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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해부된 육체:부분이 발설하는 단서들 - 김효숙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해부된 육체:부분이 발설하는 단서들 - 김효숙

    인간의 몸이 고깃덩어리와 무엇이 다른가. 이러한 질문은 인간에 대한 전일적 관점을 위반하는 데서 시작한다.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도발적 상상력을 끌어와 보면 이러한 점은 더 명백해진다. 인간을 꿈틀거리는 생명덩어리, 즉 고기로 표현한 그의 이미지에 기대면서 우리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새로이 증명할 방법을 탐구한다. 이때 우리는, 완벽한 몸이라는 정형을 벗어나 감각과 존재를 해방하고 자유를 부여하기 위해 본능의 심연까지 가 닿으려 한다. 프랜시스 베이컨이 인간의 살과 고기의 살점을 저울에 달 때와 정용준의 관점은 다음 같은 문장에서 겹친다. “모든 고기는 저울 위에서 평등하기 때문이다”(‘개들’,105쪽). 함량과 수치만을 기준으로 따지면 인간은 고기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의 무게가 고기와 동급으로 처리된다는 사실이 어리둥절하다. 베이컨의 고기-인간들은 2) 육체라는 전체성으로부터 해방되면서 정형과 규격을 위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뇨·혈액·타액·정액 같은 체액들, 한쪽이 지나치게 비대하거나 홀쭉해진 형체들을 그의 그림은 보여 준다. 여기에 정용준의 소설은 해부하고 해체한 육체의 일부분들과 조각들, 먹다 버린 음식물 찌꺼기처럼 넘치는 비만한 살들, 지문, 주민등록번호, 냄새 같은 기호들을 추가한다. 육체라는 전체로부터 일부분이 끊임없이 탈주하는 그곳에서 인간은 재정의된다. 흘러나온 육체의 일부분들이 스스로 의미를 발설하면서 전체성으로서 육체의 허위가 무너지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존재자가 이 지구 상에 있는 한 완결할 수 없는 질문, 그래서 우리는 반복하여 묻는다. 그 물음이 단지 존재의 물질성을 해명하려는 것이 아닌 한 실존 그 자체로서 무수한 질문을 품는다. 해부된 육체의 일그러지고 녹아내린 듯한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라고 누군가가 주문한다면 공포를 주문하는 것일 수도 있다. 갈가리 찢어지거나 분해된 육체 3)의 성분들, 일부분이 지나치게 비대한 육체는 미학적이지 않으므로. 그래서 우리는 물질과 물질이 부딪쳐 상처 나고 찢어진 것을 원상태로 되돌리려 애쓴다. 완결된 육체, 곧 육체의 전체성으로부터 이탈하는 현상을 죽음으로 보기 때문이다. 온전한 형태를 갖춘 몸이 와해될 때 인간은 이른바 고기가 되고 말 테니까. 살점 일부와 한 컵의 피, 한 바가지의 오줌으로 존재가 정의된다면 그것은 과연 한 점 얼룩일 뿐일까. 이러한 의문을 품고서 정용준의 소설로 들어가보면 우리는 거기서 육체의 질곡과 해방을 동시에 경험한다. 정용준의 소설은 세계를 이루는 존재자들을 되도록 부분적으로 보여 준다. 완전체로서 육체가 아니라 그것을 쪼갬으로써 개별성과 존재다움을 드러낸다. 쪼개진 그 조각에 장식이란 없으며 당연히 아름답지도 않다. 자연 상태 그대로 인간들은 거칠고 낯설고 섬뜩하기까지 하다. 몸의 조직에 정신을 심으면서 정용준의 소설은 국부로 전체를 드러낸다. 그것은 전체성으로서보다 피 한 방울, 지문, 살점 일부분들에 압착되어 있다. 몸은 해체되면서 전체를 말하고, 부분은 전체로 나아간다. 정용준의 소설은 가족공동체로부터 발화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유사한 소재를 다루는 동시대 작가들과 구별된다. 그는 존재를 말하기 위해 우리 삶의 작은 조직들에 주목하고, 몸을 해체하듯 관계를 해체한다. 롤랑 바르트 식으로 말하면, 우리는 그러한 조직들에 대해 말할 수 없지만 정용준은 ‘말한다’. 사진만이 인간의 육체를 죽임으로써 전체를 보여 준다는 바르트의 사유방식으로 말하면 정용준은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우리 몸을 죽이지 않음으로써 일부분으로 접근한다. 미소한 부분으로부터 존재의미를 캐면서 가장 생생한 육감을 재현해 내려 한다. 심지어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까지도 정용준의 육감은 벋는다. 존재가 어느 한 부분의 신체조각으로 증명될 때 우리는 이 세계의 존재자들에 대한 또 다른 이해방식을 얻게 된다. 보이지만 ‘없는’ 쁘리즈락 우리 몸은 ‘근대’라는 개념이 만들어 낸 하나의 물질이다. 시간은 몸의 물기를 쥐어짜면서 흐르고, 우리의 몸은 점점 건조해지고 단단해져 간다. 시간에 휩쓸려 가는 물질로서의 육체는 점점 추악해지고, 위선 속에서만 순결성을 띤다. 이 세계는 온통 ‘금지’ 구역이자 그것을 무너뜨리려는 육체들이 에너지를 발산하는 곳이기도 하다. 육체를 무너뜨리고 분해하고서야 위선의 고리는 끊어진다. 개인을 넘어선 인류 전체의 육체에 대한 이야기가 그때 탄생한다. 그것은 어느 개인의 몸에 관한 담론이 아니며, 불멸하는 육체를 이미지화한 비개인적인 것이다. 금지에 결박된 덩어리로서 몸이 아니라, 타고난 본성을 그 몸의 일부로 자유롭게 구가하는 생명성이다. 사회의 습속을 배반하고서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몸, 자연의 일부를 떼어다 놓은 듯 거칠고 기이한 몸들은 그때 허위에서 해방된다. 자연의 법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따지지 않는 상태로 존재한다는 사실. 이때 우리 몸은 사회라는 인위적이고 완강한 간섭보다 자연이라는 거칠고 전체적인 범주 안에서 더 자유롭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소설이란 바로 그러한 지점에 구겨 박힌 육체를 불러내는 장르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 세계가 우리에게 존재란 무엇인지를 다시 물어온다면 위와 같은 단언만으로는 그 답이 불충분하다. 여기에 정용준 소설의 고민이 자리한다. 내가 누구인지를 말할 필요 없는 사회적 기호를 우리는 두 개 갖고 있다. 지문과 주민등록번호다. 전자가 개별 신체의 주소지라면 후자는 개인의 번지수다. 두 개 코드는 인간 개체에게 한편의 안정과 다른 편의 위험을 동시에 안겨 준다. 존재를 나타낸다는 것은 안전을 보호받는다는 의미와 그것이 위협당하는 현상을 동시에 내포한다. 인간의 나타남이 사회의 가시적 존재임을 증명해 준다면, 존재의 숨김에 대한 탐문은 비가시적 공간의 인간에 대한 것이 아닐까. 가시적이라는 분명한 현상 가운데서도 모든 타자는 불가사의할 수밖에 없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비가시적 존재와 가시적 존재 간 차별성은 없다. 가시적인 존재자에 대한 탐문도 결국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474번’에서 우리는 이런 존재를 만난다. “그의 지문은 등록되어 있지 않았고 실제로 그에게는 주민등록번호 자체가 없었다.” 가시적이지만 증명이 불가능한 존재를 어떻게 명명해야 할까. ‘그’라는 3인칭만이, 열다섯 명을 살해한 흉악범이라는 오명만이 그를 말해 준다. 살인을 한 이유도 ‘그냥’이다. 지문과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무존재자가 그것이 있는 존재자를 살해했으므로 사건은 실종된다. 법이 작동하는 곳은 물리적 공간인데 그것을 적용할 존재가 없다. 죄를 물어야 하지만 죄인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사건은 애당초 일어나지 않았다며 종결지으면 될 일이 아닌가. 정용준은 여기서 ‘사건 있음’과 실존재의 부재라는 현상을 넘어 하나의 알레고리를 던져 준다. ‘가해자 없음’과, 분명히 누군가가 죽어 없어진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을. 여기에 이 소설의 발화의지가 있다. 가해자 없음으로부터 정용준은 오히려 존재를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지문’ 부재현상으로부터 소설로 접근해 가자. 지문은 인간의 몸에 새겨진, 인간의 개별성을 나타내는 유일한 기호이므로. 정용준은 이 소설에서 지문 없는 존재 곧 몸이 없는 존재와, 살인자의 ‘의도’를 추적하기보다 살인 ‘현상’을 보여줌으로써 그 존재의 ‘없음’에 대해 말한다. 살인은 이렇게 이루어진다. “무심코” “거리낌 없이” 몹시 “자연스러운 것”으로. 이러한 살인자에게 우리는 정신병력이 있는지,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지, 금품이 필요했는지 등을 물을 수가 없다. 작가가 살인동기부터 이렇게 밝혀 놓고 있어서이다. 그렇다면 살인동기의 자연스러움을 그 존재의 어떤 특성과 연계해야 하는가. 살인이란 타자가 가지고 있는 모든 가능성을 절멸하는 것이기에 범죄임이 분명한데 말이다. 여기서 우리는 ‘가해자 없음’과 ‘무심코’라는 두 가지 단서를 얻었다. 이에 대한 단정은 잠시 유보하고 또 다른 단서를 위해 조금 더 앞으로 나가 보자. 그 살인현상에 대해 정용준은 이렇게 해명한다. “사자가 사슴의 숨통을 끊고서 자신을 만든 창조자에게 용서를 빌지 않”고 “자신의 용맹함을 자랑하며 포효하”듯 그가 살인을 했다고. 그는 “잔인한 성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스스로도 정신이상에 대해 부정”한다고. 그는 죄책감이 없으며 살인을 해놓고도 용맹을 자랑하는 존재다. 이쯤에서 우리의 사고에 진전이 있어야 한다. 무성無性, 이렇게 존재를 확정하고서 정용준이 보여 준 살인자의 특성으로 다시 돌아가 보면 손에 잡혀 오는 것이 있다. 그의 본성의 그러함과, 보이지 않는 현상으로부터 확보한 ‘그’라는 존재. 존재를 감추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그는 탁월한 킬러다. 존재가 은닉하는 문제를 감추는 식으로 존재하는 자를 신으로 명명한 하이데거 방식대로라면 그는 최상의 존재자 4)다. 자연 이후 문명 이전의 존재자, 인간의 죄를 물으며 공격적으로 성장한 종교현상을 빗대는 존재다. 그가 누구인지 증명할 수 없으므로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니 ‘무성’이다. 이렇게 단정하고 보면 생각의 가지는 다시 갈라진다. 정용준은 ‘그’로부터 신의 존재를 환유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는,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이원적 사고를 넘어서려 한다는 것을, 그의 소설은 이것일 수도 저것일 수도 있는 열린 지층이라는 것을. 단정은 그의 소설의 지층을 단면화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하나의 지층을 거기에 더 얹어 놓자. 그는 아버지와 누나 사이에 태어났지만 이 부부는 혼인신고를 할 수 없는 근친이다. 그래서 현실공간으로 부상할 수 없는 존재, 정용준의 표현대로 ‘쁘리즈락’이다. 가시적이므로 분명한 존재자이지만 사회의 법망에 등록할 수 없으므로 ‘없는 사람’이다. 법의 그물망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존재들과 달리, 정화할 수 없는 원죄의 피가 흐르는 몸, 주소지도 번지수도 없으므로 무성의 캐릭터다. 이 ‘없음’ 현상에 ‘신’이라는 비가시적 존재가 자꾸만 얹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뭔가가 자꾸 겹쳐지는데도 명징하지 않은 그 존재가. 도스토옙스키가 ‘백치’에서 미쉬낀 공작에게 신의 속성을 심어놓았듯 정용준은 ‘474번’의 그에게 신의 속성을 이식하지 않았을까. 극단적으로 말하면, 무슨 일이든 저지를 수 있으나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소재지에 신도 ‘그’도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은 것이 아닐까. 작가의 질문은 이어진다. 자연에서 벌어지는 살해에 과연 의도가 있는가? 의도된 살해가 증오나 이해관계의 결과물이라면, 의도 없는 살해는 자연현상처럼 일상적인 것이 아닐까라는. 살해 후의 정서와 애도 행위가 죽음과 나를 관계 맺게 하지만 이때 살해에는 아무런 정감도 없으므로 죽음에 대해 내가 떠안을 책무란 없다. 살해는 일상처럼 이뤄진다. 충동·쾌락·분노 같은 격동이 없으므로 그에게는 괴로움도 없다. ‘도깨비감투’를 쓰면 자신이 남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동화에서처럼, 존재의 사라짐과 비밀의 완전 봉인은 동시에 진행된다. 그런 점을 알게 된 아이가 악행에 빠지듯 그는 ‘순수’하게 살인을 한다. 지능 높은 어린이들을 훈련시켜 체제에 반대하는 양민을 죽이게 한 폴포트 정권도 이러한 순진무구함이 더 악랄하다는 것을 입증하지 않았던가. 순수함과 죄책감 없음은 동류의 정서임을, 그러므로 순수하다는 것은 오히려 나쁜 것이며, ‘순수한 죄인’은 더 극악함을 일깨운다. 도깨비감투를 쓴 아이, 지능 높은 순수한 아이, ‘474번’의 그는 이때 최상의 존재자가 된다. 정용준의 소설은 이러한 방식으로 이 세계에 널린 ‘현상’들을 증명한다. 그의 소설의 두께는 그렇게 형성된다. 그러니 앞서 우리가 본 ‘그’가 ‘지문’ 곧 육체가 없는 존재임을 확인한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소설의 또 다른 문면으로 접근하기 위해 ‘그’의 주민등록번호 부재 현상을 보자. 번호가 부여되면서 존재를 인정받는 사회에서 번호 부재는 곧 존재 부재를 일컫는다. 정용준은 이 존재를 쁘리즈락이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이를 요즘 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유령현상과는 구별하고 싶다. 번호가 존재를 증명하지만 그 번호가 사실은 존재를 희미하게 지워 나가는 기호임을 우리는 ‘벽’의 염전 일꾼들에서 본 바 있다. 가혹한 구타, 죽음 같은 침묵의 공간, 감정은 일체 거세된 채 오직 복종하고, 죽음에 이르러 물질이 되어 가는 그들의 몸을 보면서 우리는 21, 23, 9 같은 숫자일 뿐인 그들이 누구였는지 알 수 없어진다. 존재를 지워 존재를 드러내는 이러한 화법으로부터 우리의 생각은 다시 갈라진다. 그러면서, 번호는 우리의 육체를 알기 위해 매겨진 하나의 기호이며, 육체를 아는 것으로부터 모든 지식은 출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언제나 타자일 수밖에 없는 육체, 거울로서의 육체, 이 육체로부터 우리의 모든 ‘앎’은 출발한다. ‘그’의 몸이 없으므로 우리가 그를 알 수 없는 것은 그러므로 당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사건 수사관들이 ‘유령’이라며 고개를 젓고, 지문도 주민등록번호도 없어서 존재증명이 불가능한 그. 상대는 나를 볼 수 없으나 나는 상대를 꿰뚫어보는 일방향의 시선이 목적성을 가질 때 악의든 호의든 가장 완벽한 존재자가 되는 지점을 이 소설은 놓치지 않는다. 상처 충돌의 흔적-체액들 다시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자신이 누구인지를 묻는 일에서부터 사유가 탄생한 그리스 철학과, 그리스로의 회귀를 꿈꾼 셰익스피어가 ‘리어왕’(1막 4장)에서 물은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라는 맥락 안에서 인류가 존재를 증명해 온 것이 사실이다. 정의는 다르지만 결국 하나의 맥락으로 수렴되는 존재증명, 그것은 결국 인간의 ‘몸’이 ‘운동’할 때부터 물질로 전락하는 때까지를 이르는 것이 아닐까. 존재에 대한 탐색은 그 무엇보다 꾸준히 정치하게 진행되어 왔고, 정용준의 소설은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이른바 ‘겹치는’ 존재자들로부터 인식의 깊이를 수립한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타자의 시선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하에 우리는 언제나 바라보는 ‘시선’이었으며 동시에 ‘응시’당하는 존재이지 않은가. 이는 하이데거가 타자를 ‘함께 있음’ 즉 서로 관계하는 방식으로 본 것으로, 정용준 소설의 타자들 중에는 냉혈한의 정서로 관계망을 형성한 인물들이 제법 있다. 이를테면, 한 점 살이나 오줌 얼룩으로 존재를 말하고, 각기 다른 피들이 혼종된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음습하게 그리면서 존재를 증명하는 ‘개들’, 혈액 투석으로 빠져나가는 단백질을 채워 넣는 일에 골몰하며 계란을 먹어치우는 아버지를 보여 주면서, 새 피를 보충하고 허약해진 ‘근육’을 회복하려는 남성의 고투를 그린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가 그러하다. 한 점 살과 피·눈물·오줌 같은 체액들로 그가 누군지를 말하기 위해 정용준은 미소한 부분을 응시한다. 피는 수치數値라는 정확성으로 우리를 근원의 비밀로 이끌지만 정용준의 소설은 이러한 과학적 접근을 위해 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거부함으로써 ‘수치’를 따지려드는 우리를 긴장시킨다. 이 소설에서 피는 부패의 습격을 막으려는 살에 대한 메타포가 아닐까. 살과 몸은 제 안에서 피를 단속할 때는 부패하지 않지만 피가 쏟아져 살만 남을 때 몸은 썩는 것. 그러므로 살아 있는 살과 몸에는 피가 방부제다. 존재는 보여 준다, 인간의 체액 중 피가 가장 원초적인 진실이라는 것을. 존재의 근원을 은폐하는 것과, 진실을 은폐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가장 깊은 속성에 관계된 것임을 작가는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이리라. 여기, ‘피’라는 물질만이 개별자와 가족을 묶는 준거가 될 수 있는지를 묻는 작품이 있다. 타자의 피와 내 피의 원소가 겹쳐 하나의 혈맥을 이루는 양태를 생물학적으로는 가족으로 정의할 수 있으나, 피가 섞이지 않은 가족도 정용준의 소설에는 등장한다. ‘개들’에서 ‘곰’은 동물세계의 지배자와 동격이다. ‘모란’은 그의 하인이자 아내·종업원·딸이다. 모란이 곰의 하인이자 종업원이라는 데에는 의미 부여가 달리 필요 없다. 그러나 아내이자 딸이라는 자격은 보편을 위반하는 강한 금지를 동반한다. 성생활과 혼인관계의 교차로가 가족이라면, 아내이자 딸이라는 모란의 자격은 근친상간이라는 강한 장치를 내포한다. 성생활의 특권을 합법적으로 누릴 수 있는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근친상간이 꽃피는 두려운 비밀의 세계, “불가결의 접합부로서 끊임없이 환기되고 거부” 5) 되면서 관계의 틀 안으로 수렴되는 욕망이 곰의 아내이자 딸인 모란에게서 발산된다. 그러나 모란이 손님들로부터 ‘연변아가씨’라고 불리는 데에 이르면 또 다른 소격현상에 우리의 의식이 밀린다. 모란이 곰과 혈연관계가 아니며, 원시공간 속 여성 대명사로서 문명 이전 세계에서 가족이 형성되는 양상을 보여 주는, 아직 자연으로부터 미분화한 존재라는 점 때문이다. 이러한 진단은 우리가 앞서 본 ‘474번’의 그가 실정법에 매이지 않는 존재임을 확인하는 순간과 같은 정서를 몰아온다. 곰과 모란을 이해하기 위해, 이 부부와 동거하는 고아인 ‘나’를 보자. ‘나’에게서 풍기는 다소 불쾌한 징후들, 이를테면 ‘나’는 곰의 아들이라는 자격으로 한 집에 살지만 곰의 아내인 모란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다. 지금이야. 비가 오면 여자들은 마음이 부드러워지거든. 모란의 방에 찾아가. 마음을 고백하고 결혼하자고 말해. 모란도 원하고 있을 거야. 병구는 얼굴이 빨개졌다. 그리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발을 동동 구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정말?” “정말.”(‘개들’, 120쪽) ‘나’는 욕망의 자연스러운 발현에 충실하다. 노련한 ‘나’가 병구를 꼬드기지만 그것은 불가능을 주문하는 것이고, ‘나’도 그 점을 잘 알기에 모란을 두고 병구와 경쟁하는 짓은 하지 않는다. 경쟁 상대가 아니기에 사실은 어떤 주문도 가능할지 모른다. 지능이 모자란 병구가 사랑을 위해 고투하는 어수룩한 형태의 결말은 빤하고, 모란을 향한 병구 마음의 경사도와 실패 가능성 또한 비례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러니까 모란에게 자신의 존재를 나타낼 날을 기다리며 묵묵히 ‘근육’을 단련하는 냉혈한이다. 이렇게, “이두박근, 승모근, 상박근, 하박근 등 근육”을 키우며 “내 근력은 곰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를 은밀하게 확인해 나간다. ‘곰’은 원시자연의 지배자이므로 나는 곰이라는 법을 뛰어넘기 위해, 즉 모란을 얻기 위해 근육을 단련한다. 곰의 근력에 근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강화해 가야 할 욕망의 저장고, 그곳은 근육을 단련함으로써만 채워질 것이다. 어머니이자 누나인 모란의 육체와의 연속성과 경계 없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곰처럼 완력을 갖춰야 한다. 어머니-누나의 경계가 없는, 있다 할지라도 나와 비혈연인 모란과는 피차 내재적 질서가 없는 관계이므로, 우연과 외면성으로 정해진 관계이므로 ‘곰’과 ‘나’에게 모란은 혈연이라는 필연에 묶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남성의 욕망을 대변하는 두 인물은 이 세계에 유일한 하와, 곧 자연의 속성을 그대로 간직한 모란에게 똑같이 집중하는 것이다. ‘개들’의 인물 중 우리는 ‘병구’를 지나칠 수 없다. 곰과 ‘나’가 근육으로 자신의 존재를 표명한다면, 병구는 근육들의 세계로부터 일찍이 소외된 자로서 또 다른 신체의 일부를 우리에게 보여 준다. 그것도 죽음으로써. 모란의 방문이 열리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곰”을 보았고, 그 뜻을 알았고, 아는 순간 세계가 열리는 그 지점으로부터 병구를 들여다 보자. 그리고 그 순간 침묵하는 병구의 심정을 헤아려 보자. 모호함이 순간적으로 벗겨지면서 충격을 가하는 인식세계, 병구는 곰의 건장한 몸을 보고 있었고, 성을 인식했고, 그 순간의 눈뜸은 새로운 세계로 입문하는 입사식과 같다. 새로운 세계의 도래는 ‘앎’이라는 충격파가 이전세계의 인식을 부수는 것이다. 곰과 모란이 아프로디지아(aphrodisia, 어떤 형태의 쾌락을 제공해 주는 행위·몸짓·접촉 ; 푸코, 같은 책, 55쪽)를 누리고 있는 그때 수다쟁이인 그가 말이 없어지고, 울보가 울지 않고, 칭얼거리지도 않고, 화도 내지 않고, “멍하니 어둠의 한 지점을 응시”하면서 “무엇인가 깨닫”는 그곳이 ‘앎’의 정곡이다. 그의 시각을 충격하는 것은 미학적인 감정이기보다 본능에 대한 자극이며, 지식에 대한 충동이 그 대상과 맞닥뜨린 순간이다. 병구가 본 곰은 나체였고, 곰의 몸 중 일부분이었으며, 그 조각만으로도 세계의 비밀은 누설되었을 터, 곰의 벗은 몸으로부터 흘러나온 비밀이 그를 충격한다. 일부분이 세계 전체의 환유일 때 그 조각은 본래 체적을 초과하여 팽창하는 게 아닐까. 좁은 문틈으로 바라볼 때도 바깥세계의 면적은 팽창하는 이치대로. 벌거벗은 ‘곰’처럼 ‘개들’은 고깃덩어리 같은 육질을 갖고 있다. 우리는 이 작품에서 어떤 덩어리가 툭, 이 세계를 흔드는 것을 감지한다. 병구가 곰의 나체를 응시하는 한 몸에 대한 의미생산은 이어진다. 남녀 상호 간 본능적으로 생산되는 몸의 기호들이 상대의 감각을 지배할 때 거기서 비밀이 탄생하고, 그것에 휘어잡히고, 사로잡힌 자는 몸이 부단하게 발설하는 비밀의 노예가 된다. 그러나 비밀은 ‘복종’하지 않는다. 주인인 몸을 언제나 벗어난다. 탈주를 노릴 때만 비밀은 자신의 신분을 확정한다. 그러니 절대성을 갖는 비밀은 없다. 모란의 몸이 생산하는 기호들이 병구에게 와 닿자 세계의 비밀은 열리기 시작했고, 그렇게 누설된 비밀 때문에 병구는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세계의 비밀을 알아버린 죄인으로서 스스로 그 비밀이 선고한 사형수가 된 셈이다. 성에 대해 발설하는 순간 언어는 세속화라는 폭발력을 갖게 된다. 그 과정은 수습 불가능한 자기 증식력을 동반한다. 그러니 침묵할 수밖에 없다. 그것에 대한 노골적 담론화는 죽음으로 가는 직행통로다. 나타나는 순간 폭발하는 속성 때문에 성은 자신을 숨기는 대가로서만 유지된다. 병구의 죽음은 이렇게 그것의 나타남을 몸소 덮어버린 철저한 제의다. 성을 버리는 것, 그것은 죽음처럼 깊고 캄캄하지만 가장 분명한 가시성이다. “이십 년을 살다 죽은 병구의 사체는 십 개월을 산 도사견보다 작아 보였다”는 지점에는 세계의 비밀을 보게 된 자신을 폐기해 버린 왜소한 몸과, 삶의 마지막 기표인 “오줌으로 변색된 면바지가 까”맣게 남는다. 경련이 일고, 감각이 빠져나가고, 몸은 굳어간다. 이때 흘러나온 오줌은 산 자를 해체하는 마지막 운동의 징표다. 죽음 직전 감각이 마지막으로 운동한 흔적이며, 인간이 물질화되는 바로 직전 현상이다. 병구는 오줌 얼룩을 남기며 이 세계의 비밀로부터 도망쳤고, 그 얼룩은 성이라는 불경스럽고 속된 것으로부터 병구 자신의 욕망을 확인한 육체의 기호일 것이다. 욕망하면서도 수치스럽게 여겨질 수밖에 없는. 안타깝게도, 병구가 스무 살 성년의 문턱을 막 넘어서다 직면한 세계는 그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세계인식의 빛은 병구가 눈을 뜨는 순간 번쩍임과 사그라짐이 동시에 진행되고 만다. 병구는 발설되어서는 안 될 것을 싸안고 캄캄한 죽음 속으로 투신한다. 억압되었으므로 알 수 없었으나 억압을 통해서만 검토되는 성에 대해 허용된 그 시각, 병구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고, 동시에 죽었다. “나를 죽여 주세요”라고 자신의 서투른 삶 같은 글씨를 써놓고서. 베이컨의 그림 한 컷처럼, 그의 가장 강렬한 경험과 인식, ‘지식애’(피터 브룩스)의 흔적은 오줌 얼룩으로 남는다. 그의 몸에서 마지막으로 빠져나온 액체인 오줌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일어난 격렬한 경련의 징표다. 그가 죽음으로써 성이 노출되는 것에 대한 염려도 무화되었다. 부재하고 비표명되도록 숨겨야만 성은 생동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성의 본성은 오래도록 은밀하게 유지되어 왔을까. 죽음처럼 절대적인 침묵은 없으므로 차라리 죽음으로써 입을 다물어 버린 병구, 자신에게는 허용되지 않은 저 세계의 문을 죽음으로써 영원히 닫아 버린 것이다. 그럼으로써, 말해져서는 안 될 세계는 폐기되고, 병구의 목숨도 그 비밀처럼 폐기된다. 변하는 살 냄새에 존재 묻기 정용준 소설의 인물들에게서는 눅눅한 냄새가 난다. 이 또한 ‘존재’에 접근하기 위한 후각의 발현으로 보인다. 죽은 것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으므로. 시각에 의존하는 문명인과 달리 정용준의 캐릭터들은 원시 인간처럼 퇴화하지 않은 후각으로 존재의 진실에 접근한다. 원시공간에서 막 생성된 존재가 바닷물로부터 비릿함을 감아올릴 때처럼 개 냄새, ‘모란’ 냄새, 곰팡이 냄새, 비린내, 게 냄새 등으로. 하층계급과 중간계급의 관심사에서 보이는 중요한 차이가 냄새에 대한 태도에 있다는 지적 6)대로라면, 정용준 소설에서는 소외계층의 냄새가 불유쾌한 조짐들을 몰고 온다. 하층민일수록 그들의 습관은 냄새에 더 잘 실려 있다. 이웃은 그들의 습속을 냄새로 타자에게 실어 나르고, 냄새는 이웃에게 번지면서 생명에서 비생명으로 진행한다. 이때 ‘썩음’이라는 현상을 동반하는데, 냄새를 맡는 일은 사멸할 것에 대한 불쾌한 감각의 마지막 쏠림이다. 부패 현상의 끝과 죽음은 같은 지점에 있으며, 죽음이 가까울수록 냄새도 강렬하다. ‘개들’에서의 냄새는 어디에서 오는가. 비와 오물과 진흙으로 뒤범벅된 곳은 개가 도륙당하는 도축장이다. 죽음 냄새가 음습하게 번지면서 불쾌함이 주조를 이룬다. 오래 맡아도 익숙해지지 않는 냄새, 기분을 바꾸려고 다른 데로 신경을 써도 여전히 붙들리는 냄새. 악취도 오래 맡다 보면 휘발되기 마련이나, 그렇지 않다면 어디선가 지속적으로 살이 썩고 있다는 증거다. 오래 씻지 않은 하층민의 삶처럼 눌어붙은 냄새, 고질화된 고통, 그것은 썩어가는 살의 증표다. 생명체는 예외 없이 부패하고, 부패선상에서의 피 흘림과 절규는 살이 단단해지고 건조해질 때까지 진행된다. 그때까지만 우리의 몸은 냄새를 풍긴다. 살 냄새, 즉 우리가 살아 있다는 냄새를. 비가 싫다. 마당은 오물과 진흙으로 뒤범벅되고 냄새는 진해진다.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개 냄새. 주변을 장악하고 오염시키는 우울한 기운들. 마르지 않은 오줌 위에 누워 철창 밖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수십 개의 노랗고 빨간 눈들. 플라스틱 바구니를 무겁게 채워 팔이 끊어지도록 들었다 놨다를 반복해도 불쾌한 기분은 가시지 않는다.(‘개들’, 100쪽) 우울하고 물기 마를 날 없고 갈망으로 충혈된 “노랗고 빨간 (개의) 눈들”. 개들처럼 인물들도 습도 높은 공간의 음습함에 지배당한다. 찌든 ‘개 냄새’가 어두운 기운에 섞인 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이질감, 그것은 곧 도축될 짐승의 살 냄새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화자는 우울한 정서가 깔린 공간에 떠 있는 개들의 처절한 눈빛에서 예정된 죽음을 본다. 질척한 죽음의 세계를 눈에 핏발이 서도록 바라보는 개들. 전망 없이 하강하는 비, 그 빗금들을. 소설 읽기는 해석학의 유혹 7)을 동반한다. 표층 의미가 견인해 내는 숨은 의미를 찾아 들어갈 때 느끼는 쾌락이 없다면 독서행위를 지속하기란 어렵다. 비평은 독서행위의 연장인 만큼, 소설 읽는 즐거움의 다른 표현임을 부정할 수 없다. 정용준 소설의 존재들은 눅진한 그림자처럼 천천히 몸집을 불렸다가 작아지며 이렇게 소설 공간으로 편입된다. 어둠의 한쪽을 잠시 떼어낸 듯한 그 그림자들은 인간의 살이 흘러나온 것처럼 자유롭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를 그것으로부터 격리시킨다. 아래 예문의 ‘비린내’는 핍진한 생명의 냄새를 풍긴다. 나는 수도꼭지를 꽉 잠그고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겨 있는 삶은 계란 두 개를 꺼내들었다. 열려 있는 창문에서 습한 바람이 들어왔고 어디에선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비린내가 났다. 나는 창문을 닫고 탁자에 걸터앉아 계란껍데기를 깠다. 갑자기 견딜 수 없이 배가 고팠고 현기증이 났다. 하얗고 부드러운 계란을 반으로 나누고 한쪽을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었다.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65쪽) “정체를 알 수 없는 비린내”. 그것은 생명의 발원지로부터 확산하는 냄새다. 투석 환자인 아버지가 과도하게 식탐을 부려 다른 환자들보다 계란과 치즈를 더 많이 먹고, 다시 혈액에 독이 쌓여 삶과 죽음이 동시에 진행되지만 생명의지는 죽음을 거부한다. 예문에서 보듯 이러한 생명의지가 ‘나’ 또한 존속게 한다. 인류가 출현하던 그때, 바다에서 시작된 생명이 비린내를 몸에 내장하고 나온 후 우리들 세포에 그대로 삼투된 냄새, 체액을 품은 살이 비린내를 풍기고, 땀을 많이 쏟을수록 생명체는 냄새를 더 짙게 풍긴다. 살아 있으므로 우리의 살은 냄새의 진원지가 되는 것, 그러나 우리는 날마다 썩어가면서 살고 있고, 냄새를 풍기고 살면서 동시에 죽어간다. 살이 내장한 액체들이 다 마르기 전까지만 우리는 생명체인 것이다. 정용준의 소설은 이렇게 인간의 살 냄새와 피 냄새를 그리워하며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 또는 ‘사이’의 문학이다. 다시 ‘474번’으로 돌아가 누나가 사갖고 들어온 꽃게에서 풍기는 ‘진짜’ 냄새를 맡아 보자. 그 냄새는 이제까지 먹어 온 가짜 게맛살과 달리 생경하다. 지금까지 ‘나’는 게맛살이 가공식품이라는 것을 의심해 본 적이 없고, 누나는 누나로서 존재했으므로. 그러나 누나가 꽃게를 사들고 와 ‘진짜’ 모성을 풍김으로써 비극이 불거진다. 몰라도 상관없을 세계를 ‘나’가 알아버린 것이다. “누나가 어머니라는 사실”처럼 가짜 냄새와 진짜 냄새가 겹치고, 이제 진짜가 출현함으로써 자아 탐문이 다른 방향성을 갖는다. ‘나’가 누구인지는 ‘가짜’가 규정해 왔지만 진짜를 아는 순간 나를 충격하는 세계, 끝까지 누나여야 할 존재가 ‘진짜’ 어머니가 된 이때부터 게는 썩은 냄새를 풍긴다. ‘나’가 누나의 존재를 아는 순간부터 진행되는 게의 부패현상, 이는 정용준이 ‘개들’에서 병구를 통해 보여 준 인식의 자국을 따라간다. 앎으로써 세계는 열리지만, 앎이 죽음을 몰고 와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는 것이다. 어머니/누나, 진짜 냄새/가짜 냄새로 나뉘는 세계, ‘나’의 존재는 진짜 꽃게 냄새와 게맛살 냄새처럼 섞인다. 어느 쪽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모를 겹침 현상이다. 꽃게는 점점 썩어가고, 냄새는 확산되고, 존재는 죽어간다. 죽음 뒤에는 냄새를 풍기지 않을 존재, 그러므로 모든 존재는 살아 있는 한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를. 존재를 규정하는 데 완벽한 준거가 있는가. 이러한 물음에 대해 정용준은, 육체의 일부분들을 열어놓고 그 조각들을 비개인적 욕망의 역사라는 맥락에서 풀어나간다. 피와 눈물과 오줌의 물기가 번들거리는 살은 아름답지 않지만 그것으로도 존재는 증명되고 해방된다. 정용준 소설에서의 ‘부분’들은 비천함의 육체적 표지이기보다 욕망의 현실적 드러남이다. 근대의 합리와 원칙과 정형을 따르지 않고 결합·분해·해체하여 인류의 근원적 욕망을 그 조각에 실어낸 표식이며 현상이며 증상이다. 그곳에 근접해 보면 고귀하다고 할 수 없는 이 작은 조직들에 박힌 ‘존재’가 보인다. “정육점에 들어가서 고깃덩어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살피” 8)는 화가의 역설적 심미안에 정용준의 소설은 다시 중첩된다. ‘나’가 ‘곰’을 죽인 후 “손목을 타고 피와 내장이 그리고 그의 생명이 바닥으로 쏟아지”(‘개들’, 128쪽)는 여기, ‘나’는 아버지를 죽임으로써 모란을 포함하여 모든 부권을 계승하게 될 것이다. 아버지의 몸에서 빠져나온 몸의 일부분이 ‘개의 간식’으로 먹히는 현장에서 벌이는 아들의 저항과 투쟁이 보이는가. 과연 지금, 모든 고기는 저울 위에서 평등하다. 그것은 ‘중량’의 문제가 아니며, 존재가 거부되거나 수용되는 경계에서 육체의 일부분들이 뭉치거나 녹아내리거나 해체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끝장에 다다른 생명체들에서 오히려 인류의 영속적인 생명의지를 반어법으로 만나면서 ‘존재’를 재확인한다. 소설이 반드시 미의식을 표방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품고 정용준 소설 속 원시의 육체를 바라볼 때 우리는 의도 없는 듯 냉담한 그곳으로부터 낮게 울려나오는 목소리를 듣는다. 남성들조차도 중성 코드를 띠는 곱다란 사회에서 정용준의 소설은 다소 거칠게 인간 육체의 일부를 들어낸다. 전체성에 대한 해체와 저항, 부분으로 해석되는 육체들은 그때도 욕망한다. 전체로부터 흘러나온 조각과 살 냄새로부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자 한다. 그래서 그 물질들의 전일적 주체인 인간은 끊임없이 재정의되고 재증명된다. 나.는.누.구.인.가. ■각주 1)정용준 창작집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문학동네, 2015), ‘가나’(문학과지성사, 2012)를 참조하였다. 이 글은 이 작품집에 실린 ‘개들’, ‘474번’, ‘벽’,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에 대한 고찰이다. 2)프랜시스 베이컨의 회화에서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을 만들어 내는 고독·공포·절규가 가득하며, 흘러넘치는 비가시적인 힘들이 잔뜩 뒤틀린 채 표현된다. 프랑크 모베르, 박선주 옮김, ‘인간의 피 냄새가 내 눈을 떠나지 않는다’, 그린비, 2015, 117쪽. 3)노태훈은 “인간 근원의 존재론적 탐색을 지속하는 여러 작가들과 (정용준이) 변별되는 중요한 지점이 바로 ‘몸’이라는 실체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라고 말한다. 이는 정용준 소설의 지향을 적시한 것으로 보인다. 노태훈, ‘문학성을 회복하는 방법-정용준,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문학의 오늘’, 2015, 겨울호, 216쪽. 4)엠마뉘엘 레비나스, 김도형 외 옮김, ‘신, 죽음, 그리고 시간’, 그린비, 2013, 9쪽. 5)미셸 푸코, 이규현 옮김, ‘성의 역사 1’, 나남, 2015, 126쪽. 6)슬라보이 지제크, 이현우 외 옮김, ‘폭력이란 무엇인가’, 난장이, 2014, 232쪽. 지제크는 이웃을 “냄새 풍기는 자”로 정의한다 7)위의 책, 118쪽. 지제크는 이를 보다 깊은 의미나 숨겨진 메시지를 찾고자 하는 유혹이라고 말한다. 8)데이비드 실베스터, 주은정 옮김, ‘나는 왜 정육점의 고기가 아닌가’, 디자인하우스, 2016, 161쪽. 저자와 베이컨의 대담 부분.
  • 편식 없는 독서습관 위해 ‘독서영양상태’ 알려주는 어플 출시

    편식 없는 독서습관 위해 ‘독서영양상태’ 알려주는 어플 출시

    유아기부터 독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부모들의 ‘독서코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내 아이가 책장의 책들을 골고루 읽고 있는지, 어떤 종류의 책을 더 선호하고 있고 어떤 종류의 책을 더 읽히면 좋을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어플이 출시됐다. 실제 아이의 책장 분석을 통해 ‘독서영양상태’를 알려주는 특허 받은 앱 ‘아이북케어(ibookcare)’는 터치 하나로 내 아이의 독서코칭을 쉽게 할 수 있다. 아이북케어는 국내 유∙아동 도서 약 42만권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후 유아의 경우 누리과정에 따라 의사소통·사회관계·자연탐구·예술경험·신체운동의 총 5개 영역으로, 초등의 경우 교육과정에 따라 국어·수학·사회·과학·예술 5개의 영역으로 표시해 나누었다. 부모들은 이를 바탕으로 내 아이 책장을 쉽게 분석할 수 있다. 분석된 책들에는 저마다 영역 차트와 키워드가 표시되고 자녀가 읽는 책과 관심키워드를 살펴볼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편리하다. 예를 들어 아이가 사회관계 영역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오면, 사회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도서가 추천되는 방식이다. 또 읽은 책과 읽지 않은 책들을 장르별, 출판사별로 구분해 책장 관리가 용이하고, 방문, 대면 서비스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없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외에도 비슷한 독서성향 및 관심키워드를 가진 또래 아이들의 책장을 구경할 수 있는 이웃 책장을 통해 내 아이 책장의 부족한 영역을 되짚어 볼 수 있다. 북큐레이션을 통해 주제별로 추천되는 실속 정보와 전문가가 엄선한 연령별 추천도서 및 추천소견도 얻을 수 있다. 한편 아이북케어는 도서추천 서비스 제공 장치 및 방법에 대한 특허권을 취득했으며, 지난달 18일에는 2016 스마트앱 어워드 유아교육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5분당 1명꼴인 치매 환자, 초기증상에 좋은 음식은 필수

    15분당 1명꼴인 치매 환자, 초기증상에 좋은 음식은 필수

    국내 치매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매 15분마다 1명씩 치매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예방을 위해선 개인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꾸준한 독서와 함께 메모하는 습관으로 인지기능을 유지하고, 동시에 치매 초기증상을 치료·개선하는 데 좋은 음식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치매 초기증상에 좋은 음식으로는 다양한 품목이 거론되는데, 그중 과학적인 실험으로 그 효능이 입증된 것은 홍삼을 꼽을 수 있다. 영국 노섬브리아대학교 데이비드 케네디 박사팀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기억력 테스트를 시행해 홍삼이 기억력 향상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평균 38.3세의 참여자를 두 그룹을 나누고 한 그룹에만 홍삼 추출물을 8주간 투입한 후 기억력 테스트를 시행했다. 테스트 결과 대조군은 실험 전과 비교해 응답 시간이 0.05ms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홍삼군의 응답시간은 0.12ms나 줄어들어 홍삼이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향상하는 데 뛰어난 효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치매 초기증상에 좋은 음식인 홍삼은 홍삼액, 홍삼양갱, 홍삼정과 등 다양한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홍삼 제품은 제조 방식에 따라 영양분 추출률이 달라질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 홍삼 엑기스 등 홍삼 제품 대부분은 홍삼을 물에 달이는 물 추출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이 방식은 홍삼 성분 중 물에 녹는 수용성 성분 47.8%만을 추출할 수 있고, 나머지 52.2%의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성분은 달여 낸 홍삼 찌꺼기와 함께 버려지게 되는 단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참다한 홍삼 등 일부 업체에서는 홍삼을 제품에 통째로 갈아 넣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참다한 홍삼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홍삼을 제품에 통째로 갈아 넣는 방식은, 홍삼을 모두 분말로 만들어 제품에 넣기 때문에 버려지는 홍삼 찌꺼기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며 "또 물에 녹지 않는 홍삼 성분을 포함해 홍삼의 모든 성분을 섭취할 수 있어 영양분 추출률도 물 추출 방식의 2배 이상인 95%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평균 수명이 늘어나며 치매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적인 문제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치매 초기증상 극복에 좋은 음식인 홍삼을 복용하는 등 개인적인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클래식 감성 담은 개인 맞춤형 관리…프리미엄 독서실 눈길

    클래식 감성 담은 개인 맞춤형 관리…프리미엄 독서실 눈길

    결심한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하고 느슨하게 풀어지는 경우를 가리켜 ‘작심삼일’이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주로 부정적인 경우에 사용되는 이 한자어의 의미를 다르게 해석한 두 창업자가 새로운 배움의 공간을 제시해 눈길을 사로 잡는다. 뉴욕대학교(NYU) 동문인 우태영과 홍승환 이사가 오픈한 ‘작심 독서실’은 작심삼일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돋보인다. 부정적인 의미 대신 시작에 가치를 둔 작심(作心), 즉 모든 이들의 ‘마음먹음’을 지지하고 있다. 단단한 작심을 지지하고 이들이 실천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배움의 터전을 만들고자 독서실을 오픈한 이들은 작심독서실이 단순히 공부를 위한 공간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독서실은 스스로 깨우쳐 달려나가는 그 길이 흔들이지 않도록 응원하는 작심 그 자체의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마케팅 담당 우태영 CMO는 9일 “작심독서실은 전국 1천개 중고등학교와 1백만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교육콘텐츠를 제공해온 아이엔지스토리가 모태”라며 “아이엔지스토리의 운영철학을 이어 받아 학습자들이 마음먹음을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외관, 인테리어뿐 아니라 가구 디자인까지 클래식 감성이 돋보이는 작심독서실은 청고벽돌과 화려한 샹들리에, 고제나무로 디자인된 인포메이션 룸을 통해 고풍스럽고 클래식한 공간을 구현했으며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시간을 관리할 수 있도록 시간관리 프로그램,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는 개인 맞춤형 학습관리 프로그램 등을 서비스한다. 또한 업계 최초로 기프티쇼 독점계약을 통해 8월 셋째 주부터 독서실 이용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작심을 실천해주고자 하는 친구, 가족이 있다면 작심독서실의 이용권을 기프티쇼에서 자유롭게 구매해 선물할 수 있다. 한편 자세한 내용은 작심 독서실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과 내려면…‘52분 일하고, 17분 쉬어라’

    성과 내려면…‘52분 일하고, 17분 쉬어라’

    하루에 8시간 근무하는 제도는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효율적이지 못한 방법이라고 세계적인 경영 전문가 트래비스 브래드베리 박사는 말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감성지능 2.0’(Emotional Intelligence 2.0)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아이앤씨닷컴을 통해 새롭고 더 생산적인 방법을 시도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브래드베리 박사에 따르면, 원래 하루 8시간 근무라는 개념은 18세기 후반 영국의 산업혁명 시대에 고안된 것으로,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혹독하게 긴 육체노동 시간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는 인류의 진보이자 200년 전 노동에 대한 인도적인 노력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오늘날 우리의 생활방식에 적합하다고는 더는 말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브래드베리 박사는 “그런 과거와 변함없이 우리는 여전히 하루 8시간 노동이 적당하다는 생각에 따라 오랜 시간 계속해서 일하고 있으며 그사이에 휴식도 거의 없거나 전혀 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실제로 많은 사람이 점심시간에도 계속 일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구시대적 발상의 근로 방식은 더는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서 “오히려 실제로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어떻게 일해야 할까. 박사가 제시하는 대안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 하루를 계획하는 최고의 방법 하루 8시간 근무제가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연구를 통해서도 밝혀지고 있다. ‘라트비아판 페이스북’으로 불리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드라우기엠’(Draugiem.lv) 등을 운영하는 IT 기업 드라우기엠 그룹은 컴퓨터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해 직원들의 근무 습관을 추적 조사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다양한 업무에 대해 얼마만큼의 시간을 사용하고 그에 따른 생산성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비교 분석했다. 그러자 직원들의 활동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어떤 흥미로운 특징이 발견됐다. 이는 근무 시간의 길이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사람들이 하루를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에 관한 것으로, 특히 휴식 시간을 철저하게 지킨 사람은 오랜 시간 계속해서 일한 사람보다 훨씬 더 생산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일과 휴식의 이상적인 비율은 52분 업무에 17분 휴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일정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자기 일에 대해 특히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대략 1시간을 하나로 구분하면 이들은 그동안 완수해야 할 업무에 대해 100% 집중, SNS를 잠시 확인하거나 메신저(이메일)에 신경을 쓰지도 않았다. 또한 피로를 느낄 때 즉 약 1시간 근무 뒤에는 짧은 휴식을 취하고 휴식 중에는 완벽하게 일과는 떨어져 있었다. 이에 따라 재충전한 상태로 다시 생산적인 1시간을 보낼 수 있다. ■ 당신의 두뇌는 1시간의 켜짐과 15분의 꺼짐을 원한다 마법처럼 생산성을 향상하는 이런 업무와 휴식의 비율을 알고 있는 사람은 라이벌에게도 지는 일이 없다. 이런 업무와 휴식의 비율은 사람 마음의 근본적 요구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뇌는 본래 에너지 상태가 높을 때(대략 1시간) 일하고 그후에는 에너지가 낮은 시기 (15~20분 정도)로 들어간다. 대부분의 사람은 인간의 에너지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높은 에너지에 의해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그 뒤에 이어지는 ‘비생산적인 시간’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비생산적인 시간’에는 피로를 느끼고 주의력 또한 산만해진다. 피로가 쌓이고 주의가 산만해지는 것에 스스로 혐오를 느끼는 것을 막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하루를 계획적으로 보내는 것이다. 1시간 이상 일해 산만해지거나 녹초가 되기도 하는 중에, 어떻게든 노력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이 떨어지기 시작한 시기를 휴식 시간의 신호라고 파악해 보자. 진정한 휴식은 자신의 하루를 생산하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더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피로를 내버려 두고 피로를 느끼면서도 계속 일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에너지와 집중력을 잃기 시작한지 한참 지났음에도 말이다. 또한 우리가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휴식은 진정한 휴식이 아니다.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유튜브를 보는 것은 산책하는 것처럼 에너지를 충전해주지 않는다. ■ 당신의 하루를 관리하라 하루 8시간 근무는 전략적으로 1시간 간격으로 쪼개야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당신에게 원래부터 있던 에너지를 당신의 노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면 상황은 훨씬 원활하게 될 것이다. 다음 4단계로 완벽한 리듬을 몸에 익혀보자. 1. 하루를 1시간 간격으로 쪼개라 우리는 일반적으로 일별, 주별, 월별로 ‘○○을 완료해야 한다’는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그보다 지금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것이다. 올바른 리듬을 익히는 것 이상으로 그날의 계획을 1시간 간격마다 계획을 세워 기력이 꺾일 것 같은 일도 스스로 다룰 수 있는 수준으로 나누면, 단순하게 할 수 있다. 원칙대로 제대로 하고 싶은 분은 52분 간격으로 하루를 계획할 수도 있지만, 1시간으로도 똑같이 잘 될 것이다. 2. 자신의 시간을 존중하라 이처럼 중간에 휴식 시간을 두는 인터벌 전략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최상의 상태인 에너지를 사용할 때만 효과가 있다. 휴식 시간에 메시지를 보내고 이메일이나 SNS를 확인하며 시간을 낭비하면 이 전략을 사용하는 목적 전부를 잃는 것이다. 3. 진정한 휴식을 취하라 드라우기엠 그룹의 조사에서 자주 휴식을 취하는 사람은 전혀 휴식을 취하지 않은 사람보다 생산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뿐만 아니라 의식적으로 휴식할 수 있는 휴식을 취하는 사람은 직장에서 휴식으로 잘 전환 않는 사람보다 더 건강한 상태일 수 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컴퓨터 나 전화, 해야 할 일을 적은 목록에서 벗어나야 한다. 산책이나 독서, 수다 등 휴식은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왜냐하면 자기 일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쁜 날에는 휴식 시간에 이메일이나 전화를 거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니다. 그런 생각은 버려라. 4. 몸이 말해줄 때까지 휴식을 참지 말라 피곤했기 때문에 휴식을 취한다는 것은 너무 늦는다. 이미 생산성을 최대로 끌어올릴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일정을 지킨다는 것은 자신이 가장 생산적일 때 일하는 것이며, 비생산적인 때에는 확실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피로할 때와 집중력이 없을 때 일을 계속하는 것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휴식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라는 것을 잊지 마라. ※ 정리하면 당신의 하루를 당신이 지닌 원래의 에너지 수준에 맞춰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으로 나눠라. 그러면 그날의 업무는 더 빨라지고 생산성은 향상될 것이다. 사진=ⓒ 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문화마당] 사람들은 왜 열차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을까/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문화마당] 사람들은 왜 열차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을까/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언젠가 트위터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꽤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흐릿하지만 대충 옮겨 보면 지하철에 탔는데 요즘 어린 친구들은 스마트폰에만 코를 박고 있으니 그렇잖아도 삭막한 세상이 더욱 삭막하게 느껴지더라는 내용이었다. 당시만 해도 스마트폰이 광범위하게 보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나도 책 판매가 부진한 데 대한 피해 의식을 막연하게 느끼던 터라 해당 글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한데 그에 대한 누군가의 답글이 걸작이었다. “그럼 댁은 예전에 지하철 타면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 막 인사하고 모르는 사람들이랑 사이좋게 수다도 떨면서 가셨나 봐요?” 맞네, 원래 지하철에서는 다들 데면데면하게 가지 않았던가. 그게 어찌 ‘스마트폰에만 코를 박고 있는 어린 친구들’ 때문이란 말인지. 보기 좋게 한 방 먹었다. 19세기 열차 속 풍경을 소개한 ‘철도 여행의 역사’를 보면 이와 관련한 내용이 나온다. 마차에서 열차로 이동 수단이 바뀌자 사람들은 무척 당황했다고 한다. 슬슬 움직이던 마차에 앉아 풍광을 감상했던 것과 달리 열차에서는 풍광을 살피기는커녕 창밖으로 지나치는 무언가를 인식하기조차 어려웠기 때문이다. “총알 같은 속도의 빠르기에서는 그 곁을 지나가는 동안에도 길에 서 있는 사람들을 알아보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내용이 당시 여러 문헌을 통해 발견된 걸로 보아 오늘날로 치면 밖을 쳐다봐야 어둠뿐인 터널 속 지하철 승객과 대동소이한 느낌을 받았던 게 아닌가 싶다. 이들에게는 둘러봐야 뭐가 뭔지 모르겠는 풍경을 대신할 수 있는 어떤 것이 필요했다. 저자인 볼프강 시벨부슈는 덕분에 “독서는 열차 안에서 일반적으로 몰두할 수 있는 일거리가 돼 버렸다”고 적었다. 실제로 열차는 독서 문화 창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1840년대 말의 영국에서는 열차를 탈 때 책을 빌렸다가 내릴 때 반납하는 특이한 형태의 도서 대여 조직이 생겨났고 뒤마나 호돈처럼 유명한 작가들의 소설로 구성된 ‘철도총서’가 발간되기도 했다. 이러한 영국의 움직임은 1852년 무렵 프랑스로 전해져 출판사 아셰트 리브르는 철도회사와 함께 최초의 역 서점을 만들고 2년여에 걸쳐 60개 지점으로 늘려 나갔다. 이로 인해 도서와 신문의 판매 수익이 급증했음은 말할 나위 없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열차에 탄 사람들이 독서에 몰두하게 된 보다 근본적인 이유로 ‘승객들의 관계’를 들고 있다. 마차를 타고 오랜 기간 함께 여행하는 것과 달리 열차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수시로 탔다가 수시로 내린다. 그리하여 어떤 결과가 초래됐느냐. “자주 특정한 여행자의 무관심과 부딪히게 됐다. 열차가 사람들의 예절과 습관을 완전히 변화시킨 것이다. 여행을 함께 시작했던 여행자는 벌써 다음 역에서 내리고 그 자리를 다른 사람이 대신하는 상황에서 독서는 하나의 필요가 됐다.” 즉 사람들은 객실에서 침묵한 채 서로 멀뚱멀뚱 마주 보고 있어야 하는 불편하고도 고통스러운 상황을 피하기 위해 당시로서는 가장 휴대하기 편한 기기였던 책과 신문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사정을 알고 나니 그동안 무턱대고 ‘출판의 적’으로 치부했던 스마트폰에게 다소 미안한 기분도 든다. 다들 뻘쭘하니까 뭐든 들여다봤던 거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들여다보기 편한 것을 들여다본 것뿐인데 공연히 스마트폰만 원망하고 말았다. 그건 그렇고 이런 추세라면 곧 지하철에서 VR 기기 같은 것들을 얼굴에 쓰고 나란히 앉아 있는 SF적 풍경을 볼 날도 멀지 않았겠다.
  • 세종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원, 다양한 특성화 과정 수강생 모집

    세종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원, 다양한 특성화 과정 수강생 모집

    세종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원은 총 10개의 특성화 과정을 개설하고 수강생을 선착순 모집하고 있다. 이번에 개설된 과정들을 살펴 보면 외식창업 분야에 강점이 있는 세종사이버대학교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카페창업과정, 외식서비스마스터과정, 프랜차이즈본부구축과정은 외식업계의 경쟁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기초부터 문제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방법까지 창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교육 받을 수 있다. 미래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유망콘텐츠인 웹툰과 3D게임그래픽, 미술에 기초가 되는 드로잉, 회화도 세종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배울 수 있게 됐다. 웹툰기초과정, 3D게임그래픽 캐릭터 실무과정, 드로잉회화과정은 전문학원에 비해 저렴한 학습비용과 세종사이버대학교의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진의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다양한 실습을 통해 실무적인 경험과 능력을 쌓을 수 있다. 부동산경매전문가, 컨설턴트과정은 자산투자의 한 방법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부동산경매를 초보자들도 쉽게 경매투자에 대한 전문성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영어회화의 능력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곽영일의 시네마 영어회화과정, 자녀들의 올바른 독서 습관을 키워줄 수 있는 아동독서지도과정, 지나온 삶을 되돌아 보며 새로운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자서전집필과정 등 다양한 과정들이 개설되어 있다. 세종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는 재학생 및 졸업생, 개인사업자, 직장인부터 학부모와 광진구민 할인 등 다양한 장학, 할인제도를 마련해 수강생들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본 교육과정은 특별한 자격제한 없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수강신청은 세종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원 홈페이지, 이메일 및 전화를 통해 접수 가능하고, 수강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세종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원으로 문의하면 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이위준 부산 연제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이위준 부산 연제구청장

    평생 배움 - 똑똑 플레이스·도서관서 질 높은 교육… 평생학습 대상가족 키움 - 10월 육아지원센터 개관… 맞춤 보육·놀이 공간 갖춰 연제의 꿈 - 복지 사각 민간 안전망 구축… 더불어 사는 도시로 부산 연제구는 ‘살고 싶은 도시, 살맛 나는 연제’라는 슬로건 아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함께 나누고 더불어 사는 사회 복지 확립, 삶의 가치를 높이는 평생학습 문화 체육 도시 조성에 힘쓴다. 2006년 민선 4기 구청장으로 취임한 이위준(73) 연제구청장은 29일 “첫 취임 때부터 구민의 편에서 생각하고 구정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며 “남은 2년 임기 안에 공약사항을 완료하는 등 구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혔다. 연제구를 전국 최고의 행복 자치구로 만들려는 이 구청장으로부터 구정 운영방안과 인생철학, 비전 등을 들어봤다. 그는 매사에 긍정적이다. 검소하고 부지런함이 몸에 배었다. 출퇴근 등 가까운 거리는 걷는다. 생활 속 습관이 건강을 지탱하는 원동력이다. 함께 부대끼며 ‘울고 웃고 더불어 살아가는 좋은 이웃’이 되고 싶었다. 그가 정치에 발을 내디딘 이유다. 동장과 구의원, 시의원 등을 거치면서 행정 경험을 쌓았다. 구청장이 되고서는 ‘뚜벅이’처럼 한눈팔지 않고 앞만 보며 뚝심 있게 달려 왔다. 초등학교 3학년인 10살 때 부모 손을 잡고 경주에서 부산으로 내려왔다. 공부를 곧잘 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학비가 면제되는 동래원예고교로 진학했다. 동아대 농대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학군장교(ROTC 5기)로 임관했다. 군 제대 후 교사, 철도공무원, 예비군 중대장, 독서실 운영, 안보강사, 양초공장 운영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쳤다. 1978년 연산4동 동장(별정직)을 하면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4년간 근무했다. 이는 뒷날 구·시의원, 구청장직을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1995년 그에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당시 부산시의원이었던 박대해 전 국회의원의 권유로 연제구 구의원에 출마해 당선됐다. 2002년에는 구의회 의장을 역임했다. 이어 부산시의원을 한 차례 하고 민선 4기인 2006년 제7대 연제구청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4년 뒤 민선 5기 때에는 여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 승리했으며 민선 6기에는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3선 구청장이 됐다. 이 구청장은 취임 후 구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14년 법률소비자연맹에서 발표한 민선 5기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이행률 평가에서 부산시 1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서울대 행정대학원이 실시한 지자체 평가에서 주거상태만족도 전국 1위, 직장생활만족도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또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평생학습대상, 행정안전부(현 행정자치부) 여성공무원 정책 대통령 표창, 11년 연속 친절 최우수 구로 선정되는 등 전국 최고의 기초자치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이와 함께 차별화된 평생학습 추진으로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평생학습도시로 성장했다. 2006년 7월 평생학습도시 선정과 함께 기반을 착실히 다져 4년 만인 2010년에 대한민국 평생학습 대상을 받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주민과 함께하는 복지 시책도 자랑거리다. 사단법인 연제이웃사랑회와 ‘민간사회안전망’ 구성은 연제구가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복지 시책 중 하나이다. 평소 “가정이 행복해야 지역사회도 발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 결과물이 2006년 탄생한 연제이웃사랑회이다. 주민들이 십시일반 기금을 내놓으면서 규모가 커졌다. 이어 2009년 12개 전 동에 민간사회안전망을 구성했다. 연제이웃사랑회와 연계해 지금까지 67억원을 모금해 49억 5000만원을 지원했다. 매년 위기가정, 저소득층 주민 등 1300여 가구가 도움을 받는다. 이 구청장은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회안전망 조성을 통해 복지사각지대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기부문화를 더욱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등 가족 모두가 살기 좋은 여성친화도시 조성에도 애정을 쏟는다. 2009년 위기가정에 대한 종합복지서비스와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드림스타트센터’를 만들어 가정친화형 기반을 구축했다. 2012년 11월에는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됐으며 2014년 보육분야 대통령 표창, 여성친화도시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등 큰 성과를 냈다. 지난해 7월에는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확장, 이전해 건강가정, 다문화 가정, 공동육아나눔터 운영, 워킹맘·워킹대디 지원 사업 등 가족통합서비스를 제공한다. 여성 및 영유아를 위한 맞춤형 육아지원 거점기관인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최근 준공을 끝내고 오는 10월 가동한다. 각종 보육관련 정보 제공과 상담은 물론 놀이체험실, 장난감도서관 등 복합놀이문화 공간 등을 갖췄다. 전국 최고 수준의 평생학습도시답게 주민들에게 다양한 평생학습 기회를 지원한다. 2006년 7월 평생학습도시 선정과 함께 기반을 착실히 다진 결과 4년 만인 2010년에 대한민국 평생학습 대상 수상이란 값진 성과를 거뒀다. 2014년에 개관한 연제도서관은 하루 평균 1000여명이 이용하는 등 주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권역별마다 만든 작은 도서관과 민간시설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똑똑 플레이스’ 등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명품 교육도시로서 위상을 높였다. 2006년 평생학습도시를 선언하고 구민에게 공평하고 양질의 교육보장과 평생학습 증진을 위해 평생학습 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한 결과 2010년 정부로부터 제7회 평생학습 대상을 받았다. 지난 7월에는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네트워크 회원으로 가입,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평생학습도시로 발돋움했다. 영국 스완지 등 세계 19개 도시가 회원도시이며 부산에서는 연제구가 처음이다. 알자리 창출에 도움을 주는 ‘연제형 맞춤 일자리만들기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2011년 3800여개, 지난해 82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등 매년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청년 취업을 위한 ‘창조적 행정서비스 인력양성 프로그램’은 부산 자치구 중 유일하게 S등급을 받았다. 이 구청장은 “임기 내 2만개 이상의 일자리 발굴을 목표로 연제일자리 박람회, 구인·구직자 만남의 날 개최 등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취업 지원으로 구민이 체감하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행정력을 집중한다”고 귀띔했다. 1995년 동래구에서 분리된 연제구는 1998년 부산시청이 이전한 후 부산지방검찰청, 부산지방법원, 부산지방노동청, 부산지방국세청 등 공공기관들이 속속 이전해 오면서 부산의 행정요충지로 우뚝 섰다. 요즘에는 중장비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최근 재개발·재건축 붐에 힘입어 크고 작은 아파트 건설현장이 들어서는 등 도시재생 작업이 한창이다. 거제동의 5000여 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 공사를 비롯해 시청 인근과 연산동 물만골 일대 등 재개발 사업이 한창이다. 주민 숙원사업인 거제지구 자연재해위험지 정비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275억원을 투입해 내년 1월 완공 예정이다. 이와 함께 연산동 고분군과 배산성지를 연계하는 역사관광벨트도 조성하고 있다. 완료 후 시민들이 즐겨 찾는 도심 속 역사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99억원을 들여 연제문화원을 내년 3월 준공하고 기존 거제1동 주민센터는 보훈회관으로 새롭게 단장 중이다. 이 구청장은 “변화의 시대, 구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살기 좋은 도시, 살맛 나는 연제의 꿈을 이루기 위한 행복한 도전은 계속된다”며 “남은 임기 동안 공약사항을 완료하는 한편 구민과의 약속을 충실히 지켜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자치광장] 삶과 마주한 도서관 만들기/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

    [자치광장] 삶과 마주한 도서관 만들기/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

    서울 양천구에는 1년 전까지만 해도 골칫덩어리 공간이 하나 있었다. 초등학교 옆 막다른 골목을 차지하고 있던 고물상이다. 생긴 지 20년이 넘다 보니 소음과 분진이 심한 데다 초등학교 옆이라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오랜 고심과 소통의 결과로 지난해 말 여기에 조그마한 도서관이 들어섰다. 흰색 컨테이너 두 개를 붙여 만든 ‘공감쉼터 북카페’다. 이 작은 도서관에 종종 들르는데, 엄마와 아이들이 편안하게 앉아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항상 볼 수 있다.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2015년 국민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1권 이상의 책을 읽은 성인은 100명 중 65명에 불과하다. 35명은 단 한 권도 읽지 않은 셈인데, ‘시간 부족’과 ‘독서습관 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국민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를 바쁜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업무 태만이다. 조사에 참여한 사람 중 70%가 지난해 공공도서관을 한 번도 찾은 적이 없다니 말이다. 찾을 의지가 없었을 수도 있겠지만, 일상 중 도서관을 쉽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의 필요성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오늘날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는 빌 게이츠가 부러워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양천구는 2014년부터 1동 1도서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상과 가까운 곳에 도서관을 만들고, 각각의 색깔을 입히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밤에 북적이는 갈산도서관은 천문학 특성화 도서관이다. 매주 열리는 별자리 수업 덕에 주민들은 밤낮 가리지 않고 도서관을 찾고, 1박2일 천문학 가족캠프는 광(光)클릭 없이는 참여할 수 없을 만큼 인기다. 서울시 최초 음악 특성화 도서관인 신월디지털도서관은 흔히 보기 어려운 레코드판의 지직거림을 아름답게 들려주는 곳이다. 또 지난 4월 문을 연 영어 특성화 도서관에선 지역 청소년들이 유창한 발음으로 어린이들에게 영어책을 읽어 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엎드리거나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는 ‘마루’ 열람실도 어린 자녀와 엄마들이 자주 찾는다. 편안함과 재미로 무장한 마을 도서관들이 지역 주민의 삶을 성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라는 시에 나오는 문구다. 사람이 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그보다 몇 배는 더 어마어마한 일이 될 수 있다. 한 사람의 성장은 그 사회를 바꾸는 커다란 불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모두를 성장시키는 마을 도서관은 실로 어마어마한 정책이다.
  • [기고] 책 읽으러 강릉에 오세요/최명희 강릉시장

    [기고] 책 읽으러 강릉에 오세요/최명희 강릉시장

    소설가 한강이 지난 5월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몇만 부만 팔려도 베스트셀러에 오르던 한국 소설이 수십만 부가 팔리면서 독서붐을 일으켰다. 그전에 발표됐던 한강의 다른 작품도 다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이 상 수상을 계기로 모처럼 책 읽는 문화가 다시 확산되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해 1년간 13세 이상 국민 중 책을 한 권이라도 읽은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율(독서율)은 56.2%였다. 10명 중 4명꼴은 1년에 단 한 권도 책을 읽지 않은 것이다. 13세 이상 1인당 연간 평균 독서 권수는 9.3권에 불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국가의 연평균 독서율인 76.5%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거의 책을 읽지 않는 나라에 속한다. 지난 1월 미국의 주간잡지 뉴요커는 “한국은 선진국 가운데 1인당 독서량이 최저인데 노벨문학상 발표 시기만 되면 전 국민이 한국 작가의 수상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꼬집었다. 책은 국제적으로 유명한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읽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책은 지식의 보고이고, 독서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밑거름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주위를 보면 책을 읽는 모습보다 스마트폰을 가까이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독서는 일상생활에서 가까이 책을 두고 읽는 습관을 기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출판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책을 구해 읽을 수 있도록 주변에 도서관 등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많아야 한다. 강릉 하면 소나무숲으로 둘러싸인 경포대 해변을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강릉은 예전부터 문향(文鄕))으로 유명하다. 멀리 율곡 이이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쓴 매월당 김시습, 허균과 허난설헌 등의 고향이다. 근현대 들어서는 서영은, 윤후명, 김형경 등의 문인들도 강릉 출신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전통을 이어받은 강릉은 2007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받아 도심은 물론 읍, 면, 동 단위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지금 99개로 늘었다. 전통의 향기를 풍기는 옛 기와집이나 시장통, 오래된 마을의 뒷골목에도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주민들이 사랑방 역할을 하게 했다. 다음달 9~11일 강릉에서 열리는 ‘2016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축제다. 전국의 출판 및 독서 관련 단체 150여곳이 참여해 책 읽는 도시 선포식, 북 콘서트, 노벨문학상 작가전 등이 펼쳐진다. 또 전국독서동아리한마당, 평생학습어울림한마당, 전국문학심포지엄, 평생학습의 밤 등 독서 애호가들의 행사가 풍성하게 마련됐다. 강릉의 자랑인 경포 해안에서 벌어지는 문학 기행은 초가을 솔향 가득한 해변에서 펼쳐지는 인문학의 향연이다. 독서는 개인에게는 인성과 실력을 살찌우는 역할을 하지만 크게 보면 미래의 국가경쟁력은 물론 한 나라의 국격(國格)을 결정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책 읽기 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 서점으로 피서 떠나는 ‘북캉스족’을 위한 추천도서

    서점으로 피서 떠나는 ‘북캉스족’을 위한 추천도서

    넘치는 휴가객이나 방학기간을 맞은 중고등학생들을 피해 7월말, 8월초 휴가를 피하고 뒤늦은 휴가를 선택한 사람일수록 조용한 휴가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개학과 함께 학생들이 빠져나간 서점가를 채우고 있는 것도 바로 북캉스를 즐기려는 늦깎이 휴가객들이다. 이에 더위도 피하고 자기계발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북캉스를 위해 올 여름 주목할만한 책들을 소개한다. 보이스 컨설턴트이자 대화법 전문가로 활동 중인 오수향 교수의 ‘1등의 대화습관’은 자기계발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도서다. 수년간 대화법을 컨설팅해 온 저자가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과 설득을 기술을 알려준다. 오수향 교수는 “협상, 계약, 면접처럼 중요한 일은 모두 말을 통해 결정된다. 그렇다면 말을 잘 하려면 타고나야 하는 것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뛰어난 말재주는 연습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말이 바뀌면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대화를 통한 소통의 힘과 자신감을 얻어가기 바란다”고 전했다. 조정래 작가의 ‘풀꽃도 꽃이다’는 국내 문학사의 거장이 우리 사회와 교육의 지향점을 제안하는 장편소설이다. 3년에 걸쳐 국내 사교육 실태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관계자들을 인터뷰한 후 저술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사실성이 돋보인다. 오직 대학이라는 한 길만을 바라보며 달리는 청춘의 슬픈 자화상을 통해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대한민국의 미래를 제시한다. 스타강사 설민석의 재미있고 깊이 있는 한국사 책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은 27명의 조선의 왕들을 한 권으로 불러 모아 핵심적인 주요 사건들을 풀어 쓴 책으로, 설민석 특유의 흡입력 있는 간결함과 재치 있는 말투를 구어체 그대로 책에 담았다. 실록에 등장하는 왕의 목소리를 현대어로 풀어 써 당시의 정책과 주요 사건들이 일어난 배경을 명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연스레 역사 속 사건들이 하나씩 이해되고, 엉망으로 기억되었던 얕은 국사 지식의 파편들이 차분히 정리된다. 등단 13년째를 맞은 저자 한강 특유의 개성을 반영한 ‘채식주의자’는 작가가 지금까지 발표해온 작품들에 등장했던 욕망, 식물성, 죽음 등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한 편에 집약해 놓은 수작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채식주의자’로 노벨문학상과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손 꼽히는 영국의 맨부커상을 수상하면서 12주째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한 서점가에서 한강의 전 소설 판매량이 급등하기도 하면서 상반기 정상 등극에 올랐다. 소설 속 분위기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인간의 심리와 내면을 바닥부터 그려내게 한다. 채식을 하면서 점차 식물이 되어가는 등장인물 영혜와 그녀를 바라보는 인혜와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엉킨 관계와 인간이 지켜야 할 윤리적 한계에 대해 말한다. 80~90년대 유년기를 보낸 한국의 독자들이라면 기억 할 ‘빨강머리 앤’. 신작을 발표할 때마다 많은 독자들에게 호응을 받았던 작가 백영옥이 지브리 스튜디오의 명작 애니메이션인 ‘빨강머리 앤’의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이제부터 어른으로서의 삶을 헤쳐나가고 일과 연애와 꿈의 좌절에 맞닥뜨려야 할 날들을 위해 다독이는 격려의 메시지들을 모았다. 웃음과 위로를 찾아주는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을 통해 삶의 한 가운데에서 이제는 기대를 잊고, 실망에 지쳐가는 이들이라면 이 한 권의 독서를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루 30분 소설 읽기가 장수 비결? “2년 더 오래 산다” (연구)

    하루 30분 소설 읽기가 장수 비결? “2년 더 오래 산다” (연구)

    누군가는 톨스토이의 두꺼운 책을 좋아하지만, 또 다른 이는 해리포터 시리즈에 더 열광할 것이다. 그런데 당신이 어떤 책을 선택하든 소설을 읽으면 더 오래 사는 것과 연관성이 있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미국 예일대 연구진은 12년간 50세 이상 성인남녀 363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하루에 30분 이상 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읽지 않은 이들보다 수명이 평균 23개월, 그러니까 약 2년이 더 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일주일에 3시간 반 이상을 소설을 본 사람은 이 연구 동안 23% 덜 사망했다. 연구진은 신문이나 잡지, 정기간행물 등 다른 책을 읽는 것도 수명 연장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지만, 이 관계는 소설만큼 강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왜 책을 읽는 것이 연장된 수명과 연관성이 있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건강에 관한 조사뿐만 아니라 독서 습관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연구팀은 이들 참가자를 세 집단으로 분류했다. 첫 번째 집단은 평소 독서를 전혀 하지 않았고, 다음 집단은 일주일에 3시간 반까지 책을 읽었으며, 나머지 집단은 그 이상을 읽었다. 여기서 연구팀은 가장 열심히 책을 읽는 사람들은 대학 교육을 받은 고소득 여성인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연구팀이 직업과 나이, 인종, 건강, 우울증, 결혼 등의 다른 요인을 조정해도 독서와 수명 연장 사이의 관계는 여전히 존재했다. 연구를 이끈 베카 레비 교수는 “하루에 30분 책을 읽었다고 보고한 사람들은 책을 전혀 읽지 않은 이들보다 수명에 상당한 이점이 있었다”면서 “그리고 이런 이점은 부와 교육, 인지 능력 등 다른 많은 변수를 조정해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결과는 독서의 혜택에 수명 연장이 들어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회과학과 의학’(Social Science and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 deagreez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하루 30분 소설 보면 2년 더 오래 산다”(예일大 연구)

    “하루 30분 소설 보면 2년 더 오래 산다”(예일大 연구)

    누군가는 톨스토이의 두꺼운 책을 좋아하지만, 또 다른 이는 해리포터 시리즈에 더 열광할 것이다. 그런데 당신이 어떤 책을 선택하든 소설을 읽으면 더 오래 사는 것과 연관성이 있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미국 예일대 연구진은 12년간 50세 이상 성인남녀 363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하루에 30분 이상 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읽지 않은 이들보다 수명이 평균 23개월, 그러니까 약 2년이 더 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일주일에 3시간 반 이상을 소설을 본 사람은 이 연구 동안 23% 덜 사망했다. 연구진은 신문이나 잡지, 정기간행물 등 다른 책을 읽는 것도 수명 연장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지만, 이 관계는 소설만큼 강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왜 책을 읽는 것이 연장된 수명과 연관성이 있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건강에 관한 조사뿐만 아니라 독서 습관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연구팀은 이들 참가자를 세 집단으로 분류했다. 첫 번째 집단은 평소 독서를 전혀 하지 않았고, 다음 집단은 일주일에 3시간 반까지 책을 읽었으며, 나머지 집단은 그 이상을 읽었다. 여기서 연구팀은 가장 열심히 책을 읽는 사람들은 대학 교육을 받은 고소득 여성인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연구팀이 직업과 나이, 인종, 건강, 우울증, 결혼 등의 다른 요인을 조정해도 독서와 수명 연장 사이의 관계는 여전히 존재했다. 연구를 이끈 베카 레비 교수는 “하루에 30분 책을 읽었다고 보고한 사람들은 책을 전혀 읽지 않은 이들보다 수명에 상당한 이점이 있었다”면서 “그리고 이런 이점은 부와 교육, 인지 능력 등 다른 많은 변수를 조정해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결과는 독서의 혜택에 수명 연장이 들어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회과학과 의학’(Social Science and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 deagreez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독자의 소리] 휴가철을 지식 충전의 기회로/이재훈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일상에 지쳐 책을 대하기 힘들었던 우리에게 여름휴가는 지식을 충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겨진다. 때마침 최근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국립중앙도서관은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을 선정해 발표했다.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는 이들에게 문학, 철학, 자기계발, 사회경제, 자연과학, 기술과학, 예술, 역사지리 등 8개 분야에서 총 100권의 도서를 추천했다. 최고의 부자이며 컴퓨터의 황제로 불리는 독서광 빌 게이츠는 ‘하버드대학 졸업장보다 중요한 것은 독서 습관이며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마을의 작은 도서관’이라고 했다. 게이츠의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아 저녁 식사 시간에는 책을 읽지 않는다는 규칙을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런 버핏 또한 책벌레로 유명하다. 스스로도 남보다 다섯 배 정도는 더 책 읽기를 했고 책을 통해 얻은 지식과 정보를 활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입시 공부와 취업난에 시달리는 우리의 젊은이와 일에 시달리는 직장인에게 책 읽기는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 된 지 오래다.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조용히 사색하는 한편 긴장의 끈을 잠시 놓고 육신을 넉넉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독서다. 더위와 지친 일상의 피로를 풀기 위한 여름휴가철이 독서삼여의 의미대로 책 읽기를 할 수 있는 좋은 계절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재훈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와 치열한 독서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와 치열한 독서

    우리는 얼마나 책을 읽을까. 1990년대 중반의 성인 독서율은 85%를 상회했지만 지난해는 65%였다. 책을 읽지 않는 성인이 과거에는 10명 중 1명 정도였지만 지금은 3, 4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책을 읽지 않을까. 이에 대부분 그럴 시간이 없다고 대답을 한다. 그러나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읽는 것이 아니다. 책을 읽지 않기 때문에 책을 읽지 않는다. 시간이 있어도 책을 읽지 않는다. 습관이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일은 습관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재의 우리는 우리가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의 결과”라고 했다. 유배인들 가운데는 치열하게 독서를 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제주 유배인 정온은 “현감이 서실 두 칸을 만들어 주었는데 선생은 날마다 그 안에 거처했으며 경, 사, 자, 집 수백 권을 다락 위에 올려놓고 10년 동안 돌아가며 열람했다”고 했다. 영창대군 옥사에 대한 비판으로 광해군에게 미운털이 박힌 정온은 제주에서 10년의 유배 생활을 책 읽기로 견뎠다. 그때는 TV도, 스마트폰도 없었기에 그럴 수 있지 않았느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치열한 독서를 통해 궁극적으로 경쟁력을 갖췄음을 볼 때 단순한 소일거리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제주도와 함경도에서 19년 유배 생활했던 유희춘은 더욱 그랬다. 그는 원칙을 정해 책을 읽었다. 첫째 부지런히 책을 읽을 것, 둘째 읽은 내용을 반드시 기억할 것, 셋째 읽은 뒤에 정밀하게 생각할 것, 넷째 분별을 분명하게 할 것, 다섯째 읽은 것을 잘 기술할 것, 여섯째 읽은 것을 충실하게 행동으로 옮길 것. 이런 덕에 유배가 끝나고 선조의 스승이 될 수도 있었다. 선조는 “내가 공부를 하게 된 것은 유희춘에게 힘입은 바가 크다”고 했다. 한국 사회에서는 부모의 학력과 소득 수준이야말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변수라고 믿는다. 그러나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부모의 학력이 높든 낮든, 부모의 소득 수준이 높든 낮든 책을 많이 읽을수록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좋은 직장에 취업해 고임금을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미 이러한 결과를 보여 주었던 유배인들이 많다. 말년에 세인트헬레나 섬에서 유배 생활을 했던 나폴레옹은 50년 평생 동안 8000여권의 책을 독파할 정도로 대단한 독서광이었다. 왜소한 체격 때문에 놀림을 당하던 그는 부친으로부터 선물받은 ‘플루타크 영웅전’의 영향으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고 미래 지도자에 대한 꿈과 자신감을 갖게 됐다. 유배지에서 신간까지 구해 읽은 김정희는 특히 유별났다. 역관이었던 제자 덕분이었지만 그의 독서 습관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청나라 위원이 쓴 서양 문물 소개서인 ‘해국도지’의 50권본은 1844년에 중국에서 간행됐는데 김정희는 이 책을 1845년에, 그것도 유배지 제주도에서 입수한다. 그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해국도지는 꼭 필요한 책이며 나에게는 다른 집의 많은 보물과 맞먹는다”라고 쓰고 있다. 이제 곧 책을 읽지 않으면 제대로 살 수가 없는 시대가 온다. 기업들이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작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4차 산업혁명(Industry 4.0)이 그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흐름 속에 지평을 넓혀 나갈 수 있는 최고의 힘은 독서뿐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취미 독서가 아니라 기획 독서, 전략 독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유배인들이야말로 전략적인 치열한 독서가였다. 제주대 교수
  • 단 5분! 기상 직후 해야할 7가지 습관

    단 5분! 기상 직후 해야할 7가지 습관

    성공한 삶을 사는 사람들, 늘 행복감과 감사함에 충만해서 지내는 사람들은 뭔가 다른 습관을 갖고 있다. 숱한 자기계발서와 처세술 등을 담은 책들은 이러한 내용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하지만 이런 책들을 아무리 읽더라도 결국 현실로 돌아오면 머리와 몸이 따로 움직이는 것을 절감하며 스스로 좌절하기 일쑤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5분 안팎의 시간을 투자해서 당신이 하루종일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 7가지를 소개했다. 하루에 세 시간씩 투자해가며 성공을 기약하는 방식이 아니라 고작 5분이다. 아침마다 '5분만, 5분만' 하며 알람시계를 누르면서 이불 속을 파고드는 시간 정도만 할애하면 당신의 하루가 통째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충분히 매력적인 제안이다. 1. 소중함을 느끼는 것 세 가지 적기 우리의 인생에서 이미 갖고 있는 소중하고 감사한 것들 세 가지를 적어보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물질적 가치에 중점을 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집, 자동차 등이 아니라 친구, 가족, 독서, 취미, 사랑 등이 될 수 있다. 마틴 셀리그먼 펜실베니아대학 심리학 교수는 이미 저녁에 이런 행동을 해보라고 제안했지만, 아침 역시 쉽게 해볼 수 있는 일들이다. 2. 오늘 가장 신날 일에 대해 생각하기 오늘 일어나기를 바라는 일 하나를 떠올려서 하나의 문장으로 적어보라. 이는 실제로 일어났느냐 여부를 떠나 당신의 하루를 더 긍정적이고, 효율적이며 특별한 날로 만들 수 있다. 그 무언가를 적는 순간 이미 머릿속에는 행복한 감정으로 가득참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 명상하기 명상은 수많은 장점들을 갖고 있다.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됐듯 부정적 감정을 떨쳐낼 수 있고,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으며, 기억력을 높일 수도 있고, 면역력을 강화할 수 있다. 그렇다고 명상을 위해 긴 시간을 투자할 필요는 없다. 그저 5분 정도만 차분히 앉아서 명상하더라도 오늘 하루에 심오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이드법이 많이 소개돼 있다. 4. 체조하기 아침에 일어나서 딱 5분의 플랭크(푸쉬업하듯 엎드려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지탱하는 동작)로도 충분하다. 체중감량은 물론 몸에 에너지를 넘치게 할 수 있다. 물론 꼭 플랭크가 아니어도 좋다. 밤새 뻑뻑뻑해져 있는 당신의 근육을 어떤 방법의 동작으로건 간에 풀어주는 것은 하루를 더욱 힘차게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5. 이부자리 정리하기 밤새 뒹굴거리며 누워있던 이부자리를 정리하는 것은 몸과 머리에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신호가 된다. 이는 아침에 일어나서 할 수 있거나 해야할 다른 좋은 습관들을 행할 수 있는 가장 기본이 되는 습관이다. 6. 할 일에 우선순위 매기기 오늘 하루 해야할 많은 일들이 있다. 가치와 중요도를 따져가며 먼저 할 일, 중요한 일을 따지는 등 우선순위 매겨 적어보자. 심리학자 트래비스 브래드베리는 이처럼 계획을 세우는 건 목표를 이뤄내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그는 짧은 명상을 가진 후에 이 일을 할 것을 제안했다. 7. 하루 일어날 일 마음 속으로 떠올리기 오늘 하루 일어날 것 같은 일들을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려보자. 아직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일어날 것 같은 일을 스스로 얘기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이때는 좀더 구체적인 스토리 속에서 당신이 했던 행동을 곁들여서 하면 더욱 효과적이 될 수 있다. 이 모든 습관들은 짧은 시간에 할 수 있지만 결코 단순하지만은 않다. 그 어떤 좋은 습관도, 오늘의 실천 없이는 결코 자리잡지 않는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일단 한 번 해보는 건 그리 어렵지도 않다. 사진=©Fotolia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우리가 부자 습관 따라해도 부자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가 부자 습관 따라해도 부자되지 못하는 이유는?

    워런 버핏이 매일 하는 습관이나 엘론 머스크가 아침마다 먹는 메뉴, 또는 부자에게는 있지만 가난한 사람에게는 없는 특성에 관한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은 확실히 흥미로운 내용이지만, 이를 따라 한다고 해서 당신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미국 매체 라이프해커가 최근 밝혔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런 습관에만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성공에서 멀어질 위험이 커진다. 예를 들어, 실제 부자들이 실천하고 있는 몇 가지 습관을 살펴보자. 일찍 일어나기, 해야 할 일 목록 만들기, 지인 생일에 전화하기, 적극적으로 인맥 유지하기, 책이나 기사 많이 읽기까지, 이는 모두 좋은 습관이다. 하지만 이런 습관을 따라 해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확대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 더 나쁜 점은 대부분의 경우 인과 관계가 반대로 설명돼 있다는 것이다. 이미 부자가 돼 있는 사람이 일찍 일어나는 것이며, 지인의 생일에 전화하는 가난한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매체는 “성공한 사람의 습관을 아는 것만으로 동기부여를 높일 수는 있지만, 부자의 습관을 따라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며 쓸모없는 것”이라면서 “이런 습관이 있어도 부자가 되는 것과는 어떤 인과관계도 없고 오히려 상관관계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습관은 돈을 거래할 때 중요하다. 규칙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개인의 자산은 습관이나 규칙처럼 따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당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과 부를 위한 간단한 지도가 있다고 한다면 실제로 성공에 필요한 중요한 것들을 생각하지 않게 될 수 있다. 이 매체는 유명 작가 크리스 길아보가 ‘스마트 패시브 인컴’(Smart Passive Income) 팟캐스트에서 밝혔던 다음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길아보는 “항상 유명 기업가들은 좋은 습관을 갖고 있었다. 이를 보고 ‘워런 버핏은 매일 이렇게 하고 있으니 해봐라. 워런 버핏처럼 될 수 있을 것이다’와 같이 말하지만 이는 모두 엉터리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사람은 그들이 지닌 것과 같은 자원이 없다. 우리는 수만 명의 직원을 거드린 것이 아니다”면서 “우리는 워런 버핏처럼 수십억 달러의 돈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그래서 단순히 ‘워런 버핏이 투자를 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마크 저커버그가 성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도 무의미하다”면서 “‘우리가 잘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물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좋은 습관을 배우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부자가 하는 것처럼 누군가의 생일에 전화를 걸거나 일찍 일어나지 말라는 의미도 아니다. 이런 습관을 들이게 되면 행복해지거나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지 맹목적으로 부자의 습관을 따라 한다고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일 그렇게 일이 간단하면 우리 모두 부자가 돼 있을 것이다. 대신 자신이 처한 상황에 얼마나 잘 대처하는 지를 배우는 것이 성공으로 향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된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또 소개되는 습관 대부분이 무작위이며 단순화돼 있다. 성공한 사람의 습관을 소개하는 글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습관을 무작위로 추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워런 버핏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이므로, 그의 투자 습관을 배울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돈에 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그가 일주일에 책을 500페이지나 읽는 습관은 어떤가? 분명히 좋은 습관이지만 단지 훌륭할 뿐이다. 모든 사람이 독서가 좋은 습관이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독서가 버핏의 성공 비밀은 아니다. 버핏은 자신이 수동적인 투자를 통해 부를 축적했다고 말한다. 이는 실제로 버핏처럼 부자가 되려는 사람에게 유용한 정보다. 길아보는 “습관에 주목하려면 자신과 같은 일반인 중 자산을 향상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습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괜찮다는 것은 아니다. 투자 방법이나 자유 시간을 늘리는 방법, 또는 돈을 관리하는 방법 등 지금 당신에게 중요한 주제로 노력하고 있는 사람에게 눈을 돌리는 것이다. 이는 개인 금융 블로그가 매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이런 블로그에는 실제 경험과 생활습관 등 도움이 되는 것이 소개된다. 즉 습관은 내용뿐만 아니라 배경이 되는 생활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어떤 사람이 어떤 습관을 실천하고 어떤 효과가 나오는지 전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히 성공한 사람들은 습관이 도움이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부를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소개된 습관이 아닌 각고의 노력과 실천이 있었기 때문이 틀림없다. 일찍 일어나거나 TV를 덜 보고, 또는 일기를 쓰는 것만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부자의 습관을 따라해도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

    부자의 습관을 따라해도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

    워런 버핏이 매일 하는 습관이나 엘론 머스크가 아침마다 먹는 메뉴, 또는 부자에게는 있지만 가난한 사람에게는 없는 특성에 관한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은 확실히 흥미로운 내용이지만, 이를 따라 한다고 해서 당신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미국 매체 라이프해커가 최근 밝혔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런 습관에만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성공에서 멀어질 위험이 커진다. 예를 들어, 실제 부자들이 실천하고 있는 몇 가지 습관을 살펴보자. 일찍 일어나기, 해야 할 일 목록 만들기, 지인 생일에 전화하기, 적극적으로 인맥 유지하기, 책이나 기사 많이 읽기까지, 이는 모두 좋은 습관이다. 하지만 이런 습관을 따라 해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확대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 더 나쁜 점은 대부분의 경우 인과 관계가 반대로 설명돼 있다는 것이다. 이미 부자가 돼 있는 사람이 일찍 일어나는 것이며, 지인의 생일에 전화하는 가난한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매체는 “성공한 사람의 습관을 아는 것만으로 동기부여를 높일 수는 있지만, 부자의 습관을 따라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며 쓸모없는 것”이라면서 “이런 습관이 있어도 부자가 되는 것과는 어떤 인과관계도 없고 오히려 상관관계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습관은 돈을 거래할 때 중요하다. 규칙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개인의 자산은 습관이나 규칙처럼 따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당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과 부를 위한 간단한 지도가 있다고 한다면 실제로 성공에 필요한 중요한 것들을 생각하지 않게 될 수 있다. 이 매체는 유명 작가 크리스 길아보가 ‘스마트 패시브 인컴’(Smart Passive Income) 팟캐스트에서 밝혔던 다음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길아보는 “항상 유명 기업가들은 좋은 습관을 갖고 있었다. 이를 보고 ‘워런 버핏은 매일 이렇게 하고 있으니 해봐라. 워런 버핏처럼 될 수 있을 것이다’와 같이 말하지만 이는 모두 엉터리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사람은 그들이 지닌 것과 같은 자원이 없다. 우리는 수만 명의 직원을 거드린 것이 아니다”면서 “우리는 워런 버핏처럼 수십억 달러의 돈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그래서 단순히 ‘워런 버핏이 투자를 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마크 저커버그가 성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도 무의미하다”면서 “‘우리가 잘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물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좋은 습관을 배우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부자가 하는 것처럼 누군가의 생일에 전화를 걸거나 일찍 일어나지 말라는 의미도 아니다. 이런 습관을 들이게 되면 행복해지거나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지 맹목적으로 부자의 습관을 따라 한다고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일 그렇게 일이 간단하면 우리 모두 부자가 돼 있을 것이다. 대신 자신이 처한 상황에 얼마나 잘 대처하는 지를 배우는 것이 성공으로 향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된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또 소개되는 습관 대부분이 무작위이며 단순화돼 있다. 성공한 사람의 습관을 소개하는 글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습관을 무작위로 추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워런 버핏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이므로, 그의 투자 습관을 배울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돈에 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그가 일주일에 책을 500페이지나 읽는 습관은 어떤가? 분명히 좋은 습관이지만 단지 훌륭할 뿐이다. 모든 사람이 독서가 좋은 습관이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독서가 버핏의 성공 비밀은 아니다. 버핏은 자신이 수동적인 투자를 통해 부를 축적했다고 말한다. 이는 실제로 버핏처럼 부자가 되려는 사람에게 유용한 정보다. 길아보는 “습관에 주목하려면 자신과 같은 일반인 중 자산을 향상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습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괜찮다는 것은 아니다. 투자 방법이나 자유 시간을 늘리는 방법, 또는 돈을 관리하는 방법 등 지금 당신에게 중요한 주제로 노력하고 있는 사람에게 눈을 돌리는 것이다. 이는 개인 금융 블로그가 매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이런 블로그에는 실제 경험과 생활습관 등 도움이 되는 것이 소개된다. 즉 습관은 내용뿐만 아니라 배경이 되는 생활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어떤 사람이 어떤 습관을 실천하고 어떤 효과가 나오는지 전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히 성공한 사람들은 습관이 도움이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부를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소개된 습관이 아닌 각고의 노력과 실천이 있었기 때문이 틀림없다. 일찍 일어나거나 TV를 덜 보고, 또는 일기를 쓰는 것만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시시때때로… 열공! 용산

    시시때때로… 열공! 용산

     ‘100세 시대’ 지역 주민의 지적 갈증을 해소시켜 줄 평생학습관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문 연다.  구는 31일 한남동 공영주차장·복합문화센터 2층의 평생학습관을 공개헀다. 300.6㎡(90여평) 규모의 학습관에는 큰 강의실과 작은 강의실, 나눔실, 배움실 등이 들어섰다. 또 복도를 사이에 두고 161.79㎡(48여평) 크기의 작은도서관도 만들었다.  구는 2008년 평생교육팀을 신설했으나 강의를 진행할 전용 공간이 없어 용산아트홀 강의실을 빌려 인문학, 자격과정 등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앞으로는 학습관에서 각종 강연이 진행되고 평생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학습동아리 발굴·육성 등의 역할도 맡는다. 또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전쟁기념관, 백범기념관, 대학 등 다양한 지역 자원과 손잡고 다양한 사업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학습관 개관 이후 ‘서로서로 학교’와 ‘독서지도사 자격과정’, ‘나만의 여행스토리 완성하기’와 같은 다양한 평생학습 강좌가 동시에 진행된다. 참여를 원하는 주민은 오는 8일까지 용산구교육종합포털 누리집(www.yongsan.go.kr/site/edtotal)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과 활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배움과 나눔을 지속하는 것”이라면서 “용산구 평생학습관을 중심으로 지역의 평생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평생학습 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전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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