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독과점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조상호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역세권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934
  • [주먹구구 가스 도입 무엇이 문제인가] 가스公, LNG 독점 수입·파이프라인까지 소유

    우리나라의 가스산업은 전 세계에서 비슷한 예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독점적 구조를 지녔다.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가 액화천연가스(LNG)를 독점 수입한다. 각 도시가스 회사와 발전사들에 배급하는 망(파이프 라인)까지 소유하고 있다. 즉 국내 가스 시장 전체를 하나의 사업자가 틀어쥐고 있는 셈이다. 국내 전체 LNG 수입량은 3649만t(2011년 기준)으로 전 세계 2위다. 이 중 가스공사가 수입한 물량은 3357만t으로 전체의 92%에 이른다. 이 때문에 한국의 가스공사는 세계 가스시장에서 가장 큰손으로 통한다. 매년 3300여만t(25조여원·t당 700달러 기준)을 수입하는 유일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스공사가 해외 시장에서 물건을 사려고 나가면 ‘레드카펫’이 깔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한국가스공사 직원의 펜대 하나에 수천억원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이다. 또 가스공사는 LNG 저장시설에서 각 산업체와 소매 가스업자에 이르는 망을 독점하고 있다. 자가소비(발전회사나 공장만 쓰는 용도) 물량을 수입하고 있는 SK와 GS, 포스코 등이 가스공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스공사가 이런저런 핑계로 이 망을 빌려주지 않으면 아무리 가스를 싸게 많이 수입했어도 공장으로 가지고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LNG를 90% 이상 수입에 의존하는 등 공급·수요 조건은 비슷하다. 하지만 소유지배구조와 산업구조 등이 상당히 다르다. 일본은 초기부터 민간기업 체제로 출발했기 때문에 공기업 체제로 시작한 우리나라와는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 미쓰비시와 미쓰이, 스미토모 등 30여개 종합상사, 도쿄가스와 오사카가스 등 10여개 발전회사와 도시가스회사들이 LNG를 수입한다. 즉 가스공사 같은 수입업체가 최소 40여개 있는 셈이다. 당연히 이들은 수입 가격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몇개의 회사들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바잉파워’(buying power·거래상 우월한 지위에 있는 기업의 구매력)를 발휘하기도 한다. 일본은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소비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가스시장에 경쟁을 도입해 지금은 모든 소비자가 가스공급자의 가격을 보고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스페인은 유럽 최대의 LNG 수입국이며 세계적으로도 일본과 우리나라 다음으로 큰 수입국이다. 우리나라처럼 천연가스를 99% 수입하고 있는 스페인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가스 산업구조를 가진 적이 있다. 1998년까지 민간 독점 회사인 ‘가스 내처럴’이 90% 이상을 수입해 소비자에게 공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8년 탄화수소법이 시행되면서 시장 경쟁체제가 도입됐으며 2003년에는 모든 소비자가 공급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17개 공급사업자(2008년 기준)들이 치열한 가격경쟁을 하고 있다. 영국도 1986년 이전에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구조였다. 국영기업인 브리티시 가스가 영국 가스 시장의 공급과 도매를 독점했다. 하지만 1986년 가스법을 제정하고 브리티시 가스를 민간에 분할매각하면서 경쟁체제를 도입했다. 1998년 가스시장을 완전히 개방했으며 35개 천연가스 생산회사와 28개 공급사(2008년 기준)가 영업을 하고 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떠한 산업이든지 독과점은 폐해가 크기 마련”이라면서 “가스공사의 독점 수입·공급에 따른 이득도 있겠지만 폐해가 더 크기 때문에 우리도 세계 추세에 맞춰 가스시장에 경쟁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뉴스 분석] 정부 vs 재계… 경제민주화 갈등 확산

    [뉴스 분석] 정부 vs 재계… 경제민주화 갈등 확산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부 부처 선봉장은 “담합하면 기업이 망하도록 규제를 설계하겠다”고 서슬 퍼런 경고를 날렸다. 재계는 “새로 뭘 만들려 하지 말고 (지금 있는) ‘경제 3불(不)’부터 해소하라”고 맞받아쳤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기업 담합과 관련해 “한 번만 적발돼도 기업이 망한다는 인식이 확실히 자리매김되도록 담합 규제 시스템을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후보자 신분이기는 하지만 경제부처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망한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이다. 공정위는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국정철학’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 부처다. 노 후보자는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감소 없이 대규모 기업을 인수하는 행위와 편법적인 경영권 세습 행위를 막기 위해 신규 순환출자는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과제에서 제시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방침을 명확히 한 것이다. 내부거래를 통한 사익 추구와 중소기업 영역 침투, 독과점 등 기존 폐해도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즉각 반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과도한 경제민주화 입법 추진은 시장경제를 억누르고 대기업들의 투자와 창조적 경제활동을 옥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제성장 선순환을 저해하는) 시장의 불균형, 제도의 불합리, 거래의 불공정 등 ‘경제 3불’을 없애는 데 우선 주력하라”고 주문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개별 임원 연봉 공개 등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기 전에 기존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쓴소리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도 경제민주화 혼선을 키우는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민주화가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15일 수석비서관회의)고 했다가 “경제민주화는 공약인 만큼 반드시 지키겠다”(16일 국회 상임위 야당 간사단 만찬)고 하는 등 하루 사이 발언 수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새 정부가 경제민주화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내놓지 못하고 있어 시장 혼선과 경제주체 간 갈등을 더 부추기고 있다”면서 “정부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진행하고, 국회는 가장 효율적인 규제 체계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새 규제의 부작용도 충분히 감안해 입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내부거래 금지 등으로 신속한 의사결정 등 한국 기업들의 강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노대래 “재벌전담 조사국 필요”

    노대래 “재벌전담 조사국 필요”

    “공정위 내에 재벌전담 조사국 설치가 필요하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는 16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노 후보자는 “대기업집단의 가장 큰 문제는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 일가가 사익을 편취하고 그 과정에서 중소기업 영역에 침투, 시장을 독과점해 경제적 약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현행 공정위 조직과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어 대기업집단 부당내부거래 감시·조사 및 공시점검을 전담하는 조직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가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추진 중인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제재’ 시도와 같은 맥락이다. 대기업집단 지배주주의 불공정행위 규제 방안도 밝혔다. 노 후보자는 “위법성 요건을 완화하고 통행세 등 새로운 유형의 부당내부거래를 규율하는 등 현행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총수 일가 사익편취 행위도 규율할 수 있도록 새 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배력 감소 없는 대규모 기업 인수와 편법적인 경영권 세습을 막기 위해 신규 순환출자 금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유통 공룡 ‘인천대첩’ 롯데가 웃었다

    롯데·신세계 두 ‘유통 공룡’의 인천터미널(남구 연남로 소재) 인수 공방전에서 롯데가 일단 승기를 잡았다. 신세계는 추가 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기업결합 심사를 통해 롯데인천개발의 인천터미널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2017년부터 롯데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대부분을 9000억원에 인수하되 대신 인천·부천 지역 롯데백화점 2곳을 매각하는 조건이다. 신영호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기업결합으로 인한 관련 시장 독과점과 소비자 피해를 막으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업결합으로 롯데백화점의 인천·부천 시장점유율이 31.5%에서 63.3%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롯데 인천점을 포함, 백화점 두 곳을 팔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신세계 인천점의 매출액은 7200억원으로 롯데 중동점(2633억원), 인천점(2315억원), 부평점(1276억원)의 매출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크게 반발했다. 이날 신세계는 “롯데 백화점 2개 점포 매각 조치는 실현 가능성이 작고, 매각된다 해도 롯데의 독점을 견제할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점은 신세계백화점 전체 매장 가운데 매출 3위를 차지하는 ‘알짜배기’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전원회의에 이례적으로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가 직접 참석, “신세계는 외환위기에도 인천점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증축을 했다. 인천점은 신세계에 중요하고 의미 있는 점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두 기업의 갈등은 재정난을 겪던 인천시가 1997년부터 신세계가 임대해온 인천터미널부지 매각공고를 낸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됐다. 같은 해 9월 롯데와 인천시가 투자 협정을 체결했고, 그 다음 달 신세계가 인천지법과 서울고법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올 1월에는 롯데가 인천시와 본계약을 체결, 곧바로 신세계가 또다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갈등이 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인천지법은 한 번(지난해 12월)은 신세계 손을, 다른 한 번(올 3월)은 롯데 손을 들어줬다. 이번 공정위 결정으로 롯데·신세계 간의 공방전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신세계는 앞으로 인천시·롯데 간 매매계약 무효 확인과 이전등기 말소 등을 비롯한 소송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열린세상] 그룹의 내부거래 논쟁을 바라보며/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그룹의 내부거래 논쟁을 바라보며/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우리나라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단순히 독과점을 규제하거나 소비자를 보호하는 기관이 아니다. 경제검찰이라고 자부하듯이, 재벌그룹에 대한 강력한 규제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런 공정거래위가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기조에 발맞추어 재벌그룹의 내부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고 한다. 내부거래의 부당성 및 현저성 요건을 완화하거나 삭제하는 방안, 지원 객체인 기업에 대해서도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 통행세라고 하여 계열사를 거쳐 하도급을 주는 행위를 규제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내부거래가 문제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이 거래로 손해를 보는 계열사가 생기지만 그룹 차원에서는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이다. 이 인센티브는 그룹의 이익을 위한 경우도 있고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한 경우도 있다. 극단적으로 개별기업의 법인격을 절대시하는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는 계열사가 있는 이상 내부거래는 허용될 수 없다고 본다. 반대 극단에서는 내부거래는 시장을 이용하는 거래 비용이 높은 상황에서 그룹 내부의 수직계열화를 통한 효율성 증진을 가져온다고 한다. 진실은 그 중간 어디엔가 존재할 것 같은데, 그 지점을 찾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 재벌의 경제력 집중, 중소기업의 일감 확보 같은 쟁점까지 가세하면 어디에서 선을 그을지 난감하기만 하다. 게다가 이 문제는 재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민감한 문제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대체 그룹에서 왜 내부거래를 하고 그 결과 누가 어떻게 손해를 보는지 명확하게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여기서 내부거래를 단순히 총수의 사익 추구라든지 아니면 효율적인 수직계열화라는 식의 하나의 잣대로만 이해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현실에서 내부거래는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목적이 섞여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사익 추구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내부거래도 있지만, 규모의 경제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내부거래도 있다. 이러한 스펙트럼 어디에선가 선을 긋기 위해서 필자는 ‘그룹의 이익’ 개념이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내부거래는 지원 주체인 기업에 손해를 가져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 전체에 이익이 되는 거래는 그렇지 않은 거래와 구분하여 취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룹의 이익을 전제한다면 다음 문제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어떻게 이를 제도화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하나의 아이디어는 입증 책임의 배분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총수가 없는 기업집단의 내부거래나 100% 계열사 사이의 내부거래, 내부지분을 포함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지원 객체보다 지원 주체에서 더 높은 경우 등에는 그룹의 이익을 위한 내부거래로 추정하고, 내부거래가 총수의 사익추구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공정거래위가 입증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물론 기업에서 그룹의 이익을 위한 내부거래라는 입증을 해야 할 것이다. 더 논쟁적인 문제는 그룹에 이익이 되는 내부거래를 허용할 경우에도 추가적인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효율이 아닌 형평의 문제이다. 세 가지 정도가 있는데, 손해를 보는 계열사의 소액주주는 어떻게 할 것인가, 내부거래 업종의 중소기업 이익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제력 집중의 문제이다. 소액주주 보호의 문제는 내부거래를 금지하는 방향이 아니라 손해를 보는 계열사에 대한 보상 방법을 찾아내는 것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것은 회사법에서 제시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의 이익은 차라리 일정 비율의 일감을 중소기업에 발주하도록 강제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제력 집중은? 이 문제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경제력 집중을 억지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그룹의 내부거래를 규제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정당화하기 힘들 것 같다. 내부거래를 어떻게 볼 것인지는 계속 논쟁이 이어지겠지만, 공정거래위가 현재 추진하려고 하는 방안은 총수의 사익추구 억지라는 추상적인 명분에 집착한 나머지 균형을 잃지 않았나 하는 우려가 든다.
  • 직원 줄이고 독과점 늘리고… 대기업 ‘고용없는 성장’ 주도했다

    직원 줄이고 독과점 늘리고… 대기업 ‘고용없는 성장’ 주도했다

    고용은 줄이고 독과점은 늘렸다. 대기업이 해마다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 가운데 하나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0년 시장구조조사’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인 대규모 기업집단의 출하액은 587조원으로 전년(553조원) 대비 6.0%(33조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 종사자는 1만 6000명(45만 7000명→44만 1000명) 줄었다. 이 때문에 전체 고용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8.5%에서 16.6%로 떨어졌다. 대기업이 ‘고용 없는 성장’을 주도한 셈이다. 김성하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온 각종 혜택이 대기업집단과 독과점업체에 집중됐지만 정작 이들 대기업은 고용 없는 성장을 부추겼다는 것이 조사에서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다음 해인 2009년 정부는 28조 4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다. 당시 야당과 시민단체 등은 이런 혜택이 대기업에 편중돼 양극화를 조장할 뿐 일자리 창출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독과점 업종도 늘었다. 5년간 독과점을 유지한 산업은 2009년 43개에서 2010년 47개로 4개 늘었다.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벽걸이 TV용 영상 장치), 인삼식품 등이 새로 포함됐다. 주요 독과점 산업은 정유, 승용차, 화물차, 담배, 판유리, 설탕 등이다. 특히 대기업의 독과점이 두드러지게 심화됐다. 50대 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39.7%에서 2010년 42.4%로 2.7% 포인트 상승했다. 독과점 산업은 경쟁이 제한돼 상대적으로 이윤이 많이 남는다. 하지만 내수에 치중하다 보니 연구개발(R&D) 투자를 덜 하는 공통점이 있다. 독과점 유지산업의 출하액 중 순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기준 31.1%로, 전체 광업·제조업 평균(26.8%)보다 높았다. 반면 연구개발투자비율은 1.4%로 평균(2.1%)보다 낮았다. 정유(0.20%), 맥주(0.75%) 등은 0%대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유는 대규모 장치산업이라는 점에서, 맥주는 주정 생산 단계부터 국세청이 강하게 규제하다 보니 신규 진입이 힘든 상태”라면서 “(이런 독과점 구조 등 덕분에) 가만히 앉아서도 돈을 벌 수 있어 연구개발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규모 기업집단이 단 1개라도 상위 3개사에 포함된 산업의 ‘CR3 시장집중도’(상위 3개 기업의 시장점유율)는 51.8%로 나타났다. 그러지 않은 산업(33.6%)과 대조적이다. 김 국장은 “대기업이 진출한 산업에서 독과점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면서 “앞으로 불공정거래 관련 조사대상 기업을 고를 때 이번 자료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中, 언론 이어 정부도 ‘애플 때리기’

    중국 언론에 이어 정부 당국까지 ‘애플 손보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공상총국)은 28일 애플의 소비자 권리 침해 행위에 대한 감독과 관리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북방망 등 중국 매체들이 전했다. 공상총국은 독과점 등 시장관리 감독을 담당하는 국무원 직속 부(部·장관)급 기관이다. 공상총국은 이날 애플이 판매 계약서에 명시된 애프터서비스 분야 독소조항을 이용해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라는 내용의 통지문을 각 지역 분국에 내려 보냈다. 이는 애플이 계약서에 회사의 면책범위는 확대하는 대신 소비자의 권리는 침해하는 조항을 포함시켰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장쑤(江蘇), 칭다오(靑島), 상하이(上海) 등지의 공상총국 분국은 작년부터 애플의 판매계약서에 불평등 조항이 포함돼 있다며 수정을 요구해왔다. 애플은 관련 조항을 개선했다고 밝혔지만 관영 중국중앙(CC)TV와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등 중국 대표 매체들은 애플이 애프터서비스에서 중국을 다른 나라 소비자들과 차별하고 있다며 오히려 이전보다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서방 언론들은 이를 두고 미국의 중국 정보기술(IT) 업체 규제에 맞선 대응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 의회는 최근 레노버, 화웨이(華爲) 등 중국 업체가 제조한 IT 장비가 중국의 사이버 공격에 이용될 수 있다며 정부 부처의 중국산 IT 장비 구매를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반면 일각에서는 애플이 소비자 불만을 지적한 중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 사과나 해명은커녕 ‘뻣뻣한’ 대응으로 일관해 사태 악화를 자초했다는 평도 나온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한·미 FTA 1년] 미국산 농산품 늘었지만 물가안정 효과 ‘미흡’

    [한·미 FTA 1년] 미국산 농산품 늘었지만 물가안정 효과 ‘미흡’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정부는 “최대 수혜자는 소비자가 될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들의 체감도는 턱없이 낮은 형편이라 그 장담이 무색할 지경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산품의 경우 원산지 표시 규정에 따라 관세 철폐 효과가 거의 전무한 지경이다. 미국산 먹거리가 비교적 값이 싸지고 풍부해진 게 사실이지만 우리네 밥상과는 거리가 먼 품목이 대부분이다. 가격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컸던 품목은 미국산 의류, 잡화 및 화장품 등이었다. 발효 직후 의류는 15%, 화장품은 8%의 관세가 즉시 철폐됐지만 국내 가격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부가 FTA 발효 3개월 뒤 수입 브랜드에 대한 일제 점검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결국 엄포에 그쳤다. 최근 미국 색조 브랜드 ‘스틸라’만이 환율 하락과 FTA 영향을 거론하면서 제품 120종의 가격을 최고 10% 내렸을 뿐이다. 수입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국내 판매가는 유통 단계별 물류비, 환율, 홍보비, 본사의 가격 정책 등 다양한 요소를 바탕으로 결정된다”며 “관세 인하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폴로, 타미힐피거, 리바이스 등 미국산 의류 브랜드들은 생산 기지가 중국이나 동남아 등 제3국에 있기 때문에 FTA에서 예외로 취급된다. 그나마 장바구니에 숨통을 틔워 준 것은 과일 등이다. FTA로 평균 20% 가격이 인하된 체리, 오렌지, 자몽 등 미국산 과일은 작황 부진에 따른 출하량 감소로 가격이 크게 오른 국산 과일의 대용으로 인기를 누렸다. 대형마트에서 체리는 지난해 관세 즉시 철폐로 300g당 1만 2800원에서 9800원으로 23.4% 가격이 내려갔다. 오렌지의 경우 3월 1일자로 관세가 25%로 낮아지면서 가격이 더 떨어져 현재 롯데마트에서 개당(250g 안팎) 95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발효 전 가격(1300원)보다 26.9% 내려간 것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FTA 체결 이후 미국산 과일의 매출은 8.1% 신장된 반면 국산 과일은 6.9% 감소했다”고 전했다. 올부터는 아보카도, 레몬 등의 관세가 모두 사라진다. 석류, 자몽, 블루베리, 멜론, 키위 등도 관세가 추가 인하돼 가격 경쟁력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15% 관세가 즉시 철폐됨에 따라 미국산 와인 가격도 낮아졌다. 산지의 작황, 국제 수요 등으로 관세 인하의 ‘약발’이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각각 8%, 5%의 관세가 사라진 아몬드, 호두는 최근 가격이 오히려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주산지인 캘리포니아의 폭염으로 작황이 부진한 데다 수요는 늘고 있어 아시아 수출 가격이 20%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산 소고기도 마찬가지다. FTA 이후 관세 인하률(2.7%)이 미미하고 수요도 늘어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국인들의 육류 소비 증가 등으로 국제적으로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오르고 있다”면서 “관세도 15년간 불과 2%씩 낮추는 데다 국내 수입 구조도 독과점이어서 가격이 쉽게 내려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경제 프리즘] ‘국산차의 3배’ 수입차 수리비 거품 빠질까

    수입차 폭리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자 공정거래 당국과 보험업계가 동시압박에 나섰다. 손해보험협회는 수입차 업계에 부품 가격 및 수리비 공개를 요구하고 자동차 정비업계와 연계해 독과점 구조를 없애 올해 안까지 수리비 인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수입차 부품 가격 부풀리기 등의 혐의로 수입차 업체 현장조사에 나선 상태인 만큼 수입차 수리비 인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협회는 최근 수입차의 부품 가격, 수리비 등의 적정성을 따져보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손보협회는 지난 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자동차보험 개선 특별대책반’을 꾸렸는데 그중 일환으로 외제차 전담 TF를 둔 것이다. 손보협회의 전략은 자동차 정비업계 및 정부와 협력해 수입차 정비 시장을 경쟁체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재 수입차 딜러들의 독점구조로 부품비나 수리비가 모두 베일에 싸여 있어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다. 국내 정비업체들도 수입차 수리 시장에 뛰어들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 평균 수리비는 국산차에 비해 3.5배 높고 부품 값은 국산차의 5.3배에 달했다. 앞범퍼 수리비만 보면 BMW는 현대차 에쿠스의 최고 7배, 벤츠는 10배나 비싸다. 최근 공정위가 BMW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아우디 폭스바겐 코리아, 한국 토요타 등 4개 업체의 한국 본사를 현장 조사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손보업계는 지난해부터 수입차 수리비의 불공정성을 공정위에 줄기차게 주장하며 조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는 손보협회가 나선다고 수입차 수리비가 내려갈지는 미지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협회가 금융당국과 정비업계의 협력을 이끌어 내지 않는 한 (수입차) 수리비 인하를 이끌어 내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공정위 조사 결과에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수입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75만여대며 신차 등록 대수 중 외제차 비율은 10%에 달한다. 지난해 외제차 보험사고는 25만여건으로 전년(20만여건)보다 급증했다. 외제차 수리비도 1조여원으로 전년보다 40%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부랴부랴 내놓은 물가대책 ‘재탕·엇박자’

    부랴부랴 내놓은 물가대책 ‘재탕·엇박자’

    정부가 이달부터 알뜰주유소를 통해 휘발유를 시중가 대비 ℓ당 130원 정도 싸게 팔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공공요금도 추가 인상을 억제할 계획이다. 정부는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 주재로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물가관계부처회의를 갖고 이 같은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부랴부랴 소집된 회의인 데다 알뜰주유소 등 내용도 ‘재탕 삼탕’이어서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하겠다면서 한쪽으로는 택시요금 인상을 허용할 움직임이어서 ‘엇박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2000원대로 오르면 한국석유공사가 보유한 휘발유 3000만∼3500만ℓ를 알뜰주유소에 ℓ당 1800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알뜰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실제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70원 정도로 일반 주유소 가격보다 130원 정도 저렴해진다. 최대 50일까지 저가 공급이 가능하다. 재정부는 중앙 공공요금의 추가 인상을 억제하기로 했다. 신 차관은 “지방 공공요금은 자치단체와의 협조를 통해 인상 시기를 최대한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공공요금 원가검증 시스템 구축 ▲농산물 유통단계 축소 ▲가격·품질 비교 정보 공개 확대 등도 추진한다.정부 조직개편이 늦어져 부처별 대응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감안한 듯 보인다. 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미 공공요금이 올랐거나 인상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전기요금은 평균 4%, 도시가스는 4.4% 올랐다. 이달에는 시외버스 요금도 7.7%, 고속버스 요금은 4.3% 오른다. 국토해양부는 택시 기본요금 인상과 할증시간 확대 등을 추진 중이다. 두부, 콩나물, 밀가루, 간장 등 대부분의 가공식품도 가격이 올랐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정부의 ‘MB물가’식 찍어누르기 정책이 부활하는 느낌”이라면서 “저소득층을 위한다면 효과가 불분명한 물가 억제 대신 바우처(이용권) 제도 등을 도입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설탕, 기름 등 독과점 형태의 국내 소비시장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경제 프리즘] 朴 당선인 말에 또 꺼낸 ‘유통 개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지적에 정부가 부랴부랴 민·관 합동 ‘유통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유통단계 축소 등 물가안정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20 11년에도 이명박 대통령의 지적에 ‘석유가격 TF’, ‘통신요금TF’ 등이 꾸려졌지만 정부는 가격을 낮추는 묘수를 찾지 못했다. 기획재정부 등은 14일 민생안정형 물가유통구조 정착을 위한 ‘유통구조 개선 TF’를 구성하고 1차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주형환 재정부 차관보, 최세균 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 최성재 이마트 부사장, 강정화 소비자연맹 회장 등 18개 기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유통구조와 독과점 등으로 경쟁은 부족하고 소비자들은 가격이나 원가 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며 “이 TF를 통해 종합적·구조적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TF를 발족한 것은 농산물 유통구조의 왜곡 현상을 지적한 박 당선인의 최근 발언 때문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지난달 25일 대통령직인수위 국정토론회에서 “채소 하나도 산지에서 500원 하는데 소비자가격은 6000원 하고 어떤 데는 1만원하고 이게 말이 안 된다. 유통구조에 대해 확실하게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TF는 농산물·공산품·서비스 등 3개 분과별 향후 논의과제를 정했다. 농산물 분과 과제로는 유통단계 축소와 권역별 유통센터 개설, 직거래 장터 활성화 등이 꼽혔다. 이에 대해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정부가 유통단계를 줄인다고 나섰지만, 번번이 기득권단체 반발에 막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면서 “박 당선인 말에 시늉만 하는 것인지 의지를 가지고 강하게 밀어붙일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TF 같은 임시조직 말고 상시 ‘유통물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물가·유통 관련 업무가 부처별로 흩어져 있어 물가를 잡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총리실 등 상급기관에 유통물류 위원회를 설치해 마스터 플랜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열린세상] 국가, 시장, 시민사회 그리고 나/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한국NGO학회장

    [열린세상] 국가, 시장, 시민사회 그리고 나/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한국NGO학회장

    국가가 모든 것을 다해줄 것 같은 신화가 깨진 것이 20년이 넘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국가 만능주의 사회의 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달빛을 받고 있던 국가주의 신화는 현실의 햇빛 아래 빛이 바랬다. 국가가 물러난 자리에 시장이 들어섰다. 1989년에서 2008년까지 20여년 동안 작은 국가와 탈규제의 논리가 지배했고, 국가는 비효율적이고 시장은 효율적이라는 이분법이 지배했다. 이 이분법 구조 속에서 ‘공기업 민영화’는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당연한 정책으로 채택되었고, 국가의 규제는 질주하는 자동차를 가로막는 방해물로 여겨졌다. 규제 없는 질주의 결과는 2008년 금융위기로 그 파국의 일단을 드러내었다. 부분들의 최선의 이익 추구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정될 것이라는 믿음과는 달리 규제 없는 부분들의 이익 추구는 그 책임과 부담의 정도가 눈덩이처럼 커져서 개별적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고 말았다. 국가 관료제의 규제도 아니고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는 탈규제도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많은 시행착오 끝에 확인할 수 있었다. 국가도 아니고 시장도 아닌 그 자리에 ‘사회, 시민사회’가 등장했다. 사회적 규제라는 용어도 만들어지고 심지어 사회적 자본, 사회적 기업이라는 말도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 시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미 제도권 용어다. 시민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예산안에 대해 의견을 내는 것도 특별한 자치단체만의 일이 아닌 것이 되었다. 한국사회에서 시민사회는 문제해결의 ‘미다스의 손’이었다. 정당이 문제가 되면 시민 참여로 문제해결의 가닥을 잡고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다루는 문제도 시민 참여 법정이라는 방식으로 풀어낸다. 방송 프로그램에도 보통사람이 참여하고 발언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시민이 직접 기자가 되는 언론도 우리에게 익숙하다. 시민단체가 제안하는 입법안이 정부나 입법기관의 입법안을 앞서 나간다. 이미 우리사회에 깊이 들어온 시민사회라는 ‘해결사’에 대해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나의 정체성은 하나가 아니다. 국민으로서의 나, 생산자·소비자로서의 나, 시민으로서의 내가 있다. 국민으로서의 삶의 기준은 법이 정한다. 시장에서의 나는 이윤과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 시민으로서의 나를 움직이는 동력은 무엇일까? 공공성이다. 칸트의 말에 따르면 이성의 공적 사용이 곧 공공성이다. 공공성은 헤게모니와 당파성 너머에 있다. 공공성은 당파성과 이해관계의 공리 저 너머에 있다고 했지만 공공성의 허울 아래 당파성을 추구하는 사례는 너무도 많다. 지난날 조선 시대 선비들이 인과 의라는 공공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내막으로는 당파성을 추구하는 이중성을 넘어서지 못하는 바람에 끝내 나라가 식민지로 몰락하는 비극까지 초래하였다. 당파성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인간을 진정으로 인간답게 하는 인간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아는 귀와 그것을 소리 내어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때로는 군왕의 권위에도 도전해야 하고, 나와 고락을 같이해 온 친구들과 이웃들의 부탁도 거절하면서, 나아가 전통과 관습, 내게 유혹의 손길을 내미는 이익의 달콤함도 거부할 줄 아는 진짜 용기가 필요하다. 프로메테우스와 시시포스의 신화도 여기서 탄생했을 것이다. 그들이 제우스에 도전하는 것 역시 추위와 어두움, 목마름에 고통 받는 인간에게 불과 물을 주고자 해서이지 불과 물을 독과점적으로 소유하여 돈 왕이 되거나 영웅이 되고자 해서가 아니었을 것이고, 누군가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 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시민단체의 일꾼들은 누가 선출한 것도 아니고, 자격시험을 거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여러 사람들이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 이유는 그들이 공공성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공공성을 잃는 순간 시민사회 일꾼들의 대표성은 더 이상 인정받지 못 할 것이고, 그들의 영향력 또한 잃게 될 것이다. 비정부기구(NGO)는 무엇이며, 시민사회는 무엇이고, 무엇이 수많은 이 땅의 젊은이들로 하여금 생업에 지장을 받으면서까지 시민운동에 참여케 하고 있는지를 새삼 생각해 본다.
  • [문화마당] 형형색색 문화꽃 피우는 한해이길/임형주 팝페라 테너

    [문화마당] 형형색색 문화꽃 피우는 한해이길/임형주 팝페라 테너

    해가 바뀌어도 국제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은 건재하다. 동영상 전문사이트 유튜브에서 조회수 10억건을 돌파한 데 이어 해외 중요 음악차트에서 순위 반등까지, 그 인기는 여전히 식지 않는다. 국내 대표적 아이돌그룹 빅뱅의 월드투어 콘서트를 두고 한국 대중가수로는 이례적으로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 가디언지 등이 극찬했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국내 컴백도 아시아권뿐만이 아니라 해외 네티즌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 K팝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세계 각국에서 세를 떨친다. 영화·드라마 한류는 아시아와 남미를 넘어 미국과 유럽까지 파고들면서 입지를 탄탄하게 굳혀 간다. 한국의 문화적 위상은 그 어떤 선진국들과 비교해도 우위를 점하고, 압도적인 활약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면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더 짙어진 듯하다. 사회 전반에 퍼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문화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K팝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인디 음악계는 배를 곯는다. ‘음원정액제’와 ‘덤핑판매’ 영향으로 수익을 제대로 분배받지 못한다. 영화계는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하고 누적관객 1억명 돌파라는 화려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스크린쿼터’ 논쟁과 대기업·대형영화사의 독과점 문제,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의 제작 현실 간극 등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몇 해 전 한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은 ‘예술인복지법’을 끌어냈지만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고, 지원 기준이 모호해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지면을 통해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갖가지 문제들이 별다른 해결책 없이 표류하는 실정이다. 문화예술산업이란 물질적으로, 숫자로 환산하기 힘든 산업이다. 그러나 문화예술처럼 엄청난 경제적 부가가치를 형성하고 소비자들의 정신세계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산업은 드물다. 국가경쟁력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꾸준하게 지원하고 가꾸어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우리 음악 ‘아리랑’이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행복해하던 기억이 스친다. 아리랑이라는 노래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블록버스터급 제작비를 쓰거나 수백억원의 홍보비를 들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노력은 곳곳에 있었다. 우리의 애환을 달래주며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무형의 멜로디와 가사를, 우리 문화의 상징으로서 보호하고 기록하면서 전승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아리랑이 전세계인들에게 ‘코리아’를 대표하는 노래로 기억되고, 한국에 대한 지대한 관심으로 옮겨놓을 수 있는 ‘문화키워드’가 됐다. 문화라는 것은 꾸준히 가꾸어야 한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 계산적으로 이용하거나, 피곤한 문제들을 알아서 해결하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 문화예술인들이 창작의 고통을 이겨낼 수 있도록 터를 닦아주고, 응분의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저작권과 인접권 등을 제대로 적용하고 수익을 분배할 필요가 있다. 재능이 있어도 돈이 없거나 기회를 찾지 못한 예술영재와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국가적 지원도 절실하다. 씨앗만 뿌린다고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니다. 물과 비료를 주어야 거센 비바람을 이겨내고 형형색색의 꽃을 피운다. 사람들이 꽃을 찾아오고, 꽃들이 더 다양하고 풍성해지면서 비로소 명품 정원이 탄생할 수 있다. 2013년이 바로 그 꽃을 피우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 [사설] 중견기업 육성이 곧 중소기업 살리는 길

    대기업은 위기에 약하다는 말이 있다. 대기업 수출에 의존하는 외끌이 경제성장 구조인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글로벌 경제위기 때마다 휘청거렸고, 우리 경제는 몸살을 앓았다. 이에 비해 독일이 유럽 재정위기를 무난히 극복해낸 비결은 BMW, 지멘스 같은 대기업이 아니라 중견기업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독일은 중견기업의 숫자가 전체 기업의 12%를 넘어 ‘중견기업의 천국’이라고 불린다. 우리도 대기업 위주의 기형적 산업구조를 중견기업 중심으로 체질 개선해야 할 때다. 우리나라 중견기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다. 312만여개 기업 가운데 중소기업이 99.9%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대기업은 3125개다. 중견기업은 1291개(0.04%)에 불과한 실정이고 보니, 중견기업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발전적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나라에서 유독 중견기업이 자라지 못하는 까닭은 대기업 독과점 지배력과 중견기업 유인책 부족 탓이다. 중견기업을 살리려면 대기업으로부터 보호하고 중소기업들이 중견기업으로 편입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대기업은 돈만 된다 싶으면 두부, 콩나물, 김치냉장고 등 중견·중소기업의 영역을 가리지 않고 진출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중견기업들은 이런 대기업의 문어발 같은 행태로 인해 살아남기가 어렵다. 대기업의 횡포에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의 법제화가 절실하다. 대기업의 악덕행위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확대해 대기업들이 감히 중견·중소기업들에 불공정행위를 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진입을 꺼리는 이유는 저리의 정책자금 지원, 채용 인센티브, 세제 혜택 등 160가지의 혜택을 놓치기 싫어서다. 중견기업을 키우려면 중견기업에 중소기업 못지않은 재정·세제 혜택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된다. 중견기업이 탄탄해져야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중견기업을 살리는 것이 최고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이다.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이 함께 수출과 내수를 이끌어 가는 쌍끌이 구조가 우리 경제의 위기 면역력을 높이는 길이다. 중소기업들이 중견기업에 편입되고 싶어하도록 ‘손톱 끝 가시’ 하나를 빼주기를 기대한다.
  • 겨울 디젤차 시동 꺼짐, 수입 경유 탓

    겨울철 디젤차가 운행 중 멈추거나 시동이 걸리지 않는 이유는 바로 해외에서 수입된 경유 때문으로 조사됐다. 28일 자동차업계와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외국산 경유는 유동점·인화점·윤활성·밀도 등 정부가 규정한 16가지 품질·환경기준을 충족해야 국내 수입이 가능하다. 이 가운데 겨울철 혹한으로 기름이 얼어 결정이 생기는 한계점인 ‘필터막힘점’(CFPP)이란 기준이 있다. CFPP가 높으면 조금만 춥더라도 경유에 함유된 ‘파라핀’이 굳으면서 연료 필터를 막아 차량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주행 중 엔진이 꺼지는 원인이 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CFPP의 기준 온도를 ‘영하 18도’로 정하고 국산은 물론 수입 경유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4개 정유사가 생산하는 경유의 CFPP는 평균 영하 22도에 맞춰져 있어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다. 그러나 수입 경유가 영하 18도 기준을 간신히 충족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번 한파처럼 영하 14도 이하 기온이 이어지면 차량 연료탱크의 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훨씬 더 낮아진다. 따라서 일부 수입 경유는 기름이 얼어 결정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정부는 정유 4사의 독과점적 시장 구조를 혁신하고 국내 유통 가격을 더 낮추겠다며 올 7월부터 수입 경유에 대해 할당관세 면제 등 각종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 10월 현재 경유 수입량은 79만 2000배럴(약 1억 달러)로 올 초에 비해 20배 가까이 늘었다. 따라서 지식경제부는 CFPP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수입 경유의 가격경쟁력 문제가 걸려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유 수입회사 관계자는 “CFPP 기준이 영하 20도로 강화되면 결빙 방지 첨가제 등으로 원가가 ℓ당 평균 10원 이상 오르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지경부 관계자도 “수입 경유 CFPP 문제에 대해서는 연구 용역을 의뢰하는 등 다각적인 해결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디젤 차량은 가급적 실외 주차보다는 지하주차장 등을 이용하는 것이 낭패를 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에너지 공기업’ 경영 양극화

    ‘에너지 공기업’ 경영 양극화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경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정부의 전기요금 통제로 수조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천연가스를 독과점하고 있는 가스공사는 1조원이 넘는 이익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국내 에너지 산업이 소비자 편익과 효율성 증진을 위해 경쟁 구도로 재편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2007년 매출 14조 2608억원에서 5년 만인 올해 35조 4994억원(연결 기준)으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같은 기간에 영업이익도 6335억원에서 올해 1조 2331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한전은 정부의 요금 인상 통제 등으로 매출은 늘고 있지만 수조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한전은 2007년 매출이 28조 9839억원에서 올해 44조원(예상)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871억원 흑자에서 올해 3조 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한전뿐 아니라 다른 독과점 에너지 공기업도 수익 창출보다는 공기업의 목적에 충실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가스공사는 원료비 상승 등을 이유로 지난 6월 30일 도시가스 도매요금을 올린 데 이어 내년 1월에도 요금을 인상하겠다고 지식경제부에 통보한 상태이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에너지 공기업인데 어떤 곳은 독과점을 인정하고 어떤 곳은 요금을 통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면서 “공기업 본연의 임무에 맞게 국민이 싼값에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에너지 부문에도 어떤 형태로 든 경쟁 체제 구축이나 민간 기업 참여가 있어야 서비스 향상뿐 아니라 저렴한 에너지를 국민이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5개 키워드로 본 2012 영화계

    5개 키워드로 본 2012 영화계

    2012년은 한국 영화계가 양적·질적으로 성장한 한 해였다. 장르와 내용이 다양화되면서 한국 영화에 대한 신뢰가 쌓였고 이는 두 편의 1000만 관객 영화와 연간 관객 1억명을 돌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 한국 영화의 위상을 드높였다. 하지만 상업 영화의 빛나는 성공 속에 저예산 영화가 여전히 외면당하는 현실의 그림자도 짙어졌다. 올해 영화계를 5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봤다. ■1000만 관객 올해 영화계의 가장 큰 이슈는 1000만 영화다. 2009년 ‘해운대’ 이후 한동안 명맥이 끊겼던 1000만 영화는 올해 두 편이나 탄생했다. 기현상처럼 보였다. 바로 한여름 극장가에서 독주한 ‘도둑들’과 비수기 개봉의 공식을 깨고 흥행에 성공한 ‘광해, 왕이 된 남자’다. 영화계에서 1000만 관객은 영화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 등 외적 요인이 작용해야 한다는 속설로 볼 때, 폭염 특수를 등에 업은 ‘도둑들’이나 대선 이슈와 맞물린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공통점이 있다. 영화계는 1000만 영화 두 편이 결코 우연한 결과가 아니라고 말한다. 올해 상반기 ‘댄싱퀸’, ‘건축학개론’, ‘내 아내의 모든 것’ 등 400만이 넘는 ‘중박’ 영화가 꾸준히 나왔다. 한국 영화에 대한 만족도와 신뢰가 높아졌고 지속적인 관심이 두 편의 1000만 영화를 나오게 한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또한, 한동안 침체기를 보내며 절치부심했던 영화계가 2~3년 전부터 거품을 빼고 좋은 기획과 질 좋은 콘텐츠 생산에 집중한 결과가 올해 나타났다는 분석도 있다. 박루시아 CJ엔터테인먼트 과장은 “2005~06년 한국 영화가 호황을 보이면서 대기업들의 투자가 늘고 양적인 팽창을 했지만 2007년부터 수준 미달의 영화들도 개봉하는 등 버블 현상과 함께 침체기를 겪었다.”면서 “이후 영화계가 2~3년간 불황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기획과 투자에 신중했고, 2000년대 후반 영화계에 투입된 좋은 인력들이 본격적으로 활약하면서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열었다.”고 말했다. ■감독 세대 교체 올해 영화계 또 하나의 특징은 감독들의 세대 교체였다. 해외 유학파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출신 신진 감독들의 작품이 흥행에 성공했다. ‘할리우드 키드’였던 1세대 영화 감독들 대신 3040 젊은 감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도둑들’의 최동훈(41) 감독을 필두로 ‘건축학 개론’의 이용주(42), ‘내 아내의 모든 것’의 민규동(42),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의 윤종빈(33) 감독이 대표적이다. 확장판을 포함해 700만 관객 동원으로 멜로 영화 1위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늑대소년’의 조성희(33), 270만 관객을 동원한 ‘내가 살인범이다’의 정병길(32), 임창정·최다니엘 주연의 스릴러 영화 ‘공모자들’의 김홍선(36) 등 올해 데뷔한 감독들도 선전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10대나 20대 때 느꼈던 감수성을 영화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8090을 회고한 복고 트렌드를 이끌기도 했다. 최근하 쇼박스 과장은 “386 감독들이 자신들의 향수를 이야기했고 관객들로서는 듣고 싶은 이야기였기 때문에 30~40대 관객들이 극장에 몰리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됐다.”고 말했다. ■아날로그 감성 올해 한국영화를 강타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아날로그 감성이다. 상반기 ‘건축학개론’이 400만 관객으로 한국 영화 멜로 사상 1위를 기록했지만, 하반기에 ‘늑대소년’이 이 기록을 경신했다. 이 두 영화를 관통하는 코드는 바로 첫사랑의 신드롬이다. 한때 진부함의 대명사로 치부되던 첫사랑은 아날로그 감성을 일깨우며 멜로 영화의 부흥을 가져왔다. 이는 ‘빠름’이라는 속도성을 강조하는 디지털 시대 속에서 정서적인 균형을 맞추려는 속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잊혀가는 남자들의 우정과 의리를 1980년대를 통해 표현한 ‘범죄와의 전쟁’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소재는 1980~90년대의 아날로그 정서지만 장르는 판타지나 느와르, 사실성을 강조한 장르로 감각의 교체를 가져온 것이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갔다.”고 말했다. ■멀티 캐스팅 원톱이나 투톱 주연의 영화가 줄고 여러 명의 배우가 동시에 주연으로 출연하는 멀티 캐스팅이 유행한 것도 올해 한국 영화의 경향 중 하나다. 김윤석, 김혜수, 전지현, 이정재, 김수현 등 10명의 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운 ‘도둑들’을 필두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범죄와의 전쟁’, ‘건축학개론’, ‘이웃사람’ 등은 4명 이상의 공동 주연 영화였다. 내년에도 ‘베를린’, ‘관상’ 등의 공동 주연 영화가 개봉할 전망이다. 영화계에서는 류승룡, 조진웅, 곽도원, 고창석, 조성하 등 일명 ‘신스틸러’로 불리는 명품 조연들의 위상이 강화되고, 공동 주연은 배우 한 명의 매력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쇼박스의 최근하 과장은 “한 명의 배우가 완벽할 수 없는 만큼 공동 주연은 원톱 영화의 부족함을 메울 수 있다.”면서 “최근 중견 배우들을 중심으로 ‘신스틸러’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이들이 주연 못지 않은 무게감을 느끼게 돼 멀티 캐스팅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상영관 독과점 1000만 영화가 두 편 탄생하는 사이 대기업의 상영관 독과점 문제가 불거졌다. 김기덕 감독은 저예산 또는 독립 영화가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하고 대기업 계열이 배급하는 영화들이 영화관을 독점하는 문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터치’의 민병훈 감독도 저예산 영화를 교차 상영하는 관행에 반발해 자진 종영을 선언하기도 했다. 강유정 평론가는 “올해 1000만 흥행 영화가 두 편 탄생한 것은 멀티플렉스가 늘어나면서 대기업이 배급하는 영화가 유리해진 덕분”이라면서 “최근 일부 저예산 영화들은 조조나 심야 시간대에 배치돼 관람 자체가 어려워지는 등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종편 규제용 ‘영향력 지수’ 실효성 논란

    종편 규제용 ‘영향력 지수’ 실효성 논란

    종합편성채널을 소유한 언론사들의 여론 독과점을 막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마련한 ‘영향력 지수’가 도마에 올랐다. 방통위 산하 미디어다양성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 하면서 ‘영향력 지수’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방송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최근 각종 매체가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의 상대적 크기를 ‘영향력 지수’로 정리했다. 매체 간 가중치를 모의 산출해 TV를 1로 볼 때 라디오는 0.2~0.4, 일간신문은 0.35~0.45, 인터넷은 0.6~0.7의 범위값으로 설정했다. ‘영향력 지수’를 기준으로 따지면 인터넷의 영향력은 종이 신문의 2배, TV의 영향력은 종이 신문의 3배 가까이 된다. 매체 간 합산 ‘영향력 지수’는 2009년 종합편성채널을 허용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여론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방송법에선 올해 말까지 지수 개발을 끝내도록 했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규제가 느슨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같은 방식으로 합산할 경우 어느 언론사도 규제 대상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영향력 지수’는 특정 매체의 영역 간 점유율에 매체 간 가중치를 곱한 뒤 이를 합산하는 것이다. 예컨대 다매체를 소유한 한 언론이 TV, 라디오, 일간신문, 인터넷 매체영역에서 각각 10%, 10%, 30%, 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면 라디오, 일간신문, 인터넷 매체의 TV 방송(1을 기준) 대비 가중치가 각각 0.3, 0.4, 0.6인 경우를 가정해 매체 합산 ‘영향력 지수’는 28%에 머물게 된다. 전체 일간신문 가운데 유료 부수 점유율이 30%에 이르고 TV 시청률이 10%에 달해도 독과점 제재의 기준인 30%를 넘지 않는다. TV는 시청시간 점유율, 라디오는 청취 점유율, 일간신문은 ABC협회의 유료 부수 점유율, 인터넷은 웹사이트별 이용 시간 점유율을 기준으로 했다. 이에 대해 야당 측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2009년 방송법 개정안 통과로 영향력을 가진 다수의 방송사가 생겨났는데 지수를 통해 규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새로운 방송법 개정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문화마당] 2012 대중문화계를 돌아보며/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2012 대중문화계를 돌아보며/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2012년 대중문화계를 돌아본다. 가요계는 뮤지션 싸이가 월드스타로 입지를 굳히며 불황에서 벗어날 돌파구를 마련했다. 영화계 역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두 편이나 나오면서 올 한해 1억 관객이 한국 영화 상영관을 찾았다. 김기덕 감독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복고 열풍을 지핀 방송계는 1990년대의 오밀조밀한 정서로 대중과의 소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지난 늦여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의 음악 시장을 강타했다. 영국 차트를 비롯해 세계 40여개 국가의 음원 다운로드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강남스타일은 빌보드차트 7주 연속 2위로 전 세계 음악팬들에게 각인됐다. 유튜브 올해의 영상 1위에 등극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공개 6개월 만에 10억 클릭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싸이는 이제 세계적 뮤지션 반열에 올랐다. 해방 이후 우리 가요사에 전무후무한 결과를 아로새겼다. 싸이의 이러한 선전을 두고 ‘한류 K팝이다, 아니다’라며 갑론을박하고 있다. 그간 아이돌 그룹이 K팝 한류를 이끌어 왔고, 새로운 스타일의 솔로 뮤지션이 세계 음악 시장을 강타하자 이러한 이견이 불거졌다. 광의의 개념으로 보자면 싸이는 K팝을 통해 한류를 지속 성장시킨 뮤지션임에 틀림없다. 국내 가요계는 여전히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지속되면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창작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일부 음악기획사를 제외하면 투자한 만큼의 음원 수익이 회수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원은 쏟아지고 음원 주기가 그만큼 짧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한 환경 속에 음원 분배 비율은 제작사를 더욱 궁핍하게 하고 있다. 공연계도 대중에게 찬사를 받은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뮤지션 이문세와 김동률은 전국 투어공연 매진을 기록하며 티켓파워를 과시했다. 음악적 진정성과 공연완성도를 위한 장인정신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한 사실은 결국 관객이 예리하게 판단한다는 진리를 방증한다. 방송계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장기집권과 복고 열풍으로 이어졌다. 낮은 시청률에 허덕이던 케이블채널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지상파 방송을 위협했고, 드라마 역시 높은 시청률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받았다. ‘응답하라 1997’은 1990년대 아이돌 그룹에 열광했던 ‘빠순이 문화’를 여과 없이 보여주면서 추억을 되새김질시켰다. 당시 가슴을 관통했던 주옥 같은 가요를 대거 등장시키면서 세월을 견디는 노래의 힘도 선보였다. 영화계는 명암이 확연히 갈렸다. 1000만 관객의 영화 ‘도둑들’ ‘광해’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올해 한국 영화를 관람한 관객이 1억명을 넘었다는 집계도 놀라운 소식이다. 반면, 한국 영화의 독과점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은 한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는 입구는 있고 출구는 없다.”고 지적했다. 독립영화를 위해 단 하나의 상영관이라도 열어달라는 하소연을 세계적인 거장이 입에 담는 현실을 목격했다. 영화는 문화상품이라기보다 이제 유통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품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경제 민주화에 이어 영화도 민주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말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국가가 문화적 철학이 없으니 시장 논리만 갖다 붙인다는 지적은 새삼스럽지 않다. 영화산업이 개인 자본의 논리에 잠식당한다면 끔찍한 일이다. 이러한 현상은 관객 쏠림 현상으로 이어졌다. 한국영화를 본 1억 관객 중 상위 20편에 8000만명이 몰렸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올해 상영한 한국 영화가 100여편이었으니 80여편이 2000만명의 관객을 나눠 가진 것이다. 1억 관객을 자축하는 동안 그 이면의 아픔도 들여다보는 발전적 영화계를 기대한다. 올해 대중문화계는 외형적으로 풍년이었다.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산재했으나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문화가 돈벌이 수단으로만 존재해서는 안 된다. 문화적 풍요는 하루아침에 거둘 수 있는 씨앗이 아니다. 장기적인 혜안을 두고 걸어가야 한다.
  • [당선자에게 바란다] “좋은 일자리 늘리고 갈라진 민심 하나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은 다양했다. 선거 기간 중 내걸었던 공약들을 성실하게 이행해 약속을 지키는 최고지도자가 되주길 바랐다. 양분된 민심을 통합하고 법과 상식이 통하는, 좋은 일자리가 많은 나라를 만들어줄 것을 당부했다. “국민에게 ‘저녁이 있는 삶’ 제공을” 박재연(36·서울·행정안전부 사무관) 낮에는 좋은 일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저녁에는 온가족이 함께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 주말에는 여행과 취미생활을 즐기는, 다른 여느 나라와 같은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한국 정치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구호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는 ‘저녁이 있는 삶’을, 새 대통령이 구현해주기 바란다. 공무원도 저녁이 있는 삶을 바란다. “4대강처럼 환경에 소홀하지 말아야” 염형철(44·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지금껏 환경과 관련한 정책을 밝히지 않아 유감이 크다. 국정 출발 때부터 환경 문제를 주요 정책으로 삼아주길 바란다. 이명박 대통령의 가장 큰 잘못 중 하나가 4대강 사업이었다. 이로 인해 민심과 정국 주도권을 모두 잃었다. 이 대통령의 예에서 보듯 환경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으면 정국 운영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中정부와 우호적 관계 조성했으면” 황의준(28·중국 후난성 챵사·취업준비생)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영사관이 있는 우한(武漢)까지 6시간 걸려 가서 부재자 투표를 했다. 무엇보다 경제 회복에 힘써서 일자리 늘려줬으면 좋겠다. 어학 공부를 위해 중국 연수까지 왔지만 앞날이 너무 불투명하다. 또 중국에서 보니 양국 외교 관계 악화가 눈에 보인다. 중국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더 관심을” 오영철(41·서울·장애우권익문제硏서울지소장) 과거 정권을 되돌아보면 선거 때 내세운 장애인 정책 공약 중 상당수를 이행하지 않았다. 통합을 화두로 앞세운 만큼 장애인을 포함한 소외계층에 더 관심을 두길 바란다. 장애인의 삶과 관련해서는 특히 활동보조와 연금, 주거, 의료, 일자리 등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소수자를 위한 특별위원회 등을 꾸려 최대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결혼이주여성 위한 교육혜택 제공” 허영란(32·서울·中출신 다문화센터 통역지원사) 한국에 온 지 12년째다. 결혼 이주여성 대부분은 모국에서 충분히 공부하지 못한 채 한국에 온다. 공부할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대학 등록금 혜택 등을 주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달라. 그러면 이민자들의 경쟁력이 올라갈 테고 비정규직 상태에서 벗어나 당당히 취업하면서 한국 사회에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학 반값등록금 빨리 현실화 되길” 임수연(22·서울·성신여대 4학년 휴학중) 서민 곁에서 함께 하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대학생이다 보니 하루 빨리 반값등록금 정책을 현실화하길 바란다. 학자금 대출 탓에 고통받는 친구들이 많은데 ‘학자금 대출이자 0%’, ‘학자금 대출 1금융권 전환’과 같은 공약을 성실히 이행했으면 한다. 국민들도 대통령에 대해 조금 더 관대하게 믿고 바라봐줬으면 한다. “철학있는 실용적 교육정책 세워야” 임현양(52·경기 성남시·숭신여고 교사) 교육제도가 너무 자주 바뀐다. 핀란드, 독일 등 교육 선진국은 정권이 바뀌어도 교육정책은 바뀌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교육 내용도 협동과 실용교육 위주다. 공부 잘하는 아이만 키우는 게 아니라 단 한 명도 버리지 않겠다는 철학 있는 교육 정책을 세워줬으면 한다. 교사 잔무를 줄이고 교재연구와 학생 상담 시간을 늘려 아이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을 바란다. “재정 조기집행으로 공무원 사기 진작” 현정택(63·서울·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예산을 확정해 내년 집행을 가급적 빨리 해야 한다. 내년 1분기까지 경제가 어려울 것이다. 세종시 이전 등으로 공무원들 사기가 떨어져 있다. 부처 개편 논의로 공무원 조직을 흔들 게 아니라 재정 조기 집행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시진핑 중국 주석 취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내정 등 세계 경제가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순수예술에 대한 국가적 지원 절실” 최태지(53·서울·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순수예술단체는 국가적 지원이 절실하다. K팝과 드라마가 한류를 이끌면서 순수예술이 외면당하는 게 현실이다. 한류 정책을 추진할 때 순수예술의 비중을 더 높여 주길 바란다. 더 많은 사람들이 순수예술을 즐기기 위해 티켓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요구도 많다. 그러려면 극장, 오케스트라, 스태프들을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순수예술을 향한 다양한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 “규제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이희범(63·서울·STX중공업건설 회장) 유럽발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세계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수출도 감소하고 있어 대부분 기업의 내년 경영화두가 비상경영이라고 한다. 정부와 기업 근로자가 함께 성장 잠재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새 정부는 규제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기업이 일자리를 많이 유지하고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기 바란다. “해양수산부 부활 공약 꼭 실천해달라” 신갑년(77·전남 여수시·여수수산인협회장) 어민들은 항상 정부에게서 소외받아 왔다. 반농반어의 숫자를 전부 농민으로 집계하는 실정이다. 농민 수와 어민의 수를 반반으로 보는 것이 정확한 만큼 어민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현 정부가 폐지한 해양수산부를 부활시킨다는 공약을 꼭 실천해주길 바란다. “맞벌이 위한 자녀돌보미 시설 확충” 조윤희(36·서울·맞벌이주부) 지난해 둘째를 낳은 지 두 달 만에 복직했는데 올해부터 만 5세 미만 무상보육이 시행되면서 어린이집 경쟁률이 높아져 아이를 맡기는 게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 다행히 시부모님이 돌봐주시지만 걱정이다. 맞벌이 부부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시설이 확충돼야 한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제도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법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 만들어야” 최용배(49·서울·영화사 청어람 대표) 과거사에 대한 어설픈 용서와 화해는 절대로 안 된다. 죄를 지은 사람들은 진정한 사죄를 하고, 법적 책임을 짊어진 뒤에야 용서와 화해가 가능하다. 법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초법적 상황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세상을 원한다. 영화인으로서 한국 영화에 그늘을 드리운 대기업 독과점과 수직계열화, 불공정 거래를 뿌리뽑아주기를 기대한다. “시설 현대화 등 전통시장 살리기 시급” 황성호(42·충북 청주시·재래시장 상인)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와 경쟁할수 있도록 시설 현대화에 적극 나섰으면 한다. 높은 카드수수료 때문에 상인들이 카드를 받지 못하는 것도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꺼리는 이유다. 카드수수료를 내지 않는 제도를 하루 빨리 마련했으면 좋겠다. 대형마트 의무 휴업, 전통시장 상인 저금리대출도 확대했으면 한다. 전통시장을 위한 정책이 바로 서민을 위한 정책이다. “현대차 비정규직모두정규직 전환을” 최병승(38·울산 중구·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법과 상식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법을 어기는 사람은 지위고하를 떠나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만들어진다. 또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그러기 위해서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원 모두가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었으면 좋겠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정책을 추진하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농민이 안심할수있는제도적장치를” 임용현(44·전북 완주군·농민) 농업은 국민의 생명 주권이다. 농업과 농민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농민들이 안심하고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길 바란다. 시장경제 논리에 치우쳐 농산물 수입을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자국 농민을 보호하고 나라도 살리려면 농업을 포기해선 안 된다.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도입으로 농업 생산의 안정기반을 구축, 식량주권을 바로 세워주길 소망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