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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메라가 사람 따라 움직인다”…中 아너, 210만원대 ‘로봇폰’ 출시 [여기는 중국]

    “카메라가 사람 따라 움직인다”…中 아너, 210만원대 ‘로봇폰’ 출시 [여기는 중국]

    사용자를 알아서 따라 촬영하고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스마트폰이 중국에서 출시됐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HONOR)는 이를 ‘세계 최초의 로봇폰’이라고 내세웠다. 14일 중국 정보통신기술(IT) 매체 타이핑양커지 등에 따르면 아너는 이날 광저우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아너 로봇폰’을 공개했다.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본체에 접혀 있다가 필요할 때 펼쳐지는 카메라다. 2억 화소 주 카메라에 전동식 짐벌에 장착돼 사용자의 움직임에 맞춰 방향과 각도를 스스로 조절한다. 일반 스마트폰의 손떨림 방지 기능이 렌즈나 이미지 센서를 미세하게 움직이는 방식이라면, 로봇폰은 카메라 모듈 자체가 본체 밖으로 나와 고개를 돌리듯 움직인다. 사람을 자동으로 따라 촬영하고 영상통화 중 사용자가 이동해도 화면 중앙에 맞춰준다. 짐벌은 100여 개의 부품으로 구성됐으며 초당 최대 360도 속도로 움직인다. 카메라 각도를 음성으로 조절할 수도 있고, 음악의 빠르기를 인식해 리듬에 맞춰 움직이는 기능도 갖췄다. 혼자 촬영할 때도 촬영자의 자세를 추천하고 구도를 자동으로 잡아준다. 라이브 방송에서는 인물을 따라 초점을 맞추며, 걸어가거나 뛰면서 촬영할 때도 짐벌을 이용해 흔들림을 줄인다. ‘로봇’이라기보다 움직이는 카메라아너는 로봇폰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실제 형태는 이동하는 로봇보다 ‘전동 짐벌 카메라를 내장한 스마트폰’에 가깝다. 인공지능(AI) 비서 ‘요요(YOYO)’가 사용자의 음성과 손짓을 인식해 카메라를 움직이고,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오가며 작업을 수행한다. 알리바바의 대규모언어모델 ‘첸원’도 기기용 AI 개발에 활용됐다. 카메라 기능은 독일 영화 장비 업체 아리(ARRI)와 공동 개발했다. 아리의 색상 표현 방식과 LogC3 촬영 형식을 적용했으며 4K 120프레임 슬로모션과 4K 저조도 촬영을 지원한다. 11종의 아리 색상 필터와 2.39대 1 시네마틱 화면비도 제공한다. 아너 로봇폰에는 퀄컴의 5세대 스냅드래곤8 엘리트 프로세서와 7060mAh 배터리가 탑재됐다. 화면 크기는 6.31인치이며 기기 두께는 약 9.59㎜, 무게는 248g이다. 가격은 12GB 램·512GB 저장용량 모델이 9999위안(210만원), 16GB·1TB 모델이 1만 2999위안(273만원)이다. 중국의 최신 스마트폰 가격이 90만~130만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스마트폰 가격의 2배가 넘는 고가인 셈이다. 회사는 중국에서 12일 예약 판매를 시작해 18일 정식 출시한다. 해외 출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제품이 공개되자 현지에서는 새로운 촬영 방식에 대한 기대와 내구성을 걱정하는 반응이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은 “가난한 사람은 쓰기 어려운 가격”이라고 했고, 다른 누리꾼은 “움직이는 부품이 물과 충격에 얼마나 견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 로봇폰의 성패는 독특한 움직임 자체보다 카메라의 내구성과 실제 촬영 편의성, 200만원이 넘는 가격을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 강한 심장에 전기차 감성 입혔다… 하이브리드로 돌아온 제네시스

    강한 심장에 전기차 감성 입혔다… 하이브리드로 돌아온 제네시스

    제로백 7.1초… 연비도 25% 향상가솔린보다 18% 빠르게 재가속모터 영역 넓히고 소음·진동 억제日 렉서스·獨 BMW와 경쟁 나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다음달에 첫 번째 하이브리드 차량인 ‘GV80 하이브리드’를 출시한다. 전기차의 정숙성과 즉각적인 가속감을 앞세워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강자인 일본 렉서스, 고출력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앞세운 독일 BMW 등과 경쟁에 나선다. 제네시스는 13일 차세대 2.5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음달 출시되는 GV80 하이브리드에 처음 적용된다. GV80 하이브리드는 합산 최고출력 352마력(PS), 최대토크 54.0㎏f·m로 기존 GV80 2.5 터보 모델보다 출력은 약 16%, 토크는 26% 높다. 연구소 시험 결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약 7.1초 만에 가속했다. 19인치 2WD 5인승 기준 복합연비도 기존 2.5 터보보다 25% 이상 향상됐다. 공식 연비는 정부 인증 후 공개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하이브리드차를 얼마나 전기차처럼 느끼게 하느냐에 공을 들였다.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시스템 가운데 처음으로 수냉식 배터리를 적용해 방전출력을 높이고 모터 활용 영역을 넓혔다.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하고자 차량을 일정 시간 세워뒀다가 시동을 걸고 출발할 때는 약 시속 30㎞까지 전기차 모드를 적극 활용하고, 신호가 많거나 정체를 반복하는 도심에서도 가능한 한 모터로 주행하도록 제어했다. 전기차에서 느낄 수 있는 즉각적인 가속 반응도 특징이다. 시속 100㎞로 주행 중 속도를 높이고자 가속 페달을 밟을 경우 2.5 가솔린 터보 모델보다 약 18% 더 빠르게 재가속할 수 있다. 경쟁자인 렉서스 RX 500h가 366마력의 성능과 핸들링을 강조한다면 제네시스는 모터의 작동 영역을 넓히고 엔진 개입 때 소음과 진동을 억제해 정숙성과 선형적인 가속감에 무게를 뒀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등 독일 프리미엄 업체가 대용량 배터리와 외부 충전을 활용하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로 높은 출력과 긴 전기 주행거리를 추구하는 것과도 다르다. 제네시스는 외부 충전이 필요 없는 하이브리드로 편의성과 전기차 주행 감성을 동시에 겨냥했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글로벌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35만 3668대로 전년 동기보다 25% 늘었다.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하이브리드 수요가 확대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제네시스의 올해 상반기 미국 판매는 3만 9088대로 역대 최고치였지만 렉서스는 같은 기간 16만 9712대를 판매했다. 제네시스로서는 커지는 하이브리드 수요를 흡수할 새로운 선택지가 필요했던 셈이다.
  • 강한 심장에 전기차 감성 입혔다…하이브리드로 돌아온 제네시스

    강한 심장에 전기차 감성 입혔다…하이브리드로 돌아온 제네시스

    현대자동차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다음달에 첫 번째 하이브리드 차량인 ‘GV80 하이브리드’를 출시한다. 전기차의 정숙성과 즉각적인 가속감을 앞세워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강자인 일본 렉서스, 고출력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앞세운 독일 BMW 등과 경쟁에 나선다. 제네시스는 13일 차세대 2.5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음달 출시되는 GV80 하이브리드에 처음 적용된다. GV80 하이브리드는 합산 최고출력 352마력(PS), 최대토크 54.0㎏f·m로 기존 GV80 2.5 터보 모델보다 출력은 약 16%, 토크는 26% 높다. 연구소 시험 결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약 7.1초 만에 가속했다. 19인치 2WD 5인승 기준 복합연비도 기존 2.5 터보보다 25% 이상 향상됐다. 공식 연비는 정부 인증 후 공개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하이브리드차를 얼마나 전기차처럼 느끼게 하느냐에 공을 들였다.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시스템 가운데 처음으로 수냉식 배터리를 적용해 방전출력을 높이고 모터 활용 영역을 넓혔다.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하고자 차량을 일정 시간 세워뒀다가 시동을 걸고 출발할 때는 약 시속 30㎞까지 전기차 모드를 적극 활용하고, 신호가 많거나 정체를 반복하는 도심에서도 가능한 한 모터로 주행하도록 제어했다. 전기차에서 느낄 수 있는 즉각적인 가속 반응도 특징이다. 시속 100㎞로 주행 중 속도를 높이고자 가속 페달을 밟을 경우 2.5 가솔린 터보 모델보다 약 18% 더 빠르게 재가속할 수 있다. 경쟁자인 렉서스 RX 500h가 366마력의 성능과 핸들링을 강조한다면 제네시스는 모터의 작동 영역을 넓히고 엔진 개입 때 소음과 진동을 억제해 정숙성과 선형적인 가속감에 무게를 뒀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등 독일 프리미엄 업체가 대용량 배터리와 외부 충전을 활용하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로 높은 출력과 긴 전기 주행거리를 추구하는 것과도 다르다. 제네시스는 외부 충전이 필요 없는 하이브리드로 편의성과 전기차 주행 감성을 동시에 겨냥했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글로벌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35만 3668대로 전년 동기보다 25% 늘었다.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하이브리드 수요가 확대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제네시스의 올해 상반기 미국 판매는 3만 9088대로 역대 최고치였지만 렉서스는 같은 기간 16만 9712대를 판매했다. 제네시스로서는 커지는 하이브리드 수요를 흡수할 새로운 선택지가 필요했던 셈이다.
  • “이게 왜 지금 여기서 나와?”…심형래의 집념 ‘디 워’, 넷플릭스 글로벌 6위 미스터리

    “이게 왜 지금 여기서 나와?”…심형래의 집념 ‘디 워’, 넷플릭스 글로벌 6위 미스터리

    2007년 대한민국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심형래 감독의 SF 판타지 영화 ‘디 워’가 개봉 19년 만에 넷플릭스에서 뜻밖의 역주행 신화를 쓰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 12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디 워’는 지난 10일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순위 6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넷플릭스 영화 부문 2위까지 치솟았다. 또 전 세계 20개국 차트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는 등 미스터리한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개봉 당시 ‘디 워’는 한국 설화 속 이무기를 소재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괴수들의 대결을 그려 큰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서만 약 8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상행 흥행에 성공했지만, 완성도와 연출, 컴퓨터그래픽(CG) 수준을 둘러싸고 평단과 관객 사이에서 치열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19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유럽 시청자들은 심형래 감독이 구현한 K-괴수물과 판타지 서사에 새로움을 느끼며 열광하는 모양새다. 넷플릭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뜻밖의 고전 K-판타지 발견”, “지금 봐도 독창적인 이무기 콘셉트”라는 반응이 나오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시대와 국경을 넘어 글로벌 차트 상위권을 뒤흔든 심형래 감독의 집념작 ‘디 워’. 개봉 19년 만에 맞이한 이 신비한 ‘글로벌 재평가’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영화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200년 버틴 슈베르트 선율… 시적 몸짓일까 인간의 욕망일까

    200년 버틴 슈베르트 선율… 시적 몸짓일까 인간의 욕망일까

    슈푹 ‘일곱 번째 파랑’… 아시아 초연음악, 부분만 흐르면서 춤과 조화“한국 무용수, 배움 목마른 듯 질문”에크만 ‘선인장’… 위계적 평가 풍자속도감·진지함 속 인간 과시욕 직시“의미 찾는 자신 발견하고 웃게 돼” 올해는 프란츠 슈베르트(1797~1828)의 현악4중주 14번 ‘죽음과 소녀’를 초연한 지 200주년이 되는 해다. 창단 2년이 된 서울시발레단은 200년을 버틴 선율에서 갈라져 나온 두 세계를 한 무대에 올린다. 오는 14~16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더블 빌(한 주제로 두 작품을 묶은 공연) ‘죽음과 소녀’에서 크리스티안 슈푹(왼쪽)의 ‘일곱 번째 파랑’(Das siebte Blau·2000년 초연)과 알렉산더 에크만(오른쪽)의 ‘선인장’(Cacti·2010년 초연)을 나란히 놓았다. 독일 베를린 슈타츠발레단을 이끄는 슈푹은 ‘죽음과 소녀’를 처음 들었던 기억을 먼저 떠올렸다. 여덟 살 무렵 여름방학에 우연히 들은 음악이 살아가는 내내 자신에게 되돌아왔다고 했다. 최근 서울 용산구에서 기자들과 만난 슈푹은 음악에 대해 “죽음에 두렵다는 느낌보다 아름답다는 감각을 주는 시적인 작품”이라면서 “음악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춤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이 음악에 대한 존중을 드러내는 원칙이었다”고 소개했다. 음악이 전곡이 아니라 장면에 따라 부분만 흐르면서 “음악과 안무가 서로 대화하는 구성”을 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소 우울”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밝은 부분을 보여주는 부분을 지나 마지막 순간은 재미있게 표현하고자 했다”며, “누구나 각자의 시간과 삶이 있고 그 안에서 감동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일곱 번째 파랑’이라는 제목은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나왔다. 무용수가 몇 명이냐(일곱 쌍), 좋아하는 색이 무엇이냐(파랑)는 물음이 그대로 남았다. 26년간 여러 발레단을 거치면서 정확한 재현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안무는 “박물관의 박제처럼 다루는 것”도, “정해진 답”도 아니라 “새로운 답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무용수들에 대해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질문하며, 배움에 목말라 있더라”면서 “내 춤을 추는 그들에게 내가 어떻게 화답할지, 무엇을 바꾸고 수용할지 기대된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아시아 초연이다. 에크만의 ‘선인장’은 예술을 규정하려는 태도를 겨눈다. 서면으로 만난 에크만은 “당시 소수의 평론가가 하룻밤 사이에 판결을 내릴 수 있었다. 상처받은 취약함에서 출발했지만 나 자신을 포함한 시스템 전체를 웃어넘기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사람들이 의견을 갖는 건 당연하다”고 전제한 뒤 “예술적 경험처럼 본질적으로 불안정하고 규정하기 어려운 것까지 전문성을 내세우면서 위계를 만들고 확신을 과시하는 인간의 욕구를 직시했다”고 했다. 이어 16년이 지난 지금 그 권위는 사라진 게 아니라 흩어졌다고 진단하면서 “누구나 즉각 반응을 올리지만 무엇이 보일지는 알고리즘이 정한다. 때로는 알고리즘이 가장 강력한 비평가”라고 말했다. 무대 위 선인장에 대해서는 해석을 사양했다. 작품의 의도대로 선인장의 의미를 찾으려는 태도는 “함정이라기보다 거울”이라며 “공식적인 의미를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웃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철저한 진지함 속에 유머”를 두고, 공연은 “빠른 속도감과 강한 리듬”으로 무장하는 게 그의 작업 방식이다. 스마트폰에 매몰된 현대인을 풍자한 ‘해머’(지난해 11월), 집단적 최면과 광기를 그린 ‘한여름 밤의 꿈’(6월)으로 국내 관객에게 보여준 그의 작품 철학은 이번에도 이어진다. ‘일곱 번째 파랑’에는 강효정 드레스덴 젬퍼오퍼발레단 수석무용수와 임수정 취리히발레단 솔리스트가 무대에 오른다. ‘선인장’에는 이상은 잉글리시 내셔널 발레 리드 수석과 리앙 시후아이 서울시발레단 발레마스터가 함께한다. 이번에는 콰르텟21과 엘랑콰르텟이 ‘죽음과 소녀’를 연주한다.
  • “AI 시대 전력 수요 폭증… 첨단 원전 기술로 에너지 강국 도약을”[최광숙의 Inside]

    “AI 시대 전력 수요 폭증… 첨단 원전 기술로 에너지 강국 도약을”[최광숙의 Inside]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수명 다한 원전 개량해 사용해야원자력·화력 융합 발전소가 대안지금 에너지 강국 위한 ‘골든타임’독자 기술로 K-SMR 시대 열어야장순흥 부산외대 총장원전은 재생에너지 ‘변동성’ 보완반도체 공장 옆에 SMR 건설 가능한미, 글로벌 원전 시장 협력해야원자력협정 개정 ‘패키지 딜’ 주목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원전은 ‘주식’·재생에너지는 ‘간식’상생하는 ‘에너지믹스’ 구축 필요원자력 산업 세계적 경쟁력 갖춰원전정책 통합 위해 에너지부 신설인공지능(AI)시대의 성패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달려있다. 최근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과 맞물려 기존 재생에너지 중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역할을 전향적으로 인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원전 전문가인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장관과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 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와 좌담회를 갖고 원전의 경쟁력,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배순훈 AI는 전기를 먹는 하마다. 이런 AI시대 더구나 이란 전쟁으로 석유 가격이 상승하는 이 시점에 탈원전을 주장하던 정부가 원전으로 전향하겠다는 정책은 올바른 방향이다. 요즘 같은 무더위까지 생각하면 급증하는 전기 수요의 해결책은 원자력 밖에 없다. 한국 반도체는 안정되고 경제적인 원전에서 발전되는 전기로 생산 공정을 가동해온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몇 년전 중국 정부가 시안에 반도체 등 첨단 공장을 유치하면서 약속한 것은 값싼 전기와 안정적인 물 공급이었다. 우리 정부도 호남지역 반도체 공장 유치와 더불어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장순흥 전력 소모가 많은 반도체 공장, AI 데이터센터 등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가 필수다. 원전은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으면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면서, 24시간 연속 가동되는 반도체 공장. AI 데이터센터 등에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원전과 SMR이 유일하다. 무탄소 전원의 두 축인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황일순 원전은 ‘주식’, 재생에너지는 ‘간식’이라는 개념으로 같이 가야한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근원도 원자력 반응에서 나온다. 재생에너지가 ‘자연산’ 원자력이라면, 땅속 우라늄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은 ‘양식’ 기술인 것이다. 두 에너지가 상생하는 에너지믹스를 구축해야 한다. -일각에선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장 원전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사고 당시 31명이 유일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뿐이다. 경제성을 보면 원자력을 통한 전력 공급 단가는 신재생 및 화석에너지의 약 절반이나 3분의 1수준이다. 원자력 발전 단가는 kWh당 약 60원 정도인 반면, 신재생이나 화석에너지는 120~180원 수준이다. -정부는 대형 원전 2기(2037·38년 예정)와 SMR(2035년) 1기를 신설하기로 했다. 가동에 10여년 걸린다. 그 공백기 수요는어떻게 감당하나. 배 경제와 기후 대책으로, 수명을 다한 원전도 개량해서 수명을 늘려야 한다.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을 융합하는 ‘하이브리드 발전소’ 건설 방안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원전로 출구에 LNG 가열기를 붙여 섭씨 300도 스팀을 500도까지 올릴수 있다. 수명을 다한 한빛 원전 1호기를 이렇게 개조하면 현 95만 kW를 130만 kW로 증가 시킬 수 있다. 수명을 다한 원전을 적은 비용으로 1~2년 개조 보수하면 온실 가스 발생은 대폭 감소하고 원래 원전 용량보다 30~ 40만 kW 전력이 추가로 나온다. 수명을 다한 기존 원자로들도 폐기하지 말고 이렇게 재사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황 우리나라는 원전을 추가 가동할 수 있는 기간이 10년에 불과하다. 미국은 최초 설계수명 40년이 지난 후 20년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어 설비개선이 가능해 최대 80년까지 가동할 수 있다. 최근 100년까지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장 우리나라는 2040년 최대 전력 수요가 138.2GW로 예측돼 이전 전망치보다 무려 8.9GW(대형 원전 37기 분량)나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망 확충이 시급하다. 하지만 대형원전의 인허가와 건설 절차(13년 11개월 소요)가 너무 길다.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탈원전했던 많은 나라들이 다시 원전을 추진하고 있다. 황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침체되었던 원자력산업을 빠르게 되살리고 있다. AI시대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를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미국의 원전 발전 용량을 현재의 4배(약 400GW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착공 계획을 세웠다. 벨기에, 스위스 등도 원전을 다시 하겠다고 한다. 배 독일은 탈원전으로 제조업 침체 등 큰 타격을 받았다. 독일도 프랑스와 같이 지금 다시 원전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탈원전으로 전직하거나 은퇴한 기술자들 대신 다시 신규 기술자들을 훈련해 현장에 투입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실제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은 어떤가. 황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수습에 발목이 잡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미 전략투자로 미국에 자국의 SMR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원자로 농축과 재처리 체제를 확립해 SMR에 활용되는 핵심 연료인 고함량 저농축우라늄(HALEU) 공급 능력도 갖추고 핵연료 공급 능력이 전무한 한국의 기선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장 일본이 대미 투자로 에너지 분야에 집중하는 것은 미국의 전력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29조원 대미 투자 1호로 텍사스주에 가스화력발전소 짓기로 했는데, 미국의 원전 및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소형 원전인 SMR이 왜 중요해졌나. 배 기존 원전의 결점을 보완한 것이 SMR이다. 기존 대형원전 대비 건설 기간이 짧고,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들며, 안정성도 강화됐다. 일반 원전보다 열효율도 높다. 4세대 SMR은 사용후핵연료도 다시 재활용하기 때문에 폐기물도 대폭 감소한다. 보통 원자로는 한번 연료를 넣으면 18개월 가동하지만 이 SMR은 재충전 없이 20,30년,60년 돌아간다. 한국은 조선 강국인데 핵추진잠수함, 대형 선박 동력인 디젤 엔진 대신에 SMR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번 설치하면 연료 재충전 없이 60년까지도 갈 수 있다. 황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SMR 열풍이 불었다. 현재 경수형 SMR을 이어 미국·유럽·러시아·중국 등은 비경수형 SMR 개발에 각축을 벌이고 있다. 비경수형은 원자로 냉각재로 물(경수) 대신 액체 나트륨(소듐), 헬륨 가스, 용융염 등을 사용하는 차세대 SMR이다. 핵연료 연비를 대폭 높여 자원과 환경을 보호할 수 있어 유럽연합이 지속적 청정에너지로 규정하기도 했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경수형 뿐만 아니라 비경수형 SMR 개발에 착수한 것은 다행이지만 안전한 납냉각고속로(LFR)는 소듐고속로(SFR), 녹인 소금인 용융염고속로(MSR)중심의 국가정책에 홀대받고 있는 실정이다. 장 SMR은 그 자체로 유망한 신산업일 뿐만 아니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긴 송전선로 없이도 AI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바로 옆에 건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7월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이 SMR 협력각서(MOC)를 체결한 것도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원천 기술력, 한국의 뛰어난 제조·시공력, 일본의 핵심 소재 경쟁력이 결합해 글로벌 원전 표준을 선점하자는 의미와 함께 지정학적 안보 동맹 성격도 있다. -최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핫이슈로 부상했다. 배 원전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은 NPT 협정으로 한국에 대해 이것도 저것도 인가를 받으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 기술자를 스카웃 한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규제를 받지 않아 많은 실험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이다. 장 앞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한미 협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원전 10기 동시 건설’ 구상은 한국의 압도적인 건설 시공 역량과 미국의 설계 표준 인증력을 결합하는 강력한 윈윈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원자력 산업 발전의 족쇄가 되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도 패키지 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과제는. 배 에너지 강국이란 에너지 원료 수입을 적게하고 에너지 기기를 수출하는 나라다. 지금이 에너지 강국으로 갈 수 있는 골든 타임으로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되면서 K-pop, 반도체 강국이 된 것처럼 전력이 가장 중요한 AI시대 에너지 강국이 된다면 제조업, 건설업의 획기적인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미국 원전 기술의 국산화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기술을 뛰어넘는 우리의 기술을 가져야 한다. SMR 역시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로 K-SMR시대를 열어야 한다. 장 대형 원전은 검증된 시공능력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대형 플랜트 수출을 주도해야 한다. 정해진 예산과 기한 내 시공할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 밖에 없다. SMR은 미래 시장 선점 및 산업단지 맞춤형 분산전원을 담당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이 흔들려 대형 프로젝트가 백지화되거나 표류하지 않도록 정책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황 한국은 에너지 리더 국가가 될 수 있다.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안하면 안되는 절박함이 있고, 원자력 산업에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한국이 차세대 원전으로 세계 시장 입지를 다지려면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부, 과기정통부로 나누어진 원자력 정책을 에너지부로 신설해 통합할 필요가 있다. ■배순훈 전 장관은 MIT 기계공학 박사 출신으로 카이스트 설립 멤버로 학계에서 출발해 대우그룹 기술경영인으로 변신했다. 그 후 김대중 정부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IT 강국을 이끌었고, 노무현 정부에서 동북아중심추진위원장을 맡아 한국투자공사 설립을 건의했다. 현재 카이스트발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장순흥 총장은 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원전 및 원자력 안전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부총장을 지낸 뒤 한동대 총장을 거쳐 현재 부산외대 총장으로 있다. ■황일순 명예교수는 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지낸 원자력 및 사용후핵연료 관리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다. MicroURAN US를 설립해 차세대 소형원자로인 납냉각고속로를 개발중이다. 최광숙 대기자
  • AI시대 전력수요 폭증...첨단 원전기술로 에너지강국 도약을 [최광숙의 Inside]

    AI시대 전력수요 폭증...첨단 원전기술로 에너지강국 도약을 [최광숙의 Inside]

    인공지능(AI)시대의 성패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달려 있다. 최근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과 맞물려 기존 재생에너지 중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역할을 전향적으로 인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원전 전문가인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장관과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 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와 좌담회를 갖고 원전의 경쟁력,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원전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이들인지라 질문도 하기 전에 원전의 필요성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쏟아냈다. 좌담이 끝난 뒤에도 개별적으로 못다한 이야기와 자료들을 이메일 등으로 계속 보내왔다. 배 전 장관과는 별도 추가 인터뷰도 가졌다.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수명 다한 원전 개량해 사용해야원자력.화력 융합 발전소가 대안지금 에너지 강국 위한 ‘골든타임’독자 기술로 K-SMR 시대 열어야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배순훈 AI는 전기를 먹는 하마다. 이런 AI시대 더구나 이란 전쟁으로 석유 가격이 상승하는 이 시점에 탈원전을 주장하던 정부가 원전으로 전향하겠다는 정책은 올바른 방향이다. 요즘 같은 무더위까지 생각하면 급증하는 전기 수요의 해결책은 원자력 밖에 없다. 한국 반도체는 안정되고 경제적인 원전에서 발전되는 전기로 생산 공정을 가동해온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몇 년전 중국 정부가 시안에 반도체 등 첨단 공장을 유치하면서 약속한 것도 값싼 전기와 안정적인 물 공급이었다. 우리 정부도 호남지역 반도체 공장 유치와 더불어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장순흥 전력 소모가 많은 반도체 공장, AI 데이터센터 등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가 필수다. 신재생 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원전은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으면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태양광은 하루 몇 시간 정도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면서, 24시간 연속 가동되어야 하는 데이터센터와 첨단 산업단지에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원전과 SMR이 유일하다. 무탄소 전원의 두 축인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황일순 AI시대 에너지의 핵심은 원자력이다. 원전은 ‘주식’, 재생에너지는 ‘간식’이라는 개념으로 같이 가야한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근원도 원자력 반응에서 나온다. 재생에너지가 ‘자연산’ 원자력이라면, 땅속 우라늄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은 ‘양식’ 기술인 것이다. 두 에너지가 상생하는 에너지믹스를 구축해야 한다.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원전은 재생에너지 ‘변동성’보완반도체 공장 옆에 SMR 건설 가능한미, 글로벌 원전 시장 협력해야원자력협정 개정 ‘패키지 딜’ 주목 -일각에선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장 원전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사고 당시 31명이 유일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뿐이다. 경제성을 보면 원자력을 통한 전력 공급 단가는 신재생 및 화석에너지의 약 절반이나 3분의 1수준이다. 원자력 발전 단가는 kWh당 약 60원 정도인 반면, 신재생이나 화석에너지는 120~180원 수준이다. -정부는 대형 원전 2기(2037·38년 예정)와 SMR(2035년) 1기를 신설하기로 했다. 가동에 10여년 걸린다. 그 공백기 수요은 어떻게 감당하나. 배 경제와 기후 대책으로, 수명을 다한 원전도 개량해서 수명을 늘려야 한다.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을 융합하는 ‘하이브리드 발전소’ 건설 방안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원전로 출구에 LNG 가열기를 붙여 섭씨 300도 스팀을 500도까지 올릴 수 있다. 수명을 다한 한빛 원전 1호기를 이렇게 개조하면 현 95만 kW를 130만 kW로 증가 시킬 수 있다. 수명을 다한 원전을 적은 비용으로 1~2년 개조 보수하면 온실 가스 발생은 대폭 감소하고 원래 원전 용량보다 30~ 40만 kW 전력이 추가로 나온다. 수명을 다한 기존 원자로들도 폐기하지 말고 이렇게 재사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황 우리나라는 원전을 추가 가동할 수 있는 기간이 10년에 불과하다. 미국은 최초 설계수명 40년이 지난 후 20년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어 설비개선이 가능해 최대 80년까지 가동할 수 있다. 최근 100년까지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장 우리나라는 2040년 최대 전력 수요가 138.2GW로 예측돼 이전 전망치보다 무려 8.9GW(대형 원전 37기 분량)나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망 확충이 시급하다. 하지만 대형원전의 인허가와 건설 절차(13년 11개월 소요)가 너무 길다.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탈원전했던 많은 나라들이 다시 원전을 추진하고 있다. 황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침체되었던 원자력산업을 빠르게 되살리고 있다. AI시대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를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미국의 원전 발전 용량을 현재의 4배(약 400GW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착공 계획을 세웠다. 벨기에, 스위스 등도 원전을 다시 하겠다고 한다. 배 독일은 탈원전으로 제조업 침체 등 큰 타격을 받았다. 독일도 프랑스와 같이 지금 다시 원전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탈원전으로 전직하거나 은퇴한 기술자들 대신에 다시 신규 기술자들을 훈련해 현장에 투입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실제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은 어떤가. 황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수습에 발목이 잡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미 전략투자로 미국에 자국의 SMR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원자로 농축과 재처리 체제를 확립해 SMR에 활용되는 핵심 연료인 고함량 저농축우라늄(HALEU) 공급 능력도 갖추고 핵연료 공급 능력이 전무한 한국의 기선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장 일본이 대미 투자로 에너지 분야에 집중하는 것은 미국의 전력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29조원 대미 투자 1호로 텍사스주에 가스화력발전소 짓기로 했는데, 미국의 원전 및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배 일본이 미국에서 SMR 건설에 나선다는 것은 원전 기술자들을 모아서 향후 원전 산업을 일으키겠다는 의미다. 일본이나 독일은 과거 우리보다 원전 기술이 앞섰던 나라다. 탈원전으로 원전 기술자들이 현장을 떠나면서 원전 생태계가 무너진 상태이긴 하나 이렇게 원전 산업에 뛰어들면 향후 우리나라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원전은 ‘주식’ 재생에너지는 ‘간식’상생하는 ‘에너지믹스’ 구축 필요원자력 산업 세계적 경쟁력 갖춰원전정책 통합 위해 에너지부 신설 -소형 원전인 SMR이 왜 중요해졌나. 배 기존 원전의 결점을 보완한 것이 SMR이다. 기존 대형원전 대비 건설 기간이 짧고,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들며, 안정성도 강화됐다. 일반 원전보다 열효율도 높다. 4세대 SMR은 사용후핵연료도 다시 재활용하기 때문에 폐기물도 대폭 감소한다. 보통 원자로는 한번 연료를 넣으면 18개월 가동하지만 이 SMR은 재충전 없이 20,30년,60년 돌아간다. 한국은 조선 강국인데 핵추진잠수함, 대형 선박 동력인 디젤 엔진 대신에 SMR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번 설치하면 연료 재충전 없이 60년까지도 갈 수 있다. 황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SMR 열풍이 불었다. 현재 경수형 SMR을 이어 미국·유럽·러시아·중국 등은 비경수형 SMR 개발에 각축을 벌이고 있다. 비경수형은 원자로 냉각재로 물(경수) 대신 액체 나트륨(소듐), 헬륨 가스, 용융염 등을 사용하는 차세대 SMR이다. 핵연료 연비를 대폭 높여 자원과 환경을 보호할 수 있어 유럽연합이 지속적 청정에너지로 규정하기도 했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경수형 뿐만 아니라 비경수형 SMR 개발에 착수한 것은 다행이지만 안전한 납냉각고속로(LFR)는 소듐고속로(SFR), 녹인 소금인 용융염고속로(MSR)중심의 국가정책에 홀대받고 있는 실정이다. 비경수형 SMR정책 수립시 LFR을 포함시키는 등 다양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장 SMR은 그 자체로 유망한 신산업일 뿐만 아니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긴 송전선로 없이도 AI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바로 옆에 건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7월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이 SMR 협력각서(MOC)를 체결한 것도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원천 기술력, 한국의 뛰어난 제조·시공력, 일본의 핵심 소재 경쟁력이 결합해 글로벌 원전 표준을 선점하자는 의미와 함께 지정학적 안보 동맹 성격도 있다. -사용후핵연료의 처리 방안도 시급한 과제다. 장 한빛(2030년, 포화율 84.5%)을 시작으로 한울(2031년), 고리(2032년) 등 원전 내임시 저장시설의 포화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부지 선정에만 최대 13년 이상 소요되는 만큼 부지 선정 절차가 속도감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우리가 주력해온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플루토늄을 순수 분리하지 않고 회수해 재활용하고 폐기물 부피 등을 줄일 수 있다. 황 냉각재로 물을 사용하는 현재의 경수형 원전에서는 사용후핵연료를 파이로프로세싱을 하더라도 재생된 핵연료를 국내 원전에서 태우지 못한다. 반면 비경수형 고속로는 파이로프로세싱후의 재생 핵연료를 잘 태울 뿐 아니라 연료를 더 만들어 내기도 한다. -최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핫이슈로 부상했다. 배 원전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은 NPT 협정으로 한국에 대해 이것도 저것도 인가를 받으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 기술자를 스카웃 한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규제를 받지 않아 많은 실험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이다. 장 앞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한미 협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원전 10기 동시 건설’ 구상은 한국의 압도적인 건설 시공 역량과 미국의 설계 표준 인증력을 결합하는 강력한 윈윈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원자력 산업 발전의 족쇄가 되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도 패키지 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황 2035년 한미원자력 협정을 개정해 사용후핵연료 재활용을 필히 성공시켜야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이 고비를 넘길 수 있다.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과제는. 배 에너지 강국이란 에너지 원료 수입을 적게하고 에너지 기기를 수출하는 나라다. 지금이 에너지 강국으로 갈 수 있는 골든 타임으로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되면서 K-pop, 반도체 강국이 된 것처럼 전력이 가장 중요한 AI시대 에너지 강국이 된다면 제조업, 건설업의 획기적인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AI기술을 활용해 원전을 짓는다면 건설 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건설비도 절반으로 줄이는 게 가능하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원전 기술의 국산화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기술을 뛰어넘는 우리의 기술을 가져야 한다. SMR 역시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로 K-SMR시대를 열어야 한다. 장 대형 원전은 검증된 시공능력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대형 플랜트 수출을 주도해야 한다. 정해진 예산과 기한 내 시공할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 밖에 없다. SMR은 미래 시장 선점 및 산업단지 맞춤형 분산전원을 담당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이 흔들려 대형 프로젝트가 백지화되거나 표류하지 않도록 정책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황 한국은 에너지 리더 국가가 될 수 있다.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안하면 안되는 절박함이 있고, 원자력 산업에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차세대 원전으로 세계 시장 입지를 다지려면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부, 과기정통부로 나누어진 원자력 정책을 에너지부로 신설해 통합할 필요가 있다. ■배순훈 전 장관은 MIT 기계공학 박사 출신으로 카이스트 설립 멤버로 학계에서 출발해 대우그룹 기술경영인으로 변신했다. 그 후 김대중 정부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IT 강국을 이끌었고, 노무현 정부에서 동북아중심추진위원장을 맡아 한국투자공사 설립을 건의했다. 현재 카이스트발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장순흥 총장은 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원전 및 원자력 안전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부총장을 지낸 뒤 한동대 총장을 거쳐 현재 부산외대 총장으로 있다. ■황일순 명예교수는 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지낸 원자력 및 사용후핵연료 관리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다. MicroURAN US를 설립해 차세대 소형원자로인 납냉각고속로를 개발중이다.
  • 중국에서 로마까지 오직 육로로…9000㎞ 유라시아 횡단하는 중국 엄마들 [여기는 중국]

    중국에서 로마까지 오직 육로로…9000㎞ 유라시아 횡단하는 중국 엄마들 [여기는 중국]

    중국의 엄마 10명이 각자의 자녀를 데리고 기차와 자동차만으로 중국에서 이탈리아까지 이동하는 39일간의 여행에 나서 화제다. 10일 중국 언론 홍싱신문에 따르면 청두에 사는 탕모씨는 지난 7월 20일 10살 아들과 함께 청두동역에서 이탈리아 로마로 출발했다. 직선거리로 9000㎞ 이상 떨어진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비행기는 타지 않는다. 여행에는 톈진과 지난, 상하이, 난징 등 중국 각지에서 온 엄마 9명과 자녀 9명도 동행한다. 총 10쌍의 엄마와 자녀는 각자 거주지에서 출발해 네이멍구 국경도시 얼롄하오터에서 만났다. 일행은 이곳에서 국제열차를 타고 몽골로 넘어간 뒤 러시아로 향했다.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이용해 이르쿠츠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거쳐 유럽에 들어간다. 이후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독일, 프랑스, 스위스를 지나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할 예정이다. 전체 일정은 39일이다. 탕씨는 “비행기를 타면 한 번에 갈 수 있는데 왜 굳이 힘든 길을 택하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각 나라의 기차와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현지 사람들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엄마들은 이번 여행을 ‘청춘 여행’이라고 부른다. 평소에는 직장인이나 전업주부, 아내와 엄마로 살아가지만 여행하는 동안만큼은 아이들과 함께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해보자는 취지다. 탕씨는 아들과 울란바토르의 야경과 바이칼호를 보고 모스크바에서는 레닌 묘를 방문할 계획이다. 베를린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의 흔적을 살펴보고 파리에서는 센강 유람선을 탄다. 밀라노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감상하고 베네치아를 거쳐 로마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사실 이번이 탕씨 모자의 첫 장거리 육로 여행은 아니다. 두 사람은 앞서 라오스와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을 여행해 왔다. 지난해에는 25일 동안 기차를 타고 중국 15개 도시를 거쳐 청두에서 싱가포르까지 이동했다. 육로 여행은 비행기보다 일정이 복잡하고 돌발 상황이 많다. 러시아 울란우데 국경을 통과했을 때는 현지 유심이 곧바로 개통되지 않아 택시를 부르지 못했다. 결국 모자는 무거운 여행 가방을 끌고 국경에서 기차역까지 걸어가야 했다. 탕씨는 이런 경험을 거치면서 아들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침착하게 대처하게 됐다고 말한다. 여행 중 만난 다른 나라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번역기와 보디랭귀지를 이용해 친구를 사귀기도 한다. 특히 영어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다. 과거에는 영어 공부를 꺼렸지만 해외에서 물건을 직접 사면서 영어를 시험 과목이 아닌 의사소통 수단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여행에서 한 가족당 경비는 8만 위안(약 1680만원) 정도다. 중국 엄마들의 용감한 도전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 아이와 함께 발로 세상을 누비면 문제 해결 능력도 함께 자랄 것 같다”, “어린 시절 너무나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며 응원하는 반면 현실적인 조건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용기는 있지만 돈이 없다”, “39일 동안 쉴 수 있다는 것부터 부럽다”, “전업주부나 교사가 아니라면 한 달 넘게 휴가를 내기 어렵다”, “아빠들은 열심히 여행 경비 마련하느라 못 왔겠다”라고 말했다.
  • “다시 태어나도 화장품”…‘K뷰티 뿌리’ 피란길에도 향료 챙긴 서성환 [창업주의 비밀노트]

    “다시 태어나도 화장품”…‘K뷰티 뿌리’ 피란길에도 향료 챙긴 서성환 [창업주의 비밀노트]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114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을 제치고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 화장품 수출국에 올랐습니다. 올해 상반기 수출액 역시 70억 달러로 역대 상반기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오늘날 ‘K뷰티’의 성취를 어느 한 사람의 공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한국 화장품을 손기술에 의존하던 가내수공업에서 연구개발과 브랜드, 광고와 고객 서비스가 결합된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데 토대를 놓은 인물을 꼽는다면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장원(粧源) 서성환(1924~2003)을 빼놓기 어렵습니다. 서 창업주의 출발점은 화려한 매장도 첨단 연구소도 아니었습니다. 어머니 고 윤독정 여사가 만들던 동백기름이었습니다. 어머니의 동백기름에서 배운 ‘품질과 신용’서 창업주는 1924년 황해도 평산에서 3남 3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습니다. 가족이 개성으로 옮긴 뒤 어머니 윤 여사는 ‘창성상점’을 운영하며 머릿기름과 화장품을 만들어 팔았습니다. 주력 상품은 동백기름이었습니다. 원료인 동백 열매를 개성에서 구하기 어려웠지만 윤 여사는 전국을 오가는 상인들과 신의를 쌓아 좋은 원료를 확보했습니다. 값싼 기름을 섞은 제품과 일본산 향유가 나돌아도 품질을 낮추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서 창업주에게 원료를 구해오는 일을 맡기며 “내 일을 거드는 게 아니라 네게 일을 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1939년부터 부모의 화장품 제조를 돕기 시작한 그는 자전거를 타고 서울 남대문시장을 오가며 원료를 구했고, 좋은 원료를 찾아 원산까지 다니기도 했습니다. 좋은 원료를 아끼지 않는 품질, 거래 상대와의 약속을 지키는 신용. 서 창업주의 첫 번째 경영 수업은 어머니의 부엌에서 시작됐습니다. 피란길에도 챙긴 화장품 향료서 창업주는 청년기 내내 전쟁을 겪었습니다. 태평양전쟁 말기 일제에 징집돼 중국 전선에 투입됐고 베이징에서 해방을 맞은 뒤 1946년 2월에야 개성으로 돌아왔습니다. 해방 후 아모레퍼시픽의 모태가 된 태평양화학공업사를 시작한 그는 1947년 서울 남창동으로 사업 근거지를 옮겼습니다. 사업이 자리를 잡으려던 순간 6·25전쟁이 터졌습니다. 1951년 1·4후퇴 때 부산으로 향하는 그의 피란 짐에는 집 마당에 묻어뒀다가 다시 꺼낸 화장품 향료가 들어 있었습니다. 피란 열차는 대구에서 경산으로 넘어가는 터널을 한 번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기관차 연기에 얼굴이 새까맣게 그을린 채 경산역에서 먹은 시래깃국밥을 그는 평생 잊지 못했습니다. 부산에서는 전쟁 전 거래처였던 화장품 도매상 최유대가 자신의 상점 2층을 가족의 거처로 내줬습니다. 개성에서 배운 ‘신용’이 모든 것을 잃은 순간 다시 자본이 된 셈입니다. 서 창업주는 작은 솥을 걸고 다시 화장품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광물성 포마드가 잘 씻기지 않고 머리카락을 누렇게 만드는 데 착안해 피마자유와 목랍 등을 사용한 식물성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1951년에 나온 ‘ABC포마드’입니다. 일본에서 라벨 10만 장을 인쇄해 들여올 정도로 포장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제품은 서울역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도매상들에게 팔려나갔고 반년 만에 생산시설을 확대했습니다. 위기 속에서도 소비자의 불편을 찾아 새로운 제품을 만든 것. 서 창업주의 첫 번째 성공 공식이었습니다. 잘 팔릴 때 연구소부터 세웠다ABC포마드가 성공했지만 서 창업주는 생산량만 늘리지 않았습니다. 경험과 손기술에만 의존해서는 좋은 품질을 계속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대 화학과 출신 구용섭을 찾아가 “형씨, 우리 함께 좋은 화장품 한번 만들어봅시다”라고 설득했고, 그가 합류하면서 태평양은 화장품 연구실을 만들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를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의 연구실로 설명합니다. 서 창업주에게 연구개발은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였습니다. 훗날 설화수로 이어진 인삼 화장품 연구도 여기서 출발했습니다. 시선은 해외로 향했습니다. 1959년 프랑스 코티와 기술 제휴를 맺었고 이듬해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스위스 등의 화장품·향료 산업을 둘러봤습니다. 그는 유럽에서 화장품이 연구개발과 식물, 디자인과 문화가 결합된 산업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지금 잘 팔리는 상품이 아니라 10년, 20년 뒤 팔릴 상품을 준비한다. 두 번째 성공 공식이었습니다. 실패한 유통망에서 ‘아모레 아줌마’를 만들다좋은 화장품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도 문제였습니다. 1962년 지정판매소 제도를 도입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자 1964년 판매원이 고객의 집을 찾는 방문판매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바로 ‘아모레 아줌마’입니다. 판매원에게 제품 지식과 피부 관리, 미용법을 교육했습니다. 경제활동 기회가 많지 않았던 여성에게는 새로운 소득원이 됐고 회사는 고객의 반응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전국 판매망을 얻었습니다. 광고도 함께 밀어붙였습니다. 1964년 태평양의 광고비는 전년보다 121.4% 늘었고 신문·잡지·라디오·TV에 아모레를 알렸습니다. 미용지 ‘화장계’를 발간하고 미용상담실과 소비자 전담부서도 만들었습니다. 제품을 만들고, 브랜드를 알리고, 직접 고객을 찾아가고, 다시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는 구조였습니다. 고객이 있는 곳으로 간다. 세 번째 성공 공식입니다. “돈 안 돼도 한다”…제주 돌밭의 녹차서 창업주에게는 당장의 수익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사업도 있었습니다. 1970년대 말 녹차 사업을 선언하자 임원들이 반대했습니다. 국내 녹차 소비자가 거의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는 “이 사업은 문화사업입니다. 당분간 돈하고는 상관이 없을 것이오”라고 밀어붙였습니다. 제주의 돌밭을 개간해 차나무를 심고 ‘백만인 무료 시음운동’과 다예 강좌 등을 통해 차를 마시는 문화부터 만들었습니다. 2001년에는 오설록 티뮤지엄을 열었습니다. 시장이 없다면 시장부터 만든다. 결과가 늦게 나타나더라도 필요하다고 믿는 일에는 긴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성공의 함정…“다시 태어나도 화장품”하지만 서 창업주는 자신의 성공에 발목을 잡히기도 했습니다. 태평양은 1980년대 들어 금융·보험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가속했습니다. 1990년대 초에는 학교와 재단을 포함한 계열사가 25개까지 불어났습니다. 외형은 커졌지만 상당수 계열사가 부진했고 모기업이 채무보증을 떠안았습니다. 1991년에는 노사분규가 본사 점거로 번졌습니다. 위기의 한복판에서 서 창업주는 자신의 출발점을 다시 돌아봤습니다. “앞으로도 나는 화장품을 할 것이다. 아니, 다시 태어나도 화장품을 할 것이다.” 태평양은 1991년 태평양증권 매각을 시작으로 비주력 사업을 줄였습니다. 이후 차남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야구단과 패션·보험 등 비핵심 사업을 잇달아 정리하며 화장품에 역량을 다시 집중했습니다. 성공의 함정에 빠졌지만 무엇을 버려야 하고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지를 알았던 것 역시 서 창업주의 경영에서 빼놓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품질과 신용, 그리고 긴 시간서 창업주는 1963년 ‘성환장학금’을 시작으로 장학문화재단과 학교법인, 복지재단을 세웠습니다. 그가 생각한 좋은 기업의 기준도 분명했습니다. “재무구조가 좋다 나쁘다를 떠나 조그만 기업이라도 사회에 기여해가며 돈을 번다면 그게 바로 우량기업이다.” 어머니에게서 배운 품질과 신용, 성공 뒤에도 다음을 준비한 연구, 실패하면 방향을 바꾸는 실행력, 그리고 성과가 날 때까지 버틴 긴 시간. 서 창업주가 남긴 이 경영의 원칙들은 결국 한 회사의 성장을 넘어 한국 화장품 산업이 뿌리내리는 토양이 됐습니다.
  • 트럼프 “무장해제” 자랑하더니…하마스 “중화기 안 버려” [핫이슈]

    트럼프 “무장해제” 자랑하더니…하마스 “중화기 안 버려”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완전한 무장해제’를 선언했지만, 하마스는 중화기를 폐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스라엘이 먼저 휴전과 철군 등 합의 사항을 이행해야 무기를 넘기겠다는 조건도 달았다. 3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하마스 측 핵심 협상가인 가지 하마드는 가자지구 장기 휴전안을 관리하는 ‘평화위원회’와 무기 포기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마드는 “이번 합의는 하나의 패키지”라며 “이스라엘이 약속을 이행하기 전에는 무기와 관련한 어떤 조치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하마스도 무장해제 절차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하마스가 요구한 조건에는 이스라엘군의 공격과 표적 살해 중단, 이른바 ‘옐로 라인’까지의 병력 철수, 인도적 지원 확대가 포함됐다. 평화위원회가 임명한 팔레스타인 기술관료 조직인 가자행정국가위원회(NCAG)도 가자지구에 들어가 통치권을 넘겨받아야 한다. “중화기 폐기 없다”…경찰 무기부터 이관 하마스는 경찰이 보유한 무기부터 가자행정국가위원회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위원회가 가자지구 민간 행정을 담당하면 치안용 무기를 먼저 이관하고 다른 무기들은 단계적으로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하마드는 하마스의 중화기를 해체하거나 폐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대신 이를 가자행정국가위원회의 감독 아래 보관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완전한 무장해제’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대목이다. 하마드는 과거 휴전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합의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카타르, 튀르키예, 이집트 등 보증국들이 이스라엘의 이행을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승인을 아직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완전 해제’ 선언…이스라엘 반응이 관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마스를 비롯한 가자지구 내 모든 무장단체가 완전히 무장해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번 합의를 “지속적인 평화와 안보를 향한 기념비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미국 측은 하마스와 다른 무장단체들이 경찰 무기를 시작으로 개인화기까지 차례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는 합의 보도가 부정확하다고 반박해 가자지구 내 모든 무장세력의 동의 여부도 불투명하다. 국제사회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독일은 실제 무장해제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영국은 평화협상의 진전을 환영하면서도 이스라엘 정부의 답변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협상의 성패는 이스라엘의 선이행 여부와 중화기 처리 방식에 달렸다. 트럼프가 내세운 ‘완전한 무장해제’와 하마스가 주장하는 ‘조건부 보관’ 사이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 합의가 실행 단계에서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 수명은 늘리고 행동은 게으르게…개미 조종하는 기생충 비밀 밝혀졌다 [핵잼 사이언스]

    수명은 늘리고 행동은 게으르게…개미 조종하는 기생충 비밀 밝혀졌다 [핵잼 사이언스]

    일반적으로 기생충은 숙주를 병들게 한다. 기본적으로 숙주에 도움이 되면 공생 관계이고 피해를 주는 경우를 기생이라고 분류하기 때문에 당연하지만, 의외로 숙주의 수명을 늘려주는 기생충도 존재한다. 그것도 조금 늘리는 정도가 아니라 몇 배 늘어나게 만든다. 하지만 이는 숙주가 아니라 기생충을 위한 생존 전략이다. 2021년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대학의 과학자들은 서유럽에 서식하는 개미 중 하나인 ‘템노토락스 닐란데리’(Temnothorax nylanderi)를 연구하던 중 이 개미의 장내에 기생하는 ‘촌충’과 관련된 특이한 사실을 발견했다. 기생충에 감염된 일개미 가운데 절반이 3년 이상 생존한 것이다. 일개미의 수명이 보통 1~2년 정도인 점을 생각하면 뜻밖의 결과였다. 과학자들은 기생충이 숙주를 조종해 여왕개미처럼 오래 살 수 있게 해주지만, 대신 매우 게으르게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기생충의 종숙주는 바로 딱따구리인데, 딱따구리가 개미집을 공격할 때 쉽게 도망치지 못하고 잡아먹히게 만들기 위해서다. 오래 살게 만드는 것도 역시 최종 숙주인 딱따구리에 잡아먹힐 기회를 오래 보전하기 위한 기생충의 소름 돋는 숙주 조종 능력이다. 작은 기생충이 숙주의 행동은 물론 수명까지 조절하는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대 마인츠 유기체 및 분자 진화 연구소의 수잔 포이치크 교수 연구팀은 마인츠 인근 레네베르크 숲에서 이 개미를 잡아와 자세히 분석했다. 연구팀은 감염된 일개미, 감염되지 않은 일개미, 그리고 여왕개미를 해부해서 뇌와 지방체 (fat body)를 조사했다. 지방체는 복부에 있는 조직으로, 곤충에서 신진대사와 면역 체계 등 여러 가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연구팀은 RNA 시퀀싱을 사용하여 뇌와 지방체에서 어떤 유전자가 활성화되어 있는지 분석하고 기생충인 촌충의 유전체 및 전사체 데이터(유전 물질과 활성화된 유전자에 대한 데이터)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기생충은 호르몬으로 개미의 행동을 조정하는 대신 유전자 스위치를 켜고 끄는 후생유전학(epigenetics)적 기능을 매우 정교하게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기생충에 감염된 일개미들은 지방체에서 여왕개미와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데, 덕분에 여왕개미처럼 수명이 증가했다. 반면 기생충은 뇌에서는 여왕개미와 다른 유전자를 조절했다. 감염된 일개미는 행동, 먹이 섭취, 사회적 반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호 전달 분자인 여러 신경 펩타이드와 그 수용체의 발현이 감소했다. 이는 게으른 일개미를 만들어 종숙주인 딱따구리가 둥지를 공격할 때 쉽게 도망치지 못하게 만드는 핵심 기전이다. 작은 개미의 장 속에 기생하는 더 작은 기생충이 어떻게 개미의 행동과 수명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는지는 사실 지금까지 미스터리였는데, 이번 연구는 그 이유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물론 이유를 알아냈어도 여전히 놀라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 K2, 미국·독일·중국 전차 다 제쳤다…페루 150대 사업 ‘가장 적합’ [밀리터리+]

    K2, 미국·독일·중국 전차 다 제쳤다…페루 150대 사업 ‘가장 적합’ [밀리터리+]

    페루 육군 기술위원회가 미국과 독일, 중국 등 6개국이 제안한 전차를 1년 넘게 비교한 끝에 한국산 K2 흑표를 작전 요구에 가장 적합한 기종으로 판단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스페인어권 군사전문매체 디펜사닷컴은 30일(현지시간) 자체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페루 육군 기술운용연구위원회(CETO)가 차세대 주력전차 평가에서 K2를 가장 추천할 만한 선택으로 결론 내렸다고 보도했다. 위원회는 현대로템의 K2를 비롯해 독일 레오파르트2E6, 미국 M1A1·M1A2 에이브럼스, 중국 MBT-3000의 운용 성능을 평가했다. 폴란드와 튀르키예가 제안한 전차도 검토 대상에 올렸다. 디펜사닷컴에 따르면 위원회는 K2가 페루 육군의 작전 요구 조건을 가장 잘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번 평가 결과가 최종 기종 선정이나 구매 계약 체결을 뜻하지는 않는다. 페루 육군의 ‘신형 주력전차 획득 사업’은 필요한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해 협상과 계약 단계에 아직 들어가지 못했다. 현지 시험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중남미 방산 전문 매체 푸카라 데펜사는 페루 육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현재까지 진행한 K2 평가 결과가 “매우 만족스럽다”며 단기간 안에 계약 논의가 진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K2는 페루 독립기념일 행사에서도 현지 시민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9일 수도 리마에서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서는 K808 백호 차륜형 장갑차 6대가 태극기와 페루 국기를 달고 행진했다. 함께 반입된 K2는 행사장 인근 거리에 전시됐다. 150대 장기 구상…초도 물량은 한국 생산 디펜사닷컴에 따르면 페루 육군은 장기적으로 K2 150대를 확보해 노후 전차를 대체할 계획이다. 페루군은 1973년 도입한 구소련제 T-55와 1950년대 들여온 프랑스제 AMX-13을 여전히 운용하고 있다. 도입 구상은 올해 K2 18대를 먼저 구매하고 이후 28대를 추가 확보하는 방식이다. 초도 물량 46대는 한국에서 생산하고 나머지는 페루 현지 공장에서 공동 생산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10월 열린 페루 방산 산업 포럼에서 15년짜리 현대화 계획을 제안했다. 현대로템이 2억 7000만 달러(약 3870억원)를 투자해 전차·장갑차 조립 공장을 건설하고 부품과 제조 서비스의 30%를 페루에서 조달하는 내용이다. K2는 전투 중량 약 56t에 120㎜ 55구경장 활강포와 자동 장전 장치를 갖췄다. 승무원은 3명이며 도로에서 최고 시속 70㎞로 달릴 수 있다. 유기압식 현수 장치는 차체 높이와 자세를 조절해 산악과 험지에서 기동·사격 능력을 높인다. 54대 총괄합의와 150대 사업은 별개 현대로템과 페루 육군, 페루 국영 방산 기업 FAME가 지난해 12월 체결한 총괄 합의 물량은 K2 54대와 K808 141대다. 양측은 품목과 물량, 예산 등 사업의 기본 틀을 정했지만 실제 공급을 시작하려면 후속 이행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반면 K2 150대는 페루 육군이 추진하는 장기 전차 현대화 구상의 전체 목표다. 기술위원회의 판단이 정부 승인으로 이어지더라도 페루 측은 사업비를 마련하고 가격과 납기, 금융 지원, 현지 생산 범위를 현대로템과 확정해야 한다. K2가 최종 선택을 받으면 국산 전차는 폴란드에 이어 두 번째 완성품 수출국을 확보하고 중남미 시장에도 처음 진출한다. K2가 세계 주요 전차들과 벌인 비교 평가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54대 이행 계약과 150대 장기 사업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 선크림 팔면서 “바르지 마세요?”… 썬슈룹, 역발상 메시지로 출시 초기 매출 성장세

    선크림 팔면서 “바르지 마세요?”… 썬슈룹, 역발상 메시지로 출시 초기 매출 성장세

    -기능성 강조된 선케어 시장서 ‘더하기’보다는 ‘빼기 기준’으로 차별화-10가지 유해 성분·미세플라스틱 배제… 리프 프렌들리·더마테스트 등 획득 선크림을 판매하면서 “바르지 마세요”라는 역설적인 메시지를 내세운 썬슈룹이 출시 초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썬슈룹은 출시 이후 11주간 주간 매출이 전주 대비 평균 약 2배씩 증가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선케어 시장에서는 톤업, 수분감, 메이크업 밀착력, 지속력 등 자외선 차단 외 다양한 요소를 내세운 제품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브랜드 인큐베이션 기업 로지스밸리비앤에프(이하 LV BnF, 대표이사 박효영)가 선보인 터틀 프렌들리 선케어 브랜드 ‘썬슈룹(sun.shurupp)’은 피부에 매일 사용하는 선크림을 기능만으로 선택해도 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해 브랜드 방향성을 설정했다. 이에 썬슈룹은 론칭과 함께 “선크림, 바르지 마세요”라는 메시지를 제시했다. 성분을 충분히 살피지 않은 채 제품을 선택해 온 소비 습관에 질문을 던지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접근에는 사업자 관점보다 실제 선크림 사용자로서의 고민이 반영됐다고 브랜드 측은 설명했다. 시장이 새로운 기능을 더하는 데 주목하는 동안, 썬슈룹은 기존 선케어 제품에 관행적으로 사용돼 온 성분과 사용 기준을 다시 살펴보는 데 집중했다. 썬슈룹은 제품 기획 단계부터 ‘무엇을 더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덜어낼 것인가’를 먼저 고민했다. 이에 따라 브랜드 자체 기준에 따라 10가지 성분을 배제하고, 미세플라스틱 ZERO(제로) 기준을 적용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성분 절감형 제품에서 자주 거론되는 뻑뻑한 발림성, 백탁 현상, 답답한 사용감을 개선하는 데 개발 역량을 집중했다. 이를 통해 환경적 가치와 함께 발림성, 보습감 등 일상적인 사용감을 함께 고려한 선케어 제품을 선보였다는 설명이다. 브랜드가 말하는 가치를 실제 지표로 증명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썬슈룹은 브랜드가 선정한 10가지 유해 성분과 미세플라스틱을 배제했다. 또한 해양 생태계를 고려한 리프 프렌들리(Reef Friendly) 인증을 획득했으며, 동물 유래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VEGAN) 인증과 독일 더마테스트 엑설런트(Excellent) 등급을 획득하는 등 제품의 기준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았다고 밝혔다. 썬슈룹은 이처럼 피부를 위한 성분 안전성부터 저자극, 그리고 해양 생태계까지 생각한 깐깐한 수립 기준을 종합해 ‘터틀 프렌들리(Turtle Friendly)’라고 정의하고, 이를 제품 개발의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 같은 브랜드 전략에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LV BnF 관계자는 “성공 브랜드인 ‘디에이이펙트’를 이끌었던 노하우를 살려 초도 물량을 넉넉히 준비했음에도, 기대 이상의 고객 호응으로 벌써 추가 재생산(리오더) 단계에 진입했다”며 “도발적이지만 본질을 찌른 커뮤니케이션과 실제 제품을 써본 고객들의 높은 만족도 후기가 시너지를 낸 결과”라고 전했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가치 소비와 성분의 안전성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강해지면서, 확실한 브랜딩과 차별적인 제품력이 결합된 신생 브랜드들이 좋은 결과를 얻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진정성을 앞세운 썬슈룹의 초기 흥행이 선케어 시장의 새로운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썬슈룹은 부산과 서울에서 체험형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몰에서는 7월 24일부터 8월 6일까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는 8월 10일부터 17일까지 소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 ‘항공 택시’ UAM, 제주 하늘 날았다

    ‘항공 택시’ UAM, 제주 하늘 날았다

    “이륙합니다.” 29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 휘닉스아일랜드 임시 버티포트. 항공 교신 음성이 울려 퍼지자 미래형 항공기가 조용히 프로펠러를 돌리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제주 도심항공교통(UAM) 서비스 쇼케이스’에서 UAM 기체가 성산 섭지코지 앞바다 상공으로 부드럽게 떠올랐다. 프로펠러 회전음은 이륙 순간 잠시 커졌지만 상공 300m 이상으로 뜨자 소음은 빠르게 잦아들었다. 헬리콥터의 굉음을 예상했던 관람객들은 흔들림 없이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날아가는 모습에 감탄했다. “생각보다 조용하다”, “제주 관광이 달라질 것 같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송영훈 제주도 미래항공팀장은 “이륙시 최대 출력을 내 소음이 있지만 비행 중에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며 “300~400m 상공에서는 드론처럼 안정적으로 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연된 기체는 독일의 볼로콥터(Volocopter)다. 송 팀장은 “복수의 프로펠러가 고정된 리프트 방식이라 헬기처럼 공중에서 정지하거나 후진 비행이 가능하다”며 “프로펠러 방향이 꺾이는 틸트롭 방식의 미국 조비(Joby) 기체와는 차별화된 특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첫 시연지로 제주를 선택한 것은 관광 수요가 풍부하고 도서 지역 교통과 응급 의료 등 UAM 활용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성산일출봉~김녕, 성산~표선을 잇는 각각 약 20분짜리 해안 관광 노선을 구상하며 ‘하늘길 관광’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이날 비행은 조종사만 탑승한 시범 운항이었다. 기체 인증이 완료되지 않아 일반인 탑승은 아직 불가능하다. 정부는 2028년 초기 상용화를 목표로 기체 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 버티포트 구축, 제도 정비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홍지선 국토부 제2차관은 “UAM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면서 “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 관리를 강화하며 상용화 준비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 “소음 적고 후진도 자연스럽게”… 제주 하늘 나는 택시 UAM ‘부드러운 비행’ 임무 완수

    “소음 적고 후진도 자연스럽게”… 제주 하늘 나는 택시 UAM ‘부드러운 비행’ 임무 완수

    “이륙합니다.” 29일 오전 10시 40분쯤 제주 서귀포시 성산 휘닉스아일랜드 임시 버티포트. 국토교통부 주최로 열린 ‘제주 UAM 서비스 쇼케이스’ 행사장에 항공 교신 음성이 울려 퍼지자 도심항공교통(UAM) 기체가 코발트빛 섭지코지 앞바다 위를 부드럽게 비행하기 시작했다. 헬리콥터처럼 굉음을 예상했던 관람객들이 헬기와는 다른 부드러운 소음, 그리고 흔들림 없이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날아가는 모습에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송영훈 제주도 미래항공팀장은 이날 K-UAM 초기 상용화 모델 시연 직후 인터뷰에서 “이륙할 때는 최대 출력을 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소음이 있지만 비행에 들어가면 거의 들리지 않는다”며 “프로펠러같은 모터가 18개가 장착돼 300~400m 높이로 올라가면 소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드론비행을 연상시키듯 안정적으로 비행했다”고 설명했다. 기체 특유의 비행 성능과 장점도 소개했다. 송 팀장은 “이번에 시연한 독일의 볼로콥터(Volocopter)는 리프트 방식이라 헬기처럼 공중에서 정지하거나 후진 비행이 가능했다”며 “조비(Joby) 기체와는 차별화된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삼보모터스가 개발 중인 국산 UAM ‘B-33X’ 실물 크기 모형이 시선을 끌었다. 기체 내부를 살펴보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VR 체험장과 비행 시뮬레이터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생각보다 조용하다”, “제주 관광이 완전히 달라질 것 같다”는 반응도 곳곳에서 나왔다. 정부가 제주를 첫 무대로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관광 수요가 많고, 도서지역 이동과 응급의료 등 UAM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관광산업과 미래 모빌리티를 접목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험무대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UAM 팀 코리아 본협의체도 열어 초기 상용화 모델과 제1호 UAM 조종사·정비사 양성 계획을 공개했다. 기체 개발뿐 아니라 운항체계, 버티포트 구축, 전문인력 양성, 안전제도까지 상용화 기반을 동시에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기체에는 조종사 1명만 탑승했다. 현재 기체 인증이 완료되지 않아 사람을 태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번 공개 비행은 앞으로 관광객을 수송하게 될 미래 모델을 보여주는 시범 행사였다. 제주도가 그리는 미래는 단순한 시범비행에 머물지 않는다. 도는 성산권을 중심으로 해안 절경을 연결하는 관광 회랑을 이미 구상하고 있다. 성산~김녕 해안, 성산~ 표선 방면을 잇는 노선으로 각각 약 20분 동안 제주 동부 해안을 하늘에서 감상하는 관광 상품을 계획하고 있다. 기체 인증은 유럽과 미국의 항공 인증기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도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인증을 기대하고 있지만 확정된 일정은 아니라고 전했다. 비행은 10여 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성산 앞바다를 스쳐 지나간 작은 비행체는 제주 관광의 미래를 미리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하늘길 관광’이 더 이상 상상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정부는 이번 제주 시연을 계기로 지역별 특성에 맞는 상용화 모델을 구체화하는 한편 기체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 제도 정비 등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UAM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라며 “2028년 초기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 팬스타그룹 다음달 북극항로 시범운항…화물 선적 문의·계약 쇄도

    팬스타그룹 다음달 북극항로 시범운항…화물 선적 문의·계약 쇄도

    부산에 본사를 둔 해운기업 팬스타그룹이 다음 달 북극항로를 통한 컨테이너선 운항에 나서는 가운데 화주들의 화물 선적 문의와 계약이 이어지는 등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팬스타그룹은 지난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무역협회와 함께 북극항로 시범운항 화주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설명회는 국내 주요 제조기업과 화주, 삼성SDS, 현대글로비스, CJ대한통운, 태웅로직스, 인터지스, LX판토스 등 국제물류주선업계 관계자, 보험사 및 해운업계 관계자 등 150여 명 이상이 참석했다.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 북미를 연결하는 새로운 물류 루트다. 최근 기후 변화에 따라 북극해 항행 가능 기간이 확대되고, 국제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홍해 사태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수에즈 운하 항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운항 거리와 운송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는 북극항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팬스타의 자회사인 팬스타라인닷컴은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사로 선정됐으며, 다음 달 22일 2800TEU급 컨테이너선을 투입해 시범운항에 나설 계획이다. 선박은 부산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 독일 함부르크, 폴란드 그단스크를 순차 운항할 예정이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북극항로 운항 안정성, 극지 적하보험 운영방안, 북극해 기후 및 해빙 현황, 운항 중 화물 온도 관리 방안 등을 중심으로 북극항로 운항과 관련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졌다. 팬스타 측은 중국이 지난해 시범운항을 거쳐 올해 약 두 달간 상업운항을 시작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북극해 해빙이 가장 적은 최적 시기에 시범운항에 나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설명회에서는 시범운항 예정일인 8월 말 북극해의 평균 기온이 섭씨 1~8도 수준이며, 낮과 밤의 온도 차가 크지 않아 화물 품질 유지에 유리하다는 점이 소개돼 화물 안전에 대한 화주들의 우려도 털어냈다. 설명회 이후 시장에서는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팬스타에 따르면 지난 22일 북극항로 전용 예약·견적 시스템을 오픈한 이후 실화주와 포워더들의 예약 및 견적 요청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단순한 관심을 넘어 실제 선적 계약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확보했거나 협의 중인 화물은 북유럽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부품을 비롯해 합성수지, 중고 자동차, 식품류, 액체화물, K-뷰티, 철강 제품 등으로 다양하다. 일본과 중국발 환적화물에 대한 문의, 예약도 증가하고 있어 북극항로가 동북아 복합물류 네트워크로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팬스타는 7월 마지막 주와 8월 첫째 주가 화물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기간이 될 것으로 보고 국내외 영업망을 총동원해 화물 집화를 집중 추진하고 있다. 강상인 팬스타그룹 총괄사장은 “북극항로 운항은 단순히 새 항로를 개척하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 해운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도전이 될 것”이라며 “이번 시범운항이 성공할 수 있도록 화주와 물류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팬스타는 이번 시범운항을 통해 운항 안전성과 사업성을 종합 검증할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북극항로를 활용한 정기 서비스 출시 가능성도 검토한다. 또 한국과 일본, 중국을 연결하는 기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유럽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물류 플랫폼을 구축해 국내 수출기업의 물류 경쟁력 향상에도 이바지할 방침이다.
  • 지하철서 남의 폰 슬쩍 보는 이유?…‘이것’ 평가 중이었다

    지하철서 남의 폰 슬쩍 보는 이유?…‘이것’ 평가 중이었다

    미국인 7명 중 1명은 타인의 휴대전화 배경 화면을 보고 그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을 은밀히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배경 화면을 상대방을 판단하는 중요한 정보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최근 설문조사 기관 ‘토커 리서치’(Talker Research)가 미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14%가 “휴대전화 배경 화면이 그 사람의 성향을 말해준다”고 답했다. 세대별로는 젊은 층의 판별 경향이 눈에 띄게 높았다.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응답자의 33%가 휴대전화 배경 화면으로 사람을 평가한다고 답했으며,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1990년대 중반 출생) 역시 17%가 이에 동의했다. 미국인이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배경 화면 1위는 ‘가족 및 자녀 사진’(19%)으로 집계됐다. 이어 ‘자연 및 풍경’(11%)과 ‘개인적인 추억이 담긴 사진’(11%)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반려동물 사진’(10%)은 ‘연인 및 배우자 사진’(7%)을 제치고 4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제조사가 제공하는 ‘기본 배경 화면’을 그대로 사용하는 비율도 10%에 달했다. 다만 기본 배경 화면에 대한 평가에는 긍정과 부정이 엇갈렸다. 배경 화면으로 타인을 평가한다고 밝힌 응답자 중 12%는 기본 배경 화면에 대해 “영감이 부족하고 창의적이지 못하다”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반면 32%는 “실용적이고 미니멀리스트적인 성향으로, 화면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으려는 경향”이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25%는 “휴대전화를 개성의 연장이 아닌 단순한 도구로 보는 것”이라고 평가했으며, 22%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응답했다. 지난 4월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영국 시장조사업체 ‘센선스와이드’(Censuswide)와 진행한 ‘휴대전화 화면 노출 통계’ 보고서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11개국 휴대전화 사용자 1만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중 56%가 공공장소에서 우연히 타인의 휴대전화 화면을 본 적 있으며, 24%는 호기심에 의도적으로 봤다고 대답했다. 주로 화면을 보게 되는 장소는 대중교통으로 57%를 차지했으며 줄을 서서 기다릴 때(35%), 식당이나 카페(13%) 등이 뒤를 이었다. 화면을 우연히 봤을 때 반응의 경우 28%가 그냥 무시한다, 27%가 즉시 고개를 돌린다고 답했다. 반면 7%는 계속해서 몰래 지켜봤다고 시인했다. 타인의 휴대전화에서 가장 많이 목격한 콘텐츠는 개인 사진 및 갤러리(38%)였으며, ▲영상 통화 중인 상대방의 얼굴과 목소리(33%) ▲배우자나 연인과의 개인적인 메시지(29%) ▲소셜 미디어 알림 및 프로필(27%) ▲온라인 쇼핑 내역(17%) ▲통장 잔액과 계좌 상세 정보(11%) 등도 많이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타인의 휴대전화 화면을 확인하는 사례가 늘어나다 보니 공공장소에서의 휴대전화 사용 습관도 변화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49%는 공공장소에서 누군가 내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42%는 그런 느낌이 들면 아예 휴대전화 사용을 멈춘다고 전했다.
  • “푸틴만 미소” 우크라 국방장관 경질 반발에 총사령관도 교체…“러 궁지에 몰아놓고 자해” [밀리터리노트]

    “푸틴만 미소” 우크라 국방장관 경질 반발에 총사령관도 교체…“러 궁지에 몰아놓고 자해” [밀리터리노트]

    ●페도로우 국방장관 경질로 촉발된 시위로 시르스키 총사령관도 해임됐다.●페도로우의 국방장관 복직은 거부됐으나 시위대의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우크라이나 최고사령부를 둘러싼 내홍은 러시아에 이득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미하일로 페도로우(35) 전 국방장관 전격 경질에서 시작된 군 지휘부 내홍이 엿새 만에 총사령관 교체로까지 번졌다.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주도권을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국방장관의 경질이 전해지며 반대 시위가 확산했고 갈등설이 제기됐던 총사령관 경질로 이어진 것이다. 전쟁 수행의 두 축인 국방장관과 총사령관이 잇따라 교체되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 현지 언론과 서방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최근 6개월간 어렵게 되찾은 전장의 주도권을 정치적 내분으로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페도로우 국방장관 경질로 시작된 군 수뇌부 내홍 발단은 지난 15~16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단행한 정부 개각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부 내각의 전면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명분 아래 세르히이 코레츠키 신임 총리 인준과 함께 취임 6개월밖에 안 된 페도로우 장관을 경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페도로우 장관 경질 배경에 대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과의 개인적 갈등과 국방부와 군 지휘부 간 소통 부재 등을 이유로 들었다. 즉 국방장관과 총사령관이 효과적으로 협력하지 못해 전선 및 병력 동원과 관련해 미해결 현안이 쌓여 있었다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러시아군에 맞서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이 어떤 전략전술을 중시해야 하는지를 놓고 심각한 갈등을 벌여왔다. 그러나 총사령관은 가만두고 개혁 성과가 뚜렷한 장관만 잘랐느냐는 반발을 불렀다. 올해 35세인 페도로우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선거 캠프에서 디지털 선거운동을 총괄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디지털전환부 장관으로 재임하다가 올해 1월 국방장관에 임명됐다. 그는 드론전 혁신, 부패했던 국방조달 체계 개혁, 러시아군의 스타링크 접근 차단, 크림반도 내 러시아 병참선 공격 작전 수립 등으로 신망을 얻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페도로우 장관은 감사를 통해 약 72억 달러(약 10조 6682억원)에 달하는 국방 예산 초과 지출을 밝혀냈으며, 관련 부처 공무원을 대상으로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해 부패 척결에 나섰다. 특히 페도로우 장관 취임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전장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뚜렷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병참 봉쇄’(Logistics Lockdown) 프로그램을 통해 러시아군 병참선을 차단하고 크림반도 고립 작전에 착수했다. 장거리 타격 드론 등을 동원해 러시아 정유시설을 반복적으로 타격하면서 러시아 내 연료 부족 사태를 초래하기도 했다. 그 여파로 모스크바에서조차 주유소 앞에 긴 줄이 이어질 정도로 러시아는 연료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국방 예산 개혁으로 확보한 잉여 자원은 보병·돌격부대의 세계 최고 수준 급여 체계 마련에 투입됐다. 전국적 반발 시위에 총사령관 해임…페도로우 복직은 거부 페도로우 장관 경질 소식이 전해지자 키이우를 시작으로 항의 시위가 열렸다. 이후 리비우·오데사·드니프로 등 16개 도시, 나아가 런던·프라하·빈·브뤼셀·시드니 등 해외로까지 시위가 확산했다. 시위 둘째 날인 17일에는 키이우 한 곳에서만 5000명 이상이 모였다. 러시아와의 전쟁이 4년을 넘어서며 중대 분수령을 맞이한 가운데 대중은 페도로우가 주도해 온 드론 중심의 현대적 전투 방식과 개혁을 군이 전면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위 이틀째부터는 초점이 시르스키 총사령관 쪽으로 옮겨갔다. 페도로우 장관의 전 자문역인 활동가 세르히이 스테르넨코는 17일 라이브 방송에서 시르스키 총사령관이 아군 오인 사격을 은폐하고 특정 여단을 의도적으로 약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시기 우크라이나 매체 바벨이 지난달 23일 보도한 대규모 돌격연대 ‘스켈리아’(제425 별도돌격연대) 내 학대·비전투원 사망 의혹도 재조명됐다. 피해자 규모는 30여명 안팎에 달한 사건이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이 독자적으로 통할해 온 이 부대는 신규 동원병이 압도적으로 많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20일 시위 이후 사흘간 시위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24일까지 ▲페도로우의 국방장관 복직 ▲시르스키 총사령관 해임이 관철되지 않으면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예고했다. 민심이 극도로 악화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국 21일 텔레그램을 통해 시르스키 총사령관을 해임하고 후임으로 미하일로 드라파티(43) 합동전력사령관(소장)을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드라파티 신임 총사령관은 지난 2014년 크림·동부 우크라이나 사태 때부터 참전한 베테랑이다. 당시 친러 분리주의 민병대와 교전을 벌이던 중 분리주의 세력이 설치한 마리우폴 내 검문소를 장갑차로 뚫고 지나간 영상으로 유명하다. 드라파티 총사령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인선 발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위해 봉사하는 것은 언제나 저에게 영광”이라며 “독립을 위한 전쟁 중 이는 절대적인 책임을 의미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도 “지휘관은 문제에 침묵할 권리가 없다. 침묵은 군을 보호하지 않는다”고 적어 시르스키 총사령관의 지휘 방식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해임된 시르스키 전 총사령관은 지난 2024년에 임명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반 수도 키이우 방어 작전을 지휘하는 등 풍부한 전장 경험을 지닌 인물이다. 그러나 시위대가 요구한 또 다른 조건, 페도로우의 국방장관 복직은 성사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방장관 복직 대신 국가의 기술 부문을 총괄할 수 있는 고위직을 제안했으나 페도로우 측이 국방장관 자리가 아니면 어떤 직책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이번 조치에 대해 “젤렌스키 측 인사들이 총사령관 교체만으로 시위대의 분노를 잠재우려는 절충안을 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2년 가을 이후 처음 잡은 주도권, 자충수로 잃어버리나문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갈등을 넘어 우크라이나가 최근 6개월간 쌓아온 전세 역전의 동력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는 점이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페도로우 전 장관 경질 당일 사설에서 “전쟁 기간 중 가장 뼈아픈 결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우크라이나가 2022년 가을 이후 처음으로 전선은 물론 전략적 종심에서까지 전세를 유리하게 돌려놓았는데, 그 변화를 이끈 인물이 다름 아닌 페도로우였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페도로우 취임 이후 이룬 여러 성과를 언급하며 그가 취임하던 올해 1월은 러시아군이 주요 거점을 잇따라 점령하며 진격하던 시점이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러 궁지에 몰아넣은 시점에 벌어진 자해” 우크라이나 국방부와 군 지도부를 둘러싼 내홍이 전쟁에 악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서방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나왔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이번 갈등의 구조적 원인을 짚었다. 페도로우 국방부가 유능한 지휘관을 발굴해 기술 중심 부대에 자원을 배분하려 하자 총참모부가 그 인력과 장비를 시르스키 전 총사령관이 아낀 제425 돌격연대 쪽으로 돌렸다는 것이다. RUSI는 이 지점에서 국방부와 총참모부 간 갈등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호주 예비역 소장 출신 군사 분석가 믹 라이언은 이번 사태를 “개혁가 축출”로 규정했다. 라이언은 같은 시기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타격 작전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방어, ‘섀도우 플릿’(제재 회피 유조선단) 호위, 정유시설 보호, 수도 방공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이번 사태는 우크라이나의 타격 캠페인이 러시아를 전략적 딜레마에 몰아넣은 바로 그 순간에 벌어진 자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술로 이기고 있던 전쟁을 정치로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 유럽연합(EU) 국방·우주 담당 집행위원은 키이우 방문 중 페도로우 경질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이었다”면서 “개인적으로 이런 수준의 전문가를 왜 교체하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독일의 안보 분석가 구스타프 그레셀은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들이 환호하고 있다면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의심이 드는 게 당연하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스스로 발등을 크게 찍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유럽 방산 전문가들은 이번 교체가 우크라이나군의 무인체계 통합 속도를 늦추고, 대공미사일 현지 생산 등 핵심 산업협력 협정 체결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러시아에게만 좋은 일” 러도, 우크라도 안다 가장 직접적인 방증은 러시아 측 반응이다.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페도로우 경질 소식이 전해지자 구독자 100만명대의 한 러시아 군사 텔레그램 채널은 “당연히 러시아에 득이 되는 일”이라는 취지로 반겼다. 시르스키 전 총사령관조차 스스로 변호하는 글에서 “이 전쟁을 페도로우와 나, 두 개인 간의 갈등으로 축소하는 것은 적(러시아)에게 가장 좋은 일만 시켜주는 셈”이라고 적었다. 시르스키 전 총사령관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군 지휘부 인사들도 이번 내홍이 러시아에게 호재라고 해석했다. 공수부대 사령관 올레흐 아포스톨은 페이스북 글에서 반시르스키 시위대를 비판하며 “시위와 혼란은 오직 러시아만 강하게 만들 뿐”이라고 주장했다. 전시에 최고사령부를 둘러싼 공개적 내분과 연쇄적 인사 교체 자체가 러시아에 전략적 이득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최근 1년간 페도로우까지 장관이 3명이나 교체됐을 정도로 수뇌부 교체가 잦았다. 제104영토방위여단 소속 파블로 카자린 하사는 “장관이 바뀔 때마다 정책 결정이 수주간 마비된다”고 지적했다. 일단 페도로우 전 장관이 추진해 온 조달 개혁·모병 개혁·중장거리 타격 전략의 연속성이 담보되지 않은 채 표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젤렌스키 대통령 측근들은 시르스키 교체만으로 시위가 가라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페도로우 측은 지속적인 여론 압박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추가 양보를 끌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젤렌스키에게는 아직 이 결정을 되돌릴 기회가 남아 있다. 그러지 않으면 국가가 비싼 대가를 치르는 것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위대 측이 제시한 24일이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동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호르무즈 해법, 이란+걸프국 공동 수수료”…외교적 상상력 나왔다 [배틀라인]

    “호르무즈 해법, 이란+걸프국 공동 수수료”…외교적 상상력 나왔다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ECSC 모델 기반 다자 관리 제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를 풀기 위해 걸프만 연안 8개국이 협의체를 구성해 해협을 공동 관리하고 소액 수수료를 배분하는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식 외교적 해법이 제시되었습니다.● 이란의 긍정적 입장과 명분 확보: 이란은 체면을 세우면서 경제적 실리를 챙길 수 있어 이례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외교적 협상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미국의 반대와 현실적 난제: 반면 미국은 ‘완전한 자유항행’ 복귀를 고수하고 있고 역내 국가 간 오랜 안보 불신도 깊어 타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마비되면서 지정학적 위기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양측 간 양보 없는 충돌로 인한 강대강 대치가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평화적 해결을 위한 다양한 제안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과거 2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 대륙에 평화를 가져다준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벤치마킹한 다자간 외교적 해법이 새로운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위기와 외교적 해법의 등판20일 영국 런던의 싱크탱크 부어스 앤드 바자 재단이 제시한 이 중재안의 핵심은 페르시아만 연안 8개국(걸프 협력회의 6개국 및 이란, 이라크)이 초국가적 협의체를 구성해 호르무즈 해협을 ‘지역 공동 자산’으로 지정하고 함께 관리하자는 것이다. 해협을 통과하는 대형 유조선에 해양 안보 및 환경 관리 명목의 소액 수수료를 공동 징수하고, 그 수익을 연안국들이 배분하는 구조다. 이는 봉쇄로 인한 파국에 직면했던 당사국에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정교한 수식으로 평가받는다. 해협 통제권과 통행료를 주장해 온 이란에는 외교적 체면을 살려주는 한편, 걸프 국가들 전체에는 평화 유지와 원유의 안전 수송에 따른 경제적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과거 2차 세계대전 직후 원수 사이였던 프랑스와 독일이 석탄·철강을 공동 관리해 평화를 구축한 역사적 사례가 있다. 당시 숙적이었던 프랑스와 독일은 전쟁의 핵심 원료인 석탄과 철강을 공동 관리함으로써 또 다른 전쟁을 원척적으로 차단했고, 이는 훗날 유럽연합(EU)의 모태가 됐다. ‘ECSC 모델’ 기반 다자 관리 중재안의 핵심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통행료 대가로 화물가 20% 징수를 선언했다가 ‘미국이 통행료 장사를 한다’는 비난 속에 하루 만에 철회했던 행동과도 극명하게 대비된다. 미군이 주도하는 독자적 강제 징수와 달리, 역내 국가들이 주도하는 소액 환경·안전 수수료 체계는 국제법적 명분과 지속 가능성을 부여한다. 우선 서방에서 나온 이 같은 제안에 이란은 긍정적 반응이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최근 이 제안을 상세히 소개하며 “호르무즈 해협은 지역 협력의 기회”라는 이례적인 논평을 냈다. 협상파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역시 외교와 협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미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무기화한 이란으로서는 걸프국과의 이익 배분은 조금의 손해에 불과하다. 이란과 걸프국 간 뿌리 깊은 불신 해소도 과제 반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등 미국은 전쟁 이전의 ‘완전한 자유항행’으로의 복귀를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도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 걸프 국가들과 이란 사이에 오랫동안 누적된 깊은 안보 불신도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렵다. 그러나 군사적 고사 작전만으로는 전면전의 위험과 민생 파탄, 세계 경제의 내리막길을 피할 수 없다. 70여 년 전 대륙의 앙숙이었던 프랑스와 독일이 석탄과 철강의 공동 관리로 EU의 초석을 놓았듯 꼬일 대로 꼬인 미국·이란의 매듭을 풀 해법으로 이 같은 외교적 상상력이 거론되고 있다.
  • K9 자주포 ‘대수술’ 요구하는 스페인…“다 뜯어고치란 얘기” 지적 나온 이유 [밀리터리+]

    K9 자주포 ‘대수술’ 요구하는 스페인…“다 뜯어고치란 얘기” 지적 나온 이유 [밀리터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는 K9 자주포가 스페인 현지 생산 추진 과정에서 장애물을 만났다. 스페인 안보 전문 매체 에스쿠도 디히탈은 14일(현지시간) “K9을 ‘스페인식으로’ 만들라는 정치적 요구가 한화에어로에 기술적인 도전 과제를 안겨줬고 한국 업체는 이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한화에어로는 스페인 최대 방위산업 기업 인드라와 K9 자주포 현지 생산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해당 계약에 스페인 중기계 전문기업인 사파 플라센시아(이하 사파)가 합류했고 사파는 K9 생산 과정에서 중대형 변속기를 핵심 부품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에스쿠도 디히탈에 따르면 이번 계약에서 ▲한화에어로는 K9 모델의 핵심 기술과 궤도형 장갑차 플랫폼 이전 ▲인드라는 국내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최신 디지털 시스템, 지휘통제 소프트웨어, 첨단 사격 통제 시스템을 통합 ▲사파는 K9 자주포의 핵심 부품인 중대형 변속기의 독점 공급을 맡을 예정이다. 문제는 K9 자주포가 이미 전장에서 ‘실력’을 입증한 미국 앨리슨의 변속기를 장착한 상태라는 사실이다. K9 자주포는 독일 MTU의 MT881 Ka-500 디젤엔진과 미국 앨리슨의 자동 변속기를 탑재했고 해당 조합은 국내는 물론 핀란드와 노르웨이, 폴란드, 호주 등 여러 수출국에서도 신뢰성을 입증했다. “사파의 요구, 정치적 동기 강하다”만약 스페인이 변속기의 국산화와 사파 독점 공급을 계속 밀어붙일 경우 K9 자주포는 ‘대수술’에 버금가는 재설계에 직면할 수 있다. 에스쿠도 디히탈은 “변속기 교체는 엔진 관리 시스템(동력 흐름), 차체 내부 구조, 냉각 시스템, 차량 제어 소프트웨어의 전면적인 재설계를 수반한다”면서 “사파의 요구는 기술적이기보다는 정치적 동기가 더 강하다는 의혹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파의 소유주인 호킨 아페리바이는 한화에어로의 파트너사인 인드라의 지분 약 8%를 보유한 이사회 주주다. 사파가 인드라를 자극해 자사의 변속기를 K9 자주포에 탑재하도록 압박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여기에 스페인 국방부의 정책 기조도 영향을 미쳤다. 스페인 정부는 대규모 방산 사업에 투입되는 국가 예산이 해외 기업으로 빠져나가기보다 자국 기업과 산업 생태계에 돌아가야 한다는 ‘산업 주권’과 ‘국방 자립’ 논리를 강조하고 있다. 결국 업계에서는 변속기의 성능과 신뢰성, 개발 위험 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기술적 판단보다, 지역 정치와 자국 산업 육성이라는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페인 군인들도 불만 터뜨린 사파 변속기K9 자주포에 사파 변속기를 장착할 경우 현지 군인들의 불만을 살 가능성도 있다. 에스쿠도 디히탈에 따르면 사파 변속기를 장착한 스페인군의 차세대 ‘드라곤 장갑차’와 ‘카스트로 공병장갑차’는 심각한 성능 미달과 지속적인 고장을 일으켰다. 특히 드라곤 장갑차의 경우 많은 군인이 ‘몬드라곤’(MONDragón)이라고 조롱할 정도다. ‘몬드라곤’은 드라곤 장갑차와 괴물·원숭이 등의 단어 약자인 ‘MON’을 합성한 것이다. 스페인 국방부는 2024년 당시 드라곤 장갑차 개발·생산 컨소시엄에 참여한 인드라·사파 등의 경영진을 불러 사파 변속기 문제 등을 강하게 질책하기도 했다. 스페인의 최전선 작전 지휘관은 매체에 “알메리아 지역에는 21억 유로 상당의 드라곤 장갑차 수십 대가 서 있지만 차체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변속기가 오작동한다는 이유로 어떤 임무에도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난감한 한화에어로의 대안은?미국 방산업계도 혼란스러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사파 변속기가 공급될 경우 시장을 잃게 될 앨리슨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폴란드와 노르웨이, 인도, 이집트, 호주 등에 “배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100% 성능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신뢰성을 바탕으로 수출해 온 한화에어로는 K9의 명성이 훼손될 수 있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에스쿠도 디히탈은 “현재 한화에어로는 운용 신뢰성과 고장 없이 달릴 수 있는 평균 거리(MDBF) 핵심 신뢰성 지표를 면밀히 살펴볼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어 “한화에어로는 스페인 시장에 진출하고 나아가 인드라와 협력해 중남미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지 조건을 어느 정도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다만 초기 시제품에서 사파 변속기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스페인 컨소시엄 측에 직접적인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9 자주포는 1990년대 초 북한의 장사정포 전력에 대응하고 노후화된 K55 자주포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이 시작됐으며 차체와 포탑, 사격통제장치, 현수장치 등 대부분의 핵심 기술은 국내에서 개발됐다. 미국 유력 군사 전문지인 19포티파이브는 지난 9일 “한국의 K9 자주포가 포병 분야에서 미국과 독일을 제치고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K9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출된 궤도형 곡사포로 11개국에서 운용 중이거나 주문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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