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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 자동차 대명사 벤츠사(G7으로 가는 길:58)

    ◎“안전 최우선” 기업정신 100년/“보다 더 튼튼한 차”… 고객위주 설계·디자인/고객취향따라 차종별 20만종류 조합 가능 독일에서 벤츠 승용차를 가진 사람들은 흔히 당혹스런 일을 당한다.자동차 앞면 중앙에 부착된 은빛 벤츠마크(벤츠슈테른:둥근 원안의 삼각별 모양으로 벤츠자동차의 표시.물·공기·땅을 의미하며 동력을 상징한다)가 없어지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카스테레오가 도난 당하는 경우는 많아도 현대나 대우 등의 자동차 마크가 없어지는 일은 드물다.그러나 독일에서는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벤츠마크만 보면 탐을 낸다.벤츠마크가 새겨진 상품이면 어떻게든 갖고 싶어 한다.벤츠마크는 단순히 자동차 제조사의 마크가 아닌 그 이상의 상업적 효과도 지닌 것이다. ○벤츠마크 도난사례 잦아 메르세데스 벤츠의 마크는 이제 독일인의 자존심이고 자부심이다.그 만큼 위력도 지녔다.다이믈러 벤츠가 100년간 독일은 물론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마력은 어디서 나올까. 오랜 전통탓도 있지만 그 보다도 벤츠사가 고객을 대하는 마음에 있다.그들에겐 고객이 최고이다.지난 1886년 세바퀴 달린 특허 모터자동차를 처음 생산한 이후 1세기 동안 그들은 고객만을 생각해 왔다.이것이 독일인들이 벤츠를 사랑하고 전 세계인들로부터 여전히 부러움을 사는 이유이다. ○디젤모터 45만㎞ 주행 그들은 자동차를 만들때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벤츠가 튼튼한 자동차란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여기서 생산한 디젤모터는 45만㎞ 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믿음직하다.벤츠는 그래도 더 안전하고 내구력 있는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가 충돌시 엔진이 운전석 밑으로 밀리도록 고안된 승용차를 만들고 있다.운전자가 엔진에 깔려 생명을 잃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운전석 옆문이나 운전대 바로 앞에 설치되는 나무장식 부착물 하나하나에도 안전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숨어 있다.나무제품은 사고시 부러지면 운전자를 다치게 한다.벤츠는 이를 막기 위해 나무에 알루미늄을 접착시켜 부러지지 않고 휘어지도록 설계했다.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은 제품생산을 정형화해 대량생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벤츠는 다르다. 고객이 원할 경우 차종별로 20만여 종류의 부품 및 선택사양의 조합이 가능하다.심지어는 운전자의 옷색깔에 승용차의 색을 맞춰 세트로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고객의 다양한 취향에 접근해 있다. ○두가지 색 도색기법 개발 최근에는 부부가 서로 다른 차색깔을 원할 경우 모두를 충족시켜주는 액정도색기법도 개발했다.이는 물론 벤츠만이 갖고 있는 도색기술이다.예컨대 남편은 청색을 원하고 아내는 녹색을 원할 경우 이 두가지 색상을 모두 낼 수 있다.자동차 색이 빛에 반사돼 한쪽에서 보면 청색을 띠고 다른 쪽에서 보면 녹색을 띠게 된다.메르세데스 벤츠 자동차의 생산공장에는 특정 고객의 욕구를 맞추기 위한 별도의 시설 없이도 이것이 가능토록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고객의 취향을 훤히 꿰뚫고 안전성과 디자인에서 작은 부품 하나에 이르기까지 고객을 위한 깊은 배려와 정성을 다한 것이 세계적 경쟁력을 유지하는 오늘의 메르세데스 벤츠를 낳은 비결이다. 슈투트가르트 근교 진델핑엔에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사의 고객센터에서는 고객들이 언제라도 방문해,갖고 싶은 자동차와 색상 등 각종 선택사양,부품의 구입 등을 상담해주는 곳이다.고객의 요구에 따라 제작된 새 차를 고객이 이곳에서 직접 운전하고 나가기도 한다.방문객에게는 회사소개 비디오 상영과 1시간 정도의 생산공장 견학도 곁들여 고객들에게 메르세데스 벤츠를 충분히 알리려고 노력한다. 이곳에는 연간 12만명이 찾고 있다.차를 구입하거나 단순히 구경만 하는 경우도 많다.상담을 통해 하루에 450대를 직접 판매하고 있다. ○95년 총매출액 38조원 메르세데스 벤츠는 디자인과 각종 안전기술개발,신뢰성 있는 제작기술,2인승 소형차의 생산 등 고객과 가까이 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통해 주고객층을 중·장년층에서 젊은 층으로 넓혀가고 있다. 고객센터의 판매·주문 책임자인 안드레아 파울씨(여·32)는 『고객센터는 82년부터 문을 열어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해소해 주는 창구역할을 해오고 있다』며 『고객과 친밀해지려고 노력하다 보니 자연히그들의 취향을 알게 되고 판매도 늘어나게 됐다』고 자랑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사는 다이믈러 벤츠그룹의 4개 계열사 중 주력사로 승용차와 상용차만을 생산한다.승용차의 생산비율은 70∼75%에 이른다.95년 현재 총매출액은 7백20억3천만마르크(38조원),순수익은 22억7천만마르크(1조2천억원)를 기록했다.이중 승용차 매출액은 독일에서 1백78억마르크,서유럽에서 89억마르크,미주에서 63억마르크,아시아에서 56억마르크,기타지역에서 18억마르크 등 모두 4백5억마르크(21조4천6백억원)에 달한다. ◎그룹 해외홍보책임 에카르트 짱거/“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투자 집중”/유행 좇기보다 고객신뢰 중요시 독일의 다이믈러 벤츠그룹은 승용차와 상용차를 생산하는 메르세데스­벤츠,전자통신·컴퓨터·금융 등을 맡은 데비스,항공기 제작사인 다이믈러­벤츠 에어로스페이스,철도사업체인 ABB 등 4개사로 구성된다.그러나 그룹이 너무 비대해 지난 1년6개월간 사업분야를 35개에서 23개로 대폭 축소하는 등의 감량경영으로 경쟁력을키우고 있다. 그룹 해외홍보책임자인 에카르트 짱거(35)로부터 다이믈러 벤츠의 경쟁력 향상 노력과 메르세데스 벤츠 자동차의 변함없는 인기 비결 등을 들어 보았다. ­그룹의 사업분야를 크게 줄인 이유는. ▲95년 하반기부터 냉장고 제조사인 AEG,도니너 에어크래프트사를 처분했다.항공기 제작사인 네덜란드의 포커사에 대한 지분도 단계적으로 포기했다.우리 그룹은 85∼87년 사이에 무리하게 회사를 확장했다고 판단했다.이들 회사들은 돈은 많이 드는데 벌어들이는 것은 신통치 않았다.처분전인 95년에는 57억마르크의 손실을 입었다.그러나 감량결과 지난해는 15억마르크의 순이익을 남겼다. ­경쟁력강화를 위한 다른 노력은. ▲직원들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있다.상사 보다는 근로자 스스로가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게 한다.근로자들의 사전 업무교육도 신경쓴다.업무를 미리 알아야 현장에 투입됐을때 차질을 빚지 않기 때문이다.공장에서는 소단위 생산그룹별로 책임을 부여하고 부품 납품업체와는 생산·연구 등의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유지하고 있다. ­연구비 투자규모는. ▲매출액의 10% 정도이다.휘발유 모터,전기모터 등 미래자동차에 대한 연구에 투자를 집중한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지속적인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벤츠는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지녔다.이를 바탕으로 축적된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자동차에 대한 신뢰성이 원동력이다.벤츠는 유행에 민감하지 않다.튼튼하고 전통적인 기술을 고수했다.그러나 최근에는 구식모형이나 디자인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소형차와 다양한 디자인으로 소비층을 넓히고 있다. ­벤츠의 가장 큰 성공 요소는. 『100년 전부터 시작한 글로벌리즘이다.금세기 초부터 세계로 진출한 것이 메르세데스 벤츠를 강하게 만들었다.우리는 21세기에도 세계 정상의 자동차 생산 기업으로 남기 위해 다양한 고객의 욕구를 적극 수용하고 안전하고 튼튼한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결코 끝나지 않는 벤츠사를 이어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 현대상선 「함부르크 신화」(G7으로 가는 길:57)

    ◎물류관리 컴퓨터화로 유럽기지 구축/92년 독일법인 설립 운임·정책 독자 수행/현지인 대거채용… 컨테이너 서비스 질개선 『전속력으로 항진하라(Full Ahead)』 21세기 바다를 제패하기 위한 현대상선의 중장기비전(FA-2000)에 담긴 속뜻이다.바다는 넓고 경쟁은 치열하다.특히 집중화가 심한 컨테이너 분야는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을 잃으면 해운업계에서 도태되고 만다. ○컨테이너 분야 11위 도약 독일 북부 함부르크항은 유럽 제일의 무역항이자 서유럽 중심부와 북유럽,동유럽으로 통하는 물류중심지.항구에 도착한 연간 3백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규모의 컨테이너들은 전용 화물열차 등으로 서유럽 각국으로 배송된다.또 독일내 상업 중심지로 수송되고 북유럽은 이곳에서 다시 바다와 육로를 통해 운송된다. 화물열차들은 정해진 시각에 출발,목적지에 정확히 내려준다.이 때문에 유럽은 물론 아시아와 미주의 내로라 하는 컨테이너사들은 수송수단 및 운송물량 확보를 위해 치열한 각축을 벌일 수밖에 없다. 현대상선은 바로 이곳을 전략적 요충지의 하나로 삼았다.컨테이너 분야 세계 11위인 현대상선은 이를 발판으로 2000년대에는 5위로 뛰어 올라 선진국 선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포부를 키우고 있다. 현대상선이 함부르크에 뛰어든 것은 지난 92년 4월 독일법인을 설립하면서부터.제3자에 의한 영업대리점이 아닌 직접 경영하는 자영대리점 형식으로 출범했다.운임과 정책에서도 다른 선사와 손을 잡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비동맹선사로 진출했다.(해운업계는 투자가 심해 예외적으로 회사간 연합,즉 카르텔에 의한 동맹선사를 인정하고 있으며 동맹선사들끼리는 운임 및 정책 등에서 협조하고 있다) 비동맹선사로서의 진출은 여러면에서 불리함이 따랐다.그러나 미국에서 쌓은 경험과 컴퓨터화된 물류정보시스템의 운영 노하우로 자신이 있었다. 이같은 경험과 노하우를 시행한 결과 서비스는 대성공이었다.연간 물동량이 초기의 1만TEU에서 불과 4년만에 2만TEU로 올라 기존의 선사들을 따라잡았다. 현대상선은 95년 연말에는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함부르크에 대규모 컨테이너 물류기지도 확보했다.이 물류기지를 운영해 오던 독일의 시디알사를 인수,본격적으로 영업력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물동량 4년만에 2배로 함부르크항의 유로카이 컨테이너 터미널과 자동차로 불과 5분거리에 있는 이 물류기지의 확보는 현대상선의 또 다른 비약을 예견하는 대목이다.3천900평 규모로 20피트짜리 컨테이너 연간 2만8천개를 취급할 수 있다.이곳에서는 컨테이너의 배분과 수리기능도 맡고 있어 비용절감은 물론 컨테이너 서비스의 획기적인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물류기지 확보,비용절감 현대상선 독일법인은 현지인의 대거 고용으로 현지화를 통한 경쟁력 향상을 시도하고 있다.이곳의 현대상선 주재원은 불과 2명뿐.지사장과 과장 1명이 독일인 72명을 지휘하고 있다.현지인은 함부르크사무소에 50명,브레멘에 15명,뒤셀도르프에 3명,프랑크푸르트에 4명이 일하고 있다.지난해 4월까지 한국인 50여명이 근무했으나 런던으로 본부를 옮겨 유럽의 전 항구를 통괄지휘하고 나머지 항구는 현지인을 고용,인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현대상선이 마지막으로 노리는 유럽석권 전략은 육상운송체계의 자체운영이다.유럽에서의 육상물류 경험은 아직은 미미하다.그러나 이미 확보한 함부르크 물류기지를 중심으로 경험을 축적한 뒤 투자비 문제를 종합검토,진출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독 지사장 문주일씨/“과감한 투자·현지화가 성공비결” 『함부르크에 지사설치와 물류기지를 확보한 것은 대담한 결정이었습니다.덕분에 이곳을 100년간 무대로 삼아온 일본의 대선사 NYK를 앞지르는 등 유럽에서 선진 해운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대상선의 문주일 독일지사장(46)은 불과 진출 4년만에 세계적 선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된 비결은 과감한 투자와 현지화에 있다고 밝혔다.그는 10년간 미국에서 일한 경험과 영업 노하우로 지사 설립이후 줄곧 현대상선의 유럽 공략에 중추역할을 맡고 있다. ­함부르크항을 전략적 물류기지로 삼은 배경은. ▲함부르크항은 동구권 등 유럽 20개국과 독일 전역의 컨테이너를 집산하는 곳이다.미주와 아시아를 연결하는 요충지이다.아시아와 유럽간 교역량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 제일의 항구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했다.경쟁력 강화를 위해 장기적으로는 자체 육상물류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물류요충지인만큼 각국 해운업계간 경쟁도 치열할텐데. ▲해운분야는 일찍이 개방돼 글로벌화됐다.함부르크는 그동안 선진 해운사들이 주름잡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일본·대만·싱가포르 등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중국은 자국의 물동량만으로 단숨에 세계 5위에 오르기도 했다.앞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짧은 시간에 선진 해운업체와 경쟁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을텐데. ▲여기에 오기 전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다.미국과는 달리 화폐단위와 각종 운송법규·세율 등이 나라마다 달라 힘들었다. ­독일에서의 급성장의 가장 큰 요인을 꼽는다면. ▲일본 NYK와는 달리 지점을 대리점이 아닌 자영대리점 형태로 설립한 것이 성공 요인이다.본국 직원들이 직접 현지인을 관리함으로써 서비스를 높이고 투자비도 크게 줄일수 있었다.이곳은 물류부문에서 미국보다 10년 정도 뒤져 미국처럼 이미 컴퓨터화한 물류관리체계도 큰 몫을 했다. ◎중장기 비전/“수송화물 다각화 등 100억$ 투입/2천년대 세계5위 해운사 도약” 현대상선은 컨테이너,벌크화물 등 일반화물 수송중심의 사업구조를 다각화,LNG선·유조선 등 탱커사업을 강화하고 LPG선 등 특수선 수송분야에도 신규로 참여할 계획이다.이같은 항만·물류부문사업 확충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적극 진출함으로써 2000년까지 현재보다 3배 이상 증가한 72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리고 세계 5대 종합물류기업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00년까지 5년간 이를 위한 총 투자금액은 약 1백억달러.165척의 신조선 건조에 89억원,전용부두 확보 등 항만·물류부문에 6억달러,컨테이너 박스 등 관련기기 구입에 10억달러 등이 각각 투자된다. 신조선은 1천500∼5천551TEU급 컨테이너선 30척,6천대를 실을 수 있는 자동차선 26척,LNG선 3척,유조선 8척,크루즈 1척,광탄석 30척,벌크선 35척,특수화학물질 수송선 24척을 건조한다. 특히 컨테이너선은 5천551TEU급18척을 새로 건조,북미와 구주,대서양항로에 집중 투입함으로써 글로벌 네트워크체제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항만·물류부문은 지난해 5월 대만 카오슝(고웅)에 컨테이너 전용부두를 개장한데 이어 2000년까지 미국 롱비치,타코마항 등 전 세계 10곳에 전용부두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 홍콩·함부르크에 이어 중국의 대련·천진·청도·상해 등에 컨테이너 물류기지를 설치하는 등 전 세계 주요 지역의 물류기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같은 사업확장 및 투자를 통해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37% 증가한 37억달러,내년에는 55억달러(97년 대비 42% 증가),99년에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59억달러(16% 증가)를 목표로 잡고 있다.
  • 줄 앤 짐/61년 제작,불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 대표작

    ◎사랑과 우정 새모습 보여주는 흑백영화 1950년대 후반 프랑스에서 태동한 새로운 영화의 흐름,곧 누벨 바그의 기수로 꼽히는 프랑소와 트뤼포감독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61년작 흑백필름이다. 1910∼20년대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독일인 줄과 프랑스인 짐의 우정,그리고 둘 사이에 낀 프랑스여인 카트린과의 삼각사랑이 영화의 뼈대.그러나 누벨 바그의 특징이 「예술적 상상력과 다양한 양식」에 있는 것처럼 이 영화가 보여주는 사랑과 우정의 방식은 흔히 만나는 「삼각관계」와는 전혀 다르다. 세 사람의 관계에서 주가 되는 인물은 카트린.그녀는 자신을 사랑하는 두 남자 가운데 나약하지만 순수한 줄과 결혼해 독일에서 산다.1차세계대전을 거쳐 짐이 이들을 찾아갔을때 줄과 카트린은 이미 통상적인 부부 사이가 아니었다.카트린은 남자와 자유로이 사랑을 나누고,줄은 아내가 곁에 있어주는 것에만 만족하며 산다.짐은 줄의 묵인 아래 카트린과 사랑을 불태운다…. 트뤼포 감독이 그린 여성상은 파격적이다.오만하고 성취욕이 강한 카트린에게 남자는정복의 대상일 뿐이며,따라서 마음내키는대로 상대하고 상처를 입힌다.반면 남자의 우정은 관대하고 평화롭다. 얼핏 이해하기 힘든 세 사람의 관계와 그들의 심리를 마음을 열고 바라보면,사랑에 대한 트뤼포의 해석을 즐길수 있다.인상적인 대사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장점이고 카트린역을 맡은 잔 모로의 매력도 대단하다. 1961년 프랑스 비평예술협회가 최우수영화로 뽑은 것을 비롯,7군데 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감독상 등 주요상을 받았다.동숭씨네마텍에서 25일 개봉 예정.
  • 통일병/옥태환 민족통일연구원 자료조사실장(서울광장)

    지난달 함부르크에서 만난 한 외교관은 자신이 통독이전 서독에서 오랜기간 근무하면서 만난 많은 독일인들이 통일에 대해서는 약속이나 한 듯 회의적 전망과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을 보아왔다고 전했다.또한 통독이전 통일문제가 서독내 정당들간의 정치쟁점으로 떠오르지도 않았기 때문에 마치 서독인 전체가 통일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그러나 통일에 무관심하게 보이기조차 하던 서독인들이 국제정세의 변화속에서 대주변국 통일외교를 절묘하게 펼치면서 「우리는 한 국민」임을 외치며 접근해오던 동독인들을 단시간내에 무리없이 흡수해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게르만 민족의 위대성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고 이 외교관은 덧붙였다. ○독일 통일과정 교훈 삼아야 우리는 어떤가! 분단이후 지금까지 온 민족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노래하며 통일문제를 가장 중요한 정치쟁점으로 삼아왔지만 분단의 원인이었던 냉전이 종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통일은 커녕 아직 평화정착도 안된 상태에서 반목과 불신만 계속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통일에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던 독일인들이 탈냉전이라는 같은 국제환경에서 통일을 달성한 반면 왜 『통일병』에 걸린 우리는 통일은 고사하고 대립과 갈등만 계속하고 있는가를 새해에는 조용히 반성해 보아야 한다.그리고 서독의 통일대비과정에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 이를 겸허히 배워야 할 것이다. 첫째,독일은 거대독일의 출현을 원하지 않는 주변국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온 국민이 현명하게 소모적 통일논의를 자제하면서 묵묵히 국력신장에만 전력해 왔다.그 결과 베를린장벽 붕괴를 전후해 한꺼번에 몰려온 수십만명의 동독인들을 서독의 사회보장제도틀안에 무리없이 수용하였고,동독지역의 천문학적 투자수요를 감당할 정도의 능력을 갖춘 경제력을 키울수 있었음을 주시해야 한다. 둘째,서독은 민주화의 정착으로 동독까지를 포함한 다양한 사회와 계층을 수용할 수 있는 정치적 제도적 기틀을 마련했다. 셋째,서독은 어떠한 악조건하에서도 『접촉을 통한 동독의 변화유도』라는 대동독 정책을 고수함으로써 철의 장막에 갇혀 있던동독인들의 눈을 뜨게하고 서독사회의 우수성을 깨닫게 함으로써 결국 동독인 스스로 서독에 흡수되기를 원하도록 유도했다. 넷째,서독은 동독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동독 인권개선 압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함으로써 동독관리들의 인권침해를 현저히 저하시켰을 뿐만 아니라 동독내 민주시민운동을 간접지원한 결과가 되어 통일을 앞당길 수 있었다. 이같은 일련의 교훈을 통해서 통일을 대비해야 하는 우리가 오늘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가는 자명하다.잊을만 하면 일어나는 정치파행,첨예한 지역갈등,소모적인 노사갈등으로 인한 국제경쟁력 저하,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외채에 아랑곳 하지않는 과소비 풍조,국민화합에 저해하는 일부 부유층의 무분별한 호화·사치생활 등 우리사회에 만연한 사회병리현상이 만약 서독에도 있었더라면 독일통일이 과연 지금과 같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수 있었을 것인가 자문해보면 지금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국민적 과제가 무엇인지 스스로 해답을 찾을수 있다. ○전문가들 “북한붕괴” 예견 퇴임하는 존 도이치 미국 중앙정보국국장은 수주 전 상원정보위 증언에서 2∼3년안에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든지,붕괴하든지 아니면 한국과 통일하는 세가지 방향으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예견했다.북한의 붕괴는 방법과 시기가 문제일뿐 당위성에 대해서 부정하는 학자는 그리 많지 않다.만약 이들 전문가들이 예견하듯이 통일에 대비해야 하는 시간이 우리에게 무한정 주어진 것이 아니라면 이제부터라도 온 국민이 일심단결하여 하나하나 착실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새해에는 제발 소모적인 갈등은 끝내고 통일대비에 전력하자.우리가 통일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통일을 맞게되면 통일이 민족적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일 남경대학살 증명 새 문서 발견

    ◎히틀러에 보낸것… 학살자 5∼6만명 추정/일군 무기버린 중국군 조직적 처형 만행 일본군이 1937년 중국 남경에서 대량학살을 벌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증명하는 독일인의 보고서가 발견됐다고 일본의 아사히신문이 8일 로스앤젤레스발로 보도했다. 당시 미국인이 작성한 일본군 남경대학살에 대한 보고서가 발견되기는 했으나 일본과 동맹국이었던 독일인이 히틀러에게 보낸 문서가 나오기는 처음이라고 신문은 의미를 부여했다. 남경대학살 문제는 군대 종군위안부 문제와 함께 과거사를 다루는데 있어 일본의 잘못을 적시해주는 가장 중요한 문제로서 일본의 우익들은 아직까지도 실제로 사망한 사람은 기껏해야 수백명에 불과할 것이라는 등의 망언을 계속해 오고 있어 이번에 발견된 독일인의 학살 보고서는 이같은 일본우익쪽의 망언을 막는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계 미국인이 발견한 이 보고서는 「30여년간 나에게 친절을 베풀어준 중국인들이 어떻게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보고하고자 한다」라는 글로 시작되는데 이에 따르면 일본군은 무기를 버린 중국군을 수천명 단위로 포로로 취급하지 않고 조직적으로 처형했으며 중국이 주장하고 있는 학살자수가 10만명에 이르지는 않으나 5만명에서 6만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 민간인들도 군인처럼 보이거나 일본군 앞에 나타났다는 이유 만으로 수천명씩 학살됐다면서 당시 일본군은 남경에 있었다고 믿어지는 중국군 숫자 만큼 민간인을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당시 남경에 4개국이 설치했던 「안전구」국제위원장으로 중국인 피난민 구제활동에도 열성이었던 존 라베씨가 히틀러 앞으로 보냈던 이 보고서는 또한 일본군의 집단적인 약탈과 강간도 되풀이됐다고 지적하고 안전구에 피난한 여성을 일본군 수백명이 덮치려는 것을 직접 나서서 나치완장을 보여주며 쫓아낸 사실도 있다고 밝혔다.
  • 조선족 동포에 당부한다(박화진 칼럼)

    정부자료에 따르면 우리의 해외동포는 중국,이스라엘,이탈리아 다음으로 많다.1백30여개국 4백95만여명에 달한다.조선족으로 불리는 중국동포가 2백여만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미국(1백60여만),일본(72만여),러시아(45만여)의 순이다. 모두 우리의 귀중한 핏줄인 동시에 세계로 뻗어나가는 21세기 선진통일한국의 자랑스런 첨병이자 든든한 교두보라 할수 있다.특히 50여년의 단절끝에 찾은 2백만 재중 조선족동포는 러시아동포와함께 탈냉전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가장 값진 선물의 하나였다. 우리는 중국·러시아의 문이 열리던 그때의 감격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반세기의 생이별로 애태우던 가족·친척상봉은 말할것 없고 그것은 우리에게 있어 하나의 작은 민족통일의 감격이었다.특히 재중 조선족동포의 경우는 민족의 순수성을 우리보다 더 소중히 간직한 존경스럽고 자랑스런 핏줄이었다.동시에 굳게 닫힌 북한의 문도 열어줄 첨병이자 21세기 경제대국­통일조국의 북방진출을 위한 든든한 교두보가 되어줄 것이란 기대로 가슴설레이게 하기도 했으며그 기대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재중동포 2백만명 그런 의미에서 재중 조선족동포들과 관련된 그동안과 최근의 사태는 정말 유감스럽고 가슴아픈 일이라 하지않을 수 없을 것이다.서울거리의 약품노점상파동과 입국자들의 빈번한 잠적·실종소동에 이은 선상반란살인사건으로 충격을 받은데이어 이번에는 내국인에 의한 엄청난 규모의 조선족동포 사기피해사건이 우리의 가슴을 저미고 있는 것이다.시민단체 현지조사로 1만4백여건에 40여만명이 3백30여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하니 놀랍고 기가 찰 뿐이다.도둑에게도 양심과 애국심이란 것이 있다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수 있단 말인가. ○피해액 330여억원 정부가 사태수습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우리에게 누구이며 어떻게 대우해야 하는가에 대한 분명한 국가정책적 가치판단이라 생각한다.그리고 정확한 진상파악을 기초로 근본적인 대책을 지속적으로 강구해나가는 일일 것이다.『옛서독은 통일이 될때까지 세계 각지의 1백50만 독일인들을받아들였으며 일본도 1세는 물론,2세 3세까지 그들이 원하기만 하면 아무 제한없이 받아들여 내국인과 똑같이 대우한다.일본·독일처럼 동포에게 문을 활짝 열어놓는다면 취업사기 같은것은 발붙일 자리가 없을 것이다.우리한국은 왜 그러지 못하는가』 재중 조선족동포들의 가장 중요하고 일치된 불만이다. 우리정부및 국민의 노력과함께 재중동포들의 반성 및 인내와 협조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최근 연변일보에 보도된 작가 유연산씨의 「한국꿈 자성론」은 그런 의미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요행을 바라고 피땀을 흘리지 않거나 적게 흘리고 많은 재부를 점유해 보려는 생각은 유치하다.자기운명을 남에게 기탁하고 동정을 바라며 행운만 기대하는 꿈은 허황할수밖에 없다.이런 꿈이 깨어지는 것은 우리가 보다 충실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수 있는 계기로 될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는 일부 못되고 추악한 사기꾼들에 대한 실망과 분노와 증오가 모국인 한국 및 한국인 모두에 대한 것으로 확대·일반화·보편화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사기사건으로 인한 피해규모가 늘어나면서 동포들간에 반한국·한국인 감정이 높아지고 있다는 보도는 걱정스런 일이 아닐수 없다.몰지각한 사기꾼은 한국에만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정부가 가능한의 적극적인 수습에 나서고 있을 뿐아니라,소식에 접한 많은 선량한 한국인들은 재중 조선족동포들과 같은 분노를 느끼며 피해구제의 민간운동에 참여하고 있지 않는가.사기를 당한 동포들에게도 잘못이 전혀 없는것은 아니지 않는가.우리동포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사기당하지 않도록 계도할 수 있는 심양 총영사관 설치등에 동의하지 않고있는 오불관언식 중국정부태도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본다.동포들은 우리정부에 대해서뿐 아니라 이같은 중국정부에 대해서도 주의를 환기시켜야 할 것이다. ○정부차원 수습을 재중 조선족동포들을 포함하는 모든 해외동포들이 미우나 고우나 믿고 의지하며 기대를 걸수있는 유일한 조국은 그래도 역시 자유민주 대한민국뿐이라는 사실을 잊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될 것이라 생각한다.〈심의·논설위원〉
  • 입강 소 미 하버드대 교수/일 마이니치신문 기고(해외논단)

    ◎영토적 주권에 집착하지 말라/일·중 조어도분쟁 양국관계의 극히 일부분/지식교환·건강 행복위한 상호교류 확대를 일본과 중국이 영토분쟁을 빚고 있으나 영토가 전부가 아니며 인류에게는 상호 교류와 협력을 통한 평화와 건강·행복을 추구하는 국제질서의 구축이 중요하다고 미국 하버드대의 입강 소 교수가 주장했다.일본의 마이니치(매일)신문 3일자에 실린 그의 칼럼을 요약한다. 『세계를 변화시키려면 우선 사고방식을 바꾸지않으면 안된다』고 H G 웰스는 1930년 그의 저서에서 강조했다.그는 『영토적 주권의 중요성 보다는 지식의 습득과 국제질서의 확립,건강과 행복의 추구가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어린이들에게 가르치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의 가르침을 일본과 중국간의 영토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다시 생각해본다.만약 당시 세계의 사람들이 그의 사고에 공감하여 교육제도를 개혁했다면 국제사회도 많이 변했을 것이다.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히틀러는 『독일의 어린이는 독일인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만을 교육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하지만 그러한 국수주의적 교육은 독일뿐만아니라 일본에도,중국에도,서방 민주주의 국가들에도 30년대부터 2차대전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난 현상이었다. 하지만 오늘날과 같이 30·40년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평화로운 시대에는 웰스의 사고방식을 보편화하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나라든 영토가 문제가 될 경우 양보를 거부하고 마치 명예가 걸린 것 같은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영토적 주권에 왜 집착하는가. 그것은 근본적으로 근대 국가가 지역적 주권에 의해 정의되어 있고 영토를 명확히 규정하여 국토를 지키는 것이 주권과 동일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영토문제에 관한 국수주의적 대응을 약화시키기 위해서 주권국가가 없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논리는 있을 수 없다.왜냐하면 현대 세계를 구성하는 조직의 하나로서의 국가가 가까운 장래에 소멸되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고 지역주의의 개념도 간단히 변화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권국가의 상호관계에 의해 성립된세계가 국제사회의 전부는 아니다.웰스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바로 그 점이다.나라와 나라간의 지역분쟁은 주권국가가 존재하는 이상 피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인류에게는 그것 이상의 아주 중요한 것이 있다고 그는 말하고 싶어했다.지식의 습득,건강·행복의 추구를 통해서 구축할 국제질서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그러한 사고방식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배워야할 점이 아닌가. 최근 센카쿠(첨각)열도(중국명 조어도)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대만·홍콩)간의 영토분쟁은 양국관계의 극히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그러나 그러한 문제로 큰 소동을 벌이고 그것이 일­중관계의 전부인 것처럼 위기감을 조성하는 정치인·언론이 일본에도,중국에도 있다.하지만 그들이 무시하고 있거나 아니면 알지 못하는 것은 실제적으로는 훨씬 많은 일본인·중국인들이 지식을 서로 교환하고 건강과 행복을 위해 협력하고 상호 교류를 통해서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은 1930년대의 웰스의 제언을 무시하고 대륙을 침략했었다.60년이 지난 지금 일본은 같은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된다.〈정리=이창순 기자〉
  • 독 통일 6주년/옛 동·서독 주민 “마음은 분단”

    ◎“경제적 집만 커졌다”·“푸대접 여전” 서로 불만/국가위상 제고 불구 파업·시위 끊일날 없어 독일통일 6주년을 이틀 앞둔 1일 독일의 주요도시들은 파업의 몸살을 앓았다.파업의 원인은 병가시 임금을 20% 삭감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정부의 재정긴축법 발효.꼭 이날의 파업 뿐만 아니라 최근 독일 곳곳에서 파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노사관계가 비교적 안정된 것으로 알려졌던 독일에서,주로 옛 서독지역을 중심으로 한 것이긴 하지만,이처럼 파업이 늘어난 것은 경제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크게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불만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현재 상황으로는 세계경제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사실이다.그러나 독일인들이 느끼는 불만은 어느 정도 통일과도 연관돼 있다.통일에 대한 기대가 배신감으로 바뀌면서 옛 서독인들을 동독에 대한 지원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불만을 표출하게 됐고,옛 동독인들은 서독에 대해 해주는 것도 없이 무시한다고 반발,동·서독인들간에 내부갈등이 일어났다.어려운 경제상황이 이같은 갈등을 통일에 대한 반감으로 증폭시켰다.외형상의 통일은 이뤄졌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동·서독으로 분단된 현 통일독일의 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통일 이후 6년 동안 국제무대에서 독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자리를 노릴 정도로 독일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입김이 커졌고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독일 전투병력의 해외파견이 이뤄지게 됐는데도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나라가 별로 없을 정도로 독일의 위상은 높아졌다.국민 개개인의 불만과는 관계없이 세계속에서의 독일의 위치는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국민들의 불만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오랜 세월 후에 나타날지도 모를 이득을 위해 현재의 불만을 감수한다는 것은 누구라도 어려울 것이다.당장 드러나는 국민들의 불만을 외면하면서 진정으로 통일독일의 앞날을 위한 초석을 닦아나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지 모르지만 최근 「나는 통일을 원했다」는 자서전까지 펴낸 콜 독일총리가 이제까지보여준 강력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이를 어떻게 헤쳐나갈지도 괸심있게 지켜볼 대목이다. 아무리 한민족이라 하더라도 45년의 극단적인 분단 세월을 보낸 동·서독이 짧은 시간에 하나로 다시 뭉치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지 모른다.결국 분단의 경험을 겪은 세대들이 전면에서 물러나고 통일 이후의 세대들이 주역으로 등장할 때까지 통일에 따른 잡음은 끊임없이 터져나올 것이 틀림없다.
  • “폴란드·러시아 할양/구독 영토 영구 포기”

    ◎헤어초크 독 대통령 확인 【베를린 연합】 로만 헤어초크 독일대통령은 8일 전후 폴란드와 러시아에 할양된 옛 독일제국의 영토를 영구 포기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헤어초크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후 동구권에서 추방된 독일인들의 모임인 「강제이주자연합회」(BdV)가 주최한 「실향민의 날」 행사에 참석,『동프로이센,오버슐레지엔,힌터포메른에서 태어난 독일인들에게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국제법상 폴란드와 러시아에 속하는 옛 독일제국 영토는 영구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지역이 역사적,문화적으로 독일에 속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영토에 대한 소유권 논쟁보다는 주변국과의 신뢰회복과 공동협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독 렌츠 고희기념 작품집/루드밀라 출간

    ◎특유의 극적 반전으로 현대사회의 모순 꼬집어 독일 현대작가 지크프리트 렌츠(70)의 고희기념 작품집 「루드밀라」가 예문에서 출간됐다. 렌츠는 하인리히 뵐,귄터 그라스에 버금가는 작가이면서도 국내 소개는 이들에 못미처온게 사실.한 출판사가 기획한 현대세계문학선의 한권으로 대표장편 「독일어 시간」이 번역된 게 고작이었다. 소년원에 갇힌 지기라는 소년이 벌로 써낸 「의무의 즐거움」이라는 주제의 작문숙제 내용을 따라 전개되는 68년작 「독일어 시간」은 말단 경관과 화가의 상반된 의무관을 통해 나치에 「의무복종」해온 독일인의 의식세계를 비판한 소설.끝까지 객관성을 잃지 않는 치밀한 묘사로 막판 대반전을 이끌어내는 짜임새있는 구성이 돋보였다. 여섯편의 근작단편이 실린 이번 작품집에서도 렌츠는 특유의 아이러니와 반전을 구사,현대사회의 여러 모순들에 접근한다. 표제작은 외국인들에게 독어를 가르치는 작가가 세금을 적게 내려 갖은 수단을 동원하다 열애중이던 러시아여자 루드밀라에게 채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작품.자본주의사회 중산층의 세금강박과 때묻지 않은 러시아처녀의 도덕관을 대비시키면서 동·서간 문화차로 열병을 앓았을 통일독일의 속사정을 짐작케 한다. 이밖에 지나치게 고지식한 군대식 규율을 공격하는 「공포」 「들름길」,거대한 권위에 맹종하는 문단을 야유한 「구해낸 저녁」,서로 행보가 엇갈리는 부부를 등장시켜 실업의 문제를 익살맞게 비꼰 「구직 응모」 등이 실렸다.
  • 미 업체 유럽시장 진출 “활발”

    ◎80년 중반 시작… 토착점포만큼 기반 구축/소비자 구매성향 변화 틈타 저가상품 공략/리바이스사 베네룩스 3국등에 278개 매장 보유 “최다” 미국 업체의 활발한 유럽시장진출이 유럽 관련산업의 양상을 뿌리째 변화시키고 있다.의류를 시작으로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유럽에 진출한 미국 대형업체의 체인점은 이제 「토착점포」로 불리어도 무리가 없을 만큼 기반을 구축했다. 유럽시장진출의 선두주자는 T셔츠와 진의류로 상징되는 미국의 대표적 의류업체인 리 바이스·갭·풋 라커.진출경력이 10년안팎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83년 스페인에 매장을 설치함으로써 유럽에 교두보를 마련한 리 바이스는 현재 베네룩스 3국에 매장 37개,스칸디나비아 3국에 44개등 유럽에 2백78개의 매장을 기록,미국 의류업체중 가장 많은 유럽매장을 보유하고 있다.리 바이스는 현재 동유럽국가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87년 유럽에 진출한 갭과 풋 라커도 각각 71개와 2백16개의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미국 의류업체의 유럽진출은 유럽소비자의 구매성향이 최근 불경기와 실업증가로 가격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제자리걸음의 국내 경기도 유럽진출을 부추기고 있으며 영화 및 TV등 미국문화의 파급도 유럽인이 미국제품을 거부감 없이 선택하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어린이장난감체인인 토이스러스(2백1개 매장),비디오대여체인인 블락버스터(7백64개 매장)등도 유럽시장의 문을 열었다. 미국 업체의 이처럼 빠른 유럽시장진출은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유럽은 미국에 비해 점포를 열 만한 대형쇼핑몰을 찾기가 힘들고 시내는 임대료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었다. 미국 업체는 유럽으로 진출할 때 공통적으로 영국을 전초기지로 즐겨 이용하고 있다.이는 언어가 같은 데다가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정부의 규제가 적고 사업비용이 적게 들어 시행착오에 별부담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또 최근 노사문제가 줄어들었고 사회보장세금의 부담이 적어 같은 조건의 독일인 인력에 비해 회사측의 부담비용이 50%이상 줄어든다는 것이다. 미국 업체는 유럽땅에서 미국제품을판매하면서 미국에서의 판매전략을 거의 그대로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흥미로운 대목이다.대개 저가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 유럽내 저임금지역인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소비자의 빠른 변화욕구도 맞춰가고 있는데 의류산업의 경우 유럽의 업체가 1년에 4∼5차례 새로운 디자인과 색상으로 매장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 비해 미국 업체는 4∼6주에 한번 매장을 간단하게나마 단장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특정코너에 팔리지 않은 상품을 상시로 전시,할인·재활인판매를 통해 처리하고 있는 점도 유럽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국가별 차별화된 시장전략의 하나로 무거운 색상을 선호하는 독일 소비자가 많이 찾는 제품에는 주로 검은색을 쓰는 배려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많은 미국기업의 유럽진출에 따라 일부 유럽국가의 의도적 제약이나 현지업체의 반발도 갈수록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미국 업체는 양질의 저가상품이미지로 능히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뉴욕=이건영 특파원〉
  • 광주 「나눔의 집」 혜진스님 등 표창

    ◎이총리/“「위안부망언」 일 지도층이 문제”/일의 대표적 인원유린 만행행위/정신대보다 강간피해자가 적절 이수성 국무총리는 7일 최근 잇따르고 있는 일본의 과거사 망언에 대해 『「정신대」는 그들이 저지른 대표적인 인권유린 만행』이라면서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정신대」할머니들의 삶의 터전인 「나눔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혜진스님(31)과 조영자씨(43)에게 표창을 주고 격려하는 자리에서 였다. 이총리는 이날 『이 할머니들은 우리의 어머니요 이모같은 분들』이라면서 『일부 일본인이 이들을 다시 욕되게 하고 있는데 입장을 바꾸어 자기들 자식이 그런 일을 당했다면 그렇게 얘기할 수 있겠느냐』고 분개했다. 이총리는 또 『「정신대」라는 말은 적절치 않으며 더구나 어떻게 이들을 「위안부」라 할 수 있느냐』면서 『나는 이 할머니들이 강간피해자라고 생각한다』고 「정신대」·「종군위안부」같은 용어의 재검토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총리는 이어 『이번 유럽순방중 아우슈비츠수용소에 가보니 독일인들은 과거에 저지른 만행에대해 한사람 예외없이 반성을 하고 있더라』면서 『일본인들도 대부분 반성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부 사람들이 문제』라고 망언을 일삼는 일본의 지도층을 꼬집었다. 이총리는 그러면서 표창을 받는 두사람에게 『쓰라린 상처를 안고 있는 이들 할머니를 돕는 것은 가장 숭고한 봉사정신의 발로』라고 치하했다. 혜진스님은 이에 대해 『일본이 최근 민간차원에서 모금한 「위로금」을 우리 할머니들은 절대 받지 않겠다는 각오이지만 일부 생활이 어려운 분들은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정부차원의 지원과 국민적 관심을 요청했다. 경기도 광주군 퇴촌면에 있는 「나눔의 집」에는 현재 8명의 「정신대 할머니」가 생활하고 있으며,이총리는 서울대총장 시절부터 기금모집운동과 위로방문 등 이들을 지원하는 활동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서동철 기자〉
  • 예술의 전당/「최인훈 연극제」 연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등 대표작 3편 공연/독일인 루트겐홀스트·손진책씨가 연출 예술의 전당이 선정하는 「오늘의 작가 시리즈」 두번째 무대인 「최인훈연극제」가 6월1일부터 7월24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과 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오늘의 작가 시리즈」는 한국의 대표적인 희곡작가를 선정,그 작품세계를 집중조명함으로써 창작극을 활성화하기 위한 기획. 지난 94년 「오태석연극제」에 이은 이번 「최인훈연극제」에서는 예술의 전당이 극단 미추와 손잡고 「봄이 오면 산에 들에」(6월1∼16일),「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6월22일∼7월7일),「둥둥 낙랑둥」(7월12∼24일)등 최씨의 희곡 3편을 공연한다.「옛날 옛적에…」는 독일인 마뉴엘 루트겐홀스트씨가,다른 두 작품은 손진책씨가 연출을 맡는다. 「봄이 오면…」은 화전민 아버지와 문둥병으로 집을 나간 어머니등 어려운 환경에 처한 처녀 달내가 사또의 유혹을 물리치고 가족간·연인간 사랑을 이뤄낸다는 이야기.시적인 대사와 상징성,완벽한 구성이 돋보여 작가의 대표적인 희곡작품으로 꼽힌다.윤문식·오보현 등 출연. 「옛날 옛적에…」는 난세에서 백성을 구해줄 아기 장수의 탄생 및 죽음·부활을 내용으로 하는 평안북도지방의 구전설화에서 모티브를 빌려 우리 전래의 인간사상을 표현한 작품.지난 91년 「시간의 그림자」 연출로 해박한 동양사상을 선보인 바 있는 루트겐홀스트씨가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택했다는 점에서 어떤 연출력을 보일지가 관심거리다.정태화·방숙·이용이 등 출연. 「둥둥 낙랑둥」은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설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구성. 윤문식·김성녀·정동환 등이 출연한다. 공연시간은 평일 하오 4시30분·7시30분,토·일·공휴일 하오 3시·6시.580­1810.〈김재순 기자〉
  • 부담없는 분량·동화같은 내용/우화소설 잇달아 출간

    ◎원재길 「별똥별」·곽재구 「해바라기꽃 피는 언덕」·안도현 「연어」/독 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 인기에 영향/짧은 문장에 인생에 대한 가벼운 통찰 담아 최근 국내작가들 사이에 우화소설 바람이 불고있다.서점가에서 우화소설이 은근한 인기를 누리면서 국내 작가들이 잇따라 우화소설을 선보이고 나선 것. 작가 원재길씨의 「별똥별」이 도서출판 예문에서 다음주초 나오는데 이어 시인 곽재구씨의 「해바라기꽃 피는 언덕」(가제)이 문학동네에서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이미 나온 안도현씨의 「연어」(문학동네)는 지난주 교보문고 국내소설부문 3위를 기록하며 선전중이다. 「별똥별」은 7할의 국민이 관절염을 타고나는 가상공간 추스코공화국을 배경으로 관절염 퇴치법을 개발,유명해진 무라비라는 사내의 얘기를 엮고있다.뭔가 남과 다른 「특별한 삶」을 꿈꾸던 그는 젊을 때부터 물구나무 서서 햄버거를 먹는가 하면 스키로 출퇴근하는 등 기행을 일삼는다.두살때부터 자신만을 기다려온 옆집처녀 볼라리아도 뿌리치고 관절염 도장을 차려 국민적 영웅이 되지만 말년엔 자신이 너무 사랑을 모르고 이기적이었던 것 아닌가 하는 한줄기 회의도 느낀다.작가가 직접 그림까지 그린 이 작품은 딱 부러지는 결론대신 독자가 읽으면서 어떤 의미라도 길러낼 넓은 해석공간을 열어놓은게 특징. 한편 곽씨의 「해바라기꽃…」은 하늘에서 장난치다 쫓겨난 한 천사의 얘기.천일 유배형에 처해져 지상에 내려온 이 천사가 방랑길에 올라 보고 들은 지상의 삶을 들려주는 형식이다.어찌보면 진부한 스토리지만 개개의 에피소드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서정시인 특유의 감성이 작품을 살린다. 올해 창작 우화소설 바람의 효시격인 안씨의 「연어」는 은빛연어와 눈맑은 연어의 사랑을 통해 삶이란 존재 그 자체로 숭고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지난달 2월 나온 이 책은 발매 석달만에 3만부를 돌파하는 뜻밖의 인기로 작가와 출판사 관계자를 놀라게 했다. 이같은 국내 우화소설 바람의 모태는 서점가에 부동의 1위인 「좀머씨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것이 출판계의 관측.원래 2차대전 패전으로 피폐해진 독일인의의식을 담은 이 작품은 국내에 소개되면서 엉뚱하게도 정신적으로 방랑하는 한 도인의 이야기인 것처럼 받아들여졌다.어쨌든 「작품보다 더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이 짧은 이야기는 우화를 선호하는 국내독자의 숨은 취향을 드러냈다는 것. 우화가 인기있는 것은 무엇보다 부담없는 분량과 동화같은 내용으로 잘 읽히기 때문이다.짧은 문장에 지식이나 정보가 아닌 인생에 대한 가벼운 통찰을 담고있기 때문에 초등학생부터 노년까지 누구나 나름대로 해석할 여지를 준다는 것.얼굴을 찌푸리며 진지한 책읽을 시간과 필요가 점차 줄어드는 정보화시대에 우화는 적합한 문학형태의 하나가 아닌가하는 의견이 많다.문학동네의 강태형 사장은 『쓰기 쉬운 것 같지만 쉬운 언어로 인생의 지혜를 보여줘야 하는 우화는 결코 만만치 않은 글』이라면서 『간결하면서도 밀도있게 평범한 삶의 지혜를 보여주는 것이 우화의 본령』이라고 말했다.〈손정숙 기자〉
  • 아우슈비츠수용소 찾은 이 총리/폴란드 방문 이모저모

    ◎독일인들의 참회 강조하며 일 우회적 비판 폴란드를 방문하고 있는 이수성 국무총리는 15일 하오(현지시간) 우리나라 총리로는 처음으로 제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태인 학살 현장인 아우슈비츠와 비르케나우 수용소를 찾았다. 이총리는 이날 아우슈비츠 「죽음의 벽」과 비르케나우 충혼비에 헌화하고 불행한 과거에 대한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총리는 두 수용소를 돌아본뒤 『역사라는 것은 결코 잊혀지는 것이 아니며,특히 피해를 입은 쪽의 입장에서는 수난의 역사가 영원히 남는 것』이라고 근대사의 아픔을 공유한 나라의 총리로서 감회를 피력했다. 이총리는 이어 『역사의 아픔은 가해자가 진심으로 회오할 때 용서되고 묻혀질 수 있는 것』이라면서 가해자의 역사에 대한 반성이 과거 피해국과 선린의 기초가 된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총리는 그러면서 『현대를 사는 독일 젊은이들이 비록 그 현장이 오늘의 자기 자신들의 책임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한 민족 한 국가 입장에서 솔직한 뉘우침의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문화민족다운 모습』이라고 강조,독일과 달리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없는 일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총리 일행은 이날 바르샤바에서 비행기편으로 크라코프공항에 닿은뒤 다시 자동차로 아우슈비츠에 도착,예르지 브로블로브스키 박물관장의 안내로 수용소를 둘러보았다. 이총리는 1통으로 4백명을 죽였던 독가스통과 학살한 유태인으로 부터 잘라낸 7천㎏의 머리카락이 산처럼 쌓인 「살인공장」과 박물관을 거쳐 희생자들을 기리는 「죽음의 벽」에 헌화하고 방명록에 서명한뒤 3㎞쯤 떨어진 비르케나우 수용소로 향했다. 이총리는 영화 「쉰들러 리스트」가 촬영된 곳이기도 한 이곳에서 화장터의 폐허를 둘러본뒤 희생자 숫자에 해당하는 4백만개의 벽돌로 쌓아올려진 충혼비에 헌화했다. ○…이총리는 이에 앞서 14일에는 바르샤바에서 유태인 집단수용지역인 「게토」 위령비를 참배하고 헌화했다. 이총리는 예정에 없이 이루어진 이날 「게토」방문에서 유태인 안내인으로 부터 2차대전 당시 독일의 만행을 자세히 전해들으며 깊은 감회에 잠기는모습이었다. 이총리는 이날 유태인 안내인들에게 당시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해 달라고 주문,「4년 동안 수용소에서 고생하다 탈출했다」는 대답을 듣고는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고 위로했다.〈아우슈비츠=서동철 특파원〉
  • “나치하 저질러진 범죄 일반국민 죄책감 없다”/킨켈 독 외무

    【본 로이터 연합】 독일은 유태인 대학살에 책임이 있지만 일반 독일인들은 나치하에서 저질러진 범죄에 대해 집단적 죄책감을 갖지 않는다고 클라우스 킨켈 독일외무장관이 8일 밝혔다. 킨켈 장관은 이날 워싱턴의 미유태인회의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죄의식은 개인적인 것이며 상속되거나 집단적으로 느끼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 「민족통일과 국가주권」 위르겐 하버마스 강연

    ◎“한반도 통일 「독일식 급속통합」 답습말라”/전쟁겪은 남·북한은 동서독의 대립과 비교안돼/상호기대치 논의없는 통독의 후유증 교훈 삼길 20세기 최고의 석학중 한사람으로 평가되는 위르겐 하버마스박사(독일 프랑크푸르트대 명예교수)가 처음으로 방한,30일 하오 2시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에서 강연회를 가졌다.하버마스박사는 이날 「민족통일과 국민주권」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동서독과 남북한 사이에는 커다란 상황차가 존재한다』면서 『한국은 조급하게 통일의 수순을 밟았던 독일의 통일방식을 사려깊게 점검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다음은 강연요지이다. 남북한간과 동서독 사이의 유사성을 볼때 한국인들이 독일통일의 예에서 배울 것이 있다는 생각에 대해 충분히 동의한다.독일민족과 한민족의 분열은 2차 세계대전 종식후 명백하게 드러난,미국과 소련 사이에 형성된 적대관계의 산물이다.두 나라에서는 양 진영 사이의 이념적,군사적 대립이 새로운 문제로 등장했는데 독일에서는 냉전으로 머무르던 상황이 한반도에서는 전쟁이라는군사적 대립으로 비화됐다.이 전쟁의 충격때문에 남한에서는 북한의 공산주의자들과의 관계가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그 정도의 심각성은 독일의 경우 반공주의 때문에 동독의 실력자들과의 관계가 냉각된 것과는 본질적으로 달랐다. 세계적 강대국들 사이의 군사대결이 막을 내린 이후 민족통일에 관한한 얼핏 보기에 한국에서도 동서독간과 유사한 정세가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양극적인 세계질서가 초래한 두 나라의 2차대전 이후의 운명에서 드러나는 여러가지 유사성들에 현혹돼 양자 사이에 존재하는 구조적인 차이점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바로 이러한 본질적인 차이점들 때문에 우리는 독일에서의 경험을 너무 성급하게 한국의 경우에 확대 적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북한과 이전의 동독을 비교해보자.동독에는 전체 독일 인구의 약 5분의 1밖에 살고 있지 않았던 반면,북한의 특징은 (동독에 비해) 인구가 많다.또 북한은 정치적 자주성을 견지하고 있었다.동독이 소련의 위성국가 역할밖에 수행하지 못했던 것과는 달리,북한은 주체사상에기초해 중국및 러시아에 대해서도 이데올로기 및 정치에서 나름의 독자성을 주장하고 있다.소련이 지배권을 상실한후 동독에서는 관료주의적 사회주의가 몰락하면서 자신이 존재해야 할 정당성을 상실한 반면,북한은 89·90년 이후에도 중국이 견지하고 있는 「사회주의적 시장경제」노선과 더불어 서구의 발전모델에 대한 하나의 대안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북한은 이러한 입장을 앞으로도 계속 견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사실 때문에 북한은 비록 절박한 어려움에 처해있긴 하지만 나름대로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북한정권이 특별히 안정적인 상황에 놓여 있지는 않지만 내부적인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자체 붕괴될 확률은 동독의 경우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북한이 폭력의 사용없이 변신하거나 해체될 전망은 일차적으로 남한에서의 경제적 성공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및 정치적 자유등이 북한 주민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것으로 보이는가에 달려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국가들이 제국주의적 세력경쟁의 결과 두 쪽으로 분열되고서로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두 집단에 귀속됐을 경우 민족통일의 완성이란 논의의 여지없이 전적으로 정당한 목표라 할 수 있다.이 부분에서 나는 민주주의가 동일한 민족의 혈통적 유대감에 기초해 있어야 한다는 종족적인 민족이념의 전제가 경험적으로 볼때 틀린 주장이며,정치적으로 볼때도 위험한 것이라고 본다.장기간에 걸쳐서 볼때 민주주의는 전적으로 민족주의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을 지탱할 수 있었다. 민주주의는 자신의 존립을 위하여 더이상 민족주의가 지닌 결속력에 의지하지 않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지속적으로 주민들을 국민의 지위에 편입시킴으로써 법을 통해 매개된 새로운 차원의 유대성이 생겨났기 때문이다.민족국가와 민주주의에 대한 이러한 이해를 통해 우리는 독일 통일과정을 뒤돌아보면서 거기서 발견되는 문제점들을 인식할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됐다. 동서독의 주민들이 서로 상대방에 대해 기대하는게 무엇이냐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가 없었기 때문에 오늘날 서독에서는 의기소침한 분위기가 쌓여 있으며 동독에서는 다소 원한이번져 나가고 있다.이와 관련해 나는 세가지 사실을 언급하고 싶다.콜 총리가 이끄는 서독 정부는 동서독 사이에 짚고 넘어갔어야 할 부담조정 문제를 꼭 다루어야만 했을 시점에도 논의하지 않은채 지나갔다.또 동독의 국가주도 기업들을 처분해 6천억 마르크의 자금을 마련하려 했던 신탁협회의 사유화 전략은 엄청난 부채만을 남겨놓았고,한때 고도로 산업화됐던 동독의 지역들이 탈산업화돼가는 경향조차도 차단하지 못했다.경제,법,행정부터 대학,대중매체,군사조직까지 서독의 기존구조는 전문가들의 지도하에 동독의 모든 생활영역 및 조직속에 인수돼 동서독 주민의 태도 및 심성 차이가 더 예리하게 드러났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경험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운다.누구도 남한과 북한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언제쯤 운좋게 통일을 맞게 될지 예견할 수 없다.앞으로 오게 될지도 모를 그날,빠른 길과 느린 길 사이의 선택이 문제가 될 경우가 있다면 나는 여러분에게 독일인들이 조급하게 걸어간 짧은 길이 남기고 간,긴 그림자를 사려깊게 되돌아보도록 권하고 싶다.〈정리=김성호 기자〉
  • 「이민축소론」반박/찰스 레인 뉴리퍼블릭지 논설위원(해외논단)

    ◎“이민은 미 경제에 이익된다”/노동시장 분열·임금하락 요인 주장은 잘못/새 이민 증가로 일자리 창출·세수증대 효과 미국 의회가 본격 심의해오고 있는 합법이민 축소방안은 외국인,소수민족에 대한 미국정부의 정책을 반영한 것으로 비상한 관심을 끌어왔다.미국내에서도 여론이 분분한 이 문제에 대해 권위있는 정치 주간지 「뉴 리퍼블릭」 최근호에 실린 찰스 레인 논설위원의 「이민축소론을 반박한다」를 소개한다. 이민축소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흔히 미국이 필요로 하는 이민 규모를 수치로 제시하려고 한다.현재의 1년에 70만명 수준은 너무 지나치게 많으며 29만명 정도가 적당하다는 것이다.그래야 인구증가율이 다른 선진국과 발을 맞추고 임금도 상승세를 유지한다고 이들은 강조한다.이들은 무조건 이민수를 급격히 감축해야 한다는 팻 뷰캐넌식과는 달리 백인보다 왜소한 라틴,아시아인을 동정하는 체해 다소 많은 사람의 구미를 당기게도 하나 따지고 보면 더 나을 것이 없다. 또한 이민 축소론자들은 이민자들의 「위협」을 곧잘 들먹이는데이는 객관적인 근거가 빈약하다.현재의 이민 유입은 전체 주민당 비율로 볼때 지난 19세기 미국의 기반을 닦은 아일랜드인,독일인,중국인들의 이민물결에 비해 한참 뒤진다.1901년부터 1910년 사이에 주민 1천명당 이민자 비율은 최고 10.4명을 기록했다.1970년부터 1990년 사이의 평균 이민자 비율은 이의 4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은 노동부 통계국 자료라면서 최근 비숙련 노동자들의 임금하락분중 절반은 이민자들 때문이라고 주장한다.그러나 이들은 이민자들이 쓰는 돈과 투자가 새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이들의 세금납부액은 이들이 받는 복지혜택 수령금을 웃돈다는 주장을 무시하고 있다. 이민이 미국경제에 좋으냐 나쁘냐의 논쟁은 연방 예산적자가 미국경제에 궁극적으로 좋을 것이냐 나쁠 것이냐를 따지는 것과 같다.어디다 기준을 두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것이다.이민자들의 유입으로 인해 임금의 하락이 필연적이라는 주장은 1850년대부터 축소론자들이 단골로 내놓고 있는 것이다.언뜻 상당히 그럴 듯해 보이나 이는 미국이 한세대 뒤에 더잘 살게 됐느냐 더 못 살게 됐느냐라는 보다 장기적이고 보다 중요한 관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이와 관련해 축소론자중 아무도 1백년 전에 백인 이민을 맞아들인 것이 실수였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1920년대부터 1960년대를 이민이 없는 황금기였다면서 이 기간엔 백인과 흑인,그리고 중산층과 근로층을 막론하고 수입이 어느 때 보다도 큰 폭으로 늘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이들은 같은 기간에 이뤄진 남부 농업의 기계화,흑인의 북부이동,군수산업 성황 등의 경제적 핵심사항을 애써 무시하고 있다.또 이민제한 바람의 강한 영향아래 있던 1930년대는 미 역사상 가장 심각한 대량 빈곤의 시절이었으며 1940년대와 1950년대의 경제적 팽창시기동안 이민자 비율도 꾸준히 증가했다. 축소론자들은 진보적 관점이라면서 이민의 폐해를 거론하고 있는데 묘하게 그 요지가 극우보수성향의 뷰캐넌과 일치할 때가 많다.일례로 대량이민은 미 노동시장을 인종별로 분할시켜 노동자들의 연대를 저해한다는 주장을 들 수 있다.그러나 이민 때문에 미국의 노동력이 인종적으로 분열됐고 이민만 아니면 노동자들이 일사불란하게 뭉칠 것이라는 주장은 억지다.미국의 노동시장은 첫 흑인 노예가 끌려온 이래 종족적으로 분열되어 있으며,설사 미국이 지금 당장 이민을 완전 폐지한다 하더라도 흑벡갈등 하나만으로도 근로계층의 연대성은 계속 취약할 것이 틀림 없다.미국의 노조운동은 본래가 유럽에서 수입된 것으로 이민이 아니라 기술·교역·노동정책 등의 요인에 더 많이 좌우되는 것이다. 가장 분쟁이 적고 평등한 근대 국가는 북유럽이나 일본처럼 이민을 거의 받아들이지 않는 강력한 문화동질성의 나라라는 것도 축소론자들이 잘 들먹이는 주장중의 하나다.엄격한 사회 위계질서에다 여성하위의 일본이 어째서 미국보다 더 평등하단 말인가.사실은 수백만명의 터키 막노동꾼들을 부리는 독일과 마찬가지로 많은 수의 한국인들을 시민권도 주지 않은채 부려먹고 있고 또 필리핀에서 바걸을 수입해오는 일본이야말로 이민이 필요없다는 위선을 떨고있는 사회인 것이다. 미국은 지금 세계 다른 나라들과 같은 종류의 고민을 안고있다.그것은 가난한 나라들의 인구증가율이 미국의 인구증가율을 훨씬 앞지르며 띠라서 노동력 공급면에서 미국의 인력시장을 위협한다는 것이다.미국은 이들이 지닌 장점,즉 풍부한 노동력을 이용할줄 알아야 한다.간단히 결론적으로 말해 사실상 모두가 이민의 자손인 미국에서 이민에 대한 관용적인 태도는 더도 덜도 아닌 시민의 기본 소양이다.〈정리=김재영 워싱턴특파원〉
  • 독일의 가정교육(G7으로 가는 길:12)

    ◎학과성적보다 자녀 재능발굴 더 관심/지나친 간섭 피하고 생각하며 놀도록 유도/사소한 물건도 왜·어떻게 만들었는지 설명 독일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아이들이 무조건 부모의 마음에 들게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집안이 많다.하지만 전통적인 가정에서는 학과공부 보다는 아이들의 재능을 최대한 키워주려고 노력한다.학과 위주의 숙제도 없다.학교에서 돌아오면 아이들이 마음대로 놀면서 생각하도록 내버려 둔다. 독일의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으로 프랑크푸르트 인근의 소도시 뫼펠덴 발도르프시에 살고 있는 호른 클라우스씨(37·전기기술공) 부부가 9살(빌헬름 아르놀 초등학교 3학년),6살(제1 시립유치원)된 두 아들에 대한 교육방식은 남다른 면이 엿보인다. ○실내장식 세심한 배려 호른 부인(40)은 『출장이 많은 남편의 몫까지 대신해 아이들 가정교육을 도맡다시피 한다』며 『이 때문에 균형을 잃을 지도 모를 가정교육에 남달리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호른씨 집안에 들어서면 우선 실내장식이 이채롭다.먼 조상들이 만든 투박한 검은쟁반과 낡은 컵,대형가위 등이 거실 이곳 저곳에 진열돼 있다.이런 장식에 깊은 뜻이 있었음은 부인의 설명을 듣고서야 알았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사소한 물건이라도 「왜」「어떻게」 만들었는 지를 가르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무심코 지나치면 그저 「별나다」라고 느낄 정도일 뿐이다.그러나 호른 부인은 이같은 도구를 눈에 띄는 곳에 두어 필요한 물건을 만들기 위해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쌓고 또 그런 생각을 실용화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그녀는 『때로는 「된다」「안된다」를 분명히 가려 억압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이들의 의견과 생각을 존중하고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생활하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호른 부인은 이 때문에 부모로서 엄격하지 못하고 너무 무른 것이 아니냐고 우려를 하기도 한다.그러나 부모가 아이들에게 깊이 간섭을 하면 자유로운 생각을 못하게 할 수도 있어 가능한 아이들의 입장에 맡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호른씨의 가정교육에는 지극히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면이엿보인다.갖가지 쇼나 만화 프로그램이 나오는 위성방송에는 아예 가입도 하지 않았다.아이들에게 모방심리만 키우고 정서적으로 좋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장난감 하나를 골라도 「파워레인저」(장난감 총)처럼 비교육적이거나 창의적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면 절대로 사 주는 일이 없다. ○정서적 안정 중요시 호른씨는 기술학교에서 전자기술을 익히고 지멘스사를 거쳐 현재 헤벤슈트라이트사에서 전기설비공으로 일하고 있다.경력 20년째인 그는 업무상 해외출장이 잦아 취재진이 방문했을 때는 페루에 출장 중이었다. 호른 부인은 실업학교인 레알슐레에서 3년간 직업교육을 받고 은행원 자격을 따 결혼전 은행에서 근무했다. 호른 부인의 조상들은 3백년 전 이탈리아 북부 발덴저 지역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이주해 온 이후로 줄곧 이곳에서만 살아왔다. 호른 부인은 자신의 조상에 대한 역사가 이곳 초등학교의 교과서로 사용될 만큼 유명하다고 자랑스럽게 소개했다.그녀는 조상들의 역사를 담은 책은 물론 그들을 소재로 만든 우편엽서 등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아이들과 남편도 부인의 이런 가계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하다. 호른 부인은 독일의 전통적 주부로서의 위치를 고수하는 편이다.은행원 자격이 있어 맞벌이를 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 교육을 위해 직장을 포기했다.경제적 여건이 허락된다면 굳이 맞벌이 보다는 어머니가 직접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생각에서다.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오랜시간 아이들과 함께 있어야 정신적으로 균형이 잡히고 그런 정서적 안정속에서 마음껏 상상하고 창의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호른씨 부부는 아이들과 함께 놀이를 즐겨도 교육적인 면을 먼저 생각한다.「메모리 게임」,「사회화 게임」,「미카도」(이쑤시게 모양의 나무를 쏟아 옆의 것을 건드리지 않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놀이)는 이들 가족이 자주 하는 놀이.「메모리 게임」을 통해서는 기억력과 사고력을 길러 준다.「사회화 게임」에서는 이기고 지는 법과 질서를 익히고 「미카도」로는 손을 떨지 않는 침착함을 가르친다고 한다. 아이들이 흙장난이나 레고놀이를 할 때도 『눈에 보이는 것 말고 상상력을 발휘해 물건을 만들어 보라』고 조언을 꼭 해준다. 호른 부인은 아이들에게 자립심을 길러주는 데도 무척 신경을 쓴다.다소 엉뚱한 언동을 해도 자신이 한 것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없다면 생각의 자유를 깨지 않기 위해 긍정적으로 받아 주고 칭찬도 아끼지 않는다. ○자녀 선택에 맡겨야 가정교육에서 빈틈이 없어 보이는 호른 부인이지만 아직은 아이들에게 제대로 교육을 시키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털어 놓는다.그녀는 『가정교육이란 살다보면 그저 되는 줄 알았다』며 『상황에 따라 아이들을 위해 최대한 배려를 하지만 일관성있는 가정교육 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허석도 프랑크푸르트 지사장은 『유교적 성격이 짙은 우리나라 가정교육도 최근에는 창의성 개발을 위해 부모들이 신경을 쓰는 편이나 독일처럼 아이들의 자율이 아닌 부모에 의한 타율이 다른 점』이라며 『가정에서의 창의력 교육이 제대로 되려면 우리도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과외학원 등에보낼 것이 아니라 혼자 생각하고 마음껏 놀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 인터뷰/프랑크푸르트 국제학교 쿠에네 자우어 교감/“아낌없는 칭찬은 자신감 심어줘요” 독일은 괴테 및 베토벤·바하와 같은 세기적인 대문호와 음악가를 비롯해 많은 노벨상 수상자등 각 분야에서 천재적이고 창의적인 인물을 수 없이 배출했다.이들이 있기까지는 개인적으로 천재성을 타고난 측면도 있지만 전통적 가정교육을 통해 창의성과 재능을 조기에 발견하고 키워준 점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독일 중부 오버우르젤시에 있는 프랑크푸르트 국제학교의 쿠에네 자우어 교감을 만나 독일의 교육을 들어본다. ­독일 가정교육의 특색은. ▲독일인은 문화유산에 상당한 애착과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가정교육에 특별한 전형은 없지만 부모가 자녀들을 가르치면서 훌륭한 문화유산이나 인물을 표본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선인들의 창조적 측면을 모방하거나 틀에 박힌 교육 보다는 자녀 개인의 인성을 중시하고 감성을 헤아려 교육적 동기를주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창의력을 키우려면 어떤 환경을 만들어 주고 도와주어야 합니까. ▲최근 교육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핵가족화와 맞벌이 가정의 증가,급격한 산업화가 그것입니다. 요즘에는 컴퓨터·CD롬 등 전자 장치가 부모 대신 아이를 돌보는 역할을 합니다.초등학교에서는 한 담임선생님이 4년간 같은 학생을 지도합니다.학생들을 폭넓게 지켜볼 수는 있지만 창의력 교육을 기대하기는 어렵죠.그러나 가정에는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있습니다.전인교육을 하기에 그 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습니다.칭찬을 아끼지 않고 자신감을 갖게 해야만 적성개발및 인성교육이 제대로 됩니다.아이들은 칭찬을 받고 남한테 자랑거리가 많으면 그만큼 원동력이 생기고 창의력도 더불어 길러집니다. ­아이들 스스로는 평소 어떤 훈련을 통해 사고력을 길러야 합니까. ▲한국도 마찬가지 겠습니다만 자원이 없는 나라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원입니다.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창의적으로 훈련받고 성장해야만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가장 쉬운가정에서의 학습방법은 블록쌓기나 레고놀이 등을 통해 상상력을 키워가는 것입니다.그룹여행과 단체생활을 통해 팀정신을 기르고 혼자서 사색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창의성 교육을 어떻게 실시하고 있습니까. ▲책만들기·음악공연 등 다각적으로 실시합니다.학습시에는 학생들에게 똑 같은 발달을 요구하지 않습니다.발달이 빠르면 빠른대로,느리면 느린대로 받아들입니다.50개국에서 온 1천3백여명이 공부하고 있지만 모두 자기나라의 문화를 소중히 여기도록 교육합니다.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내가 글을 써 만든 독일어 문법책을 교재로 사용해 아이들의 관심과 창의력을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자우어 교감은 캐나다 퀸즈대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63년부터 교단에 섰다.교직생활 중 미국 인터내셔널 사범대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보스턴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 189명 탑승 도미니카 여객기 추락/전원 사망 추정

    【산토 도밍고(도미니카공화국) AP 로이터 연합】 승객과 승무원 1백89명을 태운 보잉 757 전세 여객기가 6일 밤 11시43분쯤(미국동부표준시)도미니카공화국 북부의 푸에르토 플라타 공항을 이륙한 뒤 5분만에 대서양에 추락했다고 현지의 항공관계자들이 밝혔다. 사고 여객기는 도미니카 전세기 항공사인 「알라스 나시오날레스」소속으로 독일인 관광객 등을 태우고 베를린을 경유,프랑크푸르트로 비행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비행기 추락 직후 미국 해안경비대 소속 선박과 헬기 등이 사고해역에 급파돼 생존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생존자 구조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해안경비대의 한 관계자는 『푸에르토 플라타에서 16㎞ 가량 떨어진 해역에서 승객들의 사체와 함께 비행기 잔해가 떠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고 밝히고 사고 해역에 15노트의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리고 2.5m 높이의 파도가 치고 있어 생존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말했다. 항공 관계자는 사고 여객기가 이륙 5분만에 공항 관제탑의 레이더 스크린에서사라졌다고 밝히고 『조종사로부터 비상사태를 알리는 어떤 신호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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