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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년 전 마스크 쓴 日소녀들…컬러로 보는 과거 팬데믹

    100년 전 마스크 쓴 日소녀들…컬러로 보는 과거 팬데믹

    1918년 전 세계에 스페인 독감이 창궐했을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사진이 컬러로 재탄생했다. 이 사진들은 가족들의 DNA 샘플을 이용해 조상의 뿌리를 찾는 마이헤리티지(MyHeritage.com)가 전 세계인들로부터 받은 당시 흑백사진을 컬러로 편집한 것으로, 기존에 공개돼왔던 당시 사진들보다 훨씬 생동적이다. 이를 보도한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당시 사람들 역시 전염병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했다. 대부분의 마스크는 면으로 만들어졌고, 일부 사람들은 공기 중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바이러스를 걸러내기 위해 일종의 공기청정기와 같은 수제 기계를 사용하기도 했다.공공장소에서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통제하는 것 역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처한 현재의 모습과 꼭 닮았다. 미국 워싱턴에서 촬영된 한 사진은 중절모를 쓴 한 남성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버스 승차를 거부당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1918년 미국에서 찍힌 또 다른 사진에서는 모피 코트와 모자로 한껏 멋을 낸 여성 두 명이 면으로 만든 마스크를 쓴 채 서로를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영국 런던의 거리에서 포착된 1919년 당시 한 커플은 마스크를 천을 둘둘 만 듯한 독특한 마스크를 입에만 걸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마스크의 끈이 귀에 걸칠 수 있도록 둥그런 형태를 띠고 있는 것과 달리, 102년 전 영국 커플이 착용한 마스크는 뒤통수에 걸칠 수 있도록 긴 끈만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페인 독감을 피하기 위해 애쓴 100년 전 일본 소녀들의 모습도 공개됐다. 공개된 사진은 1919년 당시 10대로 추정되는 일본의 소녀 수십 명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어디론가 이동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해당 사진을 공개한 마이헤리티지 측은 “지금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피해자가 대체로 노년층인 것과 달리, 스페인 독감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매우 치명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컬러로 재편집된 스페인 독감 당시 사진들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현재의 모습과 놀랄 정도로 닮아있다”면서 “당시에도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과 개인 위생이 강조됐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 미국 시카고에서 처음 발생해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2500만 명에서 최대 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4세기 중기 유럽 전역을 휩쓴 페스트와 1차 세계대전 전사자(900만 명)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희생돼 ‘20세기 최악의 감염병’으로도 일컬어진다. 스페인이 바이러스의 발원지는 아니었지만, 스페인 언론이 이 사태를 깊이 있게 다루면서 이름이 붙여졌다. 한국에서는 ‘무오년 독감’이라고 불렀으며, 740만여 명이 감염됐고 14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코로나 시대의 식물세밀화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코로나 시대의 식물세밀화

    4년 전 프랑스의 한 공원에서 캐롤라이나재스민이라는 식물을 본 적이 있다. 미국 남부와 멕시코에 분포하는 젤세미움속으로 꽃이 개나리를 닮아 개나리재스민이라고도 불리는 식물이었다. 생김새와 싱그러우면서도 부드러운 향기가 인상 깊어 한국에 와서 재배해 볼 요량으로 정보를 찾아봤는데, 흥미롭게도 내가 찾은 그림 기록 대부분이 1918년 스페인 독감 대유행 시대 것이거나, 이 시대를 고찰하는 논문과 책에 재기록된 것이었다. 이 식물은 대체의학의 일부인 동종요법으로서 스페인 독감의 치료제로 이용되고 이슈가 됐던 것이다.식물 그림은 대부분 해당 식물이 처음 발견되고 세상에 발표될 때에 그려진다. 그러나 발견의 역사가 오래되거나 첫 기록이 표본이나 사진뿐이라 그림이 없는 경우에는 후대에 다시 그려지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약용식물을 이용하거나 식물의 씨앗이나 모종이 판매될 때, 식물에 대해 이야기할 일이 있을 때에도 식물세밀화가 기록됐다. 그러니까 식물세밀화는 식물의 형태 기록 그 자체이면서 사람들에게 식물을 이야기하는 매개인 것이다. 그러니 해당 식물이 많이 이용되거나 언급되는 시대일수록 그림도 많이 그려지기 마련이다. 스페인 독감 시대에 캐롤라이나재스민 그림이 많다는 건, 그만큼 그 시대에 핫했던 식물이란 이야기다. 그리고 후대는 이러한 그림과 글 기록을 통해 당시 상황을 고찰하고 본보기로 삼는다.그래서 나의 지난 3개월을 돌아보았다. 코로나 시대가 나의 식물세밀화 작업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학회가 취소되고 전시 일정이 미뤄지는 것처럼 누구든 겪는 일이 아니라, 오직 식물세밀화를 그리기에 겪어야 했던 변화는 무엇인지. 변화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하나는 식물세밀화의 기록 과정의 변화, 그리고 또 하나는 그림 그리는 종의 변화다. 식물세밀화를 그리기 위해서는 식물을 직접 관찰해야 한다. 식물이 제주도 한라산에만 자생한다면 제주도에 가야 했고, 해외에 있다면 해외로도 나갔다. 그러나 요 몇 달 강원도 점봉산이나 근처 식물원에 가는 것조차 최대한 자제해야 했고, 표본으로 대체하거나 기록을 나중으로 미루기도 했다. 나중이라는 건 내년이다. 지금 핀 꽃을 기록하지 못하면 이 꽃을 내년에야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완성한 그림은 고화질로 스캔해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해야 하는데, 스캔 업체에 직접 가지 않고 퀵서비스를 통해 그림을 전달하고 다시 받는 과정을 거쳤다. 그렇게 완성된 그림 파일을 기관에 전달하는 것 역시 대면 없이 온라인으로 처리했다. 지난달에는 거베라를 그렸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량이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주요 화훼식물인 거베라는 주로 행사용 대형 화환에 들어간다. 그러나 결혼식이나 개업식과 같은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며 거베라뿐만 아니라 화훼산업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베라를 그리게 된 이 프로젝트는 화훼농가 활성화를 위해 소비자에게 우리나라 재배식물을 알리려는 목적이었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목적의 작업이기도 하고, 거베라는 2년 간격으로 품종이 바뀔 정도로 유행의 흐름이 빠르기 때문에 거베라 수요가 줄어든 지금, 우리가 오직 이 그림을 통해서만 이 신품종을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거베라를 그릴 때에도 나는 어렵게 찾은 농장에서 식물을 배달받아 그리거나, 농장에서 재배되지 않는 종들은 사진을 보고 그려야 했다. 그리고 그림 제안이 가장 많았던 식물은 약용식물이다. 잡지나 신문사 등에서 면역력에 강한 식물이나 지금 같은 시기 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식물을 그려 달라거나, 혹은 밖에 나가기 힘든 상황의 사람들에게 집에서 재배하면 좋은 허브식물들을 추천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 모든 작업을 수락하고 식물들을 그리려면 오히려 내가 자주 또 멀리 밖으로 나가야 한다. 한편으로는 이 시기에 내가 감염된다면 진행하는 일들을 모두 미뤄야 한다는 것, 이 작업을 대체할 사람이 마땅치 않다는 점을 떠올리면서 더 꼼꼼하고 철저히 수칙을 지켜 스스로를 돌봐야 했다. 우리나라에 식물세밀화가가 얼마 없다는 슬픔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미래의 식물세밀화가들에게, 지금과 비슷한 상황에서 어떻게 식물을 수집하고 그려야 하는지 선례가 될 수 있도록. 코로나 시대 사람들이 스페인 독감이 유행이던 시절 이용된 약과 허브에 관한 기록을 찾듯, 언젠가 누군가 지금 내가 그리는 면역력에 좋다고 알려진 식물 기록을 검색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말이다.
  • ‘우한 첫 발병 나흘 전 파리에 첫 환자’ 주장 왜 중요한가

    ‘우한 첫 발병 나흘 전 파리에 첫 환자’ 주장 왜 중요한가

    지난해 12월 27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는 한 의사의 주장은 여러 모로 당혹스럽다. 같은 해 10월부터 중국 우한의 한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외부로 유출됐으며, 폐렴 의심 환자가 있었다는 리원량 박사의 증언이 있었다는 점을 알지만 언론에서는 중국 보건당국이 우한에서 첫 환자가 나왔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공식 보고한 같은 해 12월 31일을 세계 첫 발병일로 삼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의 말이 맞다면 프랑스의 공식 첫 환자 발생일인 1월 24일보다 한달 남짓, 세계 첫 발병일보다 나흘 앞당겨지게 된다. 국내 언론들이 4일과 5일 이 소식을 전하자 적지 않은 이들이 ‘명백한 중국 책임론에 물타기하려는 의도’ 쯤으로 폄하하는 댓글을 달았다. 조금 더 명확한 근거를 확인한 뒤에 기사화했어야 중국의 의도에 놀아나지 않는 것이란 주장을 펴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4일 미국 CNN의 ‘쿠오모 프라임타임’에 출연한 의학전문기자 산제이 굽타도 ‘현재로선 누구도 진위를 모른다’는 말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진실을 알기 위해 지금은 조금씩 조각을 맞춰나가는 일에 충실해야 한다는 뜻이다. 5일 영국 BBC가 조금 더 구체적인 사실들을 보도했고 WHO도 공식 반응을 내놓았다. 새 환자는 어떻게 찾아냈나? 문제의 의사는 파리 근처 아비센느 장베르디에 병원의 응급실 팀장인 이브 코엔 박사다. 그는 지난해 12월 2일부터 올해 1월 16일 사이 독감 증상으로 입원했으나 독감 확진을 받지 않았지만 코로나19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 환자 24명 가운데 특히 폐렴 증상을 보인 14명의 냉동 샘플을 해동해 다시 검사한 결과 한 환자의 샘플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한 번 더 검사를 했는데 마찬가지였고, 흉부 엑스선 사진과 코로나19 환자의 것을 비교해봤더니 일치했다. 파리 북동부 비비니에 사는 아미루체 함마르란 43세 남성이 지난해 12월 27일 이 병원에 입원했는데 그의 샘플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는 마른 기침, 고열, 호흡곤란 등 지금은 가장 일반적인 코로나19 증상으로 인정되는 증세를 호소했다. 함마르는 현지 방송 BFMTV에 자신은 아프기 전 프랑스를 떠난 적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코엔 박사는 그의 두 자녀도 아파했지만, 아내는 어떤 증상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의 아내는 샤를 드골 신공항 근처 슈퍼마켓에서 일해 그 전에 중국을 다녀온 이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어 감염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녀는 “때로는 손님들이 공항에서 곧바로 가게에 여행가방을 끌고 왔다”고 말했다. 코엔 박사는 “그녀가 무증상 전파자였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당초 이번주 ‘국제화학요법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에 실릴 예정이었는데 언론에 보도되는 바람에 전문 공개를 앞당겼다. 왜 이렇게 중요한지? 지금까지는 프랑스에서의 첫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1월 24일 확인된 세 환자였다. 두 환자는 우한을 다녀온 적이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가까운 가족이었다. 유럽에서의 첫 인간 대 인간 감염은 지금까지 같은 달 19일과 22일 사이 독일을 방문한 중국인 동료에게 감염된 독일 남성으로 여겨졌다. 로울랜드 카오 에딘버러 대학 감염내과 교수는 함마르의 발병일이 맞다면 세계의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들에서 아주 빠르게 첫 감염이 진행된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그는 “우리가 이 질병을 판단하고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 데 걸린 시간이 아주 짧았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WHO “놀라운 일이 아니다” WHO는 더 많은 연구소들이 보유한 샘플들을 다시 검사해볼 것을 권하고 있다. 크리스티앙 린트마이어 대변인은 5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브리핑을 통해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모든 것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그림을 그리게 한다”면서 “과거 샘플을 다시 분석해보면 더 이른 사례도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발견이 코로나19의 잠재적인 확산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도울 것”이라며 다른 국가들도 작년 말에 발생한 미확인 폐렴 사례에 대한 기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서만 초기 검사 결과를 재검토한 것은 아니다. 2주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사후 부검을 통해 미국에서의 첫 감염 사망 사례가 당초 인정된 것보다 한달 가까이 앞당겨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콜록콜록’ 안 멎나요? 집콕 대신 걷고 뛰고, 털 달린 동물 멀리하세요

    ‘콜록콜록’ 안 멎나요? 집콕 대신 걷고 뛰고, 털 달린 동물 멀리하세요

    코로나19 확산 이후 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 폐 질환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고위험군에 포함된다. 폐와 기관지의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꼽힌다. 폐암만큼 치명적이지만 상대적으로 관심은 낮은 편이다. COPD에 대한 궁금증과 예방 수칙, 치료 방법 등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 본다.Q. 얼마나 심각한 질병인가. A.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5대 만성병 가운데 하나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사망자가 많은 질환으로 꼽힌다. 향후 2030년에는 네 번째, 2050년에는 세계 첫 번째 사망 질환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에서도 사망 원인 7위로 교통사고(10위)보다 높다. 특히 대기 오염과 고령화의 영향으로 환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천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41만여명에 이르지만 COPD의 경우 19만여명에 그쳤다. 실제 국내 환자는 300만명 정도로 예상되지만, 관심 부족 등으로 진단율은 2.8%에 그친다. 과거에는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이 으레 걸리는 병 정도로 치부했고, 신약 개발이나 연구도 활발하지 않았다. 사망률은 꾸준히 상승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Q. 어떤 질병이며 왜 생기는가. A. 기관지나 폐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폐조직이 파괴되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장기간에 걸쳐 기도(호흡 시 공기가 폐로 전달되는 통로)가 좁아지면서 만성적인 기침이나 가래,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고 폐활량이 감소한다. 기도는 정상적으로 숨을 들이쉴 때 넓어지고 내쉴 때는 좁아진다. 하지만 COPD 환자는 숨을 내쉴 때 기도가 심하게 좁아져 호흡이 힘들어지고 숨이 차는 현상이 나타난다. 가장 큰 원인으로 흡연을 들 수 있다. 실제 환자의 70~80%가 흡연자이거나 과거 흡연 경력이 있었다. 대기오염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미세먼지도 원인으로 입증됐다. 저개발 국가에서는 조리나 난방에 쓰는 연료에서 발생하는 연기도 원인으로 꼽힌다. 출생 시 저체중 혹은 유년기 폐성장 장애, 반복적인 호흡기 감염 등도 발병 위험을 높인다. Q. 흡연과의 상관성은 어느 정도인가. A. COPD는 폐기종과 만성기관지염으로 분류된다. 담배에 포함된 여러 가지 독성물질에 의해 폐포가 파괴되는 것이 폐기종이다. 폐기종이 진행된 환자는 심한 호흡곤란을 호소한다. 담배 연기의 만성적인 자극에 의해 기관지에 염증이 발생해 기침과 가래가 3개월 이상 나타나고 2년 이상 이 같은 증상이 지속되면 만성기관지염으로 불린다. 실제로 대부분의 COPD 환자에게서는 폐기종과 만성기관지염의 특징이 함께 나타난다. 특히 남아 있는 폐기능이 일반인보다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힘들고, 내년은 올해보다 더 괴로워진다. 이를 막으려면 흡연자는 당장 담배를 끊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금연에 성공한 환자는 적절한 치료에 따라 호흡곤란이나 만성기침 같은 증상을 줄일 수 있다. 다만 흡연 기간 중에 이미 감소된 폐활량과 흡연에 의해 파괴된 폐조직은 회복할 수 없다. 조금이라도 일찍 담배를 끊어야 한다. Q. 우리나라의 환자는 어느 정도 되는가. A. 우리나라의 COPD 환자는 전체 인구의 5~10% 정도로 추정된다. 10명이나 20명 가운데 한 명이라는 얘기로 상당히 환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중년 이상에서 생기는 병이라 40세 이상만을 놓고 보면 유병률은 더욱 증가한다. 2001년에는 45세 이상의 17%, 2008년에는 40세 이상 남성의 19.4%, 여성의 7.9%에서 발생했다. 다만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적절한 관리 여부에 따라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Q. COPD와 천식의 차이는. A. 천식은 알레르기가 주된 원인이고 증상이 계절 환경에 따라 변화가 심하지만, COPD는 흡연이 주원인이고 호흡곤란의 증상이 꾸준히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유사한 점은 만성적으로 기침과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Q. 만성적인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인은. A. 무엇보다 비만은 천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비만한 사람은 천식을 치료할 때 약물이 잘 반응하지 않는다. 집먼지진드기나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과 비듬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기관지와 폐 건강에 위협이 된다. 따뜻하고 습한 실내 환경, 카펫과 천으로 된 소파, 침구류 등에서는 집먼지진드기가 잘 번식한다. 조리할 때 나오는 가스나 연기 등은 기관지를 자극하고 폐에 염증을 일으켜 폐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실외 대기오염과 황사를 주의하고 먼지가 많이 날리는 작업 공간에서는 환기 시설과 검증된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이다.Q. 예방이나 치료 방법은. A. 우선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독감이 COPD의 주요한 악화 요인이기 때문에 매년 10~11월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폐렴 또한 COPD 악화와 그로 인한 입원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에 폐렴구균 예방접종도 도움이 된다. 특히 호흡재활 운동이 중요하다. 힘이 든다 싶을 정도의 걷기나 뛰기 운동을 가능하면 하루나 이틀에 한 차례라도 꾸준히 해야 한다. 자칫 움직이면 숨이 차서 운동을 하지 않게 되고 근력이 약해지면 더 운동을 못 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처음에는 힘들어도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 가면 2~3개월 후에는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면 호흡곤란 현상이 개선되고 운동 능력도 향상된다. 치료 약제로는 주로 흡입제를 사용한다.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흡입제가 잘 듣지 않으면 먹는 약이 권고된다. 주사용 약은 응급실에 갈 정도로 심한 환자에게 주로 사용한다. Q.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병원을 찾아야 하나. A. 38.3도 이상의 고열이 나타날 때, 혈담이나 객혈이 생길 때는 병원을 찾는 게 좋다. 가벼운 운동에도 진한 가래가 계속 나오거나, 치료 중인데도 가래 현상이 계속될 때, 호흡곤란과 함께 정신이 몽롱해지거나 맥박이 지나치게 빠르다고 느낄 때도 반드시 병원을 찾는다. 입술이나 손발이 차가워지면서 푸른색으로 변하지 않는지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Q. 일상생활에서 권장하는 폐 건강 관리수칙은. A. 우선 집안에서 카펫, 천소파, 커튼 등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게 도움이 된다. 가능하면 실내 온도와 습도를 낮추도록 한다. 베개와 침구 등은 매주 뜨거운 물에 세탁하는 게 좋다. 천으로 된 완구는 침실에 두지 않도록 한다. 털이 있는 애완동물은 가급적 기르지 말고, 꽃가루가 많이 날릴 때는 창문을 닫고 외출을 삼간다. 작업장에서는 환기시설을 충분히 갖추고 반드시 개인보호장치를 사용한다. 조리시설이 있는 곳은 항상 환기가 잘 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도움말 주신 분들 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상헌 교수,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정지예 교수,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김재열·박인원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이형 교수,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윤호일 교수
  • 콜슨 화이트헤드 흑인 최초로 퓰리처 소설 두 차례 수상

    콜슨 화이트헤드 흑인 최초로 퓰리처 소설 두 차례 수상

    아프리카계 미국인 작가 콜슨 화이트헤드(50)가 퓰리처상 소설 부문을 두 차례 수상한 역대 네 번째 작가가 됐다. 지금까지 두 차례 이 부문 수상을 한 것은 부스 타킹턴, 윌리엄 포크너, 존 업다이크 뿐이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는 첫 기록이다. 화이트헤드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몇 주 연기됐다가 4일(현지시간) 뉴욕 컬럼비아 대학이 아니라 데이나 카네디 퓰리처상 사무국장이 자택에서 발표한 22개 부문 가운데 하나인 소설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플로리다주의 청소년 개조 학교에서 흑인 소년이 당한 인권 유린을 그린 ‘니켈 보이스’다. 카네디 사무국장은 미국의 존경 받는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의 이이름을 딴 이 상이 처음 시상된 것이 1917년으로 스페인 독감이 창궐하기 일년도 채 안 되기 전이란 점을 상기시킨 뒤 “전례 없는 불확실한 시절”이라면서도 “우리가 아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저널리즘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퓰리처상은 ‘언론계 전설’로 불리는 미국의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의 이름을 따 1917년 탄생했다. 언론 분야에서는 보도, 사진, 비평, 코멘터리 등 15개 부문에 걸쳐, 예술 분야에서는 픽션, 드라마, 음악 등 7개 부문에 걸쳐 각각 수상자를 선정한다. 뉴욕 출신인 화이트헤드는 2017년에도 ‘언더그라운 레일로드’로 같은 부문을 수상했다. 늘 스스로 흑인판 스티븐 킹 같은 호러 작가가 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니켈 보이스도 플로리다주에 있는 도지어 소년학교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미국 기자들과 작가들이 주로 수상했는데 특히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세 부문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NYT는 공공서비스 부문상을 퓰리처상 가운데 가장 권위 있는 상이라고 전했는데 앵커리지 데일리 뉴스와 프로퍼블리카가 1년 남짓 걸쳐 함께 취재한 알래스카 성폭력 고발 기사가 수상했다. 원주민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알래스카 시골 지역에서는 공권력이 제한되거나 부재해 미국내 다른 어떤 지역의 일인당 성범죄자가 4배나 많은 현실을 냉철하게 짚었다. 탐사보도 부문상은 뉴욕시의 택시 면허 문제점을 다룬 NYT의 브라이언 M 로즌솔)에 주어졌다. 택시면허를 많게는 100만 달러(약 12억 2000만원)를 웃도는 가격에 사들였다가 가격 폭락으로 빚더미에 주저앉은 택시 기사들의 실태를 다뤘는데 1000명에 이르는 기사들이 파산 신청을 하고, 최소 9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국제보도 부문상은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이후에도 계속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해외 개입 ‘공작’을 다룬 NYT에 돌아갔다. 로이터통신은 홍콩 시위 현장을 담은 사진으로 ‘속보 사진’ 부문상을, AP통신(다르 야신, 무크타르 칸, 챠니 아난드)은 인도 정부의 카슈미르 지역에 대한 전화와 인터넷 차단 등 강압적 통제 조치와 관련한 사진으로 ‘특집 사진’ 부문상을 각각 수상했다. AP통신은 카슈미르에서의 시위와 경찰의 대응 등을 촬영하기 위해 채소 바구니에 카메라를 숨기고, 촬영한 사진을 공항에서 일반 여행객들에게 뉴델리의 AP지국에 전달할 것을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속보 부문상은 지난해 미국 켄터키주 주지사의 무분별한 사면·감형을 보도한 켄터키주의 ‘쿠리어-저널’이 차지했다. 당시 매트 베빈 지사는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하고 지난해 12월 퇴임 직전 약 600명을 사면하거나 감형했다. 올해 신설된 ‘오디오 보도’ 부문상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몰리 오툴과 ‘바이스 뉴스’의 에밀리 그린에게 주어졌다. 시애틀 타임스는 연쇄 추락사고를 일으킨 미 보잉사 737맥스의 결함과 관련한 연속 보도로, 프로퍼블리카는 미국 7함대 소속 함정의 잇따른 사고와 관련한 보도로 각각 국내 보도 부문상을 받았다. 사후 특별공로상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민권운동가였으며 초기 탐사보도를 이끈 이다 B 웰스에게 돌아갔는데 1931년 작고한 린치 행위에 대한 “빼어나고 용기있는 리포트”를 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수상자들은 고인의 유지를 잇는 사업에 써달라며 5만 달러를 기부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위기경보 완화 이르다” 전문가 우려에도 ‘가속 페달’ 밟는 정부

    “위기경보 완화 이르다” 전문가 우려에도 ‘가속 페달’ 밟는 정부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코로나19 위기경보 하향 조정 문제를 논의하라는 지시를 내리기 하루 전 방역 당국과 전문가그룹 회의에서는 ‘감염병 위기경보 하향 조정은 시기상조’라는 상반된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경보 하향 조정은 신중히 접근해야 할 문제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에도 정부가 사회·경제적 문제를 의식해 지나치게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4일 “질병관리본부와 전문가들이 모인 상황분석회의에서 위기경보 하향은 시기상조라는 얘기가 나왔고 질병관리본부도 이와 의견을 같이했는데 다음날 정 총리가 위기경보 하향 조정 문제를 언급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역사회 신규 확진환자 수가 줄고 있지만 환자가 진짜 줄어든 것인지, 아니면 선별진료소로 검사를 받으러 오지 않는 것인지 확인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확진환자 수만 보고 상황을 판단하기에는 위험하다. 지역사회 감염의 구체적 지표들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에 이어 위기경보마저 격하되면 긴장이 더 풀릴 수 있다”며 “환자가 늘어나면 누가 감당하려 하는가”라고 말했다. 정부는 2월 23일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렸다. 방역 당국의 입장도 비슷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최근 들어 의심환자 신고와 검사 건수가 감소했다”며 ”집단발병이나 지역감염 사례가 감소한 이유도 있겠지만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해진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전처럼 선별진료소를 찾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또 “등교 개학 이후 학교 집단발병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5일까지의 황금연휴가 끝나고 환자 발생,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신규 확진환자 발생 건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위기경보 조정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여름이 오면 독감이 사라지듯 코로나19도 사라질 가능성이 있어 시기적으로도 위기경보 하향 조정 문제를 고려할 때는 됐다”면서도 “위기경보 조정 문제는 방역 당국이 판단해야지 정 총리의 언급이 마치 가이드라인처럼 작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코로나19 위기단계 완화 엇박자...서두르는 총리 vs 신중한 전문가들

    코로나19 위기단계 완화 엇박자...서두르는 총리 vs 신중한 전문가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코로나19 위기경보 하향 조정 문제를 논의하라는 지시를 내리기 하루 전, 방역 당국과 전문가그룹 회의에서는 ‘감염병 위기경보 하향 조정은 시기상조’라는 상반된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경보 하향 조정은 신중히 접근해야 할 문제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에도 정부가 사회·경제적 문제를 의식해 지나치게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4일 “질병관리본부와 전문가들이 모인 상황분석회의에서 위기경보 하향은 시기상조라는 얘기가 나왔고 질병관리본부도 이와 의견을 같이했는데 다음날 정 총리가 위기경보 하향 조정 문제를 언급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역사회 신규 확진환자 수가 줄고 있지만 환자가 진짜 줄어든 것인지, 아니면 선별진료소로 검사를 받으러 오지 않는 것인지 확인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확진환자 수만 보고 상황을 판단하기에는 위험하다. 지역사회 감염의 구체적 지표들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에 이어 위기경보마저 격하되면 긴장이 더 풀릴 수 있다”며 “환자가 늘어나면 누가 감당하려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2월 23일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렸다. 방역 당국의 입장도 비슷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최근 들어 의심환자 신고와 검사 건수가 감소했다”며 ”집단발병이나 지역감염 사례가 감소한 이유도 있겠지만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해진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전처럼 선별진료소를 찾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또 “등교 개학 이후 학교 집단발병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5일까지의 황금연휴가 끝나고 환자 발생,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신규 확진환자 발생 건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위기경보 조정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여름이 오면 독감이 사라지듯 코로나19도 사라질 가능성이 있어 시기적으로도 위기경보 하향 조정 문제를 고려할 때는 됐다”면서도 “위기경보 조정 문제는 방역 당국이 판단해야지 정 총리의 언급이 마치 가이드라인처럼 작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월드피플+] 암·패혈증·코로나19도 이겨내다…美 101세 할머니 화제

    [월드피플+] 암·패혈증·코로나19도 이겨내다…美 101세 할머니 화제

    미국 뉴욕에 사는 101세 할머니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해 화제에 올랐다. 특히 할머니는 스페인 독감 등 두차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살아남은 것은 물론 암, 패혈증 등 중병에 걸리고도 모두 완쾌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100세가 넘는 고령에도 코로나19를 극복한 안젤리나 프리드먼(101)의 사연을 전했다. 할머니의 목숨을 위협하는 코로나19가 찾아온 것은 지난 3월 21일 이후.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이후 고열을 동반하는 코로나19 증세를 보였고 결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실상 고령의 나이에 극복하기 힘든 병이었지만 몇주 간의 사투 끝에 놀랍게도 할머니는 지난달 20일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더욱 놀라운 것은 할머니의 과거다. 할머니는 스페인 독감이 한창이던 1918년 이탈리아에서 뉴욕으로 오는 이민자들이 탄 배 안에서 태어났다. 불행히도 할머니의 모친은 출산 중 사망했다. 딸 조앤 메롤라는 "엄마는 총 11명의 자식 중 한 명이었으며 유일하게 지금까지 살아계시다"면서 "아빠는 암으로 돌아가셨지만 엄마는 암, 유산, 내출혈, 패혈증 이번에는 코로나19 까지 모두 이겨냈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는 초인적인 DNA를 가진 '슈퍼 인간'"이라면서 "지금도 레저 활동을 하는데 아마 영원히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00세가 넘는 장수 노인들 중 코로나19에 감염되고도 건강을 되찾은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특히 최근 미주리 주 체스터필드에 사는 루돌프 루디 하이더(107) 할아버지가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아 미국 내 최고령 완치자에 올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코로나19, 인적 없는 고요한 도시에 취하다

    코로나19, 인적 없는 고요한 도시에 취하다

    인도 북부의 잘란다르 주민들은 코로나19로 대기질이 좋아지면서 처음으로 200㎞ 밖의 히말라야 다울라다르 산맥을 맨눈으로 봤다지만, 코로나19로 인적이 사라진 도시 역시 평소와는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코로나19 이동봉쇄령으로 노출된 도시의 고요한 순간이 담긴 7장면을 소개한다. 사진 출처는 AP통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겨울궁전지난달 27일(현지시간) 비가 온 광장에 겨울궁전이 반사되고 있다. 1762년 표트르 대제의 딸인 엘리사베타 여제의 명에 따라 지은 궁전으로 방 갯수만 1000개가 넘는다. 1837년 화재로 소실되면서 재건됐다. 옆에는 예카테리나 여제가 지은 에르미타슈 미술관이 있다. 예카테리나 여제는 본래 엘리사베타 여제가 간택한 표트르 3세의 부인이었으나, 표트르 3세의 실정이 거듭되자 그를 폐하고 여제가 됐다. 에르미타슈 미술관은 본래 예카테리나 여제가 예술품을 지인들과 감상하려 지었으며 뜻도 ‘은자의 집’이었지만, 그 규모가 커지면서 현재는 270만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하야르콘 공원지난달 23일(현지시간) 자칼들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녹색 심장’으로 불리는 하야르콘 공원을 노닐고 있다. 트립어드바이저에 따르면 공원 내 하드록 지역의 바위들은 지리학적 다양성을 보여준다. 야르콘강을 끼고 있어 3500종의 식물이 있으며, 새들의 군락지이기도 하다. 2000년대 후반 폴 매카트니, 마돈나 등이 이곳에서 공연을 열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DC 링컨기념관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일몰 무렵 링컨기념관 건물이 내셔널몰의 ‘리플렉팅 풀’(반사 연못)에 비치고 있다. 1922년 지은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공적 기념관으로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을 본떴다. 마틴 루서 킹 목사가 1963년 이곳에서 연설 ‘I Have a Dream’을 했다. 다만 현재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만명, 사망자는 6만명을 넘어 세계 최대의 피해를 입고 있다. 경제 재개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해변을 개방했다가 밀집지역인 오렌지카운티 해변을 다시 폐쇄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베이징 자금성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인적 없는 자금성에 새들이 날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고대 건축물로, 전체 면적이 72만㎡다. 15년간 약 20만명이 동원됐고, 1420년에 완성됐다. 코로나19로 폐쇄됐던 자금성은 5월 1일부터 재개장해 하루 5000명의 관광객을 받고 있다. 본래 8만명까지 가능했던 것을 감안하면 단계적 개방이 예상된다. 중국 당국은 1일까지 16일간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고 1일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 순위는 11위로 내려갔다. 다만, 빠른 경제 회복을 위해 피해 규모를 줄인다는 의혹의 눈길은 여전한 상황이다.스페인 소리아의 양떼지난달 27일(현지시간) 양떼가 스페인 중북부 소리아의 텅빈 도로를 통해 이동하고 있다. 스페인은 코로나19 확진자 23만 9639명, 사망자 2만 4543명으로 확진자 부분은 미국에 이어 2위, 사망자는 세계 4위다. 단계적으로 봉쇄를 해제하고 있지만 치명률(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이 아직 10.2%나 돼 혼란은 여전한 상태다. 스페인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2%로 잠정 집계됐다.브라질 리우자네이루 예수상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예수상 뒤로 구아나바라만이 보인다. 지난 13일 브라질은 부활절을 맞아 예수상에 코로나19를 함께 이기자는 의미로 중국, 한국,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감염국 국기를 차례로 비추며 희망이라는 단어를 각국 언어로 표출하기도 했다. 또 의료진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의사 복장을 비춘 뒤 브라질어로 ‘고맙습니다’를 비추었다. 하지만 브라질은 신규확진자가 늘고 있으며 검사 능력도 충분치 않고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도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어짜피 언젠가 우리 모두 죽는다. 직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언론이 작은 독감 같은 병에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해 왔다.인도 라지파트의 대통령궁지난달 27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접근이 금지된 인도 대통령궁 앞 라지파트가 한적하다. 라지파트는 대통령궁과 인디아게이트를 잇는 20만㎡의 직선 광장으로 대규모 행사들이 펼쳐지는 곳이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만 5043명으로 밀집거주 빈민가가 많아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은 대응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빠르게 봉쇄령을 내렸던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지지도도 지난 1월 76%에서 지난달 83%로 올랐다. 하지만 검사능력 부족으로 숨겨진 환자들이 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美 107세 할아버지, 코로나19 완치…스페인 독감도 물리쳐

    美 107세 할아버지, 코로나19 완치…스페인 독감도 물리쳐

    무려 107세 할아버지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건강을 되찾아 화제에 올랐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데일리뉴스 등 현지언론은 미주리 주 체스터필드에 사는 루돌프 루디 하이더(107)가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에서 최고령 코로나19 완치자로 평가받는 하이더 할아버지는 지난달 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한 요양원에 격리됐다. 사실상 치명적인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내기 힘근 고령의 나이. 실제로 할아버지 본인도 담담히 죽음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더의 손자는 "할아버지는 2주 정도 열과 호흡곤란과 싸워왔다"면서 "최근 가족과의 통화에서 자신은 충실한 삶을 살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준비가 끝났으며 기도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가족들의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지 놀랍게도 할아버지의 병세는 호전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28일 공식적으로 코로나19 완치 판정과 함께 107세 생일상도 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하이더 할아버지의 107년 인생은 코로나19 완치만큼이나 놀랍다. 1913년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난 할아버지는 화학을 전공했으며 대학교수로 일하다 은퇴했다. 특히 1918년 스페인독감, 2번의 세계대전, 뇌졸중, 낙상, 폐렴 등의 심각한 질환에도 살아남았다. 하이더의 손자는 "우리 가족은 할아버지를 매우 터프한 투사라 부른다"면서 "할아버지의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이 분명히 빠른 회복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중국 넘어선 10國, 코로나19 지형이 달라졌다

    중국 넘어선 10國, 코로나19 지형이 달라졌다

    코로나19 세계 확진자 330만명 넘은 가운데중국→유럽→미국→중동→러시아·브라질 등집중 피해 지역 옮겨가며 세계 곳곳 휩쓸어트럼프 “우한 연구소에서 발원한 증거 봤다”대선 경쟁 의식한 듯 연일 반중 발언 이어가브라질·러시아 합쳐 인구만 3억 6000만명신규확진 치솟으며 새로운 위험지역 급부상유럽은 신규확진자 꺽였지만 치명률 10%↑K방역 배우고 집중치료실 늘린 독일은 선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중국을 넘어선 국가가 10개로 늘었다. 중국이 제대로 피해를 산정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코로나 지형’이 크게 바뀐 것은 사실이다. 중국보다 유럽 국가들의 피해가 심했던 시기를 지나 현재는 미국의 독주가 진행 중이고, 막 중국을 앞선 브라질, 러시아 등이 우려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330만명을 넘은 가운데 치료제나 백신의 개발도 당분간 힘든 상황에서 전세계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포기하거나 방심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이유다. 1일(한국시간 오전 10시 기준)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의 확진자는 109만 5023명, 사망자는 6만 3856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중국의 확진자가 8만 2874명, 사망자가 4633명인 점을 감안하면 두 분야 모두 약 13배나 많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코로나19바이러스가 우한 바이러스연구실에서 발원했다는 증거를 봤다는 주장까지 동원하며 중국을 비판하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코로나19 터널의 막바지에 진입한 중국이 경제 회복에 기치를 올리는 가운데 미국은 피해가 훨씬 심각해 경제 재개를 두고 갑론을박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관세 부과까지 언급했는데 이런 공격적 태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정국에서 맞수인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서로 상대가 ‘친중 인사’라고 공격하며 대선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확진자 수 2~6위는 모두 유럽국이다. 스페인 23만 9639명(사망자 2만 4543명), 이탈리아 20만 5463명(2만 7967명), 영국 17만 1253명(2만 6771명), 프랑스 16만 7178명(2만 4376명), 독일 16만 3009명(6623명) 순이다. 이들 국가들은 신규확진자 수가 조금씩 줄면서 부분 봉쇄완화에 들어가고 있지만 독일을 제외하면 여전히 치명률(확진자수 대비 사망자 비율)이 10%를 넘어 우려는 여전히 크다. 영국의 치명률이 15.6%로 가장 높고 프랑스는 14.6%, 이탈리아는 13.6%다. 반면 독일의 치명률은 4.1%에 불과해 중국(5.6%)보다 낮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난달 20일 “한국에서 (빠르고 강도높은 대응을) 배웠다”고 말한 것처럼 적극 대응을 유지하고 있고, 집중치료 병상을 확충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확진자수 7~10위는 터키(12만 204명), 러시아(10만 6498명), 이란(9만 4640명), 브라질(8만 7187명)이다. 이슬람 성지 집단 방문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됐던 이란은 집단 종교행사를 막았고, 터키는 지난 라마단에 공동 만찬을 못하게 하는 등의 노력으로 신규확진자가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러시아와 브라질은 신규확진자가 치솟고 있다. 특히 브라질 인구는 약 2억 1000만명, 러시아 인구는 약 1억 5000만명에 이른다.러시아의 경우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지난달 30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같은날 신규확진자(7099명)가 처음으로 7000명을 넘어섰다. 브라질은 일일 신규확진자가 지난달 25일 처음으로 6000명을 넘어섰다가 이틀간 3600명 정도로 줄었지만 이후 3일간 연속 6000명 이상을 기록했다. 브라질은 검사 능력도 충분치 않고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도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간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어짜피 언젠가 우리 모두 죽는다. 직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언론이 작은 독감 같은 병에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다”는 발언을 하며 방역보다 경제 정상화에만 올인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또 최근에는 브라질의 확진자 수가 중국을 넘어섰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래서 어쩌라는 것인기”라고 반문한 바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어린이 책] 아홉 살 제니 눈에 비친 5월의 광주

    [어린이 책] 아홉 살 제니 눈에 비친 5월의 광주

    제니의 다락방/제니퍼 헌틀리 글/김정혁 그림/이화연 옮김/하늘마음/192쪽/1만 2000원역사 속에 있으면, 그 자체가 역사인 줄 모르는 것은 자명한 진리다. 특히나 어린아이들에겐 이러한 지각이 있을 리 없다. 1980년 5월의 광주. 어린 제니의 눈에 시내에서 벌어지는 큰 시위는 시끄러운 퍼레이드였다. 그보다는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들에게 좋은 이름을 지어 주는 게 훨씬 중요했다. 군인들을 피해 다락방으로 숨어든 학생들에게 물과 음식을 가져다 주는 일도, 꼭 새끼 고양이를 돌보는 일같이 느껴졌다. 동화 ‘제니의 다락방’은 5·18 당시 광주 양림동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미국인 헌틀리 목사의 막내딸 제니퍼 헌틀리의 시점이다. 아홉 살 소녀에게 시내에서 들려온 소식은 곧 현실이 됐다. 광주가 곧 봉쇄될 거라는 풍문이 전해지더니, 대전에 사는 언니들과 연락이 끊겼다. 수색 나온 군인들이 들이닥치고, 다락방의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제니는 아무렇지 않은 척 아이스티를 대접한다. 그러나 군인들이 다녀간 후, 제니가 애지중지하던 새끼 고양이는 죽은 채 발견된다.쉴 새 없이 이어지는 장례식의 행렬, 제니도 독감에 걸린 듯 끙끙 앓아눕는다. 다시 일어난 제니 앞에 새끼 고양이 오월이가 나타난다. 폭압적인 역사를 되새기는 한편 희망의 끈도 놓지 않는 책의 미덕이 여기에 있다. ‘역사는 완성된 책처럼 보이지만, 실은 완성된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아직 이야기의 끝에 도착하지 않았고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결코 알지 못하니까요. 싫든 좋든, 우리 모두는 언젠가 역사 속 그 자리에 있게 될 것입니다.’(143쪽) ‘작가의 말’에 실린 제니의 회고가 주는 울림이 크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공공성 강화가 관건… 방역·고용·사회 안전망 갖춰져야”

    “공공성 강화가 관건… 방역·고용·사회 안전망 갖춰져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일상에는 이미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노동자들이 일하는 방식은 물론이고 다양한 비대면 문화가 등장했다. 우리는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코로나19 이후를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지난달 27일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의 과제’를 주제로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황수정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장과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5일까지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나. 유종일(이하 유) 그동안 정부가 전력으로 대응을 해 왔다. 지금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상황이 됐는데 출구전략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도로아미타불이다. 경제활성화와 방역의 균형을 잘 잡으면서 한 발씩 나아가야 한다. 장덕진(이하 장) 코로나19는 재유행 가능성이 높다. 20세기 초 전 세계를 휩쓴 ‘스페인 독감’만 해도 세 차례 유행이 있었다. 국민들에게 무조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라고 강요하기보다는 납득할 수 있는 지표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재생산지수(확진자 1명이 평균적으로 감염시킬 수 있는 사람 수)가 한 예다. ‘재생산 지수가 1을 넘겼으니 사회적 거리두기를 좀더 강화하자’ 이런 식으로 정부가 지침을 밝히고, 시민들은 여기에 협조하는 식으로 가야 한다. 차상균(이하 차)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코로나19가 후진국 등으로 계속 퍼질 것이고 더욱 심한 문제를 일으킬 거라고 경고했다. 그가 백신 개발이 우리 생활을 정상으로 되돌릴 유일한 수단이라고 밝힌 이유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백신이 나와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우리는 앞으로 어떠한 삶을 맞이하게 될까. 차 오히려 위기를 전환의 계기로 삼고 혁신해야 한다. 최근 애플리케이션(앱) ‘줌’으로 화상회의를 하는 일이 많아졌다. 예전부터 생각만 하고 실행으로 옮기지 못했던 일이다. 비대면 업무가 늘면서 확보된 시간을 더 생산적으로 쓰는 문화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디지털 뉴딜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유 독감을 앓듯이 코로나19도 매해 찾아올 거다. 과거로 완전히 돌아가기는 힘들다. 정부가 큰 위험 없이 상황을 관리할 수 있고, 우리도 일상생활로 복귀하면 그게 바로 ‘코로나 이후’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 부자 나라, 부자 도시일수록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걸 발견했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회가 안전과 더 거리가 멀다는 역설이 드러났다. 자본과 생명 가운데 무엇이 먼저인지 가치 체계를 재정립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전 세계에서 ‘K방역’ 전수 요청이 들어온다. 차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질본)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정 본부장이 질병예방센터장으로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를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사태를 풀어 나갈 수 있었고 K방역이라는 말까지 듣게 됐다. 여기까지 오는 데 개인이 큰 역할을 했다. 장 우리 역사상 최초의 기회가 온 거다. 구한말 이후 외세침략과 식민지, 분단과 전쟁으로 고통을 받았고 1970년대에는 세계 질서 속에서 ‘그 정도면 잘했다’ 소리만 들어도 우쭐했다. 지금은 어떠한가. 미국, 프랑스 같은 강대국도 체제가 흔들릴 정도로 충격을 받고 있다. 오히려 세계가 우리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비슷한 성공사례가 생겨날 테고 한국이 전 세계의 관심을 독점하지는 못할 거다. 지금까지 쌓아 온 성공사례를 단단하게 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남은 시간은 한 달 정도다. -장 교수께 다시 묻겠다. 그러면 한 달 동안 우리는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하나. 장 국가의 성격에 관한 부분이다. 지금 세계 상황을 보면 한국형, 중국형 그리고 ‘나머지’ 국가들의 방역 모델이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한 범주로 묶여 있다. 앞으로 한 달 정도면 그 나라가 가진 국가역량에 따라 결국 확산을 막는 나라와 대책 없이 포기하는 나라로 다시 나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시대에 우리가 만들어 낸 유능하고 민주적인 국가의 모습은 이것이고, 우리가 제시하는 민주주의는 이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어야 세계가 따라오는 모델이 된다. 중국의 권위주의식 방역과 우리가 무엇이 다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아쉬운 부분을 꼽는다면. 유 데이터 수집·관리·공유 부분이다. 메르스 때 데이터도 제대로 정리가 안 돼 있는 걸로 안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방역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장 동의한다. 정부가 개인정보 활용은 적극적으로 했는데 이번 사태와 관련해 데이터를 축적하는 건 반 걸음 정도 늦는 것 같다. 확진자 동선을 다 찾아냈지만 아직 전산 시스템에 입력이 안 돼 있는 걸로 안다. 데이터를 축적해야만 국제 학계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 차 사실 정부부처 간에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나 관심이 제각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만 비교해 봐도 그렇다. 복지부나 질본이 방역에 바쁘면 과기부라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중국 데이터는 신뢰도가 떨어지니까 한국 데이터에 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개인의 인권과 집단의 안전, 무엇이 우선되는지도 화두에 올랐다. 유 개인의 권리와 집단의 안전은 상충되는 개념이다. 그런데 코로나19 국면에서는 국민들이 집단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개인정보를 사용해도 좋다고 이해하는 듯하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정치, 경제 권력이 개인정보를 오용하거나 남용하지 않는다는 걸 국민들에게 잘 확인시켜 줘야 한다. 앞으로도 이 사안은 긴장감 있는 토론이 필요하다. -코로나19는 국민들이 공공성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장 싱가포르를 보자. 열악한 처지에 있는 이주노동자 500명이 모여 사는 곳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됐다. 이 바이러스는 부자들에게도 예외 없이 옮겨 갔다. 바이러스 앞에서는 한 개인이 자신을 지키려고 해 봤자 무력할 뿐이다. 불평등을 개선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사회 같은 건 없다”고 말했지만, 사회가 없으면 문제해결이 안 된다는 게 이번에 증명됐다. 우리 모두 공공성을 더 깊게 고민해야 한다. 유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는 방역, 고용, 사회 등 세 가지 안전망이 갖춰져야 한다. 방역은 지금까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고용 부문은 상상을 벗어나는 경험을 하게 될 거다. 반면 유럽은 보호망이 잘돼 있어서 충격을 흡수할 듯 보인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사회가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해 주실 말씀이 있다면. 장 앞으로 감염병을 비롯한 재난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할지 이번 기회에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 감염병 대응이 갈수록 중요해지면서 정부 성격도 이에 발맞춰 여러 면에서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과기부, 복지부의 위상과 역할이 기획재정부에 못지않게 커질 수 있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우리가 효율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사람 목숨 구하는 게 비용보다 중요한 시대가 왔다. 어떤 정권이든 여기에 발맞추지 않으면 존립을 위협받을 수 있다. 차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비대면 기술을 광범위하게 채택하는 계기가 됐고, 디지털 뉴딜을 위해 우리가 뭘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 국가가 중심이 돼 새로운 인재를 많이 키우고, 다른 분야에 있는 분들을 디지털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뉴딜이라고 생각한다. 국가의 역할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정리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어린이 괴질 중환자 속출…가와사키병 유사 “코로나 연관 의심”

    어린이 괴질 중환자 속출…가와사키병 유사 “코로나 연관 의심”

    유럽, 미국 괴질 환자 속출코로나19 환자 2차 면역 반응과 비슷고온·저혈압·발진 등 전신 염증 증상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이 괴질 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어린이 괴질 중환자가 나왔다. 건강하던 어린이들이 갑자기 전신 염증 증상을 보여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영국 NHS(국민보건서비스)는 어린이들에게서 희귀하고 심각한 질병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현재까지 NHS에 보고된 환자 수는 총 12명이다. NHS의 스티븐 포이스 의학부장은 “지난 며칠 사이에 그런 보고를 보게 됐다”며 “전문가들에게 이 문제를 긴급한 사안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고열, 저혈압, 발진, 호흡곤란 등 비전형 가와사키병이나 독성 쇼크 증후군과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하며, 환자들은 극도로 고통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몇몇은 복통과 구토, 설사 또는 심장에 염증 등의 증상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괴질 징후들은 신체가 감염을 막고자 할 때 나타난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이런 경우에 긴급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NHS는 “조사는 계속되겠지만 아직 연결고리는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하며 아직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영국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도 같은 증상을 가진 환자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 괴질’ 美서도 발견…코로나19 관련 추측 CNN은 2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어린이 세 명이 독감을 동반한 ‘다기관 염증’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환자의 연령은 6개월~8살이다. 캘리포니아의 스탠퍼드 대학교에서도 이에 앞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어린이가 염증성 감염 반응을 보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소아 류마티스 전문의는 “어린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이 증후군의 패턴은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매우 아프다가 회복돼, 2차 면역 반응을 보이는 몇몇 성인 환자들의 반응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치료제 3종 임상 3상 단계… 英 “9월 백신 대량생산”

    치료제 3종 임상 3상 단계… 英 “9월 백신 대량생산”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의약계가 72종의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 중이지만 곧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는 유력 후보는 15개가 채 안 된다. 세계 최초를 노리는 치료제 및 백신을 정리했다. 27일(현지시간) 폴리티코,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는 8개, 백신은 6개 정도로 압축된다. 유력한 치료제는 에볼라약인 렘데시비르(Remdesivir)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실수로 중국 임상 실패를 공개했지만 제조사인 미국 길리어드 측은 등록률이 낮았기 때문에 무산된 거라며 곧 3단계 임상(3상) 결과를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동정적 사용’을 위해 150만개가 공급됐다. 경쟁자는 역시 지난달 말 3상에 착수한 아비간(Favipiravir)이다. 일본 후지필름이 만든 독감약으로 일본 정부도 200만회 분을 비축하고 있다. 이 약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자기 복제를 방해하지만, 선천적 장애 등 부작용 우려도 있다. 류머티즘관절염약인 악템라(Tocilizumab)도 3상 중으로 오는 초여름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이 지난달 사용을 승인했고, 프랑스 실험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 역시 류머티즘관절염약인 바리시티닙(Baricitinib)은 영국의 인공지능(AI)이 코로나19 치료제로 분석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이외 혈액암에 쓰이는 아칼라브루티닙(Acalabrutinib), 완치자의 혈장을 투여하는 혈장치료, 코로나19로 인한 염증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섣부른 찬사를 보냈다 비판받은 말라리아약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이 치료제 후보다. 백신의 선두주자는 영국 옥스퍼드대학 제너연구소의 제품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르면 오는 9월에 대량 생산될 수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원숭이 6마리에게 주입한 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하는 실험에서 합격점을 받았고 곧 인체실험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경쟁자는 캔시노바이오로직스와 베이징 생명공학연구소의 백신이다. 에볼라용을 개량했다. 중국 당국이 세계 최초를 거머쥐기 위해 개발 속도를 내면서 2상에 들어갔다. 모더나의 ‘mRNA 백신’도 만만치 않다. 불과 63일 만에 설계를 끝내고 1단계 임상을 시작했다. mRNA는 환자의 세포들에게 코로나19 항체를 만들도록 자극한다. 내년 6월 개발이 목표다. 존슨앤존슨도 오는 9월에 인간 실험에 착수해 2021년 초에는 비상용 백신을 공급하는 게 목표다. 이외 화이자·바이오앤텍, 사노피·글락소스미스클라인도 각각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 중으로 내년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감염사회 대비 개인의 면역력이 절실한 시대, 수지침·뜸 주목해야…”

    “감염사회 대비 개인의 면역력이 절실한 시대, 수지침·뜸 주목해야…”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세계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는 가운데 개인의 건강관리가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결국 면역력을 높여 스스로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배경에서 손을 자극해 전신을 치료하는 고려수지침이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971년 고려수지침을 발표한 뒤 다양한 치료법을 발전시켜온 유태우 고려수지침학회 회장은 최근의 감염 공포와 관련해 “거시적인 관점에서 몸을 다스리는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태우 회장에게 고려수지침의 현재와 앞으로의 가치를 물었다. ― 고려수지침 창시자로 다양한 질병을 치료한 걸로 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는지. “고려수지침을 처음 착안한 뒤로도 계속해서 연구하고 국내에 보급도 하고 많은 회원들을 가르치고 있다. 질병 치료와 예방을 위해 연구할 내용이 정말 무궁무진하더라. 책임감과 긍지를 가지고 계속해서 한 길을 가고 있다.” ― 수지침 외에도 서금요법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들린다. “손은 신경이 예민하기 때문에 침뿐 아니라 다른 기구들에도 상당한 효과 반응이 나온다. 여러 가지 접촉 자극, 압박 자극을 줄 수 있는데, 자극을 주는 방식이라는 점은 침과 같지만 그렇다고 침은 아니니 ‘침술’이라고 할 수는 없다. 침 외에 다양한 자극법을 총칭해서 ‘서금요법’, 더 나아가 ‘서금의학’이라고 칭하고 있다.” ― 고려수지침으로 많은 질환을 해소할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어떤 병증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가. “국내에서는 아무래도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가벼운 질병들부터 접근하게 된다. 소화기 불편함이라든지, 두통, 어깨통증, 허리통증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리고 고혈압, 당뇨, 심장관리 등에도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 외국 사례를 들자면 일본에서는 신장질환, 신부전증에 많이 적용하고 있다. 고혈압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 일본의 예를 든 것처럼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알고 있다. “일본과는 정기적으로 ‘한-일 고려수지침 학술대회’를 열어 왔는데 재작년까지 24회를 열었다. 현지에서 활발하게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독일도 수지침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특히 의학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 현지 의사나 저희 교민들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독일을 중심으로 스페인, 포르투갈, 스위스 등 유럽 국가들에서 의사들 사이에 고려수지침 특강이 열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외에 남미나 동남아시아, 미국, 프랑스 등에도 보급이 되어 연구되고 있다.”― 국내외에서 학회 차원으로 봉사활동도 많이 하셨는데 요즘도 활발하게 활동하는가. “국내에서는 수지침 인기가 대단히 높아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지침 자원봉사를 많이 해왔으나 외부 요인에 의해 현재는 중지된 곳이 많다. 해외에서는 선교사들을 통한 봉사 방법으로 수지침이 많이 전파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주변 국가들, 아프리카, 남미 등에 선교를 하러 가는 분들이 많이들 수지침을 배워서 봉사를 한다.” ―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감염병과 관련된 예방 및 치료요법도 있을까. “저희 고려수지침 학회에서는 감기·독감을 다루는 방법이 상당히 연구되어 있다. 물론 코로나19는 변종 바이러스지만 거시적인 관점으로는 호흡기 기능 강화와 면역 증강이라는 방향으로 처방할 수 있다. 호흡기 점막 환경을 개선해 바이러스 침투 자체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열이 나는 데에는 해열제도 물론 사용해야겠지만 동양의학에서는 음양의 균형이 깨진 것으로 본다. 이에 맞는 고열 해열 처방이 또 있다.” ― 면역력 높이는 처방을 조금 더 소개해준다면. “면역으로 감염을 예방하는 방법 중에 또 ‘뜸’이 있다. 저희 학회에서는 ‘서암뜸’이라고 하는데 이 처방이 상당한 효과가 있다. 기본적으로 뜸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치료이다. 그러면 면역기능이 활발해진다. 다만 우리 학회의 뜸 요법은 받침을 만들어서 피부에 직접 태우지 않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전통적인 뜸과 조금 다르다. 황토받침을 써서 피부는 자극하지 않고 효과는 높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수지침보다도 서암뜸이 어떤 면에선 더 유명해지기도 했다.” ― 요즘은 미용을 위한 시술도 많이 나오던데 수지침에도 그와 관련된 치료가 있는지 궁금하다. “수지침은 기본적으로 자극요법이기 때문에 양방 병원에서 수술을 하거나 약을 먹는 것처럼 극적인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외모 관리에 도움이 되는 처방들은 있다. 요즘 사람들을 보면 이상하게 위장병이 많은 경향을 보인다. 오장육부가 안 좋으면 피부와 얼굴색이 안 좋게 된다. 결국 얼굴이란 오장육부의 기운이 모여서 형성하고 얼굴주름, 탄력감, 피부색으로 나타나는 것이니까 말이다. 이런 경우엔 위장 운동을 촉진시키고 소화를 원활하게 하는 처방을 많이 해주게 된다. 또 청소년 시기부터 비만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 저희 고려수지침 학회는 40년 전부터 비만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비만은 병이다’라는 말을 저희가 처음 썼다. 장부기능을 조절해서 기혈이 좋아지면 원활하게 에너지가 순환되고 살이 그렇게까지 찌지 않는다.” ― 최근 여러 가지로 건강과 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고려수지침의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한 마디 부탁한다. “현대의학은 과학적인 의학으로서 분명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저는 이것을 ‘미시의학’이라고 생각한다. 세부적이고 구체적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바이러스 자체를 살펴서 백신을 만들고 치료하려 하는데, 이 같은 방식으로 지금의 병은 잡을 수 있겠지만 더 큰 틀에서의 건강 문제는 해결이 안 된다. 이 바이러스는 다시 변이가 있을 텐데 미시적인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서금요법의 거시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응용할 필요가 있다. 거시적인 서금의학에 관심을 가져서 이를 치료에 응용한다면 어떤 바이러스가 생겨도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태기 객원기자 jtk3355@seoul.co.kr
  • 지난해 여름에 팬데믹 경고 담은 스릴러 쓴 작가 “난 다 들리던데”

    지난해 여름에 팬데믹 경고 담은 스릴러 쓴 작가 “난 다 들리던데”

    ‘아시아에서 출현한 바이러스가 세계를 휩쓸어 수백만명이 감염된다. 미국 도시들은 패닉(광란)에 빠져 모든 가게와 사업들이 문을 닫는다. 병원은 환자들로 넘쳐나고 당국은 산소호흡기와 다른 생필품을 하나라도 더 확보하려고 안달이 난다. 미국의 사회질서는 붕괴 직전에 이르러 러시아 스파이들이 지핀 음모론대로 돼간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기자 로렌스 라이트가 3년 넘게 집필에 몰두해 지난주 서점가에 내놓은 메디컬 스릴러 ‘10월의 끝‘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위와 같다. 소름 끼치도록 지금의 참담한 현실을 예견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가 집필을 끝낸 지난해 7월만 해도 세상 사람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라이트는 어떻게 미국 정부도 듣지 못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경고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까? 그는 27일 야후 뉴스의 팟캐스트 ‘야바위(Skullduggery)’ 인터뷰를 통해 “난 다 들을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라이트는 “최고의 감염병 전문가들에게 얘기를 듣는 등 끈질기게 연구한 결과였다”며 “몇 가지는 운 좋게 추측한 것이 맞아떨어졌지만 대부분은 연구한 대로였다”고 말했다. 그의 퓰리처 수상작은 알카에다가 세계를 호령하는 조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룬 ‘더 루밍 타워’였는데 그는 책을 써야겠다는 결심을 한 계기가 10여년 전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과 얘기를 나눈 일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영화는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자신이 취재한 경험을 살려 픽션 집필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더 루밍 타워는 2018년 훌루TV에 의해 제프 다니엘스 주연의 10부작 드라마로 제작됐다. 그는 원래는 세계를 휩쓰는 감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다루기 전에 핵전쟁을 써보려 했으나 애틀랜타에서의 젊은 기자 시절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출입해 1976년 돼지독감 창궐 때와 그 뒤 레지오나레 감염병 때 일했던 과학자들과 많이 안다는 점이 떠올랐다. 예전에 만났던 과학자들은 아주 흥미로운 얘기들을 들려줬고 그들이 지적이면서도 모험을 즐기는 캐릭터라 존경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이렇게 해서 인도네시아에 막 출현한 감염병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파견되는 CDC의 바이러스 과학자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그들은 인도네시아를 다녀오면 격리돼야 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현지에 달려갔고 마침내 이슬람 최대의 명절인 하지에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를 다녀온 수백만명이 귀향해 바이러스를 온세상에 퍼뜨렸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책에는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집에 대피하고, 산소호흡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 한 병원을 멀리 하고 아프지 않다면 애드빌(진통제)을 먹지 말라고 경고하는 장면 등 지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벌어지는 일들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라이트는 자신이 연구한 “곳에 있었다. 모두 거기 있었다”며 “소설에서 일어난 일과 다른 점은 난 전문가들이 해야만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인 반면, 정부는 이를 다룰 만한 능력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이트는 툴레인 대학을 졸업한 뒤 이집트 카이로의 아메리칸 대학에서 2년 동안 강의를 했던 전력이 있다. 덴젤 워싱턴과 브루스 윌리스가 출연한 영화 ‘비상계엄’ 시나리오를 작업하면서 5년 동안 11개국을 돌아다니며 600여명을 만나 손으로 쓴 기록만 3900페이지에 이르고 번역가를 수십명 고용했다는 점이 널리 알려졌다. 그는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연방수사국(FBI)과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했더라면 9·11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다시 광주 향하는 전두환…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법정 선다

    다시 광주 향하는 전두환…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법정 선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앞두고 전두환씨가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 법정에 다시 선다. 전씨의 재판은 27일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지난해 3월 11일 사자명예훼손 사건 피고인 신분으로 법원에 출석한 지 1년여 만이다. 전씨는 2017년 펴낸 자신의 회고록에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은 전씨에 대한 인정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형사 재판에는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 하지만, 전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사유서를 제출하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재판장이 바뀌면서 공판 절차 갱신을 위해 출석하게 됐다. 전씨는 이날 오전 8시 25분쯤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왔다. 중절모와 마스크를 쓰고 부인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광주로 향했다. 전씨 측은 재판부에 부인 이순자 여사가 법정에 동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신청했다.앞서 전씨 측은 두 차례 재판 연기를 신청했다. 그해 8월 27일 첫 공판기일을 앞두고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며 불출석했고, 지난해 1월 7일에는 독감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가 전씨에게 구인장을 발부하자, 지난해 3월 11일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히고 재판에 출석했다. 이번에도 전씨는 자진 출석 의사를 알렸다. 전씨의 자택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시민단체와 취재진이 몰렸다. 5·18 정신을 지키는 민주시민들과 5·18 구속부상자회 등은 “전두환, 무릎 꿇고 대국민 사과하라”, “다시 감방 가라” 등 구호를 외치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보수단체 자유대한호국단도 인근에서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 “전 대통령이 왜 광주에 가서 재판을 받아야 하느냐”고 주장하며 맞불집회를 열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19와 미중 패권/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19와 미중 패권/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전 세계를 마비시킨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국제 질서는 재편될까. 고대 아테네 역병이나 100년 전 스페인 독감이 세계사 물줄기를 바꾼 것처럼 코로나19가 국제 질서를 다시 쓸까. 제1차 세계대전 종전 처리에 관한 회의가 한창이던 1919년 4월 3일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고열과 기침으로 드러누웠다. 생사를 헤맨 끝에 스페인 독감에서 회복했지만 쉽게 지쳤다. 윌슨 대통령은 독일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주장하는 프랑스에 반대하던 애초 입장을 끝까지 견지하지 못했다. 그 결과 아돌프 히틀러가 등장한 2차 세계대전이 스페인 독감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세계 최강국이라던 미국은 25일 기준 사망자만 무려 5만 4256명을 내면서 처절하게 무너져 내렸다. 확진자는 전 세계의 3분의1인 96만여명이다. 군사 초강국이지만 항공모함의 발이 묶일 정도로 보건위생에서 실패한 국가나 다름없다. 반면 중국은 120여개국에 마스크와 방호복, 진단키트를 기부하거나 수출하는 ‘마스크 외교’로 위상을 다지고 있다. 이탈리아·파키스탄·세르비아·에티오피아 등 11개국에 의료팀도 보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16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의 전화 회담에서 “건강 실크로드를 구축하겠다”며 일대일로에 건강이라는 소프트파워를 얹겠다는 야심 찬 구상도 밝혔다. 중국이 국제적으로 약진하는 동안 미국은 허둥지둥이다. 경제활동을 빨리 재개하고자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 제한 조치를 계속하려는 주지사들과 엇박자를 내면서 국민에게 보내는 신호마저 혼선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등 의료용품 수출을 금지시키며 국제 공조를 주도하는 지도력을 발휘하기는커녕 자국 퍼스트주의를 재확인했다. 하기야 확진자가 폭발한 미국은 포드가 자동차 대신 마스크와 산소호흡기를 만들어야 할 만큼 다급한 상황이어서 다른 나라를 돌볼 겨를이 없기는 하다. 마스크 부족에 허덕이던 서유럽은 우방인 미국 대신 중국에 호소하는 처지가 됐다. 코로나19 대응에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하는 공산주의 국가 특유의 저돌성이 두드러진 중국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팬데믹 상황에서 마스크 제조의 강점을 살린 중국이 미국에 국제적으로 판정승을 거뒀다. 코로나19 위기가 수그러들면 어떨까. 미국은 범정부 차원에서 발생과 경고 실패, 유입 방지 및 공중보건 실패 등 여러 방면으로 엄중한 조사가 시작될 것이 분명하다. 특별위원회가 구성되고, 백악관에서 브리핑 무대에 섰던 보건 전문가 및 정책 결정자들이 증언대에 서게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재선에 실패하더라도 조사와 시스템 정비는 계속될 것이다. 게다가 하원을 장악한 야당, 대통령과 각을 세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같은 강력한 정치 지도자도 있다. 민주주의는 그 치유 및 복원 능력이 있기에 유지된다. 이런 것이 없다면 미국은 서산에 걸린 해다. 중국이 코로나19에서 한숨 돌렸다면 해야 할 일이 태산과 같다. 중국 주장대로 바이러스 기원이 우한이 아니라면 정말 억울하고 황당한 일이 아니겠는가. 중국은 아니라고 ‘선전’만 할 게 아니라 팩트를 내놓고 전문가의 과학적 검증을 받거나 세계보건총회(WHA)의 조사를 수용하는 것이 신용을 되찾고, 발원지라는 오명을 씻는 길이다. 그렇지 않다면 바이러스 출처가 화난시장을 넘어선 곳이라는 의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정부의 대응 잘못으로 자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생명을 앗아간 과오가 밝혀진다면 헌법보다 높은 공산당 당장(黨章)에 오른 시 주석이라도 추궁할 수 있어야 한다. 초기 비밀주의와 늑장 경고로 국제적 조리돌림 신세가 된 중국이 약한 고리를 찾아 고립을 뚫는 패권 행보를 모색할 때가 아니다. chuli@seoul.co.kr
  • ‘사회적 거리두기’ 첫 모델, 고등학생 과제에서 착안?

    ‘사회적 거리두기’ 첫 모델, 고등학생 과제에서 착안?

    부시 요청받은 두 박사 “백신·약품 한계... 휴교 등 자가격리”딸 사회관계망 과제 본 과학자 “휴교로만 감염 10%로 줄여” 2006년 미국 연방정부에 고용된 의사인 리처드 해쳇과 카터 메처는 워싱턴 근교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동료들과 만나, 효과가 있을지 자신들도 모르는 제안서를 최종 검토했다. 제안서는 추후 미국이 감염병 대유행으로 타격을 받을 경우, 직장과 학교를 쉬도록 하는 등의 정책 방안을 담고 있었다. 머지 않아 이들이 제안서를 발표했을 때, 미국 고위 관리들은 회의와 비웃음이 섞인 반응을 보였다. 보건 위기 상황마다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해 온 제약 산업에 의존해 고비를 넘겨 오는 일에 익숙해진 미국에서, 이들 박사의 제안은 중세 시대 같은 자가격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세계 각국이 적용하면서 이제는 일상어가 된 ‘자가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는 당시만 해도 비현실적이고 불필요하며, 정치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이런 대접을 받던 발상이 국가적 감염병 대응의 핵심이 되기까지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보도했다. 탄저균 공격와 조류독감 유행 뒤 감염병 대처 방안에 고심하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005년 국립보건원 연설에서 “전염병은 산불과 비슷하다”면서 “일찍 잡으면 제한된 피해만 주고 소멸할 수 있지만 발견하지 못한 채로 타게 되면 우리의 통제 능력을 빠르게 넘어서는 큰 불이 된다”고 말했다. 부시는 조지아주 보훈처 의료관이였던 메처 박사와 종양학자로서 백악관 고문을 맡았던 해쳇 박사에게 미국의 전염병 대응 체계를 수립해 달라고 주문하며, 국방부 연구팀과 협업하도록 했다. 미시간대 의대 의학역사연구센터 소장이면서 국방부 연구팀 일원이었던 하워드 마켈 역시 이 일에 투입됐다. 이들이 제안한 방안은 처음엔 신뢰받지 못했지만 부시 행정부의 지속적인 지지를 받았고 결국 효과적인 것으로 판명됐다. 결과적으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07년 이들의 제안을 ‘비약학적 개입’으로 미국 공식 감염병 대응 정책으로 지정했다. 메처와 해쳇의 팀이 약학이 아닌 개입으로 감염병을 억제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 이유는 신종 인플루엔자의 위험 증가와 타미플루 같은 항바이러스제가 모든 전염병에 효과가 있는 건 아니라는 현실 때문이었다. 하지만 병원의 실제 작동 방식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해서 정부에 채용된 메처 박사는 중환자실 의사였고, 전염병 정책 관련 전문 지식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뉴멕시코주 산디아의 수석 과학자 로버트 글래스는 메처 박사에게 놀라운 연구 결과를 가져 왔다. 글래스는 복잡한 체계가 작동하는 가상 모델을 구축하는 전문가다. 모델은 어떤 체계가 실제로 도입됐을 때 효과를 낼지, 반대로 치명적인 실패를 일으킬지를 미리 예측하기 위해 구축해 돌려 보는 것이다. 그런데 글래스는 감염병 전파 모델을 당시 14세였던 딸 로라의 고등학교 과제를 보고 착안했다. 딸은 학교에서 사회 관계망 모델을 만드는 연구 과제를 수행했는데, 이를 본 글래스의 눈엔 스쿨버스, 교실에서 매우 긴밀하게 연결된 관계망이 전염병 전파의 완벽한 경로로 보인 것이다. 그는 딸의 과제물을 모델로 만들어 이 관계망을 끊는 것이 감염병을 쓰러뜨리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연구하기 시작했다. 연구 결과는 놀라웠다. 1만명이 사는 가상의 마을에서 학교를 폐교할 경우 단 500명만 감염되지만, 학교가 열려있을 경우엔 5000명이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래스는 메처에게 이런 결과를 전달하며 “우리는 딸의 과제물을 이용해 거기서부터 작업을 시작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메처 등은 이런 예비 자료를 가져다 산디아에 있는 슈퍼컴퓨터를 통해 모델을 실제 인구에 적용했다. 각 도시가 공립학교를 폐쇄하면 질병 확산이 현저하게 느려진다는 결과를 얻었고, 휴교는 이들이 고려하는 모든 사회적 거리두기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됐다. 글래스 박사가 발표한 연구는 “사회적 거리두기 전략은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유행성 인플루엔자의 지역 감염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도록 설계될 수 있다”고 결론을 맺는다. 이와 별도로 딸은 좋은 학점을 받았고, 과제는 2006년 인텔 국제과학기술 박람회에 출품됐다. 국방부 연구팀에 있던 마켈 박사는 감염병 발생 관련 전문가였다. 그가 수행하던 임무는 범위가 좁지만 시급한 관심사로, 바이러스성 위협에 대한 미군 병력의 취약성이었다. 2005년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건너가 필리핀 등 미군 주둔국으로 퍼지자, 그는 정박한 배에 군인들을 집단 격리하는 ‘보호적 격리’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제안에서 마켈은 1918년 전세계에 대유행했던 스페인 독감의 교훈을 연구했다. 당시 미국에선 필라델피아와 세인트루이스의 상반된 대응이 정반대 결과를 가져왔다. 독감이 일상을 방해하는 걸 원치 않았던 필라델피아 공무원들은 그 해 9월 오래 준비했던 전쟁채권 홍보 거리행진을 진행해 수십만 관중을 끌어모았다. 반면 세인트루이스는 시 보건국장이 빠르게 학교, 교회, 극장, 술집, 스포츠 행사, 기타 공공 집회를 폐쇄했다. 당연히 필라델피아는 훨씬 더 오래 고통을 겪어야 했다. 마켈 박사와 메처 박사의 각 팀은 모두 같은 결론에 도달했고 2007년 몇 달 간격으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휴교나 공개 모임 폐쇄 등 여러가지 수단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을 제한하는 공격적인 조치가 사망자 수를 줄이는 데 필수적이라는 결론이다. 메처 박사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건 심장마비 환자를 치료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메처 박사는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사태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용하지 않는 데 대해 경고한 공중보건 전문가 집단 ‘레드 던’의 핵심이다. 올해 셧다운 조치가 보여 준 효과는 메처 등이 상상한 것보다 훨씬 컸다. 마켈 박사는 “우리 연구가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걸 보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하면서도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연구를 하면서도 결과가 최악의 경우에만 적용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면서 “우리는 연구 결과가 사용되는 일이 없길 바랐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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