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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어머니의 잘못된 생각(사설)

    그 죽음은 유난히 우리를 우울하게 하는 것이었다. 거의 어른들로만 구성된 3대 일가가 여관에 투숙하여 집단자살을 꾀했던 사건이다. 30대의 아들내외는 죽고 노부부와 작은아들,손녀가 중태에 빠진,이 이해하기 어려운 집단자살이 실은 부동산투기에 실패한 한 나이많은 주부의 정신병 발작같은 독살극이었다고 한다. 우리를 새삼스럽게 불행하게 만드는 사건이다. 어머니가 돼서,특히나 나이가 들어 아량과 참을성이 깊어졌을 어머니가 되었어야 할 나이에 장성한 아들내외를 기어코 죽이고 만 일은 도저히 설명될 수 없는 일이다. 죽은 아들내외는 어엿한 직장이 있는 공무원이요 그 슬하에 아이까지 둔 30대의 부부다. 불행해진 노부모의 운명을 그들에게 옮겨주지 않아도 너끈히 살아갈 수 있고,조금만 인내하면 부모를 곤경으로부터 구출해 줄 아들이고 며느리였다. 도대체 어머니들이 자식을 왜 이렇게 쉽게 죽이는 세상이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어제도 20대의 한 주부가,밥투정한다고 어린아들을 산으로 끌고가 죽였다는 기사가 있었다. 남편 바람피우는일을 항의하려고 자식을 죽이고 자신도 죽고,시부모 모시기 싫다고 아이들까지 죽음길에 동반해 버린다. 일련의 이런 죽음들을 보면 어딘지 「분풀이」나 보복을 느끼게 한다. 가정을 돌보지 않고 바람이 난 남편의 가슴에 쾅쾅 못을 박아버리고 싶어했거나,구질구질한 시부모들이 단란한 젊은 가정을 만드는 데 방해가 되는 것에 대한 반발과 오기가 엿보인다. 그런데 이번 나이많은 부인네가 한 짓은 그중의 몇 경우와도 다르다. 그냥 놔두면 충분히 잘 살아갈 젊은이들을 목도 조르고 입도 틀어막아 가며 음독에,기어코 죽게 한 것은 아들내외에게 어떤 종류의 원한이 쌓였던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한 가정이 경제적으로 파탄에 이르면 가족간의 정은 극도로 황폐해진다. 더구나 남편의 구박이 그리도 심했다니,그 남편에 가세하여 자식내외도 어머니를 핍박하고 원망하고 능멸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자식들만 잘살도록 남겨두고 혼자 죽기는 원통했던 것일까. 그러나 우리가 아는 한 그런 「어머니」란 있을 수가 없다. 출산의 고통과 육아의 신고를생각하면 자기 속으로 낳은 아기는 자기의 분신이고 자기자신이다. 그 목숨을 주었으니 뺏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큰 잘못이다. 아기는 비록 어머니의 몸을 빌려서 태어나지만 신의 뜻으로 태어난다. 신이 아니면 조물주라도 좋고 우주의 섭리라도 좋다. 사람마다 각각의 운명을 지니고 태어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단지 부모에게 한때 맡겨졌을 뿐,각각 타고난 인생을 살아갈 개체의 존재들이다. 감히 그 존재를 어떻게 가로맡아 죽이고 살리고를 할 수 있겠는가. 신에게 아이를 낳아 기르는 성스런 기능을 위탁받았으므로 어머니들은 극악한 투기욕같은 것을 부리면 안된다. 가정을 유지하는 제일 큰 힘은 화목이다. 화목이 깨질 일을 하면 반드시 화가 다가온다. 물욕은 화목을 깨뜨리는 대표적인 마물이다. 그 마물을 일부러 찾아나서는 것이 투기같은 짓이다. 그 화로 자식을 죽이는 일까지 하고서야,삶은 커녕 죽음인들 편하겠는가. 어버이날에 즈음해서 듣게 된 한 어머니의 자식 살해극이 너무도 정떨어진다.
  • 여관 일가족 집단자살사건/“50대 어머니의 독살극”

    ◎남편 구박에 생활고 못이겨”자백 지난달 26일 발생했던 서울 구로구 개봉3동 D여관 일가족집단음 독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구로경찰서는 8일 숨진 강계춘씨(34ㆍ공무원)의 어머니 김연희씨(53)가 남편의 구박과 생활고를 비관,가족들을 독살한 것으로 밝혀내고 김씨를 살인 및 살인미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그동안 혼수상태로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김씨가 지난 5일 의식을 회복하자 김씨를 추궁한끝에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김씨는 지난달 25일 하오10시30분쯤 남편 강철용씨(63ㆍ예비역육군중령)등 가족 5명과 함께 투숙하고 있던 D여관 212호와 208호에서 남편등에게 2개월전부터 준비해둔 수면제와 신경안정제 7백알을 약쑥물에 넣어 『위장병치료에 좋다』면서 마시게 한뒤 자신도 약물을 마시고 왼손동맥을 끊어 자살을 기도했었다. 김씨는 경찰에서 『지난 85년 관악구 신림동에 3천2백만원짜리 집을 샀다가 되팔면서 1천만원의 빚을 진것을 비롯,부동산투기에 실패해 전세로 전전해오며 생활고에 시달리자 남편이 번번히 구박해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 윤리ㆍ도덕의 재건을 제언한다(사설)

    ◎병든사회 구원의 길은 참인간 찾는 데서 우리 사회는 지금 병이 들었다. 들어도 깊이 들었다. 중증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모르게 각종 사회악은 폭넓게 만연해 간다. 다변화하고 흉폭ㆍ지능화해 가면서 치안당국을 조롱하고 법을 너무 우습게 안다. 관포지교로 알려진 관중은 예ㆍ의ㆍ겸ㆍ치의 사유가 무너지면 그 사회는 망하고 만다고 했던 것인데 그런 위기감을 갖게 하는 것이 오늘의 우리 사회 심각한 병리현상이다. ○다변화ㆍ악랄화해 가는 범죄 신문보기가 겁이 난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강ㆍ절도 사건은 끊이지 않는다. 살인사건도 다양하게 꼬리를 문다. 보험금 타먹으려고 제 남편을 독살한 독부도 있고 직계존속을 때려 죽이는 패륜아도 있다.법정 최고형이 선고되는데도 가정파괴범은 활개를 치고 때로는 경찰이 범인의 흉기에 찔려 죽는 경우까지 생기는 것이 오늘의 우리 현실이다. 음란 비디오가 판을 치고 인신매매단이 성업을 이룬다. 장난기 섞인 모방방화범행이 잇따르는가 하면 마약사범과 환각제 복용자는 늘어만 가는 추세 속에 있다. 퇴폐풍조는 극에 달하여 이혼률은 해마다 높아지기만 한다. 학생이 총장의 멱살도 잡고 교수의 머리도 깎아버리는 세상이다. 그러니 시부모 모시기 싫어서 자살해 버리는 며느리도 생기고 혼수가 적다 하여 아내를 패고 처부모에게 행패 부리는 사람도 생겨난다. 돈푼깨나 번 자들일수록 더 게걸스럽게 굴면서 상도의를 짓밟는다. 땅사서 투기하고 고급품으로 과시하는 그들이 염치를 잃은 지는 오래다. 그래서 중금속이 든 폐수도 예사롭게 강물에 흘려 보낼 수 있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법을 어기는 이전투구의 선거전을 벌이고 장관을 한 사람도 돈 먹은 죄로 쇠고랑을 찬다. 우리가 보다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 하도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하도 기가 막힌 일이 생기다 보니 너나 할것 없이 범죄 불감증에 걸려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그래서 엊그제 잡힌 흉악범은 사람 죽인 사실을 왼눈 하나 깜짝 않고 지껄여댈 수 있고 그를 보는 사람들도 공포감이나 증오감을 안느끼게끔 되어 버렸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정의감의 상실현상이라 할 수도 있다. 내가 당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덤덤할 수 있는 그 이기심이 어느새 생리화해버린 것이 아닌가. ○단속ㆍ엄포는 대증요법에 불과 치안당국은 민생사범과 전면전을 벌이겠다고 한번도 아니고 여러번,한 사람도 아니고 여러 사람이 별러댔다. 또 그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반드시 민생사범뿐 아니라 다른 범법행위에 대해서 역시 단호한 척결의지를 보여 왔음도 우리는 기억한다. 그렇건만 호전된다는 기미는 안보인다. 왜 그런가. 대증요법에는 스스로 한계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정신적 기강이 흐트러져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정신적 기강이 흐트러져 있는 상황속에서 생기는 범죄행위를 대증요법적으로 다스린다는 것은 여름날에 들끓는 파리를 파리채로 잡는것과 이치가 같다. 파리채를 휘두르면 그에 의해 죽기도 하고 또 달아나기도 하여 잠시 파리가 없어지는 듯이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내 다시 모여든다. 중요한 일은 파리가 생겨나는 원천에 대한 조처이다. 그 곳이 변소였다면 변소에 크레졸을 뿌려야 하고 그 곳이 쓰레기통이었다면 쓰레기통을 말끔히 치워야 한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있어온 범죄행위와 숨바꼭질은 파리채로 파리잡기의 정체가 무엇인가를 말해준다. 단속하면 없어졌다가 단속이 끝나면 다시 고개를 내미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것이 있을 수 있게 하는 사회분위기 때문이었다. 「종삼」을 없애자 창녀들은 주택가로 파고들었건만 어리석은 당로자들은 매음행위 없앴다고 좋아했던 적이 있다. 단속이나 엄포로써 없앨 수 있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차선책으로서의 대증요법도 필요한 것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최선책으로서의 원인요법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거기 접근하는 노력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경제적 풍요 행복의 한 요건일 뿐 현실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과제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윤리ㆍ도덕을 진작시키는 것만이 유일한 원인요법에의 길이 된다.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은 이미 우리 모두의 의식구조가 물질주의에 침채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거기서출발되어 형성된 가치관에 알게 모르게 대단히 많이 깊이 「오염」되어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는 해도 소득 3배가운동보다 중요하고도 절박한 것은 이미 땅에 떨어진양한 윤리ㆍ도덕의 재건이다. 그것은 「사람」을 되찾는 일임을 의미한다. 사람으로서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 사람다운 행동과 사고를 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그것은 양심의 회복이며 예의염치의 되찾음이며 법과 질서의 준행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살인범도 인신매매범도 사람의 형용은 하고 있다 그러나 참다운 사람은 아니다. 그들은 윤리ㆍ도덕을 원천으로 하는 양심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윤리ㆍ도덕이 그들의 심신에 배게 될 때 그들은 「사람」으로 환생할 수가 있다. 그럴 때 인간미를 갖추게 된다. 인간미 갖춘 인간들의 사회에는 다사로움과 자애가 넘친다. 삭막한 메마름이 가신다. 그런 사회를 위한 움직임에 지금부터라도 불을 댕겨야 한다. 유치원ㆍ국민학교부터 「사람됨」에 중점을 두는 교육을 반복시킬 것을 제언한다. 학교에서 돌아오는자녀에게 오늘 시험에 몇점을 맞았냐고 묻기 전에 교통사고로 다쳐 입원하고 있다는 반 친구 문병을 하고 오느냐부터 물을 수 있는 어머니로 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이야 어떻게 되든 1류대학에 진학한 것만을 절대선으로 생각하는 어버이의 노년은 고독하다. 고독할 수밖에 없다. 「사람됨」의 교육에 등한했기 때문이다. 윤리ㆍ도덕이 진작되고 양심이 회복되지 않는 한 경제적 풍요만으로써 우리의 행복은 기약할 수 없다. 개인소득이 1만달러 아니라 1백만달러가 된다 해도 범죄가 들끓고 세상의 온기가 가신다면 그것을 어찌 사람이 사는 사회라고 할 수 있겠는가. 「사람됨」의 사회를 위하여 이제 힘을 쏟아야 할 때다. 그것만이 우리 사회의 혈류를 맑히면서 병리를 다스리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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