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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교실’ 지상중계] (9) 논리력과 사고능력 키우기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교실’ 지상중계] (9) 논리력과 사고능력 키우기

    오늘 중점적으로 다룰 내용은 바로 제시문에 대한 공포에 대한 것이다. 제시문을 볼 때 느끼는 공포감을 어떻게 타파할 것이냐의 문제다. 여러분이 제시문을 볼 때 어려워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고1,2,3을 거치면서 계속 봤던 글이 수능인데 이보다 수준이 높은 어휘가 나오면 갑자기 두려워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자까지 들어가면 치명적이다. 두번째는 논술 지문이 수능에 나오는 지문 분량을 넘어가는 순간 두려움을 느낀다. ☞ 서울시교육청 논술강의 녹취록(9회) 바로가기 그럼 어떻게 하면 제시문과 친해질 수 있을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일단 기출문제 제시문에 익숙해 져야 한다. 둘째, 글을 문장, 문단 단위로 요약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림이나 통계, 도표에 익숙해져야 한다. 하나씩 보자.2007학년도 성균관대 논술문제다.(지문1 참고) 이런 글이 나왔을 때 어려워하는 이유가 뭔가. 이미 이론은 배웠다. 그런데 이런 이론을 말로 풀어놓은 걸 보고 이 이론을 찾아내야 하는데 못 찾는다. 문제부터 막 풀려고 하지 말고 제시문을 편안하게 읽어 봐라. 우선 이 내용이 내가 배운 무슨 과목의 내용과 관련 있는가를 따져 봐라. 그냥 편안히 읽는 훈련이 상당히 중요하다. 여러분 스스로 이 내용이 어떤 교과와 관련 됐는지 역으로 추적하는 연습을 하면 (효과가)기가 막힌다. 내가 장담한다. 다음에는 더 무식한 방법이다.(지문2 참고) 자, 이 글의 요지가 뭔가. 얘기해 보라고 하면 머리에서 스팀이 올라온다. 하지만 이런 훈련을 해야 한다. 전체가 세 문단, 첫번째 문단은 4개의 문장으로 돼 있다. 이 각각의 문장을 여러분의 말로 축약해 봐라. 이때는 어구가 아니라 주어와 술어가 있는 완성된 문장으로 축약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4개의 문장을 다 축약했으면 다시 한 문장으로 축약한다. 이게 바로 문단의 요약이 된다. 두번째 단락도 마찬가지다. 이런 식으로 문단의 요약문을 연결하면서 앞뒤 문장이나 문단이 뭘 얘기하는지 잘 살펴야 한다. 이런 식의 공부는 이미 여러분이 하고 있다. 바로 영어 과목에서다. 영어는 직역을 한 뒤 의역하고 자연스럽게 의미 축약을 한다. 그런데 국어는 이렇게 공부하지 않는다. 한글이니까 그냥 읽어나간다. 그렇게 하지 말고 국어는 물론 사회나 과학 시간에도 이런 식으로 줄이는 훈련을 자꾸 해야 한다. 다음으로 여러분은 도표가 나오면 상당히 싫어한다. 하지만 진짜 재미있는 것이 도표다. 도표 자체가 글이다.(지문3 참고) GDP 알지? GDP가 죽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이 옆에 다른 표를 하나 더 붙였다. 우리나라 절대 빈곤율을 계산해 보면 수치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거의 비슷하다. 나라가 발전하는데 절대 빈곤층은 왜 그대로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럼 또 따져보자. 과거의 절대 빈곤층과 지금의 절대 빈곤층이 느끼는 고통은 같을까, 다를까? 왜 다른가. 상대적 빈곤 때문이다. 예전에는 절대 빈곤감만 느꼈지만 이젠 상대적 빈곤감까지 느낀다. 이런 문제를 찾아낼 줄 알면 된다. 이런 내용을 차례로 인과 과정을 따지면서 이야기하면 아주 체계적이고 부드러운 글이 나온다. 다음을 보자.(그림1 참고) 뭐가 보이나. 천사와 악마. 이게 왜 중요한가. 흰 부분에 초점을 맞출 때와 검은 부분에 초점을 맞출 때 다르다. 두 개를 동시에 보기는 굉장히 어렵다. 이것을 가지고 가르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검은 부분과 흰 부분을 넘나들며 설명해야 한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바로 관점의 전환이 자유로워야만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수업 시간에 쓰레기 소각장이나 화장터 얘기가 나오면 여러분은 한결같이 ‘기업 이기주의, 집단 이기주의’라고 악을 써 댄다. 하지만 너희 집 앞이라면? 당장 안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기업 이기주의고 뭐고 간에 안 된다고 한다. 좋은 글을 쓰고 좋은 생각을 하려면 어떤 주제가 나왔을 때 관점을 전환시켜서 봐야 한다. 자신이 관점을 전환시키면서 그 관점에서 통할 수 있는 일반적인 이야기, 일반적인 법칙을 만들어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연습을 많이 해야 풍요로운 글이 나올 수 있다. 사진을 보자.(그림2 참고) 1908년 캘리포니아의 소녀 노동자다. 느낌이 어떤가. 불쌍하다. 또? 자본주의. 이 사진을 보면 여러분은 ‘초기 자본주의의 문제점은’ 하면서 얘기를 한다. 이걸 보여주는 이유는 논술을 잘 하려면 감정도 풍요로워야 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다. 남을 보고, 어떤 현장을 보고, 감동받고, 고민하고, 눈물을 흘리고, 이런 것이 있어야 글도 잘 써지고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이런 것 없이 차가우면 글도 차갑고 보는 재미도 없다. 주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느껴야 한다. 여러분 주변에서 일어난 일이나 사진, 글들을 보면서 자기가 마음으로 느끼는 훈련도 굉장히 중요하다. 평소 이런 것들이 갖춰지면 글쓰기가 자연스럽게 훨씬 더 많이 발전한다. 다시 돌아가 여러분이 어떤 글이든지 제대로 분석하면 그 글에 대한 반박이나 옹호의 글을 편하게 쓸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글쓰기의 기본은 글 읽기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지겹고 짜증나지만 반복할수록 시간이 줄어든다. 이게 핵심이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이렇게 질문한다.‘어떻게 하면 될까. 이런 걸 언제 하느냐. 연습할 시간이 없다.’ 딱 한 가지만 말하겠다. 학교에서 언어 영역 공부할 때 비문학 지문이 나오면 1∼5번까지 답안만 보지 말고 (지문을) 요약해 봐라. 이를 완성된 문장으로 쓰고, 이와 같은 게 있으면 그게 답이다. 답이 틀렸다면 국어 선생님께 어디가 틀렸는지 물어봐라. 실력이 빨리 오른다. 이렇게 하면 수능 성적도 바로 오르고, 논술 성적도 오른다. 이렇게 공부하는 방법을 최대한 단순화시키고 통일시켜야 한다. 여러분이 쏟을 수 있는 에너지와 시간은 한정돼 있다. 효율적으로 공부하려면 공부 방법을 하나로 모아가야 한다. 사회 교과도 마찬가지다. 교과서를 읽을 때 밑줄 친 것을 외우려고 하지 말고 왜 이런 말이 나왔는지 앞뒤 맥락을 살피면서 소설책 보듯이 읽어보면 도움이 된다.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다음주에는 통합논술교실 지상중계 마지막회로 그동안 강의에 참여한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조언하는 ‘통합논술의 오해와 진실’ 좌담회가 이어집니다. ●지문1 사익(私益)과 공익(公益) 개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을 어떻게 규정하고 양자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아담 스미스(A.Smith):공익은 정당한 사익의 합이다.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 합리적 자기 이익의 원리 <각 개인은>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지도 않고, 공공의 이익을 그가 얼마나 촉진하는지도 모른다. 외국 노동보다 본국 노동의 유지를 선호하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였고, 노동생산물이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그 노동을 이끈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였다. 이 경우 그는, 다른 많은 경우처럼,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서 그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그가 의도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서 반드시 사회에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흔히, 그 자신이 진실로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는 경우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그것을 증진시킨다. 나는 공공이익을 위해 사업한다고 떠드는 사람들이 좋은 일을 많이 한 것을 본 적이 없다. 사실 상인들 사이에 이러한 허풍은 일반적인 것도 아니며, 상인들은 말 몇 마디만 해도 그런 허풍을 떨지 않는다. 각 개인은 자기의 자본을 국내산업의 어느 분야에 투자하면 좋은지, 그리고 어느 산업분야의 생산물이 가장 큰 가치를 가지는지에 대해, 자신의 현지 상황에 근거해서 어떠한 정치가나 입법자보다도 훨씬 더 잘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2007학년도 성균관대 수시1학기 ●지문2 노직이 주장하는 소유권 이론에 의하면, 최초의 사유재산권은 자원에 대한 노동력 투입에 의해서 창출된 가치를 소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권리는 문자 그대로 절대적인 권리이고, 자기 자신의 동의 없이는 절대로 양도될 수 없는 권리이다. 이러한 절대적 사유재산권은 자신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그와 동일한 타인의 절대적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전이될 수 있다. 자유교환의 결과로 어느 특정 개인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았다면, 설령 그 결과가 사회 전체의 복지 증가에 이바지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 자유교환을 간섭하거나 규제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노직에 따르면, 개인의 독립성은 자기이익의 증가를 위하여 자유로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동기적 합리성과 인지적 합리성을 소지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이성과 존엄성을 전혀 지니고 있지 않다고 추정되는 무생물이나, 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고 믿어지는 저급동물과는 자유계약을 맺지도 않고, 그들에게도 도덕적 책임을 추궁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시장경제에서 상대방과 자유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대한 이행을 요구하고, 예상되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부담할 것을 요구한다는 사실은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한다는 해석이 더욱 설득력이 있다. 이 입장은 정부의 시장에 대한 간섭이 정당화되지 못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매춘, 도박, 자살, 안락사, 자발적 노예계약 등과 같은 소위 말하는 “피해자 없는 범죄”의 부도덕성을 부인하고, 정부개입의 부당성을 주장한다. 노직의 이러한 극단적인 자유시장경제 옹호론은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바도 없지 않다. 그러나 조직 폭력배들에 의한 인신매매가 성행하는 것은 노직의 입장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시킨다. 왜냐하면 노직이 도덕적으로 허용한 것은 자발적 매춘, 노예계약에서의 바로 그 자발성이지, 어떠한 형태의 비자발적 계약을 옹호한 것은 아니다.
  • [시론] 관료출신 사외이사가 로비스트인가/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

    [시론] 관료출신 사외이사가 로비스트인가/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

    사외이사제도는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기업지배구조 개선조치의 핵심 중 하나이다. 성과도 적지 않다. 대표적 사례로 현대중공업이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과 하이닉스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을 들 수 있다. 지난 1997년 하이닉스의 외화차입 과정에서 ‘막도장을 찍어’ 지급보증을 선 결과 현대중공업이 막대한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비록 이 소송은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가 배경이 되었으나, 사외이사가 없었다면 구(舊) 계열사를 상대로 한 소송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원칙을 지킨 사외이사 한명이 수천억원의 회사 손해를 회복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나 사외이사제도의 잠재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특히 최근에는 기업들이 퇴직 고위관료를 사외이사로 대거 영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가 지난해 3월 말 현재 52개 대규모 기업집단의 206개 상장계열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총 616명의 사외이사 중 전직 관료가 18.8%를 차지한다. 판·검사 출신을 관료에 포함할 경우 그 비율은 28.4%에 달하며, 사외이사의 직업 분포 중 1위에 해당한다. 물론 퇴직 관료도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를 갖고 있고, 이들의 전문적 경험을 사기업체에서 활용하는 것은 경제발전을 위해 매우 긴요하다. 하지만 퇴직 관료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국민이 많지 않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들의 역할이 기업의 전략적 경영판단에 전문적 조언을 하는 데 있기보다는, 정책·감독당국에 대한 로비에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퇴직 관료에 대한 금전적 보상의 성격도 부인할 수 없다. 관료가 체득한 전문지식이나 인적 네트워크는 국민의 세금으로 투자한 공익적 자산이다. 이를 사기업체의 영리추구 수단, 특히 정부정책의 투명성을 훼손하는 로비스트로 활용하는 것은 공익과 사익 사이의 심각한 충돌을 야기하므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 공직자윤리법을 제정한 취지가 이것이다. 그러나 퇴직 관료가 사기업체의 사외이사는 물론 상근 임직원으로 취업하는 데에도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사실상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한다. 관료사회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공직자윤리법상의 취업제한 기준을 현실에 맞게 강화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 사외이사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 퇴직 관료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는 상식적 표현 자체가 사외이사가 지배주주 및 경영진에 의해 사실상 선임되어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은 ‘사외’이사가 아니라 ‘독립’이사이다. 사외이사의 독립성 제고를 위해서는 사외이사의 결격 사유를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고, 소액주주도 사외이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해야 한다. 또한 이들에 대한 평가 및 보상 내역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소송제도를 개선해서 불법부당행위에 대한 엄격한 책임추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한마디로 선임·보상·제재의 인센티브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사외이사가 지배주주나 경영진이 아닌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하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지위, 연봉, 책임을 결정하는 사람에게 충성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사외이사도 예외는 아니다. 지배주주 및 경영진으로부터의 독립성, 사외이사제도의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
  • [경제현장 읽기]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우려

    [경제현장 읽기]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우려

    적자가 누적되면 망하기도 하는 일반 기업들과 같은 일이 한국은행에서도 일어날까. 한은은 2004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올해도 1조 2000억원대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쌓아둔 법정적립금이 1∼2년 안에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기업의 자본잠식 상태에 이른 셈이지만 무자본 특수법인인 한은의 경우는 다르다. 물론, 한은이 망하는 일은 없다. 한은은 자본도 없고 영리를 추구하지도 않지만 독립적인 회계 기능을 갖고 법인세를 납부하는 일종의 회사다. 외환보유고 운용 수익이 주 수입원이며 통안증권 이자지급이 주 지출원이다. 그동안 한은의 수익이 지출보다 커 수조원대의 순이익을 냈으며 2001년에는 순이익 4조 2000억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은은 흑자를 내면 10%를 법정적립금으로 적립한 뒤 나머지를 정부 세입으로 납부한다. 한은이 지난 20년간 납부한 법인세는 8조 3702억원, 순이익중에서 적립금을 빼고 납부한 일반세입액은 13조 7038억원에 이른다. 한은은 적자를 내면 적립금으로 보전한다. 그러나 적립금이 고갈되면 정부가 적자를 보전해 줘야 한다. 결국은 국민의 세금이 한은 적자 보전에 쓰이는 셈이다. 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해 주지 않으면 한은이 화폐를 발행해 스스로 적자를 메울 수도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이론적으로 발권력을 가지고 있는 한은은 적자를 메우기 위해 자체적으로 돈을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은의 적자는 환율방어와 물가안정 등 경제 거시지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인 만큼 일반 기업의 적자와 성격이 다르다. 세금이나 화폐발행으로 국가 정책 때문에 발생한 적자를 메울 수 있으므로 한은이 기업과 같이 적자 때문에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한은이 누적적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진짜 이유는 뭘까. 그 속을 들여다보자. 한은이 걱정하는 점은 적자 자체보다도 적자가 결국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해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적자가 계속되면 세금 등으로 보전을 해주어야 하므로 정부나 국회의 간섭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는 설명이다. 국정감사 등을 통해 계속 한은의 누적적자가 거론될 경우, 결국 한은의 독자적 통화정책 운영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은은 1998년 김대중 정부 시절, 한은법 개정을 통해 당시 재무부가 가졌던 한은에 대한 업무 감사권이 폐지되면서 비로소 독립성을 보장받았다. 감사원의 감사도 업무·정책이 아닌 회계감사에 한정된 것이다. 적자 때문에 이제 막 첫걸음을 뗀 독립을 침해당하지 않을까 한은은 걱정하고 있다. 한은은 이런 배경에서 이익이 날 때 쌓는 적립금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요구한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금리차와 환율변동 등으로 한은의 재정이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난 만큼 한은 적립금을 순수익의 10%보다 높게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칼 무딘’ 자체 감사책임자 바꾼다

    감사원은 앞으로 각 부처·기관의 감사 책임자가 제 역할을 못하면 교체를 권고하기로 했다. 감사원은 1일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서는 각 부처·기관의 자체 감사기구가 전문성·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올해 말 자체 감사기구의 평가를 통해 하위그룹에 속하는 감사 책임자에 대해 교체를 권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감사원이 사실상 각 부처·기관의 감사 책임자에 대한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관가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월권’시비를 제기하는 등 민감한 반응이다. 그러나 감사원은 감사원법을 근거로 당연한 소관사항이라는 입장이다. 감사원법 제30조 2항에 따르면 감사원은 감사 책임자가 감사업무에 현저하게 태만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 교체를 권고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감사원이 정부 부처·기관들의 자체 감사기구를 상대로 기강 세우기에 나선 것은 순환보직에 따라 내부 직원들이 맡다 보니 실질적인 내부 통제 기능이 저조했다는 판단에서다. 내부 인사가 내부 조직을 감사하면서 ‘칼’이 무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국가 전체의 감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체 감사기구의 ‘바로 세우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또 공직 기강 확립 차원에서도 감사원은 단체장·임원 등 고위직 감찰에, 자체 감사기구는 중·하위직 감찰에 주력하는 등 역할 분담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자체 감사기구의 역량 강화를 위해 ‘자체 감사운영 표준모델’도 제시하는 등 자체 감사직원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강문석대표 ‘동아제약 입성’ 불발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의 둘째아들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의 동아제약 경영복귀에 급제동이 걸렸다. 동아제약은 22일 이사회에서 “강 대표측이 지난달 31일 낸 주주제안에서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경영자의 경영참여 요구는 다수의 주주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어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수석무역측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수석무역 관계자는 “상장기업에서 주주제안을 무시한 것은 사례를 찾기 힘들다.”며 “동아제약과의 의안 상정 가처분 등 법적 다툼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부자간의 갈등은 돌파구가 없는 한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동아제약은 강 대표의 부적격 사유에 대해 “1997년부터 2004년 대표시절의 부실 경영 책임과 일부 불법행위가 발견됐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동아제약은 또 주주제안에서 상근이사로 추천된 지용석 한국알코올 대표는 “사업 연관이 없는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어 동아제약 상근이사 겸직은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사외이사 후보인 최승진씨도 강 대표의 주주제안 법률업무 대리인이어서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 회장은 다음달 열릴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직을 사임할 예정이다. 동아제약 김원배 사장이 후임 대표이사로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강 회장이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며 “김 사장이 경영 현안을 다루는 경영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강태규의 연예 in]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의 독주 언제까지?

    연말이면 10대 가수상에 환호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다. 가족들끼리 둘러앉아 그해 가수상을 알아 맞히는 재미도 이제 추억이 되어버렸다. 지난 수년간 식상할 만큼 난립했던 방송사와 관련단체 주관의 연말 가요 시상식이 주최집단의 이해관계와 권력의 장이라는 논란 속에 지난해 결국 폐지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늦은 감이 없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당연한 결과다. 우리는 왜 그래미상과 같은 권위와 전통의 시상식이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자괴감마저 든다. 이러한 과도기 속에서 오는 3월6일 시상식을 개최하는 ‘한국대중음악상’은 벌써 4회를 맞이하면서 음악업계에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한국대중음악상은 대중음악평론가, 대중음악기자, 음악전문 라디오 PD, 학계, 시민단체 등 30여명의 선정위원회가 직접 주최, 주관해 독립성과 공정성에 있어 일찍이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투명한 시상식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여진다. 필자는 지난 2004년 제 1회 한국대중음악상이 열리기 전, 준비과정에서부터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4회를 맞는 이 음악상이 일반대중은 차치하고라도 음악팬들과 업계 관계자들에게조차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음악적 진정성과 공정성이라는 큰 무기를 기저에 깔아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애초에 편견없는 ‘음악중심’이라는 시상 목표가 주류와 비주류 음악의 간극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하는 딜레마에서 온전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고, 지금까지도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음악팬들의 민심 반영보다는 선정위원회라는 ‘그들만의 연대’를 통한 수상자 선발이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음악중심’이라는 의제에도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그 다양한 시각을 선정위원회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 전문가들이 더 포진해 심도있는 논의가 더욱 절실한 것은 이번 수상자 후보 선정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난다. 표절 시비로 얼룩진 가수와 후보자 명단에 반드시 있어야 할 가수들이 빠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시상식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동시에 음악팬들의 외면을 부추기는 일이다. 수상자만큼이나 후보자 선정 발표의 세심함은 시상식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대중음악상이 ‘두번째달’ ‘마이앤트메리’ ‘바비 킴’ ‘클래지콰이’등 많은 음악 인재들을 배출해온 성과는 높이 살 만하다. 하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가 ‘패거리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준엄한 꾸짖음을 귀담아 듣는다면, 한국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대중가요시상식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요원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www.writerkang.com)
  • 美 줄리아니 대선행보 ‘발목’

    “14년 동안 지속돼 온 6촌 여동생과의 첫번째 결혼을 ‘로마 가톨릭 교회로부터 결혼 인가를 받은 적이 없다.’는 이유로 무책임하게 끝냈다. 두번째 부인과의 이혼 과정에서도 인간성 논란을 받을 정도로 잡음을 일으켰다.”“낙태나 동성애자 권리에 대한 지지는 보수 유권자들을 소외시킬 수 있다. 진보적인 시각이 공화당과는 맞지 않는다. 정체성이 의심스럽다.” 2008년 미국 대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공화당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14년 전 자신의 취약점에 대한 대비책을 담은 선거전략 보고서 때문에 곤경에 빠졌다. 지난 93년 시장 선거 당시 참모들이 작성한 보고서가 뒤늦게 인터넷에 떠돌면서 개인적 약점과 과거 행적들이 부각되고 있는 탓이다. 약점을 방어하려고 만든 자료가 대권 행보의 발목을 잡을지도 모를 상황이다. 보고서는 줄리아니가 복잡한 사생활에 대한 모순되는 해명 때문에 과연 건전한 판단력을 가졌는지조차 의심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결혼 생활이나 성실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면 수치스러운 네거티브 캠페인이라며 일축해야 한다.”는 처방도 내놓고 있다. 줄리아니 참모들은 그가 과거 민주당원이었기 때문에 정치 철새로 비쳐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공화당 정책과는 독립성을 유지했음을 강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13일(현지시간) “줄리아니의 참모들은 그의 취약점 가운데 ‘기이한 행동’을 유권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우려했다.”고 전했다. 줄리아니는 공화당 후보군중 경쟁자인 존 매케인을 16% 포인트 이상 따돌리고 있으며,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보다도 2% 포인트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은행 임원 자격 요건 강화

    은행장 등 은행 임원의 자격이 전문성을 보완하는 쪽으로 강화된다. 터무니없는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위원회는 14일 은행의 경영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상반기 중에 임원의 자격 요건을 보완하고,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임원 자격 요건에 금융기관 및 유관기관 경력, 전문성 등을 포함할 계획이다. 현행 은행법과 감독규정, 은행 내규는 미성년자·금치산자,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종료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금융감독당국에서 문책 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은 지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은 사람 등은 임원이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현행 은행 임원의 자격은 소극적 요건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여기에 금융기관이나 유관기관에 일정 기간 근무하고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임원이 될 수 있도록 감독규정이나 은행 내규에 적극적 요건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위는 현재 은행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사외이사 후보의 추천과 임명 과정에 대주주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도록 선임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또 사외이사가 업무 수행 과정에서 비서실 등 은행장 직속 부서의 지원을 받지 않고 독립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별도의 지원 부서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외국 사례

    선진국에서도 사외이사 제도는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우리나라를 비교해 볼 때 그 나라의 사정에 따라 운영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미국 2000년 이후 미국에서는 ‘엔론’이나 ‘월드컴’과 같은 대규모 회계 부정사건이 발생한 이후, 법률 개정을 통해 상장기업의 경우 필수적으로 과반수 이상의 사외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하거나 또는 사외이사의 독립성 요건을 강화시켰다.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미국에서 사외이사의 성과는 경영진의 교체 등으로 나타난다.2005년 2월 휼렛패커드(HP)에서 최고경영자(CEO) 칼리 피오리나가 축출된 과정도 사외이사의 실질적 경영감독권 행사와 관련이 있다.1999년 CEO로 입성한 피오리나는 컴팩과의 합병에 대해 사외이사들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이사회 임원이자 창업자의 아들과 경영권을 다투며 화제를 일으켰다. 소송에서 이긴 피오리나의 기반은 탄탄한 듯했지만, 컴팩과의 합병이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자 주가는 하락했고, 경쟁업체인 IBM과 델의 약진으로 경영실적마저 나빠져 해고됐다. 해고의 주체도 이사회내 사외이사들이 중심이 됐다.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 GM의 이사회는 1990년 자동차를 분해·조립할 수 있는 기술자 출신의 CEO 스템플이 지명한 기술자 출신의 최고운영자(COO)를 거부, 대신 GM의 재무통인 잭 스미스를 이사회 부의장으로 선임했다. 그후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이사회는 CEO와의 비공개적인 투쟁에 돌입해 2년 뒤인 1992년 CEO 스템플의 사직서를 받아냈다. ●일본 1990년대 경제 침체를 거치면서 사외이사의 중요성을 깨닫고 2002년 상법을 개정,2003년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내용은 2006년까지 기업들은 감사역 체제의 기존 이사회 체제로 운영하든지 아니면, 미국식의 보수·감사·인사위원회를 설치해 세 위원회 구성에서 사외이사의 비율을 50% 이상으로 구성할지를 선택하게 한 것이다. 소니, 도시바, 히타치 등 유명회사들은 후자를 선택했다. 정태훈 경북대 경제통상부 교수는 “일본 음향기기 회사인 켄우드사는 사외이사의 비중이 50%를 넘어서 비교적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그러나 “일본 기업의 사외이사 비중은 이사회의 평균 30%에 불과하고, 그 사외이사마저 주식을 상호 보유했거나, 주거래 은행 출신들로 비독립적인 사외이사였다. 때문에 일본식의 사외이사제는 경영 투명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언론·시민단체 “또 방송장악 음모”

    언론·시민단체 “또 방송장악 음모”

    공기업의 방만한 운영과 도덕적 해이 등을 막는다는 취지로 제정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이 언론계 주요 이슈로 대두됐다. 지난해말 통과된 모법은 물론 최근 입법예고된 시행령에서도 KBS(한국방송)와 EBS(교육방송)가 대상 공공기관에서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대로라면 정부는 KBS와 EBS의 임원 선임과 회계 감시, 필요할 경우 통폐합은 물론 매각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언론·시민단체는 “정부의 방송장악 음모가 또다시 드러났다.”고 강력 반발하는 한편 공공기관운영법 제4조 2항의 적용제외 대상에 ‘방송’을 추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청원키로 했다. 민주노동당의 천영세 의원 등 정치권 일각에서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국회 통과돼 시행령 입법예고 공공기관운영법은 기존의 정부산하기관 관리기본법과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을 통합해 공기업 등 공공기관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자는 명목에서 추진됐다. 지난해 12월말 국회에서 통과돼 오는 4월부터 발효될 예정이며 지난 2일 시행령이 입법예고됐다. 각 부처별로 관리됐던 공공기관(공사)의 예산 등을 기획예산처가 직접 관리감독하도록 한 것이 골자이다. 한국도로공사나 한국방송광고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공공기관들이 각기 다른 부처에서 관리받다 보니 예산 및 회계처리가 불투명해지고, 주먹구구식 경영 등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운영법 제4조 1항 1호에는 ‘다른 법률에 따라 직접 설립되고, 정부가 출연한 기관’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방송법에 의해 설립된 KBS와 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따라 설치된 EBS도 당연히 포함되는 것이다. 민노당 천 의원은 “기존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과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에서 공영방송을 적용제외 대상으로 뒀던 것은 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같은 합의를 파기하고 KBS와 EBS를 정부관료의 통제에 두려는 것은 방송장악이라는 의혹의 불씨만 남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도 “기획예산처의 공공기관운영법이 4월부터 효력을 발생하면 KBS 등의 독립성을 정부관료가 마음대로 유린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고 비판했다. ●일각선 “공영방송 방만경영 탓” 하지만 일각에서는 KBS 등 공영방송이 오히려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실제 감사원은 2004년 “KBS가 예산편성에서 외부 감독을 전혀 받지 않아 방만한 경영을 해왔다.”고 발표했다. 당시 감사원이 국회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KBS는 문화관광부가 폐지를 요구한 퇴직금누진제를 계속 유지하고, 인건비 등 재정부담이 커지자 KBS2의 광고비 인상으로 충당했는가 하면, 사원들에 대한 개인연금도 회사가 지원했다. 노조전임자도 25명으로 정부투자기관 허용기준치보다 19명이나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출자기관이 예산편성과 결산과정에서 정부의 엄격한 심사를 받는 것과 달리,KBS는 국회에서 결산 승인만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방송사 경영에 직접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언론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강형철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국가와 정치로부터 독립된 기구가 공영방송의 경영을 규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사외이사 도입 10년] (하) 개선 방안 뭔가

    [사외이사 도입 10년] (하) 개선 방안 뭔가

    사외이사제가 도입 초기의 목적대로 지배주주의 경영 독주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한성대 교수) 소장은 “사외이사의 성공은 독립성에 달렸는데, 우리 기업들은 사외이사를 로비스트로 활용하기 때문에 관료들의 비중이 높다.”면서 “이것은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최고경영자(CEO)나, 지배주주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소장은 “사외이사의 임명 과정을 투명하게 할 수 있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정관에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적으로 전문성 등 훌륭한 자질을 가지고 있더라도, 누가 자신을 임명하느냐에 따라 충성도가 형성되기 때문에, 집중투표제를 통해 소액주주로부터 선임된 이사라면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사회에 2~3개 소위 설치 전문성 제고 집중투표제란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제도로서 기업이 주총에서 2명의 이사를 선임할 때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거나 반대표를 던질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난해 2월 주총에서 두산인프라코어가 예전 대우종합기계 시절 도입한 집중투표제를 폐지해 논란이 됐다. 기업들은 ‘기업사냥꾼’ 아이칸이 KT&G에 대해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을 시도한 뒤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집중투표제를 배제하려는 추세다.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김 소장은 “이사회 내에 성과평가위원회, 보상위원회 등의 소위원회가 설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기업들은 집행이사와 사외이사의 보수를 개별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이사회의 보수총액만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외이사가 경영자와 동일한 수준의 경영의지를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충분한 보상을 통해 사외이사가 능동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자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분한 수준의 고정급은 물론, 스톡옵션 등의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가·보상시스템이 갖춰지면 기업 경영 성패에 대해 사외이사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법적인 정비도 필요하다고 김 소장은 주장한다. 김 소장은 특히 이중대표소송제도의 도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최근 개정된 상법개정안에 이 제도가 포함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중대표소송제는 재벌기업들이 소액의 지분을 가지고 자회사를 통제할 수 있을 때, 자회사의 경영 실패의 책임을 모회사의 이사들에게 추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중대표소송제 도입 방만 경영 견제 자산운용사·기관투자가들의 역할의 중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펀드를 장기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각 기업의 경영에 대해 사전에 경고하고, 사후적으로 소송들을 통해 견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퇴직금을 우량주식에 장기투자하는 ‘K401제도’ 연금제도 덕분에 자산운용사들이 기업들의 경영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최근 기업들의 주총을 앞두고 기관투자가들이 경영에 참여할 기세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으로 해석된다.‘장하성 펀드’의 사례를 시작으로 경영참여가 펀드 수익률에 직결된다는 인식이 기관투자가들 사이에 확산됐다. 사외이사의 전문성·독립성을 위해 사외이사의 수를 전체 이사회수의 절반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든지, 사외이사의 임기를 현행 2∼3년에서 연임시키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든지 하는 논의도 활발하다. 또한 다른 재벌의 전문경영진 출신들을 사외이사로 채용하는 것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는 제언도 있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사외이사는 ‘방패막이’

    사외이사는 ‘방패막이’

    50대 기업 사외이사의 40%가 지배주주나 경영진과 이해관계가 있어 독립성이 의문시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배주주나 경영진과 고교 동문이거나 대주주의 대리인, 관료 출신 등이었다. 계열사나 전략적 제휴사, 채권단 임원 출신 등도 사외이사에 상당수 포함돼 있어 사외이사 자격요건과 사외이사 정보에 대한 공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환위기 이후 도입된 사외이사 제도가 올해로 시행 10년째를 맞았지만 투명 경영을 위한 제도로 완전히 정착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직도 학연 등 친분이나 이해관계 때문에 사외이사로 선임되고 역할 또한 경영보다는 로비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교동문 31명… 28% 차지 11일 서울신문이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와 함께 50대 기업 사외이사 276명을 분석한 결과 이해 관계가 있는 사람은 109명으로 전체의 39.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고교 동문은 31명으로 28.4%를 차지했다. 대주주와 관계가 있는 사외이사는 24명이었다. 외환은행은 전체 사외이사 6명 중 3명이 론스타와 관련이 있는 인물이었다. 신한금융지주는 사외이사 10명 중 재일교포 4명을 포함해 6명이 주요주주와의 관련성이 의심스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는 7명 중 2명이 주요 주주의 관계인으로 나타났다. 강원랜드에는 전체 사외이사 6명 중 석탄업과 강원도 관련 인사가 3명, 정부가 24%의 지분을 가진 한국전력공사에는 전체 사외이사 8명 중 정부 부처 출신 4명이 각각 참여, 대주주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한국가스공사에 산업자원부 출신,KT에 정보통신부 출신 사외이사가 있는 등 관료 출신 중에서도 9명은 자신이 몸담았던 정부 부처가 관리하는 기업의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어 공직자윤리법에 저촉되지 않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계열사나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은 회사 임원 출신인 사외이사는 17명으로 전체 사외이사의 6.1%를 차지했다. 에쓰오일은 전체 사외이사 8명 중 4명이 전직 사장이거나 최대 주주인 아람코 자회사 부사장 출신이었다. 또 LG필립스LCD는 전체 사외이사 5명 중 3명이 전직 계열사나 제휴사였던 필립스의 임원이었다. ●법조출신 39명중 10명 소송대리 법무법인 소속 사외이사로 선호되는 직업군 중 하나인 법조 출신 사외이사는 39명인데, 이중 10명(25.6%)이 대주주나 기업의 법률관련 소송을 맡았던 법무법인 소속으로 나타났다. 법조 출신 사외이사 4명 중 1명은 기업과 법무법인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한 셈이다. 구조조정을 겪었던 기업들은 채권단 출신 인사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하이닉스는 우리·외환은행 출신이 전체 사외이사 8명 중 3명,SK네트웍스는 산업·신한·외환은행 등 채권단 출신이 전체 사외이사 5명 중 3명을 차지했다. 전경하 이두걸기자 lark3@seoul.co.kr
  • [사외이사 도입 10년(上)] “피감때 사외이사 인맥 총동원 로비”

    “사외이사의 역할에 대해 사회가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것 같다.”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 이사가 나름대로 사외이사제 도입 10년에 대해 내린 평가이다.1998년 외환 위기 이후 정부는 지배주주의 경영 독주를 억제하고, 경영진의 전문성 등을 보완하기 위해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1998년 2월 개정된 유가증권 상장규정에서 ‘모든 상장회사는 이사수의 4분의1 이상(최소한 1인 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도록 한 것이 법적인 근거다.●“수백만원 거마비… 얼굴 붉힐 수야” 이 이사는 “사외이사제 도입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우리 기업의 문화를 고려할 때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명백히 있다.”면서 “때문에 이 제도의 도입과 함께 대기업 경영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본 건 우리의 착각이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대표적으로 인터넷 포털인 ‘다음’의 사례를 들었다. 당시 포털업계 1인자였던 다음은 사회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자금을 들여 미국의 인터넷검색회사인 ‘라이코스’를 인수했다. 그러나 이 투자는 잘못된 것이었고 결과적으로 포털 1인자 자리를 경쟁사인 ‘네이버’에 내주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이사는 “당시 사외이사들이 반대하지 않았다는 근거는 없지만, 어쨌든 통과됐으니까 인수가 추진된 것 아니냐.”고 분석한다. 금융감독기관의 한 관계자는 “기업에 감사를 나갈 일이 생기면 감사는 물론, 사외이사들까지 총동원돼 각종 연줄을 타고 로비가 들어온다.”면서 “지배주주를 옹호하거나, 기업경영의 잘못된 점을 은폐하기 위해 사외이사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사외이사로 활동했던 한 관료는 “사외이사로 임명되는 과정에서 최고 경영자와의 친분관계가 고려된다.”면서 “기업으로부터 월급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거마비’ 형식으로 한달에 평균 200만원 정도씩 받는 상황에서 ‘안된다.’고 다부지게 말하기 쉽지 않다.”고 고백했다.●`띄엄띄엄´ 이사회… 회사 정보도 부족 사회·문화적 한계도 지적된다. 상장기업의 사외이사로 임명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적 명망가이거나, 법조계·관료 출신, 경영층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모인 이사회에서 얼굴을 붉혀가며 경영실적을 비판하거나 반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정보의 한계’도 사외이사제가 정착되기 어려운 이유다. 경영이사는 각종 회의에 참석해 의사결정이 이뤄진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두 달에 한 번, 또는 분기에 한 번 열리는 이사회에 참석하는 사외이사는 정보가 불충분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꿀먹은 벙어리’가 되더라도 크게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꿩잡는 것이 매 최근 태광으로부터 우리홈쇼핑의 롯데매각 취소 소송을 당한 경방의 사례. 경방 이사회의 이사 수는 8명. 이중 사외이사는 2명으로 상법상 4분의1 요건을 충족했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2명 모두 경방의 대주주들로 제척사유가 있는 이해 당사자들이다. 경방의 한 관계자는 “대주주가 사외이사이기 때문에 경영문제를 보고할 때 더욱 신경쓰인다.”면서 “특히 우리홈쇼핑 매각을 결정할 때도 사외이사들이 대주주였기 때문에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고, 적대적 M&A(기업인수합병)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기업의 손해를 막았다고 자부한다.”고 설명했다. 즉, 사외이사의 성격과 상관없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세계의 싱크탱크] (20) 끝 獨 베를린폴리스

    [세계의 싱크탱크] (20) 끝 獨 베를린폴리스

    |베를린 이종수특파원|“산업화시대 방식의 싱크탱크로는 지식정보사회에 대응할 수 없다.” 지난 2000년 11월 법학박사이자 법률가인 대니얼 데틀링(36)과 경제학자 토마스 가블리타(33) 등 소장학자들이 의기투합해 세운 ‘21세기형 싱크탱크’ 베를린폴리스(http//www.berlinpolis.de). 창립 6년을 갓 넘은 베를린폴리스는 독일은 물론 유럽 주요 정책입안자들이 주목하는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들)로 성큼 커버렸다. 세계적 명망가들로 구성된 유럽의 싱크탱크 ‘리스본 위원회’로부터 “독일에서 가장 개혁에 성공한 싱크탱크 모델’로 호평받았다. 그 저력은 ‘젊은 힘’에서 나온다. 특징은 ‘차세대를 위한 네트워크’라는 점. ●신기술 이용 21세기 걸맞은 정책개발 유럽 전역을 누비며 활동하는 데틀링 소장과 인터뷰 일정을 잡기란 쉽지 않았다. 그는 대신 이메일 답장에서 “베를린폴리스의 모토는 ‘21세기에 걸맞은 정책 개발’이다.”며 “이를 위해 ▲뉴미디어와 신기술을 이용한 시민사회 발전 ▲변화하는 조직의 동력을 활용한 민주주의 혁신 등의 두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지도자들의 사상으로 정치와 사회분야를 풍부하게 하면서 기존의 정치·경제·사회 구조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곳에선 매주 1회 브레인 스토밍 회의를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한다. 이어 연구 주제와 관련된 정치·경제·사회 단체를 묶어 온·오프라인 토론회, 세미나 등을 연다. 대부분 젊은 리더들이 이끄는 단체들이다. 뿔뿔이 흩어진 여러 기관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새 통치철학과 공공영역의 어젠다를 개발하는 교량 역할을 하는 게 이곳의 몫이다. 개별 기관들의 정보와 입장을 소통시켜야 다음 세대를 위한 정책이 가능하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연구원 3분의2가 40세 미만 연구원은 거의 40세 미만. 연구소 정관에 연구원 3분의 2 이상이 40세 미만이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젊은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독일의 차세대를 준비하겠다는 취지다. 주요 활동 방향도 이전의 싱크탱크들처럼 정당의 요구나 연방정부의 주문에 따라 경제전망을 발표하거나 정치적 이슈를 연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독일은 물론 유럽이 맞게 될 미래 과제에 치중한다. 구체적으로 ▲에너지 ▲이민자 통합 ▲교육 ▲문화 ▲인권 등이 주 영역이다. 그 동안 해낸 주요 프로젝트는 ‘유로 미션’‘독일의 정보기술사회의 견인차로서의 베를린의 역할’ ‘독일·유럽의 사회주의 모델의 미래’ ‘인재 유출’ 등이다. 그 결과물을 모아 18종의 책으로 출간했다. 특히 지난해 베를린폴리스가 주도해 조사·분석한 ‘유럽의 사회복지 상태’는 독일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베를린폴리스가 독창적으로 마련한 ▲노동 ▲교육 ▲양성 평등 ▲세대간 평등 등 35개 지표를 토대로 유럽 24개국을 분석한 결과 경제 규모 세계 4위의 독일이 21위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중심으로 활동한다는 특성 때문에 베를린폴리스는 규모가 작다는 것도 이전 싱크탱크와는 다른 점이다. 예산도 미리 책정하지 않는다. 프로젝트를 마련한 뒤 정치·경제·사회 단체로부터 4만∼5만유로의 지원금을 받아 활동한다. 여성가족청소년부, 이민망명청 등 연방정부와 BMW 등 18개 기업,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 등의 후원으로 매년 평균 6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vielee@seoul.co.kr ■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들이 꼽는 베를린폴리스의 장점 |베를린 이종수특파원|지난달 18일. 옛 동베를린 시절 세운 딱딱하고 음산한 건물들에 둘러싸인 스트라우스 거리 67∼69번지. 베를린폴리스의 ‘프로젝트 코디네이터’인 이자벨라 암부르스트(27)와 바네다 리즈크(25)를 만났다.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란 연구소의 브레인 스토밍 회의를 주관하는 것을 비롯, 그 결과에 따라 결정된 프로젝트의 준비부터 마무리를 도맡아하는 베를린폴리스의 일꾼들이다. 암부르스트는 연구소 모토인 ‘차세대 네트워크’에 대해서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젊은 리더가 기존 정당이나 조직에 들어가면 활동이 제한된 게 그 동안의 현실이었다.”며 “노동력이나 생활 정치에 대한 이들의 변화 욕구를 자유롭게 사회에 접목시켜 이전의 제도·기관들의 한계와 획일화된 규범을 극복하려는게 우리 연구소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엘리트 산실 그랑제콜인 정치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리즈크는 “세계는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기존 조직들의 활동 형태는 새로운 지식과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며 “베를린폴리스는 전문가들과 함께 다음 세대의 관심사에 걸맞은 과제와 해결 방안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가세했다. 연구소 특성상 연구원 한명이 3∼4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다보니 팀워크가 좋아진다고 한다. 젊은 세대의 특징을 “정치적으로 감염되지 않은 것”이라고 꼽은 두 사람은 구조화되지 않고 위계질서가 없는 데서 무한한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리즈크는 인상적인 프로젝트로 지난해 ‘책임을 위한 용기’를 주제로 자신이 주도했던 ‘주니어 캠프’를 들었다. 그녀는 “미래 단체 특히 청소년의 정치적·시민적 참여 경험을 제공한 프로젝트였는데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고 설명했다. 암부르스트는 현재 에너지 문제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러시아의 자원무기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유럽의 대응책 마련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는데 정치권에서도 관심이 많다.”고 귀띔했다. 두 사람은 베를린폴리스가 3년 동안 추진할 역점 과제로 ‘건설을 위한 적응’을 꼽았다. 또 ‘2020년 독일·유럽·세계의 모습’ ‘차세대를 위한 개혁회의’‘창업정신을 가진 독일’ 등의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목소리로 “틀에 박힌 과제를 수행하는게 아니라 우리의 아이디어를 모아 창조적으로 구성해가는 활동 방식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베를린폴리스가 극복해야할 과제가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대부분의 소규모 싱크탱크가 그렇듯 베를린폴리스 역시 개인의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 두 사람은 이에 대해 “물론 데틀링 소장의 네트워크에 주로 의존하는 게 약점”이라면서도 ““외부 전문가들과 공동 작업이 많고 연구원들의 네트워크가 확충되면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vielee@seoul.co.kr ■ 독일의 싱크탱크 현황 |베를린 이종수특파원|현재 활동 중인 독일 싱크탱크는 140개 안팎.2000년 수도를 베를린으로 정한 뒤 외교·안보 정책 등을 연구하는 주요 싱크탱크들이 베를린으로 몰려들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주요 특징은 운영 형태가 국가 혹은 정당과의 연계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국가지원을 받는 싱크탱크만 10여곳이 되는데 주로 경제와 외교·안보 연구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140명의 상근 연구원을 갖춘 ‘학문과 정치재단’으로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대부분의 정당이 느슨한 관계로 싱크 탱크와 연계돼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사민당-프리드리히 에르베트재단, 녹색당-하인리히 뵐 재단, 기민당-콘라드 아데나워 재단, 기사당-한스 자이델재단, 자민당-프리드리히 노이만 재단, 좌익당-로자 룩셈부르크 재단 등의 결합이 대표적 사례다. 이들 싱크탱크는 주요 재원을 연방 의회로부터 지원받으면서 연계된 정당의 정책·정강을 개발하고 있다. 자칫 정부나 정당에 매이게 되는 관계지만 독립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초당적 합리성을 내세우면서 공평한 정책 개발에 비중을 둬 왔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그러나 최근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민간 혹은 민·관 혼합 성격의 싱크탱크가 많이 늘어나면서 정치적 중립지대의 공간이 넓어졌다. 알프레드 하우젠 협회와 베를린폴리스가 대표적이다. vielee@seoul.co.kr
  • 방통융합 ‘장외 명분쌓기’ 후끈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안이 연내 마무리될 가능성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마저도 확신하지 못하는 가운데 방통융합 관련 각종 토론회와 좌담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되기 전까지 방송쪽과 통신쪽이 자기 중심적인 ‘여론몰이’에 치중하고 있다. 미디어미래연구소(소장 김국진)는 오는 7일 ‘방통융합이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방송위원장을 지낸 강대인 건국대 교수의 정년퇴임에 맞춰 기획됐다. 건국대 김학천 명예교수와 오지철 케이블TV방송협회장이 축사를 하고, 고려대 마동훈 교수가 사회를 맡는 가운데 강 교수가 같은 주제로 강연발제를 한다. 이 자리에서는 방송의 독립성 등 통신 쪽보다는 방송쪽 입장에서 방통융합의 과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미디어미래연구소 김 소장과 전북대 김승수 교수, 열린우리당 노웅래 의원,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 강원대 정윤식 교수 등이 토론자로 나선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통방융합’에 편향된 좌담회가 열렸다. KAIST 경영대학이 주최한 좌담회에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로스쿨의 제임스 스페타 교수와 윤창번 하나로텔레콤 전 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해 ‘방송통신통합법과 규제기구 일원화 문제’를 주제로 논의했다. 기업지배구조와 지적재산권 분야 전문가인 스페타 교수는 “한국 미디어시장도 ‘탈규제’와 ‘공정경쟁’이라는 개념이 도입돼야 할 시점”이라고 역설했다.윤 전 회장도 “통방융합의 대세에서 키는 통신이 잡고 있다.”면서 “통신이 규모나 서비스의 종류, 모든 면에서 현재의 방송을 압도하고 있고 성격, 형태에서도 방송보다는 외연이 훨씬 크다.”고 주장했다. 조화보다는 대립의 구도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복지법인·종교계 집단 반발

    복지법인·종교계 집단 반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둘러싸고 복지법인들과 종교계의 반발이 격화되고 있다. 개방형 이사제 등의 철회를 위해 종교계가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고, 복지법인 대표들은 법이 통과되면 시설허가증을 반납하기로 결의하는 등 ‘제2의 사학법’ 파문으로 확산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202개 주요 사회복지법인들의 연합체인 한국사회복지법인 대표이사 협의회는 2일 낮 12시 긴급이사회를 열고 정부가 입법예고(서울신문 1월24일자 7면 보도)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견서를 채택했다. 이들은 법이 통과되면 전원 시설허가증을 반납하고 법인 운영을 포기하기로 의결했다. 부청하(상록원 대표이사) 공동대표는 “대다수 건전한 사회복지법인들을 비리집단으로 매도하고 복지현장을 부패의 온상으로 취급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문제가 있는 곳은 극소수이며 그나마 관할당국이 지도·감독을 제대로 못한 결과인데도 이를 전체 법인의 잘못으로만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국법인보육협회 시·도 지부장들도 이날 오후 1시30분 긴급모임을 갖고 법 개정 저지를 결의했다. 이들은 한국사회복지법인 대표이사 협의회와 공동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개신교·불교·원불교·천주교 등 11개 종단이 속한 한국종교계사회복지협의회도 공동으로 입법저지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기독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등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범 종단 차원의 대응을 결의하고 이달 말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종합한 뒤 정부에 전달키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국고보조금 횡령, 시설내 인권침해 등 복지법인들의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법 개정안을 마련, 지난달 24일 입법예고했다. 이 중 ‘공익이사제’ 도입이 가장 큰 논란을 빚고 있다. 사립학교법 갈등의 핵심인 ‘개방형 이사제’와 비슷한 것으로 국고보조 시설법인의 경우 이사의 4분의1 이상을 시·도 사회복지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임명토록 한 규정이다. 법인들은 운영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설립목적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사진의 3분의1 이상을 사회복지 경험 3년 이상인 사람으로 하고 감사 중 1명을 법률·회계 전문가로 임명하라는 조항도 복지법인의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며 반대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부 개인 복지재단의 경우 정부지원금을 사유재산처럼 생각하는 등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면서 “이 때문에 많은 복지법인 대표들이 정부측 법 개정안에 동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방송위 “정통성 뿌리 있다”

    방송위원회(위원장 조창현)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5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정통성의 뿌리가 불투명한 기관’이라고 방송위를 비판한 것에 대해 완곡하게 반박했다. 방송위는 ‘방송통신융합에 대한 방송위원회 입장’이라는 의견서에서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이라는 우리 사회가 추구해온 가치에 근거해 1998년 12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방송개혁위원회’가 설치되었고, 많은 논란 끝에 방송위원회를 합의제 독립행정기관으로 출범시켰다.”며 방송위의 ‘근거’가 방송의 독립성, 공공성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미디어학계 보수파들 뭉치나

    미디어학계 보수파들 뭉치나

    ‘대통령선거의 해’를 맞아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이 시작된 가운데 미디어산업 및 언론학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게 전개되고 있다. 올해는 특히 방송통신융합, 신문법 개정, 미디어시장 개방 등 미디어 현안이 대선정국에서도 주요 이슈로 제기될 것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미디어산업 및 언론학계의 ‘편가르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발족한 ‘미디어산업 선진화포럼’(회장 서정우 언론인연합회장)에 주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연세대 명예교수인 서 회장과 포럼 사무총장을 맡은 이철영 홍익대교수 등이 주축이 돼 지난해 9월부터 창립 절차를 밟은 포럼은 일단 “미디어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창립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창립대회에는 300여명의 회원들이 모여 현 정부의 미디어정책을 집중성토하는 등 벌써부터 예사롭지 않은 행보를 걷고 있다. 행사장에는 ‘방통융합시대에 걸맞은 자유로운 미디어 경영’ ‘건전한 신문경영체제와 방송의 독립성’ 등의 격문도 내걸렸다. 서 회장은 인사말에서 “정부의 반시장적, 반자유주의적, 반민주적 정책이 미디어산업을 왜곡, 굴절시키고 있다.”면서 “잘못된 정책을 감시·감독하고, 저항하고, 전국적 연대를 통해 ‘아니다.’라고 얘기해야 할 때가 왔다.”고 선언했다. 또 “미디어산업은 정부 정책과 숙명적으로 연결돼 있고, 정부의 정점에 대통령이 있기 때문에 이번 대선의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며 포럼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공식적으로는 정치적 예단을 경계했지만 대회가 마무리될 때쯤 유력 대선주자 한 명이 도착, 축사를 하기도 했다. 포럼의 성향은 강현두 서울대명예교수, 최창섭 서강대교수, 김우룡(외대교수) 방송위원, 백선기(성대교수) 방송학회장, 박형준 한나라당의원, 이석연 변호사 등 참석 인사들의 면면에서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포럼측도 “시장경제주의 정신을 기초로 창립됐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창립대회에서 발표된 ‘미디어산업 동향과 선진화 이슈’ 자료에도 포럼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다. 포럼측은 ▲신문·방송 겸영은 세계적 추세이고,▲올해는 미디어의 정부감시와 견제가 가장 중요한 해라는 점을 우선 부각한 뒤 신문법 등에 대한 미디어법제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하고 있다. 포럼측은 특히 신문법을 통해 과점신문을 차별하는 정책에 대해 “국가가 자본이라는 무기를 통해 여론시장에 직접 개입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입장은 조중동 등 보수언론의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이철영 교수는 “시간을 다투는 미디어산업 정책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 손에서만 다뤄지다 보니 충분한 논의 없이 졸속으로 처리되고 있다.”면서 “포럼은 특히 지금까지 논의에서 배제된 수용자 입장에서 정책을 이끌어내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혁 성향의 미디어학계 관계자들은 “지난 몇차례 대선 때도 일부 학자들을 중심으로 대선 국면에 편승하려는 시도들이 많이 있었다.”면서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미디어 이슈들이 대두되면 학자들의 이합집산은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日 금리 6개월째 동결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했다고 일본 언론이 18일 전했다. 일본은행이 지난해 7월 금리를 인상한 이후 6개월째 동결한 것이다.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고 6대3으로 금리동결을 결정했다. 일본은행이 민장일치가 아닌 다수결로 금리를 결정한 것은 지난해 3월이후 처음이다.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상 시기가 언제일지가 관심사다. 일본은행의 금리동결 이후 엔화의 약세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이나 일본과의 경쟁국에 수출하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환율압박에 의한 고전이 지속될 전망이다. 후쿠이 도시히코 일은총재는 그동안 1980년대의 증시 및 부동산 버블 재연을 막기 위해 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리겠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반해 일본 정부와 여당은 소비약세 등 경기침체 및 7월 참의원선거 등을 의식해 금리인상을 강력히 반대해 왔다. 이에 따라 이날 금리동결은 일본은행이 정부여당의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인식돼 앞으로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독립성과 ‘시장 신뢰도’에 흠집이 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taein@seoul.co.kr
  • [기고] 방송통신 융합의 미래/정태명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가 발족한 지 4개월여 만에 방송통신정책을 주도할 새로운 기구의 설치 법안이 제시되고,IPTV 서비스와 콘텐츠 육성에 관한 논의가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제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첨단 서비스를 기대하는 국민들의 요구와 더불어 이러한 변화가 우리나라를 방송통신융합시대로 진입시키고 있는 강한 시대적 압박을 받는다. 미국·일본·영국 등 선진국이 10여년 이상 방송통신융합 환경의 개선에 공을 들여 온 것에 비하면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지금이라도 우리나라 미래의 먹거리를 창출할 새 산업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사실이 다행스럽다. 그러나 융합과 통합의 과정에는 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존재하므로 모두를 만족시키는 환경에서 새로운 융합시대를 출발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융합의 주체가 자신이 보는 동전의 앞면과는 다른, 반대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를 거부할 때 융합의 모습은 점점 거칠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융합의 과정에서 최선의 방안을 만들기 위해선 다양한 지혜를 모아야 하며 그 지혜를 대변할 만한 대원칙 아래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방송통신융합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러한 몇 개의 대원칙 속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로 국민, 즉 소비자가 원하고 만족하는 방향으로 융합이 시도돼야 한다. 새로운 융합의 시대에 소비자가 접할 수 있는 내용의 다양성, 국민의 기본적 권리가 침해당하지 않을 독립성, 국민경제를 살찌울 수 있는 산업성, 국민 모두가 혜택 받을 수 있는 보편성 등의 쟁점들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어느 한편이 지나치게 주장되어서도 양보되어서도 안 된다. 따라서 조정의 주체는 더 많은 국민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며 이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특히 큰 목소리보다 조용한 다수의 목소리도 놓치지 않는 섬세함이 필요하다. 둘째로, 미래의 우리 후배와 후손이 충분히 고려된 환경으로 진화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현재 만들어지는 융합환경의 실수요자는 현재의 청소년들이 될 것이다. 때문에 지금의 생각과 사고의 틀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면, 국회에 상정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법령이 비록 80점짜리밖에 되지 않는다 해도 100점으로 진화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 20점은 미래의 주인공이 채워 넣을 것이라는 여유로움이 있어야 한다. 사실상 시청자가 새로운 소식을 제작해서 인터넷을 장악하고, 소비자 스스로가 창출해내는 UCC(User Created Contents)의 가치가 미래 방송통신 환경의 주인공에 의해 전개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융합과정에서 소수의 희생을 강요해서 다수가 이익을 얻는 일은 지양되어야 하며, 동시에 소수가 양보하지 않아서 많은 이득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는 우를 범하지도 말아야 한다. 융합의 궁극적인 목적은 새로운 사회의 경제적, 문화적 규모를 크게 해서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함이다. 때문에 국민이 최대의 수혜자가 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특정 이해집단의 목소리가 독주하는 것도, 혹은 방해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내 주장과 이익을 한걸음씩 양보해서 더욱 값진 우리의 내일을 얻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사회적 이슈를 해결함으로 원만하게 출범하고 IPTV가 국민 모두의 축복 속에서 서비스가 시작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방송통신 융합 환경에서의 새로운 첨단 서비스를 통해 국가가 부강해지고 국민의 생활이 다양해지는, 무엇보다도 첨단 기술과 환경 덕분에 더 많은 국민이 더 많은 시간 동안 행복해할 수 있는 계기가 밝게 떠오른 2007년 황금돼지와 함께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정태명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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