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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기금운용 주체 정부서 독립’ 개정안 논란

    국민연금 기금의 운용 주체를 정부에서 독립시키는 방안이 국회에서 재추진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기금 운용의 관치 논란과 전문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지만 안정성과 공공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연금 기금은 올 초 400조원을 돌파해 세계 4위 규모인 금융시장의 ‘큰손’이다. 지난해 운용 수익률은 6.99%였다. 15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안건으로 상정된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국민연금공단에서 분리해 ‘기금운용공사’로 독립시키고 기금운용위원회를 공사 내부에 두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민간 금융투자 전문가 7명이 위원을 맡도록 했다. 이는 기금운용위원회의 구조상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기 쉽고, 비전문가가 많아 수익성 추구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기금운용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위원 20명 중 12명이 경영계, 노동계 등 가입자 대표이고 나머지는 당연직 정부위원 5명과 정부 산하 연구원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위원회의 관치 논란과 더불어 전문성 부족 문제가 제기돼 왔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익률 제고를 위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개정안이 국민연금기금의 안정성과 공공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민간 투자전문가를 위원으로 대거 배치해 수익률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금운용 방식이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 상황에서 과도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경영계, 노동계 등 가입자 대표를 배제하는 것은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재적 성격을 도외시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금운용위원회를 정부로부터 독립시키고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이전의 국회에서도 꾸준히 입법 발의가 될 정도로 해묵은 논쟁이다. 이번 국회에서도 김성주 민주통합당 의원이 당연직 정부위원을 2명으로, 가입자 대표위원을 8명으로 줄이며 분야별 전문위원회를 두어 전문성을 제고하도록 한 ‘맞불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그러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가 자칫 기금운용을 민간에 맡기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경제 살리려면 정책 엇박자 줄여야 한다

    한국은행은 어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4월 기준금리를 연 2.75%로 여섯 달째 동결했다. 대다수 시장참가자들은 금리 인하를 예상했는데, 허를 찔린 격이다.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정부도 일단 한은의 지원 사격 없이 경기 부양을 해야 한다. 당분간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간 시너지 효과는 기대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추가경정예산 규모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여야 간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금통위의 경기 인식에 따른 책임 공방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금통위의 금리 결정 자체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려는 것은 아니다. 금리 조정에는 득과 실이 병존하기 마련 아닌가.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결정에 첫 번째 보는 것이 물가다. 하반기엔 물가상승률이 거의 3%까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를 낮춰 성장을 뒷받침하는 것보다는 물가 안정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김 총재는 “한은의 판단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말하진 않겠다”고 했다. 한은의 선택이 경기 회복의 지연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점은 정부와 한은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최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추가경정예산의 효과와 관련해 “재정, 금융, 부동산정책이 정책조합의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청와대와 여당 일각에서도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한 적이 있다. 반면 김 총재는 “현재 통화정책은 매우 완화적”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반대로 진단한 것이다. 두 기관의 상황 인식이 이렇게 다르다면 경기 회복의 추진 동력이 생길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관련기관 간 정책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북핵 문제 등 지정학적 위험과 엔저 현상 등 대내외 악재가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한은이 어제 올해 경제성장률을 2.8%에서 2.6%로 낮춘 것도 엔저 등 대외 여건 때문이다. 정부는 한은이 독립성에 부담을 느낄 정도로 금리와 관련한 불필요한 발언은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은 역시 독립성을 너무 의식하다 보면 탄력적 통화정책을 놓칠 수 있다는 외부의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미국이나 일본의 중앙은행은 경기 회복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기업들이 위축되지 않고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부족한 재원을 메우기 위해 세무조사를 강화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기관끼리 충성 경쟁을 하듯이 몰아붙이면 경제 활성화가 더뎌져 세수가 외려 줄어들게 된다. 정책 공조를 위해 국세청과 관세청, 금융정보분석원의 정보 공유와 관련한 인식의 차이가 있다면 하루속히 해소해야 한다.
  • 정부·한은, 경기 인식은 동일…전망은 장밋빛·회색빛 ‘엇박자’

    정부·한은, 경기 인식은 동일…전망은 장밋빛·회색빛 ‘엇박자’

    3월 28일과 4월 11일. 한 달도 채 안 되는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0.3% 포인트 차이가 난다. 2.3%로 전망한 정부는 ‘한국판 재정절벽’(급격한 정부지출 감소)으로 경기가 하반기에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2.6%로 전망한 한국은행은 경기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처방전도 다르다. 정부는 돈(추가경정예산)을 대거 풀어 경기를 풀무질해야 한다고 하고, 한은은 일단 지켜보자며 금리를 동결했다. 김준일 한은 부총재보는 11일 “정부가 예상한 12조원의 세입 결손은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2조원이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0.2% 포인트 정도 영향을 미친다. 한은이 세입 결손을 반영했을 경우 성장률 전망은 2.4%로 내려가 정부 전망(2.3%)과 별 차이가 없게 된다. 실제 물가·민간소비·설비투자 등 성장의 주요 항목들을 놓고 보면 정부와 한은 전망이 똑같다. 같은 숫자를 놓고 다른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8%, 하반기에 3.3%로 ‘상저하고’가 될 것이라는 기존 성장경로 전망을 고수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성장률이 위로 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최근 발언과 대조된다. 한은은 설비투자 증가율을 2.3%로 보면서 글로벌 경기와 투자심리 개선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 수요 부진 등으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어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봤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2.5%로 같지만 한은은 소득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진단했다. 기재부는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증가세가 제약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마디로 한은은 장밋빛, 기재부는 회색빛 전망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비슷한 숫자를 놓고 (정부와 한은이) 다른 처방을 내린 것이어서 국회와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기재부의 다른 관계자는 “한은 임직원들이 서울 시내 한복판 사찰에서 근무하고 좋은 집만 오가다 보니 서민 경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현실 인식을 못 하는 것 같다”며 냉소했다. 기준금리 동결로 일단 한은의 독립성은 지킨 모양새가 됐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하가 바람직하지만 정부 압력으로 내린다는 모양새를 피하기 위해 총액한도대출이라는 양적완화를 한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북한 문제가 안정되면 금리 인하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민주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어 금리를 내려도 별 소용이 없다”며 “비(非)통화 정책으로 양적완화를 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경제전망 기관인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한은이 금리를 내리지 않음으로써 사람들의 믿음보다 더 독립적임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한은 경제전망 수정] 정부·한은, 투자·소비 등 성장전망은 동일… 진단·처방은 상반

    [한은 경제전망 수정] 정부·한은, 투자·소비 등 성장전망은 동일… 진단·처방은 상반

    3월 28일과 4월 11일. 한 달도 채 안 되는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0.3% 포인트 차이가 난다. 2.3%로 전망한 정부는 ‘한국판 재정절벽’(급격한 정부지출 감소)으로 경기가 하반기에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2.6%로 전망한 한국은행은 경기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처방전도 다르다. 정부는 돈(추가경정예산)을 대거 풀어 경기를 풀무질해야 한다고 하고, 한은은 일단 지켜보자며 금리를 동결했다. 김준일 한은 부총재보는 11일 “정부가 예상한 12조원의 세입 결손은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2조원이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0.2% 포인트 정도 영향을 미친다. 한은이 세입 결손을 반영했을 경우 성장률 전망은 2.4%로 내려가 정부 전망(2.3%)과 별 차이가 없게 된다. 실제 물가·민간소비·설비투자 등 성장의 주요 항목들을 놓고 보면 정부와 한은 전망이 똑같다. 같은 숫자를 놓고 다른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8%, 하반기에 3.3%로 ‘상저하고’가 될 것이라는 기존 성장경로 전망을 고수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성장률이 위로 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최근 발언과 대조된다. 한은은 설비투자 증가율을 2.3%로 보면서 글로벌 경기와 투자심리 개선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 수요 부진 등으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어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봤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2.5%로 같지만 한은은 소득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진단했다. 기재부는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증가세가 제약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마디로 한은은 장밋빛, 기재부는 회색빛 전망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비슷한 숫자를 놓고 (정부와 한은이) 다른 처방을 내린 것이어서 국회와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기재부의 다른 관계자는 “한은 임직원들이 서울 시내 한복판 ‘사찰’에서 근무하고 좋은 집만 오가다 보니 서민 경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현실 인식을 못 하는 것 같다”며 냉소했다. 기준금리 동결로 일단 한은의 독립성은 지킨 모양새가 됐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하가 바람직하지만 정부 압력으로 내린다는 모양새를 피하기 위해 총액한도대출이라는 양적완화를 한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북한 문제가 안정되면 금리 인하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민주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어 금리를 내려도 별 소용이 없다”며 “비(非)통화 정책으로 양적완화를 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경제전망 기관인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한은이 금리를 내리지 않음으로써 사람들의 믿음보다 더 독립적임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중앙은행 독립성 위협 ‘네가지 멍에’

    중앙은행 독립성 위협 ‘네가지 멍에’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진퇴양난이다. 당·정·청에서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를 연일 주문하고 있다. 2003년 한은 부총재를 당연직 금통위원으로 하고 2011년 금융시장 안정 책무를 부여받는 등 한은의 독립성을 높이는 법적 작업이 진행됐으나 현실은 아직이다. 흔들어대는 바깥도 문제지만 한은 내부의 문제점도 심각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우선 예전보다 심해진 ‘총재 바라기’다. 김중수 총재는 2010년 취임 이후 파격 인사를 단행해 왔다. 파격은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김 총재의 의도와 달리 인사권을 가진 총재의 일거수일투족만 바라보는 결과도 가져왔다. 그러다 보니 한은의 보고서도 총재가 원하는 방향으로 맞춰졌다. 금통위원은 당연직인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하고 외부 인사가 5명이다. 이 중 4명이 지난해 4월 새로 임명됐다. 모두 당시 임명권자인 이명박 대통령과 직·간접적 인연이 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9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에는 최고 전문가들이 수백명의 박사들이 올린 보고서를 가지고 자유롭게 토론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데 우리 금통위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에서 열띤 토론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한은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는 “금통위원들이 대체로 자신의 의견을 차례로 말하고, 한은 집행부와 한두 번 문답만 한다”면서 “솔직히 (이런 풍경을 처음 접한 첫 회의 때는) 적잖이 의외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금리 결정 전에 열리는 각종 점검회의는 물론 비공식적 만남에서도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진다”고 반박했다. 토론이 낯선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징도 있다. 한때 한은에 근무했던 교수는 “중앙은행 자체가 보수적이라 토론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데다 상하관계가 있어 문화가 수직적인 편”이라고 회고했다. 한은은 2010년부터 토론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해마다 상·하반기 간부진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열고 있지만 성과는 신통찮다. 시장과의 소통에도 미흡했다. 김 총재가 자주 인용하는 앨런 블라인더(전 미 연준 부의장)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중앙은행의 이론과 실제’에서 금융시장으로부터의 독립도 주문했지만 정책 결정 과정에 개방성을 높여 중앙은행 정책에 대한 시장의 예측력을 높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총재는 어려운 용어를 구사하고 현학적 분석을 한다. 시장은 김 총재가 충분하고 일관된 설명을 제시했다고 보지 않는다. 오 교수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무너지면 중장기적으로 엄청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한은 내부의 개혁과 함께 독립성을 지켜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첫 번째 단추는 금통위 구성에서 찾을 수 있다. 박승 전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 7명 가운데 4명을 정부가 추천권을 갖고 있는 셈인데 이를 고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통위원들은 추천한 곳의 의중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당에서 의석수에 비례해 추천권을 갖는 방식 등으로 좀 더 균형적인 의견을 담을 수 있는 추천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은 자체의 변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동안 한은은 금리가 높아서 돈을 못 빌리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금리를 동결해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돈이 없다는 기업들이 운영자금이 없는 건지, 한계기업이라 구조조정 대상인 건지 세부 조사가 필요한데 조사 능력과 인력이 있는 한은은 ‘대출행태 서베이’라는 관행적 조사만 진행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현오석, 기준금리 인하 재압박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정과 금융의 정책조합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 기준금리 결정을 코앞에 둔 한국은행을 재압박하고 나섰다. 17조원 안팎의 추가경정예산(추경) 발표 때 채권시장 안정화 방안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현 부총리는 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재정·금융정책·부동산정책이 폴리시 믹스(정책조합)의 형태로 이뤄져야 하고, 그래야 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고유 책임”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오는 11일 금통위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재정부는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 논란이 커질 것 등을 우려해 열석발언권은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열석발언권이란 재정부 차관이나 금융위 부위원장이 금통위 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한은법에 명시돼 있지만 사장돼 있다가 2010년 1월부터 재정부가 행사하기 시작했다. 현 부총리는 “실효성은 별로 없고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 등) 논란만 키우는 소지가 있어 11일 금통위부터 (열석발언권을) 행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추경 편성과 관련해서는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추경 재원조달을 위해 국채를 발행해도) 국채 이자율 상승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추경 편성 때 채권시장 대책도 함께 내놓겠다”고 밝혔다. 북한 도발 위협에 대해서는 “금융시장이 과거보다 영향을 받고 있다”며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시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등 최근 시장의 불안이 다 북한 영향 때문만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토빈세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시론] 신문산업의 자율 구조개편, 국가가 지원해야/이용성 한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시론] 신문산업의 자율 구조개편, 국가가 지원해야/이용성 한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지난 4일 전국언론노조와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신문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우리 신문산업의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긴급한 국가적 지원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신문산업의 위기가 심화되었고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 근본적인 신문 지원 대책이 의회와 정부 차원에서 논의된 바 있다. 우리의 경우도 신문지원정책 및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신문산업의 위기는 다른 산업의 위기보다 사회적으로 훨씬 심각하다. 신문은 사상의 자유시장, 언론 다양성을 실현시키는 핵심적인 미디어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민주적 여론 형성에 있어서 신문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신문은 지식산업과 콘텐츠산업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 시사, 예술, 문화, 학술 등 기초적인 주요 정보(문화) 콘텐츠와 담론들도 따져보면 신문에 의해 생산되고 그 다음에 방송과 인터넷에 의해 확산되곤 한다. 또한 신문은 국민의 교양과 민주주의 제고에 큰 역할을 하는 인쇄문화(문자문화), 읽기문화에 있어서 도서, 잡지와 함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신문의 역할은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더 중요하다. 인터넷이 시민의 미디어 접근과 이용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동시에 문제점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정제된 분석과 탐사 등 신문에서 두드러진 정보가치를 다른 미디어가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가 열렸지만 그에 첨부되는 정보의 대부분이 신문기사란 점을 봐도 그러하다. 신문은 공적 토론을 활성화하고 권력을 비판적으로 견제하는 역할을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도 계속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지역사회의 여론 형성과 권력 감시자 역할은 아직까지도 지역신문의 몫일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투자자인 워런 버핏이 수십 개의 신문사를 인수하면서 지역공동체에 기여하는 신문에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신문은 디지털 환경 속에서 다른 미디어와 경쟁해야 한다. 그에 맞게 뉴스생산조직, 뉴스생산과정, 뉴스가치, 뉴스콘텐츠를 개편해야 할 것이다. 신문에 맡겨진 공적·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한다면 이러한 구조 개편을 위한 공적 지원은 국가와 사회가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2005년쯤 등장한 우리의 신문지원정책과 신문지원제도는 지금 한계에 봉착해 있다. 언론진흥재단과 언론진흥기금, 지역신문발전기금을 통한 지역신문지원제도는 지원 규모나 지원 사업에서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제 신문지원정책과 신문지원제도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신문산업 구조 개편과 인쇄 부문 등의 공동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한시적 신문산업 긴급 지원제도를 추진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산업진흥기금을 설치하여 디지털 인프라 구축, 공동인쇄사업, 공동배달사업 등을 통한 신문 생산유통 구조의 개선과 같은 신문산업 구조 개편사업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신문산업 진흥을 위해 구독료에 대한 세금 감면 등의 지원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신문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안’은 신문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또 신문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도 아니다. 신문 콘텐츠의 디지털 전환과 신문 제작·유통 시스템의 현대화를 위해 자율적인 구조 개편 의지가 있는 신문들에 대해서만 공적으로 지원하자는 것이다. 동시에 이 법안은 신문의 국민 신뢰 회복과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한 노력으로 신문 콘텐츠의 공적 활용과 신문 난립구조 개선 등의 방안을 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 당·정 이어 청와대도 ‘기준금리 인하’ 압박

    당·정 이어 청와대도 ‘기준금리 인하’ 압박

    정부와 정치권에 이어 청와대도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와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정치적 후폭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우리 경제가 미미하지만 회복 기미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그동안 당·정·청과는 다소 다른 입장이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3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브리핑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려주면 더 좋죠”라고 말했다. 추경 편성과 이에 따른 금리의 영향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었지만 기준금리에 대한 청와대의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조 수석은 “추경을 통해 시장에 국채 물량이 나오면 국채 가격이 떨어져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수석의 금리 인하 발언으로 한은은 더욱 궁지에 몰린 형국이다. 11일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결정하면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금리를 동결하면 엇박자라는 지적이 예견돼 있기 때문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기준금리를 내려 추경 편성 규모를 줄이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며 “지난 정부에서 예산 편성에 참여한 사람들이 대거 추경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공격이 예상되자 그 희생양으로 한은이 선택된 것 같다”며 불쾌해했다. 한은 내부에서는 김 총재가 1년여 남은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청와대는 논란이 커지자 해명 자료를 내고 “원론적인 내용을 언급한 것”이라면서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를 부인했다. 앞서 김 총재와 조 수석은 2일 시내 한 호텔 식당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의 기준금리를 둘러싼 당·정의 인하 압박이 있었던 만큼 이에 대한 논의도 있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22)] 조례안 제정권은 지자체장 고유권한 지방의회는 사전 적극적 개입 불허

    최근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사이에 권한 배분에 관한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그 한계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지방의회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모두 주민에 의해 선출돼 민주적 정당성을 갖고 있고, 서로 독립된 기관이며,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서로 견제와 균형을 도모하는 관계에 있다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다. 이번에 살펴볼 대판 2009추53 판결의 사안은 제주도의회가 발의해 ‘제주특별자치도 연구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했고, 그에 대해 제주도지사가 조례안의 재의결을 요구하자 도의회에서 재의결을 했으며, 결국 도지사가 조례안에 대해 무효 확인을 구한 사안이다. 도의회가 발의하고 의결·재의결을 한 조례안은 제주도의 전반적인 운영상황을 평가하고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다. 연구위원회는 도지사 소속하에 두고, 직무에서는 독립된 지위를 가지며, 11명의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한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도지사의 주요한 주장은 위 조례가 도지사의 조례안 제안권, 정책결정권, 인사권 등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조례안 제안권 침해 여부에 대해 살핀다. 지방의회와 지자체장은 각기 고유권한을 행사하되 상호 견제의 범위에서 상대방의 권한 행사에 대한 관여가 허용되나, 지방의회는 집행기관의 고유 권한에 속하는 사항의 행사에 관해서는 소극적·사후적으로 개입할 수 있을 뿐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대판 2001추64판결 등). 지방자치법과 시행령에 보면 지자체장은 지자체 사무와 위임 사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행정기구를 설치할 고유권한과 이를 위한 조례안의 제안권을 가진다. 그에 대해 지방의회는 지자체장이 조례안으로 제안한 행정기구를 축소·통폐합할 권한만을 가지도록 하고 있다(대판 2005추48 판결 등). 더구나 합의제 행정기관은 지자체의 사무를 일부 분담해 수행하는 기관으로 어디까지나 집행기관에 속하는 것인데, 집행기관에 속하는 조직편성권은 법령상 지자체장에게 있다. 따라서 연구위원회 설치 조례안은 도지사의 고유한 업무 범위에 속하는 집행기관의 설치에 관한 조례안의 제안권을 침해했다. 정책결정권 침해 여부에 관해서 보면 연구위원회는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방안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는 데 불과한 것이다. 그 의결이 구속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어서 정책결정권을 침해하거나 지자체장의 고유권한에 대해 사전 개입을 하는 것은 아니므로 정책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인사권 침해 여부에 관해 보면 지방의회는 지자체장의 인사권에 관해 소극적·사후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허용될 뿐 독자적으로 행사하거나 지자체장과 동등한 지위에서 행사할 수 없고,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허용되지 아니한다. 연구위원 중 일부에 대해 지방의회가 추천하는 자를 위촉하도록 하고, 교육감이 추천하는 자를 위촉하도록 한 부분은 사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으로서 위법하지만, 위원장 임명에 지방의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것은 적법한 것으로 판단했다. 판결을 정리하면 법원은 지방의회와 지자체의 상호 독립성을 확보하고, 지방자치법이 정한 범위에서 견제와 균형을 도모하기 위해 사전적·적극적 개입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위법하다고 보고 있고, 사후적·소극적 개입은 허용되는 범위로 본다.
  • 민주 “靑, MBC사장 인선에 개입 말라”

    민주통합당은 방송문화진흥회가 김재철 MBC 사장의 해임을 결정한 다음 날인 27일 차기 사장 선임에 대한 청와대와 여당의 개입 차단을 강조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방문진은 청와대와 정치권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공정한 인물을 임명해야 한다”면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인선에 개입할 생각을 추호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로 국회에 설치하기로 한 ‘방송공정성 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전병헌 의원을 선임하고 특위를 통해 공영방송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전 의원은 MBC를 포함한 공영방송 3사 이사회 정원을 12명으로 늘리고 공영방송의 이사를 여야 동수로 추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이미 발의했다. 현재 방문진 이사회는 여당 추천 6명, 야당 추천 3명 등 9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어 청와대와 여당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새누리당에서도 공영방송의 사장 선임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남경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방문진과 KBS 이사를 여야 동수로 하든지, 사장 선임 방식을 3분의2 이상으로 (찬성 수를) 높인다든지 하는 식으로 여러 방안을 논의해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지낸 이상돈 전 중앙대 교수는 이날 라디오에서 “공영방송 사장, 이사진은 야당이 볼 때 100% 동의는 못 해도 납득할 수 있는 인물이 돼야 방송이 제대로 굴러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사장은 이날 오후 임원회의에서 사표를 제출했다. MBC는 “김 사장이 오후 임원회의에서 대주주인 방문진의 뜻을 존중해 사퇴하겠다고 밝히고 사직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의 사퇴로 방문진의 해임안을 사실상 무력화했다. MBC 안팎에서는 김 사장의 사퇴 결정이 해임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김중수, 저금리 취약성 또 강조… 현오석과 ‘대립각’

    김중수, 저금리 취약성 또 강조… 현오석과 ‘대립각’

    김중수(왼쪽) 한국은행 총재가 새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에 엇박자를 냈다. 현오석(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한 지 하루 만이다. 정부와의 정책 공조를 강조해 왔던 김 총재가 저금리에 따른 부작용을 재차 강조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셈이다. 김 총재는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비은행금융협회장 협의회에서 “스위스 바젤에서 만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저금리 기조에 따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경제 취약성이 생기는 게 아니냐’고 말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번에도 이 말을 했다”고 말했다. 김 총재가 비은행권 인사를 한은으로 불러 모은 것은 처음이다. 앞서 김 총재는 지난 22일 시중 은행장과의 금융협의회에서도 ‘너무 이자율이 낮으니 버블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는 IB 의견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는 현 부총리의 지난 25일 발언과 정면 배치되는 언급이다. 현 부총리는 “재정의 건전성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의 기능인 경기 안정 기능도 고려해야 한다”며 “정책 패키지에는 당연히 금융 부문이 포함된다”고 말해 금리 인하 필요성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김 총재의 경질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팀이 한 달이나 늦게 출범했는데도 경제팀과 손발이 맞지 않기 때문에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한은의 독립성 측면에서 김 총재가 임기를 마쳐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 사항인 금리 결정에 대한 현 부총리의 언급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공공감사 지침서 하나 없는게 현실, 실무자 역량 키울 지원장치도 열악”

    “공공감사 지침서 하나 없는게 현실, 실무자 역량 키울 지원장치도 열악”

    감사관은 크고 작은 공직사회의 비리를 예방, 감시하는 현장 최고의 파수꾼이다. 현재 전국 공공기관의 감사 인력은 줄잡아 1만여명. 이들의 역할 비중은 갈수록 커지는데 정작 이들에게 길라잡이가 돼줄 만한 지침서는 없었다. 성용락 감사원 감사위원이 펴낸 ‘공공감사 제도의 새로운 이해’(석탑출판)는 그래서 더 눈길이 가는 책이다. 30년 공공감사 이력의 감사 전문가가 공공기관이 수행하는 감사와 관련한 이론의 모든 것을 400여쪽에 고스란히 펼쳐 담았다. “공공감사의 중요성에 비해 실무자들의 역량을 높여줄 수 있는 지원 장치는 턱없이 열악합니다. 공공감사 행정은 학계에서도 연구자가 전무하고 그러다 보니 변변한 지침서 하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성 위원은 3년 전 감사위원에 부임하면서부터 책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곧바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제대로 된 감사를 하려면 실무자들이 먼저 이론적 토대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대한민국 최고의 감사기관에서 30년 몸담았으면 누구도 하지 못한,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작업을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감사연보 5년치를 옆에 놓고 씨름하며 3년여를 보냈다. 이번 책은 그렇게 공들여 만든 공공감사의 이론서로 ‘공공감사의 이론과 실무’란 부제가 붙었다. 최근 한창 정가의 이슈가 된 감사원의 소속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게 했다. 책 말미에 미국, 영국 등 주요국 감사원의 위상과 기능을 나란히 소개했다. “감사원이 대통령 직속이냐, 국회 소속이냐를 놓고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논쟁”이라는 성 위원은 “예컨대 미국의 경우 감사원은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독립기관일 뿐이며, 공정한 감사를 수행할 수 있는 독립성 보장만이 유일하게 논의 가치가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성 위원은 오는 6월쯤엔 감사사례 연구서를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다. 그는 “이번 이론서가 행정·정책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보다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면, 다음번 책은 현장실무를 하는 감사관들에게 맞춤형 교과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24회 행정고시 출신인 성 위원은 감사원 기획홍보관리실장, 제1사무차장, 사무총장 등 원내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현재 공공감사포럼 회장도 맡고 있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상설특검, 완전한 독립기구화 필수”

    “상설특검, 완전한 독립기구화 필수”

    권력비리를 전담할 ‘상설특검’ 출범이 가시화됐다. 여야가 상반기 내 정치검찰 논란의 중심에 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고 중수부를 대체할 상설특검 법제화에 합의하면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상설특검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5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장 핵심은 상설특검의 정치적 독립성 확보 방안이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직속 기구화, 독립기구화 등 여러 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8일 “행정부처나 대통령직속 기구로 하는 건 상설특검의 취지를 흐리는 것”이라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처럼 완전히 독립된 기관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어느 누구의 지시나 지휘도 받지 않도록 ‘독립된 청’으로 신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설특검의 수장 인선 방식도 과제다. 특별감찰관은 여야 합의로 추천하며 임기는 3년이다. 상설특검의 수장 인선안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정치권에선 대통령 임명, 여야 합의 추천, 입법·사법·행정부 전체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통한 임명 등 여러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대통령과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된 외부 위원회에서 인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임명권자를 대통령이 아닌 사법부로 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면서 “사법부에 임명권을 주는 게 위헌 논란은 있겠지만 예전 공소유지 변호사 제도 등을 보면 법원에 의해 검찰 기능을 담당하는 사람이 임명된 적이 있는 만큼 특검 임명기관을 법원 등 사법부로 하는 것도 무관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예산 독립도 고려해야 할 난제다. 이 교수는 “상설특검은 수사 비용, 수사 기간 등 수사에 제한을 둬선 안 된다”면서 “특정 사건에 대해 수사하는 현재의 특검과는 다르게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력비리 수사와 관련해 상설특검과 검찰의 충돌을 해소하는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 정치권에선 상설특검을 검찰보다 상위기관으로 두는 안이 유력하게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치권 인사는 “검찰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하다”면서 “검찰이 권력비리를 수사하고자 할 경우 못하도록 막고 상설특검으로 이첩하게 할지, 검찰과 상설특검이 합동수사를 하게 할지 등이 문제”라고 전했다. 좌세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차장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상설특검이 담당해야 할 내용이 나오면 검찰은 기소 단계에서 수사 자료를 이첩하고 상설특검은 보완 수사하는 등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상설특검과 특별감찰관의 기능·역할·지휘 체계를 명확히 해야 하는 것도 숙제다. 현재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친·인척이나 고위 공직자 비리 감찰을 담당하고 첩보수집·계좌추적 등 직접 조사권은 있지만 기소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치권 인사는 “특별감찰관은 내사만 하고 수사는 상설특검에서 처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면서 “세부 운영안은 향후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에 금융권 ‘좌불안석’ 시민단체는 “환영”

    여야가 지난 17일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을 신설하기로 합의하자 금융권이 초긴장 상태에 놓였다. 시민단체들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금소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있는 내용으로, 금융감독원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떼어내 별도 감독 기관을 설치하는 안이다. 금융권은 ‘깐깐한 시어머니’(금융감독원)에 이어 ‘얄미운 시누이’(금융소비자보호원)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좌불안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18일 “박 대통령이 안 그래도 금융권의 잘못으로 소비자들이 저축은행 피해와 가계부채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금융권에) 비판적인데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시중은행의 부행장은 “갑(甲)이 둘이 돼 이중으로 눈치를 보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시민단체들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잘된 일이라고 환영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금융업계가 양적으로만 커졌지 그동안 소비자 보호 부분은 거의 성장하지 않았다”면서 “금소원의 독립성을 지키는 한편 수사권까지 가지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또 다른 기관 설립을 통해 소비자 민원만 받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소비자기본법을 재정비해 실효성 있는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정부조직법 협상 타결] 與 명분·野 실리 챙기기… “성장동력 미래부 설립 취지 퇴색”

    [정부조직법 협상 타결] 與 명분·野 실리 챙기기… “성장동력 미래부 설립 취지 퇴색”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 타결의 물꼬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업무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면서 마련됐다. 새누리당은 미래창조과학부 이관이라는 ‘명분’을, 민주통합당은 방송 공정성 확보라는 ‘실리’를 각각 챙긴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기초과학과 정보통신기술(ICT)로 상징되는 성장동력을 한 바구니에 담겠다는 미래부 설립 취지는 퇴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야가 17일 발표한 합의문에 따르면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방송통신위원회의 SO 등 뉴미디어 관련 업무는 미래부가 맡게 된다. 이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제시한 원안이자 새누리당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대신 합의문에는 민주당이 제시한 방송 공정성 확보 방안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우선 미래부 장관이 뉴미디어 사업에 대해 허가하거나 관련법을 바꿀 때는 방통위에 사전 동의를 얻도록 ‘견제 장치’를 마련했다. 3월 임시국회에서 ‘방송 공정성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으며, 4월 임시국회에서는 SO 채널배정권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안을 처리키로 했다. ICT 산업진흥정책을 조정하기 위한 ‘ICT 진흥 특별법’ 등을 6월 임시국회에서 다루기도 한 것도 민주당의 제안이 반영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방통위 업무 중 SO와 위성TV,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뉴미디어에 대한 인허가권과 법령 제·개정권은 미래부가 담당하고, IPTV(인터넷TV) 관련 업무와 방송의 공정성과 무관한 비보도 부문도 미래부에 이관된다. 반면 지상파 방송과 보도·종합편성 방송프로그램공급(PP), 방송 광고 등은 방통위가 기존 방식대로 맡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합의 내용이 ‘반타작’일 수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가진 회동에서 꼽은 미래부의 3대 핵심 사업(SO, 주파수, 개인정보보호정책) 중 SO 업무는 본인의 뜻을 관철시킨 것이다. 반면 개인정보보호정책은 현행대로 방통위에 남는다. 주파수 문제에서는 ‘절충안’이 채택됐다. 통신용의 경우 미래부가, 방송용은 방통위가 각각 관리하는 것으로 정리된 것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지난 15일 청와대 회동에서 당 지도부가 야당과의 합의를 위해 박 대통령의 양해를 이끌어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역시 ‘제3의 안’으로 조정됐다. 인수위는 당초 대통령 직속에서 미래부 산하로 바꾼다는 계획이었으나, 여야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결론 냈다. 다만 원자력안전위의 원자력 기초 연구개발(R&D) 기능은 미래부가 주도한다. 또 당초 미래부에 넘기기로 했던 교육과학기술부의 산학협력 기능도 미래부와 교육부가 나눠 맡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미래부 소속기관으로 규정된 우정사업본부도 독립성 강화 차원에서 미래부와 별도 직제로 운영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여야 협상안만 놓고 보면 성장동력을 주도하겠다는 미래부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당장 관련 예산만 인수위 원안에 비해 2조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야는 또 농림축산부 명칭을 ‘농림축산식품부’로 변경하기로 했다. 부처 명칭이 원안과 다르게 바뀌는 것은 박근혜 정부 17개 부처 중 농림축산식품부가 유일하다. 이날 합의 내용에 대해 방통위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주파수 정책을 이원화하는 경우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뿐더러 정책 수립에도 혼선을 가져올 확률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통위와 미래부로 ICT 관련 업무가 나눠지면 효율적인 업무와 자원관리, 각종 사안에 대한 민첩한 대응 등이 어렵게 되고 민간업체도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정부조직법 협상 타결] 대검 중수부 폐지… 권력형 비리 상설특검·특수부 ‘투트랙 수사’

    여야가 17일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와 상설특검제 신설 등을 상반기 내 완료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검찰 개혁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정권 출범 초 쇄신 드라이브의 핵심에 검찰이 놓이게 됨에 따라 정부로서는 어떤 형태로든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검찰 내부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수부 폐지나 차관급 검사 규모 축소 등 이슈가 정권 출범 후에 흐지부지 될 것이란 전망이 내부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 내용은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키고(상설특검제·특별감찰관제 도입, 중수부 폐지, 법무부 요직의 검사 임용 제한, 검사장 이상 직급 규모 축소) 그 대신 검찰의 독립성을 높여(검찰인사위원회에 실질 권한 부여) 고유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새로 도입될 상설특검제와 특별감찰관제는 여야 협의를 통해 구체안이 마련되겠지만, 일단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얼개가 나와 있다. 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뿌리 뽑기 위해 특별감찰관제 도입과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를 담당할 상설특검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별감찰관은 조사권만 갖고 상설특검은 강제수사권(영장청구권)을 갖는 형태로 연계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테면 대통령 친·인척 및 권력 실세 비리가 발생했을 경우, 조사권·고발권을 가진 특별감찰관이 첩보수집과 내사 후 사건을 내려 보내면 상설특검이 수사에 착수하는 식이다. 검찰은 중수부 폐지가 당초 ‘연내 폐지’에서 ‘상반기 중 확정’으로 앞당겨지자 당혹스러워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검찰 관계자는 “중수부를 연내 폐지하기로 인수위와 대통령 보고까지 마친 상황에서 갑자기 상반기 내 입법조치를 완료하겠다는 여야 합의는 의아하고 당황스럽다”면서 “대안을 충분히 검토하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의견이 모이지 않을까 했는데 폐지 시한부터 못 박은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직 인수위는 중수부를 폐지하는 대신 대검 공안부처럼 일선 특수수사를 총괄 지휘하는 부서 신설 방침을 내비친 바 있지만 이번 합의사항에는 없다. 여야 합의안이 검찰 개혁에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부분적으로 검찰이 가진 사정권력을 약화시킬 수는 있겠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수사권을 가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독립된 기관으로 설치하는 것이 진정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방송의 공정성 절대로 포기 못해 직권상정은 국회선진화법 무력화”

    “방송의 공정성 절대로 포기 못해 직권상정은 국회선진화법 무력화”

    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8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과 관련, “방송의 공정성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가 지키려고 하는 게 그것 하나라는 점만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우 수석부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인허가권을 방송통신위원회에 두는 것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 “SO 인허가권자가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의 장관이라면 권력의 입김을 바로 받게 되기 때문에 합의제 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에 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SO의 법률 제·개정권 문제에 대해서는 “법률 제·개정권에 근거하지 않는 인허가권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미래부에 법률 제·개정권을 두면 인허가권 역시 미래부로 옮겨올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도채널만 방송통신위원회에 남겨두면 방송의 공정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비보도채널인 TVN의 ‘여의도 텔레토비’라는 프로그램은 오락프로그램인데도 박근혜 대통령을 빗대 만든 텔레토비 발언 때문에 새누리당이 엄청나게 비판받지 않았느냐”면서 “SO의 인허가권을 미래부가 장악하면 이런 프로가 생길 수가 없게 되고, 보도채널인 YTN도 150번대로 밀릴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박기춘 원내대표가 SO를 미래부로 이관하고 방송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3가지 선결조건을 제시한 데 대해서는 “박 원내대표의 조건 제시가 전술적으로 적합했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새누리당이 SO 인허가권을 미래부로 이관하는 부분을 절대 양보 못한다고 하니,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담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SO 인허가권을 놓고 양측에서 당기니까, 솔로몬왕이 재판에서 자식의 손을 놓은 부모의 심정으로 SO를 놓는 대신에 방송 장악 의도가 없다면 공정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제도라도 만들자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직권상정 제안에 대해서는 “여야가 합의하면 직권상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직권상정 얘기는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하려는 것으로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국회선진화법은 18대 국회가 주먹질하고 싸우는 모습을 보여 국민들에게 정치불신을 심어준 것을 각성하는 과정에서 나온 시대적 산물”이라면서 “원안을 통과시키지 못한다고 해서 개정해야 한다는 것은 독재시대로 회귀하고 싶다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서대문구 고충민원처리 우수기관 선정

    서대문구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주관한 ‘제5회 국민신문고대상’ 옴부즈맨 분야 고충민원처리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고 5일 밝혔다. 고충민원처리 개인분야에서는 박우석 감사담당관실 팀장이 우수상을 받았다. 구는 내년 11월 22일까지 우수기관 인증서를 활용할 수 있다. 구는 민선 5기 공약사항으로 행정 목표를 투명행정, 책임행정 구현으로 정하고 주민신뢰 회복과 청렴행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또 2010년 10월 고충민원 총괄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부구청장 직속의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매월 초 민원 처리기간, 분야별 원인 및 사례를 분석해 행정에 반영해왔다. 이에 따라 매월 선정한 10여건의 사례를 전 부서에 전파하고 제도 개선 건의사항을 모아 심층 분석한 뒤 이를 반복민원, 기피·불신민원에 적용했다. 문석진 구청장은 2011년 6월부터 시민감사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모두 외부인사로 위촉해 독립성을 보장하고 고충민원을 직접 조사 처리하도록 하는 등 내실 있는 활동을 벌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야 “위험한 정치 행위… 삼권분립 역행”

    야 “위험한 정치 행위… 삼권분립 역행”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부조직법개정안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에 대해 “권위주의 체제의 독재자들이 했던 방식으로, 매우 위험한 정치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삼권분립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민을 볼모로 잡고 안보 얘기까지 하면서 국정 운영의 파탄이니 뭐니 하며 국민 불안을 과장되게 고조시키고 있다.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입법권과 법률을 무시하는 ‘대국회관’ ‘대야당관’으로 어떻게 새 정부가 국민 행복을 이룰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도 “대통령의 담화는 누가 봐도 야당과 국민을 압박한 것”이라며 “이런 여론전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방송을 장악할 의지가 없다는 대통령의 말은 믿지만 일부 국민들은 이명박 정권이 낙하산 사장을 투입해 방송을 장악했다면 박근혜 정부는 독임(獨任)제 장관과 자본 권력을 동원해 언론 장악을 할 의도를 가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조직법개정안 가운데 논란이 되는 미래창조과학부를 제외하고 처리하자는 분리 처리안도 다시 제안했다.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3일 밤 10시 국회에 왔다는 보도를 봤다. 여야 협상은 그때쯤 결렬됐다”며 “여야가 거의 완벽한 합의 단계까지 갔는데 결렬된 것을 보면서 국회가 무력하다는 생각을 했다. 청와대는 여야가 합의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 우 부대표는 “우리도 다 걸고 하는 게 협상력을 높이는 일이지만 국민을 생각해서 이렇게라도 하자고 하는데 새누리당에서는 이를 왜 싫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야당에 발목을 잡는다는 누명을 씌우고 그걸 핑계로 원안을 관철하려는 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대국민 담화 내용에 대한 반박에 나섰다. 유승희 민주당 문방위 간사와 소속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터넷TV(IPTV), 위성방송,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등 유료 방송 플랫폼이 ‘비보도’라며 장관 한 사람 관리 아래에 두겠다는 것은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 보장과는 전면 배치된다”면서 “장관 한 사람이 방송 플랫폼 정책권을 가지게 되면 프로그램에 대한 기획과 편성에 관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 간사는 “여당의 방안은 한마디로 ‘방송 장악의 칼’을 장관 한 사람에게 선물해 주는 것이다. 민주당이 합의제 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에 방송 정책을 맡기자는 것은 방통위 다섯 명의 위원이 ‘한 자루의 칼’을 같이 쥐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내부 감시와 견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열린세상] 국정원 요원 인터넷 댓글 경찰수사 옳을까/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열린세상] 국정원 요원 인터넷 댓글 경찰수사 옳을까/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국민행복시대를 표방한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다. 그런데 행복의 전제인 국가안보가 몸살을 앓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대내적으론 국가정보원 요원의 인터넷 댓글이 정치 개입이란 의심을 받으면서 경찰수사가 진행 중이다. 정치적 의견을 표현한 개인행동이라면, 정치 개입을 금지한 국정원법 위반일 수 있다. 하지만 대북 심리전의 일환이었다면 대한민국은 방향을 크게 잘못 잡고 있다. 과연 인터넷 세계에서의 정의는 무엇일까? 세계평화와 안전의 상징인 유엔의 새 천년 목표는 더 큰 자유이다. 빈곤뿐 아니라 무지를 벗어난 후의 자유를 말한다. 1991년 냉전종식 이후에 가장 큰 국가안보 위협은 내부의 불만세력이다. 불만세력의 사상전위대가 ‘외로운 늑대’(lone wolf) 또는 유령조직원이라고 불리는 지하세력이다. 이에 오늘날 어느 나라의 국가안보기구도 의심스러운 인터넷 세계를 감시하는 것을 당연한 임무로 간주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인터넷 세계에서의 전쟁은 현실 세계에서의 전쟁보다 더욱 치열하다. 사이버 암흑의 공간은 순진하게 자유의 이름으로 미화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국가안보의 가장 무서운 적인 외로운 늑대는 제압되어야 할 영역이다. 미국의 국내 정보기구인 연방수사국(FBI)은 이러한 임무에 매우 유능하다. FBI는 베트남전을 반대하는 지하세력을 격퇴하기 위해 인권 유린으로 악명 높았던 ‘코인텔프로’(Counter Intelligence Program) 공작을 전개했다. 사상적 흑색공간에서의 전쟁은 아군과 적군을 막론하고 전개된다. 서구세계를 감쪽같이 속인 구소련의 기만작전이 ‘트러스트’(Trust)였다. 신뢰라는 의미의 트러스트는 외형상 반정부단체였지만 사실은 국가보안위원회(KGB)가 조작한 관변단체였다. 안심하고 트러스트와 접촉한 반체제 인사들은 소리 없이 제거되었다. 그렇다면 아무리 의심스럽다고 하더라도, 표현과 양심·사상의 자유침해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을 들여다보고 간섭할 수 있는 권한은 어디에 근거할까? FBI가 명백하게 답변한다. 헌법에 기초해 창설된 국가정보기구는 원래부터 그런 일을 하라고 국민이 위임했다. 오히려 그러한 영역에서의 임무 소홀은 직무유기로 고발당할 일이라고 말한다. 개방성과 민주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미국은 더 나아가 애국법에서 어떤 시민이 어떤 책과 자료를 뒤져보는지도 알 수 있는 권한을 ‘도서관 조항’이라는 이름으로 국가정보기구에 부여했다. 물론 더 커다란 자유를 위함이다. 이 사건에서 경찰이 비난받는 것은 서둘러 무혐의라고 발표해 정치 쟁점화시키고 국가안보 사안을 일반 형사범죄처럼 수사하는 데 있다. 속성적으로 국가안보 사안은 일반 형사절차로 수사할 문제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의회 승인으로 임명돼 독립성이 확보된 내부 감찰감이 자체적인 진상조사를 하고 의회에 보고한다. 미진하면 의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전개된다. 이것이 코인텔프로, 카오스 공작 그리고 마약거래와 같은 심각한 인권 유린 행위까지 자행했던 미 중앙정보국(CIA)이나 FBI가 해체되지 않고 더욱 강화돼 오늘날에도 존재하는 이유이다. 미국 의회는 정보요원들의 진정한 애국심과 능력, 그리고 정보기구의 필요성을 엿보고는 진상조사 후에 입법 등 필요한 조치를 해주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국가안보는 냉전가치라고 비난하고, 잘못은 무조건 형사범죄로 취급하려고 한다. 참된 지식으로 무장한 국가안보 전문가가 태부족하기 때문이다. 정책적으로 국가안보전문가를 양성하는 로스쿨을 한 곳이라도 육성해야 한다. 공무원 시험에 국가안보 과목을 필수로 하고, 국가안보 책임자는 업무 수행 전에 전문적인 연수를 받도록 해야 한다. 본질적으로 정보문화를 달리하는 국내정보와 해외정보도 분리시켜야 한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국가정보 전체가 매도되는 불합리를 없애기 위해서도 이는 필요하다. 국가안보는 불타는 애국심이나 형식적인 법치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연구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심각한 국론 분란을 야기할 수 있는 문제이다. 국민행복정부는 국가안보 이론으로 무장한 튼튼한 국가안보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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