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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아일랜드, 밥먹듯 골프친다?

    1947년 조인스 프레드 델리가 북아일랜드인으로는 처음으로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한 뒤 63년 동안이나 이 작은 나라는 침묵했다. 그러나 지난해 US오픈에서 그래엄 맥도웰이 우승한 이후 지난달 US오픈에서 로리 매킬로이, 이제 대런 클라크까지 1년 사이에 세 명의 메이저 챔피언이 북아일랜드에서 나왔다. 경상북도만 한 땅덩이(1만 3843㎢)에 174만명(2006년 현재)의 인구가 전부인 이곳에서 최고의 골퍼가 줄줄이 나오는 힘은 어디에 있을까. 가장 큰 원동력은 ‘골프의 생활화’다. 골프의 기원은 스코틀랜드라지만 인접 지역인 북아일랜드 역시 곳곳에 골프 코스가 있다. 세계 최고의 골프 코스 중 하나로 손꼽히는 로열 카운티다운 골프장을 비롯해 90개의 골프장이 있다. 누구나 쉽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 ‘바텐더의 아들’ 매킬로이도 어렸을 때부터 골프와 친숙할 수 있을 정도였다. 클라크는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기 전부터 “우리에게는 좋은 골프코스와 좋은 교육프로그램이 있다.”면서 “북아일랜드 선수들이 골프를 잘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해 왔다. 매킬로이는 “다른 나라에서는 골프가 엘리트 운동이지만 북아일랜드에서는 누구나가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면서 “조금만 나가도 좋은 골프 코스에서 공을 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아일랜드의 또 다른 자랑인 로열 포트러시 골프장은 1951년 브리티시 오픈을 주최할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신·구교 갈등으로 오랜 세월 같은 국민끼리 죽고 죽여야 했던 암울한 과거도 아이러니하게 북아일랜드 골프의 힘이 됐다. 국민들이 애국심으로 똘똘 뭉쳐 자국의 선수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한다. 선수들은 강한 승부 근성으로 보답할 수밖에 없다. 마라톤 영웅 손기정처럼 시대의 아픔을 스포츠 스타로부터 위로받았던 우리나라 상황과 비슷하다. 맥도웰은 “북아일랜드처럼 좁은 나라에서는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해외로 진출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승리를 향한 강한 정신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골프 강국은 의심의 여지 없이미국이었다. 워싱턴타임스가 최근 1986년 브리티시오픈까지의 100개 메이저대회 성적을 조사한 결과 미국이 가장 많은 챔피언을 배출했다. 34명이 56차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미국 다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이 많은 나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5명이 여덟 차례 우승했다. 5명이 여섯 차례 우승한 호주가 뒤를 이었고 다음은 2명이 세 차례 우승한 스페인이었다. 그러나 이번 브리티시오픈에서 클라크가 우승함으로써 북아일랜드가 스페인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역사소설, 자미에 빠지다’ 박사 논문 출간한 김병길씨

    [저자와 차 한 잔] ‘역사소설, 자미에 빠지다’ 박사 논문 출간한 김병길씨

    “자미는 재미의 옛말입니다. 1920년대 중반부터 한국 문단에는 주목할 만한 일이 일어납니다. 매일신보(서울신문의 전신) 등 주요 신문 도처에 역사소설이 연재되기 시작한 것이지요. 민족주의를 내세웠지만 사실은 야담인 것 같기도 하고 소설인 것 같기도 한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들면서 대중을 열광하게 했고 신문사들은 예고 광고까지 하면서 더욱 열을 올렸지요.” 질문 하나 던져본다. 자미(滋味)란 무엇일까. 한자로 풀이해 보면 자(滋)는 ‘늘다’, ‘많아지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미(味)는 맛이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맛이 많아진다는 뜻이겠다. 민족주의 담론에 갇힌 한국 근대 신문 연재 역사소설의 진면목을 통속적 ‘자미’라는 주제를 통해 모색하고 한국 근대 소설의 진정한 계보와 진실을 밝히고자 한 책이 나왔다. 제목은 ‘역사소설, 자미(滋味)에 빠지다’(삼인 펴냄)이다. 박사 논문이 일반 출판 시장에서 단행본으로 나오는 것은 드문 일. 하여 저자 김병길(39)씨를 만났다. ●“한국 근대소설 계보 쫓는 재미에 빠져” “자미는 재미의 옛말입니다. 1920년대 중반부터 한국 문단에는 주목할 만한 일이 일어납니다. 매일신보(서울신문의 전신) 등 주요 신문 도처에 역사소설이 연재되기 시작한 것이지요. 민족주의를 내세웠지만 사실은 야담인 것 같기도 하고 소설인 것 같기도 한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들면서 대중을 열광하게 했고 신문사들은 예고 광고까지 하면서 더욱 열을 올렸지요.” 한 예를 든다. 1942년 이광수의 ‘원효대사’ 연재를 앞둔 ‘매일신보’는 당시 다음과 같은 문구로 광고했다. ‘이 소설은 오늘날과 가튼 시국하에서 희생과 봉공과 고행의정신을 체득하는데 하나의 경전이 될만한 귀한작품인줄 생각한다.’ 지금의 띄어쓰기나 맞춤법에는 안 맞지만 내용을 보자면 신문사에서는 일제시대의 상황을 의식해 태평양 전쟁의 정신을 배경에 깔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김씨는 이에 대해 “당시 역사소설가들은 ‘우리는 민족 이야기를 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정당성을 내세우면서도 밑바닥에는 일제를 의식하는 마음이 깔려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당시 역사소설을 쓰는 작가들은 야담과 사담 등 통속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취했다고 분석했다. ●1942년 이광수, 매일신보에 연재 광고도 책의 부제를 ‘새로 쓰는 한국 근대 역사소설의 계보학’이라고 붙였듯이 일반인들이 흥미롭게 접근할 있도록 ‘자미’라는 시각으로 신문 연재 소설의 계보와 구체적인 면면, 그리고 발전 과정을 소상하게 살피고 있다. 그렇다면 김씨는 왜 이 책을 쓰게 됐을까. “2005년 김동리의 역사소설을 연구하던 중 우리 신문 연재 소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조선과 동아, 매일신보 등 3대 신문이 주축이 됐으나 나중에는 매일신보가 독보적으로 연재소설을 다루게 됩니다. 우리나라 역사소설이라는 용어는 최남선의 ‘ABC계’가 ‘소년’지에 연재되면서 처음 등장하고 나중에 신문 매체로 옮겨지지요. 또한 역사소설은 1945년 8월 14일 자 ‘매일신보’에 실린 박태원의 ‘원구’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다가 6·25전쟁 이후 다시 부활하게 됩니다.” 김씨는 이와 관련된 연구를 더 하겠다고 말한다. 첫째는 역사문학 전반의 지형을 살피는 일이고, 둘째는 계보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황진이를 다룬 소설만 19편이 나왔는데 저자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연구하는 작업이다. 김씨는 전남 담양에서 출생해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숙명여대 교양교육원 조교수로 있다. 글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문화마당] 유럽에 상륙한 한류/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유럽에 상륙한 한류/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유럽에서 들려오는 한류 열풍 소식은 아직 작지만 놀라운 일이다. 비틀스를 탄생시킨 영국에서, 샹송을 대표하는 프랑스에서 K팝이 현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형성해 가고 있다는 소식은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반향의 중심에는 ‘과대 포장’이라는 의혹과 ‘올 것이 왔다.’는 기대가 공존한다. 과대 포장이라는 주장은 유럽 전역에서 K팝의 영향력이 아직은 미미하기 그지없다는 데 근거를 두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유럽 음악 차트에서 이들의 음악이 언론에서 말하는 유럽에서의 열기를 뒷받침할 만한 성적은 없다. 더구나 유튜브를 통한 음악듣기 다운로드 수가 다른 해외 가수들을 제치고 독보적인 수치를 기록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것이 왔다.’는 주장에는 그 전조가 심상치 않다는 근거를 공고히 구축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10~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가 ‘제니트 드 파리’에서 열렸다. 입장권이 매진돼 팬들의 요청으로 추가 공연이 열렸고, 1만 4000명에 이르는 관객이 이 공연을 관람했다고 한다. 공연 전 300여명의 팬들이 우리 가수들의 노래와 춤을 공연장 앞에서 따라 부르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공연 실황 중계를 보더라도 관객 모두가 유럽 현지의 젊은이라는 점도 놀라운 일이다.  관객 1만명 이상을 동원한다는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것은 인위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연 때 관객을 1만명 동원하는 뮤지션은 손에 꼽힌다. 내한 공연을 하는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공연도 1만명을 채우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는 것은 관계자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결국 1만명은 뮤지션의 음악적 성취도나 팬들의 충성도가 탄탄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수치란 것이다.    영국에서도 아이돌 그룹 샤이니를 보기 위해 런던 애비로드 스튜디오 앞으로 팬 1000여명이 운집했다고 한다. 스튜디오 안 공연장에선 언론과 음반 관계자 등만 참석하는 비공개 쇼케이스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팬들이 이렇게 몰린 일은 전무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 같은 현상은 유럽 내 한류 열풍이 결코 거품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콘텐츠의 경쟁력 없이는 몇 천, 몇 만명이 한 장소로 모이는 일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다.  그 경쟁력은 어디서 왔을까?  지난 10여년간 우리 대중음악 시장은 아이돌 음악을 노골적일 만큼 편향적으로 밀어왔다. 장르 간 균형 감각을 상실했다는 비판 속에서도 미디어의 지원을 아낌없이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역설적이지만 가요 시장을 교란한 대가로 아이돌 음악은 비주얼 측면에서 세계적인 눈높이에 도달했다. 이미 일본을 공략하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그리고 이제 유럽을 노리고 있다.  가슴보다는 몸을 파고드는 음악과 비주얼에서 혁혁한 성취를 이룩한 것이다. 그룹의 멤버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역동성과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안무, 그리고 전체적인 스타일은 동시대의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그 경쟁력은 무궁하다.  프랑스의 언론들은 이제 K팝의 실체를 인지하고 콘텐츠와 한국의 아이돌 시스템 꼬집기에 나섰다. 아이돌 스타들이 수년간의 연습생 생활을 거치는 동안 인격권과 학습권을 박탈당하고, 노예와 다름없는 계약을 한다는 등의 표현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는 명백히 지나친 폄하다. 현재의 아이돌 시스템이 그런 문제를 온전히 비켜갈 수는 없지만 10여년간 다져진 노하우는 결코 폄하당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성과로 입증된 사실이다.  유럽에서의 K팝 열풍 성과는 아직 축배를 들 만큼의 결과물이 아니다. 하지만 유럽으로 가는 교두보를 탄착시킨 것만은 틀림없다.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언어와 인종의 장벽도 높다. 그러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스타 뮤지션의 출현은 그 험난한 여정을 종식시킨다. 이것은 세계 시장을 석권한 콘텐츠가 가진 불변의 법칙이었다.
  • 가무악극 ‘화선 김홍도’ 배삼식 작가 인터뷰

    가무악극 ‘화선 김홍도’ 배삼식 작가 인터뷰

    “아, 그래요? 이게 뭐냐며 다들 걱정인데…. 하하. 하여튼 고맙습니다.” 대본 보자마자 인터뷰하고 싶어졌다, 했더니 반색한다.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를 다루는데 정작 김홍도는 없다. 김홍도는 없는데 김홍도는 다 들어 있다. 손진책 연출의 표현을 빌리자면 “참 영리하게 썼다.” 오는 8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무대에 오르는 가무악극 ‘화선(畵仙) 김홍도’ 얘기다. 극본을 쓴 배삼식(41) 동덕여대 문 예창작과 교수를 서울 태평로 서울신문 사옥에서 만났다. →국립극장이 하는 ‘국가브랜드’ 공연인데 영웅적이지 않아 인상적이다. -그런 도식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국가브랜드 공연은 자칫 위인전이나 민족주의로 흐를 위험이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김홍도는 비워두고 작품을 쓰겠다고 작정했다. 김홍도가 떡 하니 무대에 살아나오는 순간, 공연을 위한 작품(의 재미는) 망가진다고 생각했다. 작품 배경은 김홍도가 죽은 지 50년 뒤다. 주인공은 김홍도의 그림에 홀딱 반한 50대 영감 ‘김동지’와 ‘손수재’다. ‘동지’는 고어(古語)로 먹고살 만한 중늙은이를, ‘수재’는 노총각을 뜻한다. 두 늙은이가 아옹다옹하며 김홍도의 그림 속을 여행하는 것이 극의 중심 얼개다. →이색 접근법이라 말들이 많았겠다. -야단 많이 맞았다. 하하. 예술가 하면 고뇌와 갈등을 먼저 떠올리는데 내가 본 김홍도는 평생 보고 들은 것을 붓 안에 담아두고 싶었던 사람일 뿐이다. 그래서 작품에도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모습으로만 잠깐 등장시켰다. 김홍도가 왜 없냐고들 하시지만, 그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은 김홍도의 직접 출연이 아니라, 김홍도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들이 그림 속을 여행한다는 점에서, 영화 ‘전우치’가 떠올랐다. -그런가. 영화는 못봤다. 청나라 문인 포송령(蒲松龄)이 기이한 이야기들을 모아서 쓴 ‘요재지의’(聊斋志异)라는 책에 보면 그림 속에 들어갔다 나온 이야기가 있다. 거기서 힌트를 얻었다. →영화와 달리 무대 위에서 그림 속 여행을 표현해야 한다. 스태프들이 무척 힘들어 할 것 같다. (김홍도의 그림에 등장하는 새나 짐승들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무대에 투사할 계획이다.) -하하. 맞다. 기본적으로 김홍도의 그림이 살아움직이는 무대를 구상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브랜드 공연이란게 단발성이 아니라 몇년간 이어지면서 완성도를 차차 높여나가는 것이 아니겠나. 그렇게 발전해가길 바란다. →작품에도 잘 녹아들었지만, 김홍도에 대한 비판은 대개 두가지다. 문기(文氣)가 약하다는 것, 그가 그린 민속화 등장인물들이 모두 웃고 있는 것은 김홍도가 정조의 관제어용화가라서 그렇다는 점이다.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현실세계의 결핍을 보상받고자 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구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었다. 김홍도도 그런 마음을 담아 그림을 그렸고, 그걸 보는 사람들도 그런 면에 반한게 아닐까. 그리고 김홍도는 어릴 적부터 이름난 화가였기 때문에 평생을 주문제작에 매달렸다. 오늘날까지 전하는 것은 300점이지만, 실제로는 1만 2000여점 이상 그렸을 것이란 연구결과가 있다. 지금 남아 있는 것만으로 김홍도의 세계는 이런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말년에 선화(仙畵)를 많이 그렸다는 점도 참고했다. →두 늙은이가 여행하는 그림으로 ‘서당’, ‘씨름’, ‘무동’처럼 대중적 작품을 골랐다.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인가. -모든 그림을 다 보여줄 수는 없고 좋은 그림은 많고 하니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처음엔 말년 선화 한폭을 정해서 착상에서 완성까지의 과정을 풀어내는 방식을 생각했다. 그런데 국가브랜드 공연이고 하니 널리 알려진 작품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신 말년에 그린 추성부도를 작품의 시작과 끝에 배치했다. →공연계에서 독보적 작가로 꼽힌다. 그런 작가를 손진책 예술감독 때문에 국립극장이 너무 독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지난 작품 ‘3월의 눈’도 국립극장과 함께 했다. -나로서는 고마운 분이다. 10여년간 연출과 작가로 인연을 맺으면서 나를 단 한번도 가르쳐야 할 후배로 대하지 않았다. 언제나 같은 일을 하는 동반자로 여겨줬다. 개인적으로 ‘열하일기만보’(2007년작) 때가 최대 위기였다. 그 전엔 내 작품이 서사적 힘이 딸린다는 자괴감 때문에 내 공연도 내가 부끄러워서 끝까지 못봤다. 이것마저 안되면 작가 생활 접겠다 생각하고, 마지막이니까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 해서 쓴게 그 작품이었다. 그 때 손진책 연출이 이걸 어떻게 무대에 올리냐며 한달간 고민했다. 그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작가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은인이기도 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하하하. →올해 또 어떤 작품을 쓰나. -너무 많이 써서 고민이다. ‘3월의 눈’ 같은 경우 1주일만에 썼다고 바깥에다 대고 말하기는 했지만, 삼청동에서 6~7년 직접 살았던 경험과 언젠가 이런거 한번쯤은 써봐야지 하고 생각해왔던 오랜 구상이 함께 녹아들었기 때문에 1주일만에 쓸 수 있었던 거다. 빨리 괜찮은 작품을 써야 한다는 궁지에 몰리니까 그렇게 써지기도 하더라. 그렇게 오래 삭히고 묵혀야 좋은 놈이 하나 나오는 건데, 지금은 묵힐 시간이 없다. →그건 작가가 알아서 해결해야 할 고민이고(웃음). 잔인하겠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더 보고 싶다. -하하하. 안 그래도 하반기에 김동현 연출과 하기로 한 작품이 있다. 벌을 소재로 쓸 생각이다. 지난해 구제역으로 난리였는데, 그만큼 주목을 못받아서 그렇지 토종벌의 95%가 사라졌단다. 그걸 모티프로 이야기를 풀어가보고 싶다. 이번에 종강도 했으니 정말 정말 열심히 써야한다. →이러다 극본 청탁 피하려 절에라도 가는거 아니냐. -지난해 2학기 때부터 대학강의까지 맡았다. 강의하면서 쓰려니까 정말 힘들다. 진짜 그렇게라도 해볼까. 하하하. →극작가로서 10여년 살았다. 다 때려치우고 싶은 위기도 넘어섰고 위치도 단단하다. 궁극적으로 어떤 극작가가 되고 싶은가.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은 편견의 각축장이라는 점이다. 어느 누구도 단정적으로 옳거나 단정적으로 틀리지 않다. 작가 역시 매한가지다. 내가 세상을 안다, 그래서 무대를 통해 이런 세상을 보여주겠다 하는 순간 작가로서는 끝이라 생각한다. 세상 모든 주장을 하나의 편견으로, 동시에 나의 주장 역시 편견의 하나로 객관화시킬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싶다. 거기에 걸맞는 적당한 표현 형식도 구축하고 싶다. 아, 그런데 말하고 나니 너무 낯부끄러운 얘기다. 이거 쓰지 말아달라.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궁궐장식’ 펴낸 허균 민예미술연구소장

    [저자와 차 한 잔] ‘궁궐장식’ 펴낸 허균 민예미술연구소장

    문화재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눈앞의 형상만을 볼 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정신과 뜻을 보라는 말일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문화재를 대할 때 외형만의 천착과 표피적 바라보기에 치우치기 십상이다. 최근 책 ‘궁궐장식-조선왕조의 이상과 위엄을 상징하다’(돌베개 펴냄)를 낸 허균(64) 한국민예미술연구소장은 그런 측면에서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발로 뛰어 전국 문화재의 속살을 알기 쉽게 드러내 보이는 문화재 길라잡이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흔치 않은 인물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편수연구원,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감정위원·심사평가위원을 지낸 그의 전공은 한국미술사(홍익대 대학원)다. 전공 때문인지 그는 전문가들로부터 “주제넘게 문화재의 영역을 침범하느냐.”는 지적을 숱하게 받았단다. 그가 펴낸 책들을 보면 그가 지향하는 바를 고스란히 보여 준다. ‘사찰장식-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 ‘전통 문양’ ‘한국의 정원, 선비가 거닐던 세계’ ‘한국의 누와 정’ ‘서울의 고궁산책’…. 전문가와 사가들의 질시와 빈정에도 그의 주장은 또렷하다. “어차피 당시대를 살지 못했다면 문화재의 직접적인 기록과 그 언저리에 묻힌 것들을 통해 실체를 밝혀야 합니다. 문화재의 형상을 뛰어넘어 그 배후를 속속들이 알아내려는 연구는 학제와 전공과는 상관없는 것입니다.” 우리 눈앞의 문화재는 유형물이지만 그것을 만들고 그 자리에 있게 한 것은 사람인 만큼 그 사람의 미의식과 철학을 더 깊숙이 들여다봐야 한다는 말이다. ●조선 궁궐에 담긴 경천애민 정신 새 책 ‘궁궐 장식’을 출간하게 된 배경도 바로 조선 궁궐에 담긴 상징이며 조형물의 숨은 뜻 찾기에 있다. “조선 궁궐은 큰 틀에서 유교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문화재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유교 철학·유교 윤리가 몸에 밴 조선 왕이며 사대부들이 궁궐 곳곳에 세우고 가꾼 전각과 장식들엔 유교 양식의 건축물을 뛰어넘는 철학과 미의식이 고스란히 담겼음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백성들이 겪는 농사의 어려움을 생각하자며 경복궁 천추전 서쪽 뜰에 세운 흠경각이며 하늘을 관찰하기 위한 창경궁의 관천대, 바람을 읽기 위한 경복궁·창경궁의 풍기대를 단지 건축물로만 볼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경천애민의 정신을 살펴보자는 말이다. 경복궁 근정전 주변의 12지상과 사신상은 중국 궁궐에선 찾아볼 수 없는 조형물이고 궁궐 정전의 어좌 뒤편에 펼쳐진 그림인 일월오봉병도 성리학적 배경의 산수풍광이지만 자연의 도(道)를 담은 독특한 우리 전통산수화 양식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화재는 선조들의 철학 만나는 매개체 결국 그의 지론은 한군데로 모인다. 역사와 내력도 중요하지만 그 진면목을 밝히고 이해하는 쪽으로 문화재를 보는 안목과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 궁궐을 다룬 연구만 하더라도 대부분 건축구조와 기법 중심으로 치우쳐 정작 궁궐에 담긴 상징이며 배후의 진실은 도외시되기 일쑤란다. “문화재는 선조들의 정신·철학과 만나는 결정적인 매개체입니다. 문화재를 통해 선조들의 생활철학과 사고구조, 미의식을 제대로 알아내는 방법이 결국 나와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지름길이죠.”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45t 거물’ 파이프오르간 켄 코완에게 몸을 맡기다

    ‘45t 거물’ 파이프오르간 켄 코완에게 몸을 맡기다

    1978년 서울 세종문화회관 개관과 함께 높이 11m, 폭 7m에 무게 45t, 8098개의 파이프로 이뤄진 엄청난 ‘덩치’가 설치됐다. 제작사인 독일 칼 슈케사(社)는 독일인 기사 1400명을 포함해 총 4000여명을 동원해 8개월여에 걸쳐 설치를 끝냈고, 이후 정음 및 조율을 하는 데 5개월이 더 걸렸다. 몸값만 해도 125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6억원가량).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중국에서 더 큰 ‘덩치’를 영입하기 전까지 30년 동안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파이프오르간이 주인공이다. 거문고 모양을 살린 디자인과 한옥의 처마를 본뜬 상단부의 스패니시 트럼펫, 국악기 범종 32개를 갖춘 세종문화회관의 파이프오르간은 98개의 음색을 지녀 악기의 제왕으로 손색이 없다. 이 파이프오르간이 모처럼 ‘임자’를 만났다. 오는 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캐나다 출신의 파이프오르간 연주자 켄 코완에게 온몸을 맡기는 것. 코완은 장엄한 음색 때문에 종교음악 일부처럼 여겨지는 파이프오르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공연 제목도 ‘댄싱 파이프’(Dancing Pipes)다. 주최 측은 춤을 추듯 현란한 코완의 테크닉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고자 무대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그의 손과 발을 클로즈업할 계획이다. 프로그램도 흥미진진하다. 바흐의 ‘칸타타’와 ‘푸가’ 등 오르간 작품뿐 아니라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가 프로그램 배경음악으로 사용해 더 유명해진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등 클래식 명곡들을 편곡해 들려준다. 바이올리니스트인 김남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의 협연으로 꾸며질 비탈리의 ‘샤콘’을 기대해도 좋다. 바이올린의 애잔한 음색을 파이프오르간이 묵직하게 받쳐준다. 파이프오르간을 더 알고 싶다면 공연에 앞서 오후 5시부터 진행되는 ‘렉처 콘서트’에 참가하면 된다. 코완이 자신의 작품세계와 파이프오르간의 특징을 설명할 계획이다. 티켓 구매자 가운데 선착순 500명을 무료로 초대한다. 본 공연은 2만~7만원. (02)399-1114~6.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지방의회 부활 20돌(중)] 18년간 ‘의회보’ 제작 안준희씨

    [지방의회 부활 20돌(중)] 18년간 ‘의회보’ 제작 안준희씨

    “부지런하고 열심히 일하신 의원님들이 지역 공천에서 배제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만 합니다.” 1991년 서울시의회 부활과 함께 시의회에 들어와 일하고 있는 공보실 안준희(52)씨는 “정당공천제로 인해 열심히 하신 분들이 시민의 평가를 받기도 전에 공천에서 떨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지난 20년을 회상했다. 그는 1991년 계약직 공무원으로 들어와 부의장 비서관을 거쳐 1994년부터 공보실에서 의회보 ‘서울의회’를 만들고 있는 ‘터줏대감’이다. ●의원들 전문성 향상·현장 정치 주력 1993년 6월 창간된 의회보 편집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 20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지방의회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과거에 비해 의원님들의 전문성이 높아지고 있고, 현장 정치에 주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6호 시의회보부터 최근 발행된 140호까지 그의 손을 거쳤다. 역대 시의원들의 활동 대부분이 그의 손에 의해 기록된 것이다. 그는 기억에 남는 의원으로 4대 시의원을 지내며 환경 분야에서 독보적인 능력을 보였던 우원식 국회의원과 색소폰을 잘 불어서 지금도 시민 결혼식에서 연주를 하는 홍순철 6대 시의원 등을 꼽았다. 또 김찬회 초대 의장은 출·퇴근 때 대중교통을 이용했던 소탈한 분이라고 소개했다. ●서울시의회 홍보관 설치운영 희망 그는 최근 시의회 부활 20년을 맞아 서울시의회 홍보관을 설치하자고 아이디어를 냈다. 전국 16개 광역 시·도의회 중 7개 의회에서 홍보관을 설치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서울시의회에는 없기 때문이다. 그는 “시민들이 시의회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작은 공간에 자료를 디지털화해서 운영하면 예산도 거의 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자연과 인간의 충돌·상호작용 3000년 중국 환경사 한눈에

    장자(莊子)가 얘기했다. ‘곧은 나무가 먼저 벌목당하고 , 물맛 좋은 우물이 먼저 마른다’. 무슨 의미일까. 굳이 해석을 하지 말고 음미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환경문제는 이제 단순한 정치적 구호를 넘어 티셔츠에 등장할 만큼 우리에게 일상적이고도 긴박한 현안으로 등장했다. 최근 들어 중국의 건조화가 심해져 사막이 확장되고 황사(黃砂)라는 자연재해 발생이 잦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의 사막과 황사 현상은 인간의 활동이 증가된 역사 시대에 이르러 크게 늘어났으며 인간에 의한 삼림파괴와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기 위한 경작지 개간의 확대가 사막화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진단한다. 이 대목에서 흥미로운 의문점을 하나 던져보자. 도대체 역사시대의 중국에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중국사 분야에서 독보적인 학자로 정평이 나 있으면서 ‘중국 역사의 발전 형태’(1989)로 우리나라에 소개된 영국 출신의 마크 엘빈은 수천년 동안 벌어진 중국의 자연변화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물로 중국 고대 시기 상(商) 왕조에서부터 전(前) 근대시기 청 왕조에 이르기까지 무려 3000년에 걸친 중국 환경사를 다룬 ‘코끼리의 후퇴’라는 대작을 2004년 예일대학 출판부에서 펴냈다. 이 책이 출간되자 서구사회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매우 경이로운 역작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 흐름을 타고 이번에 국내에 번역(정철웅 옮김, 사계절 펴냄) 출간됐다. 이 책은 매우 치밀하게 중국의 문학, 정치, 종교, 과학, 지역사, 지리학, 식물학, 동물학 등을 동원하면서 인간과 자연의 충돌과정, 상호작용을 분석하고 있다. 중국 환경사에 관련된 모든 주제를 망라하고 있으며 환경사 연구와 방법론을 위한 종합 교과서라고 해도 틀림이 없다. 책의 제목 ‘코끼리의 후퇴’는 기원전 2000년 무렵, 중국 농경문화의 정착으로 인간과 서식지 경쟁을 벌이다 밀려난 코끼리의 양상이 중국 땅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징적으로 사용됐다. 다시 말해 중국 땅에서 인간과 자연, 즉 환경의 관계를 다채롭고 밀도 있게 파헤치고 있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저자가 인용한 산거부(山居賦), 오잡조(五雜俎), 청시탁(淸詩鐸) 등의 자료는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것으로 다분히 문학적 성격을 띠었지만 내용으로 보면 종교, 철학, 정치, 경제, 과학 등을 모두 망라하고 있어 흥미롭다. 4만 80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유연 창용’ ‘파워 현준’ 닮은 듯 다른 두 남자

    ‘유연 창용’ ‘파워 현준’ 닮은 듯 다른 두 남자

    돌풍. 다른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다. 프로야구 LG 사이드암 투수 박현준. 지난 3일 잠실 두산전에서 9이닝 무실점했다. 시즌 4승(1패)째를 거뒀다. 다승 공동 1위다. 본격적인 사이드암 선발 시대를 열었다. 사이드암은 기교파에 불펜 요원이라는 고정관념을 깼다. 스타일만 보면 정통파 투수에 가깝다. 최고 구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기본 메뉴로 삼는다. 힘으로 상대를 누른 뒤 완급조절을 가미한다. 이쯤 되면 일본 프로야구 100세이브 기록을 세운 야쿠르트 임창용이 떠오른다. 별명도 ‘제2의 임창용’이다. 스스로도 “임창용 선배가 우상이다. 닮고 싶다.”고 했다. 여러모로 비슷하다. 박현준은 임창용의 길을 가려 한다. 둘의 투구 자세를 비교해 보자. ●일반 사이드암 투수들과 메커니즘 구별 둘 다 특이한 투구 자세를 가졌다. 큰 특징만 보면 놀랍도록 유사하다. 가장 도드라지는 특징은 테이크백이다. 오른팔을 완전히 접어서 밑을 향한 채 뒤로 이동시킨다. 손목은 팔꿈치보다 한참 밑에 있다. 그 후 중심을 이동해 팔을 앞으로 뻗는다. 활시위와 비슷한 원리다. 어깨를 최대 가동 범위로 젖힌 뒤 팽팽하게 힘을 끌어모은다. 이때 어깨가 젖혀지는 각도는 정상인의 범주를 벗어난다. 글러브 낀 팔과 오른팔의 각도가 알파벳 ‘W’ 형상을 이룬다. 그런 뒤 모은 힘을 릴리스포인트까지 끌고 나간다. 일반적인 사이드암 투수들과는 메커니즘이 완전히 다르다. 보통 사이드암 투수들은 테이크백 때 손목이 팔꿈치보다 위에 있다. 출발은 스리쿼터와 별 차이가 없다가 팔로스로 때 팔 각도가 내려오게 된다. 임창용과 박현준은 투구 자세 출발이 오히려 언더스로에 가깝다. 와인드업은 가장 높은 곳에서 시작해 가장 낮은 곳으로 팔을 이동한다. 그런 뒤 다시 사이드암의 팔로스로로 각도를 끌어올린다. 역동적이다. 둘만의 역동적인 투구 자세가 가능한 이유다. ●박현준 딱딱한 자세 근력으로 극복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차이점이 여럿 발견된다. 마지막 릴리스포인트의 차이가 특히 크다. 임창용은 공을 뿌린 뒤 내딛는 발끝이 1루 쪽을 향한다. 고무를 꼬았다가 푸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하체가 한번 뒤로 뒤틀렸다가 반대 방향으로 완전히 돌아간다. 온몸의 탄력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자세다. 자연히 릴리스포인트도 타자 쪽을 향해 쭉 앞으로 당겨진다. 박현준은 상대적으로 딱딱하다. 내딛는 오른발 끝이 타자 쪽을 향하고 있다. 가동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자연히 릴리스포인트는 임창용보다 뒤에서 형성된다. 유연성의 차이다. LG 권명철 투수코치는 “임창용의 유연성과 중심 이동은 독보적이다. 박현준이 따라가려야 따라갈 수가 없다.”고 했다. 릴리스포인트의 차이는 제구력의 차이도 가져왔다. 임창용은 앞에서 공을 놓는 만큼 제구력도 안정된 편이다. 박현준은 상대적으로 제구력이 나쁘다. 상대적으로 유연성이 떨어지다 보니 오른발 축이 무너지는 경우도 생긴다. 역동적인 자세를 오른발이 못 버텨 내는 거다. 권 코치는 “이러면 공이 높게 형성된다.”고 했다. 다만 힘은 박현준이 낫다. 무리한 투구 자세를 타고난 상체와 하체의 근력으로 버텨 낸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LG 시네마 3DTV 유럽 진출

    LG 시네마 3DTV 유럽 진출

    LG전자는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인 미술관인 그랑 팔레에서 ‘시네마 3차원 입체영상(3D) TV 범유럽 출시 행사’를 개최했다고 22일 밝혔다. ‘역사상 최대의 3D 체험’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유럽 15개국 판매 법인이 모두 참여했다. LG전자는 시네마 3D TV 4개 시리즈 15개 제품을 비롯해 노트북과 모니터, 프로젝터, 블루레이 홈시어터,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 시네마 3D 풀 라인업과 스마트 TV 등 40여개 제품을 선보였다. 행사에서는 또 가로 27m, 세로 11m의 최대 크기 스크린으로 모두 1452명이 3D 영화를 동시에 시청, 기네스 레코드 협회로부터 2개 부문에 대한 세계 기록을 인정받았다. LG전자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다음 달 열리는 칸 영화제를 공식 후원하는 등 유럽에서 공격적인 3D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변경훈 LG전자 HE해외마케팅담당 부사장은 “더 많은 사람이 더 편하게 3D를 즐길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이 시네마 3D라는 메시지를 유럽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라면서 “시네마 3D를 경쟁사의 1세대 셔터안경 기술이 따라올 수 없는 차세대 기술로 확실히 차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유럽시장 전체 TV 판매량에서 시네마 3D TV의 비중을 올해 20%, 내년에는 30% 이상으로 대폭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평균IQ의 2배”…전 세계 최고의 천재는?

    “평균IQ의 2배”…전 세계 최고의 천재는?

    이 세상에서 가장 머리가 좋은 사람은 누굴까. 지능지수(IQ)가 가장 높은 ‘천재’들이 공개됐다. IQ가 천재성을 가늠할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는 회의적 시각도 있지만, 평범한 사람 보다 무려 2배가 넘는 IQ를 보유한 이 시대 최고의 두뇌들이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미국 언론매체에 따르면 가장 높은 IQ보유자는 테렌스 타오(36) 캘리포니아 대학(UCLA) 교수. 데이비슨 연구소가 측정한 타오의 IQ는 무려 230에 달한다. 전 세계에서 최정상 수준인 우리나라 평균IQ 106의 2배가 넘는 걸 감안하면 대단히 높은 수치다. 월등하게 높은 IQ만큼이나 어린 시절 타오는 남다른 길을 걸었다. 8세 때 이미 미국 대학 입학자격시험(SAT)에서 760점을 받았으며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 대회에 수차례 출전해 메달을 석권하는 등 수학 분야에서 천재성을 드러냈다. 그는 20세에 프린스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마친 뒤 4년 뒤 UCLA의 최연소 교수로 부임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현재 연구와 강의를 병행하고 있으며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여성공학자와 결혼해 5세 아들을 두고 있는 것을 전해졌다. IQ로는 2위에 해당하는 천재는 미국인 크리스토퍼 히라타. 미국 명문 대학 프린스턴 대학의 학보에 따르면 대학에서 실시한 IQ검사에서 히라타는 독보적인 지수인 225를 기록했다. 히라타는 16세부터 NASA의 화성 정착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 영재로 전해졌다. 이들과 함께 3위는 한국의 김웅용 씨가 올랐다. IQ 210으로 세계적인 천재로 국내외 언론매체들의 주목받았던 김 씨는 4세 때 일본어, 독일어, 영어 등 언어 습득했으며 5세 때 방정식, 적분 문제들을 풀어내 일찍이 천재성을 입증했다. NASA에서 과학자로 수년간 근무한 김 씨는 진로를 바꿔서 일류 대학들의 제의를 거절하고 한 지방소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테렌스 타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 http://twitter.com/newsluv ) 
  • [여행가방]

    ●에버랜드 ‘내사랑 타잔’ 론칭 에버랜드는 개장 35주년을 기념해 4월 1일 신규 동물공연 ‘내사랑 타잔’을 선보인다. 역대 최대 규모인 41종 139마리의 동물이 출연해 58가지 묘기를 선보인다. 조종사(남지혜 사육사)가 타잔랜드에 불시착하면서 시작되는 공연은 조난된 조종사가 타잔과 제인(오랑우탄), 기타 동물들과 함께 타잔랜드를 침범하려는 사람들에 맞서 섬을 지키려는 모습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031)320-5000. ●63시티 벚꽃축제 한화 63시티는 4월 2~17일 다양한 패키지로 구성된 ‘63 벚꽃축제’를 연다. 63스카이아트+63시월드+63아트홀로 구성된 ‘야간 빅3 패키지’ 1인 3만 5000원. 결혼정보업체 듀오와 함께 싱글들을 위해 여는 ‘벚꽃미팅’은 2만원이다. 참가인원은 남녀 각 20명. 신청은 4월 5일까지 홈페이지(www.63.co.kr)에서 받는다. 벚꽃와인도 내놨다. 일본 야마나시현에서 생산된 와인으로 비씨카드로 20만원 이상 결제시 무료로 준다. ●‘키자니아 4대 교육 프로젝트’ 진행 키자니아는 ‘키자니아 4대 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리더십·환경·경제·나눔을 주제로 총 4회에 걸쳐 진행된다. ‘리더십 교육’은 진로상담센터, 라디오스튜디오, 신문사 등 9개 체험시설에서 4월 24일까지 진행하며 6세 이상부터 참여할 수 있다. ●레일유럽 16주년 기념 이벤트 창립 16주년을 맞은 레일유럽(www.raileurope.co.kr)은 프랑스, 스위스 등의 철도청과 직접 계약 체결을 통해 다양한 할인요금과 e-티켓 서비스 등 독보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홈페이지를 통해 유럽은 물론 전세계 기차상품의 원스톱쇼핑과 실시간 기차 스케줄 조회가 가능하게 했다. ●‘명품올레 48’ 출간 한국의 걷고 싶은 길을 소개한 ‘명품올레 48’(꿈의 지도 펴냄)이 출간됐다. 도보여행가 장태동과 김산환이 2010년 4월부터 네이버에 연재했던 기사를 모아 펴냈다. 북한산과 지리산 둘레길 등 도보여행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곳은 물론, 각 지방자치단체가 개발한 도보여행지들을 낱낱이 살폈다. 1만 7800원. ●에어 캐나다 도심 체크인 서비스 서울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에서도 에어 캐나다의 체크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체크인 가능 시간은 오전 5시 2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이며, 항공기 탑승시간 3시간 10분 전까지 체크인을 마쳐야 한다.
  • 아동문학가 윤석중 고향 논란 법정으로 비화 조짐까지… 왜

    아동문학가 윤석중 고향 논란 법정으로 비화 조짐까지… 왜

    ‘어린이날 노래’ 작사가이자 ‘퐁당퐁당’, ‘낮에 나온 반달’ 등 동시로 유명한 아동문학가 윤석중(1911~2003년)이 때아닌 ‘고향’ 논란에 휩싸였다. 법정 공방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인다. 논란은 윤석중의 삶과 작품 세계를 조명한 책에서 불거졌다. 노경수 한서대 문예창작학과 겸임교수는 지난해 말 펴낸 ‘동심의 근원을 찾아서-윤석중 연구’에서 윤석중 작품에 빈번히 등장하는 ‘고향’의 정서는 충남 서산 지역에 기반한다고 주장했다. 2008년 자신의 단국대 박사학위 논문을 책으로 심화시킨 결과물이다. 윤석중은 서울에서 태어났고, 서울에서 주로 활동했다. 하지만 두살 때 어머니를 여읜 뒤 외조모 밑에서 잠시 크기도 했고, 젊은 시절 부친이 거주하던 서산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기도 했다. ‘고향’의 사전적 의미는 ①태어나서 자란 곳 ②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 ③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이다. 보기에 따라 윤석중의 ‘고향’은 서울도, 서산도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노 교수는 “시골과 고향을 노래한 윤석중 작품을 살펴보면 그의 고향은 서산을 가리키며, 서산은 향수의 공간과도 같다.”고 말한다. 그 예로 ‘서울 사는 아이야/ 시골 왜 왔니?/시골 바람 맑은 바람/쐬고 싶어 왔단다’(‘서울 사는 아이야’ 중) 또는 ‘시골 사는 아이들은/몇 갑절 저보다 큰/나뭇짐도 잘 지고’(‘시골 사는 아이’ 중) 등의 시구를 든다. 하지만 유족들은 이에 거세게 반발한다. 윤석중의 장남 태원(미국 거주)씨는 “아버지는 일본 도쿄 유학 생활을 제외하고 80여년 동안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활동했다.”면서 “(아버지의) 정신적 고향이 서산이라거나 향수에 관련된 많은 작품이 서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주장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법정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이에 대해 문단은 아동문학계에서 차지해 온 윤석중의 독보적 위치를 감안할 때 ‘고향’ 논란은 이해가 가지만 법정 공방까지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그 이면에는 윤석중의 아픈 개인사가 있다. 윤석중의 부친 윤덕병(1885~?)은 일제강점기에 조선공산당 소속으로 항일운동을 펼쳤다. 세 차례나 투옥됐던 민족주의계열 좌익 지식인이었던 것. 1930년대 초 윤덕병은 사회 활동을 접고 사별했던 전처(윤석중의 모친)가 남겨준 땅이자 윤석중의 외가인 ‘서산시 음암면 율목리 46번지’로 내려와 은거하다 한국전쟁 때 좌우익 대립 속에서 처형된 것으로 전해진다. 유족들은 아직까지 윤덕병의 유골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노 교수는 “윤석중의 작품 이면에는 좌익계열이었던 부친을 한국전쟁 때 잃은 뒤 동심주의, 낙천주의를 지향할 수밖에 없는 개인적 체험, 반공주의와 연좌제가 서슬 퍼렇던 시대적 배경이 있다.”면서 “서울에서 태어나고 주로 활동했을지라도 고향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외조모와 부친이 있었던 서산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중 전기를 썼던 신현득(78) 새싹회 전 이사장은 “할아버지로 인한 불편한 기억 때문에 유족들이 아버지 윤석중과 할아버지 윤덕병, 그리고 서산과의 인연이 새삼 거론되는 것 자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노 교수의 책이) 윤석중에 대한 일각의 일방적 비판을 바로잡으려 노력한 대목 등은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윤석중에게는 ‘거목’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일제 치하 현실에 순응하려는 동심주의와 그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낙천주의를 앞세워 아이들의 정서를 박제화시켰다는 비판도 따라다녔다. 노 교수는 “겉으로 드러난 윤석중의 작품 세계는 동심주의적 정서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초기 작품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강한 민족주의적인 색채와 일제 수탈에 대한 저항 의지를 엿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조선아들행진곡’에서는 ‘피도 조선 뼈도 조선/이 피 이 뼈는/살아 조선 죽어 조선/네 것이라네’라고 노래하고 있다. 또한 1929년에 쓰인 ‘허수아비야’는 ‘허수아비야…/ 여기 쌓였던 곡식을/누가 다 날라 가디?/…/넌 다 알 텐데/왜 말이 없니?/넌 다 알 텐데 왜 말이 없니?’라며 일제에 의해 수탈당하는 농민들의 현실을 상징과 비유로 묘사하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고백’ -지옥같은 현실속 뜨거운 신음 같은 복수극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고백’ -지옥같은 현실속 뜨거운 신음 같은 복수극

    중학교 여선생 유코의 어린 딸이 죽었다. 봄방학을 앞둔 종업식 날, 그녀는 담담한 목소리로 딸의 죽음과 범인에 대해 말한다. 그러던 중 놀랍게도, 청소년보호법이 지켜줄 두 범인을 자기식으로 벌했노라고 고백한다.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 ‘고백’은 이후 몇 개의 고백으로 이어진다. 반장 여학생 미즈키, 범인으로 지목받은 두 남학생 슈야와 나오키, 그리고 나오키의 엄마는 각자의 방식으로 고백을 한다. 각 고백의 방을 방문할 때마다 독자는 하나의 사건을 둘러싼 수많은 진실 혹은 거짓말과 만나게 된다. 스스로 잘못했다고 고백하는 인물은 한 명도 없으니, 맘 편하게 누구를 믿거나 지지할 수 없어 불편하다. ‘고백’은 누군가의 편을 들거나 누군가에게 돌을 던지는, 그러니까 명확한 노선을 당장 요구하는 소설은 아니다. 베스트셀러가 영화화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불량공주 모모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나카시마 데쓰야가 메가폰을 잡았고, 완성된 영화는 2010년 최고의 일본영화로 평가받았다. 원작이 다섯 사람의 고백을 순서대로 밟는다면, 영화는 여러 고백을 하나의 방 안에 넣고 뒤섞는다. 이상하다고? 아니, 좋다. ‘고백’은 결국 지옥 같은 현실의 뜨거운 용광로 안에서 신음을 내뱉는 인물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거의 광기에 가까울 정도로 인물들을 흔들어 놓는다. 원작을 읽지 않은 관객은 각자의 마음 사이를 들락거리다 간혹 혼란을 겪을 법한데, 무척 혼란스러운 이야기를 매만지면서도 데쓰야의 손길은 차갑고 엄숙하다. 덕분에 ‘고백’은 방향을 잃지 않는다. 복수의 드라마이자 스릴러인 ‘고백’은 크게 보아 청소년영화의 자장 아래 있다. 시대별로 일본 작가들은 청소년과 기성세대 및 사회가 맞부딪는 지점을 영화의 소재로 삼곤 했다. 오시마 나기사의 ‘일본춘가고’(1967), 소마이 신지의 ‘태풍클럽’(1985), 이와이 슌지의 ‘릴리슈슈의 모든 것’(2001) 등에서 보듯, 그들은 대체로 영화의 시선을 청소년의 그것에 맞춘 편이다.  그러나 십대 범죄가 늘어나면서 아이들의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영화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미이케 다카시의 ‘태양의 상처’(2006)의 경우, 성인 남성이 청소년 범죄자를 향해 극히 폭력적인 방식으로 복수하는 내용을 담았다. 유코(사진·마쓰 다카코)의 입장 쪽으로 많이 기운 ‘고백’은 얼핏 후자에 가까운 것처럼 보이지만, 원작과 마찬가지로 유코의 복수가 옳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냉혹한 복수극으로서 ‘고백’은 인물들이 비극적 상황으로 치닫는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데쓰야의 독보적인 스타일은 이번에도 여전하다. 다만 분위기 면에선 상당한 변화를 꾀했다. 감수성이 뚝뚝 흐르고 휘황찬란한 컬러의 향연을 펼친 전작들과 달리, ‘고백’은 푸르스름한 컬러와 단순한 미술을 고집한다. 주요 배경인 교실 밖으로 아무런 풍경이 없으며, 세트임을 숨기지 않은 몇 개의 공간 사이로 인물들이 오갈 따름이다. 이에 더해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록 트리오 ‘보리스’가 중심에 선 사운드트랙이 쉴 새 없이 화면을 채운다. 한꺼번에 폭발하는 사이키델릭과 앰비언트, 클래시컬과 댄스뮤직이 정신을 앗아간다. 그러므로 ‘고백’은 거대한 무대 위에서 록 세션과 동시에 진행되는 록오페라에 다름 아니다. 공포의 도가니, 그것이 현실에 대한 데쓰야의 대답이며, ‘고백’은 현실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훌륭한 예다. 31일 개봉. 영화평론가
  • ‘오페라 베이스의 전설’ 새뮤얼 래미 첫 방한

    ‘오페라 베이스의 전설’ 새뮤얼 래미 첫 방한

    오페라에서 남자 가수에게 허락되는 스포트라이트는 대개 테너나 바리톤의 몫이다. 가장 낮은 음역인 베이스가 맡는 역할은 왕이나 제사장, 철학자, 나이 든 아버지 등이다. 드라마나 영화로 치면 조역이나 감초라는 얘기다.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이되, 주연의 화려한 조명은 결코 허락되지 않는 자리. 그런데 다면적인 악마 캐릭터를 탁월하게 소화해 ‘전설’이 된 베이스가 있다.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삼은 구노의 ‘파우스트’, 보이토의 ‘메피스토펠레’, 베를리오즈의 ‘파우스트의 겁벌’ 등 수많은 오페라에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 역할만 400회가량 공연한 미국의 새뮤얼 래미(69)가 주인공이다. “그의 노래에서 오페라의 전설이 만들어진다.”(미국 뉴욕포스트)거나 “래미의 유일한 단점은 청중으로 하여금 그 아름다움에 녹초가 돼 돌아가게 한다는 것”(뉴욕타임스)이란 평가처럼 지난 30여년간 래미는 독보적인 존재였다. 국립오페라단이 오는 16~20일 공연하는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펠레스 역을 맡은 래미를 7일 공연장소인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만났다. 그가 한국 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이다. ●몸짱에 ‘쿨’하기까지 젊은 시절 ‘오페라계의 섹스 심벌’이란 평가를 들을 만큼 ‘몸짱’이었던 풍모는 조금 퇴색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컬이 들어간 아름다운 백발에 따뜻한 미소, 단전 아래에서 끌어올린 듯한 중저음은 ‘미노년’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전날 입국한 래미는 “호텔 직원을 빼면 만난 사람이 없어 한국의 첫인상을 말하기 이르지만 친근한 느낌”이라면서 “너무 늦게 한국에 왔지만, 첫 공연이라 매우 흥분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해외공연에서 시차로 겪는 어려움은 젊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며 한국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래미가 이름 모를 작은 오페라단에서 처음 메피스토펠레스 역을 맡은 것은 1971년. 꼭 40년이 지났다. 래미는 “악마의 특성상 무거워지기 쉽지만, 굉장히 장난스러운 면도 있는 등 다층적인 캐릭터라는 게 이 역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래미는 메피스토펠레스뿐만 아니라 1992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개막공연에서 오펜바흐의 ‘호프만이야기’에 나오는 4명의 악한 역을 모두 맡아 찬사를 받기도 했다. 1990년대 후반 ‘악마와의 데이트’(A Date with the Devil)라는 타이틀로 오페라 속 악마 캐릭터의 아리아 14곡을 부르는 레퍼토리로 전 세계 투어를 흥행시키기도 했다. 수십년 동안 ‘악마 전문 가수’로 살아오면서 내면의 악마성을 느껴본 적은 없을까. “글쎄, 지인들은 다르게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아닌 것 같다.”면서 “실제 성격은 재치가 번득이는 ‘피가로’(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주인공)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적어도 무대 위에서는 악역이 훨씬 재미있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이아고 역이 탐나 바리톤 갈구도” 어렸을 때는 팝 음악을 흥얼거리던 래미가 진지하게 성악을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캔자스주립대에 진학한 이후다. 대학에서 첫 스승이 들려준 ‘피가로의 결혼’ 아리아에 넋을 잃은 것. 1967년 여름 무렵 오페라 가수가 되겠다고 결심한 래미는 합창단원을 뽑던 콜로라도의 한 오페라단에 데모 테이프를 보냈다. 이후 뉴욕시 오페라단을 거쳐 1984년 1월 최고의 무대인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에서 헨델의 ‘리날도’로 데뷔했다. 야구로 치면 ‘메이저리그’에 진입한 셈이다. 그는 “매우 흥분된 밤이었다.”면서 “조금 떨리기는 했지만 배역이 좋은 데다 톱스타였던 매릴린 혼(77·메조소프라노)과 공연해 더 좋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40년 가까이 무대에 서 온 ‘전설의 베이스’가 가장 사랑하는 역할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잠시 고민하더니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 역을 가장 좋아한다.”면서도 “베르디의 ‘오셀로’ 중 ‘이아고’ 역을 너무 해보고 싶어서 (음역대가 더 높은) 바리톤이었으면 하고 바란 적도 있다.”고 말했다. 나이를 감안하면 오페라 가수로서 피날레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쿨’하게 받아들이는 듯했다. 그는 “늙어가는 게 아니라 이미 늙었다.”(I´m not getting older. I´m just old)면서 “끊임없이 과거를 반추하고 역할에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은 좋지만 목소리가 한창 때처럼 나오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오랜 세월 기다려온 한국 오페라팬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앞으로 길어야 무대에 서는 것은 3년 정도일 텐데 아마도 내 인생에서 메피스토펠레스 역할은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다. 후회하지 않을 테니 꼭 와서 지켜봐 달라.”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파이터’ - 예술보다 위대한 링위의 삶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파이터’ - 예술보다 위대한 링위의 삶

    ‘파이터’는 ‘아이리시 선더’라 불린 권투선수 미키 워드(오른쪽·마크 월버그)의 실제 삶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미키의 권투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은 형 디키(크리스천 베일)다. 그는 한때 전설적인 복서 슈거 레이 레너드와 일전을 벌였을 정도로 전도유망한 선수였으나 마약에 굴복해 경력을 망치고 만다. 아홉 명의 자식을 거느린 억척스러운 어머니는 맏아들 디키의 명성을 이용해 미키의 매니저로 나선다. 도로포장 인부로 일하며 간간이 링 위에 오를 뿐인 미키는 선수로서 형편없는 경력을 쌓을 수밖에 없다. 형을 편애하는 데다 돈을 밝히는 어머니, 훈련에 오히려 장애를 끼치는 형, 경력용 디딤돌을 구하는 상대 선수들은 모두 미키를 삼류 선수의 수렁에 빠트리고 있었다. 그 즈음 미키는 미래의 아내 샬린을 만나면서 앞으로 갈 길을 재점검한다. 스포츠 영화 가운데 독보적인 자리를 점한 권투 영화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첫째는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권투선수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새 삶과 희망을 얻은 인물을 그린 작품군이다. ‘상처뿐인 영광’(1956)처럼 권투 자체의 매력보다 감동적인 인간 승리의 드라마에 역점을 둔 영화들이 이에 해당하는데,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록키’(1976)에 이르러 장르의 완성점에 도달했다. 두 번째는 권투의 폭력적 특성, 자기 파괴적인 인물, 링의 세계를 지배하는 음모, 갈등, 욕망을 차가운 스타일과 결합시킨 ‘권투 누아르 영화’다. ‘육체와 영혼’(1947), ‘챔피언’(1949), ‘팻 시티’(1972) 등의 수작이 만들어지던 중 1980년에 마틴 스콜세지가 ‘분노의 주먹’을 내놓았다. ‘아메리칸 뉴시네마’의 마지막 시기에 등장해 한 시대를 마감한 ‘분노의 주먹’은 이후 등장한 권투 영화들이 넘어서지 못한 이정표다. ‘허리케인 카터’(1999), ‘알리’(2001),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 등 훌륭한 드라마는 많았지만, ‘분노의 주먹’의 그늘에서 벗어난 작품은 찾기 어렵다. 재간꾼 데이비드 O 러셀은 어쩌면 ‘분노의 주먹’에 대고 가벼운 잽을 날리고 싶었던 걸까. ‘분노의 주먹’이 인상적인 흑백 영상에 고도의 스타일로 새겨둔 피와 땀과 고통의 예술이라면, 얼핏 평범해 보이는 ‘파이터’는 이 시대에 어울리는, 사실적인 권투 영화를 추구한 쪽이다. 예술의 무게에 눌리지 않은 ‘파이터’는 삶이 영화보다 거대한 것임을 재확인한다. ‘파이터’는 링 안팎의 세계를 각각 중계방송과 다큐멘터리의 톤으로 재현했다. 디키와 그의 유별난 가족 앞으로 바짝 다가선 카메라는 그들 모두가 얼마나 생생한 존재인지 보여 준다. 케이블 중계 프로그램을 확대한 듯이 느껴지는 경기 장면은 요즘 권투 경기가 소비되는 형태를 정확하게 반영한다. 경기 때문에 겪는 아픔과 상처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다른 권투 영화에 비해 ‘파이터’는 인물이 경기를 즐기고 성취하는 부분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하긴 권투 영화를 만들면서 굳이 부정적인 면에 치중할 필요가 무어 있겠나. 스포츠의 순기능에 충실한 장르 영화로서 ‘파이터’는 권투를 통해 인생을 역전시킨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경쾌한 걸음으로 되밟아 본 작품이다. 매번 찌푸린 표정으로 권투 영화를 보던 차에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10일 개봉. 영화평론가
  • 세계 最古 교향악단 LGO 동양인 첫 수석바이올리니스트 조윤진 단독 인터뷰

    세계 最古 교향악단 LGO 동양인 첫 수석바이올리니스트 조윤진 단독 인터뷰

    여섯살 때부터 꼬마는 피아노 건반을 두드렸다.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엄마의 손에 이끌려 간 것. 그런데 피아노가 싫었다. 엄마랑 싸우기 일쑤. 어느 날 길가의 바이올린 학원을 보더니 엄마를 졸랐다. 그 후론 한번도 징징거린 적이 없었다. 서울예고 1학년 때 훌쩍 독일로 떠나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했다. 그러고는 2008년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LGO)에 입단했다. 단원들은 “동양에서 온 조그만 여자애가 하면 얼마나 하겠어.”라며 수군거렸다. 그 뒤 1년 만에 ‘수석’ 자리를 꿰찼다. 268년 역사의 세계 최고(最古) 교향악단에 동양인으로는 처음 수석 바이올리니스트에 발탁된 조윤진(28)씨의 얘기다. 일본인 출신 부수석이 있지만 수석은 동양인 통틀어 처음이다. 그런 그가 또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말 세 차례에 걸친 치열한 오디션을 뚫고 독일 필하모니카 함부르크 악장에 뽑힌 것. 오는 8월 취임한다. LGO 아시아 투어(일본~한국~타이완) 일환으로 오는 7일 한국을 찾는 조씨를 1일 전화로 만났다. 프랑스 공연을 마치고 독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통화에서 조씨는 “LGO 종신단원을 약속받았지만 좀 더 도전해 보고 싶어 함부르크 악장 오디션에 응모했는데 운이 좋았다.”며 겸손해했다. 이어 “8월부터 함부르크로 옮겨 1년 동안 (악장을) 해 보고 단원 전체투표를 통과하면 종신단원이 된다.”면서 “LGO에서 1년 동안 자리를 비워 놓고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지만, 함부르크에서 잘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다른 오케스트라로 떠난 연주자를 위해 수석 자리를 비워 놓는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 2년여의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LGO에서 그의 입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씨는 “좋은 기회니까 동료들이 축하는 하면서도 (서운해하며) 삐치신 분도 있다.”고 웃었다. 악장은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에 이어 ‘2인자’에 해당한다. 지휘자의 뜻을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하고, 지휘자도 각 악기 파트에 대해 지시를 내리기 전에 악장과 상의한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다. 현지에서 나고 자란 교포도 아닌, 조씨처럼 한국에서 태어나 뒤늦게 유학길에 오른 연주자가 콧대 높은 독일 오케스트라의 악장이 된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그렇더라도 필하모니카 함부르크가 객관적인 명성에 있어 LGO보다 한 단계 아래인 것은 명백한 사실. 갈등은 없었을까. 조씨는 “솔직히 고민은 됐다. 하지만 악장과 수석은 하늘과 땅 차이”라면서 “악장은 오케스트라를 끌고 가는 자리”라고 힘주어 말했다. 역사나 규모는 LGO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리지만 필하모니카 함부르크 자체의 저력도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 음악감독(시몬 영)에게 끌린 점이 많았다는 게 조씨의 얘기다. 시몬 영은 여성 최초로 빈 필하모닉을 지휘할 만큼 독보적인 실력을 인정받은 감독이다. “악장이 되면 보수는 두배로 늘면서 연주 일정은 절반으로 주는 것도 큰 매력”이라며 조씨는 웃음을 터뜨렸다. 농담 속에 그동안 독주나 협연 짬을 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묻어난다. 2009년 LGO 수석으로 발탁됐음에도 독주든 협연이든 오케스트라 공연이든 공연차 한국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 오는 7~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LGO의 내한공연은 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유학을 떠나기 전인 1997년 예술의전당에서 뉴서울필하모니오케스트라와 협연한 게 국내에서의 마지막 공연이었다. 14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오르는 것. 조씨는 “한국 공연 일정을 듣고 뛸 듯이 좋았다.”면서 “(올여름에 함부르크로 옮기니까) 공교롭게 (LGO 단원 자격으로는) 마지막처럼 돼서 서운하기도 하지만 그나마 타이밍이 맞아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이어 “첫날의 드보르자크는 워낙 대중적인 레퍼토리니까 많은 분이 오시겠지만, 정말 놓쳐선 안 될 프로그램은 둘째 날 브루크너(교향곡 8번)”라면서 “지휘자 리카르도 샤이와 함께하는 브루크너는 정말 최고”라고 ‘강추’했다. “(세계가 인정하는) 샤이는 단원들이 따라오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조씨는 “LGO에 들어갈 때는 여기에서 ‘징을 박아야겠다’ 했는데 옮기게 됐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가르치는 일도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공연 중 짬을 내 모교인 서울예고에서 8일 연주 교실도 열 예정이다. 클래식 공연 기획사 빈체로의 한정호 과장은 “중요 콩쿠르 우승 경력 없이 LGO 수석이나 독립 오케스트라의 악장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TV 미술관(KBS1 밤 12시 10분) 특유의 서사성과 감수성으로 우리 만화의 새로운 창을 연 만화가 김동화를 만난다. 그의 작품은 2009년 프랑스 비평가들이 뽑은 ‘올해의 만화 베스트 5’에 선정되기도 했다. 1970~80년대 잡지 ‘여고시대’의 ‘내 이름은 신디’와 ‘아카시아’ 등의 작품으로 순정만화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김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금요기획(KBS2 밤 11시 5분) ‘내 손 안의 컴퓨터’라고 불리는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스마트폰 게임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그동안 온라인 게임에만 집중돼 있던 한국의 게임 산업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엔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새로운 게임 판을 벌이기 위해 해외로 진출하는 이들에게서 우리 게임 산업의 내일과 희망을 엿본다. ●MBC 스페셜(MBC 밤 11시 5분) 충청북도 충주에 위치한 한 명상센터. 경쾌한 음악과 함께 춤바람이 난 사람들이 있다. 한바탕 춤으로 땀을 흘리고 난 후 사람들은 둥근 유르트 안에 누워 깊은 호흡으로 마음을 가다듬는다.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오감을 깨워 내 몸을 알아차리는 것이 명상의 첫 시작이다. 그렇게 잠깐 멈춤으로 마음의 소리를 찾는 사람들을 따라가 본다. ●귀농 프로젝트 농비어천가(SBS 오후 6시 30분) 충청남도 홍성군 교촌마을은 정월 대보름이면 이 마을만의 큰 행사가 열린다. 마을 보물 1호인 우물제와 귀밝이술 담그기다. 행사 때면 마을 주민이 모두 참여하는 것이 철칙이다. 올해는 청년들도 마을에서 직접 담그는 귀밝이술에 도전한다. 과연 청년들은 귀밝이술을 제대로 완성할 수 있을까. ●공부의 왕도(EBS 밤 12시 5분) 공부해야 할 개념은 산더미, 난이도도 천차만별. 수많은 수험생들을 울리는 수학은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당신도 수학 고수가 될 수 있다. 김지범, 유승빈, 구본석에게 듣는 수학 고수가 되는 비결을 소개한다.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비법은 다름 아닌 무한 반복학습. 최정상에 올라선 수학 고수들의 노하우를 전격 공개한다. ●명불허전(OBS 밤 10시 5분) 영화계의 거목 이장호감독을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눠 본다. 이 감독은 데뷔작 ‘별들의 고향’으로 46만명이라는 경이적 관객을 동원, 일약 당대 최고의 흥행감독이 되었다. 1970년대 청춘·멜로 영화의 틀을 파괴한 ‘바람 불어 좋은 날’에서 아역배우 출신 안성기의 데뷔 사연과 두 사람의 진한 우정도 들을 수 있다.
  • [동계체천] 뜨는 ☆ 지는 ☆ 돌아오는 ☆

    [동계체천] 뜨는 ☆ 지는 ☆ 돌아오는 ☆

    ‘별이 뜬다…별이 진다…별이 돌아온다….’ 오는 15일 개막하는 제92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 겨울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지난해 밴쿠버올림픽의 영웅들은 물론, 지난 6일 끝난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의 주인공들이 나서 열기를 이어간다. 나흘간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서울과 강원, 전북 등에서 나뉘어 열린다. 선수 3366명에 임원 197명 등 총 3563명이 참가, 얼음을 지치고 눈밭을 달린다. ●‘짬짜미 파문’ 이정수· 곽윤기 출전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쇼트트랙이다. 이호석(고양시청)·성시백(용인시청)·조해리(고양시청)·박승희(수원경성고) 등 국가대표는 빠진다. 러시아-독일 등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 출전하기 때문. ‘국대’가 없다고 무시하면 큰코 다친다. 밴쿠버올림픽 2관왕 이정수(단국대)가 돌아온다. ‘짬짜미 파문’으로 지난해 자격정지 6개월을 받은 뒤 처음 출전하는 공식경기다. 당시 사건에 연루됐던 곽윤기(연세대)도 복귀한다. 남자대학부 1500m(14일)·500m(15일)·1000m(16일) 등에 출전한다. ●안현수 컴백… 진선유 은퇴전 안현수(성남시청)도 스케이트 끈을 조였다. 토리노올림픽 3관왕이자 세계선수권 5연패(2003~2007년)의 주인공으로 부활을 선언했다. 2008년 1월 무릎뼈가 부러지는 부상 이후 부침을 겪어 왔지만, 이번 동계체전에서 건재함을 과시한 뒤 태극마크까지 노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안현수와 나란히 토리노올림픽 3관왕에 올랐던 진선유(단국대)는 동계체전을 마지막으로 정든 링크를 떠난다. 진선유는 2008년 2월 ISU월드컵 대회 도중 오른쪽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당한 뒤 후유증에 시달려 왔다. 밴쿠버올림픽에서 여자부 ‘노골드’를 보며 재기를 꿈꿨지만, 대표선발전이 타임레이스로 바뀌어 고배를 마셨다. 1500m와 3000m에서 우승했지만, 다른 종목 순위가 낮아 종합점수에서 밀린 것. 결국 이번 대회를 끝으로 미련 없이 떠나기로 했다. ●설원 AG 메달리스트 우글우글 설원은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들이 주름잡는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크로스컨트리 사상 첫 ‘노다지’를 캐낸 이채원(하이원)이다. 지난해 4관왕 등 동계체전 금메달만 벌써 45개를 따냈다. ‘알파인 지존’ 허승욱의 동계체전 최다 금메달(43개) 기록도 갈아치웠다. 2008년과 지난해 대회 최우수선수(MVP)도 꿰찼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기세가 한창 오른 이번엔 더욱 뜨겁다. 멤버가 없어 계주종목엔 출전하지 못하지만, 클래식 5㎞(16일)와 프리 10㎞(17일), 복합까지 3관왕이 예상된다. 아시안게임 알파인 슈퍼대회전과 활강에서 2관왕을 차지한 김선주(경기도체육회), 알파인 슈퍼복합 금메달 정동현(한국체대)도 국내평정을 자신했다. 독보적인 기량을 가진 만큼 금메달 수확이 유력하다. 한편 이번 대회엔 체전 종목에 속하지 못한 스키점프와 프리스타일(모글)이 시범종목으로 채택돼 팬들의 눈길을 끌 예정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아이유 뮤비 속 ‘백허그 훈남’ 알고 보니…(인터뷰)

    아이유 뮤비 속 ‘백허그 훈남’ 알고 보니…(인터뷰)

    ‘남자들의 로망’ 아이유가 짝사랑하는 남자는 누굴까. ‘좋은날’ 뮤직비디오에서 아이유가 짝사랑하는 주인공으로 출연, 달콤한 백허그까지 받아 남성 팬들의 부러움 어린 시선을 받은 주인공은 신인 배우 백현(27)이다. 백현은 연기자로는 다소 생소하지만 패션계에서는 이미 정점을 찍은 톱모델이다. 2009년 에스콰이어 잡지 화보로 데뷔한 뒤 구찌,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유명 명품 브랜드 패션쇼에 섰으며, 디그낙과 엠비오 등 다수의 유명 컬렉션에서 활약했다. 187cm의 큰 키에 훈훈한 외모를 자랑하는 백현은 해외 패션계 진출을 포기하고 전격 배우로 전향했다. 연기자로 변신한 백현이 선택한 첫 작품의 상대역이 아이유. 이미 이효리와 청바지 화보로 ‘이효리의 남자’로 불렸던 백현은 이번 뮤직비디오로 ‘아이유의 남자’ 혹은 ‘아이유 백허그남’으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백현을 향한 시샘 어린 시선도 많다. 워낙 아이유가 남성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다 보니 아이유가 짝사랑하는 역을 맡은 백현이 ‘공공의 적’이 된 것. “미니홈피로 찾아와 아이유의 핸드폰 번호를 물어보거나 아이유의 성격을 묻는 남성팬들이 많았다.”고 백현은 설명했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아이유를 거절했지만 실제라면 이야기는 달랐을 것이라고 백현은 말했다. 아이유의 오랜 삼촌 팬을 자처하는 백현은 “아이유가 ‘마시멜로’란 곡으로 활동할 때부터 팬이었다. 촬영장에서 만난 아이유는 순수하고 털털해서 더욱 반했다. 뮤직비디오에서 끝내 아이유와의 사랑이 이뤄지지 않아서 아쉬울 정도”라고 재치 있게 답변했다. 모델 시절부터 소지섭을 빼닮은 외모로 유명했던 백현은 영화 ‘영화는 영화다’에서 소지섭처럼 남자다운 강인함과 외로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역할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유도선수로 활동했기 때문에 액션 연기도 대환영이다. 백현은 “모델에서 연기자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차승원이나 오지호 선배처럼 되고 싶지만 아직 신인이기 때문에 주어진 배역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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