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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문대 교육혁명] (10) 일본 도쿄대

    [명문대 교육혁명] (10) 일본 도쿄대

    |도쿄 이춘규특파원|도쿄대학은 범국가적인 지원을 받았다. 도쿄대 출신인 구로가와 기요시 일본학술회의 회장은 “도쿄대학이 강한 것은 한마디로 정부와 국민들이 힘을 모아 지원했기 때문이다. 실력자들이 가르치도록 해 좋은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특히 패전 과정에서 인재의 소중함을 경험한 뒤 지원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일본 인재의 산실인 도쿄대도 스스로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세계적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위에서부터 학생 개개인까지 개혁의 바람이 강력히 불고 있다. 최근 도쿄대학 첨단과학기술센터가 고마바리서치 캠퍼스에서 개최한 포럼은 도쿄대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 토론내용은 불과 수초의 간격으로 일어로 풀이돼 센터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즉각 올려졌다. 현장에서도 대형 동영상으로도 일어, 영어로 토론내용이 올랐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를 느낄 수 있었다. 참석자들은 변화를 외쳤다. 고미야마 히로시 총장은 격려사에서 “지금 대학은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5%가 바뀌면 전체가 바뀌게 된다.”면서 선구자적 역할을 강조했다. 실험정신도 강조하면서 ‘선두에 서려는 용기’를 학생들에게 요구했다. 하시모토 가즈히토 첨단연구센터 소장도 “지금도 개혁은 계속되고 있다. 국가의 전체 예산은 줄고 있지만 연구소에 연간 교부금 10억엔(약 80억원)씩,5년간 50억엔 정도가 투입됐다. 외부자금도 연간 20억엔이 넘는다. 이런 자금력으로 기존제도의 제약을 깨고 150명 정도의 계약직 특임교수를 투입, 연구의 새바람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난야 다카시 전 소장은 도전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첨단연구센터는 기존조직과 학문분야의 틀을 뛰어넘는 탄력적 연구를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을 결합시켜 인간을 위한 학문을 지향하고 있으며, 상식을 깨부수고 있다는 것이다. 난야 전 소장은 경영과 교육의 분리를 주장하면서 “대학의 평가는 평가위원회가 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의 시장이 한다. 입학할 학생이나 교수가 가고 싶어야 하는 것”이라며 “연구를 위탁하는 기업이나 정부기관, 기부하고 싶은 독지가 등 시장의 지지를 얻는 것이 대학경영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시장 평가론’을 주장했다. 도쿄대에 요구되는 인재상과 관련, 구로가와 회장은 “대학캠퍼스가 세상을 보는 유일한 창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세계의 선도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세상을 넓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를 위해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15년여간 미 UCLA 의학부에서 내과학을 강의한 구로가와 회장은 “선생은 학생이 영감을 갖도록 자극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대학은 학생에게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혜를 가르치라고 주문했다.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사명감, 상식을 깨부수는 반항정신과 호기심도 요구했다. 도쿄대의 연구환경은 지금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 대학 동양문화연구소 현대송(45) 교수는 방대한 소장도서를 높이 평가했다. 기초학문을 연구할 자료가 충분히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연구의 연속성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는 한 사람의 천재가 사라지면 공백을 메우는 게 아주 어렵거나 불가능하지만 도쿄대의 경우 사람이 아닌 시스템에 의해 돌아가므로 성과의 축적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이 현 교수의 설명이다. 자료공유도 잘 되고 있다. 도쿄대의 기초학문이 강한 이유는 기초학문을 해도 미래 걱정을 하지 않는 일본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자공학과 석사과정 김웅현씨는 “이과1계열은 자연계·공학계 일부가 포함돼 있는데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과배정을 할 때 물리, 화학 등 기초과학에 우수학생이 몰린다.”고 설명했다. 연구진행과정, 학습과정이 객관적이고 투명한 것도 도쿄대의 큰 강점으로 꼽힌다. 정에 치우치지 않고 선·후배간의 서열의식도 엷어 “선·후배가 똑같은 과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토론하고, 문제가 생기면 선생이 중재한다.”는 게 수의학과 박사과정 최재혁(30)씨의 체험담이다. 도쿄대학은 어떤 미래를 지향하는가. 고미야마 총장은 “예전에는 선진국의 모델을 따라하면 됐지만 모델을 찾아 흉내내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모델로는 안 된다.”면서 “세계를 선도하는 대학이 되려면 에너지, 환경, 소자화(少子化·저출산), 고령화 등 21세기 지구적인 과제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고 창조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aein@seoul.co.kr ■ 고미야마 히로시 총장 |도쿄 이춘규특파원|도쿄대 고미야마 히로시 총장은 도쿄시내 혼고캠퍼스 총장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국내·외 인재유치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도쿄대 국제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 -대부분 대학경쟁력 평가를 영국의 기관이 한다. 그래서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영연방 소속 대학들이 많이 포함된다. 일본과 한국, 중국 등이 랭킹을 만들면 (동양권 대학의 순위가)아주 좋게 나올 것이다. ▶특별히 강한 분야는. -창립 때부터 응용분야가 포함됐다. 그래서 과학기술분야가 강하다. ▶법인화된 이후 국가지원은 줄었나. -단계적으로 매년 직접 운영비의 1%씩 줄어들고 있으나 별 영향은 없다. 특히 국가에서는 전체적인 과학기술기본계획에 따라 1기(5년씩) 17조엔(약 140조원),2기 24조엔(약 200조원)을 지원했다. 지난 4월 시작된 3기에도 25조엔(약 210조원)을 지원한다. 국가의 전체 예산규모는 줄고 있지만 과학기술예산은 늘 정도로 일본 정부는 과학을 중시한다. ▶독립행정법인이 된 뒤 재정형편은. -1년 예산이 2000억엔(약 1조 7000억원)정도 되는데 큰 문제는 없다. 기부금도 늘고 있다. 다만 일본 전체를 놓고 보면 문제가 생겼다. 가속기, 단백질분석기 등 거액이 드는 기자재를 공동으로 구입하는 길이 최근 막혔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당국과 대화 중이다. ▶기부금은 충분한가. -건물기부 등을 포함, 최근 170억∼180억엔 정도 모았다. 충분하다. ▶세계경쟁이 치열한 시대인데. -더 국제적으로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연구자는 가족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숙사와 자녀의 학교, 병원 등이 갖춰져야 한다. 국립대학도 4월부터 이런 시설을 지을 자금차입이 가능하게 돼 인터네셔널 게스트하우스 건설 계획 등을 시작했다. ▶교수들의 경쟁력 유지 방안은. -21세기는 네트워크화와 핵심연구가 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도쿄대에 만들었다. 교수 한 사람만으로는 안 된다. 총장의 리더십이 중요한 시대다. ▶노벨상 수상자가 상대적으로 적은데. -오에 겐자부로, 사토 에이사쿠 총리 등이 있다. 노벨상은 서양이 만들어 서양이 뽑고 있다. 일본이 서양의 나라였다면 노벨상 수상자가 3배는 늘었을 것이다. 노벨상을 받지 못한 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훌륭한 선생도 물리·화학분야 등에 10명 가까이 된다. 물리분야에서 5년간 논문인용빈도가 1위인 선생도 있다. ▶도쿄대 출신의 관료진출이 줄고 있는데. -역사적으로 도쿄대는 일본을 빨리 강하게 해야 한다는 책무 같은 게 있었다. 그래서 오랜 기간 공직으로 인재들을 많이 보냈다. 하지만 지금은 변했다. 벤처 등 다양한 취직 분야를 찾아가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산학연대는 잘 되는가. -도쿄대 엣지캐피탈에 83억엔(약 700억원) 정도가 모여 도쿄대발 (산학연대)사업이 잘되고 있다. 순조롭다. ▶세계의 라이벌 대학은. -굳이 말하자면 여러 분야의 학부를 갖고 있는 버클리대학 정도가 아닌가. 하버드에는 테크놀로지가 없다.MIT에는 인문과학이 없다. 옥스퍼드·캠브리지는 대학의 구조가 다르다. 시대의 선두를 달리는 노력을 개인과 대학이 함께 해나가야 한다. ▶학술통합을 강조하는데. -20세기에 학문은 매우 진화했다. 지식의 양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영역도 늘었다. 지식분야가 너무 늘어 상대 영역이 제대로 보이지 않게 됐다. 학술통합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학생의 기초학력 강화방안은. -예전과 비교하면 기초학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단순한 일이 아니다. 학생에게 기초적으로 필요한 정보들이 매우 늘어났다. 기초학력을 위해 보충학습을 해야 한다는 단순한 생각은 안한다. 전체 상(像)을 잘 봐야 한다. 따라서 기초학력 논란은 불필요하다고 본다. taein@seoul.co.kr ■ 경쟁력 원천 어디서 나오나 |도쿄 이춘규특파원|도쿄대학의 한국인 유학생들은 “학교측의 풍부한 재정지원과 뛰어난 기자재, 방대한 소장도서 등이 도쿄대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유학생은 지난해 470명으로 이 중 학부생은 39명에 불과하다. 유학생들에 따르면 공대 등 자연계열의 박사과정은 특별한 잘못이 없으면 3년 정도면 마친다고 한다. 우리나라나 미국에 비해 빠르다. 우리나라는 아주 빠르면 3년 반, 보통 4∼5년, 늦으면 6년 이상 걸린다. 도쿄대는 학생을 배우는 사람으로 대접한다. 그래서 실험실에는 교수 이외에도 비서와 실무진이 포함돼 학생들은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다. 그래서 학위를 취득하는 기간이 짧다. 중도에 적성에 맞지 않으면 실험실을 바꾸기도 쉽다고 한다. 우수한 장비는 좋은 연구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도쿄대에서 단기연수를 한 KAIST 재료공학전공 석사과정 이학성(27)씨는 “수십억∼수백억원하는 전자현미경을 갖고 있었다.”면서 “세계 전자현미경의 1위 브랜드인 JEOL과 실험실(결정구조연구실)이 연계돼 있어 경쟁력이 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험이 잦은 것도 경쟁력의 원동력이다. 전자공학과 석사과정 김웅현(24)씨는 “차세대 에너지, 핵융합 등과 관련된 비싼 장비를 갖춰 학생들이 하고싶은 실험은 안되는 경우가 없다.”면서 “잡일을 시키지 않는 것도 상당히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대충대충은 절대 없다. 실험실에서 그날 과제를 해결못하면 집에 못간다. 매학기 5% 정도의 학생은 유급한다. 평소에는 동아리나 취미, 봉사활동을 충분히 한다. 학부 물리공학과 4학년 채은미(23)씨는 “무서울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면서 “취미가 양자역학이라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철저한 시간활용도 인상적이라고 한다. 법학부는 중간·기말시험은 없다.1년에 한 차례 방학동안에 시험을 본다는 것이 이 대학 동양문화연구소 현대송(45) 교수의 설명이다. 다른 단과대학도 유사하다. 축제나 취업설명회 등도 수업이 없는 주말을 이용한다. taein@seoul.co.kr ■ 2004년 법인화후 변화 급물살 |도쿄 이춘규특파원|도쿄대가 2004년 일본 정부의 대학개혁 방침에 따라 ‘독립행정법인’으로 변하면서 변화와 개혁의 물결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눈에 띄는 변화는 홍보활동의 강화다. 법인화를 계기로 민간의 노하우를 접목시키기기 위해 광고나 채용전문회사 출신 민간홍보 전문가들을 채용, 공격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법인화로 정부 부처인 문부과학성이라는 ‘필터’가 사라지면서 사회에 스스로를 알려야 할 책임이 생긴 것이다. 그것이 홍보활동 강화로 이어졌다. 홍보활동을 통해 교육연구실적을 국내·외에 폭넓게 알리기 시작했다. 시민들과 접촉강화를 위해 설립된 커뮤니케이션 센터에서는 광촉매시트 등 도쿄대의 연구성과물 등 특산물을 판매한다. 도쿄대 정체성 확립작업도 강화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일본의 전체대학 모집정원이 수험생을 웃도는 시대가 임박,“매력이 없는 대학은 도태된다.”는 위기감이 도쿄대라고 예외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신입생 모집 지방순회 설명회를 가졌다. 평상시에는 캠퍼스관광안내도 실시한다. 지난달 27∼28일 열린 제79회 5월축제에도 많은 시민들이 참가했다. 구내식당도 일반인에 개방, 도쿄대와 친숙하게 하고 있다. 커리어 서포터실도 개설, 졸업생들의 취직 등 사회진출을 돕고 있다. 이에 따라 개교 이래 처음으로 4∼5월 4차례에 걸쳐 정부부처와 대기업 등 169개사가 참가한 합동회사 설명회를 학교내에서 개최했다.2004년 11월엔 ‘도쿄대학 학우회’도 설립, 학교전체 차원의 동창회 활동을 강화키로 했다. taein@seoul.co.kr
  •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기술혁신이 역사·경제 발전 원동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5일 일본 도쿄에서 세계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동아시아 세계경제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기술 혁신이 역사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기술 혁신을 추진하거나 기술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 나라와 회사가 세계 경제를 이끌어왔다.”고 역설했다.
  • “소농사회론은 근대 바로보는 틀”

    “소농사회론은 근대 바로보는 틀”

    “소농사회론을 경제사로만 보면 안 됩니다. 그러면 잘했다, 성공했다는 결론밖에 안 나옵니다. 정치·사회구조와 함께 봐야 지금의 문제점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소농(小農)사회론’. 일본학계가 동아시아의 근대화를 설명하기 위해 내세운 개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식민지·박정희 시대 경제성장을 높게 평가하는 일군의 경제사학자들을 통해 소개되다 보니 껄끄럽다. 그러나 정작 일본인 소농사회론자, 미야지마 히로시(58)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는 전혀 다른 얘기를 들려줬다. ●소농사회, 국가에 대한 반성이 없다 소농사회론은 소규모 자급자족농(小農)들이 밀집해 살고 있던 동아시아는 대규모 부농(富農) 중심의 서구와는 다른 형태의 사회였다. 그래서 근대화의 길도 달랐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동아시아가 성장하면서 나온 이론이라 왠지 합리화의 냄새가 짙다. 미야지마 교수는 그러나 결과로 합리화하는 이론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소농사회론은 한마디로 유럽과 비교해 동아시아에는 봉건지주, 즉 국가권력에 저항할 세력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니 근대화의 출발인 토지개혁은 빠른 시일 내에 성공적으로 완수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항받지 않은 왕권이나 국가권력이 지나치게 비대해진다는 문제를 낳습니다.” 한마디로 ‘국가’와 ‘시민권’에 대한 개념이 희박하다는 것. 동아시아의 민주주의가 부진한 이유다.“‘민원’이라는 단어가 대표적입니다. 서구 사람들은 세금받았으니 당연히 해야 하는 서비스라 생각하지만, 동아시아 사람들은 마치 국가가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여깁니다.” 미야지마 교수는 60년대말, 신좌익 열풍이 휩쓸 때 교토대학을 다녔다.‘일본의 386’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웃는다. 다이내믹한 한국이 부럽다는 말도 했다. 일본의 전후 민주주의와 우경화 문제와 함께 생각하면, 그의 학문적 관심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소농사회론이 무엇을 겨냥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유럽식 기준에서 벗어나자 소농사회론은 ‘고대-중세-근대’라는 시대구분도 무너뜨린다.“그 3분법은 르네상스 때 서구인들이 만든 겁니다. 중세는 암흑기였고, 자신들은 옛날옛적 고대 그리스의 이상향을 되살리는 사람들이라 설정한 겁니다. 철저히 서구의 기준이죠.” 그런데 동아시아는 아무 고민 없이 고스란히 베껴왔다. 미야지마 교수가 보기에 동아시아에서 의미있는 시대는 ‘16세기’(조선중기)부터다. 그때의 전통이 지금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어서다. 근대사 연구가 19세기 개항 때부터가 아니라 16세기 조선사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그래서 ‘주자학’도 긍정적이다.“사회의 토대인 ‘소농’을 어떻게 통치할까 생각해보면, 주자학은 정말 기가 막힌 이론 체계예요.” 세계사적으로 비교해봐도 토지의 사적소유, 과거제와 관료제, 미약한 신분제 등을 담은 주자학은 가장 선진적인 이론체계였다. 인권·민주주의 개념은 없었다지만 가장 근대적이기도 했다. 이것을 중국은 송나라 때, 한국은 세종대왕 때 이미 성취했다. 이렇게 보면 전통은 ‘낡아서’가 아니라 ‘내부적으로 극복되지 못해서’ 문제다. ●“식민지근대화론? 그런 건 없다” 도쿄대 교수로 일본에서도 속된 말로 ‘잘나가는’ 학자였던 그를 2002년 성균관대가 불렀을 때,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유명학자 초빙은 좋은데, 왜 하필 저 사람이냐.’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그의 주장을 차분히 듣다 보면 그에게 ‘식민지근대화론자’라는 꼬리표는 어울리지 않는다. 지금이야 “그래도 (오해가) 많이 풀렸죠.”라며 선선히 웃을 정도는 됐다. 그래도 식민지근대화론이라는 말에 대한 반감은 여전하다.“그 말 자체에 부정적인 선입관이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식민지근대화론이란 없다고 말합니다.” 경제사 연구자로 대표적 식민지근대화론자로 꼽히는 안병직·이영훈 서울대 교수와도 친분이 깊다. 지난주에는 안 명예교수의 병문안도 다녀왔고, 이영훈 교수와도 자주 교류한다. 그래선지 ‘뉴라이트’·‘교과서포럼’에다 ‘해방전후사의 재인식’ 출간에 이르기까지, 이 교수의 최근 활발한 대외활동이 못내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었다.“기본적으로는, 훌륭한 연구자예요. 그런데…. 지난해에 소주 한잔 하면서 정치적인 그런 거 말고 연구자로서 가자, 그러니 알았다고 하긴 했는데….” 미야지마 교수는 소농사회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집대성한 저작을 준비 중이다. 벌써 10여년째 씨름 중인데 80%쯤 완성됐다고 한다. 빨리 내달라고 재촉 아닌 재촉을 하면서도 빨리 나올 수 있을까 걱정된다. 인터뷰할 자리조차 잡기 어려울 정도로 책으로 뒤덮인 연구실은, 그가 ‘아직도 욕심 많은’ 연구자임을 말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지금 경기도에선] 외국기업 투자유치 세계로 뛴다

    [지금 경기도에선] 외국기업 투자유치 세계로 뛴다

    |도쿄 김병철 특파원|경기도의 산업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몇년새 외국의 첨단기업들이 줄줄이 들어오면서 반도체 및 LCD, 자동차 부품산업 클러스터로 변모하고 있다. 경기도는 10∼20년후 먹을거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로 그동안 98개의 첨단기업을 유치해 134억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같은 규모는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할 정도로 짭짤한 것이다. 특히 외국기업들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이어서, 국내 기술이전 및 고용파급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외 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경기도의 외국 첨단기업유치 성과와 노력을 알아본다. # 돈 되면 어디든 간다 지난 23일 오후 일본 도쿄 중심가에 위치한 오쿠라호텔 2층 연회장. 손학규 경기도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경기도투자유치단과 일본 첨단기업간의 투자협약 체결식이 열렸다. “경기도에 투자를 결정한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빠른 시일내에 경기도에 뿌리내려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손 지사는 파주 LG필립스 LCD산업단지 인근에 투자를 결정한 교에이프린트기연 고바야시 이사오 사장에게 이같이 약속했다. 손 지사는 그러면서 아주 특별한 손님이라며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이화수 의장을 소개했다.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 노사문제인데, 산업평화와 노사안정에 협조하겠다는 뜻에서 이 의장과 함께 왔습니다.” 고바야시 사장과 임원들은 손 지사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고바야시 사장은 “경기도가 발벗고 도와준 덕분에 파주에 공장을 순조롭게 설립하게 됐다.”며 “앞으로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LCD관련 생산장비업체인 교에이프린트기연은 450만달러를 투자, 오는 6월 공장을 착공해 12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경기도 투자유치단은 이어 가시야마공업과 에스펙 등 LCD 생산장비업체와 잇따라 투자유치 협약식을 가졌다. 가시야마공업은 LCD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가스 등을 흡인, 저진공 상태로 만드는 ‘드라이 진공펌프’ 기술을 갖고 있다. 오는 11월 안성시에 650만달러를 들여 20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한다. 김명선 도 투자진흥관은 “진공펌프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국산 원자재 공급에 따른 안정적 수급과 물류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유치단은 다음날인 24일에도 반도체 및 액정장비 제조업체인 B회사와 2000만달러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손 지사는 이 회사 대표에게 “이날 협약은 경기도가 당신네 회사를 주인으로 모신다는 조약”이라며 “앞으로 ‘머슴’이 되겠다는 자세로 충실히 돕겠다.”고 말했다. 투자유치를 위해선 자존심도 필요 없었다. 한 일본 기업인은 손지사를 향해 “도지사가 아니라 영락없는 세일즈맨”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 4년간 100개 기업유치 눈앞 경기도 투자유치단은 일본 방문기간 동안 5개 첨단기업으로부터 모두 346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경기도는 지난 4년간 98개 업체를 국내에 유치,100개 업체 유치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들 업체 가운데 34개는 이미 공장을 설립해 가동중이다.11개 업체는 착공에 들어가고 또 다른 11개 업체는 임대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체 60%의 투자이행률을 보이고 있다. 100번째 기업은 다음달 9∼14일 유럽지역 투자유치 활동을 통해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 지사를 비롯한 투자유치단은 지난 3년 8개월간 19차례에 걸쳐 지구 6바퀴에 해당하는 23만 6660㎞를 달렸다. 해외출장 중에는 투자상담이 차질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다. 이번에 일본 투자유치 활동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한 직원은 비행기안에서 터진 코피가 멈추지 않아 큰 고생을 하기도 했다. 경기도가 그동안 중점유치한 업체는 해당국에서도 국외로 유출된 바 없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만큼 국내 기술이전 및 고용파급 효과가 매우 큰 알짜이다. # 세계적 기업의 파급효과 엄청 도는 이같은 외국기업 유치로 8만여개의 직·간접적인 일자리가 생겨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요 외국기업으로는 세계적인 초음파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미국 ‘지멘스 메디컬’,LCD분야의 세계 정상급인 네덜란드 ‘LG필립스 LCD’, 첨단 자동차 부품업체인 미국 ‘델파이’, 세계 굴지의 스테인리스 제조업체인 독일 ‘티센 메탈스’ 등이 있다. 또한 세계최대 TFT-LCD 액정제조사인 독일 ‘머크사’, 포토마스크 생산 세계 최대인 미국 ‘토판포토 마스크사’와 일본 호야사, 세계최고 고휘도 필름기술 보유 미국 ‘3M사’ 등도 주목을 받는 업체들이다. 업종별로는 LCD관련 35개사, 자동차부품 23개사,IT관련 17개사,BT관련 4개사,R&D관련 10개사, 기타 9개 기업이다. 투자국가별로는 일본이 38개, 미국이 37개, 유럽 29개, 기타 4개 기업 등이다. 손 지사는 올 하반기 40개사 15억달러를 추가로 유치해 1만 5000여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황성태 투자진흥관은 “한 예로 자동차부품의 경우 세계 1∼3위 업체가 모두 경기도에 입주해 있다.”며 “국내 자동차들이 해외에서 인정받는 이유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기업들로부터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품질이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bchul@seoul.co.kr ■ 기업에 감동 주는 행정서비스 “투자 기업에 특혜를….” 경기도 투자진흥과 직원들은 지난해말 독일 지멘스 오토모티브측으로부터 ‘감사의 떡’을 받은 일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이천에 2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한 지멘스 오토모티브 직원들이 도청을 찾아와 “공장 진입로를 새로 만들어 주고 여러가지 투자 애로사항을 잘 해결해 줘 고맙다.”며 찹쌀떡 2말을 전달한 것이다. 지난 1978년 이천에 자동차 전기장치를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한 이 회사는 새로운 공장 신설을 위해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었다. 당시로선 중국 상하이가 유력했다. 도는 지난해 2월 이천공장의 진입로가 4m로 좁아 수출용 컨테이너가 출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20억원을 투입해 도로를 11m 폭으로 넓혔다. 급기야 이 회사는 이천공장 증설로 투자 방향을 바꾸었다. 경기도의 기업유치 전략은 한마디로 ‘감동’을 주는 행정서비스이다.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여건 만들기’사업의 일환으로 8개 기업의 진입로를 개설해 주었으며 12개 도로개설 사업을 추진중이다. 외국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을 위해서도 진입로를 건설했다. 이들 진입로는 인근 기업체들도 이용하게 돼 수혜기업은 129개에 달했다. 경부고속도로 기흥IC가 조기 이전되는 것도 경기도의 노력 때문이다. 20만명이 입주하는 동탄신도시로 인해 기흥IC를 이용하는 삼성반도체와 협력업체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판단되자 경기도는 한국도로공사를 설득해 당초 2010년 이전 계획인 IC를 3년 앞당겨 개통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이밖에도 평택 포승단지내 공장을 확장하려는 일본 스미토모사가 부지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자, 인근 농심의 부지를 맞교환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최근 경제인 초청 포럼에서 “나는 기업에 특혜를 주라고 공무원들에게 지시했다.”며 “이는 기업에 대해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며 나라를 살리자는 충정”이라며 기업에 대한 서비스정신을 강조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지금 경기도에선] 외국기업 투자유치 세계로 뛴다

    [지금 경기도에선] 외국기업 투자유치 세계로 뛴다

    |도쿄 김병철 특파원|경기도의 산업지도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몇년새 외국의 첨단기업들이 줄줄이 들어오면서 반도체 및 LCD, 자동차 부품산업 클러스터로 변모하고 있다. 경기도는 10∼20년후 먹을거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로 그동안 98개의 첨단기업을 유치해 134억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같은 규모는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할 정도로 짭짤한 것이다. 특히 외국기업들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이어서, 국내 기술이전 및 고용파급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외 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경기도의 외국 첨단기업유치 성과와 노력을 알아본다. # 돈 되면 어디든 간다 지난 23일 오후 일본 도쿄 중심가에 위치한 오쿠라호텔 2층 연회장. 손학규 경기도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경기도투자유치단과 일본 첨단기업간의 투자협약 체결식이 열렸다. “경기도에 투자를 결정한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빠른 시일내에 경기도에 뿌리내려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손 지사는 파주 LG필립스 LCD산업단지 인근에 투자를 결정한 교에이프린트기연 고바야시 이사오 사장에게 이같이 약속했다. 손 지사는 그러면서 아주 특별한 손님이라며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이화수 의장을 소개했다.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 노사문제인데, 산업평화와 노사안정에 협조하겠다는 뜻에서 이 의장과 함께 왔습니다.” 고바야시 사장과 임원들은 손 지사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고바야시 사장은 “경기도가 발벗고 도와준 덕분에 파주에 공장을 순조롭게 설립하게 됐다.”며 “앞으로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LCD관련 생산장비업체인 교에이프린트기연은 450만달러를 투자, 오는 6월 공장을 착공해 12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경기도 투자유치단은 이어 가시야마공업과 에스펙 등 LCD 생산장비업체와 잇따라 투자유치 협약식을 가졌다. 가시야마공업은 LCD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가스 등을 흡인, 저진공 상태로 만드는 ‘드라이 진공펌프’ 기술을 갖고 있다. 오는 11월 안성시에 650만달러를 들여 20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한다. 김명선 도 투자진흥관은 “진공펌프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국산 원자재 공급에 따른 안정적 수급과 물류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유치단은 다음날인 24일에도 반도체 및 액정장비 제조업체인 B회사와 2000만달러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손 지사는 이 회사 대표에게 “이날 협약은 경기도가 당신네 회사를 주인으로 모신다는 조약”이라며 “앞으로 ‘머슴’이 되겠다는 자세로 충실히 돕겠다.”고 말했다. 투자유치를 위해선 자존심도 필요 없었다. 한 일본 기업인은 손지사를 향해 “도지사가 아니라 영락없는 세일즈맨”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 4년간 100개 기업유치 눈앞 경기도 투자유치단은 일본 방문기간 동안 5개 첨단기업으로부터 모두 346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경기도는 지난 4년간 98개 업체를 국내에 유치,100개 업체 유치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들 업체 가운데 34개는 이미 공장을 설립해 가동중이다.11개 업체는 착공에 들어가고 또 다른 11개 업체는 임대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체 60%의 투자이행률을 보이고 있다. 100번째 기업은 다음달 9∼14일 유럽지역 투자유치 활동을 통해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 지사를 비롯한 투자유치단은 지난 3년 8개월간 19차례에 걸쳐 지구 6바퀴에 해당하는 23만 6660㎞를 달렸다. 해외출장 중에는 투자상담이 차질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다. 이번에 일본 투자유치 활동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한 직원은 비행기안에서 터진 코피가 멈추지 않아 큰 고생을 하기도 했다. 경기도가 그동안 중점유치한 업체는 해당국에서도 국외로 유출된 바 없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만큼 국내 기술이전 및 고용파급 효과가 매우 큰 알짜이다. # 세계적 기업의 파급효과 엄청 도는 이같은 외국기업 유치로 8만여개의 직·간접적인 일자리가 생겨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요 외국기업으로는 세계적인 초음파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미국 ‘지멘스 메디컬’,LCD분야의 세계 정상급인 네덜란드 ‘LG필립스 LCD’, 첨단 자동차 부품업체인 미국 ‘델파이’, 세계 굴지의 스테인리스 제조업체인 독일 ‘티센 메탈스’ 등이 있다. 또한 세계최대 TFT-LCD 액정제조사인 독일 ‘머크사’, 포토마스크 생산 세계 최대인 미국 ‘토판포토 마스크사’와 일본 호야사, 세계최고 고휘도 필름기술 보유 미국 ‘3M사’ 등도 주목을 받는 업체들이다. 업종별로는 LCD관련 35개사, 자동차부품 23개사,IT관련 17개사,BT관련 4개사,R&D관련 10개사, 기타 9개 기업이다. 투자국가별로는 일본이 38개, 미국이 37개, 유럽 29개, 기타 4개 기업 등이다. 손 지사는 올 하반기 40개사 15억달러를 추가로 유치해 1만 5000여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황성태 투자진흥관은 “한 예로 자동차부품의 경우 세계 1∼3위 업체가 모두 경기도에 입주해 있다.”며 “국내 자동차들이 해외에서 인정받는 이유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기업들로부터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품질이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bchul@seoul.co.kr ■ 기업에 감동 주는 행정서비스 “투자 기업에 특혜를….” 경기도 투자진흥과 직원들은 지난해말 독일 지멘스 오토모티브측으로부터 ‘감사의 떡’을 받은 일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이천에 2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한 지멘스 오토모티브 직원들이 도청을 찾아와 “공장 진입로를 새로 만들어 주고 여러가지 투자 애로사항을 잘 해결해 줘 고맙다.”며 찹쌀떡 2말을 전달한 것이다. 지난 1978년 이천에 자동차 전기장치를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한 이 회사는 새로운 공장 신설을 위해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었다. 당시로선 중국 상하이가 유력했다. 도는 지난해 2월 이천공장의 진입로가 4m로 좁아 수출용 컨테이너가 출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20억원을 투입해 도로를 11m 폭으로 넓혔다. 급기야 이 회사는 이천공장 증설로 투자 방향을 바꾸었다. 경기도의 기업유치 전략은 한마디로 ‘감동’을 주는 행정서비스이다.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여건 만들기’사업의 일환으로 8개 기업의 진입로를 개설해 주었으며 12개 도로개설 사업을 추진중이다. 외국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을 위해서도 진입로를 건설했다. 이들 진입로는 인근 기업체들도 이용하게 돼 수혜기업은 129개에 달했다. 경부고속도로 기흥IC가 조기 이전되는 것도 경기도의 노력 때문이다. 20만명이 입주하는 동탄신도시로 인해 기흥IC를 이용하는 삼성반도체와 협력업체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판단되자 경기도는 한국도로공사를 설득해 당초 2010년 이전 계획인 IC를 3년 앞당겨 개통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이밖에도 평택 포승단지내 공장을 확장하려는 일본 스미토모사가 부지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자, 인근 농심의 부지를 맞교환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최근 경제인 초청 포럼에서 “나는 기업에 특혜를 주라고 공무원들에게 지시했다.”며 “이는 기업에 대해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며 나라를 살리자는 충정”이라며 기업에 대한 서비스정신을 강조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위기의 일본공항] 간사이 20km 사이 공항2개 ‘출혈비행’

    [위기의 일본공항] 간사이 20km 사이 공항2개 ‘출혈비행’

    지난달 16일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 국제공항 옆에 고베공항이 새로 문을 열면서 ‘과잉 중복투자’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09년 봄을 목표로 후지산 시즈오카공항(이하 시즈오카공항) 개항이 추진되고 있어 공항 증설 회의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일본의 국내선 공항은 과잉인 반면, 아시아의 허브(거점)를 노렸던 나리타공항은 한국, 중국 등에 밀린다는 평이다. 국내·국제선의 균형 투자 실패로 일본의 공항 정책이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시즈오카 이춘규특파원|간사이·오사카공항과 반경 20㎞ 거리에 있는 고베공항이 지난달 개항한 데 이어 16일에는 후쿠오카공항에서 불과 50㎞밖에 떨어지지 않은 신기타큐슈공항이 또 문을 연다. 공항 과잉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방경제 활성화를 노린 자치단체와 정치인, 상공인들의 과열된 경쟁 탓이다. 시즈오카공항만 해도 2009년 개항되면 세수 효과만 수십억엔을 기대하고 있고 신규 고용도 6000∼8000명을 예상하고 있다. 회사 창업이나 유치에도 유리한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즈오카현에는 스즈키, 혼다, 야마하, 가와이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본사가 있다. 실제로 고베공항 개항으로 간사이·오사카공항과의 승객 쟁탈전은 이미 시작됐다. 그러나 중앙 정부는 내각책임제이기 때문에 정치인 눈치를 살펴야 했고 이로 인해 적절하게 개입, 통제해내지 못했다는 것이 한 외교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는 이런 이유로 일본의 국내선 공항은 현재도 과잉 상태라고 개탄했다. 일본은 1967년 이후 7차례에 걸쳐 시행된 공항 정비 5개년 계획(7차는 7개년 계획)에 따라 공항 증설과 항공기 대형화에 따른 정비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2000년 회계검사원 보고서에서도 지적됐듯이 이용객 예상 수요와 실적 비교가 가능한 14개 지방공항 가운데 9개 공항의 실적이 예상 수요를 밑돌았다. 그 가운데 4곳은 예상 수요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적자는 주민 부담으로 전가되기도 했다. 실제로 2003년 이시가와현 노토공항은 당초 하네다, 오사카, 나고야 등 3개 노선을 운항하겠다며 문을 열었다. 하지만 현재 하네다 노선만 운항하고 있을 뿐이다. 1990년대를 전후해 항공 수요가 예상치를 밑도는 현상이 나타난 데다 중복·과잉투자 논란이 불거지자 국토교통성은 2001년 공항 정책을 전환, 외딴 섬 등을 제외한 지방공항 신설을 동결하기에 이르렀다. 일본 정부는 국제선 공항의 정비도 서두르고 있다. 현재 나리타·간사이·주부공항이 국제 거점공항이다. 이 가운데 간사이공항은 2007년 두개째의 활주로가 완성될 예정이다. 나리타공항 B활주로(2180m)는 2009년을 목표로 2500m로 확장키로 했다.3000m급의 C활주로는 계획을 보류했다. 하지만 “한국의 인천공항이나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는 물론 태국의 신방콕공항 등이 엄청나게 신·증설, 나리타공항은 아시아의 허브공항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일본 국내 정기선 여객의 60% 이상이 이용하는 도쿄국제(하네다)공항은 이미 처리 능력의 한계를 보여 2009년에 4개째의 활주로가 정비된다. 하네다공항은 국내선 수요는 물론 한국, 중국 등 근거리 노선에 개방, 국제선 수요에 부응하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구상이다. 시즈오카공항은 1998년 11월 착공, 현재 80% 안팎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 개항하면 국내 4개 노선과 한국과 타이완 등 해외 9개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활주로는 2500m로 나리타, 하네다공항의 보완 역할을 하겠다는 게 중앙·지방정부의 구상이다. 시즈오카현측은 이용 인구가 3000만명선인 유럽 공항의 활주로가 6∼7개인 데 비해 나리타와 하네다공항의 활주로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개항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시아권 인구는 유럽의 4배지만 공항 활주로 수가 너무 적어 앞으로 예상되는 아시아 여객 수요를 충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시아 노선은 하네다공항이, 유럽과 미주 노선은 나리타공항이 맡는 역할 분담으로는 아시아 여객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두 공항은 소음문제를 일으키거나 토지 확보에 난점이 많아 활주로 증편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taein@seoul.co.kr ■ 이시가와 시즈오카현 지사 |시즈오카 이춘규특파원|“매년 국제선 항공 수요는 늘고 있다. 그런데 간토지방에는 국제선 활주로가 절대 부족하다. 그래서 시즈오카공항이 필요하다.”는 것이 최근 현청에서 인터뷰한 이시가와 요시노부 시즈오카현 지사의 변이다. 그는 “공항이 개항하면 후지산 관광, 학술 등 한국과의 교류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 시즈오카공항은 과잉 중복투자라는 지적이 있는데. - 학자나 연구자 등이 도쿄에 집중돼 생긴 도쿄 중심주의에서 비롯됐다. 우리가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신칸센이나 고속도로로 충분하다고 하는데 결코 아니다. 시즈오카를 중심으로 아시아 국가와의 교류가 확대될 것이다. ▶ 재정 압박은 없나. - 문제 없다. 재정 자립도가 도쿄, 아이치, 오사카, 가나가와에 이어 5번째다. ▶ 유럽과 아시아 상황을 비교하면. - 하루 출장이 가능한 아시아 국가로 연결되는 운항 편수가 너무 적다. 유럽은 2000년 기준으로 연간 7600만명인데, 유럽의 4배 인구를 갖고 있는 아시아는 4900만명이다. 교류가 활발해져야 하고, 활발해지면 국가간 경제력 격차도 현저히 줄게 된다. ▶ 아시아 국가들과 비즈니스 교류는 어느 정도인가. - 우리 현의 국제 교류 중 아시아 국가 비중은 63%다. 우리 현 기업이 한국에는 32개, 중국에는 339개, 싱가포르에는 25개 진출해 있고 계속 늘고 있다. ▶ 아시아 국가 국민이 얼마나 찾나. - 연간 21만명의 아시아인, 세계에서는 40만명 이상이 찾는다. 착실히 증가하고 있다. 개항은 상승작용을 일으켜 비즈니스와 관광 등의 복합 교류를 가능케 한다. ▶ 자매 도시들은 있는가. - 한국 제주도를 비롯, 중국, 영국, 미 캘리포니아주와 교류하고 있다.12월엔 학술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아시아·태평양포럼을 10년째 갖고 있다.3년 전 아시아암학회 교류도 시작했다. ▶ 투자금 1900억엔(약 1조 5770억원)의 회수 가능성은. - 모든 사회간접자본 투자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직접 계산은 어렵다. 그러나 세수 증대, 고용 창출, 기업 창업 유인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치화는 어렵지만 지역사회를 원활하게 운용하는 기반이 된다. ▶ 도쿄권에 정말 공항이 부족한가. - 나리타, 하네다, 시즈오카공항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2월 초 가고시마공항에 갔었는데 근처 공단에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 출신 사업자가 5월에 공장을 연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시즈오카에는 공항도 없고, 인건비도 비싸 그곳으로 옮겼다고 했다. ▶ 건설과 운영 주체는. - 설치 및 관리는 시즈오카현이 맡는다. 터미널 운영과 유지는 전부 민간회사에 맡기고 현청은 일절 간여하지 않는다. ▶ 공항 건설에 시민 참여는. - 공항 르네상스 운동을 전개 중이다. 지금까지 7회 정도 했고, 지난 5일에는 1000여명이 나무를 심었다. ▶ 후지산이 폭발할 조짐이 있다는데 개항에 영향은 없겠나. - 후지산은 300년 전인 1707년 분화(폭발)했다. 화산의 수명은 100만년인데 후지산은 5만∼10만년밖에 안됐다. 도쿄대와 기상청이 징후를 면밀히 감시 중이고 폭발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다. 징후가 있으면 100% 가깝게 예측이 가능하다. ▶ 탑승률이 저조할 경우는. - 지금부터 연구하겠다. 일본의 공항은 이용 비용이 너무 비싸 국제 경쟁력이 약해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 ▶ 국제선 승객 분담은 어떻게 하나. - 나리타와 하네다공항의 활주로 증편은 한계가 있는 반면, 시즈오카공항은 가능하다. 중앙정부는 국가항공정책 차원에서 기대한다. 도쿄도는 반대한다. 고베공항의 상황과는 다르다. 당초 간사이공항을 현 고베공항에 건설한다고 하자, 고베시가 반대하다가 간사이공항이 거의 완공될 즈음 건설에 나섰다. 따라서 고베공항은 국제선 운항 허가가 안 났다. taein@seoul.co.kr
  • [‘2006 日우경화 전망’ 특별인터뷰] “日 전쟁허용 개헌 시민운동으로 저지할 것”

    [‘2006 日우경화 전망’ 특별인터뷰] “日 전쟁허용 개헌 시민운동으로 저지할 것”

    |도쿄 이춘규특파원|다와라 요시후미(俵義文·65)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21’ 사무국장은 “일본 국민은 아직 정치가만큼은 우경화되지 않았다. 정치가의 헌법·역사인식과 국민의 생각은 다르다.”면서 국민의 생각·정서와 정치인들의 의식 흐름은 별개라고 강조했다. 그런 일본 국민들의 의식에 따라 우익의 지지를 받는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10% 이상 채택률을 호언했지만 역사교과서는 0.39%, 공민교과서는 0.19%라는 저조한 채택에 그쳤다는 것이다. 새역모의 기세가 채택 직전까지 워낙 거세, 채택반대 시민운동 역량이 의심받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다와라 사무국장은 2005년 새역모가 집필한 후소샤판 역사왜곡 교과서 채택 저지의 1등 공신이었다. 그는 최근 네트21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통해 2009년 채택(4년마다 한번씩 검정)에 대비한 교과서 운동의 방향과 관련,“현장교원들의 목소리들이 역사교과서 채택에 반영되도록 제도 개선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2006년은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로 일본을 변화시키려는 개악 세력과 이를 저지하려는 시민운동 세력의 투쟁이 전개되고, 그 분기점이 되는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사교과서 0.4%, 공민교과서 0.2%라는 후소샤 교과서 채택률에 만족하는가. -최종 채택률은 역사 0.39%, 공민이 0.19%다. 그렇게 만족하지는 않지만 상황이 알려진 것만큼 나쁘지도 않다. ▶아쉬움이 많다는 것인가. -그렇다. 도쿄도 스기나미구와 도치기현 오타와라시 등이 채택했다. 물론 도쿄도 교육위원회의 인적 구성을 보면 이런 결과를 짐작할 수 있었다. ▶후소샤 교과서 저지의 원동력은. -시민운동의 힘, 특히 한국·일본의 시민운동의 힘이 컸다. 중국에선 전문가들만 움직였다. ▶협박 등의 어려움은 없었는가. -(우익들의) 방해나 괴롭힘은 아주 많았다. 그러나 협박은 없었다.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 교류는. -점점 연대가 강해질 것이다.(2005년) 12월 초 서울에서 한·중·일 대표가 모여 3국 공통역사교재 ‘미래를 여는 역사’에 대해 협의했다. 오는 6∼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역사 관련 포럼에서도 이 문제를 협의한다. ▶제1야당인 민주당 마에하라 대표가 헌법 9조 2항(군대보유 금지) 개헌을 주장하는 등 정계의 보수화가 심화되고 있다. 교과서 운동이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우리는 교과서만을 문제삼는 것은 아니다. 교육 전반과 헌법개정 등에 대한 감시운동도 우리가 하는 일 중 하나다.1990년대 중반 이후 우경화는 진행됐지만 특히 2002년 북한이 납치문제를 인정한 뒤 이같은 경향이 고조됐다. 하지만 우경화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단언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9·11총선에서 자민당이 압승했지만 소선거구 득표율은 50%에 못 미쳤다. 자민당은 소선거구에서 47.8%를 득표했지만 제도의 혜택으로 의석은 무려 73.0%나 획득했다. 헌법 9조 개헌에도 60% 이상의 국민이 반대한다. 마에하라는 원래 가장 극우적인 ‘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 회원이다. 아베 신조(관방장관), 아소 다로(외상) 등 매파들이 모두 같은 모임의 멤버다. 마에하라는 아베와 같은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나는 마에하라에게는 어떤 기대도 하지 않는다. 민주당에도 마에하라 같은 이들이 많다. 그래서 대표가 됐다. 그러나 국민여론은 아직 정치가만큼은 우경화되지 않았다. 그래서 후소샤 교과서 채택이 저지된 것이다. 국민의식이 자민당·민주당 의원들의 수준과 같았다면 문제의 교과서에 대한 채택이 많았을 것이다. 일본 사회가 건강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아직은 괜찮다. ▶아베 신조 관방장관이 총리가 되면 교과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나. -그렇다. 그는 지금도 새역모 활동을 지지하고 있다. 관방장관이 되고 나서도 안 바뀌었다. 그것이 그의 역사인식, 정치 자세 아닌가. ▶2008년 검정,2009년 중학 교과서 채택에 대비한 준비는. -하고 있다. 교과서 채택 제도를 개선하는 데 가장 힘을 집중하고 있다. 교육위원들의 투표로 교과서를 채택하는데 과반수 위원이 찬성하면 채택된다. 교육현장에 있는 교원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일부 지역에선 이번에도 현장 목소리가 반영돼 문제의 교과서 채택을 저지할 수 있었다. ▶지금의 정치상황에서는 채택 확산을 막기 어렵지 않나. -문부성과 교육위원들이 열쇠를 쥐고 있다. 교육위원들이 지역주민 의견을 수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역사교과서 파동은 10년,20년 계속될 것으로 보나. -일본 정치상황, 사회분위기의 변화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새역모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들도 앞으로 채택을 변경할 수 있는가. -가능성은 낮다. 다만 시민 의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스기나미구, 오타와라시에서 “이런 교과서로는 학생들에게 잘못된 생각을 불어넣는다. 학생이 위험하다.”는 서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새역모 교과서의 영향이 다른 교과서에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97년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각 출판사의 교과서 내용이 나빠지고 있어 문제다. 이 또한 제도 결함에서 생기는 문제이기도 하다. 교육위원들이 결정권을 갖는 제도 아래서 출판사들이 전쟁문제나 식민지 시대 문제에 전향적 기술을 피하려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를 보면서 다른 출판사들도 (판매를 위해)우경화된 교육위원들이 싫어하는 내용은 피했다. 반드시 현장 교원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 ▶올해 일본 사회의 전망은. -헌법 개악이 시도되는 해가 될 것이다.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기본법 개악, 헌법개악 등을 시민운동을 통해 저지하려고 한다. 올 한 해는 개악과 저지투쟁이 전개되는 ‘분기점’의 해가 될 것이다. ▶한·일, 중·일 계속 불편할까. -정부 차원에서는 그렇다. 현재 상황에선 개선이 있을 수 없다. 일본이 역사 및 교과서 문제에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집권세력이 하는 것은 미국과의 일체화다. 전쟁을 할 수 있고 전쟁하는 나라로 만들려고 한다. 그 노선을 추진하는 이상 한국과 중국, 아시아 국가와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다만 시민단체 차원에서는 우호가 강화될 것이다. ▶새역모가 중간에 활동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는가. -없다. 그들은 교육운동이 아니고 정치운동을 벌이고 있다. 새역모는 그들의 판단이 아니라 자민당과 재계 판단에 따른다. 전쟁하는 국가를 만들기 위해 그들의 역할이 충분히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그들의 활동은 계속될 것이다. ▶자민당과 기업이 계속 지원할까. -그럴 것이다. 재계 인사 다수가 새역모를 지원한다. 올해 중국 등에서의 불매운동 영향으로 기업인들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새역모가 2008년을 대비해 벌써 준비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있는데. -새역모 총회에도, 회보에도 그런 내용은 없다. 내부 방침을 흘렸나 보다. ▶네트21 회원의 상황은. -매월 증가하고 있다.5550명이며 지역 네트워크도 50개나 된다. ▶‘미래를 여는 역사’라는 한·중·일 3국 공통역사교재 판매상황은. -한국이 5만부, 일본이 7만부, 중국 13만부 정도다. 일본에서는 5만부 정도를 생각했는데,7만부 팔린 것을 보면서 일본 사회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새로운 공통교재도 만드는가. -막 시작된 공통교재의 개정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여러가지 채널에서 이러저러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한국의 역사교과서를 본 적 있나. 문제는 없던가.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번역판을 봤는데. 자국 중심의 역사교과서였다. 어린이의 역사인식 형성을 위해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3국 공통역사교재(미래를 여는 역사)를 만들었다. 그걸 참고해 그 나라의 교과서에 반영,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과 중국에도 자신의 교과서를 개선해야 한다는 자체 움직임이 시작됐다. ▶한국 시민단체도 역할이 있었나. -후소샤판 채택 저지에 한국 시민의 역할도 컸다. 한국 시민들이 이런저런 역할로 협력해 준 데 대해 마음으로부터 우러난 감사의 뜻을 표시하고 싶다. ▶한국 시민들의 구체적인 도움은.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교과서운동본부)가 앞장섰다. 대표단을 일본에 보내 지역 시민단체와 연대해서 운동을 했다. 특히 일본 지방자치단체와 자매관계인 한국 지자체 사람들이 편지도 보내고, 도움이 되는 많은 활동들을 해주었다. taein@seoul.co.kr ■ 다와라 요시후미 국장은 누구다와라 요시후미 사무국장은 1941년 1월 후쿠오카에서 11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독학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주경야독으로 주오대 법학부를 다녔다. 일본에서도 강하다는 ‘규슈 사나이’의 전형으로 통한다. 1960년 안보투쟁의 격랑 속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했고 사회과학연구회에서 활동하며 마르크스와 노동법에 심취했다. 출판사 취직 후 노조 활동에 적극 참여,1988년 출판노련의 중앙집행위원이 돼 교과서 대책 활동 등 교과서 왜곡문제에 깊게 관여하기 시작했다. 98년 역사교과서 왜곡을 막기 위해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21’을 조직했다.2001년 4월 2000명이던 회원 수는 현재는 5550명으로 늘었다.‘네트 21’은 회원이 내는 회비로 운영된다. 다와라 사무국장은 2001·2005년 자민당과 우익 인사들의 지원을 받는 새역모 교과서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전국을 불철주야 뛰어다녔다. 지역주민, 시민단체, 학부모들의 공감대를 넓히는 일도 주도했다. ‘역사검증 무엇이 문제인가’ ‘철저 검증-위험한 교과서’ ‘검증-15년전쟁과 중·고 역사교과서’ ‘다큐멘터리-위안부 문제와 교과서공격’ 등 저서가 30여권이나 된다.
  • [뉴스피플] 한반도 연구 40년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교수

    일본내 자타 공인 최고의 한반도 전문가인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법과대학학장이 한국에서 회갑상을 받았다. 한·일 관계를 연구하는 젊은 연구자와 언론인 모임인 ‘한일사회문화포럼’,‘한국오코노기 연구회’(駒八會)가 지난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오코노기 교수를 초청,‘일본에서의 한반도 연구 40년-회고와 전망’출판기념회를 마련한 것. “한반도를 연구함으로써 학문과 인생이 함께 가는 큰 행복을 누리게 됐다.”는 오코노기 교수는 특히 자신의 연구 대상 즉 한국이 민주주의 발전과 경제발전을 이뤄나가는 과정은 더없는 기쁨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일본내 최초의 한반도 연구자로서, 한·일 및 북·일 관계 전반의 균형잡힌 시각으로 평판이 높다. 오코노기 교수는 현재의 한·일 관계에 대해선 “한·일 두 정상의 신뢰가 완전히 상실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한·일 관계에 관한 한 낙관적 현실주의론을 펴온 그답게 희망을 얘기했다. 오코노기 교수는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총리간 맺은 98년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은 미래의 길을 튼 큰 의미가 있었는데, 현재 상황은 그 길이 닫힐 것 같은 형국”이라면서 “그러나 한·일은 공동의 가치관과 목표로, 미래를 향한 대화로서 이를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장담했다. 오코노기 교수는 “한·일 양국 사이엔 교통사고가 났으나 사후처리만 하고 화해는 하지 않은 상태가 길게 이어졌다.”면서 이같은 상황은 전후 도쿄 재판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 재판의 경우 식민지를 그대로 소유한 강대국들이 재판관이 됨으로써 일본의 주변국 점령이 단죄되지 않았고, 이것이 결국 한·일 수교회담 등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그는 “18세기 전후(戰後) 화해는 ‘망각’으로 쉽게 해결했지만,2차 대전 이후의 화해원칙은 과거는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2년 8월 한국내 반일감정이 극심하고 일본은 한국에 대해 아예 무관심할 때 한국 연세대에 유학온 오코노기 교수는 한국의 체제문제를 자주 언급했다.“당시 유신헌법이 공포됐고, 일본에 귀국할 땐 김대중 납치사건이 났습니다. 일본이 한국을 대등하게 인식한 것은 불과 10∼15년 전인 것을 돌이켜보면 지금의 관계는 엄청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지역 연구자는 상대 국가에 대한 사랑과 애착이 있어야 한다는 연구의 전형을 보이는 학자”라고 그를 평가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한·중·일 문화교류포럼 발족

    한·중·일 문화교류포럼 발족

    한·중·일 3국의 문화교류 증진을 위해 창설된 ‘한·중·일 문화교류포럼’이 6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첫 회의를 가졌다. 포럼에는 한·중우호협회 회장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김용운 한·일문화교류회의 위원장, 최성홍 전 외교통상부 장관, 중국 리더요우 대외문화교류협력회 상무부회장, 천용창 중·일우호협회 부회장, 일본 히라야마 이쿠오 일·한문화교류회의 좌장 겸 일·중우호협회 회장 등 14명이 참석했다. 한·중·일 문화교류포럼은 창설 취지문에서 “3국간의 문화적 교류를 더욱 실천적으로 활성화시킴으로써 창조적인 동북아 문화의 창달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민간 차원의 문화공동체 실현을 위해 각국 문화단체와의 연대를 발전시키는 한편 구체적인 문화교류 사업방안과 구상을 정부 당국에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내년 전체회의는 베이징,2007년에는 도쿄에서 개최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돌아온 해리포터 스케일이 커졌다

    돌아온 해리포터 스케일이 커졌다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세 친구가 돌아왔다. 네번째 ‘해리 포터’ 시리즈인 ‘해리 포터와 불의 잔’(Harry Potter And The Goblet Of Fire, 제작·배급 워너브러더스)이 영화로 만들어져 새달 1일 국내 개봉된다. 이번 작품은 ‘불의 잔’의 지목을 받은 해리 포터가 세 개의 마법 명문 학교가 벌이는 트리위저드 대회에 출전, 부활한 악의 축 볼드모트와 대결하게 되는 이야기. 새로운 감독과 스토리, 훨씬 웅장해진 스케일과 화려한 비주얼, 강력해진 서스펜스와 액션, 게다가 풋풋한 로맨스 등 차별화된 상상력으로 전편들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재미를 선사한다. 마이크 뉴웰 감독과 ‘헤르미온느’ 역의 에마 왓슨, 해리 포터의 첫사랑 ‘초 챙’ 역의 케이티 렁 등 주요 출연진은 개봉에 앞서 18일 오후 일본 도쿄 인터내셔널 포럼과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회견장에는 한국·일본·홍콩 등 600여명의 아시아 취재진들이 대거 몰려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번 작품속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훌쩍 커버린 주인공들의 모습. 성숙미가 물씬 풍기는, 몸에 착 달라붙는 청바지를 입고 등장해 시선을 모은 에마 왓슨은 “10살에 1편을 시작으로 현재 15살이 됐다.”면서 “신체적 변화뿐 아니라 많은 체험과 폭 넓은 인간관계 등 영화 찍는 과정 속에서 정신적으로도 부쩍 성장했다.”며 미소지었다. 다른 영화 촬영 관계로 참석지 못한 ‘해리 포터’ 다니엘 레드클리프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저를 비롯한 친구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여성과의 데이트 등 이성관계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영화 속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영화와 함께 성장하며 얻은 것도 많지만, 잃은 것도 많을 것 같다.”고 운을 떼자 에마 왓슨이 고개를 끄덕인다.“또래들처럼 학교 생활도 못하고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줄었죠. 하지만 재능 있는 배우·감독 등 제작진을 만나고, 수많은 팬과도 호흡할 수 있어 계산해보면 훨씬 얻은게 많아요.(웃음)” 극중 해리 포터가 겪는 성장통만큼이나 영화도 변화를 겪었다. 스토리 얼개는 훨씬 더 복잡해졌고,3편보다 1000만달러나 많은 미화 1억4000만달러(약 1400억원)가 제작비로 들어가는 등 규모도 커졌다. 특히 아기자기한 에피소드 대신 마법대회라는 굵직한 사건이 이야기 전개의 중심축.5000여명의 지원자 가운데 뽑힌 중국계 여배우 케이티 렁을 비롯해 영국·프랑스·불가리아 출신 등 신선한 마스크도 즐비하다. 그 때문일까, 전작의 밝은 파스텔 톤도 어두운 색채의 다소 음울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마이크 뉴웰 감독에게 “전편과의 규모 차이와 차별성, 특히 평소 연출 스타일과 다른 팬터지물인데 촬영중 어려운 점이 없었냐?”고 묻자, 그의 목소리 톤이 올라간다.“이 영화는 팬터지물이 아니라 리얼리티 영화예요. 대안적인 세계지만, 팬터지가 아니고 또다른 현실의 세계지요. 마법보다는 인간적 요소를 더 많이 담으려 했어요.” 수십만 좌석이 수직으로 배치된 초대형 원형 축구장, 살아 움직이는 미로 숲 등 기발한 상상력이 영화 내내 시신경을 자극한다. 특히 ‘암흑의 호수’에 등장하는 기와 지붕을 지닌 구조물 등 동양풍을 느끼게 하는 비주얼들도 이색적이다. 뉴웰 감독은 “영화속 배경인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 영국 등 유럽이 동양에 대한 동경심이 컸던 상황을 비주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도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日 후쿠다 야스오 前관방장관

    |도쿄 이춘규특파원|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관방장관이 ‘반(反)고이즈미’ 깃발을 올릴 수 있는 구심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사히·요미우리신문 등도 온건파인 후쿠다 전 관방장관을 잇달아 주시하기 시작했다. 후쿠다 전 관방장관은 지난달 개각시 입각하지는 않았지만 고이즈미 총리가 속한 모리파의 대표 모리 전 총리에게 개각 전 입각을 고사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서 압승, 서슬퍼런 고이즈미 총리에게 ‘아니오.’라고 자신의 뜻을 전한 것이다. 이번에 입각한 아베 신조 관방장관과 아소 다로 외상, 다니가키 사타카즈 재무상 등 강경파 ‘포스트 고이즈미’ 3인방이 내년 9월 임기가 끝나는 고이즈미 총리에게 충성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후쿠다 전 관방장관은 주변 사람에게 “나는 총리 후보가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추천 받으면 몰라도 싸우면서까지 총리가 될 생각은 없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는 현재 외곽을 돌고 있다.11일부터 인도네시아를 방문,30개국의 국회의원 등이 참여하는 ‘인구와 개발에 관한 아시아의원포럼 총회’에 참석한다. 미국의 정부연구기관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한국·중국 등으로부터도 방문 요청을 받고 있다. 그가 이처럼 국내정치와 일정 정도 ‘거리두기’를 하며 독자행보를 하자 누구도 고이즈미 총리에게 거스르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뚝심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임기말의 고이즈미 정권이 아시아 외교와 재정·연금 등 구조개혁 문제로 고전할 경우 ‘후쿠다 카드’가 대안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언론들은 분석한다. 아베 관방장관, 아소 외상, 다니가키 재무상 등은 고이즈미 정권과 공동운명체이기 때문이다.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의 아들인 후쿠다 전 장관. 그는 야스쿠니신사를 대체할 ‘국립추도시설을 생각하는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가 반대하는 이 모임 활동에 그가 적극성을 보이자 이 모임이 정국 추이에 따라서는 ‘반 고이즈미’의 중추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퍼지고 있다. taein@seoul.co.kr
  • 이와이 슌지 작품 TV로 만난다

    이와이 지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일본 감독 가운데 한 명이다.1999년 ‘러브레터’(1995)가 국내에서 개봉했을 때 ‘오겡키데스카∼’ 신드롬을 일으켰던 주인공이다. 지난 6월 ‘6월의 레브레터’로 명명돼 한묶음으로 뒤늦게 국내를 찾았던 그의 초기 영화 4편이 TV를 통해 처음 방영된다. 앞서 기회를 놓친 팬이라면 꼭 챙겨볼 것. 14일부터 나흘 동안 매일 오후 11시 프리미엄 채널 캐치온을 통해 사랑에 관한 특별한 이야기를 모은 ‘이와이 지 특집’이 전파를 탄다. 이번 작품들은 ‘러브레터’,‘4월의 이야기’(1998),‘하나와 앨리스’(2004) 등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밝은 분위기의 사랑 이야기와는 달리, 어두운 사회현실과 상처받은 젊은 영혼을 다루고 있어 ‘검은색 이와이’로 분류된다. 때문에 대중적인 요소는 거의 담겨 있지 않지만, 틀림없이 색다르다. 첫 번째 순서(14일)는 ‘피크닉’(1996). 베를린 국제영화제 포럼 부문 초청작이다.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아웃사이더들의 몽환적이고 슬픈 데이트를 잔혹하게 담았다. 가족들에 의해 정신병원으로 보내진 코코가 그곳에서 만난 쓰무지, 사토루 등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정신병원 담장을 넘어 어두운 팬터지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72분. 이튿날은 이와이 지의 최고 걸작이라고 평가받는 ‘스왈로테일 버터플라이’(1996)가 바통을 잇는다.‘피크닉’에서 까마귀를 잡아 그 깃털로 옷을 만들어 입은 코코를 연기한 일본의 인기가수 차라가 이번에도 주연을 맡았다. 엔화가 전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는 가상의 일본을 배경으로 했다. 엔화를 벌기 위해 도쿄 변두리를 가득 채운 각국 불법 이주민의 세계가 그려진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4명의 젊은이에게 일어나는 운명적인 사건을 그리고 있다.4개 작품 가운데 가장 대중적이다.147분. 16일에는 ‘언두’(UNDO·1994)의 차례. 영어로 ‘풀다.’,‘해방하다.’는 뜻이다. 너무 깊은 사랑 탓에 고칠 수 없는 마음의 병을 얻게 된 연인들의 이야기를 다뤘다.94년 베를린영화제 넷펙상(포럼 부문 최고의 아시아영화상) 수상작.47분. 마지막 순서는 ‘릴리 슈슈의 모든 것’(2001). 이와이 지가 유작 1순위로 꼽을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보인 작품이다. 집에서는 의붓아버지와 동생 때문에 짜증이 나고, 학교에서는 이지메를 당하는 14세 소년 유이치가 가수 릴리 슈슈에게서 안식처를 찾는다는 이야기다. 팬 사이트 ‘릴리필리아’의 대화창을 통해 영화가 전개된다. 일본 10대들의 위태롭고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하나와 앨리스’로 국내 팬들을 확보한 아오이 유우의 데뷔작이기도 하다.146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세계IT ‘별’들 한국 온다

    세계IT ‘별’들 한국 온다

    세계 정보기술(IT)업계의 ‘거물급 인사’들이 이달 말부터 다음달 중순까지 한국을 대거 찾는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크레이그 배럿 인텔 회장은 오는 31일 한국공학한림원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열리는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다. 배럿 회장은 또 이날 전국 시·도 교육감을 대상으로 ‘기술과 교육’과 관련한 강연도 한다. 그는 인텔을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으로 키운 대표적인 테크노 최고경영자(CEO)다. 국제심포지엄에는 일본 최대 연구소인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소장인 히로유키 요시카와 전 도쿄대 총장과 중국의 장 송 전 과학기술부 장관 등 세계적인 석학들도 참석한다. 30일에는 스토리지 업체인 EMC의 조 투치 CEO가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그의 이번 방문은 1년 만으로 다음달 1일로 예정된 EMC 포럼에서의 기조 연설과 한국EMC 설립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다음달 17∼19일 열리는 부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는 세계 간판급 CEO 700여명이 출동한다.IT분야에서는 멕 휘트먼 e베이 사장이 오랜만에 한국을 다시 찾으며, 크레이그 먼디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 샹빙 차이나유니콤 회장, 플레처 IBM 부사장 등도 방문한다. 이처럼 IT분야의 거물급 인사들이 한국을 대거 찾는 배경에는 한국시장이 이미 IT제품의 ‘테스트 베드(신제품 시험무대)’로서 확실한 이미지를 구축했을 뿐 아니라 아시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테스트 마켓’으로서도 탄탄한 입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리사 베리 셰브론 부회장과 윌리엄 로즈 씨티그룹 수석부회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닉 라일 리 GM대우 사장 등 국내외 기업인들도 대거 참석한다. 전경련 장국현 상무는 “한국에서 열리는 데다 각국 정상들도 많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CEO들의 참가 신청이 몰리는 것 같다.”면서 “역대 APEC CEO 서밋중 가장 많은 CEO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 애플컴퓨터 회장은 개인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 의사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PEC CEO 서밋’은 역내 기업인과 APEC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각국 정상, 통상 각료 등이 참석해 역내·외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1996년부터 APEC 정상회의 기간에 맞춰 개최됐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삼성전자 성공비결 뭐냐” 세계 경영자포럼서 주목

    삼성전자의 성공 비결이 ‘세계경영자회의’나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등 세계적인 경영자 포럼에서 주목받고 있다.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은 지난 24일 일본 도쿄의 오쿠라 호텔에서 열린 ‘제7회 세계경영자회의’에 참석해 ‘유비쿼터스 시대를 향한 삼성의 영감’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일본경제신문과 국제경영개발원(IMD), 스탠퍼드대 아·태 연구센터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에는 도요타와 닛산, 구글, 도시바 등 세계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등 500여명이 참석, 황 사장의 강연을 경청했다. 황 사장은 강연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성공은 경기 침체기에도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는 등 ‘위험 관리’ 전략에 힘입은 것이라고 밝혔다. 황 사장은 또 새로운 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신규 시장을 창출해내는 이른바 ‘디지털 유목민’ 정신을 강조하면서, 플래시메모리 제품 개발과 시장창출 내용을 사례로 소개했다. 그는 “미래의 IT 환경은 컨버전스와 3차원 콘텐츠, 스토리지 혁신, 경량화 및 다기능화 등 4대 축을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IT산업의 21세기는 상호 의존의 시대이므로 어느 나라도 단독으로 발전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홍보팀의 권계현 상무도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UNCTAD 전문가 회의에서 100여명의 각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성공과 개발도상국에의 공헌’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권 상무는 강연에서 삼성전자의 3대 성공 요인으로 경영철학과 혁신, 디지털 기술 등을 제시했다. 권 상무는 위기의식을 항상 강조하는 삼성의 경영철학이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켜 경쟁력을 강화하는 원동력이 됐고, 프로세스와 인사, 제품 등 3대 혁신이 삼성전자의 사업구조와 기업문화의 체질을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이현세 만화경] 다른 나라 사람을 이해하려면…

    [이현세 만화경] 다른 나라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나라의 문화와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 나라의 만화를 읽자.10년 전에 한국과 일본이 뜻이 맞아서 타이완, 홍콩과 함께 ‘동아시아 만화가 대회’라는 것을 만들었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만화대회가 열린다. 대회마다 만화의 꽃은 스토리 만화인데도 정작 전시의 주류는 시각적인 효과가 뛰어난 애니메이션과 카툰이다. 스토리 만화는 겨우 원화전시와 출판물의 판매전시 정도이다. 이것이 스토리 만화작가들을 화나게 했고 그래서 스스로 차별화된 대회를 생각했다. 그래서 이 대회도 애니메이션이나 카툰이 없는 오로지 스토리 만화만의 대회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동아시아 작가들의 정보와 교류의 단절이고 그 결과 고립되고 좁은 시장이다. 오대양 육대주 중에서도 유독 아시아는 이념의 실험장으로 오랫동안 갈등과 대립으로 모든 나라들이 고립되어 있었으며 문화 교류가 단절된 땅이었다. 그래서 가장 가까이 있는 아시아 작가들이 유럽의 작가보다 더 아시아의 생활과 풍습을 모른다.‘당신은 미국이나 유럽의 결혼식에 비해 아시아의 결혼풍습을 얼마나 알고 있나.’라는 질문에 모든 아시아 작가들은 고개를 떨구었다. 아시아 작가들끼리 서로간의 이해와 우정을 위해…우리는 이렇게 해서 동아시아 만화가 대회를 갖게 되었다. 제1회 대회는 일본 도쿄에서 열렸고, 첫회인 만큼 대회조직에 대한 토론이 중심이 되었다. 제2회 대회는 한국 서울이었고, 주최측 준비부족으로 작가들이 몸으로 때운 이 대회는 덕분에 ‘친교의 장’으로 유명해졌다. 타이완과 홍콩, 다시 일본을 거쳐 작년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제6회 대회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처음으로 열렸다. 그리고 제7회 대회가 다시 한국 부천에서 9월30일 개막식이 있었다. 아시아 4개국이 처음 시작한 이 대회는 10년만에 27개국 130명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대회가 되었다. 세계적인 대회로 격상되었음에도 대회의 목적은 여전히 ‘우정과 평화’이고 올해의 세미나 주제는 ‘진화하는 만화의 미래’다. 힘든 한국의 만화시장에 꼭 필요한 주제이고 그래서 이 대회는 무척이나 의미가 있었다. 참가 작가는 아시아, 유럽뿐 아니라 아프리카, 케냐에서부터 몽골, 미얀마까지 아주 다양하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내일의 죠´(한국에선 허리케인이란 제목)로 유명한 지바데쓰야를 비롯해서 홍콩의 황옥랑과 북한 작가 이강석까지 이 대회에 참가했다. 대회 기간동안 각종 포럼과 세미나에 참석했다면 만화에 대한 이해를 넓혔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풍습과 사람을 알고 싶은가? 그것은 만화를 읽으면 된다. 일본에 유학가서 중세 일본의 계급 관계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대부분 유학생들은 시라토 산페이의 (가무이전)을 읽는다. 이 만화는 일본 중세의 계급 투쟁에서 최후의 승리는 농민의 몫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일본 산천의 민물고기와 일본인의 낚시 정서를 알고 싶은 사람은 야구치 다카오의 (낚시광 산페이)를 읽으면 되고 말레이시아의 결혼 풍습을 이해하려면 말레이시아의 국민작가 라트의 (캄풍)을 보면 되듯이 마찬가지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조선시대의 민중들의 삶을 알려면 이두호 선생의 (임꺽정)이나 고우영 선생의 (일지매)를 보면 된다. 만화가 무엇인가? 영화와 소설의 장점을 묶어 놓은 것이다. 만화는 소설에 없는 구체적인 화면으로 동영상의 마술을 건너 뛰어 영화는 불가능한 무제한의 시간을 독자 몫으로 남겨두고 문학의 아름다움을 도모한다. 지구상의 어떤 나라, 어떤 풍습, 어떤 문화와 인간을 알려면 만화를 읽자. 만화는 그 나라의 거울이다.
  • “한국도 日민족주의 존중해야”

    “동북아시아 공동체를 위해서는 상대국가의 민족주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민족주의를 비판하고 전후 책임을 강조해 온 ‘일본의 양심’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는 4일 서울대에서 강연을 갖고 “한국이 일본의 민족주의를 부정한다면 동북아 공동체는 논의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대 통일포럼 초청으로 방문한 와다 교수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미래와 한국과 일본의 민족주의’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정치적 대화를 위해서는 어느 한쪽의 민족주의를 부정해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75년 시인 김지하가 출옥 후 ‘일본 민중에게 드리는 제안’이라는 글을 통해 한국인은 자기를 긍정하고 일본인은 자기를 부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이를 보고 일본인으로서 저항감을 느꼈다.”면서 “일본이 과거를 반성하지 않으면 안되지만 민족주의가 갖고 있는 자기 긍정의 요소를 빼놓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지배·침략에 대한 저항이 현대 한국사회의 정체성을 구성하고 있다는 와다 교수는 “한국이 반성을 구하는 수준에 일본의 응답은 충분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논리적으로 봤을 때 사죄에 있어 ‘최소한의 수준’을 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문제로만 생각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中성장 과민반응은 한국경제에 장애”

    현재 국내에서 강하게 확산되는 ‘중국 위협론’이 거품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산업혁신포럼 2005’에 참석한 마쓰시마 가쓰모리 일본 도쿄대 교수는 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이 중국에 너무 과민반응해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의 성장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은 오히려 발전 전략을 수립할 때 장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가장 큰 약점은 에너지이며, 현재 전세계적인 유가 폭등도 중국 때문”이라며 “고유가 속에서 중국의 자동차 산업 등은 더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 중국의 성장률이 현재와 같은 속도로 지속될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마쓰시마 교수는 “중국은 한국보다 훨씬 많은 경제적 문제를 안고 있으며 중국을 하나의 큰 틀로 보지 말고, 지역별로 세분화한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면서 “한국 경제의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려면 중국뿐 아니라 인도와 브라질 등에 대한 보다 정밀한 전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지난 20년간 철강,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에서 놀랄 만한 성장을 이뤘지만, 중국이 곧 뒤따라 올 것”이라며 “공장이 해외로 이전되면 공동화 현상이 우려되는 공업단지 모델만으로는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도시 기능이 갖춰진 클러스터화를 통해 각 지역에 산업을 분산시켜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스터 소로 미국 MIT대 경영대학장은 “한국은 일본과 중국, 타이완 등으로부터의 벤치마킹에 열정적이지 않고, 원하지 않는 측면에 대한 거부반응이 심하다.”면서 “한국이 오는 2015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 5000달러를 달성하려면 연간 10% 이상의 성장을 거둬야 하는 만큼 이웃나라의 장점을 배우는 것 못지않게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소로 교수는 “한국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생존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남북한의 협력과 통일이 한반도의 경제 발전에 인센티브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달리는 굴뚝’ 자동차 관리에 초점

    ‘달리는 굴뚝’ 자동차 관리에 초점

    정부가 내놓은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은 오는 2014년까지의 장·단기 대책을 망라한 종합 처방책이다. 한두 차례 정도 정부내 공식회의를 거쳐 이달 하순 최종 확정될 예정이지만 그동안 부처협의 과정에서 이견이 대부분 걸러진 만큼 ‘원안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수도권 대기질 개선과 관련한 정부 정책은 그동안 공언해 온,“10년 후엔 서울 남산에서 인천 앞바다가 보이도록 하겠다.”는 말로 요약된다. 실현 여부는 자신할 수 없지만, 적어도 이번 기본계획에 이런 의지만큼은 확실하게 담았다는 것이 정부측의 설명이다. ●“자동차 배출가스를 잡아라” 개선대책은 자동차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휘발유 자동차에 비해 대기오염 효과가 큰 경유 값을 상대적으로 올린 에너지 상대가격 체계 개편조치에 이어 추가 대책이 전방위적으로 동원됐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른바 ‘교통수요 관리’ 정책이다.‘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계획하고 있는데, 대형버스나 트럭 등 오염물질 대량 배출차량과 저공해차를 철저하게 ‘차별 대우’하겠다는 게 골자다. 우선 ‘환경지역(Environment Zone)’ 지정은 저공해차나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차량 등 출입허용 차량을 선별해서 운용하겠다는 취지다. 선진국 사례도 참조했다. 일본 도쿄와 스웨덴 스톡홀름에선 이미 같은 제도가 시행 중이고, 영국 런던도 2007년부터 ‘저배출 지역(Low Emission Zone)’ 제도를 도입키로 예정돼 있다.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을 통과하는 차량에 대한 ‘교통혼잡세’ 부과도 저공해차 등은 대상에서 제외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런던의 사례가 모델로 검토되고 있다. 교통혼잡지역내 주차 및 운행차량에 대해 하루 1만원 가량 혼잡세를 걷고 있는데,▲택시와 장애인자동차, 응급차 ▲엄격한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만족시키는 대체연료 자동차는 징수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혼잡지역내 거주자는 90%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교통수요 관리도 같은 맥락이다. 교통유발부담금 액수를 올리고 대상지역도 확대해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지원책도 여럿 내놓았다.▲통근버스 공동운영시 차량구입비·운영비용 지원 ▲대중교통 이용시 지하철 승차권·버스카드 지급 등 현물 보조 ▲참여업체의 교통유발부담금 면제 범위 및 세제혜택 확대 등이다. ●에너지·도시계획 정책과도 연계 에너지 및 도시관리에 대한 환경친화적 조치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주거용 시설을 대상으로 올해부터 매년 9만호씩 지역난방을 보급해 2014년까지 90만호로 늘리고, 상업 및 공공기관 난방시설의 10%를 집단에너지 공급대상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실내 난방온도 목표치도 지난해 현재 섭씨 23도인 것을 매년 내려 2014년엔 20도로 맞추기로 했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도시계획도 연계했다. 수도권의 도시별 주거 및 취업기회를 비교분석한 뒤 주거와 취업 기회의 균형을 도모할 수 있는 도시개발정책이 추진된다. 예컨대 취업기회는 풍부한데 상대적으로 주거물량이 낮은 지역에 대해 우선적으로 신규 주거시설을 공급함으로써 교통수요를 감소시키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 거의 모든 정책수단이 총동원되었다는 점에서 수도권 대기질이 앞으로 실질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계자는 “(교통혼잡세와 환경지역 지정,7조 3000여억원의 재원 조달방안 등)그 동안 크고 작은 현안에 대해 부처간 이견이 있었지만 현재로선 모두 해소된 상태”라면서 “앞으로 종합대책을 차질없이 진행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환경과 공해연구회 장영기(수원대 환경공학과) 회장은 이에 대해 “이른바 ‘굴러다니는 굴뚝’인 자동차 대책에 집중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 “(정부가)개별적 규제를 벗어나 여러 대책을 총가동한 종합적 대책을 수립함으로써 환경정책을 한 차원 높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대기질 얼마나 나쁜가 한국의 수도권 대기오염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악명높은 수준이다. 아황산가스(SO3/8)나 일산화탄소(CO), 납(Pb) 등 이른바 1차 오염물질은 무연휘발유 공급 등에 힘입어 지난 10여년간 크게 개선돼 후진국 형을 벗어난 상태다. 하지만 이산화질소(NO3/8)와 미세먼지(PM10), 오존(O5/8) 등 2차 오염물질의 오염도는 이와 반대다.2003년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입방미터(㎥)당 69㎍(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에 달해 주요 선진국 도시 가운데 첫손가락에 꼽힐 정도다. 이산화질소와 오존 농도 역시 1990년 당시보다 20∼50%까지 치솟았다. 폐해도 심각하기 이를데 없다. 사회적 피해비용이 연간 10조원을 넘고(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심폐질환 등 조기 사망자가 수도권에서만 연간 1만 1100명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경기개발연구원)가 이를 뒷받침한다. 단순히 ‘숨쉬기 불편하다.’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인명 보호와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중대 사안이라는 얘기다. 대기오염의 주범은 단연 자동차다. 환경부의 수도권 오염물질 배출비율 분석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66%, 질소산화물은 51%, 휘발성유기화합물은 21%’나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에 등록된 자동차는 692만대로,1980년 27만대에서 무려 26배 가량 급증했다.2014년엔 95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자동차 가운데 차령 10년 이상 노후차 비율이 점점 느는 것도 오염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1994년 3만 5000대에서 2002년 59만대로 17배 가량 증가한 상태다. 이번 종합대책이 자동차 관리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환경정의 등 12개 시민환경단체로 구성된 ‘블루 스카이 운동’은 정부의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 수립과 관련,11일 오후 2시 서울 정동 배재대학교 학술지원센터에서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 특별대책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케냐 출신 작가 와 티옹오 응구기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케냐 출신 작가 와 티옹오 응구기

    “모든 작가들은 자기가 속한 집단의 언어를 사용할 책임이 있습니다.” 소잉카, 고미더, 쿳시 등과 더불어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케냐 출신의 작가 와 티옹오 응구기(67).1982년 케냐에서 망명해 미국 캘리포니아 UC어바인대학에서 영문학과 비교문학을 강의하고 있는 그는 24일 기자회견에서 영어 대신 자신의 종족어인 기쿠유어로 저술 활동을 고집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아프리카 탈식민주의 담론에서 영어를 민족문학의 매체로 활용해야 한다는 나이지리아 작가 치누아 아체베와, 식민통치에서 언어는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라고 주장하는 응구기의 논쟁은 유명하다. 소수 인종, 소수 언어 등 마이너에 대한 관심은 그의 문학적 토대를 떠받치는 뿌리다.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이틀째인 25일 ‘평화와 차별:성, 인종, 종교’에 관해 기조발제를 할 예정인 그는 “한국 방문은 처음이지만 양국 모두 식민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정은 시인 김지하에서 비롯됐다. “1973년 일본에서 열린 한국의 민주화운동과 통일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처음 한반도 문제를 접했다.”고 밝힌 그는 “몇년 뒤 일본 도쿄에 갔다가 우연히 김지하 시인의 영문번역 시집 ‘민중의 외침(Cry of the People)’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특유의 토속적인 어투로 근대적인 정치·경제문제를 비판하는 작품 형식뿐 아니라 국가보안법으로 투옥된 시인의 인생에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것. 당시 케냐 나이로비대학 교수였던 그는 김지하의 시를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그는 “한국 영사관에서 찾아와 김지하 시인에 대한 비하발언을 하기에 ‘케냐에서는 문학활동 때문에 작가나 시인을 투옥하지는 않는다.’며 쫓아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몇년 뒤인 1977년 자신 역시 정치범이란 이유로 1년간 수감생활을 해야 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케냐의 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김 시인의 작품으로 연극을 했다가 퇴학당하기도 했다.”면서 “케냐와 한국의 관계에서 김지하 시인은 굉장한 역할을 했고, 내 문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투옥중 쓴 소설 ‘십자가에 매달린 악마’는 ‘오적’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밝혔다.1982년 감옥에서 풀려난 그는 김지하의 작품세계와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다룬 ‘작가와 정치’를 출간하기도 했다. 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에 대한 소식을 직접적으로 들을 기회가 없었다는 그는 “전세계 시민들이 그렇듯 나 역시 한반도가 하루빨리 통일되기를 바란다.”면서 “통일은 한국 국민들이 자주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2년 정권교체를 이뤄낸 케냐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더 많은 권력을 이양하고, 아직도 남아 있는 식민 잔재를 청산해 케냐가 아프리카와 전세계의 중요한 일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망명 22년 만인 지난해 아내와 함께 고국을 방문한 그는 시민들의 대대적인 환대 속에 무장괴한들에게 테러를 당하는 봉변을 함께 겪었다. 그는 이 사건을 구 정권에 얽힌 정치적인 음모로 추측하고 있다. 작품세계와 작업공간이 일치해야 한다는 그는 언젠가 고국 케냐로 귀향할 생각이다. 현재 집필중인 1000장 분량의 장편소설 ‘까마귀 마법사(Wizard of Crow)’는 내년쯤 영문 번역돼 출간된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로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차 내한한 오에 겐자부로(70)는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이가 들면 모든 것이 용서되고, 해결될 줄 알았는데 막상 일흔살이 되니 정치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모순이 보다 극명하게 드러나더라.”면서 “주변의 모순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일이 내 마지막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이 진정한 과거 반성아래 양국관계 개선에 힘써야 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3·1절 연설문과 4월 대국민 담화문에 큰 감명을 받았다.”면서 “일본 지성인의 한 사람으로 이에 부응하는 마음을 전하고자 포럼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을 말하는가. -가장 두려운 건 헌법개정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 정부와 여당, 재계 실력자들이 전쟁포기를 선언한 헌법9조를 개정하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일본은 지금도 자위대, 군비예산, 이라크 파병 등을 통해 사실상 헌법 9조를 지키지 않고 있다. 하지만 헌법이 개정되면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된다. 전쟁을 할 수도, 무기비축을 할 수도 있는 나라가 되는 것이다. 때문에 어떻게든 이 헌법을 지켜야 한다.50년전 평화로운 세계, 전후 새로운 국가를 꿈꾸며 만든 헌법에 대한 희망을 버릴 수 없다. 그건 지난 50년간의 내 삶,40년의 내 문학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지난해 중반 시작한 헌법 9조 모임은 헌법의 가치를 인정하고, 일본이 아시아에서 신뢰받는 국가가 되기를 바라는 이들의 모임이다. 평론가, 극작가, 철학자 등이 중심이 된 지식인 운동인데 그중 내가 젊은 편에 속한다.(웃음)일본 각지역을 돌면서 강연을 주로 한다. 지금까지 2만 5000여명이 참여했고, 지역별로 1500개의 소모임이 조직됐는데 이는 적지 않은 숫자다. 하지만 간과해선 안될 점이 있다. 고이즈미 총리를 비판하는 이들이 많지만 막상 선거 결과에서는 여당이 이긴다는 사실이다. 희망을 얘기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헌법이 지켜지리라는 희망은 30%에 불과하다. 그래도 우린 희망을 버릴 수 없다.7월에 1만여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준비중이다. 한국 언론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문학적 전기(轉機)에 접어들었다고 했는데. -스물두살때부터 글을 썼으니 올해로 48년째다. 현재 집필중인 장편소설 3부작을 마지막 작품으로 생각하고 있다.2년 전 사망한 동갑내기 친구이자 존경하는 학자 에드워드 W 사이드가 죽기 일주일전 내게 논문 하나를 보내왔다. 베토벤이 마지막 생애에 자신의 음악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작품을 남긴 것을 인용하며 내게도 그런 ‘후기작품(Late works)’를 제안했다.‘안녕, 나의 책들이여’는 2년전 그렇게해서 시작됐다. 돌아가서 바로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호텔에서도 틈틈이 메모를 하고 있다. 정치나 개인이나 많은 모순들이 존재한다. 내게는 네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마흔한살 아들이 있다. 내가 죽은 뒤 그 아이가 잘 살아갈 수 있을까가 내겐 국가나 사회문제보다 더 큰 모순이다.30%의 희망밖에 없는 비관적인 상황이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현실이 내 소설작업과 일맥상통한다. 에세이집 ‘나의 나무아래서’에 등장하는 ‘자신의 나무’를 만난다면 지나온 삶에 대해 어떤 얘기를 들려주고 싶은가. -흥미로운 질문이다.‘안녕, 나의 책들이여’에도 비슷한 대목이 나온다. 숲에는 저마다 자신의 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앞에 서면 일흔살이 된 미래의 나와 대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어릴 적 살던 마을의 전설이다. 이제 내가 그 나이가 된 거다. 과거의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소설가로 살아서 참 좋았다고. 그리고 젊은 독자들이 줄어서 슬프다고. 이 두가지를 들려주며 ‘이게 내 인생이야.’라고 말할 것이다. 아시아와 세계를 이끌어갈 다음 세대들이 민주주의적인 사람들로 자라나길 바란다는 얘기도 함께. 현재 일본을 우경화로 이끄는 정부 여당, 재계 인사들에게 천황은 어떤 존재인가. -천황 문제는 나도 분명하게 답변할 수 없다. 앞으로 일본인들이 어떤 방향으로 몰고 갈지 확실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얘기할 수 있는 건 과거 절대군주적인 천황제로 돌아가서는 절대 안된다는 점이다. 도쿄대 불문과를 나온 오에 겐자부로는 1957년 ‘기묘한 일’을 발표하며 학생 작가로 등단했고, 이듬해 ‘사육’으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1994년 소설 ‘만연원년의 풋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당시 일본 천황이 수여한 상을 거부해 화제가 됐다. 한국의 독재정권시절 시인 김지하의 탄압에 항의하는 단식투쟁에 참여하고, 베트남전 반대운동에 뛰어드는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진보 지식인으로 명망이 높다. 그는 24일 ‘인간가치와 정치변화’를 주제로 한 세션에서 기조발제를 한 뒤 포럼 기간 중 각종 강연회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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