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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가족들 “정부, 참사 1주기 되도록 인양 계획 지체”

    세월호 가족들 “정부, 참사 1주기 되도록 인양 계획 지체”

    세월호 가족들 “정부, 참사 1주기 되도록 인양 계획 지체” 세월호 가족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으로 구성된 4·16가족협의회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정상출범과 조속한 선체 인양을 촉구했다. 이태호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343일째 돌아오지 못한 9명이 아직 그 곳에 있다”며 “참사 1주기가 다 되도록 정부가 약속했던 인양 계획이 지체되고 있다”고 했다. 전명선 가족협의회 대표는 “특위가 지난 1월1일부터 활동하기 바랐으나 아직 출범도 못하고 있다. 특별법에 명시된 정치적 독립성이 방해받는 것에 참담하다”고 했다. 전 대표는 “정부는 지난 5월 인양업체, 비용, 기간, 방식 등을 검토했다”며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대책회의는 오는 30일부터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에서 416시간 집중농성을 시작하기로 했다. 또 내달 4~5일 안산 합동분향소부터 광화문광장까지 범국민 도보행진을 벌인다. 가족협의회는 세월호 참사 1주기인 내달 16일 안산합동분향소에서 추모식을 열고 이날 오후 7시 전국에서 추모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내달 11∼19일엔 위령제, 범국민추모집회 등을 팽목항·안산·광화문 등에서 열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특조위 “당·정·청·경찰에 또 내부 자료 유출”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내부 자료가 실무지원단 공무원에 의해 청와대와 정부, 여당, 경찰에 부당 유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석태 특조위원장은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내 임시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일 특조위 내부 자료가 다시금 부당하게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며 “특조위 실무지원단 공무원이 청와대, 새누리당, 해양수산부, 경찰 등에 우리의 업무 내용을 이메일로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부 문서를 유출한 공무원으로 해수부 소속의 임시지원단 파견 A사무관을 지목했다. 이 위원장이 이날 공개한 A사무관의 메일 전송 내역에 따르면 A사무관은 ‘세월호 특조위 임시지원단 업무 추진 상황’ 문건을 특조위 위원 17명뿐만 아니라 청와대 직원과 새누리당 인사, 방배경찰서 직원 등에게도 보냈다. 이 문서는 특조위 업무 상황을 공유하고자 위원과 직원에게 매주 배포하는 자료다. 이 위원장은 “내부 자료를 유출한 것은 세월호 특조위의 독립성을 훼손한 것”이라면서 “부당 유출된 내부 자료를 여당이 잘못 인용해 불거진 ‘세금 도둑’ 논란에 이어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특조위 출범을 늦추고, 중립성을 훼손하며, 조직과 예산을 축소해 제대로 된 활동을 못하게 하려는 방해 공작”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성균관대는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아 진행된 유가족 간담회의 학내 개최를 불허했다. ‘성균관대 명륜캠퍼스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 준비팀’에 따르면 학교 측은 지난 17일 학생들의 강의실 대여 신청을 승인했지만 다음날 이를 번복하고 “교육 목적 이외의 강의실 대여는 불가하다”며 불허했다. 결국 이날 행사는 정문 앞 야외에서 열렸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직격 인터뷰] “한국 低복지 국가 맞지만, 복지 위한 증세는 시기상조”

    [직격 인터뷰] “한국 低복지 국가 맞지만, 복지 위한 증세는 시기상조”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증세 없는 복지’ 논란이 불거지면서 세금과 복지 문제가 동시에 수술대에 올랐다. 증세를 해서라도 현재의 ‘저(低)부담·저복지’를 ‘중(中)부담·중복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복지 전달체계를 개편해 효율화로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문형표 장관은 “우리나라가 저(低)복지 국가인 것은 맞다”면서도 세금을 더 걷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복지 수준과 맞추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대신 잘못된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제도 등을 하루빨리 손보고, ‘1인 1연금’ 시대를 열어 부족한 노후소득을 보충하겠다고 했다. 문 장관과의 인터뷰는 22일 서울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진행했다. →증세 vs 복지 논란이 뜨겁다. -그런 논쟁 자체가 의미 없다. 우리나라는 저복지 국가다. OECD의 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보장 역사가 짧다. 우리와 OECD를 비교하는 것은 서른 살 먹은 성인과 열 살 먹은 아이의 키를 비교하는 것과 같다. 비록 열 살이지만 무럭무럭 자라고 있으며, 10년 후면 서른 살 먹은 국가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노인 인구는 늘고, 경제활동 인구는 줄고 있는데 복지를 위해 증세를 하면 번 돈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후세대를 위해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공적연금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많은데. -공적연금을 강화하려고 급여를 올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대신 전업주부 등 연금 사각지대에 있던 사람들을 제도권으로 끌여들여 자기 연금을 갖게 할 것이다. ‘1인 1연금’ 시대로 가는 게 급여를 올리는 것보다 합리적이다. 한 사람의 연금만으로는 생활 보장이 안 된다. 욕심 같아서는 전업주부의 보험료에 세금 혜택도 주고 싶다. →재정비할 수 있는 복지 사업에는 무엇이 있는지. -일부 요양병원은 수익을 위해 노숙자를 데려와 환자를 늘린다. 허술한 제도가 도덕적 해이를 방조하고 있다. 양육 형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하루 12시간씩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라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무상보육 제도를 급하게 도입하다 보니 일률적 제도가 됐는데, 이를 효율화하면서도 맞춤형으로 서비스의 질을 제고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의료시장의 중동 진출,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의료시장의 중동 진출은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예전에는 다리를 놓고 건물을 지어주는 식으로 교류했는데, 이는 무역 규모만 클 뿐 수익률은 높지 않았다. 현재 서울대병원이 아랍에미리트(UAE) 왕립 셰이크 칼리파 전문병원(SKSH)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데 상당히 성공적이다. 1년에 2000억원을 받고 있지만, 1년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다. 장기간 하면 수조원이다. 결코 작다고 얘기할 수 없다. 또 고용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어 효과가 상당하다. →왜 중동을 택했는지. -중동은 경제력에 비해 보건의료 인프라와 인력이 많이 약해 외국에 거의 의존하고 있다. 보건의료서비스를 확대하고 싶은데 의사가 없다. 우리나라는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이 상당히 높고, 인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며 가격 경쟁력도 높다. 사실 중동이 먼저 우리에게 손을 내밀었다. 중동인의 상술은 우리가 못 따라간다. 중동인이 스스로 득이 된다고 생각하니 움직였다고 본다. →의료수출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는 공공의료 수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있다. -공공의료를 확대하자는 분들은 민간 병원이 90% 이상이니 공공병원을 더 세우라고 하는데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생각할 일이 아니다. 이미 의료 접근성과 형평성, 의료의 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민간병원에 정부가 돈을 들여 공공 기능을 더 강화하면 된다. 다만 건강보험 보장성이 낮다는 지적은 맞다. 아직 60% 수준이어서 서서히 올려야 한다. →원격의료에 대한 의료계와 보건의료단체의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부인이 아프면 남편이 대신해 약을 사 가는 대리 처방도 허용하는데, 적어도 의사가 화상으로 집에 누워있는 부인에게 ‘어디가 아프세요, 증상이 어떠세요’라고 물을 수 있다면 더 좋지 않겠나. 의료계가 걱정하는 게 안전성이다. 그래서 위험하지 않도록 만성질환과 경증 환자를 중심으로 원격 진료를 할 계획이다. 이 밖에 민감한 의료정보가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보안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원격 진료는 동네 의원에만 허용하기 때문에 환자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일어날 수 없다. 동네 의원이 환자를 수시로 보고, 필요하면 서울의 큰 병원과 원격 협진을 하면 된다. 1차 의료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인데, 의료계는 믿지 못하겠다고 한다. →원격의료의 본격 시행은 언제쯤으로 예상하는지. -당초 올해 상반기까지 시범사업을 하고 하반기 입법과정을 거쳐 내년에 시행할 계획이었는데 의료계가 협조하지 않고 국회에서도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해 연금 고갈 시점이 당초 예상인 2060년보다 15년 정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감사원이 지적했는데. -국민연금 재정 추계를 하려면 이자율과 물가상승률, 임금상승률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감사원은 이자율이 계속 낮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추계를 했다. 이자율이 낮다는 것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임금상승률만 높을 순 없다. 즉 감사원의 추계는 임금상승률은 그대로 두고 이자율로만 계산한 것이다. 나도 추계를 해봤는데 국민연금 고갈 시점은 2060년에서 고작 1~2년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독립 공사로 만드는 것과 운영본부 조직의 내실화를 기하는 것 중 어떤 방안이 연금기금 운용에 더 효율적인가.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 연금기금을 운용하고, 대표성을 가진 분들이 이를 감시하는 시스템을 짜야 한다. 그러려면 전문가가 필요한데, 현재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위원회는 전문성이 약하고 대표성이 강하다. 이래서는 연금기금 500조원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 국민연금은 세계 3대 기금이고 곧 2대 기금으로 올라갈 것이다. 이 기금을 공단 내의 기금운영본부가 잘 할 수 있을까. 국민연금 제도의 성패는 이 500조원을 얼마나 잘 운용하느냐에 달렸다. 수익률을 1%만 올려도 보험료를 2~3% 낮출 수 있다. 내가 맡긴 500조원이 잘 운영된다는 믿음이 있다면 국민연금 제도에도 신뢰가 생긴다. 불안하면 불신하게 된다. 그래서 선진 운영체계를 갖추고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들이 기금을 운용해야 한다. 수익을 잘 내려면 재무전문가가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기금을 보호하며 수익을 내는데 집중해야 하는데, 우리 역사를 보면 정치적으로 혹은 정책적으로 간섭받은 적이 많다. 몇몇 사람의 판단에 기금을 맡기기에는 기금 규모가 너무 크다. 전문성이 부족한 만큼 이를 보강하고 독립성을 보장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담배 경고그림 도입 방안은 재추진 가능한가. -담배 경고그림 도입은 2005년 우리가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가입하면서 약속했던 것이다. 2008년까지 경고그림을 도입하고 5년 내에 광고를 금지하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못 지키고 있다. FCTC 의장국을 한 나라로서 창피한 일이다. 노력이 부족해서인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지만, 끝까지 국회를 설득해 4월 임시국회 때 경고그림 도입을 재추진하겠다.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은 연내 이뤄질 수 있을까.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선거가 있어)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개편 시기를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못했지만 개편을 늦출 생각은 없고, 가급적 연내에 할 것이다. →고소득자의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는건가. -고소득자의 부담을 늘리지 않으면 인심 쓰는 정책이라고 할 것이다. 형평성 제고라는 기본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 →폐쇄회로(CC)TV 설치 외 어린이집 학대를 막을 대안은. -부모들이 언제든지 어린이집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창문을 개방해야 한다. 부모가 복도에서 수업을 지켜보고 배식을 도와주고 종종 일일교사를 하면 의심의 소지가 없어진다. 현재 여러 방면의 종합 대책을 만들고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이 근본적 대안이 아닐까.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해도 기존의 민간 어린이집이 문제다. 그래서 민간 어린이집도 교육의 질을 높이면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해 준 국공립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 올해도 이런 공공형 어린이집 200곳 정도를 준비 중이다. 정리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문형표 복지 “1가구 1연금 아닌 1인 1연금으로 바꿔야”

    문형표 복지 “1가구 1연금 아닌 1인 1연금으로 바꿔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적 연금을 강화하기 위해 급여를 올리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며 “대신 전업주부 등 연금 사각지대에 있던 사람들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자기 연금을 갖게 하겠다”고 밝혔다. 문 장관은 2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급여를 올리면 후세대 부담이 크고, 그렇다고 낮춰서도 안 된다”며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1980년대만 해도 1가구당 연금이 하나만 있어도 됐지만 패러다임이 바뀐 이상 앞으로는 1가구 1연금이 아니라 1인 1연금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의 노후 소득 대체율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외에 사적 연금을 포함해도 국제적 권장치에 한참 못 미친다. 문 장관은 “국민이 모두 연금을 갖도록 하는 게 급여를 올리는 것보다 합리적”이라면서 “전업주부가 내는 보험료에는 세금 혜택이라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당초 예상인 2060년보다 15년 앞당겨질 것이라는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 “나도 추계해 봤지만 국민연금 고갈 시점은 2060년에서 고작 1~2년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개편하는 문제에 대해선 “기금운용위원회는 전문성이 약해 연금 기금 500조원을 제대로 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기금운용위를 따로 떼어 독립 공사로 만드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이와 함께 문 장관은 “고소득자의 부담을 늘리는 쪽으로 연내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를 개편하고, 부모가 언제든지 어린이집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창문을 개방해 열린 어린이집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새달 18일 국가직 9급 공무원시험… 과목별 필승 전략

    새달 18일 국가직 9급 공무원시험… 과목별 필승 전략

    국가직 9급 공무원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신문은 다음달 18일로 예정된 시험에 대비해 공무원 시험 전문학원인 ‘박문각 남부고시학원’ 강사들의 도움으로 시험의 특징과 대비법을 전격 분석했다. 지난주까지 국어, 영어, 한국사 등 필수과목과 사회, 수학 등 선택과목(고교이수과목)을 짚어본 데 이어 행정학, 행정법의 출제경향과 대비법을 살펴봤다. 많은 수험생이 선택하는 행정학과 행정법은 서로 다른 특징을 띠고 있기 때문에 과목별로 적합한 대비가 필요하다. 행정학은 매년 평이한 난도로 출제되면서 기출문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행정법은 2007년 이후 출제 경향이 크게 변화했기 때문에 판례와 법조문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신용한 강사는 “국가직 9급 시험에서 행정학은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되고 있다”며 “올해 역시 예년 수준의 난도로 출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난도는 평이하지만 출제경향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기출문제를 소폭 변형시키거나 행정학 교과서 이론을 토대로 하는 기본적인 문제가 많았다. 특히 개념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는지를 묻는 이른바 개념문제가 증가했다. 신 강사는 “지금은 기본적인 개념을 모두 다지고, 기출문제 풀이를 통해 실전 감각을 익히고 있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행정학 교과서를 바탕으로 한 기본 이론과 핵심 개념에 대한 숙지와 함께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정부의 변화된 법령 및 제도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 신 강사는 “박근혜 정부의 2차 정부조직개편, 공직자윤리법 개정 등은 올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19일 정부조직개편으로 새롭게 출범한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의 조직 규모와 업무, 정부조직법 개정안 내용, 강화된 공직자윤리법 내용 등은 시험 당일까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범정부적인 재난 관리 사령탑을 맡고 있는 국민안전처는 정원 1만 375명의 거대 조직으로 산하에 중앙소방본부와 해양경비안전본부를 두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인사행정의 전문성, 독립성, 집중성 등을 강화하는 취지로 출범했고, 안전행정부는 행정자치부로 명칭을 바꿨다. 아울러 이번 달 말부터 시행되는 개정 공직자윤리법은 일명 관피아법이라고 불린다. 개정법은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 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2급 이상 고위직에 대한 업무 관련성 판단 기준을 ‘소속 부서의 업무’에서 ‘기관의 업무’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세무사 자격을 가진 공직자의 관련 기관 재취업을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시험을 한 달 정도 남긴 시점에서는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내용을 학습하기보다는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에 대한 복습이 우선돼야 한다. 신 강사는 “행정학은 가장 기본적인 사항의 이해도와 암기 수준이 당락을 결정한다”며 “다른 수험생들이 맞히는 문제를 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분야별 기본적인 사항의 기출문제를 재점검하고, 간단히 전 범위 모의고사 등을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행정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법조문과 판례다. 박춘철 강사는 “출제경향이 2007년 이후 바뀌었고 현재까지 법조문과 판례 위주의 출제가 유지되고 있다”며 “특히 행정법 시험에서 판례의 태도, 입장, 내용을 묻는 유형이 거의 대부분에 이를 정도로 높은 출제비중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즉 판례의 결론을 문제로 제시한 뒤 판결내용이 긍정이냐 혹은 부정이냐에 대한 판단을 요구하는 문제가 대부분이라는 의미다. 필수과목이었던 행정법이 선택과목으로 바뀌면서 난도 역시 낮아져 정답 찾기가 수월해졌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박 강사는 “생소한 문제 유형이나 지문의 길이가 긴 문제라도 판례의 핵심 포인트만 잘 파악한다면 어렵지 않게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게다가 대부분의 문제가 기출문제 혹은 중요 판례 등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중요 판례 및 법조문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행정법은 출제되는 문제의 범위가 정해져 있는 데다 판례와 법조문의 출제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고득점이 가능한 전략 과목이다. 박 강사는 “시험을 한 달 정도 남겨놓은 지금 시점에서는 기출판례와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는 마무리된 상황이어야 한다”며 “마지막까지 기본서의 회독수를 늘리면서 모의고사 및 기출문제 풀이를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마무리 전략은 판례의 결론 정리와 논지 파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시험에서 자주 출제되는 행정절차법,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행정심판법, 행정소송법 등의 주요 법조문은 매일 20~30분 정도 일정한 시간을 두고 눈에 익을 정도로 암기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마지막으로 과목별 학습전략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시험 당일에 최상의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는 건강 및 체력 관리다. 시험을 코앞에 두고 무리한 학습을 강행하거나 밤을 새우는 등 신체 리듬이 깨지는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을 준비한 시험을 망치지 않기 위해서는 시험 당일에 맞춘 식단 조절, 건강관리, 학습량 조절 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문화 In&Out] 부산시 ‘甲질’… 멍드는 스무살 부산국제영화제

    [문화 In&Out] 부산시 ‘甲질’… 멍드는 스무살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제 포스터는 물론 심사위원 및 게스트 선정 등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인데 두 달이 넘도록 아무 일도 못한 채 무기력하게 손을 놓고 있어요.”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베테랑 스태프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20주년을 맞아 어느 때보다 분주해야 할 부산국제영화제가 부산시와의 갈등으로 표류 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오히려 1996년 영화제가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위기에 봉착한 셈이다. 이 갈등의 핵심은 영화제를 지자체 행사의 일환으로 보는 부산시와 영화계의 축제로 보는 BIFF의 시각차에서 비롯됐다. 부산시의 BIFF에 대한 압박은 지난해 10월 부산영화제 당시 ‘다이빙벨’ 상영 논란에서부터 불거졌다. 당시 서병수 부산시장은 ‘다이빙벨’은 정치적 중립성을 해친다며 상영 취소를 요청했고 BIFF는 이를 예정대로 강행했다. 이후 부산시는 BIFF에 대한 지도 점검을 벌여 예산 집행을 문제 삼아 사실상 이용관 집행위원장에게 사퇴를 권고했다. 부산시는 BIFF에 지속적인 인적, 조직 쇄신 및 일자리 창출 등을 요구했고 지난 11일에는 이러한 부산시의 요구로 공청회까지 마련됐다. 물론 수십억원의 예산을 제공하는 부산시에서 영화제에 대한 관리 감독을 주장하는 데는 일리가 있다. 하지만 영화계에서는 명실상부 ‘아시아의 칸’이라고 불리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단순히 정치·경제적인 논리로만 보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은(영화제작가협회 회장) 표현의 자유 사수를 위한 범영화인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그동안 부산시에서도 어떤 정치적 외압에 흔들리지 않도록 지원한 덕분에 프로그래머들의 독립성을 지켜 왔고 20년 동안 문화적 긍지가 돋보이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면서 “하지만 최근 문화적 아이콘인 영화제에 일자리 창출을 핵심으로 한 쇄신안을 요구하고 집행위원장의 거취를 이야기하는 등 도를 넘은 간섭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영화제의 한 프로그래머는 “지난해 상영작인 ‘다이빙벨’ 상영에 대한 개입 때부터 조짐은 있었지만 지도 점검에서 불거진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이를 일방적으로 공표하고 기사화하는 것은 의도적으로 부산영화제 흔들기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 공동집행위원장 문제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 차가 크다. 부산시와 이용관 위원장은 공동집행위원장을 한 사람 더 두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절충안 역시 무리수라는 입장이다. 이은 위원장은 “20주년에 대한 준비가 시급한 지금 공동집행위원장 선출에 따른 문제가 불거지고 그에 따른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닫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제 부산국제영화제는 지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지역경제를 창출하는 지자체 행사의 수준을 넘어 한국 영화계는 물론 전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영화 행사다. 한 영화 감독은 “칸이나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에서 영화제에 인력 창출을 하라는 요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영화제를 단순한 경제적 도구로만 보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20년 만에 영화의 도시로 거듭난 부산의 브랜드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이제 성년이 된 BIFF가 부산시의 ‘품 안의 자식’이 아니라 세계적 영화제로 거듭날 수 있게 날개를 달아줘야 하지 않을까.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광폭 소통’ 스타일 바뀐 문재인

    ‘광폭 소통’ 스타일 바뀐 문재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연일 공격적인 스타일로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당 내에서도 당 대표 이전과 이후의 문 대표 스타일이 확 달라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의 비서실장’ 이미지가 패배의 한 축이 됐다는 인식 하에 차기 대권을 위한 ‘강한 리더’ 이미지 구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의 최근 행보를 보면 민생 현안 이슈와 관련해 여당 인사와의 회동을 먼저 제안하는 경우가 늘었다. 지난 10일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만나 연정과 생활임금제도, 지방분권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야당 대표가 여당 소속 경기도지사를 찾은 것은 처음으로 문 대표가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 문 대표는 무상급식을 중단키로 한 홍준표 경남도지사와의 18일 회동도 제안해 성사됐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으로 인해 국민통합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제1야당 대표로서 주도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특히 당대표 선출 뒤 첫 공식일정으로 이승만·박정희 묘역을 참배한 것은 변화의 신호탄이었다. 문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국민통합을 이뤄내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서 표의 확장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던 문 대표가 이번에는 중도·보수로의 외연 확대를 꾀하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탕평 대표’ 이미지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조직부총장, 부대변인단 인사에서 잡음이 일기도 했지만 ‘탕평인사’를 통해 계파갈등을 없애는 데도 일정 부분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다. 지난달부터 선수별 릴레이 간담회를 열며 당내 소통에 주력해 온 것도 이런 맥락이다. 문 대표는 12일 초선 의원 10여명과 오찬을 함께 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금리인하 환영 발언에 대해 “한국은행의 독립성이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뼈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 13일에는 박 대통령과의 17일 청와대 회동에 앞서 김한길·안철수·문희상·이해찬·한명숙·박지원 의원 등 전직 당대표급 인사들과 오찬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기준금리 사상 첫 1%대 ‘1.75%’ 도대체 왜?

    기준금리 사상 첫 1%대 ‘1.75%’ 도대체 왜?

    기준금리 1.75% 기준금리 사상 첫 1%대 ‘1.75%’ 도대체 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 연 1%대로 떨어졌다. 급증세인 가계부채 등 부담은 크지만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낳을 정도로 미약한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려는 결정이다. 한은은 12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종전 연 2.00%에서 1.75%로 인하했다. 작년 8월과 10월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씩 내린 데 이어 다시 5개월만에 0.25% 포인트 더 내린 것이다. 지난해 두차례 금리 인하와 정부의 경기 부양 노력에도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성장 모멘텀을 뒷받침하려고 추가 인하 결정을 내린 것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는 나라들이 늘면서 이른바 ‘통화전쟁’이 전세계로 확산된 점도 이번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에 나섰고 중국, 인도, 덴마크, 폴란드, 인도네시아, 호주, 터키, 캐나다, 태국 등 많은 나라가 기준금리를 내려 결과적으로 자국의 통화가치를 낮췄다. 엔화와 유로화의 평가절하는 이미 우리 수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금리 인하가 소비나 투자 심리를 얼마나 자극해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는 데에 도움이 될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소비와 투자 부진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며 “금리 인하가 실물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기대효과는 이처럼 의문시되지만 부작용은 오히려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당장 작년 두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부동산금융 규제 완화 이후 지속돼온 가계부채의 급증세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층 더 가속도를 낼 수 있다. 풀린 돈이 소비나 투자로 이어지기보다는 부동산 시장에 몰려 전세가와 집값만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중후반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개시 등 출구전략의 본격화를 앞두고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여서 내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도 유의해야 하는 사안이다. 이날 결정은 비교적 ‘깜짝 결정’에 해당된다. 실제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시장 전문가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14명 중 92.1%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그럴 만도 한 게 현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부터 17개월간 2.00%로 운영된 종전 사상 최저치와 같은 수준이다. 시기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르면 6월께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조기인상론의 가부가 정해지는 회의를 1주일 정도 앞둔 미묘한 시점이다. 연준은 내주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여는데 이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성명에서 ‘인내심’(patient)이라는 단어가 빠지면 6월에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가 된다. 최근 이주열 총재는 기준금리가 사상 첫 1%대로 인하될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지만 이번 인하를 앞두고 충분한 사전 신호를 주지는 않았다. 방향지시등을 충분히 켜지 않고 차선을 변경한 셈이다. 이르면 4월에나 내릴 것이라는 채권전문가 등 시장의 예측은 이런 배경에서 견고하게 유지됐다. 이에 따라 작년 두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때처럼 소통 부족과 중앙은행의 독립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무언가에 쫓기듯이 급하게 금리 인하를 결정한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최경환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준금리에 대해 직접적인 발언은 자제했지만 지난 11일 디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해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발언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특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금통위를 하루 앞둔 11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전 세계적으로 통화완화 흐름 속에 우리 경제만 거꾸로 갈 수 없다”며 정부와 함께 통화당국을 상대로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2012년 7월 종전 3.25%에서 3.00%로 내린 뒤 10월 2.75%로, 2013년 5월 2.50%로 각각 인하하고서 14개월 연속 동결하다가 작년 8월과 10월에 0.25% 포인트씩 내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준금리 사상 첫 1%대 ‘1.75%’ 전셋값 폭등 부르나

    기준금리 사상 첫 1%대 ‘1.75%’ 전셋값 폭등 부르나

    기준금리 1.75% 기준금리 사상 첫 1%대 ‘1.75%’ 전셋값 폭등 부르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 연 1%대로 떨어졌다. 급증세인 가계부채 등 부담은 크지만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낳을 정도로 미약한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려는 결정이다. 한은은 12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종전 연 2.00%에서 1.75%로 인하했다. 작년 8월과 10월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씩 내린 데 이어 다시 5개월만에 0.25% 포인트 더 내린 것이다. 지난해 두차례 금리 인하와 정부의 경기 부양 노력에도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성장 모멘텀을 뒷받침하려고 추가 인하 결정을 내린 것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는 나라들이 늘면서 이른바 ‘통화전쟁’이 전세계로 확산된 점도 이번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에 나섰고 중국, 인도, 덴마크, 폴란드, 인도네시아, 호주, 터키, 캐나다, 태국 등 많은 나라가 기준금리를 내려 결과적으로 자국의 통화가치를 낮췄다. 엔화와 유로화의 평가절하는 이미 우리 수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금리 인하가 소비나 투자 심리를 얼마나 자극해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는 데에 도움이 될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소비와 투자 부진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며 “금리 인하가 실물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기대효과는 이처럼 의문시되지만 부작용은 오히려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당장 작년 두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부동산금융 규제 완화 이후 지속돼온 가계부채의 급증세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층 더 가속도를 낼 수 있다. 풀린 돈이 소비나 투자로 이어지기보다는 부동산 시장에 몰려 전세가와 집값만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중후반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개시 등 출구전략의 본격화를 앞두고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여서 내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도 유의해야 하는 사안이다. 이날 결정은 비교적 ‘깜짝 결정’에 해당된다. 실제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시장 전문가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14명 중 92.1%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그럴 만도 한 게 현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부터 17개월간 2.00%로 운영된 종전 사상 최저치와 같은 수준이다. 시기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르면 6월께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조기인상론의 가부가 정해지는 회의를 1주일 정도 앞둔 미묘한 시점이다. 연준은 내주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여는데 이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성명에서 ‘인내심’(patient)이라는 단어가 빠지면 6월에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가 된다. 최근 이주열 총재는 기준금리가 사상 첫 1%대로 인하될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지만 이번 인하를 앞두고 충분한 사전 신호를 주지는 않았다. 방향지시등을 충분히 켜지 않고 차선을 변경한 셈이다. 이르면 4월에나 내릴 것이라는 채권전문가 등 시장의 예측은 이런 배경에서 견고하게 유지됐다. 이에 따라 작년 두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때처럼 소통 부족과 중앙은행의 독립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무언가에 쫓기듯이 급하게 금리 인하를 결정한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최경환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준금리에 대해 직접적인 발언은 자제했지만 지난 11일 디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해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발언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특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금통위를 하루 앞둔 11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전 세계적으로 통화완화 흐름 속에 우리 경제만 거꾸로 갈 수 없다”며 정부와 함께 통화당국을 상대로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2012년 7월 종전 3.25%에서 3.00%로 내린 뒤 10월 2.75%로, 2013년 5월 2.50%로 각각 인하하고서 14개월 연속 동결하다가 작년 8월과 10월에 0.25% 포인트씩 내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방산비리 軍장교 감싸는 군사법원 필요 없다

    방위사업 비리와 관련돼 구속된 현역 장교 가운데 80%가 군사법원에서 보석이나 구속적부심으로 석방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 비리 척결을 위해 지난해 11월 출범한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이 최근까지 방산 비리 혐의로 구속시켰던 현역 군인 5명 중 4명이 재판 중에 풀려난 것이다. 그들은 통영함·소해함 납품 비리는 물론 적탄에 뚫리는 불량 방탄복 납품 비리에 연류됐던 현역 장교들이다. 같은 혐의로 구속된 민간인 17명 가운데 풀려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관련 수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사건을 은폐하고 왜곡할 위험성이 농후한 피의자를 풀어 준 군사법원의 판단은 법적 상식으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방산 비리 근절이란 국민적 염원에 찬물을 끼얹는 한편 폐쇄적인 군 사법체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우리의 군사법원 자체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만큼 우리의 군 사법체계가 폐쇄적으로 운용되면서 시대의 흐름과 역행하는 부분이 많다는 의미다. 우리 군사법원법은 1962년 일본이 운용하던 육군군법회의법과 해군군법회의법을 근간으로 미국의 군사법통일법전(UCMJ)을 일부 반영했다. 대표적인 것이 관할관과 심판관 제도다. 현행 사단급 부대에 설치된 보통 군사법원의 관할관은 사단장급이 맡는데 검찰총장 이상의 권한을 갖고 있다. 국방부는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군의 특수성과 효율적 인사 관리를 위해 관할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과도한 사법통제를 유지하는 근거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군 수뇌부의 지휘권이 법 위에 올라앉은 모양새라 병영 내 문제가 생기면 인사고과에 불리한 지휘관이 자기 책임을 회피하거나 문제 간부를 보호하기 위해 얼마든지 은폐·조작하거나 재판에 간여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 사단급 보통 군사법원은 2명의 군판사(군법무관)와 부대 사령관이 일반 장교들 중 임명하는 심판관으로 구성된다. 1심의 경우 통상 군판사(위관급)보다 계급이 높은 심판관(영관급)이 재판장을 맡아 재판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 2010~2013년 가혹 행위에 연루된 간부가 실형 선고를 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동안 수많은 ‘윤 일병 사건’을 의문사로 묻고, 병영 내 빈번했던 구타·사망 사건이 증거 불충분으로 흐지부지된 근본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이런 구조적 모순을 개선하기 위해 2006년 사법개혁추진위원회는 검찰관과 군판사를 국방부 소속으로 하고 평시 수사와 재판 업무를 부대 단위가 아닌 지역 단위로 조정하는 군사법제도 개혁안을 마련했지만 흐지부지됐다. 민관군 병영혁신위원회가 지난해 말 사단급 부대에 설치된 군사법원을 폐지하고 일반 장교를 군사법원 재판관으로 임명하는 심판관 제도를 없애는 방안도 권고했지만 아직까지 군 내부의 반발 때문에 한 걸음도 진전하기 못한 상황이다. 군 수뇌부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으려 하지 않는 한 근본적인 개혁이 실현되기 어렵다. 군 사법제도 개혁은 전적으로 군 수뇌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김명자 카이스트 초빙교수·前환경부 장관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김명자 카이스트 초빙교수·前환경부 장관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최근 2012년 설계수명이 끝난 월성 원전 1호기의 계속운전을 논란 끝에 결정했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원전 관련 전문가들은 월성 1호기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강화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성 기준에 미달한다며 국회 차원의 검증을 요구하고 있고, 일부 지역 주민들은 원안위 해체와 결정 철회를 촉구하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월성 1호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과 원전 신규 건설 등 앞으로 맞닥뜨릴 현안들을 풀어 나가는 데 선례가 될 수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원자력 딜레마’, ‘원자력 트릴레마’, ‘사용후핵연료 딜레마’ 등의 저자인 김명자(70·카이스트 초빙교수) 전 환경부 장관을 5일 만나 해법을 들어봤다. →원안위가 지난달 27일 설계수명이 끝난 월성 원전 1호기의 재가동을 결정했습니다. 원안위의 결정에 야당과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적지 않습니다. 원안위 결정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여러 요인이 얽혀 있어 한마디로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결정하기까지 원안위가 기술적 검증을 하고, 민간검증단이 일반적 의견과 지역 수용성 등을 종합하고,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가 사전 검토를 하는 등 다중 단계를 거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결과 안전 운전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저해 요소는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인데, 그 판단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둘러싼 반대와 쟁점이 해소되지 못한 채 표결로 결정이 나 아쉽습니다. →계속운전 신청 등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보십니까.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월성 1호기 설계수명 만료 2년 11개월 전인 2009년 12월 계속운전을 신청했으나, 후쿠시마 사고 등으로 가동 중단 2년이 넘도록 심사가 미뤄졌습니다. 한수원은 계속운전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2009년 4월부터 27개월간 압력관 교체 등 9000여건의 설비 교체와 개선에 5600억원을 들였다고 합니다. 절차상 앞뒤가 뒤바뀐 것이죠. 계속운전 기간으로 따지면 10년간 연장 허가를 신청하고도 이미 2년 반을 잃어버린 결과가 됐습니다. →원안위가 만장일치가 아니라 표결로, 그것도 일부 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월성 1호기의 재가동을 결정한 것을 두고 말이 많습니다. -원안위가 기본적으로 합의제 행정기관이라고 한다면 끝장토론을 해서 합의안을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이미 상당히 지체된 상황에서 위원장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봤겠지요. 원안위의 논의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는 것 자체는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야 심층토론이 되니까요. 원자력은 특성상 원자력계와 비전문가 사이의 안전 인식에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원자력의 특성은 기술만이 아니라 사회적 수용성까지 확보해야 앞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통합적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건 맞는데, 방법론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지요. 원자력계는 비전문가를 이해시키고 설득하느라 고심하겠지만, 원자력은 원래 가치가 개입되는 데다 신뢰가 기본이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원자력을 둘러싼 가치 갈등과 불신 속에서 우리 사회의 협상 능력이 크게 모자라다 보니 합의 도출이 어려운 것이라 봅니다. →환경단체와 일부 원자력 전문가들은 월성 1호기가 1991년 안전기준뿐 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가 제시한 국제 기준에도 부적합하다며 국회 차원의 검증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계속운전 여부를 판단하는 데 안전성 평가는 핵심이지요. 거기 들어가는 비용이 폐로의 경우보다 경제성이 크면 사업자가 계속운전 신청을 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입니다. 월성 1호기의 안전 평가에서 가장 쟁점이 된 것은 이른바 ‘R7’(격납건물 설계요건)입니다. R7은 캐나다 규제기관(AECB)이 1991년 2월 발간한 규제 문서로, 1981년 1월 이후 건설 허가를 받은 원전에 적용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규제 당국은 월성 1호기는 1978년에 건설 허가를 받아 R7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원자력안전법 시행령에 따라 계통·구조물·기기에 대해 최신 운전 경험과 연구결과 등을 반영한 기술 기준으로 평가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 의견은 여전히 ‘심사과정에서 현행 안전기준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어 일반 국민은 과연 안전한 것인지 헷갈리는 상황이 됐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면 안전성 관점에서 두 주장 사이의 차이가 무엇인지 제3의 입장에서 쟁점을 최종 정리해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1월 20일 공포된 개정 원자력안전법 103조에 따른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어떻게 보십니까. -원자력안전법 103조의 개정 취지는 계속운전 여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제도적으로 반영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월성 1호기는 개정 전인 2009년 12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했으므로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규제 당국의 입장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강화된 규정대로 주민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법적 규정과 사회적 요구 사이의 괴리인데, 운영의 묘를 살리는 방안이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모든 논쟁과 갈등은 그간의 원자력 안전규제 행정에 대한 불신과 무관하지 않다고 볼 때 신뢰를 얻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절실합니다. →일부에서 국회 차원의 안전 검증을 촉구하고 원안위 결정 직후 야당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원안위의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있습니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의 요건과 절차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법적 절차의 결과에 대해 사적인 의견을 말씀드리는 것도 적절치 않습니다. 다만 그렇게 된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갈등이 재연되겠지요.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사회적·정치적 역량이 한 걸음이라도 진전되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원안위 결정에 따라 한수원이 45일간 각종 안전 검사와 시설 정비를 마친 뒤 4월 말 재가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과제는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안전성을 설득하는 것인데, 그러려면 무엇이 요구됩니까. -선진국이 얻은 교훈 중 하나는 지역 주민을 설득이나 교육의 대상으로 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잠재적 기술위험에 대한 불안에도 불구하고 전력 생산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삶의 터전 가까이에 받아들였으니 마음으로 통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신뢰 쌓기를 해야 하는데, 한 번 무너진 신뢰는 회복이 참 어렵습니다. 모든 정보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함께 대책을 마련하고 운영의 동반자로 만들고자 하는 자세가 기본이 돼야 합니다. 그러려면 투명성과 민주성이 기본입니다. →10년 내에 원전 6기의 설계수명이 끝납니다. 그때마다 이번처럼 수명 연장 논란이 반복될 텐데,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신청 절차가 개선되고, 안전기준 적용에 대한 원칙도 더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인허가를 신청할 때 안전성 평가보고서와 설비 투자계획을 함께 제출하고, 인허가 승인을 받은 후 설비투자를 하도록 하는 등 보완이 필요합니다. 인허가 신청 시점을 현재의 ‘설계수명 만료 5년 내지 2년 전까지’에서 미국(1995년부터 적용)처럼 5년으로 늘려야 할 것입니다. (2015년 3월 현재 세계적으로 가동 중인 439기 원전 중 30년 이상은 256기(54%), 40년 이상은 73기(17%)이고, 평균 운전 기간은 29년이다. 설계수명이 종료된 원자로 122기 중 폐로를 결정한 것은 7기다.) →원전 폐로 결정이 내려져도 문제라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법적·제도적 체계를 갖춰야겠지요. 원전 해체에 관한 기본 규정은 2015년 1월 원안법 개정으로 기초는 마련된 것 같습니다. 초기에는 기술적으로 국제 협력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자체 기술력이 상당 수준이므로 중장기 계획에 의해 해체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을 진행한다면 하지 못할 이유는 없겠지요. 그런데 원자력 계획은 워낙 장기적이라 정부가 바뀌고 공무원 순환보직 속에서 계속 미뤄지고 체계를 잡지 못하는 것이 근본적인 취약성입니다. 따라서 법적 체계를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원안위 위원 9명 가운데 5명을 정부가 추천하고, 나머지 4명은 여야가 각각 2명을 추천합니다. 위원들의 전문성과 관련, 4명만 원자력 전문가이고 나머지 5명은 변호가·의사 등 비전문가입니다. 그렇다 보니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현재의 구성 취지는 법률, 인문사회 등 여러 분야의 전문성이 반영된 균형 있는 안전 행정 구현을 위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예상대로 전문성을 어떻게 단기간에 확충하고 합의를 어떻게 도출할 것인지 등 과제를 남겼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여러 분야와 일반 국민의 시각이 반영돼 기술적 차원 이외에 사회적 차원까지 통합돼야 합니다. 그런 거버넌스 체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공론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안위의 독립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인데요. -원자력안전 규제 기관의 독립성을 비롯해 규제 체제 전반에 대해 종합 검토하는 국제적 시스템이 있습니다. IAEA 주관의 통합규제검토서비스(IRRS)인데, 수검 결과 한국은 ‘훌륭한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국내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원안위의 최우선 과제는 신뢰를 얻는 일입니다. 나름 노력도 하고 지역 주민 참여도 일부 확대되고 있으나 갈 길은 멉니다. 원전 규제 기관이 지역 사회의 안전보다 사업자 편에 서 있다는 인식을 불식시켜야 합니다. 신뢰 쌓기는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한 규제라는 믿음을 주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참여의 결과가 실제 원전 운영에 반영될 수 있어야겠지요. 또 월성 주변 지역 갑상선암 등 역학조사 후속 연구 결과를 비롯해 모든 정보가 공개돼야 할 것입니다. 기존의 원자력 정책은 진흥 중심으로 기술력 확보와 해외 수출 등의 성과가 있었으나, 원전 비리라는 오점으로 얼룩졌습니다. 오늘의 원자력 갈등은 그동안의 불신의 골로 인해 사회적으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원전 비중을 늘려 나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줄여야 한다고 보십니까. -원전을 늘리고 줄이고를 말하기에 앞서 왜 줄이고 늘려야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에너지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국가로서 원자력 기술 자립도는 격동적인 에너지 환경의 변화 속에서 쉽게 버릴 수 없는 자산입니다. 21세기 신에너지 체계가 구축될 때까지 안전 운영에 대한 신뢰를 얻어 원자력을 이용하는 것이 불가피합니다. 더욱이 동북아 원자력 산업 클러스터를 전망할 때 기술 진보도 중요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설계수명이 끝난 원전의 계속운전 여부 못지않게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이 시급하고 지난합니다. 이 역시 투명성과 민주성을 바탕으로 지역 주민에게 신뢰를 줄 때 추진이 가능합니다. 신뢰는 원자력 리더십의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김균미 편집국 부국장 kmkim@seoul.co.kr ■헌정 사상 ‘최장수 여성장관’ 김명자 김명자 전 장관에게는 ‘헌정 사상 최장수 여성 장관’이라는 타이틀이 항상 따라다닌다. 김대중 정부에서 3년 8개월 동안 환경부 장관을 지내면서 봇물을 이뤘던 환경 관련 이슈들을 처리했다. 특히 10여년간 낙동강 상하류 지역 간의 난제였던 ‘3대강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낙동강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곽결호 당시 수질국장을 동행해 주민들과 소주를 나누며 대화한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영남 지역 주민에게 특별법 제정을 전후해 각각 2만 3000통의 편지를 띄워 직접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치밀함과 섬세함, 신중하면서도 강한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1990년대 들어서는 환경단체와 여성계, 관계 등에서 활동했다. 장관과 국회의원에 이어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도 여러 단체의 이사와 고문으로 현역 때 못지않게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시대에 웰다잉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호스피스 법안 제정과 재단 설립에 애정을 갖고 힘을 쏟고 있다. ▲1944년 서울 출생 ▲서울대 화학과 졸업,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박사 ▲숙명여대 교수, 명지대 석좌교수 ▲환경부 장관(1999.6~2003.2) ▲제17대 국회의원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현재 그리코리아21포럼 이사장
  • [재계 인맥 대해부 (3부)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포스코] 2000년 민영화… 소유·경영 완전분리

    2000년은 포스코가 민영화라는 커다란 변화를 맞은 시기다.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단순히 손바뀜을 한 것을 넘어 기업의 지배구조가 지속적으로 개선된 때이기도 하다. 민영화 이후 포스코는 전문 경영진의 전횡 가능성을 줄이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작업에 매달렸다. 민영화 완료 1년 전인 1999년 3월, 전문경영진의 책임경영과 이사회의 경영감시 및 견제기능을 강화한 전문경영체제를 도입해 내부 통제 기능을 강화하고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경영기반을 구축했다. 소유와 경영은 완전히 분리됐다. 전문 경영진이 책임경영을 하지만 중요한 의사 결정은 독립적인 이사회를 거치게 해 견제와 균형을 유지한다. 외환 위기 당시인 1997년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도입한 사외이사제는 상장 기업 중 가장 선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포스코 이사회는 독립적인 사외이사 7인과 사내이사 5인으로 구성된다. 7명의 사외이사 중 1명이 반드시 이사회 의장 및 이사회 산하 전문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사외이사 중심의 운영 체계를 확립했다. 특히 2006년에는 이사회를 대표하는 이사회 의장과 경영진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를 분리해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하고 경영진 감독 기능을 강화했다. 정기적으로 사외이사만 참석하는 회의를 운영해 각 의제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독립적인 의견을 수렴할 기회도 보장한다. 이사회 내 전문위원회는 모두 6개에 달한다. 철강 투자의 검토와 심의를 담당하는 경영위원회는 사내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나머지 5개 전문위원회는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여기에 감사위원회, 평가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는 사외이사로만 구성해 이사회의 독립적인 의사 결정을 보장한다. 해외 유력 투자가들이 포스코 지분을 늘리며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도 이와 같은 투명한 지배구조가 배경이 되고 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문재인, 2002년 이회창과 판박이…다음 정권 잡을지 의문”

    “문재인, 2002년 이회창과 판박이…다음 정권 잡을지 의문”

    지난 3일 경남 창원에는 비가 내렸다. 눈송이도 섞여 있었다. 날씨가 주는 느낌 때문인지 경남도청 2층의 집무실에서 기자를 맞는 홍준표 지사의 표정과 말이 이전보다 차분해 보였다. 재선된 지사의 여유일지도 모른다. 일단 인터뷰가 시작되자 홍 지사 특유의 ‘파이터’ 느낌이 되살아났다. 비와 눈은 이런저런 생각을 부른다. 홍 지사는 2017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기 때문에 그 목표에 맞춰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목표를 성취하는 방법을 놓고는 생각이 무척 많은 듯했다. 홍 지사와의 인터뷰는 이도운 부국장 겸 정치부장의 대담으로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됐다. →도에서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중단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예산이 없어서인가, 아니면 돈 많은 집 자녀에게 밥을 못 주겠다는 뜻인가. -두 가지 다 맞는다. 과연 무상급식이 옳은가? 무상급식은 좌파, 우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재정의 문제다. 국가 재정 능력이 따라갈 수 있으면 전 국민을 무상급식해야 한다.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는 헌법 조항을 들어서 얘기하는데, 판례를 보면 급식은 의무 교육에 포함되지 않는다. 2010년 전교조에서 무상급식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학교 시설자금, 교원 처우 개선, 학력향상 프로그램 지원에 예산이 40% 이상 줄었다. 학교에 공부하러 가야지 밥먹으러 가나. 이런 파행적 예산 집행은 더 이상 계속돼선 안 된다. →진주의료원 폐업에 이어 계속 논란이 이어지는데. -한국 사회에서 거대한 힘을 가진 조직이 둘 있다. 하나가 민주노총이고, 또 하나가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다. 두 조직은 집단적으로 저항하기 때문에 정치권도, 언론도 함부로 못할 만큼 강력하다. 내가 그 둘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 진주의료원 노조는 민주노총의 핵심이다. 진주의료원 폐업은 민주노총 강성 귀족노조의 잘못을 지적한 것이다. 그리고 무상급식은 전교조의 잘못을 지적한 것이다. 일부 급진적이고 조직화된 집단이 겁이 난다고 해서 잘못된 정책을 받아들여선 안 된다. →무상보육 정책은 어떻게 보나. -그것도 옳지 않은 정책이다. 요즘 일부 부유층에서 명품계가 유행하고 있다. 보육비 20만원을 모아서 한 사람한테 몰아주고, 그 사람이 그걸로 명품 가방을 사는 계다. 왜 명품계를 만드는 계층에도 돈을 주나. 차라리 그 돈을 가난한 사람에게 얹어서 50만원씩 주는 게 낫지 않나. 그러면 정말 가난한 사람이 생계를 유지하면서 육아도 할 거 아닌가. 무상시리즈는 북한의 배급제도와 다를 바 없다. 일종의 사회주의다. 북유럽 국가가 보편적 복지를 할 수 있는 것은 소득과 담세율이 높고 빈부 격차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같은 빈부 격차가 심한 나라는 보편적 복지가 어렵다.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결국 연금 총액의 이자율을 내리는 문제일 것이다. 개혁을 하지 않으면 재원 자체가 파산이 나니까 해야 한다. 4월까지 처리하기로 야당과 합의했는데, 4월에는 보궐선거가 있기 때문에 합의를 지키기가 정말 어려울 것이다. 어쨌든 국가 백년대계이므로 끊임없이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 야당도 대안정당으로 자리 잡으려면 욕먹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정치하는 분들이 욕을 먹지 않기 위해 눈치만 보니까 사회 문제가 풀리지 않고 혼란만 거듭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에 머무른다.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지지율도 비슷한가. -경남에도 박 대통령에 대해 실망하는 그룹이 늘었다. 측근 챙기기가 과도하다는 게 문제다. 국민들은 과도한 측근 정치를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정직하지 못한 정책은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는다. 연말정산 문제도 그 법을 통과시킬 때는 부담 안 된다 했는데 나중에 봉급 생활자들이 엄청난 재정 부담을 안게 되니까 분노를 한 것이다. 대통령은 단임제이기 때문에 지지율에 신경 쓰지 말고 소신대로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 →지지율이 떨어지면 국정 추진력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국정 추진력이 떨어지는 것은 국회에서 의원들이 정부 정책을 밀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완구 국무총리,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은 어떻게 생각하나. -박 대통령은 집권 초반기에 여의도 정치를 멀리한다고 하면서 2년 동안 굉장히 어려웠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여의도를 멀리했지만, 그에게는 당을 이끌어줄 이재오와 이상득이 있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는 당을 관리할 대통령의 사람이 없다. 그래서 소위 비주류가 당을 장악한 것이다. 과거에 대통령의 국정 동력이 떨어지거나 여의도 정치가 대통령을 배척하면 대통령은 반드시 사정카드를 꺼내 들었었는데, 지금은 사정카드가 통하지 않는다. 이미 국민들이 보복 사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도 마음대로 쥐고 흔들 수 없는 조직이 됐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선택한 것이 여의도와의 공조체제 강화라고 본다. 그래서 총리도 의원, 국무위원도 의원, 특보도 의원으로 임명한 것이다. 이병기 실장은 검사 시절 안기부(현 국가정보원)에 파견됐을 때 2차장이었는데, 능력 있는 분이었다. 여의도 정치를 아는 분을 비서실장으로 앉힌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불가피한 조치였다. →정무특보 인선은 문제 없나. -우리나라 헌법은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내각책임제 요소가 강하다. 국회 독립성을 강조할 거라면 헌법에다 의원이 장관 겸직을 못하도록 규정을 뒀어야 한다. 따라서 의원이 정무특보로 가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각책임제 요소가 다 가미돼 있기 때문에 장관으로 가는 건 괜찮고, 정무특보로 가는 건 안 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새누리당 김무성·유승민 체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나. -지금은 당보다 국회를 잘 이끌어야 하는데 선진화법 때문에 되는 게 없다. 다수결이 통하지 않는 국회가 됐기 때문에, 야당과 협력하고 야당을 잘 설득해서 정책을 통과시켜야 한다. 내가 원내대표, 당 대표를 했을 때에는 야당 설득이 안 되면 소위 날치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당·청관계는 어떻게 될까. -당·청은 한몸이다. 청와대를 비판하고 정책을 뒤집어 엎는다고 해서 당이 살아나는 게 아니다. 내년 총선이 있기 때문에 당·청이 한마음이 돼서 정책을 추진하고 협력관계로 가야 한다. 당은 일방적으로 청와대나 정부를 끌고 갈 능력도, 전문성도 없다. 행정부에 전문가들이 많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꼬집어서 고치고 가야 한다. 당이 정부를 밟는 모습으로는 당·청을 끌고 가기 어렵다. 서로 힘겨루기를 하면 내년 총선에서 같이 망한다. →연초에 2017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뭐가 그리 급했나. -출마 선언을 한 게 아니고, 천천히 준비하겠다는 얘기다. 김영삼, 김대중 두 분은 물론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10년 이상 준비했다. 나는 계파 없이 원내대표, 당 대표 다 했고, 도지사도 두 번이나 했다. 국가 경영의 꿈이 왜 없겠나. 기자들이 묻길래 3년이 남았으니까 차분히 준비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당내 라이벌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나는 정치할 때 라이벌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 할 일만 한다. 내가 국민으로부터 인정 못 받으면 소용이 없다. →여권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줄곧 선호도 1위를 기록 중이다. -반 총장도 당에 들어와서 경선을 해야 한다. 우리는 10년을 집권했기 때문에 재집권이 쉽지 않다. 그렇다면 2017년 경선에서 후보들끼리 진짜 국민들 관심을 끄는 쟁투를 벌여야 한다. 혼전으로 몰고 가야 재집권의 길이 보인다. 그렇게 보면 반 총장이 들어와서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옛날처럼 추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야권에서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독주하는 듯하다. -친노(친노무현)는 한국 정치사의 마지막 이념집단이라고 본다. 보수 우파는 파벌성이 다 사라졌고, 사실상 소멸됐다고 봐야 한다. 친노 좌파의 중심인 문 대표가 다음에 정권을 잡을지는 의문스럽다.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의 대립 시대가 가고 있다. 국민들이 마지막 남은 이념 집단을, 노무현 노선을 또다시 선택할까. 지금 문 대표는 2002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라고 보면 된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 전 총재는 독보적인 존재였다. ‘7년 대통령’이란 말까지 나왔다. 그래도 결국 대선에서 낙선했다. 그런데 그 모습을 요즘 문 대표에게서 본다. 세 아들 부정사건 때문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쳤을 때 이 전 총재가 대안이 된 거였다. 현재 문 대표가 바로 그때의 이 전 총재라는 것이다. 2017년에 국민들이 노무현의 분신을 선택할지는 가 봐야 안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정리 창원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인권단체 “야당마저 인권위 상임위원 밀실 지명”

    인권단체 “야당마저 인권위 상임위원 밀실 지명”

    야당이 차기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밀실’에서 독단적으로 선출했다며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제자리찾기 공동행동(공동행동)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는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단체와의 면담을 거부한 채 상임위원을 선출한 새정치민주연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인권위 상임위원은 여야가 각각 지명한 인권위원 2명과 대통령이 지명한 인권위원 1명 등 총 3명이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새정치연합이 지명한 이경숙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가 차기 상임위원으로 최종 선출했다. 이 전 대표는 1980~2000년대까지 성매매방지법 제정, 호주제 폐지 등을 주장하며 여성운동을 펼쳤고, 17대 국회의원(당시 열린우리당)으로도 활동했다. 최규성 새정치연합 의원의 부인이다. 단체들은 “새정치연합은 인권위원을 임명하면서 후보 공모만 공개적으로 했을 뿐 인선기준이나 인선위원을 공개하지 않아 어떤 기준으로 뽑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세계국가인권기구 조정위원회(ICC)가 권고한 인선절차를 축소·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공동행동 측은 지난 1월 26일 상임위원 인선절차 마련을 위해 야당에 두 차례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지난달 26일 야당의 인권위원 인선 절차가 거의 완료됐다는 소식을 듣고 또 면담을 요구했지만 불가 입장만 통보받았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의 조아라 상임활동가는 “ICC에서 (현병철 위원장 체제의) 인권위 독립성 회복을 위해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인권위원 인선 절차를 마련하라고 수차례 권고했다”며 “야당이 청와대, 여당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영란법 본회의 통과] “비판 언론 길들이기 악용 우려”

    3일 언론인까지 포함된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언론계와 법조계를 중심으로 김영란법이 언론 탄압용으로 악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적정성과 형평성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자율성과 독립성이 생명인 민간 영역의 언론까지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된 데 거듭 유감을 표명한다”며 “권력이 김영란법을 빌미로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릴 가능성을 경계하며 검찰·경찰 등 사정기관이 자의적인 법 적용으로 정당한 취재와 보도 활동을 방해하는 등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언론종사자가 포함된 점은 명확성의 원칙, 평등의 원칙 등에 반해 위헌 소지가 있다”며 “언론의 공공성을 감안하더라도 언론 길들이기 수단으로 악용돼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금품을 받은 언론인은 형법으로 처벌하면 되기 때문에 언론인을 포함시킨 것은 김영란법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밝혔다. 다른 민간 영역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언론사는 정부나 공공기관과 달리 영업 활동을 통해 흑자를 내야 시장 경제에서 생존할 수 있는 사기업인데 민간 영역 가운데 언론사만 포함한 것은 다른 민간 업계와의 역차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는 “언론사는 세금으로 봉급받는 공공기관이 아니다”라며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 가운데 유독 언론사만 표적으로 삼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사설] 입 닫고 눈감은 국가인권위 왜 필요한가

    국가인권위원회가 독립적 인권기구로서의 권위와 위상을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 정권을 바꿔 가며 예기치 않은 ‘장수’를 누리고 있는 현병철 현 인권위원장 체제 이후 인권위는 퇴행을 거듭해 온 게 사실이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 인권기구를 대표하는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로부터 두 차례나 ‘등급보류’ 판정을 받는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이러다간 마침내 각종 투표권마저 빼앗기는 ‘3류 인권국’으로 전락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인권위가 본분을 망각한 행위로 또다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인권위가 유엔에 인권규약 이행실태 의견서(정보노트)를 내면서 초안에 있던 내용들을 대거 삭제했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언론기관의 독립성 등 하나같이 민감한 쟁점들이다. 자국의 인권 상황을 유엔에 정확히 알리고 인권침해 문제를 예방하는 것은 인권위의 기본적인 직무에 속한다. 그럼에도 “마무리가 안 된 사안”이니 뭐니 하며 동에 닿지 않는 소리를 해명이라고 하고 있으니 최소한의 인권 감수성이라도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인권위가 정부의 인권침해를 노골적으로 은폐하려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충격적인 ‘윤일병 사건’ 때는 가혹 행위를 확인하고도 진정을 각하했다가 뒤늦게 직권조사에 나섰던 줏대 없는 인권위다. 이쯤 되면 인권위가 아니라 ‘인권말살방조위’라고 해도 반박할 말이 궁할 듯하다. 인권위는 정부에 대한 적절한 견제를 통해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어느 국가기관보다도 정부가 불편해할 만한 쓴소리를 거침없이 내놓아야 마땅하다. 자신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인권위는 상징적 장식물에 불과하다. 진정한 국민의 인권위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혁신이 불가피하다. ‘존재감 제로’의 식물인권위를 이끌어 온 현 인권위원장부터 스스로 책임을 통감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혁신의 단초를 삼기 바란다. 이명박 정부 초기 ‘반인권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안경환 전 인권위원장은 “수치스럽기 짝이 없는 일들을 국제사회에서 변론할 자신과 면목이 없다”며 인권위를 떠났다. 새겨들을 만하다. 현 위원장은 무슨 명분과 논거로 국제사회에 우리 인권퇴행 현실의 안과 밖을 설명할 것인가. 인권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다. 인권에 눈감는 것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치명적인 국격 훼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사설] 광고총량제 도입 바람직하지 않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입법 예고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은 방송소비자의 시청권을 결정적으로 침해한다는 점에서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미디어 시장을 바람직스럽지 않은 구도로 재편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개정안처럼 지상파 방송에 광고총량제를 허용하면 60분짜리 프로그램의 최대 광고 시간은 현재의 6분에서 9분으로 50%나 늘어난다. 스포츠 중계 프로그램만 가능했던 가상광고는 교양·오락·스포츠 보도에도 허용하고, 법에 따라 7가지로 제한하고 있는 가상광고의 유형도 방통위 고시로 정해 무엇이든 가능해진다고 한다. 간접광고도 가상광고 상품의 기능 등을 허위·과장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국민 대다수가 불편해지고 일부 방송사만 혜택을 받는 조치를 규제 완화라고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개정안이 국민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최근 열린 공청회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시청자 단체들은 개정안 방송의 공적 책임과 시청권 보호, 프로그램의 독립성을 지키고 있는 핵심 규제를 푸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섣부른 광고규제 완화는 광고 시간 확대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상업화를 심화시킬 우려가 큰 만큼 공공성을 크게 퇴보시킨다는 것이다. 광고시장의 전체 규모가 늘어나기 어려운 현실에서 광고총량제의 도입이 다른 매체의 광고물량을 지상파 방송으로 몰아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한국신문협회는 광고총량제가 시행되면 신문 매출의 10~20%가 지상파로 옮겨 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방송 법규를 정비한다는 것이 자칫 일간신문, 지상파, 유료방송, 잡지 등 국내 미디어 시장 전체의 지각변동이라는 예기치 못한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모든 정책의 최종 수혜자는 국민이어야 한다. 규제 완화도 궁극적인 수혜자가 국민일 때만 의미 있는 것이다. 방통위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이 누구를 위한 규제 완화인지 자문(自問)해 보기 바란다. 수혜자인 지상파 방송사 말고는 누구도 수긍하지 않는 개정안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철회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방송 광고 정책의 틀이 필요하다면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마련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미디어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은 반드시 미디어산업의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
  • 국제앰네스티 “한국 인권 퇴행 경향”

    국제앰네스티 “한국 인권 퇴행 경향”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가 “한국 인권 상황이 퇴행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가 국내 개별 인권 현안에 우려를 표한 적은 있지만 전반적 상황을 묘사하면서 ‘퇴행’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앰네스티가 세계 160개국의 인권 현황을 정리한 ‘2014~2015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 정부가 집회·시위 및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추가로 권력을 남용할 우려가 있다”며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임기 2년에 접어들면서 인권이 퇴행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김희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은 “이주노동자 인권, 국가보안법,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 등을 거론하며 우려를 표명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전반적인 인권 상황과 관련해 퇴행 경향을 보인다는 언급을 공식 기록으로 남긴 것은 국제앰네스티가 연례보고서에서 한국 인권 상황을 언급한 1969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당원들이 국보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것과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통합진보당 해산을 청구하고 헌재가 해산 결정을 내린 사례를 소개하며 국보법의 자의적 적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또한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집회를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300명 이상 체포됐고,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노인들이 경찰 진압 과정에서 14명이나 다치는 등 집회·시위의 자유가 침해된 점을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것을 근거로 “노조 활동이 점점 더 제한을 받고 있었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현재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가 최소 635명 수감돼 있고 가혹 행위가 사망으로까지 이어지는 군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김정은이 2011년 권력을 장악한 이후 북한을 탈출하는 주민 수가 현저히 줄었다”며 “전파방해장치 등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면서 월경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국세청 납세자보호委 ‘로비 창구’ 전락 우려

    [단독] 국세청 납세자보호委 ‘로비 창구’ 전락 우려

    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의 외부위원 10명 중 4명은 ‘국세청 출신’이거나 ‘법인 소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 세무조사에 대한 기간 연장과 범위 확대, 중지 등을 심의하는 납세자보호위원회가 이들의 ‘영업 창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국세청이 신청한 세무조사 기간 연장에 대한 위원회의 불승인(일부 수용 포함) 비율(57.3%)은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납세자의 권익 보호 영향도 있지만 로비 효과도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서울신문이 23일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세청의 ‘납세자보호위원회 외부위원 전수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부위원 915명 중 국세청 출신은 모두 201명(22.0%)이다. 특히 서울지방국세청과 중부지방국세청(경기·강원 담당) 외부위원의 국세청 출신 비율이 25%를 넘었다. 회계·세무·법무·감정평가법인 소속 위원은 총 208명(22.7%)으로 조사됐다. 국세청 출신이면서 법인소속 외부위원은 47명(5.1%)이다. 국세청은 위원회의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외부위원을 내부위원(국세청 과장급 658명)보다 많게 구성했다고 밝혔지만 국세청 전·현직 공무원들이 위원회의 절반을 넘어 안건을 심의할 때 ‘내부 거래’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 또 전문가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법인 소속 위원들이 많다는 점에서 로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세무사는 “영업하는 데 도움이 되니까 (위원을) 서로 하려고 하는 것이고, 아무래도 국세청 출신이 선정에 유리하지 않겠나”라면서 “판검사 출신 변호사를 찾는 이유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외부위원을 선정하는 기준도 명확하지 없다. 지방국세청장과 세무서장이 추천하고 국세청장이 위촉(임기 2년)하는 식이다. 추천자 친분에 따라 위원이 낙점되는 셈이다. 국세청 측은 “올해부터 수입금액 100억원 이상의 법무·회계법인, 50억원 이상의 세무법인 직원에 대해서는 위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전문가 풀이 적은 탓에 국세청은 검증된 사람을 쓰려고 하는데 그게 ‘전관예우’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마이동풍 靑 비서실의 검사 편법 기용

    이 정도면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현직 검사가 사표를 내고 청와대 비서관으로 기용되는 인사의 부당함을 재차, 삼차 지적하는 것조차 지겹다. 유일준 수원지검 평택지청장이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들어간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또 검사 3명이 청와대 비서관과 행정관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정훈 부산지검 형사1부장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내정됐다고 한다. 그는 대구 출신으로 요직인 서울지검 형사1부장 등을 거쳤고 지난해 초 국가정보원 증거조작 사건의 수사를 지휘한 인물이다. 법률 지식을 두루 갖추고 방대한 검찰 조직에서 경험을 쌓은 검사는 업무 능력이 출중할 수 있다. 청와대가 검사를 선호하는 것에 대해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검사의 청와대행(行)이 막대한 권한을 가진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을 해치는 데 있다. 이런 문제점은 몇 대 앞의 대통령 때부터 끊임없이 제기돼 왔고 검찰청법에 현직 검사의 청와대 근무를 금지하는 조항을 두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사표를 내고 청와대에 들어갔다가 근무를 마치고는 검사로 재임용되는 편법으로 청와대와 검찰이 법 조항을 깔아뭉개고 있다. 검사 출신들이 청와대에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다면 그나마 부작용이 적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청와대와 검찰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복귀 후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청와대 파견 경력이 있는 검사들은 최근 검찰 인사에서 대부분 요직을 차지했다. 검사를 그만두고 변호사로 잠시 일하다 청와대로 들어가 지난달 승진한 우병우 민정수석의 경우는 더 하다. 그와 가까운 여러 검사들이 검찰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라인을 꿰차고 앉았다. 청와대는 연결 고리를 넘어 마음만 먹으면 검찰의 수사를 훤히 들여다보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민정수석실은 공직기강 확립만이 아니라 민심을 파악하고 여론을 읽어 대통령을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 특정 지역 출신으로서 엘리트 코스를 거치고 많게는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신고한 검사 출신 비서관과 행정관들이 피폐한 민생과 서민의 고통에 관심이나 있을까. 권력욕과 야심에 찬 정치꾼 검사로서 검찰 장악의 선봉에 서지나 않을까 하는 의심만 키울 뿐이다. 대통령 후보들이 검찰과 선을 긋겠다고 외쳐대 봤자 그야말로 말뿐이요, 국민만 속는 셈이다. 이래서는 검찰의 독립을 영원히 이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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