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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기무사령관과 독대한 적 없다”

    文 “기무사령관과 독대한 적 없다”

    문재인(얼굴) 대통령은 14일 “지금까지 국군기무사령부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적이 없고 취임 이후 기무사령관과 단 한 번도 독대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어떤 이유로든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국민께 약속드린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오늘 국군기무사령부를 해체하는 대통령령과 군사안보지원사령부를 새로 창설하는 대통령령 제정 안건이 상정된다”고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제정령안은 정치 개입과 민간인 사찰, 군인과 군무원에 대한 ‘갑질’, 국민 기본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행위 등 초법적인 권한 행사를 엄격히 금지했다. 문 대통령은 “기무사를 해체하고 군사안보지원사를 창설하는 근본 취지는 새 사령부가 과거 역사와 단절하고 정치개입과 민간인 사찰 등 과오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 제정하는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대통령령에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인권에 대한 침해 금지를 특별히 명문화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각국이 경탄하면서 주목했던 우리 국민의 평화적이고 문화적인 촛불시위에 대해 기무사가 계엄령 실행 계획을 준비했다는 사실은 국민에게 매우 큰 충격을 줬다”면서 “범죄 성립 여부를 떠나 기무사가 결코 해서는 안 될 국민 배신행위였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사안보지원사령부는 국가와 국민을 수호하는 부대로 새롭게 태어나야 할 것”이라며 “국방부 등 관계기관도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제도의 취지대로 국가와 국민만을 바라보고 일하는 군대로 거듭나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드루킹 소개’ 송인배 조사… 특검, 김경수 영장 청구하나

    ‘드루킹 소개’ 송인배 조사… 특검, 김경수 영장 청구하나

    송 비서관 “참고인 자격… 사실대로 답변” 조만간 백원우 조사후 金지사 신병 결정‘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를 소개한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소환 조사했다. 특검은 조만간 백원우 민정비서관도 불러 조사를 벌인 뒤 김 지사의 신병 처리를 결정할 계획이다. 12일 특검은 송 비서관을 서울 강남역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10시간 정도 조사했다. 이날 오전 9시 20분쯤 모습을 드러낸 송 비서관은 “(특검이)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요청했다”면서 “사실 그대로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 7시 30분쯤 조사를 마친 송 비서관은 3시간가량 조서를 열람하고 나서 다소 피곤한 기색을 보이며 특검 사무실을 떠났다. 송 비서관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경남 양산에 출마해 낙선한 뒤 그해 6월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일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A씨로부터 드루킹을 소개받았다. 이어 같은 달 드루킹과 함께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 지사의 사무실을 방문해 서로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비서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사회2조정비서관, 지난 대선에선 문재인 대통령 캠프 수행총괄팀장을 맡았다. 이날 특검은 그가 대선 과정에서 드루킹이 자신의 최측근인 도모·윤모 변호사의 캠프 참여와 이후 인사 청탁에 관여했는지 등을 캐물었다. 지난 9일 시작해 10일 새벽에 끝난 김 지사와 드루킹의 대질신문은 2016년 11월 9일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현재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린 상황이다. 특히 드루킹의 인사 청탁 시점과 김 지사로부터 격려금을 받았다는 진술 중 일부가 흔들렸고, 김 지사 측이 이에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특검의 고민이 깊어진 분위기다. 지난 5월 옥중 편지에서 킹크랩 시연 장면을 여러 사람이 봤다던 드루킹은 대질신문에선 김 지사와 독대한 상황에서 시연했다고 말을 바꿨고, 김 지사는 독대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일단 특검은 이미 확보한 물증으로도 김 지사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선 특검이 김 지사의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검의 1차 수사기간은 오는 25일까지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특검 조사받은 송인배 비서관, 드루킹-김경수 왜 소개했냐 묻자 “죄송합니다”

    특검 조사받은 송인배 비서관, 드루킹-김경수 왜 소개했냐 묻자 “죄송합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를 소개한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소환 조사했다. 특검은 조만간 백원우 민정비서관도 불러 조사를 벌인 뒤 김 지사의 신병 처리를 결정할 계획이다. 12일 특검은 송 비서관을 서울 강남역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10시간 정도 조사했다. 이날 오전 9시 20분쯤 모습을 드러낸 송 비서관은 “(특검이)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요청했다”면서 “사실 그대로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 7시 30분쯤 조사를 마친 송 비서관은 2시간가량 조서를 열람하고 나서 다소 피곤한 기색을 보이며 밤 10시 50분쯤 특검 사무실을 떠났다. 송 비서관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경남 양산에 출마해 낙선한 뒤 그해 6월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일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A씨로부터 드루킹을 소개받았다. 이어 같은 달 드루킹과 함께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 지사의 사무실을 방문해 서로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비서관은 조사 및 조서 열람을 모두 마친 뒤 나와 취재진에게 “모든 내용을 가지고 있는 그대로 소상하게 소명했다”면서 “소명된 내용을 특검에서 잘 검토해서 결론이 빨리 나오고, 빠른 시간 안에 드루킹 사건의 진실이 잘 밝혀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에게 드루킹을 왜 소개했는지를 묻는 거듭된 질문에는 송 비서관은 “죄송합니다”라고만 짧게 답하고 말을 아꼈다. 송 비서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사회2조정비서관, 지난 대선에선 문재인 대통령 캠프 수행총괄팀장을 맡았다. 이날 특검은 그가 대선 과정에서 드루킹이 자신의 최측근인 도모·윤모 변호사의 캠프 참여와 이후 인사 청탁에 관여했는지 등을 캐물었다. 지난 9일 시작해 10일 새벽에 끝난 김 지사와 드루킹의 대질신문은 2016년 11월 9일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현재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린 상황이다. 특히 드루킹의 인사 청탁 시점과 김 지사로부터 격려금을 받았다는 진술 중 일부가 흔들렸고, 김 지사 측이 이에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특검의 고민이 깊어진 분위기다. 지난 5월 옥중 편지에서 킹크랩 시연 장면을 여러 사람이 봤다던 드루킹은 대질신문에선 김 지사와 독대한 상황에서 시연했다고 말을 바꿨고, 김 지사는 독대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일단 특검은 이미 확보한 물증으로도 김 지사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선 특검이 김 지사의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검의 1차 수사기간은 오는 25일까지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관화미심… 연꽃 보고 있자니 마음도 고와진다

    관화미심… 연꽃 보고 있자니 마음도 고와진다

    짧은 장마가 지나가더니 햇볕의 기세가 맹렬합니다. 한증막에 들어선 듯 숨이 턱턱 막혀 이곳이 한국인지 동남아인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무더위에도 제 일에 열심인 꽃이 있습니다. 계절을 아랑곳하지 않고 꽃잎을 틔우는 일에 열중하는 꽃, 연꽃입니다. 연꽃의 고고한 자태와 고운 색을 보노라면 여름이 연꽃의 계절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경기 양평의 세미원에는 지금 연꽃이 한창입니다. 연과 연 사이를 거닐며 연향에 취해도 보고, 넘실거리는 연꽃 바다에 무시로 감탄도 합니다. 이곳은 정말, 연꽃이 한창입니다.수십 가지 연꽃이 활짝… 19일까지 연꽃문화제 ‘관수세심(觀水洗心) 관화미심(觀花美心)’이라 했다. ‘장자’의 말로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뜻이다. 세미원이라는 이름은 이 문구에서 따왔다. 세미원은 물과 어우러진 연꽃 정원이다. 6월 중순부터 8월까지 홍련과 백련을 포함해 수십 가지 연꽃이 피는 만큼 여름에 찾는 이가 가장 많다. 세미원 연꽃문화제가 열리는 19일까지는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문 여는 시간을 연장한다. 세미원이 처음부터 연밭이었던 건 아니다. 연밭 부지는 15년 전만 해도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들로 가득했다. 상수원 보호구역이라고 사람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두른 철망이 오히려 독이 됐다. 철망에 쓰레기가 걸리며 수질은 더욱 악화됐다.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힘을 합쳐 수질 정화 능력이 뛰어난 연을 심기 시작했다. 여기에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2004년, 세미원이 문을 열었다.백자 청아함 닮은 백련지… 한복 차려입은 듯 홍련지 여기도 연꽃, 저기도 연꽃. 어느 곳을 보아도 연꽃이다. 여름 바람이 일렁이자 연꽃들이 일제히 춤을 춘다. 연꽃의 파도가 밀려온다. 세미원에서 연꽃을 볼 수 있는 곳은 크게 세 곳. 홍련지, 백련지, 페리기념연못이다. 홍련지의 붉은 연꽃은 끄트머리로 갈수록 색이 붉어진다. 하얀 듯 불그스름하고 불그스름한 듯 하얗다. 안내판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모습’ 같다는 설명이 있다. 말 그대로다. 홍련은 연지 곤지 찍고 분홍빛 한복으로 단장한 여인을 닮았다. 바라볼수록 우아한 자태요, 뜯어볼수록 오묘한 색이다. 5000㎡ 연못에는 움푹 들어간 나무 데크 두 개가 있어 사진을 찍기 좋다. 이른 아침부터 대포 같은 카메라를 든 사람들도 여럿이다. 백련지의 흰 연꽃은 백자의 청아함을 닮았다. 백련지 가운데에는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리, 일심교가 놓여 있다. 돌다리는 두 사람이 동시에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폭이 좁다. 딴생각에 빠지지 말고 지금 내딛는 한 발에 집중하라는 의미일 터. 연잎이 워낙 크다 보니 다리를 건널 때 어쩔 수 없이 연잎을 스치게 된다. 바다의 물살을 가르듯 연잎의 바다를 헤치고 나아가는 기분이 근사하다.연꽃 단지 중 유독 사람이 몰린 곳, 세계적인 연꽃 연구가 페리 슬로컴 박사의 이름을 딴 페리기념연못이다. 이곳의 연은 페리 박사가 손수 개발해 세미원에 기증한 것들이란다. ‘미세스 페리 디 슬로컴’, ‘더 퀸’이라는 이름의 연꽃들은 화려한 외양을 뽐낸다. 연보다는 새색시의 부케 같다. 뭉게구름처럼 뽀얀 미색의 꽃잎이 겹겹이다. 그 모습이 어찌나 탐스러운지 카메라를 든 이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연못 앞에는 기와지붕을 올린 정자가 있다.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이들의 표정이 평온하다. ‘관화미심’, 연꽃을 보고 저도 모르게 마음이 고와진 탓일 게다. 연꽃만큼 정원의 면면도 어여쁘다. 냇가에 놓은 돌다리 길, 한강 물이 솟아오르는 장독대 분수, 탁족할 수 있는 세족대, 돌 빨래판으로 만든 산책길 세심로, 모네의 그림 ‘수련’을 재현한 사랑의 연못, 나룻배 52척을 연결하고 위에 목판을 얹은 배다리 등 각 구역이 짜임새 있다. 그중 세족대와 세심로는 직접 발을 담그고 걸어 볼 가치가 있다. 더운 날씨에 연꽃을 보겠다고 이리저리 발품을 팔았다면 세족대는 더위를 떨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세족대에는 탁족을 하며 몸과 마음을 씻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발을 씻으며 마음도 가다듬었던 옛 선비들처럼 말이다. ‘관수세심’(觀水洗心)에 걸맞은 공간이다. 세족대 물에 5분만 발 담가도 정수리까지 시원 세족대 물에 발을 담그면 ‘악’ 소리가 난다. 햇볕이 뜨거워도 물은 한겨울 얼음장처럼 차갑다. 5분만 발을 담가도 더워진 정수리까지 시원해진다. 깨끗함은 연꽃의 속성이다.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 오물에서 피어도 향기가 그윽하다. 세심로는 빨래판에 옷을 빨 듯 길을 걸으며 마음의 때를 씻어내라 한다. 빨래판 모양의 길을 걷는다고 때 묻은 마음이 금세 깨끗해지지는 않겠지만, 연꽃과 나란히 걸으며 발걸음 하나하나에 집중해 본다. 어젯밤 든 부정적인 생각, 그 전날 내뱉은 가시 돋친 말을 빨래판 길에 툭툭 털어 본다. 맑은 꽃을 닮고 싶다는 마음을 품어 본다. 세미원의 화두, ‘관수세심 관화미심’을 행하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연꽃을 보고 사진을 남기는 것이 아니던가. 세미원은 한낮보다는 이른 아침에 가는 편이 낫다. 연 꽃봉오리가 아침에 열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 적기 때문이다. 햇빛을 가릴 모자나 양산은 필수다. 글 이수린 유니에스 여행작가·사진 장명확 작가
  • [단독] 송영무 ‘기무사 해편’ 전날 文 독대…유임론 부상

    [단독] 송영무 ‘기무사 해편’ 전날 文 독대…유임론 부상

    ‘개혁하되 사령부 체제 유지’ 국방부案 宋장관, 직접 보고 후 대통령 재가 받아 ‘국방개혁 2.0’ 승인 두고는 해석 분분 靑 “대통령, 宋 거취 언급 없어”선 긋기 유임 땐 새달 이후로 개각 늦춰질 수도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 보고 누락 의혹과 ‘하극상’ 논란 등으로 경질설이 불거졌던 송영무(69) 국방부 장관의 거취가 묘한 기류 변화를 보이고 있다. 7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송 장관은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을 독대하고 기무사를 개혁하더라도 사령부 체제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국방부 안을 보고해 재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기무사 개혁에 대한 문 대통령의 승인이 곧 송 장관에 대한 재신임으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정부 소식통은 “송 장관이 지난 2일 저녁 문 대통령을 독대하고 기무사를 사령부 체제로 유지하는 형태로 개혁해야 한다는 국방부 안을 직접 보고했다”고 말했다. 기무사 개혁위가 제시한 3가지 방안, 즉 사령부 형태로 존속, 외청 형태로 독립, 국방부 본부로 배속 중 첫 번째 개혁안을 보고해 문 대통령의 승인을 얻었다는 것이다. 실제 송 장관은 지난 2일 오후 일부 기자에게 “기무사가 몹쓸 조직은 아니지 않나. 키워야 되는 조직”이라며 “정상 위치로 돌려놓기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개혁을 진행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기무사의 정치 개입과 민간인 사찰 등은 개혁하더라도 보안·방첩을 담당하는 군 통수권 보좌 기능은 유지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송 장관과의 독대 다음날인 3일 기무사 ‘해편’(解編)을 통한 새 사령부 창설을 지시하고 남영신 신임 기무사령관을 임명하는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이에 대해 정부 소식통은 “송 장관의 뜻이라기보단 국방부의 뜻을 받아 준 것”이라고 했다. 송 장관이 전날 페이스북에 “남은 5개월 동안 ‘국방개혁 2.0’과 관련한 국정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국방개혁 완수 의지를 보인 것도 유임설에 무게를 싣는 대목이다. 적어도 국방개혁 2.0을 추진하기 위한 60여개 법률 재개정이 진행되는 올해 말까지는 송 장관이 유임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여전히 송 장관의 거취에 대해 인사권자가 판단할 문제라는 중립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송 장관의 거취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이 그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송 장관 교체에 대한 청와대 기류가 바뀌었느냐는 질문에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송 장관이 유임될 경우 개각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김 대변인은 이달 안에 개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답해 다음달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제2의 기무사’ 안 되려면

    국군기무사령부를 대체할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창설을 위한 국방부 창설준비단이 어제 출범했다. 남영신 신임 기무사령관이 준비단장을 맡아 기무사를 해체하고 과거와 완전히 단절된 새로운 사령부를 설립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동안 기무사가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사찰하고 계엄 문건을 작성하는 등 불법행위를 계속해 왔다는 점에서 해체 후 재편성은 당연한 수순이다. 새 군 정보기관 창설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지만, 기무사의 전신인 보안사령부(보안사)도 불법사찰로 해체할 때 ‘반짝 개혁’ 시늉만 하고 그 나쁜 관행을 유지한 만큼 우려가 있다. 준비단이 밝힌 사령부 창설 목표 시한은 다음달 1일이다. 조직 축소와 인적 청산은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게 됐다. 국방부의 기무사 개혁위원회는 앞서 4200여명인 정원을 30% 감축하라고 권고했다. 따라서 장성 수는 9명에서 6명으로, 50여명인 대령은 30명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존립 근거인 군사안보지원사령부령에는 사령부 요원들의 정치적 중립과 민간인 사찰 및 오남용 금지 등을 담은 직무수행 기본원칙을 담은 조항을 신설했다. 그동안 자체 견제 수단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따라 사령부 감찰실장에는 민간인인 현직 검사를 임명한다고 한다. 권고안대로 운영된다면 과거 기무사의 불법행위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다. 그러나 수십 년간 은밀하게 이뤄졌던 민간인 사찰과 정치행위를 근절하기엔 역부족인 듯싶다. 기무사는 1950년 이승만 정권 시절 만든 특무부대에서 방첩대, 보안사 등 여러 차례 이름을 바꾼 전력이 있다. 1991년 윤석양 이병의 보안사 민간인 사찰 폭로 뒤 기무사로 바뀌었을 때도 개혁을 앞세웠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개혁은 용두사미가 됐고, 군 정보기관의 정치 개입과 민간인 사찰 속성이 유지됐다. 즉 정보부대를 운영하는 시스템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다. 그래서 군 정보기관의 환골탈태는 대통령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문민정부 첫 대통령인 YS도 기무사 개혁을 위해 사령관 계급을 중장에서 소장으로 낮추고 대통령 독대를 없앴다. 그러나 군 정보의 필요성 때문에 1년 만에 독대를 부활시켰다. 계급도 중장으로 회복시켰다. 노무현 정부는 대통령 독대를 금지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부활시켰다. 기무사 개혁위가 사령관의 상시 대통령 독대 관행 폐지를 권고한 만큼 실행돼야 한다. 대통령 등이 군 정보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국정 운영을 하는 능력을 발휘할 때, 창설되는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개혁이 시작되고 완성될 것이다.
  • 시민단체 “기무사 개혁위 개혁안은 면죄부…해체 수준 개혁해야”

    시민단체 “기무사 개혁위 개혁안은 면죄부…해체 수준 개혁해야”

    시민사회 종교단체들이 기무사 개혁위원회의 개혁안을 “안일한 발상”이라고 비판하며 “조직 혁신, 인적 청산, 통제 방안 마련의 원칙에 따라 명실상부한 해체 수준의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군인권센터와 참여연대 등 27개 단체는 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위가 내놓은 방안은 사실상 기무사에 주는 면죄부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개혁위의 주장대로 법령 제·개정이나 인원 감축, 편제 조정 등이 기무사 해체로 이어질 수 있다면 군 정보기관 개혁은 이미 오래 전에 완성됐을 것”이라면서 “기무사는 해체하고, 보안·방첩 등 기무사가 지닌 방대한 기능을 여러 기관으로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무사가 군인과 민간인을 무차별 사찰하는 데 빌미로 쓰인 대공수사권도 조정해야 한다”면서 “군 정보기관의 일탈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상시로 감시하고 보고할 수 있는 통제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국민적 공론화를 통해 철저하고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면서 “또한, 자유한국당은 기무사의 초법적인 행위를 감싸고, 사안의 본질을 흐려 개혁을 무마하려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혁위는 전날 기무사령부의 조직과 관련해 ▲현 기무사령부 체제 유지 아래 근본적 혁신 ▲국방부 본부 체제로 소속 변경 ▲정부 조직인 ‘외청’ 형태로 창설 등 3가지 방안을 권고했다.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독대 금지, 기무사 인원 30% 이상 감축 등도 개혁 방안으로 내놨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기무사 역사의 뒤안길로…‘정치개입·민간인 사찰’ 무소불위 70년

    기무사 역사의 뒤안길로…‘정치개입·민간인 사찰’ 무소불위 70년

    1948년 정부 수립 즈음 설립돼 70년간 군 정보를 틀어쥐며 정치 개입과 민간인 사찰, 쿠데타 모의 등으로 한국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은 국군기무사령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기무사 개혁위의 개혁안과 국방부의 기무사 개혁안을 검토하고서 “기무사를 ‘해편(解編)’하고 과거와 역사적으로 단절된 ‘새로운 사령부’를 창설하라”고 지시했다. 해편은 기무사를 해체 수준으로 재편한다는 의미다. 사령부로서의 지위만 유지될 뿐 ‘기무사’란 명칭도 바뀌며, 사실상 해체에 가까운 쇄신 수순을 밟게 된다. 기무사의 모체는 정부 수립 3개월 전인 1948년 5월 설치된 조선경비대 정보처 특별조사과다. 이후 특별조사대, 육군본부 정보국 방첩대로 개편돼 대공업무를 전담하고 간첩검거 임무를 수행했다. 1950년 한국전쟁 이후 대공전담기구를 확대하고자 육군 특무부대와 해군 방첩대, 공군 특별수사대가 3군에 각각 창설됐다. 기무사의 병폐인 정치 개입과 공작은 설립 당시부터 시작된 ‘고질병’이었다. 1949년 기무사 전신인 육군본부 방첩대의 김창룡 대장은 김구 선생 암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김구 선생을 살해한 안두희는 방첩대 소속 육군 포병 중위였으며, 김창룡은 사건 당일 안두희를 방첩대 영창으로 이감해 특별 배려하는 등 배후 은폐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창룡은 방첩대를 확대·개편한 특무부대의 대장을 맡아 이승만 당시 대통령의 비호를 받으며 각종 정치 공작과 사건 조작을 자행했다. 군 내외 악명이 높던 그는 1956년 1월 출근길에 육군 서울병사구사령부 참모장인 허태영 대령 등에게 총격을 받아 숨졌다. 허태영은 “군 민주화를 위해 거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룡의 ‘국정농단’에도 특무부대는 1960년대 방첩부대, 보안사령부로 개칭돼 명맥을 이어오다 유신 정권 말기인 1977년 3군의 보안·방첩·수사부대를 통합한 국군보안사령부로 확대·재편됐다. 하나회 중심의 신군부가 장악한 보안사는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자 12·12 군사 쿠데타, 1980년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설치 등을 주도하며 정치 전면에 등장했다. 정치 개입을 넘어 국가 전복까지 획책한 것이다. 노태우 정부 때인 1989년 3월 보안사는 친위쿠데타를 반대할 만한 반정부인사 목록(블랙리스트)을 만들고 이들을 사찰하는 ‘청명계획’을 수립·시행했다. 보안사는 친위쿠데타 디데이 즈음 이들을 전원 검거할 계획이었다. 블랙리스트에는 당시 민주자유당 총재인 김영삼 전 대통령과 야권·재야인사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 이해찬 전 국무총리, 문재인 대통령, 임종석 비서실장이 포함됐다. 청명계획은 1990년 10월 보안사에 근무했던 윤석양 이병이 민간인 사찰 사실을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이후 노태우 정부 퇴진과 보안사 해체 요구가 거세지자 보안사는 기무사로 이름을 바꿨다. 기능 또한 축소됐다. 하지만 기무사는 문민정부와 국민의정부 시기에도 군 정보를 장악하고 사령관이 대통령에게 독대 보고를 하는 등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 참여정부 시기 잠시 독대보고는 중단됐지만 이명박 정부 때 다시 부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기무사는 문재인 정부 들어와 이전 정부 시절 불법 댓글 공작, 세월호 유가족 사찰, 계엄 문건 작성을 주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실상 해체의 길을 밟게 됐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사설] 기무사 개혁안, 국민 요구에는 못 미친다

    국방부 국군기무사령부 개혁위원회가 기무사의 존립 근거인 대통령령과 기무사령부령 등 훈령을 폐지하는 개혁안을 국방부에 보고했다. 기무사의 제도적 장치 폐지는 기무사에 대한 사망 선고나 다름없다. 기무사 인력을 30% 이상 감축하고, 서울을 포함해 광역 시·도 11곳에 설치된 대령급 지휘 기무부대인 ‘60단위 기무부대’ 폐지도 권고했다. 조직은 사령부 형식 유지와 국방부 산하 본부 조직화, 외청 독립 등 3개 안을 모두 보고했다. 조직 존폐의 결정을 국방부와 청와대에 맡긴 것이다. 지금까지 폭로된 기무사의 불법행위와 월권은 상상을 초월한다. 댓글 여론 조작을 통한 정치 개입,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 사찰은 확인됐고, 참여정부 때 노무현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 사이의 통화도 감청했다는 의혹도 터져 나왔다. 최근 가장 논란이 된 계엄 문건의 성격과 관련해 어제 국방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이 마침 수사 경과를 밝혔다. 특수단은 계엄 문건의 제목이 지금까지 알려진 ‘전시계엄 및 하부업무 수행방안’이 아니라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이라고 밝혔다. 계엄 문건 작성 TF는 인사명령과 예산, 별도 장소 확보 등으로 은밀하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활동 기록을 삭제한 시도도 밝혀냈다. 이렇다면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듯 ‘단순 비상대비 문건’이 아닐 가능성도 높아진 것이다. 해체 수준의 대수술 없인 자체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엄중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그러나 기무개혁위가 기무사 존폐에 관한 합의안을 내지 못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발표 직전까지 국방부 본부 조직화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기존 사령부 유지안까지 3개 안이 전부 올라갔다. 기무개혁위에 참여한 전·현직 기무사 간부들의 조직 논리가 개입된 탓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훈령 폐지가 권고된 마당에 사령부 형식을 유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기무개혁위는 기무사령관이 대통령 독대 보고도 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기무사는 군 조직이지만 대통령과 독대하는 특권으로 권력을 강화해 왔다. 노무현 정부 때 사라졌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부활했고, 박근혜 정부로 이어졌다. 기무사 대령과 국방장관이 국회에서 낯 뜨거운 설전을 벌인 배경은 기무사의 특권과 무관치 않다. 대통령이 정권을 유지하는 도구로 기무사를 활용하거나 반대로 기무사가 특권을 악용해 무소불위의 권한을 누릴 여지를 아예 잘라 버려야 한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이번 개혁안을 토대로 방첩과 보안의 기본 임무에 충실하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길 바란다.
  • [기무사 개혁안] 정치 개입·민간 사찰 막는다… 장군 3~4명·대령 20여명 축소

    [기무사 개혁안] 정치 개입·민간 사찰 막는다… 장군 3~4명·대령 20여명 축소

    3개案 중 2개 입법화 안 거쳐 ‘신속’ 기무요원 재배치 통해 정예·전문화대공수사권·대전복 업무 계속 유지 시민단체 “사실상 부활 계기” 비판국군기무사령부 개혁위원회가 2일 발표한 개혁안은 대통령령(국군기무사령부령) 등을 새로 제정해 개혁의 추동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의도를 띠고 있다. 그러나 군인사에 대한 뒷조사를 뜻하는 ‘동향 관찰’ 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지 않은 채 인원만 30% 이상 감축하는 안에 대해선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개혁위 관계자는 “현행 기무사령부령은 두루뭉술하게 된 부분이 많다”며 “구체화된 처벌조항과 단서 조항을 집어넣어 (기무사에서)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하거나 적용해서 마음대로 활동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기무사 존치 근거인 대통령령을 개정해 정치 개입 등 탈선행위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기무사의 설치·운영 근거 조항인 기무사령부령은 목적, 설치, 직무, 조직, 임무, 정원, 무기 사용 등 7개 조항만으로 구성돼 기무사의 광범위한 사찰과 첩보 활동에 악용됐다. 특히 신원조사를 빌미로 한 각종 동향 수집과 국가보안법,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에 대한 수사권한은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과 정치 개입 의혹이 반복되는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집시법이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에 대한 수사권한은 폐지하도록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개혁위는 4200여명에 달하는 기무사 인원을 3000여명 수준으로 계급별 30% 이상 감축하는 개혁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기무사 소속 장군 9명 중 3~4명이 줄고 50여명의 대령 보직도 30여명대로 줄어들 전망이다.개혁위는 서울을 포함한 광역 시·도 11곳에 설치된 대령급 지휘 기무부대인 이른바 ‘60단위 기무부대’는 전면 폐지하는 방식으로 인원 감축을 권고할 방침이다. ‘범진사’ 등으로 불려온 600, 601, 608, 613부대 등 기무부대는 각 지역의 군부대 내에 설치된 기무부대를 지휘, 감독할 목적으로 생겼으나 ‘옥상옥’ 역할을 하면서 민간인 사찰과 정치 개입 여지를 높여 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60단위 부대 인원만 서울 100여명을 비롯해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개혁위는 기무사가 일상적으로 군인사를 관찰해 보고하는 동향 관찰 존안 자료를 없애고 일상적인 군 유선전화 도·감청을 금지하는 한편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독대 보고(대면 보고)를 하지 말라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무사의 군인사 첩보 수집 권한과 대공수사권, 쿠데타 등을 막기 위한 대전복 업무를 그대로 유지한 채 인력 30%만을 감축했다는 점에서 이번 개혁안에서 근본적인 처방이 빠졌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기무사의 인적 청산 없이 잉여인력 30%를 명예 퇴직하는 형식의 감축은 사실상 기무를 살려 주는 꼴”이라며 “동향 관찰권에 대한 완벽한 폐지도 없고 사찰했을 때 처벌하겠다는 강력한 처벌조항 신설이나 대공수사권 폐지 등 알맹이는 빠져 결국은 기무에게 부활할 수 있는 계기를 개혁위가 마련해 준 꼴”이라고 비판했다. 최병욱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도 “기무사 개혁의 핵심인 정보 사찰과 군 지휘관 동향 조사 기능을 그대로 두면서 30%의 인원만 감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잘못된 관행의 동력을 꺾을 순 있어도 언제든지 정치권으로부터의 유혹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여지를 둔다”고 지적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양승태 사법부 재판거래, 엘리트 법관 이권 챙기기였나

    임종헌 USB서 김기춘·이정현 접촉 정황 朴 독대 후 대법원장 특활비도 3배 급증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법관 해외 파견 확대를 위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정현 전 홍보수석 등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과 접촉하려 한 정황이 확인됐다. 또 박 전 대통령 독대 후 양 전 대법원장의 특수활동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행정처 로비의 목적이 사법서비스 개선이 아닌 ‘잇속 챙기기’가 아니었냐는 비판도 나온다. 29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PC 하드디스크와 이동식저장장치(USB) 분석을 통해 행정처가 2012년부터 ‘오스트리아 법관 파견 추진 대책’ 등 법관 해외 파견 관련 문서를 다수 생산한 것을 확인했다. 이들 문건에는 “2010년 이후 중단된 주미 대사관과 주오스트리아 대사관 파견을 되찾아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청와대 인사위원회 접촉을 시도해야 한다”는 구체 방안도 적시됐다. 문서에는 김 전 비서실장과 이 전 수석 등 인사위 인적구성도 담겼다. 2006년 해외 사법부와의 교류 확대를 위해 시작된 미국·오스트리아 대사관 법관 파견은 이명박 정부 때 중단됐다가 2013년 부활했다. 특히 2013년엔 전에 없던 주유엔·주제네바 대표부 파견도 생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당시 행정처의 전방위 로비 목적이 상고법원 도입 외에도 소수 엘리트 법관들의 이익까지 포함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2013년 9월 작성된 ‘(일제) 강제노동자 판결 관련 외교부와의 관계’ 문건엔 ‘판사들의 해외 공관 파견’과 ‘고위 법관의 외국 방문 시 의전’ 등을 기대하며 “외교부를 배려해 절차적 만족감을 주자”고 적혀 있다. 또 이날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가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대법원은 2015년 1월 특활비 예산을 처음 편성한 이후 올해 5월까지 총 9억 6480만원을 지급했다. 수령자는 대법원장, 법원행정처장, 대법관, 법원행정처 간부 등이다. 특히 양 전 대법원장은 월 400만~700만원씩 받던 특활비를 박 전 대통령을 독대한 2015년 8월 이후 한 달에 최대 1285만원까지 수령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당초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로비를 했다는데, 얻은 것은 소수 엘리트들을 위한 이익”이라면서 “사법시스템 개선을 위한 로비였는지, 소수 법관의 이권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양승태 전 대법원장 특활비, 박근혜 독대 즈음 최고 3배 급증

    양승태 전 대법원장 특활비, 박근혜 독대 즈음 최고 3배 급증

    참여연대, 2015년 1월∼2018년 5월 대법원 특수활동비 지급내역 공개 사법농단 의혹의 중심에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특수활동비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독대한 즈음을 전후해 최대 3배가까이 더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가 정보공개 청구로 받아내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2015년 1월∼2018년 5월 대법원 특수활동비 지급내역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기에 유독 많은 특활비를 지급받았다. 대법원 특활비는 양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5년 1월 처음으로 대법원 예산에 편성되기 시작했으며, 올해 5월까지 3년 5개월 동안 903차례에 걸쳐 총 9억 6480여만원이 지급됐다. 이 기간 재임한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 대법관, 법원행정처 간부 등에게 특활비가 주어졌다. 대법원 특활비는 대법원이 자체 편성하지만 기획재정부와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사안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5년 1월부터 퇴임 날인 2017년 9월 22일 사이에 총 2억 2360여만원을 받았다. 이번에 공개된 특활비 지급 총액의 23.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취임 후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총 5920여만원을 받았다. 대법원장에게는 한 달 평균 5.5회에 걸쳐 690여만원의 특활비가 지급됐고, 법원행정처장에게는 월평균 4.2회 436만원가량이 지급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양 전 대법원장의 경우 2015년 7∼12월에는 다른 시기보다 훨씬 더 많은 특활비를 받았다. 다른 때는 한 달에 400만∼700만원 정도를 받았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한 즈음부터 최소 750만원에서 많게는 1285만원까지 지급된 것이다. 대법관들은 월 80만에서 120만원 사이의 특활비를 받으며 1년에 약 1200만원가량을 수령했다. 참여연대는 “매월 100만원씩 ‘수당’을 받은 셈”이라고 분석했다. 참여연대는 “대법원장이나 대법관, 법원행정처 관계자들은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사건 수사, 정보 수집,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활동’을 수행하는 이들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특활비를 직원 격려금이나 회식·접대 비용으로 쓰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며서 “연간 3억원 미만으로 연간 70억∼80억원을 쓰는 국회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국가 재정 낭비임에는 틀림없다”며 “만약 대법원이 특활비 사용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면 전면 삭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사법부에도 법관이나 직원에 대한 윤리감사 ,각급 법원에 대한 직무감찰이나 사무감사 등과 같이 밀행성이 요구되는 활동에 특활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아는 형님’ 지코 “설욕전 위해 시계 2개 차고 왔다”

    ‘아는 형님’ 지코 “설욕전 위해 시계 2개 차고 왔다”

    가수 지코가 설욕전을 제안했다. 28일 방송되는 JTBC ‘아는 형님’에 이종격투기 선수 김동현과 블락비 지코가 출연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두 사람 사이 의외의 인연이 밝혀진다. 김동현은 과거 지코의 앨범을 직접 구입해 사인을 요청한 적 있다는 것. 형님들은 김동현에게 앨범의 행방에 관해 물었고, 솔직한 대답을 들은 형님들과 지코는 웃음을 터뜨렸다. 한편 지코는 형님들에게 설욕전을 제안했다. 지코는 작년 ‘아는 형님’에 출연해, 차고 있던 시계를 걸고 이수근과 속독대결을 펼쳤었다. 당시 지코는 이수근에게 패한 뒤 뺏겼던 시계를 되돌려 받으며 뭐든 함부로 걸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은 바 있다. 1년 만에 다시 돌아온 지코는 양 손목에 찬 시계를 보여주며 설욕전을 제안했고, 형님들은 더욱 승부욕을 불태웠다. 지코 역시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자신이 이길 경우 ‘아는 형님 1방송 1회 출연권’을 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새로운 종목으로 대결을 펼치게 된 지코와 형님들은 어느 때보다 진지한 모습을 보였고, 이에 현장은 숨 막히는 긴장감이 돌았다는 후문이다. 지코와 형님들의 숨 막히는 설욕전은 28일 토요일 밤 9시에 방송되는 JTBC ‘아는 형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기무사 ‘민간인 사찰’ 악명… DJ·노무현 정부도 개혁 못했다

    기무사 ‘민간인 사찰’ 악명… DJ·노무현 정부도 개혁 못했다

    역대 정권에서 줄곧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국군기무사령부는 지속적으로 민간인 사찰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개혁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새 정권과 행보를 함께하며 결국 조직과 위세를 되찾았고 보안사에서 기무사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실질적 개혁에는 실패했다는 게 중평이다.기무사는 1948년 정부 수립 직후에 만들어진 조선경비대 정보처 특별조사과가 전신이다. 특별조사대, 육군본부 특무대 등을 거쳐 1977년 육·해·공군 보안사를 통합해 출범한 보안사로 전성기를 맞았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보안사령관 출신이었고 12·12 쿠데타에서 신군부의 권력 장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기무사령관은 대통령에게 독대 보고를 하기 때문에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통했다. 하지만 1990년 보안사에서 근무하던 윤석양 이병이 김대중·김영삼·노무현·문재인·김수환 등을 포함한 1300여명의 민간인 동향을 사찰했다고 폭로하면서 큰 위기가 왔다. 이때 보안사는 기무사로 이름을 바꿨다. 군사정권 당시 기무사는 쿠데타를 방지하는 역할에 집중했지만 1993년 문민정부 출범으로 존재의 의미가 옅어지기 시작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군대 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척결했는데 이때 당시 기무사령관도 해당됐다. 기무사령관의 계급이 중장에서 소장으로 강등됐고 대통령 독대 보고도 사라졌다. 하지만 1년여 만에 회복됐다. 1998년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기무사를 국방부 정보본부 산하로 통폐합하는 국방개혁안을 마련했지만 기무사 조직의 영향력으로 무산됐다. 노무현 정부도 개혁에 착수했으나 기무사는 거꾸로 군 사이버사령부 창설안을 입안해 조직 확장을 시도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사이버사령부가 만들어졌지만 세력 확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 때문에 기무사는 국방부 소속이 됐다. 하지만 이때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독대가 부활했다. 또 사이버 댓글 등을 통한 여론 조작, 정권을 비난하는 ID를 수집한 뒤 불법을 신원 조회를 하는 등의 행위가 잇따랐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지난 2일 국방부가 발표했듯 기무사가 세월호 참사 당시 유족 등 민간인을 사찰하고 세월호 수색 중단을 위한 논리를 개발한 정황이 발견됐다. 또 박 전 대통령의 퇴진을 위한 촛불집회 당시 위수령 발령과 계엄 선포까지 검토한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8월 임명된 이석구 기무사령관은 4차례의 고강도 개혁 TF를 운영하며 개혁을 추진했다. 1·2·3처 중에 군 인사정보와 동향을 파악하는 1처를 없애고 내부 고발·감시 기구를 만들었지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4200여명의 현원이 유지되는 한편 세월호 유족 사찰에 관여한 내부 장성이 기무사 개혁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셀프 개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文대통령 “삼성공장, 한·인도 협력 상징 되도록 뒷받침”

    文대통령 “삼성공장, 한·인도 협력 상징 되도록 뒷받침”

    이재용 부회장과 첫 공식 접견 “한국서 더 많은 투자 기대” 당부문재인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인도 노이다의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에서 “노이다 공장이 인도와 한국 간 상생협력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공개 활동을 자제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준공식에서 문 대통령과 조우했다. 공식 행사에서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만난 것은 처음이며,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한 것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행사장에 도착한 이후 이 부회장을 5분간 접견했다. 독대 형식은 피했다. 홍현칠 삼성전자 서남아시아담당 부사장과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노이다 신공장 준공을 축하한다”면서 “인도가 고속 경제성장을 계속하는데 삼성이 큰 역할을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대통령께서 멀리까지 찾아주셔서 여기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됐다”면서 “감사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국정농단 사태와 깊숙하게 연루됐기에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과 진보진영에서 비판 여론이 불거졌음에도 문 대통령이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한 것은 인도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 기업을 지원사격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한·인도 기업인 400여명과 비즈니스 포럼을 열고 “인도와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 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며 “그 의지를 담은 것이 신남방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뉴델리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자치경찰, 지역 밀착형 수사·치안 맡아… 경찰 비대화 막는다

    지자체장 아래 경찰 조직 배치 수사권 조정 과정서 檢 강력 요구 검·경 수사권 조정과 함께 ‘자치경찰제’ 도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자치경찰제를 서울과 세종, 제주에서 시범 실시한 뒤 2020년부터 전국 확대를 추진한다. 자치경찰제는 지방분권화의 일환으로 각 지방자치단체 아래에 경찰을 둠으로써 지역 밀착형 수사와 치안 유지를 도모할 수 있는 제도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인 민생 공약이기도 하다. 정부는 21일 “수사권 조정은 자치경찰제와 함께 추진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이는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로 경찰에 대한 사법적 통제가 약화된다면 주민에 의한 민주적 통제라도 있어야 한다”는 검찰 측의 주장을 대폭 수용한 것이다. 앞서 문무일 검찰총장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는 함께 가야 한다”고 요구하며 중앙 경찰 조직의 비대화를 경계했다. 자치경찰제는 현재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제주특별법)에 따라 제주에서 시행되고 있다. 도지사 직속 자치경찰단은 주민의 생활안전 활동, 지역 교통안전 유지 활동, 공공시설과 지역행사장의 경비와 같은 직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강력 사건이나 인지 수사 등은 제주경찰청이 맡아 왔기 때문에 온전한 ‘자치경찰제’의 모습은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행 제주 자치경찰단의 사무 수준을 더욱 확대한 자치경찰제를 내년부터 제주를 포함해 서울과 세종에서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자치경찰의 사무·권한·인력 및 조직 등 구체적인 추진안은 대통령 직속 자치분권위원회가 마련한다. 위원회는 자치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과 인력·조직의 이관 계획 등을 경찰로부터 제출받기로 했다. 자치경찰제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가칭 ‘자치경찰법’을 제정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현행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지방분권법)과 ‘지방자치법’, ‘지방공무원법’ 등 관련 연계 법안들의 개정도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행 지방경찰청의 기능과 업무 가운데 어디까지를 자치경찰로 넘길지 그 범위가 이날 발표된 정부 합의문에 담기지 않아 향후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수사지휘권에 종결권까지 넘겨주지만… 차분한 검찰

    수사지휘권에 종결권까지 넘겨주지만… 차분한 검찰

    과거 사례 비해 반발 수위 낮아 檢개혁 여론에 文 지지율 고공 국회 로비 방침… 쉽진 않을 듯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없애고 수사종결권을 경찰에 부여하는 등 검찰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수사권 조정안이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지만, 검찰의 반응이 과거와 달리 차분하다. 검찰은 정부안 논의 과정에서 배제된 만큼 국회로 넘어가면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검찰 개혁을 바라는 여론이 워낙 강하고 대통령의 지지율도 고공행진을 이어 가고 있는 데다 범여권이 국회 과반수를 차지했기 때문에 검찰의 ‘국회 로비’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문무일 검찰총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왜 국민이 똑같은 내용으로 검찰과 경찰에서 두 번 조사받아야 하느냐”면서 “경찰에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지난 18일 출근길에서 “수사의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수사의 적법성이 아주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대통령의 논리를 반박했다. 문 총장이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기는 하나 과거 검찰총장들이 사표를 던지면서까지 저항하던 것에 비하면 수위가 낮다. 노무현 정부가 2004년 대검 중앙수사부를 폐지하려 하자 당시 송광수 검찰총장은 “차라리 내 목을 쳐라”라며 반발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1년에는 수사지휘권 관련 합의안이 검찰 뜻에 반해 수정되자 김준규 총장이 사퇴했다. 총장의 사퇴는 일선 검사들의 단체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 전직 검사는 “지금 검사들은 과거와 달리 월급쟁이가 돼 이런 문제에 나설 용기가 없다”며 “예전에는 기수별로 일시에 사표를 내고 나가서 기수명을 딴 로펌을 만들자는 각오로 저항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은 수사지휘권을 박탈당하는 것은 물론 수사종결권까지 경찰로 넘겨야 할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법률가가 아닌 경찰이 수사 종결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수사종결권을 경찰이 갖는 것은 사실상 기소권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심 수사지휘권 박탈 수준에서 봉합될 것이라고 믿었던 검찰에겐 큰 충격이다. 이에 문 총장은 검찰과 경찰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차분히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불리한 여론전을 벌이는 것보다 법 개정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을 각개격파하는 게 낫다고 본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법무부나 청와대에 검찰 논리를 설명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지난달 말에 청와대에 일선 검찰청의 의견을 수렴해 제출한 것이 전부”라면서 “국회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어느 때보다 커 검찰의 입지는 크게 줄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워낙 높고 지방선거에서도 여당이 압승한 것은 물론 야당도 적폐 수사를 해 온 검찰에 호의적이지 않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검사는 “검찰이 조직적으로 나서도 흐름을 되돌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검의 핵심 간부는 “정부안이 국민이 바라는 내용이라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檢 “자치경찰제로 경찰 권력 견제” 警 “수사권 조정 지연 의도”

    檢 “자치경찰제로 경찰 권력 견제” 警 “수사권 조정 지연 의도”

    문무일, 文대통령에 “선결” 요청 “거대 경찰 지방정부 통제받아야” 警 “지휘권 폐지될 檢의 어깃장 내년 시범·2020년 전면 도입”정부의 수사권 조정안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자치경찰제’가 검·경 갈등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자치경찰제 도입을 수사권 조정의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면서 다시 논란에 불이 붙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자치경찰제는 지역 경찰의 통제권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넘기는 제도로 ‘지방분권’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검찰과 경찰은 문 총장이 자치경찰제 카드를 꺼낸 이유를 달리 해석하고 있다. 검찰은 현행 국가경찰제 아래에서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면 경찰의 과잉 수사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가 사라지기 때문에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도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경찰은 검찰이 수사권 조정보다 훨씬 실현되기 힘든 자치경찰제를 요구해 수사권 조정을 지연시키려 하고 있다고 본다. 검찰은 수사지휘권 폐지가 기정사실로 된 상황에서 경찰에 대한 마지막 남은 견제 장치가 자치경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에 의한 사법적 통제가 사라지는 대신, 지방정부로부터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경찰은 수사, 정보, 행정 기능을 모두 가진 중앙집권적 국가경찰 체제”라면서 “선거를 통해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가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 통제와 민주적 통제를 모두 받지 않는 경찰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면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명문화한 프랑스나 독일 등 대륙법계에서 경찰의 독자적 수사권을 인정하는 영미법계로 체계를 바꾸는 과정이라면 영국이나 미국처럼 자치경찰로 시스템도 함께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방경찰청 이하 모든 조직과 수사·사무 등 경찰 업무의 99%를 지방정부에 넘기는 방안이나 광역수사대, 지능범죄수사대, 보안수사대 정도만 남기고 수사 파트의 90% 이상을 지방정부로 넘기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는 별개라고 주장한다. 수사권 조정안 발표를 앞두고 검찰총장이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권과 자치경찰제가 동시에 추진돼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면서 “수사지휘권이 폐지된다고 하니 어깃장을 놓는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자치경찰제는 시범시행 후에 별도로 추진될 사안이지 수사권 조정 논의의 전제 조건은 아니다”면서 “검찰은 검찰의 수사권이 비대하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아무 상관없는 자치경찰제로 걸고넘어지려 한다”고 비판했다. 현재 경찰은 경찰개혁위원회의 권고안에 따라 올해 내 자치경찰제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 내년 5개 시·도 시범 시행, 2020년 전면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검찰이 즉각적인 자치경찰제 도입을 요구하는 것은 경찰의 막강한 정보 수집 기능을 수사와 분리시켜 견제하려는 목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사라지고 경찰이 종결권을 갖게 되면 정보와 수사가 결합돼 경찰의 민간인 사찰 등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1승 1무 1패의 함정…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

    1승 1무 1패의 함정…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

    조별리그 각 조 두 팀이 토너먼트에 오르는 대회 방식을 채택한 1962년 칠레월드컵부터 1승1무1패의 ‘숫자놀음’이 시작됐다. 조 2위를 둘러싸고 벌이는 이른바 ‘승점싸움’이 본격화됐고, 경기 하나에 걸린 무게감도 훨씬 육중해졌다.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1무1패는 참으로 얄궂은 전적이다. 마치 동전의 앞뒤와도 같아서 처한 조별 상황에 따라서 ‘지옥의 숫자’일 수도, ‘천국의 숫자’일 수도 있다. ‘골득실차·다득점’이라는 잣대가 등장하면서 더욱 그랬다. 첫 희생자는 아르헨티나였다. ●아르헨티나·스웨덴 등 과거 탈락 사례 즐비 칠레대회 조별리그 D조에서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와 나란히 1승1무1패를 기록해 승점이 같은 공동 2위가 됐지만, 골득실차에서 밀려 잉글랜드에 8강길을 비켜 줬다. 이후로도 1승1무1패의 희생양들은 즐비했다. 1970년 멕시코대회 B조에서 스웨덴은 동률이고도 실점이 1개 많았던 탓에 우루과이에 무릎을 꿇었고, 1974년 서독대회에서는 이탈리아가 역시 1골이 부족해 8강행에 실패했다(당시는 본선 8강 체제였다). 32개국 체제가 갖춰지면서 훨씬 2위 경쟁이 심화된 1998년 프랑스대회에서는 A조 모로코와 D조의 스페인이 1승1무1패를 거두고도 3위로 내려앉았다. 덕을 본 나라도 있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B조의 파라과이와 C조의 터키는 각각 다득점·골득실차에서 간발의 차로 앞서 남아공과 코스타리카를 따돌리고 16강 무대를 밟았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허정무 감독의 한국대표팀이 1승1무1패의 벽을 뚫고 역대 첫 원정 16강을 일궜다. 당시 한국은 1승1패가 된 뒤 최종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와 2-2로 비겼는데, 아르헨티나가 3전 전승을 챙기고 그리스가 1승2패, 나이지리아가 1무2패에 그치면서 극적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한국, 같은 결과로도 2006년엔 프랑스에 밀려 좌절 하지만 2006년 독일대회 때는 같은 1승1무1패를 하고도 2승1무의 스위스, 1승2무의 프랑스에 밀려 16강에 오르지 못한 아픈 기억도 있다. 돌이겨 보면, 같은 조에 속한 팀들의 전력이 균형을 이룰 때 1승1무1패는 3패를 당한 것에 못지않은 ‘극약’이 될 수 있다. 반면 어느 한 팀이 3승을 챙기며 주도권을 확실히 잡는 상황이라면 1승1무1패도 남부러울 것 없는 전적이 될 수도 있다. 지금 신태용호가 처한 F조의 상황은 어떨까. 신태용 감독이 16강에 오르기 위한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밝힌 적은 없다. 그저 “1승1무1패 또는 2승1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것”이라고 말한 게 전부다. 16강 진출 안정권 성적은 승점 5점(1승2무)이다. 뚜껑은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3전 전승을 올린다면 2010년처럼 1승1무1패의 성적만 내고도 16강행 티켓을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 신 감독은 이를 염두에 두고 1승 사냥의 확실한 제물로 스웨덴을 지목했다. 그는 지난 13일 러시아 입성 인터뷰에서 “스웨덴전에 올인했다. 멕시코는 스웨덴전이 끝나고 난 다음에 준비한다”면서 1차전 ‘배수의 진’을 각오했다. 한 번씩 쓴맛과 단맛을 본 축구대표팀에 세 번째 1승1무1패의 조별리그 전적은 실현될까. 그렇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文, 수사개혁 주도 인물 전면에… ‘수사권 조정’ 경찰 손 들어줘

    文, 수사개혁 주도 인물 전면에… ‘수사권 조정’ 경찰 손 들어줘

    檢, 기득권 대거 포기 조짐에 ‘충격’ 문무일, 文과 독대에도 소득 없어 “현실 왜곡” 검사 집단 반발 전망도 경찰 “조정안 나와 봐야” 표정 관리검찰이 기득권을 대거 포기해야 하는 내용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 발표가 임박하며 대검찰청은 충격에 휩싸였다. 반면 경찰은 대통령이 직접 검·경 수장을 불러 식사하는 자리에서 “경찰에 더 많은 수사 자율성을 부여하겠다”며 경찰의 손을 들어준 것에 고무된 분위기다. 특히 이날 저녁 대통령은 민갑룡 경찰청 차장을 새 경찰청장 후보로 전격 지명했다. 민 차장은 그동안 경찰 내에서 수사권 조정 개혁을 주도해 온 인물이다. 검찰에는 이날 두 차례 충격파가 전해졌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청와대 오찬 전 문재인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검찰 의견을 직접 전달했지만 문 대통령의 수사권 조정 의지만 재확인한 채 소득을 건지지 못한 게 첫 번째라면, 독대 뒤 청와대가 공식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문 총장 간 대화내용을 공개한 것이 두 번째 충격파다. 문 총장은 청와대 오찬이 끝난 뒤 4시간여 만인 5시 52분쯤 서울 서초동 대검으로 복귀했다. 이어 고검장 간담회를 가진 뒤 6시 45분쯤 퇴근했다. 문 총장은 대통령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국민이 문명국가의 시민으로 온당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정착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원론적 발언으로 읽힌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 논의 과정에서 문 총장은 반발을 이어 왔다. 지난 3월 대검 기자간담회에서 “궁금해서 (법무부 장관에게) 물어본 적은 있지만 구체적 경과를 알지 못하고 조정안이 있는지 문의했으나 답변을 못 들었다”고 토로해 ‘검찰 패싱’ 논란에 불을 붙인 게 대표적인 사례다.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수사권 조정안 추진 의지를 내비침에 따라 검사들의 집단 반발도 예상된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검찰이 사후적으로 경찰 수사를 통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청와대가 지적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이미 그렇게 하고 있던 일”이라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나온 십수년 전 잣대로 검·경의 현실을 왜곡해 파악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이와 반대로 검찰 스스로 자신들의 과오를 자인하고 있는 만큼 과거 참여정부 시절과 같은 검사들의 집단적인 반발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반면 경찰은 민 차장이 차기 경찰청장에 내정된 것만으로도 수사권 조정은 어느 정도 일단락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검찰이 대통령의 원칙적인 발언에 반발하는 것은 과민한 반응”이라면서 “청와대의 구체적인 수사 조정안이 나와 봐야 알 수 있다”며 표정 관리를 했다. 한편 차기 경찰청장으로 유력했던 이주민 서울청장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대한 축소 수사 의혹에 연루돼 ‘치안총감’의 꿈이 무산됐다. 민 차장이 경찰청장에 임명되면 검·경의 수장을 모두 호남 출신이 차지하게 된다. 전남 영암 출신인 민 차장은 경찰대 4기로 1988년 경찰에 입직했다.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 기획조정담당관, 국민안전 혁신추진TF단장 등을 거쳐 2015년 인천경찰청 제1부장을 지냈다. 이후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장, 서울경찰청 차장, 경찰청 기획조정관을 지낸 뒤 지난해 말부터 경찰청 차장을 맡았다. 2016년 말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한 데 이어 지난해 치안정감으로 1계급 승진하는 등 초고속 승진의 연속이었다. 이어 반년 만에 또 1계급 승진을 눈앞에 두게 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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