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독감 백신
    2026-03-24
    검색기록 지우기
  • 기념행사
    2026-03-24
    검색기록 지우기
  • 운전기사
    2026-03-24
    검색기록 지우기
  • 학교 폭력
    2026-03-24
    검색기록 지우기
  • 대형사고
    2026-03-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86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11]=항생제의 두 얼굴(1)

     만약에 항생제가 없었다면 아마 인류는 멸종했거나, 지금처럼 ‘만물의 영장’이라는 지배적인 위상을 갖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지혜롭고, 강인하다 해도 주변에 너무나 많이 있으면서도 볼 수도, 만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냄새가 나거나 소리를 내지도 않는 유령같은 침략자들을 감당할 길이 없으니까요. 우리에게 익숙한 항생제의 대척점에 있는 존재, 바로 세균(germ)입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비교적 가까운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콜레라가 한번 창궐하면 전국에서 한꺼번에 수만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은 ‘멸종’을 떠올릴만큼 전율을 느끼게 하지 않습니까. 멀쩡하던 사람이 픽픽 자빠져 나가는데, 대책은 없으니 엉뚱하게도 무당을 불러 굿을 하거나 부적을 만들어 위기를 벗어나려고 했지만, 그렇게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지요.  ‘도성 한양에는 괴질로 죽은 사람의 시체가 도성 성벽보다 높게 쌓였으며, 그나마 살아남은 사람들은 굶주림에 내몰려 아버지가 아들을 죽여서 그 살을 먹고, 아들이 늙은 부모를 잡아먹고 연명을 했다’는 기록이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도 전하거니와 이를 어찌 전쟁의 참화에 비기겠습니까.   ●세균이 왜 무섭나고요?  카이스트 한국과학문명사연구소 신동원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조선 영조 연간인 1730년에 수도 한양 일대에 역병이 퍼져 무려 1만 명이나 사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당시 한양 인구가 20여만 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스무 명 중 한 명은 숨진 셈이지요. 이 역병은 홍역으로 추정되는데, 홍역이야 바이러스가 원인이니 그렇다 치고, 일반적인 세균에 의한 대표적 질병인 콜레라는 어땠을까요.  역시 신동원 박사의 저서인 ‘호열자, 조선을 습격하다’에 따르면, 콜레라(세균 모양은 사진 참조)가 처음 조선에서 유행한 것은 1821∼1822년으로, 사서에는 ‘신사년 괴질’로 기록돼 있습니다. 1821년(순조 21년) 8월 13일 평안도에서 올라온 장계에 따르면, “설사와 구토를 한 후 비틀리면서 순식간에 죽어버렸고, 열흘 안에 1000여 명이 죽었는데, 병에 걸린 10명 중 한둘을 빼고는 모두 죽었다.”고 했습니다. 이 괴질의 특징은 ‘심한 설사와 탈수로 인한 쇼크’였답니다. 또 “전염되는 속도가 불이 번지는 것과 같다”고도 했습니다. 심노숭의 ‘자저실기’에는 그 전파 속도를 “바람처럼 일어나 조수처럼 퍼져 항우의 군대가 휩쓸고 지나가는 것보다 더 빨랐다”고 표현하고 있지요. 이 콜레라 유행으로 수십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콜레라는 그 후에도 몇 차례 더 유행을 했는데, 1858년 유행 때는 50여만 명이 죽었고, 1886년, 1895년에도 수만 명의 희생자를 냈습니다.  다산 정양용은 이 신사년 괴질에 관한 기록을 ‘목민심서’에 남겼는데 “도광 원년 신사년 가을에 이 병이 유행했다. 10일 이내에 평양에서 죽은 자가 수만 명이요, 서울 성중의 오부에서 죽은 자가 13만 명이었다. 증상은 혹 교장사(攪腸沙) 같기도 하고 전근곽란 같기도 한데, 치료법을 알 수 없었다.”라고 적었습니다. 이 정도면 ‘시체가 도성 성벽보다 높게 쌓였다’는 기록을 의심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콜레라가 어찌 그 때에서야 처음 나타났을까만, 남아있는 기록은 많지 않습니다. 괴질 정도로만 기록된 것도 있어 정확한 병명은 추정할 뿐인 사료도 있고, 잃어버린 자료도 무척 많으니까요. ●도대체 얼마나 죽었길래…  우리나라에서 콜레라는 1660년 이후 집중적으로 발생합니다. 위력이 어느 정도였냐 하면 국가 인구통계를 바꿀 정도였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79차례의 역병 기록이 전하는데, 이 중에서 한번에 10만명 이상 죽어나간 경우도 여섯 차례나 됩니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2005, 청년사)에 따르면, 어떤 해에는 전국에서 50만명 이상이 사망했는데 이는 전체 인구의 7∼8%나 되는 규모였습니다. 요즘 인구로 치자면 350만∼400만명쯤 되는 수치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감염병으로 나자빠지니 인구 동향에 영향을 안 미칠 수가 없지요. 1807년 조신 인구는 756만 1463명으로 집계됐는데, 이후 역병이 집중적으로 돌아 28년 뒤인 1835년에는 661만 5407명으로 잡힙니다. 약 100만명 정도가 줄었는데, 이 기간에 큰 전화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역병과 이에 따른 기근이 원인임을 쉽게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이 정도의 인구 감소는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때보다 큰 규모이지요. 조선왕조실록은 “구할 방도가 없다”는 기막힌 기록으로 그 때의 참상을 전하고 있습니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은 많은 사람이 ‘인류 최대의 재앙’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프랑스에 주둔 중이던 미군 병영에서 시작된 독감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요. 이 바이러스가 제 1차 세계대전 참전병들이 귀환할 때 옮겨져 이후 한 달만에 미군 2만 4000명을 포함해 미국에서만 50만명이 죽어나갔으며, 이듬해에는 영국에서만 15만명이 죽는 등 이후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최대 5000만명이 죽었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740만명이 감염돼 이 중 14만명 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때 유행한 바이러스가 요즘 자주 듣는 ‘H1N1’형인데,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정이 이러니 항생제의 발견이 인류 문명에서 얼마나 위대한 업적인지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세균이 있는 곳에 항생제가 있다  아무튼, 파스퇴르가 세균의 실체를 알아내 현대 의학의 기틀을 다진 이후 인류는 귀신이나 마귀의 장난이라고 여겼던 이전의 무지몽매한 전염병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지만, 파스퇴르가 이룬 과학적 업적이 우리나라로 전파돼 괴질이 귀신의 장난이 아니라 세균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우치기까지 한 세기가 넘는 세월이 지나야 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특정 질병의 예방책으로 활용하는 백신(vaccine)이라는 말은 파스퇴르가 예방용 접종을 위해 세균으로 만든 약을 뜻하며, 예방접종을 ‘vaccination’이라고 말하는 것도 여기에서 유래합니다. 물론, 그 전에 제너가 종두법을 개발해 인류를 천연두의 공포에서 구했지만, 임팩트가 파스퇴르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이후 수많은 세균들이 속속 실체를 드러냈고, 인류는 이런 세균들을 제압할 약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인류 역사를 통해 가장 많이 처방되고 사용된다는 항생제입니다. 어떻게 해서 ‘생명체에 맞선다’는 뜻의 항생제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영국의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이라는 이름의 항생제를 만들어 제 1차 세계대전 중에 부상을 당한 군인들을 치료하기 시작한 이후 ‘항생제의 역사’가 곧 ‘문명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이런 항생제가 본격적으로 질병 치료에 사용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중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전쟁은 인명 살상 뿐 아니라 각종 세균을 전파하는 매개가 되기도 했으니까요.  이후, 항생제는 그 위력만큼 엄청난 속도로 진화를 거듭합니다. 세균이 세포분열을 할 때 세포벽을 만들지 못하게 함으로써 항균작용을 하는 페니실린류에서 시작해 세팔로스포린류,병원균의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도록 만들어진 아미노글리코사이드류와 테트라사이클린류, 세균의 DNA에 작용하는 약제로 오늘날에도 흔히 사용되는 퀴놀론류 등 병원성 세균의 특성에 맞춘 다양한 항생제가 속속 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런 항생제들은 매독을 비롯해 디프테리아, 결핵, 콜레라와 장티푸스 등 수많은 질병으로부터 인류를 지켜왔지만, 문제가 없지 않았습니다. 바로 내성균의 출현입니다.  [다음 주에 게재될 ‘항생제의 반란-2’에서 계속됩니다.]  jeshim@seoul.co.kr
  • [메르스 종식 선언] “메르스 너무 만만히 봤던 게 패인… 과하다 싶게 대비해야”

    [메르스 종식 선언] “메르스 너무 만만히 봤던 게 패인… 과하다 싶게 대비해야”

    28일 한국 사회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부터 공식적인 ‘해방’을 맞았다.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70일째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공포에 떨며 정부의 무능에 분노하고 억울한 고통, 눈물, 한숨들과 마주해야 했다. 건강했던 어머니를 20일 만에 여읜 딸<서울신문 6월 13일자 5면>,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면서도 정작 가족들은 고통을 겪어야 했던 ‘메르스 의사’<서울신문 6월 19일자 1면>. 이들은 메르스가 남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그들을 다시 만나 봤다. “개인적으로는 (가족들에게 남긴 상처가 너무 커서) 정말 잊고 싶은 지난 70일입니다. 우리 사회의 메르스 상처가 아물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르겠네요.” 경기 평택성모병원을 경유한 16번째 환자를 치료하다 자가 격리 대상이 됐던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박모(가명) 교수는 28일 정부의 메르스 종식 선언을 착잡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이제라도 제대로 된 대책으로 방역망 확충” 그는 ‘메르스 감염 환자를 치료한 의사’라는 낙인 때문에 10대 자녀들의 신상 정보가 인터넷에 무차별 노출된 피해 당사자이기도 하다. 박 교수는 “메르스는 기존 독감과는 차원이 다른 병인데, 우리 사회 전체가 너무 만만하게 봤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호흡기내과 전문의인 저조차도 미국 정부가 에볼라에 감염된 자국인을 관리하는 모습을 TV로 보며 ‘과하다. 저럴 필요까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를 겪어 본 지난 70일 동안 ‘당연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처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메르스가 내년에도 한국에 유입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백신 개발이 어렵다면 제대로 된 대책을 강구해 앞으로 또다시 방역망이 뚫리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분별한 면회 등 후진적 간병문화 여전” 총력 비상체제에 들어갔던 건양대병원은 아직까지 감염병 대책회의는 하고 있지만 거의 일상을 회복한 상태다. 박 교수는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병원들에 큰 가르침을 주었다는 점”이라며 “우리 병원도 최근 홍콩에서 유행해 100여명의 사망자를 낸 홍콩독감 대비책을 선제적으로 세우기 시작하는 등 2개월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도 “메르스 사태 이전이나 지금이나 무분별한 입원실 면회와 다인실의 보호자 간호 등 후진적인 ‘간병 문화’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선별진료소가 운영되는데도, 보호자들이 환자를 보러 오는 빈도는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어떻게 해야 바꿀 수 있을까요.”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홍콩서 입국자 발열 체크 강화

    보건 당국은 홍콩독감(홍콩계절인플루엔자)의 국내 유입에 대비해 입국자를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하고, 증상이 있으면 즉시 유전자검사(PCR)를 하는 등 예방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현재 홍콩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 유형은 2013년에 확인된 스위스 유형으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일 수 있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10일 브리핑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한 백신과 실제 유행하는 바이러스 유형이 일치하지 않아 지난 절기보다 홍콩에서 유행이 컸다”고 밝혔다. 홍콩은 봄과 여름 두 차례 독감이 유행하는데 지난 5월 31일부터 매년 찾아오는 여름철 독감이 시작됐다. 지난달 21~27일 환자가 크게 늘었으며 최근 3주는 감소하는 추세다. 정혜원 충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기후 조건상 그간 여름에는 인플루엔자 대유행이 없었기 때문에 불안해할 건 없다”고 밝혔다. 독감은 항바이러스제로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고 백신이 있기 때문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달리 중증으로 잘 악화되지 않는 질환이다. 한국에서도 홍콩독감과 동일한 바이러스가 지난겨울에 유행했지만 지금은 유행주의보가 해제된 상태다. 질병관리본부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타미플루 등의 치료제 비상 공급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비축한 치료제는 1200만명분이다. 계절 독감 유행에 대비해 WHO 권장 백신을 다음달 중·하순부터 조기에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보건 당국은 홍콩 여행 시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고 발열, 기침 등의 의심 증상이 있으면 입국 시 국립검역소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메르스 환자는 이날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11일 0시를 기해 강동경희대병원이 격리 해제됐다. 집중관리병원은 이제 삼성서울병원만 남았다. 한편 지난 5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가 감염된 157번째 환자(60)가 이날 숨져 사망자는 모두 36명(치사율 19.4%)으로 늘었다. 퇴원자는 5명 늘어 총 125명이 됐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포토] ‘홍콩독감은 메르스처럼 유행하지 않도록’

    [포토] ‘홍콩독감은 메르스처럼 유행하지 않도록’

    방역당국이 홍콩에서 입국한 여행객을 대상으로 발열체크를 해 홍콩 계절인플루엔자(홍콩독감) 증상이 있으면 바로 유전자 검사(PCR)를 실시하는 등 예방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10일 “홍콩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발열체크를 강화하고 감염 증세가 있을 경우 유전자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면서 “양성 판정이 나오면 주의사항이 든 안내문을 제공하는 한편 조기 치료를 받을 것과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은 주간 단위 보고체계로 운영 중이던 ‘인플루엔자 표본 감시체계’를 이날부터는 일일보고체계로 전환해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아울러 홍콩보건당국과 정보도 수시로 공유하며 국내 유입에 대비할 계획이다. 홍콩독감은 홍콩에서 겨울철 유행 이후 여름철 재유행이 발생한 상황이다. 홍콩 현지 환자수는 지난달 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에는 다소 줄어들고 있다. 한국에서는 홍콩독감과 동일한 바이러스 유형을 가진 계절성 인플루엔자가 지난 겨울 유행했지만 지금은 진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지난 4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수는 3.4명으로 1주일전(지난달 21~27일)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방역당국은 홍콩독감의 여름철 국내 유행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은 “홍콩과 달리 국내에서는 여름철 계절성 인플루엔자 유행 징후는 없다”면서 “국내 인플루엔자 환자수는 오히려 감소 추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은 다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대유행시 초기 증상자에게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타미플루 등 치료제의 비상공급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은 “현재 1200만명분의 치료제를 비축 중”이라면서 “인플루엔자 유행을 대비해 국제보건기구(WHO) 권장 백신을 다음달 중·하순부터 조기에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콩독감, 한 달 새 61명+올해 563명 사망 ‘메르스 보다 무서운 홍콩독감’

    홍콩독감, 한 달 새 61명+올해 563명 사망 ‘메르스 보다 무서운 홍콩독감’

    ’홍콩독감’ 메르스가 진정 국면으로 들어선 가운데 이번엔 홍콩 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홍콩에서만 한 달 사이 89명이 중환자실에 입원했는데, 이 가운데 61명이 숨졌다. 8일 홍콩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3주간 홍콩에서 독감으로 중환자 실에 입원한 환자는 모두 89명. 이 가운데 사망자는 61명이나 된다. 상반기에만 벌써 563명의 환자가 독감으로 사망했다. 홍콩 독감 바이러스는 H3N2으로, A형 독감으로 분류된다. 세계보건기구가 해마다 인플루엔자유형을 예측해 백신을 만들지만, 지난 겨울에는 해당 타입의 백신은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에는 지난해 겨울 발병하면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바 있지만 면역 효과는 6개월에 불과하다. 우리 나라와 홍콩은 주중 평균 7만명의 관광객이 오갈 정도로 교류가 잦다. 때문에 독감이 국내로 유입될 경우 메르스에 이은 또다른 감염병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2의 메르스 사태를 재현하지 않기 위해선 해외 감염병에 대해 보건당국의 보다 철저한 관리와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홍콩독감, 홍콩독감, 홍콩독감, 홍콩독감, 홍콩독감, 홍콩독감 사진 = 뉴스 화면 (홍콩독감)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5부) 업종별 기업&기업인 녹십자] 세계 세 번째 ‘B형 간염 백신’ 개발… 국민 건강 업그레이드

    [재계 인맥 대해부 (5부) 업종별 기업&기업인 녹십자] 세계 세 번째 ‘B형 간염 백신’ 개발… 국민 건강 업그레이드

    녹십자의 모태 기업은 지난 1967년 동물 백신을 제조 판매하던 수도미생물약품이다. 이후 1969년 극동제약으로 회사명을 변경하는 동시에 신갈공장을 세우고 일본뇌염 백신 등을 생산하며 본격적으로 백신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1971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세계에서는 여섯 번째로 혈액분획제제 공장을 준공해 알부민과 플라즈마네이트 등의 생산을 시작했다. 현재 사명인 녹십자는 1971년 변경됐다. 녹십자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83년 B형 간염 백신 ‘헤파박스B’의 제조품목 허가를 취득하면서부터다. 녹십자는 김정룡 서울대 의대 교수와 함께 B형 간염 백신을 개발하기 시작해 12년 만에 결실을 이뤘다. 헤파박스B는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세계 세 번째, 국내 최초로 탄생한 B형 간염 백신으로 당시 전량 고가의 수입제품에 의존해 왔던 B형 간염의 예방의약품을 수입제품의 3분의1 가격으로 공급해 국내 B형 간염 퇴치에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1970년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10~15%에 달하던 B형 간염 표면항원 보유율은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며 전체 인구의 2%대로 감소했다. 헤파박스B의 개발은 재단법인 목암생명공학연구소의 탄생에도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녹십자는 1984년 목암생명공학연구소를 설립했다. 목암생명공학연구소는 국내 민간 연구기관으로는 최초로 과학기술처의 승인을 받아 설립한 비영리 연구재단법인으로 유전공학 등 첨단 생명공학을 토대로 각종 질병의 예방, 진단 및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녹십자는 2005년에는 당시 산업자원부 및 전라남도가 주관하는 ‘독감백신원료 생산기반 구축사업’의 최종사업자로 선정돼 독감백신원액생산시설, 기초백신원액생산시설, 완제품생산시설 등을 갖춘 화순공장을 전라남도 화순 지방산업단지에 건설했다. 특히 녹십자 화순공장 준공을 앞둔 2009년 4월, 새로운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가 멕시코에서 발발하면서 녹십자는 공장 준공 막바지 작업과 함께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백신 개발 및 생산 준비도 함께 진행해 2009년 9월 세계 8번째로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에 성공하고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2011년에는 세계에서 4번째로 세계보건기구(WHO)의 독감 백신 사전적격인증(PQ)을 획득했으며, 이후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 중 하나인 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 입찰에 참가하며 독감 백신을 수출하고 있다. 녹십자는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녹십자는 캐나다 퀘벡 주 몬트리올에서 현지법인 Green Cross Biotherapeutics(GCBT)의 공장 기공식을 열고 혈액제제 설비 착공에 들어갔다. 약 2억 1000만 캐나다달러(한화 1870억원)가 투입되는 이 공장은 연간 최대 100만 리터 혈장을 분획해 아이비글로불린(IVIG), 알부민 등의 혈액제제를 생산하게 된다. 녹십자는 1995년 한·중 합자 ‘안후이녹십자 생물제품유한공사’를 설립해 중국에서도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녹십자는 중국 진출 15년 만인 지난 2011년 누적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지난해에는 품질과 제품 인지도 등을 앞세워 2013년 매출액인 300억원의 2배인 약 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여권 들고 떠나는 당신, 유행병 주사 맞으셨나요?

    여권 들고 떠나는 당신, 유행병 주사 맞으셨나요?

    여름휴가를 맞아 가족, 친구와 해외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웠다면 먼저 여행하려는 나라에서 유행하는 질병 정보를 확인한 뒤 예방접종부터 챙겨야 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처럼 해외 여행객의 몸에 무임승차해 들어온 감염병이 국내에 전파되는 사례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번 메르스 사태 때는 물론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동남아 또는 중국을 여행하다 홍역에 걸려 귀국한 여행객에게서 예방접종력이 없는 소아와 집단생활을 하는 대학생이 감염되는 등 2013년보다 4배 많은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발생한 홍역 확진 환자는 442명이며, 이 가운데 해외에서 유입된 홍역에 걸린 사람은 428명(97%)이나 된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뎅기열, 말라리아도 주로 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 등 동남아시아 여행객에 의해 발생했다. 지난해 신고된 해외 유입 감염병은 400건으로 5년 전인 2009년보다 2배 증가했다. 감염병은 출국 전 주사를 맞거나 약을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지만, 예방접종을 챙기는 출국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예방접종은 해외 감염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동시에 가족과 이웃을 지키는 필수 ‘에티켓’이다. 감염병 주요 유입 국가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중국, 캄보디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으로 전체의 81%를 차지한다. 따라서 아시아 지역 위험 국가를 갈 때는 예방접종을 하거나 감염내과 등 관련 의료기관의 처방을 받아 적절한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홍콩에서 독감이 유행해 보건 당국이 주의보를 내렸다. 홍콩은 봄과 여름 두 차례 독감이 유행하는데, 지난 5월부터 매년 찾아오는 여름철 독감이 시작됐다. 환자 수는 5월 31일~6월 6일 외래환자 1000명당 6.2명에서 6월 14~20일 11.2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북반구에선 계절성 독감이 주로 10월부터 4월까지 특히 겨울철에 크게 유행하며, 온대 지역보다 낮은 위도에 위치한 지역에서는 드물게 겨울철이 아닌 시기에 유행하기도 한다. 남반구는 4월부터 10월까지가 계절 독감 유행 시기다. 홍콩에서 확산하고 있는 독감은 건강한 일반인에게는 위협적인 수준이 아니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이 지역을 여행하고서 귀국 후 발열과 기침 또는 인후통 같은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예방접종 후 방어 면역이 형성되기까지는 보통 2주가 걸리기 때문에 출국 2주 전에는 백신을 맞아야 한다. 홍역은 예방백신(MMR)을 2회 모두 접종해야 하지만, 어렵다면 출국 전에 1회라도 접종하는 게 좋다. 홍역 1차 접종 시기보다 이른 생후 6~11개월 영아라도 홍역 유행 국가로 해외여행을 떠날 때 1회 접종을 받고 출국해야 한다. 홍역 위험국가는 필리핀,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이다. 과거에 홍역을 앓았다면 다신 걸리지 않으므로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 만 47세 이상 성인은 자연 면역이 형성된 경우가 많아 굳이 홍역 예방접종을 할 필요는 없다. 해외여행 중에는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잘 지키고, 발열·발진이 있는 환자와 접촉하지 말아야 한다. 말라리아는 특히 조심해야 할 감염병이다. 2012년에는 전 세계에서 2억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했다. 가장 위험한 감염 지역은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만 683건이 신고됐다. 해외에서 유입돼 전파되기도 하지만, 경기·인천 지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 감염되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치료가 잘 되지만, 해외에서 주로 감염되는 ‘열대열 말라리아’는 치료 시기를 놓치면 사망할 수도 있다. 말라리아는 국가별로 발생한 종류와 약제에 대한 내성이 다르므로 의사에게 여행하는 국가를 말하고 상담 후 적절한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말라리아 예방약은 종류에 따라 위험 지역에서 벗어난 후에도 길게는 4주까지 먹어야 하므로, 복용 기간을 준수하고 적절한 복용법을 따라야 한다. 보통은 출발 1~2주 전에 복용한다. 또 여행 중에는 되도록 해질 녘에서 새벽 시간대 외출을 자제하고 창문을 닫고 잔다. 외출 시에는 긴 팔, 긴 바지를 입어 모기와의 접촉 빈도를 줄이는 게 좋다. 예방약을 복용했어도 말라리아에 걸릴 위험이 있으므로 ‘여행 중’ 혹은 ‘귀국 후 두 달 이내’에 열이 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아프리카 지역을 여행할 때는 출발 10일 전에 황열 예방접종을 한다. 황열 예방접종 후 항체 형성 기간은 10일쯤이며, 한 번 접종하면 10년간 다시 할 필요가 없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뎅기열·말라리아·홍역… 제2의 메르스 온다

    뎅기열·말라리아·홍역… 제2의 메르스 온다

    여행객을 매개로 해외 감염병이 국내에 들어와 전파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메르스가 진정돼도 ‘제2의 메르스’가 언제든지 유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질병관리본부가 1일 발표한 ‘2014년도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해외 유입 감염병 신고는 2009년까지만 해도 200건 안팎에 불과했으나, 2010년 350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400건으로 늘었다. 질병관리본부는 해마다 법정감염병 발생 현황을 분석, 정리해 감염병 감시연보를 발간한다. 지난해 신고된 해외 유입 감염병은 뎅기열(41%), 말라리아(20%), 세균성이질(10%), 장티푸스(6%), A형간염(5%), 홍역(5%) 등이다. 주요 유입 국가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중국, 캄보디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이 전체의 81%를 차지했고, 기니, 적도기니 등 아프리카 지역이 17%였다. 국가별로는 필리핀(92건·23%)에서 감염병이 유입된 사례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인도네시아(34건·9%)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세균성이질의 35%가 해외 유입 사례였고, 홍역은 해외에서 들어와 국내에 2차 전파되면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소아와 학교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청소년, 대학생에게까지 퍼졌다. 말라리아는 2007년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지만 지난해 해외 유입(80건)과 국내 발생이 겹치면서 전년인 2013년보다 193건이 늘었다. 지난해 발생한 뎅기열(164건)은 모두 해외에서 유입됐으며, 주로 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 등 동남아시아 여행객에 의해 발생했다. 뎅기열은 사망률이 높지 않으나 출혈열로 발전하면 40~50%가 사망하며, 백신이나 치료제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급성감염병으로 숨진 사례는 지난해 총 92건으로 비브리오패혈증(40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16건), 쓰쓰가무시증(13건), 폐렴구균(6건) 등의 순이다. 해외 유입 감염병이 대유행하면 메르스처럼 국민 건강과 경제·사회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이 크지만, 우리의 감염병 감시체계는 선진국과 비교해 미약한 수준이다. 2012년 중동 지역에서 메르스가 한창 유행할 때도 보건당국은 중동 여행 후 독감 증세를 보인 환자에 대해 단 한 번도 메르스 검사를 시행하지 않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해외여행자와 국내 입국자가 많아 해외 유입 감염병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출국하는 여행객에게 감염병이 유행하는 나라의 정보를 알리고, 환자의 조기 진단과 감시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홍콩독감, 4개월 동안 500명 사망..또 확산? 6일 만에 16명 사망 ‘메르스보다 무서워’

    홍콩독감, 4개월 동안 500명 사망..또 확산? 6일 만에 16명 사망 ‘메르스보다 무서워’

    홍콩독감, 4개월 동안 500명 사망..또다시 확산? 6일 만에 16명 사망 ‘충격’ ‘홍콩독감’ 홍콩독감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 초 독감으로 4개월 동안 500여명이 숨진 홍콩에서 또다시 ‘살인 독감’이 확산세에 접어들었다. 6일 만에 16명이 숨지면서 홍콩독감 비상이 걸렸다. 22일 홍콩 당국에 따르면 홍콩독감 사망자는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총 16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홍콩독감 환자는 23명으로, 이중 절반을 훌쩍 넘는 수가 사망한 것. 홍콩독감 환자 23명 가운데 14명은 인플루엔자 A형에 감염됐으며 4명이 인플루엔자 A 아류형에, 5명은 인플루엔자 B에 감염됐다. 현지 보건당국은 홍콩에서 여름 독감 발발기에 접어들었음을 밝히고, 병원과 학교에 공문을 보내 홍콩독감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홍콩독감은 지난해 겨울 무려 500여 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홍콩독감은 5세 이하 아동,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정부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홍콩독감 백신 예방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홍콩에서 메르스 의심 증세로 격리돼 검사를 받은 한국인 279명은 이제까지 모두 음성 반응을 보였다. 사진=뉴스 캡처(홍콩독감)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5] 메르스 사태를 보는 또다른 시선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5] 메르스 사태를 보는 또다른 시선

      최근의 메르스 사태를 보면서 ‘옛날에도 바이러스 질환이 있었을까’라는 황당한 의문을 가져봅니다. 이런 생각이 왜 황당하다고 여기느냐 하면, 바이러스라는 생명체는 지구와 생존의 역사를 같이 했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옛날을 떠올리는 건 지금의 사태가 주는 많은 시사점과 교훈 때문입니다. 좀 나이가 드신 분들은 예전 고등학교 생물시간에 배웠던 ‘비루스(Virus)’를 생각하시기도 하겠지요. 바이러스의 독일어식 발음인 그 비루스가 바로 바이러스입니다.  바이러스는 괴물이 아니다  바이러스는 지구 탄생의 순간부터 인간과 함께 살아왔을 것입니다. 물론, 사람이 오랜 세월을 거쳐 진화해 왔듯이 바이러스도 꾸준히 진화했지요. 진화라는 게 ‘환경에 적응하려는 변화’를 말하는데, 인간의 환경이 계속 바뀌었고, 거기에 우리가 적응해 지금의 문명을 이룩했듯이 바이러스의 세계에서도 지금을 황금기라고 보고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우선, 종류가 다양합니다. 숙주의 종류에 따라 식물 바이러스, 동물 바이러스, 세균 바이러스 등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생명체의 증식에 있어 결정적인 핵산의 종류에 따라 크게 DNA바이러스 계열과 RNA바이러스 계열로 나누고,여기에서 다시 유형별로 세분하는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바이러스는 증식에 필요한 효소를 못 가져 외부의 조력이 없으면 증식을 하지 못합니다.그래서 반드시 숙주 생물을 이용하는데,최근 국내에서 문제가 된 메르스 역시 사막지역의 낙타를 숙주로 한다고 알려져 있더군요.바로 이 놈이 RNA바이러스 계열의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거창한 이름이 사람들에게 더 큰 공포감을 주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이 명칭은 현미경으로 볼 때 모양이 태양의 겉면인 코로나와 비슷해서 붙여졌을 뿐 다른 뜻은 없습니다.사람 등 포유류와 조류에서 코감기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문제가 된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우리가 사스(SARS)라고 불렀던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입니다.    알고 보면 특성도 재밌습니다.이 놈들은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만 기생하고,증식도 잘 하는 생물적 특성을 가졌지만,이걸 생물이라고 딱 부러지게 단정하기에는 다른 특성도 있습니다.그런 탓에 20세기 초에 처음 발견됐을 때는 학자들 사이에서 “생명체다” “아니다”를 두고 열띤 논쟁도 있었습니다.     먼저,생물적 특성을 보면 숙주의 효소를 이용하지만 그래도 물질 대사를 한다는 점,증식·유전·적응 등 생명체의 특성을 보인다는 점,자기복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흔히 말하는 바이러스의 변신 역시 자기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일이지요. 무생물적인 특성도 또렷합니다.먼저,세포의 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또 세포막 등 일반적인 세포의 구성 요건도 못 갖추고 있으며,효소를 이용해 자체적으로 물질대사를 할 수 없다는 점도 그렇습니다.다시 말해,숙주 세포 안에서는 확실한 생명체로 존재하지만,숙주를 벗어나서는 미세한 결정체로 존재하기 때문에 무생물적인 특성이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의 놀라운 환경 적응력  이처럼 생물학적 관점에서는 죽도,밥도 아닌 바이러스이지만 의료 영역으로 들어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일단 바이러스가 만드는 질병이 간단치 않습니다.바이러스가 원인인 질병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단연 독감과 감기일텐데,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고,감기는 리노 바이러스나 아데노 바이러스가 가장 흔한 유형이며,이번의 메르스처럼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인 경우도 있습니다.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은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가 원인이고,소아마비와 마마라고 불렸던 천연두,아프리카를 공포에 빠뜨린 에볼라와 국내에서 숱하게 가축의 생명을 앗아간 구제역 등이 모두 바이러스 질환에 속합니다.    질병의 이름만 들어도 모골이 송연하지만,더 두려운 것은 바이러스의 변신 능력입니다.요즘 세상에 단순한 세균 질환은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이 쉬워 일단 원인균만 알아내면 치료나 예방이 어렵지 않지요.가장 대표적인 결핵의 경우 정상적인 치료 과정만 거치면 거의 대부분 완치에 이를 수 있듯이 말이지요.    그러나 바이러스라는 꼬리표를 달고 나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독감을 한번 볼까요.국내에서도 해마다 독감이 한,두 차례씩 유행하지만 아직도 맞춤형 백신은 만들지 못합니다.같은 독감이지만 바이러스가 자주 변신해 매년 유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그래서 만들어낸 백신이 바로 우리가 사용하는 ‘표준형 백신’이지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크게 A·B·C형 3종으로 구분하는데,이 중 주로 A형과 B형이 주로 유행을 일으킵니다.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해마다 거의 반복적으로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중에서 이 A형과 B형의 항원성과 유사한 바이러스주를 사용해 백신을 만들지요.즉,이 유형의 바이러스가 올해도 독감을 유발할 것이라는 예측을 전제로 미리 백신을 만들어 놨다가 접종하는 것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같은 독감이지만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변신을 하기 때문에 특정 유형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백신을 만들기 어렵고,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한 예방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럴 필요성을 크게 못 느끼는 것이지요.    메르스가 정말 그렇게 대단한가  앞에서도 말했지만,메르스에 대한 필자의 사견은 ‘그렇게 호들갑을 떨 병이 아니다’는 것입니다.물론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메르스 때문에 고통을 겪은 분들에게는 이렇게 얘기하는 게 좀 저어하지만,그렇다고 저의 생각을 바꾸고 싶지는 않습니다.    메르스에 대한 저의 사견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메르스는 생소한 병명에도 불구하고, 흔한 감기와 견줘 특별히 가공스러운 파괴력을 가진 질병은 아니다.단,건강 상태가 좋지 못한 만성질환자나 노약자,임신부 등이 감염되면 위험할 수 있다.’    물론 견해가 다른 사람도 있겠지만, 엄청난 사회적 파장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아는 메르스에 대한 정보가 상당 부분 필요 이상으로 과장되거나 잘못 알려지고 있다는 점이 이렇게 판단한 첫째 이유입니다.지금까지 발생한 사망자의 경우 대부분 면역력이 취약한 고령의 기저질환자였으며,따라서 이들에 대한 보도는 ‘메르스에 의한 사망’이라기보다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된 상태에서 사망했다’는 식으로 전하는 게 옳습니다. 사인이 메르스인지, 아니면 다른 기저질환인지 가려서 보도하는 것은 질병 보도의 기본입니다.메르스 감염자가 사망했다고 해서 항상 사인이 ‘메르스’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감기의 사망률을 따지지 않습니다.그것은 감기가 사소해서가 아니라 감기라는 감염질환이 평균적인 수준에서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그런 감기지만 중증 폐렴 환자가 걸렸다면 얘기는 좀 달라집니다.마치 메르스가 그런 것처럼.    그런데도 메르스 감염이 국내에서 처음 문제가 됐을 때 치사율이 40%라는 엉뚱한 통계가 제시돼 사람들 오금을 저리게 만들었습니다.만약 치사율 40%인 감염질환이 지금처럼 퍼지고 있다면, 두 말할 것도 없이 전쟁에 준하는 상황이겠지요.학교는 물론 극장,시장,경기장은 모두 폐쇄되고,폭동과 약탈에 대비해 전국 곳곳에 군인들이 배치돼 삼엄한 경계를 펴야 할지도 모릅니다.당연히 대중교통도 멈춰야 하고,동물원의 낙타는 살처분될 겁니다.그 와중에 또 누가 마음 편히 직장에 출근을 하며,또 누가 손님 맞아야 하는 영업을 하겠습니까.    상황이 이런 데도 치사율이 40%라는 이 희대의 ‘구라’에 대한 진위는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고 있습니다.그 바람에 사람들은 잔뜩 주눅이 들고, 급기야 국내 5대 종합병원 중 한 곳이 사실상 진료를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맞았습니다.    외국의 전문가들이 본 한국의 메르스 사태  그렇다면 시선을 좀 바꿔볼까요.지난 8일부터 6일간 서울 코엑스에서는 메르스 파동 속에서 세계과학기자대회가 열렸습니다.조직위원장을 맡은 필자로서는 걱정이 태산같았지요.‘이걸 계속 강행해야 할까’ ‘그럴 경우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 ‘과연 예상처럼 국내외 과학기자들이 찾아올까’ 등등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대회는 저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40여개 국에서 450여명의 해외 과학기자와 과학자들이 서울을 찾았고,국내에서도 7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아 아침부터 등록대에는 장사진을 이뤘습니다.더 놀라운 사실은 야마나까 신야 박사와 팀 헌트경 등 2명의 노벨상 수상자,그리고 데보라 블럼 박사와 덴 페이긴 등 3명의 퓰리처상 수상자 등을 포함해 당초 방한을 약속한 인사들이 예외없이 서울을 찾았다는 점입니다. 메르스 때문에 계획을 바꿔 방한을 취소한 외국인은 5명에 그쳤습니다.내국인은 100명이 넘게 취소했는데도 말이지요.취소자는 모두 중국 쪽 인사들이었는데,이 중 홍콩대 의대 교수는 “메르스가 두려운 게 아니라 병원쪽에서 한국 방문을 자제하라는 지침이 내려졌고,이 지침을 어기고 서울에 갈 경우 돌아와 다시 2주간 격리되어야 하기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설명을 곁들이기도 하더군요.    메르스 사태를 보는 이들의 시각이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일부를 소개할까 합니다.저명 과학저널 사이언스지의 국제뉴스 편집장인 리처드 스톤은 “메르스를 이겨내려는 한국 측 노력은 이해하지만,통제가 가능한 상황에서 행사를 미루거나 학생들에게 휴교조치를 내린 것은 난센스”라고 하더군요.그는 “일반적으로 메르스는 두려움을 느껴야 할 질병이 아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역시 사이언스지에서 활동하며,이번 대회에서 에볼라 세션을 주도한 마틴 엔서링크 기자는 서울에 오기를 망설였지 않느냐는 물음에 “만약 망설일 정도로 걱정했다면 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겠느냐”면서 “나는 에볼라가 창궐할 때 아프리카 취재 현장에 있었던만큼 이런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해야 하는 지를 충분히 알고 있고,그래서 이번 서울방문을 두고 한번도 고민해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영국 BBC에서 활동하는 런던 시티대 코니 세인트루이스 교수도 “오기 전에 한국의 상황을 알았지만,그것이 나의 방한을 포기할 이유가 될 수 없었다”면서 “WHO에서도 한국의 메르스 사태가 잘 통제되고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되묻더군요.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의 의학 담당 부국장인 론 윈슬로의 지적도 귀담아 들을만 합니다.그는 “한국 보건당국이 메르스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밝히고 시민들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면서 “보건 당국은 병원내 상황이라고 발표하면서 학교 휴교나,단체 행사를 미루도록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조치”라고 꼬집더군요.“메르스가 그렇게 두렵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감염질환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요.    이들 말마따나 일주일간 이어진 행사 기간 중에 기침이나 발열 등 유사 증세로 현장 응급의료단을 찾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이런 메르스 탓에 시민활동이 극도로 위축돼 급기야 내수경기마저 바닥을 치고 있다니,초장에 너무 호들갑을 떨다가 수습도 못하는 상황에 이른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물론 적극적,선제적으로 감염 차단에 나선 것까지 나무랄 일은 아니지만 말이지요.    엎어진 김에 쉬어가는 심정으로  일부에서는 메르스 공포의 상당 부분이 언론 탓이라고도 말합니다.첫 발병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는 보도 패턴이 마치 봇물 쏟아지듯 해 시민들의 두려움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부분적으로는 그런 측면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더러는 사안에 말초적으로 접근해 본질을 밀쳐두고 지엽적인 문제를 침소봉대하거나,근거없는 보도로 공포감을 조장한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언론의 보도는 단순한 양이 아니라 질과 영향력으로 평가하는 게 옳습니다.그런 점에서 언론보도가 있어 대규모 감염질환의 감시체계 부실이나,환자 및 병·의원 허술한 관리시스템과 보건행정의 대책없는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보는 게 옳겠지요.물론 언론의 지대한 관심이 한순간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속성이 이번에도 반복되겠지만,그렇더라도 언론의 역할은 이번에도 중요했습니다.그런 신문이나 방송이 없다고 가정해 보면 어떨까요.바로 그 느낌이 언론의 존재 이유일 것입니다.    보건복지부의 행정은 한 마디로 ‘이게 국민 보건을 책임진 정부 부처가 맞나’ 싶은 수준입니다.‘저 사람들은 국록을 먹으면서, 저 자리에서 도대체 무슨 일을 했나’하는 게 메르스 사태를 보는 시민들의 생각일 것입니다. 무슨 일만 터지면 우왕좌왕,갈팡질팡 정신을 못 차려 심지어는 지방자치단체의 힐난까지 들어야 하는 처지가 됐으니 말입니다.보건 행정을 실질적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이런 사태가 반복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그 사람들 행태를 보면,병·의원과 의료인들 윽박지르는 수준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려는 게 아닌가 의심스럽기까지 합니다.그러니 시민들 사이에서 “브리핑 말고는 잘 하는 게 아무 것도 없는 기관”이 되고 만 것이지요.이 사태를 겪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어떻게 혁신의 방향을 잡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시민들의 행태도 변해야 합니다.‘이 나라에 국민은 있어도 시민은 없다’는 자조적인 말이 인터넷에서 떠도는 한 지식인의 한탄에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도처에 국민정신은 끓어 넘치는데,시민정신은 바닥 수준이라는 뜻이지요.여기에서 국민이니,시민이니를 두고 논쟁할 생각은 없습니다.그러나,감염 의심자가 통제에 반발해 난동을 부리는 무책임하고,이기적인 사회, 대책없이 격리하면서 그 사람의 생계에는 관심조차 없는 사회라면 누가 시민 자격을 말하며,또 누가 정책에 순응하겠느냐는 말입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외국의 사례를 들먹일 것도 없는 일인데,우리나라의 병원에는 무슨 문병객이 그렇게나 많은지 한숨이 나옵니다.‘환자가 하나면 문병객은 열’이라는 병원 관계자들의 말은 애당초 방향을 잘못 잡은 우리나라 문병문화의 한 단면입니다.병원은 환자가 병을 치료하는 곳인데, 환자가 병상에 누워 문병객들을 세고, 어떻게든 환자의 눈도장이라도 찍으려는 듯 전국에서 몰려와 장사진을 치고 병실의 문을 여는 문화는 반드시 고쳐야 할 병폐이지요.이럴 바에야 차라리 우체국에 값 싼 ‘문병 엽서’ 같은 것 비치해 거기에다 마음을 담아 전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 합니다.만약 그렇게 된다면 아마도 병원발 감염이 지금보다 크게 줄어들 게 분명합니다.병원의 선물가게가 호황을 누리는 우리의 문병의식에 대해 이제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병원과 의료인들도 정신 차려야 합니다.외형에만 집착해 멀쩡한 건물부터 짓고, 곳곳에 광고 도배를 하면서 정작 안을 들여다 보면 감염 관리는 가관입니다.적어도 감염 대책에 관해서라면,어디부터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왜냐 하면,처음 등록 때부터 병실,수술방,회복실까지 모두가 엉성하고,허술하기 때문입니다.이번 메르스 감염사태가 ‘병원 내 상황’이라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병원이 가장 위험하다는 사실을 웅변하는 팩트인데,상황이 이렇다면 병원 폐쇄 등의 조치와는 다른 축에서 정부 차원의 감염관리 대책이 시행되어야 할 것입니다.이런 일에는 정부가 먼저 나서야 합니다.이제는 ‘병원들의 어려움을 고려해서’ 등등의 기만적인 언사를 제발 거둬들이기 바랍니다.모든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jeshim@seoul.co.kr
  • 메르스·에볼라·니파뇌염 배후엔 모두 박쥐가…

    메르스·에볼라·니파뇌염 배후엔 모두 박쥐가…

    “에이즈는 불과 35년 전에 등장했지만 가장 위험한 질병이 됐습니다. 이런 신종 전염병은 언제든 등장해 인류를 팬데믹(대유행)의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이를 막으려면 전 세계가 정보를 공유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앨리스 도트리 박사는 2012년 한국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류를 위한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에이즈를 비롯해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신종플루, 2014년 에볼라,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최근 몇 년 새 급증해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한 신종전염병의 75%는 야생동물에서 사람으로 넘어와 진화한 바이러스다. 이런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감염병을 인수공통전염병이라고 한다. 인수공통전염병은 대개 동물이 먼저 갖고 있던 병이어서 사람에게는 항체가 없는 탓에 더 치명적이다. 하지만 인수공통전염병을 유발하는 동물바이러스 가운데 인류가 밝혀낸 것은 고작 1%다. 이마저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게 많다. 메르스처럼 동물 숙주에 잠복해 있다가 언제든 나타나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1976년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처음 출현해 이후 주기적으로 발병하며 숱한 생명을 앗아갔을 때도 세계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다. 가난한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질병이어서 제약사도 백신 개발을 외면했다. 그러다 결국 지난해 에볼라 바이러스가 대대적으로 유행해 감염자 2만 2000여명과 사망자 9000여명이 발생했다. 무관심과 제약사의 탐욕이 빚어낸 참사였다. 메르스만 해도 최근에 등장해 중동에서만 발생하다 보니 백신 개발은커녕 연구가 시작된 지 3년도 안 됐다. 보건 당국 관계자는 “메르스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이뤄졌으면 대응도 빨랐을 텐데, 메르스에 대한 정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m 이내 한 시간 이상 밀접 접촉 때 감염 가능’이란 것밖에 없어 혼란이 컸다”고 털어놨다. 메르스 연구는 한국에서 유행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분위기다. 단지 우리 앞에서 비켜 있을 뿐 어딘가에서 확산을 기다리며 도사리고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은 메르스 외에도 많다. 1998년 1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말레이시아의 ‘니파 뇌염’이 잠재적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대표적인 전염병이다. 치사율은 50%로, 말레이시아와 방글라데시에서만 크게 퍼졌지만 이 바이러스의 최초 숙주인 과일박쥐는 인도네시아,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 여러 나라에 걸쳐 서식하고 있다. 초기 증상은 독감과 비슷하나 뇌염으로 발전해 혼수상태에 빠진 뒤 사망한다. 동남아나 아프리카 열대 지역에서만 발생한다고 여겼던 뎅기열은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병을 옮기는 흰줄숲모기가 점차 북상해 한반도도 안전하지 않게 됐다. 이미 중국과 대만, 일본 등 주변국에서도 발생하고 있으며 제주도에서 흰줄숲모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뎅기열은 사망률이 높지 않으나 출혈열로 발전하면 40~50%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이나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백신이 있어도 이런 바이러스는 박멸할 수 없다.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더라도 메르스 바이러스는 원래 숙주인 박쥐나 낙타에, 뎅기 바이러스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사는 원숭이의 몸에 도사리고 있다가 재등장할 수 있다. 교통의 발달로 지구촌이 하나로 묶이면서 풍토병이 퍼져나가기 쉬운 환경이 됐다. 에볼라, 니파바이러스, 메르스의 공통된 특징은 박쥐가 자연숙주란 점이다. 에볼라는 박쥐에서 바로 사람으로, 니파바이러스는 박쥐에서 돼지를 통해, 메르스는 박쥐에서 낙타를 통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겨 왔다. 박쥐는 조류가 아닌 포유동물이어서 야생 조류에 비해 종간(種間) 장벽이 낮다. 게다가 무리 지어 살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무리 내에 고루 전염되어 존재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우리가 모르는 바이러스가 인간으로 숙주를 바꿔 탈 기회를 노리며 밀림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먼 나라 얘기라며 대비하지 않으면 일종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생명의 窓] 바이러스 전염과 국가 방역 체계/이레나 이화여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생명의 窓] 바이러스 전염과 국가 방역 체계/이레나 이화여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전염병은 전 세계의 걱정거리다. 몇 년 전의 사스 위협과 에볼라 사태로 전 세계가 두려움에서 벗어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우리나라는 메르스라는 전염병으로 온 나라가 술렁이고 있다. 전염병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생태계 간의 변화에 의해 언제든지 발생하고 창궐한다. 인류 역사에서 전염병을 완전히 통제했던 시기는 없었다. 앞으로도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현대사회는 물류 이동이 활발하고 생태계 교란이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전염병의 새로운 발생과 전파 면에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띤다. 지구 반대편에서 발생한 전염병이 바로 옆 나라에서 발생한 전염병보다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온 것이다. 한국을 강타하고 있는 메르스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한 종류다. 코로나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로 1960년대 감기 환자의 비강에서 처음 분리됐다. 리노바이러스와 함께 성인 감기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바이러스다. 주로 상기도 감염을 일으키며 폐렴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증상이 심하지 않다. 메르스를 언론에서는 중동 독감으로 부르고 있지만 사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을 의미한다. 이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표면에 붙은 단백질인 헤마글루티닌(HA)과 뉴라미니다제(NA)에 따라 아형이 달라진다. HA는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투할 때 사용되며 NA는 감염된 세포에서 바이러스가 방출될 때 관여한다. 우리가 잘 아는 조류독감은 H5N1에 해당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사스도 메르스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다. 사스는 8000명 이상의 감염을 유발했고 이 중 10%가 사망했다.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감염이 발견된 이래 지금까지 1000여명의 감염을 유발했다. 신장세포에 세포병리적 효과를 유발해 급성신부전 가능성이 크다. 아직까지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다만 2014년 랜싯 논문에서 보존적 치료와 함께 항바이러스제인 리바비린과 인터페론(alpha-2b) 면역치료가 생존율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지금 각 병원에서 시행하는 치료는 이 논문에 근거한 치료일 가능성이 높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아직까지 주로 병원 내 감염만 보고됐으며, 공기 중 전파는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현재 한국의 전파 양상이 알려지면서 특성이 좀 더 정확하게 밝혀질 것으로 생각된다. 국가의 방역은 국방만큼 중요하다. 방역이 허술하면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 행복 추구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는 메르스 사태를 통해 전국의 내수 산업과 관광 산업이 차질을 빚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그동안 꿈꾸었던 의료 한류에 물음표를 던지게 했다. 자본이 풍부하나 인프라가 부족한 중동 국가를 상대로 국제 의료 시장을 개척하려던 발상은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체면을 구기게 됐다. 아시아권을 상대로 한 의료 시장 역시 의문점이 남는다. 우리가 놓친 메르스 의심 환자가 중국으로 출국하면서 중국은 한국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방역 시스템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세계가 알게 된 계기가 됐다. 전염병을 매개로 한 생화학 테러가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가 잘 대처하겠는가. 지금까지의 대응으로 보아 긍정적인 답변은 어렵다. 지금은 메르스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 힘을 합치는 게 최우선이다. 현장에서 수고하는 의료진들을 격려하고 성숙한 시민 의식을 바탕으로 국가 의료 위기를 헤쳐 나가길 희망한다.
  • 메르스, 신장 망가뜨려 노폐물 축적… 신부전 환자 더 위험

    메르스, 신장 망가뜨려 노폐물 축적… 신부전 환자 더 위험

    2003년 2월 13일, 홍콩 메트로폴호텔 911호에 투숙한 손님은 밤새 고열에 시달리며 기침과 재채기를 하고 구토를 하는 등 크게 앓았다. 증세는 심각했다. 911호 투숙 손님의 병은 다름 아닌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였다. 단 하룻밤만 투숙했는데도 사스는 삽시간에 번져 16명에게 전염됐다. 16명의 감염자는 유럽과 아시아, 북아메리카 등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바이러스를 수백명의 다른 사람에게 옮겼다. 적어도 32개 국가에서 수천명이 감염됐고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이 손님은 현대사에 가장 유명한 ‘슈퍼 스프레더’(슈퍼 전파자·여러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감염자)가 됐다. 중동을 다녀와 경기도의 B병원에 입원한 국내 첫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68)도 적어도 한국사에서만큼은 유명한 ‘슈퍼 스프레더’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감염시킨 환자만 30명에 가깝다. 다행인 건 중동에서 40%에 달했던 치명률이 한국에서는 아직 10% 수준을 밑돌고 있다는 것이다. 백신도 없고 치료약도 없다는 공포가 전국을 뒤덮었지만 건강한 사람까지 공포에 떨 정도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메르스의 치사율이 높은 것은 메르스의 주요 증상인 신장 이상과 호흡기 질환이 노인 등 취약환자에게는 특히 치명적이어서다. 사망자 중 6번째 환자(71)는 메르스에 걸리기 전 이미 만성폐쇄성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었고 2011년에 신장암으로 한쪽 신장을 적출해 신장이 하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또 다른 사망자 25번째 환자(57)는 천식, 고혈압이 있었고 관절염을 다스리기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오래 복용한 탓에 그 부작용으로 생기는 의인성 쿠싱증후군이 있었다. 세계 최초 3차 감염자 사망 사례로 기록된 82세 남성은 천식과 세균성 폐렴을 앓고 있었다.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는 37.5도 이상의 고열, 기침, 호흡곤란, 메스꺼움, 근육통 등을 동반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독감과 증상이 비슷하다. 다만 메르스는 일반 독감과는 달리 폐뿐만 아니라 신장 기능도 망가뜨린다. 노폐물을 걸러내고 몸 안의 수분량과 전해질 농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주는 신장이 망가지면, 노폐물이 몸 안에 축적돼 심장이나 뇌 기능이 훼손될 수 있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신종플루보다 높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단순히 나이가 많은 사람보다는 당뇨병이나 천식, 신장 질환 등 기저질환(기존의 병)이 있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위험하다. 한국에서 메르스가 빨리 전파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하지만, 병원 내 감염이어서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가 바이러스에 무방비로 노출됐던 점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수많은 환자가 발생한 평택성모병원의 취약한 환경도 한몫을 했다. 대한감염학회는 “국내 발생 환자의 대부분은 감기 몸살 정도로 메르스를 앓고 자연적으로 회복되고 있어 치사율은 외국의 통계자료와 달리 10%가량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메르스에 감염된 3명의 국내 환자가 병을 극복했다. 즉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은 독감처럼 앓고 지나갈 수도 있어 ‘메르스에 걸리면 죽는다’는 과도한 불안과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 물론 걸리면 고생이다. 고령의 만성질환자는 더 조심해야 한다. 지난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취약군인 만 65세 이상 노인 4명 중 3명은 2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동시에 갖고 있다. 고령 인구도 많아 취약군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2013년에 발표된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는 평균 기온 20도, 상대습도 40%일 때 최대 72시간까지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아남은 바이러스가 묻은 손을 눈, 코, 입 등에 가져갈 때 전파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취약자는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보통 2차에서 3차 감염으로 갈수록 전파력이 떨어진다고도 알려졌지만, 이 부분은 전문가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미생물학과 교수는 “3차 감염은 어차피 똑같은 바이러스가 2차 감염자에게서 다른 사람에게 옮겨가는 것이기 때문에 전파력에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3차 감염된 82세 남성도 지난 6일 사망했다. 과도하게 불안해할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안전하다며 무관심할 일도 아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메르스 패닉] 당국 ‘3無 방역’… 격리 대상 무방비 활보 접촉자 수 오리무중

    [메르스 패닉] 당국 ‘3無 방역’… 격리 대상 무방비 활보 접촉자 수 오리무중

    한국을 덮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중국으로 확산됐다. 메르스 환자 J(44)씨가 정부 통제를 벗어나 중국으로 건너가면서 중국의 13억 인구도 더이상 안전하지 않게 됐다. 홍콩 보건당국은 29일 J씨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200여명을 추적조사 중이며 J씨와 비행기에 동승한 탑승객 30명가량을 격리할 예정이다. J씨와 같은 항공기를 타고 홍콩으로 간 중년 홍콩 여성도 이날 메르스 감염 증상을 보여 검사를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뒤늦게 질병관리본부장이 운영하던 메르스 방역대책본부를 복지부 차관이 운영하는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로 격상했다.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미 방역망에 구멍이 뚫려 환자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60명 수준이었던 메르스 밀접 접촉자는 J씨로 인해 127명으로 불어났다.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보건당국의 무능이 메르스 사태를 국제적으로 키웠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이날 대책본부 첫 회의를 주재하며 “개미 한 마리라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자세로 하나하나 철저하게 대응하라”고 ‘뒷북 지시’를 내렸다. 전문가들은 중동과 달리 메르스가 국내에서 급격히 전파되고 있는 이유로 메르스에 대한 인식 부족, 초기 대응 실패, 허술한 방역망, 높은 인구밀도,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변이 가능성 등을 든다. 보건당국이 미리미리 중동 지역 여행자와 의료인에게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렸다면 최초 환자 A씨는 국가지정격리병원에 입원하기까지 병·의원을 4곳이나 전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발생한 환자는 모두 A씨가 거쳐 간 병·의원에서 발생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를 의심하지 못해 진단을 너무 늦게 했고 일반 병원에 입원했던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A씨가 방문한 두 번째 병원에서라도 제대로 대응했다면 환자 수를 줄일 수 있었다. 최초 환자와 그의 부인을 제외한 메르스 환자 10명 중 8명은 모두 최초 환자가 입원한 B병원에서 발생했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세 번째 환자의 가족에게 병실을 방문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구체적으로 물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중국으로 간 J씨뿐만 아니라 여섯 번째 환자 F(71)씨, 아홉 번째 환자 I(56)씨 등 무려 3명이 보건당국의 격리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메르스 환자의 25%가 보건당국의 방역망 밖에 있었던 셈이다. 특히 출근까지 한 J씨와 지하철, 길거리, 식당 등에서 접촉한 사람은 파악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J씨를 진료한 의료진은 메르스를 의심하고도 하루가 지나서야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의료진과 보건당국의 안일한 대처로 이제 누구든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에 처하게 됐으며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중국으로 메르스가 퍼져 나간다면 최악의 경우 1957년 아시아에서 시작돼 전 세계에서 1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시아독감 같은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중국 네티즌은 J씨가 중국에 오기 전부터 감염 증상이 있었는데도 중국 출장을 강행했고 한국 검역기관들이 이를 방치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F씨와 I씨는 최초 환자와 같은 병동의 다른 병실에 있었는데도 바이러스에 노출됐고, 다섯 번째 환자인 E(50)씨도 최초 환자를 문진하는 동안 단 몇 분 사이에 메르스에 감염됐다. 다만 송준영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초 환자가 감염된 바이러스의 양이 많아 여러 명에게 전파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다. 일단 걸리면 40%가 목숨을 잃을 정도로 치명적이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이다. 사람이 밀집한 공공장소는 최대한 피하고 기침할 때는 화장지나 손수건,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하며 손 씻기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서울 원다연 인턴기자 panda@seoul.co.kr
  • 메르스·조류독감·신종플루… 에코데믹 시대 오나

    메르스·조류독감·신종플루… 에코데믹 시대 오나

    태국 깐차나부리주 파트룩이란 마을의 여섯 살 난 소년 캅탄은 2003년 12월 삼촌을 도와 양계장의 죽은 닭들을 처리하다가 고열로 앓아누웠다. 병원에서 감기 진단을 받았지만 사흘이 지나도 증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급기야 열이 40.5도까지 치솟았고 호흡곤란 증세마저 보였다. 바이러스 검사 결과 의사들은 캅탄이 비정형 인플루엔자, 즉 인간에게 발견되지 않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캅탄은 다음 해 1월 결국 숨을 거뒀고 H5N1으로 사망한 최초의 환자로 기록됐다. H5N1은 나중에 ‘조류독감’이란 말로 세상에 알려졌다. 원래 조류에서 나타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병을 잘 일으키지 않는다. 다른 동물이 숙주인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종(種)간 장벽’ 때문인데 최근 이 장벽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 조류독감(H5N1)이나 돼지에게서 바이러스가 옮겨 온 것으로 추정돼 ‘돼지독감’이라고도 불리는 신종플루(H1N1), 과일박쥐가 옮긴 에볼라, 중동 지역 박쥐가 낙타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고 이 바이러스가 다시 사람에게 전염된 것으로 알려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대표적인 예다. 이렇게 동물에게서 옮겨 온 바이러스는 치명적이다. 사람에게는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없어 한번 걸리면 전파가 빠르고 치사율도 높다. 조류독감의 치사율은 무려 60%에 이르고, 최근 국내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메르스는 40%, 에볼라 바이러스는 50~70%나 된다. 신종플루는 치사율이 낮은 대신 확산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지구 한 바퀴를 돌아 세계 인구의 약 3분의1을 감염시켰다. 전문가들은 종간 장벽을 뛰어넘어 이런 신종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이유로 환경 파괴를 든다. 미국의 수의학자인 마크 제롬 월터스는 저서 ‘에코데믹’에서 “인류의 지구환경 및 자연의 순환과정 파괴가 신종 전염병의 등장과 감염병 확산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염병을 뜻하는 ‘epidemic’을 변형해 ‘에코데믹’(eco-demic), 즉 환경전염병이라고 부를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의 경우를 봐도 박쥐가 산속에서만 살면 문제가 안 되는데, 자연 파괴로 마을로 넘어오고 낙타와의 접촉이 많아지며 낙타 안에서 사람에게 전파되기 쉬운 형태로 변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고 있을 뿐 우리 주변에도 치사율이 40%에 이르는 중증열성 혈소판감소 증후군(SFTS) 바이러스가 있다. ‘살인진드기’로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데, 국내에서는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바이러스 감염자 35명 중 16명(45.7%)이 사망했다. 온난화로 진드기가 북상하면서 환자가 점점 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국내 의료인 4명이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돌보다 2차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국내에서 사람 간 전파가 확인된 첫 사례다. 성백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기후변화와 환경변화 속에서 바이러스도 살아남아야 하니 자신들이 감염되기 쉬운 쪽으로 적응력을 높이면서 진화하고 있다”며 “여기에 교통수단의 발달로 대륙 간 이동이 쉬워져 각국으로 퍼져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바이러스 전문가 네이선 울프는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걸쳐 전파되는 팬데믹(pandemic·대유행) 가능성을 경고한다. 그는 저서 ‘바이러스 폭풍’에서 “전파력이 강한 H1N1 바이러스가 사람이나 동물의 체내에서 치사율이 높은 H5N1을 만나 일종의 유성생식으로 H1N1에서는 확산성을 물려받고, H5N1에서는 치사율을 물려받는다면 결국 지독한 치사율을 지닌 채 엄청난 속도로 확산하는 바이러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런 신종 바이러스들은 대개 치료제도, 백신도 없다는 것이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보통 백신 개발에는 7~10년이 걸려 신종 바이러스에 대응하기에는 시간이 충분치 않고, 민간 제약회사들은 엄청난 투자를 해 백신을 개발하기도 전에 바이러스 유행이 끝나 버리면 회수가 어려워 투자를 꺼리게 된다”며 “정부나 국제기구 등에서 공공의 목적을 갖고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원다연 인턴기자 panda@seoul.co.kr
  • 예외란 시대의 모순을 드러내는 탐침봉

    예외란 시대의 모순을 드러내는 탐침봉

    예외/강상중 등 9인 지음/문학과지성사/324쪽/1만5000원 이충형 경희대 철학과 교수가 내놓은 문제다. ‘이번 겨울 독감A가 유행할 확률은 90%, 독감B가 유행할 확률은 10%다. 두 독감 모두 치사율은 100%다. 두 백신을 모두 맞으면 부작용으로 사망하게 되니 하나만 맞아야 한다. 당신은 독감A의 백신을 맞을 것인가, 독감B의 백신을 맞을 것인가.’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독감A의 백신을 맞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합리적인 선택을 했는데, 10% 확률로 독감B가 유행하고 말았다면? 인류는 절멸이다. 그때 예외적으로, 사실은 비합리적으로, 독감B 백신을 맞은 이들이 있다면 그를 통해 인류는 지속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삶은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기 일쑤다. 세상은 규칙대로만 돌아가지 않는다. 인류의 진화와 과학기술의 발전과정을 돌아보면 예외적인 선택에서 비롯된 일들이 허다하다. 공자와 예수, 부처는 법과 제도 등 당대의 사회질서에 순응했던 이들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규칙에 맞서고 기존의 가치를 전복하며 새로운 예외의 영역을 개척했던 이들이었다. 예외가 보여준 긍정적 기능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어떨까. 4년 전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 지난해 세월호 참사 등을 예외적인 사건일 뿐이라며 근본적 변화와 대책 마련 등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예외’가 오히려 보편성, 일반성의 존립 근거를 공고히 하기 위해, 그것들을 옹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된 대표적 사례들이다. 예외(例外). 책은 ‘경계와 일탈에 관한 아홉 개의 사유’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강상중 도쿄대 명예교수, 김기창 고려대 법학대학원 교수, 김항 연세대 HK교수,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 등 9명의 필진이 ‘예외’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놓고 과학, 역사, 정치, 사회, 철학 등 각자가 익숙한 창을 통해 세월호, 유신체제, 통합진보당 해산 사태, 지역주의 문제, 돌연변이, 양성인 존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역사 속에서 탐구한 결과는 큰 흐름에서 볼 때 예외는 시대의 모순을 드러내는 탐침봉이었다는 사실이다. 또한 김항 교수는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73)이 전쟁, 내전, 소요사태 등 체제를 위협하는 긴급 상황에서 비롯된 법률 개념으로 제시한 ‘예외상태’를 들며 1970년대의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를 설명했다. 깊고 다양한 접근을 통해 내린 결론은 예외를 막을 수도 없지만 예외를 잊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예외’의 개념과 사유를 주체적으로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중동 호흡기증후군 “독감처럼 잘 안 퍼진다” 왜?

    중동 호흡기증후군 “독감처럼 잘 안 퍼진다” 왜?

    중동 호흡기증후군 메르스 중동 호흡기증후군 메르스 “독감처럼 잘 퍼지는 질병 아니다” 왜? 사율이 높지만 치료법은 알려지지 않은 전염병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국내 감염자가 세명으로 늘어나면서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당국은 21일 첫 감염자 A씨(68)와 A씨를 간병하던 부인(63)에 이어 같은 병실을 쓰던 세 번째 환자 B씨(76)의 감염 사실까지 확인되자 감염세가 더 확장될지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메르스는 치사율이 사스의 3배 이상인 40%나 되지만 환자와 접촉 정도가 강한 사람에게만 전염될 정도여서 전염력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보건당국은 국민이 과도한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주의하면서도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가족, 의료진을 전원 격리시키며 추가 감염자 발생을 막는데 집중하고 있다. B씨는 A씨와 그의 부인에 이은 세번째 감염자이며 메르스가 가족을 넘어 2차 감염된 첫 사례다. 가족 이외의 첫 2차 감염자라는 것은 그만큼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의 폭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메르스의 확산 방지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다른 감염병과 마찬가지로 메르스 역시 감염자가 늘어날수록 확산을 막기가 힘들어진다. 보건당국은 추가 감염을 막고자 세명의 확진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해 온 가족과 의료진 64명을 모두 격리조치했지만, 만약 이들 중에서 다시 환자가 발생하면 그만큼 격리해 검사해야 할 감염 의심자는 더 늘어나게 된다. 환자는 통상 병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만 있지만, 만약 의료진 중에서도 감염자가 다시 나오면 전염 상황은 더 악화될 수도 있다. 다만 메르스의 전염력이 다른 전염병에 비해 약판 편인 점은 다행이다. 같은 공간을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공유해 접촉 정도가 일상적인 수준을 넘으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20일 국내 첫 환자 발생 직후 메르스에 대한 위기경보체계를 4단계에서 가장 낮은 ‘관심’에서 한단계 높은 ‘주의’로 격상하고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해 대응 중이다. 21일 감염자가 3명으로 늘어나면서 전문가회의를 열고 경보체계를 다시 한단계 올려 ‘경계’로 높이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일단은 ‘주의’ 단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전원을 격리조치하는 등 사실상 ‘경계’에 준하는 대응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하고 있다. 국내 첫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하자 공항에서는 중동지역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중동발 비행기가 착륙하는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중동발 비행기 승객들이 내리는 탑승 게이트에 검역대를 설치해 바로 발열 검사를 하고 승객들에게 건강상태 유무를 묻는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당국은 현 상황에서는 중동과의 왕래를 제한할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월 메르스와 관련해 국가 간 여행, 교역, 수송 등을 제한할 사항은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2012년 4월 사우디 등 중동지역에서 발생하기 시작해 이 지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질병이다. 최근 들어 확산 속도가 주춤하지만, 여전히 발병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최근까지 23개 국가에서 1천142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465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40.7%나 된다. 질병에 대한 예방백신이나 치료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치사율이 높긴 하지만 전염성은 다른 전염병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염성이 약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풍토병 수준의 질병’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실제로 감염자의 97.8%는 중동 지역에서 발생했다. 2012년 첫 발병 후 4년간 감염자가 1142명 수준으로 비교적 적은 편이라서 확산 수준은 다른 전염병들만큼 크지 않다. 병에 걸리면 약 2~14일의 잠복기를 거쳐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증세를 보인다. 심하면 폐 기능이 생명을 유지할 수 없을 만큼 떨어져 사망에 이른다. 발병 원인으로는 낙타를 통해 인간에게 감염됐다는 주장이 가장 일반적이다. 감염자 중에서는 낙타 시장·농장 방문, 낙타 체험프로그램 참여 등 낙타와 접촉한 경우가 많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의 최평균 교수는 “사우디 등지에서 병원 내 감염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독감처럼 잘 퍼지는 질병이 아니다”고 이 질병에 대한 지나친 공포를 경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동 호흡기증후군 “독감처럼 잘 퍼지는 질병 아니다” 이유는?

    중동 호흡기증후군 “독감처럼 잘 퍼지는 질병 아니다” 이유는?

    중동 호흡기증후군 메르스 중동 호흡기증후군 메르스 “독감처럼 잘 퍼지는 질병 아니다” 왜? 사율이 높지만 치료법은 알려지지 않은 전염병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국내 감염자가 세명으로 늘어나면서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당국은 21일 첫 감염자 A씨(68)와 A씨를 간병하던 부인(63)에 이어 같은 병실을 쓰던 세 번째 환자 B씨(76)의 감염 사실까지 확인되자 감염세가 더 확장될지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메르스는 치사율이 사스의 3배 이상인 40%나 되지만 환자와 접촉 정도가 강한 사람에게만 전염될 정도여서 전염력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보건당국은 국민이 과도한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주의하면서도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가족, 의료진을 전원 격리시키며 추가 감염자 발생을 막는데 집중하고 있다. B씨는 A씨와 그의 부인에 이은 세번째 감염자이며 메르스가 가족을 넘어 2차 감염된 첫 사례다. 가족 이외의 첫 2차 감염자라는 것은 그만큼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의 폭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메르스의 확산 방지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다른 감염병과 마찬가지로 메르스 역시 감염자가 늘어날수록 확산을 막기가 힘들어진다. 보건당국은 추가 감염을 막고자 세명의 확진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해 온 가족과 의료진 64명을 모두 격리조치했지만, 만약 이들 중에서 다시 환자가 발생하면 그만큼 격리해 검사해야 할 감염 의심자는 더 늘어나게 된다. 환자는 통상 병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만 있지만, 만약 의료진 중에서도 감염자가 다시 나오면 전염 상황은 더 악화될 수도 있다. 다만 메르스의 전염력이 다른 전염병에 비해 약판 편인 점은 다행이다. 같은 공간을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공유해 접촉 정도가 일상적인 수준을 넘으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20일 국내 첫 환자 발생 직후 메르스에 대한 위기경보체계를 4단계에서 가장 낮은 ‘관심’에서 한단계 높은 ‘주의’로 격상하고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해 대응 중이다. 21일 감염자가 3명으로 늘어나면서 전문가회의를 열고 경보체계를 다시 한단계 올려 ‘경계’로 높이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일단은 ‘주의’ 단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전원을 격리조치하는 등 사실상 ‘경계’에 준하는 대응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하고 있다. 국내 첫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하자 공항에서는 중동지역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중동발 비행기가 착륙하는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중동발 비행기 승객들이 내리는 탑승 게이트에 검역대를 설치해 바로 발열 검사를 하고 승객들에게 건강상태 유무를 묻는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당국은 현 상황에서는 중동과의 왕래를 제한할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월 메르스와 관련해 국가 간 여행, 교역, 수송 등을 제한할 사항은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2012년 4월 사우디 등 중동지역에서 발생하기 시작해 이 지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질병이다. 최근 들어 확산 속도가 주춤하지만, 여전히 발병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최근까지 23개 국가에서 1천142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465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40.7%나 된다. 질병에 대한 예방백신이나 치료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치사율이 높긴 하지만 전염성은 다른 전염병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염성이 약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풍토병 수준의 질병’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실제로 감염자의 97.8%는 중동 지역에서 발생했다. 2012년 첫 발병 후 4년간 감염자가 1142명 수준으로 비교적 적은 편이라서 확산 수준은 다른 전염병들만큼 크지 않다. 병에 걸리면 약 2~14일의 잠복기를 거쳐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증세를 보인다. 심하면 폐 기능이 생명을 유지할 수 없을 만큼 떨어져 사망에 이른다. 발병 원인으로는 낙타를 통해 인간에게 감염됐다는 주장이 가장 일반적이다. 감염자 중에서는 낙타 시장·농장 방문, 낙타 체험프로그램 참여 등 낙타와 접촉한 경우가 많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의 최평균 교수는 “사우디 등지에서 병원 내 감염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독감처럼 잘 퍼지는 질병이 아니다”고 이 질병에 대한 지나친 공포를 경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A형간염 무료접종 2012년 이후 출생아 90만명 대상

    A형간염 무료접종 2012년 이후 출생아 90만명 대상

    A형간염 무료접종 2012년 이후 출생아 90만명 대상 ‘A형간염 무료접종’ 영유아 A형간염 예방접종이 무료로 시행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영유아 A형간염 예방접종은 지난 1일부터 전국 지정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시행되고 있다. 대상 아동은 2012년 1월1일 이후 출생아 90만여명이다. 무료접종은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병의원(보건소 포함)에서 가능하다. A형간염을 포함한 총 14종 무료접종 대상 백신 및 지정의료기관(전국 7000여 곳)은 예방접종도우미·보건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오는 10월부터는 65세 이상 전국 650여만 노령 인구를 위한 인플루엔자(독감) 무료접종이 기존 보건소뿐 아니라 병·의원까지 확대·시행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침·열 나면 감기? 방치하면 패혈증·청색증까지!

    기침·열 나면 감기? 방치하면 패혈증·청색증까지!

    우리나라 10대 사망 원인 안에 들어가는 폐렴은 그 위험성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질병이다. 특히 노인성 폐렴은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치료 시기를 놓쳐 위급한 상황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봄에는 야외 활동이 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도 자주 가게 돼 폐렴 같은 감염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커 주의해야 한다. 대개 면역력이 떨어지고 일교차가 큰 10월부터 12월까지, 4~5월 봄철에 폐렴 환자가 가장 많다. 폐렴은 말 그대로 폐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체로 세균이 병을 일으키고, 드물게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도 있다. 세균성 폐렴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은 코·목의 점막에 상주하는 폐렴구균이다. 미국의 연구를 보면 폐렴구균은 모든 폐렴 원인의 10~25%를 차지하며, 폐렴구균에 의한 균혈증이 있을 때는 사망률이 40~55%로 매우 높다. 평소에는 괜찮지만 독감 같은 호흡기 질환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뇌와 혈관, 귀로 침투해 수막염·패혈증·급성중이염·폐렴을 일으킨다. 폐렴의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지만 급속히 진행되면서 누런 화농성 객담과 고열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또 가슴 통증과 구토·변비 등 소화 장애, 두통·근육통 등 전신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경우에 따라 폐에 균이 빠르게 번식하고, 염증이 전신에 퍼지면 패혈증이라는 무서운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어린이나 노약자는 호흡곤란이나 청색증 등 심한 증세를 보일 수 있으므로 빨리 치료해야 한다. 노인의 폐렴 발병률은 젊은이의 5~10배에 이르고, 최근 폐렴 환자가 가장 빠르게 늘어난 연령대도 70세 이상이다. 건강한 성인은 항생제 치료와 휴식만으로 호전될 수 있지만, 노인은 노화로 폐 기능과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라 한번 폐렴에 걸리면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또 당뇨·고혈압·천식·심장병 등을 가진 경우가 많아 일단 폐렴이 시작되면 염증을 치유하기가 쉽지 않다. 입원 기간도 15일에서 길게는 30일까지로, 젊은이보다 두 배 정도 길며 사망 위험도 크다. 통계청의 2013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폐렴으로 사망한 사람은 인구 10만명당 21.4명으로 전체 사망 원인 중 5위를 차지했다. 2003년과 비교하면 폐렴에 의한 사망률은 10만명당 15.6명이 늘었다. 50대 이상 성인으로 범위를 좁히면 폐렴이 감염질환에 의한 사망 원인 중 1위다. 폐렴은 걸려도 20~30%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뒤늦게 폐렴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노인은 기침·가래·고열·두통·근육통 등의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식욕이 떨어지고 활동이 감소하는 등의 증상을 보이다 갑자기 의식이 흐려져 병원을 방문한 뒤에야 폐렴이 원인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 심윤수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렴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고령자인 경우 감기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고 식욕감퇴나 무기력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의심하고 병원에 가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폐렴은 환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48~72시간 이내에 좋아진다. 적절히 치료하면 1~2주 내에 회복할 수 있고, 60세 이하이면서 동반질환이 없고 외래 진료가 가능한 폐렴은 사망할 가능성이 100명 중 1~5명 정도로 매우 낮은 편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입원 치료를 해야 할 정도로 환자의 상태가 위중한 경우는 사망할 가능성이 10명 중 5명 정도로 매우 높다. 65세 이상이 아니더라도 흡연을 하거나 심혈관계질환, 호흡기질환, 간질환, 당뇨병, 천식과 같은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만성질환자와 흡연자 역시 폐렴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는 고위험군이다. 폐렴을 예방하려면 우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되도록 가지 않는 게 좋다. 야외 활동 후에는 반드시 30초 이상 구석구석 깨끗하게 손을 씻고, 평소 구강 청결에도 신경 써야 한다. 노인이나 어린이는 체온 조절 기능이 약해 목욕 후 재빨리 물기를 닦아 내야 한다. 만약 감기나 독감 등 호흡기질환에 걸렸다면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받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폐렴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미리 폐렴구균 백신을 맞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면 만성질환자는 65~84%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폐렴구균 백신 접종환자는 미접종자와 비교해 치사율, 중환자실 입원율이 무려 40%나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폐렴에 한번 걸렸던 사람이라도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폐렴은 폐렴구균 외에도 다른 다양한 세균에 의해 걸릴 수 있으며, 드물게 바이러스·곰팡이·결핵균·기생충에 의해서도 감염된다. 만약 폐렴구균 외의 원인균에 의해 폐렴에 걸렸었다면 폐렴구균에 대한 면역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폐렴구균은 약 90개의 혈청형이 존재해 폐렴에 한번 걸렸다 해도 다른 혈청형에 대한 면역 방어가 완전하지 않다. 보건당국은 만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전국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무료접종을 하고 있다. 보건소에서 접종 중인 ‘다당질 백신’은 65세 이상 노인의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을 50~80%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폐렴구균에 의한 침습성 질환이라면 65세 이상 노인에서 패혈증 발생 시 사망률은 60%이고, 수막염일 경우 80%에 이른다고 한다. 폐렴구균으로 인한 폐렴은 연중 발생할 수 있어 꼭 겨울철이 아니더라도 예방접종 대상자면 바로 접종받는 게 좋다. 다만 보건소에서 접종하는 ‘23가 다당질 백신’은 65세 이상 성인에서 1회 접종하는 것으로, 인플루엔자 백신처럼 매년 접종하는 게 아니다. 과거 폐렴구균 ‘23가 다당질 백신’을 접종 받았다면 더는 접종할 필요가 없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