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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회] 이용섭 성북구 의원

    [의회] 이용섭 성북구 의원

    이용섭(68)성북구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깐깐맨’이다. 집 안에서도, 집 밖에서도 한결 같다. 장위 신용협동조합 이사장과 장위2동 구의원으로 활동한 12년 동안 그는 아내에게 생활비로 20만원을 건넸다. 쌀이나 김치, 공과금은 이 의원이 따로 관리한다지만,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생활에 쪼들리다 못해 최근 60평짜리 아파트를 팔고 1억 400만원짜리 빌라로 이사를 해야했다. 밖으로는 접대를 받지 않는다는 원칙에 충실하다. 성북구 예결위원장인 그는 구청 직원들과 밥을 같이 먹지 않는다. 공식·비공식 회식을 거부한다. 주민 세금을 함부로 쓸 수 없다는 게 이유다. 공고롭게 직원을 식사시간에 만나면 그가 3000원짜리 된장찌개를 사준다. “‘청렴하다’‘대쪽같다’는 말이 듣기 좋습니다. 지역에 봉사하는 구의원에게 더 좋은 칭찬이 어디 있겠습니까.” ●교육환경 개선엔 아낌없이 투자 깐깐한 이 의원이 물쓰듯 투자하는 곳이 따로 있다. 교육환경 개선사업이다. 그는 장곡초등학교에 현대식 체육관을 건립한는데 앞장섰다. “운동장이 좋아서 두 학급도 함께 체육을 못했습니다. 마음껏 뛰어다녀야 할 어린이들이 좁은 틀에 갇혀있는 게 안타까웠죠.” 여러 사람이 힘을 모은 덕에 1000명을 수용하는 현대식 체육관이 문을 열었다. 영상실·독서실을 고쳤고 20년 묵은 책·걸상도 바꿨다. 윤방자 교장선생님은 학교를 떠나며 이 의원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 장위중학교도 시비 2억 2000만원으로 교문 진입로 공사를 실시했다. 운동장과 화단도 보수했다. 이 의원은 “우리 나라를 짊어질 2세를 교육시키기 위해선 아낌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린이 교실·우편취급소 적자운영 감수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신협 2층에선 방과후 어린이교실이 운영된다. 어린이 29명이 교사 3명의 지도를 받으며 공부한다. 구청에서 교사들의 월급은 지급하지만, 전기·수도세는 늘 적자다. 적자인데도 운영하는 또 다른 곳은 우편취급소. 매월 20∼30만원을 채워넣어야 하지만, 주민 편의를 위해 뚝심으로 밀고 나간다. 젊은 시절 체신공무원으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그가 취급소장을 맡고 있다.“할머니들이 버스 타고 우체국 갈 필요가 없어서 편해졌다고 칭찬하면 보람을 느낀다.”고 웃으며 말했다. “평생 밥값으로 2만∼3만원을 써 본적이 없을 만큼 가난하고, 알뜰하게 살아왔습니다. 세금을 집행할 때도 같은 마음으로 살펴봅니다. 혹자는 너무 까다롭다고 불평하지만, 원칙과 소신을 꺾을 수 없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문화 캘린더]

    ●동대문구 구민체육센터 오는 8일 오전 10시30분 ‘100년 후에도 변하지 않는 부자들의 성공 재테크’라는 주제로 무료 특강을 실시한다. 이번 재테크 특강은 재테크 전문강사를 초빙,‘무엇에 투자하는냐’ 보다 중요한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주안점을 두고 부자의 자산운용 방법에 대해 살펴본다. 또 희망주민을 대상으로 개인별 자산관리 컨설팅까지 실시하여 재테크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 줄 계획이다. 참가신청은 오는 7일까지 선착순으로 동대문구민체육센터 1층에서 받는다. ●인천시 서구 청소년수련관 오는 10일 문을 연다. 수련관은 원창동 원신근린공원에 지하 2층과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됐다. 청소년수련관은 수영장과 체력단련장, 음악연습실, 영화감상실, 춤연습실, 독서실, 문화강의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야외시설로는 농구장, 암벽타기,X-게임장 등이 있다. 청소년수련관은 앞으로 청소년위원회와 여름리더십캠프, 청소년 문화체험단, 청소년 창작춤 경연대회, 청소년 진로탐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인천시 학산문화원 ‘뮤지컬 잉글리시´라는 프로그램을 개설해 단원 모집에 들어갔다. 영어 뮤지컬 프로그램을 만든 이유는 영어 사교육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사설 학원이 아니라 열린 문화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힐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초등학교 1∼5학년을 대상으로 이달에 시작해 내년 2월까지 1년 과정으로 진행된다.(032)866-3993. ●강북구 강북문화원이 주최하는 강북구 상징노래 ‘룰루랄라 미아리’ 합창경연대회가 오는 6월 본선대회를 앞두고 오는 16∼17일 삼각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예선대회를 갖는다. 참가대상은 강북구 관내 어린이집과 유치원, 직능단체, 동사무소 자치센터. 일반인 20인 이상 단체 등으로 유아부와 일반부로 나뉘어 예선을 치르게 된다. 참가신청은 오는 10일까지 삼각산문화예술회관 3층에 위치한 강북문화원 사무실에서 접수한다. 단 초·중·고교생 참가자는 시험 관계로 6월에 예선을 치르고 5월에 접수를 받는다.
  • [자치센터 탐방/신길7동 신청사] 동사무소가 예술의 전당?

    [자치센터 탐방/신길7동 신청사] 동사무소가 예술의 전당?

    ‘지하 2층, 지상 6층에 연면적 798평. 헬스장·노인정·청소년독서실…. 지난 17일에 찾은 서울 영등포구 신길 7동 동 청사는 ‘동사무소’라기보다는 ‘동네 예술의 전당’에 가까웠다. 개관 다음날이라 건물은 풍선으로 한껏 치장한 상태다. 오봉환 동장은 “편의시설이 다양해 주민들이 축하할 겸 많이 방문한다.”고 말했다. 오 동장의 안내로 옥상부터 지하까지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6층 옥상에는 주민 쉼터와 예비군 동대본부가 자리하고 있다. 나무 의자에 앉아 녹차 한잔을 마시며 이웃들과 수다떨기에 좋을 듯 싶다. 저 멀리 산자락이 보여 시원하다. 창문으로 둘러싸인 계단을 타고 5층으로 내려오면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펼쳐진다. 청소년 독서실과 새마을 문고가 바로 그것이다. 문고에는 소설, 수필, 동화 등 1만권이 진열돼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토·일요일에는 쉰다. 점심시간인 낮 12시∼오후 1시에도 문을 닫는다. 연회비는 2000원이고, 대출기간은 7일. 연체하면 하루에 100원씩 내야 한다. 한번에 2권까지 빌릴 수 있다. 신간을 매달 구입해 볼 만한 책이 많다. 현재 회원은 3100명. 청소년 독서실은 남녀로 분리돼 있다. 남학생 71명, 여학생 67명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오전 7시에 문을 열어 오후 11시에 닫는다. 입장료는 500원. 독서실을 관리하는 이미연씨는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면서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공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칸막이 책상이 나란히 놓인 독서실은 밝고 조용했다. 책상은 1m 정도로 넓었다. 책장과 스탠드가 갖춰져 있다. 마음에 드는 자리를 정해 앉으면 된다.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가 옆방에 따로 마련됐다. 공부하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라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몇시간씩 앉아서 게임 등을 할 수는 없다. 4층은 다목적자치센터와 소회의실. 동이 운영하는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이다. 한글서예, 한문서예, 생활과학, 종이접기, 영어교실, 풍물교실 등이 마련된다. 회의실 중간에 이동벽을 만들어 필요하면 두 공간으로 나눠 사용토록 설계했다. 장애인 화장실이 눈에 띈다. 동사무소가 있는 3층을 거쳐 2층으로 내려왔다. 건물이 비스듬한 내리막에 건설된 터라 한쪽에선 2층으로, 다른쪽에선 1층으로 활용되는 공간이다. 오가기가 편해 노인정을 만들었다고 오 동장이 설명했다. 어르신 30여명이 바둑을 두거나 TV를 보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오전 8시30분이면 하나둘씩 모여 오후 6시까지 머문다. 점심도 제공한다. 할아버지·할머니 공간을 따로 만들었지만, 함께 지내는 것이 좋다며 한곳에서 생활한다. 라태연(73) 할아버지는 “깨끗하고 따뜻하다.”며 만족해했다. 부엌 살림도 일품이다. 양문 냉장고에 전자레인지, 가스레인지, 김치냉장고까지 갖췄다. 냉장 공간이 넓어 30명 밥상도 뚝딱 만들어낼 듯싶다. 임간난(70) 할머니는 “가전제품도 다 있고, 따뜻한 물이 ‘콸콸’ 나와 밥하기가 편하다.”고 말했다. 백미는 헬스장과 다목적실이 자리한 1층. 다목적실에는 54인치 텔레비전이 놓여 있다. 주부가요 교실을 운영하기 위해 구입한 최신식 노래방 기계다. 방음시설도 완벽하게 갖췄다. 이날은 어린이들이 모여 종이접기를 하고 있었다. 주부 여럿이 헬스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다. 러닝머신에서 걷거나 사이클을 타고 있었다. 벨트 마사지기로 허리근육을 이완하기도 했다. 입구에 신장·체중 자동측정기가 놓여있다. 신발을 벗고 올라서면 가볍게 머리를 ‘통’쳐서 키와 몸무게를 알려준다. 경직된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기구가 독특하다. 주부들이 거꾸로 누워 편안한 자세로 근육을 이완하고 있었다. 운동기구는 35대. 그러나 월 이용료는 2만원에 불과하다. 폭발적인 인기로 정원 200명은 이미 찼고,100명이 대기 중이다. 김정희(57)씨는 “집 주변에 깨끗하고 저렴한 헬스장이 생겨 너무 좋다.”면서 “낮시간에 오면 한가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녀 탈의실에는 옷장과 샤워실이 마련돼 있다. 운동복과 운동화는 제공되지 않는다. 운영시간은 오전 6시∼오후 9시. 다음달부터 오후 10시로 연장한다. 신길 7동 청사는 영등포구(구청장 김형수)가 2004년부터 추진하는 동청사 현대화 계획의 첫 결실이다. 낡은 동청사 9곳을 고쳐 주민편의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데 예산 375억여원이 들어간다. 신길 7동 청사는 삼환아파트가 기부채납한 토지에 구가 48억여원을 들여 완공했다. 지하 1,2층은 기계실, 발전실, 전기실과 주차장으로 이용된다. 1,2층은 주민체육시설·노래교실·노인정으로,2층은 동사무소로,4,5층은 다양한 자치프로그램이 운영될 다목적자치센터와 소회의실·독서실·문고 등으로 설계됐다. 영등포구는 “동청사가 앞으로 민원서비스와 문화서비스를 고루 갖춘 주민생활 중심 공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 사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실속만점 여가활용 문화회관

    실속만점 여가활용 문화회관

    구민회관과 문화체육센터의 극장이 시민들의 좋은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저렴하고 가까운 것이 장점이다. 온 가족이 시내 개봉관이나 공연장을 찾으려면 일정을 맞추기 어렵고 저녁 식사까지 생각하면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자치구 문화시설을 이용하면 비용도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실속을 챙기면서 부담없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내용도 알차다. 문화 담당 직원들이 직접 최근 막을 내린 영화들을 보고 인기있는 작품을 고르고 대학로 연극 공연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볼 만한 작품을 선택한다.맞벌이 부부와 학원과 독서실에서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 우리 가족들의 모습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주말 오후를 보람있게 보내고 싶다면 가까운 구민회관이나 문화체육센터를 찾아가 보자. 이곳에는 영화와 연극이 있고, 아이들의 맑은 목소리가 있고, 젊은이들의 발랄함이 있다. 어르신들의 여유로운 발걸음도 발견할 수 있다. 보너스로 사람들의 표정과 옷차림에서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식탁에 둘러앉아, 보고 듣고 느낀점을 이야기 하다 보면 풍성해진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글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마을 가듯 손쉽게 공짜같은 싼값에 문화생활 즐겨요 “친구들이랑 함께 큰 화면을 통해 보니까 집에서 볼 때보다 훨씬 생동감이 느껴지고 푹 빠지게 돼요.” 서울 동대문구 이문체육문화센터는 매달 둘째·넷째 금요일에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어머니와 함께 볼 수 있는 가족영화를 보여준다. 지난 10일 80여석 되는 자리가 거의 찼다. 대부분 5∼7살 되는 어린이들과 어머니가 함께 왔다. 이날 상영된 영화는 ‘이웃집 토토로’. 숲을 다스리는 동물인 토토로가 착한 어린이를 돕는 영화이다. 앞쪽에 앉은 어린이들이 “나무가 커진다.”면서 두 손을 번쩍 들고 의자위로 올라섰다. 토토로가 순식간에 나무를 크게 성장시키자 아이들은 무척 신기한 표정이었다. ●어린이들에겐 감동… 어른들은 여가 활용 토토로가 어려움에 처한 자매에게 선행을 베풀자,“토토로 정말 착하다.”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어린이도 있었다. 마지막에 토토로가 손을 흔들자, 대부분 어린이들이 일어나 “토토로 안녕”하면서 손을 흔들며 같이 인사를 했다. 영화가 끝난 뒤 불이 켜지자, 어린이들의 얼굴에는 진한 감동을 받은 표정이 역력했다. 이날 아들과 함께 찾은 김경미(35)씨는 “요즘 어린이들이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드라마를 보고 정서가 왜곡될까봐 걱정도 되는데 체육문화센터에서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는 애니메이션을 볼 기회를 마련해 줘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윤정(35)씨는 “아이들은 낮선 사람이 많고 음향이 큰 시내 영화관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 곳엔 유치원에 같이 다니는 친구들도 있고 스피커도 울리지 않아 아이들이 마음 편히 볼 수 있어 자주 올 생각이다.”고 말했다. 유승영 문화사업팀장은 “어린이 정서에 도움되는 영화를 보여주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최근 상영할 때마다 빈 자리가 거의 없는 등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문화회관은 주말을 맞아 ‘태풍’을 상영하고 있었다. 지난 10일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구민 200여명이 가족단위로 영화관을 찾았다. ●영화관보다 더 큰 스크린… 음향시설도 최신식 이들은 문화회관의 영화상영이 주민들의 주말 여가를 즐기는데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달에 두 차례 정도 가족과 함께 온다는 조강옥(45)씨는 “문화회관에서 보면 개봉관에서 종료된 영화를 봐야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집 가까운 곳에서 적은 비용으로 온 가족이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장점이 더 크다.”고 말했다. 김정희(44)씨는 “둘이 합쳐 5000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남편과 가끔 데이트할 수 있는 괜찮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이 문화회관 영화관은 연일 표가 매진돼 입장권을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였다. 하지만 올해부터 입장료를 1000원 더 올려 2000원을 받자 관객 수가 좀 줄었다고 한다. 안병준 양천문화원 사무국장은 “스크린 크기가 11m×7m로 일반 영화관보다 더 크고 음향시설도 최신식이어서 시내 영화관 대신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이 곳에 오는 구민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주민들이 여가로 즐기는데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대학로 극단 배우 직접출연… 수준높은 무대 일부 문화체육센터에서는 영화 대신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도 한다. 서울 도봉구 창동문화체육센터는 지난 7∼9일과 13∼14일 각각 ‘똥 이야기’와 ‘라이방’을 올렸다. 대학로 극단의 배우들이 직접 출연했다. 하지만 가격은 대학로의 3분의 1 수준인 5000원. 권혜진 공연담당은 “대학로 극장에 비해 대관료가 싸고 보조금을 주기 때문에 극단이 저렴한 가격에 출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직접 연극을 본 뒤 많은 구민들이 즐길 수 있는 재밌는 연극을 신중하게 고른다고 설명했다. 관람객인 김수현(42)씨는 “인근에 문화공간이 없어 10년 동안 살면서 거의 문화생활을 못 했는데 최근 대학로까지 가지 않고 연극을 즐길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최근 많은 자치구가 영화와 연극 등 문화행사를 여는 것에 대해, 김태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는 “요즘 자치구는 단지 찾아오는 민원인을 친절하게 대하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서비스를 개발, 제공하는 입장으로 변했다.”면서 “구민에게 다양한 문화행사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은 새 시대에 맞는 지자체의 바람직한 변화다.”라고 평가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어떤 작품 어떻게 고르나? 개봉되는 수많은 영화 가운데 자치구의 구민회관이나 문화체육센터는 어떤 기준으로 영화나 연극을 고를까. 또 구민이 예정작과 시간, 장소 등 관련 정보를 빨리 접하는 길은 무엇일까. 동네에서 영화와 연극을 즐기는 방법과 정보를 모았다. ●저학년·학부모등 배려 상영 영화를 고를 때 가장 고려되는 부분은 어린이를 포함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지 여부다. 왜냐하면 구민회관과 문화체육센터 영화관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구민이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생과 학부모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영 영화 가운데 전체 관람가 혹은 12세 이상 관람가인 영화가 많다. 가령,‘우리 형’과 애니메이션 영화 등이다. 김동흔 강북구 삼각산 문화예술회관 계장은 “어린이와 어머니가 함께 오는 경우가 가장 많고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 등 젊은 층은 시내 개봉관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최신작인지 여부와 흥행성을 함께 고려한다. 김 계장은 “직원들이 종료된 영화 가운데 가장 최신작들을 살펴본 뒤 이 가운데 재미있는 것을 고른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다른 자치구의 구민회관과 문화체육센터도 비슷한 방식으로 상영 영화를 정한다. ●영화정보 온·오프라인서 제공 영화 홍보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 방식이 모두 쓰인다. 먼저 주요 사거리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상영 영화와 시간, 장소 등이 적힌 현수막을 건다. 한편 해당구청 공보실은 보도자료나 소식지 등을 통해 주민에게 알린다. 구민회관이나 문화체육센터 홈페이지 등 온라인 방식을 이용하기도 한다. 관심있는 주민들은 지역신문이나 해당 홈페이지 등을 통해 쉽게 정보를 구할 수 있다. 양천구민회관은 연락처를 아는 관객들에게는 새 영화가 시작되면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회원 가입하면 각종 혜택 양천문화회관과 강북구 삼각산 문화예술회관 등 일부 회관은 붓글씨와 단전호흡 등 해당 회관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등록한 회원에 한해 이벤트 등을 통해 영화를 더 싸게 볼 수 있는 혜택을 마련해 준다. 양천문화회원은 연회비 2만원을 낸 회원에게 2000원 짜리 영화표 10장을 무료로 준다. 강북구 삼각산 문화예술회관은 이 회관에서 다른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회원이 영화를 볼 경우 한 달에 한 차례 정도 3000원짜리 영화를 2000원에 관람하게 해 준다. ●연극은 어린이 대상 많아 공연할 연극을 고르는 기준도 상영 영화를 택하는 기준과 비슷하다. 연극도 영화와 마찬가지로 어린이와 학부모가 가장 많이 오기 때문에 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어린이 대상 연극을 우선시한다. 신데렐라와 피터팬 등을 들 수 있다. 또 담당 직원은 여러 연극을 대학로 등에서 직접 보고 관객이 많이 모이고 재미있는 연극을 고른다. 영화와 다른 특징은 연말과 연초에 회관에서 많이 연극 공연을 연다는 점이다. 보통 때는 연극은 한 달에 한 차례쯤 하는데 12∼2월엔 한 달에 두 차례 이상 한다. 대학로에 있는 극단들이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공연을 많이 하기 때문에 구민회관이나 문화체육센터가 그만큼 고를 영화가 많다는 것이다. 연극 관련 정보는 영화와 마찬가지로 해당 홈페이지와 지역신문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이러시면 안됩니다 “문화 에티켓을 지킵시다.” 일부 관람객들이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극장에서 에티켓을 지키지 않아 다른 관람객이 불편해하는 일이 생긴다. 기본적인 예절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등생이 성인물 보겠다는데… 구민·문화회관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주로 ‘전체 관람가’나 ‘12세 관람가’가 많다. 하지만 마땅한 영화가 없으면 ‘15세 이상 관람가’도 상영한다. 대부분 규정을 잘 지키지만 가끔 초등생들이 보겠다는 경우가 더러 있다. 입장이 안 된다고 제지하면 “우리는 조숙해서 이 정도쯤은 볼 수 있어요.”라며 따지기도 한다. 안병준 양천문화원 사무국장은 “‘15세 이상 관람가’의 경우 부모와 함께 오지 않고 학생 혼자 오면 입장이 안 된다.”면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직원들이 미리 영화를 본 뒤 문제의 소지가 될 장면이 있으면 삭제한다.”고 말했다. ●연극 배우 “사진 찍지 마세요” 관람객이 공연 장면을 촬영하거나 관람중에 휴대전화가 울리면, 배우는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연극 ‘똥 이야기’배우 장은화(33)씨는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면 놀라서 대사가 안 나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또 “공연중에 휴대전화 벨이 울리면, 일부 관객은 ‘누구야’라며 짜증을 내는 소리도 들린다.”고 지적했다. ●음식 냄새 풍겨 공연 관계자들은 일부 관람객이 음식물을 몰래 가지고 들어가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권혜진 창동문화체육센터 주임은 “음식물 반입이 금지됐는데도 숨기고 들어가는 사람이 있다.”면서 “커피 등이 새 카펫에 쏟아지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범중 강남구청 문화담당주임은 “‘김밥 등 음식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들어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서비스업 ‘체감경기 굿’

    지난해 12월 서비스업 생산이 3년만에 최대폭으로 늘고, 체감경기에 밀접한 음식·숙박업의 생산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내수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05년 12월 및 4·4분기 서비스업 활동동향’에 따르면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5% 늘었다. 지난해 연간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보다 3.5% 증가해 2004년의 0.6%,2003년의 0.9%에 비해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숙박업이 지난 2003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인 4.5% 증가했다. 대표적 경기 민감 업종인 도·소매업은 3.8%가 증가했다. 이 가운데 자동차 판매 및 차량연료소매업은 자동차 판매가 29.5% 늘어난 데 힘입어 10.1% 증가했다. 교육서비스업은 유치원과 초·중·고교·대학 등에서 증가해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8% 늘면서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부동산·임대업은 10.2%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오락·문화 및 운동 관련 서비스업은 영화·방송 및 공연산업이 26.1% 늘었지만 폭설로 골프장(-41.1%), 도서관·독서실·박물관·자연공원(-12.8%) 등 기타 오락·문화·운동관련 서비스업에서 5.4% 줄어 5.0% 증가에 그쳤다. 문권순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소매업·음식점업의 회복세로 체감 경기가 나아져 서비스업이 전반적인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1월에는 설 연휴와 특소세 환원으로 인한 자동차 판매 부진 여파로 음식·숙박업, 도매업 등이 부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반적인 경기흐름은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도서관을 살리자] 시리즈3회 보도이후

    [도서관을 살리자] 시리즈3회 보도이후

    “도서관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라?”서울신문이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탐사보도한 ‘도서관을 살리자’는 기획기사를 연재하자 각계로부터 갖가지 정책 제언과 쓴소리가 잇따랐다. 도서관에 대한 단순한 불만도 있었지만 관련 분야 실무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도 많았다. 노무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청와대 이은희 제2정책부속실장을 통해 “도서관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 감사한다.”면서 “국민이 가까이 갈 수 있는 도서관 문화를 마련하는 데 더 애써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해오기도 했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도서관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과 관련, 경기도 이천에 산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경사가 심해 겨울에는 미끄러질까봐 겁나고, 여름에는 땀범벅이 되어 헉헉거리며 올라간다.”고 호소했다. 서울 은평구민 김승혁(21·대학생)씨는 “도서관에 가려면 등산화라도 준비해야 할 판”이라면서 “접근성이 좋은 곳에 옷집·술집이 판치고, 책을 읽으려면 체력부터 보강해야 하는 현실이 싫다.”라고 불평했다. 네티즌 ‘모조’는 “걸어서 도서관에 가려면 30분이나 걸리고 왕복 차비를 생각하면 동네 도서대여점에서 책을 빌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동네도서관이 책·비디오·DVD 대여점 역할까지 하는 외국의 일부 도서관이 부러운 이유다. ●“설치 규정이 없다니…” ‘syaung7’이라는 네티즌은 “우리 동네에 들어선 새 아파트는 1층을 터서 도서관을 만들었다.”면서 “건물 짓기가 힘들다면 신축 아파트를 활용하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강북구 미아6동 SK북한산시티 등 일부 대규모 단지에는 마을문고가 들어서 도서관 부족에 따른 독서욕구 충족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도서관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만큼 신도시·뉴타운에 도서관 설립을 의무화하면 좋겠다.(네티즌 저스트토크)’ ‘신도시 계획에 있어서는 도서관 등 공공기관 배치가 우선돼야 한다.(네티즌 dwjeong72)’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현행 법에 따르면 아파트단지 100가구 이상에는 경로당을,300가구 이상에는 보육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도서관·마을문고만큼은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교보문고에 사람이 많은 까닭은 ‘mmmmmnnnbbb’라는 네티즌은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도서관에 안 가고 교보·영풍문고 등에 가게 된다.”면서 “시내 대형서점에 가보면 서서 책을 읽거나 바닥에 주저앉아 읽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도서관을 이용하기 힘든 현실을 반영하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를 두고 “교보·영풍문고가 집에서 더 가깝고 도서관보다 신간이 더 많기 때문”이라는 풀이도 있었다. 하성수(32·회사원)씨는 “열람실 의자를 소파로 교체하고, 물은 셀프로 하더라도 라면은 배달해 달라.”고 농담삼아 말했다. 이용자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성북정보도서관의 경우 책도 읽고 음료를 마시며 담소도 나눌 수 있는 ‘북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도서관은 아직 고정된 레이아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은행처럼 곳곳에 분소를 ‘옴니뷰티’라는 네티즌은 “도서관 규모를 줄이더라도 주택가 가까이에 만들어 놓고, 도서관들끼리 긴밀하게 연락해서 책을 공유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규모에 집착하지 말고 ‘작은 도서관’을 짓되, 도서관끼리 협력을 강화하는 ‘상호대차’ 등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상호대차는 경기도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서울시를 포함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네티즌 ‘kkjkkok’도 “도서관이나 도서관 관련 공무원들은 아무리 많아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각 시·도는 은행의 지점처럼 도서관 분관을 곳곳에 설치해서 주민들이 언제 어디서든지 책을 마음대로 빌리고 반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도서실무자들은 ‘새 도서관’만 짓는 게 능사가 아니라 ‘헌 마을문고’도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부방 기능 찬반 논란 심성식(56·회사원)씨는 “공부방 기능은 60∼80년대 방 하나에서 식구들이 숙식할 때야 필요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진 만큼 그 자리에 책을 더 들여놓고 열람실로 만드는 게 낫다.”면서 “시험공부를 할 요량이면 집이나 사설독서실을 이용하라.”고 촉구했다. 일부 도서관에서 고육지책으로 1000원 안팎의 ‘이용료’를 받는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다. 네티즌 ‘presage9’는 “수험서는 안 되고 소설은 된다는 규정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구립도서관 관계자는 “주민들이 정말 원하는 것과 도서관 취지 사이에서 갈등이 생긴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7년 동안 외국생활을 했다는 한신영(43·주부)씨는 “당시 주말이면 유모차를 끌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책·DVD를 빌리던 시절이 그립다.”면서 하루 빨리 도서관이 문화놀이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은평구 국립보건원 부지 유력 올초 서울시가 대표도서관 건립 방침을 밝혔다. 입지로는 2006년까지 충북 오송으로 이전할 은평구 불광동 국립보건원의 부지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서울시는 대표도서관 건립을 위해 지난해 초부터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기존 도서관의 문제점을 일일이 점검했다. 내부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들어본다. ●한국도서관협회 이현주 총무부장 주민들은 대규모 도서관이 아니라 다가가기 쉬운 도서관을 원한다. 일본은 시민들이 접근하기 쉬운 지하철 통로와 도서관이 연결됐거나 시내 중심지에 도서관이 들어서 있다. 대표도서관은 장서 확보가 중요하며, 독서실이 아니라 정보센터의 기능이 요구된다. 민자유치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안찬수 사무처장 서울시는 문화정책 수립에서 도서관 분야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도서관 하드웨어 부문이 대단히 열악하므로 빠른 시간내에 시설을 구비해야 한다. 걸어서 10분 이내의 생활권에 작은 도서관을 확충해야 한다. 서울시 대표도서관 건립이 ‘문화도시 서울’의 첫걸음이다. 부지는 서울의 상징적인 거리인 광화문 등이 좋겠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조권중 연구부장 대표도서관은 시민·기업이 참여하는 도서관을 만들고, 가급적 많은 펀드들이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기부자들의 특성에 맞게 공간을 따로 만들어 관련자료를 비치해 기부문화 분위기를 조성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서관의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대표도서관은 지식의 박물관, 문화공간, 평생학습장이 되어야 한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김세훈 연구실장 대표도서관은 지역 도서관 정책수립을 연구·지원하는 조직이어야 한다. 도서관의 독서실화 문제는 구립독서실이 담당하고, 도서관은 본래 기능을 되찾아야한다. 도서관을 새로 짓는 것보다는 기존의 마을문고, 새마을문고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올 상반기개정 ‘도서관법’ 내용은 늦어도 올 상반기까지 현행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이 ‘도서관법’으로 전면 개정된다. 현행 법은 지방분권과 정보화 시대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회문화관광위원회 이미경(열린우리당) 위원장은 24일 “현재 계류중인 도서관법은 올해 국회가 열리는 대로 우선적으로 통과시키기로 관련 의원들과 의견을 모았다.”면서 “도서관법이 개정되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도서관의 역할이 수립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법은 1963년 도서관법에서 시작해 1991년 도서관진흥법,1994년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으로 바뀌었지만 내용상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다. 개정 도서관법은 지방분권화 시대에 맞춰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의무를 강화하고, 정보화·지식 격차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으로 중앙정부는 ‘도서관발전종합계획’을 5년마다 세우고, 지자체는 이를 바탕으로 매년 ‘도서관발전시책’을 수립·점검해야 한다. 또 국무총리 산하에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를 설치, 여러 부처와 관련된 도서관 정책을 심의하도록 했다. 교육인적자원부, 문화관광부, 행정자치부 등 각 부처로 흩어진 권한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국가대표도서관’으로 변경해 도서관 정책을 이관하고, 지역별·분야별 분관을 둘 수 있도록 했다. 우선 제2의 대표도시인 부산에 국립중앙도서관의 분관이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국립장애인도서관서비스센터를 설립하도록 했다. 지자체의 도서관 정책의 실질적인 운영 지원·감독이 강화됨에 따라 ‘광역대표도서관’과 ‘지방도서관정보서비스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그동안 지자체별로 인력·재정 등의 협조와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던 한계가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의 기금에서 도서관 발전을 위한 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도서관을 살리자] (중) 다기능 복합공간으로

    [도서관을 살리자] (중) 다기능 복합공간으로

    도서관은 더 이상 책만 읽는 곳이 아니다. 시대가 흐르면서 도서관은 ‘자료저장소(Archive)’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지역을 기반으로 한 시민활동의 중심 공간이 되고 있다.‘도서관=독서실’로 인식되는 우리 현실에서 도서관이 전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조차 벅차다. 하지만 ‘문화강국’을 꿈꾼다면 우리도 도서관의 변화하는 모습을 받아들이고 또 가꾸어가야 한다. 뉴욕공공도서관의 대표적인 연구도서관인 과학산업도서관과 공연예술도서관을 통해 도서관이 시민의 문화·경제 활동의 중심이 되는 모습을 살펴본다. |뉴욕 김유영특파원|뉴욕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주변의 메디슨가. 통유리로 싸인 현대식 건물 1층의 로비에 들어서면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가 말한 ‘내 모토는 첫째는 정직이고 다음은 산업이요, 다음은 집중’을 비롯, 유명 사업가·과학자 50여명의 명언이 늘어서 있다. 지하로 내려가면 세계적인 금융사인 UBS 페인웨버가 제공한 21개의 모니터에서 주가·환율과 CNN 등이 실시간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곳은 디지털 정보화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1996년 1억달러를 들여 개관한 과학산업도서관(SIBL)이다. 루돌프 줄리아니 당시 뉴욕시장은 “금융·과학·산업 부문에서 뉴욕은 세계의 중심이 되고 있다.”면서 “도서관 건설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지만, 우리들이 얻을 수 있는 것에 비하면 사소한 것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돈을 벌게 해준다 이곳의 소장자료는 마케팅, 광고, 금융, 특허·상표권, 기업연감, 컴퓨터 등 모두 1800만건 이상에 달한다. 그러나 자료를 뛰어넘어 시설과 프로그램 등이 머릿속에 그려왔던 도서관의 개념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유료자료를 공짜로 볼 수 있는 컴퓨터 70여대가 놓인 지하 1층의 전자정보센터로 내려가면 도서관을 ‘개인 사무실’로 쓰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특히 월 이용료가 1500달러에 달하는 경제전문 통신사인 ‘블룸버그사’의 실시간 뉴스도 제공된다. 블룸버그사의 모니터 2개에 개인 노트북까지 펼쳐놓고 주가·환율 그래프를 체크하는 한 이용자는 어느 증권사 직원 못지않은 긴장감을 자아냈다. 도서관 정보서비스 책임자인 어미뇨 도노프리오는 “고용이 유연해지고 정보화사회로 나아감에 따라 고도의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개인이나 자영업자들의 경제적인 자립을 위해 도서관이 새로운 역할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100여명에 달하는 사서 가운데 절반은 사서 학위와 함께 광고·금융사 등의 근무경력이나 경영·경제·과학 관련 학위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창업을 지원해 준다 이 도서관은 ‘자영업자 센터’를 운영, 각종 기관과 연계해서 창업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우선 뉴욕시의 공무원 1명이 상근하고 있어서 창업, 사업 등에 관한 행정적인 절차를 ‘원스톱’으로 처리해 준다. 또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창업상담자 그룹인 ‘스코어’의 자원봉사자들이 무료상담을 해준다. 분야는 창업관련법, 자금조달법, 마케팅·세일즈전략, 국제무역 등 다양하다. 모임 자체가 창업자들의 정보교환의 장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스코어가 진행하는 ‘식당을 열고 싶어요’라는 세미나에서는 장소, 창업 준비기간, 주방기기 구입비용, 주방장과 종업원 거느리는 법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보를 알려준다. 모임이 끝난 뒤 참가자들은 명함교환 등을 통해 인맥을 넓힐 수 있다. 식당에 음식을 공급하는 ‘레일웨이 그루메’의 사장인 로버트 브리세트(42)는 이곳에서 ‘e마케팅’ 등 마케팅 관련 서적 3권을 대출했다. 그는 “고객에게 이메일 주문을 받고 평소에도 매출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마케팅이 중요하다.”면서 “자료나 전략 등이 부족한 소상공인에게는 도서관이 더없이 좋은 친구”라고 평했다. ●이력서 첨삭 강의도 해준다 분관인 미드맨해튼도서관 2층의 ‘직업정보센터’도 눈여겨볼 만하다. 각종 신문의 구직란을 모아두었을 뿐만 아니라 전직·구직 등에 관한 서적을 갖춰놓았다. 또한 ‘오후 5시 클럽’을 운영하는 게 이채롭다.‘제발 지겨운 직업이 걸리지 않기를-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내기’ ‘나를 잘 판매하는 이력서는 어떻게 쓰는가’라는 등의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직업정보센터의 데이비드 호프만 사서는 “이력서 첨삭 강좌는 자리가 없어서 참가자들이 서서 들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carilips@seoul.co.kr ■ ’문화의 오아시스’ 뉴욕 공연예술도서관 |뉴욕 김유영특파원|19일 뉴욕 공공도서관(LPA)의 공연예술도서관에서는 배우 지망생들을 위해 ‘오페라의 유령’ ‘프로듀서스’ 등의 캐스팅 디렉터인 제프리 존슨이 진행하는 오디션 실습이 열렸다. 브로드웨이 진출을 꿈꾸는 참가자들에게는 유명감독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오는 27일에는 도서관 자체 공연장에서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음악회가 열린다. 시민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공도서관인 만큼 비용은 무료다. ●종이책보다 작품이 더 많다 이 도서관은 뉴욕시티발레의 거점인 뉴욕주립극장, 뉴욕필의 산실인 에브리피셔홀, 줄리어드 음악원 캠퍼스, 뉴욕시티 오페라의 메트로폴리탄극장 등이 모여있는 ‘링컨센터’에 자리했다. 서울로 보면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에 세워져 문화활동의 기반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셈이다. 이 도서관은 종이책이 전체자료의 30%에 불과해 ‘책이 없는 도서관’으로 불리기도 한다. 음악·무용·연극·녹음 등 4개 분야에 걸친 자료 3만 5000점을 소장하고 있다. 무대의상, 영화포스터, 길거리공연, 랩뮤직, 클래식발레, 뮤지컬, 대통령연설, 효과음, 마술, 만담 등 다양하다. 특히 모차르트나 멘델스존이 직접 쓴 악보, 브로드웨이·오프 브로드웨이에 올려진 희곡의 원본, 출판되지 않은 작품들은 인기있는 열람 자료다. 브로드웨이에서 감독·배우를 동시에 하는 데이비드 르두(28)는 스웨덴 극작가인 오거스트 스트린버그 관련 저서에 몰입해 있었다. 그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본을 살펴보면 창작자의 메모가 적혀 있는 등 작가의 사고 흐름을 읽어낼 수 있다.”면서 “이런 자료들을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나만의 고유한 방식의 표현법이 고안되는 등 영감이 떠오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고전(古典)은 창조의 어머니다 이 도서관의 백미는 TOFT(Theatre on Film and Tape)를 꼽을 수 있다. 이는 1970년부터의 연극·뮤지컬·전위적인 공연·각종 수상식의 수상소감·세미나·대담 등의 영상·음향 등을 테이프로 기록, 자체 제작해 보관하는 것이다. 이 도서관은 브로드웨이의 6개 조합과 직접 계약을 맺고 작품을 제작한다. 뉴욕 예술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예컨대 줄리아 로버츠, 나탈리 포트먼, 주드 로 등이 출연, 사랑의 진실에 대해 신랄한 물음을 던진 영화 ‘클로저’가 만들어지기까지 이 도서관의 도움이 컸다. 마이크 니콜러스 감독이 도서관에 몇번이고 와서 1980년대초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연극 ‘클로저’의 녹화테이프를 연구했다. 테이프는 물론 TOFT가 제작한 것. 뉴욕에 사는 영화감독 우디 앨런,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와 ‘아메리칸 뷰티’에 출연한 케빈 스페이시,‘미시즈 다웃파이어’의 로빈 윌리엄스 등이 단골 이용자로 꼽히고 있다. 도서관 연극자료 담당 웬디 노리스는 “매년 40여개국에서 5000∼8000명이 TOFT를 이용하기 위해 도서관에 온다.”면서 “이용자는 현직·미래의 무대미술가, 안무가, 평론가, 의상 디자이너, 오페라가수 등 장르를 막론하고 전 분야에 걸쳐 있다.”고 전했다. ●동네마다 문화향기가 넘친다 이같은 문화활동은 비단 공연예술도서관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분관인 도넬도서관은 공연문화도서관이 소화하지 못한 16㎜ 독립영화·다큐멘터리 작품 8500점을 소장하고 있다. 미드맨해튼도서관은 출판·광고업자, 일러스트레이터 등을 위한 ‘사진컬렉션(1만 2000점)’을 두고 있다. 뉴욕의 공공도서관 85개 분관에서 19일부터 이달말까지 열리는 행사만도 수채화 전시회(성(聖) 조지 도서관), 도서관에 관한 그림 전시회(미드맨해튼도서관), 재즈콘서트(도넬 도서관) 등 200여개에 이른다. 곳곳에서 특색있는 문화행사가 펼쳐져 주민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carilips@seoul.co.kr ■ 국내 현실은 국내에서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에서는 간간이 책을 읽는 사람이 눈에 띄지만, 정작 도서관에서는 독서하는 사람보다는 시험준비에 열중인 사람들이 더 많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도서관이 이제는 ‘고객’인 이용자들이 원하는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해 부응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과학전문도서관인 LG상남도서관 심우섭 기획관리팀장은 “예전의 도서관은 책을 꺼내서 읽거나 책을 복사·판서하는 조용한 공간을 떠올렸다.”면서 “미래의 도서관은 이용자가 궁금증을 갖는 부분에 대해 다른 이용자나 사서와 함께 토론하는 ‘창조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화 사회가 진전되어 전자책까지 나오는 마당에 도서관이 종이책에만 집착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란 설명이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조권중 연구위원은 “뉴욕 공공도서관의 경우 사서들이 다양한 분야별로 이용자들이 알고 싶어 하는 방향으로 안내해주는 것이 장점”이라면서 “사서들은 학부에서 인문·경제·과학·예술 등의 지식기반을 탄탄히 한 뒤 석사 과정에서 문헌정보 등을 전공한 경우가 상당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사서가 참고·봉사라는 본래 업무보다 대출·행정처리 등 ‘잡무’에 매달려야 하는 게 현실이다. 경남도교육청이 자체 조사한 결과, 사서가 참고·봉사에 할애하는 시간은 10.4%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대출(15.9%), 행정사무(14.7%), 서가정리(14.2%), 반납독촉(11.3%), 환경미화(6.7%) 등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근 서대문 이진아도서관, 성북 아리랑도서관처럼 전자태그(RFID)를 도입해 이용자 스스로 대출·반납처리 등의 단순업무를 처리하는 도서관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도서관에서 사서가 제 역할을 하기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대용감방’ 돈없어 못 없앤다

    ‘대용감방’ 돈없어 못 없앤다

    인권 사각지대로 지적돼 온 ‘대용(代用)감방’(대용 구치시설)을 2008년까지 없애겠다던 정부 계획이 은근슬쩍 10년이나 미뤄졌다. 정부는 예산확보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내세우고 있지만 수감자들의 인권상황 개선은 그만큼 늦어지게 됐다. 18일 법무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국 11개 경찰서에 남아 있는 대용감방을 2018년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앞서 법무부는 대용감방을 2008년까지는 모두 없애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대용감방 자체가 인권침해” 현재 대용감방은 ▲강원 속초·영월 ▲전북 남원·정읍 ▲전남 해남 ▲충북 영동 ▲경남 거창·밀양 ▲경북 영덕·의성·상주 등 전국 11곳에 설치돼 있다. 대용감방은 구치소·교도소 등 법무부 관할 교정시설을 대신해 미결수를 수용하는 경찰서내 유치장을 말한다. 규모가 작아 관내에 구치소·교도소가 없는 소규모 일선지청(검찰)에 설치된다. 법대로라면 통상 미결수들은 재판을 통해 형이 확정될 때까지는 장기 수용에 알맞게 지어진 구치소·교도소에 구금돼야 하지만 이런 시설이 없는 곳에서는 1심 재판이 종결될 때까지 대용감방에 수용된다. 그러나 법적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시설이 열악해 그 자체로 인권침해라는 지적이 일어 왔다. 국가인권위에서도 2004년 8월 전원위원회 결정으로 대용감방의 조속한 폐지와 즉각적인 실태개선을 법무부에 권고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이보다 앞선 2003년 9월 ‘인권보고서’를 통해 대용감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법무부는 남아 있는 11곳 중 우선 의성경찰서 대용감방의 업무를 이르면 올 3월 안동교도소로 이전할 계획이다. 또 영월·밀양·해남경찰서 대용감방 업무도 2009년 완공 예정인 영월·밀양구치소와 해남교도소로 각각 이관할 방침이다. 그러나 나머지 7개 대용감방은 구치소·교도소 건립이 늦어져 언제 없어질지 불투명하다. 법무부 관계자는 “인권위나 변협의 권고를 존중해 당초 2008년까지 대용감방 업무를 모두 옮겨오려 했지만 예산이 부족한 데다 지역주민들이 구치소 등 건립을 혐오시설이라며 반대해 차질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운동·목욕시설 없이 6개월 수용 대용감방의 가장 큰 문제는 시설 자체가 장기 수용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경찰서 유치장은 형사 피의자들을 검찰 송치 전 길어야 10일 정도 수용할 목적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운동·목욕·의료시설 등이 없다. 공간이 비좁아 운동장은 물론 독서실 등은 꿈도 못 꾼다. 여건이 이렇게 나쁜데도 대용감방 수감자들은 1심 재판이 끝날 때까지 통상 6개월을 이곳에서 지내야 한다. 재판이 지연되면 더 길어진다. 대용감방은 피의자뿐 아니라 실질적 관리업무를 맡고 있는 경찰 입장에서도 ‘눈엣가시’다. 법무부 일을 대신하고 있으면서도 인권시비 등 돌팔매는 경찰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대용감방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경찰청 예산에서 쓰고 있는 것도 불만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대용감방 예산으로 4억원 정도 사용됐으며 올해에는 약 5억원이 책정돼 있다. 이는 전체 유치장 운영 예산의 15%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용감방에 수용된 사람들은 행형법상 미결수 처우를 받아야 하지만, 이에 대한 전문교육을 받은 경찰관이 거의 없는 것도 문제다. 대용감방에 대한 사회적인 비판이 계속되고 운영과 관리에 필요한 예산과 인력확보가 어려워지자 경찰청 인권보호센터는 대용감방의 이관을 서두르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법무부·행자부 등 관련기관을 방문해 대용감방의 폐해를 설명하고 조속한 이관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도서관을 살리자] (상) “집근처엔 없고 왜 산꼭대기에 있어요?”

    [도서관을 살리자] (상) “집근처엔 없고 왜 산꼭대기에 있어요?”

    서울의 공공도서관은 현재 74곳으로 한 곳당 이용인구는 13만 9000명에 이른다. 반면 선진국 수준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공공도서관 한 곳당 인구수는 5만명 안팎이다. 국내에서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서울시조차 도서관에 관한 한 선진국 수준에는 턱없이 못미치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2008년까지 공공도서관을 129곳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그러나 도서관 건립이라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고쳐야 할 점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부문별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본다. ●한곳당 이용인구 OECD회원국의 3배 지난 15일 종로구 정독도서관 3층 일반열람실은 두꺼운 책을 끼고 공부에 열중하는 이용자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한 9급 공무원 수험생은 “집에서 공부하면 집중이 안돼서 매일 도서관에 온다.”면서 “도서관에서 시험준비를 하는 게 잘못된 일이냐.”고 반문했다. ‘입시준비-대학졸업-취직준비’로 이어지는 ‘한국적인 현실’에서 그다지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도서관은 수험생들의 독서실이 아닌 주민들의 문화공간이 돼야 한다는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초라하기만 하다. 광진정보도서관의 경우 일반열람실을 아예 없애자, 공부방을 만들어 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졌다. 결국 창고건물을 개방해 일반열람실을 새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 서초구는 구립도서관이 한곳도 없지만, 현실을 반영해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 주변 주상복합빌딩에 구립독서실을 만들었다. 성북정보도서관과 아리랑정보도서관은 열람실의 경우 하루 1000원의 이용료를 받는 ‘고육지책’을 펴고 있다. 공공도서관이 돈을 받는 것이 타당하냐는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도서관 본래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일종의 타협이라는 게 도서관 측의 설명이다. 한국도서관협회 이용훈 기획부장은 “시민들의 문화공간이 돼야 하는 도서관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에 맞게 시민들의 놀이터가 돼야 한다.”면서 “시민을 이끌 수 있는 도서관 운영체계의 개선과 시민들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마을문고 방치… 회원비로 운영 서로 관리주체가 달라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공공도서관 74곳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시립도서관은 22곳, 구청이 서울시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구립도서관은 25곳이다. 그러나 ‘시립-구립’이나 ‘구립-구립’간 협력체계는 거의 없다. 예컨대 광진정보도서관, 노원어린이도서관 등의 상당수의 구립도서관은 대출회원 자격을 구민으로만 한정, 다른 구민들은 책을 빌려갈 수 없다. 도서관을 완전 개방하는 구립도서관에 서울시에서 연간 5000만원을 추가 지원하지만, 완전 개방한 곳은 38%에 그쳤다. 또 상호대차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금천정보도서관(구립)에 있는 자료를 도봉문화청소년센터(구립)에서는 빌려볼 수 없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조권중 박사는 “구립 도서관이 점차 늘어나면서 이원화된 운영체계로 인해 한계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서울에 대표도서관을 세워 도서관 체계를 통합,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를 하루빨리 정착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사무소마다 들어선 500여곳에 달하는 새마을문고도 거의 방치돼 있다. 관할부서인 행정자치부에서 지원되는 예산은 아예 없고, 고작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영등포·송파·구로·강동·관악구 등 일부에서만 연 100만원 정도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새마을문고중앙회 관계자는 “그나마 구청 지원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이 돈으로는 연 책 100권을 사는 것도 벅차다.”면서 “신간이 갖춰지지 않아 이용객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자치구가 부지 매입비 100% 떠안아 현행 도서관은 접근성마저 크게 떨어진다는 게 문제다. 최근 지어지는 구립도서관일수록 심하다. 도서관 건립비용은 정부가 20%, 자치단체가 80%를 부담한다. 하지만 이는 건축비에 지나지 않는다. 부지매입비는 100% 자치구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뛰어난 ‘금싸라기 부지’를 살 수가 없다. 자연히 땅값이 싼 곳을 고르다보니 대중교통과 잘 연계되지 않은 곳이나 고지대에 도서관이 들어서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시민들에게 열려 있어야 할 도서관이 접근하기 힘들다면 공공도서관의 본래 목적과는 모순되는 것이 아니냐.”고 털어놨다. 국제도서관연맹과 유네스코가 1994년 공동으로 펴낸 ‘공공도서관 선언’은 공공도서관 운영이 성공하려면 모든 잠재 이용자들이 도서관 서비스에 충분히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도서관에 가는 데 제한이 생기면 처음부터 도서관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킹콩 장르/등급 SF액션/15세 감독/배우 피터 잭슨/나오미 왓츠·애드리언 브로디 줄거리 미녀를 사랑한 거대 괴수 킹콩의 슬픈 러브스토리 20자평 할리우드 SF 장점을 조합한 ‘블록버스터 갈라 쇼’. 참신함은 없지만, 끝내주는 볼거리. ●싸움의 기술 장르/등급 코믹드라마/15세 감독/배우 신한솔/백윤식·재희·김응수 줄거리 맞고 사는 게 삶의 전부인 고딩, 독서실에서 싸움의 고수를 만나다! 20자평 생각보다 훨씬 진하고 실감나는 액션, 백윤식의 농익은 코미디. ●청연 장르/등급 드라마/12세 감독/배우 윤종찬/장진영·김주혁·한지민 줄거리 한국 최초의 민간인 여류비행사 박경원의 사랑과 삶. 20자평 ‘진주만’을 연상케 하는 세련된 화면, 안타까운 미완의 드라마. ●왕의 남자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이준익/감우성·정진영·이준기·강성연 줄거리 조선 연산군 시대, 궁중 광대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 20자평 탄탄한 내러티브, 튼튼한 연기력, 자신감 충만한 연출력. ●나니아 연대기 장르/등급 판타지 어드벤처/전체 감독/배우 앤드루 아담슨/조지 헨리·윌리엄 모즐리 줄거리 공습을 피해 네 남매가 마법의 옷장을 통해 신비한 나라(나니아)로 들어가는데…. 20자평 올 겨울, 아이들과 함께 동심에 빠져보기에 ‘딱’인 판타지. ●작업의 정석 장르/등급 코믹멜로/15세 감독/배우 오기환/손예진·송일국 줄거리 ‘작업’(?)에 관한 한 선수급인 남녀의 엎치락뒤치락 사랑만들기. 20자평 청순가련형 손예진의 ‘내숭 탈출’ 코믹연기가 포인트. 특별히 새로울 것 없는 로맨스. ●태풍 장르/등급 액션/15세 감독/배우 곽경택/장동건·이정재·이미연 줄거리 부초처럼 이국을 떠돈 탈북자의 슬픈 가족사, 그를 쫓는 남한 해군대위의 숙명적 대결. 20자평 한국액션의 새로운 차원을 보여준 스펙터클. 그러나 규모에 짓눌려 맥을 못 추는 드라마.
  • 서울 도서관 올 35곳 생긴다

    서울 도서관 올 35곳 생긴다

    서울시내 공공 도서관이 현재 74곳에서 2008년까지 129곳으로 대폭 늘어난다. 주로 중·고교생의 공부 장소로 활용돼왔던 사설 독서실 형태의 도서관을 지양하고, 지역 곳곳에 자리한 열람실 400석 미만의 작은 도서관 이 설립된다. 또 초·중·고교 도서관을 리모델링해 지역 주민에게 개방해 주민들의 독서욕구를 충족시키기로 했다. 서울시는 9일 올해 안으로 도서관 35곳을 완공하고 2008년까지 총 55개의 공공 도서관을 추가로 건립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08년까지 개관 예정인 도서관은 강북지역에 17개, 강남지역에 23개 등이다. 올해 문을 여는 도서관은 강북지역은 성동구 금호동의 성동작은도서관과 도봉구 방학동 초당초등학교내 도서관 등 7곳이다. 강남지역에는 강서구 방화동 강서어린이도서관 등 13곳이 문을 연다. 시는 또 시설이 좋은 기존 학교 도서관을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 상반기 중에 15개 학교를 선정해 개관할 예정이다. 2008년까지 문을 여는 도서관 가운데 일반 학교에 체육관과 수영장 도서관 기능을 복합적으로 설치해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곳도 있다. 시는 성북 장위초등학교와 도봉 초당초등학교 등 10여개 학교에 시설복합화를 통해 예산을 절감하고 시설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서울의 모든 도서관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서울의 대표 도서관도 건립된다. 시는 서울의 각종 공공 도서관의 전산 시스템을 통합하고 e-북(전자책)과 서울의 역사, 문화 등 서울 관련 특화 자료를 갖춘 디지털 도서관 개념의 ‘서울 대표 도서관’을 세울 계획이다. 시는 올해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건물 규모 등 구체적인 사항을 정한 뒤 이르면 내년부터 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연식 문화기반시설조성반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르면 선진국은 도서관 1개당 인구가 5만명 미만이지만 서울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OECD 수준이 될 때까지 도서관을 계속 늘려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해피 뉴 시네 Coming Soon

    해피 뉴 시네 Coming Soon

    □ 온더로드, 투 감독 : 김태용 배우 : 윤도현, 박태희, 김진원, 허준, 윤도현 밴드 개봉일 : 1월5일 줄거리:2005년 봄 기대반 걱정반으로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윤도현 밴드. 영국 신인 록밴드 ‘Steranko’와 함께 록의 본고장인 영국을 시작으로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등을 돌며 한달여의 공연을 펼치는 여정에 도전한다.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잊고 낯선 곳에서 맨 주먹으로 부딪치며 얻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관람포인트:올해 3∼4월 진행됐던 윤도현 밴드의 유럽 투어를 다룬 음악 다큐멘터리. □ 퍼햅스러브 감독 : 진가신 배우 : 금성무, 장학우, 지진희, 저우쉰 개봉일 : 1월5일 줄거리:홍콩 최고의 스타인 지엔은 중국 흥행감독 니웨의 뮤지컬영화 주연으로 캐스팅돼 상하이로 온다. 그 곳에서 만난 꿈에서도 잊지 못했던 그녀는 바로 영화의 상대역이자 감독 니웨의 연인. 누구도 모르는 과거를 가진 두 남녀 스타. 이제 그들은 가식 속에서 영화촬영을 시작한다. 관람포인트:‘첨밀밀’의 진가신 감독이 만든 뮤지컬 영화.1000만 달러 이상의 제작비 등 스케일과 뛰어난 작품성으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한국의 지진희가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 투 브라더스 감독 : 장-자크 아노 배우 : 가이 피어스, 장-클로드 드레이퍼스 개봉일 : 1월1일 줄거리:어릴 때 헤어져 형제 호랑이가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나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의 정글 고향으로 돌아가는 모험담. 각각 서커스단과 식민지 지배자 아들 집으로 팔려가지만, 운명은 이들 형제로 하여금 함께 집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믿기 힘든 호랑이 형제의 여정에 관한 가슴 훈훈한 이야기. 관람포인트:‘장미의 이름’,‘불을 찾아서’의 명감독 장 자크 아노가 자신의 걸작 ‘베어’에 이어 다시 한번 동물을 주인공으로 만든 가족용 드라마. 동물의 헌신적 사랑을 주제로 한 또 한편의 성숙한 우화를 만들어냈다. □ 싸움의 기술 감독 : 신한솔 배우 : 백윤식, 재희 개봉일 : 1월5일 줄거리:맞고 사는 게 일과인, 쉼 없이 구타를 유발시키는 소심한 부실고딩 송병태. 맞지 않고 사는 평안한 삶을 꿈꾸며 온갖 무술책을 독파했지만, 하루 하루가 고난의 연속이다. 어느 날 대명 독서실 특실 B호에 기거 중인 한 낯선 남자를 발견하는데, 그는 15년 전, 전설적인 싸움실력으로 전국을 제패했던 고수 중의 고수 오판수. 그는 과연 병태에게 무엇을 가르쳐 줄까. 관람포인트:전설적 싸움 고수 ‘오판수’역을 맡은 백윤식의 ‘정중동’ 능청 연기를 보는 것 만으로도 본전은 뽑은 셈. □ 당신이 그녀라면 감독 : 커티스 핸슨 배우 : 카메론 디아즈, 토니 콜렛, 셜리 매클레인, 마크 퓨어스타인 개봉일 : 1월5일 줄거리:‘섹시녀’ 매기와 ‘평범녀’ 로즈 자매는 외모만큼이나 성격도 정반대. 자유분방하고 무책임한 매기는 사고뭉치지만, 언니 로즈는 매기의 뒤치다꺼리를 도맡아 하는 변호사다. 어느날 바람둥이 매기가 언니 로즈의 남자친구와 하룻밤을 보내고 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로즈는 매기를 집에서 쫓아낸다. 이후 두 자매에게는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발생한다. 관람포인트:‘미녀 삼총사’의 섹시 스타 카메론 디아즈와 ‘식스센스’로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됐던 토니 콜렛의 공감 만점 연기.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저희 결혼해요] ♂홍승덕·♀임세정

    [저희 결혼해요] ♂홍승덕·♀임세정

    월드컵 4강의 기쁨이 채 가시지도 않은 2002년 9월. 취업의 문앞에서 마음도, 몸도 심란하고 지쳤을 때 그녀를 만났습니다. 어느날, 친한 선배와 경영학 수업을 듣는데 어디선가 그 선배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오더군요. 청량한 목소리에 고개가 저절로 돌려졌습니다. 그러나 옆모습만 보일듯 말듯, 그녀는 사라졌습니다. 첫 만남은 그렇게 아련함만 남겼습니다. 얼마 후 그 선배는 느닷없이 “승덕아, 오늘 술 한잔 할래. 누구 좀 만나는데.”라고 말하더군요. 술이 반 병쯤 들어갔을 무렵, 청량한 목소리의 그녀가 나타났습니다. 기분이 참 좋았어요. 누군가 처음 만날 때 그렇게 기쁘고, 설렌 적은 없었을 정도로. 우리는 유쾌한 사랑을 시작했습니다. 같은 학교, 같은 학과, 같은 4학년이라 독서실에 다니며 토익공부를 했고, 각종 대학생 공모전에 아이디어를 출품해 수상했습니다. 돈이 없어 학교식당에서도 동전을 뒤적거려야 했지만요. 모든 사랑의 기억은 대학 캠퍼스 곳곳에 묻어있습니다. 그녀와 함께 했기에 막바지 대학생활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결국 첫 취직의 기쁨까지 우리는 함께 누릴 수 있었죠. 그녀는 정말 특별한 사람입니다. 뜨거운 열정을 품고 행복을 나누어주고, 순수한 영혼을 지닌 소녀처럼 항상 밝고, 즐거운 그녀입니다. 그래서 그녀가 지금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합니다. 3년이란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우리는 12월11일 하나가 되려 합니다. 서로가 있기에 눈 뜨는 아침이 행복했고요, 이제 그 행복을 함께 키워나가고 싶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련을 겪을 때도 우리는 함께했고, 한 가닥 희망을 발견했을 때도 함께 일어섰습니다. 그것이 사랑이라 믿습니다. 그 사랑과 함께 우리의 인생은 새롭게 시작될 것입니다. “세정아 사랑해.” ♂홍승덕 (27·KCC 판유리영업부)·♀임세정(26·한국소비자평가연구원 주임)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노래인생 45돌 자선공연 갖는 국민가수 하춘화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노래인생 45돌 자선공연 갖는 국민가수 하춘화

    풍(豊)은 풍이로되 신풍(新豊)이도다. 그렇다면 ‘풍’은 무엇일꼬? 주역에 나오는 풍괘(豊卦)를 줄인 말이다.‘풍’은 번영과 성숙이 가득찬 정점의 상태를 말하며, 한낮의 태양처럼 천하를 밝게 비칠 최고의 운에 비유한다. 여기에 늘 향기로운 춘화(春花)가 더해진다면 어떠할까. 최연소 음반 출반(6세), 최연소 레코드회사 전속가수(9세), 최연소 영화주제가를 부른 가수(10세), 최다 개인발표회(1260일)로 기네스북 등재, 최다 사회 봉사활동 공연(100여회), 최초 평양공연(85년)….‘신풍’은 이렇게 ‘최’라는 수많은 접두사를 만들어냈다. 국민가수 하춘화(河春花·본명·50). 아호가 바로 ‘신풍’이다. 항상 새로운 ‘풍’을 선사하라는 아버지의 큰뜻에서 그렇게 지었다. 이후 한번도 흔들림이 없었다. 반세기 가까운,45년 세월을 늘 처음처럼 살아왔다. 그동안 무려 2500여곡을 발표하면서 한결같이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자신을 좋아하는 팬이 항상 주위에 있었기에 저절로 힘이 생겼다고 말한다. 이같은 결실을 모은 ‘하춘화 노래인생 45년’ 행사를 다음달 10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갖는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깨끗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환경미화원들을 위한 공연이다. 개런티를 포함해 수익금 전액이 환경미화원 자녀들의 장학금으로 쓰인다. 객석은 환경미화원 부부로 꽉 채워진다. 또 있다. 알고보니 하씨는 아무도 모르게 공부를 열심히 해왔다. 내년에는 박사학위를 취득할 예정이어서 현역가운데 첫 박사가수라는 명함이 추가될 전망이다. 노래와 공부, 정열적으로 열심히 달려왔다. 이래저래 내년에는 ‘춘화’의 계절이자 또다른 ‘신풍’으로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정점에 서는 셈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모 방송국 인근에서 하씨를 만났다. 청바지 차림에 외투 하나를 가볍게 걸친 모습이 무척 젊고 자유스러워보였다.40대 초반으로 보인다고 하자 “다들 그러는데, 사실은 너무 고생해 별로 (몸이)좋지 않아요.”라고 달갑지 않은 듯 받아넘긴다. 공부를 하느라 심신이 피곤해 있다고 고백했다. 하씨는 현재 성균관대 동양철학과에서 ‘예술철학’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오는 13일 박사논문 예심을 앞두고 있다. 그래서인지 “올 한해는 (공연 등)아무것도 못했어요.”라고 토로했다. 이어 “올 1월부터 4개월 동안 자택(서울 서초구 서초동) 인근의 독서실에서 지독히 공부했거든요.”하면서 피식 웃는다. 읽은 논문만 50편은 훨씬 넘는다고 했다. 대학 입시를 앞둔 학생처럼 정말 열심히 했단다. 하씨의 평소 좌우명은 ‘성실 건강 정직’이다. 악바리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한번 마음을 먹고 일을 정하면 끝을 보고야마는 우직한 성미다. 박사논문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느냐고 하자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위상과 가치를 재조명하는 것이지요. 우리 국민은 다들 대중가요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이같은 연구접근을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라고 하면서 논문의 제목은 ‘대중이 선호하는 대중가요의 사회철학적 연구’라고 했다. 이어 “대중가요가 엄청난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으로, 또 학문적으로 접근한 사람이 없어서 시작하게 됐지요.”라고 연구의 계기를 밝혔다. 아울러 “한때 가수로 명성을 날리다가 인기가 시들해지면 그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가수로)활동할 때 학문적 바탕을 쌓고 인재양성에 열정을 쏟아야겠다는 사명감을 늘 생각했지요.”라고 덧붙인다. 그렇다면 내년이면 박사가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맞아요,1호가 될 겁니다. 더욱 열심히 해야지요. 또 결국 나중에 가서는 학교 강단에 서서 후배와 제자를 키워내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정말이지 (공부가 힘들어)박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절감했어요.”라는 고충을 토로한다. 지나온 45년 가수인생과 더불어 자선공연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71년 ‘물새 한마리’ 이후 ‘영암 아리랑’‘날버린 남자’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사실상 한국가요 70년을 넘나들지 않느냐고 하자 “직업연령으로 치면 정말 많이 먹었지요. 하지만 제 나이에 데뷔하는 사람도 많아요. 직업적으로 보면 후배지요. 하지만 그분들한테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어 “아버지가 늘 그랬어요.‘남을 생각하라, 사회의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라.’고 말입니다. 솔직히 어릴 적부터 그 말이 귀에 콱 박혔습니다. 나중에는 (자선공연이)마음에서 저절로 우러나더군요.”라고 말했다. 부친이 살아계시느냐고 하자 “물론이지요.(부모)두분 다 84세로 건강하게 계십니다. 오늘도 우리집에 오셔서 같이 점심 드시고 그랬거든요.”라고 대답했다. 한 동네, 걸어서 5분거리에 살면서 일주일에 두어번 식사를 함께 한다고 귀띔했다. 또 “딸만 넷을 두었어요. 사실 저만 빼놓고 다들 박사학위를 땄거든요. 언니는 사회체육학 박사, 바로 밑에 동생은 컴퓨터 전공, 막내는 경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있어요.”라고 했다. 그러다보니 아버지는 늘 아들 열이 부럽지 않다고 자랑스러워한다며 웃는다. 일제때 신식 교육을 받은 아버지는 요즘도 패션감각이 뛰어나 사위들을 만나면 한수 지도까지 해줄 정도라고 했다. 가요 평론가의 말을 빌려 하씨가 우리식 전통가요를 가장 잘 부르는 가수라고 했더니 “트로트는 미국에서 나왔지요.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식 가요로 정착하고 있습니다.‘영암아리랑’과 ‘칠갑산’ 같은 경우는 민요에 바탕을 둔 신민요라고 할 수 있어요.”라고 했다. 또한 “문화란 동서양을 넘나들면서 이식의 과정을 거쳐 정착하게 됩니다. 랩음악의 경우 생명력이 6∼10년 정도로 봅니다. 우리 문화에 섞이면서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음악도 많습니다. 하지만 트로트풍의 전통가요는 여전히 남아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결국 우리 음악이지요. 김치가 우리 음식이듯 말입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아울러 “트로트에 대한 우리식 이름이 필요합니다. 나훈아씨는 ‘아리랑’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지요. 어쨌든 우리 세대에서, 우리들이, 만약 제가 강단에 선다면 학문적으로 접근하면서 문화적 통찰력으로 그 작업으로 본격적으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고 강한 의욕을 내보였다. 그의 목소리는 강하고 항상 거침이 없었다. 어떤 질문에도 막힘이 없이 준비된 테이프처럼 술술 나왔다. 아이큐(IQ)가 몇이냐고 하자 “아이고 그런 질문 하지 마세요. 좋으면 어떻고, 안 좋으면 어때요.”라고 한다. 인터뷰 도중 하씨는 방송녹화 일정 때문에 서둘러 일어서려고 했다. 잠시 붙잡고 건강관리에 대해 물었다.“사실 운동이 생활화됐습니다. 수영 골프 스키 볼링 다 좋아합니다. 집주변의 학교운동장에서 뛰기도 합니다. 집안에서는 스트레칭도 하고요.”라고 대답했다. 골프실력은 싱글 수준이지만 요새는 1년에 한번밖에 라운딩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10년전 늦게 결혼한 하씨는 아직 슬하에 자녀가 없다. 자택에서는 남편(KBS 행정직 직원)과 둘이 오붓하게 지낸다.“다음달 공연 기대하세요. 신인가수의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거든요. 우리 가요 70년의 역사를 보여주는 큰 공연이 될 거예요.”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5년 전남 영암 출생 ▲75년 서울 일신여상 졸업 ▲80년 경남대 가정학과 2년 수료 ▲94년 고려대 자연자원대학원 최고 정책과정 수료 ▲98년 한국방송통신대학 졸업 ▲2000년 동국대 대학원 졸업 ▲2005년 성균관대 예술철학 박사과정 재학중 ● 경력 ▲61년 서울 동아예술학원 가요과 수료, 레코드 취입 8곡 ▲63년 지구레코드사 전속가수 ▲65년 영화 ‘아빠 돌아와요’ 주연 및 주제가 부름 ▲72년 뮤지컬 ‘우리가 여기 있다’ 주연 ▲73년 드라마 ‘여보 정산달, 초가삼간’ 주연 ▲74년 제1회 개인리사이틀 공연, 이후 매년 공연 ▲85년 분단 최초로 평양공연 ▲92년 가요 20년 기념 공연 ▲2001년 가요 40년 공연 ▲2001년 옥관 문화훈장 ▲2002년 선행스타 대상수상 ▲2005년 현재 2500곡 취입
  • 동작구 청소년 문화의 집 개관 문화시설·독서실·강당등 갖춰

    ‘동작구 청소년들 좋겠네.’ 서울 동작구(구청장 김우중)는 지난 21일 동작구 상도 2동 산4의4에 인터넷방 등 멀티미디어 시설과 공부방 등이 마련된 동작청소년 문화의 집을 개관했다고 25일 밝혔다. 동작청소년 문화의 집은 대지 486평에 건물 연면적 388평,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총 사업비는 36억원이 소요됐다. 지난해 6월 착공, 올 9월에 완공했다. 이 건물에는 각 층마다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있다. 지하 1층에 다목적 소강당과 음악연습실 등을 갖추고 ▲지상 1층에는 인터넷부스, 만화방 등 다목적홀, 멀티미디어실, 동아리실 ▲지상 2층 여자 독서실, 자료실 ▲지상 3층에는 남자 독서실 등이 만들어졌다. 하루 이용 정원은 550명(문화의 집 324명, 독서실 226명). 이용료는 ▲독서실 1일 청소년 500원, 일반 700원 ▲프로그램 참여 월 2만∼3만 5000원이다. 동작구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여가생활 공간과 학습 공간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자치센터탐방/성북정보도서관] 책과 함께 즐기는 문화 놀이터

    [자치센터탐방/성북정보도서관] 책과 함께 즐기는 문화 놀이터

    성북구 상월곡동 성북정보도서관은 책벌레들에게 더없이 좋은 ‘문화 놀이터’이다. 기존 도서관의 틀에서 벗어난 톡톡 튀는 서비스로 인해 매일 2000여명이 다녀갈 정도다. 조정화 관장은 “공공도서관은 주민들이 부담없이 찾아와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 되어야한다.”면서 “수익과 공공성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갓볶은 커피향 맡으며 독서 우선 도서관 1층에 자리잡은 북카페 ‘북 밸리’는 동네 명소로 꼽히고 있다. 벽면에는 100여권의 잡지가 있으며 에스프레소·원두커피·샌드위치·핫도그 등 가벼운 먹을 거리를 1000∼3000원에 판다. 창가의 푹신한 쇼파에 앉아 햇빛을 쬐며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조용한 열람실 분위기를 벗어나 수다를 떨며 책을 읽기에도 제격이다. 도서관은 개인 서재인 ‘미래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교수·강사·연구원·공무원·작가 등 연구 목적의 이용자들을 위해 책상·책장·쇼파·게시판·간이침대가 있는 사무실을 빌려준다. 비용은 매월 10만∼21만원으로 이용자 입장에서는 사설 사무실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도서관측으로서는 연간 1억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5층에 59개실이 있으며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개방한다. 도서관은 열람실과 공부방을 철저하게 구분하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수험생인 회원들을 대상으로 스탠드, 칸막이식 개인용책상, 푹신한 의자가 있는 공부방을 마련했다. 좌석은 68석이며 하루 이용료는 1500원이다. 도서관 건물 전체가 ‘독서실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돈을 받고 있다고 도서관측은 설명했다. ●책과 친해지는 프로그램 도서관은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책과 친숙해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방학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독서교실’은 매번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1개반에 선착순 40명씩 2개반을 운영한다. 도서관 이용법, 도서관 투어, 책 고르는법, 사서체험 등, 독서 및 독서록 작성 제출, 동화연극 만들기, 독서퀴즈대회, 도서관 뒷산인 천장산 탐험 등으로 이뤄진다. 또 초등학교의 토요 휴업일인 매주 넷째주 토요일에는 ▲지정 도서 두 권을 읽고 문제를 알아 맞히는 ‘나는야 독서퀴즈왕’ ▲도서관 어린이 열람실에 비치된 편지지에 자신이 읽는 책의 주인공에게 편지를 써보는 ‘책 속 주인공과 친구하기’ ▲동화를 원작으로 하는 명작 동화를 무료로 상영하는 프로그램 등이 마련된다. 이밖에 도서관은 영어·중국어 등 성인 문화강좌와 동화구연·영어·가베·주산·컬러점토 등 어린이 문화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한글·포토숍·플래시·인터넷쇼핑몰 구축 등 컴퓨터 강좌도 열고 있다. 도서관은 지하철 6호선 상월곡역 4번출구로 나와 상월곡동사무소 샛 길로 진입해 150m 정도 걸어가면 된다.(02)962-1081.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私교육비 월평균 15만원 학력 14배·직업별 6배差

    지난 3·4분기(7∼9월) 가구당 사(私)교육비가 월 평균 15만원에 육박해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가구주의 학력과 직업별 사교육비 격차가 각각 14배,6배에 달해 `학력세습’이 우려되고 있다. 전체 교육비에서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져 사교육비 부담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최상위 10%의 사교육비는 33만원으로 소득 최하위 10%의 가장 큰 소비지출인 식료품비를 넘어섰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전국 가구의 월 평균 보충교육비는 14만 9000원으로 1년 전보다 14.8%, 전분기보다 6.4% 각각 늘어났다.입시·보습·예체능학원비, 개인 교습비, 독서실비, 기타 교육비 등으로 이뤄진 보충교육비는 사교육비 지출의 추세를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만년 조연들, 주연을 꿰차다

    만년 조연들, 주연을 꿰차다

    “주인공, 나도 한다!” 충무로가 ‘주인공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몇몇 톱스타에만 매달리던 국내 영화계가 최근 다양한 얼굴들을 캐스팅, 스크린의 주연으로 앞세우는 새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톱스타를 기용하기 위해 그들의 스케줄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제작풍토는 이제 옛말. 만년 조연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던 얼굴들이 줄줄이 주인공을 꿰차기 시작했다. 신인들의 ‘스크린 공습’도 그 기세가 맹렬하다. 영화 한두편에서 조연한 게 고작이거나, 안방극장에서 이제 막 인기를 검증받은 새별들이 타이틀롤을 거머쥐는 사례들이 줄을 잇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스크린 만년 조연 탈출! 최근 영화가의 빅뉴스 하나가 성지루의 주연 등극이다. 연기인생 20년만에 마침내 주인공 자리를 따낸 것. 알 수 없는 비밀을 가진 이발사와 낯선 손님들이 그리는 코미디 ‘손님은 왕이다’에서 그는 어눌하고 어리숙한 변두리 이발관의 이발사 역이다.12㎏이라는 ‘살인적’ 감량도 흔쾌히 받아들이는 등 난생 처음 맡은 주인공 캐릭터의 분석작업에 여념이 없다. 시네마서비스의 전폭적인 투자지원을 받는 영화이어서 벌써부터 어떤 색깔의 작품으로 다듬어질지 주목거리. ‘일등급 조연’으로 뒤늦게 주목받기 시작한 백윤식도 생애 첫 스크린 주연작을 새해 1월 선보인다. 액션 ‘싸움의 기술’에서 그는 독서실에서 만난 고등학생에게 싸움의 비기를 전수해주는 싸움의 고수가 됐다. ‘대기만성형’주연들만큼이나 뜨거운 박수를 받고 있는 얼굴로는 최성국, 신이 커플을 빼놓을 수 없다. 특유의 어리숙한 미소와 애드리브로 드라마를 이완시키는 데 ‘선수’인 최성국, 속사포 코믹 대사가 주특기인 신이가 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춘 작품은 코미디 ‘구세주’. 드센 여검사(신이)의 날라리 남편(최성국) 길들이기를 얼개로 잡은 영화는 내년 2월 개봉을 목표로 촬영에 들어갔다. 아무리 연기력이 탁월해도 조연 한계선을 못 넘어설 것 같던 최성국은 그 스스로도 얼마나 감회가 깊었을까. 현장 스태프들에게 2000만원어치 오리털 파카를 선물로 ‘쐈다’. 노력에 비해 안쓰러울 만큼 빛을 못 보던 배우가 신현준. 코미디 ‘가문의 위기’가 대박난 덕분에 마침내 제대로 된 주인공 대접을 받게 됐다. 내년 설 개봉예정인 가족드라마 ‘맨발의 기봉씨’에서 그의 역할은 일곱 살짜리 정신연령을 가졌지만 효심이 지극한 청년. 반듯하고 훈훈한 휴먼드라마에 출연하기는 데뷔 이후 처음이다.‘형사 공필두’의 이문식,‘흡혈형사 나도열’의 김수로도 조연생활 십수년만에 타이틀롤을 맡은 사례들이다. 연기 잘하는 조연으로만 주춤주춤하던 봉태규도 ‘썬데이서울’의 ‘원톱’이 되어 터널을 뚫고 나왔다. 이밖에 눈물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고서도 주인공 반열에 성큼 올라선 스크린 새별들은 최근 한둘이 아니다. 청춘멜로 ‘울어도 좋습니까’의 윤진서, 억울한 누명을 벗으려 몸부림치는 탈옥수를 연기하는 액션 ‘강적’에서의 천정명,19세 소년의 성장통을 그리는 ‘피터팬의 공식’의 온주완 등이 있다. #TV를 박차고... “안방극장은 좁다.”를 외치는 스타들이 어느 때보다 많아지고 있는 것도 충무로의 새 흐름.‘다모’의 TV스타 김민준이 ‘강력3반’의 주인공을 꿰찼나 싶더니 엇비슷한 사례들이 줄줄이다. 김태희는 정우성과 짝을 이뤄 팬터지 액션 ‘중천’으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르고,TV화면에 오래 갇혀있던 조인성도 유하 감독의 신작 ‘비열한 거리’에서 3류 조폭이 되어 새롭게 승부수를 던졌다. 요즘 한창 TV드라마 쪽에서 상종가를 치고 있는 이보영도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합류한다.‘흡혈형사 나도열’의 조여정, 학원 코믹물 ‘카리스마 탈출기’(24일 개봉예정)의 윤은혜도 행보가 주목되는 TV출신 스타들. #제작사들,“톱스타 없어도 돈 된다!” 조연,TV스타들의 ‘스크린 약진’은 최근 충무로의 달라진 제작태도에 따른 결과로 읽힌다. 전국 관객 800만명을 동원한 흥행작 ‘마파도’‘웰컴 투 동막골’‘가문의 위기’ 등이 입증했듯 ‘원톱’‘투톱’체제가 아니어도 탄탄한 드라마와 연기력만 전제되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캐스팅 비용을 절반 이상으로 줄여 제작거품을 뺄 수 있는데다 기동성있게 작품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손님은 왕이다’의 경우,“주연인 성지루, 명계남의 몸값에 조연들의 개런티까지 합한 전체 캐스팅 비용이 순제작비(20억원)의 20%가 채 안된다.”는 게 제작사 조우필름측 설명이다. 제작비의 절반 가까이를 캐스팅에 밀어넣기도 하는 ‘톱스타 바라기’ 영화들에 비하면, 안전성과 경제성을 두루 갖추고 출발하는 셈이다. 스타 몇 명이 판을 움직이는 충무로 시대는 갔다. 골라보는 재미가 충만한 극장가. 어제의 조연이 오늘의 주인공이 되는,‘인생의 메타포’까지 덤으로 음미할 수 있으니 관객들은 즐겁다.
  • [스포츠 라운지] 메이저리그 전문가 Xports 송재우 해설위원

    [스포츠 라운지] 메이저리그 전문가 Xports 송재우 해설위원

    1977년 가을.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던 초등학교 5학년 꼬마의 눈이 순간 번쩍 뜨였다. 죽도록 좋아하는 야구가 AFKN에서 중계되고 있던 것. 말은 알아듣지 못했지만 보다 호쾌하고 세련돼 보이던 미국프로야구는 고교야구에만 미쳐있던 꼬마의 가슴을 쿵쾅거리게 만들었다. 꼬마는 이때부터 이태원 헌 책방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한달 용돈 5000원을 털어 미군들이 내놓은 잡지를 사들고 사전을 찾아가며 닥치는 대로 읽어댔다. 영어 공부를 핑계로 미국에 있는 친척에게 메이저리그 전문 서적을 공수받기도 했다. 부모님께 야단맞지 않았느냐고 묻자 “어릴 때 제 손을 끌고 야구장을 찾으셨던 아버님이 어느 날 갑자기 야구 중계를 안 보시더라.”며 멋쩍게 웃는다. 안경 너머로 무언가 골몰해 있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순수한 두 눈을 가진 이 사람은 국내 최고의 메이저리그 전문가 송재우(39) Xports 해설위원이다. ●신혼여행도 야구장으로 푹 빠져 살았다. 고등학교 땐 독서실에 간다고 부모를 속이고 동대문야구장에 출근도장을 찍기도 했다. 야구장 한구석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자리를 지키며 ‘송재우식 기록지’까지 만들어 야구를 즐겼다. 당시 한국야구엔 생소했던 이닝당 삼진수와 이닝당 볼넷 허용수, 자책·비자책점 비율과 득점권 타율 등 15개 항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두고 자기만의 눈으로 야구를 봤다. 송 위원은 “그땐 내가 그 기록지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전부터 기록하고 있던 것들이었다.”며 미소지었다. 90년 군대를 다녀온 뒤 컴퓨터 공부를 위해 훌쩍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유학을 떠났다. 현장에서 직접 두 눈으로 본 메이저리그는 그를 단박에 사로잡았다. 시간만 나면 야구장을 들락날락거렸다.93년 결혼하며 떠난 신혼여행지마저 야구팀이 있는 오클랜드와 LA, 샌디에이고였을 정도.“당신 생각보다 훨씬 더 야구를 좋아하는데 괜찮겠느냐.”고 물어 결혼을 허락한 아내마저도 치를 떨었다. 광활한 미국 땅 곳곳에 있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야구장 가운데 그가 가보지 못한 곳은 5∼6군데밖에 없다. 가장 감격스러웠던 순간은 우연히 방문했던 LA에서 본 박찬호의 데뷔전. 그는 “우리나라 선수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우뚝 서는 걸 직접 본 순간 가슴이 벅차오르며 누군가에게 이 이야기를 막 해야 할 것 같아 견딜 수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마니아에서 해설가로 98년 9월 9년 동안의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에 들어온 지 보름 만에 전화를 한 통 받았다. 미국 시절 일요신문 통신원을 하며 알게 된 한 스포츠평론가가 그를 당시 박찬호 독점중계를 맡던 iTV에 소개하고 싶다며 물어온 것. 마니아에서 해설위원이 되는 것이었지만 호락호락하고 싶진 않았다. 적어도 하루 5∼6시간 연구에 몰두했다. 매일 15경기 기사를 모두 읽는 건 기본이고 전문 책자와 인터넷 자료까지 골고루 검색해 선수들의 사생활까지 다 뀄다. 마니아들이 뭉친 인터넷 카페 모임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이 때문에 그의 해설엔 다양하고 풍부한 정보가 가득 담겨 있다.8년 동안 전문 해설위원으로 3개 방송사를 오간 비결이다. 송 위원에겐 두 가지 꿈이 있다. 그는 미국 ESPN 선데이나잇베이스볼의 해설위원인 조 모건과 같이 편안하면서도 깊이가 있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해설을 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싶다. 척박한 우리나라 스포츠 환경에서 미국에서 배운 스포츠산업을 키울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건 또 다른 꿈. 송 위원은 “비시즌 땐 선수들 계약 여부와 시즌 정리 자료를 정리하느라 또다시 분주해진다.”면서 “마니아들이 해설위원 되는 법을 많이 묻는데 방에서 인터넷을 통해 기록만 챙기는 것보단 직접 야구 경기를 보러가는 아날로그적 방법을 권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 송재우 위원은 ●생년월일 1966년 8월 3일 서울 출생 ●출신학교 서울 광운초-남대문중-경신고-미국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 유니버시티 컴퓨터인포메이션시스템 전공-대학원 같은 전공 MBA 수료 ●취미 물론 야구, 그밖에 음악·영화감상 ●가족 부인 윤석경(37)씨와 아들 규호(11), 딸 지호(5) ●주요경력 일요신문 미국통신원,1998년 iTV해설위원,2001년 MBC해설위원,2005년 Xports해설위원 및 방송전략팀장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창동운동장 29일 개장

    서울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시립 창동운동장이 오는 29일 문을 연다. 서울시는 2002년 10월 착공, 총 사업비 380억원을 투입해 지난 6월 완공한 6만 1593㎡ 규모의 창동운동장을 이날 개장한다고 27일 밝혔다. 창동운동장에는 ▲수영장, 헬스장, 유도장, 소공연장 등이 있는 창동문화체육센터▲청소년 문화의집, 창작공방, 어학실, 독서실, 컴퓨터실 등이 있는 청소년수련관▲국제규격인 102×64m에 맞춰 지어진 인조잔디축구장▲실내테니스장·게이트볼장·배드민턴장·인라인스케이트장 등의 부대시설이 들어섰다. 창동운동장을 이용하려면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개방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일요일은 오전 9시∼오후 6시)이다.(02)901-5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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