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단기대책이 더 급하다(사설)
낙동강 페놀오염사태는 우리의 환경오염 관리가 얼마나 허술했던 것인가를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두산전자 구미공장만 해도 지난해 7차례 점검을 했으나 과태료 10만원만을 부과해 왔다는 사실까지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페놀성분문제만 떼어내 보아도 이보다 앞서 구체적 현안으로 대두돼 있었다. 즉 전남 광양만 어장에서 89년6월 어패류가 떼죽음을 당했던 사건을 용역조사했던 결과,이것이 광양공단 여러기업의 페놀배출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질것도 없이 페놀의 추적은 당국의 우선적 과제였어야 옳았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치 상투어처럼 내놓는 엎어진 물뒤의 정책을,그것도 또다시 장기대책 같은 것으로 말할때가 지금은 아니라고 믿는다. 우선 급한 것은 단기대책들이다. 무엇보다 유기물질농도측정지표인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와 COD(화학적 산소요구량)중 COD 측정마저 포기하고 있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 페놀만 해도 BOD지표로서는 찾아내지지도 않고,따라서 악취나 어물의 떼죽음으로서만 발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지금 우리 물의 오염도는 중금속 독성물질의 위험도로 말하는 단계에 와 있다.
이 때문에 또 전문인력의 단기대책이 필요해진다. 하지만 농약과 유기독성화학물질을 분석할 수 있는 기기와 전문인력이 전혀 확보돼 있지 않을뿐만 아니라 이러한 요구를 정책적으로 대처하겠다는 계획도 현재는 분명치 않다. 하수종말처리장시설 만들기도 급하다고 할지는 모르나 이 시설을 가져도 유기독성물질의 문제는 해소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결국 원인의 발생지점부터 일을 분명히 하는 대책으로만 가능한 일이다.
이에따라 공해방지시설업체를 단단하게 키우는 작업도 단기대책에 넣어야 한다. 명목상으로는 1월말 현재 6백35개에 달해 있으나 이중 절반이 자본금 1억원 미만의 영세성을 갖고 있다. 이런 수준의 부실한 방지구조를 갖고는 오염방지시설을 한다해도 그 효과란 눈가림에 불과하게 되는 것이다.
오염단속반 자체의 관리는 대책으로 말할 항목도 아니다. 환경처의 올해 오염물질배출업소 단속계획을 보면 특별 단속반운영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규모는1백40여명이다. 46개반으로 나뉘어 다닌다고 하지만 과연 어느수준의 능력으로 현장을 점검하는지가 우리에게는 더 관심사다. 우리는 이 단속요원들의 책임의식이 어느 정도인가를 알고 싶다. 과연 이 소리없는 살인과의 전쟁에서 우리 환경을 살만한 곳으로 계속 지켜가야할 것인지 아닌지를 신념으로 확신하는 사람들인지를 물어야 한다. 정신적 소명의식의 교육까지가 필요한 때이다.
법제적으로의 대책에서도 시급한 일이 하나 있다. 오염책임에 대한 벌칙의 현실화이다. 법적으로 체형이나 벌금이라는 것은 한계가 있다. 환경오염에 관한한 대부분 오히려 벌금을 내는게 낫겠다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만큼 전명보상이라는 규정을 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올 상반기 발족예정인 환경분쟁조정위원회의 기능을 다시 강화하는 방법도 강구해 볼만하다. 현재는 사무국요원 직급문제만도 정리하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우선은 이 기능을 통해 오염의 책임을 보다 광범위하며 도덕적으로까지 물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