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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밤 적시는 환상의 아카펠라

    가을밤 적시는 환상의 아카펠라

    가을을 앞당기는 소리 아카펠라.해외 아카펠라 그룹이 잇따라 내한,‘인간이 가진 최고의 악기’ 목소리가 빚어내는 환상의 무대를 펼친다. 첫 테이프를 끊는 팀은 독일에서 날아온 여성 5인조 아카펠라 그룹 ‘레이디스 토크’.16일 오후 7시30분 울산 현대예술관에서 첫 내한 무대를 연 뒤 17∼18일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공연을 갖는다.재즈,가스펠,보사노바,힙합 등 장르를 불문한 노래와 악기연주,춤,심지어 랩까지 선보이는 무대 매너로 독일 등 유럽에서 인기가 대단하다. 레이디스 토크가 눈에 띄는 이유는 리더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여름’으로 TBC 강변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한때 ‘징검다리’ 멤버로 활약한 정금화가 네 명의 독일 여성과 함께 처음으로 고국 무대에 오르는 것.이런 연유로 ‘여름’‘뭉게구름’‘꿈꾸는 백마강’‘아리랑’ 등 아카펠라로 모습을 바꾼 우리 노래를 감상할 수 있는 색다른 무대가 될 것이다.(02)3487-7800. 영국 출신의 혼성 아카펠라 앙상블 ‘탈리스 스콜라스’는 10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지난 91년과 95년 두 차례 내한 공연을 가진 이 그룹의 무대는 17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다.10인조로 구성된 ‘탈리스 스콜라스’는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르네상스 음악 연주에 있어서 독보적인 그룹이다.(02)543-3482. 일본의 여성 5인조 클래식 아카펠라 그룹 ‘앙상블 플라네타’는 새달 2일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 선다.이번 공연은 5집 앨범 ‘로망스’의 국내 발매를 기념하기 위한 것.2001년 결성된 ‘앙상블 플라네타’는 익숙한 클래식 명곡과 유럽의 민요를 전혀 다른 느낌으로 풀어내며 ‘천상의 하모니’를 구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02)784-5118.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음치·박치 교정 시스템 개발 배명진 숭실대 교수

    “음치·박치요.걱정 안 해도 됩니다.간단히 교정 과정만 거치면 누구나 훌륭한 가수가 될 수 있거든요.” 숭실대학교 음성정보통신연구실의 배명진(48·소리공학 박사) 교수는 ‘음성연구’에 대해서는 국내 독보적인 존재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3월 그는 ‘에밀레종’에 등장하는 아기 울음소리가 안 들리는 이유에 대해 종을 치는 막대인 당목(撞木)이 낡았기 때문이라고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또 목소리에 담긴 감정과 친절도를 나타내주는 ‘목소리 다정 도우미’와 부부·연인간 목소리 친화성을 측정하는 목소리 감별 시스템을 개발해 화제가 되기도 하다.특히 지난 6월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기간을 마치고 복귀할 때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을 내놓아 적지 않은 관심을 끌었다. 이런 배 교수가 최근 ‘음치·박치’ 탈피를 위한 흥미로운 시스템 하나를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예를 들어 휴대전화나 노래방 기계 앞에서 ‘도레미송’이나 ‘국민교육헌장’ 등이라도 낭송하면 각자의 ‘목소리 DNA’를 감지한 ‘음치·박치’ 시스템이 자동적으로 이를 교정해주는 것이다. 그는 이번 ‘음치 측정 시스템’을 개발한 이유에 대해 “사람은 누구나 아름답게 노래할 자격과 권리가 있다.”면서 “천생연분인 부부나 연인도 따지고 보면 비슷한 목소리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개발한 음치 탈피 시스템은 ‘도레미송’을 통해 음정·박자·강약 3가지 요소를 분석,각각 100점 만점으로 표시해주며 음치라고 판정되면 지시에 따라 음정이나 박자를 교정해주는 것이다.결국 음정·박자·강약 중 자신의 취약 부분을 파악,쉽게 음치를 교정할 수 있다는 것이 배 교수의 설명이다.이용은 오는 15일부터 인터넷홈페이지(www.netmarble.net)에 들어가면 된다. ‘도레미송’인 경우 단순히 ‘도레미파솔라시도,도시라솔파미레도’만 불러도 점수는 나온다.종합점수가 70∼80점이면 ‘보통’ 수준이며 80∼90점은 ‘잘 하는 편’,90점 이상이면 ‘가수 소질이 있는 편’으로 분류된다.배 교수는 “음치 교정기는 유아용 장난감이나 완구류 등에 접목하면 유아 음악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예수의 신체적 특징을 통해 ‘목소리 DNA’를 분석,음성을 재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시험 경비행기 추락… 항공대교수 2명 사망

    시험 경비행기 추락… 항공대교수 2명 사망

    한국항공대 교수 2명이 새로 개발한 국산 경비행기를 시험비행하다 경비행기가 추락,숨졌다. 27일 낮 12시35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자유로 장항IC부근 도로에서 100여m 떨어진 둔치 숲속에 항공대 항공우주공학과 황명신(52) 교수와 항공운항학과 은희봉(47) 교수가 몰던 경비행기가 추락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장항IC주변을 수색,오후 2시쯤 추락한 경비행기와 두 교수의 시신을 발견했다.시신은 일산 국립암센터에 안치됐다. 이들은 이날 낮 12시20분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발한 소형비행기 보라호의 성능시험을 위해 항공대 활주로를 이륙했으나 15분 뒤 관제소와의 무선교신이 끊어졌다. 항우연측은 “이륙 직후 교신내용도 이상이 없었고 기상도 좋았다.”면서 “이륙 15분 뒤인 낮 12시35분쯤 호출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사고원인 항우연은 보라호가 추락한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며 긴급대책반을 사고지점에 급파해 사고원인을 규명 중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보라호에는 블랙박스가 탑재돼 있지 않기 때문에 사고원인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항공전문가는 “블랙박스가 없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기체 잔해를 판독해 사고원인을 추측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면서 “목격자들이 추락 당시의 비행상황을 전해올 경우 사고원인 파악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라호는 보라호(전장 8.3m·전폭 10.8m·무게 816㎏)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48억원을 들여 지난 1999년 공군사관학교와 항공대 등 산·학·연 협력으로 개발한 100% 국산 4인승 소형 항공기.지난 6월19일 처녀비행에 성공했으며 다음달 2일 언론에 공개될 예정이었다. ‘보라(Bora)’는 그리스어로 북풍이라는 뜻으로 서구권 시장 공략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이 항공기는 일반 항공기의 좌우 날개가 뒤쪽으로 45도 각도로 뻗어 있는 것과 달리 앞쪽으로 뻗어 있는 ‘전진익’(前進翼)을 세계 최초로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항우연은 1997년 8인승 항공기 개발에 성공했으나 상용화로 이어지지 않았고 2001년 상용화를 위한 4인승 소형 항공기 ‘반디호’를 처음으로 개발,상용화 단계에 있다. 보라호는 반디호에 이어 상용을 목적으로 한 두번째 국산 항공기.항우연측은 이 항공기의 기체구조물 부품을 패키지(Kit)로 판매할 경우 대당 8만달러에,완제품의 경우 대당 20만달러에 판매할 계획이었다. ●성능시험 비행의 독보적 권위자 국산 4인승 경비행기 ‘보라호’를 시험비행하다 숨진 한국항공대 황명신·은희봉 교수는 민간 항공기 성능시험 비행에 관한 한 독보적 권위자로 알려졌다. 두 교수는 지난 1993년부터 민간 경비행기 개발에 줄곧 참여하며 성능시험 비행을 도맡아 왔다.이들이 항공우주연구원 이종원(48) 박사 팀과 함께 개발한 경비행기는 쌍발기와 상용화 단계에 있는 4인승 반디호에 이어 보라호가 세번째.새로 개발한 경비행기 성능시험 비행은 사실상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위험하다.그러나 이들은 쌍발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새로 개발된 경비행기의 성능시험 비행을 도맡았다.이종원 박사는 “보라호 처녀 비행에 성공한 뒤 기뻐하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두 교수는 그동안 소형 커나드 항공기의 가로 안정성 향상에 관한 연구 등 각각 100여편과 40여편의 연구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하는 등 국내 소형 항공기 분야 발전에 기여해 왔다.항공대를 졸업한 은 교수는 공군 소령으로 예편,아시아나항공에서 보잉 747기 기장으로 근무한 엘리트 조종사 출신.황 교수는 프랑스에서 항공기 설계와 공기역학을 전공,박사학위를 딴 항공기계학자.한편 정부는 두 교수에게 훈장을 추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과학기술부는 “두 교수가 국책사업을 수행하던 중 사고를 당한 만큼 과학기술 훈장을 추서하는 방안을 행정자치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 정부, 순직교수에 훈장추서 한편 정부는 숨진 은희봉·황명신 두 교수에게 과학기술훈장의 2등급인 혁신장을 추서할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고인이 된 이들 교수의 항공산업 발전에 대한 헌신을 기리기 위해 훈장을 추서키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들 교수의 실험정신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면서 “청와대와 과학기술부·교육인적자원부 등 유관부처들간 협의를 거쳐 이들 교수가 순직처리되도록 하고 자녀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최대한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노 대통령은 27일 두 교수의 빈소가 차려진 일산 국립암센터 영안실에 박기영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보내 조화를 전달한 뒤 고인들의 공로에 경의를 표시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아테네 2004] 패터슨, 체조 개인종합 金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마지막 마루종목에서 완벽한 착지를 한 뒤 16세 소녀는 코치에게 달려가 팔을 목에 두른 채 한참 동안 놓지 않았다.‘9.712’라는 숫자가 점수판에 떠올랐고 합계 38.387점을 받은 이 소녀는 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개인종합에서 새로운 체조여왕으로 등극하며 20년만에 미국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세기의 체조선수’로 불린 스베틀라나 호르키나(25·러시아)를 제치고 체조여왕의 세대교체를 이룬 소녀는 칼리 패터슨. 패터슨은 20일 아테네 올림픽 인도어홀에서 열린 여자 기계체조 개인종합에서 총점 38.387점으로 38.211점을 기록한 호르키나를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호르키나는 ‘봉의 여왕’답게 이단평행봉에서 9.725점으로 독보적인 점수를 얻었고,뜀틀에서도 9.462점으로 24명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평균대(9.462점)와 마루(9.562점)에서 패터슨(평균대 9.725점,마루 9.712점)에게 크게 뒤진 것이 패인이었다. 패터슨의 개인 종합 우승은 ‘깜짝쇼’가 아니다.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대부분 사람들이 패터슨의 연기가 호르키나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패터슨은 간발의 차로 호르키나에게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이때부터 패터슨은 호르키나보다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고,호르키나도 자신의 ‘불길한’ 내일을 알고 있었던지 9살 어린 소녀에게 경계의 눈길을 보냈다. 패터슨의 연기 스타일은 ‘강하고 선이 굵으며 아름답다.’고 평가된다.발레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호르키나와는 달리 힘이 넘치고 역동성있는 플레이가 장기다.153㎝,44㎏의 체격을 지닌 패터슨은 기계체조선수로서는 호르키나(165㎝)보다 훨씬 적합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window2@seoul.co.kr
  • [사설] 신기술로 철강史 바꾼 포스코

    포스코가 지난 100년 동안 최고의 기술로 평가받아온 용광로 공법을 대체하는 ‘파이넥스’ 신공법 개발에 성공한 것은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일깨운 쾌거로 평가된다.파이넥스 공법에서는 기존의 용광로 공법에서 거쳐야 하는 철광석 1차 가공 공정과 유연탄을 단단한 고체연료인 코크스로 전환하는 과정이 생략된다.철광석과 유연탄을 원상태대로 용광로에 넣어 쇳물을 만드는 것이다.그 결과,용광로 공법에 비해 설비투자비는 8%,생산원가는 17%나 절감된다.배출되는 황산화물은 8%,질소산화물은 4%에 불과할 정도로 친환경적이다. 포스코측은 2006년까지 연산 150만t 규모의 파이넥스 설비를 완공하고 이어 2010년까지 노후 고로 등을 모두 파이넥스 설비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한다.또 2008년까지 4조 40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2900만t에서 3200만t으로 늘리는 한편 철강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에도 파이넥스 공법을 적용한 1000만t 규모의 현지 생산기지도 건설할 계획이라는 것이다.이렇게 되면 몸집 키우기 경쟁에 머물고 있는 세계 철강업계에서 신기술로 독보적인 우위를 점유하게 된다. 우리는 12년 동안 연구개발에 매달린 끝에 개가를 거둔 포스코의 사례에서 우리 경제의 미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본다.그동안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이라는 구호가 나올 때마다 삼성전자와 같은 세계 초일류기업 10개가 더 있어야 가능하다는 등 자조적인 분위기가 팽배했던 게 사실이다.또 기업들은 올 상반기 상장기업 순익 규모가 사상 최대에 이를 정도로 호황을 누리면서도 기업 외적인 상황을 핑계로 투자를 기피해왔다.하지만 포스코의 사례는 지속적인 투자가 있어야만 신기술 개발도 가능하다는 기초적인 상식을 단적으로 입증했다. 세계는 지금 미래를 향해 무섭게 뛰고 있다.글로벌 경쟁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남들보다 한발 앞서 뛰는 길밖에 없다.포스코의 낭보가 우리 경제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길 바란다.
  • ‘본 아이덴티티’의 속편 ‘본 슈프리머시’

    ‘본 슈프리머시’(The Bourne Supremacy·20일 개봉)는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아 떠났던 긴 여행인 전편 ‘본 아이덴티티’의 뒤를 이으면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러 유럽 일대를 누비는 설정은 비슷하지만,‘정체성을 알았다고 해서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덧붙여졌다. 해독할 수 없는 기억의 조각들로 괴로워하는 제이슨 본(맷 데이먼).전편에서 본은 자신이 미국 비밀조직의 일원임을 알아낸 뒤 무거운 정체성의 짐을 벗고 잠적해버렸지만,여전히 악몽을 꾸는 그는 과거의 기억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 없다.모든 것을 잊고 인도에서 연인인 마리(프랑카 포텐테)와 행복하게 살려던 본을 다시 이끄는 건 바로 “이건 실제상황이고,표적은 살아있는 인간이다.”라는 대사만 어렴풋이 떠오르는 이 기억의 조각들이다. 그래도 애써 외면하려 했지만 마리가 총을 맞고 죽자,본은 다시금 자신을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하지만 전편이 아무 것도 모른 채 도망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속편에서 본은 자신의 행동이 갖는 의미를 탐색한다.“과거에서 못 벗어나.넌 살인자야.”라는 대사처럼 그는 선한 인물이 아니었다.누군가에 의해 조종된 채 악한 행동을 일삼았던 꼭두각시.그는 전편에서처럼 더 이상 비겁하게 과거로부터 도망치지 않는다.기억의 조각들을 하나씩 맞추며 진실에 접근해 나간다. 러시아 하원의원 네스키와 그 부인의 피살사건에 연루된 것을 알게 되는 본.그가 복수 대신 선택하는 마지막 행동은,잘못을 저지르고도 과거의 일이라며 책임지지 않는 수많은 역사 속 사례를 꼬집는 것이기도 하다. 고도로 훈련된 스파이지만 전형적인 액션영웅이 아닌 본을 묘사하는 방식도 독창적이다.리얼리티가 살아 있던 전편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뛰어난 본의 액션 실력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지만,이번엔 또 다르다.암살단의 마지막 생존자를 찾아가 대결하는 액션 신에는,몸과 몸이 부딪쳐서 얼룩지는 피와 땀냄새로 가득하다.날렵하게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절뚝거리면서 도망치고,차 추격 신에서는 이리저리 부딪쳐 만신창이가 된다.보통의 블록버스터 액션영화와 다른 리얼리티.그것이 이 영화가 갖는 최고 미덕이다. 독보적인 리얼리티는 새롭게 메가폰을 잡은 영국의 폴 그린그래스 감독 덕이다.그는 얼마전 국내에서 개봉한 ‘블러디 선데이’의 감독.북아일랜드의 유혈사태를 사실적으로 그린 점을 높이 산 제작자에게 러브콜을 받았고,그의 연출력은 액션영화에서도 빛을 발했다.핸드 헬드,빠른 편집,거친 질감의 화면은 관객의 신경을 다소 거슬리게 하지만,살아 움직이는 인간의 모습과 심리까지 그대로 포착해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팝의 전설’ 엘튼 존 온다

    ‘팝의 전설’ 엘튼 존 온다

    어떤 수식어를 동원해도 부족함이 느껴지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팝스타 엘튼 존이 드디어 역사적인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새달 17일 오후 8시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그 화려한 무대가 예정돼 있다. 엘튼 존의 내한은 그동안 수차례 추진된 바 있으나 비싼 개런티 때문에 번번이 무산됐다.이번엔 9월12일 홍콩 공연을 시작으로 타이완,한국,중국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성사됐다.개런티는 약 100만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의 멤버로 구성된 엘튼 존 밴드 8명을 포함해 30여명의 제작진이 함께 내한하며 25t에 달하는 공연장비가 공수된다.파격적인 무대 의상과 기발한 연출로 관중들을 매료시켜온 그답게 이번 공연을 위해 준비한 의상과 구두만 해도 방 2개를 채울 정도라고 한다.곡목은 공연 당일 리허설에서 결정된다. 1969년 데뷔한 엘튼 존은 대중적 인기면에서 엘비스 프레슬리,비틀스와 견주어 결코 빠지지 않는다.50년대 엘비스,60년대 비틀스에 이어 70년대 팝 음악계를 평정한 그는 최고의 싱어송라이터로 평가받고 있다.1970년 ‘Your Song’ 이후 23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히트곡을 빌보드 톱40에 올려 엘비스 프레슬리의 22년 기록을 깼으며,지금까지 30여장의 정규 앨범과 9개의 넘버원 히트곡,27개의 톱10 히트곡을 선보이며 지난 30년간 팝계를 지배해온 ‘살아있는 전설’이다. 영화·뮤지컬로도 영역을 확장,다방면에 재능을 뽐내고 있는 그는 록 음악에 끼친 지대한 영향력을 인정받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으며,영국 왕실로부터 기사작위를 수여받기도 했다.동성애자로 사생활 면에서 줄곧 화제를 몰고 다닌 그는 에이즈 퇴치 등 자선사업에도 열의를 보여왔다. 기타가 주름잡던 대중음악계에 반주 악기에 지나지 않았던 피아노를 처음으로 전면에 등장시킨 그의 음악 뿌리는 클래식.1947년 런던 교외에서 태어난 그는 영국 왕립음악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할 정도로 피아노 신동이었다.레이 찰스와 같은 흑인 뮤지션들의 음악에 심취했던 그는 16살 때 ‘블루스롤러지’라는 흑인 솔밴드에 합류하며 방향을 틀었고 대중음악의 판도를 바꾸는 불세출의 뮤지션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왔다. 음반으로만 듣던 그의 주옥 같은 노래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적잖이 설레는 팝 팬들이 많을 듯하다.팝음악 공연으로 다소 비싼 입장권 가격(로열석 30만원)이 흠이다.(02)2113-348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2)8·15단상-사시미와 우치다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2)8·15단상-사시미와 우치다

    ‘수사(壽司)’라는 간판을 내건 ‘사시미’집이 많다.‘횟집’보다 ‘수사’가 한결 그럴듯해 보이기 때문일까.대개의 ‘수사’에서는 같은 ‘사시미’도 전반적으로 값이 비싸다.따지고 보면 ‘수사’란 ‘스시’로 읽으며,번역하면 초밥 정도에 해당된다.일식집의 대표격인 ‘수사’란 곳도 기실은 ‘초밥집’에 불과하다.어느 작은 ‘수사’에서는 ‘쓰키다시’가 맛있기로 소문이 났다.갓 잡은 ‘아나고’는 기본이고 ‘우나기’까지 올린다.수제품 ‘와사비’가 입맛을 당기는데 ‘와리바시’로 ‘기코만 간장’에 살살 풀어서 ‘스시’에 발라먹는 맛이 그만이다.어디 ‘간수메’에 비할 것인가.대하(大蝦)도 펄펄 뛰는 ‘오도리’가 한결 맛있다.겨울철에는 ‘스키야키’와 ‘오뎅’,‘덴푸라’가 유별나다.여름에는 ‘히야시’된 ‘아사히 맥주’에 시원한 ‘복지리’가 또한 별미 아닌가.전복은 ‘해녀’들이나 ‘머구리’가 직접 잡았다.이 집의 유명한 삼치는 ‘스기’로 만든 배에 ‘모타’를 ‘장착’한 ‘나가시배’를 끌고 나가서 ‘앤카’를 박고서 ‘잇폰스리’로 낚아 올린다.불법인 줄 알면서도 ‘삼마이’를 간혹 쓰는데,싹쓸이하는 ‘고데구리’에 비하면 훨씬 낫다. ●‘지리’가 우리말 아닌가요? 의도적으로 만들어본 문장들이다.바다에 사노라면 일본말을 자주 듣게 된다.알아듣기 어려운 말도 어민들에게는 지극히 일상적인 말들이다.더러는 토착화해 ‘지리’나 ‘아나고’처럼 우리말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국어학을 전공한 박사에게 묻자,“지리,글쎄요.우리말 아닌가요?”하고 되물어 올 정도이니,일반인들은 오죽하랴.위의 따옴표 부분을 우리말로 한번 풀어보자. △사시미(さしみ)=회 △쓰끼다시(つきだし)=가벼운 안주 △아나고(あなご)=붕장어 △우나기(うなぎ)=뱀장어 △스시(すし)=초밥 △오뎅(おでん)=어묵 △스키야키(すきやき)=전골 △덴푸라(でんぷら)=튀김 △와사비(わさび)=고추냉이 △간수메(かんづめ)=통조림 △오도리(おどり)=산 새우 △와리바시(わりばし)=나무젓가락 △복지리(鰒じる의 변형)=맑은 복어국 △스기(すぎ)=삼나무(杉) △삼마이(さんまい)=삼중망 △고데구리=소형기선저인망 △잇폰스리(一本釣,いっぽんすり)=외줄낚시 △머구리(もぐり)=잠수부 정도다. 번역에 걸맞은 대응어가 미처 개발되지 않는 것도 수두룩하다.‘삼마이(三重網)’는 ‘세겹그물’이 맞을 터인데,이미 삼마이그물이 토착화되어 세겹그물이 오히려 생뚱맞다.누구나 쓰는 해녀(海女)는 사실상 제주도 본토에서는 쓰지 않던 말이므로 토착어인 잠녀가 맞다.‘모타(モ-タ)’는 ‘motor(모터)’의 일본식 영어이며,덴푸라는 포루투갈어에서 왔다.어민들은 더러 ‘닻’이라는 우리말을 두고 ‘앤카 박는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닻을 뜻하는 ‘anchor’의 일본식 영어 아닌가. 일반인들은 간혹 신문기사 등에서 생소한 그물 이름이 나오면 답답하다.예망(曳網),자망(刺網),건강망(建綱網),선망(旋網) 따위는 일본식 한자어다.흘림그물을 뜻하는 유망(流網)은 ‘나가시(ながし)’라고 불리며,‘흘리다.’는 뜻의 ‘나가스(ながす)’에서 비롯되었다.‘고데구리’나 ‘머구리’,낚시꾼들이 많이 쓰는 외줄낚시인 ‘잇폰스리’도 일본말이다.거개의 어로도구가 일본말이다.외관상 일본어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선착장,간석지,적조,방파제 따위의 해양용어도 일본산이다. ●바다는 아직도 日식민상태 ‘회(膾)문화’가 말하듯 ‘해양강국’으로 알려진 일본에서 근대적 해운· 수산·항만,심지어는 국방용어까지 들여다 쓰고 있으니,참담하게도 ‘식민의 바다’는 아직 해방되지 않았다.언어식민지를 청산하자는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문화적 종다원성 차원에서라도 토착용어를 써야 할 텐데,현실은 반대다.우리 스스로 근대를 ‘번역’하지 못하고 남의 손을 빌려서 ‘번역’해온 식민지의 여독 때문이다. 일본어도 외국어인데 이웃나라 말이 섞였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와사비’가 일본의 오랜 기호식품인 반면에 우리 조상들은 거의 먹지 않았음을 고려할 때,생경한 ‘고추냉이’보다는 ‘와사비’가 타당하다고 여기기도 한다.‘아사히맥주’나 ‘기코만 간장’도 상품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연히 원문 그대로 써야 한다. 문제는 주체성이다.동서양 구분없이 근대 모국어의 탄생과 확대과정은 ‘번역’을 통하지 않고는 성립될 수 없었다.그러나 한국사의 내재적 발전을 거치지 못하면서 해양과학기술과 생태환경용어에 이르기까지 ‘번역과 근대’의 주체성을 살리지 못한 채 오로지 직수입에 몰두해 왔다.새로운 과학기술이 도입되면 그에 상응하는 대응어도 개발해야 하는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게다가 오랫동안 써오던 토착말까지 잃어버려 ‘아나고 먹자.’고 하면 알아듣는 사람도 ‘붕장어 먹자.’고 하면 “뭐?”라고 되묻기 일쑤다. ●일제시대 조선어류 연구학자, 우치다 식민 잔재는 바다 관련 학계의 책임도 크다.마침 8·15를 앞두고 ‘유리판에 갇힌 물고기’란 유리원판 사진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어느 젊은 연구자가 용기있게 쓴 ‘일제시기 조선산 어류연구와 우치다’란 글에서 놀라운 시사를 얻었다.‘제국의 바다,식민의 바다’라는 부제부터가 눈길을 끌었다. 전시회의 주인공인 우치다 게이타로(內田惠太郞)는 1896년생으로 도쿄제국대학 농림학부 수산과를 나와서 1927년 한반도에 들어온다.조선총독부 수산시험장 양식계 책임자로 15년을 근무하면서 우리나라의 바다 구석구석을 샅샅이 훑었다.그런 그가 1942년,수많은 연구 업적을 고스란히 한국에 둔 채로 규슈(九州)제국대학 교수로 자리를 잡아 돌아간다.1964년 이와나미(岩坡) 문고본으로 출간된 ‘치어(稚魚)를 찾아서’에서 한국에서의 연구 활동을 포함한 자신의 어류생활사 연구 경험을 소상히 밝히기도 한 그는 사실 한국어류사 연구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같이 근무했던 나카노(中野進)와 우치다 자신,그밖의 여러 인물들이 많은 유리건판을 남긴다.그 유리건판들이 이런저런 경로를 거쳐 개인 소장가의 손에 들어갔고,그 소장 자료에 근거해 이번 전시회가 열리게 된 것. ●‘수산학 거목’의 도용 씁쓸 총독부 수산시험장은 광복 후 중앙수산시험장(1949),국립수산진흥원(1963),국립수산과학원(2002)으로 이어진다.이렇게 기관은 맥을 이어왔는데,어찌해서 조선총독부가 연구하고,실험하고,수집한 그 중요한 수산자료들은 모두 흩어지게 되었을까.총독부야 밉지만 그들의 업적은 잘 보존·관리·활용했어야 하는데 총독부시절에는 잘 관리되던 것이 광복 이후 대한민국에서는 어쩌다 이렇게 개인의 전유물로 주물러지게 되었을까. 재미있는 것은 일본인들이 남긴 ‘전리품’을 재활용하고,가공해 자신의 연구 성과로 둔갑시킨 정말 날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예전부터 학계에는 떠도는 소문이 있었다.우리나라 ‘수산학의 거목’으로 평가되는 분의 저술이 사실은 일본인들이 남긴 연구 성과를 슬쩍 해서 가공한 것이라는 얘기다.이 ‘거목’의 광복 이후 저술에서 총독부시절의 연구 성과를 요약·재정리하거나 표절을 뛰어넘는 도용 흔적마저 발견되고 있으니,이 얼마나 씁쓸한 일인가.그래서 서점에 나와 있는 물고기 관련 책자의 상당수가 이런 배경조차 모르고 이 ‘부정한 책’을 원전으로 인용하고 있지 않은가.이제는 그 ‘거목’의 저자가 우치다로 바뀌어야 마땅하다.전시회에 등장할 사진들을 미리 훑어보니 우치다의 어류연구가 고스란히 그 ‘거목’의 연구에 겹쳐지고 있다.식민잔재 청산은 바다에서도 미완의 숙제인 셈이다. 돌이켜보면,고종 26년(1889)에 체결된 한·일통상장정을 필두로 1908년 한·일어업협정,1909년의 한국어업법,1929년의 조선어업령 등을 통해 ‘제국의 바다’가 완성되어 갔다.일본인 어업이민을 부추겨서 일본인 어촌을 따로 건설하였으며,혹심한 약탈어업으로 일관한 게 바로 한일어업사다.1965년의 잘못된 한·일협정의 후과까지 남아 있는 데다가 ‘쌍끌이 사건’ 등에서 보았듯 우리의 어업권 대응도 시원찮다.일본의 끊임없는 독도영유권 주장도 속내를 들여다 보면 어업자원에 대한 일본인들의 주장이 반영된 결과 아니겠는가. ●日 ‘해양제국 건설’은 타산지석 ‘제국의 바다,식민의 바다’는 현재진행형이며 또한 미래형이기도 하다.한국과는 독도로,중국과는 댜오위타이(釣魚島)로 싸우면서,독립국이었던 유구국(琉球國)을 내부 식민지 오키나와로 ‘점령’한 일본의 끝없고,강력한 바다지향을 지켜본다. 대륙에서 중국의 동북공정을 통한 고구려사 편입 음모가 노골화되고 있다면,해양에서는 ‘해양제국’의 온갖 팽창전략이 종횡으로 구사되고 있다.더욱이 UN 해양법협약이 발표되면서 일본의 바다는 한결 넓어졌다.남쪽 태평양으로 뱃길을 돌리는가 했더니,동해조차 일본해로 둔갑시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대시켜 가고 있다.바다에서 살아간다는 일이 단순히 개인사에 국한된 미시적 삶이 아니라,국제질서를 낳는 국가적이고 세계적인 생활임을 아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어업권역이 줄어들면 어민들은 울상을 짓고,소비자는 비싼 값에 어류를 사먹거나,수입 고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으니 밥상머리에까지 성난 파도가 밀려옴을 어쩌랴. ‘사시미’와 ‘스시’를 먹으면서,8·15 광복절의 의미보다 ‘막바지 바다피서’를 얘기하고 있을지 모를 이 땅의 선남선녀들에게 ‘우리말 바다용어집’이라도 무상 제공하는 일은 이제 국가의 ‘의무’ 아니겠는가.‘지리’와 ‘아나고’를 우리말이라고 여기며 사는 이 시대의 숱한 ‘개인들’,지금 누가 그들만을 탓할 수 있으랴.
  • [창간 100주년-세계시장 누비는 한국기업] 삼성·LG ‘IT진화’ 주도 쌍두마차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 빌딩에서 작은 소동이 일었다.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가 LG전자를 세계 100대 정보기술(IT) 기업 가운데 1위 기업으로 선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LG전자는 총매출(12위·299억달러),매출 증가율(12위·66%),자기자본 수익률(ROE·36위),주주가치 상승률(34위·65.1%) 등 평가 항목 모두에서 상위권에 올라 종합1위를 기록했다.같은 달 25일에는 삼성전자가 디자인부문에서 거둔,작지만 의미있는 성과가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을 잠시 들뜨게 했다.삼성전자가 ‘디자인 왕국’ 애플을 제치고 미국 산업디자이너협회(IDSA)가 주최하는 국제디자인 공모전 ‘IDEA 2004’에서 5개 제품이 상을 받아 디자인기업부문 1위에 오른 것.필립스,HP, IBM 등 세계적인 IT기업도 삼성제품만큼 많은 상을 받지 못했다.비즈니스위크는 “아시아의 삼성전자가 공모전 역사 24년만에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의 회사들을 제치고 가장 많은 상을 받는 놀라운 사건을 일으켰다.”고 소개했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바닥권을 맴돌든,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좀처럼 커지지 않든 세계인들은 한국 기업이 만든 제품에 열광하고 있다.단순히 가격이 싸고 쓸 만하다는 수준을 뛰어넘고 있다.‘산업의 쌀’이라는 반도체는 10년 넘게 독보적인 지위를 굳히고 있고 액정표시장치(LCD),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도 세계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며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메모리 신화 비메모리로 옮겨가나 ‘반도체 신화’의 현장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입구 부지에는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콘크리트 기둥들이 박혀 있다.삼성전자가 1조 2691억원을 들여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비메모리(시스템LSI) 전용 라인 건설현장이다. D램과 플래시를 앞세워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석권한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사업을 키우기 위해 최근 미 IBM과 300㎜ 웨이퍼용 첨단 65ㆍ45나노미터 로직기술 등을 공동개발키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지난 5월에는 ‘시스템LSI 전용 연구동’ 입주식을 갖고 모바일 플랫폼·DDI(Display Drive IC)·미디어 등 차세대 시스템LSI 제품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삼성전자는 현재 3000명 규모인 시스템LSI 연구개발 인력을 내년까지 3500명으로 늘리고 2007년에는 시스템LSI 분야에서만 50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통신제품군,디스플레이 제품군,디지털미디어 제품군,광통신 제품군 등 20개 제품군에 2만여가지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이들 제품군은 대체적으로 100억∼수백억달러의 시장규모를 가졌다.인텔 CPU(중앙처리장치)만 400억달러 규모다. 비메모리에서 삼성전자의 세계 점유율은 10위권 밖이지만 휴대전화 액정 디스플레이구동 IC(DDI)분야만큼은 2002년부터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올 1·4분기 세계시장 점유율이 34%에 이른다.삼성전자는 LCD 구동IC(LDI)에서 지난해에만 9억 2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메모리 반도체 뛰고 디스플레이 날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주축인 메모리 반도체는 올 상반기 80억 2000만달러어치가 수출돼 전체 무역 수출액의 6.55%를 차지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신화는 1992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64메가비트 D램을 개발,미·일 경쟁사와의 격차를 6개월 이상 벌리면서 시작됐다.이후 12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올해도 쾌속 순항중이다.삼성전자는 D램뿐만 아니라 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도 지난해부터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플래시메모리에서 22억 5000만달러로 19.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특히 디지털카메라,MP3,USB드라이브 등에 사용되는 난드플래시에서 세계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LCD는 최근 설비투자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품목이다.삼성전자는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2010년까지 20조원을,LG필립스LCD는 경기도 파주에 향후 10년간 25조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LG필립스LCD는 지난해 10인치 이상 대형 LCD시장에서 21.1%의 시장 점유율로 삼성전자 19.6%를 따돌렸다.반면 지난 6월 현재는 삼성전자가 23.3%로 19.9%인 LG필립스LCD에 앞서있다. ●세계인을 연결하는 휴대전화 지난 1·4분기 삼성전자 휴대전화는 노키아(4470만대),모토로라(2530만대)에 이어 2010만대가 팔려나갔다.LG전자도 880만대를 팔아 6위에 올랐다.매출면에서는 삼성이 모토로라를 누르고 2위를 기록했다. 앞으로가 더욱 볼거리다.LG전자는 최근 2007년 휴대전화 1억대를 팔아 세계 ‘톱3’에 오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팬택계열도 내년 세계 6위권 진입을 천명했고 SK텔레텍도 세계 10위권 업체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국내 휴대전화 업체들의 세계시장 석권 의욕이 보이는 대목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증권업계 ‘추운 여름’

    주식시장 침체와 출혈경쟁 등 경영환경 악화에 직면한 증권업계가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특히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았던 부유층 자산관리 등의 사업도 예상과 달리 당장의 고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자 미래전략을 짜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 때문에 고전적인 영업형태인 매매중개의 강화를 선언하는 회사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 오뉴월 ‘한파(寒波) 충격’ 업계 1위인 삼성증권은 지난달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32억원과 127억원에 그쳤다.전월보다 각각 49.2%,50.6% 감소했다.LG투자증권도 순이익이 134억원으로 전월대비 62.5%나 깎였다.대신증권과 현대증권의 순이익은 전월보다 각각 61.4%,30%가 줄었다.업계는 장기간 증시 약세로 주식 등 상품운용 수익은 물론 수수료 수익까지 대폭 줄어든 탓으로 보고 있다.지난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 전체 거래대금은 63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가 줄었다. 삼성증권 배호원 사장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내 증권업계가 ▲증시 약세 ▲과다한 업체 수 ▲수수료 출혈경쟁 ▲금융업종간 영역 붕괴 ▲외국자본 유입 등 5대 악재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어려움은 업계 중위권 이하 증권사들일수록 심각하다.K증권 관계자는 “우리 같은 중소형사의 경우에는 전산 등 비용투입 규모는 비슷한데 영업의 규모가 작아 대형사들보다 어려움이 훨씬 크다.”고 토로했다. ●생존전략 마련 부심하는 증권업계 삼성증권은 외국인 상대 영업 강화에 나섰다.외국인 투자자들이 증시를 좌우하는데도 외국인 매매는 90%가량이 외국계 투자은행을 통하고 있어 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게 시급하다는 계산에서다.삼성증권은 이를 위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참석한 ‘글로벌 투자콘퍼런스’를 열기도 했다.또 본사직원들을 대거 지점으로 발령하고 있다.회사 관계자는 “대 고객서비스 강화 차원”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신한금융지주 산하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900여개 점포와 방대한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연내 BIB(은행내 증권점포) 20개를 마련하는 등 자산관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현대증권은 김지완 사장 주도로 랩어카운트를 비롯해 장외파생상품,사모펀드 등 자산운용분야에 승부를 걸고 있다. 반면 대우·대신증권은 전통적인 수익원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대우증권 손복조 사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신규산업은 자리잡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은 수수료 확대에 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이버거래에서 독보적 위치를 구축해 온 대신증권도 홈트레이딩 시스템 ‘사이보스 2004’를 통해 중개수수료 수익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증권은 영업점 대형화에서 도약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자산관리 영업 강화를 위해 지난 1년간 점포 7곳을 폐쇄하고 PB(프라이빗뱅킹)에 중점을 둔 1개 점포(르네상스지점)를 신설했다. 증권업협회 고위 관계자는 “협회차원에서도 우량주 갖기,1인 1주 갖기 등 운동을 펴고 있다.”면서 “특히 연기금 등을 증시로 끌어들이기 위해 정부부처를 상대로 한 설득작업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 박지윤기자 windsea@seoul.co.kr˝
  • [토요영화]

    ●조용한 가족(MBC 밤 12시25분) 막내딸 미나(고호경),아버지(박인환),어머니(나문희),삼촌(최민식),오빠(송강호),언니(이윤성) 등 일가족 6명이 서울 근교의 한적한 곳에서 산장을 운영하게 된다.하지만 문을 연 지 2주가 지나도록 파리만 날리자 신경은 극도로 날카로워진다. 드디어 산장에 손님이 찾아오지만 다음날 시체로 발견되고,장사에 지장을 줄까 걱정이 된 가족들은 몰래 시체를 매장한다.얼마 지나지 않아 공교롭게도 산장에 투숙했던 남녀가 동반자살을 하고 또다시 둘을 매장하려고 할 때,갑자기 음독했던 남자가 깨어나 어쩔 수 없이 그를 죽인다. ‘코믹 잔혹극’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공포영화 붐을 일으켰던 작품.어쩔 수 없는 상황에 휘둘려 인간성을 잃어가는 인간의 형상을 장르영화의 문법을 빌려 코믹하게 비꼬는 솜씨가 일품이다.하지만 주변상황을 끌어오는 맥락이 그다지 설득력은 없다는 평을 들었다.송강호 최민식 박인환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반칙왕’‘장화홍련’으로 한국영화계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한 김지운 감독의 98년작. ●대청소(EBS 오후 11시10분) 뤼시엥 코르디에는 아프리카 작은 마을의 유일한 경찰이다.부인은 그를 속이고 바람을 피우고,사람들은 게으르기만 한 그의 무능을 비난한다.하지만 인종차별주의자 군인의 영향으로 변화하고,점점 더 광기어린 살인의 늪으로 빠져든다.1910년대 미국 남부를 다룬 원작을 1938년 프랑스령 아프리카로 배경을 옮겼다.인종차별과 경제발전이 최우선으로 여겨지던 시기를 살아가는 인간의 비도덕성에 관한 블랙코미디.좌파 리얼리즘 영화의 대가 프랑스 베르트랑 타베르니에 감독의 81년 작품.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오! 수정, 얼짱 아나운서 강수정

    섣부른 판단은 흔히 사람을 편협하게 만든다.강수정(27)아나운서와 마주 앉고 나서야 그녀에 대한 빗나간 선입견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뉴스가 아닌 오락 프로그램속에서 이른바 ‘얼짱’아나운서로 인기를 끄는 그녀를 볼 때마다,내세울 매력은 겉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인터뷰 내내 지어 보이는 표정과,선택하는 단어마다에 겸손함과 반듯함이 묻어난다.내숭이 없이 솔직 해보인다.기사화를 전제로 한 건조한 대화에서 보여주는 의례적인 겸양이라기보다는 천성인 듯 하다. “솔직히 말하면 아나운서실에서는 ‘얼짱’이 아니라 ‘얼빵’으로 통해요.평소 ‘어리버리’하고 빈틈이 많거든요.” KBS 2TV ‘일요일은 101%’의 ‘MC대격돌-여걸 파이브’ 코너 등을 통해 보여지는 조금은 흐트러진,하지만 인간적인 모습은 실제 자신과 딱들어맞는다.그런 부담없고 정감어린 모습에 시청자들이 호감을 갖는 것일 게다. 아나운서란 수식어에 걸맞게 지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진 않았을까.어린애처럼 순진한 대답이 돌아온다.“저 진짜 책 많이 읽거든요.취미가 독서라니까요.그런데 예능프로그램만 주로 맡은 때문인지 이지적인 이미지가 동료들보다 덜한 것 같아요.약점이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위 사람들로부터 ‘너무 예쁘다’라는 말을 들었지만 지금은 ‘너무 웃긴다’는 말을 더 많이 듣는다고 한다.“친숙하게 느껴주시니 만족해요.” 지난 2002년 1월 KBS아나운서 공채 28기로 입사했다.1년간의 부산 총국 순환근무를 마치고 서울로 복귀하자마자 ‘얼짱’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스타 반열에 올랐다.팬클럽 회원만도 현재 4만명.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실패의 쓰라림으로 방황했던 시련의 시기가 있었다.본인 스스로도 그때가 지금까지의 삶에서 최대의 고비였다고 고백한다.“2년 넘도록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채널까지 모두 7번을 도전했죠.SBS에서는 두번이나 연속해서 낙방했어요.”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결국 목표를 이뤄냈다. 어릴적 꿈은 비디오가게 주인이나 카페 여사장이 되는 것이었다.좋아하는 영화와 책을 실컷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하지만 돌이켜보면 초등학교때부터 남다른 ‘끼’를 가지고 있었다.“평소 말없이 조용했지만,학예회 등에서는 먼저 나서서 연극도 하고 춤도 췄어요.”하지만 완고한 성격의 부모님 때문에 그 ‘끼’를 잠시 가슴속에 묻어야 했다.대학(연세대 생활과학부)에 입학해서도 4년내내 밤 10시 ‘통금(통행금지)시간’을 칼(?)같이 지킬 정도로 ‘범생이’로 살았다.졸업이 가까워질 무렵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매력으로 다가왔다.“이유는 모르겠어요.그냥 무작정 하고 싶더라고요.” 지금의 그녀를 키운 것은 8할이 부모님이었다.“테이프가 늘어져서 못쓰게 될 정도로 제 방송 장면을 꼼꼼히 모니터하시는데,철저하게 칭찬만 하시는 게 흠이에요.제가 세상에서 제일 방송을 잘한다나요.(웃음)”의기소침하지 않고 자신있게 방송을 하라는 격려이자 배려임을 그녀는 잘 알고 있다. 그녀는 아나운서이기 이전에 여자다.이젠 평생의 반려자를 찾을 나이가 된 것일까.“대학 졸업 후 남자친구를 사귀지 못했어요.그런데 올봄들어 기대고 싶은 ‘남편’같은 존재가 그립더라고요.”이상형이 궁금해졌다.“성실한 ‘모범생’스타일이 좋아요.‘얼짱’보다는,공부 잘할 것처럼 생긴 남자 있잖아요.(웃음)” 현재 4개의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중인 그녀는 신설되는 심리버라이어티쇼 ‘속보이는 마음(토요일 오후 11시)’에서 이홍렬,탁재훈과 함께 공동 MC를 맡는다.“제가 떠나면 그 프로그램의 성격을 유지할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인 입지를 지닌 진행자가 될 겁니다.영화프로그램이나 시사 프로그램,제 이름을 내건 라디오 DJ를 통해 이미지 변신도 하고 싶어요.”‘욕심짱’인 그녀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시시콜콜한 질문과 대답을 통해 강수정 아나운서의 또 다른 매력을 알아봤다. 나만의 보물1호 -초등학교때부터 써 온 비밀일기장 7권과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3마리 감추고 싶은 비밀 -쉽게 상처받는,조금은 소심한(?)성격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싫은 것 -다리 6개 달린 벌레(곤충)는 모두 안좋은 기억 -고교2학년때 시험 전날 만화책 빌려보다 어머니에게 들켜 ‘죽도록’ 혼난 일 노래방 18번 -원준희의 ‘사랑은 유리같은 것’ 성형수술하고 싶은 신체부위 -그냥 살빼고 싶어요(웃음) 첫사랑 -중2때 만난 같은 학교 1년 선배 오빠.좋아하면서도 한마디 건네지 못했다.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멋지게 대시 해볼 텐데… 최악의 소개팅 -대학 2학년때.머리에 비듬이 덕지덕지 붙어있던 남자였는데,2시간 동안 잘난 체하는 소리만 듣다가 간신히 자리를 빠져나왔다.˝
  • 묘지명 연구 김용선 한림대 사학과 교수

    “고려사회의 남녀 평균 수명은 64·5세로 여겨집니다.또 고려 무신정권 전에는 결혼연령이 남 25.5세,여 20.4세였으나 그후에는 20세 안팎으로 급속히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김용선(53) 한림대 사학과 교수는 ‘묘지명’(墓誌銘) 연구에서 독보적 존재라 할 수 있다.고려시대 금석문 자료 중 묘지명이 322개라는 것도 그의 연구결과물이다.이 가운데 40여개는 김 교수가 직접 찾아낸 것이다.11세기 초 등장한 고려의 묘지명은 문헌으로 접할 수 없는 가족생활,풍습 등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살아 있는 전기’라고 그는 말한다.한 인물의 가계·이력 등이 자세히 적혀 있어 생시에 활동한 모습,당시의 분위기를 가감없이 전해준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25년간 묘지명이 있는 박물관과 개인 소장자를 찾아다니며 개인의 묘지명뿐만 아니라 승려의 비문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그 결과를 집대성해 최근 ‘고려 금석문 연구-돌에 새겨진 사회사’(일조각 펴냄)를 발간,학계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관심을 끌 만한 고려사람들의 생생한 삶을 소개했다. 그는 “비명은 묘 앞의 비에 새긴 것이고 묘지명은 땅 속에 묻힌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면서 “그러나 목적과 기능은 같다.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묘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게 해주고 업적·덕행을 후세에 길이 남기고자 기록했다.”고 말했다.아울러 묘지명에는 먼저 간 이를 그리워하고 존경하는 추모의 뜻도 있다.당시 사람들의 애틋한 마음이 수백년이 흐른 뒤에도 남아 있는 묘지명을 목격할 때에는 상상 못할 흥분에 빠져든다고 했다. 김 교수의 연구실적 중에는 문헌에 없는 새로운 역사적 사실이 몇가지 있다.김중문·고영중·고씨부인의 묘지명이 대표적이다.강화도에서 출토된 김중문의 묘지명에는 무신정권 때 강화도에서 몽고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했는지 잘 말해준다.김중문은 당시 강화도에서 몽고 사신을 접대하는 직책을 맡았던 인물이다. 고영중은 고려 후기 해동기로회의 멤버임이 밝혀졌다.해동기로회는 죽림칠현과 비슷한 문인들의 사교클럽.그의 묘지명에는 해동기로회의 분위기가 적혀 있다.고씨부인 묘지명에는 광산 김씨인 김수의 처 고씨부인의 가계를 정리했다.또 승려 93명의 비문으로 고려 승려사회를 정리한 것도 뛰어난 업적이다. “고려시대에 아들을 낳으면 9명 중 한 명은 승려가 됐습니다.그만큼 존경받는 직업인 셈이었지요.그러나 후기에 가서는 그런 풍습이 점차 없어졌습니다.성리학이 도입되는 시기와 맞물리지요.” 1979년 논문심사 때 최근 타계한 역사학자 이기백 선생이 지도교수를 맡았다.“선생님은 평소 ‘참다운 독자,바로 그 한 사람을 두고 글을 쓰라.’고 가르치셨다.”며 그는 술회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월드이슈-亞여성지도자 전성시대] 세계 여성 정치참여 현황

    최근 전세계적으로 몇몇 여성 지도자들의 활약상이 집중 부각되며 여성 정치인들의 전반적 위상이 남성들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 아닌가 하는 착시현상을 낳고 있다. 결론적으로 전세계 여성 의원과 여성 장관들의 평균 비율은 아직 10%대로 유엔이 권장하고 있는 30%에는 훨씬 못미친다.그나마도 최근 3∼4년간 배증한 것이다. 국제의회연맹(IPU)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전체 4만 63명 의원들 가운데 여성 의원 수는 6244명으로 15.6%를 차지했다.지난해 처음으로 15%를 넘어선 뒤 소폭 늘어났다.지역별로는 북유럽이 39.7%로 독보적이었다.북남미는 18.4%,아시아 16.2%,북유럽을 제외한 유럽 15.9%,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14.3%,태평양지역 12.2%,아랍국가 6.4%였다. 한국의 여성 의원 비율은 지난 4·15총선 이전까지는 5% 내외로 183개국 중 101위였으나 지난 총선에서 모두 39명의 여성의원이 원내로 진출하면서 62위로 껑충 뛰었다. 1위 국가는 아프리카의 르완다로 48.8%였고,2위는 스웨덴(45.3%),3위는 덴마크(38.0%),4위 핀란드(37.5%),5위 네덜란드(36.7%),6위 노르웨이(36.4%) 순으로 북유럽 국가들이 모두 상위 10위권 안에 들었다.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최상위는 베트남(27.3%)으로 18위였고,이어 동티모르(23위),라오스(27위),파키스탄(31위),중국(37위),북한(38위),필리핀(49위),싱가포르(54위) 순이었고 일본은 96위에 그쳤다. 한편 전세계 여성 장관의 비율은 여성 의원 비율보다도 낮다. 세계여성지도자회의(GSW)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5월 말 현재 조사대상 195개국 가운데 여성 장관이 있는 161개국의 여성 장관은 1008명으로 전체의 11.3%로 조사됐다.1996년의 6.8%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여성 장관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역시 유럽(18%)이었다.다음이 북남미(14%),아프리카(10.8%) 순이었으며,아시아·태평양지역은 6.9%로 가장 낮았다. 국가별로는 스페인과 스웨덴의 여성 장관 비율이 50%로 가장 높았다.다음으로는 핀란드(44.4%) 독일(42.9%) 남아프리카공화국(42.9%) 룩셈부르크(40%) 노르웨이(38.9%) 콜롬비아(38.5%) 순이었다.여성 장관 비율이 30%를 넘어선 나라는 14개국에 불과했다. 아·태지역에서는 필리핀이 33.3%로 여성 장관 비율이 가장 높았고,한국은 14.3%로 6위였다. 여성 장관이 없는 국가는 96년 48개국에서 34개국으로 줄었다.이들 국가에는 북한,브루나이,레바논,사우디아라비아,리비아,모로코,미얀마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여성 장관의 절반 이상인 55.2%가 사회분야를 맡고 있어 특정 분야 편중 현상이 심각했다.이어 경제(17.9%),외교(5.3%) 등이었고,여성이 국방장관을 맡고 있는 나라는 13개국으로 조사됐다. 아이린 나티비다드 세계여성지도자회의 회장은 “여성 장관이 30% 이상을 차지해야 내각의 질적 변화를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새로나왔어요]3년만에 돌아온 레니 크래비츠

    러시아계 유대인인 아버지와 바하마 출신 흑인 어머니라는 혈통 때문일까.요즘 장르를 섞는 것이 유행이라지만 그처럼 자연스럽게 한 음반에 공존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는 딱 맞춘 옷의 옷감들처럼 여러 장르를 적당하게 이어 붙일 줄 아는 독보적인 록 아티스트다. 팝음악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금세 누군지 알아차렸을 듯.바로 1999∼2001년 4년연속 그래미 최우수 남성 록 보컬부문에 빛나는 레니 크래비츠가 그 주인공이다.그가 3년만에 일곱번째 스튜디오 앨범인 ‘Baptism’을 선보였다. 이번 앨범 역시 작사,작곡,편곡,연주까지 1인4역을 수행했다. 복고적인 로큰롤의 질감 위에 때로는 지미 핸드릭스처럼 거칠게,때로는 프린스처럼 그루브하게 펼쳐지는 연주가 일품이다.테크닉이 뛰어난 아티스트는 아니지만,누구보다도 감성이 풍부한 록을 창조해내고 있다. 김소연기자˝
  • [24일 TV 하이라이트]

    ●불새(오후 9시55분) 지은이 세훈의 아이를 임신했던 사실을 알게 된 정민은 잠깐 흔들리지만,세훈은 단순히 지나간 과거의 남자일 뿐이라는 지은의 말을 듣고는 다시 확신을 갖는다.하지만 미란과 헤어질 것을 결심한 세훈이 지은을 향해 손을 내밀면서 정민과 세훈 두 사람은 더 날카롭게 칼날을 세우게 되는데…. ● 긴급보고,선진 혈액관리(오전 8시25분) 한국의 혈액관리 실태와 문제점,선진국의 혈액관리 체계를 비교 분석한다.우리나라에서는 대한적십자사에 혈액관리의 모든 것을 맡기고 있으나 관리 감독이 부실하다.반면,선진국에서는 각각의 관리 감독 체제에 따라 혈액 검사법의 적정성 여부와 혈액검사 결과를 수시로 체크한다. ●문화센터(오전 11시) 인라인 스케이트의 종류와 목적에 따른 차이점,구조 등을 살펴보고 사고를 줄이기 위해 꼭 착용해야 하는 보호장구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본다.인라인 스케이트 신는 법은 물론 서기와 앉기,앉았다 일어나기와 기본 자세로 스탠스 자세,V자 자세,A자 자세,가위 자세,T자 자세 등을 배운다. ●리얼TV 경찰24시(오후 10시50분) 부천의 한 상가 화장실에서 우측 흉부에 상처를 입은 남자의 변사체가 발견되었다.피해자는 알 수 없는 흉기에 찔려 숨졌다.일반적인 흉기가 아닌 아주 특별한 무엇이었다.흉기를 정확히 밝혀내는 것이 수사의 관건.하지만 흉기는 뚜렷이 밝혀지지 않고 수사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오픈 스튜디오(오후 4시10분) 최근 노인인구 증가와 도시화,핵가족화,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고령의 부모를 모시는 가정이 드물어졌다.서울시에 거주하는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중심으로 노인들의 속마음을 알아보고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가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달래네 집(오후 9시20분) 어느날 미모의 낯선 여인을 알게 된 용건과 기현.기현은 운명적으로 그녀에게 빠져 결혼까지 생각하지만 서로를 알아가려는 순간 결심하게 된다.불쑥 찾아온 그녀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기현,바람을 피운다고 가족에게 멸시받는 용건.과연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TV문화지대(오후 11시35분) 동서양의 음악을 아우르는 양방언.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개막곡이기도 한 ‘프런티어’는 오케스트라와 국악기 태평소,장고가 멋진 조화를 이루며 웅장하면서도 경쾌한 음을 선보였다.독보적 음악세계를 구축해 온 뮤지션 양방언의 음악세계를 살펴본다. ˝
  • ‘한국의 비구니’ 話頭로 국제학술대회 열린다

    흔히 한국의 비구니 승단은 여성 수행 단체로서는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받는다.비구니 승단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 거주하는 비구니 스님들과 여성 불자들에게 한국 비구니 승단은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성은 성불할 수 없다는 여인오장설(女人五障設)과 비구에 대한 절대적 복종을 강요하는 비구니 팔경법(八敬法),남성 중심의 문화적 환경 등 비구니 스님들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은 비구 스님들보다 훨씬 열악하다.특히 비구니 스님이 전체 승단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조직은 비구 스님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비구보다 98가지나 더 많은 348계율을 근거로 비구니 스님에 대한 차별은 여전하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한국 비구니들은 1600년간 단 한번도 법맥이 끊기지 않은 채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해 오고 있다.이처럼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수행과 조직을 갖추고 있는 한국 비구니들을 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새달 20∼22일 경기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한마음선원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의 불교 전통에서 본 한국 비구니의 삶과 수행’ 주제의 행사가 그것으로,한국 비구니를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한국 일본 미국 등에서 불교 역사와 문학을 전공한 학자들이 24편의 논문을 발표한다. 대회 참석자들은 한반도에 최초로 불교가 전래된 삼국 시대부터 고려 시대,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비구니 승단과 여성 불자의 활동을 시기별로 나눠 세부적으로 고찰한다.특히 다양한 분야에서 비상한 활약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구니라는 신분으로 인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활동의 제약을 받거나,소외되고 있는 비구니 스님들의 실상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명예교수이자 이 대학의 일본중세사연구소장인 바버라 루시 박사가 ‘마음도 하나,젠더(성)도 하나-불교의 역사에 남은 여성의 발자취’를 주제로 기조 발제를 한다.미국 테네시대 종교학과 미리엄 레버링 교수와 조지아대 비교문학과 이향순 교수,서울대 국사학과 최병헌 교수,이화여대 사학과 김영미 교수가 발표자로 나선다. 총 24편의 주제발표 가운데 한국 비구니 관련 논문은 12편.수행 체계와 선원의 청규(淸規·꼭 지켜야 할 규칙) 및 한국 문학에 나타나는 비구니상을 조망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중국 일본의 비구니에 대한 논문이다. 대회장인 혜원(한마음선원 주지) 스님은 “비구니가 비구와 비슷한 규모를 이루고 있는 곳은 세계에서 한국 불교밖에 없는데 아직까지 연구 성과가 미미해 체계적인 학문의 틀을 갖추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한국 비구니에 대한 연구를 주제로 삼은 이번 국제 학술대회를 통해 한국불교에 대한 이해가 확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참석 희망자는 5월10일까지 대회 홈페이지(home.hanmaum.org/conference)에 사전등록을 하면 된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HP클래식] ‘싱’ 네차례나 V… 최경주 공동7위

    “월요일(현지시간) 우승은 내게 맡겨.” 1980년 이후 미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날씨의 영향으로 대회가 연기된 경우는 4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잉글리시턴골프장(파72·7116야드)에서 끝난 HP클래식(총상금 510만달러)까지 모두 30차례.하지만 우승자는 26명에 불과하다.누군가 이같은 대회에서 두 차례 이상 우승했다는 얘기다.누구일까.래니 웨드킨스가 두 차례,‘흑진주’ 비제이 싱(피지)이 네 차례 우승한 선수다. ‘월요일 우승’의 독보적인 존재 싱이 HP클래식에서 통산 네 번째 ‘월요일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정상에 올랐다.대회 내내 악천후가 계속되는 바람에 하루 연기돼 치러진 마지막날 경기에서 버디 7개 이글 1개로 9언더파 63타의 슈퍼샷을 폭발시킨 싱은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조 오길비,필 미켈슨 등을 1타 차로 제치고 시즌 세 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주 셸휴스턴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월요일 우승’을 차지하며 다승 1위로 나선 싱은 시즌 상금을 426만달러로 늘리면서 미켈슨(393만달러)을 따돌리고 상금 1위로 올라섰다. 선두 오길비에 4타차 공동 6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간 싱은 11∼16번홀에서 버디 4개 이글 1개로 무려 6타를 줄이며 공동선두로 올라선 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무려 9m에 가까운 버디퍼트를 떨구며 단독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남은 건 챔피언조의 오길비와 미켈슨.전반에만 4개의 버디를 챙겨 1위를 질주한 오길비는 후반 단 1타도 줄이지 못했고,특히 18번홀에서 벙커샷을 버디로 연결시키지 못해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가는데도 실패했다.미켈슨도 6언더파 66타를 치며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마스터스 제패 이후 첫 출전한 대회에서 준우승하는 데 만족했다. 이날 우승으로 세계랭킹 부동의 1위 타이거 우즈와 격차를 더욱 좁힌 싱은 “우즈의 포인트가 워낙 앞서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면서 월요일 우승이 많은 것에 대해서는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답했다.한편 최경주는 3언더파 69타로 선전,합계 16언더파 272타로 공동 7위에 올랐다. 대회 4라운드 내내 60대 타수를 유지하는 안정된 기량을 선보인 최경주는 AT&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포드챔피언십,마스터스에 이어 시즌 네 번째 ‘톱10’에 들었다. 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싸게싸게 귀족처럼 놀자

    매스티지(Masstige),‘대중’을 의미하는 매스(mass)와 ‘명품’을 뜻하는 프레스티지(prestige)의 조어다. 미국 경제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소득 수준이 높아진 중산층들이 값이 비교적 저렴하면서 명품과 같은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소비 스타일을 매스티지로 표현했다. 명품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우리나라에서도 대중제품(mass product)과 명품(prestige product)의 중간 형태인 매스티지 제품및 브랜드가 많이 등장했고,이제는 매스티지 개념이 서비스에도 도입됐다. 요즘 찜질방,DVD방,카페,노래방 등은 저렴한 가격에 일반 시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최첨단 기능,분위기,서비스를 자랑하며 매스티지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김민국(23·학생)씨는 “이런 곳을 찾으면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서비스로 ‘대접’받는 느낌이 좋다.가격도 여럿이 가면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며 매스티지 서비스를 찾는 이유를 설명했다. 홍익대 앞을 즐겨 찾는다는 김수연(28·회사원)씨는 “홍대 앞은 온통 앤티크 가구로 치장된 노래방이나 공주가 된 듯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의 카페가 많다.”며 “귀족이 된 듯,약간의 사치를 느끼는 것도 즐겁다.”고 어깨를 으쓱댄다.물론 비용이 생각보다 적게 드는 것도 기쁘다. 매스티지 서비스 광팬들이 추천하는 저렴하면서도 분위기·서비스 끝내주는 장소,한번쯤은 경험해도 좋을,경험해볼 만한 ‘이곳’을 공개한다. ● 공주카페 공주의 침대를 장식하는,청순한 하얀 캐노피(커튼 장식)가 드리워진 푹신한 의자에 앉아 있으면 난 어느새 평화로운 나라의 공주가 돼 있다. 번잡한 신촌 거리에서 이화여대쪽으로 올라가는 길목 오른편에 있는 ‘공주의 향기나는 카페’.단정한 복장으로 손님을 공손하게 맞는 종업원들의 안내로 실내에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분위기에 녹아 마음이 편안해진다.벽,천장,소파,테이블 등 하얀색 바탕과 소품에 은은한 백열등이 비춰져 포근하고 아늑한 베이지톤 분위기를 연출한다.‘공주’라는 컨셉트에 맞게 곳곳에는 화려한 장식의 화장대,향기로운 꽃장식 등이 놓여 있다. 8개 테이블 중 커튼이 있는 5개 테이블은 경쟁이 치열하다.커튼 안에서 가끔은 낯뜨거운 연출을 하는 연인들이 있어 고영미 사장은 가급적이면 커튼을 젖혀놓도록 한다.하지만 손님이 원하면 어쩔 수 없다고. 허브티와 홍차는 깊은 맛을 음미할 수 있도록 차의 온기를 유지시키는 워머(warmer)와 함께 서빙된다.커피,차,병맥주 등 대부분의 메뉴가 4500∼6000원.아이스크림과 바삭한 과자는 공짜. 우아한 분위기가 필요하다면,은밀한 데이트를 원한다면 들러야 할 곳이다.(02)312-9952. 이밖에 공주 카페의 원조이자 공주가 쓰는 침실 같은 카페로 더 잘 알려진 홍익대 앞 ‘프린세스’(02-335-6703),커피가 특히 맛있는 세련된 유럽풍 카페 청담동 ‘74’(02-542-7412),분위기가 좋아 방송이나 CF 촬영장소로 유명한 대학로 ‘가비아노 피우’(02-765-9662)도 좋다. ● 노블레스 노래방 독특한 클럽,유명한 카페 등이 즐비한 홍익대 앞에서도 ‘수 노래방’의 인지도는 독보적이다.초기 모습인 ‘빼어날 수’는 좁고 담배연기가 찌든 일반적인 노래방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깨고 ‘노래방도 이렇게 쾌적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었다. 이후 신을 벗고 들어가는 따뜻한 온돌방에 방석 깔고 앉아 노래를 부르게한 ‘럭셔리 수’를 만들더니 최근에는 최고급 노래방 ‘노블레스 수’까지 소개했다. 노블레스 수의 한 시간 이용료는 오후 6시 이전엔 1만∼1만 3000원,이후에는 2만∼2만 5000원으로 일반 노래방보다 3000∼5000원 정도 비쌀 뿐이다. 분위기는 호텔급.들어서면 “최고로 모시겠습니다.”라는 직원들의 우렁찬 목소리에 처음 놀라고,전체적으로 흐르는 앤틱 분위기에 두번 놀란다.노래방이기보다는 강남의 고급 룸살롱에 가까울 정도.삼성 파브 벽걸이 TV,독일제 제나이져사의 무선마이크,다이나코드 스피커와 우퍼로 빵빵한 시설을 자랑한다.화장실? 물론 훌륭하다.비데가 설치된 변기,마룻바닥,종이 휴지 대신 깨끗하게 세탁한 개인 손수건을 비치해놓은 쾌적한 화장실은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싫을 정도다.대기실에 있는 아이스크림과 각 방에 놓여진 과자는 서비스.(02)322-3111. 이밖에 노블레스 수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강력한 라이벌이 들어섰다.3개층이 각기 다른 테마로 꾸며진 노래방 ‘질러존’은 SBS ‘최수종쇼’의 자아도취 노래방 촬영장소로 유명하다.(02)338-3531. ● 궁전같은 모텔 ‘값 비싼 특급호텔 저리 가라.우리는 호텔급 모텔로 간다!’ 혼자 조용히 쉬고 싶을 때,시험기간이나 생일 등 특별한 날,우리 끼리만의 공간을 갖고 싶을 때 ‘잘 나가는’ 모텔로 달려가 보자.왠지 음침하고 쾨쾨한 냄새가 날 것 같다는 선입관을 버리고. 요즘 ‘뜨고 있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 건너편 ‘캐슬론호텔’은 호텔급 모텔이다.캐슬론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로비에 잔잔하게 흐르는 재즈,은은한 향기,분위기 있는 인테리어가 어우러져 고급카페에 온 착각에 빠진다. 정장을 입은 직원이 숙박계를 내밀며 다양한 회원혜택을 설명한다.아니 웬 모텔에 회원마일리지카드? 도대체 여기의 정체가 뭐야.9층 방에 들어선 순간,“우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캐노피를 예쁘게 드리운 커다란 침대,깔끔하게 정리된 침구류,고급주택에서나 볼 수 있는 원목마루,깜찍하고 예쁜 소파…. 48인치TV,공기청정기,커피메이커,PC,산소발생기,기타 등등 모든 것이 놀랍다.천연에센스를 재료로 한 수제비누(원래 모텔에는 노란 다이얼비누가 기본이다.),고급 보디샴푸·클렌징 폼과 클렌징 로션 등 고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역삼동에 사는 김주용씨는 “일반 모텔보다 돈 조금 더 내고 VIP대접을 받으며 편하게 쉴 수 있어 자주 찾는다.”며 월풀욕조에 누워서 TV를 시청하고,인터넷·DVD 등도 볼 수 있는 우리들의 ‘원스톱 문화공간’이라고 강조한다. “여기 누워 있으면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어요.집보다 편하고 예쁘잖아요.친한 친구의 생일날에도 여기를 찾아 케이크와 와인을 먹고 실컷 수다를 떨면 피로가 확 풀리죠.” 영미(28)씨의 말이다. 5시간 정도 사용하는데 3만∼4만원선.숙박은 보통 밤 10시 이후부터 다음날 오전까지로 7만원선이다.전화로 미리 예약을 하는 게 좋다.(02)3471-0321. 이밖에 다음카페 ‘모텔투어’ 회원들의 추천 장소는 인테리어가 독특하고 고급스러운 ‘베리6’(02-508-3002),스페인·일본 등 이국적 인테리어로 유명한 ‘상봉테마’(02-439-6233),한옥의 전통미를 살린 ‘썬비’(02-730-3451),테라스·노천탕이 유명한 ‘조아텔’(031-236-7112),최강의 오디오·비디오 시스템을 자랑하는 ‘시네마’(016-249-3326) 등. ● 빵빵한 DVD방 비디오방 대신 DVD방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기존 비디오방이 갖고 있는 칙칙한 분위기를 벗어버렸기 때문.하지만 사람들은 무엇보다 수준 높은 화질과 음질을 즐기기 위해 DVD방을 찾는다.분위기 그리고 영상·소리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 싶다면 대학로 대명거리에 있는 ‘dts DVD 영화관’을 찾아보자.드라마 ‘나는 달린다’의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졌지만 그 전부터 이미 좋은 시설로 알려진 곳이다.방 규모는 소극장,음향은 대극장 수준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6개 채널 방식의 dts 시설에 방마다 흡입판이 설치돼 있다.음향에 따라 진동하는 의자 역시 갖추고 있다.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김민우(28·회사원)씨는 “여기에 오면 화면·사운드가 좋아 영화에 집중이 잘 된다.”며 적극 추천했다.대표 조태연씨는 “비디오방이나 DVD방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도 영화를 보기 위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몇몇 인기 영화만을 즐길 수 있는 대다수의 DVD방과 달리 다양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이곳의 장점.약 1000여 개의 타이틀을 갖추고 있다.이용 요금은 2명 기준 1만 2000원.(02)765-1116.이밖에 서울대 입구역 3번 출구 근처 ‘시네 캠퍼스’(02-886-5957),성남의 ‘DVD 천국’(031-754-1329)역시 영화 감상의 최적의 시설을 갖춘 소문난 DVD방이다 ● 럭셔리 찜질방 목욕탕의 시대는 끝난 것인가.동네목욕탕이나 사우나보다 입장료가 두배인 최첨단,최고급 찜질방이 성업이다.찜질방은 단순히 때를 밀거나 땀을 내는 것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가족 나들이,연인 데이트,각종 친목모임 등….찜질방을 찾는 목적도 다양하다. 거대한 테마파크를 연상시키는 찜질방은 보통 3000∼5000평 규모로 한번 돌아보는 데도 20분은 족히 걸린다.고궁을 테마로 한 인테리어,산으로 이어지는 산책로,계곡 같은 대규모 해수탕 등 자랑거리도 각각이다. 요즘 TV에도 자주 나오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랜드’는 발렛파킹(주차대행 서비스)을 해준다.소형차라도! 남대문처럼 만들어진 거대한 입구부터 생활한복을 입은 직원들과 전통 한옥 인테리어가 잘 어울려 왠지 ‘이리 오너라.’ 외쳐야 할 듯하다. 보통 찜질방에는 현금이 있어야 음료수를 먹을 수 있지만 여기서는 열쇠에 달린 바코드로 모든 편의시설을 사용하고 나갈 때 정산을 하면 된다. 1층은 미용실,2층은 남녀 사우나,3층은 노래방·헬스클럽·네일아트·마사지숍, 5층은 DVD영화관·PC방 등이 있다.만화책은 권당 500원,보드게임은 3000원 정도에 빌릴 수 있다.과연 종합놀이공간이다. 각종 모임과 가족을 위한 방(13개)은 4층.미리 예약을 하는 편이 좋고 빌리는데 보통 2만원선이다. 마포에서 온 박성준씨는 “동네 찜질방보다는 비싸지만 부인과 영화,식사,게임을 해결하는 값을 생각하면 비싼 것도 아니다.”고 이야기한다. 박진주씨는 “이렇게 깨끗하고 쾌적한 곳에서 쉴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죠.좋은 찜질방을 찾아다니며 일주일동안 받은 스트레스를 땀과 함께 날려보내고 친구들과 수다 떨며 에너지를 충전해요.”라며 웃는다. 가족과 나들이 삼아 왔다는 박찬규씨는 “아이들이 게임하고 영화보고 노는 중에 저는 혼자서 쉴 수 있고,가족들에게는 가장 역할도 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단 음식물 반입은 안되고,입장 후 12시간이 지나면 시간당 2000원을 더 받는다는 게 애써 찾은 흠이랄까.(02)749-5115. 이밖에 다음카페 ‘사조사(사우나를 좋아하는 사람들)’ 회원들은 ‘서울레저’(02-909-6270),‘센트럴 스파’(02-6282-3400),‘영진테마파크’(031-332-3100) 등을 추천한다. ● 웰빙 삼겹살 ‘돼지고기 냄새와 연기는 가라.우리는 상쾌한∼ 삽겹살 집으로 간다.’ 직장인들이 퇴근 후 가장 많이 찾는 삽겹살.그런데 보통 테이블 위에 끈적끈적한 돼지기름,자욱한 연기,구수한(?) 냄새가 우리를 망설이게 한다.이제는 조금 더 쓰고 품격 있는 삼겹살집으로 가보자. 카페를 연상시키는 아늑한 인테리어,3마력의 무소음 환풍기,숯을 흡착시켜 기름이 흐르지 않는 특수 불판,고객들의 옷장,숲에 온 것 같이 미송나무로 치장된 가게.하드웨어가 말끔히 변했다. 소프트웨어는 어떤가.오겹살은 기본이고 대추 삼겹살,솔잎 삼겹살,된장박이 삼겹살,마늘 삼겹살 등 퓨전 삼겹살이 눈에 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 근처에 위치한 ‘돈씨네’는 나무 인테리어와 웰빙 삼겹살로 유명하다. 여자친구와 함께 온 유석원씨는 “처음에는 간판만 보고 스파게티 집인 줄 알았어요.냄새나고 지저분해 삼겹살 집을 잘 가지 않았는데 깔끔한 실내와 맛에 반해 요즘은 주 데이트 코스가 됐죠.”라고 이야기한다. 가족과 함께 찾은 신성철씨는 “1인분에 2000원 정도 비싸지만 가족끼리는 항상 이 집을 찾는다.”면서 “특히 대추삼겹살은 맛이 달달해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밖에 추천할 만한 고급 삼겹살 집은 일산 주엽동 ‘불판’(031-924-3651),서울 종로 ‘신씨화로’(02-725-5314) 등이다. 글 한준규 최여경 나길회기자 hihi@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 ˝
  • “체호프 희극정신 제대로 전해야죠” ‘갈매기’ 연출 지차트코프스키

    러시아를 대표하는 모스크바예술극장의 무대막에는 비상하는 갈매기가 새겨져있다.세계적인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걸작 ‘갈매기’를 기리는 상징물이다.1896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될 당시 혹평을 면치 못했던 이 작품은 2년 뒤 이 극장에서 다시 무대에 올려져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체호프 서거 100주년을 맞아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연극 ‘갈매기’(4월14일∼5월2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의 초빙 연출가 그리고리 지차트코프스키(45)는 “한국에 오던 날 극장앞을 지나면서 ‘그때 러시아인들이 느꼈던 감동을 어떻게 한국 관객에게 전해줄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지차트코프스키는 2001년 러시아의 권위있는 연극상인 황금마스크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하는 등 러시아 현역 최고의 연출가로 꼽히고 있다. ‘갈매기’는 체호프를 현대 연극계의 독보적인 위치로 올려놓은 대표작이지만 내용이 지루하고 난해하다는 이유로 근래 들어 러시아 관객들조차 외면하고 있다.국내에서도 ‘벚꽃동산’‘세자매’등 체호프의 다른 작품에 비해 그리 각광받지 못하는 편이다.20년 경력의 지차트코프스키가 ‘갈매기’를 연출하는 것도 이번 한국 공연이 처음이다.그는 “러시아에선 가장 용감한 연출가와 배우들만이 체호프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면서 “연출을 의뢰받고 고민을 많이 했지만 한국에 오는 비행기안에선 ‘장례식때 샴페인을 마셔달라’는 체호프의 마지막 유언처럼 샴페인을 터뜨리기 위해 방한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재은(아르카지나)오만석(트레플레프)등 함께 작업하는 한국 배우들이 러시아 배우들과 어떤 차이가 있느냐고 묻자 “배우는 또다른 국적,제3의 성(性)이고,연극 연습은 배우의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섣부른 비교를 경계했다. 이번 무대는 초연 당시 왕실검열관에 의해 삭제됐던 15분 분량의 대사를 모두 복원한 세계 최초의 원본 공연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끈다.그는 “좋은 고전작품은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작가의 숨은 의도를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상황적인 모순에서 오는 코믹함을 강조한 체호프의 희극 정신이 한국 관객에게 제대로 전해지도록 하겠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이순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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