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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만나러 가는 길 자연 곁에 멈춰 서다

    평창 만나러 가는 길 자연 곁에 멈춰 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글로컬 관광’이라는 색다른 개념을 내놨다. 글로컬이란 ‘세계화’(global)와 ‘지방’(local)의 합성어로, 지역적 특징을 살리면서 세계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표현이다. 예전부터 외래 관광객의 지역 분산과 다양한 방한 수요 충족을 위해 강조돼 왔던 개념이긴 하지만 이제부터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 고유의 관광 자원 개발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에 걸맞은 관광 상품도 마련했다.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벌여 5개의 지역 관광 대표 콘텐츠를 선정했다. 그중 하나가 강원도의 ‘헬로! 2018 평창!’이다. 지난주 문체부의 김종 제2차관과 함께 대표 프로그램 코스를 따라 평창 등을 돌아봤다. 교육·체험 시설도 잘 갖춰져 아이들과 함께 돌아보기 맞춤하다. 봄은 늘 더딘 걸음으로 강원도를 찾는다. 아랫녘에선 벌써 여름의 기색이 역력하지만 강원에선 이제야 신록의 향연이 펼쳐진다. 햇빛 받은 자작나무에선 연둣빛 알갱이들이 부서지고, 들꽃들의 아우성도 한창이다. 봄을 만끽하지 못한 이들이라면 강원도를 찾을 일이다. 강원도가 내놓은 대표 콘텐츠의 주제는 ‘미리 가보는 동계올림픽 개최지’다.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등 동계올림픽 주요 시설과 강릉, 정선의 관광지를 연계했다. 사실 동계올림픽까지는 아직 2년 남짓 남았다. 한데 정부에선 축제 분위기 조성을 서두르는 눈치다. 국내가 먼저 달궈져야 바깥쪽의 관심도 쏠리기 때문일 터다. 김종 차관이 부지런히 현지를 돌아보는 등 속도를 내는 것도 그런 이유겠다. ●영화 ‘국가대표’ 촬영지 입장료 단돈 2000원 사실 장삼이사들이 올림픽 경기 시설에 접근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도 문을 열어 둔 곳이 있다. 영화 ‘국가대표’ 촬영지였던 평창의 알펜시아 스키점프대다. 일종의 타워형 전망대로,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 평창의 빼어난 산하를 두루 굽어보고 내려온다. 건설 공사 당시 경기장 주변의 바람 세기를 잘못 예측하는 바람에 최근까지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지만 관광객 입장에서야 그리 문제 될 건 없다. 스키점프대 프로그램은 입장료에 따라 달라진다. 입장료는 2000원(이하 어른 기준)과 6000원짜리 ‘스페셜’로 나뉜다. 둘 다 모노레일을 타고 4층 전망대까지 다녀오는 건 같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K98 점프대’를 다녀오느냐 여부다. ‘K98 점프대’는 실제 경기장이다. 선수 대기석까지 ‘하늘길’을 따라 다녀오는데, 이게 스릴 만점이다. 구멍 뚫린 철제 구조물을 딛고 오가기 때문이다. 숭숭 뚫린 구멍 사이로 아래를 내려다보면 정말 한 발짝도 내딛기 어려울 만큼 오금이 저린다. 물론 ‘스페셜’ 프로그램이라야 ‘하늘길’을 디뎌 볼 수 있다. 초여름의 평창 하면 역시 계곡이다. 평창은 발왕산(1458m), 선자령(1157m) 등의 명산에 둘러싸였다. 산이 높으니 당연히 계곡도 깊을 터. 맑은 물 흐르는 계곡들이 즐비하다. 장전계곡은 흔히 ‘이끼계곡’으로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계곡미도 그에 못지않게 빼어나다. 수량도 늘 풍부하다. 과장 좀 보태면, 물길을 따라 수m에 하나씩 푸른 빛의 소(沼)가 형성된 듯하다. 막동계곡은 장전계곡에서 300m 정도 떨어져 있다. 계곡 초입의 아름다운 삼단폭포가 인상적이다. 계곡은 3㎞ 남짓 이어질 만큼 깊다. 인적 드문 곳을 찾는다면 원당계곡이 제격이다. 전체 길이는 6㎞ 남짓. 그 가운데 덕말~용소골 사이 약 2㎞ 구간이 일품이다. 원당계곡 아래는 뇌운계곡이다. 계곡이라고는 하나 사실상 평지를 흐르는 강과 다름없어 피라미 낚시 등 레저 활동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경포해변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 전국 최고 강릉에선 ‘배다리집’ 선교장(船橋莊)을 먼저 찾는다. 세종대왕의 형 효령대군의 11대손이 1703년에 건립한 조선 후기의 전형적인 상류층 주택이다. 당호는 배(船)로 다리(橋)를 만들어 집 앞의 경포호까지 건너다녔다는 데서 비롯됐다. SBS 드라마 ‘사임당 허 스토리’의 사전 제작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늘고 있다. 행랑채가 길게 늘어선 ‘줄’행랑과 열화당, 동·서별당, 활래정 등 여러 채의 건물로 이뤄져 있다. 열화당의 자태가 특히 빼어나다. 구한말 러시아 공사관 직원들이 선교장의 후한 대접에 대한 보답으로 남긴 철제 현관 지붕과 전통 양식의 건물이 이색적으로 어우러져 있다. 열화당 뒤 소나무의 기세도 장하다. 후손인 이강백 관장에 따르면 수령이 600년을 넘는다고 한다. 강릉에서 국내 해변의 ‘고전’ 경포해변을 빼놓을 수 없다. 워낙 이름값이 높아 낡은 관광지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시원한 풍경만큼은 국내 최고라 해도 좋을 만큼 빼어나다. 해변 앞 경포호는 달맞이하기 좋은 곳. 하늘의 달과 호수에 비친 달, 파도에 어른거리는 달, 술잔 속의 달, 그리고 연인의 눈동자에 비친 달 등 모두 다섯 개의 달이 뜬다는 호수다. 저물녘에 찾아도 서정적인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올림픽 홍보체험관 ‘온 가족 놀이터’로 제격 평창올림픽 홍보체험관은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기 좋다. 올림픽 유치 과정의 자료와 경기장 시설 건립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종목별 선수들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입체조형물 전시, 스키점프를 실감 나게 관람할 수 있는 4D체험관 등이 마련됐다. 건물들의 건축미도 빼어나다. 정선에선 삼탄아트마인이 주요 코스다. 2001년 폐광된 삼척탄좌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최근 TV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내방객이 부쩍 늘었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송중기가 송혜교의 신발 끈을 묶어주는 장면, 송혜교가 테러범에게 납치돼 고문을 당하는 장면 등이 촬영됐다. 송중기가 입었던 군복과 막사 침대 등이 그대로 전시돼 있다. 폐광 구조물과 예술 작품 전시 공간 등 볼거리도 많다. 입장료는 1만 3000원(어른)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사북석탄유물보존관서 느껴 보는 ‘광부의 삶’ 옛 광부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사북석탄유물보존관을 권한다. 동양 최대의 민영 탄광이었던 동원탄좌 사북광업소의 흔적이다. 샤워실, 채탄 장비실, 세화실과 채광 장비 등 2004년 10월 31일 폐광 이후의 시간이 그대로 멈춰 있다. 사북탄광은 폐광될 때까지 재직 광원이 6300명에 달했을 만큼 규모가 큰 탄광이었다. 그 덕에 여러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이 됐다.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실제 폐광으로 입갱할 수 있는 ‘광부 인차’ 탑승 체험이다. 인차는 광부들이 타고 갱도를 오가던 궤도차량으로, 옛 인차를 안전시설만 보강해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체험시설은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 최소한 오후 4시 이전에 가야 두루 둘러볼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사북 시내로 안내하지만 실제로는 강원랜드 안에 있다. 삼탄아트마인에서 멀지 않다. 입장료는 없다. 글 사진 평창·강릉·정선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맛집:평창 정강원(333-1011)은 전통음식을 맛보고 조리 체험까지 할 수 있는 곳이다. SBS 드라마 ‘식객’의 촬영지였던 곳으로, 정문 앞 장독대에 늘어선 300여개의 옹기가 눈길을 끈다. 평창군에서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올림픽 특선 메뉴 10개를 개발 중이다. 그 가운데 ‘눈대목’이라 불리는 황태칼국수(황태회관, 335-5795)와 ‘아라리’(한우불고기), ‘여심꽃밭’(비빔밥 샐러드) 등 세 가지는 현지에서 맛볼 수 있다. →가는 길:한국방문위원회는 외래 관광객들이 한류 관광지를 편하고 쾌적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K트래블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노선은 대구, 강원, 전남, 경북, 동남권(부산, 울산, 경남), 한국관광공사 선정 올해의 관광도시(무주, 통영, 제천) 등 6개다. 지자체 운영 코스에 따라 1박 2일에 145~175달러(숙식 포함) 정도 받는다. 강원도의 경우 서울에서 출발해 평창 월정사와 알펜시아리조트(스키점프대 체험), 강릉 중앙시장, 안목카페거리, 오죽헌, 올림픽 홍보관(4D 체험), 정동진 등을 다녀온다. 원래 외국인 전용 상품이지만 여행주간 때 선보였던 내국인 친구 동행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 오는 6월까지 한시적으로 연장 운용할 계획이다. 내국인도 외국인과 같은 요금을 내면 된다. 공식 누리집(www.k-travelbus.com) 참조. 스키점프대(339-0410)는 알펜시아리조트 안에 있다. 평창올림픽 홍보체험관(651-1722)은 경포호 인근에 있다.
  • “된장 직접 담가요” 학교 장독대 1호 열음식

    “된장 직접 담가요” 학교 장독대 1호 열음식

    11일 영등포구 신영초등학교에서 열린 ‘서울시 학교장독대 1호 열음식’에 참석한 박원순(왼쪽 세 번째) 서울시장이 행사 관계자, 학생들과 장독 뚜껑을 열고 있다. 서울시 학교장독대는 서울시와 전북 순창군이 간장·된장을 함께 담가 친환경급식을 확산하고 전통 식문화를 알리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서울포토] 박원순 서울시장, 학교 장독대 1호 열음식 참석

    [서울포토] 박원순 서울시장, 학교 장독대 1호 열음식 참석

    11일 서울 영등포 신영초등학교에서 열린 서울시 학교 장독대 1호 열음식에 참석한 박원순 시장이 장독을 열고 있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서울포토] 박원순 시장, ‘메주 손에 들고’

    [서울포토] 박원순 시장, ‘메주 손에 들고’

    11일 서울 영등포 신영초등학교에서 열린 서울시 학교 장독대 1호 열음식에 참석한 박원순 시장이 전통 장을 담그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서울포토] 장독대에 물 붓는 박원순 시장

    [서울포토] 장독대에 물 붓는 박원순 시장

    11일 서울 영등포 신영초등학교에서 열린 서울시 학교 장독대 1호 열음식에 참석한 박원순 시장이 전통 장을 담그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靑, 3당 원내대표 회동… 20대 국회 ‘협치’ 공감대 끌어낼까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대표의 청와대 회동은 여소야대로 재편된 20대 국회에서 입법부와 청와대 관계는 물론 청와대·야당, 당·청 관계를 가늠할 첫 관문 격이다. 청와대와 여야 3당 모두 ‘협치’(協治)의 대원칙론에는 공감하고 있으나, 쟁점법안 및 현안을 놓고선 서로 다른 우선순위와 방향을 갖고 있는 만큼 첫 단추를 잘 끼울지 시선이 집중된다. 20대 원구성 협상 역시 이날 회동에서 기류가 좌우될 수 있다. 靑 “당대표 선출 안됐지만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정진석 원내대표와 독대는 없을 듯 박근혜 대통령은 여야 3당 원내 지도부와의 회동과 관련, 10일 국무회의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민의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이런 만남을 통해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소중한 기회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당초 당 대표들이 동석하는 자리가 되길 바랐으나 “대표가 아직 선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우선 원내지도부와의 회동을 추진하게 됐다”고 청와대의 한 인사는 전했다. 청와대는 회동 날짜를 고르는 데 상당히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 순방 이후 대통령의 일정이 몰려 있었으나 대통령이 강조한 ‘모멘텀’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이번 주 내에는 회동을 마쳐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는 이 회동이 민생·경제 관련 주요 법안을 처리, 통과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 논의의 범위는 따로 두지 않고 있다. 시간제한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만 “대통령의 일정상 아주 길어질 수는 없다”고 한다. 별도의 합의문은 없을 전망이지만 큰 원칙에 대한 발표문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이 언급한 여·야·정 협의체가 발족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나 특정사안에 대한 협의체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의 독대는 없을 전망이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與 “파견법 등 쟁점 처리하려면 靑 태도변화 중요” “김영란법 의견 많아” 논의 시사 새누리당은 20대 국회에서 거대야당의 협치를 이끌어내기 위해 청와대의 지원사격 및 대야소통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여태까지와는 국정운영의 방법론이 바뀌어야 한다는 요구다. 그런 측면에서 13일 청와대 회동에 거는 기대는 높지만, 사실상 대화와 설득 외에 수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 고민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10일 통화에서 “19일 본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쟁점법안들의 19대 국회 통과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면서 “20대 국회 초반부에 파견법 등 노동개혁법안, 규제프리존 특별법, 기업 구조조정 법안들을 처리하려면 청와대의 태도변화도 중요하다”며 야당과의 소통 의지를 강조했다. 20대 개원과 동시에 가습기 살균제 청문회, 정운호 법조로비 의혹 등 법안처리가 뒷전으로 밀릴 대형 이슈들이 줄줄이 대기한 것도 고민거리다. 개정론이 불거진 김영란법 역시 마찬가지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김영란법의 여러 보완점에 대한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논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명연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시급히 다뤄져야 할 국정 현안을 폭넓게 논의하는 의미 있는 소통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면서도 “새누리당은 민생과 경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野 “어렵게 만나는 만큼 허심탄회하게 할말 할 것” “靑 초청인데 왜 與대표가 발표하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신임 원내 지도부 간 청와대 회동과 관련, “총선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 “할 말은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더민주는 가습기살균제 파문에 대한 정부 책임론과 세월호특별법 시한연장 등 의제를 열어놓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자고 제안했다. 더민주의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상호 원내대표는 오랜만에 어렵게 만나는 만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조율해 국민이 평안하게 먹고사는 문제를 포함해 새로운 희망을 받을 수 있는 자리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청와대 회동 사실을 발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당 대표가 발표했느냐. 안 바뀌었구먼 아직도…”라며 “청와대 초청인데 왜 여당 대표가 발표하느냐”고 반문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역시나 하는 실망감으로 바뀌질 않기 바라고 국정 전반에 허심탄회한 이야기 나누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전날 청와대에서 제안받은 사실을 공개하고, “당연히 당 대표와의 회동을 먼저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지만, 청와대는 대표와의 회담은 모든 당 대표가 확정되는 대로 하자는 이야기와 함께 불가피하게 원내지도부와 먼저 회동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옛것과 현대가 함께 숨 쉬네, 울산 너른 품에서

    옛것과 현대가 함께 숨 쉬네, 울산 너른 품에서

    울산 하면 각종 공업단지와 조선소 등의 산업 시설을 퍼뜩 떠올리기 마련이다. 물론 울산 쪽만 보면 그렇다. 한데 울산시의 70%를 차지하는 울주는 조금 다르다. 예부터 이어져 오던 독 짓는 방식을 여태 고수하는 옹기마을이 있고, 비구니 스님들의 오래된 도량에선 청아한 풍경 소리가 울려 나온다. 반구대 암각화 등 그보다 더 오래된 선인들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말쑥한 현대와 푸석거리는 옛것이 함께 숨을 쉰다고 할까. ‘숨을 쉬는 그릇’ 옹기. 우리의 독특한 음식 저장 용기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이야 김치냉장고 등 현대 기술에 밀리는 기색이 역력하지만, 몇 가지 불편함만 해결된다면 사실 냉장고 대신 선택하고 싶은 것이 옹기다. 표면의 구멍을 통해 ‘숨을 쉬는’ 옹기 특유의 장점은 현대 기술이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것이니 말이다. 옹기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얼추 보름 이상 시간이 걸린다. 좋은 재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물레와 흙을 다루는 옹기장이의 정교한 손기술이 필수적이다. 표면을 다듬는 것에만 ‘아씨부채질’과 ‘두번부채질’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후 전통 가마에서 1200도가 넘는 뜨거운 불에 9일 밤낮을 구운 뒤 4일 동안 식힌다. 요즘엔 고온의 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굽는 과정이 예전보다 꽤 단축됐다. 바로 이 과정에서 옹기의 생명이라 할 공기구멍, 이른바 ‘기공’이 표면에 만들어진다. 깨끗한 공기는 들여보내고, 빗물 등의 침투는 막는다. 김치 등의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불순물이나 소금쩍(소금기가 허옇게 엉긴 것) 등은 숨구멍을 통해 옹기 밖으로 배출시킨다. 어디 최첨단 원단으로 만든 아웃도어 의류의 기능이 이만 할까. 우리 선조들은 이미 1000년 전에 이 같은 기술을 실생활에 적용시키고 있었던 셈이다. 외고산 옹기마을이 처음 형성된 건 50여년 전이다. 1950년대 후반 경북 영덕에서 옹기공장을 운영하던 고 허덕만 장인이 한국전쟁 이후 이 지역으로 옮겨 오면서 옹기마을의 역사가 시작됐다. 운도 따랐다. 이웃한 부산에 피란민이 몰려들면서 옹기 수요가 급증했다. 원료 확보가 쉽고 유통은 원활했으니 마을이 불길처럼 흥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이후 외고산 옹기마을은 한국 옹기시장의 50%를 책임지는 최대 공급처로 발돋움했다. 그런데 왜 하필 울주였을까. 허덕만 장인의 제자인 배영화 장인은 “따뜻한 기온과 옹기의 재료가 되는 흙, 땔감으로 쓸 나무가 풍족한 것”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옹기는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흙반죽으로 모양을 만들 때 기온이 영상 3도 아래로 내려가면 형태가 깨진다. 서울 경기 등 겨울이 길고 혹독한 곳에선 겨우내 작업장을 멈출 수밖에 없다. 울주는 다르다. 겨울에도 영하권으로 내려가는 날이 많지 않다. 게다가 운송수단이 발달하면서 옹기 제작의 원료인 흙이나 땔감으로 쓸 나무에 대한 걱정도 사라졌다. 사실 오래전엔 ‘옹기마을’이란 것이 없었다. 땔나무와 흙이 소진되면 다른 곳을 찾아 이동해야 했다. 그게 옹기장이들의 숙명이었다. 이젠 달라졌다. ‘명성’을 좇아 흙과 땔감이 몰려드니 말이다. 요즘도 7명의 외고산 옹기장인들은 전통 방식으로 옹기를 만든다. 숙련된 이라도 오랜 시간 땀을 쏟아야 하는 고된 작업이다. 그 과정을 옹기마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어른 키를 훌쩍 넘기는 옹기부터 작은 장식용 옹기까지, 그야말로 옹기의 모든 것과 마주할 수 있다. 그 덕에 마을 전체가 거대한 장독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을 뒤엔 옹기박물관이 들어섰다. 국내 최대 규모의 옹기 등 전국의 재래식 옹기와 세계 각국의 옹기를 만날 수 있다. 8일까지 마을 곳곳에서 ‘울산옹기축제’도 열린다. 옹기 제작 과정에 참여하거나 직접 옹기를 만드는 등 다양한 체험 위주로 진행된다. 울주까지 와서 간월재(900m)를 둘러보지 않을 수 없다. 간월재는 이른바 ‘영남알프스’의 하나다. 신불산(1159m)과 간월산(1068m)의 능선이 내려와 만난 자리다. 원래 억새 명소로 명자깨나 날리는 곳인데, 진달래 피는 봄 풍경도 제법 빼어나다. 특히 기온차가 큰 간절기엔 구름이 파도치듯 언양 읍내를 휘감아 도는 장관과 종종 마주할 수 있다. 간월재는 우리나라에도 빙하기가 있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마지막 빙하기였던 신생대 홍적세(12만 5000년 전) 동안 간월산과 신불산을 덮고 있던 빙하가 무게를 견디지 못해 거대한 돌들과 함께 산 아래로 이동했고, 그 과정에서 ‘V’자 형태의 급경사의 계곡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빙하와 함께 내려온 큰 바위들은 미아석(표이석), 이른바 ‘집 잃은 돌’을 남긴다. 신불산과 간월산에서 작천정에 이르는 동안 유난히 자갈더미와 미아석이 많은 건 이 때문이다. 간월재 아래로 내려오면 곧 석남사다. 비구니 도량으로 이름 높은 절집이다. 일주문에서 절집까지는 숲길이 펼쳐져 있다. 숲은 깊다. 굴참나무, 소나무 등 노거수들이 우거졌다. 거리는 700m 정도. 늙은 나무들 사이를 자박자박 걷다보면 산소 알갱이가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 든다. 대웅전 앞의 3층 석탑이 웅장하다. 임진왜란 때 무너진 대석탑 자리에 1973년 스리랑카에서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셔 오면서 개축한 것이다. 강선당 뒤로 난 작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부도가 나온다. 예서 가람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가지산을 짓쳐올라가는 신록과 절집 지붕의 진회색 기와들이 그럴싸하게 어우러진다. 이제 바다를 둘러볼 차례다. 방어진항 끝자락의 슬도(瑟島)를 찾아간다. 모래가 굳은 사암으로 형성된 작은 섬이다. 원래 무인도였으나 최근 도로가 놓이면서 뭍이 됐다. 슬도라는 이름의 유래가 재밌다. 섬 주변 바위마다 작은 구멍들이 나 있는데, 이 위로 파도가 칠 때면 촤르륵 촤르륵~ 거문고 뜯는 소리가 난다 해서 이름 지어졌다. 이를 슬도명파(瑟島鳴波)라 부른다. 슬도는 최근까지도 옛 풍경이 많이 남아 있던 곳이다. 거대 도시의 외곽 치고 뜻밖에 소박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투박한 돌을 쌓아 만든 예전 방파제며, 슬도 뒤편 성끝마을 언덕 위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이 그랬다. 마을 앞바다는 현대미포조선소의 거대한 선박들로 막혀 있지만, 되레 그 탓에 더 안온한 느낌을 받곤 했다. 도로가 놓인 뒤로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조형물이 들어서고, 낡은 집들은 깔끔한 건물로 빠르게 대체되는 중이다. 깔끔하고 번듯해졌지만, 그게 나은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낚시를 즐기는 이라면 낚싯대 한 대 챙겨 가시길. 방파제 뒤에 놓인 데크 위에서 바람 한 점 맞지 않고 편안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글 사진 울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52) → 가는 길: 울주와 울산으로 나눠 돌아보는 게 효율적이다. 울주 쪽 간월재는 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 나들목으로 나와 울산 방면 24번 국도로 갈아탄 뒤 금곡교차로에서 우회전, 아불삼거리에서 우회전, 이어 배내사거리에서 좌회전해 파래소 유스호스텔 앞까지 가면 된다. 석남사와 반구대 암각화, 천전리 각석 등을 돌아보는 것으로 동선을 짠다. 석남사 264-8900. 외고산옹기마을은 부산울산고속도로 청량나들목으로 나와 14번 국도를 따라가면 된다. 간월재와 서생포왜성, 간절곶 등의 명소를 함께 돌아본다. 울산옹기박물관 229-7961. 슬도와 방어진, 대왕암공원, 장생포고래박물관 등은 울산 동쪽에 있다. → 맛집:간월재가 있는 언양은 불고기로 이름났다. 언양 읍내 외곽에 맛집들이 몰려 있다. 다만 유명한 만큼 지갑 털릴 각오는 해야 한다. 공중파 방송에 자주 이름을 올렸다는 한 식당의 경우 3인분 이상만 팔기도 한다. 울산 쪽도 비슷하다. 국내 소득수준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하는 지역이어선지 음식값이 녹록지 않다. 슬도의 한 식당의 경우 회와 각종 코스 요리를 포함해 1인 3만 5000원이다. 2인 이상만 판매하니 7만원이 기본인 셈이다. → 잘 곳: 석남사, 등억리 온천단지 등에 깔끔한 숙소가 많다. 가격도 ‘착한’ 편이다. 어린이가 포함된 가족 단위 여행객은 간월재 입구의 펜션을 찾는 게 좋겠다. 주중 5만~7만원 선이다.
  • ‘공짜 식사 논란’ 삼청각, 한식 문화 공간으로

    한식당 중심으로 운영되는 삼청각이 2018년까지 한식의 가치와 전통문화의 매력까지 체험할 수 있는 한식문화의 전당으로 바뀐다. 서울시는 건물 신축과 리모델링으로 전통 식문화 복합공간을 조성하고 운영 주체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삼청각을 혁신한다고 5일 밝혔다. 삼청각은 지난 2월 세종문화회관 임원의 ‘공짜 식사’로 물의를 빚었다. 서울시는 삼청각의 경영 실태 조사와 운영 방식 재검토를 진행했다. 먼저 삼청각 진입로 앞 주차장 부지에는 2018년까지 한국 음식의 연구와 전시부터 체험, 교육, 시식, 쇼핑을 한자리에서 할 수 있는 ‘한국음식문화관’이 들어선다. 전시관에선 식문화 관련 테마 전시와 특별기획전시가 상시 열리고 한국음식문화의 미래를 전망하는 영상도 상영한다. 도서관에선 고(古) 조리서 등 다양한 식문화 도서를 볼 수 있고, 조리체험실에선 전통 요리 강습과 시연이 이뤄진다. 또 1층에는 ‘한국식품 아트몰’이 생긴다. 기존 건물 중 삼청각 중심에 있는 ‘일화당’은 전통혼례와 요리경연대회 등 대형 행사와 전시까지 할 수 있는 개방형 다목적홀로 바뀐다. 장독대와 김치광, 차일, 채마밭도 조성된다. 청천당, 천추당, 취한당, 동백헌, 유하정 등 한옥 별채 5곳은 각각 반가음식, 궁중음식, 사찰음식, 전통발효음식, 다도 등을 체험하는 ‘테마 한식관’으로 2017년까지 변신한다. 운영업체 선정 방식도 공개 공모로 전환한다. 운영업체는 내년 3월 이전에 선정한다. 고홍석 문화본부장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1개 업체가 아닌 전시, 연구 등 전문성을 가진 기관들의 컨소시엄 참여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톡! 톡! talk 공무원] “공공기관 비서직도 직제화 필요”

    [톡! 톡! talk 공무원] “공공기관 비서직도 직제화 필요”

    “기관장 보필하는 업무 중요… 새벽밥에 피곤해도 보람 커” “비서라는 직책이야말로 공직에 훨씬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인사혁신처 비서실에서 일하는 전현덕(37·7급) 주무관은 4일 “확실한 의전 덕분인지 기업체에 견줘 체계적인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실무진과 최고경영자(CEO)의 독대가 빠르지만 공직사회에선 절차를 중시하기 때문에 소통은 좀 늦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전 주무관은 뜻하지 않은 인연으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았다. 2006년 한 대기업 사내 커플로 결혼했는데 한쪽은 지방으로 옮기든지 그만둬야 하는 분위기였다. 때마침 중앙공무원교육원(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실에서 일할 총무과 직원 1명을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공무원 상종가’라는 보도가 연일 언론을 장식하던 무렵이어서인지 1159명이나 몰렸다고 한다. ‘연령·지역·성별 무제한’이라는 응시 조건도 매력이었다. 그는 “다단계 면접에다 높은 경쟁률 때문에 걱정했는데 기업체 비서 경력을 보고 채용한 모양”이라며 활짝 웃었다. 중공교 비서로 5년 가까이 일했던 전 주무관은 기획실, 정부청사관리소에서 잠깐 근무하다 2014년 둘째 출산으로 휴직 중이었는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정부 조직 개편에 따른 ‘신생 인사처 비서실 직원 급구’ 공지였다. 그리고 출범 이튿날인 그해 11월 19일부터 오전 6시 50분 ‘칼출근’이 시작됐다. 초등학교 3학년생인 딸(9)과 아들(3)은 어머니에게 부탁했다. 그는 “공익을 추구하는 기관장이라면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이니 지근거리에서 모시면서 여러 가지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고 되뇌었다. 세계적 기업인인 워런 버핏(86) 미국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식사하는 데만 엄청난 돈을 내야 하는데, 이만한 인생 수업 기회를 어디에서 만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현재 주 1~2회 이근면 인사처장의 외부 강연 때 쓰는 영상물 등의 자료를 만드는 게 주 임무로 꼽힌다. 물론 때마다 수행해 현장을 점검하기도 한다. 주변에서는 승진을 하려면 실무 부서를 거쳐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전 주무관은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이 일도 자부심을 가질 만한 업무”라면서 “다만 총책임자인 비서실장 자리가 처음 승진해서 영입되거나 승진하는 코스로 여겨지는데, 비서직도 다른 직렬처럼 직제화됐으면 좋겠다”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기관장을 모시는 자리라 정책 이슈와 이념을 만들어 보여주는 중요한 업무이기 때문이란다. 일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 준 게 공직사회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업에서도 먼저 사람의 마음을 사야 하듯이 강연 자료를 고객에게 맞추라는 이 처장의 주문을 떠올렸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대할 땐 어떻게든 답례를 받기 마련인 듯하다”고 귀띔했다. 전 주무관은 “기관장의 의중과 심기를 파악해 편하도록 이끄는 게 비서의 의무”라며 “정년까지 가능하다면 비서 업무를 쭉 해도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8년 ‘작은 정부’를 외치며 정원을 줄이는 통에 불요불급한 직무, 이른바 ‘초과 현원’으로 분류돼 대기발령을 받았다가 겨우 복직한 일을 잊지 못한다. “일할 수 있는 책상을 가진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 그는 한 선배 공무원의 조언을 항상 마음에 두고 있다고 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36세 루크 월튼이 망가질대로 망가진 레이커스 택한 이유

    36세 루크 월튼이 망가질대로 망가진 레이커스 택한 이유

     왜 36세 젊은 코치는 첫 지휘봉을 휘두를 팀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낸 LA 레이커스를 선택했을까?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의 코치 루크 월튼이 LA 레이커스 새 사령탑으로 다년 계약을 맺었다는 발표에 적지 않은 팬들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2순위로 레이커스에 지명된 뒤 2009년과 이듬해 우승 반지를 끼었던 친정 팀으로 돌아간다는 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뭔가가 있어 보여서다.  월튼 감독은 2012년 클리블랜드로 이적했다가 다음해 은퇴했다. 현역 시절 경기당 4.7득점에 2.8리바운드 2.3어시스트로 뛰어나지 않았다. 2014년부터 골든스테이트 코치로 일한 월튼 감독은 약 4년 만에 다시 ‘친정’으로 돌아오게 됐다.    월튼 감독은 이번 시즌 골든스테이트의 스티브 커 감독이 등 수술 후유증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감독대행을 맡아 39승4패, 특히 개막 후 24연승을 내달리게 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아 승진의 영광을 누렸다. 보스턴과 뉴욕 닉스 등 오라는 팀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가 선택한 것은 올 시즌 정규리그를 17승65패로 마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실패한 레이커스였다.    미국 ESPN의 레이모나 셸번 기자는 1일 커 감독이 버클레이 힐스의 자택으로 월튼을 포함한 모든 코치와 가족들을 초청해 골든스테이트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4강) 상대가 결정되는 포틀랜드-LA 클리퍼스의 1리운드 6차전 중계를 함께 시청하면서 월튼이 레이커스 사령탑 제안을 수락했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그의 가족과 친구들은 모두 저녁 파티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는데 월튼은 자동차가 고장 나 한 시간 정도 늦어졌다.   그는 그저 미소만 흘렸고 모두가 웃으며 반겼다. 사과할 필요도 없었다. 이런 게 루크 월튼이다. 지난해 수석코치 앨빈 젠트리는 “그처럼 뼛속까지 편안한 이를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사람과 허물없이 어울리는 게 그의 장점이다. 68세 수비 코치 론 애덤스는 물론 20세 루키 케본 루니에게도 편하게 말을 건넨다. 성격이 불같은 드레이몬드 그린에게 소리를 질러 야단칠 수 있는 것도, 내성적이며 자기비하가 심한 앤드루 보거트의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것도 이런 성격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최고의 팀인 골든스테이트를 떠나 최악의 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 것도 이런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셸번은 지적했다. 바이런 스콧 감독이 지휘했던 레이커스는 너무 불안정하고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며 절망적인 팀이다. 2011년 필 잭슨 감독이 떠난 뒤 18~24개월 간격으로 이런저런 얼굴로 사령탑을 계속 교체했지만 안정성도 없고 전망도 불확실하고 특출한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에 의존하는 팀에서 그닥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월튼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마무리하는 대로 레이커스 감독 직을 맡을 계획인데 그의 편안한 리더십이 레이커스를 다음 시즌부터 변모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다 바꾼다… 나도 선수도 팀도

    다 바꾼다… 나도 선수도 팀도

    “새 시즌에는 모든 것을 다 바꾸겠습니다.” 지난 시즌 프로배구 V리그에서 최하위의 수모를 당한 김상우(43) 우리카드 감독은 독하게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카드 연습장인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김 감독은 28일 “선수단 기량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선수들뿐만 아니라 나부터 모든 걸 다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새 시즌에는 말 그대로 ‘독한 배구’를 할 수 있을까, 그것 하나만 생각하고 있다”면서 “선수들과 얘기도 많이 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달 정규리그를 마친 뒤 철저히 기본기 위주 훈련을 시키며 팀을 새롭게 정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무엇보다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근력 강화다. 최홍석 등 무릎이 좋지 않은 선수들은 별도로 저녁에 집중 재활훈련을 시킨다. 뛰기보단 사이클을 할 정도로 무릎 보호에 신경을 쓴다. 그는 “다음달까지는 기본기 위주 훈련과 웨이트트레이닝을 시키고 그다음에 본격적으로 팀 색깔을 입히려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은 김 감독이 우리카드 감독으로 부임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에게 지난 1년은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감독으로 부임하고 나서 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서 우승해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시즌 7승 29패 최하위로 2015~16시즌을 마쳤다. 김 감독은 “나보다 더 아쉬운 사람이 또 있겠느냐”면서도 냉정하게 지난 시즌을 평가했다. “1라운드에서 5경기를 세트스코어 3-2로 졌어요. 조금만 더 하면 이길 수 있는데 결정적인 국면에서 자꾸 무너지니까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기운이 빠지고 팀 분위기도 가라앉더라고요. 맥없이 패배하는 게 가장 안타까웠어요. 지더라도 후회 없는 한 판을 하고 져야 하는데….” 김 감독은 1995년부터 2007년까지 한국 배구를 호령했던 스타 선수였다. 구름 같은 팬들을 몰고 다니며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당시 배구 경기를 할 때면 팬들이 건네주는 선물과 편지를 담기 위해 항상 여행 가방을 따로 챙겼다고 했을 정도다. 선수를 그만둔 뒤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서 코치로 일하며 박기원 감독을 보좌하다가 박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하자 2010년 감독대행을 거쳐 30대에 감독이 됐다. 박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내다 최근 대한항공 감독으로 부임했다. 김 감독은 “그분께 많은 걸 배웠다”며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김 감독은 조심스럽게 다음 시즌 목표를 밝혔다. 그는 “작년에 KOVO컵 결승에서 OK저축은행을 이겼다. 우리 선수들이 단기전에선 어느 팀과 붙어도 해 볼 만하다”면서 “중위권 성적만 올릴 수 있다면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선 팬들에게 멋진 이변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기 위해 지금부터 독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감독에겐 올해 7살인 아들이 있다. 김 감독은 “그놈 장래 희망이 배구 선수다. ‘우리카드 선수가 돼 아빠에게 우승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울컥했다”면서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이기는 배구 독한 배구를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62년 만에 사의 듣고…울어버린 獨 106세 백의천사

    62년 만에 사의 듣고…울어버린 獨 106세 백의천사

    한국전 직후 부산 독일적십자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한 샤를로테 코흐(106) 수녀에게 한국정부가 20일(현지시간) 정식으로 사의를 전달했다. 꼬박 62년 만이다. 코흐 수녀는 1947년 브레멘 외곽 도시인 니더작센주(州) 올덴부르크 적십자 수녀회를 창립한 인물이다. 그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44세였던 1954년이다. 서독 정권의 한국 의료지원 프로젝트에 따라 한국전 후 어려움을 겪던 빈자와 군인을 무상으로 치료했던 부산독일적십자병원에서 2년간 간호사로 일했다. 이경수 주독 한국대사는 이날 베를린에서 450㎞ 떨어진 올덴부르크 수녀요양원을 찾아가 코흐의 106세 생일을 축하했다. 이 대사는 한국 정부를 대신해 봉사와 희생에 경의를 표하며 코흐 수녀에게 꽃다발을 안겼다. 그는 “독일 의료지원은 6·25 이후 폐허가 됐던 우리나라 국민에게 희망이 됐다”고 말했다. 한 귀는 들리지 않아 한 귀로만 보청기에 의존해 소통하는 코흐 수녀는 한국 측의 진심 어린 축하에 울고 말았다. 1954년부터 5년간 운영된 독일적십자병원은 외래환자 22만 7250명을 치료했으며 6025명의 아기를 받았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오바마·옐런, 18개월 만에 독대… “금융개혁 논의”

    오바마·옐런, 18개월 만에 독대… “금융개혁 논의”

    버락 오바마(왼쪽)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 중앙은행의 수장인 재닛 옐런(오른쪽)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과 백악관에서 회동했다. 두 사람이 백악관에서 따로 만난 것은 2014년 11월 이후 18개월 만이다. 지난달 7일 백악관에서 열린 금융개혁 회의 때 만나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주요 금융 당국자들도 함께 자리했다. AP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에서 옐런 의장을 만나 미국 및 세계의 경제 상황과 금융시장개혁 진행 수준에 대해 비공개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동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도 참석했다. 백악관은 회동 직후 “두 사람이 미국의 중·단기 경제 전망과 고용 동향, 불평등에 대해 논의했고 세계경제의 잠재적 위험 요인도 다뤘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제도를 강화하고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금융개혁 조치를 통해 지금까지 이뤄진 상당한 진전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동은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26~27일)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12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해 세계경제가 요동치자 오바마 대통령과 옐런 의장이 다음 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직간접적인 조율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추측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준은 지난해 12월 금리를 0.25~0.50%로 인상했지만, 이후에는 중국 증시 급락 등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옐런 의장도 지난달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이 (당초 예상했던 3~4차례에서) 2차례에 그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두 사람 간 기준금리 논의를 부인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회동에서) 기준금리 문제가 거론됐느냐는 질문에 “통화정책 결정은 연준 고유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바마 대통령이 옐런 의장의 일 처리에 만족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그의 역할이 갖는 독립적인 본질을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영화처럼 가짜 신분증으로 검찰청 드나드는 게 가능할까

    영화처럼 가짜 신분증으로 검찰청 드나드는 게 가능할까

    영화 ‘검사외전’에서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강동원 분)은 빼어난 외모와 화려한 언변을 이용해 ‘검사’로 다시 태어난다. 가짜 신분증으로 검찰청을 제집처럼 드나들고 진짜 검사를 속이면서 살인죄를 뒤집어쓴 검사 변재욱(황정민 분)의 누명을 벗겨 주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푸른 죄수복을 걸쳐도 ‘간지’가 넘쳐 흐르는 배우 강동원이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1000만명 가까운 관객이 극장가를 찾았다. 검사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다. 사건 현장에서 진실을 파헤치고 거대 권력에 맞서 싸우는 ‘정의의 사도’ 아니면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재벌 등과 야합하거나 성접대를 받는 등 ‘부정의 화신’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일선 검사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루는 검사 생활은 사실적인 부분도 있지만 현실과 다른 것들도 적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인기를 끌었던 영화 ‘검사외전’과 ‘내부자들’, 드라마 ‘리멤버’, ‘펀치’ 등에 등장하는 검사와 현실 속 검사의 ‘다른 꼴 닮은꼴’을 들여다본다. 영화 ‘검사외전’에서 한치원은 명문대 법대 동문회 자리에서 연수원 기수와 서울 강남의 명문고를 들먹이며 다른 진짜 검사들에게 접근한다. 하지만 일선 검사들은 이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A검사는 “처음에는 이 사람이 후배 검사인지 아닌지 헷갈릴 수는 있어도 몇 마디만 나눠 보면 바로 알 수 있다”며 “미심쩍은 부분이 있을 경우 주변 검사에게 물어보면 바로 들통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의 B검사도 “법조인 인터넷 검색 앱에 이름을 쳐 넣으면 사진과 출신 학교, 연수원 기수, 현직 등이 바로 나온다”면서 “요즘 검사가 2000여명에 달하지만 고교 동문끼리는 서로 모르는 게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1. 위조한 검사 신분증으론 검찰청 출입 안 돼 한치원처럼 위조한 신분증으로 실제로 검찰청을 오갈 수 있을까. 답은 ‘NO’다. 서울 지역의 C검사는 “검찰청은 출입 통제 시스템에 미리 등록된 사람만 출입이 가능하다”며 “위조 신분증이 실제와 똑같아 보여도 시스템이 인식을 하지 못하면 다른 국가기관과 마찬가지로 함부로 드나들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한치원이 변재욱 검사 사건 재심의 증인 신청을 위해 부장검사의 사인을 위조하려고 연습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대해 수도권 지역의 D검사는 “증인은 검찰뿐 아니라 피고인 쪽도 법원에 신청할 수 있는 만큼 대표적인 허구”라고 말했다. #2. 독대 조사는 무효… 짜장면보다 구내식당 영화 ‘내부자들’에서는 열혈 검사 우장훈(조승우 분)이 현장에서 직접 조폭을 때려눕히는 장면이 등장한다. 검사가 주인공인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단골 장면’이다. 서울 지역의 E검사는 “검사 생활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현장에 나간 건 딱 한 번인 데다 몸싸움할 일도 없었다”면서 “다들 사무실에서 서류 다발에 치여 사는 신세라 격투기는커녕 운동 실력도 형편없다”고 밝혔다. B검사도 “검사는 경찰의 수사 지휘를 할 뿐 현장에서 직접 수사를 하고 피의자를 검거하는 일은 드물다”고 말했다. ‘검사외전’뿐 아니라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어두컴컴한 조사실에서 검사가 피의자와 독대하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E검사는 “검찰 조사실은 실제로는 전혀 어둡지 않고 조사의 모든 과정이 영상녹화된다”며 “계장 등과 동석하지 않고 피의자와 단둘이 조사해 작성된 문서는 아예 효력이 발생하지 않으니 독대할 일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피의자에게 검사가 직접 손찌검을 하는 장면은 일선 검사들이 제일 억울해하는 대목이다. 서울 지역의 F검사는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조사 도중 화가 나면 서류로 피의자 머리를 때리기도 했지만 2002년 피의자 사망 사건으로 홍경령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구속되면서 구타가 싹 사라졌다”며 “요즘에는 피의자 조사할 때 ‘이 사람이 내 말을 다 녹음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아무리 화가 나도 욕설도 자제한다”고 밝혔다. 영화와 드라마 속 검사들의 단골 메뉴는 짜장면이다. 실제로 끼니때면 검찰청 주변 중화음식점 종업원들이 오토바이를 탄 채 음식 배달을 하는 광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C검사는 “나를 포함해 주변에서는 짜장면 등을 배달시켜 먹는 대신 가격도 더 저렴하고 편리한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편”이라면서 “대신 조사를 받으러 온 피의자에게는 짜장면이나 김치찌개 등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게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3. “최고위층 검사 상당한 권력 휘두를 수도” 그렇다고 검사가 등장하는 영화나 드라마가 ‘픽션’으로만 가득 찬 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최고 권력자의 ‘하명’에 따라 검찰이 대거 수사에 나서는 장면 등이다. 검사를 하다 최근 변호사 개업을 한 G변호사는 “정권이 바뀌면 정권 수립의 공신에게 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 윗선에서 특정 공공기관 등에 대한 수사 지시가 종종 내려온다”며 “해당 기관장이 비리 등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회식비 유용 등 ‘관행’을 ‘비리’로 키워 터뜨리는 경우도 없지 않다”고 귀띔했다. 검사 출신의 H변호사도 “인사가 ‘생명’인 검사 입장에서는 아무리 ‘얘기’가 안 되는 사건이라도 윗선의 뜻을 거스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검찰 수뇌부와 마찰을 일으킨 검사는 승진에서 물을 먹고 반대로 향후 재판에서 이기든 지든 (정권 입맛에 맞게) 무리하게 기소한 검사는 승승장구하는 걸 보고 누가 반기를 들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정당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등 검사가 ‘음지의 권력’을 행사하는 것 역시 ‘아예 없는 일’이라고 치부할 수 없다는 증언도 나온다. 또 다른 전직 검사는 “영화 등에서 종종 등장하는 ‘정치 검사’는 영화적 요소가 가미된 데다 일선 검사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일 것”이라면서도 “재계나 언론계의 핵심 인사가 직간접적으로 정치권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최고위층 검사들은 상당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못생긴 동물에게는 ‘헬지구’…연구자들, 동물 외모 차별(연구)

    못생긴 동물에게는 ‘헬지구’…연구자들, 동물 외모 차별(연구)

    인간들이 보기에 흉측한 외모를 가진 동물들은 학계의 연구에서도 차별받고 있다.최근 호주 머독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박쥐같은 무서운 외모를 가진 동물들이 코알라같은 동물들에 비해 학계의 논문이 극히 적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동물에게도 '외모가 경쟁력'이라는 명제가 입증된 이 연구는 호주에 서식하는 총 331종 포유류의 연구논문을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연구팀은 먼저 논문으로 발표된 포유류를 3가지 항목으로 분류했다. 캥거루와 코알라 등 토착 동물, 여우와 토끼같은 외래종, 박쥐와 설치류 같은 흉측한 외모의 동물로 각각 분류한 것. 연구팀은 이를 다시 항목별로 분석한 결과, 박쥐같은 추한 외모의 동물 연구가 극히 적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에 비해 캥거루나 코알라의 연구논문은 월등히 많았다. 그렇다면 왜 동물의 외모가 학자들의 연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연구팀은 한마디로 '돈' 때문으로 해석했다. 연구를 이끈 트리시 플레밍 박사는 "흉측한 외모의 동물 연구는 관련 기관과 단체, 기업의 자금 지원을 받기가 힘들다"면서 "유력 학술지에도 인기있는 동물의 논문에 비해 덜 실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연구 쏠림현상이 생태계 보호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호주의 경우 흉측한 외모의 동물이 무려 45%를 차지하는데 이중 많은 종이 멸종 위기에 놓여있다. 공동 연구자 빌 베이트먼 박사는 "박쥐와 설치류의 존재 역시 생태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문제는 이들 동물의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 흉측한 동물들을 꾸준히 연구해야 전체 생태계가 건강하게 보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꽃잎이 살랑, 봄마중 떠난 내 마음도 살랑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꽃잎이 살랑, 봄마중 떠난 내 마음도 살랑

    ‘섬진강을 따라 매화여행을 떠나 보자.’ 봄의 전령사인 매화가 하얀 눈송이처럼 온 세상에 흩날리는 제19회 광양 매화축제가 18일부터 27일까지 10일간 펼쳐진다. 바짝 마른 밤색 나뭇가지에 물이 올라 연둣빛 새순이 막 돋아나기 시작할 무렵에 전라도 섬진강 매화마을에서는 매화가 하얀 꽃망울을 하나둘 터뜨려 오는 20일쯤 절정을 이룬다. 특히 축제장인 다압면 섬진마을은 3월 중순쯤부터 말 그대로 매화의 하얀 꽃잎들이 바람에 날려 함박눈이 내린 듯 온 마을을 뒤덮으니 ‘설국’이 따로 없다. 이 마을 언덕에 올라가면 하얀 매화꽃 너머로 푸른 물고기의 은빛 비늘처럼 펄떡거리는 섬진강의 물결이 더해져 평생 잊을 수 없는 봄날이 펼쳐지게 된다. 섬진강 매화축제는 전국에서 가장 빨리 열리는 봄꽃 축제로 유명하다. 춥고 긴 겨울을 이겨내고 열리는 전국 첫 꽃축제이다 보니 서울 등 수도권에서까지 찾아온 상춘객들로 북적댄다.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찾아오는 전국의 대표 꽃축제로 자리잡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남도 대표 축제로 선정됐다. 김휘석 광양매화축제위원회 위원장은 “새봄을 맞아 매년 전국에서 1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라며 “평화·화해·행운·관용·인내 등 5가지 뜻이 있는 매화에 심취하는 축제가 되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다압면에 매화가 심어진 시기는 일제강점기인 1931년이다. 광양 출신인 김오천씨가 16살인 1918년부터 일본 규슈 탄광인 다가와시에서 13년 동안 광부로 일한 뒤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매실 묘목 5000그루를 가져와 심은 게 계기가 됐다. 1988년 작고한 김씨는 일본에서 매실이 좋은 것을 알았던 터라 매화나무 확대에 지속적으로 정성을 쏟았다. 7㏊의 산비탈 농장 청매실농원을 가꾸는 홍쌍리 여사가 큰며느리다. 빛 광(光), 햇볕 양(陽)의 광양은 일조량이 많아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먼저 매화가 피고, 먼저 매실을 수확하는 곳이다. 5월 말이면 매실이 나온다. 매실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700여명의 주민도 매화 심기에 합세했다. 2000년 드라마 ‘허준’의 영향으로 매실이 국민적으로 인기를 끌자 재배량이 급속히 증가했다. 2011년까지 거의 매년 매화를 심었다. 재배 면적이 늘어나면서 광양은 지난해 1만여t을 생산하는 등 전국 최고 매실 수확량을 자랑하고 있다. ‘광양 매화’는 2006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북한 개성공단에 500여 그루를 심어 남북에서 함께 피우는 꽃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축제장인 매화단지는 500㏊에서 15만 그루 이상의 홍매화, 백매화가 만개해 붉고 하얀 세상을 느끼게 한다. 조선의 선비들이 사랑한 매화 향기가 가슴속까지 파고들어 몸과 마음에 힐링감도 선사한다. 매화마을은 그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꽃길을 걸으며 영화 ‘취화선’, 드라마 ‘다모’의 기억을 꺼내보는 것도 매화축제의 즐거움이다. 2500여개의 장독이 놓인 장독대와 청매실농원 뒤 왕대숲은 사진과 영상으로 누구나 한 번쯤 접해 봤을 풍경으로 또 다른 아름다움을 준다. 광양시는 올해 19번째인 전국의 대표적인 봄꽃 축제를 위해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올해 광양 매화축제는 쾌적한 잔치 분위기 조성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꽃구경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교통지도, 화장실 등 편의시설 확충과 안내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혼잡을 피하고자 다양한 공연 및 행사를 진상면, 진월면, 광양읍, 중마동, 금호동 등에서 분산 개최한다. 인근 지자체와 화합 행사도 마련했다. 개막 첫날인 18일에는 구례군과 하동군, 광양시 주민 300여명이 참여하는 ‘용지 큰줄다리기 영호남 화합행사’가 남도대교에서 열린다. 이를 통해 영호남이 함께하는 대동축제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이날 읍내에 있는 문화예술회관에서는 ‘신춘음악회와 ‘제6회 남해성 판소리 경연대회’도 열린다. 19일과 20일에는 ‘여수·순천·광양시립예술단 교류공연’ 등으로 축제를 광역화하는 등 이웃 도시 간 상생 협력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또 추억의 교복체험, 엽서를 써서 부치면 1년 후에 배달되는 느림보 우체통, 궁중 한복체험 등 새로운 체험행사도 준비했다. 총 43개 각종 공연과 전시, 체험행사 등 축제 콘셉트에 맞는 행사들로 꾸며졌다. 전국 사진 촬영대회도 열린다. 올해부터는 주차 회전율을 높이고 집중화되는 차량을 분산시키고자 처음으로 매화주차장이 유료화된다. 단 주차장 이용료(중·소형 3000원, 대형 1만원)만큼의 쿠폰으로 되돌려줘 축제장 내 지정 음식점이나 특산품 구입 시 사용 가능하도록 했다. 매화주차장을 제외한 나머지 주차장은 모두 무료로 개방된다. 주말에는 교통체증 해소와 관광객들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고자 광양읍에서 중마동을 거쳐 행사장과 망덕포구에서 축제장까지 오가는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시는 매년 반복돼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노점상, 야시장(품바) 등 불법행위를 원천 차단하고자 관계부서 합동 불법행위 단속반을 운영하기로 했다. 환경 정비와 화장실 청결관리 등 깨끗한 축제 만들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정현복 시장은 “매화축제 덕분에 매실 농가들의 판로 개척에도 도움이 된다”며 “영호남 화합의 중심지에서 열리는 축제인 만큼 국민 통합과 화합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주요 관광지와 연계한 1박2일 체류형 축제를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느랭이골 빛축제 등 관광지와 연계 느랭이골 자연리조트(광양시 다압면 신원리 산125)에서는 오는 12일부터 광양선샤인 빛축제(부제 동화의 나라)가 열린다. 리조트 내 조형물과 나무에 1430만개의 LED 전구를 감아 화려하게 밤을 수놓는 빛의 향연이다. 일몰 시각부터 밤 10시까지 색다른 화려함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매화축제 기간에 오후 6시부터 밤 11시까지 이순신대교 야간 점등이 이뤄진다. 특히 시는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1박2일 광양 여행코스’를 소개해 보고 먹고 머무는 충분한 여행이 되도록 세심한 안내도 하고 있다. 남해 바다와 인근 지자체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구봉산 전망대, 재첩·벚굴과 연계한 진월 망덕포구, 광양 불고기 특화거리 등이 자세히 기재돼 있다. 축제 관련 전화 응대 시에도 광양 여행코스를 추천해 주는 등 체류형 관광객 유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캠핑족 맞이를 위해 축제장 인근 메아리 캠핑장과 백학동 캠핑장, 백운산 자연휴양림도 예약 접수를 시작했다. 인근 민박업소도 봄꽃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또 광양읍에 있는 호텔부루나는 깔끔해서 가족단위 투숙객들이 묵기 좋도록 꾸며져 있다. ●재첩·벚굴·숯불고기 ‘맛난 여행’ 꽃놀이도 식후경이라 매화꽃 구경을 하느라 고파진 배는 광양의 유명 음식으로 달래면 된다. 재첩회는 비빔밥의 일종으로 재첩을 매콤새콤한 양념으로 버무린 뒤 밥에 올려 비벼 먹는다. 재첩의 육즙과 양념의 조화가 봄 미각을 깨운다. 재첩국은 시원하고 맑은 국물로 여행자의 고된 피로를 녹인다. 섬진강과 광양만이 만나는 곳에서 나는 광양 재첩은 굵기가 큰 것으로도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광양에서만 채취되는 벚굴도 유명하다. 벚굴은 봄철 섬진강 하류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매화축제에 들르면 반드시 먹어 봐야 하는 별미다. 1~4월이 제철인 벚굴은 강 속에서 먹이를 먹으려고 입을 벌리고 있을 때 벚나무에 벚꽃이 핀 것처럼 하얗고 아름답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크기도 일반 굴에 비해 보통 10배가 크다. 모두 자연산이다. 이런 재첩과 벚굴은 진월면 망덕포구 일대 횟집타운과 다압면 인근 식당에서 맛볼 수 있다. 축제장을 벗어나 광양 시내로 들어오면 입에 살살 녹는 불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광양불고기는 얇게 썬 고기에 양념을 즉석에서 버무리고 청동화로에 참숯을 피워 구리 석쇠에 구워낸 지역 대표음식이다. 부드러운 육질과 풍부한 육즙에 젓가락을 놓을 수 없다. 광양읍 서천변 불고기 특화거리 일대 식당이 모두 유명하다. 글 사진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귀여운 동물은 논문 많고, 흉측한 동물은 논문 적다” (연구)

    “귀여운 동물은 논문 많고, 흉측한 동물은 논문 적다” (연구)

    인간들이 보기에 흉측한 외모를 가진 동물들은 학계의 연구에서도 차별받고 있다.최근 호주 머독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박쥐같은 무서운 외모를 가진 동물들이 코알라같은 동물들에 비해 학계의 논문이 극히 적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동물에게도 '외모가 경쟁력'이라는 명제가 입증된 이 연구는 호주에 서식하는 총 331종 포유류의 연구논문을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연구팀은 먼저 논문으로 발표된 포유류를 3가지 항목으로 분류했다. 캥거루와 코알라 등 토착 동물, 여우와 토끼같은 외래종, 박쥐와 설치류 같은 흉측한 외모의 동물로 각각 분류한 것. 연구팀은 이를 다시 항목별로 분석한 결과, 박쥐같은 추한 외모의 동물 연구가 극히 적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에 비해 캥거루나 코알라의 연구논문은 월등히 많았다. 그렇다면 왜 동물의 외모가 학자들의 연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연구팀은 한마디로 '돈' 때문으로 해석했다. 연구를 이끈 트리시 플레밍 박사는 "흉측한 외모의 동물 연구는 관련 기관과 단체, 기업의 자금 지원을 받기가 힘들다"면서 "유력 학술지에도 인기있는 동물의 논문에 비해 덜 실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연구 쏠림현상이 생태계 보호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호주의 경우 흉측한 외모의 동물이 무려 45%를 차지하는데 이중 많은 종이 멸종 위기에 놓여있다. 공동 연구자 빌 베이트먼 박사는 "박쥐와 설치류의 존재 역시 생태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문제는 이들 동물의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 흉측한 동물들을 꾸준히 연구해야 전체 생태계가 건강하게 보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영화 多樂房] ‘헝거’, 자유 향한 투쟁, 그 서슬 퍼런 신념

    [영화 多樂房] ‘헝거’, 자유 향한 투쟁, 그 서슬 퍼런 신념

    ‘신념’, 유구한 역사를 추동해온 이 단어는 아마도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한 무기이자 방패일 것이다. 단어 자체는 가치중립적이지만 어떤 신념은 때로 타인을 무기력하게 만들 뿐 아니라 공포로 몰아넣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과 사회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 신념이라면-비판이나 논쟁은 가능하되-그 누가 더 고결한 잣대로 정죄할 수 있을까. ‘셰임’(2011)과 ‘노예12년’(2013)을 연출한 스티브 매퀸의 강렬한 데뷔작, ‘헝거’는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이 수감 중 감행했던 저항운동을 통해 신념의 본질과 그 논쟁점을 적나라하게 노출시킨다. 수감자뿐 아니라 교도관과 신부의 입장까지도 관철시키는 영화의 태도는 이 정치적 사건을 보다 보편적인 주제로 확장시킨다. 현대에도 빈번히 목격되고 있는 ‘정치적 몸’에 대한 이슈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유령처럼 고스란히 머릿속에서 되살아난다. 보비 샌즈(마이클 패스벤더)는 영국으로부터 완전독립을 주장하는 IRA의 주요인물로서, 14년형을 선고받아 메이즈 교도소에 수감된다. 그는 IRA 조직원들의 정치범 대우를 요구하며 불결투쟁에 앞장선다. 샤워를 거부하고 배설물을 벽에 발랐다는 역사책의 서술은 스크린에서 즉물적으로 묘사되어 경악할 만큼 큰 충격을 안긴다. 수용실은 그 어떤 짐승도 살아남기 어려울 만큼 불결한 환경으로 보이지만, IRA 조직원들에게는 몇 문장으로 그들의 신념을 묵살해버리는 대처 수상의 연설이 더 역겹게 다가오는 듯하다. 수년간의 불결투쟁과 1차 단식투쟁은 실패로 끝나지만 IRA 조직원들의 사기는 수그러들지 않았고 결국 보비 샌즈는 마지막 선택을 하기에 이른다. 2차 단식투쟁을 시작하기 전, 보비는 도미니크 신부(리엄 커닝햄)와 독대하게 되는데 이들이 마주 앉은 역광의 투샷은 무려 16분간의 롱테이크로 촬영되었다. 보비와 신부 사이의 논쟁, 상반된 정치철학 및 신념이 응축된 이 장면은 두말할 것 없이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이자 백미다. 이 신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영화는 이전까지 대사를 자제하면서 투쟁과 폭력의 상황을 음향효과 및 분절된 음성들로 처리했다. 저항의 함성, 둔기를 휘두르는 소리, 전술 방패를 두드리는 소리, 무자비한 구타와 비명은 사육제를 방불케 한다. 이곳에서는 신부가 읽어주는 성경 말씀조차도 수감자들의 잡담과 소음에 묻혀 사라진다. 이런 무질서한 사운드 끝에 듣게 되는 보비와 신부의 대화는 비록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음에도 비로소 인간답게 들린다. 지난한 논쟁을 끝낸 후, 영화는 마지막 투쟁의 고요함 속으로 다시 침식한다. 얇은 살가죽이 불거져 나온 뼈를 겨우 덮고 있는 몸으로 보비는 신념의 순결함을 입증한다. 그의 바람처럼 이 사건은 아일랜드 독립 역사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그를 국민적 영웅으로 기억하고 있다. 목숨과 자유, 신념에 대한 보비의 대사가 알량한 양심을 오랫동안 괴롭히는 작품이다. 17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포토 다큐] 옛길 거닐다 옛멋 만나다

    [포토 다큐] 옛길 거닐다 옛멋 만나다

    개발광풍 비켜 간 동네 골목골목 숨어 있는 한옥 선조의 숨결 오롯이 묻어나 박노수 미술관·체부동교회…걷는 곳마다 생활문화 유적지 서울은 600년 전통의 역사문화도시라 하지만 실상은 궁궐과 성곽 등 상징적 건축물 외에는 역사문화 흔적을 찾기 어렵다. 최근 경복궁을 접하고 있는 북촌과 서촌이 생활 속 역사문화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서촌은 최근에 관광객과 시민의 문화체험 발걸음이 많아졌다. 북촌이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거주지였다면, 서촌은 사대부부터 서민까지 다양한 신분의 사람들이 어울려 살았고 근현대에는 문학가, 화가 등 예술가와 도시민이 거주하는 곳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권위주의 시대의 규제로 개발만능주의의 광풍을 비켜 간 이곳은 근대 역사문화유산이 보존되어 있다. 박제화돼 바라만 보는 문화가 아닌 사람들이 생활하며 찾아가는 문화가 유지되고 있는 지역이 ‘서촌’이다. ‘서촌’은 경복궁 서쪽에 있는 마을을 일컫는 통칭이다. 인왕산 동쪽과 경복궁 서쪽 사이 청운동, 효자동, 옥인동, 통인동, 체부동, 누하동, 필운동, 신교동, 사직동 일대를 뜻한다. 이 마을은 아는 것만큼 보인다. 옛 한옥은 골목골목을 찾아 들어가야만 모습을 나타낸다. 골목을 걸으며 잘 살피면 뜻밖에 근대의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짙다. 입춘첩이 붙어 있는 낡은 대문, 정물화 같은 장독대, 붉은 벽돌 담벼락을 마주하는 길이 좋다. 골목을 따라서 걷다 보면 요즈음 만나기 어려운 막다른 길 담장도 만나 색다른 맛이 있다. 18세기 때 제작된 ‘도성대지도‘(都城大地圖)에 그려진 옛 골목의 위치와 길이가 일치하는 곳을 걷다 보면 역사 속을 걷는 듯하다. 세종대왕이 나셨다는 통인동 거리, 겸재 정선이 그린 진경산수화 ‘수성동계곡’ 화폭 속 옛 모습이 보이는 수성동계곡, 송강 정철 생가터 및 시비 등 많은 유적은 조선시대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근대 유적으로는 적선시장 뒷골목에 자리한 1931년에 건축된 체부동 성결교회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서울시 문화재자료 1호로 등록된 박노수 미술관,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상의 집터도 만날 수 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으로 알려져 있는 ‘대오서점’에는 무슨 이유인지 ‘정치인 출입금지’와 ‘사진촬영불가’ 문구가 붙어 있다. 1960~70년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중국집 ‘영화루’와 이발소터만 60년 되었다는 ‘형제 이발관’ 등 과거의 생활상을 간직하며 동네에서 그 역할을 지금도 하고 있는 생활문화 유적(?)이 즐비하다. 최근에는 사람 발길이 많아지면서 갤러리, 카페, 각종 공방,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상점이 집단을 이루어 새로운 풍광을 만들고 있다. 전통문화원을 운영하는 이근배씨는 “문화는 역사가 있고 새로 생성되고 수용하고 계승·발전되는 것‘이라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사람이 살아가고 사람 냄새와 역사의 향기가 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기존의 상인들이나 거주자들이 쫓겨나는 부작용과 갈등도 많지만 거주민들이 직접 마을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비전을 공유해 나가고 있다. ’역사문화도시‘란 가치 있는 옛것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면서 사람들이 살아가고 찾아가는, 온기 있는 숨결이 흐르는 공간이어야 한다. 글 사진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전남 담양 향교리와 아트센터 대담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전남 담양 향교리와 아트센터 대담

    그림의 ‘ㄱ’ 자도 몰랐던 할머니들 3년 만에 아티스트 변신… 집 문간·담벼락에 그린 타일 그림들 마을에 활기 불어넣어 2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전남 담양 향교리. 대담미술관 한편에 있는 체험관이 술렁인다. 테이블 앞에 둘러앉은 7인의 할머니가 저마다 사진첩을 꺼내 보여주며 할 말이 많다. “나 시집와서 얼마 안 돼 미장원 가서 머리하고 찍은 거야, 옷 좋은 놈 입고.” “이건 우리 집 장독대네, 대문이고.” “우리 아저씨하고 경포대 가서 찍은 거. 해변에서 술도 한잔씩 하고. 주름살이 한나도 없네. 하하.” “19살 때여. 머리에 내가 직접 후까시 넣고 찍은 거여. 얼굴 좀 봐. 팽팽하제.” “앵두나무 아래서 우리 동갑들이랑 찍은 겨. 한 마을 동갑 세 명이서 뭘 하든 몰려다녔제.” 사회를 보는 대담미술관 정춘희 대표가 한 분 말씀 좀 들어 주자고 해도 소용없다. 사진첩을 바라보는 할머니들의 얼굴은 이미 사오십년 전 ‘꽃순이’ 때로 돌아가 있다. 그래도 흘금흘금 서로의 사진을 바라보며 한마디씩 거든다. 한바탕 웃음꽃을 피운다. 오늘은 향교리 7인의 아티스트가 대담미술관에 모이는 날. 긴 겨울 잠시 움츠렸던 마음을 펴고 올해의 새로운 활동을 다짐해 본다. 대담미술관 정희남 관장이 마무리를 한다. “다음엔 타일 위에 오늘 사진으로 본 추억을 한번 그려 보도록 해요. 올해도 좋은 활동 부탁합니다.” 과거를 추억하며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좋다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향교리는 죽녹원과 전남도립대가 위치해 있으며 남쪽으로 관방천이 흐르는 작은 마을이다. 죽녹원이 인기를 끌면서 공휴일에는 전국에서 가장 붐비는 곳으로 꼽힌다. 대숲이 마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곳은 옛날부터 대나무 공예품과 참빗을 만들던 공예마을이었다. 지금도 참빗 장인, 죽공예가 등이 모여 사는 진정한 예술인 마을이다. 거기에 2010년 대담미술관이 마을 한편에 들어서며 또 다른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광주교대 교수인 정희남 관장이 생활 속의 미술, 소통하는 미술을 모티브로 미술관을 지으며 동네 주민들과 소통부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 관장은 동네 어귀에 모여 시간을 보내던 마을 할머니들이 스스로 자기 얘기를 하게 하고, 붓을 쥐여 주며 화가가 되도록 했다. 그림의 ‘ㄱ’ 자도 모르던 할머니들은 이런저런 활동을 통해 3년여 만에 아티스트가 돼 마을을 꾸미고 전시회도 연다. 현재 7명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내가 그림이란 걸 그릴 줄 꿈이라도 꿨겠어?” 수줍은 고백에는 이제껏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만 하던 어머니들이 비로소 ‘나’를 찾았다는 자부심이 묻어 있다. “동네방네 미술관을 만들고 대담은 센터 역할만 하자는 것이 원래 취지였다”고 정 관장은 덧붙인다. 기성 작가들과 주민들이 참여해 대담 옆 골목 안쪽에 폐가를 개조해 사랑방과 전시실 역할을 하는 ‘예술가의 집’도 만들었다. 마을을 상징하는 대나무 공예와 참빗을 응용한 작품들, 그리고 향교리 할머니 아티스트들이 마을을 표현한 작품이 걸려 있다. 여름엔 작가 레지던시로도 활용된다. 정 관장은 “이제 시작이다. 담벼락까지 허물고 어우러지는 생활 속의 예술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교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할머니들이 자신의 집 문간과 담벼락에 그린 타일 그림들이다. 평생 남편 이름만 붙어 있던 문패 아래 꾹꾹 눌러쓴 자신의 이름과 그림이 들어 있는 타일 문패를 달았다. 타일에는 직접 그린 대나무 숲이 있고 자신의 얼굴이 담겨 있다. 색도 과감하고 표현도 거침없다. 하나하나 보고 있으면 이야기가 들려오는 듯하다. 타일이어서 보존 관리에 큰 힘이 들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여러 명의 작가가 마을 입구 벽면의 타일 위에 그린 마을 지도와 진시영 작가의 조명 설치미술이 옥상에 올려진 마을회관도 돌아볼 만하다. 대담미술관은 주민들과의 소통 프로젝트 외에 지역 작가들을 소개하는 역할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서울에서도 하지 못하는 좋은 전시를 기획해 주목받기도 했다. 전국의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선정됐을 만큼 현대적인 건물과 옛 건물이 조화를 이룬다. 큰 창으로 큰 은행나무가 서 있는 미술관 마당이 한눈에 들어오는 뮤지엄 카페는 젊은이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공간이 됐다. 예술 스테이와 단체 교육, 체험 등을 위한 공간도 갖춘 전천후 문화 공간이다. 향교리의 영향 덕분일까. 죽녹원 안에도 이이남 아트센터가 문을 열어 한국화와 비디오아트를 접목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웃한 객사리에도 오래된 창고를 개조해 전시장과 카페를 만든 담빛예술창고가 최근 문을 열었다. 담양 전체가 예술 바람으로 술렁이고 있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호남고속도로 백양사 IC에서 15번 국도 이용. 광주송정역까지 KTX로 이동한 후 담양행 버스나 시티투어를 이용해 둘러보는 방법도 있다. 대담미술관 담양읍 언골길 5-4(향교리 352-1) 오전 9시~오후 6시 오픈. 카페는 오전 10시~오후 11시. 연중 무휴. →함께 가 볼 곳:대숲의 정취를 느끼려면 죽녹원을 빼놓을 수 없다. 메타세쿼이아길도 향교리에서 가깝다. 담양의 진짜 예술의 역사를 느끼려면 가사문학을 꽃피운 소쇄원, 식영정, 면앙정 등을 함께 돌아보자. 문인들이 모여 시와 예술을 논하던 담양은 그 자체가 예술 고장의 원조다. 창평의 슬로시티는 나지막한 돌담길이 예쁘고 저렴한 가격에 숙박이 가능한 곳이 많아 들러볼 만 하다. →맛집:담양 하면 떡갈비와 돼지갈비 등을 빼놓을 수 없지만 무엇보다도 담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대통밥을 추천한다. 대나무 안에 밥을 짓고 각종 반찬이 한 상 차려진다. 떡갈비 등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한상근대통밥(382-1999)이 최초로 대통밥을 소개한 집으로 유명하다. 미술관 맞은편 관방천 넘어 국수거리는 가볍게 한 끼 해결하기에 좋다. 미술관 직원들이 추천하는 집은 미소댓잎국수(381-9789)다. 생면으로 만든 면발이 쫄깃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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