선이다. ●중국 진출 성공하려면 기술경쟁력이 핵심 “우리나라의 대 중국 평균 50조원 무역수지 흑자가 취약한 것은 완제품 30%와 중간재 70%라는 수출 비중입니다. 미국과 독일, 일본은 완제품 비중이 60%가 넘습니다. 1경원으로 커지는 중국 내수시장에 들어가려면 중간재 수출만으로는 안 됩니다. 중간재 부문은 중국 로컬기업의 기술력이 제고되면 큰 타격을 받고 수출은 추락합니다. 시장이 아무리 커도 의미는 작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수출의 위기라고 하는 겁니다.” ‘가끔 우리 자식들은 뭘 먹고 살지를 생각한다’는 홍 박사의 목소리는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잠시 멈칫하며 심호흡을 한 다음 “우리는 수출을 대부분 대기업 위주로 합니다. 수출 중소기업과 벤처들은 상품의 30%만 수출합니다. 중국시장 진출이 어려운 이유입니다”라고 말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중 양국은 15년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상호 상생의 윈윈관계를 유지했다. 당시 한국은 원자재와 중간재를 중국에 보내 현지공장에서 값싼 중국 임금을 활용, 완제품을 제조해 중국과 제3시장에 수출하는 가공무역으로 수출을 견인했다. 중국도 현지공장 운영을 통한 고용창출, 경영기법과 기술이전 등의 경제적 실익을 얻었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한국은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가격 우위의 중국기업들이 기술과 품질, 유통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되레 세계시장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중 관계의 일대전환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홍 박사는 이를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 세계시장에서 경쟁”으로 진단한다. ‘협력과 경쟁’의 새로운 패러다임일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말하자면, 우리 기업이 중국과 협력과 경쟁의 벽을 넘어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핵심은 ‘우리의 기술력이 좌우한다’는 것이다. 즉 “사드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힘은 기술경쟁력 있는 기업”이란 분석이다. ●‘협력’과 ‘경쟁’의 쌍방향 전략 필요 “지난해 중국은 550만개 기업을 창업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에서 창업이 되는 데는 6개 정도의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단순 수치로 3300만개의 아이디어가 지난해 쏟아져 나왔다는 말입니다. 웬만한 아이디어는 다 나온 거나 마찬가지인데요. 우리 기업이 이 어려운 곳에 진출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기업이 1경원 규모의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제가 내린 결론은 ‘중국향의 협력과 협업’전략이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탁월한 기술력에 바탕을 둔 수출중소기업을 집중해 육성하는 올인 정책으로 ‘경쟁’에서 이기는 전략입니다.” 홍 박사는 ‘중국통’답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했다. 중국 이외의 시장 다변화도 필요하지만, 당장 거대한 내수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중국을 대체할 나라도 없기 때문이다. 홍 박사의 이 같은 두 가지 전략에는 “아직은 한국의 대중국 진출 아이템이 존재”한다는 판단이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또 3% 성장률이 어려운 국내경제 상황도 감안됐다. 특히 한중 양국 12만 명의 유학생과 2만여 명의 중국 관련 국내 대학생의 ‘한중 공동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일대일로 참여를 통한 해외수출벤처 지원’을 포함한 상세한 진출로드맵 작성도 필요하다. “한중혁신협력 플랫폼을 통해 현지취업, 한중공동청년창업, 수출중기벤처 고용 확대 등 연간 5천여 명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이유다. 홍 박사는 “이제 파편식 프로그램으로는 안 된다”며 “첨단 기술로 발전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이든 중소벤처든 뽑은 다음 멘토와 기술전문가, 마케팅 전문가, 중국현지 전문가 등 10명 정도의 ‘멘토단’을 붙여 올인정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1년에 선발된 ‘수출형 중소기업’에 연간 5억씩 3년간 15억원을 투자하면, 이렇게 육성된 수출형 중소기업이 중국시장으로 진출해 500억원,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 일자리는 자연스럽게 창출된다, 중국시장 진출의 성공모델을 육성하기 위한 홍 박사의 애국 열정이 느껴졌다. 사드의 장벽을 넘어 중국 내수시장에서 성공의 깃발을 꽂을 수출중소기업의 팡파르가 벌써부터 울리는 듯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여전히 희망의 나라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경제적 의미에서 한국에 중국은 무엇인가요.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등장하면서 전자·기계부품 등 중간재 위주의 대중수출은(2016년 77.4%) 완제품 중국 내수시장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2020년 1경 규모로 확대되는 중국 내수시장에서 우리의 수출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입니다. 2015년 -18.4%, 2016년 -4.9%로 사상 처음으로 오히려 2년 연속 대중국 수출증가율이 감소하였습니다. 중국의 내수시장전략에 따른 중간재 수출의 축소, 중국 로컬 기업의 기술력 급상승, 중국정부의 보이지 않는 기술무역장벽(TBT) 강화 등이 주요인으로 보입니다. 특히 가격 우위의 중국기업들이 기술, 품질, 유통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세계시장에서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 세계시장에서 경쟁, 협력과 경쟁의 이중주가 큰 압력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방금 제기한 중국의 기술경쟁력 추격이 만만치 않은데 중국 과학기술만 30년 가까이 연구한 전문가 입장에서 어떻게 평가하는지요. -중국은 작년 8월, 독자 개발한 세계 최초 양자통신위성 ‘묵자호’를 발사한 바 있고 올해 6월 16일 이 위성을 이용하여 1203km 떨어진 칭하이성과 윈난성 지상관측소 사이에 양자정보를 순간 이동시키는 데 성공한바 있습니다. 가장 안전한 정보보안수단으로 알려진 미래의 양자인터넷 시대로 진입할 결정적인 순간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유인잠수정 자오룽호는 세계 최초로 7,000m 심해탐사를 성공한 바 있습니다. 무주공산인 우주, 바다, 극지 등 이른바 경제영토 확장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 분야의 지난 20년간 논문 수를 보면, 양적인 측면에서는 중국이 13만여 건으로 11만여 건 수준인 미국을 추월한 상황입니다. 질적인 측면에서 상위 10% 수준 논문은 미국 1만8746건, 중국 8688건입니다. 한 국가의 기술경쟁력은 투자, 투입인력, 그리고 정부 정책의 일관성에 달려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프라인 5세대 이동통신(5G)에 중국은 향후 7년간 200조 투자예정입니다. 2020년까지 중국 반도체산업 투자규모가 120조원입니다. 해외유학 중국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천인계획’은 외국 국적 인재영입을 위한 ‘외국인 천인계획’으로 확대되면서 인재 블랙홀이 되고 있습니다. 국가주도로 G2까지 오른 중국은 다음 단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민간 창의와 시장의 힘을 결집해야 한다는 판단 하에 창업 열풍과 혁신을 위한 “대중창업, 만중창신”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일 1만 5000여개 이상의 기업이 창업되고 ‘혁신’은 13차 5개년 규획의 핵심 키워드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최근 사드문제로 한·중, 한·미·중 간의 외교안보문제가 이슈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드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입니다. 2012년 일본의 센카쿠열도 국유화계획 발표 이후 급감한 관광객은 11개월이 지나서야 원상복구 되었습니다. 올가을 시진핑 2기 정부가 시작되는 19차 당대회 이후까지는 전향적인 해결책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몇 가지 대응방안이 논의될 수 있습니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 요청은 북한이 갖는 버퍼 역할을 중국이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변수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사드의 본질에 대해서는 중국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좀 더 진정성 있는 설명과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설득이 필요합니다. 중국이 강조하는 ‘역지사지’와 ‘구존동이’전략을 우리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진 대중국 한국민의 여론도 적극 전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은 반관반민 1.5외교채널을 총동원해야 합니다. 사드문제 관련 기본적으로 이해해야 할 내용은 서구인과 아시아인의 사고체계가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옳고 그름의 논리를 따지는 미국과 시시비비보다 상황을 중시하는 중국, 리처드 니스벳이 분석한 <생각의 지도>는 우리에게 유용한 전략적 틀을 제시해 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실은 한반도에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 고착화는 절대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사드국면전환을 위한 비정치적 분야에서의 ‘한·중혁신협력 그랜드 디자인’을 제시, 새로운 출구전략을 추진해야 합니다. →‘한·중혁신협력 그랜드 디자인’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최근 G20 한·중 정상회담의 시진핑 주석 발언과 제8차 한·중 차관급 전략대화에서 중국 측이 강조한 소통 강화와 갈등 해결의 행간을 읽어본다면 좀 더 적극적인 출구프로그램 제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일례로 외교·경제·산업·과학기술·문화 등이 융합된 시진핑 정부의 최대 역점사업은 일대일로사업입니다. 중국만의 사업이 아니라 중앙아시아, 중동, 유럽 등 65개 국가가 포함된 200조 규모의 메가 프로젝트입니다. 문제는 지리적 특성상 한국과의 연계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연계 플랫폼 구축은 절실합니다. 플랫폼은 한국중소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의 중국 진출에 필요한 기술가치평가, 기술이전연계, 중국향 제품개발, 중국정책·아이템분석, 표준 및 인증, 한중청년창업 등 서브플랫폼으로 구성되고 중국 내 일대일로 핵심 18개 도시에 구축해야 합니다. 중국 내 국가급 하이테크파크에 하드웨어는 중국 측이 소트프머니는 한국 측이 분담하는 철저한 공동추진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플랫폼은 중국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한국기업의 중국 진출 지원, 일자리 창출, 사드국면전환 프로그램, 일대일로 참여 등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략적인 청년일자리 창출을 보면 현지 플랫폼 및 창업팀을 통한 500명, 수출벤처 고용 확대를 통한 4,500명 등 매년 5,000여명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동북아사업단은 이러한 구상을 어떻게 실현해 나가고 있나요. -2015년 상해푸동 지역에 상해과학원·상해산업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한·상해글로벌혁신센터’라는 명칭으로 공동설립 후 중국 진출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가장 큰 임무는 한국의 제품을 상해 측과 중국향 제품으로 공동개발하고 개발된 제품을 기반으로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법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측은 현금투자를 최소화하고 특허, 기술력, 브랜드 등 무형자산에 대한 가치평가를 극대화하여 지분참여를 하고 혁신의 가치사슬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연구개발과 IPO, M&A를 한국 측이 주도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실험실안전 필터링기술과 IoT연계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의 중국 진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추후 중국 내 혁신창업도시 및 일대일로 핵심도시로 이 모델을 확산할 계획입니다.→마지막 제안이 있다면요. -한·중 관계는 사드가 전부가 아닙니다. 사드문제가 없었더라도 이미 중국시장 환경은 우리 기업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 이외의 시장 다변화도 필요하지만 당장 거대한 내수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중국을 대체할 나라가 없습니다. 아직은 한국의 진출 아이템이 존재할 때 기존의 진출패러다임과는 다른 새로운 진출전략이 필요합니다. 3% 성장률이 어려운 국내 상황을 감안하면 중국 내수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한·중 유학생 및 중국 관련 국내 대학생 15만 명을 대상으로 한 한·중청년공동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일대일로 참여를 통한 해외수출벤처 지원 등 상세한 진출로드맵 작성이 필요합니다. 사드국면전환 프로그램 또한 비정치 분야에서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또한 중국은 단순히 대륙이 아니라 홍콩, 싱가포르 등과의 신중화권이라는 사실, 그리고 일대일로를 통해 중앙아시아, 러시아 등 유라시아 및 중동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주요 프로필 전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국제과학기술 정책연구소 객원연구원 전 중국과학기술촉진발전센터(NRCSTD) 객원연구원 전 한·중 과기장관회담 실무위원 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대외정책연구부장 전 상명대 정보통신대학원 기술경영학과 주임교수(학연프로그램) 전 중국 칭화대학 경제관리학원 기술경제·관리학과 고급방문학자 전 한국과학재단 한·중기초과학교류위원회 전문위원 전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 센터장(과학기술부 북경파견근무)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정책조정전문위원 전 한국과총국제협력위원 전 혁신클러스터학회장 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동북아사업단장 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한·상해글로벌혁신센터장 현 동북아미래기술포럼 간사 현 상해복단대 객좌연구원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추진위원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기금운용심의위원
  • [씨줄날줄] 누드펜션/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누드펜션/이동구 논설위원

    만약 아담과 이브가 신의 명령을 어기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에덴동산에서처럼 벌거벗은 채로 살 수 있었을까. 세계 곳곳에서는 태초의 아담과 이브처럼 벌거벗은 상태로 살고 싶어 하는 욕구가 끊임없이 표출되고 있다. 이유는 허식에 대한 반항에서부터 일상의 권태로움을 탈피해 보려는 욕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자연주의자’ 또는 ‘나체주의자’라고 한다.유럽에는 나체주의자들을 위한 마을이나 해변이 10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유명한 곳은 지중해 연안에 있는 프랑스 카프다드 해변의 나체촌이다. 이곳을 출입하려면 검문을 통과해야 하고 회원만 입장이 가능하다. 검문소에서 옷을 벗고 맡긴 후 퇴장할 때 찾아가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마을로 들어서면 나체로 시장을 보거나 은행 일을 보는 등 일상적인 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엄격한 규율로 통제되고 문란한 성문화도 없다. 평화로운 태초의 에덴동산이 재현된 듯한 느낌을 준다고 한다. 스페인의 ‘시체스 비치’도 그중의 하나다. 바르셀로나에서 기차로 30분이면 닿는 작고 아름다운 해변 도시로 예술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지만 벌거벗은 채로 즐길 수 있는 해변으로 유명하다. 독일 뮌헨에 있는 ‘영국정원’도 누드를 즐기는 곳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곳을 방문한 모든 사람들이 벌거벗지는 않지만 잔디밭 곳곳에서 누드를 즐기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심지어 다소 폐쇄적인 사회로 인식돼 온 러시아의 모스크바 인근에도 ‘은색의 숲’이라는 공원 내에 나체촌이 있다고 한다. 최근 충북 제천의 한 산골 마을이 나체주의자들 때문에 발칵 뒤집혔다. 약 2~3주 전부터 이 마을의 2층짜리 펜션 주변에서 벌거벗은 성인 남녀가 활보하며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주민들 눈에 띈 것이다. 이른바 ‘누디즘’을 표방하는 동호회 회원들이다. 이들은 개인 취향이니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주장하고 있다지만 주민들은 천주교 성지라 할 수 있는 마을이 ‘누드펜션’으로 퇴폐 마을이 된 것 같아 부끄럽다고 하소연한다. 이 마을 인근엔 조선 말 천주교 순교자인 남종삼 성인의 생가와 배론성지가 있다. 공공장소에서의 나체 활동은 세계 모든 나라에서 금지된다. 풍속을 해치고 타인에게 혐오감과 수치심을 주기 때문이다. 이번처럼 사적 공간에서 나체 생활을 하는 것은 어떨까. 경찰과 지자체도 뾰족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나체주의는 우리 사회가 아직은 쉽게 흡수할 수 없는 ‘문화 충격’인가 보다.
  • 김영철이 전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셀카’ 후기

    김영철이 전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셀카’ 후기

    개그맨 김영철이 이달 초 SNS에서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셀카’ 후일담을 밝혔다. 김영철은 지난 5일 문 대통령의 독일 방문에 동행해 동포간담회에 참석했다. 김영철은 26일 팟캐스트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셀카, 오빠가 찍자고 한 것이냐”는 개그맨 김숙의 물음에 “그러면 문재인 대통령이 나한테 찍자고 했겠냐”고 웃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김영철은 “어떻게 됐냐면 행사를 하고 대통령님이 오후에는 일정이 너무 많으셨다. 대통령님은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러 가시고 나는 여사님이랑 윤이상 묘랑 유태인 학살 박물관을 다녀왔다”며 “저녁을 먹고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산책 다 하고 12시에 나가시는 문 대통령과 로비에서 자연스럽게 만났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경호실장님이 ‘대통령님 나오십니다. 영철씨 인사하세요’ 그러는데, 여기 분위기가 너무 편하더라. 다들 딱딱하지 않고. 내가 ‘사진 찍어도 돼요?’ 그랬더니 ‘찍자고 하세요. 대통령님 되게 좋아하세요’라고 하더라”며 “그래서 ‘인스타그램에 올려도 돼요?’라고 물으니까 ‘그럼요. 다 좋아하신다니까요’ 그랬다”고 했다. 김영철은 “그랬는데 딱 오는데 (문 대통령이) ‘어! 영철씨 아직 안 갔어요? 수고 많았어요, 이번에’ 이러는데, ‘아, 아… 감사합니다’ 하고 슥 지나가버렸다”면서 “막상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악수하고 가는데 ‘사진…’이라는 말이 안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딱 가시는데 이렇게 헤어지겠구나. 이제 못 보겠구나 생각도 했고, 진심으로 사진도 찍고 싶었다. 그래서 2시 반에 대사관 직원들이랑 다 인사하는 라스트 찬스를 노렸다”며 “고민정 부대변인에 얘기하니까 ‘오빠 그러면 마지막에 한번 더 찍으세요’ 해서 맨 앞에 날 서 있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철을 본 문 대통령은 ‘어! 아직 안 갔어요?’라고 놀라 되물었고, 김영철은 “‘대통령님, 함부르크 가시죠? 저기 저 아까 사진 못 찍었는데 셀카 찍어도 돼요?’라고 하니까 (문 대통령이) ‘아까 왜 안 찍었어?’ 하더라. 그래서 혼자 말을 더듬다가 ‘다시 한번 찍을게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영철은 이 자리에서 사진을 한 3장 찍었고 셀카를 찍은 뒤 문 대통령이 ‘고생했다’고 말했다면서 얘기를 마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민석 “최순실 독일 은닉재산 여전…정유라만 있으면”

    안민석 “최순실 독일 은닉재산 여전…정유라만 있으면”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은닉 재산을 추적하기 위한 유럽 5개국 방문에서 최씨의 재산을 처분하는 현장을 확인했다고 27일 주장했다.안 의원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번 8박 9일 동안의 (유럽 취재에서) 대박거리 결정적인 것을 (동행한) 스포트라이트 팀이 찾아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독일 은닉재산 조력자와 조직 시스템은 그대로 작동을 잘 원활하게 하고 있고 재산 처분하고 있는 현장을 저희들이 확인을 했다”면서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놀라운 사실은 내부 제보”라며 “‘정유라만 있으면 된다’, ‘정유라만 감옥 안 들어가면 된다’. 그 이야기는 정유라에게 창구 열쇠를 넘겼다는 그런 해석을 했다”고 했다. 안 의원은 “우리가 그래서 전체 큰 숲을 봐야 한다”며 “최태민이 관리했던 박정희·박근혜 그쪽의 재산이 최순실에게 넘어간 것 아니냐. 그리고 이미 최순실에서 정유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그렇게 파악한 게 굉장히 의미 있는 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서뿐만 아니라 돈세탁의 흐름이라든지 조력자들의 조직 시스템을 거의 다 파악했는데 이걸 수사팀에 전해 드리면 된다”며 “앞으로 제가 할 일이 없어졌다. 다음 달에 다섯 번째로 갈까 말까 했는데 아마 안 가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휴가 직후 세월호 유가족 만난다…재조사 본격화”

    “문재인 대통령, 휴가 직후 세월호 유가족 만난다…재조사 본격화”

    문재인 대통령이 여름 휴가를 보낸 직후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난다. 이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재조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26일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당초 세월호 유가족들과 6월말 만날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독일 방문·G20 정상회담 등의 일정이 잡히면서 7월말부터 8월초에 예정된 여름 휴가일정이 끝나는 대로 유가족을 만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독일 방문을 앞두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추모시설 건립 등의 해결 과제를 목록화해 정리할 것을 참모진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 직후인 조국 민정수석 등과의 신임 참모들과의 오찬 자리에서도 “세월호 특조위도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고 끝났기 때문에 국민들이 그런 부분들이 다시 조사됐으면 하는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미디어오늘에 “대통령께서 특별한 계기에 구애받지 않고 세월호에 대해선 계속 관심을 갖고 계신 사안”이라며 “정확한 일정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부겸 “임기 내 국세·지방세 비율 6대4가 목표”

    김부겸 “임기 내 국세·지방세 비율 6대4가 목표”

    “재정분권 추가 재원 50兆 필요” 중소벤처기업부·행안부 신설 “현재 8대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3으로 하면 추가 재원이 20조원, 6대4로 하면 50조원이 소요됩니다.”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25일 문재인 정부의 조직 개편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번 정권 임기 안에 지방재정 균형을 이루겠다며 이처럼 말했다. 행정자치부 장관에서 새 정부 초대 행안부 장관이 된 김 장관은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부조직 개편 작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란 국정비전을 이루고자 중앙행정기관이 1개, 차관급이 1명 늘어난 18부 5처 17청 2원 4실 6위원회 체제로 운영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국가보훈처 장관이 늘었지만 국민안전처가 행안부로 흡수되고 대통령경호실이 차관급 조직이 되면서 장관 숫자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차관급이 1명 늘어 전체 정무직 숫자는 129명에서 130명이 됐다.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상징하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산업부와 미래부, 금융위원회 기능을 넘겨받아 창업 활성화와 중소기업 성장 지원에 나서게 된다. 20조원 규모의 기술보증기금 운영인력도 금융위에서 중소벤처기업부로 옮긴다. 안전처를 일부 흡수한 행안부는 창조정부조직실을 정부혁신조직실로, 지방행정실을 지방자치분권실로 바꿨다. 김 장관은 “재난 대응의 1차 책임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맡게 됐다”며 “재난상황점검회의는 세종시로 직접 내려가서 주재하고, 재난안전관리 현장을 자주 방문해 현장에 기반을 둔 안전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안전처에서 떨어져 나와 해양수산부 산하가 된 해양경찰청은 수사정보국과 외사과를 신설했다. 김 장관은 “촛불을 들었던 국민의 요구에 따라 국민이 직접 삶을 개척할 수 있는 강력한 지방분권이 필요하다”며 “국토 어디에 살든 최소한의 행정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균형발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증세의 필요성을 제기했던 그는 “경제 장관은 아니지만 정치인으로서 할 말을 했다”며 “지방분권을 이루기 위한 재정분권도 이번 정권 임기 내를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8대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6대4로 조정하는 재정분권을 위해서는 50조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고, 100대 국정과제를 이루려면 178조원이 더 든다고 김 장관은 지적했다. 그는 “균형발전을 위해 독일 모델을 연구 중이며,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 확대를 위해 재정 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국세:지방세 비율 8:2서 6:4로 하면 50조원 추가 필요

    국세:지방세 비율 8:2서 6:4로 하면 50조원 추가 필요

    지난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국가비전인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실천하기 위한 정부 조직 개편작업을 25일 마무리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새 정부 조직개편을 위한 법령안을 확정해 새 정부는 기존 17부 5처 16청에서 18부 5처 17청이 된다. 중앙행정기관은 1개, 정무직은 차관급이 1명 늘어 모두 130명이다. 행정안전부 초대 장관이 된 김부겸 장관은 “중앙과 지방을 잇는 가교로서의 역할과 함께 재난 안전 관리를 총괄·조정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며 “중앙 사무의 지방이양,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달성 및 지방재정 확충에 따른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재정균형장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재난상황점검회의는 세종시로 직접 내려가서 주재하겠다”며 “재난안전관리 현장을 자주 방문해 현장에 기반을 둔 안전관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Q. 기존 국민안전처 조직은 어떻게 되는가? A. 기획조정실과 같은 공통부서는 일부 부족인력을 보강하고, 나머지 중복 부서는 종전 예에 따라 삭감조치했다. Q. 행정안전부와 행정자치부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 A. 국민안전처는 세월호 사건 때 최선을 다했는가란 질문에 대한 답으로 탄생한 조직이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은 오랫동안 업무에 종사한 전문성과 네트워크가 쌓여야 제대로 일할 수 있다. 지방정부와의 관계 속에서 업무를 하고 교류를 맺었던 행정안전부가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재난대응의 1차 책임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맡게 된다. 규모가 커지면 교만해질 수 있는데 사람이나 조직은 교만하면 되지 않는다. 현장을 가장 중시하겠다. 그동안 재난 현장에서 최전선은 소방, 그다음은 경찰, 이어서 주변지원 업무인력이 배치되는 재난대응의 1차 원칙도 지키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지키겠다. 행정자치부가 지자체와 업무를 하면서 상대적으로 ‘갑’이란 우위 자세를 가졌는데 촛불을 들었던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그게 아니다. 국가가 움켜쥐고 가는 것은 한계가 있고, 주민이 삶을 직접 개척할 수 있는 강력한 지방분권이 필요하다. 현재의 불균형한 국토를 존속시킬 수 없으며 국민이 국토 어디에서 살든 최소한 행정적 서비스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균형발전을 위한 재정과 사무 설계가 있어야 하기에 독일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Q. 최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증세 문제를 이야기했는데. A. 제가 경제장관은 아닌데 정치인으로서 할 말을 했다. Q. 행정안전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재난안전관리본부는 세종시에서 운영되는 공간 분리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A. 공간 분리에 따른 제약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원칙적으로 주1 회는 세종시로 출근한다는 각오로 일하겠다. 류희인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중심으로 일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서울에 있더라도 상황을 즉각 보고받고, 판단할 수 있는 보조기구를 만든다. 중앙재난상황실 서울센터 인력을 4명에서 13명으로 보강한다. 과장급인 재난안전담당비서관을 둬서 일차적 상황판단에 도움받겠다. 경찰뿐 아니라 소방 쪽에서도 비서관을 장관실에 파견받아 일차적 판단을 내리도록 하겠다. 국민안전처에서 일했던 인력을 포함해 공직자의 성취의식과 자부심을 뒷받침하겠다. Q. 국정과제에서 장기적으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현재 8대2에서 7대3을 거쳐 6대4로 가겠다고 했는데 장기목표의 달성시점은 언제인가? A. 이번 정권 임기 내를 목표로 하겠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 3으로 하면 추가재원이 20조원, 6대 4는 50조원이 소요된다. 100대 국정과제 해결을 위해서도 178조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 이런 국가 소요 필요 재정에다 지방재정의 확충을 위해서도 재정 협의가 필요하다. 이번 정권 내란 목표를 가지고 흐름을 만들겠다.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를 확대하면 지방교부세의 덩치가 작아지기 때문에 재정 당국과 협의를 해야 한다.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정족수 부족’ 본회의 불참 민주당 의원들, SNS 통해 사과 릴레이

    ‘정족수 부족’ 본회의 불참 민주당 의원들, SNS 통해 사과 릴레이

    지난 22일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에서 발생한 ‘정족수 부족 사태’에 대해 여당 의원들이 24일 줄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과했다. 이날 오전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매끄럽지 못했던 추경안 처리를 두고 사과했다. 이에 이어 개별 의원들도 고개를 숙였다.원내대변인인 강훈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부끄럽고 송구스럽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불가피한 개인 일정이었지만 불가피하다는 것을 이유로 비판의 목소리를 피할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저 자신을 반성하고, 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원내부대표단 회의 후 기자들에게 “(강 원내대변인이 회의에서) 사과를 했고, 국민에게도 필요하면 사과를 할 것”이라고 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원내지도부에게도 ‘면목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동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이유 불문하고 깊이 사과드린다”고 썼다. 기 의원은 “오래전부터 계획된 개인 용무의 해외 일정이었다. 제 생각이 짧았고 저의 책임이다.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어제 귀국했다”고 설명했다. 김영호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지난 22일 추가경정예산안 본회의 표결에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김 의원은 “어제 2박 3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하루가 급한 추경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저의 미숙한 판단이었고 분명 잘못된 행동이었다.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홍의락 의원은 “국민 여러분과 지역 주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국회의원으로서 본회의 표결에 참석지 못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변명할 여지가 없다”는 사과글을 올렸다. 이들 의원 등 민주당 의원 26명은 해외 출장, 개인 일정 등의 이유로 지난 22일 열린 추경안 처리 본회의에 불참했다. 불참한 의원들의 의원회관 사무실에는 지난 주말부터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해외 일정 때문에 부득이하게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은 현지 활동사진과 글을 SNS 등에 올리며 불참 사유를 간접적으로 알렸다. 4선의 강창일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일의원연맹 회장 직책으로 일본을 찾아 아베 신조 총리 등을 만났다는 글을 사진과 함께 올렸다. ‘최순실 일가 은닉 재산 찾기’를 위해 독일과 인근 국가를 방문한 안민석 의원도 현지 활동 내용이 담긴 사진과 글을 게시했다. 전날 ‘효도관광 해명글’로 논란을 부른 이용득 의원은 해명글은 내렸지만, 항의글을 올리는 네티즌과 ‘댓글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항의 글이 넘쳐나자 “휴가들 다녀오셨나요? 제방에 갑자기 많은 분들이 방문하셨네요. 환영합니다”라며 “일도 중요하고 효도 중요하고? 제 할 일 제가 합니다. 욕심 많은 놈 아니니 저한데 하라 마라 하지 마시고요”라는 글을 달았다. 금태섭 의원도 미국 국무부 초청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문제로 본회의에 본의 아니게 불참했다고 설명한 글을 전날 페이스북에 올렸지만, 현재는 해당 글을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본회의에는 참석했지만 책임을 통감한다는 의원도 있었다. 표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동책임을 통감하며 국민과 당원, 지지자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공당, 공직자로서의 책무에 더욱 매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을 맡은 홍익표 의원 역시 “추경통과 과정을 되돌아봤다. 촛불민심과 개혁에 대한 책임감과 치열함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동의하고 당원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다시 한 번 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현안 과제인 탈원전, 최저임금제 관련 후속조치, 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나치 금서 불태운 땅 위에… 지혜와 자유의 상징 세우다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나치 금서 불태운 땅 위에… 지혜와 자유의 상징 세우다

    독일 중부에 위치한 인구 20만의 도시 카셀은 5년마다 전 세계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가늠하는 카셀 도쿠멘타가 열리기 때문이다. 도쿠멘타의 해가 되면 6월 초부터 9월 말까지 카셀 시내 전체는 ‘100일간의 미술관’으로 변한다. 그랜드투어의 해인 2017년 14회째를 맞은 도쿠멘타가 열리는 카셀은 여러 방향으로 뻗어가는 화살표를 바탕에 깐 포스터와 배너, 입간판들이 곳곳을 장식하며 도시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주 전시장인 시내 한복판의 프리데리치아눔 건물 꼭대기에서 피어오르는 흰 연기는 축제 분위기를 한 층 고조시켰다. 간편한 복장에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지도를 들고서 전시장을 찾아다니는 방문객들 사이에서 현지인들이 오히려 머쓱해질 정도였다. 2012년 열린 ‘도쿠멘타 13’의 유료 관람객이 90만명을 육박했다는데 뮌스터 조각프로젝트, 베니스 비엔날레가 겹치는 이번 ‘도쿠멘타 14’에는 적어도 100만명이 미술관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9월까지 전시… 올해 100만명 찾을 듯 도쿠멘타의 실험성과 주제의식은 예술 감독의 성향에 따라 전적으로 결정되게 마련이다. 올해 도쿠멘타의 예술감독은 폴란드 출신의 큐레이터 아담 심칙이 맡았다. 바젤 쿤스트할레 관장을 지냈고 베를린 비엔날레 공동 감독을 맡았던 그는 실험정신과 리서치, 작가들과의 협업을 중시하는 기획자로 알려져 있다. 심칙은 처음으로 그리스 아테네와 독일 카셀 두 도시에서 도쿠멘타를 여는 모험을 감행했다. 전시 주제는 ‘아테네로부터 배우기’다. 아테네에서는 지난 4월 8일 시작해 이달 16일까지 열렸다. 6월 10일 공식 오프닝을 가진 카셀에선 오는 9월 17일까지 160명의 예술가들이 프리데리치아눔 외에 프리드리히광장, 도쿠멘타홀, 옛 기차역 등 30여 곳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도쿠멘타는 아테네라는 특정 도시를 주제로 하고 있어 접근방식에서 확연히 차별성을 띨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서 그리 알려지지 않은 그리스 작가들이 많이 포함돼 있어 생경했고 주제의 전개 면에서도 식상하다는 평가가 대세였다. 아테네국립현대미술관(EMST)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프리데리치아눔의 전시는 과연 지금 이 순간 독일이라는 나라에서 그리스 현대미술을 보여주는 게 무슨 의미인지 잘 와 닿지 않았다. 이미 국가 간의 경계가 없어진 현대미술에서 서구문명의 출발점인 아테네에서 배우자는 구호가 비서구권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전쟁과 난민문제를 거론하고 학살이나 탄압, 차별, 침략을 고발하는 기록, 사진, 회화, 오브제, 영상 등을 나열한 전시는 지금 이 세계의 문제에 주목했다고 하지만 진부한 느낌이었다.그럼에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카셀까지 찾아온 보람은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특히 도쿠멘타 14의 대표작품으로 프리데리치아눔 앞 프리드리히 광장에 설치된 마르타 미누힌의 ‘책의 파르테논’은 다른 모든 작품들의 존재가 무의미하게 여겨질 정도로 강렬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개념미술가인 미누힌은 1983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와 비슷한 작품을 선보였지만 이번에는 한 층 더 진전된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금서 약 10만권으로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 모양의 구조물을 채우고 전시가 끝나면 시민들에 다시 나눠주는 것이다. 기증받은 책을 비닐에 넣어 밀봉한 뒤 전시 구조물에 부착하는데 전시 기간 중에도 시민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기증을 받아 매일 사다리차가 책을 설치하고 있다. ‘책의 판테온’이 더욱 상징성을 갖는 이유는 바로 이 장소에서 1933년 5월 19일 나치가 ‘독일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내세워 약 2000권의 금서를 불태웠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나치의 만행을 상기시키면서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금서’들을 지혜의 사원에 되돌려 주려는 의도를 작품에 담았다. 신전 앞에는 책을 기증받는 상자가 설치돼 있다. 자전거를 타고 책을 가져 온 헤스타씨는 “알제리 작가의 책 두 권을 상자에 넣었다”며 “오늘날 만연한 폭력과 어딘가에서 계속되는 검열 등 온갖 종류의 편협함에 항거하는 작가의 정신에 공감하기 때문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시민 기증 책 10만권으로 신전 쌓아 미누힌은 사회참여적인 이 작품을 통해 집안에 꽂혀 있던 책으로 미술작품을 만들고, 미술작품이 됐던 책을 다시 일상으로 돌려보내는 순환을 시도했다. 미술 작품이 지니는 신비감을 무너뜨리는 동시에 우리가 처한 현실적 문제와 미술이 직접 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미대 서양화과 윤동천 교수는 이 작품에 대해 “미누힌의 기념비적인 작품은 예술이 더이상 엄숙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지난번 도쿠멘타에 비해 규모가 좀 줄어들고 주제전에도 스펙터클한 작품이 적었지만 현대미술이 점차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아지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현상”이라고 평했다. 유한회사인 카셀도쿠멘타가 헤센주와 카셀시의 지원을 받아 주관하는 도쿠멘타는 전위적인 실험미술의 산실로 현대 미술의 흐름을 읽는 데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초대형 미술행사다. 도쿠멘타에 초대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국제무대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중요한 행사가 왜 하필 카셀에서 열리고, 전시회를 의미하는 단어들 대신 독일어로 교훈, 기록, 문서를 의미하는 ‘도쿠멘타’라는 단어를 썼을까. 카셀에는 나치 독일의 제9관구 국군사령부가 있었고 독일 최대의 군수회사 헨셸의 공장도 있었다. 1830년 설립된 헨셸은 연합군을 공포에 떨게 했던 대전차부터 항공기, 탱크 등 무기와 운송장비를 생산해 2차대전 당시 연합군의 주요 타깃이 됐다. 1941년 9월 영국공군은 카셀에 폭탄 70여개를 투하했다. 이어지는 폭격으로 도시는 폐허가 됐다. 도시의 90%가 파괴되고 최소 1만명이 목숨을 일었으며 15만명이 집을 잃었다. 전쟁 후 동서독으로 나뉠 때 동독과의 경계를 불과 30㎞ 거리에 둔 카셀은 서독에 속하게 된다.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도시는 미국의 마셜플랜에 힘입어 급속도로 재건됐다. 전쟁이 끝난 지 10년 만인 1955년 전쟁의 상처를 예술로 치유한다는 명목으로 기획된 것이 첫 번째 도쿠멘타였다. ‘반성과 자각의 토대 위에 새로운 예술의 역사를 쓰자’고 제안한 사람은 카셀 국립대학 회화과 교수인 아놀드 보데(1990~1977)였다. 국제정원박람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첫 번째 도쿠멘타는 나치에게 ‘퇴폐미술가’로 낙인찍혀 핍박받았던 예술가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회고전 형식으로 진행됐다. 보데는 자기성찰과 반성의 토대 위에 새로운 현대미술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의미로 도쿠멘타라는 단어를 채택했다. 도쿠멘타는 4회부터 유럽 작가들을 수용하면서 현대의 미술 담론을 제시하는 중요한 미술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전위적인 실험성을 띠기 시작한 것은 하랄트 제만이 예술감독을 맡았던 5회(1972년)부터이다. ‘도쿠멘타 5’는 68혁명 이후 유럽에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정치적 메시지와 실험성 강한 전시로 국제 미술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플럭서스 그룹, 아르테 포베라, 개념미술에 참여하는 최전선의 예술가들이 도쿠멘타로 몰려들었다.●떡갈나무 7000그루, 계속되는 프로젝트 독일 전위예술가 요제프 보이스는 그해 100일 동안 매일 시민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며 ‘사회적 조각’을 스스로 실천함으로써 카셀 도쿠멘타를 국제 미술계에 각인시킨 일등공신이다. 실천하는 예술을 주장했던 보이스는 1982년 열린 ‘도쿠멘타 7’에서 긴급히 복원된 도시 카셀에 7000그루의 떡갈나무를 현무암 기둥과 한쌍으로 심는 거대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예술의 행위로 카셀에 역사와 자연을 심는 이 프로젝트는 보이스가 사망하고 1년 뒤 열린 1987년 도쿠멘타에서 그의 아들이 7000번째 나무를 심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보이스의 작품은 2012년 ‘도쿠멘타 13’에서 발표한 주세페 페노네의 작품 ‘돌의 아이디어’에 모티프를 제공했다. 청동과 강철로 된 나무가 돌을 떠안고 있고 주변에 묘목을 심은 작품으로 카를스아우에 공원에 설치돼 방문객들을 반기고 있다. 나치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예술가들에게 저지른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반성과 자각에서 출발한 카셀 도쿠멘타는 하나의 종결된 미술을 보여주기보다는 지속적이고 변화하는 미술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조명하고 실험하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한다. 도쿠멘타의 정신을 오롯이 살린 ‘책의 판테온’, 광장에 서 있는 보이스의 떡갈나무들은 도쿠멘타가 가꿔 가는 현대미술의 살아 있는 역사가 되고 있다. 치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역사를 만들어가는 도쿠멘타, 5년 뒤를 기다리게 되는 이유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서울광장] 이산가족 노회찬의 유감/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산가족 노회찬의 유감/황성기 논설위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어머니 원태순의 고향은 함경남도 흥남이다. 교사를 하던 중 전쟁이 터져 1·4 후퇴 때 흥남에서 거제도로 피난을 왔다. 함경남도 정주가 고향인 아버지 노인모(작고)도 비슷한 시기 흥남을 떠나 거제를 거쳐 부산에 정착한다. 처녀(1929년생)와 총각(1921년생)이 만나 결혼한 것이 1953년, 노회찬이 태어난 것은 1956년이다. 노 원내대표는 이산가족 상봉 소식이 나올 때마다 가슴이 설레고 아프다. 지난 17일 대한적십자사가 10월 4일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회담을 제의했을 때도 그랬다. “제 어머니가 우리 나이로 89세입니다. 기억이 희미하고, 치매 초기예요. 주변에 계시던 친구분들도 대부분 돌아가셨고요.” 원태순은 90년대 초 통일부에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다. “북에 유감이 많습니다. ‘몇 사람 만나는 게 중요하냐, 통일이 중요하지’라는 북의 인식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라는 노 원내대표. “핵·미사일과 제재라는 상황이 있지만 정치와 인도적 문제는 분리돼야 합니다.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 화해의 상징인 양 이벤트처럼 돼서도 안 되고요. 상봉은 인권이자 휴머니즘의 문제입니다. 어머니 같은 분들에게는 시한부 사안이에요. 개인들이 무슨 잘못입니까. 혈육끼리 만나겠다는데 그걸 정치가 가로막는 꼴입니다.” 노 원내대표는 북한을 세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하지만 형제와 조카들을 찾는 어머니를 위해 한 차례도 생사 확인을 북측에 부탁한 적이 없다. 2000년부터 시작돼 2015년까지 20차례 진행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는 운이 좋은 몇십 명만 뽑힌다. 이산가족 사이에서는 상봉 추첨을 ‘로또’라 부른다. 원태순도, 아들 노회찬도 “순서가 오겠지” 하며 ‘로또 당첨’을 기다린 게 25년 됐다. 통일부에 등록된 이산가족의 지난 6월 말 현황을 보면 13만 1200명 중 생존자는 6만 513명이다. 80세 이상은 3만 7857명으로 전체 생존자의 62.6%. 북한이 두 차례 핵실험을 한 지난 한 해에는 상봉 행사도 없이 3043명이 상봉을 애타게 기다리다 사망했다. 노령을 감안하면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질 것이다. 원태순씨 같은 1세대에게 이산가족 문제는 시간을 다투는 절박한 사안이다. 지금의 1분 1초가 골든타임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산가족 전원 상봉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병원 건립을 비롯한 인도적 분야의 협력을 제공하는 ‘한반도 프라이카우프’를 통해서다. 조명균 장관도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을 통해 프라이카우프 추진을 확인한 바 있다. 문 대통령도, 조 장관도 이산가족 2세대다. 서독이 동독의 정치범을 데려오는 대가로 현물을 제공했던 프라이카우프의 개념이 한반도에 등장한 것은 베를린 장벽 붕괴 6년쯤 뒤인 1995년 언저리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방부 정책기획실 과장이었던 김국헌 전 정책기획관의 증언. “국군 포로를 데려오는 방안을 놓고 국방부 내부에서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나왔다가 통일안보정책조정회의에도 올라갔던 아이디어였다.” 보수 정권에서는 국군 포로, 납북자를 데려오는 방안으로 프라이카우프가 거론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 현인택·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박근혜 정부 때 류길재 장관이 프라이카우프를 언급했다. 이산가족 문제에 프라이카우프 적용을 선언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처음이다. 류길재 전 장관은 “프라이카우프를 적용하기엔 독일과 한반도 상황이 다르다”고 부정적이다.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렵고, 현물 지원에 따른 보수 진영의 ‘퍼주기’ 공세가 재연될 수 있는 점, 이산가족의 이주가 쉽지 않다”는 게 이유다. 대부분의 북한 전문가들도 류 전 장관과 비슷한 의견이다. 어려워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생사 확인, 서신 교환, 상설 면회소 설치, 그리고 프라이카우프까지 모든 걸 시도해야 한다. “프라이카우프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손놓고 있을 수 없는 거 아닙니까.” 노회찬을 비롯한 6만 이산가족의 절규, 북은 새겨듣기를. 상봉 회담을 제안한 8월 1일까지 열하루 남았다. marry04@seoul.co.kr
  • 김문수 서울시의원 “해외소재 문화재 찾기 사업 본격화 한다”

    김문수 서울시의원 “해외소재 문화재 찾기 사업 본격화 한다”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문수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북2)이 대표 발의해 올해 1월 5일에 제정된 「서울시 국외소재문화재 보호 및 환수활동 지원 조례」에 따른 서울시의 국외소재문화재 찾기 공모사업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따르면, 현재 국외에 소재해 있는 우리나라 문화재는 20개국 16만 8330점으로 도쿄국립박물관 등 일본에 7만 1422점(42.43%),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 미국에 4만 6404점(27.57%), 쾰른동아시아박물관 등 독일에 1만 940점(6.50%), 베이징고궁박물원 등 중국에 1만50점(5.97%) 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문수 의원은 국외에 소재한 우리 문화재 환수활동을 활성화해 문화의 정체성을 확립시키고 우리 서울시의 자긍심을 높이고자 이 조례를 발의했고, 2017년도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국외소재문화재 보호 환수활동을 하는 단체 지원을 위해 책정한 1억5천만 원의 예산이 본회의에서 통과되면서 이 사업 추진의 실효성을 확보한 바 있다. 서울시는 이 조례 제7조를 근거로 국외소재문화재의 현황·현지 조사, 학술연구활동 등의 조사연구, 국외소재문화재 환수 관련 교육․홍보, 캠페인 등의 홍보활동, 국제연대 구축 등 국외소재문화재 보호 및 환수활동의 기타활동의 세 분야로 나눠 문화재 환수활동 관련 민간단체를 2차에 걸친 공모를 통해 선정했으며 이를 통해 국외소재문화재 찾기 사업이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한편 김 의원은 19일 국회 헌정 기념관에서 이명수, 이원옥, 전재수, 조승래 국회의원 주최와 (사)대한황실문화원과 문화재환수국제연대에서 주관한 2017년 문화유산회복을 위한 문화인 결집대회에 참여했다. 이날 행사는 조선왕실 대한황실 유산회복위원회 발족식과 김경임 전 대사의 강연에 이어 문화유산회복국제재단 설립을 위한 발기인 모집이 있었다.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통해 되찾아온 문정왕후 현정어보와 같이 서울시에서도 이번에 가동된 국외문화재 찾기 사업에서 큰 성과를 거두기를 희망한다”며 “우리 문화재 환수활동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 의원은 서울시 국외소재문화재찾기 사업에 선정된 민간단체와 함께 고종황제와 명성황후의 주치의로 활동한 미국 알렌선교사의 후손들을 만나 이들이 소장하고 있는 왕실유물에 대한 환수활동을 돕고자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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