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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 멕시코시티(세계 문화유산 순례:14)

    ◎3천년의 역사가 숨쉬는 거대한 「도시 박물관」/「소칼로」 대성당앞 광장에는 화려한 의상의 원주민들이 날마다 향냄새나는 껌질 태우며 멕시카제국의 영광 되찾아 줄 신을 부르는 의식을 올린다 멕시코는 전역에 걸친 유적지가 자그만치 4만여곳에 이르는 것을 보면 나라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유적지인 셈이다.이 가운데 멕시코시티는 유네스코로부터 도시 전체를 하나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은 대단위 유적지다.올메카,테오티와칸,마야 등 고대문명의 흔적들은 물론 스페인 정복기(1521∼1810년)문화까지를 포함한 3천여년의 역사가 도시 곳곳에서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국립인류학박물관은 멕시코시티 시내 중심가에 있다.멕시코 문명의 실상을 조감하자면 반드시 들러야 했다.1964년에 개관됐다.멕시코 전역에 흩어진 유물들을 시대별로 구분해놓은 10개 전시실을 갖춘 1층에서 원주민의 생활상을 재현한 2층 민속학박물관으로 연결됐다.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을 맨 먼저 맞는 유물은 「올메카의 머리상」이다.멕시코만 인근 타바스코주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올메카 문명을 일으킨 주인공들의 석상이기도 했다.입술이 두껍고 코가 낮았다.눈까지 작아 영락없는 동양인 모습을 한 이같은 큰 머리 석상은 멕시코에 많이 남아있다.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질감이 풍부하고 투박한 모습에서 모태문명의 원시성이 짙게 우러났다. 올메카 문명은 발생하고 나서 두 갈래로 갈렸다.그 한줄기가 멕시코 중앙고원의 테오티와칸 문명(AD 200년경∼AD 650년경)·톨테카 문명(AD 700∼AD 1100년)·멕시카 문명(14세기∼16세기)이다.이와 더불어 멕시코 남부 및 유카탄 반도와 과테말라·엘살바도르·온두라스에서는 전·후기 마야문명(AD 200년경∼∼AD 1521년)이 발전을 거듭했다. 멕시코에 와서 아주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멕시코 문명에서 흔히 거론되는 아즈테카(Azteca)문명이 그것인데,이를 멕시카(Mexica)라는 용어로 쓴다는 점이었다.멕시코 사람들은 이를 전설과 연관시켰다. 전설은 1150년경까지 아지틀란이라는 곳에 살던 아즈텍족이 새로운 땅을 찾아 유랑생활을 하던중 우이칠로포치틀리라는 신을 만나는데서 시작됐다.이때 신이 하늘을 날고있던 독수리를 가리키며 『너희에게 번영과 안정을 줄테니 저 독수리가 뱀을 물고 선인장 위에 앉는 곳에 나라를 세우라』는 계시를 내렸다.아즈텍족이 독수리를 쫓아 가보니 과연 독수리가 뱀을 물고 선인장 위에 앉는 곳이 있었으니 그곳이 바로 현재 멕시코시티의 한 부분인 테노치티틀란이라는 얘기다.그리고 신은 또 『너희는 아지틀란을 떠났으니 이제부터는 아즈텍족이 아니라 멕시카족이라고 부르라』고 명령했다는 것이다. 멕시코시티에서 유적관람을 위한 동선은 박물관에서 과달루페 성당으로 이어졌다.중심가인 레 포르마 거리 북쪽끝에 위치한 이 성당은 멕시코인들에게는 정신적 지주로 우뚝 서있는 성소다. 1533년 건축된 이래 수세기동안 전세계 성직자와 신도들의 순례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성당은 1531년 12월12일 테페약 언덕을 지나던 한 농부앞에 발현한 성녀 과달루페의 계시에 따라 축성됐다고 한다.발현 당시 과달루페는 한겨울에 장미를 만발시키는 기적을 행했다는 이야기도있다.이 때문에 해마다 성녀발현일이면 예수의 고행을 따르려는 신도들이 성당 입구부터 강단까지 무릎으로 기어 열정적인 신앙심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과달루페 성당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3문화광장」이 있다.고대 문명·식민지 문명·현대 문명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상거래 지역으로 짐작되는 멕시카족의 틀라텔롤코 피라미드와 17세기에 지어진 산티아고 성당,그리고 현 멕시코 외무부 건물이 모여있는 모습이 묘한 대조를 이루었다.테노치티틀란의 위성도시 성격을 띠었던 틀라텔롤코는 당시 멕시코 계곡에서 가장 큰 시장이었다는 것이다. 「3문화광장」에서 다시 20여분가량 시내로 차를 몰아 「소칼로 광장」에 닿았다.「소칼로 광장」은 본래 테노치티틀란이었다.그런데 스페인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가 바꿔 버렸다는 것이다.사방이 각각 240m나 되는 이 광장은 북쪽에 대성당,동쪽에 국립궁전,남쪽에 연방정부 청사가 자리잡고 있는 스페인 식민시대의 전형적인 도심구조를 보여주었다. 「소칼로 광장」의 대성당은 200여년에 걸쳐 완공됐다.대성당 자리는 본래 멕시카인들이 인신공양한 해골들을 모아두던 곳이었다.본 건물은 1548년 완공됐으나 17세기 들어 남쪽부분이 바로크 양식으로,북쪽부분이 네오클래식 양식으로 확장돼 웅장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모습이 하모니를 이루었다.이 성당의 검은색 피부를 가진 예수상은 유명한 성물이다.식민정복지에서 원주민을 끌어 안으려 노력한 선교의 한 단면이 들여다 보였다. 성당앞 광장에서는 날마다 흥미로운 의식이 벌어졌다.새의 깃털을 단 화려한 머리장식에 의상을 차려입은 원주민들이 향냄새 나는 코팔나무 껍질을 모닥불처럼 태웠다.그리고 원무(원무)를 추며 흥겹게 돌아갔다.또 하나같이 프라일레라는 나무껍질을 말려 엮은 장식을 발목에 달아 춤을 추며 돌아갈 때마다 「딱,딱」부딪치는 소리를 냈다.그렇게 코팔타는 냄새와 프라일레 소리로 지난날 멕시카제국의 영광을 되찾아줄 신을 날마다 불러댔다. 그런데 이 의식을 유심히 살펴보노라면 원주민 무리속에서 다수의 백인들이 발견됐다.백인 취급을 받지 못하고,그렇다고원주민쪽에도 끼지 못하는 멕시코의 에트랑제들,이들을 「패스포트 퀘스천」(Passport Question)이라고 불렀다.멕시카 후예들에게 동화되고 싶어하는 이들의 몸부림은 역사의 아이러니 바로 그것이었다.
  • 한·미 군사공조체제 “견고” 재확인/한·미 안보협­논의내용·성과

    ◎“북 연착륙정책 위험성 상존” 시각 일치/유례없는 강한 무구로 “도발 응징” 경고 1일 미국 워싱턴서 열린 제28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는 한·미간 대북군사공조체제를 재확인했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다. 북한의 잠수함도발사건 직후 『남북이 모두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크리스토퍼 국무장관 등 미 고위당국자들의 발언으로 빚어진 「대북공조체제균열」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하고 대북인식에는 이견이 없음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이다.김동진 국방장관이 미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밝힌대로 『한반도상황을 보는 우리와 미국측의 시각이 같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관철한 셈이다. 미국은 회의에서 잠수함사건의 전말이 보고되지 않은 상황에서 본의와는 다른 발언이 이뤄진 점을 분명히 하고 이 사건이 명백히 정전협정을 위반한 무력도발이며 북한의 위협이 상존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처럼 북한의 군사력과 위협의 실체를 보는 한·미 국방당국자의 시각이 일치함에 따라 ▲차후의 무력도발에 대한 강력한 군사대응이나▲한·미 연합훈련강화 등의 가시적 성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측은 북한의 무력도발에 한·미연합으로 군사대응을 한다는 원칙론이 천명된데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공동선언문에는 유례없이 강한 문구를 동원,한·미의 강력한 의지를 표현했다. 지난해 SCM에서 대북유화 속의 한·미 연합방위태세유지에 중점을 두는 등 북한을 자극할 만한 문구가 없었던 반면 올해에는 북한에 직접적인 군사적 경고를 한 점이 다른 셈이다.이같은 군사적 경고는 곧 미국의 북한 연착륙정책에 위험부담이 많다는 점을 미국측이 잠수함사건으로 새삼 인식하는 계기를 만든 것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북한이 심각한 경제난 및 식량난 등으로 체제위기에 직면해 있으나 비정규전에서 전면전까지 크고 작은 도발을 감행할 의지나 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자칫 북한에 대한 유화적인 태도는 북한의 오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럼에도 한·미간 대북공조체제의 확인이 반드시 미국의 대북정책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이번 회의와 관련,미 국방부가 대북사항과 관련된 우리측 요구에 흔쾌히 응한 반면 실제 대외정책을 수행하는 미 국무부는 다소 소극적이었다는 데서 잘 드러나고 있다. 한·미는 북한위협에 대한 연합방위태세강화책으로 독수리훈련 및 대잠수함훈련 등 기존 연합훈련을 강화키로 했으나 팀스피리트훈련 재개문제를 북한의 태도를 봐가며 논의키로 해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 무용가 김현자(이세기의 인물탐구:109)

    ◎일체의 형식 거부… 생명·자유를 춤춘다/끈질긴 실험정신… 공연마다 변형춤 창조/5살부터 정식 사사… 발레·현대무 고루 섭렵 2년전 백남준의 초청으로 뉴욕 코트하우스시어터에서 김현자가 「생춤」공연을 가졌을때 뉴욕타임스는 생춤을 「Lived dance」로 표기하고 「무대에서의 빛의 번쩍거림과 깊은 어둠의 교차조차 춤이며 빛의 어둠과 밝음의 존재를 수묵화로 그려낸 춤」이라고 평했다.특히 가야금산조에 맞춘 그의 「묵」과 「샘」은 한국춤에서의 정중동과 동중정을 아름답게 일깨우면서 때론 훨훨 벗고 때론 독수리처럼 훨훨 날면서 비상중의 정지,빛과 어둠속에서의 움직임과 정지를 교묘하게 엇가른다. 중앙대 정병호 교수는 김현자를 두고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그는 무한한 창의력과 에너지로 자신의 춤을 추고있다.남의 춤을 흉내내는 춤은 아무리 잘추어도 「좋은 춤」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무용가라면 시의에 맞는 자신의 춤을 만들수 있어야하며 그가 바로 김현자다』 그리고 「현대한국무용」이라는 차원에서 「그의 춤은 단연 빼어나다」고 못박았다. 92년 문예회관대극장에서 「백남준의 퍼포먼스와 김현자의 춤」을 공연했을때도 이를 관람한 도올 김용옥은 「백남준 선생의 해프닝 등 두개의 퍼포먼스가 한무대에 있어야만하는 아무 의미나 커넥션을 발견할수 없었으나」 「얼음덩어리들이 매달려있는 좁은 연단위에서 김현자선생이 추는 춤에대해서는 누구나 좋았다고 생각했고 탁월한 수작이라는데 이의가 없었다」고 그의 「석도화론」에 쓰고 있다. 김현자는 의외성이 많은 무용가다.한군데 머물러 「스스로 고이거나 누적되지 않고」「춤의 완성」을 위한 끈질긴 집념을 불태운다.그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생춤」은 이른바 「무와의 대결」이며 시인 김영태에 의하면 「얽히고 설킨 칡넝쿨이 바람에 쓸리고 흔들리면서 춤이 자연의 일부임을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춤」이다. 그는 지금까지의 식상과 타성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얻는다」는 신념으로 오늘에 이른 예술가다. ○의외성 많은 무용가 69년 「황진이」부터 82년 대한민국무용제 연기상을 수상한 「열녀문」까지는 그의 선배들이 걷던 전통춤의 맥을 잇는 작업이었고 그때는 철저하게 계산된 스토리가 있는 정교한 극춤을 추었었다.특히나 흰수건을 떠받치고 추는 「살풀이」는 「살을 푸는 그의 떨림이 관객의 피부에 예리하게 촉감」될 정도였고 그의 부드러움은 「안개와 같다」고 찬사하는 이들도 있었다.이후 대한민국무용제 대상작품인 「홰」에 이르러 원로 박용구씨는 「단일하고 통일된 상상력과 구성력을 갖춘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하는가하면 김태원은 신무용의 전통과 밀착된 「신신무용」이란 새로운 용어를 등장시키기도 했다.그의 「춤의 비약」의 기미는 그렇게 태동하고 있었다. 둘째는 87년 럭키무용단을 창단하면서 그는 본격적인 실험정신이 깃든 춤을 선보이고 나섰다.창단기념공연인 「황금가지」는 인위적으로 모자이크된 박제된 춤을 버리고 무용수들이 거의 반라로 무대에 올라 「외설시비」를 불러일으킬만큼 센세이셔널한 충격을 던졌다.「그것이 한국춤이냐 아니냐」는 논란이전에 그의 변형춤은 그가 춤출때마다 하나의 사건으로 무용계를 긴장시켰고 철근골조와 육체의 대비를 그린 「회일」경우는 「강렬하고 자신만만하게 허심탄회를 춤추었다」는 평을 받았다.다음은 수년간 기훈련에 심취하더니 최근 7,8년사이 「인체에 내재하는 자연의 섭리」로 「육체와 정신의 무화」를 꾀한 자연스러운 춤을 끌어내게 되었다. ○럭키무용단 해체 아픔 그는 경관이 수려한 진주에서 태어나 푸르른 남강을 내려다보면서 장래 「강물처럼 춤추는 무용가」가 될것을 꿈꿔왔다.부친은 소설가 이병주씨와 절친하던 김성범씨(전 마산대 교수)이고 그를 실질적으로 무용가로 키워낸 사람은 그의 어머니 조우상달 여사(76)다.만 다섯살이전에 황무봉문하에 들어가 춤을 배웠고 김백봉 송범 이매방 한영숙을 사사, 발레와 현대무용을 고루 섭렵하면서 일찍이 「비범」을 보여 주변의 기대를 한몸에 모았다.무용가답게 아름답고 아담한 체구에 강인한 그의 춤은 언제나 「최고」라는 찬사에 둘러싸여 있었으나 「살아있지 않은 춤, 자신을 일깨우지 못하거나 상투적인 무대형식」을 경계하여 「무위」로 가기 위한 긴 몸부림을겪을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자연그대로의 생생한 춤」, 모든 형식에서 벗어나서 생명의 가장 근본적인 기로 추는 「생명의 춤, 자유의 춤」을 달성하게 된 것이다. 그는 정이 많고 대범하면서도 불투명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선명한 성격이다.춤에 침몰하여 「우주의 심장에 도사린 춤의 핵심」에 파고들뿐 사교적인 자리에 나타나거나 단체공연에는 비교적 참가하지 않는다.그처럼 철저한 그에게 얼룩이 있었다면 럭키산하의 무용단 창단후 「세계적인 무용단」을 표방하고 밤낮없이 하드 트레이닝을 강행한 것이 단원들의 반발을 산것과 단체를 2년만에 해산한 것, 이로인해 아끼던 제자들과의 결별이 아픔으로 남아있으나 지금도 「공들이지 않고 달콤한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안일한 정신은 용서되지 않는다」고 외면한다. 그동안 부산에 살고있다가 7년전 서울근교인 경기도 하남시 하산곡동에 정착, 부군 정정철씨는 철학과 종교에 심취한 자유인이고 어머니와 아들과 함께 살면서 일주일에 3일은 부산대 강의, 그외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집에 머물러 주로 안무와 관련된 사색을 즐긴다. 「묵」과 「샘」이후 지난봄 호암아트홀에서 보여준 그의 「메꽃」은 「예살과 서기를 배제하고 몸으로부터 치솟는 샘물같은 정기와 몸속깊이 스민 묵존을 춤추어」 다시한번 관객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그러나 「회전하는 버선끝에서는 살풀이나 승무의 무보가 현란하고 사선과 나선형으로 말려 올리는 자진몰이부분은 한층 미의 극치를 이루어」 지난날 김영태가 그의 「살풀이」를 보고 「김현자의 살풀이는 독하고 요기가 서려 한의 끝자락이 강물에 녹는듯하다」던 평을 상기시킨다. 한군데 머무르기를 거부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면서도 그것이 한낱 시도나 실험정신이 아닌 「완성된 정품」이기를 원하는 그는 무대 한복판에 박힌 「한덩어리의 보석」인양 언제라도 눈부신 광채를 발하면서 「이시대 찬연한 존재」임을 그때마다 확인시켜 주고 있다. □연보 ▲1947년 경남 진주 출생 ▲54∼74년 황무봉 사사외 김백봉 한상묵 이매방 송범 한영숙 사사 ▲57년 진주개천예술제 특상·한국무용협회 주최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신인상 ▲63년 이화여대 주최 전국무용콩쿠르 1등 ▲70년 이대 무용과 졸업 ▲75년 김현자 무용발표회 ▲76∼82년 부산시립무용단장 ▲79년 일본 오키나와 한국인위령탑건립 5주년기념 초청공연 ▲82년 논문 「동래 기방무에 대한 연구」로 동아대대학원서 석사 ▲83∼현재 부산대 무용과 교수 ▲83년 김현자무용단 창단,뉴욕 한국문화원 및 호암아트홀개관기념 초청공연,마사 그레이엄센터 하계 연수 ▲84년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및 미국 한스빌본브라운센터 초청공연,머스 커닝햄댄스스튜디오 연수 ▲85∼87년 럭키창작무용단장 ▲96년 아시안게임 개막식 안무 ▲87년 김현자 춤아카데미 설립,서울창작무용제 주관 ▲89년 김현자 「생춤」 발표 ▲92년 「백남준의 퍼포먼스와 김현자의 춤」 공연(문예회관 대극장) ▲94년 한양대서 이학박사,백남준 기획초청 뉴욕 코트하우스극장공연 ▲96년 하와이대 동서문화센터초청 「한국의 소리」,현대춤작가전 「메꽃」 공연(호암아트홀) 〈대표작〉 「황금가지」 「분리에서 합으로」 「윤사월」 「바람개비」 「갯마을」 「여자 새되어 울다」 「보리피리」 「홰」 「하루1,2」 「생춤」 「샘」 「묵」 등 다수 〈수상〉 대한민국무용제 연기상(82년) 대한민국무용제 대상(84년) 부산예술대상(90년) 〈저서〉 「김현자 생춤의 세계」(문학사)
  • 한·미 합동 독수리훈련 관련/북 “무자비하게 징벌” 위협

    북한은 30일 연례적인 한·미 합동방어훈련인 독수리훈련을 「북침전쟁연습」이라고 비난하는 가운데 『도발자들에게 천백배의 무자비한 징벌을 안길 것』이라고 위협혔다.
  • 한미 방위력강화 방안 협의/카트먼 미 국무부 부차관보 왜 왔나

    ◎북 도발의지 억제 양국공조 재확인/연례안보협 앞서 양국 의견 조율도 찰스 카트먼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부차관보의 방한은 이달들어 윈스턴 로드 차관보,존 도이치 미중앙정보국장(CIA)에 이어 세번째 이뤄지는 미정부 고위관계자의 방문이다.이들의 연쇄방문으로 미뤄 한·미 양국이 얼마나 긴밀히 대북문제 협의를 진행중인지를 보여준다. 카트먼 부차관보는 25일부터 이틀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책기획협의회에 참석한 슈타인버그 미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수행한뒤 27일 하오 귀로에 서울을 찾았다. 그의 방한은 31일부터 열리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발표될 양국 공동성명의 골격을 마련하는데 주목적이 있다고 외무부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이에 더해 로드 차관보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이후의 한반도정세 분석과 이에 따른 한·미 공조체제의 재과시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트먼 부차관보는 외무부의 송영식 제1차관보,유명환 미주국장 등 우리의 외교안보 핵심당국자들과의 잇단 만남을 갖고 양국간 대북공조체제를 재확인하고 있다.한·미 외교당국자들은 일련의 만남을 통해 북한이 무장간첩 침투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지 않는 한 4자회담 설명회 등 실질적인 대북접촉을 재개할 수 없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미 정부는 이런 단호한 방침을 뉴욕에 머물고 있는 이형철 북한 외교부미주국장에게 전달하기로 했다.미국과 북한은 24일 뉴욕에서 비공식 실무접촉을 갖고 북한 잠수함침투사건 등과 관련한 상호입장을 교환했지만 북한의 태도변화가 없어 이번주중 다시 추가접촉을 할 예정이다. 한·미 공조체제에 대한 의구심을 잠재우기 위한 미국의 노력은 크리스토퍼 미 국무장관이 25일 미 육군사관학교 연설을 통해 북한의 핵동결 파기위협과 관련,한반도에서 미국의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군사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데서도 읽을 수 있다. 카트먼 부차관보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 양국은 북한의 도발억제를 위한 대북경계태세 및 한·미 연합방위태세의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집중 협의하고 있다.양국은 팀스피리트훈련 재개는 현단계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독수리훈련」 등 적절한 수준의 연합군사훈련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은 또 카트먼 부차관보에게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PA) 개정협상 재개문제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된다.〈서동철 기자〉
  • 한­미 “군사훈련 대폭 강화”/양국 외무당국자 접촉

    ◎북 사과없인 4자설명회 수용불가 방한중인 찰스 카트먼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부차관보는 28일 외무부의 송영식1차관보와 유명환미주국장을 잇따라 만나 확고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과시하는 차원에서 「독수리훈련」 등 적절한 형태의 군사훈련을 강화키로 하고 이를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공동성명을 통해 발표키로 합의했다. 유국장은 협의가 끝난뒤 「30일쯤으로 예정된 마크 민튼 미 국무부 한국과장과 이형철 북한외교부 미주국장간 뉴욕 추가접촉」과 관련,『무장공비 침투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약속이 선행되지 않는한 대북 추가지원이나 4자회담 설명회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미국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 북 노동1호 실험 강행시사

    북한은 24일 북한군의 후방침투에 대비한 한·미 연례방어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10·28∼11·10) 실시에 맞대응,노동1호 미사일 발사실험을 강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25일 내외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중앙방송을 통해 한·미 연합방어훈련인 독수리훈련 실시에 대해 선택권은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면서 미사일 발사실험을 거론,『미국이 기어이 독수리 합동군사훈련을 강행하려 하는 이상 우리도 응당 그에 주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정치분야­대정부 질의/정치분야­정부측 답변

    ◎정치분야­대정부 질의/국회 로비스트제 도입 검토하라/이 총리 여당입당설 진상을 밝혀라/전·노씨 대선전 사면복권 할 것인가/지역감정치유 특단조치 강구하라 국회는 25일 본회의를 열어 정치분야에 대한 대정부질문을 벌였다.여야의원 11명이 나선 이날 질의에서는 정치제도개선 등 정치발전 방안을 둘러싸고 여야의 열띤 공방이 벌어졌다. ▲김중위 의원(신한국당)=국회는 정부정책이나 법안을 심의,비판하는 기능에서 탈피해 스스로 정책을 입안하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로비스트 제도 도입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신기하 의원(국민회의)=총체적 실정의 책임을 지고 내각이 총사퇴할 용의는.광주사태에 책임이 있는 김동진국방장관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은 없나. ▲정상구 의원(자민련)=현정권이 화합 위주의 미래지향적인 방법을 썼다면 사회와 경제가 크게 안정되었을 것이다.감사원을 입법부에 두어 실질적인 국정감사 기능을 강화하라. ▲최병렬 의원(신한국당)=정부는 그동안 치러진 선거과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정부는 대통령의 잔여임기가 1년여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개혁을 확대·마무리한다는 결연한 각오로 새로운 판을 벌여야 한다. ▲이윤수 의원(국민회의)=검찰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선관위 고발자의 절반을 기소했으나 4·11총선에서는 선관위 고발자의 83%를 불기소처분했다.이것이 대통령이 강조한 선거혁명의 결과인가. ▲박구일 의원(자민련)=북한의 모험주의적 도발을 막기 위한 방안은.지난 영수회담때 대통령은 원리원칙있는 대북정책으로 바꾸고 초안이 되면 국회동의를 얻겠다고 했는데 언제 할 것인가. ▲이상희 의원(신한국당)=컴퓨터청을 신설하라.정당도 피라미드식 거대정당에서 수평적 네트워크 정당으로,통신위성과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정당으로 탈바꿈해 전자민주주의를 구현해야 한다. ▲길승흠 의원(국민회의)=안보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선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을 즉각 교체해야 한다. 4·11총선때 방송3사는 여당의 훌륭한 선거운동원이었다.공정방송을 위한 방안을 밝히라.총리의 여당입당설의 진상은. ▲서훈 의원(신한국당)=대선을 앞두고정치권의 지역감정 부추기기가 점차 노골화되고 있다.대책은 무엇인가.국민통합과 지역감정 치유를 위해 특단의 조치가 강구돼야 한다. ▲이부영 의원(민주당)=백범 김구 선생의 암살배후를 역사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 밝힐 용의는.전두환·노태우씨를 대선전에 사면할 것인지 밝히라. ▲이재오 의원(신한국당)=통일에 대비,통일헌법을 준비해야 한다.행정구역도 현재의 3∼4계층 구조를 2계층 구조로 축소해야 한다.서울의 종로구와 중구를 독립시켜 상징적 수도로 삼고 나머지는 강동·강서·강남·강북시로 나누자. ◎정치분야­정부측 답변/특별검사제·인사청문회 신중 검토/휘발유에 20% 탄력세율 적용 방침/강 총장발언 단서없어 수사 어려워 ▲이수성 국무총리=정치선진화를 구현하고 내년 대선의 공명선거를 위해 선거공영제를 확대하겠다.안보문제는 위기관리능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조기정보 습득체제를 강화,정보공조체제를 확충하겠다. 무장공비 수색작전이 끝나면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이며 무기 획득체제도 재검토해 비리를 막겠다.오는 28일부터열리는 독수리훈련과 충남지역의 화랑훈련은 북한의 동시다발침투에 대비한 것이다. 현시점의 개헌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내각제는 책임정치와 지역감정 극복의 좋은 탈출구이지만 북한위협의 시기에 효율적인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신한국당 강삼재 사무총장의 비장부 발언은 현정부 출범후 자금면에서 당 운영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특별검사제와 인사청문회 도입은 우리의 고유실정에 비춰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공부문에서 인원과 경비 축소에 앞장서겠다. 교통문제 해소와 사회간접자본 투자재원 확보 등을 위해 내년부터 휘발유에 대해 20%의 탄력세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사면·복권설은 전혀 검토한 바 없다.대통령의 당적 보유는 정당정치와 책임정치에 부합되기 때문에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안기부법은 직권남용 처벌 등의 장치로 부작용 소지는 없지만 대공수사역량을 모으고 인권침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논의될 것이다. ▲권오기 통일부총리=북한의 모험주의적 도발을 막기 위해서는 힘이 가장 중요하다.이번 무장공비 침투사건을 계기로 국가 안보태세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무엇보다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할 것이며 UN 등 국제사회와 협조해 무력도발을 사전봉쇄하기 위한 대북압박을 병행하겠다. 동시에 미국과 긴밀한 협력아래 4자회담 성사를 위해 노력하겠다.4자회담이 성사되면 광범위한 긴장완화조치들이 뒤따를 수 있다. ▲안우만 법무장관=현행 법에도 검찰 중립을 위한 제도적 장치는 마련돼 있다.법과 제도의 개정보다는 구성원의 의지와 정치권,여론의 이해와 뒷받침이 필요하다. 선거사범수사는 서로 주장이 대립되고 관련자가 소환이나 진술을 거부하는 등 어려움이 많지만 특정 정당에 대한 고려없이 공정하게 수사했다.내년 대선에서도 검찰 역량을 집중,엄정한 단속으로 공명선거 풍토를 확립하겠다. 신한국당 강삼재 사무총장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현재 구체적인 단서가 없어 수사착수에 어려운 점이 있다.〈박찬구·오일만 기자〉
  • “한·미 대북공조 확고하다”/로드 미 차관보 방한결산·이한회견

    ◎4자회담 냉각기 필요,한국입장 동의/북의 계속된 무력도발 강한 경고 의미 윈스턴 로드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2박3일 동안의 방한 기간동안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한 대응 등 한·미 양국의 공조 태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는데 대부분의 일정을 할애했다.로드 차관보는 11일 공로명 외무부장관과의 회담,권오기 통일부총리와 유종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예방 등 당국자들과의 만남에서는 물론,중견언론인과의 간담회,12일 오세응 국회부의장 등 정치인 예방,기자회견을 통해서도 거듭거듭 한·미의 완벽한 공조태세와 미국의 대한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로드 차관보는 양국간에 논란이 되어온 대북 경수로 사업과 4자회담의 추진속도에 대해서도 『일정기간 냉각기가 필요하다』며 우리측의 입장을 수용했다.이에따라 양국간의,그리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비롯한 국제사회에서의 대북 제재과정에서 당분간 두 나라는 순조로운 공조관계를 이뤄 나갈 것으로 보인다.특히 양국간의 이같은 공조관계 확인은 무력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에 대한 충분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를 얻은 것 같다. 로드 차관보가 12일 이한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잠수함 사건이 긴장을 고조시켜 전쟁상황까지 갈 것으로 보는가. ▲이번 사태가 심각하며 위험이 있다는데 동의한다.따라서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한·미간 독수리훈련은 그런 노력의 하나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도발 책동이 있을 경우 전면전등 강력대응 방침을 밝혔는데. ▲이번 사건에 대한 한국정부와 국민의 반응에 대해 동조하며 경계의 필요성에도 공감한다.김대통령이 바라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로 긴장이 고조돼 북한이 오판하지 말도록 경고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현재 북한의 이상징후는 없지만 북한이 군사적 행동으로 나올 경우 그 대응책에 대해 한·미간에 긴밀하게 협의할 것이다. ­왜 이런 시기에 로버트 김 사건이 나왔나. ▲체포시기 결정은 연방수사국(FBI)이 했고 그 시점은 우연에 불과하다.그 사건이 한·미관계를 저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남북대화에진전이 없는데. ▲남북대화나 협상없이는 한반도에서의 영구적인 평화는 없다.이는 제네바 합의의 기초가 됐다.당시 북한이 남북대화 조항을 수락하지 않을 경우 합의 자체를 취소하려 했다.미·북관계도 남북관계가 진전된 만큼만 갈수 밖에 없으며 일·북관계도 마찬가지이다.북한은 한국을 제치고 미국과 직접대화를 계속 시도했지만 성공한 적이 없고,앞으로도 마찬가지이다.북한은 이번 사태를 종결하고 긍정적 전향적 태도로 나올 것을 촉구한다.〈이도운 기자〉
  • 한·미 대규모 기동훈련/독수리연습/미군 증원·인디펜던스호 참가

    ◎28일부터 2주동안 국방부와 주한미군사령부는 9일 미 항공모함 인디펜던스호와 미 본토 병력을 포함,3만4천여명의 미군이 참가하는 한·미 양국군의 후방지역 연례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연습이 오는 28일부터 11월10일까지 실시된다고 밝혔다.이번 연습은 최근의 강릉 무장공비 침투 및 북한의 대남도발 위협 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시되는 것이어서 훈련강도가 실전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된다. 독수리연습은 한·미 양국군의 야전에서의 연합작전 능력을 향상시키고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공약을 천명하는 연습으로 후방지역 방어작전,주요지휘 통제 및 통신체계를 평가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실시된다.대부분의 훈련은 서울 이남 지역에서 실시되며 일부 연습은 서울 동쪽으로부터 동해안 사이에서도 실시될 예정이다.〈황성기 기자〉
  • 파키스탄 탁실라:상(세계 문화유산 순례:10)

    ◎ADI세기 간다라미술 태동지/BC2세기 도시 「시르캅」 주인 5차례 바뀌어/실크로드서 인도가는 길목 이민족 침략 찾아/초기불교 불상대신 불탑 실내에 위치… 규모 작아/「쌍두취불탑」 기단장식 그리스­서아시아­서남아풍 오늘의 이슬람국가 파키스탄을 선점한 종교는 불교다.그러나 지금 파키스탄에는 불교가 종교로 존재하지 않았다.다만 불교의 흔적들이 거대한 유적군으로 여기저기 남아있을 뿐이다.불교미술사의 첫머리를 찬란하게 장식한 이들 유적은 인류의 보편적 문화유산으로 보호받고 있다. 그 하나가 펀자브주 라발핀디지방의 탁실라(Taxila)다.수도 이슬라마바드를 출발한 승용차가 채 한시간을 못달려 도착했다.탁실라박물관으로부터 탁실라 전역이 유네스코가 선포한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설명을 듣고나서 그만 기가 질려버렸다.그러니까 유네스코는 탁실라를 온통 한 덩어리로 싸잡아 대단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포한 것이다. 산악이 동·서·북을 감싸고 돌아가다 남쪽을 터놓아 마치 삼태기처럼 생긴 고원지대에 자리한 탁실라.동쪽 사르다산과 북쪽 자울리안산 사이 계곡에서 발원한 개울물이 제법 깊었다.그 산자락과 계곡 어디 하나 이름붙지 않은 곳이 없다.그리고 비르마운드를 비롯,자울리안,모라모라드,시루스크,잔디알,시르캅,사르아이코라,다르마지카,기리 같은 숱한 유적들을 품에 끌어안았다. 유서깊은 탁실라의 역사를 후세에 증명한 유적은 시르캅(Sirkap)이다.기원전(BC)2세기쯤에 건설되어 기원후까지 존속한 이 도시유적은 탁실라 제2의 도시였다.이보다 훨씬 앞선 도시유적 비르마운드가 있으나 고고학적으로 역사를 뒷받침하기에는 좀 미흡했다.그러나 시르캅은 영국인 고고학자였던 존 마샬경이 옛 사람들의 생활터전을 땅속에서 찾아내는 고고학 발굴조사에서 도시의 주인이 적어도 다섯 차례이상 바뀐 사실을 밝혀냈다. 시르캅은 탁실라박물관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자두 과수원을 낀 마을길을 얼마간 달려 시르캅에 다달았다.두어 사람 어른키를 재려하는 성곽이 길을 막았다.오늘날도 출입구로 사용하는 성문은 서쪽에 나 있다.그래서 성안의 간선도로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연결되었다.어림잡아 너비가 20여m나 되어 보이는 도로가 시원하게 도시유적 한복판을 지나갔다. 이 도시를 처음 세웠던 사람들은 그리스인이다.오늘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서쪽의 박트리아왕국을 식민지로 거느렸던 그리스인들이 BC 2세기 전기에 건설했다.도시는 바둑판 모양으로 질서정연하게 구획되었다.지금도 계속 고고학적인 발굴이 진행되어 시르캅의 도시규모를 당장은 정확히 알 수 없다.현재 드러난 도시규모는 대략 가로 세로의 길이가 각각 1.7㎞이나 발굴구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도시유적 한복판 간선도로 양쪽엔 네모 반듯반듯하게 돌을 쌓아올려 지었던 집터가 즐비했다.규모가 좀 작은 일반시민들의 주거용 집자리 사이로 터를 보다 넓게 잡은 차이티야당(Caitya당)자리가 보였다.초기불교에서는 수투파(불탑)는 예배의 대상이었다.그래서 예배장소에 수투파를 안치했다.그런 탓에 차이티야당은 넓을 수 밖에 없었다.도시유적안의 수투파는 다른 야외수투파처럼 크지 않았다.그저 자그마하게 만들어 앙징스러운 유적으로 남아있다. 시르캅에서 미술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유적은 머리 두개의 독수리가 있는 쌍두취불탑이다.이 불탑의 기단은 중앙계단을 사이에 두고 좌우 정면에 코린트식 둥근기둥이나 네모기둥을 세워 벽 공간을 각각 세등분한 형태를 취했다.그리고 좌우 양쪽 세공간에다 그리스,서아시아,서남아시아풍 건물출입구 모양의 감을 만들어 장식해놓았다.두 머리를 가진 쌍두독수리는 서아시아풍의 출입구문위에 조각되었다. 그러고 보면 쌍두취불탑에는 그리스,서아시아,서남아시아라는 모티브가 서로 다른 문화가 혼재한 것이다.이들 세 지역의 문화가 만나 만들어낸 쌍두취불탑은 불분명했던 탁실라역사를 그런대로 해명하는데 도움을 주었다.특히 쌍두독수리는 스키타이의 일족인 샤카족의 심벌이었다.그래서 쌍두취불탑을 세운 시기는 샤카족시대 후기부터 파르티아족시대 전기로 추정되었다.대개 기원후(AD)1세기 전기로부터 중기에 이르는 시기다. AD1세기는 탁실라를 답사하는 동안 매우 주목할만한 시기였다.불교미술이 처음으로 출현한 시기는 바로 1세기였던 것이다.이전에는 수투파가예배대상이었기 때문에 불교미술,더 나아가 불상은 전혀 조성되지 않았다.그것은 아마 경전에 근거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장아함경」이 기록한 「이 몸이 명을 다한 뒤에는 나를 볼 수 없다」는 말은 오랜 세월을 두고 불상조성을 가로 막았을 것이다. 어떻든 불교미술이 탁실라에서 머리를 들기 시작했다.이른바 간다라(Gandarah)미술이 출현하는 것이다.간다라미술은 파키스탄 북부 일대와 아프가니스탄 일부를 포함한 지역이 중심축을 이루었다.이들 지역은 실크로드에서 인도 내륙으로 통하는 길목이라서 늘 이민족의 침입을 받았다.박트리아족과 박트리아에 살던 그리스인의 침략,샤카족 지배와 파르티아족시대,쿠산왕조시대가 번갈아 거쳐갔다. 그런데 불교미술은 헬레니즘 양식을 짙게 받아들였다.불교미술이 출현은 했지만 불상이 곧 바로 나타난 것은 아니다.부처가 없는 불교미술로 출발한 것이다.이를테면 시르캅 도시유적 출토 릴리프 「헌화공양도」는 꽃을 받을 대상이 없는 가운데 연꽃다발을 든 사람들만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러다 부처가 대중들과 더불어 불전도에 등장했지만 부처의 차별화는 그 다음 단계에 이루어졌다.부처의 키를 대중들보다 크게한다든가,자리를 구별하는 방법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릴리프들이 시르캅유적 땅속에서 나오고 있다.
  • “백배 천배보복” 실제상황 예고/전례로 본 도발전 위협 발언

    ◎판문점 무력시위­하루전 “DMZ 자위조치” 성명/부여 간첩사건­“독수리 훈련 좌시 않겠다” 선언/전문가들 “만반의 안보 대비책 필요” 지적 북한이 무장공비 침투사건을 「훈련중인 잠수함의 표류」라고 주장하며 보복 위협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북한은 여러차례 『우리는 보복할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의 보복은 백배 천배도 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무장공비 남파사건에 대한 북한의 시나리오는 지금까지 발뺌→책임전가→보복위협의 단계를 밟고 있다.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북한 전문가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번 무장공비침투사건에 이은 보복위협이 단순한 경고 수준이 아니라 구체적인 도발을 예고하고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특히 최덕근 주 블라디보스토크 영사 피살사건은 이같은 의혹을 더해 준다. 전현준 박사(민족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는 『90년대 들어 북한의 주요 도발사태를 분석한 결과 사전위협 예고를 실제 행동으로 옮긴 사례가 많다』면서 이번도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4월5일 판문점 무력시위가 있기 하루전인 4일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변인 성명을 통해 『비무장지대 및 군사분계선을 인정할 수 없으며 자위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이에 앞서 3월29일 인민무력부 부부장 김광진은 『군사분계선의 지위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고 무력시위를 예고하기도 했었다. 지난해 10월24일 발생한 부여 무장간첩사건에 앞서서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22일 『95 독수리훈련을 수수방관 하지 않겠다』고 위협했고 18일 외교부 대변인도 『정전체계를 뿌리째 청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95년 4월19일에는 북한 임업부 대변인의 『시베리아 벌목장노동자의 실종은 남한의 책임으로 즉시 상응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담화가 발표된 2개월 뒤 중국 연길에서 리경춘등 북한인 3명이 안승운목사를 납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북한 조평통부국장 박영수의 「서울 불바다」발언으로 세계를 경악케 했던 지난 94년 오스트리아 빈 주재 북한 참사관 윤호진이 6월 10일 『앞으로 IAEA를 상대하지않겠다』고 발언한지 사흘 뒤에 북한의 IAEA탈퇴선언이 이뤄졌다. 지난달 18일 발생한 무장공비 사건에 앞서서도 북한측은 남한이 나진·선봉 투자설명회에 고의로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전적으로 남한 당국의 책임』이라고 선전공세를 펼쳤다.또 북한을 무력 제압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이 대규모의 신식무기들을 배치하고 있다면서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위협했다.따라서 현재 북한의 「백배 천배의 섬멸적 타격」 「침략자에 대한 무자비한 징벌」 「피에는 피로 응답」등의 위협발언은 긴장국면 조성과 어떤 형태로든 제2의 도발을 예고하는 수순일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김경홍 기자〉
  • 새벽 「독수리 작전」 100분/특공대 투입에 “백기”

    ◎9일만에 막내린 한총련 연대점거농성/헬기 출동 신호… 경찰 2천명 진입/학생들 한때 바리케이드 불지르며 저항/과학관 1천명은 도주 「한총련」학생들의 연세대 점거·시위 사태는 20일 경찰의 종합관 농성 학생 진압작전과 과학관 농성 학생들의 집단탈출로 막을 내렸다.지난 12일 시위가 시작된 지 9일만이다. 「독수리 작전」으로 명명된 경찰의 종합관 진압작전은 미명과 함께 시작,1시간40여분만에 끝났다. 경찰은 위험물질이 많은 과학관에 대한 진압은 일단 미루고 먼저 종합관 진압 작전에 들어갔다. 경찰은 상오 5시10분쯤 종합관과 문과대 건물 앞에 20개 중대 2천4백명의 병력과 매트리스 차 8대,소방차 3대를 배치했다. 학생들은 경찰의 진입을 눈치채고 경보를 울리며 경계태세를 취했다. 상오 5시45분쯤 경찰헬기 4대가 나타나 건물 옥상에 최루액을 뿌리는 것을 신호로 경찰특공대 등 경찰병력 2천여명이 최루탄을 발사하면서 건물로 진입했다. 학생들은 건물 옥상에서 10여분동안 돌과 의자를 던지며 경찰의 진입을 막다가 종합관 입구에 쌓아둔 바리케이드에 불을 질렀다. 경찰헬기 3대가 다시 최루액을 옥상에 뿌리고 일부 사복 경찰이 건물 3층까지 올라가자 상오 6시20분쯤 건물 옥상의 학생들은 백기 2개를 내걸었다. 상오 7시20분쯤 옥상 입구가 뚫리고 헬기에서 경찰특공대가 옥상으로 내리면서 상황은 끝났다. 옥상에는 5백여명의 학생들이 이미 대열을 갖추고 연행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며칠동안 거의 먹지 못해 한결같이 초췌한 모습이었다. 과학관에서 농성 중이던 학생 2천여명은 경찰의 종합관 진압 작전이 끝날 무렵인 상오 10시쯤 경찰의 허를 찌르며 학교밖으로 집단 탈출했다. 설마하던 경찰은 부랴부랴 학생들이 달려간 북문쪽의 경계를 강화했으나 학생들은 학교와 연결된 연희3동 한 주택의 입구를 통해 연희로 방면으로 빠져나갔다.
  • 한국의 흙불/내년 동계U대회 「미술전」 밝힌다

    ◎「스포츠·문화 만남」 큰 잔치… 내년 1월 무주서 개최/국내외 작가 2백여명 참가,작품만들기 비지땀/길이 1백80m 대형 호프만식 가마 눈길… 전원 기숙사서 생활 97동계U대회기념 미술행사인 「한국의 흙불」전 작업이 한창인 전북 익산시 황등면 율촌리.익산시내에서 차를 달려 30분쯤 거리에 있는 이곳 율촌리 벽돌공장인 성광요업의 대형 가마에는 평균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속에도 조각과 도예작품을 만드느라 예술혼을 불태우는 작가들의 몸놀림이 분주하다.국내 1백15명,해외 37명 등 1백52명의 작가와 조수 92명,봉사단 43명등 모두 2백87명이 내년 1월 무주리조트에 전시될 작품을 만들어내느라 여념이 없는 것. 지난 1일부터 인근 원광대 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이들 작업단은 상오9시면 어김없이 이곳에 나와 하오7시까지 쉼없는 작업을 강행하고 있다.작업현장은 너비 2.3m,높이 2.5m,길이 1백80m크기의 대형 호프만식 가마의 내부와 양옆,그리고 가마 위.독일에서 유래된 이 호프만식 형태의 가마는 일제시대 전국에 걸쳐 성행했으나 지금은 거의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성광요업측도 이 가마를 폐기처분하려던 것을 원광대 정동훈교수(46)가 교섭을 벌여 작업장으로 결정하게 됐다.작가들이 공들여 만든 작품들은 바로 이 가마에서 소성돼 완성품으로 모습을 나타낸다. 개인당 1t씩의 옹기점토를 받은 작가들은 자신들이 동반한 조수나 주최측에서 배려한 조수들과 팀을 이루어 호흡을 맞춘다.말과 언어는 달라도 작품 만드는 정성만큼은 그 어느 팀도 만만치 않다.한국 기후에 익숙지 못한 외국작가들은 더위를 식히느라 속옷까지 벗어던진 채 몰입하고 있다. 작가중에는 국내 조각분야에 강태성(이화여대 명예교수)배형식(원광대)전뇌진씨(홍익대)와 예술원회원 백문기씨,강관욱 전 전남대교수,김수현(충북대)박종대(군산대)백현옥(인하대)전준(서울대)황순례교수(전주대)가 눈에 띈다.도예분야에서는 권순형(서울대 명예교수)원대정씨(홍익대˝),황종례 전 국민대교수,임무근(서울여대)조정현(이화여대)한길홍교수(서울산업대)가 나섰다.또 외국작가로는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미국의 탐 스펜스키(메릴랜드주립대)토머스 로스 교수(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대)와 독일작가 숄처 클라우스도 참여하고 있다. 탐 스펜스키 교수는 『체육과 문화의 연결 차원에서 이례적인 이벤트로 생각해 한국측의 초청에 선뜻 응했다』면서 『한국의 문화재와 인삼,독수리를 조합해 스포츠와 문화융합의 이미지를 강조한 작품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무근 교수는 『이번 이벤트는 작업과정에서 도예와 조각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례적인 것으로 국내외 작가들의 의욕적인 모습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신촌 카페 민들레영토(대학가 명소)

    ◎이색카페 화제/주인이 점괘 “술술”/독서실 같은 구조/처음오면 책 증정/누구나 악기 연주/2천5백원에 커피도 세번까지 무료제공 『작은 일에 집착하는 성격이군요.사소한 일은 털어 버리세요』『겉으론 활달해 보이나 실제는 내성적인 면이 강한 편이네요』『창의력과 아이디어가 아주 풍부하군요.장래직업으론 예술가나 광고기획쪽이 맞는 것 같습니다』 운명 철학가나 계룡산 도사의 점괘가 아니다. 연대앞 독수리다방에서 이화여대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아담한 1층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카페 「민들레 영토」.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먼저 이상한 도형이 그려진 종이를 받는다.그 위에 자기 내키는대로 아무거나 그리면 주인 지승룡(39)씨의 「믿거나 말거나」 인생풀이를 들을 수 있다.성격이나 적성은 물론 앞으로의 진로도 설명해준다. 지씨는 따로 역술을 공부한게 아니다.나름의 「인간치유(Human Therapy)」라는 이론은 히포크라테스·칸트·매슬로우 등 여러 학자의 학문에 도형학을 접목시킨 것이다.인간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위해 만들었다고한다. 그러나 테스트를 받은 사람 대부분은 족집게처럼 집어내는 적중률에 혀를 내두른다. 무심코 이곳에 들렀다는 김성우(중앙대 산업경제 2년)군은 『마치 내 마음속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아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며 『허황된 얘기가 아니라 진정으로 삶을 값지게 살아가는 방법을 말해줘 전혀 거부감이 없었다』고 말한다. 특이한 건 이 뿐만이 아니다.처음 온 사람에겐 누구나 책 한권을 무료로 준다.돈을 더 내지 않고도 세번까지 차를 마실 수 있다.카페 한쪽 햇볕이 잘 드는 곳에는 독서실을 연상케 하는 칸막이 책상들이 놓여 있다.누구에게나 개방된 공부방이다. 그 옆에는 스터디를 하는 작은 방 2개가 있다.2층의 작은 무대에서는 누구나 언제든지 피아노·기타 등을 연주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2천5백원이면 족하다.그래서 차값이라 하지 않고 「문화비」라고 한다. 그러나 지켜야 할 것도 있다.담배는 반드시 흡연 테이블에서만 피워야 하고 1명당 2개비까지 밖에 안된다.나갈 때 자기가 앉은 테이블을 정리하는 것도 의무사항이다.어긴 사람에게는 1천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고성도 절대 금물이다.자리를 옮길 때는 반드시 안내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 지씨는 『이익 보다는 삭막한 도시에서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진정한 쉼터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밝힌다. 하지만 그는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한사코 꺼린다.끈질긴 질문 끝에 한 때 학생운동권이었으며 독실한 크리스천이라는 답변을 받아냈다. 자기를 찾아 온 손님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잠시도 자리를 비우지 않을 만큼 자상한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하다.〈김상연 기자〉
  • 경도컬렉션/신사복 임가공 탈피 자기상표로 승부(앞선기업)

    ◎창립 6년만에 외형 10배 성장… 올매출목표 80억 「기획과 디자인으로 승부를 건다」 신사복제조업체인 경도컬렉션(대표 홍성호·53·서울 관악구 신림8동)은 중소의류제조업계에선 무서운 아이로 통한다.불과 6년만에 외형을 10배나 키운데다 서울·경인지역에서 10위권 안에 드는 회사로 발돋움했기 때문이다.신사복임가공에만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디자인으로 대기업체를 거래선으로 끌어들인 데다 「아스프레이지」라는 자기상표제품을 개발한 것도 이채롭다. 홍사장은 『이제 중소의류업체도 단순임가공에서 탈피,고부가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전문화를 이룩해야 한다』며 전문화를 강조했다.그것은 곧 기획과 디자인이라고 믿고 있다.그는 시즌마다 열리는 해외유명패션쇼에 회사디자이너들을 빠짐없이 보낸다.해외패션계의 흐름을 알게 하기 위한 것이다.디자인개발 등에 연간 매출액대비 최소 3%는 쓰고 있다.중소의류업체로서는 적지 않은 액수지만 그는 아깝게 여기지 않는다.회사의 성장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홍사장은 90년5월 회사를 세웠다.유명봉제회사인 (주)부흥에서 상무로 근무하다 퇴직하면서 창업했다.봉제업계의 베테랑으로 일욕심도 있었고 봉제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는 기독교인의 「책임감」에서 겁없이 달려들었다고 한다.퇴직금 6천7백만원으로 공장을 빌려 신사바지를 만들었다.봉제업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해 그는 기숙사시설을 완비했고 대우도 후하게 해주었다.주변에서는 망하고 말 것이라며 만류도 많이 했다.의류업계의 도산이 속출하는 게 당시 현실이었다. 그러나 「외골수」라는 별명답게 그는 끝까지 밀어붙여 통념을 깨버렸다.지난해 3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80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엘칸토 등 몇몇 대기업을 거래선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다.수출상담도 활발하게 벌이는 등 그의 사업은 계속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93년에는 바이어의 물량취소로 위기를 겪기도 했다.생산량의 50%를 차지하던 바이어의 물량취소로 50일간 일감이 모자라 허덕여야 했다.연간 매출이 7억원 남짓하던 때에 두달여만에 2억원의 손실을 입었다.조업단축등을 통해 직원을 기계 앞에 붙들어 매는 등 온갖 노력을 다했다.홍사장이 「아스프레이지」(유럽산 독수리)라는 자기상표를 지난해 등록한 것도 이같은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홍사장은 올해엔 중가제품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내년 유통시장개방에 대비할 각오다.이를 위해 인력도 보강하고 개발비도 증액할 방침이다.내년에는 숙원사업인 자체공장을 건립해 도약의 기반을 닦고 2001년쯤 회사를 공개할 계획을 갖고 있다.하지만 기술인력확보가 쉽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린다.〈박희준 기자〉
  • 금속공예가 이종옥씨/제대로 된 자연사박물관 건립에 힘 보태고자…

    ◎평생 모은 희귀표본 1만점 기증/40년간 세계곳곳 누비며 동식물·광물 등 수집 국립중앙과학관(관장 유희열)이 전문전시관으로서 오는 2001년 완공할 예정인 자연사과학관에 한 개인소장가가 자신이 평생 모은 자연표본 1만여점을 기증하겠다고 나섰다.최근 중앙과학관측에 패류·조류·곤충·어류·동물·광물등 희귀표본 1만여점을 기증키로 약속한 이는 금속공예가 이종옥씨(71). 『자연사박물관은 우리 인간과 한순간이나마 호흡을 같이 한 동물·식물·광물·어류등을 모아 보관하는 곳이지요.후세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해서라도 자연사박물관건립에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그는 『일본이 2천개이상의 자연사박물관을 갖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는 제대로 된 시설물 한곳 없는 실정』이라며 국립중앙과학관의 자연사박물관건립이 때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국립중앙과학관이 내년부터 오는 2001년까지 건립하는 자연·과학기술사관은 과학관내 1만평부지에 연건평 5천평의 규모(전시면적 3천평)로 조성되는 독립 전문전시관.국립중앙과학관은 이곳을 국내 최고수준의 전문전시관으로 만들기 위해 개인소장가의 기증의사를 적극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씨가 평소 애지중지하는 1만여점의 희귀표본을 기증키로 한 것은 이처럼 뜻깊은 사업에 수집가로서 일조를 해보겠다는 뜻에서다. 그가 지난 40년간 생업을 팽개친 채 세계 곳곳을 찾아 수집한 동물·식물·광물·패류등 희귀표본은 무려 수십만점.표본수가 너무 많아 일일이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씨의 수집창고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대머리독수리와 왜가리를 비롯,나비·하늘소·패류등 온갖 생물이 원형에 가까운 상태로 박제,보존돼 있다. 이씨는 이 수집물을 좀더 체계적으로 진열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 구수동일대 3백여평의 대지에 지상 6층,지하 2층규모의 사설 자연사박물관을 올 8월에 완공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자연사박물관을 값비싼 골동품이나 모아두는 곳으로 잘못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요.특히 행정관료까지 이런 생각에 젖어 있는 사람이 많아 자연사박물관건립에 큰 제약이 뒤따르고 있습니다.자연생태계연구는 이제 선진국처럼 자연사박물관 중심체제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씨는 『일본이 자연사박물관의 중요성을 일찍이 터득한 결과 개체수가 13만개인 패류의 대부분을 일본학명으로 바꿔놓을 수 있었다』면서 우리정부도 개인이나 기업의 자연사박물관건립에 따른 불필요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립중앙과학관은 오는 26일 이씨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운석광물연구소 김동섭 소장의 소장품기증서를 받을 계획.기증자에게는 기념전시실과 연구실을 마련해준다.〈박건승 기자〉
  • 대암산 향로봉/희귀식물 보고 대암산 용늪 인간발길에 훼손

    ◎국내유일 고층습원지대에 배수로 생겨나/토양 건조해지며 산사초등 1백종 삶터 잃어/94년 8월부터 출입금지 구역 지정,보호나서 강원도 인제와 양구 지역의 생태계는 4월말에야 봄 기지개를 켠다. 산세가 험하다보니 겨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야생 동물의 움직임도 그리 활발하지 않다.해빙기가 갓 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골짜기를 누비다보면 생명의 기운을 흡뻑 느낀다. 나무마다 새순이 움트기 시작했고 텃새와 일찍 찾아온 여름 철새들이 함께 어우러진다. 열목어 서식지로 유명한 두타연을 거쳐 대암산으로 가는길의 계곡에는 녹지 않은 얼음과 눈이 드문드문 남아 있다. 5월에도 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다고 안내장교는 전했다. 해발 1,304m인 대암산 등정로는 50도를 넘는 급경사 비포장 도로다.산꼭대기는 눈으로 덮여 있다. 1천m 높이의 고지대에 이르자 신갈나무 숲이 깊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동행한 김준호 서울대 명예교수(생물학)는 『이제야 숲다운 숲을 보게 됐다』고 즐거워했다. 신갈나무는 대암산에 가장 많은 수종이다.키가커 가지들이 우산살을 펼친듯 다른 나무 위로 뻗어있다.학술용어로는 「상층 식생」이라고 한다. 키 작은 당단풍과 어우러진 모습은 일품이다.한반도 중부 활엽수림의 전형적인 군집 형태다. 속살을 드러낸듯 껍질이 하얀 자작나무과의 거제수 나무를 비롯,층층나무·물푸레나무도 줄줄이 서 있다. ○산기슭 해안마을 한눈에 정상에 오르자 북쪽으로 펼쳐진 넓은 분지에 안온하게 자리잡은 해안마을이 눈에 들어왔다.감탄사가 절로 나왔다.도솔산.가칠봉.대우산 등을 사방에 세우고 운무에 뒤덮인 광경이 더없이 신비로웠다.엄청난 크기의 운석이떨어져 만들어진 세계 최대 규모의 운석분지라는 미확인 학설도 흥미를 돋운다. 감자와 당근이 많이 나는 이 마을에는 2천여가구가 산다. 민통선 지역에서 가장 큰 마을이다. 대암산 정상에는 벼과 식물들이 서식한다. 김교수는 『정상엔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토양이 척박하고 건조해 큰 식물은 살 수 없다』고 말했다.「산정현상」이라고 일러주었다. 북동쪽으로 10여분 정도 걸어가면 국내 유일의 고층습원지대인 「용늪」이 나온다. 작은 운동장만한 크기로 겉보기에는 잡풀만 우거진 황무지처럼 초라하다.하지만 식물학자들이 「보물단지」로 여긴다. 4천∼4천5백년동안 한해에 1mm씩 쌓여 형성된 원시지다. 움푹 파인 지형에 물이 차면 산소가 부족해진다.식물들은 불완전한 상태로 썩고 토양도 다른 곳과 달라진다.고산지대이므로 기온은 차다.희귀한 습지식물들이 집단 서식하는 배경이다. 조도순 가톨릭대교수(생물학)는 『이 곳에는 산사초. 가는 오이풀이 가장 흔하며 물이끼와 골풀 등 1백여종의 식물이 산다』고 전했다. 끈끈이 주걱처럼 곤충을 잡아먹는 식충성 식물들도 자란다. 하지만 사람의 발길이 닿으면서 생명을 잃어가고 있다.누군가 배수로를 만드는 바람에 물이 빠지면서 토양이 건조해진 탓이다.전나무가 침입해 곳곳에서 자라는 것도 환경변화의 증거다. 환경부가 지난 94년 8월부터 3년동안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용늪 주변에는 여섯장의 보라색 꽃잎이 활처럼 휜얼레지, 코스모스와 비슷하게 생긴 흰빛깔의 꿩의 바람꽃,홀아비 바람꽃 등도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북방계 침엽수 빽빽히 환경부 자연정책과 전승훈 박사(식물분류학)는 『원산지가 시베리아 등지인 북방계 식물들로 빙하기를 맞아 지구의 기온이 내려갔을 때 따뜻한 곳을 찾아 남진했다가 다시 기온이 올라가자 일부는 북상하고 일부는 고산지대로 서식지를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부령 입구에 위치한 군부대를 거쳐 답사 마지막 코스인 향로봉으로 향했다. 행정구역상 인제군 북면 원통리에 위치한 향로봉은 해발 1, 296m로 대암산과 비슷한 생태계를 이룬다.전나무.분비나무. 잣나무 등 북방계 침엽수들이 빽빽하다. 해발 1, 000m쯤에 이르렀을 때 나무 위에 앉은 검독수리 한쌍이 눈에 들어왔다. 흥분한 상태로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낌새를 알아채고 언덕 너머로 사라졌다. ○여름철새 후투티 목격 경희대부설 한국 조류연구소장 유정칠 교수는 『검독수리는 수리류 가운데 유일한 텃새로 태백산맥 준령에 주로 서식하며 온몸이 검은 털로 뒤덮여 큰까마귀를 연상케 한다』며 『날개 밑부분이 톱니처럼 생긴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수리류가 죽은 동물의 시체를 먹는 것과는 달리 산 동물을 잡아먹는 포악한 맹금이다. 여름 철새 가운데 북상이 빠른 후투티와 검은 딱새 등도 이곳 저곳에서 목격됐다. 하산 길 칠절봉으로 접어드는 해발 1,100m 지점에 이르자 한쪽 언덕이 노란색 융단처럼 다가왔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수천송이의 한계령풀꽃과 박새군락지다. 한계령풀은 10여년전 한계령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희귀식물이다.북방계 식물로 남한에서는 여기에서만 볼 수 있다. 박새는 백합과에 속하는 식물이다. 두툼한 넓은 잎을 하늘을 향해 쳐들고 있었다.7월에는 흰색과 연록색의 꽃을 피운다. 이달말쯤이면 이곳 민통선에도 산야가 완전히 푸른 옷으로 바꿔입고 야생동식물들도 보다 활기찬 모습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두타연/멸종위기 열목어 집단서식/눈에서 열나는 희귀종… 맑은 물에만 살아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민통선 검문 초소를 지나 30분 가량 차를 몰고 자갈길을 달리면 두타연을 만난다.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수입천의 중간 지점이다.직경이 20m,최고 수심 7m다.2m 높이에서 물이 떨어져 내린다. 지난 72년 천연기념물 열목어의 최대 서식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이제는 거의 사라진 열목어를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생태계의 명소이다.원래 이름은 「드례소」였지만 조선 중엽 부근에 있던 두타사 때문에 이름이 바뀌었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물이 맑다. 열목어 무리가 유유히 헤엄쳐 다닌다.황갈색으로 옆구리에 9∼10개의 흑갈색 가로 무늬가 있다. 연어과에 속하는 민물고기이다. 수온이 20℃ 이하인 맑은 물에서만 산다.이름 그대로 눈에서 열이 난다.성질도 까다로워 물 밖으로 꺼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죽어버린다. 두타연에는 열목어 말고도 둑중개와 갈겨니 등 모두 11종의 민물고기가 살고 있다. 주변의 큰 바위와 돌에는 잎이 단풍잎과 닮은 돌단풍이 자란다. 다년생 풀로 단풍잎보다 훨씬 크다. 무당 개구리도 집단으로 서식한다. 녹색 등에 검은 반점무늬가 있고 배는짙은 주황색이다. 폭포 오른쪽에는 직경 3m 가량의 큰 동굴이 입을 벌리고 있다.이 지역에서식하는 천연기념물 243호 검독수리가 비바람을 피해 자주 찾는 곳이다. 두타연 주변에는 나무도 무성하다. 붉나무,참느릅나무,조팝나무,병꽃나무,신갈나무 등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다. 서울대 전경수 교수(생태인류학)는 『통일무드가 조성되면서 서울∼금강산∼원산을 잇는 길목인 이 지역 개발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하고 『자연생태계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신중하게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탐사팀 김준호 서울대 명예교수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조도순 가톨릭대 교수 유정칠 경희대 한국조류연 소장 전승훈 환경부 연구원 노주석 사회부 기자 김환용 사회부 기자 오정식 사진부 기자
  • 경작지 늘어 철새서식지 줄어든다/탐사팀 연천군 사미천에 가다

    ◎비오리·큰기러기·청둥오리 예년보다 감소/억새풀속엔 참매습격 받은 들새 깃털 날려/강가 뒤덮고 노니는 쇠기러기떼 모습은 장관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북방.여느 민통선 지역과 다름없이 6·25사변 이후 40여년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다.그러다보니 희귀한 야생 동·식물들이 많이 살고 있다.특히 연천군 장남면과 백학면에 걸쳐 흐르는 임진강 하류와 사미천 일대는 학자들의 관심거리다.「민통선 안의 민통선」이라 불릴 정도로 원시의 모습을 연상케할만큼 자연상태가 잘 보존돼 있다. 대부분이 해발 2백∼3백m 가량의 야트막한 구릉들이다.강가에는 덤불들이 무성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각종 조류 등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기에 알맞다. 실제로 한반도 남쪽에서 겨울을 지낸 철새들이 장거리 비행에 지친 끝에 잠시 쉬기 위해 머무는 곳이다. 이곳을 찾은 지난달말은 겨울 철새들이 시베리아 등지로 북상을 시작하려는 시기였다. 관할 육군 ○○부대의 도움으로 민통선 초소에 다다르니 살얼음이 낀 폭 10m 남짓한 사미천이 소리없이 흐르고있었다.사미천은 북한의 장단군 대남면에서 발원,연천군 백학면 전동리에서 임진강과 합류한다. ○북상 겨울철새 휴식처 하류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비오리 너댓 마리가 유유히 노니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검은 빛깔의 머리가 햇빛에 반사돼 유난히 반짝거렸다.이방인의 시선을 피하려는 듯 물속으로 자맥질을 되풀이했다. 동행한 동서조류연구소 이정우 소장(54)은 『이 지역의 대표적인 겨울철새』라며 『다른 오리류와는 달리 잠수성 오리라서 물 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입부터 뜻밖의 마중을 받고 가벼운 흥분을 느끼면서 사미천 상류로 향했다. 비포장길을 10여분쯤 달려 남방한계선을 표시한 철책의 턱밑에 다다랐다.야트막한 야산을 끼고 흐르는 개천 건너편에 고라니 한 마리가 한가롭게 수초를 뜯고 있었다.그대로 한 폭의 동양화였다. 온몸이 갈색털로 덮인 고라니는 노루과에 속한다.무척 예민하다.아니나다를까 인기척에 귀를 쫑긋 세우더니 사진기의 셔터를 누를 틈도 주지 않고 긴 다리로 펄쩍 펄쩍 뛰며 산 속으로 숨었다. 비무장지대라면 모를까,민통선 지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라고 철책근무를 하던 병사가 귀띔했다. 다시 발걸음을 옮기던 중 물가 억새풀 속에서 육식 조류의 습격을 받은 알락오리와 고방오리,청둥오리의 깃털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소장은 『참매(천연기념물 323호)의 소행』이라고 말했다.참매는 독수리나 황조롱이가 들판을 사냥터 겸 휴식처로 삼는 것과는 달리 산림과 개울이 있는 곳에 사는 맹금류다. 사미천을 일별하고 서쪽으로 2∼3㎞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임진강 하류로 방향을 틀었다. 전방이 탁 트인 30여m 높이의 강변 둔치에 올랐다.마주보이는 야트막한 야산에는 눈꽃이 앉은 앙상한 나무들로 빽빽했다.굽이쳐 흐르는 강을 따라 길게 펼쳐진 백사장은 겨울 정취를 더해주었다. ○살얼음위 독수리 눈길 수면 위에는 수천마리의 쇠기러기와 큰기러기,황오리 등 겨울철새들이 강물을 뒤덮고 노닐고 있었다.탄성이 절로 나오는 장관이었다. 그러나 이소장은 『올해는 늦겨울 추위가 유난스러워 강이 얼어붙는 바람에 새의 수가 예년에 비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무리에서 10m도 채 안 떨어진 살얼음 위에는 독수리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먹이에는 전혀 눈길을 주지 않았다.철새들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독수리는 육식 조류지만 죽은 동물만 먹기 때문이다.이른바 동물 세계의 청소부다.한 번에 몰아서 먹이를 먹고 상당기간 굶는 「아코디언형 위장」을 지니고 있다. 이 곳에서 주목의 대상은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다.드물기는 하지만 연천군 전역에서 볼 수 있는 맹금류이다.모습도 위엄과 살기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 몸집은 비둘기보다 조금 크지만 뒷날개가 유난히 커,하늘에서 정지한 상태에서 자유자재로 방향을 트는 재주가 있다.때문에 들쥐 등 사냥감을 발견하면 거의 놓치는 법이 없다. ○딱새류 등 집단 서식 때마침 나뭇가지에 걸터앉은 쇠황조롱이가 갑자기 상공으로 치솟았다.잠시 곡예하듯 선회·정지비행을 선보이더니 전투기처럼 급강하했다.어느 틈엔가 두 발에 들쥐 한 마리를 낚아채 하늘 저편으로 사라졌다. 민통선을 빠져 나오는길,먼 벌판 위에는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 6마리가 성큼성큼 걸어다녔다.북상의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듯 했다. 이 일대 경작지와 야산의 경계지역에는 텃새인 딱새류를 비롯해 할미새류,때까치류,멧새류,되새류 등이 집단으로 서식한다.고지대에는 딱다구리와 두견이류,까마귀류가 많으며 강가에는 백로,뜸부기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천연기념물인 잿빛 개구리매,원앙,흰뺨 검둥오리 등도 나타났다고 학계에 보고됐다. 이소장은 『연천군의 다른 민통선 지역은 대부분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어 다른 곳에 비해 조류의 수가 줄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체계적 생태계조사 시급”/개발논리에 밀려 환경훼손 안돼야/이정우 동서조류연구소장 『사미천 일대는 외진 곳이라 지금껏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덕분에 우리가 지켜야 할 동식물의 보고로 남아있을 수 있었습니다』 동서조류연구소 이정우 소장(54)은 『민통선 지역의 생태계 보존을 위해서는 이처럼 알려지지 않은 곳에 대한 실사 및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아직까지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아쉬워한다. 이곳의 가치는 산짐승이나 날짐승들이 살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데 있다.인가가 전혀 없고 사람의 발길도 닿지 않았다.물가에 산림과 덤불이 잘 조성돼 있다.느린 개천의 흐름도 동물들을 모이게 만든다. 이소장은 『아주 맑은 물에서만 사는 비오리가 대표적인 철새이며 알락오리,청둥오리,고방오리 등 각종 오리류와 참매 등의 맹금류 등이 이곳에 서식한다』고 설명했다.노루나 고라니 등 산짐승도 많이 살고 있다. 특히 사미천은 북한 장단군에서 발원한 남북을 잇는 개천이므로 남북한이 공동으로 생태계를 조사하고 또 수질오염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북한의 야생 동·식물 교류사업도 군사분계선으로 생긴 민통선 지역의 생태계 단절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소장은 민통선 지역이라고 해서 모두 사미천 일대처럼 「생태계의 안전지대」는 아니라고 지적했다.임진강이나 한탄강 등 민통선을 넘나드는 강들이 민통선 밖의 작은 공장들과 마을에서배출하는 폐수 및 생활하수로 오염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소장은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개발우선의 논리가 환경을 오염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무공해 지역이 과거 무분별한 개발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장기적인 연구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희귀 야생동식물 죽어간다/재두루미 등 농약중독 잇달아

    ◎올들어 50여건… 작년 2배 늘어/보존·관리기구 일원화 시급 천연기념물 등 희귀한 야생동물들이 죽거나 다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 203호인 재두루미 가족이 최근 극약을 먹고 한꺼번에 떼죽음을 당하는 것은 희귀동물 남획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만큼 최악의 상태에 이르렀음을 말해준다. 지난 4일 경기도 파주군 대성동 마을의 논에서 재두루미 가족 세 마리 가운데 두 마리가 극약을 먹고 숨지고,한 마리는 약물중독으로 중태에 빠진 채 발견됐다.3일엔 경기도 파주군 월롱면에서 농약을 먹고 중독상태에 빠진 재두루미 한 마리가 주민에게 발견돼 치료를 받았다. 지난 2일에는 철원평야에서 재두루미 가족 네 마리가 밀렵꾼이 뿌린 것으로 보이는 극약을 먹고 숨졌다.(서울신문 3월 4∼5일자 보도). 동물구호 단체들은 최근 이런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걱정한다.올들어 한국 조류보호협회가 접수한 재두루미·독수리·황조롱이·큰 고니·큰 소쩍새 등 천연기념물이 죽거나 다쳤다는 신고만도 30여건을 넘는다. 한국동물구조단도올 들어 50여건의 희귀조류 피해신고를 접수했다.작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정도 늘어났다. 동물보호 전문가들은 밀렵이 이처럼 기승을 부리는 것은 희귀동물의 관리 및 단속 관청이 일원화되지 못한 탓이라고 지적한다.턱없이 부족한 인력도 동물보호 법률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원인이다. 희귀동물의 보존 및 관리는 산림청,문화체육부,내무부,환경부 등이 나눠 맡고 있다. 게다가 전국 각 시,군청의 담당직원도 3명 정도이다.단속을 위한 유관기관과의 협조는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심지어 생태보존지구에서도 밀렵꾼들이 버젓이 활개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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