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독극물
    2026-02-20
    검색기록 지우기
  • 전담팀
    2026-02-20
    검색기록 지우기
  • 이수영
    2026-02-20
    검색기록 지우기
  • 매니저
    2026-02-20
    검색기록 지우기
  • 오신환
    2026-02-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33
  • 꼬리무는 ‘냉동고 영아 시신’ 의혹

    지난 23일 서울 반포동 프랑스인 밀집 거주지역인 서래마을 한 집의 냉동고 속에서 영아 시신 2구가 발견된 사건은 보기 드문 미스터리 사건이다. 이들이 세상에 나자마자 생을 마감한 연유와 냉동고 유기 과정 등에 대한 의문점이 꼬리를 물고 있다. ●용의자는 누구인가 영아들이 출생 직후 유기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미스터리 해결의 관건은 부모를 찾아내는 것이다. 경찰은 집주인 C(40·프랑스인)씨의 친구 P(47·프랑스인·회사원)씨의 행적에 주목하고 있다.P씨는 지난달 말 휴가를 떠나면서 집을 살펴달라고 한 C씨의 부탁으로 집 보안카드와 열쇠를 갖고 있었다. 방배경찰서 천현길 강력팀장은 “빌라 보안기록을 점검한 결과 P씨만 유일하게 네 차례에 걸쳐 C씨 집을 드나들었다.”고 말했다.P씨는 지난 3일 오후 5시37분부터 6분간,7일 오후 5시57분부터 6분간,13일 오후 6시57분부터 5분간,17일 오후 3시29분부터 5분간 C씨 집에 머물렀다. 각각의 시간이 짧기는 해도 횟수가 잦아 뭔가 ‘작업’을 하려고 맘 먹었다면 충분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동네 주민으로부터 ‘지난 13일 낮 12시쯤 키 160∼165㎝ 정도의 호리호리한 체격을 가진 처음 보는 백인 소녀가 C씨 집 문 앞에 서 있다가 나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14세 가량 되어 보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근처 프랑스 학교와 산부인과 등을 탐문해 이 소녀를 찾고 있다. 이 소녀가 혼자서 또는 P씨와 함께 집에 드나든 것으로 나타날 경우 수사는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영아, 어디에서 출산됐나 영아는 일단 C씨 집에서 태어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현관 입구 왼쪽 화장실과 냉동고가 있는 발코니, 두 곳을 잇는 거실에서 희미한 혈흔을 찾아냈다. 이에 화장실에서 영아들을 출산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영아들을 감싼 비닐봉지가 C씨가 동대문 한 쇼핑몰과 팬시점에서 받아 보관하던 것이라는 점, 영아 한 명을 감싼 수건이 C씨 집에서 쓰던 것이라는 점 등을 볼 때 영아들을 밖에서 들여왔을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건에서 몇 가닥의 모발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유전자(DNA) 감식을 의뢰했다. ●순수 한국인은 아닌 듯 1차 부검 결과 영아들은 백인이거나 황인·백인간 혼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에 공기가 차 있고 탯줄이 잘려 있는 것으로 볼 때 정상 분만으로 태어나 일정 시간 호흡을 한 뒤 숨진 것으로 보인다. 외상이나 독극물 주입 흔적은 없었다. 영아들이 쌍둥이일 가능성도 있다. 영아들은 몸무게가 각각 3.24㎏과 3.63㎏으로 튼실한 상태였다. 천 팀장은 “쌍둥이로 보기에는 무게가 많이 나가는 편이지만 이렇게 태어나는 경우도 있다는 게 부검의의 소견”이라면서 “쌍둥이인지 여부는 DNA 검사결과가 나와야 확인되기 때문에 일러도 1주일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코카콜라 독극물 파문 확산

    코카콜라 독극물 파문 확산

    코카콜라를 생산하는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이 최근 지방에서 발생한 독극물 투입사건을 미온적으로 대처해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사건이어서 파장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코카콜라는 한국시장 진출후 비만과 성인병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불매운동의 대표 식품이 돼있어 엎친데 덮친 악재에 더욱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국코카콜라측은 12일 코카콜라 제품 독극물 투입사건과 관련,“11일 오후 전북 군산시와 전남 나주시 일부지역에서 페트병에 든 코카콜라 제품 리콜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비난여론 일자 뒤늦게 제품 회수 사건이 알려진 이후 10일동안 쉬쉬하다가 독극물이 든 코카콜라를 마신 시민이 병원에 입원하는 등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부랴부랴 제품 회수에 나섰다. 이번 독극물 투입사건은 지난 1일 낮 12시30분쯤 코카콜라측에 협박신고가 접수되면서 알려졌다. 코카콜라 홈페이지 고객센터난에 “20억원을 주지 않으면 콜라 50병에 독극물을 투입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떴다. 용의자는 박모(41)씨. 그는 경찰에 붙잡힌 9일까지 방송사 홈페이지와 불특정 다수인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75차례나 독극물을 투입하겠다는 협박을 했다. 사건이 터지자 코카콜라측은 당초 광주시와 전남 담양군, 화순군만을 제품 수거 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용의자 박씨의 이같은 진술에 따라 이들 지역 기차역 주변 1㎞ 이내의 매장까지 수거대상지를 확대하는 늑장대응으로 일관했다. 문제는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우려한 코카콜라가 사건의 심각성을 축소한 채 영업사원만을 동원해 ‘조용히’ 제품을 회수했다는 점이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돈을 주지 않으면 독극물을 섞겠다고 해 단순한 협박에 그칠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코카콜라측은 사건 파장이 확산되자 12일 트럭 100여대를 동원, 광주시와 담양군, 화순군의 도·소매점에 있는 페트병 제품 2만 5000여상자를 수거했다. 그러나 집중호우로 수거 작업이 늦어져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웰빙영향 콜라 시장도 줄어 고전 이번 코카콜라의 미온적 대처는 웰빙 영향으로 한국시장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 불어닥친 웰빙 생활로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건이 터졌기 때문이다. 코카콜라는 지난 2002년 5990억원의 매출에서 지난해 1000억여원이 떨어진 4984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2001년 295억원의 흑자에서 2003년 78억원의 적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 3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콜라에 독극물 넣어 시중 유통 20대 남성 마시고 중태

    코카콜라에 독극물을 투입해 시중에 유통시킨 4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0일 코카콜라에 독극물을 투입한 박모(41)씨를 공갈 미수 혐의 등으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1∼9일 한국 코카콜라 홈페이지와 회사 관계자의 휴대전화에 75차례에 걸쳐 “20억원을 주지 않으면 콜라에 독극물을 투입해 유통시키겠다.”는 내용의 게시물과 문자 메시지 등을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이어 600㎖ 용량의 페트병 3병에 독극물을 투입한 뒤 지난 9일 전남 화순의 터미널 인근 한 슈퍼마켓과 담양의 한 식당에 갖다 놓은 혐의도 받고 있다. 박씨가 갖다 놓은 콜라를 먹은 이모(25·광주 북구 우산동)씨는 담양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어머니가 집으로 사가지고 간 독극물 투입 콜라를 마시는 바람에 중태에 빠져 서울 순천향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 결과 수거된 3병의 콜라에서는 제초제 성분이 검출됐다. 코카콜라측은 이에 따라 광주시와 전남 화순, 담양 등 광주 인근 도·소매점에 유통된 페트병 전 제품을 수거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는 사채업을 하다가 손해를 본 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범행을 계획했으며, 공갈 혐의로 1개월 반 가량 구속됐다가 지난달 29일 집행유예로 풀려난 지 이틀 만에 범행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27일 개봉 ‘괴물’ 주연 변희봉

    27일 개봉 ‘괴물’ 주연 변희봉

    영화 ‘괴물’(제작 청어람)의 포인트는 괴물이 아니다. 괴물 때문에 들통난 요지경 세상사에 대한 재기 넘치는 크로키여서다. 그렇기에 육감적인 괴물은 코스요리로 치자면 에피타이저다. 메인요리로는 봉준호 감독이 빚어낸 다채로운 인간군상을 꼽을 만하다. 주·조연은 물론 단역들까지 제각각의 생김새를 고스란히 내미는 통에 풍성한 야생화 한다발 같다. 그래도 중심은 있다. 바로 한강변 매점 주인 ‘희봉’역을 맡은 배우 변희봉이다. “이제 방학이고 12세 관람가까지 받아놨으니 가족끼리 이 영화를 많이 봐줬으면 해요. 그냥 한번 보고 말 영화는 절대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거 너무 자화자찬인가요? 으허허허….”(드라마 웃음소리하고 정말 똑같다) “배우에게 만족이란 없다.”더니 결국 본색(?)을 드러낸다. 그만큼 흡족한 눈치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부터 제대로 된 ‘아버지’ 역할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 영화를 해보고 싶던 터였다. 가족끼리 보라는 말도 적당히 오락적이라는 뜻이 아니라 함께 보면 가족에 대해 얘기할 거리가 많을 것이라는 의미다.“무심히 넘어가다가 어느 순간 희봉의 대사 가운데 하나가 귀에 걸리거들랑 그 뜻을 찬찬히 살펴보세요.” 그래서 의욕적으로 설정도 했다.‘젊은 시절 껌 좀 씹었던’ 이미지를 넣기 위해 이에다 보철을 꼈고, 늙고 쪼그라든 뒤에는 곰살맞은 아줌마처럼 변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배에다 깃털뭉치를 한가득 넣었다. 희봉은 둘째 남일(박해일)에게까지 무시당하는, 얼빠진 첫째 아들 강두(송강호)를 끝까지 감싸는 캐릭터다. 졸지에 딸 현서(고아성)를 잃은 아비 심정을 헤아리라면서. 강두가 그리된 것도 젊은 시절 넋 놓고 살았던 자신 때문이라면서.‘컵라면 팔아 대학 보낸´ 남일에게 형을 이해하라고 한다. 그런 넋두리 속에 슬쩍슬쩍 끼어드는 대사가 보통이 아니긴 하다. 거기다 마지막으로 괴물과 맞섰을 때, 그렇게 감싸안았던 강두의 바보짓 때문에 죽으면서도 맥풀린 손짓으로 ‘어여 가.’,‘너라도 살아.’라고 말하는 듯한 그 표정은 참 잊기 힘들다. 그런데 촬영 때는 꽤나 애먹었던 장면이란다.“‘아버지’라는 것 때문에 출연했으니까, 그런 부분들을 정말 강하게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감독이 많이 자제시켰어요. 몇번이나 다시 찍었죠. 그런데 시사 때 보니까 그렇게 자제시킨 게 맞는 거 같아요. 배우가 폭발해버리면 관객들이 스며들지를 못하거든요.” 그러고보니 봉 감독과는 인연이 깊다. 그가 찍은 영화(‘플란다스의 개’·‘살인의 추억’) 모두에 출연했다. 둘의 인연은 80년대 찍었던 단막드라마까지 줄줄 꿰면서 ‘당신 연기를 정말 눈여겨 봤다.’고 봉 감독이 청하면서 시작됐다. 변희봉이라고 영화를 생각 안 했던 건 아니다.80년대 이런저런 연기상을 받을 적에 시나리오도 꽤 받았다. 그러나 그 시절 영화계에는 ‘변강쇠·애마부인·어우동’이 노닐고 있었기에 “방송 나가는 사람이 어떻게….”하며 모두 접었다. 봉 감독이 접근했을 때도 “뭐 별거 있겠냐. 늘그막에 무슨….”하는 생각에 거절하다 ‘초짜’감독이 저리 애쓰는데 싶어 마지못해 승낙했다. 워낙 기대가 없었기에 신경도 안 쓰다 봉 감독 손에 이끌려서야 극장으로 갔다. 물론 맨정신으로는 힘들 거 같아서 소주 2병도 비웠다.“그렇게 ‘플란다스의 개’를 보고서야 아∼ 정말 한국영화가 달라졌구나, 봉 감독 참 대단하구나 하고 무릎을 쳤지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인연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영화 전반에 흐르는 정치적 코드에 대해 물었다.‘괴물’ 도입부는 미군의 한강 포르말린 방류사건이다. 결말부에 ‘에이전트 오렌지’(베트남전 때 미군이 살포한 고엽제)가 등장한다. 그것도 높은 곳에 대롱대롱 매달린 것이 괴물이 처음 등장할 때의 모습과 똑같다.“안 그래도 ‘반미’냐는 질문이 있던데 전혀 상관없습니다. 처음으로 괴물을 등장시키는 영화다 보니 어떤 사실적인 기반이 있지 않으면 어필하기 힘들겠다는 판단에 따라 넣은 ‘설정’입니다.”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김봉석 영화평론가 1. 괴물을 인정하자. 현실에는 없는 괴물. 하지만 있다면 세상 모든 질서와 규범을 바꿀 수 있는 괴물은, 단순히 공상이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는 어둠이기도 하다. 미군기지에서 버린 독극물로 태어난 괴물은 공상 속의 존재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악과 부조리를 상징한다. 2. 낙오자가 괴물을 물리친다. 강두의 가족은 그 누구도 정상에 올라보지 못했던, 초라한 소시민이다. 하지만 괴물에게 잃어버린 가족을 되찾기 위해 최고의 전사가 된다. 그들의 싸움은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3. 봉준호의 유머를 즐겨라.‘괴물’은 썰렁한 듯하면서도 기묘하게 가슴을 울리는 유머들이 인상적이다. 봉준호 특유의 캐릭터와 유머가 ‘괴물’을 이끌어가는 주요 활력이다. 변희봉·송강호·박해일·배두나의 불협화음 같지만 너무나 절묘하게 맞물리는 개그 앙상블과 탁월한 연기가 두드러진다. ●이미경 환경재단 사무처장 ‘괴물’은 환경재단에서 개최하는 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손색없을 정도로 메시지가 분명한 환경영화다. 게다가 환경영화가 이렇게 재밌고 감동적일 수 있다는 걸 증명해 준 걸작이다. 누군가 무심코 내버린 독극물·오염물질, 그로 인해 훼손한 자연 때문에 나와 내 아이와 이웃이 돌연변이 괴물의 발톱에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을,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환기했으면 한다. 봉준호 감독이 시사회장에서 말은 안 했지만, 그가 평소부터 생명과 환경에 투철한 철학이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 쑥스럽지만 부탁드린다. 환경재단 홍보대사 해주실래요. ●정혁현 목사·영상문화연구소 케노시스 대표 ‘괴물’이란 ‘이해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괴물이 두려운 것은 그 통제불가능한 힘의 연원이 감추어진 존재, 그러면서 동시에 가공할 파괴력을 행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괴수영화의 전개 과정은 괴물이 정체를 드러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영화 ‘괴물’이 색다른 것은 이 지점이다. 괴물은 용산 미군기지에서 방류된 독극물로 인한 유전자 변이체이다. 미국은 괴물의 배후이자 그 괴물에 대처하는 과정에도 개입하여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원흉으로 설정된다. 그렇다면 괴물의 정체는 우리나라의 대미 종속이 낳는 치명적인 문제의 징후일까.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영화는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한 가족의 사투를 중심에 놓는데, 그 싸움은 두 겹으로 진행된다. 괴물과 싸우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안전관리 시스템 그 자체와도 더더욱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해결책은 피해자에게 다가가는 길을 찾는 것임에도 시스템은 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한다. 괴물이 사라진 뒤에도 영화의 풍경은 평화롭지 않다. 아니 오히려 더욱 불길하다. 이들의 사회적 위치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서울신문 탐사보도 한강습지] (중) 파주 산남·곡릉천 습지

    [서울신문 탐사보도 한강습지] (중) 파주 산남·곡릉천 습지

    자유로를 따라가다 경기도 파주시 출판문화단지 진입로를 통해 군 부대 철책선 통문을 넘어 산남습지의 남단 장월평천 하구에 도착했다. 습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맨땅엔 삵(살쾡이)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 있다. 발자국 크기로 보아 어린 놈이다. 삵은 1950년대까지만 해도 산과 계곡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시골 양계장을 습격하곤 했었다. 인간이 놓은 독극물을 먹고 죽은 동물들의 사체를 먹는 습성 때문에 2차 중독을 일으켜 지금은 ‘마지막 남은 고양잇과 동물’의 희귀 존재가 됐다. 키를 넘는 갈대숲을 헤치고 장월평천 왼쪽 둑 위를 걸어 한강을 향해 나아갔다. 하천변은 버드나무가 이곳저곳 군락을 이룬 장항습지와 달리 광활한 갈대숲이 장관이다. 갈대와 풀숲 사이에선 인적을 발견한 개개비와 검은딱새의 울음소리가 시끄러웠다. 왼쪽엔 경지정리가 잘된 논들이 강안을 향해 펼쳐져 있다. 신영규 연구관은 “오랜 세월 농경지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간척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멸종위기종 붉은발말똥게 발견 PGA습지생태연구소 한동욱 소장은 지난 2003년 이곳 논과 제방 일대에서 붉은발말똥게를 발견했다. 이 말똥게는 멸종위기종으로 2005년 2월 공식적으로 한강하구습지 서식 동·식물 목록에 추가됐다. 한 소장과 함께 붉은발말똥게가 발견된 곳 주변을 살펴봤지만 게를 발견할 수 없었다. 환경부의 지난 2004년 하구역정밀생태조사 때도 붉은발말똥게는 발견되지 않았다. 붉은발말똥게는 그만큼 희귀하고, 오랜 세월 인간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않은 산남습지의 생물 다양성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좋은 예이다. 이곳엔 저어새도 자주 날아오지만 이날은 눈에 띄지 않았다. 가마우지가 물속을 살피며 잠수할 채비를 갖추고 물위를 날고 있었다. 장월평천 하구 인근의 논들은 올해부터 ‘생물다양성계약’에 따라 수확후 볏짚과 나락을 그대로 남겨 철새들과 텃새의 먹이로 제공하게 됐다. 하천 둔치와 제방엔 작은 톱니바퀴형 녹색 단풍잎 모양의 벌사상자가 흔했다. 한동욱 소장은 “산지에서도 흔하지 않은 벌사상자가 하구역을 따라 대규모 군락을 이루는 것은 특이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장월평천 물웅덩이엔 꽃창포가 군데군데 자라고 있었다. ●도시형 배후습지 장월평천을 나와 자유로 우측 파주 출판문화단지 습지를 찾았다. 갈대숲과 줄·마름이 연못들과 어울려 장관을 이루는 이곳은 한강하구습지 전체의 유일한 배후습지다. 자유로 개설로 가로막히기 이전엔 산남습지와 이어져 있었지만 지금은 한강으로 물을 보내는 갑문이 이곳과 산남습지·한강간을 이어주는 유일한 물길 통로가 됐다. 자칫 출판문화단지를 조성하면서 흙으로 메워질 뻔했다. “한강하구 습지보호구역에선 제외됐지만 개발지역 인근의 도심형 습지로 조성해 현상을 보존한 채 생태관광지로 조성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 한동욱 소장의 견해다. 습지에선 물닭과 논병아리가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희귀조와 참게가 살아야 오두산 통일전망대 인근 곡릉천하구는 개리·재두루미뿐 아니라 다양한 희귀조류들의 천국이다. 멸종위기종 1급인 저어새와 흰꼬리수리·매가 발견되고,2급인 물수리·솔개·말똥가리·독수리·재두루미와 특정종인 황조롱이·뻐꾸기 등도 둥지를 트는 곳이다. 신영규 연구관은 새들의 서식을 위협하는 이곳의 식생변화의 주된 원인은 임진강하류 하구의 지속적 준설과 이에 따른 퇴적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양 장항습지에서 산남습지를 거쳐 이곳 곡릉천 하구역에선 참게가 폭넓게 서식하고 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조사팀(노현수·송성준·김원)은 2004년 강물속과 간조 때 드러나는 강바닥을 현장조사해 다 자란 성체 참게와 어린 참게들이 크고 작은 자갈과 돌 아래에 대량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서울대 조사팀은 보고서에서 ‘참게 방류사업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의 결과일 수도 있으나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이 지역이 어린 참게의 주요 서식지인 것은 분명하다고 밝히고 있다. 참게가 상업적으로 인간에게 미치는 유용한 영향을 고려할 때 다년간에 걸친 생태모니터링을 실시, 참게의 생활사 전체를 자연에서 확인하고 보존하는 사업이 시급하다고 제시했다. ●자연생태 유지해야 다시 자유로를 따라 파주시 교하면 송촌리 곡릉천에 이르렀다. 곡릉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 굽이굽이 이어진 곡릉천은 갈대숲이 어느 곳보다 장관이다.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가 갈대숲 속에 둥지를 짓고 쌍쌍이 먹이를 찾아 하천 물주변과 갈대숲을 부지런히 오가며 적이 지저귄다. 이곳엔 곡릉천하구 강변습지에 서식지를 차린 개리·재두루미·물수리·독수리·말똥가리 등도 가끔 날아든다. 시골에서 한때 닭의 사료로도 이용될 만큼 흔했지만 지금은 개체수가 크게 준 멸종위기종 금개구리의 서식도 확인된 곳이다. 신영규 연구관은 “곡릉천에서는 직강화 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한강하류의 넓은 충적층을 바탕으로 자유곡류하는 하천의 모습이 자연상태대로 비교적 잘 보존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강 방향으로 좌측 천변의 호안은 인공블록이 있고 제방은 소형 차량들이 오갈 정도의 비포장도로가 닦여 있었다. ●개발압력 노출… 보존대책 시급 2년전 인근에 하수종말처리장이 자유로 건너 곡릉천 하구습지 철새도래지와 인접해 건설되자 환경단체에서 파주시장을 고발하고 처리장 공사가 한때 중단되는 홍역을 치렀다. 한동욱 소장은 “결국 종말처리장 공사가 재개됐고, 환경단체와 철새들은 환경측면에서 얻은 것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한 소장은 “하수종말처리장에서부터 상류에 이르는 곡릉천 대부분 구간이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에 꼭 포함됐어야 했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당초 이곳도 보호지역에 포함시키려 했으나 주민들과 파주시의 강력한 반대로 포기했다. 통일동산 등 주변이 택지로 개발되고 인구가 늘면서 곡릉천 하구의 친환경 개발을 원하는 주민·자치단체의 입장과 하천생태를 보전하려는 입장이 상충돼 합의점을 어떻게 찾을지 관심이 가는 지역이다. 파주 산남습지와 곡릉천 하구습지엔 두더지·너구리·대륙족제비·삵·고양이·고라니 등의 포유동물도 발견된다. 한국자연환경연구소 생태조사팀은 파주 수변지역이 출판단지 등의 조성으로 습지가 많이 훼손된 상태로 배후습지와 농경지에 대한 개발압력에 노출돼 있음을 지적한다. 포유류의 서식환경을 보존하는 강력한 보존대책이 시급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산남·곡릉천 습지는 산남습지는 장항습지와 달리 염도가 높아서 버드나무가 살기 힘든 기수중부에 속한다. 경작면적이 장항습지에 비해 적어 인위적 교란이나 훼손이 없이 자연경관과 식생을 유지하고 있다. 이곳은 재두루미·큰기러기·잿빛개구리매 등 다양한 물새의 주요 서식지로 이용된다. 발자국이 발견된 삵과 너구리 등의 서식이 확인됐고, 수역에서는 두우쟁이도 나타난다. 모래무지와 비슷하게 생긴 잉엇과의 민물고기인 두우쟁이는 지난해 5월까지는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돼 있었다. 장월평천이 한강으로 연결되는 부분은 강폭이 한강에서 제일 좁아 유속이 빠르고, 강변에 형성된 검은색의 고운 펄들은 밀물과 썰물이 오갈 때마다 시시때때로 그 형태와 모습을 바꾼다. 강 건너가 김포 전류리 포구다. 퇴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파주지역의 갯벌 퇴적층이 두 시 사이의 경계인 옛날 강 중간부분을 넘어섰다. 그래서 김포 전류리 선단이 황복·잉어·숭어 등을 잡지만 파주 선단은 없다. 오두산 통일전망대 정상에 올라 고양쪽 자유로 방향으로 내려다 보면 멀리 발아래 보이는 타원형의 거대한 녹색습지가 곡릉천 하구습지다. 이곳에선 3년전부터 개리의 먹이인 새섬매자기 군락이 급속도로 줄면서 갈대가 점점 우점종이 돼 지금은 60% 이상을 점하고 있다. 동북아시아∼호주간 물새이동 경로상의 주요 서식처이자 월동지인 한강하구역 가운데 대표적인 서식지다. 식생의 급격한 변화로 이곳을 찾는 철새의 개체수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금천구, 환경관리 최우수구선정

    서울 금천구(구청장 한인수)는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5년도 배출업소 환경관리실태 종합평가’에서 2004년에 이어 2년 연속 최우수구로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평가는 환경법령 위반율 줄이기 추진실적 분야와 행정처분 및 사후관리 분야, 지도·점검 체계, 지도·점검 실적 등 4개 분야 51개 세부항목에 걸쳐 실시됐다. 구는 그동안 환경오염 배출시설에 대해 통합지도 점검계획을 수립해 대기, 수질, 소음, 폐기물, 독극물 등 전반에 걸쳐 집중 점검을 실시해 왔으며, 환경법령위반 사례집과 자체 진단 체크리스트 등을 발간하여 위반업소 줄이기에 노력해 왔다. 구 관계자는 “앞으로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배출업소를 관리하여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살 용기 없어… 아가야 미안…”

    19일 오후 3시40분쯤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 인근 모 여관 2층 객실에서 김모(32·경기도 부천시)와 서모(30·인천시)씨 등 남자 4명이 독극물을 먹고 숨져 있는 것을 여관 주인 조모(62·여)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조씨는 “퇴실 시간이 지나도록 방문이 잠겨 있어 보조키로 방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남자 4명이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오후쯤 여관에 투숙한 김씨 등은 이날 낮 12시쯤 퇴실 할 예정이었으나 모두 간편복을 하고 객실 내에서 나란히 누워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투숙했던 여관 객실 안에서 극약인 청산가리를 비롯해 컵라면과 캔맥주 등이 널려 있었으며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 2장이 이들의 바지 주머니에서 발견된 점으로 미뤄 동반 음독자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은 자신의 수첩에 “더 이상 살아갈 용기가 없다.”며 “우리 아기 잘해주지도 못해 미안해. 아기는 내가 보살필게. 굵고 짧은 인생 마감합니다.”는 유언을 남기기도 했다.숨진 자들 가운데 김모씨는 여관에 투숙하기 직전 경기도 부천시의 모 교회 목사를 찾아가 “잠시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긴 사실도 밝혀졌다.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사회플러스] 인터넷서 만나 동반자살 시도

    서울 강서경찰서는 11일 인터넷 자살 사이트에서 만난 사람에게 동반 자살을 권유한 하모(27)씨에 대해 자살방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씨는 지난 9일 오후 7시쯤 강서구 화곡동의 한 모텔에서 자살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임모(27)씨와 소주 6명을 나눠 마시고 함께 독극물을 복용, 임씨의 자살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독극물을 먹은 임씨는 숨졌으나 하씨는 마신 술 때문에 구토를 하는 바람에 목숨을 건진 뒤 경찰에 자수했다.
  • 나홀로 해외 배낭여행 주의!

    “홀로 배낭여행, 특히 조심하세요.” 터키 배낭여행 중 지난달 초 행방불명됐다가 지난 3일 시체로 발견된 임지원씨 사건을 계기로 배낭여행 ‘주의보’가 내려졌다. 배낭여행의 경우 선진국에서도 피해사례가 계속 접수되고 있다는 게 외교통상부 설명이다. 정달호 재외동포 영사대사는 4일 “배낭여행의 경우, 특히 혼자 여행하는 경우 선진국·후진국 가릴 것 없이 피해사례가 많이 접수된다.”고 밝혔다.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스트리아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정 대사는 “경찰을 사칭, 소지품을 다 내놓으라고 하고 금품을 뺏거나, 혼자 외롭게 카페 등에 앉아 있으면 친구가 돼주겠다고 접근해 술값을 내주는 척 주문을 많이 해 돈을 갈취한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주 터키 우리 대사관도 홈페이지에 지난달 초 이같은 내용의 여행 주의사항을 게시했다. 최근 쿠르드족 폭동이 남동부에서 수도 이스탄불까지 번지면서 지난 2일엔 만원버스에 화염병 투척 테러까지 발생,3명이 숨지기도 했다. 외교부는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안전정보(www.0404.go.kr)를 꼭 숙지할 것을 당부했다. 임씨의 경우 현지 경찰은 지난 9∼14일께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뚜렷한 외상은 없으며 독극물 살해여부 등은 부검 결과가 나오는 1∼2개월 뒤에 밝혀질 것 같다는 게 현지 경찰의 설명이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5·31지방선거 공천잡음 극심

    지방선거를 두달 앞두고 공천 탈락자들의 극단적인 행동과 음해성 루머가 난무하는 등 공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전남 화순 민주당 소속 김모 전 군의원은 최근 공천탈락에 반발, 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자신의 왼쪽 검지를 잘라 당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달 29일 경북 경주 한나라당 정종복의원 사무실에서는 기초의원 공천에 탈락한 이모씨가 정 의원 앞에서 독극물을 마셔 현재 의식불명 상태다. 서울 중구청장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류재택 후보는 공천 탈락소식을 듣고 쓰러져 응급실로 후송되는가 하면 지지자 50여명이 가두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한나라당이 2004년 중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던 인사를 공천하자 ‘비공개 밀실공천’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경남 창원시의원 후보공천에서 탈락한 시의원 3명은 이주영 경남도 부지사 집으로 몰려가 “여론조사가 조작됐다.”며 소동을 벌이고 이 부지사의 사퇴를 요구했다. 전북 완주군에서는 열린우리당에 군수공천을 신청했다가 배제된 이종석 예비후보가 법원에 상대후보 공천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민주당 광주 서구청장 신현구 예비후보는 전주언 광주시 기획관리실장이 공천후보로 내정되자 밀실공천이라며 유종필 광주시당위원장의 사퇴를 주장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사실상 탈락한 부산 기초단체장 3명의 지지자 500여명은 지난달 31일 부산시당사로 몰려가 “야합·밀실 공천을 즉각 중단하라.”면서 소동을 벌였다. 앞서 26일에는 경남 진주의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 사무실 출입문이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대구에서는 모 공천신청자가 지역 국회의원 등에게 금품과 향응을 뿌린 의혹이 있다는 글이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라와 검찰이 수사를 펴고 있다. 국민중심당 대전시장 후보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한 최기복 범충청권하나로연합 상임의장은 지난달 29일 당을 떠났고, 심준홍 대전시의원도 탈당해 한나라당으로 입당하는 등 공천을 둘러싼 ‘철새행보’도 잇따르고 있다. 전국종합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밀로셰비치 사인공방 가열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박정경기자|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은 죽음을 자초한 것인가.‘심장마비냐, 독살이냐.’ 사인(死因)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그가 러시아로 치료하러 가기 위해 일부러 병을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혈액에서 고혈압 악화 성분 검출 2주 전 밀로셰비치의 혈액 샘플을 채취했던 네덜란드의 독극물 의학자 도널드 유제스는 13일 “밀로셰비치 스스로 고혈압 치료제의 효능을 상쇄(相殺)시키는 항생제 ‘리팜피신’을 복용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밀로셰비치는 지난해 12월부터 신병치료차 부인이 있는 러시아로 보내달라고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에 요구해 왔다. 밀로셰비치 담당 의료진은 평소 고혈압과 심장질환을 앓아온 그에게 치료제를 처방했지만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 등 전혀 약효가 나타나지 않자 이유를 조사하던 중 리팜피신을 발견했다. 앞서 네덜란드 공영 TV NOS는 그의 혈액에서 한센병이나 결핵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가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전날 ICTY도 네덜란드 법의학 연구소의 1차 부검 결과, 사인이 심장마비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지병이 악화돼 자연사했다는 뜻이다. 독극물 검사는 진행 중이어서 최종 보고서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그러나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은 숨지기 하루 전인 1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항생제를 먹은 적이 없다.”며 ‘자작극’을 부인한 뒤 “누군가 나를 독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편지를 받았다면서 1차 부검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ICTY가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로 의사를 급파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권오곤 ICTY 재판관은 “독살설은 문제의 항생제가 발각되자 밀로셰비치가 제기한 것”이라며 “변호사들이 교도소에서 무제한으로 비밀스럽게 만났기 때문에 (약을 건넸을) 의심이 간다.”고 정황을 소개했다.●‘어디에 묻을까.’ 논란도 사분오열 밀로셰비치의 시신은 이날 유족에게 인도됐으나 장지(葬地)를 놓고 정치권과 유족이 사분오열 논란을 벌이고 있다.‘인종청소’를 당한 코소보의 알바니아계 주민들은 “비석 없는 전범 묘지에 묻으라.”고 주장하는 반면 밀로셰비치 지지자들은 국립묘지 안장을 요구한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세르비아 사회당은 국립묘지가 안 된다면 수도 베오그라드에 가까운 고향 포자레바치에 묻을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국장(國葬) 가능성을 일축했다. 가족들도 내분 상태다. 러시아에 망명 중인 부인 미라 마르코비치와 아들은 장례식을 위해 세르비아에 들어갈 경우 체포될 운명이어서 러시아를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형과 딸은 고국 세르비아나 몬테네그로를 각각 제시했다.lotus@seoul.co.kr
  •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사망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사망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임병선기자|‘발칸의 도살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발칸반도가 다시 술렁이고 있다.‘정의의 심판대’에서 전쟁과 학살의 진실을 밝히기도 전에 돌연사로 숱한 비밀과 진실을 덮고 생을 마감했다.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가 운영하던 네덜란드 헤이그의 감옥에서 11일 오전(현지시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64)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은 지난 2002년부터 전쟁범죄와 인권유린 등 66가지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그는 대(大)세르비아 건설을 주창하며 크로아티아전쟁(1991∼95년)과 보스니아 내전(1992∼95년)을 일으켰던 주범이며 보스니아의 7000여 이슬람 교도 학살과 알바니아계 코소보 주민 1만명 이상에 대한 ‘인종청소’를 명령한 냉혈한이었다. ●독살설 규명 위해 곧바로 부검 ICTY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밀로셰비치가 감방 침대에서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으며 자연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과 변호인은 “밀로셰비치가 사망 전 자신을 독살하려는 음모가 있었다고 주장했다.”며 모스크바에서 시체 부검을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 생전에도 밀로셰비치는 고혈압과 심장질환 등을 호소했고 이로 인해 재판이 수차례 중단됐다.ICTY는 지난달 지병 치료를 위해 가족들이 있는 모스크바로 보내 달라는 밀로셰비치의 청원을 거부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미망인 미라야나 마르코비치와 형 보리슬라프는 “ICTY가 그를 살해했다.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망 전날 독살우려 편지 썼다 밀로셰비치의 변호사 젠코 토마노비치는 12일 밀로셰비치가 사망 전날 자신에 대한 독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썼다고 주장했다. 토마노비치는 이날 헤이그 국제유고전범재판소 앞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밀로셰비치의 6쪽짜리 자필 편지 사본을 기자들에게 공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재판소가 모스크바 방문을 거부하는 바람에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가세했다. 러시아는 그의 인종청소를 지원했으며 1999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코소보 무력 개입에도 반대하는 등 밀월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ICTY는 유족의 요구를 묵살한 채 12일 네덜란드 법의학연구소에서 독일 법의학연구소(NFI) 주도로 세르비아 의료진도 배석시킨 상태에서 시체 부검과 독극물 검사를 진행했다. ●“인과응보” “정의의 심판 물 건너가” 엇갈려 희생자 유족들은 “끝나지 않은 재판으로 인해 인류의 비극이 역사의 뒤로 사라지게 됐다.”면서 “수많은 이를 희생시킨 전범에게 신이 심판을 내린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한 간부는 논평에서 “희생자 유족에겐 좌절이며 정의엔 역행”이라고 평했다. 스티페 메시치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그가 재판 말미에 선고를 받지도 않은 채 죽은 것은 유감”이라고 개탄했다. 고국 세르비아에서도 동정어린 애도와 증오의 표출 등 극단적인 반응으로 엇갈렸다고 BBC는 전했다. 유엔 대사를 지낸 리처드 홀브룩은 “서구에서 나만큼 밀로셰비치를 잘 아는 이는 없다.”며 “그를 위해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죽음은 세르비아와의 ‘느슨한 국가연합’으로부터의 독립을 결정하는 5월21일 몬테네그로 주민투표와 현재 진행 중인 코소보(알바니아계) 지위 협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992년 옛 유고연방에서 독립한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마케도니아는 물론 알바니아와 유럽연합(EU)까지 우려 속에서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복수극으로 끝난 빗나간 사랑

    40대 남자가 내연관계에 있는 여성에게 배신당했다는 이유로 4명을 잇따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6일 오전 8시42분쯤 안모(44·무직)씨가 서울 용산구 용문동 다세대주택에서 집주인 김모(31·여)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안씨는 이 집에 세들어 살던 내연녀 K(35·여)씨를 만나게 해달라고 했으나 김씨가 “3주 전에 이사했다.”고 말하자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 안씨는 이어 40분 뒤인 오전 9시20분쯤에는 중구 신당3동 다세대주택 2층에서 집주인 한모(44·자영업)씨의 처 조모(46)씨와 13세,9세된 두 딸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안씨는 한씨 집에서 범행을 마친 뒤 흉기를 손에 들고 나오다 순찰 중이던 경찰관에 발견됐다.그는 미리 준비해둔 렌터카로 20여m 가량을 달아나다 옹벽에 가로막히자 차안에서 독극물을 먹고 목숨을 끊었다. 차에서는 “믿었는데 배신당해 더 이상 살 수가 없다.”고 노트에 휘갈겨 쓴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안씨가 그동안 K씨를 놓고 한씨와 애정관계로 다퉈왔으나 최근 K씨가 안씨를 멀리하려 했다는 주변의 진술 등으로 미뤄 안씨가 복수심 때문에 차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주말탐방] 밀렵

    [주말탐방] 밀렵

    밀렵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매년 겨울철이면 감시단과 밀렵꾼들의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올 겨울엔 혹한과 폭설로 먹잇감을 찾지 못한 철새가 논바닥에서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밀렵꾼이 뿌려놓은 독극물에 중독된 탓이다. 산간지역에서는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마을로 내려오는 고라니, 멧돼지 등도 밀렵꾼들의 총부리를 피하지 못한다. 밀렵에는 총기 소지를 허가받은 전문 사냥꾼만 가담하지 않는다. 주민들도 올무나 덫으로 산짐승을 잡는 데 혈안이다. 논밭에 독극물을 뿌리고, 적발되면 “난 모른다.”며 오리발을 내밀기 일쑤다. 밀렵 실태에 관해 알아본다. ■ 실태와 유통 현황 지난 5일 오후 동진강을 끼고 드넓게 펼쳐진 전북 김제시 공덕면 저산리 동자마을의 한 논. 최근 내린 폭설로 덮인 들판 군데군데가 녹으면서 까만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이곳엔 볍씨가 뿌려져 있고, 주변엔 수십마리의 청둥오리 사체가 널려 있다. 야생동물보호협회 밀렵감시단 관계자는 “밀렵꾼이 곡식에 독극물을 섞어 뿌린 것 같다.”며 “까마귀 등이 죽은 오리를 먹고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이에 앞서 2일 오전. 이곳으로부터 5∼6㎞쯤 떨어진 백산면 백산제와 인근 하천 논바닥 등지에도 오리류 등 철새 수백마리가 하얀 배를 드러내 죽은 채 물위에 떠있다. 인근 관망대 저수지와 동진강의 각 지천, 농수로에서도 수십∼수백마리의 철새들이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 국제보호종인 가창오리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모두 독극물에 중독된 것이다. 같은 날 전북 완주군 소양면 소양천에서도 50마리 이상의 철새가 떼죽음을 당했다. 감시단은 지난달 30∼31일 백산제 인근에서 쥐덫과 독극물을 이용해 가창오리 3마리와 청둥오리 7마리를 수거하던 주민 A(39)씨와 B(55)씨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B씨는 “백분에 소주를 타서 실험해 봤다.”며 독극물 사용을 극구 부인했다. 그러나 주변 들녘에선 청산가리가 든 찔레 열매가 발견됐다. 감시단 관계자는 “철새들이 저수지 등이 얼어붙으면서 일부 눈이 녹은 논바닥으로 먹이를 찾아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 같다.”며 “2∼3명이 한 조를 이뤄 주야간 감시에 나서지만 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감시망을 피해 곳곳에서 철새 밀렵이 이뤄지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난 4일 오후. 전남 곡성군 죽곡면 들판.“탕 탕…”두세 발의 총소리가 공간에 울려퍼졌다. 이날 영산강유역 환경관리청·지역 밀렵감시단 등이 멧비둘기를 사냥하고 있는 C(48)씨를 현행범으로 적발했다. 이들 감시단은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장성군 진원면, 담양군 대전면 등 순환수렵장으로 허가되지 않은 지역에서 꿩·너구리 등을 포획한 30명을 야생동식물보호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밀렵사범 14명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강원 춘천경찰서도 지난 5일 고라니를 밀렵한 P(46)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밀렵꾼의 사냥대상은 고라니, 까투리, 멧토끼, 산양, 수달, 오소리, 너구리 등을 망라한다. 유해조수든, 보호종이든 가리지 않는다. 강원도와 충북 산간, 백두대간 일대 등 전국 곳곳이 사냥터나 다름없다. 한 엽사(45·광주 거주)는 “이 지역에 폭설이 쏟아졌던 지난달 말 장성과 나주 등지에서 멧돼지와 고라니 각 1마리와 수십마리의 꿩을 잡았다.”며 “야간에 야트막한 야산 길목으로 내려오는 산짐승들이 주된 타깃이었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지난 7일 전북 익산의 K음식점이 야생동물을 팔고있다는 익명의 제보가 감시단에 접수됐다. 감시단은 즉시 출동해 이 음식점 냉장고를 뒤져 청둥오리 5마리와 멧비둘기 5마리를 수거했다. 일부 손님들은 독극물에 중독된 이 동물 요리를 즐기고 있었다. 주인 D씨(70)는 구입경로 추궁에 “모른다.”며 “나 혼자 감당하겠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는 경찰로 넘겨져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음식점은 청둥오리 한 마리를 7000원에 팔고 있었다. 광주시와 이웃한 농촌지역 한 식당 주인은 “매년 이맘 때면 오소리 등 ‘귀한 물건’이 자주 들어온다.”며 “그럴 때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인사들에게 연락해 제공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가격은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와 춘천·원주 등 대부분 지방 대도시에는 밀렵으로 포획된 산짐승을 요리해 파는 음식점이 5∼10개씩 성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밀거래 가격은 멧돼지 60∼100㎏짜리가 100만∼150만원, 고라니 50만∼60만원, 청둥오리·꿩이 각 3만원, 멧비둘기 1만원 등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소리·산양·수달 등 희귀종이나 몸의 특정 부위에 좋다고 알려진 일부 동물들은 특정가격이 존재하지 않는다. 한 식당 주인은 “희귀한 야생동물은 임자를 만날 경우 부르는 게 값”이라며 “일부 부유층은 이를 요리해 먹는데 수백만원도 아까워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야생동물 밀거래는 잘못된 보신문화에서 비롯되고 있다. “오소리 쓸개가 정력에 좋다더라…”는 식의 검증되지 않은 풍문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일그러진 보신 수요가 공급을 만들고, 공급선은 밀렵을 통해 마구 야생조수를 포획하는 악순환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밀렵 동물은 음식점이나 건강원 등지를 통해 은밀하게 거래되는데다 단골손님이 아니면 물건을 내놓지 않아 당국의 적발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규모·단속현황 밀렵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대한수렵관리협회에 따르면 밀렵동물의 시장규모는 연간 무려 1500억∼3000억원을 헤아린다. 밀렵꾼만도 3만 5000여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불법 엽구사용자는 2만명으로, 이들이 산과 들녘에 설치해 놓은 올무·창애(덫) 등은 500여만개로 추정된다. 이밖에 총기사용자 1만 1000여명, 독극물 사용자는 500여명으로 추산된다. 건강원과 재래시장 등 불법 유통망 종사자는 3000여명 등이다. 그러나 각종 환경보호단체 등이 연간 수거하는 불법엽구는 1만 5000∼3만여개, 감시단에 적발된 밀렵꾼은 1000여명 선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11월20일부터 올 2월 말까지 순환수렵장으로 지정된 곳은 강원도 춘천·횡성과 전남 구례·함평 등 15개 자치단체가 전부이다. 따라서 나머지 지역에서의 사냥은 모두 밀렵에 해당된다. 지정된 수렵장이라 할지라도 일출 전, 일몰 후에 하는 사냥은 모두 불법이다. 또한 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적·황·녹색의 ‘포획 승인증’에 규정된 동물만 사냥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밀렵에 해당한다. 적색은 멧돼지까지 포획이 가능하며, 황색은 고라니, 녹색은 꿩 등 조류에 국한된다.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전북지부 고판호(41) 사무국장은 “관련법은 강화됐지만 감시하는 자치단체의 인력은 고작 1∼2명뿐”이라며 “밀렵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자각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은 자치단체가 민원 등을 이유로 수렵장 지정을 기피하고 있는 만큼 관련제도를 개선해 전국에 ‘사냥터’가 골고루 분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구례 감시원 한태천씨의 호소 “지리산·섬진강 일대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을 지켜주세요.” 백두대간의 끝자락인 지리산 일대에서 ‘밀렵꾼과의 전쟁’을 벌이는 한태천(51·전남 구례군)씨는 매년 이맘 때면 할 일이 태산 같다. 그는 “먹이를 찾아 민가 부근으로 내려오는 산짐승들이 밀렵의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깊은 산중보다는 산자락, 들판 등지에서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례 토박이인데다 7년 전 군의 ‘밀렵감시원’으로 위촉된 이후 야생조수의 이동경로까지 알 정도로 사정에 밝다.“밀렵이 이뤄지는 길목 차단과 매복감시에 중점을 둔다.”는 그는 멸종 위기에 놓인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생업을 내팽개치다시피 했다. 요즘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산야를 헤치며 사냥꾼들이 보호수종을 잡지나 않는지 감시의 끈을 더욱 죄고 있다. 올무나 덫에 걸린 동물을 처리하고, 불법 사냥을 하다가 적발된 사람을 붙잡아 경찰에 넘기기도 한다. 구례군은 올해 산동·문척·간전면 등 150㎢가 순환수렵장으로 지정하면서 외지 수렵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들에겐 적·황·청색으로 분류된 ‘포획 승인증’이 무색할 정도로 규칙을 지키지 않고 있다. 한씨는 외지 차량이 들어오면 이들을 뒤쫓아가 ‘승인증’부터 확인하고 허가된 수종 이외의 것을 잡는지 감시의 눈길을 떼지 못한다. 최근엔 피아골 인근에서 밀렵꾼이 놓은 덫에 걸린 멧돼지를 풀어주고, 인근에 설치된 각종 엽구를 수거했다. 지역 환경단체들과 야생조수 먹이주기, 불법 엽구 제거 등 야생동식물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밀렵금지 대상·처벌 밀렵을 하거나 그 취득물을 먹는 사람은 어떤 처벌을 받을까. 그동안 밀렵은 ‘조수보호 및 수렵에 관한 법률’과 ‘자연환경 보존법’의 적용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법률은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불법 사냥과 멸종 위기의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 2월부터 이 두 법률을 ‘야생동식물 보호법’으로 일원화한 뒤 시행에 들어갔다. 이 법은 밀렵꾼의 처벌수위를 높이고, 보호대상 동식물의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르면 멸종위기종을 밀렵하다가 적발될 경우 최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또 예전과 달리 불법 포획한 동물을 먹는 사람과 엽구제작자 등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먹는 자에 대한 처벌대상 동물은 수달, 반달가슴곰, 가창오리, 청둥오리 등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32종의 조류 및 포유류가 포함돼 있다. 이 법은 ‘자연환경 보존법’에 명시되지 않았던 양서·파충류에 대한 보호범위도 구체화했다. 북방산 개구리 등 3종의 양서류와 구렁이, 살모사, 자라 등 6종의 파충류를 ‘식용금지’ 동물로 규정한 것이다. 이밖에 멸종위기에 처한 맹꽁이 등 양서류 6종과 도마뱀 등 파충류 26종 모두 32종에 대해서는 ‘포획금지’ 동물로 지정했다. 건강원 등에서 이들 동물을 유통하거나 판매할 경우 ‘먹는 사람’과 똑같은 처벌을 받는다. 농작물을 해치는 멧돼지·고라니 등은 관할 자치단체가 환경부 승인을 받아 ‘유해조수’로 지정하고, 유해조수는 허가된 엽사들만이 사냥이 가능하다. 농민이 이를 직접 붙잡거나 죽일 경우도 ‘불법’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비둘기가 AI 옮길까?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아시아는 물론 동유럽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도심 공원에 사는 비둘기가 AI를 옮기는 매개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부산시가 긴급 역학조사에 나섰다. 부산시는 3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용두산공원 등 도심공원 4곳과 해운대·광안리해수욕장 등지에서 비둘기 분변 500점을 수거해 보건환경연구원 축산물위생검사소에 보내 AI 감염 여부를 검사한다고 2일 밝혔다. 이는 베트남과 에티오피아에서 비둘기가 AI를 전파하는 것으로 의심돼 검사가 진행 중인데다 비둘기가 인간과 접촉이 많은 조류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베트남의 호찌민시는 AI 주바이러스인 H5N1의 매개원으로 알려진 조류의 차단을 위해 모이에 독극물을 투입하는 방법으로 비둘기 등 야생조류를 살처분하고 있어 이같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비둘기가 AI를 옮긴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다 최근 공원 등지에서 죽은 비둘기를 발견한 시민들이 AI 감염 여부를 검사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해 검사를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이밖에 지난해 말 낙동강 하구 철새도래지에서 가져온 철새 분변 1700점을 보건환경연구원으로 보내 AI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다. 보건환경연구원측은 AI 감염이 의심되는 시료가 발견되면 국립 수의과학검역원으로 보내 정밀검사를 의뢰할 계획이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노벨평화상 후보 美사형수 윌리엄스 끝내 형장의 이슬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살인 혐의를 받고 복역 중 반폭력 운동가로 변신해 노벨상 후보에까지 올랐던 스탠리 투키 윌리엄스(51)가 결국 처형됐다. 사형은 13일 0시3분(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샌 틴 교도소에서 독극물 주사로 집행됐다. 이에 앞서 윌리엄스가 복역하던 캘리포니아주의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12일 윌리엄스의 사형을 면해달라는 사회 각계의 청원을 기각, 연방법원의 결정대로 사형을 집행하도록 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발표문을 통해 “여러 정황과 과거 역사를 살펴보고 쟁점들을 들어본 뒤 결론을 놓고 고심했지만 청원을 받아들일 만한 정당성을 찾지 못했다.”고 거부 배경을 설명했다. 윌리엄스는 사형제가 부활된 지난 1978년 이래 캘리포니아주에서 12번째로 처형된 사형수가 됐다. ●사형집행, 기자에게 공개 사형이 집행되자 샌틴 교도소 밖에서는 잭슨 목사를 비롯한 사형반대론자와 인권단체 회원, 윌리엄스 지지자 등 수천명이 몰려나와 사형 집행에 강력 항의했으며 일부는 성조기를 태우는 등 시위를 벌였다. 사형 장면은 가족과 함께 미국의 주요 언론사 기자 가운데 일부에게도 공개돼 이들은 사형 집행이후 단체 기자회견을 갖고 당시의 상황 등을 자세하게 묘사하기도 했다. 앞서 윌리엄스 변호인단은 사형집행 중지를 신청했으나 연방법원 항소심은 이날 오전 “이유없다.”며 기각했다. ●교도소서 철없던 행동 뉘우쳐 흑인인 윌리엄스는 고교 시절이던 지난 1971년 친구와 폭력단을 조직, 범죄를 일삼아왔다.1979년 모텔에서 일하던 아시아계 일가족 3명과 편의점의 백인 직원 1명을 각각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유죄가 인정됐다. 그는 24년간 교도소에서 수형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철없던 행동을 뉘우치고 청소년들에게 폭력조직을 멀리할 것을 촉구하는 책과 아동들을 위한 동화책 등을 저술했다. 그같은 노력이 알려지면서 2006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는 등 5회 연속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그의 이야기는 TV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이 영화의 주연을 맡았던 제이미 폭스는 이후 윌리엄스 구명에 앞장섰다. ●숱한 구명운동 무위로…. 사형제 반대론자들도 줄기차게 윌리엄스의 구명운동을 펼쳤다. 이들은 특히 윌리엄스의 사형집행일이 확정되자 “그를 살려, 보다 많은 이들을 폭력으로부터 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윌리엄스 본인도 슈워제네거 주지사 앞으로 개별적인 청원서를 보냈으며 지금까지 주지사 사무실에는 5만여명 명의의 청원서가 배달됐다. 특히 일부 단체들은 이 문제를 인종차별로 몰아가면서 슈워제네거 주지사를 압박했지만 그 반작용으로 사형이 꼭 집행되어야 한다는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dawn@seoul.co.kr
  • 미국, 30년만에 1000번째 집행

    미국, 30년만에 1000번째 집행

    2일 새벽 2시15분(현지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의 센트럴 교도소에서 1988년 전처와 장인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선고된 케네스 리 보이드(57)가 독극물 주사를 맞고 절명했다. 이에 앞서 마이크 이즐리 주지사는 감형 요청을 거부했고 미 대법원과 연방항소법원도 형 집행 정지를 바라는 마지막 탄원을 기각했다. AP통신은 교도소 밖에서 삼엄한 경계가 펼쳐진 가운데 촛불 집회가 열렸으며 16명이 위법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사형수 보이드는 스테이크와 구운 감자, 샐러드 등으로 최후의 만찬을 든 뒤 가족과 친구들을 만났다. 아들 케네스 스미스(35)는 “많은 이들이 두번의 기회를 갖는데 아버지도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의 사형 집행은 1999년 최고 98건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59건에 그치는 등 최근 들어 상당히 자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인의 사형제 지지율은 94년 80%까지 올라갔으나 지난달에는 64%에 그쳐 27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에선 38개 주와 연방정부가 사형제를 고수하고 있다. AI 집계에 따르면 사형제도를 법적으로 폐지한 나라는 86개국이며 살인 등 중범죄에만 사형을 허용하는 나라는 11개국이다. 또 10년 넘도록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나라는 25개국에 이른다.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74개국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시사 키워드] 국제환경분쟁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발생한 벤젠공장 폭발 사고로 독극물인 벤젠이 강물을 오염시켜 환경재앙을 부르고 있다. 특히 쑹화강에 유입된 벤젠은 하류 지역인 러시아의 아무르강으로 흘러들어 여러 도시들이 단수 조치를 내리는 등 국제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 벤젠 사고의 개요 11월 13일 중국 동북부 지린성 지린시에 있는 중국석유 지린석화(石化)공사의 벤젠공장에서 연쇄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벤젠이 쑹화강에 흘러들어 지린시 북쪽의 하얼빈시는 수돗물 공급을 중단했으며 벤젠 등 화학 물질은 길이 80㎞의 거대한 띠를 형성해 강 하류와 바다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에도 비상이 걸렸다. 벤젠이 아무르강에 유입돼 러시아의 극동지역 도시들도 오염권 안에 들었기 때문이다.61만 명이 살고 있는 아무르강 유역의 도시 하바로프스크는 30일부터 수돗물 공급을 중단했다. 물 공급이 중단되자 시민들의 탈출이 이어지고 있고 생수와 음료수를 사재는 등 심각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 동북부의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을 관통하는 쑹화강은 길이 1960㎞인 아무르강의 최대 지류다. 그러나 중국은 관광에 피해가 따를 것을 우려해 사고가 난 지 5일이나 지나서야 사고 사실을 알려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국제환경문제 환경문제는 이제 비단 한 나라의 문제만이 아니다. 땅과 바다로 지구가 붙어 있는 한 환경오염은 이웃국가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환경문제를 둘러싸고 각 국가간에 비용부담문제 등으로 분쟁과 갈등을 일으킨다. 또한 세계의 여러 나라들이 자연자원 및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분쟁이 생길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환경분쟁의 유형은 몇가지가 있다. 첫째는 환경오염물질이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것이다. 강물이나 바람 등 자연의 힘에 의해서 오염물질이 운반될 수 있고 인위적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 두번째는 공유자원의 문제다. 자원을 획득하기 위한 공해(公海)나 하천, 남극 개발경쟁과 같은 문제다. 세번째는 한 국가의 환경규제나 환경정책이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선진국들의 환경규제는 후진국들보다 강하기 때문에 후진국은 선진국에 제품을 수출하기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무역분쟁이 생길 수 있다. ●국가간 환경분쟁 사례 ▲대기오염과 산성비 분쟁 1980년대에 유럽에서 산성비에 의한 삼림황폐화 및 문화재 부식 등의 피해 사례가 보고되자 1983년 서독,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스웨덴이 제안한 SO2 배출량의 30% 감축안에 지지를 표명했다.1970년대 이후 캐나다 동부와 미국 동북부 지역의 산성비에 대한 책임을 둘러싸고 논쟁이 시작돼 양국은 1991년 SO2등 산성비 유발물질을 삭감하자는 대기협정을 체결했다. ▲하천분쟁 전세계적으로 대략 200여개의 강과 하천을 두나라 이상의 국가들이 공유하고 있다. 요르단강은 요르단, 시리아, 이스라엘, 레바논이 공유하는 하천으로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갠지스강은 방글라데시와 인도 사이를 통과하는 국제하천으로 급격한 농업활동 증가, 산업개발로 수자원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잠베지강은 아프리카에서 4번째 큰강으로 나미비아, 앙골라, 보츠와나, 짐바브웨, 말라위, 탄자니아, 모잠비크, 잠비아 등 8개국에 걸쳐 흐르는데 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수자원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다. ▲산업폐기물 분쟁 이탈리아의 화학회사가 성분이 밝혀지지 않은 유해폐기물 8000드럼을 나이지리아의 항구도시 코코에 매월 100달러를 지급하고 보냈다. 나이지리아 정부의 항의로 이탈리아 정부는 1500만 달러를 들여 유독물 전량을 수거해 갔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환경오염은 국경이 없다. 환경 문제에서 우리나라의 최대의 적은 중국이다. 이미 중국의 대기오염과 황사로 피해를 보고 있다. 중국의 강물이 오염되면 서해가 오염돼 우리의 해산물 채취에 피해를 본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환경오염 물질을 대량 방출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이웃 나라들과 지린성 폭발사고와 같은 환경오염 사고가 발생했을 때 즉시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 놓아야 한다. 또 중국 등 다른 나라에 의한 대기오염이나 해양오염 등의 문제도 대응책을 세워 나가야 한다. 이웃 나라의 환경오염은 강건너 불이 아니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포인트 중국 지린성 벤젠폭발 사고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이웃 나라들의 환경분쟁 사례는 어떤 것이 있을까.
  • 美 1000번째 사형수 극적 감형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서 사형제도가 부활된 1976년 이래 1000번째로 처형될 처지에 놓였던 사형수가 집행을 하루 앞둔 29일(현지시간) 종신형으로 감형됐다. 버지니아주의 마크 워너 지사는 30일 저녁 독극물 주사를 통해 사형을 집행할 예정이던 살인강도범 로빈 로비트의 형량을 사형에서 종신형으로 감면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미 오하이오주에서는 장모와 의붓딸 살해범 존 힉스가 999번째로 사형에 처해졌다. 로비트가 감형됨에 따라 1000번째 사형수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2일 사형 집행이 예정된 케네스 리 보이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워너 주지사는 사형 선고 과정에서 재판부나 배심, 검찰의 잘못은 전혀 없었으나 사형수 로비트의 살인 혐의를 확증할 만한 증거가 파기된 점을 들어 형량을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로비트는 1999년 알링턴에서 살인강도를 저지른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로비트는 그러나 강도 행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피해자는 다른 사람에 의해 살해됐다며 살인혐의를 부인해왔다. 변호인측도 피살 현장 부근에서 발견된 범행도구인 가위 등의 증거물이 법원 직원에 의해 조기 파기돼 범행을 확증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법원 직원은 2001년 증거물 보관실을 넓힌다며 피묻은 가위 등의 증거물을 무단으로 파기해 초기 검사에서 확증이 어려웠던 DNA검사 등이 불가능해졌다. 살해 현장 목격자도 로비트가 범인임을 80%가량 자신하지만 100% 확신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로비트에 대한 감형을 계기로 미국 사회의 사형제도 찬반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사형제도가 부활된 직후부터 찬반 논란은 계속돼 왔으며,1999년 미 전역에서 최고 98건의 사형이 집행된 것을 고비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사형 집행은 59건이었다. 미국 내에서는 38개 주가 사형제도를 허용하고 있으나, 실제 집행은 텍사스(355명)와 버지니아(94명), 오클라호마(79명) 등 3개주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져왔다.dawn@seoul.co.kr
  • 뇌파속 ‘범죄의 추억’ 밝혔다

    뇌파속 ‘범죄의 추억’ 밝혔다

    과학수사의 기치를 내걸고 지난해 9월 도입된 뇌파분석기가 처음으로 살인 미제사건에 도입돼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2년 동안 제자리를 맴돌던 살인사건 용의자를 추정해 내는가 하면, 살인방화범의 범행방법을 밝혀내기도 했다. 대검찰청은 최근 살인사건 2건에 대한 뇌파분석을 마치고 결과를 일선 수사기관에 통보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최초의 분석 대상이 된 살인사건은 지난 2003년 발생했지만 여전히 범인을 잡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의 수와 범행방법도 갈피를 못잡았다. 독극물이 사용됐을 것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는 이렇다 할 증거가 없고 용의자마저 강력히 부인하자 벽에 부딪혔다. 사건을 뒤쫓던 검·경은 지난달 초 난관을 뚫기 위해 대검 과학수사과에 뇌파분석을 의뢰했다. 검찰은 용의자를 불러 그의 동의를 받고 뇌파분석을 실시했다. 검찰은 용의자에게 컴퓨터 모니터로 여러 가지 단어와 사진 등을 일정한 간격으로 보여주었다. 수많은 화면 가운데 범행에 사용됐던 독극물이나 범행장소 주변 건물 등이 지나가자 용의자의 뇌파가 조금씩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추가적인 질의응답을 통해 용의자와 ‘스무고개’를 시작했다. 검찰은 그의 뇌파가 범행과 밀접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하지만 아직 뇌파분석 결과를 증거로 쓸 수 없어 용의자가 살해범이라고 단정하지는 못한다고 판단했다. 또 다른 사건은 지난해 일어난 살인방화사건. 피해자를 방에 가둔 채 불을 질러 목숨을 빼앗은 사건이다. 검·경은 용의자를 찾아냈지만 혐의를 부인했다. 검·경은 범인이 피해자를 방 안에 가둬 놓고 도구를 사용해 외부에서 문을 잠갔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검·경은 뇌파분석을 받고 있던 용의자에게 현장에서 발견된 도구를 제시했다. 역시 용의자의 뇌파가 반응했다. 검찰 관계자는 “비록 직접적인 증거로는 볼 수 없지만 사건을 해결할 충분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기술이 발달하고 신문·분석 기법을 더욱 보완하면 증거물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금까지 모두 4건의 분석을 의뢰 받았지만 나머지 2건은 수사종결 등을 이유로 취소됐다. 지금까지는 거짓말을 할 때 심장박동이 빨라지거나 혈압이 높아지고 식은땀이 흐르는 등의 생리적인 변화를 감지하는 이른바 ‘거짓말 탐지기’로 알려진 ‘다중기록’(폴리그래프)이 수사에 활용돼 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