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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신문 9년 새 286→5950개 언론중재위 조정신청 3년 새 12배↑

    ‘기사’를 무기 삼아 기업들을 등치는 사이비 언론이 인터넷에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대형 포털은 이들이 ‘유사언론행위’를 마음껏 할 수 있는 ‘놀이터’가 됐다. 언론사 기자들은 ‘기레기’(기자 쓰레기)로 불리며 품격이 땅에 떨어졌다. 언론 환경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4일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인터넷신문(뉴스서비스 포함) 등록 현황에 따르면 2005년 286개(3.8%)에서 2014년 5950개(33.8%)로 9년 만에 약 20배 늘어났다. 최근 5년간 언론중재위원회에 접수된 인터넷 신문에 대한 조정 신청 건수도 2011년 707건에서 2014년 8436건으로 3년 사이 12배 폭증했다. 사이비 언론의 횡포는 포털 제휴사라는 점을 빌미로 ‘갑질’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사는 광고비 증액 요구가 거절당하자, 고객의 항의성 민원을 일방적으로 반영한 기사를 포털에 4회 반복 게재했다. 스포츠지인 B사는 포털에서 종합지로 분류되게 한 뒤 기업의 경영진에 대한 악의적 기사를 제목만 바꿔 6일 동안 내보냈다. 업계 관계자는 “포털 제휴 언론사로 지정되면 기업 임원과 홍보담당자들에게 ‘이제 대우를 달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내용의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게 관행처럼 됐다”고 말했다. 또 다음 제휴사인 C사가 악의적인 기사를 올리면 네이버 제휴사인 D사는 기사를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받아 재생산했다. 기업 총수와 관련된 이미 해결된 사건을 마치 새로운 사건인 양 재탕해 피해를 주는 일도 적지 않았다. 포털 제휴사가 되지 못한 언론들은 모(母)회사의 이름을 빌려 포털에 노출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왜곡 보도도 인터넷에 봇물을 이룬다. 기업의 공장에 폭발사고가 났다는 내용의 사건 기사에 그 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실어 창피를 주는가 하면, 기사 내용과 무관한 ‘낚시성’ 선정적 제목으로 기업을 골탕 먹이는 사례도 비일비재했다. 이런 사이비 언론들은 광고·협찬을 얻어내면 기사를 수정하거나 삭제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50만원 받은 국장을 해임한 서울시의 ‘원칙’

    서울 한 구청의 국장이 50만원어치 상품권을 받았다가 해임 처분을 받았다. 당사자는 징계가 지나치다고 하겠지만 서울시는 이미 밝힌 ‘원칙’대로 엄정하게 처리했다. 공무원과 기업 간의 잘못된 유착 관계를 끊기 위해서라도 일벌백계가 불가피했다고 본다. 이번에 적발된 모 구청의 도시관리국장은 지난 4월 업무 유관 업체로부터 50만원의 상품권과 함께 접대를 받았다가 국무조정실 암행감찰반에 적발됐다. 해당 구청은 서울시에 경징계인 감봉을 요청했다. 하지만 서울시 인사위원회는 중징계인 해임 처분을 내렸다. 해임은 파면 다음으로 무거운 징계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 중인 ‘박원순법’을 처음 적용한 사례다. ‘박원순법’으로 알려진 ‘서울시 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르면 업무 연관성이나 대가성을 따지지 않고 공무원이 다른 사람에게 1000원이라도 받으면 처벌할 수 있게 돼 있다. 100만원 이상은 물론 100만원이 안 돼도 금품이나 향응을 적극 요구하면 해임 이상의 중징계를 내릴 수 있다. ‘김영란법’보다 더 강력한 처벌을 할 수 있다. 적용 대상 범위도 지난해 말에는 18개 서울시의 투자·출연 기관으로 확대했다. 새 행동강령이 시행된 이후 지난 3월까지 6개월간 적발된 공무원 비위는 5건으로 이전 6개월의 적발 건수 35건과 비교해 85%나 감소했다. 공무원 비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번에 해임 처분을 받은 국장은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낼 수 있어 법적 논란도 예상된다. 현행 지방공무원법에 따르면 100만원 미만의 금품을 받은 공무원은 경징계 처분을 받게 돼 있기 때문에 ‘상위법 우선의 원칙’을 어겼다는 지적이다. 반면 대법원 판례에 공무원이 50만원을 뇌물로 받은 사건에서 해임 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도 있다. 50만원이 뇌물이었다면 해임 처분은 뒤집히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공무원의 금품 수수에 대해서는 ‘온정주의’를 배격해야 한다. 그리스가 몰락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탈세와 이를 눈감아 준 공무원 사회의 부정부패도 꼽힌다. 그리스인 1명이 연평균 180만원을 뇌물로 쓴다는 통계도 있다. 우리 사회도 공무원의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지금껏 끼리끼리 감싸 주고 솜방망이 처벌을 되풀이해 온 게 사실이다. 이제라도 ‘무관용의 원칙’을 엄격히 적용해야 독버섯처럼 웃자란 공직 사회의 부정 청탁을 뿌리 뽑을 수 있다.
  • [씨줄날줄] 패자부활전/문소영 논설위원

    지구에 소풍을 나왔다고도 하고, 새털 같은 인생이라고도 하지만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한 번의 실패가 영원한 족쇄가 되지 않아야 한다. 1980년부터 범죄자라고 해도 전과 기록 및 수사경력 자료의 관리와 형의 실효에 관한 기준을 정함으로써 전과자의 정상적 사회 복귀를 보장하고 있다. 범죄자도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깨끗한 상태’로 만들어 준다. 전과기록 말소로 패자부활전이 가능하도록 했다. 2007년 학력위조 논란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2009년 보석으로 풀려났던 신정아씨가 가수 조영남씨의 미술전시회를 기획하면서 큐레이터로 복귀했다. 이른바 ‘신정아 사건’ 이후 첫 번째 기획 전시다. 신씨는 또 민음사의 어린이 책 전문 출판사 비룡소에서 일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비룡소 측에서는 “지금 단계에서 정해진 부분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2005년 성곡미술관 큐레이터로 세계적 명성의 그림책 작가인 앤서니 브라운과 존 버닝햄의 원화 전시회를 개최해 대성공을 거뒀던 신씨는 그 다음해에는 비룡소와 공동기획으로 ‘존 버닝햄 40주년 기념전’을 역시 성곡미술관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의 인연이 있다. 신씨는 2011년에 불륜이 공개된 에세이 ‘4001’을 출간해 또다시 화제가 됐고 이후 방송으로 재기한다는 보도가 몇 차례 있었으나 불발에 그쳤고 현재에 이르렀다. 신씨의 복귀는 그저 화제성이다. 그런데 올해 38살 된 ‘스티브 유’로 활동하는 가수 유승준씨의 복귀 문제는 찬반이 벼락처럼 뜨겁다. 유씨는 최근 인터넷 방송에서 한국 국적을 회복하고 고국 땅을 밟고 싶다고 무릎 꿇고 반성했다. 병역을 기피한 유승준을 받아 줘서는 안 된다는 측이 대세다. 분노의 댓글이 줄줄이 달린다. 이들은 유씨가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해외에 도피한 범죄자이자 거짓말쟁이로 더는 입대가 허용되지 않는 38살에서야 “군대에 가고 싶었다”고 발언하는 등 진정성이 없다고 더 분노한다. 또한 신체검사를 받고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도피한 탓에 유씨의 귀국 보증에 관여했던 병무청 직원이 두 명이나 목이 날아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최근 미국 조세법 개정으로 한국으로 도피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반면 유씨를 이제 용서하자는 측은 고위 공직자의 병역기피 혐의나 아들의 병역기피 등에 대한 분풀이의 제물로 ‘공직자’도 아닌 유씨를 삼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감정을 뛰어넘어 이성적으로 대처하자는 ‘동정론’도 나온다. 패자부활전은 중요하다. 유씨에 대한 국민의 과도한 분노는 고위 공직자나 아들의 병역기피를 단죄할 수도 없고 단죄하지도 않으며 ‘신의 아들’이란 특수계층이 생겨나고 있으니 발생하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제갈공명이 왜 ‘읍참마속’을 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일벌백계하지 않는 사회에서 무차별적인 온정주의가 독버섯처럼 자란다면 장래가 밝지 않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대책 없는 軍… 입대 동기들이 집단 폭행·성추행

    경기 포천시의 육군 모 부대 ‘동기 생활관’에서 집단 폭행과 성추행이 발생해 군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하급병사에 대한 선임병사의 구타 및 가혹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2012년 2월 군 전체에 도입된 동기 생활관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님이 밝혀진 첫 사례여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육군 28사단의 윤모 일병 구타 사망 사건 이후 병영 내 가혹 행위가 독버섯처럼 번져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군 당국의 기존 병영문화 개선책도 전면 재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군은 14일 동기 병사를 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문모(21) 상병을 구속하고 가혹 행위에 가담한 다른 상병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해 10월 입대한 이들은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 동안 동기인 A(21) 상병의 가슴과 팔을 수차례 폭행하고 라이터로 머리카락을 태우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 상병은 A 상병의 성기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군 당국 조사에서 이들은 “장난으로 재미 삼아 그랬다. 가만히 있길래 괜찮은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병영 부조리 실태를 점검하던 중 익명의 제보로 이런 사실을 적발했으며, 가해 병사들의 혐의가 확정되는 대로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독할수록 ‘베스트’… 이슈마다 ‘독버섯’

    독할수록 ‘베스트’… 이슈마다 ‘독버섯’

    ‘단식충’(‘단식’하는 세월호 유족들을 벌레에 비유한 표현), ‘시체팔이’, ‘김치년’(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 보수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의 일부 회원들이 세월호 참사 이후 희생자와 유가족을 비하하며 쏟아낸 반인륜적·반사회적 표현들이다. 일베 회원들은 최근 오프라인으로도 나와 단식 농성 중인 세월호 유족에게 비아냥대며 ‘폭식 퍼포먼스’를 벌여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여론의 비판 속에서도 일베 사이트에 올라오는 유해성 게시물은 좀체 줄지 않는다. 일베 사이트에서 가장 많은 유해 콘텐츠는 음란성 게시물이다. 2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방통심의위가 지난 3년간 일베에 대해 삭제 요구한 1935건 가운데 음란·성매매 관련 글이 667건으로 가장 많고 차별·비하성 글이 553건, 문서위조가 114건, 자살 관련 글이 109건 순이다. 세월호 침몰 등 정국을 집어삼키는 대형 이슈가 터지면 혼돈을 틈타 허위 사실이나 명예훼손성 글이 자주 올라오기도 한다.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하는 등 반인륜적 내용을 담아 삭제 조치된 게시물은 172건이다. 사법부도 엄벌에 나섰다. 지난달 일베 게시판에 ‘세월호에 타고 있던 희생자들이 집단 성관계를 했다’는 허위 사실을 올린 정모(28)씨가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최 의원은 “일베의 해악이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최소한 청소년이 이용할 수 없도록 ‘청소년 유해매체’(19세 이하 이용 불가 사이트)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통심의위 등은 자체 규정을 들며 “특정 사이트의 게시물 중 불법 비율이 70% 이상일 때 청소년 유해매체 지정 등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베에 유해성 게시글이 많은 것은 특유의 운영시스템과 경직된 정치 지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삭제 요청 등 단순 제재만으로는 불법 게시물을 줄일 수 없다는 얘기다. 일베 연구로 지난 8월 서울대 석사학위를 받은 김학준씨는 “일베의 분야별 게시판에서는 가장 많은 추천(‘일베로’)을 받은 게시물이 ‘일간 베스트’ 게시판으로 이동되고, 추천을 많이 받은 회원은 등급이 올라간다”면서 “이 때문에 회원들이 자극적인 게시물을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 진영은 일베의 사회적 일탈에는 공감하지 않으면서도 진보 진영을 비판하기 위한 수단으로 일베를 주목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일베 회원 중에는 평범한 이들이 많은데 이들은 외부의 주목을 받으면서 성취감과 쾌감을 느끼기 위해 표현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 교수는 “진보와 보수가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인터넷상 공론의 장이 마련돼야 이른바 ‘일베 현상’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탈북 한의사 김지은의 고려의학 이야기] (24) 독버섯 분간하는 방법

    추석이 지나면서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가을에는 숲 속에서 형형색색 버섯들이 무리 지어 피어난다. 가을은 버섯의 맛이 가장 좋은 ‘버섯의 계절’이다. 버섯은 필수 아미노산이 골고루 포함된 고단백 식품일 뿐만 아니라, 섬유질이 풍부해 소화에 도움을 주고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는 웰빙식품이다. 버섯의 항암효과, 비만억제, 혈압강하, 신경세포 생육 촉진 효과 등은 이미 과학적으로도 증명됐다. 하지만 건강에 좋다며 산에서 무작정 버섯을 채취하다가는 독버섯을 따게 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독버섯은 식용 버섯과 달리 생김새가 아름답고 색감이나 질감이 먹음직스러워 따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보기에는 고와도 독버섯은 향이 좋지 않고 버섯갓을 손에 쥐면 바로 부스러질 정도로 무르다. 또 세로로는 잘 찢어지지 않고 줄기에서는 진액이 나오는데, 공기 중에 잠시 내버려두면 색깔이 변하는 특징이 있다. 독버섯을 잘못 먹었을 때의 중독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버섯에 따라 짧으면 1~2시간, 길면 6~9시간 이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보통 메슥거림·구토·복통·설사 증상 등을 보인다. 증상이 심해지면 열이 나면서 가슴이 답답해지고 맥박이 빨라지고 헛소리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독버섯을 먹었다면 우선 손가락을 목 안에 넣어 모두 토해내고 나서 연하게 푼 꿀물이나 설탕물을 마셔두면 좋다. 미나리나 생강, 감초 달인 물을 여러 번 나눠 마시거나 가지를 삶아 먹어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며, 증상이 심하지 않고 구토를 해 호전됐다고 하더라도 다시 한번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워터게이트-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밥 우드워드·칼 번스타인 지음, 양상모 옮김, 오래된생각 펴냄) 탐사보도의 고전이 된 책.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2년 6월 17일 백악관과 대통령재선위원회 주요 당직자들이 모의해 워싱턴 워터게이트 빌딩에 입주한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불법 침입, 도청 장치를 설치하다가 발각된 사건이 발단이 됐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72년 11월 재선에 성공한 데 이어 측근들과 함께 적극적인 은폐 공작에 나서지만, 2년간의 끈질긴 추적 취재에 의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국 상원의 탄핵 결의가 나오기 전인 1974년 8월 사임한다. 특종을 건진 두 기자가 그해 2월 펴낸 책은 2년간에 걸친 힘겨운 권력과의 싸움과 기사 이면의 취재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1977년 영화평론가 정영일씨의 번역본 ‘대통령의 사람들’(학일출판사)이 절판된 이후 새로운 번역으로 37년 만에 재출간됐다. 496쪽. 1만 7500원. 책중일록(이민환 지음, 중세사료강독회 옮김, 서해문집 펴냄) ‘오래된 책방’ 시리즈의 16번째 책. 1619년(광해군 11년) 2월 명나라의 지원 요청으로 조선의 도원수 강홍립, 부원수 김경서 등이 1만 3000명의 병력을 이끌고 평안도 창성에서 압록강을 건너 여진족이 세운 후금을 치기 위해 진군한다. 역사에서 보기 드문 해외 파병이었던 심하(深河) 전투는 훗날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의 도화선이 된다. 그해 3월 4일 심하의 들판에서 진격하던 조선군은 후금 기병의 습격을 받고 무참히 패배했다. 두 원수와 장수 여덟 명, 그들의 하인들은 포로로 잡혀 허투알라성 안에 마련된 수용소에서 거처하게 된다. 처참한 수용소 생활은 1620년 7월 송환될 때까지 1년 반 동안 계속됐다. 책은 이민환이 강홍립의 종사관으로 종군하면서 겪은 행군 경로, 전투, 포로수용소 생활을 일기체로 기록한 것이다. 목책 안에 갇혀 지낸 데서 일기의 제목을 책중일록이라 했다. 208쪽. 1만 1900원. 우리 안의 식민사관(이덕일 지음, 만권당 펴냄) 저자는 방대한 문헌 사료를 바탕으로 조선 후기 노론사관과 일제 식민사관이 변형시킨 한국사의 원형을 되살리는 노력을 경주해 온 역사학자다. 한국 상고사와 고대사에 대한 주류 역사학계의 관점을 ‘식민사관’이라며 비판해 온 그는 우리 민족혼 말살을 위해 조선총독부가 앞장서 꾸며낸 식민사관이 해방 후에도 수정되지 않고 면면히 이어져 왔으며 21세기 대한민국에도 무한 증식하고 있다고 고발한다. 그는 이병도, 신석호, 서영수, 노태돈, 송호정, 김현구 등이 그간 한국 주류 역사학계에서 조선총독부의 역사관을 전파한 식민사학자라고 비판한다. 동북아역사재단을 비롯한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식민사관이 독버섯처럼 번창하고 있는 현실을 구체적인 사건들을 제시하면서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한다. 식민사관의 문제를 제기하는 ‘재야’ 학자들을 식민사학 카르텔이 어떻게 매장하고 배척해 왔는지 적나라한 증언으로 책은 마무리한다. 408쪽. 1만 8000원. 라캉미술관의 유령들(백상현 지음, 책세상 펴냄) 프랑스 철학자 자크 라캉은 인간 존재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모든 것에 저항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윤리라고 말했다. “끝까지 욕망하고, 끝까지 저항하라”고 했던 라캉의 윤리적 명제를 ‘유령 이미지’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작품 속에서 풀어냈다. 저자는 파리 8대학에서 라캉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령 이미지란 우리가 안주하려는 세계의 허상을 폭로하는 ‘비(非)존재’로 저자가 라캉 철학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다. 부랑아들을 성화 속 인물들의 모델로 삼았던 바로크 회화의 거장 카라바조, 오랫동안 성서나 신화에 갇혀 있던 기독교적 이미지를 해방시킨 고야 등 당대의 질서와 지식체계, 권력 등에 반항하는 이미지들을 통해 하나의 예술작품이 어떻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윤리적 탐구의 대상이 되는지를 보여 준다. 320쪽. 1만 6000원.
  • 독버섯바로알기 앱, 국립수목원 무료 배포…독버섯바로알기 앱으로 사고 예방

    독버섯바로알기 앱, 국립수목원 무료 배포…독버섯바로알기 앱으로 사고 예방

    ‘독버섯바로알기 앱’ 독버섯바로알기 앱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1일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10년간 200여명이 독버섯을 먹고 중독돼 치료 받았고 23명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수목원은 버섯 중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최근 독버섯 80여종의 사진과 특징을 담은 스마트폰 무료 애플리케이션 독버섯 바로 알기를 출시했다. 올해는 기온이 비교적 서늘하고 비가 자주 내리는 등 버섯이 자라기에 적절한 날씨다. 이에 독버섯이 늘었지만 일반인의 독버섯 구별은 식용버섯과 비슷해 어려운 상황. 식용인 먹물버섯과 독이 있는 두엄먹물버섯은 두엄먹물버섯의 색깔이 조금 더 짙고 갓 부분이 약간 작다는 정도의 차이다. 따라서 산에서 채취한 버섯은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버섯을 먹고 메스꺼움·구토·설사·경련 등의 증상이 생겼을 때는 병원을 바로 찾아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軍 폭력 뿌리’ 학교 폭력 독버섯처럼 다시 늘었다

    정부가 학교폭력을 4대악(惡) 가운데 하나로 규정, 검·경과 교육부 등을 중심으로 근절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여전히 겉돌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던진 ‘윤 일병 사망 사건’으로 대표되는 군대 내 구타 및 가혹행위의 뿌리가 학교폭력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잠시 주춤하던 학교폭력이 또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대검찰청 ‘2014년 학교폭력사범 접수·처리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학교폭력사범은 1446명으로 6월 1226명에서 220명이나 늘었다. 지난 1월 1163명에서 3월 938명까지 감소하던 학교폭력사범은 새 학기가 시작된 이후인 4월 993명, 5월 1349명으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정식 재판에 넘겨지는 학교폭력 사범도 늘고 있다. 1~2월은 재판보다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된 사례가 많았지만 6~7월은 정식재판 기소자가 더 많았다. 검찰은 학교폭력 사범 추이가 방학과 새 학기 등 학교 일정과도 연관이 있지만 학교폭력 근절 교육과 캠페인 등의 영향으로 신고가 늘어나며 학교폭력 범죄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효과 없는 백화점식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에 이어 군대까지 독버섯처럼 번지는 폭력 현상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기관별 정책보다는 사회 전반의 구조적 체질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진오 경희대 비폭력연구소 교수는 “과거 학교폭력 문제가 주요 사회 현안으로 대두됐을 때에는 상명하복식 군대 문화가 학교까지 내려왔다는 분석이 나오더니 지금은 되레 학교폭력이 군대라는 특수한 문화 속에서 더 심한 폭력을 낳는다는 분석이 있다”면서 “결국 문제는 학교와 군대라는 별도의 조직이 아닌 폭력을 용인하고 조장하는 우리 사회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집단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그런 집단을 낳은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해야 할지를 정치인, 학자, 언론 모두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손성진 칼럼] 폭력 사회, 폭력 군대

    [손성진 칼럼] 폭력 사회, 폭력 군대

    집게로 생니를 빼는 복수 영화도 저보다 잔혹할 수 있을까. ‘빨갱이 잡는 고문’도 사라진 마당에 그 망령이 ‘민주 군대’에서 부활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등병으로 몇 달 복무하는지도 모르는 국방장관은 “장병의 인격이 존중되는 인권의 모범지대가 되도록 병영문화를 쇄신하겠다”고 앵무새 같은 답변만 늘어놓는다. 그 한마디로 우매한 부모들이 지금까지 속아왔듯이 또 속을 줄 알았나 보다. 사실 2주 전 작은아들을 입영시킬 때까지만 해도 나도 깜빡 속았었다. 인권이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30년 전의 군대는 무용담처럼 흘러간 과거지사이겠거니 생각한 것이다. 군대에 갔다 온 사오십 줄의 기성세대에게도 병영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그때의 가해자나 피해자는 전우라는 명분하에 담배 한 대 나눠 피우며 툴툴 털기도 했다. 그도 아니면 입이 있어도 말을 못했을 시절이라 그저 참고 견디는 도리밖에 없었다. 악몽처럼, 추억처럼 불현듯 스치고 지나가는 기억들이 자식세대에게만큼은 대물림되지 않길 기성세대는 바랐다. 그러면서 15년이나 펄럭인 ‘병영문화 혁신’이란 현수막만 철석같이 믿고 자식은 얻어맞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 느닷없는 것도 아니었다. 하소연할 데도 없는 다수의 침묵 속에 병영 폭력은 허울 좋은 민주 군대의 탈 속에서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부모들만 속아왔다. 그러나 곪은 상처는 언젠가 터지기 마련이다. 터져 고름이 나도록 상처가 있는 줄조차 몰랐던 이들이 있는 호통 없는 호통 다 치면서 호들갑을 떤다. 그런 행태야 이제 보는 것도 질린다. 그것으로 책임이 면해지는 줄 아는 모양이다. 군이든 국회든 국가인권위든, 실상을 알아보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부터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야 한다. 깔아뭉개고 입막음을 하면서 폭력을 숨겨 온 지휘관들의 죄과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가해자를 포함하여 군기를 위해선 폭력이 필요악이라고 생각하는 자도 있다니 참으로 놀랄 노자다. 가해자들에게 살인죄가 적용된다면 그들은 살인의 방조범임이 틀림없다. 김해 여고생 사건은 놀란 국민들을 또 한번 충격에 빠트렸다. 가해 여중생들이 남자였다면, 그래서 몇 년 후 입영했다면 윤 일병 사건의 가해자처럼 되지 말란 법이 없다. 말하자면 병영 폭력의 싹은 사회에서 움튼다. 가정 폭력에서 학교 폭력까지 폭력이 일상화된 대한민국에서 병영 폭력에서만 문제의 해답을 구하는 것은 잘못된 처방이다. 관심사병을 피해자 측 시각에서만 가려내는 것도 문제다. 폭력과 왕따의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가 관심사병이 돼야 한다. 가해자 이 병장은 폭력적 성향이 다분했다. 학교로 보면 문제아였다. 그런 사병들을 중점 관리하는 게 맞다. 학교 폭력의 이력은 군으로 전달돼야 한다. 가해 위험성이 큰 입영자의 부모들도 군에 그런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다시 말해 병영 폭력 예방책의 하나로 군과 학교, 가정의 연계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 민·학·군(民·學·軍)의 공동 대응 없이 민주 군대를 만들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신통방통하게도 병역의무를 이행하며 석·박사 학위도 따는 우리나라 사회 지도층이 병사들의 고통에 관심이 있을 리 만무하다. 세대를 이어서 병역을 회피하려는 그들에게 병영 폭력이란 남의 일, 별세계의 일로 생각될 것이다. 결국, 병영 폭력 또한 힘없는 서민의 차지다. 지도층에게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는 눈곱만치도 찾아볼 수 없고 ‘백 없는’ 가정의 자식들만 사지로 떠미는 이 땅의 풍토가 변하지 않는 한 병영 폭력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면 너무 비관적일까. 자식 키우기가 두렵다고 한다. 윤 일병 사건을 접한 부모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폭력과 사고가 덤으로 붙은 입시 지옥을 겨우 빠져나오자마자 그보다 더한 생지옥이 기다린다면 누가 이 땅을 지키려 하겠는가. 3주 후 훈련소 퇴소식에서 작은아들을 만나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 갑갑해진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놀이시설 ‘푸드트럭’ 7월부터 허용

    놀이시설 ‘푸드트럭’ 7월부터 허용

    정부가 규제개혁의 속도를 더욱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지난 20일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규제개혁 끝장토론’(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나온 현장 건의를 처리하기 위한 후속 조치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잠재성장률 제고,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중소·중견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 벤처·창업 확대, 5대 유망 서비스산업 규제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당초 건의된 총 52건의 과제 중 27건은 6월까지, 14건은 연말까지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기로 했다. 41건이 연내 개선된다. 나머지 11건 중 7건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고 수용이 곤란한 4건은 대안이 검토된다. 현오석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불합리한 규제는 ‘경제의 독버섯’이라는 인식을 갖고 규제 개혁을 추진하겠다”면서 “내부지침 또는 행정조치로 즉시 해결 가능한 과제는 4월까지, 행정법령 개정과제는 6월까지 완료하고 법률의 제·개정 등이 필요한 과제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7월부터 테마파크나 놀이공원 등 유원시설 안에서 일반 화물차를 개조해 만든 ‘푸드트럭’에서도 음식을 팔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자동차관리법,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령을 7월까지 개정하기로 했다. 다만 트럭 안에 0.5㎡의 최소 화물 적재공간을 둬야 하고 식품접객업 영업신고를 할 때 자동차등록증을 확인한 후 허용하는 방식이다. 자동차 튜닝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튜닝하기 위해 꼭 승인을 받아야 하는 부품 및 대상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자동차의 구조, 장치 중 안전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튜닝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조등을 제외한 나머지 등화장치는 승인을 면제하는 식이다. 불법이었던 일반 승합차의 캠핑카 개조도 가능해진다. 뷔페식당에서 관할구역 5㎞ 안에 있는 제과점 빵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거리 제한 규제는 없애기로 했다. 정부가 취업자 월급의 50%를 주는 청년인턴제 사업의 지원 대상을 상시 근로자 5인 이상에서 5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한다. 다만 벤처기업, 문화·콘텐츠 분야 기업 등 일부 업종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600억원의 개발부담금 때문에 5조원대의 투자가 미뤄졌던 여수산업단지 내 공장 증설 문제도 해결하기로 했다. 현재 산업단지관리법에 따르면 공장 증설을 위해 녹지를 공장용지로 바꾸면 땅값 상승분만큼 부담금을 내고 대체 녹지까지 조성해야 한다. 이런 이중 부담이 없도록 기업이 대체 녹지 등 공공시설을 설치할 때 쓴 비용을 지가 상승분의 50% 한도로 내야 할 부담금에서 빼주기로 했다. 의료법인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이 가능하도록 6월까지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기로 했다. 4~10월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국회에서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원격의료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의료기기 인증을 받아야만 하는 스마트폰 심박수 측정센서를 의료기기 인증 없이 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게임장, 단란주점 등 청소년 유해시설이 없는 고급 관광호텔은 학교 주변에도 지을 수 있도록 관광진흥법을 개정한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덕성여중·고, 풍문여고 근처에 지으려던 7성급 한옥 호텔도 건설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 등 해외에서도 인터넷으로 ‘천송이코트’를 살 수 있도록 5월까지 내·외국인 모두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수 있게 전자금융감독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하기로 했다. 액티브X 프로그램을 깔고 공인인증서나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가 없는 인터넷 쇼핑몰도 만든다. 추가 검토 대상은 중소·중견기업 가업 승계 시 상속세 감면 확대, 400달러인 해외여행자 면세한도 상향 등이다. 정은보 기재부 차관보는 “면세한도 상향은 해외 여행을 가는 사람만 편의를 봐 주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 올해 세법개정안에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좀 더 검토할 예정”이라며 “시장가격 조정 요구나 새 규제를 만들어 달라는 등 규제개혁에 맞지 않는 건의는 수용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청소년 해치는 스마트폰 음란물 방치 안 된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유해 음란물을 거리낌 없이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그제 내놓은 ‘청소년 매체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4명 중 1명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음란물을 이용했다. 심지어 초등학생 5명 중 1명도 음란물을 보았다고 답해 충격을 주고 있다. 가치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이 부모의 감시와 통제에서 벗어나 성인용 음란 콘텐츠를 보고 있다는 것은 결코 그냥 넘길 일은 아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몇 년간 청소년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최근 2년간 두 배 이상 증가해 5명 중 4명이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조사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음란물을 접촉한 경험이 같은 기간에 3배 이상 급증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심각성을 더하는 것은 음란물을 본 청소년의 78%가 아무런 제재 없이 이용했다는 점이다. 음란물을 본 청소년이 성폭행 충동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를 들먹이지 않아도, 음란물은 청소년에게 그릇된 성 의식을 심어주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청소년 음란물 차단대책’을 발표하는 등 지속적인 예방 조치를 취해 왔다. 음란물의 주요 유통수단인 웹하드 업체에 모바일기기를 통한 음란물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 설치를 의무화하고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각종 음란물은 이러한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끊임없이 독버섯처럼 우회하면서 유포되고 있다. 우리의 음란물에 대한 법적, 제도적 예방 장치가 외국에 비해 상당히 뒤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실태 조사는 스마트폰을 매개로 한 음란물의 범람이 학교 폭력만큼 위중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청소년에게 인터넷 윤리교육을 하는 등 가정과 학교가 해야 할 몫도 크다. 하지만 법망을 교묘히 피하며 음란물을 유통시키는 업체가 난립하는 한 폐해를 근원적으로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보다 강력한 법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청소년 모바일 음란물 차단을 법제화하는 관련 법은 국회에 계류돼 있다. 2월 임시국회에서도 방송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면서 결국 법이 통과되지 못했다. 정책적인 해결방안 마련을 국회가 가로막은 셈이다.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좀먹는 스마트폰 음란물 유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내 자녀가 스마트폰 음란물에 노출돼 있다는 인식을 갖고 관련 법을 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 [사설] 청소년 해치는 스마트폰 음란물 방치 안 된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유해 음란물을 거리낌 없이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그제 내놓은 ‘청소년 매체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4명 중 1명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음란물을 이용했다. 심지어 초등학생 5명 중 1명도 음란물을 보았다고 답해 충격을 주고 있다. 가치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이 부모의 감시와 통제에서 벗어나 성인용 음란 콘텐츠를 보고 있다는 것은 결코 그냥 넘길 일은 아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몇 년간 청소년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최근 2년간 두 배 이상 증가해 5명 중 4명이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조사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음란물을 접촉한 경험이 같은 기간에 3배 이상 급증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심각성을 더하는 것은 음란물을 본 청소년의 78%가 아무런 제재 없이 이용했다는 점이다. 음란물을 본 청소년이 성폭행 충동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를 들먹이지 않아도, 음란물은 청소년에게 그릇된 성 의식을 심어주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청소년 음란물 차단대책’을 발표하는 등 지속적인 예방 조치를 취해 왔다. 음란물의 주요 유통수단인 웹하드 업체에 모바일기기를 통한 음란물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 설치를 의무화하고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각종 음란물은 이러한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끊임없이 독버섯처럼 우회하면서 유포되고 있다. 우리의 음란물에 대한 법적, 제도적 예방 장치가 외국에 비해 상당히 뒤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실태 조사는 스마트폰을 매개로 한 음란물의 범람이 학교 폭력만큼 위중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청소년에게 인터넷 윤리교육을 하는 등 가정과 학교가 해야 할 몫도 크다. 하지만 법망을 교묘히 피하며 음란물을 유통시키는 업체가 난립하는 한 폐해를 근원적으로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보다 강력한 법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청소년 모바일 음란물 차단을 법제화하는 관련 법은 국회에 계류돼 있다. 2월 임시국회에서도 방송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면서 결국 법이 통과되지 못했다. 정책적인 해결방안 마련을 국회가 가로막은 셈이다.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좀먹는 스마트폰 음란물 유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내 자녀가 스마트폰 음란물에 노출돼 있다는 인식을 갖고 관련 법을 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 흐르는 삶과 죽음을 노래하다

    흐르는 삶과 죽음을 노래하다

    ‘거실에서는 소리의 입자들이 내리고 있다/살 흐르는 소리가 살살 내리고 있다/30년 된 나무 의자도 모서리가 닳았다/300년 된 옛 책장은 온몸이 으깨어져 있다/그 살들 한마디 말없이 사라져 갔다/살살 솰솰 그 소리에 손 흔들어 주지 못했다/소리의 고요로 고요의 소리로 흘러갔을 것이다/조금씩 실어 나르는 손이 있다/멀리 갔는가/사라지는 것들의 세계가 어느 흰빛 마을을 이루고 있을 것’(살 흐르다) 물건은 닳아지고 육신은 무너져 내리는, 만물이 소멸로 향해 가는 시간. 시인은 작별인사도 없이 사라져 버린 그 입자와 살들이 어디선가 또 하나의 세계를 이루고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 올해 등단 50주년을 맞은 신달자(71) 시인의 열세 번째 시집 ‘살 흐르다’(민음사)에 흐르는 생과 죽음에 대한 사유를 압축한 표제시다. 이를 두고 황현산 문학평론가는 “초월적 포기의 가치”라며 “가지려 하나 가질 수 없었던 것, 지키려 하나 지킬 수 없었던 것을 놓아버리면서 끌어안게 되는 내력이 그와 같다. 삶이 그 구질구질함에서 고요한 얼굴을 들어 올리고 시와 만나는 절차가 그와 같다”고 짚는다. 삶에 대한 실존적 고뇌를 섬세한 감성으로 포착해온 시인은 새 시집에서도 가정백반, 옥수역, 손톱 관리, 스타벅스, 삼익떡집, 신사동 먹자골목 등 세속의 것들에서 시의 언어를 길어낸다. ‘바다의 쓰라린 소식’과 ‘들판의 뼈저린 대결’이 몸을 섞은 멸치와 양파의 ‘국물’이 남편과의 관계와 같았음을 깨닫고, ‘딸들의 저녁식사’에서 배다른 자매들과 갈비 10인분, 소주 다섯 병을 비우면서는 엄마들을 상처 입힌 아버지와 화해를 한다. ‘피가 졸고 졸고 애가 잦아지고/서로 뒤틀거나 배배 꼬여 증오의 끝을 다 삭인 뒤에야/고요의 맛에 다가옵니다/(중략)/바다만큼 들판만큼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몸을 우리고 마음을 끓여서 겨우 섞어진 국물을 마주보고 마시는/그는 내 생의 국물이고 나는 그의 국물이었습니다’(국물) 2부에 실린 5편의 혀에 대한 연작시는 폭언, 독설을 뱉어온 혀에 대한 곡진한 참회이자 말의 빛과 그늘을 숙성시키는 노래로 들린다. ‘단 한마디로/천년 덕을 누리고//단 한마디로/만년 덕을 허무는/벌겋게 독버섯으로/숨어 꿈틀거리는/악덕//하늘의 별을 모두 뭉친 우주 하나를 누구나 하나씩 모시고 있으니’(혀1) ‘밤새 혀가 아파 뒹굴었다//내가 잠든 사이/하루 동안의 말을 자문하며 설거지하고 있었던 것일까//거친 목소리가 숨소리에 가 업히고/그 목소리의 여운이 위로를 기다리며 몸을 뒤척일 때/그 붉은 살점 덩어리가/혼돈의 열을 안고 끙끙 앓았나 보다’(혀2)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성장 막는 독버섯 근절… 입찰비리 기관 해당업무 2년간 박탈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성장 막는 독버섯 근절… 입찰비리 기관 해당업무 2년간 박탈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은 그간 줄곧 강조한 ‘비정상의 정상화’다. 표현은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들겠다는 식으로 바뀌었지만 경제성장을 막는 독버섯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곳곳에 나타나 있다. 공공기관 개혁, 유사·중복사업 통폐합, 고용보험 및 실업급여 체계의 보완 등이다. 정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대해서는 보완할 제도를 마련했다. 공공기관 퇴직자가 인맥을 바탕으로 입찰 비리에 참여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뇌물 제공자뿐 아니라 뇌물 수수자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또 공공기관 퇴직 임직원이 협력업체 임원이 될 경우 2년간 수의계약이 금지된다. ‘입찰 비리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입찰 비리 발생 기관의 경우 해당 업무를 2년간 조달청에 의무적으로 위탁해야 한다. 또 하청업체에 대해 불공정 거래가 적발된 공기업은 명단이 공개된다. 공공기관의 정보는 지난해 전체의 15.2%가 공개됐지만 2016년까지 60%로 확대된다. 부채 관리 대상 12개 공기업의 경우 상반기에 공사채 발행 규모를 확정한다. 공사채 발행 총량을 사전통제해 공공기관의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겠다는 의미다. 정부 재정사업 중 유사·중복사업은 5월까지 정비 방안을 만들어 2015년 예산안에 반영한다. 현재 중소기업 지원책은 14개 부처에 200개에 이르고, 문화 지원 정책은 1000개가 넘는다. 그간 사각지대가 노출돼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은 고용보험의 경우 현재 취업자 2451만명 중 가입자가 45.1%(대상자 60%)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특수형태 업무 종사자의 가입 직종(현재 보험모집인,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콘크리트믹서트럭운전자, 퀵서비스 기사 등 6개 직종)을 확대하고, 예술인도 적용 대상에 포함시킨다. 자영업자는 사업자 등록 후 6개월 이내에 고용보험을 가입하도록 돼 있지만 2015년부터 1년 안에만 가입하면 된다. 보험료를 밀리면 고용보험이 자동 소멸되는 기준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된다. 일용근로자는 월 근로 일수가 10일 미만일 때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 있지만 2015년부터 실업을 당하면 근무 일수의 제한 없이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 있다. 실업급여는 일을 할수록 더 받는 구조를 만든다. 현재 구직급여는 월 112만 5000원으로 최저임금 근로자(주 40시간 근무 시 월 108만 9000원)보다 많은 상황이다. 또 실업급여를 반복적으로 받는 경우는 실업급여액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대우조선해양 ‘막장 甲질’ 어디까지

    협력업체에 ‘슈퍼갑’ 비리를 저질러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구속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또 다른 임직원들의 추가 비리를 캐는 데 집중되면서 여전히 폭발성이 잠복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울산지검 관계자는 16일 “임직원 11명에 대한 구속기소로 제보 수사는 일단락을 지었지만 구속된 피의자들의 진술을 통해 추가 비리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사 대상 중 가벼운 혐의로 기소를 피한 임직원 12명의 명단을 이날 공식 통보받은 만큼 해고를 포함한 내부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검찰의 추가 수사가 진행되면 새로운 누구에게 어떤 혐의가 드러날지 몰라 내부 분위기가 흉흉하다. 특히 2008년 이후 구매 파트에서 근무했던 임직원들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번 비리가 서로 소속이 다른 임원급부터 말단 대리까지 다양한 형태로 저질러진 점에서 윗선이 있는 조직형 범죄라기보다 조직 전반에 비리 관행이 독버섯처럼 자란 것으로 판단했다. 재계 역시 2006년 남상태(현 대우조선해양 자문역) 전 사장이 취임하자 회사의 외형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신규 사업 등을 통해 비리 유혹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많았고, 어수선한 상황에서 내부 감사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총매출 규모는 2005년 4조 7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4조 579억원으로 3.5배 가까이 확대됐다. 계열사도 5개에서 45개까지 9배나 급증했다. 그렇지만 영업이익은 조금 성장세를 보이다가 2010년 1조 3963억원에서 지난해 말 7449억원으로 반토막 나고 말았다. 주요 자회사 20곳 중 현재 9곳이 적자를 내고 있다. 한편 남 전 사장은 지난해 초 3연임을 위해 강만수 전 산업은행지주 회장에게 인사청탁을 한 사실이 드러나 불발에 그친 전례가 있다. 아울러 당시 감사실장은 청와대 인사 개입 의혹을 폭로했다가 해고되기도 했다. 감사실의 역할과 위상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 사건 이후 이사급이던 감사실은 폐지되고 그 아래 팀장급 두 명이 1, 2팀으로 나뉘어 감사업무를 맡고 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도끼자루, 임부 몰래 밥상 아래 두면 딸이 아들로?

    도끼자루, 임부 몰래 밥상 아래 두면 딸이 아들로?

    ‘호랑이에게 물리면 참기름 3~4홉을 마시고 상처를 기름으로 씻은 다음 백반을 가루로 만들어 상처에 붙이면 통증이 멈추고 곧 효과가 난다. (중략) 못 먹는 버섯은 털이 있는 것, 아래 무늬가 없는 것, 밤에 빛이 나는 것, 삶아도 익지 않는 것, 요리를 해도 사람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 것, 봄이나 여름에 악충이나 독사가 지나간 것 등이니, 이들 버섯은 먹으면 모두 사람을 죽게 한다.’ 조선 시대 관료들의 행정 편람서였던 ‘고사촬요’(攷事撮要)의 일부다. ‘일을 살핌에 필요한 지식을 요령 있게 추려 엮은 책’이라는 뜻의 제목을 가진 이 책에서 독자들은 당시 호랑이에게 물리는 사람과 독버섯을 먹고 죽는 사람이 적지 않았음을 자연스럽게 추론해 볼 수 있다. 형벌에 대한 규정이나 좋은 주거지를 고르는 법, 벼룩 없애는 법 등 책에 실린 다양한 내용들을 보고 있으면 조선의 사회상이 그림처럼 머릿속에 떠오른다. ‘실용서로 읽는 조선’은 당시 쓰인 실용서를 통해 조선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이종묵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와 장유승 단국대 동양학연구원 선임연구원, 김호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정긍식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등 각 분야의 전문가 12명이 조선시대 실용서의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맥락을 탐색했다. 머리말을 쓴 정호훈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HK교수는 “미시의 관찰 속에서, 포착하기 쉽지 않은 조선 사람들의 땀내 나는 일상을 확인하자는 의도”라고 설명한다. 책이 소개하는 실용서는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 ‘사송유취’(詞訟類聚)나 ‘결송유취보’(決訟類聚補) 등의 법서는 공자의 이상에 따라 소송 없는 사회(無訟社會)를 추구했지만 사법 다툼이 끊이지 않았던 현실의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1527년에 간행된 한자 학습서 ‘훈몽자회’(訓蒙字會)에서는 조금씩 한자의 자리를 대체해 가는 한글의 모습이 드러나고, 어의 이시필이 저술한 ‘소문사설’(?聞事說)에서는 명·청의 선진 기술을 받아들여 실용적인 지식을 발전시키려 한 중인들의 단면이 엿보인다. ‘남편이 장날에 새 도끼 자루를 만들어서 임부 몰래 상 아래 두면 여자 태아가 남자 태아로 바뀐다’ 등의 내용을 담은 ‘규합총서’(閨閤叢書)나 ‘태교신기’(胎敎新記) 같은 책에서는 조선 후기 여성들의 출산 문화를 읽어낼 수 있다. 꽃과 나무를 키우는 방법을 기록한 ‘양화소록’(養花小錄)과 가야금 악보 ‘졸장만록’(拙庄漫錄)에는 팍팍한 일상에서도 삶의 여유와 풍류를 즐긴 정취가 녹아 있다. 저자에 대한 설명과 함께 풍부한 삽화를 곁들여 이해를 도왔다. 책을 읽다 보면 후세는 실용서를 통해 2013년의 한국을 어떻게 돌아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영어 학습서와 자기 계발서의 시대? 몸매 관리와 재테크의 시대?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위기의 한국사 교육] 일베와 中·日의 역사왜곡

    [위기의 한국사 교육] 일베와 中·日의 역사왜곡

    최근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의 이미지를 합성한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확산되고, 이 사진에 대한 왜곡된 역사인식을 드러내는 댓글들이 더해지면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한 사립대 학생들이 만든 이 사진에는 욱일승천기의 이미지를 배경으로 남녀 학생 7명이 나치식 거수 경례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논란이 커지자 “역사적 의미를 간과한 채 이런 사진을 촬영하게 된 것에 대해 반성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모양이 예쁘다”, “(욱일승천기 모양이) 멋있다”라는 어처구니없는 반응을 보였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왜곡된 역사관이 최근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다. 제대로 된 한국사 교육과 시민교육의 부재 속에 ‘1020세대’가 온라인상의 그릇된 역사 인식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걸그룹인 시크릿의 멤버 전효성은 “저희는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라 민주화시키지 않아요”라면서 ‘민주화’ 용어를 잘못 사용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기서 ‘민주화’는 인터넷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사용하는 집단 괴롭힘과 강권 등을 뜻한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전씨는 “‘전효성으로 민주화시킨다’는 글을 여러 게시판에서 자주 접했다”면서 “제대로 알지 못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남에게 권유한다는 뜻이라고 무의식중에 받아들였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가수 김진표도 지난해 방송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비하한 일베식 표현 ‘노운지’를 사용해 문제가 됐다. 김씨는 “단어의 어원이 그런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운지’는 높은 곳에서 아래로 떨어지다라는 뜻으로, 일제강점기 이후 쓰이지 않는 말이다. 이들은 모두 인터넷에서 왜곡된 역사 인식이 담긴 단어들을 습득했다고 했다. 온라인 관계에 집착하는 경향이 큰 1020세대의 특징이 반영된 탓이다. 일베 등 과격한 인터넷사이트들이 역사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고 감수성이 예민한 1020세대를 흡수하는 모습이다. 과격한 표현과 역사 뒤집기가 기성 권위에 대한 ‘쿨’(멋있는)한 도전으로 여겨지면서 모방 대상이 됐다는 얘기다. 역사 왜곡을 일종의 놀이로 보고, 학업 스트레스와 대화 단절 등 오프라인상의 불안감을 인터넷 공간에서 해소하려는 모습도 엿보인다. 실제 일베에서 인기 있는 글은 기성세대가 믿는 진실을 과격한 언어로 파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5·18 민주화 운동을 왜곡하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폄훼하거나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을 영웅으로 묘사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의 온라인 우익 현상을 연구해온 와카미야 요시부미 서울대 일본연구소 객원연구원은 12일 “요즘 젊은이들은 미묘한 역사 문제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가볍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한국도 일본처럼 근현대사나 인문교양 역사를 많이 배우지 않는 것이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방지원 신라대 역사학과 교수는 “일베 현상보다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는 온라인에서 주고받은 잘못된 역사 인식을 학교 교육 등 현재의 정규 교육이 바로잡을 수 없다는 데 있다”고 꼬집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영화 ‘친구’ 부산 양대 조폭 뜸하다 했더니

    부산 양대 폭력조직인 칠성파와 신20세기파가 쇠락하나. 두 조직은 유흥업소 등 이권을 놓고 20여년간 사사건건 대립하며 세를 불려왔지만 최근 조직원들의 무더기 사법처리와 잠적 등으로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28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1980년대 결성된 칠성파와 신20세기파 간 영역 다툼은 1990년대 들어 본격화됐다. 세력 다툼은 1993년 7월 칠성파 조직원들이 신20세기파 행동대장 정모씨를 흉기로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건은 2001년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두 조직은 검·경의 ‘범죄와의 전쟁’으로 한때 와해되기도 했지만, 독버섯처럼 다시 일어섰다. 칠성파는 범죄와의 전쟁 당시 구속됐던 두목 이모씨가 1999년 출소하면서 영도파와 서면파, 광안칠성파 등 군소 조직 조직원을 상대로 이른바 ‘피의 보복’을 하면서 세력을 다시 규합했다. 칠성파는 2005년 자신들을 견제하는 신20세기파 조직원 황모씨를 흉기와 둔기로 폭행했고, 이에 맞서 신20세기파는 이듬해인 2006년 1월 칠성파 조직원의 장례식장(부산 영락공원)에 조직원 60여명을 보내 난투극을 벌였다. 두 조직의 긴장관계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2011년 6월 조직원 간 폭행사건으로 서로 보복하겠다며 흉기와 야구방망이를 들고 조직원 수십명을 동원해 해운대 등에서 상대 조직원을 찾아다녔다. 이 과정에서 칠성파 조직원 13명이 신20세기파 조직원을 집단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이와 관련, 부산지법 제7형사부는 지난 26일 칠성파 행동대원 박모(31)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는 등 조직원 13명에 대해 징역 2년~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지난 22일에는 대법원 2부가 범죄단체 등의 구성·활동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20세기파 두목 홍모(40)씨와 조직원 5명에 대해 징역 1~6년형을 확정했다. 이들은 2009년 11월 경남 모 농협 조합장 선거에 개입해 폭력을 휘두른 것을 비롯해 2011년 칠성파 조직원들을 보복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처럼 조직원들이 무더기 사법처리되자 두 조직은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다. 일부 조직원들은 법망을 피해 잠적한 상태다. 검·경은 두 조직원 명단을 확보해 놓고 잠적한 조직원을 검거하는 등 폭력조직 척결에 주력하고 있다. 부산 조폭들은 새 정부 들어 민생침해사범 단속 강화를 선포한 검·경의 칼날에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부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부산 양대 조폭 ‘쇠락의 길’

    부산 양대 폭력조직인 칠성파와 신20세기파가 쇠락하나. 두 조직은 유흥업소 등 이권을 놓고 20여년간 사사건건 대립하며 세를 불려왔지만 최근 조직원들의 무더기 사법처리와 잠적 등으로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28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1980년대 결성된 칠성파와 신20세기파 간 영역 다툼은 1990년대 들어 본격화됐다. 세력 다툼은 1993년 7월 칠성파 조직원들이 신20세기파 행동대장 정모씨를 흉기로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건은 2001년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두 조직은 검·경의 ‘범죄와의 전쟁’으로 한때 와해되기도 했지만, 독버섯처럼 다시 일어섰다. 칠성파는 범죄와의 전쟁 당시 구속됐던 두목 이모씨가 1999년 출소하면서 영도파와 서면파, 광안칠성파 등 군소 조직 조직원을 상대로 이른바 ‘피의 보복’을 하면서 세력을 다시 규합했다. 칠성파는 2005년 자신들을 견제하는 신20세기파 조직원 황모씨를 흉기와 둔기로 폭행했고, 이에 맞서 신20세기파는 이듬해인 2006년 1월 칠성파 조직원의 장례식장(부산 영락공원)에 조직원 60여명을 보내 난투극을 벌였다. 두 조직의 긴장관계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2011년 6월 조직원 간 폭행사건으로 서로 보복하겠다며 흉기와 야구방망이를 들고 조직원 수십명을 동원해 해운대 등에서 상대 조직원을 찾아다녔다. 이 과정에서 칠성파 조직원 13명이 신20세기파 조직원을 집단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이와 관련, 부산지법 제7형사부는 지난 26일 칠성파 행동대원 박모(31)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는 등 조직원 13명에 대해 징역 2년~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지난 22일에는 대법원 2부가 범죄단체 등의 구성·활동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20세기파 두목 홍모(40)씨와 조직원 5명에 대해 징역 1~6년형을 확정했다. 이들은 2009년 11월 경남 모 농협 조합장 선거에 개입해 폭력을 휘두른 것을 비롯해 2011년 칠성파 조직원들을 보복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처럼 조직원들이 무더기 사법처리되자 두 조직은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다. 일부 조직원들은 법망을 피해 잠적한 상태다. 검·경은 두 조직원 명단을 확보해 놓고 잠적한 조직원을 검거하는 등 폭력조직 척결에 주력하고 있다. 부산 조폭들은 새 정부 들어 민생침해사범 단속 강화를 선포한 검·경의 칼날에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부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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