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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천 금은방 강도 범행 하루만에 검거

    충북 제천의 한 금은방에서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30대가 범행 하루만에 검거됐다. 제천경찰서는 21일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A(37)씨를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일 제천시 남천동의 한 금은방에 침입, 여주인을 위협한 뒤 미리 준비한 둔기로 진열장을 깨뜨려 금목걸이 등 40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챙겨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아내의 차를 운전해 달아난 A씨는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강원도 영월군 석항에 차를 버리고 다른 사람의 차량을 훔쳐 태백으로 도주했다. A씨는 태백의 금은방 등에서 3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팔아 도피자금을 마련한 뒤 도주행각을 이어갔다. 하지만 A씨는 강원 정선군의 한 PC방에 있다가 21일 오전 1시30분쯤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A씨의 거주지는 경남 창원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만취상태에서 검거돼 범행 동기 등 조사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조사를 마치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어머니 일가족 살해범 김성관, 검찰 송치

    재가한 어머니 일가족을 살해한 뒤 처자식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달아났다가 강제 송환돼 구속된 김성관(36)씨가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김씨가 어머니의 재산을 노리고 일가족 3명을 살해한 것으로 결론 내리고 존속살인보다 형량이 무거운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19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한 김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21일 오후 모친 A(당시 55세)씨와 이부(異父)동생 B(당시 14세)군, 계부 C(당시 57세)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후 A씨의 계좌에서 1억 2000여만원을 빼내 이틀 뒤 아내 정모(33·구속기소)씨와 2세·7개월 된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달아났다가 현지에서 붙잡혀 한국으로 송환됐다. 당시 김씨는 처가와 금융기관 등에 6500만원의 빚을 지고, 머물 곳이 마땅치 않아 친척 집과 숙박업소를 전전하는 상황이었다. 아내 정씨도 금융기관에 1500만원의 빚이 있었다. 이에 김씨는 어머니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하자 어머니의 재산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김씨는 범행 하루 전날인 지난해 10월 20일 아내 정씨와 두 딸을 데리고 강원 횡성의 콘도에 체크인했다. 사건 당일 오전 홀로 K5 렌트차량을 타고 경기 용인시 처인구 아파트로 이동한 김씨는 A씨와 B군이 집에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가 두 사람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이어 C씨를 불러내 강원 지역으로 이동하던 중 평창 졸음 쉼터 인근에서 잠든 C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실어 자신이 묵던 횡성 콘도 주차장에 유기했다. 범행을 마친 김씨는 콘도에서 하룻밤을 더 묵고 나와 A씨의 계좌에서 1억 2000여만원을 빼냈다. 뉴질랜드 영주권자인 김씨는 이 돈을 도피자금 삼아 지난해 10월 23일 처자식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달아났다. 그러나 뉴질랜드로 달아난 김씨가 숨을 곳은 없었다. 김씨는 며칠 못 가 지난 2015년 뉴질랜드에서 저지른 절도 혐의로 현지 당국에 붙잡혀 징역 2개월을 선고받았다.그러는 사이 한국 법무부는 뉴질랜드 당국에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른 절차를 밟아 지난 11일 김씨를 한국으로 강제 송환했다. 경찰은 강도살인 등 혐의를 적용해 김씨를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머니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해 온 김씨는 사정상 더는 돈을 주지 못하겠다고 이해를 구한 어머니와 그 일가족을 살해했다”며 “김씨는 어머니가 돈이 있는데도 주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의 아내 정씨는 앞서 지난해 11월 1일 두 딸을 데리고 자진 귀국한 뒤 체포돼 존속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경찰은 김씨가 범행 도중 정씨와 ”둘 잡았다. 하나 남았다“는 등의 대화를 나눈 점에 미뤄 두 사람이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니가 인간이냐”…용인 일가족 살해범 김성관 현장검증

    “니가 인간이냐”…용인 일가족 살해범 김성관 현장검증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의 현장검증이 15일 오후 1시부터 경기 용인시 처인구의 한 아파트에서 진행됐다.재가한 어머니와 이부(異父)동생, 계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성관(36)씨는 이날 이날 낮 12시 53분쯤 현장검증을 위해 모친 A(당시 55세)씨와 동생 B(당시 14세)군이 살던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 들어섰다. 지난 13일 신원공개가 결정됨에 따라 김씨는 얼굴을 가릴 모자나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았고, 회색 패딩 점퍼에 카키색 바지, 검은색 운동화를 착용한 상태였다. 주민들은 김씨가 등장하자 거친 욕설과 함께 “고개 좀 들어봐라”라며 소리쳤다. 한 시민은 “야이 나쁜놈아, 니가 인간이냐”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김씨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담담하게 아파트 내부로 향했다. 이어 김씨가 범행 직전 엘리베이터를 타고 A씨의 집에 들어가 기다리다 귀가한 A씨를 상대로 범행하는 과정이 재연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검증은 김씨의 진술내용과 현장 상황을 대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21일 모친 A씨와 이부(異父)동생 B군, 계부 C(당시 57세)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일 모친의 계좌에서 1억 2000여만원을 빼낸 김씨는 범행 사흘 뒤 아내와 2세·7개월 된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도피했지만 2년여 전 뉴질랜드에서 벌인 절도 사건 피의자로 현지 당국에 체포돼 구속됐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유라, 마필관리사와 열애 “해외도피시절부터 함께”

    정유라, 마필관리사와 열애 “해외도피시절부터 함께”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2)씨가 지난해 1월 도피생활부터 마필관리사 이모(28)씨와 각별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더팩트’는 지난 11일 밤 서울 압구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정씨와 이씨가 함께 식사를 하는 모습, 팔짱을 끼고 함께 거주하는 빌딩으로 들어가는 모습 등을 포착해 보도했다. 지난 해 11월 25일 택배기사로 위장한 괴한이 정유라의 가택에 침입해 함께 있던 남성을 흉기로 찌른 사건의 피해 남성이 바로 이씨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사실혼 관계였던 신주평씨와 2016년 결별 후 아들을 맡아 키우고 있다. 이씨는 정유라씨 아들, 보모와 함께 덴마크에서 입국한 뒤 현재까지 정씨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한편 정씨는 국정농단 사건 중 하나인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의 특혜 수혜자로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특검은 지난해 6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혐의 등이 기각되자 같은 달 보강조사 끝에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추가해 2차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이마저 기각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정유라, 마필관리사와 팔짱끼고 ‘깜짝 데이트’

    정유라, 마필관리사와 팔짱끼고 ‘깜짝 데이트’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22) 씨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국정농단 검찰 조사와 관계자들의 재판 와중에서도 데이트를 하는 등 ‘새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해 1월 도피생활을 하던 덴마크 올보르에서 체포된 정유라 씨는 구속과 불구속 상태에서 격동의 1년을 보낸 지난 11일 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마필관리사로 알려진 이 모(28)씨와 식사를 하고 다정히 팔짱을 끼고 나오는 모습을 <더팩트> 취재진이 단독 취재했다. 어머니 최순실 씨는 구속 상태에서 국정농단 재판을 받으며 기약 없는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딸 정유라 씨는 지난 세월을 뒤로 하고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유라 씨는 사실혼 관계였던 신주평 씨와 지난 2016년 4월 아들 한 명을 남기고 결별했다. 이날 정유라 씨와 저녁 식사를 함께한 마필관리사 이 씨는 지난해 11월 25일 정 씨가 머물고 있는 신사동 미승빌딩에서 택배기사로 위장한 괴한의 흉기에 다쳐 한양대 VIP실에서 약 일주일 동안 입원 치료를 한 뒤 퇴원, 정 씨와 함께 미승빌딩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정유라 씨 아들, 보모와 함께 덴마크에서 입국한 이 씨는 괴한 침입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도 정 씨와 함께 미승빌딩에서 생활을 해 오고 있었다. 괴한의 피습 사건 이후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던 정 씨는 11일 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이 씨를 비롯, 지인들과 자택에서 나와 멀지 않은 음식점을 찾았다. 식당에서도 입구가 먼 구석 자리에 착석했고 메뉴가 나오기 전까지 마스크를 벗지 않는 신중함을 보였다. 식사를 마친 정 씨와 이 씨는 지인들과 인사 후,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며 다정한 커플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숙소에 들어갈 때는 주위의 시선의 의식해서 일정 거리를 두고 따로 움직였다. 그들의 관계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일고 있는 세간의 소문을 다분히 의식하는 태도를 보였다. 정유라 씨는 국정농단 사건 중 하나인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의 특혜 수혜자이면서도 특검·검찰 수사의 협력자로서 어머니 최순실 씨 등 사건 주역들과 갈라선 가운데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특검은 지난해 6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혐의 등이 기각되자 같은 달 보강조사 끝에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추가한 뒤 2차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이마저 기각됐다. 사진=THE FACT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청량리 역세권·4구역 재개발… 동대문, 동북권 중심으로”

    [자치단체장 25시] “청량리 역세권·4구역 재개발… 동대문, 동북권 중심으로”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동대문구 주민들이 동대문에 사는 것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안전하면서도 발전하는 동대문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 구청장은 지난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대문구는 청량리 역세권 형성, 청량리 4구역 재개발 공사 착수, 한방진흥센터 건립 등으로 곳곳에 개발과 재생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 같은 사업들이 계속 발전해 동대문이 동북권 중심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총력을 쏟겠다”고 말했다.→2018년 무술년 새해 각오는. -동대문 구민들이 우리 구가 안전하고 우리 구에 사는 게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 같은 일념으로 구민을 섬기고 있고 앞으로 더욱 노력할 것이다. 살기 좋은 동대문구를 실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친절, 청렴, 그리고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정책이다. 구민들이 동대문에 사는 것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온 힘을 쏟겠다. 구민들의 삶과 함께하는 구청장, 편안하게 소통하는 구청장, 고민하고 실천하는 구청장으로서 동대문구가 보다 더 살기 좋은 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 36만 동대문구민 여러분, 2018년 무술년에도 복 많이 받으시고 가정에 건강과 화목이 깃들길 기원한다. →새해 구정 운영 방향은. -동대문구는 청량리 역세권 형성, 청량리 4구역 재개발 공사 착수, 한방진흥센터 건립 등으로 곳곳에 개발과 재생이 이뤄지고 있다. 퇴색한 구도심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교통, 문화, 경제가 꽃피는 동북권 중심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도 이 사업들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챙기겠다. 2010년 민선 5기 취임 이후 민선 6기를 연임하면서 사람이 살기 좋은, 사람이 중심인 행복도시를 만들기 위해 교육·복지·안전·문화·경제·환경 등 6개 분야에서 핵심 과제를 선정하고 사업을 추진해 온 만큼 구정 운영 성과들이 성공적으로 귀결될 수 있도록 이번 임기를 잘 마무리해 주민들로부터 한층 깊은 신뢰를 이끌어내도록 하겠다.→지난해 구정평가가 좋았는데.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주관 메니페스토 공약실천 분야 최우수상을 2년 연속 받았다. 2015년부터 2년 연속 전국기초자치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우수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지역사회발전 공헌대상 ,대한민국 유권자 대상, 지방자치행정대상, 한국의 지방자치 경영대상 등을 수상했다. 그중에서도 지난 14일 시민단체로부터 ‘예산효율화 최우수 지방자치단체 상’을 받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 상은 서울시 25개 구청장의 업무추진비를 분석한 결과 동대문구가 가장 효율적으로 집행했다는 의미로 주어졌는데 앞으로도 지방재정이 어려운 만큼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힘쓰겠다. 이 모든 실적이 36만 구민과 1300여명의 우리 구 직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만큼 구민들을 더욱 잘 섬기라는 격려의 뜻으로 알고 구민들을 친가족과 형제처럼 받들어 나가겠다. →민선6기 4년을 돌아볼 때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동대문구에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별로 없었다. 구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안전에 신경을 썼고 주거 환경이나 주민들의 거주 여건 향상에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연말 경강선KTX가 개통되고 청량리역이 서울역과 함께 시·종착역이 되면서 서울 동북지역 관문으로서의 역할도 강화하게 됐다. 지난해 10월에는 도시 재생의 일환으로 서울약령시에 한의약 복합문화체험시설인 한방진흥센터도 개관했다.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약재의 70%를 처리하는 국내 최대의 한방시장인 서울약령시의 특성을 살려 동대문구 지역경제를 살리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믿는다. 청량리종합시장 등 11개 재래시장을 재생하는 밑그림도 그리고 있다. 동대문에 사는 게 안전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시가 발전하고 있고 구민들이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민선6기 가장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구 재정이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가 국민 세금만으로 모자라 늘 부족해서 죄송하고 아쉬울 뿐이다. 사업 부문에서는 당초 2017년 말까지 완료했어야 하는 배봉산 해맞이 조성 공사가 올해 상반기로 다소 늦춰진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2016년 9월 배봉산 정상에 8230㎡ 규모 해맞이공원을 조성하던 중 삼국시대 고구려 유적인 배봉산 보루성이 발굴됐고, 지난해 2월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일정이 다소 늦춰졌다. 공사가 최대한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방분권 논의가 활발한데 지방자치 발전에 대한 제안이 있다면. -1995년 지방자치가 시작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주민들을 지근거리에서 만나는 기초지방정부에 권한을 넘겨줘야 한다. 특히 복지수요는 늘어 가는데 세수부족에 따른 재정문제로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사이의 힘겨루기가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중앙정부 입장에서는 정권의 공약이행과 국가 재정의 어려움을 이유로 지방정부에 각종 재정적 부담을 떠넘기고 있지만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부족한 재정으로 지방정부 자체 업무조차 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 방향은 바로 증세와 분권이다. 소비세, 소득세 중심의 세입구조 개편이 이뤄져야 하고 국세와 지방세 비율도 8대2에서 6대4로 바뀌어야 한다. 재정이 뒷받침되어야 자치단체만의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올 수 있다. 지방정부에 대한 중앙정부의 권한 침해도 개선돼야 한다. 지방보조금에 대한 적절한 통제 수단은 있어야 하겠지만 그 방향은 권한을 침해하는 사전 통제 방식이 아닌 사후 책임 강화 방향으로 가야 지방자치가 발전할 수 있다. →서울시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방분권은 박원순 시장 시대에 들어 제대로 시작되었다고 많은 구청장들이 입을 모은다. 2016년 박원순 시장의 통 큰 결단으로 조정교부율을 21%에서 22.6%로 인상, 액수로는 2728억원을 25개구에 나눠 준 일이 있다. 보통 구청장이 1년에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는 예산이 50억원 내외라고 하는데 1개 구당 100억원 이상을 배정받은 셈이다. 서울시는 재정이 여유가 있는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치구를 지원한 것이다. 앞으로도 서울시와 자치구가 신뢰와 믿음을 토대로 주민들이 맞춤형 행정을 체감할 수 있도록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갔으면 한다. 다만 한방진흥센터 운영비가 연 10억~15억원가량 들어가는데, 서울시가 운영권을 가져가는 쪽으로 생각하기보다 구의 실정을 가장 잘 아는 구에 계속 맡기는 식으로 고려해 주면 좋겠다. →구민과의 소통을 중시하는데. -하루 평균 민원인을 10팀 정도 만난다. 인원으로 따지면 최대 100명 정도다. 매년 14개 동을 돌며 동정보고회를 개최하고 동 주민센터에 직접 나가 일일동장 행사도 한다. 각계각층 주민들의 소중한 의견을 현장에서 여과 없이 접함으로써 이루어지는 소통은 주민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고충과 불편을 보다 빠르고 가깝게 알 수 있는 열쇠이다. 주민들의 소리를 제대로 귀담아 들을 줄 알아야 자치단체 고유의 색깔을 지닌 행정서비스가 만들어진다고 믿는다. 지금까지 늘 그래 왔듯 앞으로도 한 걸음이라도 더 걷고 한 발자국이라도 더 뛰는 현장 중심 리더십으로 민생을 살펴 나갈 것이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1979년 10·16 부마항쟁 당시 부산 동아대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수배령을 받고 도피 생활을 하던 중 이듬해 발발한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계엄이 확대되면서 검거돼 모진 고문을 당했다. 1985년 5월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을 공동의장으로 출범한 민주화추진협의회 선전부장을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동대문이 지역구인 민주당 최훈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며 동대문을 제2의 고향 삼아 동대문구를 위해 일해 왔다. 전남 나주 출신으로 1998년 민선 2기 이후 2010년 7월부터 5~6기 구청장을 연임하고 있다. 동대문구는 어떤 곳 부도심 근린생활기능을 수행하는 동부 서울의 중심지로 천호대로, 왕산로 등 주요 간선도로가 관통하고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동북 관문의 역할도 하고 있다. 남쪽으로는 성동구, 동쪽으로는 중랑천을 경계로 중랑구, 북쪽으로는 성북구와 접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 산업연구원 등 8개 전문연구시설과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서울시립대 등 대학이 자리하고 있다. 각종 전략개발계획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 “모친 재산 노려”… 용인 살해범 공개

    “모친 재산 노려”… 용인 살해범 공개

    어머니의 재산을 노리고 일가족을 살해한 뒤 뉴질랜드로 도피했다 국내로 송환돼 구속된 김성관(35)씨가 14일 오후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서 오전 조사를 마치고 유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21일 어머니 A(당시 55세)씨와 계부 B(당시 57세)씨, 이부(異父)동생 C(당시 14세)군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기로 한 결정에 따라 이날 김씨의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 용인 일가족 살해범 “어머니 재산 노렸다” 범행 자백

    재가한 어머니 일가족을 살해한 김성관씨(35)씨가 우발적 범행이라던 자신의 주장을 번복하고 어머니의 재산을 노린 계획범행이었다고 털어놨다.경찰은 김씨의 얼굴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피의자 김성관(35)씨가 이같이 자백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씨는 이날 “어머니가 재가해서 이룬 가족과 유대관계가 깊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적 갈등까지 겪게 됐다”며 “감정의 골이 점점 깊어지다 보니 어머니의 재산을 빼앗아 뉴질랜드로 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앞선 지난 11일 조사에서는 “말다툼 중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김씨의 이 같은 주장이 추후 재판에서 형량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보고 범행 전후 김씨의 행적 등을 추궁한 끝에 계획범행이라는 자백을 받아냈다. 김씨는 그러나 아내 정모(33)씨의 공모 여부에 대해서는 “아내는 어머니와 계부가 재산 문제로 우리 딸들을 해치려 한다는 내 말을 믿고 딸들을 지키려고 했을 뿐 내가 돈 때문에 벌인 일인지는 몰랐다”며 공모하지 않았다는 기존 주장을 유지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범행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계획했고 실행했는지와 아내 정씨의 공모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김씨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기로 결정하고 이날 용인동부경찰서 내에서 마스크나 모자를 착용하지 않은 채 조사를 받으러 이동하는 김씨의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살인, 성범죄, 약취·유인, 강도, 폭력 등 특정강력범죄 사건이 발생하면 수사기관이 ▲ 범행 수단의 잔인함과 중대한 피해 발생 ▲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증거 충분 등의 요건을 따져 피의자 얼굴과 이름,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한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21일 모친 A(당시 55세)씨와 이부(異父)동생 B(당시 14세)군, 계부 C(당시 57세)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그는 범행 후 어머니 계좌에서 1억 2000여만원을 빼내 이틀 뒤 아내 정씨와 2세·7개월 된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 그러나 2015년 뉴질랜드에서 저지른 절도 사건으로 현지 사법당국에 붙잡힌 그는 징역 2개월 형을 복역하고 구속상태로 있다가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지난 11일 한국으로 송환된 뒤 구속됐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용인 일가족 살해범 얼굴 공개

    용인 일가족 살해범 얼굴 공개

    존속살해범 김성관, “어머니 재산 노렸다” 자백 재가한 어머니 일가족을 살해한 30대가 우발적 범행이라던 자신의 주장을 번복하고 어머니의 재산을 노린 계획범행이었다고 털어놨다.    14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피의자 김성관(35)씨가 이같이 자백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어머니가 재가해서 이룬 가족과 유대관계가 깊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적 갈등까지 겪게 됐다”며 “감정의 골이 점점 깊어지다 보니 어머니의 재산을 빼앗아 뉴질랜드로 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앞선 지난 11일 조사에서는 “말다툼 중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김씨의 이 같은 주장이 추후 재판에서 형량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보고 범행 전후 김씨의 행적 등을 추궁한 끝에 계획범행이라는 자백을 받아냈다. 김씨는 그러나 아내 정모(33)씨의 공모 여부에 대해서는 “아내는 어머니와 계부가 재산 문제로 우리 딸들을 해치려 한다는 내 말을 믿고 딸들을 지키려고 했을 뿐 내가 돈 때문에 벌인 일인지는 몰랐다”며 공모하지 않았다는 기존 주장을 유지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범행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계획했고 실행했는지와 아내 정씨의 공모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김씨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기로 한 결정에 따라 이날 용인동부경찰서 내에서 마스크나 모자를 착용하지 않은 채 조사를 받으러 이동하는 김씨의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21일 모친 A(당시 55세)씨와 이부(異父)동생 B(당시 14세)군, 계부 C(당시 57세)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후 어머니 계좌에서 1억2000여만원을 빼내 이틀 뒤 아내 정씨와 2세·7개월 된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 그러나 2015년 뉴질랜드에서 저지른 절도 사건으로 현지 사법당국에 붙잡힌 그는 징역 2개월 형을 복역하고 구속상태로 있다가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지난 11일 한국으로 송환된 뒤 구속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용인 일가족 살해범 김성관 구속…마스크·모자없이 얼굴 공개

    용인 일가족 살해범 김성관 구속…마스크·모자없이 얼굴 공개

    재가한 어머니 일가족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도피한 지 80일 만에 국내 송환된 김성관(35)씨의 얼굴 등 신상정보가 공개된다.수원지법 조영은 영장전담판사는 13일 오후 6시 강도살인 등 혐의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전날 신상공개결정위원회를 열어 영장이 발부될 시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살인, 성범죄, 약취·유인, 강도, 폭력 등 특정강력범죄 사건이 발생하면 수사기관이 요건을 따져 피의자 얼굴과 이름,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피의자 신상을 공개하기 위해서는 △ 범행 수단 잔인과 중대한 피해 발생 △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증거 충분 △ 국민 알 권리 보장과 재범 방지,범죄 예방 등 공공 이익을 위한 필요 등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 사례로는 2016년 서울 수락산 등산객 살인사건 피의자 김학봉, 같은 해 경기도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사건 피의자 조성호, 지난해 경남 창원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인사건 피의자 심천우·강정임 등이 있다. 경찰은 앞으로 진행될 현장검증 등에 통상 피의자들에게 제공하던 마스크와 모자를 김성관씨에게 제공하지 않을 계획이다. 김성관씨는 지난해 10월 21일 모친 A(당시 55세)씨와 이부(異父) 동생 B(당시 14세)군, 계부 C(당시 57세)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일 모친의 계좌에서 1억2000여만원을 빼낸 김씨는 범행 이틀 뒤 아내 정모(33)씨와 2세·7개월 된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도피했지만, 2년여 전 뉴질랜드에서 저지른 절도 사건 피의자로 현지 당국에 붙잡혔다. 도피 80일 만인 지난 11일 강제송환된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말다툼 중 우발적으로 범행했고,아내는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지금, 이 영화] 애니물 리메이크 ‘쏘아올린 불꽃…’

    [지금, 이 영화] 애니물 리메이크 ‘쏘아올린 불꽃…’

    하늘로 솟구치는 불꽃을 밑에서 볼지, 아니면 옆에서 볼지 고민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런 쓸데없는 생각할 시간에 어쨌든 불꽃이 잘 보이는 자리를 맡자는 입장이지만, 적어도 이 영화의 소년들은 불꽃을 옆에서 보고 싶어 한다. 그럴 때 불꽃이 둥글게 보이는지 납작하게 보이는지 내기했기 때문이다. 남학생들은 들떠 있지만, 같은 반 소녀 나즈나는 마음이 편치 않다. 엄마의 재혼으로 갑작스레 전학을 가게 됐기 때문이다. ‘이럴 바에야 집을 나가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지만 혼자서는 말고.’ “사랑의 도피”라는 표현을 떠올린 그녀는 불꽃놀이 축제날 가출을 감행한다.나즈나는 누구와 같이 떠나려고 했을까. 두 명의 후보가 있다. 그녀를 좋아하는 소년 유스케와 노리미치다. 나즈나는 이들과 수영 시합을 한 뒤 승자에게 고백하기로 결심한다.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사람은 그녀다. 대망의 2등은? 바로 유스케다. 노리미치를 이긴 그에게 나즈나는 불꽃놀이 축제에 함께 가자고 제안한다. 유스케는 황홀하다. 한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는 그녀와의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다. 상대에게 호감이 받아들여진 경우를 상상해 본 적이 없어서일까. 사랑이라는 사건은 이에 대한 충실성 없이 지속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우리는 여기에서 다시 한번 확인한다. 이때 노리미치가 나즈나와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 그녀는 그에게 같이 이곳을 떠나자고 말한다. 앞서 밝힌 대로, 누구와 동행하느냐는 나즈나에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노리미치에게 이것은 실로 중요한 문제였다. 그녀가 엄마에게 붙잡혀 집에 가는 모습을 허망하게 지켜보면서, 그는 나즈나가 떨어뜨린 불꽃구슬을 힘껏 던진다. 그녀가 엄마에게 붙잡히지 않았더라면 하는 소망을 담은 것은 물론이다. 자,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 당신 짐작이 맞다. 이 영화는 타임루프물이다. 노리미치가 불꽃구슬을 던질 때마다 시간은 거꾸로 흘러 새로운 에피소드가 펼쳐진다.애니메이션인 이 작품은 1993년 일본에서 방영됐던 텔레비전 드라마 ‘If 만약에’(이와 유사한 형식의 프로그램이 동시대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이휘재의 인생극장’이다)의 한 편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그때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인물이 영화 ‘러브레터’ 감독 이와이 ?지다. 그는 리메이크작에 이런 소감을 표했다.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어떨까 하고 궁금했습니다. 전혀 다른 것이 된다고 해도 그 다름을 보고 싶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원작에서 초등학생이던 등장인물들이 애니메이션에서는 중학생으로 바뀌었다는 설정이다. 그렇지만 무엇이 달라졌든 핵심은 내적 완성도, 특히 내러티브에 달려 있다. 이 영화는 정작 거기에 신경 쓰지 못한 것 같다. 타임루프물도 최소한의 서사적 개연성은 필요한 법이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일가족 살해범 뉴질랜드 도피 80일 만에 송환…“죄송합니다”

    일가족 살해범 뉴질랜드 도피 80일 만에 송환…“죄송합니다”

    재가한 어머니의 일가족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도피한 지 80일 만에 국내 송환된 30대가 범행을 인정했다.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송환된 피의자 김모(36)씨를 경찰서로 압송해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에 앞서 김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살해 이유를 묻자 “죄송합니다”라고 한 그는 아내와 공모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성실히 조사받겠다”라고 답한 뒤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김씨는 아내 정모(33)씨와의 공모를 부인했으나, 경찰은 현재까지 조사된 내용을 토대로 부부가 범행을 사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12일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21일 모친 A(당시 55세)씨와 이부(異父)동생 B(당시 14세)군, 계부 C(당시 57세)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존속살인 및 살인) 등을 받고 있다. 범행 당일 모친의 계좌에서 1억 2000여만원을 빼낸 김씨는 범행 이틀 뒤 아내 정씨와 2세·7개월 된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도피했지만 2년여 전 저지른 절도 사건 피의자로 현지 당국에 붙잡혔다. 징역 2개월을 선고받은 그는 형량을 모두 복역하고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구속상태에 있었다. 아내 정씨는 자녀들과 함께 지난해 11월 1일 자진 귀국했으며, 김씨와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변회 “유영하 변호사 윤리 위반 여부 조사“

    서울변회 “유영하 변호사 윤리 위반 여부 조사“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를 다시 맡은 유영하 변호사가 변호사 윤리를 어겼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다.서울지방변호사회는 소속 변호사 10명이 유영하 변호사가 변호사법 및 변호사 윤리장전을 위반했다는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11일 밝혔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이날 “신중한 판단을 위해 조사위원회에 회부할 가능성이 높다”며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대한변호사협회에 징계개시 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사에 대한 징계는 ▲영구제명 ▲제명 ▲3년 이하의 정직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견책 등이 있다. 진정을 제기한 이모 변호사 등은 지난해 10월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건에서 손을 뗀 뒤에도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을 수 차례 접견한 것이 ‘미선임 변호’를 금지한 변호사법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유 변호사가 검찰에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건네받은 수표 30억원이 ‘변호사 선임료’라고 한 것은 수임 관행에 비춰보면 거짓 진술로 보인다며 이는 박 전 대통령의 재산 도피를 도와 검찰의 업무 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일 유 변호사가 관리하고 있는 30억원과 서울 내곡동 자택 등 박 전 대통령의 재산에 대한 추징보전을 법원에 청구했다. 이 변호사 등은 “직무를 행함에 있어서 진실을 왜곡하거나 허위 진술을 해서는 안 된다는 변호사법 규정이나 의뢰인의 범죄 행위에 협조해서는 안 된다는 변호사 윤리장전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 등은 이밖에도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의 ‘재판 보이콧’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등 변호사의 성실 의무를 위반하며 의뢰인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고문기술자 이근안 “다 죽고 나만 미친놈 되기 싫다”

    고문기술자 이근안 “다 죽고 나만 미친놈 되기 싫다”

    영화 ‘1987’과 ‘남영동1985’, ‘변호인’ 등 군사독재 시절을 다룬 영화에는 실존 인물 박처원과 이근안이 여러 차례 영화 속 배역으로 등장한다. 고문·조작의 총책임자였던 박처원과 고문기술자 이근안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떻게 살고 있을까. 먼저 박처원은 민주화운동 인사들을 고문하거나 간첩수사 결과를 마음대로 조작하던 일련의 행위를 직접 지휘한 총책임자였다. 그 공으로 경찰서장, 도경국장도 안 하고 치안본부 2인자인 치안감까지 올라갔다. 이근안은 1970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 당시 대공분실장이던 박처원의 경호원 역할을 맡았다. 박처원의 대공업무를 도우며 ‘분신’처럼 고문 기술자로 활약했다. 1985년 김근태 당시 민청련 의장이 경찰 조사를 받을 때, 박처원은 ‘김근태가 입을 열지 않는데 당신이 맡아야 겠다’며 이근안에게 김근태의 고문을 지시했고 이후 이근안의 11년 간의 도피생활을 도왔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9일 박처원이 10년 전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근황을 전했다. 박처원은 생전 사람을 죽이는 고문을 지시하고 고문기술자의 도피를 지속적으로 도왔지만 단 한번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근안은 자신의 고문 행위와 당시 고문 수사의 전모를 알고 있는 인물이지만 30년이 지난 지금도 반성의 기색은 없었다. ‘뉴스쇼’는 이근안이 홀로 동대문구 허름한 다세대 주택 지하방에 살고 있으며, 한때 별명이 ‘곰’이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초라한 행색의 80대 노인이었다고 전했다. 이근안은 “30여 년 전 얘기고, 관련된 사람들 다 죽고 나 혼자 떠들어 봐야 나만 미친놈 된다. 살 거 다 살고 나와서 지금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인터뷰했다. 앞서 이근안은 2010년 이후 언론을 통해서 다음과 같은 말들을 했다. “나는 고문 기술자가 아닌 심문기술자였다. 1980년대 심문은 예술이었다.”“애국은 남에게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금 당장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똑같이 일할 것이다.” “영화 ‘남영동1985’를 보고 웃었다. 물고문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이근안으로부터 고문을 받았던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전류를 때로는 강하게. 길게도 하고 또 짧게도 하고. 고통과 공포는 주되, 사람이 목숨을 잃지는 않도록…”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당시의 혹독한 고문 휴우증으로 수년간 파킨슨병을 앓았다. 김근태와 함께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았던 문용식 현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은 “박종철 고문했던 남영동 팀이 결국 김근태도 고문했던 것이고 검찰이 김근태 의장의 고발을 받아들여서 엄정하게 수사하고 단죄했더라면 박종철 고문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 고문의 명백한 증거가 나왔음에도 무혐의 처리를 한 건, 100% 검찰 잘못이다. 그때의 검찰이 박종철을 죽인 거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환공포증, 두려움 아니다. 혐오감일 뿐”(연구)

    “환공포증, 두려움 아니다. 혐오감일 뿐”(연구)

    일반적으로 ‘구멍에 대한 두려움’(fear of holes)으로 묘사되는 환공포증(Trypophobia)이 두려움이 아닌 혐오감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복되는 특정 문양에서 혐오감을 나타낸다는 이 증상은 전 세계 16%의 인구가 지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정신질환으로 진단되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은 벌집이나 연꽃 씨방 등 반복된 무늬를 봤을 때 혐오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미국 에모리대학의 스텔라 로렌코 심리학과 부교수팀은 사람들이 환공포증을 느끼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로렌코 교수는 “어떤 사람들은 이런 대상을 보는 걸 너무 신경을 써 자기 주변에 있는 걸 견딜 수 없어 한다”면서 “진화적 근거가 있다고 알려진 이 현상은 더 흔히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환공포증과 같은 반응이 인간이 진화 과정에서 뱀이나 거미와 같이 생명에 위협이 되는 사물에 먼저 공포를 느끼고 피하게 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 연구에 주저자로 참여한 블라디슬라브 아이젠버그 연구원은 “우리 인간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시각적인 존재”이라면서 “우리는 풀밭에 있는 뱀의 일부나 전체를 보더라도 즉각적으로 추론해 잠재적인 위험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우리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동물의 이미지를 보면 공감 신경계와 관련한 공포 반응이 유발된다고 알려졌다. 심장박동수와 호흡율이 빨라지고 동공이 확대되는 것이다. 잠재적인 위험에 관한 이런 과다 각성을 ‘투쟁 혹은 도피 반응’이라고도 말한다. 연구진은 이런 생리적 반응이 겉보기에 무해한 구멍을 볼 때와 관련이 있는지 조사하려고 했다. 이들은 안구 추적 기술을 사용해 참가자들이 구멍이나 위협적인 동물, 그리고 중립적인 이미지를 봤을 때 동공 크기 변화를 측정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구멍 이미지를 봤을 때는 뱀이나 거미와 같이 위협적인 동물의 이미지와 달리 동공 수축이 크게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교감 신경계와 관련한 반응이자 혐오감으로 두려움은 아니다. 아이젠버그 연구원은 “표면상으로 위협적인 동물과 구멍의 이미지 모두 혐오 반응을 일으킨다”면서도 “두려움에 따른 투쟁 혹은 도피 반응과 달리 부교감 반응은 심장박동 수와 호흡율을 느리게 하고 동공을 수축한다”고 말했다. 한편 환공포증은 둥근 형상을 뜻하는 환(環)과 공포증을 결합한 인터넷 조어다. 영문 이름인 트라이포포비아(Trypophobia)는 그리스어를 조합한 말이다. 구멍을 의미하는 트리파(τρύπα)와 공포란 뜻을 가진 포보스(φόβος)를 결합했다. 2005년 공포증 목록을 수집하는 인터넷 포럼 포비아리스트닷컴이 이 표현을 처음 사용하면서 보편화됐다. 사진=ⓒ kasipat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플랫폼 (김민수)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플랫폼 (김민수)

    사비는 순서를 기다린다. 복도의 고요함은 일부러 꾸며진 듯하다. 문이 닫히는 소리. 누군가 사비를 지나쳐 간다. 전에 본 적 없는 얼굴이지만, 그를 향한 적의가 있다. 사비는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깜빡 졸았던 걸까. 그의 이름이 들린다. 관료, 학자들. 권위로 데워진 공기가 거북하다. 사비가 의자에 앉고도 그들은, 한참 동안 파일을 뒤적거린다. 넘어갔다가 돌아오고, 다시 구겨지는 문서들. 무작위적인 리듬으로, 자기 역할에 몰입한 자들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사비는 그게 잘 안 된다. 침묵을 깨야 한다면, 그만한 무게를 지녀야 한다. 위원이 말한다. “우리는 첫째로 근무자들의 파견지 이탈 건을 조사하기 위해 당신을 불렀어요. 이 문제에 관해 우리는 당신에게 형식상의 협조를 바랄 뿐입니다.”반응할 틈을 주지 않고 다른 위원이 말한다. “둘째로 최근 보고된 인간 반출 사건을 조사할 겁니다. 이 경우 당신의 위치는 썩 좋지 못해요.” 기관의 배려를 기대했던가. 그래도 사비는 동요하지 않는다. 마음 작용의 세부사항들을 잃어버린 지는 이미 오래다. 그는 위원들의 질문에 답한다. 일정한 어조로 이어지는 질문들. 때로는 위원들의 질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이탈과 반출. 그것은 사비의 언어가 아니다. 사비와 위원회는 서로에게 원하는 것을 주지 못한다. 위원회는 사비를 의심하고 있다. 그가 아는 만큼 말하지 않고, 교묘하게 말을 돌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비는 그들만큼이나 아는 게 없다. 오히려 그에겐 새로운 질문거리만 가득하다. 심문은 계속될 것인가? 사비는 구금되지 않는다. 위원회에 그럴 권한은 없다. 즉석에서 다음 출석을 예고받는다. 서명하고, 가도 좋다는 허락을 얻는다. 그의 뒤로 문이 닫힌다. 이미 어두워진 복도. 그는 천천히 걸어 나간다. 무수히 많은 창문이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곳을 지나기가 두려워진다. 그는 골목길을 택한다. 그 길은 비밀스럽다. 불규칙한 계단을 내려가고, 곳곳에서 오래된 그림자들을 본다. 골목이 끝나는 지점은 다른 골목과 맞닿아 있다. 사비는 다른 골목에 들어설 때마다 주변을 살핀다. 담벼락은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것 같다. 왼편 불 밝힌 상점에, 진열대 사이로 점원이 보인다. 그녀는 웃고 있다. 웃음은 준비된 기호다. 그녀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미소는 신비한 제안 같아서, 사비는 다른 생각에 물들지 못한다. 달콤하다. 그냥 지나쳐 갈 수는 없다. 진열대에 술병이 빼곡하다. 사비는 화려한 단어들을 본다. 덧붙은 상징들도. 갖가지 색과 형태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다. 모두 똑같이 중요한 동물들과 도형들. 그는 방향감각을 잃고, 발을 헛디뎌 술병을 모두 깨뜨리게 될 것만 같다. 땀이 맺힌다. 손등으로 땀을 닦는데 불쑥 인사말이 들린다. 사비는 점원의 입을, 눈을 본다. 그리고 미처 감추지 못한 수동성을 엿본다. 그녀의 조화롭지 못한 목소리가 거슬린다. 사비는 짧은 사이 실망을 내비쳤는지도 모른다. 그는 일부러 들릴 듯 말 듯 대꾸한다. 점원은 한발 물러나 웃음으로 돌아간다. 어떻든 그녀는 변함없다. 그녀가 사람이었다면, 사비는 다른 반응을 기대해도 좋았을 것이다. 선택이 한정되어 있고, 외부에서 주입되었더라도 온전히 그녀만의 것으로 머무는 감정들을. 손가락으로 아무 병 하나를 가리킨다. 그녀는 상품을 스캔하고, 가져가 버린다. 사비는 그런 행동이 그녀만큼 시늉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포장이 사비의 손에 들린다. 그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상점을 나선다. 사비는 단조로운 풍경을 내다본다. 버스가 이미 지나온 길도 다시 훑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느리고, 목적지에 갈 마음이 없는 것 같다. 모로를 만나려면 한참 더 외진 곳으로 가야 한다. 그곳은 도시 외곽도 아니고, 마을이라 부르기에도 어중간하다. 기억이 맞는다면 이쯤에서 내려야 한다. 버스가 떠나자 어두워진다. 멀지 않은 곳에 파도가 친다. 사비는 도로를 벗어나 흙길로 들어선다. 길가를 내려다보니 경사가 가파르다. 풀이 자라지 않은 길을 골라 내려간다. 해안이 있고, 움푹 들어간 형태로 숲을 등진 주거지가 보인다. 집은 몇 채 되지 않는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사비는 알 것 같다. 그 집은 모로의 성향과 닮아 있다. 작고, 뽐내지 않는다. 문을 두드려 본다. 모로. 기척이 없다. 사비는 집 주위를 돈다. 창문에 얼굴을 대지만, 안을 볼 수 없다. 사비는 모래사장을 거닐기로 한다. 불을 밝힌 집이 몇 채 보인다. 이편은 어둠이다. 사비는 구두를 벗어 손에 든다. 파도 소리가 불쾌하다. 발가락 사이로 파고드는 차갑고 부드러운 감촉. 그는 갑작스럽게 고향의 선율을 느낀다. 단조로운 흐름이다. 어떤 이유로 연상되는 것일까. 선율은 감각에 새겨졌고, 때때로 통증처럼 거기에 있다. 흐릿하게. 불빛 속에 남자가 보인다. 그는 작은 고깃배 옆에 앉아 그물을 손보고 있다. 사비는 그와 눈이 마주친다. 남자는 그물을 놓고 일어선다. “오늘은 너무 늦었는데.” 사비는 그를 살핀다. 심술궂은 눈. 주름들. 그리고 들쭉날쭉한 억양. 하지만 흐릿하게나마 장난기가 비친다. 관리자의 인상이다. 확신할 수는 없다. “그쪽으로 가봤자 아무것도 없을 거야.” 사비는 고개를 돌려 어둠을 본다. 그의 말이 너무나 당연하게 들린다. “초입에 있는 작은 집을 찾아왔는데 아무도 없어서.” 사비는 손가락을 들었지만, 어떤 것도 가리키지 못한다. 남자는 고개를 젓는다. 실수인 것처럼, 그의 뒤로 현관문이 조금 벌어져 있다. 그가 오랜 시간 홀로 지내왔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남자는 그물을 추스른다. “나도 이곳 사람들에 관해 별로 아는 게 없지만.” 그는 사비를 훑는다. 사비의 손에는 술병이 있다. “들어오겠나?” 그를 따라 들어간다. 다른 차원에 들어서는 것 같다. 사비는 아직도 그런 경험을 잘 설명해낼 수 없다. 테이블과 낡은 의자들과 벽에 붙은 계획표. 책장 위에 술병을 놓는다. 사비는 그가 의자를 권할 때까지 기다린다. 남자는 부엌의 작은 문을 열고 그물을 던져 넣는다. 책장의 지저분한 책들이 눈길을 끈다. 사비는 대부분의 책 제목을 알아보지 못한다. “거기 앉아.” 남자는 술을 따른다. 그는 두꺼운 책을 고른다. 그의 손은 책을 옭아매는 성긴 보금자리 같다. 사비는 술잔을 들어 입을 적신다. 책을 들고 있는 남자의 손마디를 살펴본다. 가늘고 긴 손가락에서 노동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짐작과는 다르다. 어쩌면 그는 오랜 세월 학자로서 지내왔을지도 모른다. 무엇에 관한 학자인가. 언어들? 비밀스럽고, 신비 가득한 형태로 눈을 어지럽히며 우리를 넘어서는 의도를 품고 있을 것 같은 바깥 세계의 소란. 막연히 우상화되는 시인들. 남자는 책장을 넘긴다. 미간을 찌푸린 그가 눈을 치켜뜬다. 사비는 어서 그가 무슨 말이든 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남자는 다시 책을 읽는다. 한동안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 심각한 그의 얼굴이 곧 부서져 버릴 것 같다. “요즘 이곳은 어때?” 사비는 말을 꺼내는 게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남자는 책을 내려놓는다. “예전에는 좋았지. 지금은 뭐라 말하기 어려워.” 흔해 빠진 의견. “여길 떠나는 자들이 늘었지. 그게 뭘 말해주겠나? 전보다 좋아졌다고는 말할 수 없을걸.” 사비는 마지못해 수긍한다. “자네도 누군가를 찾아왔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그런 건 핑계에 불과해. 난 많이 봐와서 잘 알지. 결국엔 떠나는 거야.” “아마 그렇게 되겠지.” “그렇다면 잘 선택한 거야. 여긴 매력을 잃었어. 다신 돌아오지 말게.” 남자는 다시 책을 펼쳐 든다. 사비는 침묵 안에서 흔들린다. 마음을 다잡기 어려워진다. 바깥 그리 멀지 않은 물밑 어딘가에서 불분명한 형체가 지상으로 올라온다. 모래사장에 다다랐을 때 그것은 모습을 드러낸다. 상상조차 해본 적 없던 심해의 생명체가 몸을 비틀며 기어온다. 호흡하는 비늘과 가시들을 과시하면서. 성미 급한 놈이다. 거대한 입속으로 겹겹이 덧난 이빨에는 독이 흐른다. 놈은 모래를 파헤쳐서 구덩이를 만들고 그 속으로 숨는다. 구덩이 위를 지나는 자들을 모두 집어삼키려고. 놈의 입과 뱃속에서 희생자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모로의 흔적도 그곳에 걸려 있다. 대기는 신음으로 가득해 질식해 버릴 것 같다. 사비는 술잔을 내려놓고, 남자의 구겨진 얼굴을 다시 한번 본다. 그는 가끔 입술을 달싹이는 것 말고는 움직이지 않는다. 사비는 자신의 손과 발을 내려다본다. 시간을 체감하는 신체기관이 있다면, 그건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흉물스럽게 늘어졌을 것이다. 확장된 외연으로서 발에 차이고 목을 휘감았을 것이다. 사비는 말한다. “그래도 난 언젠가는 돌아와야 해.” “쉽지 않을 거야.” 사비는 그에게 나약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서 준비해야겠어. 언제 다시 방문하면 될까?” 남자는 손을 내젓는다. 조금 더 기다려 보지만 그뿐이다. 현관을 나선 사비는 바깥 공기에 압도당한다. 사비는 이보다 더 적은 자극을 원한다. 사비의 생각은 몇 차례나 분절된다. 구덩이라니. 잠을 자고 싶다. 잠을 자야만 벌어진 틈을 이어 붙일 수 있다. 그러지 못하면 정신은 점점 파편화되어, 말라죽은 나무의 껍질처럼 떨어져 나간다. 다른 가능성이 물꼬를 튼다. 모로의 작은 집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 환하다. 아니, 그 집은 모로의 집보다도 좀더 넓고 안락해 보인다. 그럼에도 사비는 그 집이 여전히 모로의 집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사비는 정원을 가로질러 간다. 잘 손질된 정원수. 초인종을 누르자 미소 짓는 점원이 나타난다. 사비는 놀라지 않는다. 그는 초대받은 사람처럼 집 안에 들어선다. 집은 거대한 하나의 침실이다. 사비는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녀의 유년 시절과 일상, 갈등과 고민에 관한 이야기 속 세부사항을 통해서 그녀가 가짜가 아니라는 점을 확신하고 싶다. 그러나 그녀는 깊은 상처를 간직한 사람처럼 모든 이야기로부터 달아나 버린다. 그녀는 이미 이 세계의 어떤 이야기에도 관심이 없다. 그녀는 오직 행위의 화신으로, 사비에게 미끄러져 들어간다. 그녀가 드리운 그림자 아래에서 근심 따위는 느낄 수 없다. 시간은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다. 오래도록 평화롭다. 그러나 그녀의 품에서 사비는 결코 잠들지 못한다. 사비는 얌전히 눈을 감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의식이 또렷하다. 그는 속으로 진짜를 흉내 낸 것들을 모조리 비웃고 있다. 사비는 구두를 손에 들고 주거지의 불빛들을 지난다. 움푹한 해안선은 인위적이거나, 자연을 뛰어넘는 힘이 가해진 것처럼 보인다. 사비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힘의 작용. 가령 겨울이 길어지고, 낮 동안의 빛은 더욱 희미해지는 것. 예측할 수 없던 변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마땅한 이유를 찾아 나서게 한다. 그러나 사비는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고 싶다. 고향에서는 더 자주 메시지를 보내왔다. 의구심을 품은 자들은 모두 돌아오라고. 사비는 그래도 아직은 끝을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작고 허름한 집이 보인다. 짐승은커녕 곤충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사비는 문틈에 얼굴을 대고 문을 밀어본다. 열릴 듯이 삐걱거린다. 그뿐이다. 절망이 버티고 있는 것처럼. 다른 감정들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인기척이 있다. 보드라운 목구멍을 갓 넘어온 따뜻한 숨결이 거기에 있다. 사비는 창문을 들여다본다. 소용없는 짓이다. 물러서서 구두를 던진다. 창문이 깨지고, 깨진 틈으로 모로를 찾는다.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사비는 창문을 넘는다. 유리 조각에 옷자락이 긁힌다. 사비는 벽을 더듬으며 나아간다. 울음소리가 벽을 타고 온다. 한쪽 구석이다. 구석에서 소리가 난다. 사비는 다가가 몸을 기울인다. 그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기계 아기가 불가능할 것 같은 방식으로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것을 본다. 그것은 기다렸다는 듯 울음을 멈추고, 감춰두었던 예리한 날로 그의 목을 긋는다. 사비는 목을 부여잡고, 고개를 숙이고 움직이지 않는다. 이 순간 생동하는 가능성을 모두 외면하기로 하자. 이미 어둠 안에 놓인 눈앞이 캄캄해진다. 사비는 자세를 낮춘다. 바닥에 무릎을 대고 거의 엎드린다. 아기를 섬기려는 것처럼, 천천히 손을 가져다 댄다. 아기는 울음을 멈춘다. 시큼한 냄새가 난다. 따스하고 보들보들한 감촉이, 놀랍도록 위안을 준다. 손을 떼고 싶지 않다. 파도 소리가 바람에 묻히기도 한다. 사비는 그를 흔드는 손길에 의해 깨어나 돌아본다. 모로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다. 짓누르려는 듯이. 사비도 모로를 본다. “사비. 왜 이렇게 늦었어?” 예상했던 반응은 아니다. “창문을 깨고 들어오면 어떡해.”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어.” 그러나 아기는 없다. 감정들이 고스란히 흘러 나간다. 그는 거울을 보는 것 같다. “일행은?” “혼자야. 모두 흩어졌어.” 모로는 실망을 감추지 않는다. “모로, 아기가 실제로 있어?” “있어.” “어디에?” “내 몸에.” 사비는 모로와 아기를 동시에 생각해 본다. 틀림없다. 그리고 이번에는 모로가 실수한 거라고 소리 지르고 싶다. “어쩌려고?” “데려갈 거야.” “그걸 왜?” “왜라니. 기념해야지.” “기념하기 위한 거라면 다른 걸 가져가. 더 적합한 것으로.” 하지만 사비는 더 적합한 것을 떠올리지 못한다. “그냥, 인간들을 내버려 두자.” “이제 와서 그럴 순 없지.” 어떤 말을 해도 소모적일 것 같다. 사비는 문을 열고 내다본다. 반드럽게 깔린 살굿빛 사장과 바다 위로 드넓은 하늘의 풍광이 우연처럼 놓인 것 같다. 관리자의 집은 생각보다 멀지 않다. 고깃배는 보이지 않는다. “모로. 관리자를 만났어? “아니. 그는 통 잠들질 않아.” 그래서 모로는 여태껏 사비를 기다려왔는지도 모른다. 관리자는 찌푸린 눈으로, 어째서 그것이 기념이 되느냐고 묻겠지만. 물러서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 사비는 그에게 이해를 구하지 않고, 그와 멀어져야 한다. 그가 현실의 무미건조함에 사로잡혀 있을 때, 사비는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수평선까지 배 한 척 보이지 않는다. 관리자는 그 작은 배를 타고 어떻게 플랫폼까지 가는 것일까. 사비는 문을 열어 둔다. “그가 거절할 수도 있어.” “넌 그저 꿈에서 깨어나 배를 기다리면 돼.” “이게 얼마나 대책 없는 짓인지 알고는 있는 거야?” “플랫폼에서 만나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 모로는 보이지 않는다. 사비는 동작을 되감는 것처럼 자리로 돌아가 눕는다. 눈을 감고 하늘을 본다. 이해할 수 없는 거짓이다. 인간의 생에 남겨진 일이라고는 끊임없는 불만족뿐이다. 그런 그를 일부러 고통과 마주하게 할 필요는 없는데. 기념이라고? 사비는 잠에서 깨어나 주위를 둘러본다. 게다가, 인간은 우리의 고향에선 살아남을 수 없다. 감각이 환경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렇지만 사비는, 모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모로는 사비의 첫 작품이다. 모로는 사비와 같으면서도, 그의 바깥에 있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모로는 흉내에 불과한가? 모로를 볼 때면 사비의 심정은 늘 복잡하다. 그는 권리를 주장할 수 없지만 막대한 책임감을 느낀다. 모로는 자유롭다. 그건 사비가 줄 수 없는 매혹적인 개념이다. 고깃배가 가까워진다. 사비는 몸을 일으킨다. 관리자가 배에서 내린다. 그의 허리까지 물에 잠긴다. 배 안에는 손님이 있다. 그는 몸 대부분을 가리고 있다. 생김새는 물론 그의 형태마저 제대로 알아볼 수 없다. 먼 곳에서 왔으리라. 손님은 땅에 발을 딛는다. 체구가 크다. 사비는 사구에 올라선다. 그러나 손님은 사비를 의식하지 않고 사구를 돌아나간다. 그는 사비가 그랬던 것처럼, 휴식도 없이 곧바로 어떤 목적을 좇는다. 관리자가 사비에게 손짓한다. 사비는 그를 도와 배를 끌고 올라온다. “인사를 나눴나?” 사비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다. 대답하는 대신에 눈으로 먼 곳을 좇는다. “뭐, 상관없겠지.” 관리자가 앞서 배를 끌고 간다. 사비는 고물을 민다. 경사진 모래언덕이 난감하다. 사비는 배를 홀로 떠받들고 있는 것 같다. 닳고 부서지고 덧댄 흔적을 본다. 사비로서는 짐작조차 못 할 물밑의 진실을 견디는, 볼품없는 배다. 사비는 때때로 뒤를 돌아본다. 모래사장에는 깊은 족적이 남는다. 관리자는 모래도 털지 않고 그대로 현관을 넘는다. 그는 부엌의 작은 문을 열고 그물을 던져 넣는다. 먼지 앉은 잔에 술을 따르고, 계획표에 문자들을 휘갈겨 쓴다. 사비는 문틀을 붙잡고 관리자의 집 안을 들여다본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는 계단에 버티고 서서 말한다. “우릴 플랫폼에 데려다줘.” 관리자는 반응하지 않는다. “가능한 한 빨리 떠나는 게 좋겠어.” 그 말은 관리자에게 닿기도 전에 허물어진다. 사비는 문턱을 넘는다. 그와 동시에 부엌의 작은 문이 닫힌다. 하지만 관리자는 부엌을 돌아보지 않는다. 관리자의 널찍한 등은 굳어서 움직이지 않는다. 옆에서 본 그는 매끈한 석상이다. 사비는 그를 찔러보고 싶다. 사비는 부엌으로 다가간다. 작은 문 너머로 속삭이는 소리, 고약한 획책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굴욕감이 드는 순간, 사비는 성급하게 문고리를 돌린다. 방 안에는 그물과 비린내와 모래가 뒤엉겨 있다. 굴욕을 만회할 수는 없다. 관리자는 펜을 놓고 돌아선다. “곧 출발할 수 있겠어.” 관리자는 계획표를 보란 듯이 손바닥으로 친다. 사비로서는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 관리자가 묻는다. “규모는?” “나와 내 동료 모로, 그리고 아기 하나.” 관리자는 술을 한 모금 삼키고 말한다. “인간?” “작은 인간.” “인간은 안 돼.” 가라앉은 관리자의 말투에는 파고들 틈이 없다. “아무 문제 없을 거야.” “얼마 전이라면 그랬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아까 배 타고 들어오는 손님 봤지. 방침이 바뀌었어.” 방침. 애초에 그런 건 없었다. “어디서 온 손님인데?” “무례한 질문이야. 더 나은 질문을 해봐.” 사비는 그가 계속 말을 이어 가도록 내버려 둔다. “이제 단 하나의 인간도 바깥으로 나갈 수 없어. 모두 모아놓고서, 조용히 끝낼 거야. 원래 그랬던 것처럼. 그게 그가 하려는 일이야.” 생각보다 일찍 다가온 절멸 소식이 놀랍다. 그리고 그것이 벅찬 화려함 가운데 섬광처럼 오는 게 아니라 배를 타고 천천히, 거적때기를 뒤집어쓰고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당혹스럽다. 사비는 미소 짓는 점원을 떠올려 본다. 인간이 아닌 것들은? 그들은 함께 사라지거나, 새로운 주인이 되겠지. 아마도 이 계획에서 기계들은 고려되지 않았을 것이다. 감정들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머물게 하는 능력은 인간 고유의 것일까. 그렇더라도 이제는 그것의 모방만이 넘쳐나겠지만, 그런대로 나쁘지 않다. 그렇게 받아들여야 한다. “아무도 모를 거야.” “인간은 안 돼.” 그 말은 하나의 구호처럼 들린다. 관리자는 거의 즐기고 있다. 짧고 단단한 문장에 부딪혀 박살 나 버리는 다른 빈약한 문장들. 탈취와 도주의 이미지들이 의식에 흘러가도록 내버려둔다. 사비는 이보다 더 큰 말썽에 휘말릴 자신이 없다. 관리자는 벌써 이 일을 문제 삼지 않는 것 같다. 그는 책을 고른다. 그가 신경 쓰지 않기로 한 것은 실제로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관리자는 무한히 여유롭다. 그러나 사비는 그렇지 않다. 사비는 시간을 구체적으로 감각할 수 있다. 사비로서는 관리자와의 불균형 상태를 극복할 수 없다. 작은 인간의 무게가 그만큼 그를 누른다. 몇 가지 짧은 생각이 든다. 작은 인간이 기계로 변환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은 얼마 없다는 사실. 그리고 손님의 행방. 관리자가 손짓하며 사비의 주의를 끈다. 그는 사비가 마주 앉기를 바란다. 팔걸이가 있고, 등받이가 짧은 의자를 권한다. 그리고 사비에게 술잔을 건넨다. 사비는 한동안 의자에 꺼질 듯이 파묻혀 있다. 그는 턱을 괴고, 손가락으로 얼굴을 문지른다. 알코올 냄새가 올라온다. 어떤 생각을 재촉하려는 듯이. 그는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있다. 관리자가 말한다. “그런데 네 동료는 지금 어디 있지?” “자기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난 그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왜냐하면. 사비는 말을 아낀다. 관리자는 사비에게서 대답을 기대하지 않는다. 사비는 부엌의 작은 문을 본다. 아무래도 누군가 더 있는 것 같다. 거기서 감각을 희롱하는 미세한 자극들이 흘러나온다. 관리자는 무릎 위로 책을 펼친다. “이 책을 알아볼 수 있나?” “전혀.” “이건 아주 형편없어. 두서없는 소리로 가득해.” 관리자는 손끝으로 문장을 긋는다. “그런데 여기. 이 대목을 봐.” 처벌에 관한 기록이다. 오래전 일이다. 여기에 선대 관리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지워졌다. 그는 기계에 관한 독특한 관점을 지니고 있다. 무차별. 그것은 경력을 망가뜨리는 불온한 생각이 될 수 있다. 어느 날 해변을 거닐던 선대 관리자는 도망쳐 나온 도시 기계를 맞닥뜨린다. 기계는 인간과 똑 닮아 있으나, 두려움의 표현이 어설프다. 도시 기계는 이보다 더 멀리 도망갈 수 없다. 헤엄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선대 관리 자는 도시 기계를 데려와 별장에 숨겨준다. 그는 거기서 인간처럼 지낸다. 먹고 읽으며, 잠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를 추적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피 행각은 발각된다. 선대 관리자는 인간으로부터 원성을 듣는다. 도시 기계의 죄목은? 언급되지 않는다. 고향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선대 관리자와 인간을 중재한다. 간단하게 합의된 결과로 선대 관리자와 도시 기계가 같은 처벌을 받게 된다. 선대 관리자는 도시 기계로 이식되고, 성공적으로 결합한 그것은 도시로 보내진다. 그것을 뭐라고 부를 것인가?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이후 관리자의 관할이 분명해진다. “뭐라고 쓰여 있는데?” “이 글은 읽을 수 없는 언어로 쓰였다는군.” 관리자는 책을 덮는다. “그럼 지금 읽은 건 뭐야?” “그건 말일 뿐이지.” 너의 꿈속에 있는 것처럼 실체 없는 경험들이지. 눈이 감긴다. 사비는 희미하게, 부엌의 작은 문이 열리는 것을 본다. 배를 타고 들어온 손님이다. 그가 그물을 끌고 사비에게로 다가온다. 사비는 마지막으로 묻는다. 이것은 가능성인가? 손님은 도심에 다다른다. 한낮의 공터에서, 그가 주목받을 이유는 없다. 그는 쪼그려 앉아 동그란 통을 내려놓는다. 단순하게 생긴 물건이지만, 잠금장치가 달려 있다. 그는 잠금을 풀고 뚜껑을 비스듬히 걸쳐 놓는다. 그것은 흐릿한 기운을 방출한다. 화산재가 분화되는 것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심각해진다. 바다 한가운데에 어색하게 솟은 지면이 있다. 사비는 생각하지 않고도 그것을 알아본다. 플랫폼이다. 간소하고, 누구도 이용한 적 없는 것처럼 깨끗하다. 사비는 배를 타고 있다. 배는 젓지 않아도 나아간다. 플랫폼 위로 모로와 유모차가 보인다. 모로는 배에 탄 사비가 플랫폼에 오를 수 있도록 돕는다. 사비는 아래를 본다. 수면에 비친 얼굴은 분명 자신의 것이 맞다. 그러나 그 모습은 불안정해서, 곧 다른 얼굴로 바뀌어 버릴 것 같다. 그는 수면을 내려다보지 않기로 하고 발을 디딘다. 플랫폼에 어렵게 올라선다. 그가 타고 온 배는 점점 멀어져 간다. 모로가 말한다. “저걸 타고 여기까지 온 거야?” “그래.” “재주도 많네.” 사비는 뒤돌아본다. 그것은 배가 아니라 가시 돋은 심해의 생명체다. 어떻게 날카로운 등 위로 올라탈 수 있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모로의 얼굴은 테두리가 불분명하다. 잘못 손대는 바람에 윤곽이 번진 것 같은 모양이다. 그러나 모로를 다른 무엇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모로란, 언제나 모로와 가장 근접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비가 말한다. “이상한 일을 겪었어.” “말해봐.” “배를 타고 들어온 손님을 봤어.” 그런데 사비는 이야기할 의욕을 잃어버린다. 이야기는 선형적으로 정돈될 수 없다. 어느 부분을 이야기하더라도 머리와 꼬리와 몸통이 뒤섞일 거란 확신이 든다. 사비가 무언가를 이야기해야 한다면, 오직 그런 확신에 관해서만 이야기할 수 있다. 모로는 이야기를 기다린다. 사비는 모로의 기다림은 신경 쓰지 않는다. “그게 끝이야?” “그건 아니지만. 이야기할수록 이상해질 거야.” “말해봐. 천천히, 한 마디씩.”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유모차의 바퀴가 앞을 향해 움직인다. 그렇게 가다간 바닷속으로 고꾸라질 것 같다. “그는 함정을 팠어.” 플랫폼이 기울면서 경사가 진다. 유모차는 빠르게 굴러간다. “어쩌면 내가 그에게 붙잡혀 있는지도 모르지.” 모로는 지면이 기울어도 휘청거리지 않고 서 있다. 모로는 사비보다 더 큰 목소리로 묻는다. “그가 원하는 게 뭔데?” 유모차가 바다에 빠진다. 사비는 모로를 밀치고 뛰어간다. 물 위로 빈 유모차만이 떠다닌다. 사비는 조금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엎드린다. 아기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사비의 얼굴은 더는 수면에 비치지 않는다. 사비는 물속으로 뛰어든다. 그는 수영하는 법을 익히지 못했다. 숨을 참는 것도 서툴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 사비는 물속에서 자신의 몸이 거추장스럽다고 느낀다. 부품을 해체하듯, 그의 기관들을 하나씩 벗어던져 버리고 싶다. 유영에 매혹된 그는 모든 의지를 멈추게 하고 싶다. 사비는 바람 없는 골목을 걷는다. 길가에는 부랑자들이 누워 있거나 벽에 기대어 앉아 있다. 추위와 굶주림에 떠는 그들은, 사비의 구두를 본다. 그의 손에 들린 술병을 본다. 그들은 달그락거리며 바닥을 기어온다. 천천히 손을 뻗어서, 닿지도 않는 사비의 외투 자락을 당긴다. 아버지. 그들 가운데에서 들리는 말. 지금 뭐라고 했소? 사비는 그 말을 잡으려고 성큼 다가간다. 부랑자들의 넝마를 걷어차고 깡통을 뒤집는다. 형제여. 누구요? 사비는 그중 한 명의 머리채를 잡아 올린다. 그늘진 얼굴이 드러난다. 그는 사비다. 사비는 그 점을 단번에 알아챈다. 사비와 그를 구분 짓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재능, 어떤 노력을 발휘해도 알아낼 수 없다. 그는 구두를 벗어던지고, 넝마를 주워 든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에 눕는다. 몸을 웅크리고 얼굴을 가린다. 모로가 이곳을 지난다면, 등을 돌리고 눈을 감으리라. 물속으로 거대한 손이 들어와 사비를 건진다. 사비는 플랫폼에 한쪽 어깨를 걸친다. 관리자가 그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이제 가야 해.” 물속에서 몸을 완전히 빼내기가 힘들다. 도둑맞은 기분. 사비는 주위를 둘러본다. 플랫폼이 갈라지고, 돌덩어리가 솟아올랐다. 은은한 광택을 내는 검고 길쭉한 돌이, 누런 연기에 가려 희미해진다. 안개인가? 아니, 매캐한 냄새가 난다. 벌써 시작된 걸까. 관리자는 분주하다. 사비는 말한다. “내 동료가 여기 있었어.” 관리자는 사비를 플랫폼 위로 끌어올린다. “아니. 우리 둘뿐이야.” 관리자는 사비를 잡아끌어 그의 몸을 돌덩어리에 밀착시킨다. 돌덩어리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관리자는 긴 벨트로 사비의 몸통을 돌덩어리에 묶는다. 그가 벨트를 잡아당길 때마다 사비의 몸이 들썩인다. 플랫폼의 조각난 지면이 맥없이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관리자는 돌덩어리의 반대편으로 돌아가 같은 벨트로 자신을 묶는다. 그가 돌을 두들기며 소리친다. 사비는 알아듣지 못한다. 돌덩어리가 한 뼘 정도 떠오른다. 돌의 회전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사비는 처음 이곳을 둘러본 이래로 자신이 추락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는 점점 수가 느는 모조들의 대열을 우려스럽게 바라본다.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그 느낌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돌의 깊은 곳으로부터 빛이 새어 나온다. 납빛이다. 그는 순식간에 삼켜지고, 튕겨 나간다. 지면에 부딪힐 때 그는 몸이 조각나는 것 같은 충격을 받는다. 사비는 홀로 엎드려 있다. 얼어붙은 해변이다. 돌덩어리는 보이지 않는다. 몸을 일으키자 이명을 느낀다. 그의 감각들이 적응하지 못한다. 그래도 그는 놀라지 않는다. 사비는 곧장 걸어간다. 해변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걸음걸이에 여유를 가져야 할까. 길가에 자라난 풀들을 본다. 저택을 가리는 담벼락, 교차로에는 행상들이 있다. 사비는 그들의 생기 잃은 표정을 보고 고향에 왔음을 실감한다. 그는 단지 직관만으로 걸어갈 방향을 정한다. 이곳은 그다지 넓지 않아서 금방 목적지를 찾을 수 있다. 훼손된 집들이 눈에 띈다. 그럼에도 몇몇 구조물을 알아볼 수 있다. 그의 보금자리에는 폐기물이 쌓여 있다. 상상력을 발휘해 보면, 그곳이 한때는 집터였음을 어렵게 알 수 있다. 그는 쓰레기 더미에 기대어 앉는다. 그는 시간의 위력을 실감한다. 잠들길 바라지만. 축축하고, 악취가 올라온다. 빗방울의 점성이 높다. 모로는 없다. 사비는 경련을 일으키며 깨어난다. 그 아기다. 그의 발치로 아기가 기어온다. 어렴풋이 전해지는 작은 인간의 의도. 사비는 자세를 낮춘다. 아기는 귓속말로 그에게 꿈에 출석할 것을 통보한다. 흠잡을 데 없는 억양이다. 그러잖아도 사비는 위원회의 통보를 각오하고 있었다. 어쨌든 그는 돌아왔지 않은가. 사비는 아기를 앞장세워 꿈으로 향한다. 아기의 목덜미에는 번호가 적혀 있다.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노예 매매·난민의 난… 아팠던 지구촌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노예 매매·난민의 난… 아팠던 지구촌

    어느덧 2017년의 끝자락에 서 있다. 세계는 여느 해와 같은 듯 또 다르게 다양한 사건·사고로 몸살을 앓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의 월드why’는 지난 1년간 다룬 다양한 이슈 중 올 한 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예측해 볼 수 있는 결산의 시간을 마련했다.# 트럼프 천하의 시작 2017년은 설마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대가 열린 해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직후 ‘만든’ 첫 이슈는 ‘반(反)이민 행정명령’이었다. 테러위험국으로 지정된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 및 미국 비자 발급을 일시 금지하면서 누군가는 가족과 잠시나마 생이별을 해야 했다. 멕시코 국경에 분리장벽을 설치하겠다던 공약은 일정 부분 현실이 됐다. 트럼프 특유의 추진력은 이후에도 빛을 발했다. 파리 기후변화협정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더니 내년 1월 재협상을 앞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역시 일방적인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아메리카 퍼스트’의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최근에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선언하면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을 심화시켰다. 핵미사일을 두고 북한과 ‘말싸움’까지 벌이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최대한의 압박과 관여’라는 정책을 공식 선언했지만, 트럼프는 이 중 ‘압박’만 손에 쥐고 대화를 기본으로 하는 ‘관여’라는 카드는 버렸다. 지난 1일 북한은 방북한 러시아 하원의원의 입을 통해 “핵 빼고는 무엇이든 대화하겠다”는 뜻을 표명했지만,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핵을 없애지 않으면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한반도를 사이에 둔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호전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 끊이지 않는 테러, 멈추지 않는 눈물 올 한 해 세계 곳곳에서 그야말로 역대급 테러가 속출했다. 2017년 1월 1일 올해의 첫 번째 날 이스탄불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총기 난사 테러가 발생해 39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다쳤다. 3월에는 영국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5월에는 맨체스터의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미국의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히 끝난 직후 폭탄이 터지면서 각각 5명, 22명이 숨졌다. 불과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6월 런던 브리지에서 또다시 테러가 발생해 사살된 범인 3명과 시민 6명 등 총 9명이 사망했다. 10월에는 뉴욕 맨해튼에서 트럭 테러가 발생해 8명이 세상을 떠났다. 대부분의 테러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또는 IS의 추종자가 벌인 짓이었다. 2014년 중반 이라크와 시리아 북부를 아우르는 영토를 확보하면서 700만~800만 인구를 지배하는 세력으로 거듭났던 IS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동맹군과 시리아 정부군, 쿠르드족과 이슬람 시아파 민병대 등의 반격에 밀려나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난 7월과 10월에는 이라크 모술과 시리아 락까 등 주요 거점에서 패퇴하며 사실상 몰락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IS와 테러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진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이 나온 뒤 IS는 “조심하라, 가장 끔찍한 일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의 화약고인 예루살렘을 건드린 대가가 IS의 또 다른 테러 동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다. # 난민의 난(亂)은 계속된다 2017년은 터키 남서부 휴양지 보드룸 해안에서 난민 어린이 아일란 쿠르디(당시 3세)가 숨진 채 발견된 지 2년이 되는 해였지만, 난민의 여정은 올해도 여전히 험난했다. 난민의 난을 입증하는 인권 문제는 한 해 내내 국제뉴스의 메인을 차지했지만, 무엇보다도 충격을 안긴 것은 리비아 난민 매매였다. 지난달 14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외곽에서 노예 매매 현장이 포착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아프리카 난민들이 유럽으로 향하는 주요 관문인 리비아에서는 브로커에게 도피 자금을 빼앗기거나 인신매매단에 납치돼 노예로 팔리는 난민의 수가 4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난민기구 등 국제기구가 난민의 분산 수용을 호소하고는 있지만, 경제난과 난민 수용에 분노한 일부 유럽은 극우 포퓰리즘이 폭발하듯 터져 나온 상황에서 난민의 고단한 여정이 쉽사리 끝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2017년 한 해 동안 전 세계는 종교·이념을 둘러싼 분열, 화산폭발과 지진 등의 재난, 인종과 성별에 따른 차별 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안타까운 것은 일부 키워드가 담고 있는 문제들은 해가 바뀌어도 해결이 요원해 보인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나라 밖 문제가 더이상 남의 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트럼프의 행보와 테러, 재난과 난민 등 국제면을 채운 다양한 이슈는 그들의 이야기이자 곧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국제사회와 더불어 우리 모두가 내년에는 나라 밖 이야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다. huimin0217@seoul.co.kr
  • 이재용 “재산·자리 욕심 없다…꼬인 실타래, 다 지고 가겠다”

    이재용 “재산·자리 욕심 없다…꼬인 실타래, 다 지고 가겠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27일 ”모든 법적 책임은 제가 지고 도덕적 비난도 제가 받겠다”고 말했다.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이 같은 심정을 밝혔다. 재판부는 항소심 재판을 마치고 내년 2월 5일 오후 선고를 내리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우선 ”저는 재산, 지분, 자리 욕심 같은 건 추호도 없었다. 제 꿈은 삼성을 열심히 경영해서 세계 초일류 기업의 리더로 인정받는 것이었다”면서 ”대통령이 도와준다면 제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지만, 자신도 있었다. 이런 제가 왜 뇌물까지 줘가며 승계를 위한 청탁을 하겠나. 인정할 수 없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그러면서 ”실타래가 꼬여도 너무 복잡하게 엉망으로 엉켜버렸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모든 게 다 제 불찰이란 것”이라면서 ”모든 일이 저와 대통령의 독대에서 시작됐다. 모든 법적 책임은 제가 지고 도덕적 비난도 제가 다 받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차장을 거론하며 ”만일 제가 어리석어 죄가 된다고 판단한다면 제게 벌을 내려달라. 여기 계신 다른 피고인들은 회사 일을 열심히 하다가 이 자리에 섰을 뿐이니 제가 다 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하거나 약속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심에서도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박영수 특검은 “이 사건은 경영권 승계를 대가로 대통령과 그 측근에게 뇌물을 준 정경유착 사건의 전형”이라며 이 부회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는 각각 징역 10년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는 징역 7년 등 1심과 같은 형량을 요청했다. 특검은 재산국외도피액 78억9천여만원을 각각 추징해달라고도 요청했다. 박 특검은 “피고인들은 뇌물공여 범행을 ‘사회공헌활동’이라고 주장하지만, 최서원(최순실)을 위해 고가의 말을 사주고 최씨의 사익 추구를 위해 만든 사단과 재단에 계열사 자금을 불법 지원한 행위를 ‘사회공헌활동’이라고 주장하는 건 진정한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검, 이재용 부회장에 2심서도 징역 12년 구형

    특검, 이재용 부회장에 2심서도 징역 12년 구형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2심에서도 징역 12년을 구형했다.이 부회장은 1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하거나 약속한 혐의 등으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박영수 특검은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 직접 나와 “이번 사건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대통령과 그 측근에게 뇌물을 제공한 정경유착의 전형”이라며 이 부회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는 각각 징역 10년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는 징역 7년 등 1심과 같은 형량을 요청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지배권 강화 등 그룹 내 현안을 해결하는 데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총 433억 2800만원의 뇌물을 건네기로 약속하고, 이 중 298억여원을 실제 최순실씨 측에 건넨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기소됐다. 특검팀은 삼성이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금으로 약속한 213억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출연한 16억 2800만원,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을 모두 뇌물로 주장했다. 약속한 지원금 중 실제 최씨 측에 건너간 돈은 77억 9000여만원이다. 1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경영권 ‘승계 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을 두고 묵시적 청탁이 있었고, 그 대가로 승마 지원금과 영재센터 후원금이 건너갔다며 뇌물공여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뇌물공여 혐의와 동반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재단 출연금 204억원은 뇌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단하고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에겐 각 징역 4년, 박상진 전 사장에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황성수 전 전무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2017년, 세계는 또 이렇게 흘러간다

    [송혜민의 월드why] 2017년, 세계는 또 이렇게 흘러간다

    어느덧 2017년의 끝자락에 서 있다. 세계는 여느 해와 같은 듯 또 다르게 다양한 사건·사고로 몸살을 앓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의 월드why’는 지난 1년간 다룬 다양한 이슈 중 올 한 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예측해볼 수 있는 결산의 시간을 마련했다. #트럼프 천하의 시작 2017년은 설마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대가 열린 해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직후 ‘만든’ 첫 이슈는 ‘반(反)이민 행정명령’ 이었다. 테러위험국으로 지정된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 및 미국 비자 발급을 일시 금지하면서 누군가는 가족과 잠시나마 생이별을 해야 했다. 멕시코 국경에 분리장벽을 설치하겠다던 공약은 일정 부분 현실이 됐다. 트럼프 특유의 추진력은 이후에도 빛을 발했다. 파리 기후변화협정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탈퇴하더니, 내년 1월 재협상을 앞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역시 일방적인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아메리카 퍼스트’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선언하면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을 심화시켰다. 핵미사일을 두고 북한과 ‘말싸움’까지 벌이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최대한의 압박과 관여’라는 정책을 공식 선언했지만, 트럼프는 이중 ‘압박’만 손에 쥐고 대화를 기본으로 하는 ‘관여’라는 카드는 버렸다. 지난 1일 북한은 방북한 러시아 하원의원의 입을 통해 “핵 빼고는 무엇이든 대화하겠다”라는 뜻을 표명했지만, 하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핵을 없애지 않으면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한반도를 사이에 둔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호전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끊이지 않는 테러, 멈추지 않는 눈물 올 한해 세계 곳곳에서 그야말로 역대급 테러가 속출했다. 2017년 1월 1일, 올해의 첫 번째 날, 이스탄불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총기 난사 테러가 발생해 39명이 숨지고 70여 명이 다쳤다. 3월에는 영국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5월에는 맨체스터의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미국의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히 끝난 직후 폭탄이 터지면서 각각 5명, 22명이 숨졌다. 불과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6월, 런던 브릿지에서 또 다시 테러가 발생해 사살된 범인 3명과 시민 6명 등 총 9명이 사망했다. 10월에는 뉴욕 맨해튼에서 트럭 테러가 발생해 8명이 세상을 떠났다. 대부분의 테러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또는 IS의 추종자가 벌인 짓이었다. 2014년 중반, 이라크와 시리아 북부를 아우르는 영토를 확보하면서 700만~800만 인구를 지배하는 세력으로 거듭났던 IS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동맹군과 시리아 정부군, 쿠르드족과 이슬람 시아파 민병대 등의 반격에 밀려나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난 7월과 10월에는 이라크 모술과 시리아 락까 등 주요 거점에서 패퇴하며 사실상 몰락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IS와 테러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진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이 나온 뒤 IS는 “조심하라, 가장 끔찍한 일이 닥칠 것”이라며 경고했다. 중동의 화약고인 예루살렘을 건드린 대가가 IS의 또 다른 테러의 동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다. #난민의 난(亂)은 계속된다 2017년은 터키 남서부 휴양지 보드룸 해안에서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당시 3세)가 숨진 채 발견된 지 2주기가 되는 해였지만, 난민의 여정은 올해도 여전히 험난했다. 난민의 난을 입증하는 인권문제는 한 해 내내 국제뉴스의 메인을 차지했지만, 무엇보다도 충격을 안긴 것은 리비아 난민 매매였다. 지난달 14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외곽에서 노예 매매 현장이 포착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아프리카 난민들이 유럽으로 향하는 주요 관문인 리비아에서는 브로커에게 도피자금을 빼앗기거나 인신매매단에게 납치돼 노예로 팔리는 난민의 수가 4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난민기구 등 국제기구가 난민의 분산수용을 호소하고는 있지만, 경제난과 난민 수용에 분노한 일부 유럽은 극우 포퓰리즘이 폭발하듯 터져 나온 상황에서 난민의 고단한 여정이 쉽사리 끝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2017년 한 해 동안 전 세계는 종교‧이념을 둘러싼 분열, 화산폭발과 지진 등의 재난, 인종과 성별에 따른 차별 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안타까운 것은 일부 키워드가 담고 있는 문제들은 해가 바뀌어도 해결이 요원해 보인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나라 밖 문제가 더 이상 남의 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트럼프의 행보와 테러, 재난과 난민 등 국제면을 채운 다양한 이슈는 그들의 이야기이자 곧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국제사회와 더불어 우리 모두가 내년에는 나라 밖 이야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다. 사진설명=(왼쪽부터) 2017년 한 해 동안 세계를 뒤흔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러리스트, 유럽으로 향한 난민들. (사진=AP 연합뉴스/ 123rf)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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