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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oom in 서울] 문화예술 창작 대폭 지원

    [Zoom in 서울] 문화예술 창작 대폭 지원

    서울시가 문화예술인의 창작활동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서울시는 권역별 문화예술 창작공간 조성과 장르별 창작활동 지원 확대, 예술·독립·디지털 영화 육성 등을 담은 ‘문화예술 창작활동 지원 방안’을 8일 발표했다. 서울의 문화경쟁력 강화와 문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다. ●남산 실내테니스장에 대형 공연 연습실 지원방안에 따르면 시는 내년 말까지 유휴 시유지 등을 활용해 도심·동남·동북·서남·서북권 등 5개 권역에 권역별로 1∼3곳씩 총 9곳의 문화예술 창작공간을 조성한다. 도심권에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황제테니스’ 논란을 빚었던 중구 예장동 남산 실내테니스장(510평)이 리모델링을 거쳐 뮤지컬, 오페라, 무용 등 대형 무대공연 연습실로 바뀐다. 또 인근에 있는 도시철도 경영개발원(옛 안기부 청사·2150평)은 현재 사무실과 강의실을 최대한 활용, 국내외 예술인들이 상주하며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레지던스형 창작소’로 탈바꿈한다. 시는 이를 위해 5억∼10억원을 들여 이들 시설을 개보수할 예정이다. 시설 운영은 명칭 사용권 부여 등을 통해 민간기업 유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등촌동 500여평에 ‘아트 뱅크´ 청계천과 주변 지역에는 내년까지 입정동 공구상가 지역 등 3곳에 ‘창작소’를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도심 4대축 교차지점에 있는 미사용 모텔들을 매입해 창작 스튜디오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남권은 강남구 도곡동 옛 농업기술센터 건물(연면적 1085평)을 뮤지컬 등 공연 연습실로 쓸 방침이며, 동북권은 도봉구 도봉동 주택지 내 유휴지(1513평)에 무대 예술 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무대예술 아카데미’를 설립할 방침이다. 서남권은 강서구 등촌동 강서노인복지관 앞 게이트볼장(517평)에 시각 예술 분야의 작품을 보관·대여하는 ‘아트 뱅크’를, 서북권은 서대문구 연희동 옛 시사편찬위원회 건물(2112평)에 예술·독립영화 등 실험 예술 창작소를 각각 조성할 예정이다. ●예술·독립 영화 제작비 30% 지원 시는 내년부터 서울시내 촬영분이 70% 이상인 장·단편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제작비의 30%를 지원한다. 또 시내 예술영화 상영관 12곳을 중심으로 ‘서울예술영화축제’와 ‘서울디지털영화제’를 매년 8월과 5월 각각 개최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제적 수준의 공연 기획은 돼 있지만 제작비가 부족한 작품을 심사, 선정해 제작비, 마케팅비 등을 지원한다. 시는 ‘서울시 문화펀드’를 만들어 여기서 나온 투자금으로 지원금을 충당한다는 복안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Zoom in 서울] 문화예술 창작 대폭 지원

    [Zoom in 서울] 문화예술 창작 대폭 지원

    서울시가 문화예술인의 창작활동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서울시는 권역별 문화예술 창작공간 조성과 장르별 창작활동 지원 확대, 예술·독립·디지털 영화 육성 등을 담은 ‘문화예술 창작활동 지원 방안’을 8일 발표했다. 서울의 문화경쟁력 강화와 문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다. ●남산 실내테니스장에 대형 공연 연습실 지원방안에 따르면 시는 내년 말까지 유휴 시유지 등을 활용해 도심·동남·동북·서남·서북권 등 5개 권역에 권역별로 1∼3곳씩 총 9곳의 문화예술 창작공간을 조성한다. 도심권에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황제테니스’ 논란을 빚었던 중구 예장동 남산 실내테니스장(510평)이 리모델링을 거쳐 뮤지컬, 오페라, 무용 등 대형 무대공연 연습실로 바뀐다. 또 인근에 있는 도시철도 경영개발원(옛 안기부 청사·2150평)은 현재 사무실과 강의실을 최대한 활용, 국내외 예술인들이 상주하며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레지던스형 창작소’로 탈바꿈한다. 시는 이를 위해 5억∼10억원을 들여 이들 시설을 개보수할 예정이다. 시설 운영은 명칭 사용권 부여 등을 통해 민간기업 유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등촌동 500여평에 ‘아트 뱅크´ 청계천과 주변 지역에는 내년까지 입정동 공구상가 지역 등 3곳에 ‘창작소’를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도심 4대축 교차지점에 있는 미사용 모텔들을 매입해 창작 스튜디오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남권은 강남구 도곡동 옛 농업기술센터 건물(연면적 1085평)을 뮤지컬 등 공연 연습실로 쓸 방침이며, 동북권은 도봉구 도봉동 주택지 내 유휴지(1513평)에 무대 예술 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무대예술 아카데미’를 설립할 방침이다. 서남권은 강서구 등촌동 강서노인복지관 앞 게이트볼장(517평)에 시각 예술 분야의 작품을 보관·대여하는 ‘아트 뱅크’를, 서북권은 서대문구 연희동 옛 시사편찬위원회 건물(2112평)에 예술·독립영화 등 실험 예술 창작소를 각각 조성할 예정이다. ●예술·독립 영화 제작비 지원 시는 내년부터 서울시내 촬영분이 70% 이상인 장·단편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제작비의 30%를 지원한다. 또 시내 예술영화 상영관 12곳을 중심으로 ‘서울예술영화축제’와 ‘서울디지털영화제’를 매년 8월과 5월 각각 개최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제적 수준의 공연 기획은 돼 있지만 제작비가 부족한 작품을 심사, 선정해 제작비, 마케팅비 등을 지원한다. 시는 ‘서울시 문화펀드’를 만들어 여기서 나온 투자금으로 지원금을 충당한다는 복안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245가지 영화 뷔페 이건 꼭봐라

    245가지 영화 뷔페 이건 꼭봐라

    ‘영원한 여름을 지나는 경의선에서 푸른 눈의 평양시민을 만났다. 아내의 애인인 마쓰코의 일생은 혐오스럽지만, 타인의 삶과 자아는 불일치하는 것을…. 폭력서클, 열혈남아, 나의 친구와 그의 아내가 만나 강을 건너는 순간,13개의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가 펼쳐지는 아주 특별한 축제가 시작된다.’ 다소 난해한 이 문장을 기억하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의 추천작 15편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지난 19일 개막작 ‘가을로’(김대승)와 폐막작 ‘크레이지 스톤’(중국·닝 하오) 예매를 시작으로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10월 12∼20일)의 서막이 올랐다. 올해 신설된 ‘미드나잇 패션’을 포함한 11개 섹션에서 상영하는 작품은 245편(63개국). 각종 국제영화제 수상작과 경쟁부문 진출작들도 다수 포함돼 있어, 질적인 면에서 최고라고 자부할 만하다. #이 영화를 주목하라 이름만으로도 영화팬들을 설레게 할 세계 거장들의 신작이 쏟아진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영국·켄 로치), 로카르노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타인의 삶’(독일·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블랙코미디 ‘자아의 불일치’(덴마크·토마스 빌룸 옌센) 등에 우선 시선이 꽂힌다. ‘불량공주 모모코’를 좋아했다면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일본·나카시마 데쓰야)도 주목하자. 독립영화감독의 고군분투를 보여준 ‘아주 특별한 축제’(인도·비주 비스와나스)는 우리의 독립영화 현실이 투영된다. 올해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13’(그루지야·겔라 바를뤼아니), 한·불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준비한 프랑스 감독들의 ‘플랑드르’(브뤼노 뒤몽·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언터처블’(브누아 자코),‘리디큘’(파트리스 르콩트)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영화는 어떤 작품이 올 영화제에서 마련한 58편의 영화를 통해 한국영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봐도 좋겠다.10대 갱스터 ‘폭력써클’(박기형), 조폭과 가족을 결합한 ‘열혈남아’(이정범), 세 사람의 기괴한 이야기 ‘나의 친구, 그의 아내’(신동일) 등을 부산에서 먼저 만날 수 있다. 한국영화 회고전에는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한국영화 7편을 준비했다. 고 신상옥 감독의 걸작 ‘열녀전’을 40년 만에 복원해 영화제에서 상영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Zoom in 서울] 청계천 또 한번의 변신 디지털 川국

    [Zoom in 서울] 청계천 또 한번의 변신 디지털 川국

    2007년 6월 어느 주말 오후. 동갑내기 연인인 디지털군과 아날로그양이 서울 청계천 데이트에 나섰다. 디지털군은 청계천이 ‘디지털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는 소식을 듣고 컴맹인 여친 아날로그양에게 자신을 뽐내기 위해 청계천 데이트를 결정했다. 서울시가 13일 발표한 ‘청계천 마케팅 전략과 신문화벨트 구축계획’을 토대로 내년부터 실현될 디지털군과 아날로그양의 가상 데이트를 따라가 봤다. 디지털군은 노트북 컴퓨터와 개인휴대용 정보단말기(PDA)를 챙겨 청계광장에서 여친인 아날로그양을 만났다. 청계광장 주변 차도에 설치된 테이블과 의자에는 휴일을 맞아 나온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디지털 강국인 서울의 모습을 보기 위해 온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게 많다. 서울시가 올초부터 청계광장에서 삼일교까지 주변차도 880m를 주말과 공휴일에는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한 터이다. 디지털군은 테이블에 아날로그양과 마주 앉아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신 뒤 모전교로 내려갔다.“옛날 인근에 과일을 파는 가게인 ‘과전’(果廛)을 ‘모전(毛廛)’이라고 불렀는데, 이 다리 명칭이 바로 거기에서 유래한 것이야….” 디지털군이 모전교의 유래를 설명하자 아날로그양이 깜짝 놀랐다.‘내 남자친구가 이렇게 유식할 줄이야.’라는 눈빛이었다. 바로 ‘모바일 투어가이드’ 덕분이었다. 디지털군은 PDA를 통해 들어온 설명을 그대로 읽어준 것뿐이다. 디지털군이 주변 다리의 역사와 맛집, 박물관, 쇼핑센터 정보 등을 쉴 새 없이 들려주자 여친은 벅찬 감동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광교에 설치된 5m 높이의 전광판인 ‘디지털 미디어월’에서는 세계 금융시장 정보가 실시간으로 흘러나왔고, 관수교 아래에 설치된 전동식 스크린에서는 독립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디지털군과 아날로그양은 계단에 앉아 두 손을 꼭 잡고 무료로 영화 한 편을 감상했다. 어느덧 밤이 어둑해지자 보행 전용교인 세운교에 올라서자 다리 중간에 ‘디지털 조명 상징탑’이 화려한 조명쇼를 펼치고 있다. 때마침 아날로그양이 급하게 친구로부터 온 ‘이메일’을 확인해야 한다며 난처해했다. 이때 디지털군이 가방에 있던 비장의 노트북을 꺼냈다. 청계천에 무선휴대인터넷(WIBRO) 중계기가 설치돼 천변에서 노트북으로 초고속 인터넷을 즐길 수 있어 노트북을 준비해 온 것이다. 여친으로부터 또 한번 점수를 땄다. 버들다리와 오관수교 앞 분수대에서는 화려한 수중 패션쇼가 열리고 있었다.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진 길이 60m, 폭 3m의 무대에서 동대문 패션타운 상인들이 패션쇼를 개최한 것이다. 맑은내다리와 다산교에 이르자 ‘워터스크린’을 통해 물고기들이 노니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지난 4월1일 가로 5m, 세로 3m 크기의 워터스크린이 설치돼 청계천에 사는 물고기들의 모습이 생중계되고 있다. 이날 디지털군이 청계천 데이트에서 쓴 비용은 커피값이 전부였지만 아날로그양은 디지털군의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다운 바이 로(MBC무비스 밤1시) ‘브로큰 플라워’로 지난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짐 자무시 감독의 초기작.1982년 찍다 남은 자투리 필름으로 만든 ‘천국보다 낯선’ 단 한편으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 독립영화계를 발칵 뒤집어 놓고 내놓은 후속작이다. 화려하고 다채롭게 포장된 미국의 이면을 꺼칠하면서도 극도로 정제된 형식으로 담아내는 짐 자무시 감독의 손길이 그대로 살아 있다. 영화의 배경은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당연히 우거진 수풀이 그려지지만 감독은 아주 황량하게 보이도록 연출할 뿐 아니라, 아예 흑백으로 찍어버렸다. 또 짐 자무시다운 점은 로드무비 성격. 항상 경계선 언저리에서 불안하게 떠다니는 사람들에게 애정어린 시선을 보낸 감독답다. 영화는 루이지애나 감옥에서 두 남자가 만나면서 시작된다. 이 둘은 그다지 썩 사이가 좋지 않다. 둘 다 모함받아 억울하게 감옥에 온데다 이름까지 똑같다. 한 명은 잭(Jack), 또 다른 한 명은 잭(Zack). 이 때 진짜 살인을 저지른 괴짜 이탈리아 사람 로베르토가 나타나면서 둘의 인생은 바뀐다. 탈옥을 모의하게 되고 그래서 마침내 성공한다. 다 따로 놀 것만 같던 두명의 잭이 감옥에서 한데 만나 합쳐지고, 여기에 로베르토가 등장하면서 다시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구조다. 그런데 이들 배우들이 주고받는 내용이 흥미롭다. 두 명의 잭을 각각 연기한 존 루리와 톰 웨이트는 실제 음악가들인데, 그래서인지 연기가 투박해 보이고 때로는 썰렁한 농담까지 불사한다. 여기다 로베르토는 이제 막 수첩에 적어가며 영어를 한창 배우는 단계. 그래서 말장난이라 하기도 뭣한, 희한하고 몽환적인 대사들을 마구 쏟아낸다. 가만히 들어보면 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흑백톤의 영화를 유감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 참고로 이 작품으로 짐 자무시 감독은 촬영감독 로비 뮐러를 얻었다.1986년작,107분 ●키 라르고(EBS 오후 2시20분) 금주법과 대공황을 배경으로 한 고전 갱스터 영화. 갱스터 영화 시대의 대미를 장식했다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배경은 플로리다 해변의 한 섬. 쫓겨났던 갱스터가 호텔을 차지하기 위해 되돌아오고 전우의 부인을 찾아왔던 퇴역 군인은 이들에 맞서 싸운다.‘악’이란 무엇인지 눈여겨볼 만. 필름 누아르 시대 주연으로 우뚝 선 험프리 보가트의 조연 때 모습을 볼 수 있다.1948년작,100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시론] 1천만명 관객시대, 한국 영화의 명암/심영섭 대구사이버대 교수·영화평론가

    [시론] 1천만명 관객시대, 한국 영화의 명암/심영섭 대구사이버대 교수·영화평론가

    ‘실미도´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후 채 2년이 지나지 않아 ‘왕의 남자’와 ‘괴물’이 다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러고 보면 이제 1000만이란 숫자는 미국의 블록버스터가 그러했듯 하나의 불가능점을 넘은 지표라기보다, 오히려 영화 한 편의 흥행 대박을 알리는 일반명사로 남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런 기세로 여름에 한번, 겨울에 한번 천만관객을 끌어모은다면 한국 영화에 있어서 1000만이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한국 영화의 내수시장 저력을 나타내는 평범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왕의 남자’가 관객들에게 ‘반복 관람’이란 왕의 남자 폐인 돌풍을 일으켰다면, 금번 화제작 ‘괴물’은 남녀노소와 연령대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관람으로 개봉 23일만인 단기간에 1000만 관객이란 신기록을 수립했다는 것이다. 영화 ‘괴물’은 우리가 지난 세월 무엇과 싸웠는지, 어떤 괴물과 맞섰는지에 대한 하나의 정치적 우화이며 동시에 재미난 SF 괴수영화이자 액션 오락물인 것이다. 장르의 당의정 속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버무려 넣은 봉준호 감독의 전략은 영화 ‘괴물’에서 각기 다른 연령대에서 서로 다른 것을 보게 하는 강력한 자기장이 되어 관객들을 빨아들였다. 게다가 벌써 칸 국제영화제 개봉 당시 32개국과 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하니,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전세계 시장에서 한국 영화의 열풍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의 단초를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빛이 강렬하면 그림자도 어두운 법.‘괴물’의 흥행 이면에는 한국 영화계의 고질적 병폐로 거론되고 있는 배급의 독과점 문제, 그리고 특정 화제작에 언론과 관객 모두가 집단적으로 과잉 열광하는 한국 문화 특유의 ‘쏠림’ 현상의 문제 또한 만만치 않게 대두되고 있다. 얼마나 이 사안이 ‘뜨거운 감자’인지, 급기야는 모 감독이 괴물에 대한 문제점을 공중파 방송에서 토론한 후 사과문까지 내는 해프닝이 벌어졌었다. 사실 ‘괴물’은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괴물이 더 괴물스러운지,1600개의 극장 중 600개의 극장을 싹쓸이한 전형적인 블록버스터 마케팅이 더 괴물스러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나날이 높아져만 가는 마케팅과 홍보의 중요성을 영화계에 각인시켜 주었다. 상대적으로 ‘각설탕’이나 ‘다세포 소녀’ 등 평론가인 필자의 눈으로 보기에도 꽤 만듦새가 괜찮은 한국 영화들은 채 100만 관객을 모으지 못하고 관객의 시선에서 멀어져만 간다. 상업영화의 자장 안에서도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난해 한국 영화는 한 편당 4억원의 적자를 보았다. 올해는 사상 최초로 100편이 넘는 한국 영화가 한 해에 제작된다고 하니, 이러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틈바구니에서 한국 영화는 극장과의 부율 문제로 인한 수익배분 개선 문제, 상업영화의 밑바탕이 되는 독립영화 살리기, 좋은 영화에 좀 더 관심을 가져달라는 관객성 운동 등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 영화의 생존을 위해 개선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 그러니 이제는 ‘괴물’ 한 편이 내놓은 성과에 조급하게 샴페인을 따지 말고, 괴물의 그늘에 가려 있는 나머지 99편의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어떨까? 1000만 관객 시대를 맞은 한국 영화의 명과 암. 그 그림자가 더 깊어지기 전에, 한국 영화는 이제 ‘1000만’이란 수치가 아닌 한국 영화 ‘자체’에 대해서 논의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본다. 심영섭 대구사이버대 교수·영화평론가
  • [토요영화]

    ●타임리스 멜로디(EBS 오후11시) 일본 독립영화계의 기린아 오쿠하라 히로시 감독의 첫 장편 도전작으로 과감하게 편집된 영상, 극도로 절제된 대사, 풍부한 음악, 기교넘치는 미장센 등으로 일본 미니멀리즘 영화의 극치를 선보였다고 평가받은 영화다. 또 당시 유행하던 일본의 ‘프리터(free+arbeiter)족’을 조명했다 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1999년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대상을 차지했고 로테르담영화제, 홍콩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됐다. 한국과 일본에는 2000년 개봉했다. 그 이후에도 한동안 작품성 있는 인디영화들이 상영될 때마다 빠지지 않았던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다. 영화는 3개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처음은 어릴 적부터 몰랐던 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다무라가 편지를 보낸 가와모토를 찾아가는 과정, 두번째는 당구장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때우던 가와모토가 어느날 우연히 찾아온 소녀 지카코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얘기, 마지막은 마침내 당구장에 다다른 다무라와 가와모토·지카코의 만남이다. 여기서 사람들 사이를 잇는 유일한 끈은 음악이다. 가와모토와 지카코는 음악이 좋아 2인조 록밴드를 만들고 여기에 피아노 조율사인 다무라가 합세해 그들만의 공연을 선보인다. 그런데 심심해 죽을 것만 같은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바로 이 대목이다. 이제 뭔가 스토리를 치고 나갈 것 같은데 공연을 마친 이들은 휑하니 그냥 제 갈 길을 갈 뿐이다. 대사는 거의 의미없는 잡담 수준이고, 서로간에 호흡을 굳이 맞추는 것 같지도 않다. 이들간의 ‘끈’을 악기와 음악으로만 표현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비판도 가능하다.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류의 소설에 대한 비판과 비슷하다. 시·공간을 짐작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 모든 것을 풀어놔 버리는 접근법이 국제적으로 팔아먹기는 좋을지 몰라도 종종 그 몰역사성 때문에 반역사적이 되고 만다는 지적이다. 파편화된 일상의 나열은 감각적이니 뭐니 해도 타락의 또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을런지 알 수 없다는 얘기다.95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바이센테니얼맨(채널CGV 오후7시10분) 어릴적 SF에 관심이 많았다면 들어봤을 법한 아이작 아지모프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아지모프는 황당무계한 SF가 아니라 과학적 SF를 지향,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 윌 스미스 주연의 ‘아이, 로봇’도 영향권에 있다. 바이센테니얼맨 역시 아지모프가 만든 ‘로봇 3원칙’을 토대로 만든 영화다.1999년작,133분.
  • [토요영화]

    ●드럭스토어 카우보이(MGM 오후5시15분) 일명 ‘약방의 카우보이’.‘약방의 감초’처럼 좋은 의미는 결코 아니다. 여기서 드럭(Drug)이란 다름 아닌 마약이기 때문이다.197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마약에 절어 사는 젊은이들을 그렸다. 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약에 취하기 위해 강도 짓도 서슴지 않는다. 그 가운데 짭짤한 방법은 병원·약국에 보관된 마약성분이 함유된 약이나 주사제를 탈취하는 것. 그러나 지나치면 외려 화를 부른다. 동료 가운데 한명이 약물과다로 죽자 이들은 변화를 시도하는데…. 미국독립영화의 희망으로 꼽혔던 구스 반 산트 감독의 1989년 장편데뷔작이다. 젊은이들의 감수성을 예민한 감각으로 집어냈다며 평론가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아, 이런저런 비평가상을 휩쓴 수작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의미는 단순히 수작이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실 그동안 구스 감독은 대중적인 상업영화 감독으로 인식돼 왔다.‘굿 윌 헌팅’,‘사이코’,‘파인딩 포레스터’ 등과 같은 90년대 대표작들이 이를 상징한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구스 감독의 영화는 확 변했다. 두 청년의 사막횡단여행을 그린 ‘게리’(2002년), 컬럼바인 총기 난사사건을 다룬 ‘엘리펀트’(2003년), 얼터너티브 록밴드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을 조명한 ‘라스트데이즈’(2005년) 등이 그것이다. 구스 감독은 여기서 마치 ‘난 모른다.´는 듯 심심하고도 무미건조한 영상을 선보였다.“예전 독립영화 시절을 잊은게 아니다.”라고 선언이라도 하듯이. 그런 점에서 ‘드럭스토어 카우보이’는 이들 세 작품이 어떻게 나올 수 있었는지, 구스 감독의 뿌리는 어디에 놓여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마약 관련 영화라 한국에 제대로 소개되지 못한 채 방치됐다가 최근 DVD가 새롭게 발매됐다. 한때 ‘제2의 제임스 딘’으로까지 불렸던 맷 딜런의 풋풋한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100분. ●방콕 데인저러스(EBS 오후11시) 우리에겐 익숙지 않은 태국영화. 그러나 얕봐서는 안 된다. 동시에 전혀 낯설기만 한 것은 아니다. 홍콩 누아르가 태국에서 부활했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웰메이드 상업영화로 꼽힌다.2001년 부천영화제를 통해 국내에 소개됐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방콕 뒷골목 살인청부업자의 삶을 다뤘다. 화려한 영상과 환락가 등을 배경으로 한 스피디한 전개 등은 눈에 띄지만, 스토리가 부실해 단순한 ‘똥폼’영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혹평도 있다.105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강원, 수해 아픔 딛고 축제속으로…

    강원, 수해 아픔 딛고 축제속으로…

    수해로 깊은 상처를 입은 강원도내 자치단체들이 피서객 맞이를 하기 위해 다양한 축제를 펼친다. 26일 강원도에 따르면 이번주부터 도내 곳곳에서 시작되는 여름축제는 휴가 3일중 하루는 자원봉사로 구슬땀을 흘린 뒤 맘껏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테마로 구성돼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가장 먼저 시작된 여름축제는 26일부터 30일까지 국립춘천박물관과 봄내극장, 춘천문화예술회관 등 춘천 일대에서 열리는 ‘춘천국제연극제’다. 이어 28일부터 양양 물치·죽도·인구·갯마을 해수욕장 등에서 ‘오징어 맨손잡이 체험’과 화천 ‘화악산 토마토축제’가 펼쳐진다. 여름축제는 동해안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해변축제와 함께 영서지역의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각종 문화 체험축제가 연이어 펼쳐져 진정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음악제로는 다음달 12일부터 17일까지 속초 엑스포 광장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음악대향연’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관광지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태백산 쿨시네마 페스티벌’이 다음달 1일부터 8일까지 태백산도립공원 당골광장 및 황지연못 등에서 열리며, 강릉 ‘정동진 독립영화제’가 다음달 4일부터 6일까지 강릉 정동초등학교에서 개최된다. 도는 ‘여름휴가 3·1·2’ 프로젝트에 이어 이같은 내용을 수도권을 비롯해 시·도에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홍기업 환경관광문화국장은 “수해지역인 강원도로 여름휴가를 떠나는 것이 이재민을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강원도는 열심히 자원봉사를 한 뒤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토요영화]

    ●화성인 마틴(MBC무비스 오전 9시)1960년대 TV시리즈를 영화로 옮겼다. 한없이 가벼워 유치하게 보이는 부분이 많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짐 캐리와 함께 ‘덤 앤 더머’(1994)에 나왔던 제프 다니엘스를 주인공으로,‘백 투 더 퓨처’ 시리즈에서 브라운 박사로 나왔던 크리스토퍼 로이드가 괴팍한 화성인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해낸다. 대릴 한나와 엘리자베스 헐리 등 미녀 연기자들도 나오는 등 화려한 캐스팅이 눈을 즐겁게 한다. 1980년대 인기 TV시리즈 ‘맥가이버’와 1990년대 ‘시카고 호프’의 일부 에피소드를 연출하기도 했던 도널드 패트리 감독의 작품이다. 이후 ‘10일 안에 남자 친구에게 차이는 법’(2003) 등 코미디 영화에 주력하고 있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지는 않다. 방송 리포터 팀 오하라(제프 다니엘스)는 퇴근길에 비행물체가 요란한 굉음을 울리며 불시착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부리나케 달려가지만 어떤 잔해도 없다. 달랑 우주선 모형이 있을 뿐이었다. 우주선 모형을 들고 집으로 돌아온 팀. 그런데, 사실 이 모형은 화성에서 날아온 진짜 우주선으로 정체를 들키지 않으려는 화성인이 빔을 이용해 축소해놓은 것이었다. 화성인은 투명인간으로 변해 팀의 차를 타고 함께 가고, 집에 온 뒤 화성인을 발견한 팀은 이를 기사거리로 만들기 위해 애쓰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팀은 우주선 고치는 걸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화성인과 함께 살게 되고, 지구인 모습으로 변신한 화성인은 이웃들에게 삼촌 마틴(크리스토퍼 로이드)으로 소개되는데….1999년작.93분. ●미스테리 트레인(EBS 오후 11시)미국 독립영화의 대부 짐 자무시 감독 작품이다. 흑백을 좋아하던 짐 자무시의 첫 컬러 영화이기도 하다. ‘천국보다 낯선’(1984),‘다운 바이 로’(1986)와 함께 미국 대중문화에 대해 탐구를 한 3부작으로 평가된다. 세 가지 이야기가 옴니버스 식으로 묶이며 하나로 연결되는 형식. 엘비스 프레슬리를 찾아 미국 멤피스로 온 일본 10대 커플 준(나가세 마사토시)과 미쓰코(구도 유키)의 이야기, 비행기 운항 사정으로 멤피스에 발이 묶인 이탈리아 여성 루이사(니콜레타 브라치)의 이야기, 술김에 범죄를 저지른 백인 남자와 흑인 남자의 이야기가 같은 모텔, 같은 시간대에 벌어진다. 아무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이들은 한 기차에서 만나게 된다.1989년작.113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영화는 고도로 발전한 영화”

    “한국 영화는 고도로 발전한 영화입니다.”전주국제영화제 인디비전 심사위원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미국 영화평론가 조너선 로젠바움(63)은 한국영화를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이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평론가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전주영화제 측은 “그를 심사위원으로 모신 것만 해도 영광”이라고 평한다. 그는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영화제 기간 한국 영화를 많이 접하고 싶은데 일정이 바빠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국 영화를 충분히 본 게 아니고 최근 작품을 접하지 못해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도 “지금까지 본 영화를 종합해 보면 고도로 발전한 영화다.”고 말했다. 이어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도 했다. 그는 미국인이면서도 “스크린쿼터 제도는 전 세계 모든 나라에 꼭 필요한 시스템”이라면서 “미국 영화가 세계 영화시장을 독점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미국 영화의 세계시장 독점을 “일종의 제국주의”라고 표현했다. 이어 “미국 영화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광고 비용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독립영화와 예술영화에 큰 지지를 보내온 로젠바움은 “아직 경쟁작 한 편밖에 보지 못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면서 “그렇지만 인도의 리트윅 가탁 감독처럼 중요한 감독이지만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감독의 회고전을 마련하는 등 전주영화제는 모험을 많이 하는 도전적인 영화제”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영화제는 영화를 보여주기 위한 영화제와 영화를 팔기 위한 영화제 둘로 나눌 수 있는데 전주영화제는 영화를 보여주는 영화제라고 생각돼 좋아한다.”고도 했다. 세계적인 평론가의 영화 심사기준에 대해 물었다. 대답은 의외였다.“영화를 보기 전에 기준을 정하지 않습니다. 영화를 보면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가 떠오릅니다. 영화가 저에게 기준을 가르쳐주죠.” 전주 연합뉴스
  • 감독 5인이 말하는 한국영화

    영화를 제대로 즐기려면 지상파 방송사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시청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다. 특히 KBS MBC SBS 프로그램은 초창기 신선함을 잃고 신작 영화 광고판으로 전락해버린 지 오래라는 평가다. 과도한 스포일러 때문에 시청자들이 정작 영화를 보러가서는 맥이 빠져 버린다. 지난 1994년 3월4일 첫 선 이후 지금까지 12년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EBS ‘시네마천국’은 다르다. 최신 개봉작을 소개하는 흥미 위주에서 벗어나 접하기 힘든 고전이나 제3세계 작품, 독립영화 등을 깊이 있게 다루며 영화를 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풍요롭게 만들어 왔다. 영화 마니아와 예비 영화인들에게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시네마 천국’이 28일 600회 방영을 맞아 한국 영화의 각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감독 5명을 안방으로 초대했다. 특집 ‘세상을 보는 다섯 가지 시선’이다. 유현목(81) 임권택(70) 이명세(49) 장진(35) 봉준호(37) 감독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대표작을 돌이키고 각자의 영화관과 인생관, 한국 사회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의견을 들어본다. 최대한 내레이션을 배제하고 예고 없이 던져진 50가지 이상 질문에 답하는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에 집중한다. ‘오발탄’의 유 감독은 영화감독을 사회와 역사 그리고 인생을 바라보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서편제’의 임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건 고통이자 즐거움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이 감독은 하나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말고 두 눈을 뜨고 두 귀를 열고 세상을 봐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한다.‘킬러들의 수다’의 장 감독은 가끔 따가운 화살을 맞더라도 시대를 한 두 걸음 앞서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살인의 추억’의 봉 감독은 주변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어느 순간 아주 핵심적인 것으로 바뀔 때 영화가 시작된다고 돌이켰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SWAT 특수기동대(MBC 밤 12시55분) 1980년 중후반은 외화시리즈의 전성기였다. 요즘처럼 토요일 낮이나 평일 심야가 아닌 황금 시간대에 외화시리즈가 편성됐다.‘에어울프’‘맥가이버’‘A특공대’‘전격제트작전’ 등은 그 당시 인기작. 앞서 초반엔 ‘특수기동대’라는 작품이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미국 경찰 내 특수조직으로 테러나 강력 범죄에 맞서는 특공대의 활약을 다뤘다. 영화 ‘SWAT 특수기동대’는 바로 이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TV시리즈 주제곡이 나오는 부분도 있어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 원작에서 데케 역(영화에선 L L 쿨 제이)을 맡았던 로드 페리가 데케의 아버지로 카메오 출연했다. 뻔한 스토리지만 시간을 때우기에는 충분히 재미있다. 짐 스트리트(콜린 파렐)와 브라이언 겜블(제레미 레너)은 인질 구출 과정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린 탓에 스와트 팀에서 방출되며 강등된다. 겜블은 경찰을 떠나지만 경찰을 천직으로 여긴 스트리트는 강등을 받아들인다. 스트리트는 댄 혼도(새뮤얼 잭슨)가 최정예 멤버로 꾸리는 팀에 들어가는 기회를 잡게 된다.5명의 팀원은 고된 훈련을 마친 뒤 악명 높은 마약왕 알렉스 몬텔(올리비어 마르티네스)을 이송하는 일에 투입된다. 알렉스는 자신을 구출하는 사람에게 1억 달러를 준다고 소문을 내고 이 돈을 노린 수많은 갱 조직들이 몰려드는데….2003년작.117분. ●영원과 하루(EBS 오후 11시) 죽음을 앞두고 생의 의미를 되짚어보고자하는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의 작품.1970년 그리스 최초 독립영화로 평가받는 ‘범죄의 재구성’으로 데뷔한 앙겔로풀로스 감독은 1975년 ‘유랑극단’으로 칸영화제 국제비평가상을 받으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고,‘안개 속의 풍경’(1988),‘율리시스의 시선’(1995)으로 각각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그리고 이 작품으로 1998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연달아 수상한 거장이다. 황량하고 쓸쓸한 도시 테살로니키에 살고 있는 그리스의 유명한 시인 알렉산더(브루노 간츠)는 나이가 들어 외롭게 죽음을 기다리는 신세다. 마지막 생을 병원에서 보내고 싶지는 않은 알렉산더는 평생토록 꿈꿨던 19세기 시인 솔로모스의 흩어진 시어들을 찾는 여행으로 보내려고 한다.132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편견딛고 희망을 쏜다”…20일 ‘장애인의 날’ 명암] “영화선 주인공”

    [“편견딛고 희망을 쏜다”…20일 ‘장애인의 날’ 명암] “영화선 주인공”

    송선희(34·뇌병변 2급 장애인)씨가 쇼핑을 한다. 컬러풀하고 튀는 옷을 좋아하는 선희씨. 한참동안 여러 벌의 옷을 거울 속에 대 보곤 “내 맘에 드는 옷이 없다.”며 가게를 그냥 나선다. 여간해선 그녀의 패션감각을 만족시킬 수 없다. 화장대 앞에 앉은 선희씨는 스킨, 에센스를 꼼꼼하게 바른 뒤 정성스럽게 화장을 한다. 떨리는 손으로 눈썹을 그리는 게 하루이틀 해 본 솜씨가 아니다. 오늘이 특별한 날이냐고?그저 평범한 선희씨의 일상이다. 선희씨는 “장애인이라고 예쁘게 하고 다니지 말란 법 없잖아요. 남들이 나를 예쁘게 봐주면 나도 기분이 좋아져요.”라고 말한다. 영화 ‘어쩜 저렇게 예쁘게 하고 다닐까’의 한 장면이다. 감독을 맡은 한명희(41·왜소증)씨는 “영화 속 장애인은 늘 어둡고 우울한 모습이었다.”면서 “장애인들의 밝고 활기차게 사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애인의 날(4월20일)을 앞두고 18일 서울 CGV상암과 부산 CGV서면에서 장애인들이 만든 장애인에 관한 영화 3편이 무료상영에 들어갔다.‘어쩜’을 비롯해 ‘장애인의 사랑과 결혼에 관한 짧은 기록’‘장애인 스팀세차 다큐 만들기 프로젝트’ 등 단편 3편이다. 이 중 ‘어쩜’은 부산독립영화제에서 관객과 기자단이 선정한 ‘징검다리상’을 받았다. 영화들을 만든 곳은 한울장애인자활센터. 장애인이 먼저 손을 내밀어 비장애인의 편견을 깨고 그들과 소통하자는 뜻이다. 지난해 총 6편을 만들었고 올해 첫 작품은 5월쯤 나올 예정이다. 센터 최동일 사무국장은 “장애인들이 카메라를 들고 나서면 어떤 장애인이라도 속내를 술술 털어놓기 때문에 콘티가 필요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신체적인 이유보다는 장비가 없어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 장비를 빌리기 위해 한두주일을 기다리는 것은 예사였다.20분짜리 영화를 만드는 데 예닐곱달이 걸렸다. 내레이션은 스튜디오를 빌리지 못해 새벽 2시에 차를 몰고 산 정상에 올라가 녹음한 것이다 ‘장애인 스팀세차’의 내레이션을 한 이수정(31·뇌병변 2급)씨는 “영화를 한편씩 만들 때마다 세상을 보는 시선도 달라졌다.”면서 “나 스스로 다른 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갖고 둘러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영화를 보고 가장 놀란 건 장애인들의 부모였다. 가족이면서도 장애를 가진 자녀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고 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노동자가 중심이다”

    “노동자가 중심이다”

    RTV시민방송(스카이라이프 531·도봉 강북 노원 광진 성동 동대문구 등 일부 지역 케이블)은 노동자와 지역 주민, 이주노동자가 주체로 나선 ‘TV 혁명’을 모토로 17일부터 대대적인 봄 프로그램 개편을 단행한다. 이주노동자의 방송(MWTV)이 제작하는 ‘다국어 이주노동자 뉴스’(매월 2·4주 화요일 오전 10시, 오후 11시)가 방송 1주년을 맞아 새롭게 단장했다. 이주노동자들이 직접 나서서 고향 소식이나 국내 정보를 여러 나라 언어로 전달하는 이 프로그램은 네팔 버마 방글라데시 몽골 영어 등 기존 5개 국어에서 인도네시아 러시아 중국를 추가해 8개 국어로 소통 언어를 늘리고, 시간도 60분에서 80분으로 확대됐다. 전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노동 현장의 생생한 뉴스를 전달하는 한편, 현장에서 부딪치는 다양한 노동문제에 대해 전문가가 상담을 해주는 ‘노동자, 노동자’(일 오전 10시30분·16일부터 격주)는 신규 프로그램. 노무사 등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1980년대 후반부터 노동자들의 삶을 영상으로 옮기고 있는 노동전문영상집단 ‘노동자뉴스제작단’이 만든다. ‘행동하라, 비디오로!-액션V’(금 오후 10시·14일부터 격주)는 지상파 방송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있는 지역 현안에 대한 지역민들의 움직임을 소개한다. 전국 19개 지역 44개 단체가 참여하는 ‘미디어활동가 네트워크’의 미디어 활동가들이 카메라를 들고 생생한 현장을 담는다. ‘영화, 날개를 달다’(수 오후 11시·12일부터 격주)도 눈에 띈다. 거대 상업자본을 바탕으로 한 국내 영화 유통 구조에서, 또 지상파 방송 영화 프로그램에서 철저하게 외면되고 있는 진보적 내용의 국내외 독립영화와 영상 콘텐츠를 소개하고 해설하는 독립영화 전문 소개 프로그램이다. 시청자에게 미디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을 전해주는 미디어교육 프로그램 ‘미디어로 여는 세상’(수 오후 8시·19일부터 격주)도 곁들여진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7) 영상물의 구조와 법칙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7) 영상물의 구조와 법칙

    ●생각 열기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은 재벌 2세이거나 부유하고, 공부 잘하고, 잘 생겼으며, 운동에도 뛰어나다. 반면 여주인공은 착하지만 평범하다. 그리고 항상 예쁘다. 이상하게도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을 좋아하고, 둘의 관계는 삼각관계로 얽혀든다. 남자 주인공을 좋아하는 다른 여자는 여 주인공을 미워하고 두 사람 사랑을 방해한다. 결국 두 주인공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여 주인공은 신데렐라가 된다. 때로는 남녀의 역할이 뒤바뀌기도 하고, 여 주인공을 헌신적으로 아끼고 도와주는 새로운 남자가 등장해서 삼각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영화에서 악당은 막강한 힘과 능력으로 주인공을 쉽게 죽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넋 놓고 있다가 주인공에게 당한다. 공포영화에서 자기 혼자서 살겠다고 하는 사람은 항상 죽는다. 드라마, 공포 영화, 애니메이션 등 우리가 즐기는 여러 매체의 영상물들은 이야기 전개에서 이처럼 특정한 법칙을 따른다. ●생각에 날개달기 액션영화에서 시한 폭탄이 터지려 한다. 주인공은 폭탄을 찾아 멈추려 하지만 쉽지 않다. 관객들은 손에 땀을 쥐며 가슴 조린다. 폭탄은 결정적인 순간 몇 초 혹은 0.01초의 시간을 남기고 멈춘다. 비로소 관객은 안도의 한숨을 쉰다. 만화영화에서도 주인공은 심하게 얻어맞거나 곤경에 처한다. 어린 시청자들은 마음 졸이며 주인공을 응원한다. 결국 주인공은 변신, 합체, 마법 등으로 한순간에 상황을 반전시키고 악당은 보복을 다짐하며 사라진다. 그런데 이런 구도가 늘 반복된다는 것을 알고 보면 어떨까? 폭탄은 곧 멈춰질 것이고, 주인공은 이길 거라는 확신이 있다면 별 긴장감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드라마를 많이 시청한 분들 중에서는 드라마의 다음 장면을 예언하는 분들이 있다. 그 예상은 대부분 들어맞지만, 신기하게도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다. 무엇 때문일까? 비슷한 구조가 반복되고 다음 장면을 예상할 수 있게 되면,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드라마와 만화영화를 볼 수 있다. 이것은 낯설고 어려운 이야기보다는 익숙한 것을 즐기는 것이 훨씬 쉽고 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코미디에도 반복되는 구조가 있다. 같은 전개방식과 대사가 반복되면 관객들은 다음 대사를 따라 하기도 한다. 바로 그 순간 관객은 극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그러면서 더 재미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런 구조는 너무나 쉽게 드러나기 때문에 처음에는 신선하던 코너도 곧 식상해지고 다른 것으로 대체된다. 생명력이 긴 코너는 대체로 연기력이 바탕이 되거나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는 것들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트 영화는 쉽고 재미있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별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 이야기 구조가 단순하고 간단하며 전형적인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 세기 가까이 영화를 제작하다 보니 이야기 소재가 고갈되었다는 점이다. 할리우드 영화 위기는 소재의 고갈, 아이디어의 고갈이다. 외국에서 새로운 감독을 끌어오고, 아시아 영화의 판권을 사와서 리메이크작을 만드는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영화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서는 영화를 수 천편 보면 된다는 말이 있다. 대체적인 이야기 구조와 인물유형을 여기 저기 영화에서 따오면 초벌 시나리오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할리우드에는 시나리오를 대신 써주는 소프트웨어가 있겠는가? 오늘날 한국의 젊은 영화감독들이 약진하는 데는, 그 속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신선함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즐기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은 하나의 상품으로 제작된다. 제작자는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제품보다는 익숙한 기성품을 제공한다. 대량으로 만들어 팔려면 일정한 틀과 장르를 만들어 찍어내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반복과 정해진 틀에 안주하다 보면 작품은 정체되고 퇴보한다. 독립영화와 단편 애니메이션처럼 독특한 아이디어를 담고 기존의 이야기 구조만을 답습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들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할리우드 영화밖에 없다면 영화산업은 계속 발전할 수 있을까? 영화의 작품적 완성도는 떨어지며, 산업적으로도 퇴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화의 세계화와 발전이 지배와 침략이 되지 않으려면 다양성을 존중하고 키워줄 줄 아는 의식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모호한 예술 영화를 보고 재미를 느끼라는 것은 쉽지 않은 이야기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가 없이 전형적인 이야기만 양산된다면, 창조적인 사고를 펼치고 포용할 줄 아는 문화는 점점 위축될 수도 있다. 새로운 것은 어색하고 불편할 수 있지만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생각 주머니 넓히기 (1)기존 구조를 벗어난 신선한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를 보았다면, 무엇이 달랐는지 이야기해 보자. (2)여러분이 작가라면 삶의 어떤 면을 표현하고 싶은가? (3)친구에게 추천할 만한 독립영화나 단편 애니메이션 등이 있는가? 인터넷에서 독립영화와 다양한 공연 정보를 찾아보자.
  • ‘마지막 황세손 이구’ 영화 만든다

    영화사 LJ필름(대표 이승재)이 미국 유수의 제작·배급사와 공동투자해 마지막 황세손 이구의 삶을 영화로 만든다.LJ필름과 미국 포커스픽처스는 10일 “조선의 마지막 황세손 이구씨와 그의 미국인 부인 줄리아 멀록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서사영화 ‘줄리아 프로젝트’를 공동투자 및 제작하기로 계약했다.”고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발표했다. ‘줄리아 프로젝트’는 격동의 시대에 던져진 이구 부부의 사랑과 삶을 그리는 서사 드라마. 포커스픽처스는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인 NBC 유니버설픽처스 계열의 독립영화사로,‘브로크백 마운틴’‘와호장룡’‘결혼피로연’ 등을 제작해 주목받아 왔다. 2007년 전세계 개봉을 목표로 대부분 영어대사로 제작될 영화에는 한국영화 사상 최고액인 200억∼25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LJ필름측은 “줄리아 역은 할리우드 배우 중에서 물색하고 있으며, 이구 역은 한국 배우에게 맡길지 할리우드 배우를 쓸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걸파이트(KBS1 밤 12시30분) 반항기에 있는 10대 소녀가 사각의 링에서 정체성을 찾고 인간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 영화다. 스포츠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승부의 긴장감이나 승리의 환희와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슈팅 라이크 베컴’(2002)이나 ‘밀리언달러 베이비’(2004)와 비교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가장 여성 파워가 빛나고 있다.‘걸파이트’의 여주인공은 심지어 남자 선수와 링 위에서 맞붙기도 한다. 저예산 독립영화로 단 30일 만에 촬영을 끝낸 이 영화는 2000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 등을 받으며 각광받았다. 또 칸영화제, 도빌영화제 등 여러 곳에서 상을 휩쓸었다. 데뷔작이었던 이 작품으로 유명세를 탔던 여성 감독 캐린 쿠사마는 지난해에는 피터 정 원작의 애니메이션을 영화로 옮긴 ‘이온 플럭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주인공 미셸 로드리게스는 이후 ‘분노의 질주’(2001) ‘레지던트 이블’(2002)과 TV시리즈 ‘로스트’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걸핏하면 싸움에 휘말리는 문제아 다이아나(미셸 로드리게스)는 어느 날 남동생이 다니는 체육관에 들렀다가 권투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권투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며 조금씩 자신감과 희망을 찾게 된 다이아나. 체육관 동료 애드리안(산티아고 더글러스)과도 달콤한 사랑을 시작한다.2000년작.107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천국보다 낯선(EBS 오후 1시50분) 1980년대 미국 인디 영화의 걸작으로, 독립영화의 기수 짐 자무시 감독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여행기를 통해 아메리칸 드림의 낯선 현실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래 ‘신세계’라는 단편이었으나 짐 자무시 감독이 두 단락을 추가해 장편으로 만들었다. 잦은 생략과 절제된 카메라를 통해 고독감과 소외감이 흑백 화면에 녹아든다는 평.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수상작이다. 뉴욕 빈민가에 사는 윌리(존 루리)에게 헝가리에서 사촌 에바(에스터 벌린트)가 찾아와 머물다 간다. 윌리는 1년 뒤 친구 에디(리처드 에드슨)와 함께 클리블랜드에 있는 에바를 만나러 여행을 떠난다. 핫도그 가게 점원으로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에바는 에디 등이 찾아오자 함께 플로리다를 향해 떠난다. 세 사람의 여행은 윌리와 에디가 개경주에서 돈을 날리며 삐걱거리기 시작하는데….1984년.89분.
  • 뉴욕서 9년째 길거리 사물공연 박봉구씨

    뉴욕서 9년째 길거리 사물공연 박봉구씨

    |뉴욕 김유영특파원|“두둥∼두둥∼두두둥∼” 지난해 12월말 뉴욕 맨해튼 42번가-타임스퀘어 지하철역 부근. 뉴요커들의 분주한 발걸음 소리가 숨가쁜 장구 장단에 묻혀버렸다. 외국인일까, 한국인일까…. 겹겹이 싸인 구경꾼들의 어깨 너머로 들여다봤다. 상모 위로 경쾌하게 돌아가는 흰색 끈이 간신히 보였다. 신명나는 사물놀이에 흑인들도 덩달아 춤을 춘다. 여기저기서 ‘브라보’ ‘쿨’ 등의 감탄사가 쏟아졌다. 어느새 장구통에는 1달러짜리 지폐가 수북하게 쌓였다. 주인공은 뉴욕에서 9년째 길거리 공연을 벌이는 박봉구(37·Vongku Pak)씨. 박씨는 뉴욕 지하철 공연가들의 연합체인 ‘뮤직 언더 뉴욕(MUNY)’에 소속된 최초의 한국인이다. 공교롭게도 연극 ‘이발사 박봉구’의 주인공 이름과 같다. 주인공이 진정한 이발사가 되겠다면서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로 온 것처럼, 그도 1998년 큰 뜻을 갖고 뉴욕에 왔다. 그것도 한국에서 중앙국악관현악단의 상임단원 자리를 박차고서. ●팔도 누비며 사물놀이 배워 1987년 대학에 입학한 박씨가 사물놀이를 시작한 것은 대학교에 들어가면부터. 당시 민중가요와 풍물놀이에 익숙했던 일반 대학생처럼 박씨도 탈춤반에 들었다. 이후 점점 소리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전국 방방곡곡의 풍물놀이 대가들에게 악기를 배웠다. 호남우도굿 대가인 김영순 선생에게 장구를, 안성남사당 풍물불놀이 보전회 상쇠였던 김기복 선생에게 꽹과리를, 경기도립국악단 지도위원인 조갑용 선생에게 사물놀이 전반을 배웠다. 하지만 수업을 소홀히 한 탓에 학교를 그만두게 됐다. 이후 민요연구회, 연희굿패 광대, 안성남사당 등을 거쳤다. 그러나 뭔가 허전한 공백을 메우지 못한 그는 더 큰 세계로 가고 싶어 유학길(뉴욕시립대에서 연극 전공)에 올랐다. 그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거리에서 북치고 장구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문제는 한국에서 벌어둔 돈도 없고 맨땅에 헤딩하듯 ‘빈 손으로’ 뉴욕에 왔다는 사실이었다. 닥치는 대로 건설현장의 막일과 식당 웨이터, 바텐더 등의 일을 했지만 시간당 6∼10달러의 수입으로는 어림없었다. 뉴욕 물가가 워낙 비싸서 학비·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무리였다. 결국 ‘생존’을 위해 거리공연에 나서게 된 셈이다. 물론 좋아하는 일로 밥벌이를 하면서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경험을 쌓으려는 목적도 있었다. ●“거리공연은 민주적이다” 그는 연극과 뮤지컬의 중심지인 브로드웨이에서 거리공연을 시작했다. 거리는 그야말로 ‘새로운 학교’였다. 공연을 하면서 만난 사람을 따라가 나이트클럽이나 게이바에서 장구를 연주해보기도 했다. 거리 공연자들은 브로드웨이의 A급 배우부터 노숙인 수준의 연주자까지 다양했다. 길에서 갈고닦은 경력으로 토니상을 수상한 배우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거리공연이 녹록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경찰이 오면 쫓겨나고, 옆 골목으로 가서 하면 다른 공연자가 텃세를 부렸다. 뉴욕에서 공공장소 공연을 하려면 허가증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초기에 공연을 그만하라는 경찰의 말을 못알아 들어서 벌금을 물기도 했다. 그래서 지하철에서 공식적으로 연주를 할 수 있는 ‘뮤직 언더 뉴욕’이라는 프로그램에 응시해 오디션을 봤다.2년에 걸쳐 두번이나 고배를 마신 끝에 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나서 합격하기에 이르렀다. 박씨는 “거리공연이야말로 가장 민주적인 공연 방법”이라고 말한다. 형식과 제약, 비용이 없이도 원하는 모든 것을 시도할 수 있는 데다 관객의 숨결을 코앞에서 느끼면서 관객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거리공연은 미리 돈을 내고 공연을 보는 게 아닙니다. 공연자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여야 관객이 감동의 크기만큼 돈을 냅니다. 그런 면에서 뉴요커들이 제게 건넨 1달러들은 예술성에 대한 투자로 생각합니다. 거리공연자로 살아남기 위해서 실력도 검증되어야 하니까요.” ●“최다 관객 동원 한국인” 박씨는 농담삼아 ‘뉴욕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한국인’이라고 말한다.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큰 극장이 꽉 차봤자 2000석 정도지만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공연하면 수만명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지난해 여름 학교를 졸업하면서 ‘유럽 17개국 순방공연’을 떠났다. 물론 초대해 준 사람이 없는 ‘거리공연’이었다. 여행비용의 80%를 현지 공연 수입금으로 충당했다. 올 봄에는 컬럼비아 대학의 음악회, 뉴욕주립대학 행사 등에 참가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자신이 연출한 연극을 오프브로드웨이에 올릴 계획도 잡고 있다. “뉴욕이 예술도시라고 해도 우리 소리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편입니다. 무림강호의 고수를 찾아다니면서 공력을 평가받는 무예인처럼 저는 뉴욕의 언더그라운드 ‘예술강호’들을 찾아 한수 가르침을 청할 겁니다. 우리네 남사당패가 거리를 떠돌면서 배웠으니까요.” 박씨는 ‘길 떠나는 자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남기고 뉴욕의 한복판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carilips@seoul.co.kr ■ 박봉구씨는 ▲1998년 뉴욕 유학 ▲2000년‘링컨 센터 아웃오브도어 페스티벌’(에버리피셔홀, 링컨센터)출연 ▲2001년 뉴욕 길거리 공연예술과 연합단체인 ‘뮤직 언더 뉴욕’ 회원가입 ▲2003년 단편영화 ‘아나그노리시스’ 감독 ▲2004년‘할렘 서머 재즈 페스티벌’ 2004 참여 ▲2005년 뉴욕시립대학 브루클린 컬리지(연극전공) 졸업 ▲2005년‘뉴저지 필하모닉 갈라 콘서트’(카네기홀) 참여 ▲2005년 독립영화‘회상’(뉴욕)출연 ▲2005년 유럽 단독 공연투어
  • [‘73일 쿼터’ 발표 그 후] 예술영화 살릴 수 있을까

    정부는 스크린쿼터 축소에 따른 대책으로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위해 예술영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영화계는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이다. “차라리 공공도서관에서 예술영화 DVD를 구입케 해주거나 예술영화 수입단가를 낮출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 예술영화관 100개를 설립하겠다는 정부안에 대한 영화계의 반응이다. 영화사 백두대간의 김은경 상무는 “100개의 상영관에 채워 넣을 콘텐츠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100개 설립을 운운하기 이전에 영화진흥위원회를 통해 실시하고 있는 10여개 예술영화관 지원사업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작업이 앞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북독립영화협회 김정석 사무국장은 “예술영화관에 지원되는 2억원 가운데 1억 5000만원은 극장 임대료로 쓰여 운영비조차 빠듯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차원이 다른 스크린쿼터와 예술영화 진흥을 한 데 묶어 얘기하는 것 자체를 모순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기덕 영화를 제작해 온 LJ필름의 곽신애 기획이사조차 “국내·국외영화와 예술·상업영화 문제는 전혀 다른 범주”라면서 “이 둘을 섞은 것은 구체적 내용을 모르는 일반인들을 선동하기 위한 언론플레이”라고 혹평했다. 정부안을 그대로 다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상업·예술영화를 구분하는 기준이 모호한 점은 여전히 남는다. 정부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심의위원회를 구성, 제작비와 내용 등을 기준으로 예술영화를 선정·지원하고 있는 사례를 들고 있을 뿐 구체적인 방안은 영화계에 맡겨놓고 있는 실정이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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