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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일제에 맞선 선조들의 3·1운동 정신…촛불로 타올라”

    文 “일제에 맞선 선조들의 3·1운동 정신…촛불로 타올라”

    日아베 정부, 한국 수출규제 완화시 지소미아 종료 철회 李총리 제안 거부한일관계 경색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7일 “100년 전 선조들은 3·1 독립운동으로 일제에 맞섰다”면서 “선조들의 정신은 2016년 겨울, 촛불로 타올라 ‘나라다운 나라’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세대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 100년 전망 국제학술포럼’에 이러한 내용이 담긴 축전을 보냈다. 축전은 김거성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대독했다. 문 대통령은 축전에서 “100년 전 선조들은 비폭력·평화·평등·정의의 힘으로 하나가 됐다”면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워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한 나라를 향해 전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0년 우리 국민은 위기에 맞서 기적 같은 성취를 이뤘다”면서 “선조들의 정신은 독립과 호국, 민주화와 산업화의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에서 분출된 국민주권의 힘과 한반도 평화·번영의 길, 혁신적 포용국가와 한반도 평화경제의 비전,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대응까지 다양한 주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그러면서 “이번 포럼이 국민과 함께 새로운 100년의 첫발을 내딛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일본 정부는 대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철회하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고할 수 있다는 한국 측의 구상에 대해 “수출 규제 강화 철회와 지소미아 종료 협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면서 “한국 정부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일본)에 의한 수출관리 제도 개선은 관련된 국제 규칙에 따라 수출관리제도를 적절하게 실시하는데 필요한 운용 개선”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강제징용 한국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경제보복이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이다. 이낙연 한국 국무총리는 앞서 “일본이 수출규제 강화를 철회하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었다.일본 아베 정부는 지난 7월 4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한국의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 핵심소재 3종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1차 경제보복을 단행했다. 이후 8월 2일에는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2차 경제보복 조치를 취했다. 이에 한국 역시 백색국가에서 일본을 제외하고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씨줄날줄] 놀아난 국민 프로듀서/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놀아난 국민 프로듀서/이종락 논설위원

    TV 오디션 프로그램은 스웨덴의 한 방송사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방송사 PD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연예인 출연진을 찾지 못한 제작진이 급하게 일반인을 등용한 데서 시작됐다. 이후 영국과 미국의 ‘브리튼스 갓 탤런트’와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이라는 프로그램이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로 확산됐다. 영국의 ITV와 아일랜드의 TV3가 방영하는 ‘브리튼스 갓 탤런트’는 유럽 전역에서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 돼 결승전은 6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는 연인원 7억 5000만명이 전화·인터넷·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투표에 참여한다. 30초짜리 광고 한 편이 70만 달러(약 8억 9000만원)에 달했고, 결승전 방영 때에는 130만 달러(약 15억원)까지 치솟았다. 미 폭스TV가 방영한 ‘아메리칸 아이돌’은 전성기 때인 2006년에는 시청자 수가 주당 평균 3740만명을 돌파했다. TV 오디션 프로그램은 우리나라에서도 2009년부터 케이블TV 엠넷(Mnet)의 ‘슈퍼스타K’라는 프로그램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허각, 울랄라세션, 버스커버스커, 솔로로 독립한 장범준, 로이킴 등이 슈퍼스타로 등극했다. 이 프로그램은 2016년에 막을 내리고, 같은 해 국내외 50여개 기획사에 소속된 연습생 101명이 출연해 치열한 경쟁을 통해 11명을 뽑아 프로무대에 데뷔시키는 ‘프로듀스 101’로 이어졌다. 남성 그룹 워너원과 솔로로 전향한 강 다니엘, 박지훈, 옹성우, 황민현, 김재환 등 스타들을 배출했다. 여성 가수 분야에서는 아이즈원, 아이오아이, 전소미, 김청하, 김세정, 최유정 등이 활동 중이다. 우리나라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미국이나 영국 등과 달리 ‘국민 프로듀서’라는 개념을 앞세웠다. 시청자들은 자신이 프로듀서인 양 TV 앞에 모여 출연자를 응원하고 떨리는 손으로 100원짜리 문자투표로 흙 속의 진주를 슈퍼스타로 만들 수 있다는 짜릿함으로 열광했다. 노력해서 성공한다는 공정성의 신화도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 오디션 프로그램 시즌 3, 4인 ‘프로듀스 101’의 담당 CP와 PD가 그제 생방송 투표 조작 혐의로 구속됐다. 특정 기획사와 공모해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이익을 주고, 유흥업소 접대 등을 받은 혐의다. 방송사의 투표 조작은 아이돌이라는 목표로 오랜 시간 구슬땀을 흘려 온 수천명 젊은이들의 소중한 꿈을 짓밟은 행위다.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국민 프로듀서’를 앞세워 국민을 속여 왔다는 점에서 죄질은 더 안 좋다.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방송사와 제작진에 대해 엄정한 법의 심판이 내려져야 한다. jrlee@seoul.co.kr
  • 로동당출판까지 뒤졌다… ‘김원봉의 진실’ 담았다

    로동당출판까지 뒤졌다… ‘김원봉의 진실’ 담았다

    “2005년 당시 책을 낼 때에는 중국이나 북한 자료를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오류도, 부족한 부분도 많았는데, 마침 지난해 서울신문과 현장 동행취재를 거쳐 사료를 보완해 책을 내게 됐습니다.” 6일 서울 중구 순화동천에서 기자들과 만난 소설가 이원규씨는 신간 ‘민족혁명가 김원봉’(한길사)을 소개하면서 자료 수집의 고충을 털어놨다. 약산 김원봉은 1919년 의열단을 결성하고 1938년 조선의용대를 창설했다. 해방 후 북한으로 가 1948년 국가검열상, 1952년 노동상을 거친 뒤 1958년 김일성에게 숙청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한국전쟁 시기를 포함해 그가 북한의 고위직을 맡았던 행적이 문제가 되면서 그를 역사적으로 재조명하는 연구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미국과 소련, 일본은 물론 북한 로동당출판사가 발간한 김일성 저작집까지 조사했다”는 이 작가는 그동안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수집한 참고서적 80여권, 논문·잡지·신문 등이 130여편, 각종 문서 등이 30여편을 이 책에 녹여냈다. 저자가 수집하고 직접 촬영한 사진 116장도 담겼다. 김원봉 육촌동생 김태근이 50년간 숨겨뒀다 처음 내놓은 사진부터 가장 최근 발견한 북한에서의 김원봉의 모습도 들어 있다. 북한에 주재했던 푸자노프 소련대사 일지 등은 학계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다. 책은 김원봉에 대한 가장 많은 사료를 품은 셈이다. 저자는 책을 두고 “김원봉 일대기를 설명하면서 약간의 가공을 한 일종의 ‘팩션’(팩트+픽션)”이라면서 “사료가 충돌하거나 빠진 부분은 저자의 상상력으로 메우고, 관련해 300개의 주석을 붙여 혼란을 줄였다”고 했다. 이어 “이념 논란 때문에 학계 연구가 부족해 여전히 자료가 미흡하다. 팩트가 70%, 상상력이 30% 정도라고 봐 달라”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아베 정권은 소녀상에서 손 떼라” 美시민단체 규탄 집회

    “(일본군 위안부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영원히 지켜야 한다.” “아베 정권은 소녀상에서 손을 떼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북쪽 소도시인 글렌데일에서 5일(현지시간) 열린 아키라 무토 LA 주재 일본 총영사의 평화의 소녀상 관련 망언을 규탄하는 집회에 참석한 위안부행동(CARE) 등 미국의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참석자들은 “글렌데일에 해외 최초의 소녀상이 세워진 지 6년이 지났고 캘리포니아 교육부가 위안부 문제를 고교 교과과정에 포함하는 등 전 세계가 여성 인권을 수호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때 단 한 세력만이 시대착오적인 망발을 하고 있으며 이는 바로 아베 정권”이라면서 “아베 정권은 반여성, 반인권 정권”이라고 규탄했다. 집회는 올해 부임한 아키라 총영사가 최근 글렌데일 시의원들에게 ‘내 유일한 임무는 소녀상을 철거하는 것’이라며 압박했다고 프랭크 퀸테로 시의원(글렌데일 전 시장)의 폭로로 촉발됐다. 주미 시민단체 위안부행동(CARE) 김현정 대표는 “일본 총영사가 글렌데일 시의원들을 상대로 소녀상 철거 망언을 한 건 단순하고 독립적인 사건이 아니다”라면서 “이는 아베 정권의 반여성적, 반평화적 행태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최광철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대표는 “아직도 사죄하지 않는 일본 우익정부에 알려주고 싶다”면서 “할머니들과 전쟁범죄 희생자 가족은 지금도 고통받고 있다. 이건 한일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 세계 인류의 보편적 인권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경제5단체 “주52시간 보완·규제완화 법안 조속 처리를”

    경제5단체 “주52시간 보완·규제완화 법안 조속 처리를”

    경제계가 정부와 국회에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 데이터 규제 완화 법안, 화학물질 관련 규제 완화 법안 등의 조속 입법을 촉구했다. 연간 1%대 성장률이 전망되는 부진한 한국 경제의 활력을 되살리고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경제계는 주장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성명 제목은 ‘주요 경제 관련법의 조속 입법화를 촉구하는 경제계 입장’이었지만,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처럼 경제계가 시급하다고 생각한 계류 법안들이 성명의 골자가 됐다. 경총 김용근 부회장은 “올해 정기국회에서 마무리가 안 되면 상당 기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을 느껴 성명을 내게 됐다”고 했다. 이날 발표엔 김 부회장을 비롯해 단체별 상근부회장이 참석했다. 우선 주 52시간 근무제와 관련, 경제계는 ▲중소기업 시행 1년 이상 유예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 기간 최대 6개월로 확대 ▲고소득·전문직 근로자에게 근로시간제도 적용을 제외하는 이그젬션 제도 도입 등을 제언했다. 경제계는 또 이른바 개망신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으로 불리는 데이터 규제 3법 조속 개정을 촉구했다. 현행법 대로면 개인정보 보호가 지나치게 엄격해 데이터의 상업적 활용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가명 정보 이용 규제를 완화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행정안전부 산하에서 총리직속 독립위원회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학물질평가법(화평법)·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등 화학물질 관련 규제법의 경우 과중한 행정부담과 기업의 비용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상당 수준 완화가 필요하다는 게 경제계의 견해다. 2015년 제정, 최근 시행된 화학물질 관련 규제를 수정하는 데 대해 환경부 등은 난색을 표해 왔지만, 일본이 일본산 부품·소재 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뒤 국회에서 소재·부품전문기업 육성 특별조치법을 발의하는 등 해당 규제 예외를 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독립운동가 후손 보금자리 만든 서대문

    독립운동가 후손 보금자리 만든 서대문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올해 나라사랑채 2호를 공급할 수 있어 더 의미가 큽니다. 역사 바로 세우기에 실패해 해방 이후에도 친일파 후손이 기득권 세력이 되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독립운동가 후손은 생활고를 겪는 역설적인 현실을 보면 늘 가슴이 아픕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나라사랑채 2호에서 열린 입주식에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이같이 말하자 현장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3개 동 지상 5층 24가구 규모의 나라사랑채 2호는 SH공사가 매입한 신축 건물을 구가 공급하고 유지·관리한다. 당초 16가구 규모로 계획했으나 실태조사에서 필요성을 확인하고 24가구로 확대했다. 전용면적 54~63㎡에 방 3개로 구성됐으며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30~50% 수준이다. 나라사랑채는 독립·민주유공자와 유가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이다. 서대문구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독립공원이 있는 지역의 역사적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전국의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독립·민주유공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2017년 8월 천연동에 나라사랑채 1호를 조성하고 14가구가 입주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서대문구는 지난 4월부터 한 달 동안 신청 가구를 방문해 생활 실태를 살피고 5월 24일 독립·민주 관련 기관 전문가들로 구성된 입주자 선정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입주자를 선정했다. 수요가 높아 나라사랑채 3호 조성을 검토 중이다. 문 구청장은 “유공자와 후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서대문구가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강하늘, 6년간 함께한 샘컴퍼니와 작별 ‘신생기획사 설립’

    강하늘, 6년간 함께한 샘컴퍼니와 작별 ‘신생기획사 설립’

    강하늘이 샘컴퍼니와 작별한다. 6일 샘컴퍼니 측은 “최근 강하늘과의 전속계약이 끝났다”며 “현재 방영 중인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까지만 함께한다”고 알렸다. 강하늘은 지난 6년간 함께 한 매니저와 독립, 신생 기획사 TH컴퍼니를 설립해 앞으로도 왕성히 활동할 예정이다. 한편 강하늘은 드라마 ‘상속자들’(2013)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렸으며, 이후 드라마 ‘미생’(2014)과 영화 ‘스물’(2015), ‘동주’(2016), ‘청년경찰’(2017) 등에 출연하며 흥행을 이끌었다. 군 제대 후 복귀작인 ‘동백꽃 필 무렵’에서 순정파 황용식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네이버가 뒤흔들 금융상품 판매채널… 금융업계 ‘촉각’

    네이버가 뒤흔들 금융상품 판매채널… 금융업계 ‘촉각’

    판매채널, 오프라인서 온라인으로 이동 네이버페이 이용자 3000만명 최대 강점 축적된 데이터로 젊은층 맞춤상품 연결 “주식·보험시장까지 상당한 파급력 예상” 일각선 “직접 은행업 못해 서비스 한계”네이버가 금융 플랫폼에 본격 뛰어들면서 금융상품 판매 채널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네이버는 내년 ‘네이버 통장’ 출시를 시작으로 주식, 보험, 예적금 추천 서비스를 내놓을 방침이다. 금융업계에서는 판매 채널의 디지털화는 피할 수 없는 방향이지만, 아직 구체적 사업 계획을 밝히지 않은 네이버가 획기적인 새 수익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 통장은 미래에셋대우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연계해 네이버페이 이용 실적에 따라 이자를 더 주거나 네이버쇼핑 결제 때 할인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주식 거래와 보험·대출 상품 추천 서비스도 더할 전망이다. 지난 1일 설립한 네이버의 금융자회사 ‘네이버 파이낸셜’은 아직 단순한 전자금융업자이기 때문에 은행이나 금융투자업자처럼 계좌를 직접 개설할 수는 없다. 따라서 고객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금융사에서 중개수수료를 얻는 방식으로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에서 항공권을 구매하면 이를 토대로 제휴한 보험사의 여행자보험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오프라인 점포나 모집인 위주였던 금융상품 판매 채널이 포털로 옮겨 가는 것이다. 카카오도 삼성화재와 손잡고 내년에 디지털 보험사를 설립하는 등 정보기술(IT) 공룡의 생활금융 플랫폼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기존에는 모집인, 설계사가 고객을 찾아다니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검색하러 들어온 고객이 포털을 판매 채널로 이용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돼 기존 금융사들이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가장 큰 강점은 3000만명에 달하는 네이버페이 이용자와 포털에 축적된 데이터다.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2030세대의 주식, 보험시장 신규 유입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네이버에서 상품 가격을 비교하듯 보험료를 비교해 가입할 수 있다”면서 “물밑에서 금융사들의 제휴 작업이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중은행들은 네이버페이가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은행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처음 인터넷 전문은행이 나올 때도 은행은 어떤 파급효과가 있을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네이버는 전 국민이 쓰는 공룡 플랫폼인 만큼 은행에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라고 말했다. 다만 네이버가 아직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밝히지 않은 만큼 어떤 ‘비장의 무기’를 숨기고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CMA 계좌와 연계해 주식을 거래하고 리워드(보상)를 주는 방식은 지금도 네이버페이가 삼성증권, 롯데카드 등과 제휴해 서비스하는 중이라 새로울 게 없다”면서 “통장이라고 이름 붙이긴 했지만 직접 은행업을 하지 못하는 만큼 서비스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사가 긴장할 만큼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지금은 보험 독립대리점(GA)이나 설계사들이 경쟁자로서 위기 의식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자연을 품은 천국… 강릉은 시네마 천국

    자연을 품은 천국… 강릉은 시네마 천국

    바다와 호수, 숲이 어우러진 ‘문향’(文鄕)의 도시 강원 강릉이 시네마천국으로 변신한다.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7일간 ‘강릉국제영화제(GIFF 2019)’가 열려 영화 마니아들을 유혹한다. 2018 동계올림픽 이후 강릉을 다시 한번 글로벌도시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에서 처음 마련됐다. 강릉이 간직한 수려한 자연 조건에 문학 등 예술이 더해진 도시에 걸맞게 영화제를 성공시키겠다는 각오다. 동계올림픽 때 건립된 국제 규모의 강릉아트센터와 경포해변 등에서 30개국 73편의 비경쟁부문 영화가 상영된다.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세계적인 영화 거장들이 줄지어 강릉국제영화제를 찾는다. 안성기, 전도연 등 국내 최고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밟는다. 영화제 기간 관람객만 4만여명, 관광객은 10만여명이 찾을 것으로 점쳐진다. 5일 강릉을 찾아 칸과 베를린을 꿈꾸며 처음 열리는 강릉국제영화제를 들여다봤다.“초겨울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강릉국제영화제에 초대합니다.” 율곡 이이, 신사임당, 허균, 허난설헌 등 걸출한 문인들과 학자를 수많이 배출한 강릉이 국제영화제 스크린을 건다. 문화도시의 폭을 넓히기 위해 강릉시가 주최하고 강릉문화재단이 주관한다. 강릉아트센터를 중심으로 CGV강릉,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고래책방, 경포해변 등에서 열린다. 첫 영화제이지만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조직위원장, 국민 배우 안성기가 자문위원장, 충무로뮤지컬영화제 운영위원장을 지낸 김홍준 감독이 예술감독(집행위원장)을 맡았다. 국제영화제 위상에 걸맞게 세계적 거장들도 줄지어 강릉으로 모인다.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 윌프레드 윙 홍콩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조안 고 말레이시아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베로 베이어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피어스 핸들링 토론토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등 영화사에 빛나는 거장들을 강릉에서 만날 수 있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도 맡은 안성기는 “외가가 강릉이어서 어렸을 때부터 인연이 깊다”며 “낭만적인 면에서 부산에 뒤질 게 없는 강릉이 영화제를 통해 더욱 큰 즐거움과 행복을 선물하는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제는 ‘영화 & 문학’, ‘마스터즈 & 뉴커머스’, ‘강릉·강릉·강릉’ 등 세 가지 키워드로 진행된다. 1960~70년대 한국 문예영화들로 구성한 ‘문예영화 특별전’과 여성 작가들의 예술과 삶을 다룬 영화들로 구성한 ‘여성은 쓰고, 영화는 기억한다’가 관객을 만난다.신예 독립영화감독들의 작품전인 ‘아시드 칸’, 노벨문학상을 받은 음악가 밥 딜런의 삶과 예술을 주제로 한 영화, 실험적 독립영화로 유명한 ‘김응수 감독 특별전’, 칸영화제를 통해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린 주역인 피에르 리시앙 감 추모행사 등이 강릉영화제의 감동을 더한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감독의 대표작을 모은 ‘고레에다 히로카즈전’도 마련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강릉을 직접 찾아 그의 삶과 영화 철학을 관객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강릉의 대표 문화예술 공간인 고래책방에서는 강원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인들이 선정한 영화를 관람하고 영화와 문학에 대해 소통하는 행사가 진행된다. 정호승 시인이 강릉 문인들이 보고 싶은 영화 1위로 꼽은 ‘시인 할매’의 이종은 감독과 얘기를 나눈다.국내 문예영화에 대한 강연을 통해 관객들의 이해를 넓히는 시간도 마련된다. 9일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상영된 뒤 박유희 고려대 교수가 ‘문예영화라는 제도, 장르, 미학’을 주제로 강연한다. 10일에는 영화 ‘안개’를 상영한 뒤 김남석 부경대 교수의 ‘한국영화와 문예영화의 발전 도정’을 주제로 관객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마련된다.‘최인호 회고전’에서는 배창호, 이장호 감독과 배우 장미희씨의 스페셜토크가 있고,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박정자, 손숙, 윤석화가 출연하는 ‘연극배우 세 여자의 영화 이야기’, 피아니스트 노영심이 연주하는 ‘사랑은 영화음악처럼’ 등의 스페셜 콘서트 마당이 설렘을 더한다. 개막작은 나문희, 김수안 주연의 ‘감쪽같은 그녀’로 정했다. 폐막작으로는 밥 딜런의 내밀한 초상을 그린 음악 다큐멘터리 ‘돌아보지 마라’가 상영된다. 관광 명소인 경포해변에는 컨테이너를 동원한 간이 영화관 ‘100X100 씨어터’를 설치해 한국영화 감독 100인이 제작한 100초 영화를 100편 묶어서 상영한다. ‘100X100’은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영화10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우리나라 최초의 극영화인 김도산 감독의 ‘의리적 구토’가 만들어진 1919년부터 정확히 100주년이 되는 올해까지 이어지는 한국영화 100년 역사를 기념하는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극영화,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영역의 영화를 균형감 있게 묶어냈다. ‘100X100’은 영화제 기간 중앙광장에 마련된 100X100 씨어터와 강릉아트센터 제3전시실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무료로 개방된다. 영화제 기간 강릉아트센터 잔디광장에서는 영화음악이 있는 씨네포차도 운영된다. 김동호 조직위원장은 “문향 강릉의 특성을 살려서 문학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집중 조명하고, 전 세계에서 제작되는 영화를 발굴해 소개하겠다”고 강조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박찬주 폭탄 맞은 黃… 공정 중시 흐름·국민 눈높이 못 읽은 패착

    박찬주 폭탄 맞은 黃… 공정 중시 흐름·국민 눈높이 못 읽은 패착

    ‘적폐수사 피해자’ 콘셉트로 인재영입 추진 삼청교육대 발언 논란 뒤에야 철회 의사 일각 “종교 영향… 기독교인 상당수 영입” 朴 “사과 않겠다”… 공화당 출마설도 부인“도대체 왜?” 1주일 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과거에 공관 갑질 논란을 빚었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을 영입할 것이라는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때 정치권에서는 이런 반응이 많았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참신하고 호평만 가득한 인물을 영입해도 시원찮을 판에 왜 굳이 구설에 올랐던 인물을 영입하려 하느냐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거의 잊혀졌던 갑질 논란은 다시 불붙었고 황 대표와 한국당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황 대표가 왜 굳이 박 전 대장을 야심 차게 준비한 1차 인재 영입 대상에 올리려 했는지는 아직 ‘미스터리’다. 우선적으로 나오는 분석은 황 대표가 인재 영입 명단의 콘셉트를 ‘문재인 정부의 적폐 수사 피해자’로 꾸리면서 박 전 대장을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실제 황 대표의 측근들은 입을 모아 박 전 대장이 문재인 정권 출범 후 단행된 ‘적폐몰이’의 희생자라고 주장한다. 애초 박 전 대장과 함께 1차 영입 대상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무산된 윤봉길 의사 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도 역시 적폐청산의 희생자라고 한국당 사람들은 말한다. 일각에서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황 대표가 같은 기독교도라서 박 전 대표를 영입하려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달 31일 “박 전 대장이 굉장히 기독교 신앙이 깊으며 군인도 기독교 정신으로 하겠다는 분이라 황 대표하고 죽이 맞은 듯하다”고 했다. 실제 전광훈 목사는 한국당이 박 전 대장을 1차 영입 명단에서 제외하자 한국당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 전 대장뿐 아니라 이번에 영입된 인사의 상당수가 기독교인이라는 얘기도 있다”고 했다. 박 전 대장의 설명에 따르면 황 대표는 지난 5월 직접 박 전 대장을 만나 영입 의사를 밝혔고, 재판이 중지되자 “이제 재판은 변호사들에게 맡기고 바로 당에서 함께하자”는 취지로 영입을 서둘렀다고 한다. 황 대표는 박 전 대장 영입 소식이 알려진 직후 여론의 비판이 쏟아졌을 때도 “아주 귀한 분”이라며 박 전 대장을 깎듯이 치켜세운 바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황 대표와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공정’을 중시하는 시대 흐름과 국민 눈높이를 읽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박 전 대장 영입 논란이 일자 사석에서 “영입하면 왜 안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박 전 대장 본인도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삼청교육대’ 운운하는 발언을 거침없이 내뱉는 등 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자 황 대표는 5일 “국민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것 같다”며 사실상 박 전 대장 영입 철회 의사를 밝혔다. 안 맞아도 될 매를 흠씬 두들겨 맞은 뒤에야 물러선 셈이다. 하지만 박 전 대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전날 삼청교육대 발언에 대해 “사과할 일이 아니고 해명할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우리공화당 홍문종 공동대표는 이날 박 전 대장이 우리공화당으로 출마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박 전 대장이 부인하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모처럼 호재를 만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박 전 대장을 왜 영입하고자 했었는지 등에 대해 황 대표는 국민에게 직접 설명해주시길 바란다”고 몰아세웠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시론] 광장은 차별하지 않고 꿈꾸게 한다/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시론] 광장은 차별하지 않고 꿈꾸게 한다/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광장을 가득 채운 인파. 그들은 춤을 추고 있다. 격렬한 동작의 춤이다. 얼마나 환희에 차 있으면 저런 자세가 나올까. 그것도 모든 사람이 같은 모습으로. 바로 이응로 화백의 ‘군상’ 작품이다. 대형 화면을 속도감 있는 붓질로 춤추는 사람들로 가득 채웠다. 거기에는 남녀노소 구별도 없고, 계급도 없고, 빈부 차이도 없다. 그냥 즐거운 통일의 춤이다. 이는 개관 50주년을 맞은 국립현대미술관의 기념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의 포스터 작품이기도 하다. 이응로 화백의 작품은 대동 세상을 꿈꾸듯 ‘차별’이 없다. 거기는 이데올로기의 쟁투도 없고, 갈등도 없고, 반목도 없다. 모두들 동등한 입장의 존재들이다. 오늘의 광장은 춤을 필요로 하고, 또 춤은 광장을 필요로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 미술관은 반세기의 전통을 바탕으로 삼아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야 하는 분기점에 와 있다. 게다가 지난해 말 청주관까지 개관해 덕수궁관, 과천관, 서울관과 더불어 4관 체제에 진입했다. 이는 세계적 규모의 현대미술관이다. 하지만 ‘외형적 확장에 버금갈 만큼 내실을 다졌는가’라고 질문한다면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다. 규모에 걸맞은 인력과 예산 그리고 직제 등 아직 갈 길은 멀다고 본다. 물론 다양한 성향의 관객이 요구하는 미술관 역할도 채워야 할 부분이다. 현대미술이란 장르는 국제적 보편 언어로 각광받고 있고, 또 미술시장의 역할로 짐작할 수 있듯 경제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스타 작가의 작품 한 점은 자동차 수천대 이상 수출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미술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한국 미술의 확장 기회와 잠재성은 매우 크다. 개관 50주년 기념전 ‘광장’은 덕수궁, 과천, 서울 3관에서 대대적으로 개최하는 대형 전시다. ‘미술과 사회’라고 부제를 달았듯이 이 전시는 한국 근현대 역사를 바탕으로 꾸며졌다. 1900년부터 1950년대를 조명한 1부는 덕수궁에서, 1950년대부터 지금의 한국 사회를 정리한 2부는 과천에서, 광장과 개인의 관계를 살피는 3부는 서울관에서 진행 중이다. 20세기의 한국은 격동의 역사, 정말 변화무쌍한 세기였다. 일제 강점에 저항한 독립운동, 해방에 이어진 전쟁, 그리고 군부정권 등장과 민주화 운동에 이르기까지. 이와 같은 역사의 현장에서 미술가들은 무엇을 보았는가. 달리 말한다면 ‘광장’은 미술작품으로 엮은 한국 현대사라고 할 수 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를 거쳐 이제 4차 산업의 인공지능(AI)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한국은 전쟁을 치르고 해외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 해외 원조를 해주는 나라로 급성장했다. 물론 급성장은 갈등과 상처를 남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20세기는 밀실에서 광장으로 나온 시대다. 봉건사회의 밀실에서 민주사회의 광장이다. 광장은 민주주의를 상징한다. 같은 종류의 나무들끼리만 있는 숲은 건강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다양한 나무의 종류가 섞여 있는 숲이 훨씬 건강하다는 것이다. 단일 색깔보다 변화를 주는 색채 환경이 생산성을 더 좋게 한다는 연구도 있다. 획일화 현상보다 다양성이 훌륭하다. 특히 민주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이 말을 나는 이렇게 해석한다. 이웃과 함께 어울리기는 하되 각자 개성은 갖도록 하자. 우리 민족은 오방색을 선호한다. 원색의 색깔들은 함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까망이 있으니까 하양이 돋보이는 것이다. 지옥이 있으니까 천국이 존재하는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했다. 같은 사물도 주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이슬을 소가 먹으면 젖이 되고, 뱀이 먹으면 독이 된다. 그렇다면 어느 쪽에 설 것인가. 소인가, 뱀인가. 오늘날 갈등의 현장으로 바뀌고 있는 광화문 광장에서 언제 환희의 춤을 볼 수 있는가. 광장은 극단적 주장으로 갈등의 현장으로 바뀌고 있는 듯하다. 최인훈의 소설 ‘광장’의 주인공은 제3의 공간을 선택했다. 왜 그랬을까. 국립현대미술관이 선사한 ‘광장’ 전시는 아픈 과거를 헤아려 보면서 미래를 희망하게 한다. 다양한 작품과 주제로 격렬하게 움직인 한국 역사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광장의 역사를 써야 하는 미래를 안고 있다. 전시장에서 무지개를 볼 수 있다면, 그 자체가 행복이다. 무지개는 여러 색깔들로 조화를 이룬 결과다. 바로 화이부동이다. 네가 있어 내가 있다. 바로 광장이 주는 의미다.
  • 최초 사립 간송미술관 ‘서울 보화각’ 문화재 된다

    최초 사립 간송미술관 ‘서울 보화각’ 문화재 된다

    문화재청은 1938년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인 간송미술관의 건물 ‘서울 보화각’을 문화재로 4일 등록 예고했다. 미암 유희춘의 서적 보관 시설인 ‘담양 모현관’, 윤동주 시인이 생활했던 ‘연세대 핀슨관’, 송기주씨가 개발한 ‘송기주 네벌식 타자기’도 문화재가 된다. 서울 보화각은 ‘문화재 독립운동가’로 알려진 간송 전형필(1906∼1962)이 우리 미술품 보존과 활용을 위해 건립했다. 일제강점기 때 우리의 문화유산을 지켜낸 곳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담양 모현관은 보물 제260호 ‘유희춘 미암일기 및 미암집 목판’을 비롯해 미암 유희춘(1513∼1577) 관련 서적을 보관한 수장시설이다. 미암 후손들이 한국전쟁 이후인 1957년 혼란한 분위기에서도 문화유산을 보호하고자 건물을 세운 사실을 높이 평가했다. 연세대 핀슨관은 1922년에 준공했다. 윤동주 시인을 포함한 근현대 주요 인물들이 생활한 기숙사 건물이다. 20세기 초반 건축 형태·구조·생활환경을 보여 주는 드문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 송기주씨가 개발해 1934년 공개한 송기주 네벌식 타자기는 현존하는 한글 타자기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한글 기계화의 초창기 역사를 보여 주는 자료다. 한편 문화재청은 경북 영덕군 성내리 일대 1만 7933㎡에 이르는 ‘영덕 영해장터거리 근대역사문화공간’(762호)을 이날 문화재로 등록했다. 한국인의 생활상을 보여 주는 장터거리로, 주민 3000여명이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곳이다. 1899년 군산항 개항, 1914년 동이리역 건립 등을 거쳐 번화했던 전북 익산시 주현동·인화동 일대 2만 1168㎡ 규모 ‘익산 솜리 근대역사문화공간’(763호)도 이날 문화재로 등록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퓨전 사극·한국형 스릴러+미학적 작가주의… 흥행·작품성 인정받다

    퓨전 사극·한국형 스릴러+미학적 작가주의… 흥행·작품성 인정받다

    2000년대 초반 한국영화계에 불었던 산업의 활기는 2006년 그 정점을 찍었다. 2003년부터 80편대를 기록하던 한국영화 제작편수는 2006년을 기점으로 100편을 넘어섰다. 2001년 50%를 넘어 2004년부터 60%대에 육박하던 한국영화 점유율도 급기야 2006년 63.8%를 기록했다. 현재까지도 가장 높은 수치로 기록되는 비율이다. 2006년이 한국영화산업에서 가능한 최대치를 보여준 해였다면, 2007년 이후는 위기 혹은 조정 국면으로 진입하게 된다. 2006년 7월, 긴 논란 끝에 결국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 상영제도)가 73일로 축소되었고, 때마침 버팀목이라도 무너진 듯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거세졌다. 한국영화 관객은 감소했고 수익률과 수출 실적 또한 하락했다. 2007년 50%로 내려선 한국영화 점유율은 2008년 42.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한국영화는 2년 만에 침체기를 극복하고 2009년부터 다시 상승세를 만들어낸다. 시장 규모에 맞는 한국형 장르가 다듬어졌고, 상업영화와 작가주의 영화의 경계를 넘어서는 독창적인 감독들이 작품을 이어갔다. 이번 연재는 2000년대 중후반의 한국영화가 어떻게 도약해 갔는지 살펴보기로 한다.●한국형 장르의 역동성 200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에서 주목할 장르 키워드는 바로 사극과 스릴러다. 퓨전의 길을 택한 사극·시대극 그리고 범죄·액션과 결합한 스릴러 장르는 다양한 장르적 요소와 이합집산하며 더욱더 진화해갔다. 이러한 장르 다변화와 ‘복합장르화’ 경향은 2010년대로 이어지며 ‘한국형 장르’가 구축되는 방법론이 됐다. 물론 한국영화의 전통적인 장르인 멜로·로맨스와 1990년대의 인기 장르였던 로맨틱 코미디도 관객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1960년대 한국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았던 사극 장르는 2000년대 들어 현대적인 감각의 퓨전 사극으로 부활했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이재용, 2003)를 시작으로 2005년 ‘혈의 누’(김대승)·‘형사 Duelist’(이명세)가 이어졌고, 2005년 12월에 개봉한 ‘왕의 남자’(이준익)는 12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해 사극 흥행의 정점을 찍었다. 특히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시나리오를 쓴 김대우 감독은 대담한 상상력과 세련된 유머가 돋보인 ‘음란서생’(2006)과 ‘춘향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방자전’(2010)을 내놓으며 퓨전 사극의 유행을 이끌었다. 2000년대 후반에도 사극의 인기는 계속되었는데, 고려 왕조를 배경으로 에로티시즘과 결합한 ‘쌍화점’(유하, 2008), 한국형 히어로물을 표방하며 판타지 장르에 도전한 ‘전우치’(최동훈, 2009)가 대표적이다. 근현대사의 사건이나 실존 인물을 다룬 시대극 장르도 주목할 경향이다. 2004년에는 ‘효자동 이발사’(임찬상)·‘하류인생’(임권택) 등 근현대사를 가공하거나 ‘슈퍼스타 감사용’(김종현)·‘역도산’(송해성) 등 실존인물을 소재로 과거를 되돌아보는 노스탤지어 영화들이 수확됐다. 2005년에는 대통령 시해 사건을 블랙코미디 감각으로 풍자한 ‘그때 그 사람들’(임상수), 일제강점기 여류 비행사 박경원의 일대기를 그린 ‘청연’(윤종찬)이 이어졌다. 2007년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다룬 ‘화려한 휴가’(김지훈)가 전국 730만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살인의 추억’(봉준호, 2003)이 선취한 스릴러 장르는 2008년 ‘추격자’(나홍진)에서 완성됐다. 실제 연쇄살인마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온 ‘추격자’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관객 500만 이상을 동원해 화제가 됐다. 이 영화의 성공은 범죄·액션 등의 요소와 결합한 스릴러 장르의 유행을 촉발, 스릴러가 현대 한국영화의 대표 장르로 등극하는 계기가 됐다. 2010년에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끼’(강우석), 잔혹한 이미지를 전시한 ‘하드보일드’ 스릴러 ‘악마를 보았다’(김지운)가 흥행 배턴을 이었다. 액션과 스릴러는 장르 특성상 결합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의 전통적인 강세 장르인 액션이 더 전면으로 나서는 영화들도 있었다. 2010년에는 남북 분단 상황을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의형제’(장훈)가 540만 관객을, 2011년에는 ‘감성 액션’을 표방한 ‘아저씨’(이정범)가 61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과 비평 모두 주목을 받았다.범죄스릴러의 인척 장르라 할 누아르, 갱스터 영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윤종빈, 2011)는 1980년대 시대상을 풍자와 해학 그리고 블랙코미디 방식으로 그리며 갱스터 장르의 신기원을 보여주었다. 한편 최동훈은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2004)으로 한국형 ‘케이퍼 무비’(범죄 전문가들의 정교한 범죄 과정을 보여주는 장르)를 성공시켰다. 이후 허영만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타짜’(2006), ‘멀티캐스팅’의 묘를 살린 범죄영화 ‘도둑들’(2012) 등을 내놓으며 최고의 흥행 감독으로 등극했다. 큰 예산이 들지 않는 로맨틱 코미디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 법칙을 새롭게 재해석한 ‘달콤한 거짓말’(정정화, 2008), 박중훈의 귀환과 ‘88만원 세대’의 묘사가 인상적인 ‘내 깡패 같은 애인’(김광식, 2010), 장르 화법에 더없이 충실했던 ‘시라노: 연애조작단’(김현석, 2010), 기획 코미디의 힘을 보여준 ‘댄싱퀸’(이석훈, 2011), 460만 가까운 관객을 모은 성공작 ‘내 아내의 모든 것’(민규동, 2012), 키치적인 B급 정서가 매력적인 ‘남자사용설명서’(이원석, 2012) 등이 이어졌다. 멜로를 코믹호러에 접붙인 ‘달콤, 살벌한 연인’(손제곤, 2006), 로맨틱 코미디의 뼈대에 호러를 녹여낸 ‘오싹한 연애’(황인호, 2011)도 주목받았다. ●예술영화·상업영화 아우르는 작가주의 1996~1997년 데뷔해, 2000년대 초중반 주요 해외영화제를 통해 인정받은 작가주의 감독 홍상수, 김기덕, 이창동은 미학적 성숙을 거듭하며 그들의 영화세계를 완성시켜갔다.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치면 단연 홍상수다. 그는 매년 1~2편의 작품을 연출하며, 새로운 미학적 실험과 변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2004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5년 ‘극장전’, 2006년 ‘해변의 여인’, 2008년 ‘밤과 낮’·‘첩첩산중’(단편), 2009년 ‘잘 알지도 못하면서’, 2010년 ‘하하하’·‘옥희의 영화’, 2011년 ‘북촌방향’ 등 언뜻 앞의 영화와 겹치는 듯하면서도 매번 기존의 틀을 바꿔가는 방식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마치 거울처럼 마주 보는 그의 연작들은, 각 영화의 제목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차라리 ‘홍상수 영화’로 호명하고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비평적 해석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그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국내외 비평계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예술영화 관객들의 지지도 굳건하다. 김기덕은 ‘활’(2005), ‘숨’(2007), ‘비몽’(2008) 등 본인의 작품뿐만 아니라 ‘영화는 영화다’(장훈, 2008)·‘풍산개’(전재홍, 2011) 등 조감독 출신 감독의 영화 제작까지 겸했다. 그는 ‘아리랑’(2011)으로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피에타’(2012)로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안았다. 이창동 역시 인간의 실존적 고통과 구원에 관한 질문을 멈추지 않으며, 미학적 성취를 이어갔다. ‘밀양’(2007)은 제60회 칸국제영화제 장편경쟁부문에 진출, 주연 배우 전도연이 한국영화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시’(2010)는 제63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각본상을 받았다. 한편 이창동은 2009년 제62회 칸영화제에서 장편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2011년 제64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2000년대 들어 새롭게 발견된 시네아스트(cineaste·영화예술가)로는 재중동포 출신인 장률을 주목해야 한다. 그는 두 번째 장편영화인 ‘망종’(2005)이 제58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고 여러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하며 널리 알려졌다. ‘경계’(2007), ‘중경’(2007), ‘두만강’(2009), ‘풍경’(2013)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조선족, 탈북 여성과 소년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등 경계인들의 이야기를 건조한 풍경 속에 담아내고 있다. 특히 그는 ‘경주’(2013) 이후 새로운 화법으로 전환해 더 넓은 관객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그 외에도 ‘천년학’(2007)으로 100번째 영화를 연출한 거장 임권택, 현대 한국사회에 대한 성찰을 로맨스 장르에 녹인 ‘멋진 하루’(2008)의 이윤기, 리얼리즘과 신비함이 뒤섞인 ‘파주’(2009)의 박찬옥, 제주도 4·3 사건을 독특한 미학으로 승화시킨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2012)의 오멸 등이 작가주의 영화의 계보를 이었다. 또한 제28회 밴쿠버 영화제에서 용호상을 수상한 ‘회오리바람’(2009)의 장건재, 탈북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시선을 예리하게 포착한 ‘무산일기’(2010)의 박정범, 뛰어난 스토리텔링을 창조한 ‘파수꾼’(2010)의 윤성현 등 인상적인 독립장편영화로 데뷔한 감독들도 특기할 필요가 있다.대중영화와 작가영화의 전통적인 경계를 넘어, 독창적인 장르 해석과 자신만의 영화 스타일을 유지하는 감독군으로는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그리고 나홍진이 있다. 봉준호는 국내를 넘어선 흥행과 비평적 지지를 받은 ‘괴물’(2006), 뛰어난 미학적 완성도로 국내외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마더’(2009) 그리고 글로벌 영화 프로젝트의 성공작 ‘설국열차’(2013)를 이어가며 그만의 영화세계를 진보시켜갔다. 박찬욱은 ‘복수 3부작’의 완결편 ‘친절한 금자씨’(2005), 디지털 영화 미학을 개척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제62회 칸국제영화제 장편경쟁부문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박쥐’(2008), 그리고 첫 번째 할리우드 영화 ‘스토커’(2013)까지, 영화적 야심과 예술가적 자의식을 팽팽하게 유지하고 있다. 김지운은 만주웨스턴 ‘쇠사슬을 끊어라’(이만희, 1971)를 오마주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고어 영화(선혈이 낭자하는 잔인한 묘사가 특징)에 가까운 하드보일드 ‘악마를 보았다’(2010) 등을 통해 특유의 장르 미학을 추구하고 있다.2008년 범죄스릴러 ‘추격자’로 데뷔한 나홍진은 광기 어린 액션스릴러 ‘황해’(2010), 초자연적 미스터리스릴러 ‘곡성’(2016)을 내놓으며, 스릴러 장르를 그만의 스타일과 해석으로 새롭게 구축해가고 있다. 그의 세 작품은 모두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추격자’는 제61회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황해’는 제64회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곡성’은 제69회 비경쟁부문에서 세계 영화인들을 만났다. 그는 가장 차기작이 기대되는 감독임에 틀림없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퓨전 사극·한국형 스릴러+미학적 작가주의… 흥행·작품성 인정받다

    퓨전 사극·한국형 스릴러+미학적 작가주의… 흥행·작품성 인정받다

    2000년대 초반 한국영화계에 불었던 산업의 활기는 2006년 그 정점을 찍었다. 2003년부터 80편대를 기록하던 한국영화 제작편수는 2006년을 기점으로 100편을 넘어섰다. 2001년 50%를 넘어 2004년부터 60%대에 육박하던 한국영화 점유율도 급기야 2006년 63.8%를 기록했다. 현재까지도 가장 높은 수치로 기록되는 비율이다. 2006년이 한국영화산업에서 가능한 최대치를 보여준 해였다면, 2007년 이후는 위기 혹은 조정 국면으로 진입하게 된다. 2006년 7월, 긴 논란 끝에 결국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 상영제도)가 73일로 축소되었고, 때마침 버팀목이라도 무너진 듯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거세졌다. 한국영화 관객은 감소했고 수익률과 수출 실적 또한 하락했다. 2007년 50%로 내려선 한국영화 점유율은 2008년 42.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한국영화는 2년 만에 침체기를 극복하고 2009년부터 다시 상승세를 만들어낸다. 시장 규모에 맞는 한국형 장르가 다듬어졌고, 상업영화와 작가주의 영화의 경계를 넘어서는 독창적인 감독들이 작품을 이어갔다. 이번 연재는 2000년대 중후반의 한국영화가 어떻게 도약해 갔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한국형 장르의 역동성 200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에서 주목할 장르 키워드는 바로 사극과 스릴러다. 퓨전의 길을 택한 사극·시대극 그리고 범죄·액션과 결합한 스릴러 장르는 다양한 장르적 요소와 이합집산하며 더욱더 진화해갔다. 이러한 장르 다변화와 ‘복합장르화’ 경향은 2010년대로 이어지며 ‘한국형 장르’가 구축되는 방법론이 됐다. 물론 한국영화의 전통적인 장르인 멜로·로맨스와 1990년대의 인기 장르였던 로맨틱 코미디도 관객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1960년대 한국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았던 사극 장르는 2000년대 들어 현대적인 감각의 퓨전 사극으로 부활했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이재용, 2003)를 시작으로 2005년 ‘혈의 누’(김대승)·‘형사 Duelist’(이명세)가 이어졌고, 2005년 12월에 개봉한 ‘왕의 남자’(이준익)는 12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해 사극 흥행의 정점을 찍었다. 특히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시나리오를 쓴 김대우 감독은 대담한 상상력과 세련된 유머가 돋보인 ‘음란서생’(2006)과 ‘춘향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방자전’(2010)을 내놓으며 퓨전 사극의 유행을 이끌었다. 2000년대 후반에도 사극의 인기는 계속되었는데, 고려 왕조를 배경으로 에로티시즘과 결합한 ‘쌍화점’(유하, 2008), 한국형 히어로물을 표방하며 판타지 장르에 도전한 ‘전우치’(최동훈, 2009)가 대표적이다. 근현대사의 사건이나 실존 인물을 다룬 시대극 장르도 주목할 경향이다. 2004년에는 ‘효자동 이발사’(임찬상)·‘하류인생’(임권택) 등 근현대사를 가공하거나 ‘슈퍼스타 감사용’(김종현)·‘역도산’(송해성) 등 실존인물을 소재로 과거를 되돌아보는 노스탤지어 영화들이 수확됐다. 2005년에는 대통령 시해 사건을 블랙코미디 감각으로 풍자한 ‘그때 그 사람들’(임상수), 일제강점기 여류 비행사 박경원의 일대기를 그린 ‘청연’(윤종찬)이 이어졌다. 2007년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다룬 ‘화려한 휴가’(김지훈)가 전국 730만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살인의 추억’(봉준호, 2003)이 선취한 스릴러 장르는 2008년 ‘추격자’(나홍진)에서 완성됐다. 실제 연쇄살인마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온 ‘추격자’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관객 500만 이상을 동원해 화제가 됐다. 이 영화의 성공은 범죄·액션 등의 요소와 결합한 스릴러 장르의 유행을 촉발, 스릴러가 현대 한국영화의 대표 장르로 등극하는 계기가 됐다. 2010년에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끼’(강우석), 잔혹한 이미지를 전시한 ‘하드보일드’ 스릴러 ‘악마를 보았다’(김지운)가 흥행 배턴을 이었다. 액션과 스릴러는 장르 특성상 결합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의 전통적인 강세 장르인 액션이 더 전면으로 나서는 영화들도 있었다. 2010년에는 남북 분단 상황을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의형제’(장훈)가 540만 관객을, 2011년에는 ‘감성 액션’을 표방한 ‘아저씨’(이정범)가 61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과 비평 모두 주목을 받았다.범죄스릴러의 인척 장르라 할 누아르, 갱스터 영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윤종빈, 2011)는 1980년대 시대상을 풍자와 해학 그리고 블랙코미디 방식으로 그리며 갱스터 장르의 신기원을 보여주었다. 한편 최동훈은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2004)으로 한국형 ‘케이퍼 무비’(범죄 전문가들의 정교한 범죄 과정을 보여주는 장르)를 성공시켰다. 이후 허영만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타짜’(2006), ‘멀티캐스팅’의 묘를 살린 범죄영화 ‘도둑들’(2012) 등을 내놓으며 최고의 흥행 감독으로 등극했다. 큰 예산이 들지 않는 로맨틱 코미디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 법칙을 새롭게 재해석한 ‘달콤한 거짓말’(정정화, 2008), 박중훈의 귀환과 ‘88만원 세대’의 묘사가 인상적인 ‘내 깡패 같은 애인’(김광식, 2010), 장르 화법에 더없이 충실했던 ‘시라노: 연애조작단’(김현석, 2010), 기획 코미디의 힘을 보여준 ‘댄싱퀸’(이석훈, 2011), 460만 가까운 관객을 모은 성공작 ‘내 아내의 모든 것’(민규동, 2012), 키치적인 B급 정서가 매력적인 ‘남자사용설명서’(이원석, 2012) 등이 이어졌다. 멜로를 코믹호러에 접붙인 ‘달콤, 살벌한 연인’(손제곤, 2006), 로맨틱 코미디의 뼈대에 호러를 녹여낸 ‘오싹한 연애’(황인호, 2011)도 주목받았다. ●예술영화·상업영화 아우르는 작가주의 1996~1997년 데뷔해, 2000년대 초중반 주요 해외영화제를 통해 인정받은 작가주의 감독 홍상수, 김기덕, 이창동은 미학적 성숙을 거듭하며 그들의 영화세계를 완성시켜갔다.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치면 단연 홍상수다. 그는 매년 1~2편의 작품을 연출하며, 새로운 미학적 실험과 변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2004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5년 ‘극장전’, 2006년 ‘해변의 여인’, 2008년 ‘밤과 낮’·‘첩첩산중’(단편), 2009년 ‘잘 알지도 못하면서’, 2010년 ‘하하하’·‘옥희의 영화’, 2011년 ‘북촌방향’ 등 언뜻 앞의 영화와 겹치는 듯하면서도 매번 기존의 틀을 바꿔가는 방식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마치 거울처럼 마주 보는 그의 연작들은, 각 영화의 제목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차라리 ‘홍상수 영화’로 호명하고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비평적 해석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그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국내외 비평계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예술영화 관객들의 지지도 굳건하다. 김기덕은 ‘활’(2005), ‘숨’(2007), ‘비몽’(2008) 등 본인의 작품뿐만 아니라 ‘영화는 영화다’(장훈, 2008)·‘풍산개’(전재홍, 2011) 등 조감독 출신 감독의 영화 제작까지 겸했다. 그는 ‘아리랑’(2011)으로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피에타’(2012)로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안았다. 이창동 역시 인간의 실존적 고통과 구원에 관한 질문을 멈추지 않으며, 미학적 성취를 이어갔다. ‘밀양’(2007)은 제60회 칸국제영화제 장편경쟁부문에 진출, 주연 배우 전도연이 한국영화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시’(2010)는 제63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각본상을 받았다. 한편 이창동은 2009년 제62회 칸영화제에서 장편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2011년 제64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2000년대 들어 새롭게 발견된 시네아스트(cin?ste·영화예술가)로는 재중동포 출신인 장률을 주목해야 한다. 그는 두 번째 장편영화인 ‘망종’(2005)이 제58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고 여러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하며 널리 알려졌다. ‘경계’(2007), ‘중경’(2007), ‘두만강’(2009), ‘풍경’(2013)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조선족, 탈북 여성과 소년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등 경계인들의 이야기를 건조한 풍경 속에 담아내고 있다. 특히 그는 ‘경주’(2013) 이후 새로운 화법으로 전환해 더 넓은 관객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그 외에도 ‘천년학’(2007)으로 100번째 영화를 연출한 거장 임권택, 현대 한국사회에 대한 성찰을 로맨스 장르에 녹인 ‘멋진 하루’(2008)의 이윤기, 리얼리즘과 신비함이 뒤섞인 ‘파주’(2009)의 박찬옥, 제주도 4·3 사건을 독특한 미학으로 승화시킨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2012)의 오멸 등이 작가주의 영화의 계보를 이었다. 또한 제28회 밴쿠버 영화제에서 용호상을 수상한 ‘회오리바람’(2009)의 장건재, 탈북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시선을 예리하게 포착한 ‘무산일기’(2010)의 박정범, 뛰어난 스토리텔링을 창조한 ‘파수꾼’(2010)의 윤성현 등 인상적인 독립장편영화로 데뷔한 감독들도 특기할 필요가 있다.대중영화와 작가영화의 전통적인 경계를 넘어, 독창적인 장르 해석과 자신만의 영화 스타일을 유지하는 감독군으로는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그리고 나홍진이 있다. 봉준호는 국내를 넘어선 흥행과 비평적 지지를 받은 ‘괴물’(2006), 뛰어난 미학적 완성도로 국내외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마더’(2009) 그리고 글로벌 영화 프로젝트의 성공작 ‘설국열차’(2013)를 이어가며 그만의 영화세계를 진보시켜갔다. 박찬욱은 ‘복수 3부작’의 완결편 ‘친절한 금자씨’(2005), 디지털 영화 미학을 개척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제62회 칸국제영화제 장편경쟁부문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박쥐’(2008), 그리고 첫 번째 할리우드 영화 ‘스토커’(2013)까지, 영화적 야심과 예술가적 자의식을 팽팽하게 유지하고 있다. 김지운은 만주웨스턴 ‘쇠사슬을 끊어라’(이만희, 1971)를 오마주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고어 영화(선혈이 낭자하는 잔인한 묘사가 특징)에 가까운 하드보일드 ‘악마를 보았다’(2010) 등을 통해 특유의 장르 미학을 추구하고 있다.2008년 범죄스릴러 ‘추격자’로 데뷔한 나홍진은 광기 어린 액션스릴러 ‘황해’(2010), 초자연적 미스터리스릴러 ‘곡성’(2016)을 내놓으며, 스릴러 장르를 그만의 스타일과 해석으로 새롭게 구축해가고 있다. 그의 세 작품은 모두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추격자’는 제61회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황해’는 제64회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곡성’은 제69회 비경쟁부문에서 세계 영화인들을 만났다. 그는 가장 차기작이 기대되는 감독임에 틀림없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숙소마저 차별… 끝모를 이주노동자의 설움

    숙소마저 차별… 끝모를 이주노동자의 설움

    13% 컨테이너 등 가건물 생활 여관·고시원·비닐하우스 거주도 분진 등 유해환경에 시설 열악 3년간 산재 당한 노동자 27.4% 지자체 세심한 감독·지원 절실충남지역 이주노동자 10명 중 8명은 회사가 제공하는 곳에서 거주하지만, 이 중 절반은 작업장 한쪽이나 컨테이너 비닐하우스 등의 임시 가건물에 살고 있다. 4일 충남도가 이주와 인권연구소를 통해 실시한 ‘충남 이주노동자 주거환경과 노동조건 실태조사’ 중간 결과에 따르면 충남 이주노동자 50.1%가 단독주택 등 주거용 독립건물에 살고 있고 나머지는 작업장에 딸린 공간(29.4%), 컨테이너 등 가건물(13.2%), 여관·모텔·고시원(4.8%), 비닐하우스(1.1%) 등에서 생활한다. 조사는 지난 7월부터 외국인 노동자 47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들은 필리핀, 캄보디아, 베트남, 중국, 네팔 등 16개국에서 온 국제결혼 여성이나 취업비자를 받고 입국한 노동자들이다. 충남의 이주노동자 비율은 2017년 기준 4.2%로 전국에서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주거시설이 열악해 소음, 분진, 냄새 등 유해환경에 시달린다는 응답이 39.7%(복수응답)에 달했다. 이어 에어컨이 없다(35.1%), 인원수에 비해 공간이 좁다(30.3%), 실내 화장실이 없다(26.5%), 화재경보기가 없다(26.2%) 등의 답도 많았다. 응답자의 27.4%는 최근 3년 동안 산업재해를 당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중 산재보험을 신청하지 않은 비율이 37.2%였다. 그 이유로 ‘회사에서 신청을 막거나 해주지 않아’라고 답한 비율이 27.1%로 가장 많았다. 크게 안 다쳐서(25%), 몰라서(22.9%), 신청 방법을 몰라서(10.4%)라는 답도 있어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처지를 보여줬다. 또 이주노동자 10명 중 4명은 최저시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시급 이상의 시간당 임금을 받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44.7%(209명), 최저시급을 모른다는 응답률도 9.2%(43명)였다. 직장을 옮기고 싶다고 답한 비율은 28.5%였다. 월급이 적어(47.8%), 일이 힘들어(21.6%), 업주·관리자가 비인간적으로 대해(15.7%), 월급을 못 받아(13.4%)를 이유로 꼽았다. 이한숙 연구소 대표는 “이주노동자는 정부 간 양해각서를 맺고 특정 업종과 일터를 정해 데려오기에 특별 사유가 없으면 이직이 어렵다”며 “이주노동자가 없으면 공장이든 농업이든 안 돌아가는 만큼 지자체의 세심한 감독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누가 동네 서점을 죽였나… 다시 펼쳐진 도서정가제 논란

    누가 동네 서점을 죽였나… 다시 펼쳐진 도서정가제 논란

    “작은 서점 다 망친 도서정가제 폐지하라” “폐지 땐 온라인 서점만 생존… 유지해야” 업계 내부에서도 찬반 팽팽하게 대립 중 소비자 “질 낮춰서라도 가격 인하 필요 소장본 고급화 등 시장 다변화 모색을”“도서정가제가 작은 서점 다 망쳤죠. 대형 서점과 경쟁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서울 관악구 독립서점 주인 A씨) “책 시장이 위축된 건 스마트폰 등 다른 독서 방식이 나와서일 뿐 정가제 때문은 아니에요.”(서울 영등포구 개인서점 주인 B씨) 과도한 가격 할인 경쟁을 막아 동네 서점을 보호하려는 취지로 도입된 ‘도서정가제’의 존폐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도서정가제 폐지를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의 동의자 수가 20만명을 넘는 등 호응을 얻었지만 업계에서는 완전히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간·구간 도서의 할인 폭을 최대 15%로 규제한 현행 도서정가제는 최근 독자들을 중심으로 폐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애초 취지와 달리 대형 서점만 배 불리고, 독서 인구는 감소시켰다는 비판 때문이다. 지난달 14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도서정가제의 폐지를 청원합니다’라는 글은 20만 3000여명(4일 오후 기준)의 동의를 받았다. 하지만 이 제도를 없애는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의견 차가 워낙 크다. 도서정가제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독서 인구 감소 ▲평균 책값 인상 ▲출판사 매출 규모 감소 ▲도서 초판 평균 발행 부수 감소 등의 악영향을 낳았다고 비판한다. 일부 업자는 최근 새로운 서적 유통구조를 만들어 보겠다며 ‘완전 도서정가제에 반대하는 도서소비자·생산자·플랫폼 준비모임’(완반모)을 발족하기도 했다. 배재광 완반모 대표는 “도서정가제라는 독점 가격은 소비를 위축시켜 시장을 감소시키고, 대형 출판사와 온오프라인 서점의 독점력만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행 도서정가제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도서정가제 탓에 책값이 비싸졌고 책 소비가 위축됐다는 주장은 철저한 오해라는 것이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정가제를 깨 버리면 책값은 헐값이 돼 마케팅할 여력이 있는 대형 서점의 온라인 매장만 남고 오프라인 책방은 죽게 될 것”이라며 “비싼 책 가격이 문제라면 정가를 낮추면 되지 정가제 폐지 뒤 할인 이벤트를 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히려 할인을 원천 봉쇄해 책 가격을 같게 하는 ‘완전정가제’를 내세우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에 대해 독자들의 근본적 불만을 읽지 못한 겉핥기식 논란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월정액 전자책 서비스 이용자 정모(32)씨는 “정가제 청원은 현재의 책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표출 창구였을 뿐”이라며 “정부는 단순한 대안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업계와 함께 치열하게 고민해 외국처럼 책의 질을 좀 낮추더라도 책값을 내리고 수집용 책을 비싸게 받는 등 구체적인 시장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고서점을 주로 이용하는 이정현(29)씨는 “독서 인구가 줄어 출판시장에 침체가 왔다는 건 업계의 핑계일 뿐 중고서점은 항상 구매자가 많다”면서 “소비자는 책값이 비싸다고 인식하는데 업계는 이를 외면하며 단가를 내릴 생각은 하지 않고 겉치장에만 집착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오신환 “민주, 공수처 인사권 野의견 수용 의사… 권은희안이 타협안”

    민주 “제2 특수부일 뿐” 한국 “개혁 우선”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협상에 대해 권은희 의원의 ‘반부패수사처’ 안(案)을 자유한국당과 협의해 야권 단일안으로 추진한 뒤, 더불어민주당과 최종 협상해 합의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3+3’(3당 원내대표+3당 의원) 논의에 참여하는 민주당 송기헌 의원과 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회의에서 “민주당이 공수처나 반부패수사처에 대한 대통령의 과도한 인사권을 두고 야당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의사를 밝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우려해 온 정치적 독립성 문제를 해결할 길이 열렸다”며 소위 ‘권은희안’이 현실적인 타협안이라고 주장했다. 권은희안은 검찰 견제를 위해 공수처 격인 반부패수사처에 별도의 검사를 두지만 기소권은 일단 보류하고 수사권과 헌법상 영장청구권한만 부여한다. 또 검찰처럼 법원에서 체포영장 등을 발부받아 구속·압수수색을 할 수 있고, 검찰이 기소 의견을 무시하는 경우 기소심의위원회를 거칠 수 있게 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별도 조직을 만드는 것보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개혁을 하는 게 먼저”라며 “선거법 3+3과 맞물려 있어 전체적인 틀에서 협상을 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 송기헌 의원 역시 통화에서 “바른미래당이 주장하는 반부패수사처는 또 하나의 특수부를 만드는 것에 불과하고 공수처를 만들지 말자는 뜻과 다르지 않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김정태 서울시의원, 제1회 거버넌스 지방정치대상 수상

    김정태 서울시의원, 제1회 거버넌스 지방정치대상 수상

    김정태 서울시의회지방분권TF 단장(더불어민주당, 영등포2)은 지난 1일 고양국제꽃박람회장에서 열린 제1회 거버넌스 지방정치대상 시상식에서 지방정치문화혁신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거버넌스 지방정치대상’은 우수한 지방정치와 유능한 지방정치인을 발굴하여 지방정치에 대한 국민인식을 제고하기 위하여 사단법인 거버넌스센터에서 주관하고 대통령 소속 지방분권위원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등의 후원으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정하여 시상하였다. 김 단장은 지방정치문화혁신 부문에서 서울시의회에서 시작하여 전국 17개 시·도 광역의회로 확산된 책임성·청렴성 강화를 위한 자정 혁신 노력과 성과에 대해 정치혁신 및 지방의회 위상 정립의 모범적 사례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단장은 “이번 수상은 서울시의회에서 시작된 자정노력 결의안이 지방의회 혁신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하며 “전국 지방의회의 책임성과 청렴성 강화를 통하여 지방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제고하고 나아가 지방의회 위상 정립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서울시의회 자정노력 결의안은 정책지원 전문인력, 공무국외연수 개선, 지방의원 겸직제한, 영리행위 금지, 의정비제도 개선, 지방의회 정보공개, 지방의회 시설개방, 윤리특별위원회 강화, 의정 활동 투명성 강화 등 9개 분야 24개 추진 과제를 포함하고 있다. 김 단장은 현재 지방분권 실현 및 지방의회 위상정립을 위하여 서울특별시의회 지방분권TF 및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지방분권TF 단장으로 맹활약중이며 정책지원전문인력 도입, 인사권 독립 등 지방의회 숙원을 해결하기 위하여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국회 통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광장] ‘박물관 도시’로 거듭나는 용산/성장현 용산구청장

    [자치광장] ‘박물관 도시’로 거듭나는 용산/성장현 용산구청장

    “인도교의 아치가 끊어지고 철로는 엿가락처럼 녹아내렸다. … 1950년 6월 28일, 맏이 나이 14세 일이었다. … 1957년 맏이는 부서진 인도교 대신 임시 부교가 개통되었다는 소문을 들었다. 새로 생긴 다리를 보니 정말 전쟁이 끝났구나 싶었다.”(‘용산을 그리다’ 52쪽) 대한민국 반만년 역사 중 근현대 100여년의 시간은 용산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일제강점기 일본군 조선사령부가 주둔했고 해방 후 미8군이 그 자리를 이어받으며 용산은 자연스럽게 ‘한국 안의 이방인 동네’로 각인됐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역사가 용산의 경쟁력을 만들었다. 세계 각국의 문화가 공존하면서 ‘역동적인 도시’라는 이미지를 입혔고, 낙후된 도시 공간을 재구성하기 위한 개발 사업들이 도시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미군부대가 나간 자리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공원도 들어선다. 효창공원은 또 어떠한가. 한겨울 시린 찬바람보다도 더 잔인했던 일제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조국독립을 위해 싸운 순국선열들이 잠들어 계신다. 뿐만 아니다. 용산은 전쟁기념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까지 박물관들의 보고(寶庫)다. 지방자치시대, 전국의 226개 지방정부는 차치하더라도 서울시 25개 자치구 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좁은 공간 안에서 지리적 차별성을 논하긴 어렵고 마천루(摩天樓) 대결도 더이상 답이 될 수 없다. ‘용산다움’이 필요했다. 근현대 100년의 역사를 지키고 한국 안의 작은 지구촌이라는 독창적인 문화도 살려 나가야 한다.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이 용산을 박물관의 도시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역사적 배경 위에 용산만의 독창적인 문화와 감성을 더하는 작업이라 하겠다. 용산은 이미 밑그림을 완성했다. 민선 5기 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역사 바로 세우기 사업’에 심혈을 기울여 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은 용산역사박물관 건립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일제강점기인 1929년 지어진 옛 용산철도병원(등록문화재 제428호) 실내를 리모델링해 2021년 개관할 계획이다. 물론 박물관이라고 해서 과거만 기록하는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기 위한 미래상도 함께 담아 ‘세계의 중심도시 용산’의 경쟁력을 더해 갈 것이다.
  • 광주서 제90주년 학생독립운동기념식…李총리 “정부가 학생들 정신 구현할 것”

    일제의 차별과 불의에 항거한 학생들의 항일운동을 기리는 ‘제90주년 학생독립운동기념식’이 3일 광주에서 열렸다.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장에서 개최된 기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유은혜 교육부총리, 독립유공자, 유족, 학생, 시민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과거에는 교육부 주관으로 각 지역교육청에서 열렸지만, 지난해부터 정부 기념식으로 격상되면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치러졌다. 이 총리는 기념사에서 “정부는 국가를 바로 세우려는 학생들의 정신을 구현하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정의와 공정으로 사회가 움직이도록 더 세심하면서도 더 강력하게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10월 30일 광주~나주 통학 열차에서 일본인 학생들이 조선 여학생들을 희롱해 광주고등보통학교(광주제일고) 학생들과 충돌한 것을 계기로 일어났다. 학생들은 일왕 생일인 11월 3일 광주 시내에서 독립만세운동을 했고 이듬해 3월까지 전국 300여개 학교에서 5만 4000여명의 학생이 동맹 휴교와 시위운동에 참여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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