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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도 뚤렸다... 50대 여성 등 2명 확진 판정

    부산에서도 21일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검사에서 확진 환자 2명이 발생했디. 부산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해운대백병원을 방문한 A(57·여성)씨가 폐렴 증세를 보여 검사를 한 결과 1,2차까 조사결과 ,양성으로 나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이틀 전부터 기침,가래 근육통이 심해 타 병원을 들러 독감 검사를 했다. 독감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뒤 항생제와 해열제를 처방받아 귀가했으나 열이 계속 나 이날 오전 11시 20분쯤 백병원을 내원했다. 또 이날 오전 동래구 대동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한 B(19)군도 두통 증세를 보여 검사한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왔다. 부산시는 역학 조사관을 급파해 처음 증상을 느낀 시점을 기준으로 24시간 전부터 이들 확진자의 동선을 조사할 계획이다. 동선은 확진자를 대상으로 직접 묻고,금융거래 정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접촉자 규모와 신원 등을 확인한다.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나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장 방문 여부도 확인할 계획이다. 보건당국은 이들을 지정 음압격리 병실(병실 내 압력을 낮춰 공기가 바깥으로 나가지 않게 한 병실)이 있는 의료기관으로 긴급 후송해 집중적으로 치료할 예정이다. 부산에는 국가지정 음압격리 병실이 20실(51개 병상) 있다. 부산의료원에 10개 병실 26개 병상이 있고,부산대병원에 10개 병실 25개 병상이 마련됐다. 한편 이날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환자는 54세 여성으로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 입원 중 이날 확진 판정을 받고 부산대의료원으로 이송됐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김정은 새벽 3시 회의 열어 방역 강조…확진 ‘0’주장 되풀이

    김정은 새벽 3시 회의 열어 방역 강조…확진 ‘0’주장 되풀이

    북한은 남한의 코로나19 확산 소식을 발빠르게 전하면서도 “우리는 없다”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은 21일 “다행히도 우리나라에는 아직 신형 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이 들어오지 못하였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전날 한국에서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직후부터 전 주민이 시청하는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관련 소식을 신속히 전해 눈길을 끌었다. 신문은 한국의 발병 상황에 대해 ‘104명 확진·1명 사망’이라는 공식 집계를 소개하며 “방역통제범위를 벗어나 여러 지역으로 급속히 전파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2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발병 0’을 처음 밝힌 이후 같은 입장을 이어왔고 사회주의 보건제도의 우월성을 일본 등과 비교하며 선전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적십자연맹(IFRC) 등에서도 북한 내 확진 보고가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진위를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WHO를 비롯한 국제기구의 발병 집계 역시 각 회원국의 자체적인 진단 결과에 따른 보고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신뢰성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북한은 주변국의 지속적인 확산세에 방역 활동을 한층 강화하는 모습이다. 북한전문 매체 데일리NK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달 14일 오전 3시에 주요 당정 간부들을 소집해 조류독감 대책 회의를 열고 방역체계를 강화하라는 추가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날 열린 조류독감 대책회의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재룡 내각 총리를 비롯해 주요 당정 간부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새벽회의 소집은 코로나19와 조류독감 등 전염병 확산 저지 대응활동에 간부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데일리NK는 북한 당국은 코노나19 백신이 개발된다면 WHO 등 국제기구를 통해 지원받겠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노동당이 코로나19가 유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핵처럼 토착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며 백신이 개발되면 미국을 통하지 않고 국제기구를 통해 지원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日 크루즈 격리 해제에 과학자들 “2주 더 격리해야”

    日 크루즈 격리 해제에 과학자들 “2주 더 격리해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의 온상이 돼,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채 격리됐던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들에 대한 격리 기간이 19일 끝나 하선이 시작됐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크루즈선 내에서 한 격리는 소용이 없기 때문에 하선한 뒤 추가로 2주간 격리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크루즈선이 격리시설이 아닌 ‘바이러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3711명 중 이날까지 코로나19 확진환자는 542명이 나왔다. 중국 이외 지역에서 가장 많다. 일본 정부는 거듭 격리와 검역의 실효성을 두둔했지만 선박 검역을 시행했던 보건 공무원 3명도 감염돼, 절차가 허술했던 게 아닌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통신은 격리 기간 중 더블룸을 이용한 대부분 승객들이 객실을 둘이서 그대로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음식, 편지, 수건, 편의용품이 객실에 배달됐고, 청소 인원이 각 객실을 출입했다. 승무원들도 직원 휴게실에서 단체로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 건강비상 프로그램 총괄 책임자인 마이클 라이언 박사는 “특정 환경에서 바이러스가 좀 더 효율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데, 특히 유람선은 종종 그런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킹스칼리지런던의 조류독감 전문가 나탈리 맥더모트는 “분명히 격리 효과가 없었고, 이 배는 감염의 원천이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2~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당시 하수도관에 문제가 있던 홍콩의 한 주택단지에서만 300여명이 감염됐다며, 이 배에서 유사한 문제가 있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맥더모트는 배 안에서 바이러스가 퍼진 정확한 과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선내 격리조치 시행 방식, 실내 공기 여과 시스템, 객실 간 연결 여부, 폐기물 처리 방식 등을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방법으로 감염이 확산됐을 수 있기 때문에 선내 오염된 표면에 접촉하지 않도록 배 전체를 ‘딥클렌징‘ 해야 했었다”고 말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폴 헌터 교수는 승객 모두가 격리 지침을 따르지 않아 생각했던 것만큼 선내 인원들이 고립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일부 승객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매일 갑판 위를 걷는 게 허용됐으며, 다른 승객들과는 거리를 두라는 지시를 받았다. 헌터 교수는 “승객들 중 누구도 자신에게 뭘 하라, 말아라 할 권한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터 교수는 승객들이 배 안이 아니라 육지에 격리됐다면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해 감염관리 절차를 개선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육지에 3700명을 전부 격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도 인정했다. 헌터 교수는 “배에서 나온 모든 사람들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가정하고 모두 2주간의 격리 기간을 더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서 캐플런 뉴욕대 의대 생명윤리학과 교수는 “배는 바이러스 인큐베이터로 악명이 높다”면서 “사람들을 배에서 격리시키는 것은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경우에만 정당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엘리베이터, 지하철 등 폐쇄공간서 감염병 예방에 더 신경써야

    엘리베이터, 지하철 등 폐쇄공간서 감염병 예방에 더 신경써야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미국의 겨울 독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 또한 빨라져 감염병에 대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엘리베어터, 지하철, 기차, 버스 등 이동 공간, 폐쇄 공간에서의 감염에 대한 위험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폐쇄 이동공간에서의 감염예방 에티켓 캠페인 확대와 감염예방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계속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고층건물에 설치되어 있는 엘리베이터, 지하철, 버스, 택시 등 다중이용시설의 위생환경 개선과 감염예방 시스템 구축은 정부의 중장기적 정책이기도 하다.이동시설, 교통시설에서의 환풍설비, 난방설비 등에서 발생될 수 있는 오염과 오염물질의 확산, 그리고 고층건물에 설치돼 있는 엘리베이터 공간에서의 공기부유세균, 고착세균 등 오염물질의 2차 감염 위험은 이용자들의 심리적, 건강적 위험성을 늘 내재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버튼을 손으로 누르지 않거나 지하철에서 손잡이를 잡지 않고 에스컬레이터의 손잡이를 잡지 않는 행태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오히려 자연스런 일상이 돼 가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부에서는 실내공기질관리법으로 다중이용시설 등의 총부유세균, 초미세먼지 등의 관리기준을 정해놓고 있으며, 보건복지부는 감염병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로 감염예방시스템 구축 기준을 정해놓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형 공간, 대형 의료시설에서만 적용되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감염예방을 위한 이동교통수단 등 폐쇄 이동공간에서의 살균정화시스템 구축에 정부의 관심과 지원정책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이렇게 신종 바이러스, 독감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전세계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환경 가전도 빠른 속도로 기술적 진화, 발전을 이루며 세계적인 트렌드를 리드해 가고 있다. 옷에 붙은 미세먼지,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삼성 에어드레서, 엘지 스타일러를 비롯해 공기의 세균을 살균하는 코비플라텍의 리얼 플라즈마 엑스플라 공기살균기 등이 건강 트렌드 가전의 대표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락앤락 UV LED 칫솔 살균기, 쿠쿠 고압.고온수 살균 식기세척기 마시멜로 등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보여주는 제품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리얼 플라즈마 공기살균기 개발자 코비플라텍의 김성영 공학박사는 “한국의 IT 기술이 세계시장에서 트렌드와 기술력을 리드하며 성장할 것이라고는 예전에 누구도 상상 못했지만 지금은 세계시장을 리드하고 있다”며 “리얼 플라즈마 신기술이 세계적으로 통하는 감염병 예방 시스템으로 활용되는 것을 목표로 개발에 더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파빌라비르’ 코로나19 치료제로 첫 승인…임상시험 진행 중

    中 ‘파빌라비르’ 코로나19 치료제로 첫 승인…임상시험 진행 중

    구체적 효능 공개되지 않아 효과는 장담 못 해베이징·광둥성에서 환자들 대상으로 임상시험 진행 중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가 정식으로 승인됐다. 차이나데일리는 17일(현지시간) 중국 저장하이정 파마수티컬(Zhejiang Hisun Pharmaceutical)이 개발한 항바이러스 제제 ‘파빌라비르(Fapilavir 또는 favipiravir)’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전했다. 파빌라비르는 중국 내에서 코로나19를 적응증으로 허가받은 첫 약물이다. 생산과 판매권을 갖고있는 중국 업체가 이미 의약품 생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파빌라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dRP 유전자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둥(廣東)성의 선전(深圳)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 80여 명을 대상으로 항바이러스제 ‘칼레트라’와의 비교임상에서 더 활발한 항바이러스 효과 및 경미한 이상반응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체적인 효능이 공개되지 않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아직은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파빌라비르는 저장하이정이 지난 2016년 일본 후지필름 산하 토야마 케미컬로부터 중국 내 라이선스 받아 개발한 약물이다. 일본에서는 ‘아비간’이라는 제품명으로 신종플루를 비롯한 독감 치료제로 개발됐으며 에볼라 바이러스와 사스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저장하이정은 파빌라비르에 대한 중국 내 개발·생산 및 판매권을 갖고 있다. 파빌라비르는 중국과학기술부가 코로나19에 효과를 보였다고 밝힌 3가지 약물 중 하나다. 나머지 2개는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한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와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이다. 이 중 렘데시비르는 아직 길리어드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나 클로로퀸은 지난 1930년대에 개발된 약으로 한국에서도 제네릭(복제약)이 시판 중이다. 길리어드는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알려진 우한 내 의료기관에서 렘데시비르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메르스에 감염시킨 원숭이를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의 효능도 확인했다. 연구진들은 이를 통해 코로나19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베이징과 광둥성에서 100명 이상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후베이(湖北)성에서 추가로 시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대구·경북 확진자 13명 중 11명 31번과 연관…신천지 신도 9명

    대구·경북 확진자 13명 중 11명 31번과 연관…신천지 신도 9명

    대구 10명, 경북 3명 확진자 추가 발생31번 환자, 진단검사 권유 2차례 거부 영남권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처음 나온 지 하루 만에 대구에서 10명, 경북에서 3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해 지역 사회가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 특히 이 중 상당수가 31번째 확진자와 연관된 것으로 드러나 향후 이 지역에서 확진자가 추가로 대량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방역당국과 지자체가 비상이 걸렸다. 19일 대구시와 경북도,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대구 10명, 경북 3명 등 대구·경북에서만 13명의 추가 확진자가 확인됐다. 전날 발생한 31번 확진자(대구 서구 거주)를 포함하면 지금까지 대구·경북 확진자는 14명이다. 대구 추가 확진자 10명 중 7명이 영남권 첫 환자인 31번 환자가 다닌 대구시 남구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34번 환자(24세 남성, 대구 중구)▲35번 환자(26세 여성, 대구 남구)▲36번 환자(48세 여성, 대구 남구)▲42번 환자(28세 여성, 대구 남구)▲43번 환자(58세 여성, 대구 달서구)▲44번 환자(45세 여성, 대구 달서구)▲45번 환자(53세 여성, 대구 달성군) 33번 환자(40세 여성, 대구 중구)는 31번 환자가 입원했던 새로난한방병원 검진센터 직원이다. 33번 환자는 지난 16일부터 발열과 몸살 증세가 있었다. 31번 환자는 지난 6일 당한 교통사고로 대구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에 7일 입원했다. 31번 환자는 입원 4일차인 지난 10일쯤부터 발열 증세가 생겨 의료진이 독감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 그 뒤 14일 영상의학 검사를 진행한 결과 폐렴이 확인됐다. 의료진이 31번 환자에게 코로나19 진단검사가 가능한 병원으로 옮길 것을 두 차례 권유했지만, 그는 해외여행 이력이 없고 확진자와의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다며 이를 거부했다.이후 17일 수성구 보건소를 찾아 코로나 진단검사를 받고 18일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31번 환자는 입원 상태에서 지난 15일 대구 퀸벨호텔 예식장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했고, 16일에는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도 참석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중 42번 환자(28세 여성)은 카페에서 일하는 직원이고, 43번 환자(54세 여성)는 한국야쿠르트에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38번 환자(56세 여성, 대구 남구)는 지난 15일 119구급대를 통해 경북대병원에 입원 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46번 환자(27세, 대구 달서구)는 W병원에 근무하고 있고 대구의료원 격리 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북 3명 확진자는 39번(61세 여성, 경북 영천)과 41번(70세 여성, 경북 영천), 37번(47세 남성, 경북 영천)이다. 이들은 모두 영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9번과 41번은 대구 31번째 환자와 신천지 교회에서 접촉한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한다. 지난 9일과 16일 대구 신천지 교회에서 예배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41번 환자는 39번 환자를 통해 상황을 인지해 진료를 받았고 외국 여행을 다녀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37번 환자는 확진 환자와 접촉이 없고 해외 여행력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37번 환자는 경북대병원 음압격리병상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고, 나머지 2명은 동국대 경주병원으로 이송됐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도 전날 37세 여성인 코로나19 의심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드러난 응급실에 신규 환자 유입을 차단하고 있다. 해당 여성은 1차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여부를 판정하기에는 모호한 결과가 나와 재검을 할 예정이다. 현재 이 여성은 병원 음압병동에 격리돼있다. 이 여성은 아직 최종 확진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31번 환자, 코로나 19 진단검사 권유 2차례 거부 논란

    31번 환자, 코로나 19 진단검사 권유 2차례 거부 논란

    한방병원, 폐렴 진단 나오자 선별진료소 검사 권유환자가 검사 거부하면 법적으로 강제할 방법 없어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1번째 확진자가 입원 중에 의료진으로부터 선별진료소나 검사가 가능한 병원으로 옮길 것을 권유받았지만 두 차례나 거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환자는 증상이 악화한 뒤 재차 권유를 받아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고서야 격리 조치됐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가 의료진의 권유에 따랐다면 지역사회 내 이동을 2~3일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31번 환자 “해외여행력 없고 접촉자 분류 안 됐다” 거부 질병관리본부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31번째 확진자인 61세 한국인 여성은 지난 6일 당한 교통사고로 대구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에 7일 외래진료를 받고 이날 오후 9시쯤 정식으로 입원했다. 이 환자는 입원 4일차인 지난 10일쯤부터 발열 증세가 생겨 의료진이 독감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 그러나 증상이 계속됐고, 병원이 14일 영상의학 검사를 진행한 결과 폐렴이 확인됐다. 이곳은 한방병원이지만 내과 전문의가 있어 관련 검사가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고 코로나19에 감염됐을지도 모른다는 판단 하에 31번 환자에게 검사가 가능한 다른 병원으로 옮길 것을 두 차례 권유했다.그러나 31번 환자는 자신이 해외여행 이력이 없고, 확진자와 접촉한 이력도 없다는 이유로 해당 병원에 머물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병원이 폐렴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투여했지만 증상은 계속 나빠졌다. 결국 의료진의 세 번째 권유에 이 환자는 17일 대구 수성구 보건소를 찾아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은 결과 1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폐렴 소견이 발견된 14일부터 검사와 함께 조치가 이뤄졌다면 2~3일 동안 이동과 노출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다행히 한방병원 측은 31번 환자를 줄곧 4인실에 홀로 입원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31번 환자가 폐렴이 발견된 이후에도 입원 상태에서 지난 15일 대구 퀸벨호텔 예식장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했고, 16일에는 대구 남구 ‘신천지교회’ 예배에도 참석했다는 점이다. 의사가 소견을 내놔도 환자가 거부할 경우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31번 환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해외를 방문한 이력이 없었고, 접촉자로 분류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높은 데다 검사 비용은 물론 치료 비용도 전액 무료이고, 격리 중 소정의 생활비도 지원된다. 무엇보다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 보건당국과 의료진이 판단 하에 검사와 격리 조치를 권유하는 것이다. 대구 곳곳 31번 환자 다녀간 곳 폐쇄·격리 조치 31번 환자가 증세를 보인 뒤 지역사회 여러 곳을 방문한 사실이 파악되면서 대구와 인근 지역 곳곳이 방역과 폐쇄 조치됐다. 새로난한방병원은 18일 오전부터 건물 입구를 막고 주차장 입구도 폐쇄했다. 병원에 남아 있는 환자 33명도 대구의료원으로 이송했다. 31번 환자 A씨의 병원 출입 및 엘리베이터 이용 등 이동 경로 확인을 위한 CCTV 분석에도 착수했다.같은 건물 1층에 있는 약국과 신협 범어지점도 임시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직원 7명이 근무하는 신협 범어지점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문을 닫았으며 직원 모두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협 범어지점 관계자는 “확진자가 다녀간 적도 없고 보건 당국에서도 자가격리를 주문하지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체적으로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A씨가 다녀간 수성구 보건소와 호텔 등에도 비상이 걸렸다. 보건소 측은 17일 밤과 18일 오전 2차례 시설 내부 전체를 방역했고, 현재 1~3층 민원실도 폐쇄했다. A씨와 접촉한 직원과 공익 요원 등 11명은 자가격리 조치했다. 동구 퀸벨호텔은 18일 휴업에 들어갔으며 오전 11시부터는 동구 보건소 직원 등이 출입을 통제하고 방역작업을 벌였다. 또 엘리베이터, 식당 입구 등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해 A씨가 예식장에 들어갔는지 등 동선과 접촉자를 확인하고 있다. 호텔 측은 영업 재개 여부를 두고 회의를 거듭했다. A씨가 지난 6∼7일 2차례 찾은 동구 부띠끄시티테라스 오피스텔 201호 C클럽과 신천지 대구교회도 폐쇄조치 뒤 방역을 하고 있다.환자의 아들 B씨가 다니는 달성군 한 자동차부품업체도 B씨를 긴급 자가격리 조치를 하고 사무실 등을 소독했다. 일단 31번 환자 가족 2명에 대해 진단검사를 벌인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음성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음을 뜻한다. 이들 외에 환자 직장동료 4명, 지인 4명, 택시기사 5명 등 나머지 접촉자들에 대한 검사는 진행 중이다. 이밖에 A씨가 입원한 한방병원 소속 간호사의 자녀가 다니는 수성구 한 유치원도 원아들을 귀가시키고 당분간 휴원키로 했다. 대구시는 대구시민의 날 행사를 비롯해 공공이 주관하는 모든 행사를 취소하고 민간행사에 대해서도 취소를 권고키로 했다.범어도서관, 용학도서관 등 수성구립도서관 8개 관도 청사 소독 및 방역 등을 위해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임시 휴관하기로 했다. 수성아트피아는 오는 21∼22일 양일간 개최 예정이던 독일 칼스루에 국립극장 초청 콘서트오페라 ‘돈 조반니’ 공연을 취소하기로 했다. 청도공영사업공사도 고객 안전과 건강을 위해 당초 오는 22일 재개할 예정이었던 소싸움 경기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경북 청도군은 확진자 A씨가 지난 15일 동구 퀸벨호텔을 찾았을 당시 이서면 주민 수십명도 결혼식 참석을 위해 같은 장소를 간 사실을 확인하고 이상 증상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中 확진자 증가세 둔화했지만… 일본은 감염자 600명 넘어

    中 확진자 증가세 둔화했지만… 일본은 감염자 600명 넘어

    두 달 넘게 창궐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세가 서서히 둔화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되레 감염자가 600명을 넘어서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 중국 최대 금융도시인 상하이에선 3월 개학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도 코로나19 전염원으로 지목된 야생동물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18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오후 3시까지 확인된 일본 내 감염자는 크루즈 여객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선자 542명을 포함해 모두 611명이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사례가 속출하면서 “이미 일상생활에서 전염될 수 있는 ‘유행 단계’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결국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배양접시’ 논란을 빚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선자들을 19일부터 하선시키기로 했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후생노동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객 전원의 검체 채취를 마쳤다”며 “음성으로 나오면 19일부터 배에서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한 성향의 산케이신문조차 한국을 배우자며 일본 정부를 질타했다. 중국에서는 일일 확진환자 수가 1000명대로 줄었다. 이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0시 현재 본토의 확진환자는 7만 2436명, 사망자는 1868명이다. 전날보다 각각 1886명, 98명 늘었다. 상하이직할시 정부는 모든 학교가 3월부터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상하이시의 결정을 시작으로 중국의 다른 지역들도 비슷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도 오는 24일 회의에서 야생동물 소비·거래에 대한 금지 규정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한편 태국에서는 에이즈바이러스(HIV)와 독감 치료제를 혼합해 치료한 환자가 이날 퇴원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라차위티 병원은 중국인 여성 환자(74)에게 HIV 치료용 리토나비르와 로피나비르, 독감용 항바이러스제 오셀타미비어를 혼합한 소위 ‘태국 칵테일’을 투여했는데, 심각한 폐렴 증상은 8~12시간이 지나 약화됐고 48시간이 지나서는 코로나19에 음성이었다. 이후 10일간 추가 투여 후 20일간 4번의 검사를 했지만 여전히 음성이었다. 현재 이 여성 외 중국인 3명·태국인 1명 등 4명이 같은 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공포와 공존 사이… 바이러스 ‘불편한 동거’

    공포와 공존 사이… 바이러스 ‘불편한 동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몸살을 앓는 와중에 최근 신생아들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에 집단감염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가뜩이나 걱정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경기 평택시에선 지난 6일 이후 한 산부인과를 거쳐 간 신생아 9명이 RSV에 감염돼 치료를 받고 있다. 울산 남구에서도 한 산후조리원에서 생활한 신생아 4명이 RSV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8일 확인돼 해당 산후조리원을 폐쇄했다. RSV는 잠복기가 2~8일 정도다. 코막힘이나 콧물,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대부분 자연 회복되며 2%가량은 입원 치료로 이어진다. 전체 영아 중 50~70%가 생후 1년 이내에 RSV를 앓는다. 코로나19에 가려져 관심을 덜 받고 있지만 우리는 독감 등 숱한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이다. 살면서 바이러스에 한 번 이상 감염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그 흔한 독감을 비롯해 B형간염, 홍역, 일본뇌염, 수두 등이 모두 바이러스 세계의 일원이다. 인간을 숙주로 하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인류와 공존의 길을 택한 대표적인 바이러스들을 살펴봤다.간염 바이러스 간염 바이러스(HBV)는 영양이 풍부한 간세포에 기생하며 증식한다. 감염된 간세포는 지속적으로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공장으로 활용되고, 바이러스는 혈액 속에 바이러스를 배출한다. 가장 유명한 게 A형간염, B형간염, C형간염이다. 이름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발견한 순서에 따라 이름을 붙였다. 먼저 A형간염은 오염된 음식이나 식수를 통해 전염된다. 1950년대만 해도 소아 시기에 대부분 감염돼 감기 몸살처럼 앓고 지나갔지만 1970년 이후 태어난 세대는 대부분 항체가 없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B형간염은 대개 출생 당시에 감염되기 때문에 바이러스와 함께 지낸 기간이 무려 40년 이상 되는 것으로, 이때부터 간경화나 간암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 가족력이 있거나 술·담배를 많이 하는 남성은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 20세기 말엽만 해도 B형간염에 걸린 사람이 한국인 가운데 8%가 넘었다. 1995년부터 국가사업으로 B형간염 예방 백신을 전 국민에게 접종한 뒤 3% 미만으로 줄이는 데 성공한 것은 지금도 공중보건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최근에는 주로 혈액과 체액을 통해 감염되는 C형간염이 늘어나는 추세다. 전 국민의 약 1%가 C형간염에 과거 노출됐거나 현재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B형은 예방접종이 가능하지만 C형은 아직까지 일반 백신이 없는 형편이다. HIV 바이러스 흔히 에이즈(AIDS)라고 하는 후천성면역결핍증을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는 인체에 들어오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를 찾아내 면역세포 안에서 증식하며 면역세포를 파괴한다. 감염인의 혈액, 정액, 질 분비물, 모유 등의 체액에 존재하며, 체액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최초로 감염된 후 짧은 급성증후군(초기 증상)을 거친 다음 오랜 기간(수년) 무증상기에 들어가게 된다. 이 기간 동안은 아무런 증상 없이 건강한 사람과 똑같은 생활을 하지만 면역 기능은 계속 감소하고 타인을 감염시킬 수 있다. 이후 면역 저하가 심해져 한계점에 도달하게 되면 이로 인한 합병증 등이 생기고 비로소 에이즈라 부르게 된다. 전파 경로가 확실하기 때문에 콘돔 사용이나 항바이러스제 등을 통해 예방할 수 있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홍역 바이러스 홍역은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높다. 홍역 바이러스는 매우 전염력이 높지만 공기 중 노출되면 몇 시간밖에 살지 못하므로 특별한 환경에 있는 경우 홍역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 즉 학교, 환자들이 모여 있는 소아과 병원 외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 등에서 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홍역에 걸리면 초기에 감기처럼 기침, 콧물, 결막염 증상이 나타나고, 고열과 함께 시작해 온몸에 발진이 나타난다. 홍역은 대개 특별한 치료 없이 대증요법(안정, 수분과 영양 공급)만으로도 호전된다. 그러나 홍역으로 인한 합병증(중이염, 폐렴, 설사, 구토로 인한 탈수 등)이 있는 경우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발생하는 암 중 가장 많은 빈도수를 나타내는 자궁경부암은 성 접촉으로 감염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여성은 물론 남성에게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남녀 모두에게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 일본뇌염 일본뇌염은 일본뇌염 바이러스로 인한 인수공통 감염병이다. 주로 빨간집모기가 원인이지만 이 모기에 물렸다고 모두 일본뇌염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 설령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 물리더라도 감염자 250명 중 1명 정도만 증상이 있다. 이마저도 대개는 열을 동반하는 가벼운 증상이나 바이러스성 수막염으로 나타난다. 드물게 뇌염이 발생하면 고열(39~40도), 두통, 현기증, 구토,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이며 의식장애, 경련, 혼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약 30%의 사망률을 보인다. 회복이 되더라도 3분의1가량이 신경계 합병증을 남긴다. 인플루엔자 겨울철 독감은 어지간해서는 뉴스거리도 안 될 정도로 흔한 환절기 질환이다. 독감은 사실 감기가 아니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호흡기질환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역사상 가장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숙주인 사람이 죽어 버리면 바이러스도 죽는다. 결국 바이러스로서는 사람이 적당히 아프면서 널리 바이러스 후손들을 퍼뜨려 주는 게 최선이다. 따라서 바이러스 감염병의 전파력과 치명률은 대체로 반비례 관계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그 어려운 과제를 달성했다. 그 덕분에 전 세계에서 생육하고 번성하는 바이러스 세계의 제국을 건설했다. 독일에서 유학할 당시 감기에 걸려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가 준 처방전이 “국화차를 많이 마시고 집에서 쉬라”는 것이었다는 일화에서 보듯 감기는 대개 특별한 치료 없이 충분한 휴식만으로도 증세가 좋아진다. 독감 역시 감기와 유사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고열과 두통∙근육통 등 감기보다 좀더 심한 전신 증상을 보인다.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항원의 조합에 따라 여러 가지 변종이 생기는데 대표적인 것이 2009년 전국에 유행했던 신종플루인 A형 H1N1 바이러스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계속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사람이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성을 미리 가질 수 없다. 결국 해마다 새로운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예방이다. 올겨울 유달리 독감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사실 원인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제대로 씻으며 기침 예절을 지키는 사람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이런 생활 습관은 독감 예방법이기도 하다. 코로나19를 잡기 위한 손 씻기가 독감 잡는 특효약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북한 “국민의 절반이 이것만 기억해도 자한당은 궤멸”

    북한 “국민의 절반이 이것만 기억해도 자한당은 궤멸”

     북한 매체 “사회주의 보건제도 우월”북한이 18일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사회주의 보건제도는 우리식 사회주의의 우월성의 상징으로 되고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판이한 두 보건제도의 현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리나라 사회주의보건제도는 가장 우월한 보건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돈에 의하여 사람의 생명이 결정되는 자본주의 나라의 병원들에서는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끔찍한 일들이 빚어지고 있다”며 한 어린이의 예를 들었다. 5살 난 어린이가 기관지천식이 심하여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가게 되었는데 의사는 약속한 시간보다 4분 늦게 도착하였다는 당치않은 구실을 붙여 치료를 거절했다는 것이다. 치료를 못 받고 집으로 돌아온 어린이는 발작증세와 함께 호흡을 멈췄고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갔지만 끝내 숨지고 말았다고 밝혔다. 또 일본의 예를 들며 의사들의 무능력과 불비한 의료조건으로 환자들이 생명을 잃는 의료사고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매체는 “인간의 생명 위에 돈을 놓고 돈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가리지 않는 사람 못살 사회, 윤리도덕이라는 말 자체가 사라져가고 있는 자본주의제도는 모든 것이 인민을 위하여 복무하고 국가가 인민의 생명과 건강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돌보고 있는 우리의 사회주의 제도와 얼마나 판이한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 메르스 사태 당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 보도한 한국 보도를 내세우며 “국민의 절반이 이것만 기억해도 자한당은 궤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 “자한당은 국민 파리목숨으로 여겨” 주장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1일 한국에서 발행되는 ‘자주시보’에서 게재한 유튜브 영상의 내용을 인용했다. 북한 측은 “2015년 메르스사태 당시 초기대응에 실패한 박근혜 정권은 결국 38명이란 소중한 국민의 목숨을 앗아가고야 말았다”며 “당시 특정병원의 이익을 위해 박근혜 정권이 정보공개를 막으면서 전염환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는 “초동환자 한두 명이 생겼다고 장관이나 총리가 나설 수는 없다. 감기나 이런 독감같은 것들도 일종의 전염병이다. 독감에 걸렸다고 해서 초기부터 정보공개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마련한 위기관리센터를 이명박 대통령이 폐기해 신형조류독감 대처에 완벽히 실패하였고 무려 70만명의 국민이 감염됐다며, “무능하기만 했던 국민기만 사기꾼 이명박이 노무현 대통령의 흔적을 지우려다 수백명의 국민을 죽음으로 던져넣은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북한 매체는 4월 총선과 관련해 “국민의 목숨을 파리목숨으로 여기는 자한당의 실체를 국민의 절반만이라도 정확히 알고 기억한다면 그 어떤 국민이 자한당을 지지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선별진료소만으로 감당 못해”… 경증·중증 나눠 병원 역할 분담을

    “선별진료소만으로 감당 못해”… 경증·중증 나눠 병원 역할 분담을

    선제적 방역망 구축… 최악의 상황 막아야 폐렴환자 조사로 확진자 다수 출현할 듯 응급실 폐쇄로 의료 시스템 붕괴 위험도해외여행력과 국내 확진환자 접촉력이 없어 방역망 밖에 있던 노부부(29번·30번)가 연달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자 지역사회 유행에 대비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방역전략을 시급히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역시 감염원과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할 때라고 판단하고 지난 16일 입원 중인 원인불명 폐렴환자에 대한 전수조사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검역 위주에서 지역사회 전파 억제 쪽으로 방역의 방향을 튼 것이다. 김강립(보건복지부 차관)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동하면서 검체 채취를 전담하는 조직을 가동하는 문제까지 포함해 제한된 대응 역량을 보완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추가 대책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입원 중인 원인불명 폐렴환자 전수조사로 숨어 있던 환자가 다수 출현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방역망 밖의 환자들이 대형병원과 요양병원에서 돌아다니다 바이러스가 전파되면 중증환자나 만성질환자, 노인들에게 노출돼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응급실이 폐쇄되면 기존 환자들이 갈 곳이 없어져 자칫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위험까지 제기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되면 선별진료소만으로 많은 환자를 감당할 수 없다”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도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환자 진료 의료기관을 의원급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증 환자는 보건소, 중등도 환자는 지방의료원, 위중한 환자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하는 식으로 진료체계를 세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학병원에 선별진료소가 있는데 한 발짝만 더 들어가면 바로 병원이어서 위험하다”면서 “경증 환자는 보건소가 맡고, 각 지방의료원은 코로나19 중등도 환자를 돌보도록 하고, 진짜 위중한 환자는 상급종합병원 음압실로 가도록 병원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병율(전 질병관리본부장)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동형 촬영장비, 음압 텐트 등을 신속히 배정해야 의료기관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며 “이런 체계를 미처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의심환자를 진료하다 병원이 폐쇄되면 진료 기피 현상이 일어나 환자들이 불안에 떨게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자리잡게 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기석(전 질병관리본부장)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건강한 사람의 몸에 숨어 증상을 일으키지 않고 올여름을 나고서 다음 겨울에 다시 나타날 수 있다”며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나 라이노 바이러스(감기)처럼 자리’잡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이 18일부터 ‘중증 급성기 호흡기 감염병 감시체계’와 ‘인플루엔자 및 호흡기바이러스 감염증 병원체 감시체계’에 코로나19를 추가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독감 등 호흡기 환자 속에 숨은 코로나19 환자를 찾아내 방역망 밖에서 바이러스가 지역사회로 전파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또… 30번 자가격리 중 일반인 접촉

    또… 30번 자가격리 중 일반인 접촉

    정부의 허술한 관리체계 다시 도마위에 1470여곳 요양병원 종사자 여행력 조사 코로나19, 독감처럼 상시 감시 관리키로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누적 확진환자가 30명으로 늘어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전날 29번 환자(82·남·한국인)에 이어 그의 부인(68·한국인)이 17일 30번 환자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이 부부는 해외 방문력이 없고 기존 확진환자 접촉자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기존 코로나19 방역감시망에서 벗어난 첫 사례다. 29번 환자는 특히 확진돼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기 전까지 동네 병원 등 세 군데를 아홉 차례나 방문해 병원 내 전파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는 병원 등에서 의료진·환자 등 114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30번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자가격리된 상태에서 조선일보 기자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나 정부의 허술한 관리 체계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해당 기자는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됐다. 앞서 자가격리 상태인 15번 환자(43·남·한국인)와 식사를 함께 한 처제가 20번(42·한국인) 환자로 확진된 바 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미 우리 주변의 여러 국가에서 감염 원인과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방역 당국은 노인 입원 환자가 많은 전국 1470여개 요양병원 종사자와 간병인을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 대상 지역인 중국과 홍콩, 마카오 여행력을 전수조사한다. 중국 등을 다녀온 뒤 14일간 출근을 금지하고 해외여행 이력이 없어도 기침, 발열 등의 증상이 있으면 업무에서 배제하고 진단검사를 받도록 했다. 방역 당국은 또 코로나19를 계절성 독감처럼 상시 감시 대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현재 13개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중증급성호흡기 감염병 감시체계’에 18일부터 코로나19를 추가하고 참여 의료기관도 확대한다. ‘인플루엔자 및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 병원체 감시체계’의 검사 항목에도 기존 8종류의 바이러스 검사에 코로나19를 추가하기로 했다. 한편 잠복기 논란을 빚었던 28번 환자(31·여·중국인)는 격리 입원 후 실시한 검사 결과 두 차례 연속 음성 판정이 나와 이날 격리 해제돼 퇴원했다. 국내 환자들 중 10번째 완치 사례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서울광장] 공포의 형체를 먼저 그려오라/이지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공포의 형체를 먼저 그려오라/이지운 논설위원

    한국도 줄곧 ‘공포’가 문제였다. 정부는 걱정하지 말라고 해 왔고 전문가들은 사망률, 치료율, 전파율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대통령도 “우리나라에서 아직은 신종 코로나가 중증 질환이 아니고 치사율도 높지 않다”고도 했다. 그러나 공포는 그런 것으로 해소되지는 않는 것 같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지하철을 타기가 미안한 상황이 도래했다. 치사율이 훨씬 높았던 메르스 때도 이러지는 않았다. 사태 초기, 소셜 미디어에는 마스크 착용자에게 “호들갑 떨지 말라”고 힐난하던 이들도 있었다. 대통령은 13일에도 ‘머지않아 종식’을 강조했지만, 현장은 현장마다의 ‘계획’이 이미 진행 중이다. 졸업, 입학 시즌을 맞으며 상당수 학교는 ‘연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교육부는 “불안감만 키울 수 있다”며 ‘재량껏’을 강조하고 있다. ‘감염병 발생 지역 등을 여행한 경우 보고하라’는 통지 같은 것도 한 사례다. 기한은 ‘코로나 19 감염 위험 종료 때까지’이고 대상은 회사 직원의 가족도 포함하고 있다. 걱정과 공포의 총량은 줄지 않을 뿐 아니라, 증가하고 있다는 방증들이다. 상대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하려면, 그 걱정의 내용을 먼저 알아야 한다. 마스크 착용자 모두가 감염 후 ‘치료불능’이나 ‘사망’을 우려하지는 않을 것이다. 공통된 걱정이 있다면 ‘감염’일 텐데, ‘혹 이미 감염됐을까’ 하는 걱정 그 자체일 수도 있다. 이 자발적 의심만으로도 당사자는 격리를 자원하게 된다. 진짜 걱정은 여기서부터다. 가족에게도 옮았을까? 어린 자녀는 누가 챙기고, 학교에는 누가 데려다 주지? 노부모는 어떻게 하지? 그러면서도 스스로 되묻는다. 정말 나는 감염된 것일까? 그러니 마스크를 쓰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더욱 조심하게 된다. 주변에도 묻는다. 혹 외국 어디 어디 다녀온 지인·친척들을 만난 적이 있느냐고. 모임도, 외식도, 여행도 뒤로 미루게 된다. 내가 이렇다 보니, 혹 남에게 민폐를 끼칠까 더욱 두려워진다. 더욱 조심하게 되고 위축되는 이유다. 전염병이 일상에 얼마만큼의 불편을 끼치는지 메르스를 통해 절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장 유명순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지난 1월 31일~2월 4일 진행한 설문조사가 이러한 추론을 뒷받침한다. 1000명의 응답자들이 가장 두려워한 것은 “주변의 비난과 추가 피해(5점 척도 3.52점)”였다.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 사람은 12.7%에 불과했지만,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본 응답자는 73.8%였다. 첫 확진 보고 후 2주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다. 이 두려움이 적극적인 예방 행동으로 이어졌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 팀이 앞서 실시한 조사에서 메르스 때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응답은 35%였으나 이번에는 81.2%였다. 손 씻기를 실천한다는 응답도 98.7%였다. 누군가는 코로나19를 ‘독감’과 비교하며 치사율을 거론한다. 그러나 독감으로 이렇게까지 격리와 수용을 강제당하지는 않는다. 독감으로, 여행 계획을 보고하라고 요구하는 통지는 본 기억이 없다. 크루즈 탑승객 전원이 내리지 못하는 일도 없고, 도시 봉쇄도 그렇다. 중국이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미국의 겨울철 독감 통계를 언급하고 ‘당신들이나 잘하라’고 한 것은 성급했다. 공포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셈이다. “감염병 대응은 심리방역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이 그렇지 않다고 하는데도 일반 국민들은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를 메르스보다 더 치명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는 유 교수의 말을 유념해야 한다. 공포와 우려의 내용을 모르니, 국민들의 ‘인식’을 고치기가 어려운 것이다. 코로나19의 발생과 함께 주목을 끈 블루닷(BlueDot)이라는 캐나다의 헬스케어 업체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자사 고객들에게 전염병 발생 사실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회사의 인공지능(AI)은 매일 65개 언어로 된 약 10만개의 기사를 읽고 분석해 바이러스의 출현을 파악했다. 이후 현지 기후, 가축의 상태 등과 함께 전 세계 항공사의 발권 데이터를 활용해 중국 우한에서 방콕, 서울, 타이베이, 도쿄 등으로 병이 퍼질 것을 예측했다. 미국의 업체 메타비오타는 질병의 증상, 사망률, 치료 가능성 등을 바탕으로 사회적, 정치적 혼란을 야기하는 질병의 확산 위험을 추정하는데 “이 코로나바이러스가 ‘공포지수’가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수치로 표현된다면, 공포도 형체를 가졌다 할 수 있다. 공포의 모습과 내용을 알지 못한 채 공포와 맞설 수 없다. 관(官)은 메르스 때와 견주며 안주할 때가 아니다. 코로나19가 가진 공포의 형체를 먼저 그려올 일이다. jj@seoul.co.kr
  • [사설] 경제 살리며 ‘코로나 19 긴장’ 끝까지 놓지 말아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가 우리 실물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우리 일생생활을 움츠러들게 하더니 외식과 관광, 숙박 등 국내 소비마저 직격탄을 맞았다. 경제는 심리가 중요한데 이렇게 경제활동 자체가 위축되면 개인은 물론 국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크다. 가뜩이나 침체된 경제가 이번 사태로 더욱 가라앉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재계 총수들과 간담회를 가진 것도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태로 경제의 발목이 잡혀 매우 안타깝다”며 “코로나19 상황 이전에 예정했던 설비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민 역시 어려울수록 기업이 위축되지 않고 경기 활성화에 앞장서며 국가 위기 극복에 나서는 모습을 기대한다. 현재까지 우리의 감염증 방역 시스템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코로나19를 조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과도한 공포는 금물이다. 음식점이나 술집,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마저도 끊기면서 고사 직전의 상황으로 몰려 있다.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인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에게 피해가 몰리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입원해 있던 확진환자들이 속속 쾌유한 상태로 병원 문을 나서고 있다. 싱가포르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했다가 감염된 17번 환자도 완치 뒤 “독한 독감 같았다”는 소회를 밝혔다. 감염자가 다녀간 장소라고 해도 방역 후 1~2일 정도면 바이러스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풀뿌리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자영업 매출이 급감하면서 지역경제가 흔들릴 정도가 됐다. 그보다 더 어려운 취약계층들이 한계상황으로 몰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어제 정부가 감염증 피해기업에 2500억원을 공급하고 소상공인에게 경영애로 자금 200억원과 지역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특례보증 1000억원을 긴급 지원키로 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소상공인 관련 예산을 증액하거나 조기 집행해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발원지 중국에선 확진자가 하루 새 1만 4840명, 사망자가 242명 늘었다. 과거 통계에서 빠졌던 임상진단 환자를 확진 사례에 포함시켰다지만 이런 비상식적 폭증세는 의구심이 남는다. 중국 당국이 의도적으로 이번 사태를 축소해 왔다면 2차 재확산 등의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말고 방역 점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작은 구멍 하나가 둑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교훈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 112세 세계 최고령 ‘日 꽃할배’… “웃어요 웃어”

    112세 세계 최고령 ‘日 꽃할배’… “웃어요 웃어”

    정년 뒤 농사 짓고 100세 넘어도 일 계속 요양시설서도 신문 읽기·행사 참여 활발 “맛있는 것 먹으며 10년은 더 살고 싶어”다음 달에 113세 생일을 맞는 일본인 할아버지가 세계 최고령 남성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세계기록 인증기관인 영국 기네스월드레코드는 지난 12일 니가타현 조에쓰시의 노인요양시설에서 지내는 와타나베 지테쓰에게 ‘112세 344일’의 세계 남성 최고령자 인증서를 전달했다. 와타나베는 지난해 1월 기존 최고령 기록 보유자였던 노나카 마사조가 113세로 홋카이도에서 사망한 뒤 사실상의 최장수 남성으로 인정받다가 이번에 공식 등재됐다. 그는 인증서 전달식에서 소감을 묻자 “오늘의 기분을 축하해”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장수 비결에 대한 물음에 “웃는 것”이라고 답한 그는 젊은이들을 향해 “힘을 내자”고 말했다. 서예가 취미인 그는 인증식에 맞춰 며칠 전 미리 써놓은 ‘세계제일’(世界一) 휘호를 보여주며 주먹을 들고 파이팅을 외치는 자세로 기념촬영을 했다. 1907년 조에쓰에서 태어난 와타나베는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제당에 입사, 30대 중반까지 대만 지사에서 근무했다. 1944년 태평양전쟁 말기에 군에 징집됐으나 무사히 종전을 맞았다. 고향에 돌아온 그는 니가타현청 공무원으로 일했고 한때 지방의회 의원 생활도 했다. 정년 후에 비로소 농사를 시작, 100세 넘어서까지 일을 하는 왕성한 체력을 과시했다. 자녀들과 줄곧 함께 살았던 그는 2015년 108세를 넘어서면서부터 인플루엔자 독감 바이러스 등에 대한 몸의 저항력이 떨어졌다는 진단에 따라 요양시설에 들어왔다. 현재 자녀 5명, 손자 12명, 증손자 16명, 현손 1명을 두고 있다. 고령이다 보니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지만 끼니를 거르는 날이 없다. 평소 밥이나 죽에 설탕을 뿌려 먹을 만큼 단것을 좋아하는 그는 인증서 전달식에서도 딸기 케이크를 맛있게 먹었다. 그는 평소 “건강이 제일이야. 맛있는 것들 먹으면서 10년은 더 살고 싶어. 120세까지는 힘을 내야지”라고 자주 말한다고 한다. 큰며느리(81)는 “온화하면서도 진지하지만 유머도 있으신 정말로 멋진 분”이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그를 돌보는 요양시설 직원은 “신문 읽는 것이 와타나베 할아버지의 중요한 일과로, 휠체어를 타고도 시설내 행사에 꼬박꼬박 참가하고 계시다”면서 “늘 화내지 말고 웃고 살라고 강조하신다”고 전했다. 한편 남녀 통틀어 세계 최고령은 현재 후쿠오카에 살고 있는 117세 여성 다나카 가네다. 지난해 3월 ‘116세 66일’로 기네스월드레코드의 공인을 받았다. 남녀 모두 세계 최고령자가 일본인인 셈이다. 2018년 70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일본은 100세 이상 고령자가 지난해 9월 기준 7만 1238명에 이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나를 바이러스처럼 보지 않을까… 환자에겐 더 힘든 ‘낙인’ 트라우마

    나를 바이러스처럼 보지 않을까… 환자에겐 더 힘든 ‘낙인’ 트라우마

    3번 스트레스 심해 심리 안정제 등 투여 17번 “정신적 힘들었는데…” 감사 편지 전문가 “자가 격리자·환자 편견 없애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13일 기준 593명이 가족과 제대로 접촉하지 못한 채 2주 동안 창살 없는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감염 확산을 막아 격리자의 가족과 사회를 바이러스로부터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지만, 이들이 느끼는 심적 고통은 질병보다 더 크다. 전문가들은 주위의 부정적인 시선이 확진환자와 격리자들을 더 힘들게 한다며 ‘낙인찍기’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차·3차 감염을 일으켰던 3번 확진환자(54·남)는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에 심한 스트레스와 불안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3번 환자가 입원했던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3번 환자분이 많이 힘들어했다”며 “불안과 스트레스 증상이 심해 입원 뒤 정신과 협진으로 심리상담을 진행했고 정신·심리 안정제도 투여했다”고 밝혔다. 백종우 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회 위원장은 “많은 격리자와 환자들이 ‘사람들이 나를 바이러스처럼 보지 않을까, 내가 다른 사람을 전염시키지 않을까’라는 불안, 가족과 지인에 대한 미안함, 격리에 따른 고립감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는다”고 말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종식된 이듬해 서울 강동구가 격리 대상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5%가 불안과 스트레스를 경험했고 17.6%는 격리해제 후 6개월이 지나서도 이런 감정을 호소했다. 자가격리경험자가 겪은 부정적 경험은 사회적 낙인과 차별이었다. 2015년 메르스 백서에는 “격리해제 후 열흘이 진짜 힘들었다. 집에 있지 왜 나오냐고 다들 피하거나 바쁘니 다음에 보자고. 그게 서러웠다”는 경험담이 기록돼 있다. 당시 많은 확진환자와 격리자들이 주위 회피, 자녀 등 가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경험했다. 이번에도 16번 확진환자(42·여)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자 이를 토대로 신상 털기가 어김없이 재현됐다. 국가트라우마센터 등이 나서 심리 상담을 하고 있지만 바이러스로부터 다른 이들을 지키고자 스스로 격리를 선택한 이들과 환자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는다면 개인과 공동체에 메르스 사태 때와 같은 깊은 트라우마가 남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백 교수는 “이들이 오히려 ‘격리를 통해 가족과 사회안전을 지키는데 일조했다’라는 것을 사회가 알아줘야 우리 사회의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날 퇴원한 17번 확진환자(37·남)는 의료진에 “독한 독감을 앓은 것 같다”며 “창문 하나 없는 방에서 지내는 정신적으로 힘든 저를 정성을 다해 돌봐주시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는 감사 편지를 남겼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코로나19 퇴원 17번 환자, 의료진에 감사편지

    코로나19 퇴원 17번 환자, 의료진에 감사편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경기 고양 명지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12일 퇴원한 17번째 환자(37세 남성, 한국인)가 의료진에 감사 편지를 전했다. 13일 명지병원에 따르면 17번 환자는 퇴원 전 의료진에 이메일을 보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불안한 마음으로 병원에 도착했는데, 방호복을 입은 김문정 교수님이 직접 마중 나와서 ‘치료받으면 금방 괜찮아질 거예요’라는 말과 함께 직접 5층 병실까지 동행해 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제 몸 상태를 매일 꼼꼼하게 챙겨주시고, 새로운 소식이 있으면 바로바로 알려주신 강 교수님, 병실로 직접 방문하거나 화상 전화로 따뜻한 말 한마디 더 해주시려고 노력해준 의료진의 모습이 좋았다“고 감사의 말을 남겼다. 음압 격리병동의 10여명의 간호사에게도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17번 환자는 전날 오후 퇴원하면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막상 (코로나19를) 겪어보니 생각보다 엄청 심각한 질병은 아닌 것 같다“며 ”우리나라처럼 초기에 잘 대응해서 치료를 잘 받으면 쉽지는 않아도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독한 독감의 느낌이었는데, 금방 치료를 잘 받아 빨리 퇴원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나머지 환자들도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저처럼 빨리 회복해 하루빨리 퇴원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한 후 지난달 24일 귀국했다. 이후 콘퍼런스 참석자 중 한 명이 코로나19 진단을 받았다는 통보를 받고 검사한 결과 이달 5일 확진돼 치료를 받아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코로나19’ 17번 환자 퇴원 “엄청 심각한 질병은 아닌 것 같다”

    ‘코로나19’ 17번 환자 퇴원 “엄청 심각한 질병은 아닌 것 같다”

    싱가포르 방문했다가 귀국 후 확진 판정받은 37세 남성“독한 독감 느낌…초기 치료 잘 받으면 나을 수 있겠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17번째 환자(37세 남성·한국인)가 12일 퇴원했다.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온 17번 환자는 이날 오후 4시 30분쯤 퇴원하면서 언론과 가진 짧은 인터뷰에서 “제가 막상 (코로나19를) 겪어보니 생각보다 엄청 심각한 질병은 아닌 것 같다”면서 “우리나라처럼 초기에 잘 대응해서 치료를 잘 받으면 쉽지는 않아도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독한 독감의 느낌이었는데, 금방 치료를 잘 받아 빨리 퇴원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나머지 환자들도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저처럼 빨리 회복해 하루빨리 퇴원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병원에서 불편한 점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별로 불편한 점은 없었다”고 답했다. 17번 환자는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지난달 24일 귀국했다. 이후 콘퍼런스 참석자 중 1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는 통보를 받고 검사한 결과 이달 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코로나바이러스 진단기술…조기 진단에 집중

    코로나바이러스 진단기술…조기 진단에 집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정부가 조기 확인 가능한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를 적용하면서 6시간 만에 감염여부를 진단할 수 있게 됐다. 유전자 증폭검사는 코로나19에서 특이하게 발현하는 유전자를 검출해 감염 여부를 신속히 진단할 수 있다.12일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20년간(2000~19년) 인체 감염 가능성이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진단기술은 총 64건(내국인 56건)이 출원됐다. 사스 관련 진단기술이 19건, 메르스 진단기술이 33건이다. 사스는 2002년, 메르스는 2015년 국내 발생 후 특허 출원이 크게 증가했고 출원인은 대부분 내국인이었다. 현재 코로나19 진단 관련 특허 출원은 없지만 증가가 예상된다. 기술은 항원·항체 반응 이용 진단과 실시간 유전자 증폭(PCR) 이용 진단기술이 각각 32건, 33건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독감 바이러스 진단 기술은 200건이 출원됐는데 신속한 진단이 가능한 PCR 진단이 132건으로, 독감은 치료제가 개발돼 신속 진단이 중요한 점이 반영됐다. 백영란 특허청 바이오·헬스케어심사과장은 “코로나19 역시 신속 진단과 다수 종의 바이러스를 동시 진단하는 멀티플렉스 진단기술에 대한 개발 및 출원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신종 감염병과 인간의 이타성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신종 감염병과 인간의 이타성

    지난해 12월 말 중국 우한에 있는 화난수산물도매시장에 다녀온 사람들에게서 시작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미국에서는 약 2600만명이 A, B형 독감에 걸려 80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감염성 질병에 몸살을 앓고 있다. 팬데믹(대유행)을 막고 위기상황을 조기 종식시키기 위해 의료진과 방역전문가들은 방호복을 입고 24시간 고군분투하고 있다. 식사는커녕 화장실 갈 시간이 없을 정도로 초긴장상태라고 한다. 더군다나 예방백신이나 치료제도 마땅치 않은 신·변종 감염병이 유행하면 환자들과 수시로 접촉해야 하는 의료진과 방역요원들은 병원균에 감염될 위험이 누구보다 높다.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사람, 사람을 구하러 화재가 난 건물에 뛰어든 사람, 불우한 이웃에게 헌신적인 자원봉사자 등 이타적 행동을 하는 많은 사람의 이야기들은 뉴스를 통해 종종 접할 수 있다. 과거에 인간의 이타성은 철학의 분야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진화생물학자, 신경과학자, 발달심리학자, 경제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이타적 행동의 이유와 그 근원을 찾고 있다.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학습·뇌과학연구소, 심리학과 연구팀은 이타적 행동은 유아기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새로 확인하고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4일 자에 발표했다.연구팀은 생후 16~20개월 된 다양한 인종의 남녀 어린이 96명을 대상으로 음식을 타인에게 나눠주는지에 대한 실험을 실시했다. 과학자들은 아직 사회성이 형성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아이들이 인간의 기본적 욕구인 식욕을 참고 다른 사람에게 음식을 나눠 주는지를 관찰하고자 했던 것이다. 연구팀은 배고파 할 시간인 식사 바로 직전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인 바나나, 딸기, 포도, 블루베리를 이용해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성인 실험자들을 아이들과 마주 앉도록 한 뒤 자신의 접시에 있는 과일을 실수로 아이들 접시에 떨어뜨린 뒤 아이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실험에 참여한 절반 이상의 아이들이 배가 고프지만 자신의 접시에 떨어진 과일을 다시 돌려줬다고 한다. 아이들의 이런 행동은 형제자매가 있거나 타인을 돕고 배려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가정의 아이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발달·비교심리학과 연구진도 이와 비슷한 실험을 해 2006년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생후 14~18개월 유아 24명을 대상으로 친인척이 아닌 어른들을 한 번 만나게 한 다음, 몇 분이 지나고 다시 그 어른과 만나도록 했다. 이 때 어른의 손에 닿지 않는 물건을 가져다 주거나 손에 물건을 잔뜩 든 어른을 위해 문을 열어주는지를 관찰한 것이다. 관찰 결과 유아 24명 중 22명이 망설임 없이 어른들을 도왔다.지금까지 많은 연구는 어린아이들이 다른 사람을 도우려고 하는 것은 보상이나 칭찬을 받으려는 욕구 때문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타인을 염려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쉽게 말해 인간은 본래 이타적이라는 것이다. 진화의 과정에서 얻게 된 이타심은 사람과 동물을 다르게 만들어주는 대표적인 특성이다. 경쟁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에서는 이타심과 협력이라는 천성을 잃게 만든다. 그런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사회는 진화를 역행하고 있다고 말해도 될 것이다. 신종 코로나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지금 감염병과 그로 인한 공포라는 또 다른 질병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과 방역요원들은 숭고한 이타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인간만이 가진 천성을 현재와 같은 위기상황에서나 볼 수 있다는 것이 한편으로 씁쓸하긴 하지만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전투를 벌이는 가운데 인간에게 변치 않는 천성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그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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