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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8대1, 작은 영화의 힘겨운 스크린 싸움

    58대1, 작은 영화의 힘겨운 스크린 싸움

    작은 영화들이 괴롭다. 극장가 연중 최고 성수기인 여름휴가 시즌에 접어들었지만 블록버스터들에 밀려 설 자리가 없다. 올 상반기 극장 관객은 1억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나, 정작 관객들에게 ‘골라 보는 재미’는 없다. 스크린의 문화적 다양성은 오히려 심각하게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보다 더욱 심해진 대형 상업영화들의 스크린 독식은 먼저 통계에서 드러난다. 22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21일 흥행수익 1~10위를 차지한 주요 다양성 영화(저예산 독립영화와 예술영화 등을 합쳐 부르는 명칭)의 상영 횟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 3075회)의 33.3%에 불과한 4356회에 그쳤다. 이 영화들이 확보한 스크린 수는 지난해(490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231개), 관객도 40만 1246명에서 7만 9892명으로 81.1% 급감했다. 반면 흥행수익 1~10위를 기록한 상업영화의 상영 횟수는 21만 1504회에서 25만 6618회로 21.3%, 관객수는 1093만 1115명에서 1207만 6824명으로 10.4% 각각 증가했다. 전국에서 연중 극장 관객이 가장 많은 메가박스 코엑스점의 지난 주말 상영 시간표만 일별해도 블록버스터들의 스크린 독식 상황은 한눈에 읽힌다. 16개 상영관을 갖춘 이 극장에서는 지난 21일 ‘미스터 고’가 25회, ‘레드: 더 레전드’ 22회, ‘퍼시픽 림’ 21회, ‘감시자들’이 19회 상영되는 동안 다양성 영화인 ‘마스터’와 ‘까밀 리와인드’, ‘브로큰’ 등은 3~4회씩 상영되는 데 그쳤다. 최근 다양성 영화 한 편을 배급한 소규모 배급사의 관계자는 “수많은 영화가 상영 한 번 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상황에서 블록버스터를 뚫고 일반극장에서 개봉하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면서 “극장이 작은 영화를 상영하더라도 사각시간대인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 집중시키는 관행 역시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명왕성’의 제작사인 SH필름도 개봉일인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블록버스터 외화와 대형 한국 영화에만 황금 상영시간대를 몰아주는 극장들의 관행 때문에 관객들에게 제대로 선택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최소한의 상영 회차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서는 관객들을 만나 보기도 전에 폐기처분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시장의 성장이 다양성 영화의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지난해 한국 영화 산업에 대한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적이 올해도 유효한 셈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극장가의 이러한 불균형한 수급 상황이 결국은 관객들에게도 피해를 입힌다는 사실이다. 영진위가 최근 발표한 ‘2012 영화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양성 영화의 관람층은 가장 불편한 사항으로 ‘이용가능한 상영관이 제한적’(46.8%)인 점을 꼽았다. 교차 상영이나 조기 종영에 따른 극장 이용 시간 제한도 각각 14.0%와 11.6%가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시장의 논리에 따라 관객이 원하는 블록버스터를 많이 걸 수밖에 없다”는 대형 상영관과 배급사의 주장과는 동떨어진 결과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스크린 점유율에 비해 정작 관객 점유율은 크게 떨어지는 현상도 관객이 원하는 것에 비해 대형 영화의 스크린 독식이 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경우 1341개의 스크린(지난해 말 기준 전국 스크린 2081개)을 차지하면서 개봉 후 첫 주말인 지난달 8일에는 관객 점유율이 62.1%에 이르렀지만 평일에는 10%대의 저조한 실적을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상업영화에 대한 적절한 규제와 제도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스크린 독과점, 제도적 개선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는 ▲배급과 상영의 겸업 금지 ▲영화당 스크린 수 제한 ▲대안 영화 상영관 확대 등을 제안했다.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은 “미국 등이 적용하고 있는 변동 부율(제작사와 극장 간의 입장 수익 분배 비율)을 도입해 단기간 물량 공세보다는 다양한 영화의 장기 상영을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로 바꿔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오늘의 눈] 미국에는 왜 스크린 독과점이 없나요?/배경헌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미국에는 왜 스크린 독과점이 없나요?/배경헌 문화부 기자

    ‘미국에는 왜 스크린 독과점이 없나요?’ 지난달 개봉한 ‘무서운 이야기2’의 김성호 감독이 최근 한국영화감독조합 홈페이지에 올린 글의 제목이다. 올 상반기 한국 영화 관객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대규모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영화인들의 위기감은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좋은 영화든 나쁜 영화든,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면 고사한다. 김 감독이 자문자답하듯 올린 글의 내용을 옮겨 보면 이렇다. 일단 미국은 1948년 영화 제작과 상영의 수직적 통합을 금지한 ‘파라마운트 판결’의 영향으로 투자·배급사와 극장 사이에 균형 잡힌 시장이 만들어져 있다. CJ엔터테인먼트가 만든 영화를 CJ CGV에서 줄기차게 틀거나,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영화를 롯데시네마에서 무한반복 상영하는 상황이 벌어질 여지가 적다는 뜻이다.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3대 멀티 체인이 90%에 가까운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는 데 비하면 미국은 극장 사업주의 독과점도 덜하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부율(극장과 배급사가 수익을 나눠 갖는 비율)이다. 한국은 극장과 배급사가 고정 비율로 수익을 나누는 반면, 미국은 상영 기간에 따라 비율을 달리하는 ‘슬라이딩 시스템’을 적용한다. 극장은 개봉 초기에 아주 적은 몫을 가져 가거나 심지어 적자를 보지만 3~4주차로 갈수록 수익이 늘어난다. 따라서 극장은 한 영화로 물량 공세를 퍼붓는 것보다 다양한 영화를 오랫동안 상영하는 게 더 이익이다. 할리우드의 나라 미국에서 정작 ‘아이언맨3’와 ‘월드워Z’가 스크린을 독점하지 못한 이유다. 이런 체계가 자리 잡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우선 관객은 다양한 영화를 선택할 수 있고, 영화 창작자들은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영화가 소비되는 불안을 덜 수 있다. 상영 기간이 길어지면서 제작·배급사는 최소한의 수익을 보장받는다. 또 극장은 좋은 영화가 입소문이 날 경우 장기 상영을 통해 수익을 늘릴 수 있다. 어느 한 쪽이 대박날 가능성은 줄어들지만 어느 한 쪽이 쪽박 찰 가능성도 적어진다. 문제는 부율이 업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슬라이딩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극장 수익은 당장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처럼 배급사가 기본 상영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안 등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극장에 양보를 요구하기 어렵다. 방식은 다르지만 한국에서도 시장의 균형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CGV는 그동안 5대5였던 한국 영화 부율을 이달부터 5.5(배급사)대4.5(극장)로 조정했다. 극장이 포기한 수익은 대형 투자·배급사는 물론 소규모 제작사에도 돌아간다. 그러나 적절한 상영 기간이 보장되지 않는 한 부율 조정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영화시장 판세를 누구보다 잘 아는 김 감독은 “수익이 악화된 지금은 극장의 별의별 꼼수가 예상되는 시기”라고 걱정했다. 영화인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상생하는 시장을 만들기 위한 극장의 복안은 뭘까. 궁금하다. baenim@seoul.co.kr
  • 與 ‘공룡 포털’ 네이버 개혁 착수

    인터넷 포털 업계의 ‘슈퍼갑(甲)’인 네이버에 대해 여권이 대대적인 개선 작업에 착수한다. 새누리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소는 오는 11일 관련 상임위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 위원회 소속 당 의원들을 비롯해 업계 전문가, 교수 등과 함께 ‘인터넷 산업, 공정과 상생’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미래창조과학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기관과 법제도 해결 방안을 논의한 뒤 다음달쯤 새누리당 주도로 공룡 포털들의 온라인 독식 개선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은 그동안 인터넷 뉴스 시장 질서는 물론 부동산 등 온라인 상권, 벤처 기업들의 각종 아이디어까지 네이버 등 공룡 포털이 독식하는 등 독점적 지위와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 사이트들은 언론사가 아닌데도 온라인 뉴스 유통망 잠식을 통해 실질적인 언론사 기능을 수행하고 뉴스 편집을 통해 여론의 왜곡 현상까지 초래했다. 포털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 행위는 일반 대기업의 폐단이 온라인 공간으로 그대로 옮겨진 것으로 새누리당은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공정거래·창조경제와도 부합하지 않는 독과점적 행태라는 지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 중소업체들이 네이버의 일방적인 광고비 인상 횡포에 피해를 당하면서 ‘갑을 논란’이 벌어지는 등 온라인 상권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법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새누리당과 여의도연구소는 최근 ▲온라인 상권의 갑을관계 문제 ▲포털 계열사간 부당 내부거래 문제 ▲기술 베끼기 등 창업 생태계 파괴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1억 관객 대기록 그들만의 대기록

    1억 관객 대기록 그들만의 대기록

    올 상반기 극장 관객이 1억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 영화의 약진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영화계에는 반가운 신호다. 극장가가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리는 것은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기존 20~30대에서 10대와 40~50대로까지 확장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6월 극장 관객 수는 9850만 4732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326만 1832명이 극장을 찾은 데 비해 18.3% 증가한 수치다. 극장가가 올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6423억원)보다 12.7% 늘어난 7241억원이다. 고무적인 것은 한국 영화의 점유율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한국 영화는 관객 수 5555만명(점유율 56.4%)으로 외화 관객 수 4294만명(43.6%)을 크게 앞섰다. 한국 영화 점유율은 2009년 같은 기간에 44.6%, 2010년 43.1%, 2011년 48.0%를 기록하던 것이 지난해 53.4%로 외화를 앞지르더니 올해는 강세를 더욱 굳혔다. ‘아이언맨3’(900만명)를 제외하면 박스오피스(흥행 수익) 1~5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7번 방의 선물’(1280만명), ‘베를린’(716만명), ‘은밀하게 위대하게’(664만명), ‘신세계’(468만명) 등 모두 한국 영화다. 이처럼 극장 관객과 한국 영화 점유율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영화의 관객층 자체가 넓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영화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에 따르면 관객 동원을 주도한 ‘7번 방의 선물’이나 ‘아이언맨3’ ‘베를린’ 모두 40대가 40% 이상의 높은 예매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현 주연의 ‘은밀하게 위대하게’ 역시 원작 웹툰과 박기웅, 이현우 등 배우들의 높은 인기가 10대 관객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50대 이상 관객은 2006년 전체의 2.0%에서 올 상반기 7.0%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지난해의 한국 영화 흥행이 지속될지 불투명했던 상황에서 누구도 흥행을 예상하지 못한 ‘7번 방의 선물’과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관객몰이에 성공한 것은 세대별 관람의 힘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영기 영화진흥위원회 연구원 역시 “현장에서는 작은 규모의 다양성 영화에도 40~50대 중년 여성 관객을 중심으로 전과 다른 관객이 몰린다는 분석이 나온다”면서 “50~60대 이상으로까지 넓어진 관객층이 역대 최대 관객을 이끈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극장가는 처음으로 관객 2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극장가 최고 성수기인 7월에만 한효주·정우성 주연의 ‘감시자들’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퍼시픽 림’, 허영만 원작의 ‘미스터 고’ 등 굵직한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와 김혜수·송강호 주연의 ‘관상’, 김윤석 주연의 ‘화이’ 등도 하반기 기대작이다. 지난 4월 한 증권사는 올해 관객이 2억 30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달콤한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은밀하게’ 따위(?)가 1300개를 까면(스크린을 차지하면) 장차 ‘미스터고’나 ‘설국열차’처럼 수백억원이 들어간 대작들은 과연 몇 개의 극장을 먹어치울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사람에겐 도리가 있고 상인에겐 상도의가 있는 걸 망각해선 안 된다”고 강하게 성토하는 등 흥행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반복됐다. 또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와 신수원 감독의 ‘명왕성’이 각각 제한 상영가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으면서 표현의 자유 문제도 되풀이됐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문재인 “安 신당, 꼭 나쁜 것은 아냐” ‘노무현 4주기’ 野 재편 전환점 되나

    문재인 “安 신당, 꼭 나쁜 것은 아냐” ‘노무현 4주기’ 野 재편 전환점 되나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거행된 노무현 전 대통령 4주기 추도식이 갖는 정치적 의미는 무거웠다. 친노(친노무현) 진영은 물론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참가한 추도식이 야권 세력 재편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특히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전날 독자세력화의 깃발을 치켜들면서 민주당과의 일전을 선포한 것도 관심도를 높였다. 지난해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친노 측은 추도식에 대한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지만 관심을 피하지는 않았다. 문 의원은 봉하마을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노 전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등 국가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덕목조차도 진전이 없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분들이 오시는 것 같다”며 노무현 정신 계승을 강조했다. 문 의원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자신의 정치적 거취에 대해서는 “다음 대선 때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게끔 저도 나름의 역할을 열심히 해야겠죠”라고 대선 재도전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자신의 정치활동 재개 시각에 대해서도 문 의원은 대선 패배 뒤 정치를 멈췄던 적이 없기 때문에 정치 본격화나 재개라는 해석이 맞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나아가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서도 “꼭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정치에 대한 시민참여의 외연을 넓힐 수 있다면 좋다고 했다. 민주당이 새누리당과 독과점 구조 속에 안주한 측면도 반성했다. 기득권을 타파하며 안 의원과 정치적 경쟁 속에서 혁신하면 좋다는 것이다. 안 의원과의 경쟁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세력화 깃발을 든 안 의원과 맞받아친 문 의원 측이 당장 감정 섞인 난타전을 전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이 “끝내는 다시 힘을 합쳐 같은 목표를 향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정권 재탈환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안 의원과 함께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안 의원이 차기 대권 고지 점령을 위해 난해한 고차방정식 풀기에 돌입한 기류다. 민주당 내 친노와 비노는 ‘안철수’라는 거대한 외부충격 앞에 갈등을 자제할 것 같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전에 안철수 세력과 합치거나 연대하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2016년 총선이나 그다음해 대선까지 경쟁할 수도 있다. 안 의원과의 협력 여부에 대한 민주당 내 시각차도 크다. 수많은 의외의 돌발 변수들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재 야권의 차기 전망은 답이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안 의원은 독자세력화를 하겠다며 치고 나가고, 민주당은 문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와 손학규 상임고문 등 차기 주자들이 접점 없는 암중모색을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과 안철수 세력이 극적으로 합하거나 연대할 조짐은 극히 약해 보인다. 당장은 치열한 수싸움·세싸움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김해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공정위, 불공정 의혹 NHN계열사 조사 착수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본사에 이어 핵심 계열사로 불공정 거래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21일 공정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경기 성남시 정자동 NHN 본사에 이어 자회사인 NHN비즈니스플랫폼(NBP)에 대한 현장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NBP는 검색광고와 온라인 마케팅 상품 개발을 담당하는 자회사다. 2009년 NHN에서 계열 분리돼 현재 NHN이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NBP는 국내 포털 1위인 네이버에 힘입어 검색광고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검색광고 업체 오버추어가 NBP와의 경쟁을 포기하고 지난해 한국시장에서 철수했을 정도다. 공정위는 NHN과 NBP 간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계열사와의 내부 거래는 허용되지만 자금이나 자산을 지나치게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할 경우 제재 대상이 된다. 특히 NHN은 이용자 대상 서비스와 연구개발 등을 담당하고 검색광고 등 직접 매출을 일으키는 사업은 NPB가 전담한다. NPB가 NHN의 실질적인 자금원인 셈이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NBP를 놔둔 채 NHN의 불공정 거래 여부를 파헤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업계 선두 업체에 대한 조사를 통해 업계 전반에 불공정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미 2006년 6월 정보기술(IT) 업계 하도급 위반 조사, 2007년 5월 국내 포털 3사에 대한 불공정행위 조사, 2008년 5월 인터넷 포털 불공정 거래행위 제재 등을 통해 NHN을 몰아세웠다. 올 들어 국세청은 NHN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소비자원은 주요 가격비교 사이트의 가격정보 비교를 통해 네이버 지식쇼핑의 불일치율이 가장 높다고 밝히는 등 NHN에 대한 당국의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는 양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NPB는 다음, 네이트 등 경쟁사들이 내부에서 운영하는 조직을 업무 효율성 차원에서 자회사로 분리한 만큼, (NPB에) 특혜를 부여할 이유가 별로 없다”고 해명했다. 공정위의 칼끝이 다른 업종으로 향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최근 벤처 활성화 대책 등 창조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독과점 구조로 이뤄진 업종의 1위 업체들을 손볼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온라인 甲’ NHN 불공정 발본색원하라

    공정거래위원회가 NHN이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전면조사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네이버 외에 다음, 네이트에 대한 조사도 곧 착수한다. 이들이 시장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가격 후려치기 등으로 벤처기업의 생태계를 무너뜨렸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친다고 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부당행위 실태를 낱낱이 살펴 공개해야 할 것이다. 공정위의 조사는 네이버에 집중될 전망이다. 올 3월 기준으로 검색시장 점유율은 네이버가 74.4%, 다음이 19.9%를 기록했다. NHN은 지난해 2조 3893억원 매출에 29%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 1분기에도 매출 6736억원에 영업이익 191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전년 동기보다 모든 부문에서 10%대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NHN이 ‘대기업’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것을 뜻한다. 네이버가 10여년간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에 대한 불만은 끊이지 않았다. ‘슈퍼 갑(甲)’ 행세를 하며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통해 상거래시장을 왜곡시켰다는 지적이다. 벤처기업이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네이버가 군침을 흘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네이버의 서비스 품목에 예속되는 사례가 부지기수였다. 네이버의 부동산 중개 서비스로 인해 지난해 1만 8000곳의 중개업소가 문을 닫았다고 한다. 인터넷 골목상권을 하나씩 접수했다는 의미다. 네이버도 할 말이 없지 않을 것이다. 온라인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었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폐쇄적인 독과점적 행태로 말미암아 창의적인 생태계가 말살되고, 하청업체만 양산해 왔다는 점에서 문제는 작지 않다. 그동안 국내시장만을 타깃으로 삼아 재벌기업식 몸집 불리기에 몰두해 왔다는 지적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개방형 플랫폼을 지향해온 구글이 인수합병(M&A)을 할 때 협력사의 생태계를 무너뜨리지 않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네이버의 불공정 행위 조사와 별개로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정 여부도 관심이다. 포털을 감시하는 법과 제도는 느슨했던 게 사실이다.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련 부처와 정치권은 지배적 사업자 선정 여부를 빨리 판단해야 한다. 그래야 ‘온라인 갑’이 없어지고 창의적 창업풍토가 되살아난다.
  • 네이버·다음·네이트 ‘가격 후려치기’ 등 캐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 등 3대 포털 업체의 불공정 행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들이 시장독점(인터넷 검색시장의 95% 차지)을 통해 가격 후려치기 등 수법으로 중소 벤처기업과 소비자에게 피해를 줬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예정이다. 공정위는 지난 13일 NHN(네이버)의 경기 성남 분당 사옥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다음)과 SK커뮤니케이션즈(네이트)에 대해서도 조만간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네이버뿐 아니라 다음·네이트 등도 조사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단발성 조사가 아니라 대형 포털업체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나 불공정 거래 행위와 관련된 전반적인 조사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철학인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협업’의 하나로 공정위가 포털시장의 독점구조를 정상화하는 것을 목표로 조사에 나섰다는 것이다. 형식은 3대 포털을 모두 조사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초점은 검색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NHN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따르면 올 3월 한국 인터넷 검색 시장점유율은 네이버가 74.4%, 다음이 19.9%, 네이트가 1.8%다. 2년 전보다 네이버의 시장점유율은 9.1% 포인트 커진 반면, 네이트는 7.1% 포인트 내려앉았다. 1위 사업자의 공세로 3위 사업자가 고사 단계에 이른 꼴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영세 사업자들과 거래가 많아 (법 위반 여부를)걸면 안 걸릴 순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네이버와 여타 사업자 간 격차가 너무 커서 동일한 강도로 조사할 리는 없지 않겠느냐”면서 “다음과 SK커뮤니케이션즈에 대한 조사는 구색 맞추기일 것”라고 예상했다. 2010년 기준 NHN이 올린 광고 매출은 1조 770억원으로 전체 온라인 광고시장의 68.0%를 차지한다. NHN의 ‘문어발식’ 사업확장도 논란이 되고 있다. NHN은 가격비교, 온라인 광고대행, 온라인 쇼핑몰, 음원, 도서, 부동산 정보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런 사업 확장으로 인터넷 벤처나 중소업체들이 NHN에 종속되거나 자연도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NHN이 2009년 부동산 정보 사업에 나서면서 기존 부동산 정보업체 매출이 급감했으며,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겹쳐 지난해 중개업소 1만 8000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벤처기업이 위치기반서비스(LBS)를 개발했다 하더라도 시장 점유율이 우월한 NHN이 지도서비스를 통해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한다면 벤처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러한 독과점은 1인 창업이나 벤처 기업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NHN 관계자는 “공정위가 공정거래 실태 파악을 위해 이틀째 조사 중이고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면서 “다만 잘못을 저지르거나 제소를 당한 것도 아닌데 국세청에 이어 공정위 조사까지 받는 것은 억울하다”고 했다. 한편 공정위는 2008년 동영상 업체의 광고영업 제한을 이유로 NHN에 2억 2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이듬해 서울고등법원은 NHN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포털 전체 매출이 아니라 동영상과 관련된 매출 기준으로 시장 지배력을 판단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돼 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6:4 법칙, 아이언맨3 배만 불린다

    6:4 법칙, 아이언맨3 배만 불린다

    지난 6일 개봉 12일 만에 관객 60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극장가를 초토화시킨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3’. 역대 외화 흥행 순위 1, 2위인 ‘아바타’와 ‘트랜스포머3’보다 빠른 속도로 1000만 흥행까지 넘보고 있다. 영화계는 ‘아이언맨3’의 흥행 성공이 외화에 유리하게 돼 있는 불합리한 관행과 과도한 스크린 독과점 때문에 가능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외화에 유리하게 책정돼 있는 불합리한 분배 비율(부율)이다. 지난 8일까지 ‘아이언맨3’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502억원 중 232억원은 배급사인 소니픽처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를 통해 고스란히 해외로 빠져나갔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아이언맨3’가 거둬들인 5억 2580만 달러(약 5690억원) 가운데 한국에서의 수익은 4291만 달러(약 465억원, 배급사와 상영관 수익 합계치)로 해외 국가 중 1위다. 한국 영화는 영화 입장권 수익의 13%를 세금과 영화진흥기금으로 제한 뒤 극장과 배급사가 5:5로 나누지만 외화는 극장과 배급사가 나누는 비율이 4:6(서울 기준, 지방은 5:5)으로 외화 배급사에 유리하게 책정돼 있다. 한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1990년대 초반부터 흥행 가능성이 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수입에 치중했던 대형 단관 극장들이 해외 영화 배급사에 한정된 프린트를 가급적 많이 배정받고자 출혈 경쟁을 벌임으로써 부율의 불균형이 발생하게 됐다”면서 “과거 20년 이상 할리우드 영화 우위의 시장이 형성돼 왔고 최근 한국 영화 시장의 성장과 함께 다양한 이익집단이 생겨나 의사 결정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외화 시장은 UPI코리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20세기폭스코리아 등 해외 직배사가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외화 독과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편이다. 국내 대형 배급사의 관계자는 “한국 영화는 수익이 발생하면 제작비를 뺀 순수익을 제작사(40%)와 투자사(60%)가 나누고 이 수익은 한국 영화 산업에 재투자된다. 하지만 외화의 경우 유리한 수익 배분에도 불구하고 수익 전체가 해외로 빠져나가 국내 영화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화 ‘전국노래자랑’의 제작자인 이경규는 “4월이 비수기라 불황에 시달린 극장주들이 많아 상영관 수가 적은 것도 문제지만 극장에서 20분마다 상영하는 ‘아이언맨3’의 상영 횟수에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개봉일인 지난달 25일 ‘아이언맨3’의 스크린은 역대 최다인 1228개로 점유율이 50.8%에 달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개봉 당일 상영관 수가 전체 4만 2803개 중 약 1만 3200개로 30.8%에 그쳤다. 심지어 ‘아이언맨3’의 스크린 수는 어린이날인 지난 5일 1389개로까지 늘어났다. 전체 스크린 2414개의 57.5%에 해당한다. 반면 같은 날 상영한 한국 영화 ‘전국노래자랑’은 547개, ‘전설의 주먹’은 254개로 각각 ‘아이언맨3’의 39.3%와 18.2%에 불과했다. ‘아이언맨3’의 배급사 관계자는 “당초 800여개 정도의 상영관을 잡을 계획이었으나 극장 측에서 상영관을 늘려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언맨3’가 5일 기록한 최다 스크린 수 1389개는 ‘트랜스포머3’(1409개)에 이어 역대 외화 가운데 2위다.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1154개), ‘다크 나이트 라이즈’(1210개)보다 훨씬 많다. 1000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상영된 한국 영화는 ‘도둑들’(1091개)과 ‘광해, 왕이 된 남자’(1001개) 등 2편이다.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비판은 국내외 영화를 불문하고 대기업 계열 대형 멀티플렉스의 부작용으로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 왔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이 다양성 영화의 열악한 배급 환경을 공개 비판하면서 이슈화됐다. 급기야 전병헌 민주당 의원 등이 예술영화 전용관 설치를 골자로 한 일명 ‘피에타법’으로 알려진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발의 이후 현재까지 상임위에 회부조차 되지 않고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다. 최근에는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이 ▲특정 영화의 멀티플렉스 스크린 30% 이상 점유 금지와 ▲전국 스크린 500개 또는 전체의 30% 이상 개봉 금지 ▲멀티플렉스에 1개 이상의 대안 상영관 설치 등을 담은 개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경우 12개 이상의 스크린을 보유한 복합상영관은 한 종류의 영화를 최대 2개의 스크린에서만 상영하고 전체 횟수의 30%를 넘을 수 없게 하는 등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를 두고 있다. 조형근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 조사관은 “영화진흥위원회가 제시한 표준상영계약서의 이행을 유도하고 불공정 거래 현황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6대4 법칙,아이언맨3의 흥행이 달갑지 않은 이유

    6대4 법칙,아이언맨3의 흥행이 달갑지 않은 이유

    지난 6일 개봉 12일 만에 관객 60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극장가를 초토화시킨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3’. 역대 외화 흥행 순위 1, 2위인 ‘아바타’와 ‘트랜스포머3’보다 빠른 속도로 1000만 흥행까지 넘보고 있다. 영화계는 ‘아이언맨3’의 흥행 성공이 외화에 유리하게 돼 있는 불합리한 관행과 과도한 스크린 독과점 때문에 가능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외화에 유리하게 책정돼 있는 불합리한 분배 비율(부율)이다. 지난 8일까지 ‘아이언맨3’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502억원 중 232억원은 배급사인 소니픽처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를 통해 고스란히 해외로 빠져나갔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아이언맨3’가 거둬들인 5억 2580만 달러(약 5690억원) 가운데 한국에서의 수익은 4291만 달러(약 465억원, 배급사와 상영관 수익 합계치)로 해외 국가 중 1위다. 한국 영화는 영화 입장권 수익의 13%를 세금과 영화진흥기금으로 제한 뒤 극장과 배급사가 5:5로 나누지만 외화는 극장과 배급사가 나누는 비율이 4:6(서울 기준, 지방은 5:5)으로 외화 배급사에 유리하게 책정돼 있다. 한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1990년대 초반부터 흥행 가능성이 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수입에 치중했던 대형 단관 극장들이 해외 영화 배급사에 한정된 프린트를 가급적 많이 배정받고자 출혈 경쟁을 벌임으로써 부율의 불균형이 발생하게 됐다”면서 “과거 20년 이상 할리우드 영화 우위의 시장이 형성돼 왔고 최근 한국 영화 시장의 성장과 함께 다양한 이익집단이 생겨나 의사 결정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외화 시장은 UPI코리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20세기폭스코리아 등 해외 직배사가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외화 독과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편이다. 국내 대형 배급사의 관계자는 “한국 영화는 수익이 발생하면 제작비를 뺀 순수익을 제작사(40%)와 투자사(60%)가 나누고 이 수익은 한국 영화 산업에 재투자된다. 하지만 외화의 경우 유리한 수익 배분에도 불구하고 수익 전체가 해외로 빠져나가 국내 영화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화 ‘전국노래자랑’의 제작자인 이경규는 “4월이 비수기라 불황에 시달린 극장주들이 많아 상영관 수가 적은 것도 문제지만 극장에서 20분마다 상영하는 ‘아이언맨3’의 상영 횟수에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개봉일인 지난달 25일 ‘아이언맨3’의 스크린은 역대 최다인 1228개로 점유율이 50.8%에 달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개봉 당일 상영관 수가 전체 4만 2803개 중 4253개로 9.9%에 그쳤다. 심지어 ‘아이언맨3’의 스크린 수는 어린이날인 지난 5일 1389개로까지 늘어났다. 전체 스크린 2414개의 57.5%에 해당한다. 반면 같은 날 상영한 한국 영화 ‘전국노래자랑’은 547개, ‘전설의 주먹’은 254개로 각각 ‘아이언맨3’의 39.3%와 18.2%에 불과했다. ‘아이언맨3’의 배급사 관계자는 “당초 800여개 정도의 상영관을 잡을 계획이었으나 극장 측에서 상영관을 늘려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언맨3’가 5일 기록한 최다 스크린 수 1389개는 ‘트랜스포머3’(1409개)에 이어 역대 외화 가운데 2위다.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1154개), ‘다크 나이트 라이즈’(1210개)보다 훨씬 많다. 1000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상영된 한국 영화는 ‘도둑들’(1091개)과 ‘광해, 왕이 된 남자’(1001개) 등 2편이다.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비판은 국내외 영화를 불문하고 대기업 계열 대형 멀티플렉스의 부작용으로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 왔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이 다양성 영화의 열악한 배급 환경을 공개 비판하면서 이슈화됐다. 급기야 전병헌 민주당 의원 등이 예술영화 전용관 설치를 골자로 한 일명 ‘피에타법’으로 알려진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발의 이후 현재까지 상임위에 회부조차 되지 않고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다. 최근에는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이 ▲특정 영화의 멀티플렉스 스크린 30% 이상 점유 금지와 ▲전국 스크린 500개 또는 전체의 30% 이상 개봉 금지 ▲멀티플렉스에 1개 이상의 대안 상영관 설치 등을 담은 개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경우 12개 이상의 스크린을 보유한 복합상영관은 한 종류의 영화를 최대 2개의 스크린에서만 상영하고 전체 횟수의 30%를 넘을 수 없게 하는 등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를 두고 있다. 조형근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 조사관은 “영화진흥위원회가 제시한 표준상영계약서의 이행을 유도하고 불공정 거래 현황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韓, 언론자유국 지위 2년째 회복 실패

    韓, 언론자유국 지위 2년째 회복 실패

    국제 언론감시 단체인 프리덤하우스의 언론자유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올해도 ‘언론 자유국’ 지위를 회복하지 못했다. 북한은 분석 대상 세계 197개국 가운데 최악의 언론자유 탄압국으로 지목됐다. 프리덤하우스가 1일(현지시간) 발표한 ‘2013 언론자유 보고서’에서 한국은 언론자유 지수 31점으로 칠레와 이스라엘, 나미비아와 함께 공동 64위에 올랐다. 지난해 공동 68위보다 4단계 상승했지만 여전히 ‘부분적 언론 자유국‘으로 분류돼 2011년 상실했던 ‘언론자유국’의 지위를 되찾는 데 2년 연속 실패했다. 프리덤하우스는 언론 독과점과 검열 등 언론자유에 관한 법적·정치적·경제적 환경 등 총 23개 항목에 대한 평가를 100점 기준으로 환산해 점수를 매기며, 점수가 낮을수록 언론 자유가 양호한 나라로 분류한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이 각각 10점으로 언론자유가 가장 잘 보장되는 국가로 꼽혔다. 미국, 일본 등을 포함해 ‘언론 자유국’은 총 63개국, ‘부분적 언론 자유국’은 이탈리아와 인도 등 70개국이다. ‘언론 비자유국’은 중국과 이란 등 64개국에 달했다. 특히 북한은 96점을 받아 투르크메니스탄과 함께 공동 196위로 꼴찌를 기록했다. 북한은 프리덤하우스가 보고서를 발표하기 시작한 1980년 이래 매년 최악의 언론 탄압국으로 지목돼 왔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야권재편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까지 ‘큰 그림’ 완성돼야”

    “야권재편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까지 ‘큰 그림’ 완성돼야”

    김부겸 민주통합당 전 의원은 28일 안철수 의원의 등장으로 인한 야권재편에 대해 “10월 재·보궐 선거가 끝난 이후 내년 6월 지방선거 전까지는 야권의 큰 그림이 완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여의도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사람들은 6월 지방 선거까지 안 의원 측과 민주당이 이대로 간다고 하는데 이는 재앙”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의원은 “혁신된 민주당과 안철수 세력, 시민세력인 국민연대가 결합하는 게 가장 좋은 방안이고, 이것이 현재 범야권이 동원할 수 있는 정치적 자원의 최대치”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유력 대표 후보로 거론되던 김 전 의원은 지난 3월 11일 “대선 패배의 책임이 크다“며 5·4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10월 재·보선까지는 민주당은 당을 정비하고 안 의원 측은 자기 진영을 만들면서 서로 간의 힘겨루기를 해볼 수밖에 없다”면서 “그 결과가 야권에 좋지 않더라도 (10월 재·보선 이후) 객관적 성적표가 나와야 한다. 그다음에 서로 통합이든, 연대든, 그것이 왜 필요하고,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민주당의 현 상황은. -최악의 위기다. 우선 국민들이 관심의 대상에서 자꾸 지워가고 있다. 우리 스스로가 민주당에 대한 확신이나 자부심이 없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출범시키고, 새 지도부가 당이 안주해 온 틀을 깨고, 혁신하고 그동안 생경하게 들렸던 목소리를 수용하는 등 총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외부의 자극이 올 것이다. 안철수도 하나의 외부 자극이다. 그때는 움츠러들지 말고 적극적으로, 자극할 수 있으면 자극하고 연대할 수 있으면 연대해야 한다. →5·4 전당대회 이후 안철수 세력과 충돌할 수밖에 없는데. -10월 재·보선까지는 안 의원이 당을 만들지 않을 거라 본다. 안철수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치세력과 민주당은 당분간 긴장과 갈등관계일 수밖에 없다. 안 의원 측은 (새로운 세력을) 건설하기 위해, 우리는 쇄신하기 위해 몸부림쳐야 한다. 우리 쪽에서 안철수 세력의 등장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일부는 민주당에 실망해서 간 사람들이 있고, 또 일부는 합리적, 상식적 보수와 젊은 층이 있다. 우리는 그 세력을 쳐낼 수도 없고, 배타할 이유도 없다. →안 의원이 유념해야 할 것은. -민주당을 지나치게 가볍게 보지도 말고 민주당을 너무 편견으로만 보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민주당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는 건 좋지만 자칫 증오하고 미워하는 단계가 되면 나중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온다. 우리 모두의 정치적 적이 있다면 여전히 강고한 수구·보수 세력이고, 견제해야 할 것이 있다면 과도하게 집중된 대통령과 행정부의 권력이다. 안 의원이 자꾸 민주당을 도덕적 잣대로 비판하면, 반(反)정치로 나간다. 그러다 보면 지난 대선 때처럼 국회의원 축소 등 엉뚱한 해법이 나온다. →민주당이 거대한 기득권으로 안주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어느 순간 스스로 박차고 일어날 수 있는 내부 동력이 소진된 느낌이다. 그렇다고 김대중, 노무현 같은 큰 지도자가 나와서 끌고 갈 수 있는 리더십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대한민국이나 정치권 전체의 운명에 대한 책임감을 생각하기보다 작은 기득권 내에 안주하는 것에 타성화됐다. 이를 걷어차 버릴 만한 용기가 없으면 우리는 소멸해 가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른바 ‘정치 면허 발급권’을 쥐고 있다. 이는 정치 진입 인허가권을 독과점하고 있는 데서 오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이제 그것이 통하지 않는다는 게 이번 4·24 재·보선을 통해 드러났다. →민주당의 리더십 재건을 위해 필요한 것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우리가 정말로 대화합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절박감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선은 대통합이 돼야 혁신 에너지도 나온다. 주류, 비주류 양쪽이 서로의 존재에 대해 죽일 힘도, 잘라낼 힘도 없다. 공존한다는 바탕에서 왜 서로에게 화가 나는지 오해가 있는지 풀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 당이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저변을 넓힌 것인가, 어떻게 당의 존재를 찾을 것인가, 토론해야 한다. 백마탄 왕자를 기다릴 수는 없다. →계파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계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이 정치해 온 것을 보면 당보다 계파의 이익이 우선이었다. 얼마나 우습나. 보수 정당은 평상시엔 친박(박근혜)이니 친이(이명박)니 싸우다가도 전체 자기들 이익이 걸린 큰 싸움에서는 일사불란하게 헌신적으로 모여서 한다. 오직 자기 이익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은 대한민국이 자신들의 것이라는 주인 의식이 있다. 일부 탐욕스러운 보수도 있지만 많은 보수는 그것보다 공동체를 지키고 그 지키는 과정에서 내 가족과 내 가치도 살아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계파를 앞세운다면 야당이 제 구실을 해서 국민들에게 수권 능력을 인정받고, 야당이 꿈꾸는 가치로 세상을 바꾸는 것과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 계파 정치를 막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제도적 접근이다. 공천과 당직, 정보를 배타적으로 독점하지 못하도록 제도를 짜야 한다. →민주화를 상징하는 486세대(4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를 대신할 세력과 진보의 미래는. -돌이켜 보면 우리가 어느 순간 과거의 훈장만 걸치고 다니는 못난 꼴이란 생각이 들었다. 민주당의 역사는 김대중과 노무현의 역사다. 486은 김대중과 노무현의 역사적 한계를 넘어야 한다. 그들은 저항하고 도전한 것만으로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건 독재시대, 권위주의 시대니까 그랬던 거다. 이제 국민들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기대한다. 그런데 나를 포함해 486들은 여전히 정치를 관념과 언술 즉, 머리와 입으로만 했던 것이다. →앞으로 본인의 역할은. -대구에서 야권 정치를 복원하는 게 과제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2016년 총선을 대구에서 치르겠다. 그 약속을 지킬 것이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김부겸 전 의원은 김부겸(55) 전 의원은 경북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온 TK(대구경북) 원류다. 1980년 서울대 재학 중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고, 1986년부터 재야활동을 했다. 1988년 한겨레민주당 소속으로 처음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1991년 민주당으로 옮긴다. 1995년 국민회의가 분당해 나가자 민주당에서 국민통합추진회의를 만들었다. 이후 한나라당에 합류, 2000년 경기 군포시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처음 당선된다.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놓고 보수파와 갈등, 2003년 7월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했다. 2004년과 2008년 총선에서 당선돼 3선을 했다. 지난해 총선 때 군포를 떠나 민주통합당 후보로 TK아성 대구 수성갑에 지역 통합을 외치며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지난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다.
  • “대기업 수직계열화 문제있다면 재고해 봐야”

    “대기업 수직계열화 문제있다면 재고해 봐야”

    “수직계열화가 기술 개발을 가로막는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25일 인천 부평공단의 태성엔지니어링을 방문해 이같이 강조했다. 태성엔지니어링은 대기업 등에 전자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공정위 업무보고에서 “벤처기업이 개발한 기술과 인력의 탈취 방지 등 건강한 창업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이후 첫 현장 방문이다. 중소기업 위주로 현장 방문 일정을 잡아 경제민주화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노 위원장은 “수직계열화는 효율성 측면 등 장점도 있지만 기술 개발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수직계열화의 원인과 문제점이 무엇인지 연구용역 등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직계열화는 기업이 원료에서 제품까지 일관된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것으로, 우리 산업의 특징 중 하나다. 대기업이 부품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효율성이 높지만 계열사 등 일부 납품업체와 폐쇄적으로 거래해 신규 기업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단점도 있다. 김태용 태성엔지니어링 대표는 “회사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소량 다품종으로 아이템을 분산하고 싶은데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다른 분야로 진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력을 키우면 된다는 생각으로 (대기업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게 준비하지만 해마다 기준이 더 까다로워지고 높아진다”면서 “아예 해당 분야 납품 경력을 요건으로 따지는 곳도 있어 신규 진입을 막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노 위원장은 핀란드를 예로 들며 우리 부품 납품업체들의 대기업 종속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핀란드의 경우 노키아가 쓰러졌을 때 부품 납품 업체들이 다 죽을 줄 알았지만 건재했다”면서 “벤처기업들이 대기업에 종속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우리나라는 수요가 독과점화되면서 납품기업들의 자율성이 없어지고 기술 종속으로 대기업이 망하면 부품을 팔 수조차 없는 시스템”이라면서 “민간 기업의 사적 거래 범위로 볼지, 기술 개발 지체를 초래하기 때문에 공적인 영역에서 개입할 수 있을 것인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평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주먹구구 가스 도입 무엇이 문제인가] (하) 에너지시장 정상화 대안은

    세계적으로 천연가스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에 비해 환경오염이 적어서 발전용과 산업용 연료로 역할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 등에서 값싼 셰일가스의 개발과 수출이 본격화하면서 가스 수요는 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국가스공사의 독과점 폐해를 빨리 없애고 천연가스 수입 경쟁체제 구축과 수입선 다변화 등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독과점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경쟁체제 도입은 물론 파이프라인, 저장기지 등 가스 관련 시설 운영과 가스 수입을 분리해야 한다. 즉 A 민간 항공사가 공공시설인 인천국제공항을 독점 운영한다면 다른 민간 항공사는 A 항공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관련 정보의 공유도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스공사가 가스 수입과 관련 시설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 우리나라만 가지고 있는 비정상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일본이나 유럽보다 싼 가정용 가스요금이 비싼 전기요금과 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면서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에너지 시장은 가스공사의 독점 공급으로 인해 심각하게 왜곡됐다”면서 “글로벌 경쟁력이 없는 수입 가격뿐 아니라 가스공사가 다른 국가에 비해 턱없이 비싼 산업·발전용 가스요금을 받으면서 전기생산 원가 상승과 제품 가격 인상, 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가스공사는 가정용 가스요금을 싸게 공급해 일반 소비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비싼 발전·산업용 가스요금→전기요금 인상과 산업 경쟁력 약화→국민부담 가중으로 이어져 가스공사의 ‘눈속임’이라는 지적도 있다.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은 “원가가 싼 발전·산업용 요금을 비싸게 받으면서 가정용 요금을 낮추는 교차보조 구조를 빨리 벗어나야 에너지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 경쟁 공급체제를 갖추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경쟁이 도입된다고 해도 일부 정치권과 가스공사 노조의 주장처럼 대기업이 가스공사보다 더 큰 이윤을 챙길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일반 가정용 가스요금은 올라가도 발전용 요금이 내려가기 때문에 전기요금 인하로 서민경제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스공사의 가스 관련 시설 독과점도 문제점이란 지적이다. 이는 파이프라인의 규격과 거리에 따른 오픈 프라이스(미리 정해진 가격)가 아니라 ‘협상조건’에 따른 고무줄 가격이기 때문이다. 가스공사에 밉보인 민간업체는 다른 업체보다 훨씬 비싼 요금을 내라고 요구해도 마땅히 하소연할 곳이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파이프와 가스 저장시설 사용 요금 등을 정확하게 명시하고 장기적으로 가스공사를 공급과 설비회사로 분리해야 한다는 급진적인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래야만 가스 운송망과 저장시설 운영이 투명해지기 때문이다. 가스업계 관계자는 “가스공사는 수입과 국내 공급망을 동시에 갖는 ‘슈퍼 갑’”이라며 “어떤 가스 민간 기업도 가스공사에 반기를 들거나 불평을 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스공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에너지 안보와 가정용 가스요금 폭등, 민간 기업 폭리 등 경쟁체제의 폐해가 크다면 우리나라를 뺀 일본과 미국 등 이미 경쟁체제를 도입한 다른 나라들은 가스수급 중단 등 위기를 맞았어야 한다”면서 “가스산업의 독과점 폐해보다 경쟁 도입의 장점이 훨씬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 민간 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주먹구구 가스 도입 무엇이 문제인가] 경쟁없는 독점체제… 가스公, 저가 수입 ‘태만’

    [주먹구구 가스 도입 무엇이 문제인가] 경쟁없는 독점체제… 가스公, 저가 수입 ‘태만’

    우리나라와 일본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규모에서 각각 세계 2위와 1위다. 우리는 한국가스공사만이 LNG를 독점 수입하지만 일본은 40여개 민간 기업이 경쟁하면서 수입을 한다. 따라서 가스업계의 세계 최대 큰손인 한국가스공사가 일본 업체보다 싸게 수입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일본 대지진으로 원전이 멈추면서 일본의 가스 수요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하기 시작한 2010년 이전에는 LNG를 연평균 최대 30% 이상 비싼 가격에 국내 도입했다. 또 가장 가격이 낮은 장기계약 물량 등으로 안정적인 공급에 나서고 있다는 가스공사는 2011년부터 가장 가격이 비싼 LNG 스폿(초단기 물량) 물량을 대거 수입하고 있는 일본보다 10%밖에 싸게 수입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가격 협상력의 부재’다. 23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스공사가 호주의 한 업체와 맺은 25년간 매년 364만t의 LNG를 도입하기로 한 계약의 단가는 t당 673달러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 일본 가스업체가 호주의 같은 판매자와 계약한 t당 660달러보다 13달러 높다. 따라서 가스공사는 일본보다 매년 약 520억원을 더 주고 LNG를 사오는 셈이다. 25년간 장기 도입계약이므로 총 1조 3000여억원을 LNG 수입 비용으로 더 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스공사는 국가 에너지 안보를 방패로 수조원의 계약을 너무 쉽게 하고 있다”면서 “일본 업체들은 최소 가격에 LNG를 도입하기 위해 연구하고 시황을 분석하는 등 정확한 자료를 내세우며 판매자를 구워 삼는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과거 LNG 도입 가격을 분석한 결과 2007년 1월에는 t당 최대 126.76달러를 비싸게 주고 수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2006년 우리의 연평균 LNG 도입 가격은 t당 478.91달러로 일본 367.54달러보다 111.37달러, 무려 30% 이상 더 비싸다. 2006년 국내 LNG 수입물량 2525만t을 곱하면 3조 900억원(달러당 1100원 기준) 손해를 본 셈이다. 이처럼 2006~2009년까지 일본과 비교했을 때 가스공사는 9조 3000억원을 더 주고 LNG를 수입했다. 한 에너지 공기업 관계자는 “세계 가스업계의 최대 울트라 슈퍼 갑이 바로 가스공사라고 불린다”면서 “가스공사 직원이 해외에 뜨면 모든 가스판매업자들이 서로 접대를 하지 못해서 안달이란 소문도 있다”고 말했다. 가스공사의 이 같은 행태는 싼 가격에 LNG를 수입하려고 노력할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비싸게 들여오면 비싸게 팔면 그만이다. 국내에서 누구 하나 제대로 된 감시를 하지 못하고 있다. 조금 비싸더라도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 계약했다고 ‘핑계’를 대면 누구도 탓할 수 없다. 산업부 관계자는 “가스공사 독과점의 폐해는 이미 알고 있다”면서 “조금씩 민간 발전사나 기업 등의 자가소비 물량을 늘리고 점진적인 경쟁 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주먹구구 가스 도입 무엇이 문제인가] 가스公, LNG 독점 수입·파이프라인까지 소유

    우리나라의 가스산업은 전 세계에서 비슷한 예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독점적 구조를 지녔다.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가 액화천연가스(LNG)를 독점 수입한다. 각 도시가스 회사와 발전사들에 배급하는 망(파이프 라인)까지 소유하고 있다. 즉 국내 가스 시장 전체를 하나의 사업자가 틀어쥐고 있는 셈이다. 국내 전체 LNG 수입량은 3649만t(2011년 기준)으로 전 세계 2위다. 이 중 가스공사가 수입한 물량은 3357만t으로 전체의 92%에 이른다. 이 때문에 한국의 가스공사는 세계 가스시장에서 가장 큰손으로 통한다. 매년 3300여만t(25조여원·t당 700달러 기준)을 수입하는 유일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스공사가 해외 시장에서 물건을 사려고 나가면 ‘레드카펫’이 깔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한국가스공사 직원의 펜대 하나에 수천억원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이다. 또 가스공사는 LNG 저장시설에서 각 산업체와 소매 가스업자에 이르는 망을 독점하고 있다. 자가소비(발전회사나 공장만 쓰는 용도) 물량을 수입하고 있는 SK와 GS, 포스코 등이 가스공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스공사가 이런저런 핑계로 이 망을 빌려주지 않으면 아무리 가스를 싸게 많이 수입했어도 공장으로 가지고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LNG를 90% 이상 수입에 의존하는 등 공급·수요 조건은 비슷하다. 하지만 소유지배구조와 산업구조 등이 상당히 다르다. 일본은 초기부터 민간기업 체제로 출발했기 때문에 공기업 체제로 시작한 우리나라와는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 미쓰비시와 미쓰이, 스미토모 등 30여개 종합상사, 도쿄가스와 오사카가스 등 10여개 발전회사와 도시가스회사들이 LNG를 수입한다. 즉 가스공사 같은 수입업체가 최소 40여개 있는 셈이다. 당연히 이들은 수입 가격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몇개의 회사들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바잉파워’(buying power·거래상 우월한 지위에 있는 기업의 구매력)를 발휘하기도 한다. 일본은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소비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가스시장에 경쟁을 도입해 지금은 모든 소비자가 가스공급자의 가격을 보고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스페인은 유럽 최대의 LNG 수입국이며 세계적으로도 일본과 우리나라 다음으로 큰 수입국이다. 우리나라처럼 천연가스를 99% 수입하고 있는 스페인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가스 산업구조를 가진 적이 있다. 1998년까지 민간 독점 회사인 ‘가스 내처럴’이 90% 이상을 수입해 소비자에게 공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8년 탄화수소법이 시행되면서 시장 경쟁체제가 도입됐으며 2003년에는 모든 소비자가 공급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17개 공급사업자(2008년 기준)들이 치열한 가격경쟁을 하고 있다. 영국도 1986년 이전에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구조였다. 국영기업인 브리티시 가스가 영국 가스 시장의 공급과 도매를 독점했다. 하지만 1986년 가스법을 제정하고 브리티시 가스를 민간에 분할매각하면서 경쟁체제를 도입했다. 1998년 가스시장을 완전히 개방했으며 35개 천연가스 생산회사와 28개 공급사(2008년 기준)가 영업을 하고 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떠한 산업이든지 독과점은 폐해가 크기 마련”이라면서 “가스공사의 독점 수입·공급에 따른 이득도 있겠지만 폐해가 더 크기 때문에 우리도 세계 추세에 맞춰 가스시장에 경쟁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뉴스 분석] 정부 vs 재계… 경제민주화 갈등 확산

    [뉴스 분석] 정부 vs 재계… 경제민주화 갈등 확산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부 부처 선봉장은 “담합하면 기업이 망하도록 규제를 설계하겠다”고 서슬 퍼런 경고를 날렸다. 재계는 “새로 뭘 만들려 하지 말고 (지금 있는) ‘경제 3불(不)’부터 해소하라”고 맞받아쳤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기업 담합과 관련해 “한 번만 적발돼도 기업이 망한다는 인식이 확실히 자리매김되도록 담합 규제 시스템을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후보자 신분이기는 하지만 경제부처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망한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이다. 공정위는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국정철학’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 부처다. 노 후보자는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감소 없이 대규모 기업을 인수하는 행위와 편법적인 경영권 세습 행위를 막기 위해 신규 순환출자는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과제에서 제시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방침을 명확히 한 것이다. 내부거래를 통한 사익 추구와 중소기업 영역 침투, 독과점 등 기존 폐해도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즉각 반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과도한 경제민주화 입법 추진은 시장경제를 억누르고 대기업들의 투자와 창조적 경제활동을 옥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제성장 선순환을 저해하는) 시장의 불균형, 제도의 불합리, 거래의 불공정 등 ‘경제 3불’을 없애는 데 우선 주력하라”고 주문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개별 임원 연봉 공개 등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기 전에 기존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쓴소리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도 경제민주화 혼선을 키우는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민주화가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15일 수석비서관회의)고 했다가 “경제민주화는 공약인 만큼 반드시 지키겠다”(16일 국회 상임위 야당 간사단 만찬)고 하는 등 하루 사이 발언 수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새 정부가 경제민주화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내놓지 못하고 있어 시장 혼선과 경제주체 간 갈등을 더 부추기고 있다”면서 “정부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진행하고, 국회는 가장 효율적인 규제 체계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새 규제의 부작용도 충분히 감안해 입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내부거래 금지 등으로 신속한 의사결정 등 한국 기업들의 강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노대래 “재벌전담 조사국 필요”

    노대래 “재벌전담 조사국 필요”

    “공정위 내에 재벌전담 조사국 설치가 필요하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는 16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노 후보자는 “대기업집단의 가장 큰 문제는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 일가가 사익을 편취하고 그 과정에서 중소기업 영역에 침투, 시장을 독과점해 경제적 약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현행 공정위 조직과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어 대기업집단 부당내부거래 감시·조사 및 공시점검을 전담하는 조직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가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추진 중인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제재’ 시도와 같은 맥락이다. 대기업집단 지배주주의 불공정행위 규제 방안도 밝혔다. 노 후보자는 “위법성 요건을 완화하고 통행세 등 새로운 유형의 부당내부거래를 규율하는 등 현행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총수 일가 사익편취 행위도 규율할 수 있도록 새 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배력 감소 없는 대규모 기업 인수와 편법적인 경영권 세습을 막기 위해 신규 순환출자 금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유통 공룡 ‘인천대첩’ 롯데가 웃었다

    롯데·신세계 두 ‘유통 공룡’의 인천터미널(남구 연남로 소재) 인수 공방전에서 롯데가 일단 승기를 잡았다. 신세계는 추가 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기업결합 심사를 통해 롯데인천개발의 인천터미널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2017년부터 롯데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대부분을 9000억원에 인수하되 대신 인천·부천 지역 롯데백화점 2곳을 매각하는 조건이다. 신영호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기업결합으로 인한 관련 시장 독과점과 소비자 피해를 막으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업결합으로 롯데백화점의 인천·부천 시장점유율이 31.5%에서 63.3%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롯데 인천점을 포함, 백화점 두 곳을 팔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신세계 인천점의 매출액은 7200억원으로 롯데 중동점(2633억원), 인천점(2315억원), 부평점(1276억원)의 매출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크게 반발했다. 이날 신세계는 “롯데 백화점 2개 점포 매각 조치는 실현 가능성이 작고, 매각된다 해도 롯데의 독점을 견제할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점은 신세계백화점 전체 매장 가운데 매출 3위를 차지하는 ‘알짜배기’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전원회의에 이례적으로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가 직접 참석, “신세계는 외환위기에도 인천점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증축을 했다. 인천점은 신세계에 중요하고 의미 있는 점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두 기업의 갈등은 재정난을 겪던 인천시가 1997년부터 신세계가 임대해온 인천터미널부지 매각공고를 낸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됐다. 같은 해 9월 롯데와 인천시가 투자 협정을 체결했고, 그 다음 달 신세계가 인천지법과 서울고법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올 1월에는 롯데가 인천시와 본계약을 체결, 곧바로 신세계가 또다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갈등이 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인천지법은 한 번(지난해 12월)은 신세계 손을, 다른 한 번(올 3월)은 롯데 손을 들어줬다. 이번 공정위 결정으로 롯데·신세계 간의 공방전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신세계는 앞으로 인천시·롯데 간 매매계약 무효 확인과 이전등기 말소 등을 비롯한 소송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열린세상] 그룹의 내부거래 논쟁을 바라보며/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그룹의 내부거래 논쟁을 바라보며/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우리나라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단순히 독과점을 규제하거나 소비자를 보호하는 기관이 아니다. 경제검찰이라고 자부하듯이, 재벌그룹에 대한 강력한 규제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런 공정거래위가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기조에 발맞추어 재벌그룹의 내부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고 한다. 내부거래의 부당성 및 현저성 요건을 완화하거나 삭제하는 방안, 지원 객체인 기업에 대해서도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 통행세라고 하여 계열사를 거쳐 하도급을 주는 행위를 규제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내부거래가 문제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이 거래로 손해를 보는 계열사가 생기지만 그룹 차원에서는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이다. 이 인센티브는 그룹의 이익을 위한 경우도 있고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한 경우도 있다. 극단적으로 개별기업의 법인격을 절대시하는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는 계열사가 있는 이상 내부거래는 허용될 수 없다고 본다. 반대 극단에서는 내부거래는 시장을 이용하는 거래 비용이 높은 상황에서 그룹 내부의 수직계열화를 통한 효율성 증진을 가져온다고 한다. 진실은 그 중간 어디엔가 존재할 것 같은데, 그 지점을 찾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 재벌의 경제력 집중, 중소기업의 일감 확보 같은 쟁점까지 가세하면 어디에서 선을 그을지 난감하기만 하다. 게다가 이 문제는 재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민감한 문제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대체 그룹에서 왜 내부거래를 하고 그 결과 누가 어떻게 손해를 보는지 명확하게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여기서 내부거래를 단순히 총수의 사익 추구라든지 아니면 효율적인 수직계열화라는 식의 하나의 잣대로만 이해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현실에서 내부거래는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목적이 섞여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사익 추구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내부거래도 있지만, 규모의 경제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내부거래도 있다. 이러한 스펙트럼 어디에선가 선을 긋기 위해서 필자는 ‘그룹의 이익’ 개념이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내부거래는 지원 주체인 기업에 손해를 가져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 전체에 이익이 되는 거래는 그렇지 않은 거래와 구분하여 취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룹의 이익을 전제한다면 다음 문제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어떻게 이를 제도화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하나의 아이디어는 입증 책임의 배분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총수가 없는 기업집단의 내부거래나 100% 계열사 사이의 내부거래, 내부지분을 포함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지원 객체보다 지원 주체에서 더 높은 경우 등에는 그룹의 이익을 위한 내부거래로 추정하고, 내부거래가 총수의 사익추구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공정거래위가 입증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물론 기업에서 그룹의 이익을 위한 내부거래라는 입증을 해야 할 것이다. 더 논쟁적인 문제는 그룹에 이익이 되는 내부거래를 허용할 경우에도 추가적인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효율이 아닌 형평의 문제이다. 세 가지 정도가 있는데, 손해를 보는 계열사의 소액주주는 어떻게 할 것인가, 내부거래 업종의 중소기업 이익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제력 집중의 문제이다. 소액주주 보호의 문제는 내부거래를 금지하는 방향이 아니라 손해를 보는 계열사에 대한 보상 방법을 찾아내는 것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것은 회사법에서 제시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의 이익은 차라리 일정 비율의 일감을 중소기업에 발주하도록 강제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제력 집중은? 이 문제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경제력 집중을 억지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그룹의 내부거래를 규제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정당화하기 힘들 것 같다. 내부거래를 어떻게 볼 것인지는 계속 논쟁이 이어지겠지만, 공정거래위가 현재 추진하려고 하는 방안은 총수의 사익추구 억지라는 추상적인 명분에 집착한 나머지 균형을 잃지 않았나 하는 우려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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