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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동강 창녕함안보 일대 녹조 심화…4대강 사업 후 수질 첫 ‘경계’ 발령

    낙동강 창녕함안보 일대에 녹조 현상이 심해져 수질예보 ‘경계’가 처음으로 발령됐다. 4대강 사업이 준공되고 지난해 수질예보제가 도입된 뒤 처음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11일 경남 창녕함안보 상류 500m 지점의 수질 예보를 지난 10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관심 단계에서 경계로 한 단계 높였다고 밝혔다. 수질예보제는 클로로필-a 예측치와 남조류 세포 수 실측치가 함께 반영돼 운영된다. 지난 4일과 9일 창녕함안보 클로로필-a는 각각 ㎥당 44.9㎎, 123.3㎎이었고 ㎖당 남조류 세포 수는 각각 1만 5404개, 20만 2792개였다. 클로로필-a 예측치가 7일 중 4일 이상 35㎎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시에 ㎖당 남조류 세포 수 실측치가 20만개를 넘으면 경계 경보가 발령된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영양염류(T-P)가 풍부한 상태에서 일사량, 수온, 강물 체류 시간 등이 남조류가 서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유지하고 있어 남조류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달 말까지 남부지방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은 적을 것이란 예보에 따라 남조류는 당분간 증감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청은 수질 개선을 목적으로 창녕함안보에서 이날부터 13일까지 1500만㎥의 물을 방류하고 있으며 가을로 접어들어 수온이 떨어지면 녹조도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경계 해제 때까지는 수상레저 활동과 가축 방목 등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남조류 독성물질이 원수에서도 먹는 물 권고기준을 넘지 않는 데다 낙동강 하류 지역 정수장은 모두 고도 처리 시설을 갖추고 있어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구이음식의 두 얼굴

    찌거나 삶는 음식과 달리 굽는 음식만이 갖는 묘한 끌림이 있습니다. 우선 때깔부터 구미를 자극합니다. 생선이나 감자, 고구마가 노릇하게 굽힌 걸 보면 절로 군침이 돕니다. 육류를 즐기는 사람은 고기가 불판 위에서 굽히는 걸 보며 먹을 때가 되었음을 알아차리고 서둘러 술잔부터 채우지요. 그야말로 피해 가기 어려운 고량진미의 유혹입니다. 음식이 타면서 풍기는 냄새는 또 어떻습니까. 굳이 때깔이 아니더라도 졸여지다가 마침내 타들어가면서 풍기는 냄새는 이상하게 회를 동하게 하지요. 거의 모든 조리에 불을 사용했던 우리의 이런 음식문화 때문에 탄 음식에 길들여지지 않을 도리가 없었겠지요. 그런데, 그 탄 음식이 문제입니다. 육류 등 동물성 식품은 타면서 여러 가지 성분이 변질돼 헤테로사이클릭아민, 벤조피렌, 다이옥신 등 유해한 독성물질을 만들어 냅니다. 이런 물질들은 세계보건기구에서 벌써 발암물질로 지정했으니 피해야 하는 건 당연한데, 더러는 이런 상태를 즐기기도 하니 입맛을 위해 건강을 외면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타서 문제가 되는 게 육류만은 아닙니다. 지방과 단백질을 많이 함유한 생선류는 물론 감자, 고구마 등도 태우면 고유의 성질이 변해 비슷하게 유해한 물질을 만들어 냅니다. 식용유나 올리브유를 끓여서 튀겨낸 음식이나 가열해 만드는 견과류 볶음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많은 의사들이 우리나라에서 특히 위암이 많은 것을 두고 짜게 먹는 식습관과 함께 꼽는 것이 바로 탄 음식임을 감안하면 결코 소홀히 지나칠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한두 번 탄 음식을 먹는다고 당장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타거나 졸인 음식에 길들여지면 어디 음식이라는 게 한두 번 먹다 말기가 쉬운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특히나 음식이 타면서 만들어 내는 수많은 유독 화학성분들이 바로 쓰레기 소각장에서 내뿜는 유독물질들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안다면 생각이 좀 달라질까요. 그래서 굽는 삼겹살보다 삶는 수육이 몸에 훨씬 이롭다는 것인데, 어차피 입맛이란 길들여지는 것인 만큼 작심하고 식성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jeshim@seoul.co.kr
  • [녹조·적조 확산 비상] “폭염탓, 가뭄탓” 대책 없는 환경부… 수질·정수관리 전전긍긍

    [녹조·적조 확산 비상] “폭염탓, 가뭄탓” 대책 없는 환경부… 수질·정수관리 전전긍긍

    녹조나 적조 현상 모두 플랑크톤이 과다 번식해 바다나 강의 색깔이 변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플랑크톤의 색깔에 따라 적조 또는 녹조로 불린다. 적조는 바닷물에 유기물질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시작된다. 육지에서 유입되는 질소(N)와 인(P) 성분 증가와 연안 갯벌 감소도 적조 발생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인 성분은 폭염과 높은 수온을 만나 플랑크톤 번식을 도와 바닷물의 산소 농도를 떨어뜨린다. 적조가 발생하면 용존산소(바닷물의 산소 농도)가 낮아져 어패류 폐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이때 독성을 지닌 플랑크톤도 증가하는데 사람이 독성물질이 축적된 어패류를 먹을 경우 중독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녹조 현상은 수중의 식물성 플랑크톤인 조류 때문에 발생한다. 강이나 호소에 부영양화가 진행되면 조류가 대량 발생하여 녹조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조류는 남조류, 규조류, 녹조류로 구분되며, 이 가운데 남조류는 독소(마이크로시스틴)를 생성하여 상수원을 오염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세계보건기구(WHO)는 남조류가 간암을 유발시키는 물질로 지정된 독성 물질을 지녀, 직접 마시지 않더라도 물고기나 물놀이를 통해 사람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남조류는 인체의 간에 위해를 줄 뿐만 아니라 물고기 폐사 등의 피해를 유발시키고, 독소와 악취(풀·곰팡이 냄새)로 수돗물에도 영향을 준다. 정수장의 응집·침전 등 처리기능에 장애를 일으킨다. 또한 용존산소 감소로인한 수중 생물 폐사와 해외에서는 남조류 독소에 의한 가축·야생동물이 폐사한 사례도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녹조로 우려되는 상황은 냄새와 정수처리 장애 등 상수원 문제에 국한되고, 외국과 같은 가축·인체피해 사례는 아직까지 없었다”고 밝혔다. 조류는 주로 수온이 상승하는 봄철부터 늦가을까지 생긴다. 일반적으로 냉수성 규조류는 3~5월에 증식하고, 남조류는 일사량이 증가하는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증식한다. 조류는 물의 표면에 떠다니다 밤이 되면 수중으로 가라앉고, 다시 낮이 되면 부상하는 상하이동을 반복하는 특성이 있다. 적조나 녹조 발생은 수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물의 온도가 높아지면 미생물 번식이 왕성해지기 때문이다. 보통 바닷물 온도가 21~26도일 때 적조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폭염이 지속되고 바닷물 움직임이 적을 때 플랑크톤이 급증하고 적조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된다. 남해안의 적조에 이어 낙동강과 영산강에 녹조가 급속도로 번지자 수질관리 책임 부처인 환경부는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탓만 할 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도 가뭄과 폭염 때면 어김없이 녹조가 발생했다가 비가 오면 사라졌다. 유례없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녹조가 전국으로 번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연일 긴급대책 회의를 개최하고, 정수처리 시설 등에 대한 실태 파악을 하느라 신경이 곤두서 있다. 정진섭 환경부 수질관리과장은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녹조가 확산될 것에 대비해 관계기관 등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오염물질 배출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현장순찰과 실시간 수질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원수·정수에 대한 수질 분석과 정수처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수돗물에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낙동강 녹조 중·상류 확산… 식수 비상

    낙동강 녹조 중·상류 확산… 식수 비상

    대구·경북지역 식수원에 비상이 걸렸다. 녹조현상이 대구·경북지역 주민들의 식수원인 낙동강 중·상류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지방환경청은 낙동강 강정고령보에 ‘조류 출현 알림’ 단계를 의미하는 조류주의보를 발령했다고 2일 밝혔다. 또 달성보에는 올 들어 두 번째 조류 관심단계를 발령했다. 특히 강정고령보의 경우 남조류 세포 수가 이날 현재 1㎖당 5만 838개가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달 29일 8145개에 비해 5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또 낙단보와 달성보, 상주보, 칠곡보, 구미보 등 대구·경북 6개 낙동강 보의 남조류 개체 수가 4일 전보다 3~8배 많아졌다. 녹조현상의 주 원인인 남조류는 간질환을 일으키는 독성물질이다. 녹조현상은 취수원을 직접 위협하고 있다. 구미·김천·칠곡 주민의 식수원인 구미광역취수장의 취수구 주변에도 녹색띠가 선명하게 보였다. 이곳에는 중하류 녹조현상과 달리 탁한 녹색을 띠고 있다. 대구 달성과 고령을 잇는 옛 고령교 아래의 돌에는 짙은 녹색의 띠가 앉았고 강정고령보 인근 죽곡취수장 아래에도 녹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녹조현상이 낙동강 전역으로 확산돼 낙동강 식수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환경운동연합은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설치돼 있는 대구와 달리 구미나 상주는 독성물질을 걸러낼 정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식수공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녹조는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본격화되는 다음 주부터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낙동강 물을 식수원으로 하는 대구와 경북지역 지자체는 취수 위치를 조정하고 정수 처리를 강화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상주취수장은 모래로 걸려진 하천 바닥의 물을 끌어들이고 있고 구미와 대구 취·정수장은 남조류가 상대적으로 적은 수심 5~6m에 이르는 심층수를 식수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또 상주와 예천은 활성탄과 염소 처리를 강화하고 구미는 입상활성탄 여과지를 이용하는 등 정수 처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대구지방환경천 관계자는 “현재 낙동강에 나타나는 녹조현상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고 수질에도 문제가 없다”며 “만약을 대비해 수질 분석을 주 1회에서 2~3회로 늘리고 감시 활동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낙동강보 독성 남조류 급증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낙동강 보에 독성물질을 분비하는 남조류(藻類)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된 폭염과 4대강 사업 후 강물 흐름이 느려지면서 지난해처럼 남조류가 대량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28일 환경부가 민주당 장하나 의원에게 제출한 ‘4대강 보 구간 조류 농도 및 유해 남조류 현황’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구미보의 남조류 세포수는 ㎖당 최고 7362개, 넷째주 창녕함안보는 5016개였다. 특히 창녕함안보는 셋째주 ㎖당 400개를 기록했다가 넷째주에는 10배가 넘는 5016개로 급증했다. 남조류 세포를 분석한 결과 간질환 유발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티스가 가장 많이 검출됐다. 남조류는 녹조 현상이나 불쾌한 냄새도 유발한다. 정부는 팔당호와 대청호 등에 대해 클로로필-a 농도와 남조류 세포수에 따라 경보제를 운영하고 있다. 2회 이상 채취했을 때 클로로필-a 농도가 연속 15㎎/㎥ 이상, 남조류 세포수가 ㎖당 500개 이상이면 조류주의보, 클로로필-a 농도가 25㎎/㎥ 이상이고 남조류가 ㎖당 5000개 이상이면 조류경보를 내린다. 장 의원은 “4대강 보로 인해 물의 체류 시간이 많아지면서 독성물질을 분비하는 남조류와 녹조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보 철거 등 4대강 복원 방안에 대해 시급히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진섭 환경부 수질관리과장은 “올해부터 칠곡, 강정고령, 창녕함안 등 3개 보에 대해 독소검사를 하고 있는데 원수에서는 독성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고도 정수처리하는 수돗물에서는 남조류 독소가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인쇄·제화 노동자, 1급 발암물질 무방비 노출

    서울 성동구 지역에 밀집한 인쇄·제화 작업장의 노동자들이 1급 발암성 물질인 벤젠과 톨루엔 등 유독 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최재천·홍영표 민주당 의원, 민주노총 등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성동구 지역 인쇄·제화 업종의 작업환경 실태조사 및 건강증상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건강한 일터·안전한 성동만들기 사업단’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진행했다. 조사 결과 작업장의 세척제에서 1급 발암성 물질인 벤젠과 톨루엔을 비롯해 하반신 마비를 일으키는 노말헥산도 다량 검출됐다. 분석대상 51개 제품 중 37개 제품에서 벤젠이 검출됐고, 33개 제품에서 톨루엔이 검출됐다. 톨루엔은 발암물질이자 신경독성 물질로도 분류된다. 노말헥산은 22개 제품에서 검출됐다. 제품별 독성물질 평균 검출률은 50% 이상이었다. 조사 대상인 23개 사업장 가운데 환기시설인 ‘국소배기장치’가 설치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문이나 팬 정도만 있는 사업장은 17곳에 불과했다. 유독성 물질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비인 호흡보호구 착용률은 8%에 그쳤고 안전 장갑을 착용하는 노동자는 58%로 집계됐다. 응답 노동자의 34%는 ‘아무것도 착용하지 않고 일한다’고 답했다. 심 의원 등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인쇄·제화 업종 세척제에 대한 전면 실태조사 ▲안전한 산업용 세척제 가이드라인 마련 ▲인쇄·제화 업종 노동자들의 담관암 및 직업성 암 발생현황 조사 ▲2급 발암물질 사용 사업장 조사·공개 및 재해현황 조사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흰 거품으로 뒤덮인 도쿄거리, ‘한여름의 눈?’

    흰 거품으로 뒤덮인 도쿄거리, ‘한여름의 눈?’

    마치 눈 같은 흰 거품이 일본의 거리를 뒤덮었다. 지난 28일 오후 6시쯤 한 직원이 아무 생각 없이 싱크대에 액체 비누를 싱크대에 흘려보내 생긴 거품이 배수관을 타고 올라와 거리를 뒤덮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도쿄 긴자 거리에 있는 스미토모 빌딩 13층의 탕비실에서 한 광고회사 직원이 실수로 40ℓ의 액체 비누를 싱크대에 흘려보냈다. 물과 섞이며 대량의 거품이 만들어져 배수관을 타고 땅 위로 올라와 거리가 온통 미끄러운 흰 거품으로 뒤덮였다. 거품이 발생한 곳은 빌딩이 늘어선 곳으로 퇴근 후 돌아가는 회사원들은 거품을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냐”, “마치 눈이 온 것 같다”며 멈춰서 사진을 찍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과 소방관은 밤늦게까지 거리의 거품을 청소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거품은 독성물질이 없어 인체에 피해를 주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유튜브:asahicom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유해화학물질 사고 ‘시한폭탄’] “8개월 지났어도 두통·호흡곤란… 20년 짓던 과일농사마저 포기”

    [유해화학물질 사고 ‘시한폭탄’] “8개월 지났어도 두통·호흡곤란… 20년 짓던 과일농사마저 포기”

    “불산의 피해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2일 오후 3시 경북 구미국가산업4단지 내 화공업체 ㈜휴브글로벌 구미공장. 지난해 9월 독성물질인 불화수소산(불산) 누출 사고로 23명의 사상자와 554억원의 물적 피해를 낸 진원지다. 사고 발생 248일 만에 다시 찾은 현장은 여전히 당시의 상처를 안고 있었다. 스테인리스로 된 공장 정문은 굳게 닫힌 채 적막감만 감돌았다. 누출 사고가 난 이동식 탱크는 자취를 감췄다. 사고로 조업을 멈췄던 인근 공장들은 정상을 되찾았고 말라 죽었던 조경수와 가로수는 다른 나무로 교체돼 푸름을 더해 갔다. 때마침 현장 점검을 나왔다는 구미시 김동진(50) 수계수질담당은 “회사 측이 최근 옥외 저장 탱크 7개에 남아 있던 에칭제 7t을 마지막으로 처리했다”면서 “회사는 조만간 시에 휴업신고를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장을 200여m 남짓 벗어나자 누출 사고 직격탄을 맞은 산동면 봉산리 마을이 나왔다. 당시 314가구 주민 532명이 살던 마을이 온통 쑥대밭으로 변했다. 주민들은 3개월간 인근 환경자원화시설에서 지옥 같은 피난 생활을 견뎌야만 했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현재 마을 앞 들판은 겉으론 평온한 모습이었다. 간간이 주민들이 모내기 채비에 나서며 내는 경운기와 트랙터 소리만 적막을 깼다. 하지만 마을로 들어서자 사고의 상흔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마을회관 앞에서 만난 주민들은 “여태껏 죽지 못해, 차마 떠나지 못해 할 수 없이 (이곳에) 살고 있다”면서 “목과 머리가 아프고 불면증, 스트레스 등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불산을 마셔 부인과 함께 입원 치료를 받았다는 심모(62)씨는 “갈수록 숨이 차고 호흡 곤란도 심해져 20여년간 짓던 비닐하우스 멜론 농사를 포기했다”면서 “구미 순천향대병원에서 치료를 계속 받지만 차도가 없어 차라리 죽고 싶다”며 울먹였다. 옆에 있던 부인 이모(56)씨는 “아직도 불산의 ‘ㅂ자’만 들어도 몸서리쳐진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게다가 ‘불산 오염 농산물’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터라 아픔은 두배다. 비닐하우스 4000㎡에서 멜론 농사를 짓는다는 임금숙(52)씨는 “예년에는 전체 판매량의 30~40% 정도가 인터넷 주문이었는데 올해는 전무하다”고 한숨지었다. 그는 “농협 및 서울 가락시장 공판장을 통해 출하하지만 5㎏들이 박스당 1만 2000원으로 인터넷 판매보다 6000~7000원 싸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불평했다. 한 주민은 “여러 해 토마토 농사를 지었지만 올해처럼 판매에 어려움을 겪기는 처음”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그는 “구미시는 생색만 냈을 뿐 정작 도움은 주지 않았다”고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구미시의 늑장 피해 보상 탓에 추가 피해를 입은 농가들도 있었다. 김점호(73)씨는 “시가 지난해 말 소 30마리를 살처분한 보상금을 지난 4월에서야 지급해 재입식 시기를 놓쳤다”며 얼굴을 찌푸렸다. 천종수(70)씨는 “불산에 포도 나무가 말라 죽어 3월에 과원을 갱신하려 했지만 보상이 늦어 포기했다”고 맞장구쳤다. 마을에는 토양 및 수질 추가 오염원도 상존해 있었다. 인근에 불산 피해목이 벌채된 채 비가림 시설도 없이 쌓여 있었다. 주민 박모(58·여)씨는 “구미시가 피해목을 2~3개월째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면서 “이미 수차례에 걸쳐 피해목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으나 ‘나 몰라라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내린 비로 피해목에서 나온 불소가 토양 등으로 흘러들었다”고 주장했다. 박명석(51·봉산리 이장) 구미 불산피해주민대책위원장은 “불산 사태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대책위 해단조차 못 하고 있다”면서 “피해 보상이 90% 이뤄졌다지만 일부 주민의 반발로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더욱이 130여곳이나 되는 불산 취급 업체 때문에 언제 또 사고가 터질지 늘 불안에 떨지만 자치단체와 업체들의 재발 방지책은 미봉에 그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유해물 누출 원인 절반은 불량배관

    올 들어 두 차례 발생한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의 불산 누출 사고를 비롯해 최근 잇따라 발생한 유해 화학물질 누출 사고의 절반은 불량 배관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재 유독물질의 배관으로 쓰이는 제품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사고 재발을 막으려면 독성물질 시설의 배관 규제부터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26일 지난해 9월 구미 불산 누출 사고 이후 모두 32차례의 유해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했고, 이 중 절반에 달하는 15건이 시설 미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특히 노후화된 배관이나 이음매 부분에서 누출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지난 1월 충북 청주에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가공 공장에서 불산 용액이 누출된 것은 부실 배관이 원인이었다. 작업자가 불산 탱크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미끄러지면서 배관의 이음매 부분이 파손돼 용액이 새어 나왔다. 현장조사에 참여했던 전문가는 “사업장에서 유독물질의 배관으로 사용되는 제품이 노후화된 경우가 많다”면서 “청주 불산 누출 사고도 약한 재질의 PVC관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28일과 지난 2일 등 올해 두 번이나 발생했던 삼성전자의 화성 사업장 불산 누출 사고도 배관이 문제였다. 경북 상주시 웅진폴리실리콘 염산 누출과 구미시 엘지실트론, 경기 화성시 성산수지, 시흥시 시화공단 내 ㈜제이씨 불산 누출 사고도 배관이나 연결 부위 결함이 원인이었다. 불산은 강한 독성과 부식성을 가져 강철관도 녹여버린다. 강관을 쓸 경우 외부 피복(라이닝)을 별도로 입히는데 이마저도 녹여버려 대부분 PVC관을 쓴다. 이처럼 배관에서 사고가 자주 발생하지만 정작 배관 제품에 대해서는 규제 조항조차 없는 실정이다. 한국바이닐환경협회 관계자는 “현재 용도 표기가 안 된 채 국내에서 생산되는 PVC관은 건축용이나 공업용, 농업용 등 제품의 쓰임새에 따른 용도 표기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엔 PVC관의 쓰임새별 규제 강화를 위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청원소위(위원장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까지 열렸다. ‘불량 배관 제작·유통 근절을 위한 시행규칙 개정(안)’의 조속한 시행을 촉구하는 청원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정부도 지난해 5월 불량 PVC관의 생산·유통 근절을 위해 ‘안전 품질표시 대상 공산품’으로 지정하는 시행규칙 개정을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해당 기관인 기술표준원은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중복·과잉 규제와 실효성 미비 등을 이유로 규격화가 어렵다며 시행을 중단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수사당국, 보스턴 테러 용의자로 두 남자 추적”

    미국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을 수사 중인 당국이 두 차례 폭발 직전 마라톤 결승선 근처에 있던 남자 두 명을 ‘잠재적 용의자’로 보고 신원 파악과 체포에 주력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수사 당국의 한 관계자는 “폭발 현장 사진을 분석한 결과 결승선 근처에 두 남자가 있던 것을 확인했다”며 “이들을 용의선상에 올리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중 한 명은 흰색 야구 모자를 쓰고 밝은 색 후드 셔츠와 검은색 재킷을 입은 남성으로, 사건 현장 근처의 보안 카메라에 가방을 놓고 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CBS방송은 폭탄 테러의 유력한 용의자는 두 번째 폭발 현장 인근 관중 속에 있던 “백인 남성”이라고 전했다. 앞서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았던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대학생(20)은 무혐의로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수사국(FBI)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로저 위커 상원의원에게 독성 물질 ‘리친’이 들어 있는 우편물을 보낸 혐의로 미시시피주에 사는 모창가수 출신 폴 케빈 커티스(45)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커티스는 경찰 관계자들 사이에선 의원들에게 자주 편지를 보내는 사람으로, 편지에는 “잘못된 것을 보고도 알리지 않는 것은 잘못을 지속시키는 데 공조하는 것이다”라는 내용과 “나는 KC이며 이 메시지를 승인한다”는 서명이 적혀 있었다. 이런 가운데 미 전역에서 잇단 테러 제보로 대피령이 내려지는 건물이 속출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7일 오후 3시쯤 보스턴 모클리 연방법원에 폭파 협박 전화가 걸려 와 직원과 시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조사 결과 폭발물이 발견되지 않아 1시간 만에 정상화됐다. 워싱턴 연방의회의 리처드 셸비(공화), 조 맨신(민주) 상원의원의 사무실에도 테러 의심 우편물이 배달돼 일부 빌딩에 소개령이 내려졌다. 또 이날 낮 12시 로스앤젤레스 시내 실버레이크의 쇼핑몰 주차장에 ‘압력솥’으로 보이는 물건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즉각 폭발물 처리반을 출동시키고 인근 지역 교통을 통제하는 소동이 빚어졌으나 해프닝이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오전 보스턴을 직접 방문, 희생자·부상자를 위한 연합예배에 참석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속보]오바마 美대통령에 독극물 ‘리신’ 보낸 용의자 검거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1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연방 상원의원들에게 치명적인 독성물질인 ‘리신’을 포함한 편지를 보낸 용의자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FBI는 용의자는 미시시피주 출신의 인물로 지난 15일 발생한 보스턴마라톤 폭탄 테러와 연관성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어제 오바마 대통령에게 도착한 편지에서 의심스러운 물질이 포함된 것을 발견, FBI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카니 대변인에 따르면 이 편지는 백악관에서 멀리 떨어진 외부 우편물 검사시설에서 발견으며 독성물질 리신이 포함돼 있었다. 문제의 편지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달되기 전 발견돼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6일에는 로저 워커 미시시피주 상원의원을 수신자로 하는 우편물에서 리신 양성 반응이 나타나기도 했다. 주요 외신들은 보스턴마라톤 대회 폭탄 테러 직후 의회와 백악관 등에 의심스러운 우편물이 배달됨에 따라 또 다시 ‘9·11테러’의 악몽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1년 9·11 테러 당시에도 며칠 뒤 탄저균이 담긴 우편물로 5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었다. 편지에서 발견된 리신(Ricin)은 0.001g 정도의 소량만으로도 사망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독성물질이다. 아주까리(피마자)씨에서 추출되는 리신은 액체나 결정체, 가루 등의 형태로 호흡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가거나 혈류에 흡수되면 몇 시간 안에 열과 구토,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이며 폐와 간, 신장, 면역체계 등을 무력화시켜 사망하게 된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초콜릿 ‘치매 예방 효과’ 과학적 입증

    초콜릿 ‘치매 예방 효과’ 과학적 입증

    초콜릿의 치매 예방 효과가 논문을 통해 입증됐다. 16일 이탈리아 안사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와 미국의 공동 연구진이 알츠하이머와 파킨슨 병 등 치매를 예방하거나 증상을 늦추는데는 코코아 성분인 플라보놀이 효과적이라고 논문을 통해 밝혔다. 알츠하이머와 같은 신경변성질환은 신경세포가 서서히 위축돼 발병하는데 주요 원인은 ‘베타아밀로이드(Aß) 펩타이드’라는 신경 독성물질이 뇌에 축적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에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병의 세포 모델을 만든 뒤 ‘베타아밀로이드 펩타이드’를 치료하는 실험을 시행했다. 연구진이 세포에 플라보놀을 주입하자 ‘뇌유래 신경영양인자’(BDNF)의 생성을 촉진하는 놀라운 결과로 나타났다. 여기서 BDNF 인자는 신경 단위의 성장을 촉진하고 산화로 인한 세포의 괴사를 막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선임저자 안나 마리아 치미니 이탈리아 라퀼라대학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코코아의 플라보놀이 항산화 작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BDNF 인자를 활성화시킬 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실험에 사용된 세포는 고립 상태였기 때문에 코코아가 얼마나 BDNF의 생성에 효과적인지는 명확히 알 수 없어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고 전해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포 생화학 학술지’(Journal of Cellular Biochemistry) 최근호에 실렸다. 사진=자료(위키백과 CC-BY-2.5·André Karwath aka Ak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중국통신] 중국은 농약도 가짜! 자살하려던 남자 살아나

    [중국통신] 중국은 농약도 가짜! 자살하려던 남자 살아나

    중국의 한 남성이 자살하려 농약을 마셨지만, 알고 보니 가짜 농약인데다 심지어 흥분제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흥분상태로 경찰과 추격전을 벌인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허페이자이셴(合肥在線)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산둥(山東)성 옌타이(煙台)시 수거장(蘇格莊)촌에 사는 장(姜)씨는 자살을 하려고 농약 한 통을 모두 마셨다. 장씨는 이어 경찰에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내 아내와는 관련이 없다. 아무와도 관련이 없다.”며 유언까지 남겼다. 신고전화를 받은 경찰은 전화위치를 추적해 장씨의 집으로 출동한 뒤 곧장 장씨를 병원으로 급히 옮겼다. 하지만 위세척을 준비하던 중, 농약의 독성 때문에 생사가 위태로워야 할 장씨가 돌연 격렬히 저항하며 응급실을 뛰쳐나가 인근 산으로 질주했다. 장씨를 뒤쫓던 경찰들은 “농약이 아니라 술을 마시고 취한 사람처럼 옷을 벗고 뛰어다니는 등 굉장히 흥분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30분간의 추격전 끝에 붙잡힌 장씨를 검사한 결과, 그가 마신 것은 가짜 농약으로 독성물질은 없지만 다량의 흥분제가 섞여있던 것으로 밝혀져 주위를 황당하게 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불산누출’ 삼성 화성공장 1934건 법 위반

    지난 1월 불산 누출 사고로 5명의 사상자를 낸 삼성전자 경기 화성공장이 관련 법을 2000건 가까이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약 2억 50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됐다. 누출 사고가 발생한 작업 라인에는 독성물질을 중화하는 배기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4∼25일 특별감독반 25명을 투입해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을 특별 감독한 결과 1934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고 3일 발표했다. 이 중 712건에 대해서는 사업주를 사법처리하고, 143건에 대해서는 2억 4938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안전조치가 미비한 기계·기구 등 101건에 대해서는 바로 사용 중지 조치했고, 개선이 필요한 1904건에 대해서는 시정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삼성전자 화성공장에서는 지난 1월 28일 불산 공급설비 밸브 교체 작업 중 협력업체 근로자가 불산에 노출돼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삼성전자 임직원 3명을 포함해 7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감독 결과 화성 사업장은 6개 라인 가운데 4개 라인의 중앙화학물질공급시스템(CCSS) 등에 위험물질 중화 기능이 있는 긴급 배기장치를 설치하지 않았다. CCSS는 유해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곳으로, 이곳에서 위험물질이 누출되면 인명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독성물질을 안전하게 중화할 수 있는 배기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사고가 일어난 11라인 역시 CCSS가 갖춰지지 않았다. 또한 일부 작업장에서는 취급하는 유해물질에 대한 보호 기능이 없는 보호구를 비치했다. 유해·위험성이 큰 가스공급실 등의 관리를 협력업체에 맡기면서도 82개 협력업체를 담당하는 환경안전팀 직원은 1명에 불과해 내실 있는 관리가 어려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부는 협력업체에 대한 감독도 벌여 근로자에게 보호구를 지급하지 않은 사업주 1명을 사법 처리하고, 25개 업체에서 적발한 69건의 위법 사항에 대해 2억 1665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사과했다. 사고를 막지 못한 반성의 뜻으로 녹색기업인증 신청 철회 의사도 밝혔다. 권 부회장은 “고용부가 지적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례 1934건 중 80%는 즉시 개선했다”면서 “남은 부분의 개선 계획도 수립했고 최대한 빠르게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화장품 독성 측정물질 개발

    화장품 독성 측정물질 개발

    화장품 속의 독성물질인 납·비소·수은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물질이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무기분석표준센터 김숙현 박사 연구팀은 21일 “화장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독성물질을 검출해 낼 수 있는 인증표준물질 3종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인증표준물질을 분석 대상 화장품에 넣으면 반응 여부에 따라 유해원소의 함량을 알 수 있다. 납·비소·수은은 독성이 강해 화장품 원료로 사용이 금지돼 있다. 장기간 노출되면 중추신경계·간·신장 등이 치명적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기고] 화학물질 인체유해 여부 과학적 판단을/이병무 성균관대 약대 교수·한국독성학회 회장

    [기고] 화학물질 인체유해 여부 과학적 판단을/이병무 성균관대 약대 교수·한국독성학회 회장

    휴대전화와 같은 전기전자부품이나 가볍고 튼튼한 의료용품, 우리에게 편리함과 안전성을 더해주는 각종 생활용품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화학물질 가운데 비스페놀A(BPA)가 있다. 1891년 러시아 화학자 디아닌이 처음 합성에 성공한 뒤 지금까지 일상 생활에 광범위하게 활용되어 온 물질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내분비계 장애 추정물질, 이른바 환경호르몬으로 지목되면서 사회적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몇몇 단체와 전문가들이 BPA의 인체 유해성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공인된 것처럼 언론매체를 통해 ‘정직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안타깝다. 미국에서는 뉴욕타임스의 한 칼럼니스트가 BPA의 위험에 대한 글을 쓰자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 위스콘신대 데보라 블럼 교수는 과학적 근거가 아닌 정치적 음모론이라는 내용의 반박 칼럼을 게재한 적이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BPA를 금지하자는 환경단체 NRDC의 청원과 관련, 과학적 근거를 입증하는 데 충분하지 못하다며 거부했다. BPA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확증적인 연구결과는 아직 제시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동물(쥐) 실험에서 저용량 BPA가 인체에 해로운지에 대한 과학적 관심이 많이 있었지만 명확히 규정할 만큼의 결과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BPA는 과연 인체에 유해한 물질인가. 화학물질의 인체 유해성은 사람이 아닌 다양한 동물실험을 통해 일차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사람과 동물은 유전적으로나 체내대사 등 여러 측면에서 크게 다른 탓에 결과를 사람에게 직접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연구 또는 역학연구는 인체에 관한 독성자료가 충분히 뒷받침될 때 인체유해성 여부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동일한 실험도 반복해 수행하다 보면 연구자, 실험실, 실험조건에 따라 많은 차이가 생길 수 있어 상반된 결과를 낳는 경우도 흔히 있다. 엄격한 검토과정을 거치는 국제적인 학술지에서조차도 문제점이 발견되곤 한다. 예를 들어 BPA가 저용량에서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의 논문이 발표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과학적인 입증이라 함은 반복된 실험을 통해 일관성 있는 연구결과가 도출되었을 때 설득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독성 전문가가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판단할 문제이지 사회적 논란으로 비화시킬 사안은 결코 아니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러 화학물질에 대한 크고 작은 안전성 문제가 제기돼 국민을 큰 혼란에 빠뜨리는 경우가 적잖다. 아직까지 과학적·객관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사실을 일반인에게 그대로 전달하거나, 정부가 안전성 및 유해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기준을 제시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의학·건강 정보는 막연한 불안감을 조성하기 십상이다. 독성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은 독성물질인 동시에 사람에 이로운 물질일 수도 있다. 인체 안전성 및 위해성은 몇 편의 논문이나 단편적인 실험을 통해 결정될 일이 아니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연구와 자료에 근거하여 종합적으로 분석·검토한 뒤에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사안임을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 [열린세상] 불산 유출 공포와 정부 대책 /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열린세상] 불산 유출 공포와 정부 대책 /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경북 구미시에서 발생한 불산 유출 사고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 사고 발생 후 보름 가까이 지났지만 피해자 숫자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 불산은 활성이 강해 반도체 등 첨단제품의 세정작업과 주석·납·크롬 등의 도금작업, 스테인리스강 표면처리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불산은 공기와 접촉하면 연기를 내며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유독성 가스다. 인체에 닿으면 피부와 점막을 심하게 부식시킬 수 있는 물질로, 특히 고농도로 흡입하면 강한 독성을 보여 신경조직 손상과 폐부종 등이 생겨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하지만 특유의 유독성 냄새 때문에 유출 초기에 조기 대응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은 조기 대응 부실이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환경 유해물질 유출에 의한 사고는 해당 물질의 노출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초기에는 급성 고농도 노출 피해자에 대한 건강 장애를 평가하고, 지속적인 노출을 차단해 2차 피해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유해물질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바탕으로 건강 피해의 규모를 예측하는 것도 병행돼야 한다. 이번 사건과 같이 환경 유해물질에 의한 건강 장애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성 질환의 특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훨씬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게 대처해야 한다. 또한 환경성 질환은 노출이 중단되어도 발생된 건강 장애가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개의 유해물질은 생물학적인 반감기(인체에 들어온 유해물질의 반이 체외로 빠져나갈 때까지 걸리는 시간)가 수주에서 수개월인 반면, 뼈에 흡수된 불산은 이 기간이 20년 가까이 된다. 따라서 장기간 노출에 의한 만성적인 건강 장애를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향후 대책 중 가장 시급한 것은 대기 중 불산 노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여 조금이라도 유해 가능성이 남아 있다면 잠재적인 건강 피해자를 이주시키는 것이다. 환경 유해물질의 위해도 평가는 대상 물질의 독성 평가, 노출 규모 파악, 노출량과 피해 정도에 대한 양-반응관계 평가로 이루어진다. 이 세 가지 단계에 대한 치밀하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노출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관리이다. 불산은 전신 독성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비염, 기관지염 등의 점막 손상에 의한 가벼운 건강 문제부터 폐부종, 신경조직 손상 등의 치명적인 건강 평가까지 체계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노인층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건강 평가와 관리도 병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위기관리의 총체적인 부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21년 전 같은 지역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페놀 30t이 낙동강에 유출된 사건이다. 이 사고로 수돗물의 페놀 수치가 세계보건기구 허용치의 110배까지 올라갔다. 녹색연합에서는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을 “1950년대 이후 발생한 대한민국 환경 10대 사건”중 1위로 선정하였다. 지난 20년간 우리 경제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이제는 세계 10대 경제규모를 자랑한다. 하지만 자연재해나 인공 재난에 대한 위기관리는 오히려 뒤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에 왔다. 미국에서는 1980년에 유해물질의 환경 누출과 유해물질 매립지에 의한 건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성물질환경질환등록청을 설립했다. 현재는 환경 유해물질의 만성적인 건강장애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기 위해 국립환경보건센터와 같이 운영하고 있다. 환경유해인자에 의한 건강문제는 단기간 고농도 노출에 의한 급성 건강장애뿐 아니라 장기간 저농도 노출에 의한 만성 장애가 오히려 더욱 큰 문제이다. 이제는 우리도 환경성 질환의 급성 역학 조사와 만성 역학 연구를 전담할 수 있는 기구의 설립이 시급히 필요하다. 범부처 간 협력은 필수적이다. 같은 실수를 사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 [사설] 정부 허둥대지 말고 불산 2차피해 막아야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에서 발생한 불산(불화수소산) 누출사고는 한마디로 국가적 재앙이다. 화학제품 공장이라면 언제든지 유독가스 누출사고에 노출돼 있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더구나 화학물질 제조업체가 30곳 넘게 입주해 있는 구미산단의 경우 1991년 페놀 유출사고를 비롯해 독성 화학물질 유출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한 곳이다. 24시간 불침번을 서며 비상경계를 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 당국의 대응이 너무 안이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휴브글로벌 작업현장에서는 직원들이 독극물인 불산을 다루면서 어느 누구도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았을뿐더러 가스가 수시로 새어나오는 위험한 상황임에도 관리 감독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소한의 안전수칙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셈이다. 정부가 사고 발생 일주일 만에 정부 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피해주민을 대상으로 역학조사에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모든 대책의 초점은 불산 누출로 인한 2차 피해를 막는 데 모아져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 안전이 우선이다. 불산은 호흡기 점막을 해치고 뼈와 심장에도 영향을 끼치며 신경계를 교란하는 맹독성 물질이다. 또한 시간이 지나도 자연적으로 없어지지 않아 반드시 석회 등을 뿌려 중화시켜야 한다고 한다. 대구환경청이 구미 한천과 낙동강 등 5곳의 수질을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불산 누출사고의 영향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사후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피해 주민에게 철저하게 숙지시켜야 할 것이다. 불산 누출로 농작물이 말라 유통이 불가능하고 가축이 콧물을 흘리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농산물에 대한 잔류 독성물질 검사와 함께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벼의 경우 문제가 있으며 전량 폐기하고 피해지역에서 생산된 소는 도축을 하지 않는 등 유통 자체를 금지하겠다고 하지만 그 정도로는 국민의 불안을 잠재울 수 없다. 구미 지역 농축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피심리를 해소할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차제에 전국의 유독물질 취급업소의 안전관리 실태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 “독성물질 제거 안 끝났는데 주민복귀 결정은 부실 대응”

    “독성물질 제거 안 끝났는데 주민복귀 결정은 부실 대응”

    5일 환경부를 상대로 벌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경북 구미의 불산가스 누출 사고에 대한 정부의 부실 대처를 질타했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사고 다음 날인 28일 새벽 사고 현장에서 불산이 1∼5 측정됐는데 인체 영향 농도인 30보다 낮아 문제가 없다고 했다.”면서 “30은 즉시 사망이나 심장마비에 이를 수 있는 수치인데 이에 못 미친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무소속 심상정 의원은 “사고 다음 날 새벽 독성물질 제거 작업이 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심각’ 단계를 해지하고 주민들을 불러들인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질책했다. 화학물질 사고에 대한 정부의 매뉴얼 부실과 대처 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민주통합당 홍영표 의원은 “매뉴얼에는 인명 구조, 제독 작업, 잔류 오염도 조사를 한 뒤 주민 복귀 결정을 하도록 돼 있는데 종료 선언 5시간 반 전에 주민을 복귀시켰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놓고 안이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주민들 “소, 피 섞인 콧물… 우리 건강 누가 책임지나”

    주민들 “소, 피 섞인 콧물… 우리 건강 누가 책임지나”

    “농작물이 모두 다 죽었습니다. 불산이 얼마나 독한지 아시겠죠.” 5일 오후 경북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지난달 27일 ㈜휴브글로벌에서 발생한 독성물질 불산 누출 사고의 직격탄을 맞은 현장이다. 사고 피해가 점점 확대돼 주민들의 건강 이상 증세가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고 각종 농작물과 가축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 마을은 사고 현장과 낮은 언덕을 경계로 불과 100여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마을 안으로 들어서자 푸른 색의 식물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마을 입구를 지키는 오래된 느티나무, 논밭에 있는 농작물은 잎이 바싹 말라 가고 있었다. 취재에 동행한 대구경북녹색연합 이재혁 운영위원장은 “이 마을에 있는 농작물은 다 말라 죽었다고 보면 된다.”며 “나뭇잎의 경우 불산이 표면에 흡착돼 타들어 간 것이다.”라고 말했다. 비닐하우스도 피해를 면하지 못했다.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포도나무 잎사귀는 아예 갈색으로 변했다. 인근 고추와 멜론 등 다른 비닐하우스 작물들도 황폐화되기는 마찬가지였다. 고추는 허옇거나 갈색으로 얼룩덜룩 변했고 멜론은 줄기가 허옇게 마르면서 무게를 이기지 못해 땅에 떨어져 여기저기 나뒹굴었다. 이 위원장은 잎이 말라 죽은 포도나무를 가리키며 “불산이 이렇게 무섭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마을 곳곳에서는 정부합동조사단이 조사 활동을 하고 있었다. 국무총리실 안전환경정책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재난합동조사단은 이날 구미시청에서 상황을 보고받은 뒤 사고 현장과 봉산리 마을 등을 조사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 조사가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주민 피해를 들었다. 이 위원장은 “가축들도 모두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사람에게 피해가 없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사고 현장에서 200m 떨어진 축사에는 소 50여 마리가 있었는데 콧물과 침을 흘리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 주민들은 “소들은 대피하지 못하고 불산가스에 그대로 노출돼 사고 다음 날부터 피가 섞인 콧물을 흘리고 사료를 제대로 먹지 못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유해 안전 기준치만 가지고 안전하다고 판단해 주민들을 대피 하루 만에 마을로 복귀시켰는데 경솔한 처사였다. 지금이라도 주민들에 대한 정밀 건강 검진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분개했다. 사고 이후 두 번째 현장을 찾았다는 이 위원장은 “아직도 퀴퀴한 냄새가 나서 목과 머리가 아프고 정신이 없을 정도”라며 “이는 농작물과 지붕 곳곳에 잔류 물질이 여전히 있다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이 마을에는 주민 532명이 살고 있는데 이날도 마을회관 앞에서 상당수 주민들이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또 불산 피해 지역이라는 주의 안내판조차 설치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피해를 당한 나무와 각 가정 텃밭에 심어진 배추 등 각종 작물도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돼 있었다. 이 위원장은 “마을 주민들을 인근 친인척 집이나 관공서 등으로 대피시켜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폴리스라인처럼 줄을 둘러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축 분뇨도 등겨와 섞여 퇴비로 나가고 있다. 이것이 농작물에 사용되면 이를 먹는 다른 곳의 사람들도 불산의 피해를 보게 된다. 구미시 등에서 주민들에게 행동 요령을 가르쳐 주지 않아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또 “불산은 인체의 반감기가 8년 정도 되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전문가들이 5~10년 정도 역학조사를 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증상에 대해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미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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