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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만의 책 만들기 대회’ 시상식

    하상장애인복지관(관장 정진모)은 지난 3∼10월 한국독서지도연구회와 함께 실시한 ‘시각장애아동 독서지도프로그램’에 참가해 점자책을 만든 시각장애어린이들을 대상으로 14일 오후 1시30분 서울 종로구 신교동 서울맹학교에서 ‘나만의 책 만들기 대회’ 및 시상식을 갖는다.(02)451-6000.
  • ‘객지’에서 ‘손님’까지 각이 너그러워진 세월/새달 환갑 맞는 황석영 ‘문학의 세계’

    ‘객지’(71년)에서 ‘손님’(2001년)까지. ‘영원한 청년 작가’ 황석영에게도 세월은 어김없이 찾아왔다.오는 12월14일 환갑을 맞는 그의 푸르디 푸른 문학인생 41년을 조명한 ‘황석영 문학의 세계’가 나왔다.창비가 1년6개월의 공을 들인 이 책은 3부에 걸쳐 국내외 유명 작가 및 평론가 15명의 작품론과 ‘내가 아는 황석영’ 등의 값진 글이 수두룩하다.고모리 요오이치 등 일본작가는 물론 미국의 시어도어 휴즈,프랑스의 세실 바스브로,독일의 한스 크리스토프 부흐 등이 글품을 보태 황석영의 국제적 입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작가는 책머리의 문학평론가 최원식 인하대교수와의 대담에서 등단작 ‘입석 부근’에 얽힌 이야기,대표작 ‘객지’가 계간 창작과비평에 실린 사연,북한에서 들은 월북작가 박태원의 결혼이야기 등 많은 숨은 이야기를 고백한다.그가 들려주는 이 일화들 자체가 우리 문학사의 서까래를 이룬다. 1부는 고교시절 문우인 오생근 서울대교수를 비롯해 황광수 임규찬 임홍배 서영인 등 동료들이 황석영의 주요 작품을 분석한다.특히임규찬 성공회대교수는 황석영의 대표작 ‘객지’가 미친 70년대의 파급력을 평가한 뒤 “기존의 비판적 시선들이 양적인 한계를 간과한 데서 비롯했다.”며 “전형적 상황과 전형적 성격의 창조에 주안점을 둔,장편이 아닌 단편적 성격의 중편구조에 딱 부합하는 서사노선”이라고 해석해 눈길을 끈다. 2부에서는 외국 작가들이 ‘무기의 그늘’‘한씨연대기’등의 작품을 소재로 황석영 문학의 정체성을 들려준다.프랑스 작가 바스브로는 ‘한씨연대기’‘삼포 가는길’‘무기의 그늘’을 분석하면서 “황씨의 작품은 38선을 보여주는데 그 속에는 역사와 시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거라는 희망을 간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3부는 인간미가 풋풋하게 나는 글모음집.선배 작가 송기숙은 ‘황구라’라는 별명을 낳은 뱀장사·약장사 흉내,좌중의 분위기를 간파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씨,광범위한 독서량,‘장길산’ 창작 때의 풍경 등 ‘인간 황석영’의 면모를 구수하게 들려준다.고국의 민주화를 위해 싸운 재일 통일운동가 정경모는 황석영의 글을 읽은신선한 충격과 ‘장길산’ 번역을 맡은 일화 등을 전해준다. 한결같은 그의 글 인생을 축하하는 이 헌정집 성격의 연구서에 대해 작가는 “환갑 얘기를 하니까 쑥스럽다.”고 말한다.이어 “다른 생각에 대해서도 너그러워졌고 글쓰기에 어느 정도 자신이 생겼다.”는 그의 말은 몸은 환갑이지만 문학정신은 여전히 젊음을 보여준다. 현실에서 소설을 건지고 소설로 현실적 발언을 해온 황석영을 위한 문단의 덕담은 또 있다.한국일보에 연재된 ‘심청,연꽃의 길’이 이달말 문학동네에서 나올 예정인데,새달 1일 ‘황석영 문학의 세계’와 함께 두 책의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를 만든다. 이종수기자 vielee@
  • ‘측근비리 특검’ 대상자 근황/ ‘마음’ 달래며 만반의 대비

    정치권에서 노무현 대통령 측근들에 대한 특검을 조여오자 관련 당사자들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영로 전 부산후원회장 등이 그들로 속을 태우고 있다는 귀띔이다. ●이광재씨 유학포기… 폭음… 해명 이 전 상황실장은 요즈음 등산과 독서로 소일하고 있다고 한다.그는 ‘썬앤문’ 그룹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자신이 돈 받은 적은 전혀 없고 다른 지인이 약간의 돈을 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 전 실장은 얼마 전 미국 유학을 취소한 날 지인들과 폭음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몸을 잘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한 그는 자신을 둘러싸고 여러 억측들이 나오는 것에 대해 억울해했다고 한다. 그는 당초 미국 유학을 가더라도 검찰이 부르면 바로 달려와 당당히 조사에 응할 생각이었다.그러나 한나라당이 정부측에 공식 출국금지 요청 공문을 보내는 등 자신의 출국을 도피성으로 몰아붙이자 아예 유학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양길승씨 사찰 머물며 언론접촉 기피 양씨도 고향인 광주 부근 모 사찰에 머무르며 마음을 달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는 언론과의 접촉을 기피하고 있다.청주 K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씨로부터 수사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씨는 SK비자금 사건으로 구속수감 중이다.검찰 수사과정에서 SK 외에 다른 기업체로부터도 수천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청와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최씨 자신도 특검법 통과문제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문제가 거론되는 등 정국이 혼돈상태에 빠진 만큼 심적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로씨는 지난해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부산지역후원회 회장을 지냈으며 최씨의 고교선배다.지난 9월 검찰수사를 앞두고 언어장애가 동반되는 뇌경색으로 부산대병원에 입원 중이다.그는 최씨와 함께 대선 당시 민주당이 부산지역 기업체로부터 대선자금을 모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에서는 이씨뿐만 아니라 노 대통령의 전 운전사 선봉술(전 장수천 대표)씨도 지난달 말 똑같이 뇌경색으로 입원하자 “검찰수사를 기피하려는 꾀병 아니냐.”며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선씨는 최씨로부터 SK돈 11억원 가운데 2억 3000만원을 얻어 쓴 혐의를 받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거리에서… 카페에서… “토론해 볼까요”

    요즘 미국에선 특정 이슈에 관해 격의없이 편한 곳을 골라 아무데서나 함께 모여 토론하는 일회성 모임이 새로운 토론문화로 자리잡고 있다.1980년대 식자층의 칵테일 파티나 90년대 직장인들의 독서클럽 같이 서로의 이익을 키우기 위해 끼리끼리 모이는 모임이 인기를 끈 적이 있다.하지만 이 새로운 토론문화는 누구나 참석이 허용되고 자유롭게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기존의 멤버십 모임과는 크게 대조된다.이 새로운 추세는 싱크탱크나 대학 등이 주최하는 포럼과 달리 인터넷 등을 활용,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한 자발적인 모임이라는 점도 색다르다.이른바 온라인 대화방이 거리로 나선 셈이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어느 평일 저녁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의 실버 스프링지역에 있는 ‘메이올가 커피 숍’에 13명의 남녀가 모였다.대부분 서로가 처음 보는 사람들이다.나이는 20대 초반에서 40대 중반까지로 다양했으며 직업도 대학생에서 직장인,의사 등이 포함됐다. 각자 자기소개가 끝난 뒤 컨설팅 회사에 다는 대니얼 키건(34)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뱃속의 아기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면 어떻게 하겠는가.나라면 아내에게 낙태를 권유하겠다.” 다른 여성이 말을 이었다.“심장 등에 문제가 있을 경우 출산시 산모의 생명이 위독할 수도 있다.산모가 원하면 낙태를 해주는 게 당연하지 않는가.” 모두가 낙태금지에 반대하는 의견을 번갈아 내놓았고 사회의 경각심이 더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토론은 1시간 30분간 진행됐다.그리곤 헤어져 각자의 생활로 돌아갔다.다시 만나 의견을 교환하자는 사람도 있었지만 굳이 다음 모임의 장소와 날짜에 큰 집착을 보이지 않았다.사진 찍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다. ●발제자가 따로 없는 카페 포럼 워싱턴에 소재한 수십개의 싱크탱크들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각종 세미나를 연다.당면한 이라크 문제뿐 아니라 환경·낙태·건강·안보 등 모든 이슈를 망라한다. 분야별 전문가 3∼5명이 먼저 자기 의사를 밝히면 청중들이 질문하고 이에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된다.싱크탱크들은 세미나에서의 대화를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 보고서를 내는 등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혀 다른 형태의 토론문화가 미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한 마디로 “특정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다 모여서 얘기해 보자.”는 식이다.참석자 전원이 발제자이고 토론자이자 청중이다.모임은 각종 연구소와 대학가,서점가,전문가 그룹 등에서 시작됐으나 최근에는 인터넷 발달의 턱을 톡톡히 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미트업 닷 컴(meetup.com)’이다.현재 전세계적으로 78만여명이 가입해 2000여 이상의 주제를 놓고 난상토론을 나누고 있다.기존의 온라인 대화방과 다른 것은 가입자들이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만나 특정 주제를 논의한다는 점이다. 날짜와 장소를 연구소가 지정하는 게 아니라 가입자들이 투표로 정한다.주로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 숍이나 피자점과 같은 지역 음식점에서 만나기 때문에 카페 포럼으로도 불린다.미트업과 같은 인터넷 사이트는 그같은 만남을 연계하는 일종의 게시판과 같은 역할을 한다. 거주지역인 실버 스프링에서 낙태지지 모임에 참석한 키건은 “일반 세미나와 포럼은 전문가들의 의견에 초점을 맞춰졌지만 카페 포럼은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생각의 폭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특정 모임에 구속될 필요가 없고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를 수시로 찾아다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 ●격식 없고 현실적인 대화 모임 온라인 대화방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그러나 자기 의견을 일방적으로 개진하는 데 많은 사람들이 점차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다.특히 상대방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대화방에선 대화의 깊이가 부족하고 자칫 상호 비난으로 흐를 수도 있다. 하버드대에서 지역발전론을 연구하는 로버트 푸트남 교수는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더욱 실질적이고 진지한 문제에 관심을 표명하고 싶어한다.”며 “최근 거리에서 이뤄지는 각종 토론모임은 이같은 추세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과거 칵테일 파티가 와인을 곁들여 예술이나 음악 등을 논의했고 독서클럽이 비현실적인 문학에 치우쳤다면 카페 포럼은 선거나 중동문제와 같은 정치·외교적 이슈에서 의료보험·건강 등 현실적 문제를 다뤄 일반 시민들의 직접적인 관심을 반영한다. 더욱이 카페 포럼에 참여하는 비용이 적다는 것도 사회적 현상으로 번지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독서클럽은 최소한 특정한 책을 사고 읽어야 한다는 ‘경제적·시간적 비용’이 요구되고 칵테일 파티나 기존의 세미나는 참여의 범위가 제한된데다 경우에 따라 최소한의 비용을 요구한다. 일년 전 직장동료 10명끼리 독서클럽을 운영했다는 한 부인은 “참석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책을 읽지 않아 모임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지금은 저녁식사를 곁들여 주요 이슈를 한 달에 한 번씩 논의하는 카페 포럼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그녀는 모임의 성격이 바뀐 뒤 멤버를 제한하지 않으며 직장내 다른 동료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선전에도 새 바람 일으켜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지사가 민주당 후보 경선전에서 약진하는 결정적 이유는 카페 포럼의 위력을 일찍이 간파하고 유세에 적극 활용해서다.그는 미트업 닷 컴을 활용,미 전역에 딘 후보의 정책과 주장을 논의하는 토론 그룹을 만들었다. 1∼2주에 걸쳐 커피 숍 등에서 이뤄지는 자발적인 토론은 당연히 지역 언론의 관심을 끌면서 딘 후보의 인지도뿐 아니라 지지도까지 높였다.결국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사령관 등 다른 후보들도 이에 뛰어드는 등 카페 포럼은 미국의 선거문화에도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카페 포럼의 파워는 비단 정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예컨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5일 출산낙태 금지법안에 서명하자 카페 포럼을 통한 반대운동이 미 전역에서 일고 있다.18일 미 604개 시에서 ‘여성의 생명을 구하자.’는 카페 포럼이 열리는가 하면 내년 4월25일 전 세계에서 낙태를 지지하는 행진에 참여하자는 제안에 3244명이 서명했다. 토론토 대학의 사회학 교수인 보니 에릭슨은 “토론 그룹에 일단 참석하면 누군가의 의견이 자신에 유익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며 “이는 다른 사람을 위한 의견 개진에도 도움이 되고 결국은 여론 형성의 밑바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카페 포럼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대부분의 토론이 같은 생각이나 이념을 가진 사람끼리 모여 논쟁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자유주의자 또는 보수주의자들이 제각각 모임을 갖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관심도와 열정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카페 포럼이 정치와 종교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한 종교관련 토론그룹은 미국내 203개 교회에서 동시에 열려 교세확장에 활용된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그러나 대학가와 서점가뿐 아니라 기존의 연구소와 스미소니언 박물관,기업 등에도 점차 확산되는 추세여서 길거리 토론문화는 풀뿌리 민주주의 다른 형태로 지속될 전망이다. mip@ ‘브라운백' 모임 워싱턴서 인기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새로운 형태의 토론문화인 카페 포럼이나 기존의 일반 세미나와 달리 워싱턴 지역에서는 도시락 모임(brownbag)이나 원탁 토론회(roundtable)가 인기를 끌고 있다. 샌드위치 등으로 점심을 대신하며 특정 주제를 논의하는 모임으로 연구소 등이 주최하고 정례적으로 모인다는 점에서 카페 포럼과 성격을 달리한다.또한 전문가가 여러 명이 아닌 한 명이고 참석자가 동시에 토론자로 나서는 점에서는 세미나와 다르다. ●특정주제 나누는 연구소 정례모임 회원제는 아니지만 일반인 모두에게 공개하지 않고 특정 그룹만 대상으로 열린다는 측면에선 카페 포럼과 세미나 모두와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브라운백은 미국인들이 누런 종이 봉투에 샌드위치나 음식을 넣어 갖고 다닌다는 데에서 유래했다. 예컨대 한국경제연구소(KEI)는 5일 이라크 전쟁 이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동북아의 안보환경이라는 주제로 브라운백 모임을 가졌다.일본 방위청 산하 국립안보연구소(NIDS)의 타케사다 히데시 교수의 주제 발표에 한국과 일본 언론인 및 동북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전문가 1명에 참석자가 토론자로 헤리티지 재단의 동아시아 연구센터는 정기적인 것은 아니지만 국방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를 지낸 피터 브룩스 소장의 주재로 라운드 테이블을 갖는다.일본·중국·한국·타이완 등의 아시아 언론인을 상대로 미국이 보는 북핵 시각과 중국·타이완의 양안문제 등을 오프더 레코드로 논의한다. 허드슨 연구소의 로버트 두자릭 연구원과 CATO 연구소의 더그 밴도 연구원도 북핵 문제에 대한 점심모임(luncheon)을 자주 갖는다.허드슨 연구소는 북한의 인권상황을 지적하는 반면,CATO 연구소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접근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강조한다. 한국은행 워싱턴 사무소가 매달 개최하는 브라운백 모임도 관심을 끈다.경제문제에만 국한하지 않고 교육·환경·안보 등 미국에서 일어나는 이슈들을 주제로 삼는다.주로 한국인들을 상대로 하면서도 한국계뿐 아니라 현지 전문가들을 연사로 모시는 게 장점이다.
  • 양천구 동사무소 도서방 아동도서 대출순위 1위

    양천구 주민들이 올가을 독서에 푹 빠졌다.관내 20개 전 동사무소에 ‘도서방’을 갖춘 덕분이다. 양천구(구청장 추재엽)는 지난 1월부터 9월말까지 동사무소별로 설치된 도서방의 운영 실적을 조사한 결과,전체 도서대출 건수 중 아동도서 대출이 1위를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총 15만 2000여권의 책이 29만 6000여차례 대여된 가운데 아동도서는 16만 2700여차례로 54.9%였다.종류별로는 ▲창작동화 30.9% ▲한자·영어 등 학습용서적 26.7% ▲위인전 15.7% ▲고전동화 15.0% ▲역사서적 11.7% 등이었다. 일반도서 중에서는 소설류가 55.8%를 기록,1위를 차지했다.그외 ▲교양 16.6% ▲역사 14.8% ▲과학 7.0% ▲시 5.8%였다. 양천구가 관내 20개 모든 동사무소에 도서방을 갖추고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8년 5월.이후 99년 한해 10만 8000여명이던 이용자 수는 지난해 14만 5000여명으로 3년만에 34% 이상 늘었다.올해엔 18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초기에 6만 4000여권에 불과했던 보유도서 수도 9월말 현재 15만 2000여권에 이른다. 구는 이용주민및 도서수 증가와 더불어 도서방 운영을 전산화했다.주민들은 2000년 7월부터 회원관리,도서목록 및 자료조회,대출여부조회 등을 홈페이지(yangch on.seoul.kr)에서 검색할 수 있다. 황장석기자
  • 영역별 출제경향

    2004학년도 대입 수능시험의 특징은 교과과정 안에서 통합교과 유형의 문제를 통해 사고력을 측정하되 차등 배점의 폭을 확대,변별력을 강화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출제 기본방향 출제본부측은 “통합교과적 소재를 바탕으로 사고력을 측정하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외워서 푸는 문제보다는 주어진 상황에서 추리·분석·탐구과정을 거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했다는 설명이다.이를 위해 원칙상 참신한 소재를 발굴,출제하고 이미 출제됐더라도 새로운 관점에서 재해석하거나 변형한 문제를 출제했다. ●언어영역 교과서가 대폭 반영됐다.국정교과서에서 지문 2개가 출제됐으며,검인정 문학교과서에서도 현대시와 고전시가 작품이 나왔다.지문과 보기의 길이는 지난해에 비해 짧아진 반면,설계도와 그림 등 그래픽 요소가 많이 가미됐다. 차등배점도 눈에 띄었다.3점 5문항,1점 5문항,2점 50문항 등 배점을 달리해 변별력을 높였다.‘읽기’와 ‘비문학’에서는 철학,과학,예술 관련 지문이 나와 평소 독서량이 많은 수험생들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리영역 인문계는 공통수학과 수학Ⅰ의 비중이 7:3,자연계는 공통수학과 수학Ⅰ,수학Ⅱ의 비중이 5:2:3이 되도록 비율을 조정했다. 기본 개념과 원리,법칙의 이해 정도를 강조한 반면,복잡한 계산 문제는 제외됐다.기본 계산능력과 고차적인 사고력을 토대로 한 2∼3점의 차등 배점으로 변별력도 고려했다.단순한 공식을 적용하는 유형의 문제는 거의 출제되지 않았다. ●사회탐구·과학탐구 영역 기본 개념과 이론의 이해 정도와 의사결정 능력을 측정하는데 중점을 뒀다.사회탐구에서는 교과서에 얽매이지 않고 부동산 대책과 자살,이라크 파병,인사청문회,북한 응원단 등 시사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과학탐구 영역은 과거 출제된 내용 중 중요한 부분에서 유형과 내용이 바뀌어 출제됐다.실험을 다룬 문제가 지난해에 이어 나왔으며,금연과 건강,태풍 ‘매미’,6만년만의 화성 대접근 등 시사 문제도 있었다. ●외국어 영역 시사성 있는 참신한 소재를 활용,창의적인 영어 사용능력을 측정하는데 중점을 뒀다.지문의 길이는 지난해보다 다소 길어졌지만 어휘와 문법 수준은 지난해와 비슷했다.‘읽기’와 ‘쓰기’에서는 70∼110단어 안팎의 지문이 대부분이었지만 200단어 안팎의 긴 지문도 3개나 나왔다.난이도와 문장 구성의 복잡성 등을 고려해 1∼2점으로 차등 배점했다. ●제2외국어 영역 6개 외국어 과목의 사용 어휘 수를 조정,과목간 난이도를 맞췄다.중요도와 난이도를 감안한 1∼2점 차등 배점이 적용됐으며,문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끝말 잇기나 어휘 퍼즐,일기 예보,수업 시간표,광고문 등 생활 주변의 소재를 다룬 문제가 출제된 것도 눈길을 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찬바다 물질 수십번 진짜 해녀 못지않죠”/‘인어공주’ 주인공 전도연 & 제주 촬영현장

    까만 돌담들이 낮게 머리를 맞대고 삐뚤빼뚤 줄지어선 바닷가 마을,북제주군 우도면 조일리 비양동.쥐죽은 듯 고요한 동네가 방죽 앞에 모인 사람들로 갑자기 시끌시끌하다. “핸드폰 다 꺼주세요.조용!” “하나,둘,셋.큐!” 지난달 30일 오후.‘해녀’가 된 전도연이 늦가을 차가운 해풍(海風)에 입술이 새파래진 채 바닷물 속으로 쓰윽 자맥질한다.물질 장면을 찍기 시작한 지 40분째.취재진의 핸드폰 벨,카메라 셔터 소리에 몇번이나 NG가 나고 말았다.그래도 짜증스러운 기색은 하나 없다.덜덜덜 턱을 떨다가도 ‘큐’사인만 떨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진짜 해녀처럼 날렵하게 잠수한다. 흥행 중인 사극멜로 ‘스캔들’에서 조선시대 정절녀로 변신했던 전도연이 이번엔 억척스러운 섬마을 해녀가 됐다.새 영화는 ‘인어공주’(제작 유니코리아).‘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함께 찍었던 박흥식 감독이 연출하고,신인배우 박해일이 함께 주연한다. 영화에서 그는 1인2역을 한다.스무살의 딸이 우연히 수십년 전으로 돌아가 엄마의 스무살 시절을 엿보게 되는 내용.스무살 해녀 엄마 연순과 섬마을 우체부인 아버지(박해일)가 소박하고도 수줍은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딸이 새삼 엄마의 인생을 이해하게 되는,따뜻하고도 유쾌한 팬터지 드라마다. 어렵사리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다.순간,스태프들이 정신없이 바빠진다.촬영차량 뒤편에서 더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물통을 날라온다.부들부들 떠는 여배우를 통 안으로 달랑 담구더니 그 위에 담요까지 푹 덮어씌운다.몇몇은 꽁꽁 얼어버린 그의 팔이며 어깨를 주무르기도 한다.‘해녀 엄마’의 물질 장면은 그렇게 해서야 마무리됐다. 지난달 6일 크랭크인한 ‘인어공주’는 요즘 충무로에서 보기 드문 ‘여성영화’다.전체 장면들 중 그가 빠지는 신은 딱 4개뿐.“태풍 매미로 촬영이 미뤄지는 바람에 차가워진 바다에서 수중장면을 찍는 게 가장 힘들다.”는 그는 스킨스쿠버와 남도 사투리도 따로 배웠다고 귀띔한다. 박 감독과는 얼마나 호흡이 잘 맞기에 그 많은 시나리오들을 다 물리치고 또 손을 잡았을까.솔직한 대답이다.“사실,잘 안 맞아요.‘나도 아내가…’때는 카메라 테스트에서 운 적도 있었다니까요.감독님은 말을 아주 아끼는 편이에요.그래서 이번 작품 찍을 때는 뭐든 함께 조율하기로 약속했는데,(감독을 힐끗 보고 웃으며)지금까진 서로 잘 맞춰가고 있는 것 같아요.” 작품을 잘 고르는 비결이 뭐냐고 묻자 그는 “오로지 시나리오만 따진다.”면서 “이번 영화는 1인2역의 설정이 버거워 겁을 많이 먹었다.”고 털어놓는다.극중 연순의 나이가 스무살.실제 나이와 열살이나 벌어지는 캐릭터를 연기하기가 호락호락하진 않다.“체력이 많이 달려 요즘 굉장히 처절하게 나이를 실감한다.”면서도 이내 “연기자 나이는 고무줄 나이니까 어쩌다 주름살이 보이더라도 애교로 봐달라.”며 애교 넘치게 웃는다. 자장면집도,PC방도,노래방도 하나뿐인 섬마을에 갇혀 지낸 지 한달이 다 됐다.가로등도 하나 없으니 해만 지면 질리도록 한가로운 휴식에 들어간다.(매니저의 ‘증언’에 따르면)멀리 오징어잡이배의 불빛 말고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 펜션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오락 아니면 독서뿐이란다.내년 3월말 개봉 예정. 제주 우도 황수정기자 sjh@
  • “책 매일 두권 독파… 내년 언론사 응시”/다독상 받은 전북대 ‘책벌레’ 이지현 씨

    “독서는 헝클어진 사고를 논리적으로 정리해주고 겸손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지요.” 전북대 경제학과 4학년 이지현(사진·24)씨는 지난 한해 동안 336권의 책을 교내 도서관에서 대출해 29일 학교 도서관으로부터 다독상(多讀賞)을 받았다.도서관 대출대장에 공식적으로 기록된 것만 이 정도이고,직접 사보거나 다른 공공도서관,혹은 동료에게 빌려 본 책도 같은 분량이어서 이씨는 매일 2권씩 책을 읽은 셈이다.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쓰던 선배로부터 ‘4년간 대학에 다녔지만 남은 것이 없다.’는 충고어린 말을 듣고 독서에 매달렸다고 한다.전공과 관련된 책을 모조리 섭렵하는 한편 문학분야 등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 덕분인지 전공 점수는 선두권이고,다른 교양과목도 평균 이상이라고 이씨는 소개했다.특히 학과 특성상 수치가 많거나 이론이 복잡한 원서나 정책자료집의 경우 길게는 2∼3주에 걸쳐 겨우 한 권을 떼는 등 다독보다는 정독(精讀)하는 습관을 들였다. 좀처럼 책을 읽지 않는 요즘 대학생들과는 달리 ‘책벌레’로 소문난 이씨는 “많이읽는 것보다 어떻게 읽느냐가 중요하다.”며 책에서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독서법을 강조했다.또 소극적이거나 발표력과 논리적 사고력이 부족한 사람은 독서가 필수라고 지적했다.최근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으로 21세기 경영전략을 소개한 ‘CEO 칭기스칸(김종래 지음)’과 초월의 세계를 그린 ‘천수경(정다운 스님 지음)’을 꼽았다. 졸업반인 이씨는 “다독을 한 덕분에 논술과 시사 상식은 다소 자신있는데 상대적으로 영어 공부를 소홀히 해 올해는 취업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내년에 언론사 시험에 응시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수인번호 65번 송교수 수감 1주일 “죽어서 사는 길 택하겠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가 28일로 수감생활 1주일째를 맞았다. 구속 직전 치질수술을 받은 송 교수는 산책과 가족들과의 하루 한차례 면회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책 반입이 금지돼 독서는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수인번호는 65번이다. 송 교수를 접견한 변호인단은 “송 교수가 ‘사람이 살아서 죽는 경우가 있고 죽어도 사는 경우가 있다.없는 사실을 인정할 바에야 죽어서 사는 길을 택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송 교수가 천식과 편두통·고혈압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송 교수에게 전향을 의미하는 ‘턴’을 강요하면서 변호인의 입회를 금지하고 있는 만큼 구속적부심을 조만간 신청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송 교수측은 구치소에서 제공한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외부진료를 신청할 계획이다. 송 교수의 부인 정정희씨는 “상황이 불투명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겠다.면회시간이 짧아 충분한 대화는 나누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송 교수에 대한 야간조사를 피한다는 방침에 따라 월·수·금요일은 오후 조사를,화·목요일에는 오전부터 저녁까지 조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淨水’ 눈으로 본 초등생들/ ‘뚝도사업소’들러 신기한 경험

    경동초등학교 3학년 3반 박주희(성동구 성수2가3동) 어린이는 27일 아침부터 매우 즐거웠다.답답한 교실을 벗어나 구청에서 마련한 ‘성동 어린이 교실’에 참가하는 날이기 때문이다.여러 종류의 현장 체험학습을 다녀봤지만 내고장의 중요 기관을 직접 방문하기는 처음이었다. 반 친구 40여명과 함께 이날 오전 10시쯤 구청에 도착,구에서 제작한 ‘성동 어린이 백과’를 통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었다.처음으로 방문한 ‘동 문화정보센터’에서는 도서관의 기능과 올바른 도서관 이용법,그리고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사서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다.이어 ‘성동문화정보센터’도 둘러봤다.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약 100년전(1908년) 우리나라 최초로 수돗물을 공급한 ‘뚝도정수사업소’.한강물로 수돗물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설명을 들었다.더럽고 냄새나는 물을 여러 단계의 정수과정을 거쳐 맑고 깨끗한 수돗물로 바꾸는 과정을 보니 참 신기했다.집이나 학교의 수도꼭지나 샤워기에서 나오는 수돗물을 학교에서 그리멀지 않은 곳에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정수진 문화공보과장은 “구정(區政) 체험이 어린이들에게 지역을 사랑하는 자긍심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간행물윤리상 대상 전병석씨

    전병석(사진·66) 문예출판사 대표가 올해 간행물윤리상 대상 수상자로 24일 선정됐다. 저작상은 정진홍(66) 서울대 명예교수,출판인쇄상은 박기봉(56) 비봉출판사 대표,청소년상은 김준희(45) 웅진닷컴 대표,독서진흥상은 김윤환(54) 영광도서 대표,특별상은 인표어린이도서관(대표 황일청)이 각각 수상했다.시상식은 29일 오후 3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다.
  • [열린세상] 말(言語)의 돌연변이

    한 시간만이라도 케이블 텔레비전 음악프로그램을 시청한 사람이라면 화면아래 무수히 깔리는 낯선 외래어에 놀라지 않을 수 없게 된다.이른바 외계어로 지칭되는 ‘ㅊㅋㅊㅋ’ ‘감소ㅑ’는 일상적인 용어가 돼버렸고 머리가 허연 장년들도 “반갑다”는 말을 ‘방가방가’ 해야만 시대감각에 뒤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최근 한 대학교수가 내놓은 TV 오락프로그램 진행자들의 언어사용 분석에 보면 그들은 외래어 비속어 은어 사투리 차별적 언어와 비난언어,비격식언어와 극단적 언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가뜩이나 TV에 자막으로 찍히는 알파벳과 혼란스러운 단어들이 국어 말살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잘못된 방송 언어,인터넷 언어가 바른 언어생활을 해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시청자들의 의식에 교묘하게 작용해서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혼란시킨다는 것이 문제다. 청소년들은 인터넷 세상에서 그들만의 특이한 공간을 만들고 그 재미안에 몰두하기 위해 자신들만의 특정 문자를 무작위로 만들어 내고 있다.영어한자 일본어까지 합세한 말들은 반말도 존칭도 아닌 일그러진 기형언어들이 주류를 이룬다.작은 미꾸라지 한마리가 잔잔한 호수를 흙탕물로 만들듯이 철자법도 띄어쓰기도 받침도 무시한 국적 모를 합성 부호들이 우리 언어의 정연한 질서를 마구잡이로 파헤쳐 놓는 것이다.지적 능력과 변별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의 인터넷 통신체제는 온라인 특유의 익명성에 기댄 채 언어폭력,한글파괴,음란물,폭력물을 빠르게 전파시키고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접근을 완강하게 따돌리고 싶어한다.철자법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청소년들의 외계어 남발은 더이상 한때의 열병으로 가볍게 치부할 수 없는 심각한 수준이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나 비속어 유행어 욕설은 있었고 때와 장소에 따라 재치있는 유행어 한마디는 정신이 번쩍들게 하는 청량제가 되기도 한다.그러나 뻔뻔스러운 것이 솔직한 것처럼 오도되어 전에는 입에 담지 않았던 오물이나 목숨을 내건 극단적인 표현들이 영화제목으로 버젓이 등장하고 있다.내용에서도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말끝마다 수식되고화면 가득히 토하는 장면,더러운 발바닥을 객석에 흔들거나 벌거벗고 헐떡거리는 장면이 빈번하게 자행된다.대학생은 물론 교복을 입은 어린 학생들이 등장하는 영화도 예외는 아니어서 우리나라는 욕설밖에는 다른 언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욕설이 등장하면 폭력이 등장하고 욕설이 심해질수록 폭력은 가중되기 마련이다.상스럽고 천박한 것이 리얼리즘인가.우리 사회가 사납고 횡포한 쪽으로만 치닫는 것 같아 등골이 오싹해지지 않을 수 없다. 말이면 다 말은 아니다.말은 옥구슬처럼 영롱할 수도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시궁창의 오물처럼 더럽고 추악해진다.넘치는 말의 파도속에서 우리의 정신은 말의 폭력과 난무에 짓밟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지 오래다.이제 어느 특정 사회를 지칭하지 않더라도 언어 폭력은 우리 사회 전체를 흔드는 새로운 악이 되어 스펀지 같은 흡수력으로 강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한 나라의 국어의 힘은 그 민족을 일시에 단결시킬 뿐만 아니라 민족의 자존심으로서 다른 민족과 구별되는 중요한 표지가 된다. 따라서 한민족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언어와 운명을 같이하게 되는 것이다.시궁창 같은 오물언어와 운명을 함께해야 한다면 그것은 크게 불행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때마침 독서의 계절이다.병영언어 폭력,교단언어 폭력에 대한 제재가 있은 후 서울 서초구에서는 공무원들에게 ‘고운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들었다.최근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의 욕설,고성이 제소되기도 했다.청소년들에게 제대로 된 고전을 읽히고 반듯하고 바르고 당당하게 말하는 법과 글쓰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꼬이고 비틀린 말은 그 심성이 병들고 비뚤어져 있음을 일깨워 아름다운 말과 글로 민족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세워주는 일이 중요하다.외계어로 지칭되는 돌연변이 언어는 또 다른 형태로 세대간의 단절을 초래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 세 기 영상등급위원회 위원 前대한매일 논설위원
  • [마당] 대학생들이여 책 좀 읽자

    중국 한나라 말기인 후한(後漢)시대가 있었다.환관의 전횡이 계속되고 지식인들은 정치·경제적 자립을 확보하지 못한 채,정권을 장악한 환관들의 무고를 당하여 두 차례에 걸쳐 수천 명씩 금고(禁錮)의 형을 받은 수난의 시기였다. 이 시대는 중국 역사상 가장 혼란의 시기 중의 하나였고,위·촉·오의 삼국정립을 예고하는 분열의 조짐도 있었다. 후한의 헌제(獻帝)때 동우(董遇)라는 유학자 있었다.그는 이런 혼란한 세태에 아랑곳하지 않고 유달리 고전을 좋아하여 어느 곳을 가든지 항상 책을 곁에 끼고 다니면서 읽었다.그의 이러한 모습은 어느새 헌제의 귀에까지 전해지게 되었다.헌제 역시 학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으므로 동우의 학자다운 면모에 반하여 그를 황문시랑(黃門侍郞)으로 임명하고 경서(經書)를 가르치도록 했다. 동우의 명성이 서서히 알려지면서,세간에는 그의 밑으로 들어와 제자가 되기를 열망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그러나 동우는 제자가 되기를 원한다고 해서 아무나 제자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그는 항상 이렇게 말했다.“먼저 책을 백 번 읽어라.백 번 읽으면 그 의미를 저절로 알게 된다.” 그렇지만 어떤 이는 동우의 말을 이해하면서도 볼멘소리를 했다.“책을 백 번이나 읽을 만한 여유는 없습니다.” 그러자 동우가 말했다.“세 가지 여분을 갖고 해라.” “세 가지 여분이 무엇입니까?” “세 가지 여분이란 겨울,밤,비오는 때를 말한다.겨울은 한 해의 여분이고,밤은 한 날의 여분이며,비오는 때는 한 때의 여분이다.그러니 이 여분을 이용하여 독서에 정진하면 된다.” 지난날 우리가 중·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기본적인 고전은 어떻게 해서든 읽는 것이 필수였다.대체로 한자가 좀 많고 활자는 깨알 같고 누렇게 바랜 두툼한 책이 대부분이었고 한두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읽는 것은 기본이었다.그런데 요즘 세태에선 수준있는 책을 읽으려 하지 않고 무조건 재미있고 쉬운 책만 읽으려 한다. 대학 입시준비에 찌들 대로 찌들어 중고교 시절을 보내고 나니 독서습관이 몸에 배지 않아 시간이 비교적 많은 대학생이 되어서도 몇몇 전공서적을 제외하면 도무지 책을 읽으려 들지않는다는 것이다.심지어 전국의 주요 대학 도서관의 도서대출 순위를 매겨보아도 대학생 수준의 지적 고뇌가 요구되는 고전(古典)보다는 실용서이거나 머리를 식히기 위한 심심풀이용 책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니 대학생들의 지적 수준이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다. 하기야 요즘 웬만한 대학도 강의하기가 보통 일이 아니다.대학생들의 수준이 너무 떨어져 전공 학생들이 교수들의 강의에 별 반응도 없고,전공 관련 독서량이 턱없이 부족하여 교수의 강의수준을 따라가지 못해 담당 교수들은 힘겹게 강의를 하거나 강의 수준을 낮춰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심지어 전공 기본과목조차도 어렵다는 인식하에 폐강되는 일이 적지 않다. 대학생들이여,모두들 자신이 읽고 있는 책의 수준을 좀 높여 보자.한두번 읽어보고 책장에 꼽아두는 그런 책보다는 여러 번 읽어도 무엇인가 남는 그런 책,정녕 시공을 뛰어넘어 우리의 영혼을 울리는 고전을 읽어보기로 하자. 김 원 중 건양대교수 중문과
  •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엮은 단상/박상우 잠언형식 작가수첩 ‘반짝이는 것은 모두 혼자다’

    “수직을 지향하는 인간의 욕망은 수평에 뿌리내린 자연으로 귀의하게 되어 있다.”(35쪽)“나이가 들면 비로소 풍경이 보인다.젊은 날 자신을 사로잡았던 에너지가 소진되고,자기 중심적인 마음의 벽이 허물어져 자연스럽게 바깥 풍경이 내다보이는 것이다.”(82쪽) 이 그윽한 사색을 고백하는 사람은 철학자도 아니고 종교학자는 더욱 아니다.그는 “경험하고,생각하고,읽고,쓰는 사람”이고 “그것이 삶의 전부”(145쪽)인 사람,즉 작가다.주인공은 중진 작가 박상우.그가 작가수첩이란 부제로 내놓은 ‘반짝이는 것은 모두 혼자다’(하늘연못 펴냄)는 순간순간 떠오른 생각을 아포리즘(잠언)형식으로 모은 것.그 것은 심오하면서 재미있게 다가온다. 그 재미는,한 단상이 작품으로 수정되거나 상상력이란 자궁 속에서 자라는 과정을 엿보는 데 있다.예컨대 “마천동 전체의 지리적 조건으로 미루어 소설의 주인공이 동사하는 지점은 144-1번지 정도가 좋을 듯 파출소 취재 시에 들어와 음주 사망자 신고하던 주민과 파출소 풍경 활용할 것”(177쪽) 장면은 그냥살아서 퍼덕거린다.또 남이장군 집터에서 그의 삶을 반추하며 “언젠가 그를 내 소설의 영역으로 불러와 물어보리라.”(85쪽)며 역사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대목은 수태이전에 연정을 품는 과정이다. 그리고 심오함은 그가 매순간 떠오른 단상을 치열한 작가정신의 도가니에서 녹여가는 모습에 담겨있다.글의 도처에 “하루 여섯 시간은 소설 쓰고,하루 여섯 시간은 독서하라”(163쪽)라든가 “캐고 또 뚫어라.일정한 지점에 도달하면 글의 맥이 보일 것이다.”(160쪽)라는 다그침은 장인정신의 열기가 훅 끼쳐온다.또 그가 “소설을 위해 나는 나를 지킨다.”고 고백할 때는 경건함마저 풍긴다.이런 깨어있으려는 부단한 노력에 힘입어 그의 ‘작가수첩’은 ‘인생수첩’으로 훌쩍 뛰어넘는다.“작가는 전부와 전무를 동시에 담는 미묘한 그릇”(65쪽)이라는 장인의식은 “인생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아침마다 거울에 비친 헛것을 자신이라고 믿지 말라.”(76쪽)등으로 넓어진다. 이런 사유는,그가 물리적 나이가 아니라 상상력의 나이를 중시하는‘열려 있음’에서 나온다.그가 “소설을 위해 나는 나를 지킨다.”고 고백하고 “감성의 유연성으로 얼마든지 소설의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31쪽)이라고 말할 때 소설 쓰는 마음가짐을 되새겨보게 한다. 박상우는 88년 문예중앙 신인상으로 등단한 뒤 소설집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장편 ‘호텔 캘리포니아’‘가시면류관 초상’등을 썼고 99년 ‘내 마음의 옥탑방’으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옥에 티.편집상의 실수인 듯 같은 내용이 반복되기도 한다(180번,184번). 이종수기자 vielee@
  • 기고/광화문일대 시민에게 돌려줘야

    서점에 갔다가 한 고교생이 최인훈의 ‘광장’을 고르는 것을 보았다.하도 신기해서 물었더니 ‘필독서’여서 독후감을 써내야 한다는 것이었다.이런 교육방법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답답함보다는,이런 제도는 있어도 좋은데 하며 웃었던 적이 있다. 전통문화를 공부하며 ‘마당’이라는 공간을 알았다.서양의 광장과 우리의 마당이라는 개념은 문화적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공간과 사람과의 유기적이고 다양한 욕망의 분출을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한 점이 있을 것이다. 광장문화가 분출해 낼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이 아마도 지난해 월드컵의 거리응원이 아니었을까 싶다.그 광장에서 뿜어 나오는 열정과 전율을 최근에 다시 한번 느껴보려 했지만,광화문과 세종로는 옛날처럼 자동차 중심공간으로 돌아가 걷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그래도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관광객의 70∼80%는 서울에 머물며,그 가운데 70∼80%는 광화문과 경복궁을 찾는다고 한다.외국인들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내려 한참을 달려야 닿을 수 있는 광화문과 경복궁은 사실 서울에서도 한국의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광화문과 경복궁조차 천천히 걸으면서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걸어서 접근하기는 쉽지 않지만,차를 타면 경복궁 안에 있는 주차장까지 바로 연결된다.결국 자동차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의 최대 화두는 신행정수도 건설이었다.광화문·세종로 일대를 시민문화광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오던 시민·사회단체들은,참여 정부가 출범하자 행정수도가 건설되면 이 일대가 공공성과 시민참여를 바탕으로 한 광장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장밋빛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정부는 서울에 남게 될 세종로·광화문 일대의 정부청사 부지를 민간 자본권력에 매각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송현동의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가 재벌기업에 매각된 상황에서 정부청사마저 넘어간다면 과거 식민권력이 차지했던 이 일대를 자본권력이 다시 점령하는 셈이다.그러나 불행하게도 지난 15일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은 국무회의를통과했다. 자본권력에 점령당한 광화문 일대를 생각해보면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자본 논리에 따른 난개발이 난무하고 최소한의 시민의 권리조차 빼앗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얼마전 중국 정부는 지안(集安)의 고구려유적을 정비하며 민간가옥들을 대거 철거하는 등 도심을 단장했다고 한다.물론 고구려 역사를 중국의 변방사로 규정하겠다는 역사 왜곡이고,나아가 북한에 있는 고구려 유적의 유네스코 등록을 저지하고 중국 고구려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여 막대한 관광수입까지 챙기겠다는 계산일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를 일깨우는 대목도 없지 않다.6년전 지안을 답사했을 때의 아쉬움과 비통함이 남아 있는지라 중국 당국의 역사왜곡에는 분노할 수밖에 없지만,국가적으로 고구려 유적을 복원하는 모습에는 일면 긍정적인 부분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의도는 불순하더라도 중국은 남의 역사까지 자신의 역사로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우리는 우리의 역사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반성에서라도 신행정수도 건설로 비게 되는 광화문 권역의 정부청사부지는 시민문화공간으로 재생되어야 할 것이다.그리하여 서울이 문화도시로 거듭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아무리 신행정수도가 생겨도 서울은 국가의 심장부로 여전히 기능할 것이다.나아가 그 상징적 무게를 감안할 때 광화문 일대는 시민의 공공성이 확보되는 공간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식민지 권력에 의해 파괴되고 권위주의 정권에 의하여 왜곡된 서울의 심장부를 재벌기업에 넘김으로써 난개발이 이루어지도록 해서는 안 된다. 권위적이어서도,과시적이어서도 안 되지만,대자본의 사적이익에 봉사해서는 더욱 안 된다.역사적 의미를 살려서 문화적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뒤늦게 중요성을 인식했을 때 치러야 할 대가는 엄청나다.정부는 특별조치법안을 철회하고 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재원조달 방안을 별도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황평우 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메트로 플러스 / 초중생·학부모대상 ‘독서’ 특강

    양천구(구청장 추재엽)는 22일부터 3일간 오전 10시부터 2시간씩 신정6동 양천구다목적회관에서 초·중등학생과 학부모 5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서지도 특강’을 연다.22일엔 황경식 서울대 철학과 교수가 ‘가슴이 따뜻한 아이로 키우자.’는 주제로 강의한다.23일엔 정석희 국제도서전 자문위원이 ‘21세기 왜 하필 독서인가.’를 주제로,24일엔 독서대상을 받은 전북 김제 만경여고 김영자 교사가 ‘참 쉬운 독서지도’에 대해 강의한다.2650-3201.
  • [길섶에서] 책갈피

    ‘책 속에 돈이 있었다.’ 새삼스럽게 독서에 관한 훈계를 하려는 게 아니다.최근 로또복권 1등 159억원의 당첨자는 한 달여 동안 덮어 놓았던 책갈피 속에서 당첨권을 찾아냈다고 한다.만일 그가 다시 그 책을 펴보지 않았다면 억만금은 어찌 되었을까. 책장을 덮을 때 책갈피에 꽂아 두는 보람(표지)은 사람마다 다를 터이다.내 경우 많이 쓰는 것은 미술관이나 공연장,영화관 등에 들어갈 때 반을 절취해주고 돌려받게 되는 입장권이다.그림엽서를 쓸 때도 있고 정 급할 땐 티슈를 꽂아 두기도 한다.오랫동안 잊었던 책장을 다시 열 때 이런 것들은 당시의 추억을 아련하게 떠올려주는 매개물이 된다.잠시라도 색다른 시공에 인도되는 체험은 ‘돈’이 아니라도 각별하다. 독서의 계절,새 책을 살 계획이 없다면 오래된 책갈피라도 펴보는 게 어떨까.처칠의 말대로 책은 읽지 않아도 최소한 만지고 쓰다듬고 쳐다보기만 해도 좋은 것인지 모른다.그 속에서 사춘기적 곱게 끼워둔 단풍잎이나 부치지 못한 연서(戀書)라도 다시 보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신연숙 논설위원
  • 책 /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

    박석무 지음 한길사 펴냄 ●다산 정약용의 학문은 조선학 보고 위당 정인보는 “조선의 역사를 알려면 다산 정약용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조선의 성쇠와 존망을 알아보려면 다산의 학문을 통해야 한다는 뜻이다.그의 학문은 바로 조선학의 보고다.정치·경제·역사·지리·문화·철학·사상·의약·건축 등 온갖 사상과 학문이 다산학 속에 녹아 있다.다산의 학문을 현대의 학문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현대 우리나라 학문의 역사성을 이해하려면 다산학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다산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박석무(61) 전남대 초빙교수는 “동양의 중세나 조선의 중세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자학을 통해야 하듯이,근세에서 현대로 이행하는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다산학이라는 징검다리를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박석무 지음,한길사 펴냄)는 조선 최고의 학자이자 선비인 다산 정약용(1762∼1836)의 삶과 사상을 풍부한 시문과 예화를 통해 조명한 다산 일대기다. 저자는 다산의 학문과 사상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그의 험난한 인생역정과 그 극복과정을 살핀다.다산은 당쟁의 희생양이 돼 경상도 장기와 전라도 강진에서 40세부터 57세까지 18년 동안 귀양살이를 했다.다산의 일생에서 가장 어려웠던 때가 바로 그의 나이 마흔 되던 신유년이었다. 두 차례나 감옥에 갇히고 국청에 나가 국문을 받아야 했다.국청에서 당한 모진 고문으로 허리를 똑바로 펴지 못하고 공포증에 시달려야 했던 다산이 “몸뚱이 아깝게도 이미 이지러졌습니다.”라고 부모 묘소 앞에서 토해낸 고백은 참담한 정황을 말해준다. ●유배의 고난 속에서도 학문에만 몰두 하지만 다산은 유배의 고난 속에서도 오로지 학문에 몰두했다.고달픈 귀양살이 중에도 학연·학유 두 아들에게 “폐족으로서 잘 처신하는 방법은 오직 독서하는 일 한 가지밖에 없다.”는 편지를 써 인생의 길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왜 지금 다산인가.저자는 왜 그토록 다산으로 돌아가자고,다산이 우리 곁에 살아 있어야 한다고 외치는가.서양사람들이 중세의 암담한 세상에서 고대 그리스로 돌아가 당대의 정신과사상을 새롭게 찾아냈듯이 또 청나라 말 타락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예기’의 대동사상을 되새겼듯이,우리 또한 혼탁한 현실을 헤쳐나가기 위해 다산의 대승적인 실천정신을 배우자는 것이다. ●그의 실천철학서 나아갈 길 찾아야 다산은 당대의 지배담론이었던 성리학을 공리공담의 거짓 학문으로 간주했다.나라는 가난에 찌들어 온 나라가 허덕이건만 나랏일에는 눈을 감고 이(理)니 기(氣)니 떠드는 공허한 행세학에서 벗어나 새로운 실천철학으로 나아갈 것을 주장했다.다산을 비롯한 일련의 실학자들은 공자학(孔子學),즉 수사학(洙泗學)의 정신으로 돌아가는 본질적인 경학(經學) 연구에 생애를 바쳤다.특히 다산은 공맹의 사상과 철학을 민중의 논리로 재해석,선구적이고 진보적인 ‘다산 경학’을 확립했다.훗날 위당 정인보는 다산의 경학을 ‘민중적 경학’이라 이름붙였다.다산의 경학은 백성과 나라의 실익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경학인 동시에 경세학이다.그야말로 본말이 구비된 학문인 것이다.저자는 “다산의 실학사상은 사실 고전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경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다산이 그의 실학사상과 개혁사상을 고경(古經)의 새로운 해석으로 이룩해냈듯이,이제는 고전이 된 다산의 실학사상과 개혁사상에서 오늘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귀한 자료 한 점을 발견했다.다산의 둘째형인 손암(巽菴) 정약전의 친필 편지 한 통을 찾아내게 된 것.이번에 처음으로 책에서 공개된 이 편지는 손암이 다산에게 보낸 것으로,다산의 제자 황상의 인물 됨됨이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을 지낸 저자는 1979년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펴낸 것을 비롯,‘애절양’‘다산산문선’‘다산기행’‘다산논설선집’‘다산문학선집’‘역주 흠흠신서’‘다산시정선’등 숱한 저서를 통해 다산학의 정립에 헌신해온 철두철미한 ‘다산주의자’다.1만 7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駐中 대사관 탈북자 실태 / 최소 2~3개월 ‘칼잠’자야 3국행

    베이징 동부 자오양(朝陽)구 싼리둔(三里屯) 외교단지내 주중 한국대사관과 영사부의 문은 13일 현재 굳게 닫혀 있다.지난주부터 현재 수용된 탈북자들의 수가 수용한계를 넘어,더 이상 영사업무를 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주중 대사관 영사부에 들어와 기거하는 탈북자들은 현재 120∼130명선으로 영사부의 적정 수용 능력인 50명선의 두배를 훨씬 웃돌고 있다.탈북자의 출국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 공안(公安·경찰)측의 조사가 늦어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이들의 출국을 원활히 하기 위한 중국당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이는 앞으로도 영사부는 이들을 뒷바라지하느라 정상적인 영사업무는 계속 보기가 힘든 형편이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평소 업무가 시작되는 오전 9시부터 비자발급을 위해 장사진을 이룬 인파들이 사라져 영사부 앞은 극히 한산하다.주중 대사관이 “영사부내 탈북자들의 수가 급증해 정상적인 업무를 볼 수 없다.”며 업무 중단조치를 내린 것은 지난 7일.1주일째 영사부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영사부 정문에는 게시된 업무 중단 고시문을 읽고 발길을 돌리는 민원인들이 줄을 잇고 있다.한국의 거래처에서 초청장을 받고 입국 비자를 신청하러 왔다가 “꼭 가야 하는데…”라며 발길을 돌리는 중국인들이 간혹 눈에 띌 뿐이다.흰색 영사부 건물 현관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이곳에 진입한 탈북자들의 임시 숙소가 나온다.외부와 엄격히 차단됐고 촘촘한 창살로 막아 놓은 창문 앞에는 탈북자들이 말리려고 내건 빨래들이 이리저리 바람에 날리고 있다. 영사부 관계자는 “올초에는 하루에 1명꼴로 탈북자들이 이곳에 들어왔는데 최근 두세달 동안 두배 이상이나 늘었다.”고 밝혔다.평균 1명의 탈북자가 영사부에 진입 후 제3국으로 출국하기까지 최소한 2∼3달이 걸린다.새로 탈북자가 영사부 진입에 성공할 경우 이 사람은 그동안 들어온 탈북자 처리 때문에 15∼30일 정도 영사부에서 대기해야 한다. ●영사부앞 발길돌리는 민원인 줄이어 자기 순번이 와도 중국 공안의 조사 대상은 하루 2명에 불과하다.통역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조사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중국 공안의 무성의도 처리 지연의 큰 이유중 하나라고 한다.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20명이면 열흘이라는 시간이 조사로 허비되고 사실 확인까지 다시 한달 정도가 소요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여기에 중국 관료체제 특유의 ‘만만디 행정’도 출국 처리 지연에 한몫한다. 이 때문에 대사관측은 올들어 수차례나 처리 속도를 빨리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제대로 시정되지 않고 있다.탈북자 처리문제를 놓고 중국 공안 내부의 강온파간의 갈등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탈북자들의 처리속도를 빠르게 할 경우 더 많은 탈북자들이 국경을 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중국 경찰내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중국의 한 외교 소식통은 주중 대사관이 탈북자들의 주요 루트가 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진 중국 공안내 세력들이 처리 속도를 지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주중 대사관의 영사업무 중단 조치도 내심 중국 공안을 압박하는 일종의 카드”라고 밝혔다.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중국공안이 인원을 늘려 조사기간을 단축하고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줄이는 것이 탈북자 처리 속도가빨라지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영사부내에서 자율적으로 단체생활 현재 주중대사관 영사부내에는 120∼130명의 탈북자들이 숙식을 하고 있다.이들은 아침 7시에 기상해 밤 11시 취침까지 외부인들과 엄격히 단절된 채 자율적인 단체생활을 한다.창밖에 내걸린 빨래를 제외하곤 여기가 탈북자 수용시설이라는 징표를 발견할 수 없다.영사부 내부건물은 500여평이고 이중 3분의1 정도가 탈북자 수용 시설이다.50명선의 적정 수용 능력을 두배 이상이나 뛰어넘은 상황이다. 영사부 직원 휴게실과 창고 등을 개조해 강당 크기의 큰 방 1개와 중간크기 방 2개,여러 개의 작은 방으로 이뤄졌다.휴게실은 물론 면담실까지 모두 탈북자 숙소로 변한 것이다.방마다 실장이 있고 일요일 오후에는 자체적으로 예배 등 종교활동도 허용됐다.24시간 건물 안에서 나올 수 없지만 쓰레기 당번만은 예외다.바깥 바람을 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 ‘경쟁률’이 높다고 한다.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남녀간 취침 장소가 구분돼 있으나 한 가족의 경우 가급적 한 방을 내주고 있다.”고 전했다.잠은 군대 내무반처럼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자지만 5명 정원의 방에 12명이 ‘칼잠’을 자는 것이 현실이다.이들은 하루 세번의 식사 시간 이외에 대부분 자유시간이 주어진다.이 시간 동안 독서를 하거나 남한 TV를 시청하지만 일부는 영어회화 등에도 열심이다.하지만 다양한 계급의 사람들이 섞여 있어 갈등도 표출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식사.하루에 300그릇이 넘는 식사를 대기 위해 베이징 인근 한국식당들을 번갈아 한달 정도 지정한다.김치찌개와 된장찌개,설렁탕 등이 주 메뉴다.건강관리 또한 주요 관심사다.보통 의사들이 정기적으로 왕진을 한다.지난 4월 사스파동 때 노심초사했다는 것이 대사관측 설명이다. ●중국정부,국제여론 의식해 감시 느슨 지난해 5월 23일 탈북자들이 처음으로 영사부에 진입한 이후 그동안 200여회에 걸쳐 500여명이 이곳으로 들어왔다.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철조망을 넘거나 육탄돌격도 마다하지 않던 탈북자들은 올들어 가짜 중국 공민증(주민등록증)을 들고 버젓이정문으로 들어온다.탈북자 문제가 더 이상 국제적 이슈로 되지 않기를 바라는 중국정부가 상대적으로 감시를 느슨하게 풀어준 것도 주요 이유다. 중국의 한 외교 소식통은 “올초부터 미국과 독일 스페인 등 제3국 대사관 영사관 진입을 시도했던 탈북자들이 최근 들어 감시가 소홀한 주중 대사관 영사부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귀띔했다.한국행을 기다리는 탈북자 대부분은 북한을 탈출한 이후 2∼3년씩 중국 대륙을 떠돌며 한국행을 노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이 과정에서 탈북자를 지원하는 시민단체나 조선족 브로커들과 선이 닿아 이들의 도움으로 가짜 공민증을 만들어 주중 대사관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가짜 공민증 비용은 보통 200(3만원)∼300위안(4만 5000원)이지만 한국행이 성공할 경우 정착금(3000만원) 중에서 대략 1000만원 안팎의 거금을 브로커들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동북 3성에 20여만명 떠돌아 최소 1만명에서 최대 20만명(시민단체 주장)으로 추정되는 탈북자들은 대부분 지린과 랴오닝, 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에 퍼져있다.지린성 옌볜조선족 자치구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중국에서는 지난해 6월 탈북자 색출을 강화한 이후 이들을 숨겨준 중국인(조선족 포함)들에게 무거운 벌금형을 내리고 신고하면 포상도 있다. oilman@ ■중국내 탈북자 실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내 탈북자들은 제대로 인간대접을 받지 못한다. 언제 북한으로 송환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탈북이라는 약점을 갖고 있어 중국내에서도 불안한 생활이 계속된다.이런 상황에서 기본적 인권을 침해당해도 호소할 데가 없다.대부분 극빈 생활을 하고 있고 심각한 인권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1990년대 초반에는 탈북 여성들이 주로 농촌지역에 사는 중국동포 노총각의 결혼 상대로 소개됐으나 지금은 한족 남성들의 탈북 여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매혼이 성행하고 있다.탈북자는 중국에서 결혼을 해도 법적으로 인정된 혼인관계가 아니어서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상태다. 최근엔 일부 탈북 여성들이 산간 오지나 농촌,향락업소에 팔려가 감금된 채로 성폭행을 당하거나 원치 않는 임신과 매춘을 강요당하기도 한다.또 탈북을 원하는 북한 여성들을 데려와 매춘을 알선하는 전문조직도 활동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탈북자들은 노동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착취당하고 있다.친척 등의 도움을 받고 있는 탈북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은신처를 구하기 위해 산간 오지에서 양몰이를 하거나 벌목장에서 일하기도 한다. 현지인들이 꺼리는 힘든 작업을 하면서도 터무니없이 적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체불 임금을 요구할 경우엔 고발하겠다는 협박을 받거나 폭행당하기 일쑤다.임금을 요구하다 중국 당국에 고발돼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거나 피신해야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여론 조사에 따르면 일하면서 생활하는 탈북자들 중 40%가 숙식은 제공받지만 임금은 전혀 못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탈북자 안전문제에 대해 국제적인 여론 환기가 시급하다고 이들을 돕는 인권단체들은 호소하고 있다.
  • 고시원에 고시생이 없다?

    경기침체와 전·월세 가격 폭등으로 직장인과 실직자,취업준비생 등이 고시원으로 몰리고 있다.고시원은 보증금 없이 매달 일정액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20∼30대 젊은 계층의 선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사실상 고시원이 수험공간에서 주거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고시원이 이처럼 주거기능을 맡고 있지만,화재 등 재난사고 대비시설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문제로 지적된다. ●무늬만 고시원 서울 신림동 ‘고시촌’과 노량진 ‘학원가’ 등에 위치한 고시원뿐만 아니라,기업체가 밀집해 있는 강남이나 신촌,영등포 등의 고시원도 빈방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 H고시원은 40개의 방 가운데 35개를 김포·인천공항 직원이나 주변 회사원들이 차지하고 있다.강남구 역삼동 E고시원은 50개의 방 가운데 45개 이상을 근처 벤처회사 등의 직장인들이 사용한다.E고시원 관계자는 “60% 수준이던 입실률이 지난 9월 이후 90%를 웃돌고 있다.”면서 “전·월세 가격 상승에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고시원을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안’ 주거공간으로 고시원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별도의 보증금 없이 매달 사용료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고시원의 월평균 사용료는 식비를 포함해도 평균 20만∼40만원에 불과하다. 지난달부터 강남 I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회사원 김모(31)씨는 “최근 월셋방에서 고시원으로 옮긴 뒤 생활비가 20만원 정도 절약됐다.”면서 “인터넷 통신망과 주차시설,식당 등 각종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어 생활에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직장인들이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격시험 등을 준비하기 위해 고시원에 들어가는 경우도 다반사다.노량진 B고시원 관계자는 “공무원시험이나 자격시험을 준비하려는 직장인들의 문의 전화가 하루 평균 5건 이상”이라면서 “수험생과 직장인 입실자 비율도 9대1에서 7대3 정도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노동자·가출 청소년 등도 가세 중소업체가 몰려 있는 영등포구와 구로구 등의 경우 고시원에 기거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게다가 이들 외국인 노동자들은 가격에비해 시설이 잘 갖춰진 것으로 소문난 신림동 고시촌 등으로도 속속 진입하고 있다. 고시촌에서 생활하는 오모(30)씨는 “최근 고시원에 외국인 노동자 등이 부쩍 늘었다.”면서 “고시원간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험생 이외의 거주자가 많아져 학습 분위기를 해치기도 한다.”고 불평했다. 또 유흥업소 주변 고시원은 가출 청소년들과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은신처가 되기도 한다.신촌에서 호객꾼(속칭 ‘삐끼’)으로 일하고 있는 가출 소년 이모(18)군은 “마땅한 잠자리가 없는 상황에서 한달에 15만원 안팎으로 저렴한 고시원을 찾을 수 밖에 없다.”면서 “집을 나온 친구 2명과 함께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털어놨다.이처럼 고시원을 찾는 수요자가 늘자 인터넷에는 이들과 고시원을 연결해주는 온라인 업체도 등장했다. ●10년만에 10배 증가 서울시에 따르면 90년대 초반 신림동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내에 150여곳이던 고시원은 지난해말 1215곳,올해 6월에는 1352곳으로 늘었다. 고시원 수가 10년만에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고시원은 고시촌(신림동)과 학원가(노량진동)가 위치한 관악구(389곳),동작구(128곳)가 밀집지역이다.특히 90년대까지 전무하다시피 했던 강남구(110곳)와 서대문구(98곳),서초구(72곳),마포구(59곳),종로구(49곳),강서구(46곳),강동구(46곳) 등에서도 고시원 증가추세가 뚜렷하다. 신영만 고시원연합회 회장은 “최근 3∼4년 동안 수험생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고시원의 증가가 두드러진다.”면서 “고시원이 대학가 등 일부 지역에만 집중됐던 90년대와 달리,2000년 이후에는 역세권 등 서울 전지역에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재난사고의 ‘사각지대’ 고시원이 사실상 주거공간으로 기능을 하고 있지만,대부분의 고시원에는 화재 등 재난사고에 대비한 시설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상당수 고시원이 근린생활시설(독서실)로 관할 교육청에 영업신고를 한 뒤 칸막이 등을 이용해 다가구주택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시원 주인은 “다가구주택을 신축할 경우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같은 편법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칸막이를 이용,‘쪽방’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고시원이 전체의 8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이 때문에 소화기 등 화재경보·대비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복도의 폭도 좁아 신속한 대피도 어렵다는 지적이다.불이 나면 칸막이 등에서 발생하는 연기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시 구청 관계자는 “올해 1월 이후 새로 지어진 고시원이나 구조·용도변경을 하는 고시원의 경우 소방법의 적용을 받게 됐지만,기존의 업소에 대해서는 마땅한 지도·감독권이 없는 사각지대”라면서 “고시원이 주거기능을 수행하는 점을 감안해 건축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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