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독거노인
    2026-01-25
    검색기록 지우기
  • 지방의회
    2026-01-25
    검색기록 지우기
  • 영장실질
    2026-01-25
    검색기록 지우기
  • 행정법원
    2026-01-25
    검색기록 지우기
  • 김경희
    2026-01-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13
  • [독거노인 사랑잇기 (1부) 벼랑 끝에 선 노인들 ⑦고독속에 사는 농어촌 어르신

    [독거노인 사랑잇기 (1부) 벼랑 끝에 선 노인들 ⑦고독속에 사는 농어촌 어르신

    “오늘 죽지 못하니까 그냥 사는 겁니다. 내일 안 죽으면 또 그냥 사는 것이고….” 전남 순천시 서면 판교리에 사는 김점례(오른쪽·83) 할머니는 20여년 전 회갑에 남편을 잃고 22년째 농촌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별다른 희망이 없어 보이는 얼굴에, 말하는 것도 귀찮게 여겼다. 할머니에게는 아들 4명과 딸이 2명이나 있지만, 서울과 수원 등지로 떠나고, 순천 시내에 사는 막내아들이 간혹 잠깐씩 들르곤 한다. 하지만 막내아들 내외도 직장 일로 자주 찾아오지 못하기 때문에 김 할머니의 하루는 익숙한 외로움 속에서 지루하게 연명하는 수준이다. 17년 전 5일장에 나갔다가 버스에서 내리다가 넘어지면서 허리를 크게 다쳤다. 농촌에서 살다 보니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허리가 90도 가까이 굽은 상태가 돼 버렸다. 이제는 한쪽 귀까지 들리지 않아 사람들하고 얘기하는 것도 수월한 일이 아니라고 한다. 집에 텃밭이 있어서 전에는 채소와 나물 등을 가꿔 시장에 내다 팔아 용돈을 벌었지만, 거동이 불편해져 그마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마루 앞 소 축사는 무너진 채 폐목들이 쌓여 있기만 하다. 정부로부터 매월 받는 기초노령연금 8만 4000원이 할머니 수입의 전부이다. 하지만 전기세와 전화세 등 공과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것이 전혀 없다고 한다. 지난겨울에도 비싼 기름값 때문에 보일러를 사용하지 못하고 잠잘 때에만 잠시 전기장판을 이용해 잠시 냉기를 피했다. 그래서 낮에는 따뜻하게 난방이 되는 노인당에 가지만 오후 5시가 넘어 집에 돌아와서는 TV를 켜고 보는 둥 마는 둥하면서 방안에서 새우잠을 잔다. 농어촌 오지 노인들의 가장 큰 문제는 몸이 아파서 읍내 등에 있는 병원에 갈 때 차를 갈아타는 것이다. 김 할머니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동안 옆집에 산다는 박덕림(왼쪽·81) 할머니가 묵은 김치를 들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역시 혼자 산다는 박 할머니도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몸이 아파서 며칠 누워 지내다 오랜만에 나왔다는 박 할머니가 김 할머니의 유일한 벗이다. 두 할머니에게 “지금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대답은 한결같이 “아무도 없다. 손자나 자식들도 자주 봐야 정이 드는데 거의 얼굴을 못 보니까 보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다.”고 쓸쓸하게 말했다. 두 할머니들은 노인당에서도 ‘왕따’가 있어서 자주 나가지 못한다고 했다. 자식들이 가끔씩 노인당을 들러서 다른 노인들에게 간식거리라도 가져다 주는 노인은 대접을 괜찮게 받지만, 이런 사정이 안 되는 노인은 눈치가 보여서 같이 어울리지 못한다고 한다. 이들에게 노인돌보기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은 유일한 버팀목이다. 농촌은 도시와 달리 자치단체의 말벗도우미 서비스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농촌 27개 마을의 노인 35명을 관리하고 있는 사단법인 ‘희망세상’ 소속 돌보미 남순애(58)씨는 “명절이면 시내에 있는 경로당은 사람들로 북적대지만, 오지 노인들은 이런 혜택도 받지 못해 참혹할 만치 외로움을 안고 산다.”고 말했다. 남씨는 “돌보미들이 약간의 돈을 모아서 반찬거리를 사다 주는 경우가 있다.”며 “노인들이 무엇을 하려고 해도 아무런 방법을 몰라서 매일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글 사진 순천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농어촌 방문요양센터 확충 재가 복지 컨트롤타워 필요”

    “농어촌 방문요양센터 확충 재가 복지 컨트롤타워 필요”

    농어촌 지역의 홀몸노인 재가 서비스를 개선하려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24일 이승주 부천노인복지센터장은 ‘노인장기요양보호법’(노장법)부터 천천히 곱씹어 볼 것을 주문했다. 2007년 제정된 노장법은 일상생활을 혼자하기 어려운 노인들에 대한 가사활동 지원을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재가 복지 사업을 민간에 대거 위탁하는 것을 허용해 농어촌 지역은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이 센터장은 “재가복지 사업이 민간에 위탁되다 보니 도시에는 상대적으로 방문요양센터가 늘었지만 농어촌에는 방문요양센터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즉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기 마련인데, 인구수가 적은 농어촌 지역에는 영리 목적의 민간 방문요양센터가 들어서기 어렵다는 얘기다. 또 산간벽지의 방문요양센터는 도시만큼 경쟁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도시에 비해 요양인력의 전문성이 떨어지다 보니 홀몸노인에 대한 요양 효과도 낙후될 수밖에 없다. 이 센터장은 “노장법 제정 이후 방문요양센터가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었기 때문에 공공영역에서 관여할 명분이 적어졌다. 허가를 내주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일정 부분 책임을 지고 관리·감독을 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어촌 지역의 요양인력 전문성 부족 문제는 이선자 강남노인정보센터 소장도 지적하고 있다. 이 소장은 “도시의 독거노인 요양사업은 인력들의 전문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농어촌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특히 낙후된 지역의 복지 인력은 생업을 위해 일종의 부업 차원에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문성 문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어 “농어촌에서도 기본 사업이 시행 중이고 인프라나 제도적인 수준은 이미 일정 수준에 올라왔지만 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면서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복지 혜택이 중복되고, 또 어떤 지역은 복지 사각지대가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농어촌 지역의 효과적인 홀몸노인 재가 복지를 위해서는 ‘재가 복지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농어촌 지역은 중앙 관청이 직영으로 운영하고 그 공백을 민간이 메워 주는 식이라 통합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모든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개념의 중앙 기관을 설치, 홀몸노인의 인적 사항을 데이터베이스(DB)화 하는 식의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폐결핵 앓던 70대 독거노인 무료병원 찾다 지하철서 숨져

    여관에서 혼자 지내던 70대 할머니가 폐결핵 진단을 받고 무료로 치료받으러 보건소와 시립병원 등을 찾아다니다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지하철역에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서울 은평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6시쯤 김모(78)씨가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승강장에서 쓰러져 119구급대가 출동해 김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김씨는 최근 고열·기침에 시달려 13일 밤 인근 병원을 찾았지만 별다른 치료를 받지 못했다. 다음날인 14일 오전 다른 의원을 찾은 김씨는 폐결핵 진단을 받고서 무료로 치료받을 곳을 찾으려고 삼양동주민센터와 강북구보건소, 시립서북병원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김씨는 자녀가 있는 데다 건강보험에 이름이 올라 있어 무료 진료를 받을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고 결국 지하철역에서 쓰러져 숨졌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독거 할머니 쓸쓸한 죽음 우리 사회 책임이다

    폐결핵에 걸린 78세 할머니가 무료로 치료받을 곳을 찾아 헤매다 거리에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4일 오후 6시쯤 서울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승강장에서 쓰러진 김선순 할머니의 사연은 2011년 현재 대한민국이 사회적 약자에게 얼마나 비정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날 아침 동네 병원에서 폐결핵 진단을 받은 김 할머니는 치료비가 걱정돼 삼양동주민센터를 찾았다. 하지만 주민센터는 강북구보건소로, 구보건소는 다시 시립서북병원으로 할머니 등을 떼밀었다. 시립병원에서도 치료를 받지 못한 할머니는 결국 지하철역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곁에는, 할머니를 걱정해 병원 길을 재촉하며 따라나선 여관주인뿐이었다. 김 할머니는 묵고 있는 여관에서 나와 이처럼 전전하다 8시간 만에 숨을 거두었다. 사인은 폐결핵과 영양실조였다. 그렇다면 병원을 찾는 과정에서 그 상태가 얼마나 위독했는가는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그런데 어느 한곳에서도 응급치료를 하려 든 흔적이 없으니 참으로 무책임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시립병원 측은 김 할머니에게 며느리의 건강보험에 이름이 올라 있어 무료진료는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 모양이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시민에게 치료비부터 따진다면 일반 병원이 아닌 비영리 시립병원은 왜 존재하는가. 홀로 사는 노인이 갈수록 느는 등 사회적 약자는 급증하는 데도 복지 안전망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김 할머니는, 장성한 아들이 둘 있었지만 지난해 3월 맏아들 집을 나온 뒤로는 홀로 살았다. 김 할머니처럼 자녀가 있으면서 실제로는 전혀 부양을 받지 못하는 독거노인들이 적지 않은데도 단지 호적상 자녀가 있다는 이유로 공적인 복지 혜택에서 제외되는 게 현실이다. 이 문제점은 공론화된 지 오래다. 정부는 서둘러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김 할머니의 죽음 앞에서 주민센터, 구보건소, 시립병원은 정해진 대로 할 일을 다했다고 강변할지 모른다. 그러나 어려운 사람을 보살피라고 설립한 기관의 종사자가 규정을 앞세워 숨이 넘어가는 노인을 외면한 행태가 과연 정당했는지 자문해 보기를 권한다.
  • “사회적 孝 실천… 도시 어르신 지원도 강화”

    “사회적 孝 실천… 도시 어르신 지원도 강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지난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농협의 독거노인 말벗서비스를 ‘사회적 효’를 실천하는 길이라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농촌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말벗서비스를 보건복지부와의 협력을 통해 도시 독거노인 계층으로 확대하는 등 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최 회장과의 일문일답. →3년전 처음 독거노인에 대한 말벗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농촌지역에는 자식들을 도시로 떠나 보내고 난 뒤 홀로 된 어르신들이 참 많다. 평생 농사를 지으며 나라 경제에 이바지한 이런 분들이 아무도 모르게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모습을 보면서 늘 마음이 아팠다. 농협 콜센터가 농촌 독거노인에게도 일상적으로 전화를 건다면 고독사를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직원들의 반응도 좋았다. 무엇보다 젊은 세대에게 자연스럽게 경로효친 사상을 심어주게 된 것도 이번 사업의 성과 중 하나일 것이다. →말벗서비스가 각 지자체와 공공기관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사업 정착을 위해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복지부 등이 독거노인을 위한 전화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실효성 있는 사업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각 기관과 독거노인이 거주하는 지역간의 교류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 이를 통해 독거노인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이를 통해 더욱 효과적인 정책적 배려도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농촌에서 도시 독거노인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복지부와 협력관계(MOU)를 맺고 올해부터 도시 독거노인에게도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도시 독거노인의 여건도 농촌만큼 열악하더라. 도시는 특별히 소득은 없으면서도 생활비가 많이 들고, 일자리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농촌보다는 도시가 상대적으로 개인주의가 심하다 보니 주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도 어렵다. 농협은 기본적으로 농촌 독거노인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는 도시 독거노인에 대한 배려가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고령화 문제는 어떻게 보나. -노인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 없이는 사회복지란 말이 무색해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 지난 수 년간 말벗서비스를 진행하면서 고령층의 가장 어려운 문제를 살펴보니, 건강상태에 대한 염려와 경제적인 문제였다. 이런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외로움과 절망감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등 관계자간 유기적인 협조와 섬세한 사후관리가 더욱 필요할 것이다. →얼마전 농협법이 개정됐다. 농협의 사회공헌활동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나눔경영은 농협의 오랜 신념이다. 나눔경영은 경제적으로 약자인 농업인들의 상부상조를 위해 설립된 협동조합의 정체성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번 농협법의 개정으로 농협은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금융과 경제부문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할 것이다. 이에 따라 경영성과가 더욱 높아진다면 그만큼 사회에 대한 환원도 확대할 것이다. 또 독거노인 사랑잇기, 영농도우미 사업,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등과 함께 앞으로 새로운 취약계층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벼랑끝에선노인들 ⑥농협 고객지원센터의 어르신 사랑

    [독거노인 사랑잇기] 벼랑끝에선노인들 ⑥농협 고객지원센터의 어르신 사랑

    “공사장 잡역부, 전기설비, 목수…. 내가 왕년에 안 해 본 게 없는 사람이에요. 요즘 보니까 시장 주차장 관리 정도는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일이 있으면 소개 좀 부탁해, 응.” 신채휴(83·경기 성남)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늘 활기차다. 독거노인은 항상 외롭고, 할 일도 없이 하루하루를 소일하는 부류가 아니라고 강변하는 듯. 신 할아버지는 “일하고 싶다.”고 습관처럼 말한다. 농협 고객지원센터 상담원 이서윤 팀장과 신 할아버지는 주 2회씩 늘 이런 담소를 나눈다. 이 팀장은 “젊은 시절의 경험과 경력을 줄줄이 읊는 신 할아버지의 말씀을 듣다보면 통화시간 15~20분은 금방 지나간다.”고 말했다. 7일 서울 용산 한강로 농협 별관에 자리한 농협고객지원센터는 고객과 대화하는 상담원들의 목소리가 어지럽게 오가고 있었다. 농협은 2008년부터 고객지원센터 상담원들이 주축이 돼 전국의 농촌 독거노인 1400여명을 대상으로 말벗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농협 시·군지부를 활용한 전국네트워크를 통해 대상 노인을 발굴하고, 노인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있으면 동 주민센터와 사회복지사 등을 연결해 지체없이 조치를 취한다. ●드라마 얘기하면 ‘화색’ 말벗서비스가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다. 상담원들의 전화를 상술이나 보이스 피싱으로 오해하고 전화를 툭, 툭 끊어대는 노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수도 없이 전화를 시도하는 게 일상이었다. ‘전화를 혼쾌히 받으실까’ 처음 전화를 할 때는 걱정이 앞섰지만 한달, 두달 독거노인들과 전화를 계속하며 이제는 자연스러운일과가 됐다고 상담원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말벗서비스를 통해 나타난 노인들의 가장 큰 욕구는 바로 일자리다. 이 팀장은 “젊은 시절 영어를 공부했다며 영어강사를 하고 싶다는 등 일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는 노인들을 자주 본다.”면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독거노인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고 말했다. 상담원들이 말하는 말벗서비스의 비법 중 또 다른 하나는 바로 공통의 화제찾기다. 콜센터의 상담 강사로도 일하고 있는 김선미 상담원은 특히 텔레비전 드라마가 좋은 소재라고 조언했다. “제가 통화하는 어르신은 드라마 ‘웃어라, 동해야’ 얘기만 하면 무척 좋아하세요. 어떤 경우는 제가 어제 드라마를 못 봤다고 하면 무슨 내용이 방송됐는지 줄줄이 말씀해주세요. 이 배우는 어떻고, 저 연기자는 어떻고…. 드라마를 주제로 얘기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죠.” 김 상담원은 “지금 드라마 봐야 하니깐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는 경우도 있다.”면서 “굳이 안부를 묻지 않아도 어르신 목소리에 건강함이 묻어나와 안심하고 전화를 끊는다.”고 전했다. 3년 남짓 진행된 말벗서비스는 이제 직접 노인들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는 등 전화밖으로 확대되고 있다. 농협은 지난해 말벗서비스 대상 노인에게 겨울에는 보온내의를, 여름에는 모시내의를 전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설날이나 명절에는 계절 특성에 맞는 선물을 농촌의 독거노인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또 농협고객지원센터 전 직원은 (사)우리농업지키기운동본부를 통해 매월 1000원 이상씩을 독거노인을 위한 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다.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이 매년 1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농협의 말벗서비스가 가진 특징 중 하나는 주로 농촌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시골 곳곳에 단위 지점이 있는 농협만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도시보다 열악한 농촌에 보다 적극적인 사회공헌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다. 최근 농촌경제연구원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농어촌 독거노인의 월평균 소득은 42만 2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80% 가까운 노인의 소득이 50만원 미만이었다. 서울지역 독거노인의 월평균 소득이 46만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이들의 소득은 서울 독거노인의 91% 수준이다. 이들의 월평균 생활비는 32만 8000원으로, 주로 식비와 주거비, 보건·의료비 등에 지출이 집중됐다. 손자·손녀와 사는 농어촌 조손가족의 월평균 소득도 69만 7000원에 불과했고, 월평균 생활비는 58만 4000원이었다. 노인들이 돌보는 손자·손녀의 평균연령은 12.7세, 양육기간은 평균 8.6년으로 나타났다. 친부모가 양육비를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경우는 아버지 24.2%, 어머니 17.0%에 불과했다. ●시골 곳곳 농협 네트워크 활용 장점 상담원들은 농촌 독거노인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팀장은 “농촌 노인들은 도시와 비교해 주변 여건상 물건을 쉽게 구매할 수 없다.”면서 “비용은 조금 더 들겠지만 말벗서비스를 통해 노인들이 원하는 물품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명절 때 개별적으로 전달해도 좋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노인들 “돈 때문에 일자리 필요” 89%

    노인들 “돈 때문에 일자리 필요” 89%

    서울에서 생활하는 유정렬(37)씨는 경남 거제에 사는 아버지의 성화로 고민이다. 전화를 걸어와 인터넷 사용법을 가르쳐 달라고 채근하기 때문이다. 이유를 묻자 “대한노인회 구직게시판에 글을 올려 보려고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아버지는 “네가 용돈을 많이 줄 처지도 아닐 테고 하니 하다 못해 청소일이라도 찾아보겠다.”며 구직 글을 하나 올려 달라고 말했다. 아버지 부탁으로 노인단체 게시판을 검색한 유씨는 깜짝 놀랐다. 게시판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부모 대신 일자리를 구한다는 자녀들의 글이 수십건씩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수명 연장과 핵가족화 현상이 노인들의 가치관을 바꾸고 있다. 과거처럼 자녀들 부양을 받는 대신 일자리를 구해 직접 노후생활을 개척하려는 노인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이다. 6일 이윤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의 ‘한국 노인의 삶의 변화 분석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70~74세 노인의 근로활동 참여율은 1994년 29.2%에서 2008년 32%로 증가했다. 75~79세 노인은 13.3%에서 23.6%로 더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심지어 80세 이상 노인의 근로활동 참여율도 4.1%에서 10.1%로 배 이상 높아졌다. 이번 연구는 1994년부터 2008년까지 14년 동안 4차례에 걸쳐 진행된 노인실태조사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노령화가 노인들의 일자리에 대한 가치관을 빠르게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돈이 필요해서 일자리를 원하는 노인의 비율이 1994년 70.7%에서 2008년 89.6%로 나타나 대부분의 노인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자리를 찾는 것으로 분석됐다. 1994년에는 농촌 노인의 64%, 도시 노인의 45.4%가 경제적인 이유로 일자리를 원했지만 2008년에는 각각 86.9%, 91.1%로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그런가 하면 자녀의 부양을 받지 않는 대신 재산을 물려줄 생각도 없다는 노인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재산은 있지만 자녀에게 물려줄 생각이 없다는 노인이 1998년 2.6%이던 것이 2008년에는 11.6%로 10년 새 4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노인들의 일에 대한 욕구는 높아지고 있지만 사회적인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최근 정년 연장에 대한 노·사·정 합의가 논쟁 끝에 미뤄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문가들은 특히 개인연금 등 노후 안전망을 마련하지 못한 저소득층 노인의 대다수가 저학력자여서 빈곤층 및 독거노인에 대한 일자리 환경 개선 및 일자리 창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노인의 노동 참여 활성화를 위한 노동시장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면서 “또 노인 일자리에 대한 임금체계 개편, 노동시장 다양화, 근로환경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벼랑 끝에 선 노인들 ⑤서울 상계동 ‘희망촌’의 희망가

    [독거노인 사랑잇기] 벼랑 끝에 선 노인들 ⑤서울 상계동 ‘희망촌’의 희망가

    “그나마 움직일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지난 1일 서울 상계동 산 161 덕흥로 ‘희망촌’의 비탈길에서 만난 남춘단(72) 할머니는 갑작스러운 방문에도 미소를 잃지 않고 맞았다.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 근처 불암산 자락의 꼬부랑길. 99개 계단을 오르고 연탄재 무더기를 지나 턱밑까지 차오르는 숨을 참고 10여분 걸어 동네에 이르렀다. 다시 한 사람 비켜설까 말까 한 골목을 50여m 지나자 작은 철제 대문을 열며 남 할머니가 얼굴을 내밀었다. 언제 내걸었는지도 아득한 나무 문패에 희미하게 적힌 ‘반상회 장소, 4통장’이라는 글이 버거운 세월을 말했다. 2평 남짓한 단칸방에서 자리를 내주며 할머니는 “추위가 물러났으니 우리처럼 사는 사람들에겐 다행”이라고 했다. 갖가지 가재도구가 널려 있어서 방은 더 비좁았다. 이웃들은 남 할머니를 ‘수진 할머니’라고 부른다. 몇 해 전까지 할머니와 함께 살다가 가출한 손녀의 이름이 수진이다. 한 동네 아주머니는 “파지나 빈병 모으기도 건강할 때 하지, 수진 할머니는 그런 일도 못 한다.”며 혀를 찼다. 옆집 할머니는 “집안에 좀 산다는 친척도 있다고 들었는데, 스스로 연락을 끊고 지낸다.”면서 “이러쿵저러쿵 말 많은 친척들 눈치를 보느니 혼자서 사는 게 낫다며 고집을 부린다.”고 한마디 거들었다. 남 할머니는 1998년부터 정부에서 주는 한달 생계주거비 33만 2100원과 기초노령연금 9만원을 합쳐 월 42만 2100원으로 생활한다. 동대문 쪽 청계천에서 살다가 1968년 판자촌 철거와 함께 희망촌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곳으로 집을 옮겼다고 한다. 남편이 살아 있을 때에는 함께 과일장사를 하며 그럭저럭 살았는데, 1995년 사별한 뒤부터는 날품팔이를 하고 있다. 가족 얘기는 더 하고 싶지 않은 듯했다. 당뇨와 천식, 폐결핵을 앓는데, 병원에 갈 땐 담벼락을 손으로 짚어가며 간다고 했다. 희망촌에서는 남 할머니처럼 혼자 힘겹게 사는 노인들이 서로의 이웃이다. 사회복지사 황철순(45)씨는 “복지 서비스를 홀몸노인들에게 권해도 무작정 거절하는 바람에 난감한 경우가 적잖다.”고 했다. 얼마 전 68세의 나이에 별세한 함모 할머니는 20대에 사고로 부모를 잃은 뒤 줄곧 혼자 살다가 쓸쓸히 세상을 등졌다고 했다. 젊어서는 공장에서, 이후에는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다 위궤양과 관절염, 지방간 등으로 숱하게 고생만 하다가 갔다고 했다. 함 할머니가 2006년 11월 결장암 선고를 받은 사실을 뒤늦게 안 황씨가 지난해 초부터 호스피스 병원에 입원하라고 설득했지만, 함 할머니는 “아직 짱짱한데 병원에서 밥만 축내며 지낼 순 없다.”며 고집을 부렸단다. “홀로 사는 노인들은 언제 무슨 일을 겪을지 모른다.”며 황씨가 그해 9월 겨우 설득한 끝에 함 할머니는 입원했지만 넉달만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황씨는 “편안한 얼굴로 눈을 감던 모습을 지금껏 잊지 못한다.”면서 “몸이 불편한데도 아들 대하듯 반갑게 맞아 주시던 할머니의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노원구의 이경미 주민지원팀장은 “처음 발령을 받아 이곳을 방문했는데, 이렇게 지내는 분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사회복지사 황씨는 “16년째 홀몸노인들을 돌보고 있는데 쓸쓸히 돌아가신 분들만 유독 기억에 남는다.”면서 “평소에 더 마음을 쓰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탓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원구는 본청 공무원 자리 37개를 줄여 19개 주민자치센터에 사회복지 인력을 1~2명씩 늘렸다. 또 자치센터 업무도 조정해 19명을 복지 담당으로 돌렸다. 희망촌 할머니들처럼 가장 취약한 계층을 만나는 ‘체감 복지’를 위해서다. 사회복지사는 동마다 2~7명 배치돼 있지만 현장 업무가 아니라 각종 행정 서류를 처리하느라 더 바쁜 실정이다. 황씨는 “소외 계층, 특히 홀몸노인들에게는 금전적인 지원 못지않게 꾸준한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면서 “골목골목 주민들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단위별 복지협의체에 기대를 건다.”고 말했다. 글 사진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준비없는 長壽는 리스크 노인 인력 적극 활용해야”

    “준비없는 長壽는 리스크 노인 인력 적극 활용해야”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독거노인 사랑 잇는 전화에 참여한 배경을 “노후를 책임지는 공단의 존재와 같은 맥락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 이사장은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 계층에 대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연금공단이 독거노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연금은 노인의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이다. 당연히 국민의 노후를 안전하게 보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찾는 것이 공단의 책임이다. 최근 독거노인의 외로움, 고독사 등이 사회 문제가 되면서 우리 공단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하던 차에 복지부의 독거노인 사랑잇기 범국민운동에 참여하게 됐다. ●70~80세 16%만 국민연금 가입 →고령사회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해법이 있을까. -평균 수명이 길어져 오래 사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지만 준비 없는 장수는 위험요소(리스크)가 될 수 있다. 노인들이 일하고, 경제력을 갖고 건강한 삶을 누리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 나가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노인 인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노년의 가치가 인정되고, 노인의 역할이 살아 있는 건강한 고령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 또 개인이 젊을 때부터 미리미리 은퇴를 준비한다면 행복한 노후를 맞을 수 있을 텐데, 그런 준비의 기본이 국민연금이라는 점도 말해 두고 싶다. →국민연금은 국민 노후생활을 대비하는 필수 프로그램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독거노인 중 국민연금을 받는 비율은 보면 65~70세 노인의 경우 62%가 연금을 받고 있지만, 70~80세 노인은 16%에 불과하다. 이는 시기적으로 연금제도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던 세대와 그렇지 못한 세대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 여건이 갖추어져야 만족스럽고 가치 있는 삶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은 세대를 넘어 공감하는 사실 아닌가. 앞으로 노인 세대가 될 지금의 젊은 층도 국민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 1년 사이 10~20대의 자발적 임의가입이 9배가량 늘고 있는 점은 큰 변화다. →독거노인 등 취약 계층을 위한 사회 공헌으로 공단은 어떤 사업을 준비 중인가.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고마워하고, 또 직접 만나보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다. 앞으로는 도시락 배달이나 경로행사와 같이 직접 대면해서 사랑을 전하는 사업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저소득 가입자 연금 보험료 지원, 농어촌 무료 진료 활동, 소외 계층에 대한 ‘1인 1 나눔 계좌 갖기 운동’을 실천하고 있으며,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책임 경영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 320명 공채 직원 중 10%가 장애인으로, 32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장애심사 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장애인 활동 지원 업무를 추진해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행복한 노후 미리 준비해야 →복지부의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이 발전하기 위해 제안할 것이 있다면.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은 앞으로 그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 현재는 초기 단계라 전화상담을 통한 말벗 되어 드리기가 주된 업무지만 점차 건강정보, 생활정보 등 다양한 서비스로 그 폭을 넓혀 이 사업이 독거노인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도록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정리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상담나눔… 가족 소중함 되새겨”

    “상담나눔… 가족 소중함 되새겨”

    “‘사랑 잇는 전화 사업’에 참여하며 나눔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 5년째 국민연금공단에서 일하고 있지만 ‘상담’으로 봉사할 수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해 본 적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직업으로 하는 상담이 아니라 봉사로 시작한 이 상담이 내게는 새롭고 뜻깊은 경험이 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사랑 잇는 전화’ 상담원 김현숙씨의 소감은 계속 이어졌다. “더불어 독거노인과 전화를 하며 새삼스럽게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도 됐다. ‘친정과 시댁 부모님께 전화 한번 제대로 한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사랑 잇는 전화’에 참여하며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는 일도 부쩍 늘었다. 독거노인에게 안부를 묻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내 부모의 안전과 건강을 챙기는 것은 자식으로서 당연한 도리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와 통화하는 독거노인과 나의 부모 모두 늘 건강하시기를 다시 한번 소망한다.”
  • [독거노인 사랑잇기] (1)벼랑 끝에 선 노인들 ④사랑 잇는 전화 참여한 국민연금공단

    [독거노인 사랑잇기] (1)벼랑 끝에 선 노인들 ④사랑 잇는 전화 참여한 국민연금공단

    전국의 독거노인들에게 정기적으로 안부 전화를 하는 ‘사랑의 메신저’ 전화 상담원들은 “보람 있는 일이지만 연중 한두번이라도 서로 대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친근한 관계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람을 피력했다. “할머니, 오늘은 별일 없으셨죠?” “전화도 좋은데, 언제 한번 강원도로 놀러 와요.” 지난 18일 서울 논현동 국민연금공단 강남지사의 상담원 하지인씨는 강원도에 거주하는 한 독거노인과의 통화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하 상담원이 담당하는 독거노인은 강원 고성군에 사는 전춘선(83) 할머니. 하 상담원은 전 할머니 등 2명의 홀로 사는 노인에게 매주 2~3회 정기적으로 안부전화를 하고 있다. 1월 31일부터 보건복지부와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의 ‘독거노인 사랑잇기-사랑 잇는 전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318명의 국민연금공단 상담원들은 강원 지역 독거노인 648명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안부전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화 주제 1위는 ‘날씨’ 대상 노인이 대부분 강원 지역에 거주하다 보니 통화 내용에서도 지역색이 자연스럽게 배어난다. 국민연금공단 대구지사 조금숙 상담원과 통화하는 권오운(71·강원 태백시) 할아버지는 교통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권 할아버지는 “사는 곳이 엄청 오지인데, 교통이 불편해 10리나 떨어져 있는 경로당까지는 갈 엄두도 못 낸다.”면서 “무엇보다 늘 식수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권 할아버지는 “상담원하고 이런 말이라도 하니 그나마 속이 시원하다.”고도 했다. 큰 눈이 자주 내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날씨와 안전 얘기가 통화의 화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난 2월 폭설 때 지역에 피해는 없었는지, 건강에 별 문제는 없는지 등이 주된 상담 내용이었다. 하 상담원은 “강원도는 서울과 날씨가 다른 날이 많다.”면서 “상담 전에 강원 지역 날씨를 확인하고 안부를 묻는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사랑 잇는 전화 사업에 계속 참여하게 되면 계절별로 노인들이 겪는 문제와 바라는 점 등에 대한 사전 지식도 많이 쌓일 것”이라며 사업의 지속성에 기대감을 표했다. 상담원들은 ‘사랑 잇는 전화’를 두달가량 진행하면서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다고 전했다. 바로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하는 한계다. 늘 목소리로만 소통해야 하니 노인과 교감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노인들이 고령에 난청인 경우가 많아 상세한 상담이 다소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 상담원은 “1년에 한두번은 직접 찾아뵙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독거노인이 거주하는 해당 지역에서 안부전화를 하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노후 책임지는 ‘평생 월급’ 국민연금공단은 ‘사랑 잇는 전화’를 비롯해 국민의 노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60~75세 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한 긴급 생활자금 대출사업을 추진한다. 생활이 어려운 연금 수급자의 생활비와 의료비 등 긴급자금을 대여해 위기 노인들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긴급자금 대여사업을 통해 2년간 최대 500만원까지 빌려주게 된다. 수급자는 5년에 걸쳐 원리금을 연금에서 균등 분할해 갚으면 된다. 이 사업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는 3년간 1만 8000명으로 900억원의 자금을 빌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국민연금공단 측은 밝혔다. 미래가 막막할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직원들이 보험료를 지원하는 사례도 노후 사각지대 해소에 나선 공단의 대표적인 사회 공헌 프로그램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보험료 납부가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현재까지 232명의 가입자에게 1억 4500여만원의 보험료가 지원돼 수급자 89명이 노령연금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다른 사회 공헌 활동처럼 이번 사랑 잇는 전화 사업도 연금공단의 대표적인 나눔 활동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면서 “지금의 정기적인 안부전화 사업이 정착되면 상담원들이 직접 노인들을 찾아뵙는 봉사활동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홀몸노인 말벗서비스] 구로구, 독거노인 26명에게 생일상 차리기 행사

    [홀몸노인 말벗서비스] 구로구, 독거노인 26명에게 생일상 차리기 행사

    “아무도 내 생일에 눈길을 주지 않았어요. 뒤늦게나마 축하 인사를 곁들인 푸짐한 점심 대접을 받으니 만금(萬)을 얻은 것보다 더 기뻐요.” 조영자(73·구로4동) 할머니는 21일 지역 음식점인 H회관에서, 뜻밖의 생일상을 받은 뒤 줄곧 눈물만 훔쳤다. 원래 생일이 1월인 할머니는 1남 1녀를 뒀으나 아들은 군입대 영장을 받고 친구들과 만난 뒤 귀가하다 교통사고로 숨졌고, 딸은 현재 경남 남해에서 살지만 식당 허드렛일 등으로 어렵게 지내 노모를 보살필 여력도 못 된다. 남편도 4년 전 질환으로 사망, 기초노령연금 9만원으로 겨우 버티고 있다. 게다가 허리 디스크에 무릎도 아파 혼자 움직이기엔 여간 불편하지 않다. 같은 동네에 사는 이방자(86) 할머니 또한 생일을 잊은 지 오래다. 슬하에 1남 2녀를 두었으나 31세 때 가정불화로 홀몸 신세가 되고 말았다. 파지(破紙) 수집으로 연명하는 할머니는 이웃들이 차린 생일상 앞에서 처음엔 말문도 못 열었다. 구로구가 펼치는 ‘독거노인 생신상 차리기’ 행사에서는 21일 두 할머니를 포함해 구로4동 15명, 개봉3동 6명, 오류2동 5명 등 26명이 기쁨을 맛봤다. 구는 생일을 놓치는 홀몸 노인 700여명을 연말까지 돌아가며 초대할 계획이다. 구로4동에선 자원봉사 모임인 ‘희망나눔 실천회’ 회원들이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해 10월 35명으로 똘똘 뭉친 뒤 고교생 10명에게 20만원씩 장학금을 전달했고 경로잔치도 연 2회 갖기로 뜻을 모았다. 개봉3동 자원봉사 캠프에서는 이순(67) 회장 등 비슷한 연령대의 노인들이 홀로 지내는 노인들과 외로움을 달래며 즐거움으로 바꿨다. 오류2동에선 김복임(73) 할머니 등이 잔칫상을 받아들고 모처럼 오붓한 시간을 즐겼다. 이성 구청장은 “고령화, 핵가족화 심화에 따른 홀몸 노인의 증가세에 발맞추는 시간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서울시 안심폰 “500대 추가요”

    고혈압과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조모(67·서울 응암2동) 할머니는 한여름에도 종일 문을 잠그고 지낸다. 교회든, 공공기관이든 다른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재산을 노리고 접근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홀로 생활하다 보니 생긴 걱정 탓이다. 가족도 없는 처지에 당신이 죽으면 장례를 치러줄 사람조차 없다고 한탄했다. 2009년 안심폰을 받고도 믿지 않았다. 그러다 ‘홀몸 어르신 돌보미’로부터 몇 차례 전화를 받고 “이제야 마음을 놓을 수 있다.”며 애지중지 아낀다. 시는 ‘사랑의 안심폰’을 500명에게 추가 보급해 이용자를 5500명으로 늘린다고 20일 밝혔다. 사랑의 안심폰은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가 부착된 화상 전화기로, 노인 돌보미들이 이를 활용해 홀로 사는 노인의 안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말벗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긴급통화 기능을 통해 위급상황 때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 시는 2009년 400명을 대상으로 시범 보급한 결과 좋은 반응을 보이자 지난해부터 4600명에게 추가로 서비스를 펼쳤다. 시는 최근 실시한 ‘독거노인 욕구 조사’에서 안전 확보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안심폰을 더 보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실시한 홀몸노인 전수조사 결과 안전확인 서비스를 희망하는 비율이 21.0%로 가사지원(37.6%)에 이어 두번째로 높게 나타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정관 서울시 복지건강본부장은 “민간 봉사단체 및 의료기관 등과 연계해 정서적·물질적 지원이 필요한 어르신에게 맞춤형 토털서비스를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벼랑 끝에 선 노인들 ③밖으로 내몰리는 그들

    [독거노인 사랑잇기] 벼랑 끝에 선 노인들 ③밖으로 내몰리는 그들

    #1. 지난달 26일 서울 화곡동 도로에서 폐지 수집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이모(83) 할머니와 또 다른 이모(66) 할머니가 폐지를 서로 가져가려고 몸싸움을 하다 60대 이 할머니가 차량에 머리를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할머니들은 1㎏당 80~150원에 불과한 폐지를 놓고 다투다 몸싸움을 한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2. 꽃샘추위가 몰아친 지난 16일 저녁 서울역 지하보도 앞에서 70세를 훌쩍 넘긴 한 할머니가 행인들에게 구걸을 하고 있었다. 이 할머니는 “자식 없이 혼자 산다. 춥고, 배고파 나왔다.”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을 벌렸다. 서울에 혼자 산다고만 밝힌 할머니는 1000원짜리 지폐와 동전 몇개를 받아들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노인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노후를 편안히 보내야 할 노인들이 사회적 무관심 속에 생계유지를 위해 거리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속적인 일자리가 없는 데다 턱없이 부족한 정부 지원금으로는 치솟는 물가를 감당할 수 없기에 ‘하루 1만원 벌이’도 안 되는 폐지 줍기와 행상에 나선다는 것이 노인들의 하소연이다. 특히 주변에 돌봐줄 사람조차 없는 ‘홀몸노인’들의 경우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20일 통계청의 ‘2010년 사회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홀몸노인 가구는 2000년 54만 3522가구에서 지난해 102만 1008가구로 두배가량 급증했다.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7%에서 6.0%로 늘었으며, 2030년에는 230만 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65세 이상 홀몸노인 21만 61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를 보면 이들의 생활 실태는 더욱 심각하다. 조사에 응한 8만 2776명의 월평균 소득은 46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노인가구의 월평균 소득 182만 6000원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또 홀몸노인들의 66.1%가 전세나 월세에 살아 주거불안을 겪고 있었다. 홀몸노인들은 주거비와 식비 등 기본적인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는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하루 수입 1만원도 안 되는 폐지수집과 노점에 나서야 한다. 통계청 조사에서 65세 이상 노인 중 60% 이상이 앞으로도 일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고용률은 29.7%에 불과하다. 정부가 2004년부터 노인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고용률은 2000년 29.4%에서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역정책 연구소인 ‘관악정책연구소 오늘’이 지난해 9월 29일부터 한달간 폐지를 수거해 판매하는 노인 127명을 직접 만나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월수입 40만원 미만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홀몸노인이 40.2%였다. 65세 이상 노인들이 겪는 가장 어려운 문제에 대한 통계청 조사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이 41.4%로 가장 높았고, 서울시 홀몸노인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9.6%가 후원 연계를 원했으며, 34.6%가 공공기관 일자리, 5.8%가 민간 취업 알선을 원했다. 이봉화 관악정책연구소 소장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직계 혈족의 부양에 상관없이 자녀 소득이 있으면 지원을 받지 못해 수급자에서 제외된 홀몸노인도 적지 않다.”면서 “이들이 수급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노인들에게 지속적인 ‘일감’을 만들어 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정숙 서울시 노인복지과 재가노인팀장은 “홀몸노인 생계 지원을 위해 민간기업과 종교단체, 개인 등 후원자를 발굴하고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을 찾는 한편, 공공기관 일자리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어르신 1대1 매일 안부전화… 폭설땐 하루 2500명 체크

    [독거노인 사랑잇기] 어르신 1대1 매일 안부전화… 폭설땐 하루 2500명 체크

    “제가…, 아무래도 제가 봄되면 죽을 텐데, 내 장례를 맡아 줄 분 어디 없을까요.” 지난 2월 중순, 서울 용강동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내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을 중랑구에 사는 65세 기초수급자라고 밝힌 이 할아버지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말기 폐암 환자였다. 길어야 두달을 넘기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은 할아버지의 바람은 바로 가족을 대신해 장례를 치러줄 사람을 찾는 것이었다. 마음을 비우고 주변 정리를 하던 할아버지는 “비록 가족도, 친구도 없지만 쓸쓸히 죽은 모습이 몸 상한 뒤에 누군가에게 발견되기는 정말 싫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곧바로 독거노인지원센터는 할아버지가 거주하는 동 주민센터에 연락해 방법을 물었다. 다행히 방법은 있었다. 동 주민센터는 연고가 없는 기초수급자를 대상으로 한 지자체의 장례서비스를 연결해줬다. 할아버지는 “외롭지 않게 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센터에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1월 27일 개소한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는 하루에도 100여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단순히 안부를 묻고 답하는 전화에서부터 ‘저승 가는 길’ 책임져 달라는 전화까지, 전화 한 통화이지만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는 가족을 만나는 것처럼 의미있는 대화들이 유선을 통해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방문한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서는 상담원과 독거노인의 전화통화가 쉴새 없이 오가고 있었다. 센터에 근무하는 인원은 모두 10명. 이들은 오전 7시~오후 9시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지원센터의 업무는 ▲노인복지서비스 안내 및 지원 ▲보건복지부 독거노인 사랑잇기사업 관련 업무 ▲민간 참여기관 교육 등 크게 3가지다. 센터가 중점적으로 펼치는 ‘마음 잇는 전화’ 사업은 민간·공공기관 콜센터 상담원이 노인들에게 1대1로 안부 전화를 하며 이들의 안전을 매일 확인하는 일이다. 만약 노인이 안부 전화를 받지 않으면 콜센터는 즉시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 이 사실을 알리고, 센터 직원들은 곧바로 현장에 나가 노인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노인들에게 직접 전화도 하지만, 거주지의 이장이나 동장, 경로당 등에 전화해 노인들의 안전을 확인하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독거노인 봉사활동을 펼치는 기업과 기관에 정보와 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센터의 주된 과제 중 하나다. 특히 독거노인 사랑잇기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참여 기관과 대상 노인이 늘어나 업무량도 크게 증가했다. 폭설이나 혹한과 같은 이상기후로 노인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때는 센터의 업무량도 덩달아 급증한다. 실제로 지난 2월 14일을 기점으로 시작된 폭설 사태 때는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해 하루 2500여명의 독거노인 안부를 일일이 확인했다. 평소 통화량보다 10여배나 늘어났으니 업무를 마친 상담원들이 녹초가 될 수밖에 없었다. 센터 상담원 송미숙(43) 씨는 “‘주변에 눈이 너무 많이 내렸다. 집이 무너질 것 같다’며 걱정하시던 어르신들과 통화하며 이분들이 안전하다는 사실에 감사함도 느꼈다.”면서 “특히 피해가 많았던 지역민들이 더욱 고맙게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독거노인지원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노인종합복지관협회는 우리나라 노인복지의 어제와 오늘을 알 수 있는 ‘현장 지표’다. 복지관을 찾는 노인들의 욕구와 이에 따른 역할 변화에서 고령사회의 흐름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89년 서울 효창공원 내 중부노인종합복지관을 시작으로 현재는 전국에 설립된 노인복지관이 250여곳에 이른다. 1990년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보호’였다. 이 당시에는 재가(在家)노인을 위한 도시락 배달 등이 노인복지관의 주된 사업이었다. 노인학대와 자살 예방 프로그램처럼 노인에 대한 보호는 지금도 여전히 노인복지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최근에는 노인들이 가진 ‘욕구’에 초점을 맞춘 복지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일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노인일자리사업, 중고령자들을 위한 은퇴 프로그램 등이 그 예다. 최진영 노인종합복지관협회 과장은 “복지관을 찾는 노인 대상자의 연령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노인 인구 확대에 따라 민간자원과의 연계 등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안석기자 ccto@seoul.co.kr
  • “1만2000명에 복지·여가 서비스 어르신 2중·3중 안전망 강화할 것”

    “1만2000명에 복지·여가 서비스 어르신 2중·3중 안전망 강화할 것”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를 노인복지의 모범 모델로 만들겠다. 이를 통해 새로운 노인복지의 틀이 제시되리라 기대한다.”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의 신임 회장인 이호경 파주시노인복지회관장을 지난 9일 서울 용강동 집무실에서 만나 노인복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2월 취임한 이 신임 회장은 독거노인에 대한 2중, 3중의 안전망 강화를 약속하며 정부에 중장기적인 노인정책 개발을 주문했다. →노인복지정책의 현재 모습은 무엇인가. -‘복지’는 이제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이슈다. 누구도 복지를 거론하지 않고는 정치도, 정책도 할 수 없지 않은가. 하지만 정작 복지를 이야기하면서도 예산 확보나 종사자 처우에 대한 문제에서는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사회 노인복지의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노인층 사이에도 계층별 차이가 매우 크다. 베이비부머 세대와 비교해 저소득 독거노인, 조손가정 등 위기에 처한 노인의 삶은 매우 어려워 이들에 대한 위기 대응과 예방적 서비스 강화가 우선 필요하다. 다시 말해 사회적 연대를 통해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더불어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년층 진입과 생애주기별, 계층별 위기대응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렇다면 노인복지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노인복지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과 중앙의 역할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 즉, 지자체에 이양할 업무를 재검토하고, 지자체는 복지서비스 프로그램을, 중앙은 기본정책 수립과 예산지원 등의 제도적 보완, 법 개정 등을 맡아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다른 복지 이슈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인 문제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다고 보여지는데…. -고령사회에서 노인 복지 문제는 매우 심각하지만 국민들은 이를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로만 생각하고 있다. 지원방향 역시 중장기적인 대안이 아닌 즉흥적인 프로그램과 선심성, 일회성 정책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효과에 한계가 있다. 노인들이 노후를 건강하고 활기차게 유지할 수 있으려면 이들에게 사회적 역할을 줘야 한다. 국가 역시 지속적인 중장기 정책 개발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가 운영된 지 두달 가까이 됐다. 현재까지 운영한 소감은 어떤가. -센터가 1월 27일 개소했다. 현재 20개 기업, 4개 공공기관, 4개 자원봉사 및 후원단체가 참여해 독거노인 1만 2000여명에게 우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노인에 비해 지원이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신임 회장으로서 포부도 밝혀 달라. -어르신들이 더 이상 누군가의 조력을 받아야 하는 의존적 대상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 한다. 노인에 대한 여가복지서비스 제공과 안전망을 책임지는 한 사람으로서 그 동안의 경험과 열정을 복지관협회와 독거노인지원센터에 쏟을 각오다. 정리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홀몸노인 말벗서비스] 주 2~3차례 안부전화… 생활정보 안내

    [홀몸노인 말벗서비스] 주 2~3차례 안부전화… 생활정보 안내

    토털콘택트서비스기업 ktcs가 9일 보건복지부와 함께 ‘독거노인 사랑잇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국의 독거노인 200명과 ktcs 직원을 1대1로 매칭, 주 2~3차례 안부전화를 하는 것이다. 직원이 “편찮은 곳은 없느냐.” 등 건강을 묻고 “어디 어디가 아프다.”고 하면 인근 무료진료 병원을 안내해 준다. 장날을 비롯해 버스노선과 축제 일정 등 해당 지역 생활정보를 자세히 알려주는 역할도 한다. ktcs는 이를 위해 부산, 광주, 대구, 대전·충남, 충북, 전북, 제주 등 7개 지점에 각각 직원 20~35명으로 구성된 ‘독거노인 사랑잇기단’을 만들었다. 이는 전화상담 서비스 노하우와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한 ‘프로보노’ 활동이다. 프로보노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식이나 재능을 기부하는 봉사활동을 일컫는다. 김우식 ktcs 대표는 “정기적인 안부전화를 통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독거노인의 고독사 방지는 물론, 따뜻한 사회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tcs는 114번호 안내사업을 비롯해 콜센터 구축·운영과 컨설팅, 인재양성 등 콘택트센터사업 고객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KT 그룹 계열사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1부) 벼랑끝에 선 노인들 ①고령화의 그늘 ‘독거노인’

    [독거노인 사랑잇기] (1부) 벼랑끝에 선 노인들 ①고령화의 그늘 ‘독거노인’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화를 보이면서 ‘독거노인’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65세 이상 노인 단독가구는 102만 1000가구에 이른다. 전체 가구의 6%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에 따른 문제가 점차 우리 사회의 시한폭탄처럼 되어가고 있다. 인구 고령화 못지않게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년 뒤에는 독거노인이 지금의 2배로 늘어나면서 10가구당 1가구가 노인 단독가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가 독거노인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을 돌볼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우리들이 독거노인이 돼 단절되고 고독하기 짝이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 ●20년 뒤엔 독거노인 두배 늘어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 분석자료를 살펴보면 독거노인 수는 2010년 102만 1000가구에서 2020년 151만 2000가구로, 2030년에는 233만 8000가구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가구 가운데 노인 단독가구 비율도 2010년 6%이던 것이 2020년 8%, 2030년에는 11.8%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혼자 사는 노인 비율은 1994년 13.6%에서 2009년 20.1%로 16년 만에 7%포인트 가까이 늘어났다. 혼자 사는 노인이 급증한 데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인구고령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8년 고령인구 비율이 14%에 도달해 ‘고령사회’가 되고 2028년에는 고령인구 비율이 20%로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가는 데 불과 8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프랑스는 39년, 미국은 21년, 이탈리아는 18년이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심지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일본조차 12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심화된 핵가족화 현상도 독거노인의 증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이 중년층이 선호하는 거주 형태를 조사한 결과 베이비붐세대(46~55세)와 전후세대(56~59세)는 각각 93.2%, 92.8%가 ‘부부끼리 혹은 혼자 살고 싶다.’고 답했다. ‘자녀와 함께 살고 싶다.’고 답한 비율은 6%에 불과했다. 정경희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년기에 부부끼리 생활하다가 배우자의 사망에 따라 독거의 형태로 전환되는 유형이 노년기의 주요 거주형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절대 다수의 중년층이 부부끼리 혹은 혼자서 편안하게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실제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독거노인의 삶은 그리 안락하거나 안정돼 있지 않다. 2009년 11~12월 전국 65세 이상 노인 6745명에 대해 조사한 ‘2009년도 전국 노인학대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독거노인 가운데 ‘친구가 없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 조사 대상자의 41%에 달했다. ‘친구가 1명’이라는 응답자도 16.9%나 된 데 비해 ‘6명 이상’이라는 응답자 비율은 3.7%에 그쳤다. 독거노인 가운데 36%는 주2회 이상 단체활동에 참가하고 있었지만 전혀 참가하지 않는 비율도 25.8%에 달했다. 독거노인이 자녀와 접촉하는 빈도는 ‘주 1회 이상’이 69.5%로 가장 많았지만 8.6%는 3개월에 1회 이하로 접촉해 노인에 따라 편차가 매우 컸다. 독거노인들이 전체 노인에 비해 주변 인물이나 가족들로부터 제대로 부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 독거노인 가운데 정서적 부양을 받는 비율은 75.2%로 전체 노인의 79.7%에 비해 낮았다. 경제적인 도움을 받고 있는 비율도 84.2%로 전체노인의 91.4%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곽순헌 보건복지부 ‘독거노인 사랑잇기 TF’ 팀장은 “독거노인은 사회적인 관계가 취약해 정서적으로 고립될 수 있고, ‘고독사’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면서 “전 사회적으로 돌봄문화를 확산시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노인들 독거노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09년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독거노인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인 어려움’(43.6%)으로 나타났다. 독거노인 4명 가운데 3명은 전혀 노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미래에 자녀나 친지에게 의탁하는 것 외에는 대책이 없는 상태다. 독거노인 가운데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비율은 33.6%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자녀·친척(43.5%), 정부·사회단체(22.9%) 등에 의존하고 있다. 독거노인이 어려움을 겪는 또 다른 문제는 ‘건강’이다. 독거노인은 스스로 건강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일반 노인보다 높다. 주변의 돌봄을 받지 못해 몸 건강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로 그렇다. 2008년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주관적인 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독거노인의 61.8%가 “건강이 나쁘다.”고 답했다. 전체 노인 가운데 같은 응답 비율은 48.7%로 10%포인트 이상의 격차가 있었다. 반면 독거노인 가운데 “건강하다.”고 답한 비율은 12.8%로 전체노인(19.6%)보다 낮았다. 하지만 경제·건강문제는 일반 노인도 모두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독거노인과 일반 노인의 가장 큰 차이는 ‘외로움’이다. 2009년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일반 노인의 4.4%가 외로움을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 반면 독거노인은 9.5%가 외로움을 꼽았다. 외로움은 노인들의 만성적인 우울증과 직결될 수 있으며, 방치하면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복지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독거노인 돌봄서비스’를 도입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심지어 독거노인들은 식사를 하지 않거나 약을 챙겨 먹지 않아 몸이 좋지 않은데도 남의 도움을 거부하기도 한다. 자포자기의 상태에서 나타나는 ‘자기 방임’이다. 실제로 2009년 노인학대 실태조사에서 전체 노인의 자기 방임 경험률은 1.8%였지만 독거노인은 이의 2배에 가까운 3.2%로 집계됐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제 목소리 봉사, 작지만 큰 도움 되길”[동영상]

    “제 목소리 봉사, 작지만 큰 도움 되길”[동영상]

    “안녕하세요. 이덕홥니다.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 전화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좀 이상하죠? 마음에 안 드는데, 다른 톤으로 한번 더 합시다.” 지난달 24일 서울 동교동의 한 녹음실에서 귀에 익숙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국민탤런트’ 이덕화씨. 보건복지부의 독거노인 안부전화 사업인 ‘사랑잇는 전화’에 ‘목소리 봉사’로 기꺼이 참여하는 이씨를 만나 봉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고령화에 대한 그의 생각들을 들어봤다. “부탁해요~.” 이덕화 이름 석 자를 들으면 그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귓전에 울린다. 이씨가 이날 녹음실을 찾은 이유는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콜센터의 안내멘트를 녹음하기 위해서다. 콜센터(1661-2129)로 전화를 걸어오는 노인들은 친숙한 그의 목소리와 함께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이씨는 스스로를 “봉사라는 개념조차 몰랐던 사람”이라며 “내가 가진 작은 재능(목소리)을 나누는 것뿐”이라고 한껏 자신을 낮췄다. “연예인 봉사단체인 ‘100인 이사회’가 지난해 출범했는데, 그 무렵 최수종씨가 여기에 같이 동참하지 않겠느냐고 제의를 해왔어요. 솔직히 봉사의 참뜻도 모르고, 남의 일에 시선을 돌릴 경황도 없이 살아왔지만 봉사라는 게 굳이 거창하게 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나눔행사에 제가 못 나갈 때는 다른 사람이 나가면 되고, 사람이 없으면 또 제가 하면 되고…. 독거노인 사업도 큰 부담감이나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 봉사하고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사)좋은사회를 위한 100인 이사회는 대중문화예술인들이 주축이 된 연예인 나눔봉사단체다.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뿐만 아니라 공연 기부, 예술인 지원 등의 활동도 벌인다. 복지부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의 후원단체이기도 하다. 인터뷰에 앞서 100인 이사회는 이씨가 이번 독거노인사랑잇기 사업의 홍보대사로 참여하는 것이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모시는’ 사회분위기 때문에 연예인이 ‘얼굴마담’으로만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의미에서 한사코 이를 거절했다. “나눔의 의미도 모른다.”며 애써 자신을 낮췄지만 이번 ‘목소리 봉사’의 배경에는 노인세대를 바라보는 이씨의 애틋한 마음이 있었다. 30년 전, 자신이 타고 가던 오토바이가 버스와 충돌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해 그가 생과 사의 고통을 겪었던 일은 잘 알려진 사실. 그 사고 때문에 전신이 망가져 무려 3년여 동안 병실에 누워 지내던 그는 당시 옆 병실에 입원 중이던 부친인 영화배우 고(故) 이예춘 옹의 임종을 바로 곁에서 지켜봐야 했다. 당시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를 여유도, 능력도 없던 그에게 물심양면의 도움을 줬던 이들이 바로 선배 배우들이었다. “2년 전부터 한국 영화배우협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전임인 배우 안성기씨만큼 제가 잘할 수 있을지도 고민스럽고, 부담도 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노인이 된 선배들에게 선친의 장례식 때 진 큰 빚을 조금이라도 갚는 일이라고 생각해 회장직을 맡았죠. 제가 부상으로 몸도 움직일 수 없을 때 선배들이 합심해서 장례를 치러 줬습니다. 그분들이 이제 다 노인이 되신 거죠. 요새 드라마 촬영장엘 가면 제가 최고령인데, 배우협회에 가면 제가 제일 어려요. 한국영화 초창기부터 활약했던 분들이 70세가 넘었는데, 이런 분들이 200여명이나 됩니다. 그분들 뵈면 한분, 한분 인사하느라 머리를 들 수가 없죠. 이런 모습이 고령화 사회의 한 단면 아니겠습니까.” 부친 세대 연기자들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에 안타까움이 배어났다. 그런 그의 안타까움이 자연스레 노인들을 위한 봉사로 이어졌겠다 싶었다. “그런데 선배님들 생활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습니다. 이 분들 때문에 지금 한국영화가 있고, 드라마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겉보기에 화려한 배우들의 노년이 이렇게 어려운데 다른 일반 노인들의 삶은 어떻겠습니까.” 선배 배우들의 소외된 현실을 털어놓으며 이씨는 “속이 상한다.”며 더욱 안타까워했다. 사실이 그랬다. 은막에서, 브라운관에서 화려한 모습만 보여줬지만 정작 자신들의 미래에는 투자할 수 없는 여건이었기 때문이다. 당시의 사회가 그랬고, 풍조 또한 그런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우리 선배 배우들은 자기 건강을 잘 안 돌봐서 그런지 단명하신 분이 꽤 많습니다. 그분들 보면 억울하고 속이 상합니다. 어떤 분은 배우협회에서 회비 얘기를 꺼내면 ‘10년 동안 출연 한번 한 영화가 없는데 어떻게 회비를 내냐.’고도 하십니다. 우리 선배들 중에는 가난한 독거노인과 생활이 크게 다르지 않은 분들도 많아요. 이렇게 어렵게 살다 돌아가신 분들 소식을 들으면 죄책감까지 느낍니다.” 선배 배우이자 부친인 이예춘 옹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도 재차 전했다. ‘피아골’, ‘단종애사’, ‘살인마’ 등 3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한 이 옹은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성격파 배우로 당대를 풍미했다. “아버지는 제 옆 병실에서 돌아가셨습니다. 병실에 같이 앉아 있다가 들어가서 자겠다며 나가셨는데 갑자기 이상이 생기셨다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시더군요. 그때 저는 걸을 수 없어서 벽을 짚고 아버지 병실까지 갔죠. 결국 돌아가셨지만 저는 당시 큰절로 아버지를 보내드리지도 못할 만큼 부상이 심각했습니다.” 그는 젊은 세대가 고령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젊은 배우들에게 ‘흔적도 없이 앞서 살아온 분들 때문에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고 늘 강조한다.”면서 “혼자 살다가 고독사하는 노인들이 더 이상은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씨가 독거노인사랑잇기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던 또다른 이유는 바로 ‘목소리’ 때문이기도 하다. 중후함과 익살스러움을 동시에 가진 그만의 목소리는 어디에서 연유한 걸까. “제 아버지 목소리는 저보다 더 이상했어요(웃음). 외모도 변변치 않은 할리우드 배우들 중에는 스크린으로 보면 오히려 무게감이 있고 커 보이는 이들이 있어요. 이들의 공통점이 바로 목소리입니다. 저도 체격이 크진 않고, 인물도 뭐 별로지만 항상 목소리를 염두에 두고 연기생활을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렇게 목소리 녹음도 하게 됐고요.” 이제 앞으로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 전화하는 전국의 노인들은 매일 이씨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이씨는 다시 한번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를 꼼꼼히 살펴 들은 후 녹음실을 나섰다. 그는 작은 봉사라고 했지만 그 울림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고개를 들었다. 그는 “작은 참여지만 이 사업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응원하며 예의 호방한 웃음을 웃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최중경 “집배원 복무·안전관리 개선한다”

     집배원이 근무 중 실족사해 집배원 처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집배원의 복무 관리를 개선하고 안전사고 예방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장관은 4일 고(故) 김영길(32) 집배원의 빈소를 찾아가 유족을 위로하고 이 같은 방안을 밝혔다.  지금까지 우정사업본부의 순직자는 459명이나 되지만 현직 장관이 순직한 집배원을 조문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김씨는 남인천우체국 소속으로 2일 인천 구월동 아파트에서 급히 우편물을 배달하려고 계단으로 이동하다 발을 헛디뎌 넘어져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평소 성실한 근무 태도로 직장에서 평가가 좋았고 미혼이면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온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최 장관은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집배원의 복무관리와 안전사고 예방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문제점이 있으면 개선해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3천700개 우체국에 1만7천여명의 집배원이 근무하고 있으며,집배원 한명이 하루 배달하는 평균 물량은 1천300통이다.  집배원은 우편업무 외에도 독거노인과 장애인,소년소녀가장 지원,생필품 대리 구매와 공과금 대리 납부 등 민원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고 지경부는 설명했다.  연합뉴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