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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관객 안 받겠다” 日정부 도쿄올림픽 전략 가닥

    “해외 관객 안 받겠다” 日정부 도쿄올림픽 전략 가닥

    “日 거주자만 관람…관객 상한은 4월 결정”최종 결정시 해외 판매 티켓 환불 진행해야日, 신규 확진 다시 1000명대 재점화일본 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시 1000명대로 치솟은 가운데 일본 정부가 오는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때 해외 일반 관객을 수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교도통신이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9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다음 주에도 일본 정부와 대회 조직위원회, 도쿄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등의 대표가 참가하는 5자 회의에서 이러한 결정을 재확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관객은 일본 내 거주자로 한정하고, 관객 상한은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 따른 행사 제한 방침에 근거해 4월에 결정한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4개월 뒤 개최 예정인 도쿄올림픽 해외 관객을 받지 않기로 최종 결정되면 조직위는 해외에서 판매된 올림픽 티켓의 환불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코로나 신규 확진 1128명누적 44만명, 사망 8379명 주춤하는 듯했던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이틀 만에 다시 1000명대로 늘었다. 현지 공영방송 NHK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30분 현재 일본 전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1128명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4만 2418명으로 늘었다. 최근 일본의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보면 7일 1065명에서 8일 600명으로 줄었다가 이날 재차 늘었다. 일본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이날 58명 늘어 누적 8379명이 됐다. 일본 교토부 소재 우지토쿠슈카이병원이 당뇨 환자에게 사용되는 인슐린용 주사기를 쓰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1병으로 7회 접종이 가능하다고 전날 발표한 것과 관련, 일본 정부는 이 주사기의 조달을 검토한다는 생각을 나타냈다고 NHK는 전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천종원·서채현, 도쿄 인공 암벽 오른다

    천종원·서채현, 도쿄 인공 암벽 오른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금메달리스트 천종원(25)과 2019년 스포츠클라이밍 리드 여자부 세계 1위 서채현(18)이 도쿄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 대한산악연맹은 9일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이 한국에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아시아지역 출전권 2장(남자 1장·여자 1장)을 배정하기로 결정했다”며 “남자부 천종원과 여자부 서채현에게 출전 티켓이 돌아갔다”고 밝혔다. IFSC는 2019년 콤바인 세계선수권대회와 예선 대회를 통해 28장(남자 14장·여자 14장)의 도쿄행 티켓을 먼저 배분했다. 나머지 출전권은 대륙별 선수권을 통해 주인을 가리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아시아선수권이 계속 연기되자 IFSC는 이미 티켓을 확보한 선수를 제외하고 세계선수권에서 가장 성적이 좋았던 선수에게 티켓을 주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에 따라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부 20위 천종원과 여자부 13위 서채현에게 티켓이 주어질 예정이었으나 다른 아시아 회원국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IFSC는 지난해 10월 중국 샤먼에서 아시아선수권을 치러 티켓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끝내 취소됐다. IFSC는 심사숙고 끝에 천종원과 서채현에게 티켓을 재배당하는 결정을 내렸다. 우여곡절 끝에 도쿄 무대에 나서는 천종원과 서채현은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의 간판이다. 천종원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 우승자이자 2019년 볼더링 부분 세계 4위에 올랐다. 2019년 스포츠클라이밍 리드 부문 여자부 세계 1위 서채현은 월드컵 데뷔 시즌에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차세대 간판으로 떠올랐다.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공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 클라이밍은 40명(남자 20명·여자 20명)이 콤바인(볼더링·리드·스피드) 종목에서 경쟁을 펼친다. 볼더링은 줄 없이 3~5m 암벽의 여러 코스를 완등해야 하는 종목, 리드는 줄을 달고 정해진 시간 내에 가장 높이 올라야 하는 종목, 스피드는 줄을 달고 15m 암벽을 가장 빨리 올라야 하는 종목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日도쿄도지사 거짓말 파문...“긴급사태 연장하면서 다른 지사들 농락” 의혹

    日도쿄도지사 거짓말 파문...“긴급사태 연장하면서 다른 지사들 농락” 의혹

    도쿄도 등 일본 수도권 1도3현에 대한 코로나19 긴급사태가 당초 종료시한이었던 이달 7일을 넘겨 21일까지 2주간 연장된 가운데 관련 협의 과정에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등 다른 3개 지역의 지사들에게 거짓말을 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구로이와 유지 가나가와현 지사는 지난 7일 후지TV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고이케 지사의 ‘거짓말’ 의혹을 폭로하며 비난했다. 그의 말을 종합하면 고이케 지사는 지난 2일 구로이와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정부의 코로나19 주무장관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을 만나 긴급사태를 2주 연장하는 방안을 요청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구로이와 지사가 “좀더 감염상황 숫자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이자 고이케 지사는 “모리타 겐사쿠 지바현 지사, 오노 모토히로 사이타마현 지사도 2주 연장에 찬성했다”며 동참을 종용했다. 이에 구로이와 지사가 모리타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묻자 그는 거꾸로 “구로이와 지사가 찬성을 한다고 해서 나도 찬성하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오노 지사도 같은 식으로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이케 지사가 다른 지사들의 의견을 확인도 하지 않은채 거짓말로 바람을 잡은 셈. 분노한 구로이와 지사는 “이렇게 하는 것은 무리”라고 고이케 지사에게 따진 뒤 니시무라 경제재생상과 면담을 취소했다. 구로이와 지사는 다음날인 3일 수도권 지사 온라인 회의에서 “이런 행위를 하면 서로 신뢰관계가 약해진다. 신뢰관계가 있어야 1도 3현의 손발이 맞는다. 이렇게 하는 것은 비정상이다”라고 직접 항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고이케 지사는 “너무 설쳐서 미안하다”며 사과했다고 구로이와 지사는 전했다. 고이케 지사는 이에 대한 기자들의 사실 확인에 “준비 과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런 속에서 신의성실 원칙을 지키고자 한다”며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아사히는 이와 관련해 “도쿄도 내부에서도 고이케 지사에 대한 불신이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일로 고이케 지사 특유의 공작정치 행태가 드러났다는 평가와 함께 코로나19 와중에 공고하게 유지돼 온 수도권의 공동대응에 균열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스가, 아들 접대 파문에도 지지율 반등...최악의 위기 벗어나나

    日스가, 아들 접대 파문에도 지지율 반등...최악의 위기 벗어나나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집권당 내부에서까지 ‘중도사퇴 불가피론’이 나왔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최악의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반등세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가 총리의 장남이 깊숙히 연루된 공무원 접대 파문 등이 지속되고 있어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9일 NHK의 ‘3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가 정권 지지율은 전월 조사 때보다 2% 포인트 오른 40%를 기록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 포인트 하락한 37%로, 3개월 만에 ‘지지’가 ‘반대’를 웃돌았다. 8일 공개된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도 스가 정권 지지율은 48%로 전월조사 때보다 9% 포인트 상승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2% 포인트 떨어진 42%였다. 요미우리 조사에서도 석달 만에 ‘지지’와 ‘반대’가 역전됐다. 요미우리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 둔화와 코로나19 백신 접종 개시 등이 정권 지지율 상승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4월 퇴진설’까지 돌았던 스가 총리가 최악의 위기상황은 벗어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오는 7월로 예정돼 있는 도쿄올림픽 개최가 무산될 경우, 정국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휩싸이며 정권 붕괴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현재로서는 올림픽은 어떤 형태가 됐든 열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지지율 반등에는 지난달 이후 코로나19의 3차 확산이 진정세에 접어든 게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8일 일본의 전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00명으로 4개월여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1주일 전에 비해서는 14.0% 줄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더딘 속도지만 지난달 17일 이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것도 여론의 불만과 불안을 다소나마 누그러뜨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방송업체에 다니는 스가 총리의 아들이 인허가권을 쥔 총무성 공무원들을 상대로 접대를 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정권의 악재는 계속되고 있다. 8일에는 스가 총리의 측근인 다니와키 야스히로 총무심의관(사실상 차관급)이 통신대기업 NTT에서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경질됐다. 다니와키 총무심의관은 스가 총리의 장남 관련 접대문제로도 이미 지난달 25일 감봉 징계를 받은 상황이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거짓말일 수도”...일본 女의원, 성폭행 피해여성 비하 ‘최악의 발언’ 1위

    “거짓말일 수도”...일본 女의원, 성폭행 피해여성 비하 ‘최악의 발언’ 1위

    정치인에 의한 성차별 발언 파문이 잦은 일본에서는 1년간 문제가 특히 심각했던 사례들의 순위가 매년 이맘때 공개된다. 전문가 단체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설문조사 결과다. 올해의 1위에는 스스로 여성을 비하하고 폄하하며 반인권 의식을 드러낸 여성 국회의원의 발언이 선정됐다. 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성차별 발언 워스트 1위’는 성폭행 피해여성을 겨냥해 “여성은 얼마든지 거짓말을 할 수 있다”고 한 집권 자민당 소속 스기타 미오 중의원 의원이 발언이 뽑혔다. 교수와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공적 발언의 성차별을 용납하지 않는 모임’은 해마다 ‘지난 1년간 물의를 빚었던 성차별 발언 중 특히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2개씩 뽑도록 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에는 남녀 3044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실시됐다. 응답자의 33.1%가 스기타 의원의 발언을 최악으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당내 회의에서 내각부 관계자가 성폭력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를 전국에 증설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여성은 얼마든지 거짓말을 할 수 있다”라고 발언해 파문을 불렀다.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들 중 상당수가 허위 신고를 하고 있다는 의미로 비쳐치는 발언이었다. 스기타 의원은 한국의 위안부 지원단체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성폭력 피해를 주장한다고 해서) 성역이 돼서 아무도 추궁하지 못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2위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회장이었던 모리 요시로 전 총리의 발언으로 20.2%를 얻었다. 모리 전 총리는 지난달 3일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평의원회에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 회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해 파문을 불렀다. 그는 “여성들은 경쟁의식이 강하다. 누군가 한 명이 손을 들어 말을 하면 자신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모두가 발언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여성 이사를 늘리게 되면 발언 시간을 어느 정도 규제해야 하며 그러지 않을 경우 회의가 좀처럼 끝나지 않아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도 했다. 3위는 13.2%를 얻은 도쿄도 아다치구의회 시라이시 마사테루 의원의 발언이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구의회 본회의에서 저출산·고령화 관련 질문을 하면서 “일본인이 전부 L(레즈비언)이나 G(게이)가 되면 다음 세대가 태어날 수 있겠나”, “L과 G가 우리 아다치구에 완전히 확산되면 아이는 한 명도 태어나지 않을 것”, “L도 G도 법에 보장돼 있지 않으냐는 식의 얘기가 되면 아다치구는 망해버리고 만다” 등 발언을 했다. ‘공적 발언의 성차별을 용납하지 않는 모임’ 회원인 주오가쿠인대학 미나가와 마스미 교수는 아사히신문에 “문제 있는 공적 발언이 너무나 많다”며 “성차별적인 발언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야말로 사회 변혁의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정부, 한국이 징용·위안부 해법 제시 안 하면 韓대사 안 만나”

    “日정부, 한국이 징용·위안부 해법 제시 안 하면 韓대사 안 만나”

    지난 1월 일본에 부임한 강창일 주일대사가 아직까지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물론이고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도 만남을 갖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것이 한국의 강제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8일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유화적 발언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일본 정부는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노력은커녕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며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강 대사가 모테기 외무상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아직 성사되지 않은 것을 언급하면서 “일본 정부는 위안부와 옛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문제에서 한국 측이 수용 가능한 해법을 제시하기 전까지는 강 대사와의 만남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어 “강 대사에 대한 엄격한 대응은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 한국에 대한 사실상의 대항(보복) 조치”라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설명했다. 역대 주일대사는 부임하고 얼마 되지 않아 외무상과 만났다. 현 정부 들어 첫 대사였던 이수훈 전 대사는 부임 14일 뒤에, 이어 남관표 전 대사는 4일 후에 각각 고노 다로 당시 외무상을 면담했다. 남 전 대사의 경우 12일 후에는 아베 신조 당시 총리도 만났다. 일본 정부는 외국 대사가 새로 부임하면 반드시 하게 돼 있는 신임장 사본 제출을 놓고도 한국을 의도적으로 자극했다. 강 대사는 당초 지난달 8일 아키바 다케오 외무성 사무차관에게 신임장 사본을 줄 예정이었지만, 일본 측은 면담 직전에 일방적으로 일정 연기를 통보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내에서 ‘아키바 차관이 강 대사를 곧바로 만나면 일본과 한국이 사이가 좋다는 인상을 준다’는 말이 정부 안에서 나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소모적인 신경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정가 소식통은 “한국대사가 일본 총리나 외무상을 안 만나더라도 업무수행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그것이 사무차관 이하 공무원 관료들에게 하나의 시그널로 작용해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실무선에서 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올해 신년 기자회견을 비롯해 여러 차례에 걸쳐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음에도 강경한 대응을 지속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안팎으로 취약한 스가 총리의 정치적 입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보수 정권들은 지금처럼 여론 지지율이 떨어지면 한국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이는 경향을 보여 왔다. 집권 자민당 총재이지만 당내 기반이 취약한 스가 총리가 내부 강경파들을 의식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권의 외교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자민당 외교부회의 수장은 현재 자위대 간부 출신의 극우인사 사토 마사히사 전 외무성 부대신이 맡고 있다. 외교부회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에 좀더 적극적인 보복조치를 취하라고 정부를 압박해 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한국 유도 최중량급 김성민&김민종, 누가 도쿄 갈까

    한국 유도 최중량급 김성민&김민종, 누가 도쿄 갈까

    한국 유도 최중량급 김성민(필룩스)이 도쿄올림픽 출전 희망을 이어갔다. 김성민은 7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휴모 아레나에서 열린 타슈켄트 그랜드슬램 남자 100㎏ 이상급 결승에서 가게우라 고코로(일본)에 역전패하며 은메달을 따냈다. 이날 결승에서 가게우라가 지도(반칙) 2개를 먼저 받으며 김성민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다. 가게우라에게 지도 1개가 추가되면 반칙승으로 금메달을 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성민은 정규 경기 시간 3초를 남겨두고 빗당겨치기 절반을 내줘 역전패 했다. 김성민은 은메달 획득으로 랭킹포인트 700점을 얻어 3676점으로 올림픽 랭킹 15위에 올랐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6월 말까지 국제유도연맹(IJF) 올림픽 랭킹 기준 체급별 상위 18위에 들거나 대륙별 올림픽랭킹 체급별 1위를 차지해야 출전할 수 있다. 다만 올림픽은 체급별로 국가당 한 명만 출전할 수 있는 데 김성민은 대표팀 후배 김민종(용인대·11위)과 경쟁 중이다. 김민종은 이날 준결승에서 김성민에게 졌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유샨기 카커우리(아제르바이잔)를 한판으로 제압하며 랭킹 포인트 500점을 챙겼다. 김성민과 김민종의 랭킹포인트는 520점 차이다. 만약 김성민이 금메달을 땄더라면 220점 차가 될 뻔했다. 여자 78㎏급 이정윤(광주도시철도공사)과 여자 78㎏이상급 김하윤(한국체대)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개(안바울), 은메달 1개, 동메달 4개(정보경 등)를 따내며 일본(금9 은1 동1), 몽골(금2 은 2 동1)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하키, 비인기 종목이지만… 성적만 추구하면 미래 없어”

    “하키, 비인기 종목이지만… 성적만 추구하면 미래 없어”

    “우리 경기 단체가 스포츠 윤리 기반에서 활동하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고 생존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상현(44) 대한하키협회장은 지난 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폭력, 금품 수수와 같은 문제를 없애는 것부터 공정한 심판과 선발 과정 등도 담보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단독 출마했던 그는 지난 1월 당선돼 제30대 협회장에 취임했다. 그가 대표로 있는 중소 제조기업 태인은 30년째 스포츠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장은 “하키가 현실적으로 비인기 종목이고 힘든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명품 스포츠’로 만들고 싶다”며 “과거처럼 성적만 추구하는 조직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하키는 올해 도쿄올림픽 본선에 남녀 모두 진출에 실패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는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그는 “경기력이나 협회 재정 등으로 보면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진단하면서 “여기에서 더 내려간다면 한국 하키의 미래는 없다”고 예단했다. 그는 하키 저변 확대의 방안으로 초등부 신설과 5인제 하키의 활성화를 구상하고 있다. 이 회장은 “어린 학생이 하키를 하기 쉽도록 5인제 활성화가 필요하며 초등부와 5인제 하키가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양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이 회장은 국내 처음으로 3대째 경기단체장을 맡고 있다. 외조부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이 대한역도연맹회장을, 부친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회장은 대한산악연맹회장을 지냈다. 사랑의 열매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인 그는 대한체육회 남북체육교류위원회 위원이자 북한 우표 수집가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日국민 10명 중 7명 원전 반대…후쿠시마 비극, 또 터질 수 있어”

    “日국민 10명 중 7명 원전 반대…후쿠시마 비극, 또 터질 수 있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유례없는 원전 사고가 올해로 10년을 맞는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규모 9.0 강진과 쓰나미는 센다이현과 후쿠시마현 등 동일본 지역을 한순간에 쑥대밭으로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쓰나미로 인한 정전으로 후쿠시마현 바닷가에 자리잡은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 냉각장치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노심용융(멜트다운)과 수소 폭발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방사성물질이 대량 유출되고 숱한 피난민이 나왔다. 원전의 안전성을 다시 생각하고, 더 나아가 탈원전을 이뤄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졌지만 일본 정부는 논의 자체에 소극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이 겪은 충격과 비극은 한국에서도 언제라도 벌어질 수 있다. 한국 역시 현재 24기에 이르는 원전을 가동 중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험과 고민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지 일본을 대표하는 반핵 운동가로 국제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반 히데유키(70) 원자력자료정보실 공동대표와 지난 5일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반 대표는 생활협동조합운동을 거쳐 1990년부터 탈원전을 위해 도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민단체인 원자력자료정보실에서 일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원자력 정책, 특히 방사성폐기물과 후쿠시마 원전 문제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표적인 탈원전 운동가다. 한국도 여러 차례 방문하는 등 한일 간 민간 교류도 활발히 펼치다 2013년 4월에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하는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최근 일본에서 또다시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10년 전 악몽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피해를 입은 이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는 등 지울 수 없는 상처로 고통받고 있다. 아직도 4000여명이 고향에서 떨어져 지내야 하는 피난민 신세다. 직접 피해를 입지 않은 이들 역시 원전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느끼고 있다. 후쿠시마현에서 생산한 물품은 사지 않고 피하는 사람이 지금도 많을 정도다. 여론조사를 해 보면 대체로 70~80%는 원전을 반대한다고 답한다.” -원전 사고 이후 일본에서 반핵운동이 활발해졌다. “원전 재가동 반대 투쟁과 재생에너지 확대 운동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가동 중지를 주장하는 재판 투쟁이 활발해졌다.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생활권 침해와 고향 상실로 인한 손해를 법원이 인정하기 시작했다. 2020년 9월 후쿠시마 사고 주민 3650명이 도쿄전력을 상대로 제기한 ‘생업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한 데 이어 2020년 12월 오이원전 재가동 승인 취소 판결도 나왔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피난 대책이 없으면 재가동 허가를 하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를 압박하는 활동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2월 19일에는 도쿄 고등법원에서 원전 주변 주민들을 위한 대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도 나왔다. 도쿄전력 경영진 3명을 형사고발한 재판은 1심에서 패소하긴 했지만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전면 전환과 지역에 필요한 전기를 각 지역에서 생산하자는 활동도 벌어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안전 문제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당시 간 나오토 총리가 이끌던 민주당 정부는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시키고 원전을 단계적으로 철수한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하지만 민주당 안에서도 탈원전 흐름에 저항하는 이들이 존재했던 데다 2012년 선거 패배로 더이상 진전된 결정을 내놓지 못했다. 원전 안전과 관련해서는 자연재해나 테러 대비 등에서 더 엄격해졌다. 예를 들면 후쿠이현 오이원자력발전소 재가동과 관련해 오사카 지방재판소가 지난해 12월 4일 내진 설계 등 안전 문제를 이유로 위법하다고 판결을 내렸다. 그런 영향으로 원전 관련 비용은 급속히 올라갔다. 이제는 아무도 ‘원전은 저렴하다’는 말을 할 수 없게 됐다.”-현재 일본 자민당 정부의 원전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아베 신조 내각이나 현 스가 요시히데 내각 모두 원전과 관련해 모순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원자력 발전 의존도를 줄이겠다거나, 2030년까지 신규 원전 건설은 없을 것이라거나 하는 식으로 말한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원자력 규제 위원회가 허가한 원전은 재가동한다고 한다. 그 결과 민주당 정부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동을 전면 중단했던 원전 가운데 9기가 재가동 중이다. 정부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제로를 선언했지만 구체적인 실현 방법과 관련해서는 정부 부처 안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특히 경제산업성에서는 여전히 원전 부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자민당은 원전 문제 자체가 공론화되는 걸 피하려 한다. 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자유당, 사회민주당 등 4개 정당이 공동으로 2018년 3월 11일 탈원전 기본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자민당이 논의를 회피하면서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원전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원전에 대한 미련이 강한 것 같다. “정부에서는 탄소 저감을 위해 원자력이 필요하다는 걸 국민들에게 알리려 한다. 향후에는 정부 및 원자력 산업계가 원전 유지 캠페인을 전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정부가 원자력 산업계(특히 원자력 발전소 제조업체)를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 원자력 산업계의 힘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전력 업계는 정부에 대한 압력과 함께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원자력 산업계에 협력하는 의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전력회사 노동조합 연합체인 ‘전력노련’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전력노련은 탈핵으로 가면 자신들이 실업자 신세가 되지 않을까 우려해 원전 추진 입장을 취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에는 원전 반대를 내세우는 의원이 있으면 아예 상대 후보를 집중 지원하거나 자신들 입맛에 맞는 후보를 내세워 낙선시켜 버리는 사례도 많았다. 지금도 자민당 안에서는 전력회사나 전력노련 지원을 받아 당선된 의원들이 일정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전력족’은 지금도 원전 재추진 입장에서 움직이고 있다. 정부 안에서는 경제산업성과 자원에너지청을 중심으로 완고하게 원전에 치우친 정책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앞으로 상황 변화에 따라 원전 정책이 과거로 회귀할 수도 있겠다.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일단 국민 여론이 원전에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언론 지형 역시 원전에 우호적이진 않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전 원자력 추진 입장이던 주요 미디어 가운데 아사히, 마이니치, 주니치는 완전히 탈원전으로 입장을 바꿨다. 요미우리나 니혼게이자이 역시 원전 추진을 지지하진 않게 됐다. 게다가 정치권에서도 변화가 있다. 아직 소수파이긴 하지만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 대신을 비롯해 자민당 안에서도 탈원전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지난해 12월에는 현직 자민당 의원이 탈원전을 주장하는 책을 출간한 일도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여야를 아우르는 초당파 의원 모임인 ‘원전제로 모임’에 약 10%의 국회의원이 회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는 ‘원자력 발전 제로·재생에너지 100 모임’으로 이름을 바꿔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일본은 에너지나 지하철 등 중요 기간산업이 민영화돼 있는데. “철도가 민영화되면서 이용객이 줄어든 노선을 폐지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있었다. 현재 일부 지자체는 수도 민영화에 나서고 있다. 민영화가 되고 나면 수도관 교체 등 인프라 정비가 제대로 된다는 보장이 없다. 수도관 누수가 많아지거나 도로 함몰 등도 생길 수 있다. 전력 민영화는 이미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뤄졌다. 다만 공익사업이란 점을 고려해 한 지역에 한 전력회사만 허용하는 식으로 지역 독점을 인정하고 전기요금은 허가제로 하는 등 엄격한 제한이 존재했다. 그러다 1995년부터 서서히 전력 자유화가 진행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소비자가 전력회사와 계약을 할 수 있게 되는 등 전력의 완전 자유화가 됐다. 이제 발전 사업은 신고제다. 새 전력회사가 자꾸 생겨나고 있다. 그중에는 이익을 위해 석탄 화력 발전 사업을 추진하는 곳도 있고,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하는 곳도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회사를 선택하거나, 집에 직접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등 움직임이 강해진 건 다행스럽다.” -일본의 경험은 한국에 적잖은 시사점을 주는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정부 차원에서 구성한 사고조사위원회 하타무라 요타로 위원장은 ‘사고는 반드시 일어난다’는 명언을 남겼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 주민들에게 초래한 고통과 아직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움, 장기간에 걸친 방사능 오염, 폐로에 몇십조엔이 드는 경제적 피해 등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비극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손해배상이나 오염 지역 제염을 포함해 정부가 추산한 비용은 22조엔(약 229조원)이지만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최소 30조엔, 최대 80조엔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웃 나라인 한국에 사는 이들이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냉정하게 직시해 주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 양국 시민들이 협력해 탈핵이라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코로나 확산·성화 봉송 거부… 日 올림픽 개최 회의론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7일 주요 성화 주자들이 줄지어 사퇴하면서 시작도 전에 삐걱거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본 내 도쿄올림픽 개최 반대 여론이 높아지면서, 성화 봉송이 ‘명예’ 대신 ‘논란거리’가 되는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진단이 나왔다. 오는 25일 후쿠시마현에서 첫 테이프를 끊을 예정이던 올림픽 성화 봉송 일정은 유명인들의 잇따른 사퇴 통보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다. 후쿠시마현은 25일 첫날 마지막 주자로 후쿠시마현 제1원전 인근인 미나미소마시를 달리기로 했던 유명 인기그룹 도키오(TOKIO)와 배우 구보타 마사타카가 성화 봉송 주자를 이미 지난해 사퇴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도키오는 2012년부터 후쿠시마산 농산물을 홍보해 왔고 구보타는 지난해 후쿠시마현 출신 작곡가의 실제 일대기를 그린 NHK 아침드라마에 주연으로 출연해 인기를 끌어 각각 성화 봉송 주자로 선발됐다. 이들이 표면적으로 내세운 사퇴 이유는 “스케줄이 맞지 않는다”였다. 앞서 배우 도키와 다카고와 와타나베 도오루, 유명 개그맨 다무라 아쓰시 등도 성화 봉송을 거부했다. 이 가운데 다무라는 모리 요시로 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유명인은 성화 봉송 때 논바닥을 달리면 좋지 않겠나”라고 발언한 데 항의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여성 비하 발언으로 지난달 12일 물러난 모리 전 조직위원장의 또 다른 ‘구설’이 성화 봉송 일정에도 차질을 빚게 한 셈이다. 이 밖에 시마네현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가능성을 이유로 성화 봉송을 반대하기도 했다. 무더기 성화 봉송 거부는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 일본 내 분위기를 반영한 모습으로 평가된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1월 19일~2월 25일 223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58%가 올림픽 개최에 반대했다. 응답자의 44%는 올림픽이 개최된다면 무관중으로 치러야 한다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새 역사 뒤 ‘100m 방사능 포대’… 후쿠시마 상처 숨기고 있었다

    새 역사 뒤 ‘100m 방사능 포대’… 후쿠시마 상처 숨기고 있었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규모 9.0의 지진과 거대 쓰나미가 미야기, 이와테, 후쿠시마 등 도호쿠 지역을 중심으로 열도의 동부를 강타했다. 1만 8000여명이 사망하고 무수한 사람들의 생활기반이 무너져내린 지 10년. 동일본대지진의 비극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건물과 도로는 시간의 흐름 속에 또 다른 형태로 모양을 찾아가고 있었지만, 치유되지 않은 비극의 트라우마는 사람들 마음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 속에는 피해지역의 고통을 무시하고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정부에 대한 분노도 섞여 있었다. ‘부흥 올림픽’을 선전하고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를 그대로 방류하려는 정부를 향한 원망도 전해졌다. 지난 6일 아침 도호쿠 지역 최대 도시 센다이를 출발한 히타치 특급열차가 1시간 10여분을 달려 오전 11시 30분 후쿠시마현 후타바마치에 도착했다. “방사능 오염지역이니 최대한 빨리 취재를 끝내고 그곳을 떠나라”, “모자와 장갑은 필수. 방사능 먼지가 날릴 수 있으니 비포장도로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 등 피폭 예방을 위한 조언은 첫발을 들이는 기자의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주말 오전 시간대였지만, 10량짜리 열차에서 내린 사람은 기자 외에는 한 명도 없었다. 동일본대지진 발생 이튿날부터 순차적으로 수소폭발을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4㎞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이곳은 현재 일본에서 유일하게 주민 숫자가 ‘0명’인 전면봉쇄 지역이다. 그나마 지난해 3월 새로 단장한 후타바역이 재개통되면서 역 주변 지역 출입이 제한적으로 풀렸다. 역사 뒤쪽에 조성되고 있는 택지 공간에는 방사능에 오염된 흙을 걷어낸 대형 검정 포대들이 3중, 4중으로 쌓인 채 100m 이상 행렬을 이뤘다. 역 정면에 위치한 과거 최대의 번화가 신잔 지역은 슈퍼, 약국, 관공서 건물들이 무너지고 뜯겨지고 기울어진 상태 그대로 먼지를 뒤집어쓴 채 흉한 모습을 드러냈다. 건물 외벽에 걸린 시계들은 정지된 시간 속에 갇혀 있었다.3시간가량 이곳에 머무는 동안 마주친 사람은 같은 후쿠시마현 남부 이와키시에서 현장을 둘러보러 온 야마네 마이코(44·작가)와 그의 친구들 등 단 3명뿐이었다. 차에서 내리지 않은 상태로 거리를 둘러보는 관광버스가 딱 1대 지나갔다.한때 이곳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야마네는 “지난해 3월 전까지는 옛 주민들도 당국의 통행허가를 받아야 마을에 들어올 수 있었는데 그나마 지금은 제한이 약간 풀렸다”면서 “그러나 10년 만에 고향에 와 본 그들이 예전의 집을 둘러보며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알게 되는 것은 그 자체로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정부의 복구나 부흥 성과에 대해서는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평가가 다른 것 같다”면서도 “다만 도쿄 중앙정부가 피해지역 주민들의 말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의견을 좀더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후타바마치는 해마다 봄이 되면 벚꽃을 보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여름이면 유명한 지역축제가 벌어지는 곳이었다. 후타바 해수욕장은 인근에서 손꼽히는 명소였다. 후타바 장미정원도 후쿠시마현을 대표하는 유명한 주말 나들이 장소였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죽은 마을’이 되면서 10년 전 2584가구, 6963명 주민들은 모두 열도의 최남단 오키나와에서부터 최북단 홋카이도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로 흩어져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이곳 출신으로 유튜버 활동을 하는 슈이치로(27)는 대지진 10주년을 맞은 올해 주요 피해지역을 돌며 취재촬영을 하고 있다. 그는 “기성 미디어가 아니라 우리 젊은 세대의 시선으로 현실을 알리고 싶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해 복구의 방향이 피해 지역 주민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고 우선순위도 잘못됐다”며 일본 정부가 ‘부흥 올림픽’으로 포장해 올여름 강행하려는 도쿄올림픽을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후타바 신역사는 근사하게 지어 놨지만 이곳에서 2~3㎞ 떨어진 곳은 사람이 접근할 수 없습니다.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란 느낌이 강합니다. 실제로는 아닌데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는 복구가 거의 된 것처럼 비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속사정을 모르는 도쿄 등 대도시 사람들은 ‘저 정도로까지 정상화됐는데 왜 후쿠시마는 계속해서 우는소리를 하느냐’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향후 제대로 지원받기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후타바마치가 방사능의 비극을 안고 있는 곳이라면 전날인 5일 찾았던 센다이시 와카바야시구 아라하마 지구는 지역 전체 삶의 기반이 바닷물과 함께 송두리째 휩쓸려 간 곳이었다. 대지진 직전에는 약 800가구, 2100여명이 살고 있었지만 쓰나미로 9%에 해당하는 186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이곳을 덮친 10m 높이 바닷물은 해안가 평야 지역에 들이닥친 쓰나미 중 가장 강력한 수준이었다고 한다.예전에 집들이 즐비했던 지역은 잡초가 우거진 공터가 돼 있었다. 당시 폐허가 된 집들은 대부분 철거됐으나 일부 잔해들은 당시 참상을 전하기 위한 전시공간으로 원래 상태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바다에서 70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아라하마초등학교는 1층부터 옥상까지 전시공간으로 일반에 개방돼 있었다. 학교는 2016년 3월 공식적으로 폐교했으나, 다른 지역의 폐허가 된 학교들과 달리 보존 대상으로 지정됐다. 대지진 발생일부터 다음날까지 320명의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이 대피해 목숨을 건졌던 곳이기 때문이다.최근 도호쿠 해안에는 쓰나미를 막기 위한 총 400㎞ 길이의 방조제가 지어졌다. 주민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방조제 근처를 산책하던 60대 여성은 정부에 불만이 많았다. “돈만 억수로 들였지 지난번처럼 거대한 쓰나미가 밀려오면 소용도 없을 거예요. 오히려 높이 쌓아올린 방조제 때문에 수면과 파도의 상황 등 바다의 형세가 가려져 더 위험하게 됐어요. 쓰나미가 닥치더라도 쉽게 보이지 않으니 대피가 늦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는 “후쿠시마현의 농민들이 불쌍해서 현지에서 나온 채소나 과일은 먹고 있지만 그곳에서 잡힌 생선은 절대로 사지도 먹지도 않는다”면서 “그런데도 정부는 이쪽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강행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쿠시마·미야기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긴급한 재난 때 집단보다 각자도생” 10년 전 지진이 日인식도 흔들었다

    “긴급한 재난 때 집단보다 각자도생” 10년 전 지진이 日인식도 흔들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집단의 규칙과 매뉴얼에 따라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동일본대지진을 통해 유사시 자기 목숨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는 쪽으로 바뀌게 됐습니다.” 윤영수(52) 일본 도호쿠복지대 교수는 “동일본대지진은 일본에서 재난대피의 패러다임을 크게 바꿔 놓은 전기가 됐다”고 말했다. 행정학 전문가인 그는 10년 전 당시 학교가 소재한 미야기현 센다이시의 참사 현장에서 직접 상황수습과 피해자 지원을 담당했던 경험이 있다. 재난 대응과 복구는 그의 커다란 관심 분야다. -동일본대지진이 일본인들의 의식구조에 미친 영향이라면. “일본인의 삶에 대한 의식이 2011년 3월 이후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쓰나미 발생 당시 이시노마키시의 오카와초등학교에서 교사의 통제에 따르지 않고 더 높은 곳으로 피신한 아이들은 살아남았고, 교사의 지시에 순응했던 아이들은 모두 희생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사회가 큰 충격을 받았다. 나를 우선적으로 챙겨야 한다는 개념은 재난대응을 넘어서 인생관이나 일상생활에도 파급됐다. -참사 발생 10년이 지났어도 피해지역의 상처는 여전한 듯하다. “물리적인 복구 못지않게 지금 절실한 것은 정신적인 치유다. 당시의 피해자들은 아직도 숨쉴 공간이 부족하다. 재난 이후 다른 지역으로 피난을 떠난 사람들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어디 출신인지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후쿠시마, 미야기 등 도호쿠 지방에서 이주한 게 알려졌을 때 주변으로부터 받을 차별과 따돌림이 두렵기 때문이다. 재해 직후인 2012~2013년 후쿠시마현에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급격히 뛰었는데, 상당수가 일부러 달리는 차에 몸을 던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일본대지진이 한국에 일러 주는 시사점이 있다면. “재난은 언제 어디에서 닥칠지 모른다는 인식 아래 비상시 대응책을 보다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일본이 코로나19에서는 엉망인 모습을 보였지만 지진, 화재 등 재난에 대한 대응 시스템은 매우 잘돼 있다. 필요한 부분은 한국도 도입해야 한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면. “잘 짜여진 자원봉사 체계다. 동일본대지진 피해 복구 과정에서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중장비로 안 되고 사람의 손이 필요한 부분에는 어김없이 자원봉사자들이 있었다. 진흙탕에 파묻힌 가족사진을 깨끗하게 세척·복원하는 일, 피난생활을 하는 어린이들과 놀아 주는 것은 언뜻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을 수 있지만,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아, 누군가 내 곁에서 나를 지켜주고 있구나’ 하는 심리적 안정을 줌으로써 또 다른 방법으로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일이 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화려한 건물 뒤 ‘방사능 포대’… 후쿠시마 상처 숨기고 있었다

    화려한 건물 뒤 ‘방사능 포대’… 후쿠시마 상처 숨기고 있었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규모 9.0의 지진과 거대 쓰나미가 미야기, 이와테, 후쿠시마 등 도호쿠 지역을 중심으로 열도의 동부를 강타했다. 1만 8000여명이 사망하고 무수한 사람들의 생활기반이 무너져내린 지 10년. 동일본대지진의 비극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건물과 도로는 시간의 흐름 속에 또 다른 형태로 모양을 찾아가고 있었지만, 치유되지 않은 비극의 트라우마는 사람들 마음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 속에는 피해지역의 고통을 무시하고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정부에 대한 분노도 섞여 있었다. ‘부흥 올림픽’을 선전하고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를 그대로 방류하려는 정부를 향한 원망도 전해졌다.지난 6일 아침 도호쿠 지역 최대 도시 센다이를 출발한 히타치 특급열차가 1시간 10여분을 달려 오전 11시 30분 후쿠시마현 후타바마치에 도착했다. “방사능 오염지역이니 최대한 빨리 취재를 끝내고 그곳을 떠나라”, “모자와 장갑은 필수. 방사능 먼지가 날릴 수 있으니 비포장도로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 등 피폭 예방을 위한 조언은 첫발을 들이는 기자의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주말 오전 시간대였지만, 10량짜리 열차에서 내린 사람은 기자 외에는 한 명도 없었다. 동일본대지진 발생 이튿날부터 순차적으로 수소폭발을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4㎞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이곳은 현재 일본에서 유일하게 주민 숫자가 ‘0명’인 전면봉쇄 지역이다. 그나마 지난해 3월 새로 단장한 후타바역이 재개통되면서 역 주변 지역 출입이 제한적으로 풀렸다. 역사 뒤쪽에 조성되고 있는 택지 공간에는 방사능에 오염된 흙을 걷어낸 대형 검정 포대들이 3중, 4중으로 쌓인 채 100m 이상 행렬을 이뤘다. 역 정면에 위치한 과거 최대의 번화가 신잔 지역은 슈퍼, 약국, 관공서 건물들이 무너지고 뜯겨지고 기울어진 상태 그대로 먼지를 뒤집어쓴 채 흉한 모습을 드러냈다. 건물 외벽에 걸린 시계들은 정지된 시간 속에 갇혀 있었다.3시간가량 이곳에 머무는 동안 마주친 사람은 같은 후쿠시마현 남부 이와키시에서 현장을 둘러보러 온 야마네 마이코(44·작가)와 그의 친구들 등 단 3명뿐이었다. 차에서 내리지 않은 상태로 거리를 둘러보는 관광버스가 딱 1대 지나갔다. 한때 이곳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야마네는 “지난해 3월 전까지는 옛 주민들도 당국의 통행허가를 받아야 마을에 들어올 수 있었는데 그나마 지금은 제한이 약간 풀렸다”면서 “그러나 10년 만에 고향에 와 본 그들이 예전의 집을 둘러보며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알게 되는 것은 그 자체로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정부의 복구나 부흥 성과에 대해서는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평가가 다른 것 같다”면서도 “다만 도쿄 중앙정부가 피해지역 주민들의 말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의견을 좀더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후타바마치는 해마다 봄이 되면 벚꽃을 보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여름이면 유명한 지역축제가 벌어지는 곳이었다. 후타바 해수욕장은 인근에서 손꼽히는 명소였다. 후타바 장미정원도 후쿠시마현을 대표하는 유명한 주말 나들이 장소였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죽은 마을’이 되면서 10년 전 2584가구, 6963명 주민들은 모두 열도의 최남단 오키나와에서부터 최북단 홋카이도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로 흩어져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이곳 출신으로 유튜버 활동을 하는 슈이치로(27)는 대지진 10주년을 맞은 올해 주요 피해지역을 돌며 취재촬영을 하고 있다. 그는 “기성 미디어가 아니라 우리 젊은 세대의 시선으로 현실을 알리고 싶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해 복구의 방향이 피해 지역 주민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고 우선순위도 잘못됐다”며 일본 정부가 ‘부흥 올림픽’으로 포장해 올여름 강행하려는 도쿄올림픽을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후타바 신역사는 근사하게 지어 놨지만 이곳에서 2~3㎞ 떨어진 곳은 사람이 접근할 수 없습니다.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란 느낌이 강합니다. 실제로는 아닌데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는 복구가 거의 된 것처럼 비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속사정을 모르는 도쿄 등 대도시 사람들은 ‘저 정도로까지 정상화됐는데 왜 후쿠시마는 계속해서 우는소리를 하느냐’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향후 제대로 지원받기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후타마바치가 방사능의 비극을 안고 있는 곳이라면 전날인 5일 찾았던 센다이시 와카바야시구 아라하마 지구는 지역 전체 삶의 기반이 바닷물과 함께 송두리째 휩쓸려 간 곳이었다. 대지진 직전에는 약 800가구, 2100여명이 살고 있었지만 쓰나미로 9%에 해당하는 186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이곳을 덮친 10m 높이 바닷물은 해안가 평야 지역에 들이닥친 쓰나미 중 가장 강력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예전에 집들이 즐비했던 지역은 잡초가 우거진 공터가 돼 있었다. 당시 폐허가 된 집들은 대부분 철거됐으나 일부 잔해들은 당시 참상을 전하기 위한 전시공간으로 원래 상태 보존돼 있었다. 바다에서 70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아라하마초등학교는 1층부터 옥상까지 전시공간으로 일반에 개방돼 있었다. 학교는 2016년 3월 공식적으로 폐교했으나, 다른 지역의 폐허가 된 학교들과 달리 보존 대상으로 지정됐다. 대지진 발생일부터 다음날까지 320명의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이 대피해 목숨을 건졌던 곳이기 때문이다.최근 이곳에는 쓰나미를 막기 위한 400㎞ 길이의 방조제가 지어졌다. 주민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방조제 근처를 산책하던 60대 여성은 정부에 불만이 많았다. “돈만 억수로 들였지 지난번처럼 거대한 쓰나미가 밀려오면 소용도 없을 거예요. 오히려 높이 쌓아올린 방조제 때문에 수면과 파도의 상황 등 바다의 형세가 가려져 더 위험하게 됐어요. 쓰나미가 닥치더라도 쉽게 보이지 않으니 대피가 늦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는 “후쿠시마현의 농민들이 불쌍해서 현지에서 나온 채소나 과일은 먹고 있지만 그곳에서 잡힌 생선은 절대로 사지도 먹지도 않는다”면서 “그런데도 정부는 이쪽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강행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쿠시마·미야기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방사능 폐기물 그때 그대로… 기차역 내린 사람은 기자뿐

    방사능 폐기물 그때 그대로… 기차역 내린 사람은 기자뿐

    동일본대지진 10년… 후쿠시마 ‘제1원전’ 4㎞ 떨어진 후타바마치 가보니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규모 9.0의 지진과 거대 쓰나미가 미야기, 이와테, 후쿠시마 등 도호쿠 지역을 중심으로 열도의 동부를 강타했다. 1만 8000여명이 사망하고 무수한 사람들의 생활기반이 무너져내린 지 10년. 동일본대지진의 비극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건물과 도로는 시간의 흐름 속에 또 다른 형태로 모양을 찾아가고 있었지만, 치유되지 않은 비극의 트라우마는 사람들 마음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 속에는 피해지역의 고통을 무시하고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정부에 대한 분노도 섞여 있었다. ‘부흥 올림픽’을 선전하고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를 그대로 방류하려는 정부를 향한 원망도 전해졌다. 지난 6일 아침 도호쿠 지역 최대 도시 센다이를 출발한 히타치 특급열차가 1시간 10여분을 달려 오전 11시 30분 후쿠시마현 후타바마치에 도착했다. “방사능 오염지역이니 최대한 빨리 취재를 끝내고 그곳을 떠나라”, “모자와 장갑은 필수. 방사능 먼지가 날릴 수 있으니 비포장도로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 등 피폭 예방을 위한 조언은 첫발을 들이는 기자의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주말 오전 시간대였지만, 10량짜리 열차에서 내린 사람은 기자 외에는 한 명도 없었다. 동일본대지진 발생 이튿날부터 순차적으로 수소폭발을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4㎞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이곳은 현재 일본에서 유일하게 주민 숫자가 ‘0명’인 전면봉쇄 지역이다. 그나마 지난해 3월 새로 단장한 후타바역이 재개통되면서 역 주변 지역 출입이 제한적으로 풀렸다. 역사 뒤쪽에 조성되고 있는 택지 공간에는 방사능에 오염된 흙을 걷어낸 대형 검정 포대들이 3중, 4중으로 쌓인 채 100m 이상 행렬을 이뤘다. 역 정면에 위치한 과거 최대의 번화가 신잔 지역은 슈퍼, 약국, 관공서 건물들이 무너지고 뜯겨지고 기울어진 상태 그대로 먼지를 뒤집어쓴 채 흉한 모습을 드러냈다. 건물 외벽에 걸린 시계들은 정지된 시간 속에 갇혀 있었다.3시간가량 이곳에 머무는 동안 마주친 사람은 같은 후쿠시마현 남부 이와키시에서 현장을 둘러보러 온 야마네 마이코(44·작가)와 그의 친구들 등 단 3명뿐이었다. 차에서 내리지 않은 상태로 거리를 둘러보는 관광버스가 딱 1대 지나갔다.한때 이곳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야마네는 “지난해 3월 전까지는 옛 주민들도 당국의 통행허가를 받아야 마을에 들어올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제한이 약간 풀렸다”면서 “그러나 10년 만에 고향을 찾은 사람들이 예전의 마을을 둘러보며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알게 되는 것은 그 자체로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정부의 복구나 부흥 성과에 대해서는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평가가 다른 것 같다”면서도 “다만 도쿄 중앙정부가 피해지역 주민들의 말에 진지하게 귀 기울이고 그들의 의견을 좀더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후타바마치는 해마다 봄이 되면 벚꽃을 보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여름이면 유명한 지역축제가 벌어지는 곳이었다. 후타바 해수욕장은 인근에서 손꼽히는 명소였다. 후타바 장미정원도 후쿠시마현을 대표하는 유명한 주말 나들이 장소였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죽은 마을’이 되면서 10년 전 2584가구, 6963명 주민들은 모두 열도의 최남단 오키나와에서부터 최북단 홋카이도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로 흩어져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이곳 출신으로 유튜버 활동을 하는 슈이치로(27)는 대지진 10주년을 맞은 올해 주요 피해지역을 돌며 취재촬영을 하고 있다. 그는 “기성 미디어가 아니라 우리 젊은 세대의 시선으로 현실을 알리고 싶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해 복구의 방향이 피해 지역 주민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고 우선순위도 잘못됐다”며 일본 정부가 ‘부흥 올림픽’으로 포장해 올여름 강행하려는 도쿄올림픽을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후타바 신역사는 근사하게 지어 놨지만 이곳에서 2~3㎞ 떨어진 곳은 사람이 접근할 수 없습니다.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란 느낌이 강합니다. 실제로는 아닌데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는 복구가 거의 된 것처럼 비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속사정을 모르는 도쿄 등 대도시 사람들은 ‘저 정도로까지 정상화됐는데 왜 후쿠시마는 계속해서 우는소리를 하느냐’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향후 제대로 지원받기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후타바마치가 방사능의 비극을 안고 있는 곳이라면 전날인 5일 찾았던 센다이시 와카바야시구 아라하마 지구는 지역 전체 삶의 기반이 바닷물과 함께 송두리째 휩쓸려 간 곳이었다. 대지진 직전에는 약 800가구, 2100여명이 살고 있었지만 쓰나미로 9%에 해당하는 186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이곳을 덮친 10m 높이 바닷물은 해안가 평야 지역에 들이닥친 쓰나미 중 가장 강력한 수준이었다고 한다.예전에 집들이 즐비했던 지역은 잡초가 우거진 공터가 돼 있었다. 당시 폐허가 된 집들은 대부분 철거됐으나 일부 잔해들은 당시 참상을 전하기 위한 전시공간으로 원래 상태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바다에서 70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아라하마초등학교는 1층부터 옥상까지 전시공간으로 일반에 개방돼 있었다. 학교는 2016년 3월 공식적으로 폐교했으나, 다른 지역의 폐허가 된 학교들과 달리 보존 대상으로 지정됐다. 대지진 발생일부터 다음날까지 320명의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이 옥상으로 대피해 목숨을 건졌던 곳이기 때문이다.최근 도호쿠 해안에는 쓰나미를 막기 위한 총 400㎞ 길이의 방조제가 지어졌다. 주민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방조제 근처를 산책하던 60대 여성은 정부에 불만이 많았다. “돈만 억수로 들였지 지난번처럼 거대한 쓰나미가 밀려오면 소용도 없을 거예요. 오히려 높이 쌓아올린 방조제 때문에 수면과 파도의 상황 등 바다의 형세가 가려져 더 위험하게 됐어요. 쓰나미가 닥치더라도 쉽게 보이지 않으니 대피가 늦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는 “후쿠시마현의 농민들이 불쌍해서 현지에서 나온 채소나 과일은 먹고 있지만 그곳에서 잡힌 생선은 절대로 사지도 먹지도 않는다”면서 “그런데도 정부는 이쪽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강행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쿠시마·미야기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한국보다 백신 접종 뒤처진 日…언론 “협상서 농락당했다”

    한국보다 백신 접종 뒤처진 日…언론 “협상서 농락당했다”

    고노 “내가 직접 협상”…화이자 “장관 말고 총리 나와라”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당초 계획만큼 확보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접종자 수는 더 늦게 접종을 시작한 한국에 일찌감치 따라잡혔다. 일본에서 코로나19 백신의 다음 달 공급량이 애초 예상한 것보다 적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민 접종 계획을 수정하거나 일단 중단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65세 이상 고령자 약 3600만명에 대한 우선 접종이 빨라도 4월 1일 이후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접종 기간이나 접종 장소에 대한 계획을 마련하라고 올해 1월 하순 각 지자체에 요청했다. 하지만 공급량이 애초 예상보다 빠듯할 것으로 파악되자 고령자 우선 접종을 4월에는 한정적으로 실시한다고 방침을 변경했다. 4월 12일에 개시한다고 일정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지자체에 최초 공급하는 물량을 5만명 분으로 한정한다고 밝힌 것이다. ●일단 4월 접종 시작하지만…공급량 한정 고령자 접종 개시 일정이 대폭 늦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시작하기는 하지만 백신이 부족해 극히 일부에 대해서만 우선 접종을 하고 이후에는 사실상 물량 확보를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각 지자체의 계획도 변경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쿄도 아다치구는 4월 중순부터 9월 하순까지 매주 2만명을 상대로 접종하는 계획을 추진했으나 백신 공급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일단 계획을 재검토 중이다. 아다치구 관계자는 “의료 종사자와 접종 장소를 확보하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정작 중요한 백신이 공급되지 않는다”며 “4월 중 접종 개시는 일단 취소하는 것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응했다. 64세 이하 주민들에게는 4월 하순에 접종권을 보내고 7월 초부터 집단 접종을 개시하려고 했으나 이런 계획 역시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일본의 백신 접종은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17일 화이자 백신 접종을 개시했으나 5일 오후 5시까지 의료 종사자 4만 6000여명을 접종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 일본보다 9일 늦은 지난달 26일 접종을 시작했으나 5일 0시 기준 일본의 약 5배인 22만 5853명이 접종했다. 7일 0시 기준 접종자는 31만 4656명이다. 일본 정부는 백신 확보 과정에서 상당히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당국자가 화이자와의 교섭에서 어려움을 겪자 백신 담당 장관인 고노 다로 행정개혁 담당상이 “내가 직접 화이자와 얘기하겠다”고 나섰으나 화이자 측은 “교섭에 총리가 나오면 좋겠다”며 일개 각료를 상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드러냈다. ●“‘1병 6회 접종’ 주사기도 확보 못해” 이런 가운데 백신 1병으로 6회 접종할 수 있는 주사기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약 1200만 명분의 손실 가능성까지 대두하는 등 일본 정부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교도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7월 개최를 목표로 하는 도쿄올림픽과 10월 중의원 임기 만료에 따른 총선 등으로 백신 확보가 매우 절박한 상황이었으며, 백신 협상 과정에서 일본 측이 농락당한 셈’이라고 진단했다.우여곡절 끝에 고노 담당상은 2월 26일 기자회견에서 “6월 말까지 고령자 약 3600만 명분의 배송을 완료한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여당 관계자는 3600만 명분 확보에 관해 “약점을 잡혀서 비싼 값에 사게 됐다”고 평했다. 화이자는 백신 가격이 계약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6일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45명이었다. 이에 따라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43만 9628명으로 늘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마음에 담아둬야죠” 패배에 눈물 글썽인 박지현의 독한 다짐

    “마음에 담아둬야죠” 패배에 눈물 글썽인 박지현의 독한 다짐

    신인왕에서 베스트5가 되기까지 불과 2년. 한 시즌 만에 평균 득점(8.37점→15.37점) 리바운드(5.56리바운드→10.4리바운드)를 2배 가까이 늘렸다. 어느새 국가대표 정예 멤버 수준으로까지 성장했다. 이번 시즌 박지현(아산 우리은행)이 보여준 성장은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박지현은 이번 시즌을 통해 여자농구의 보물로 성장했다. 정규시즌에서 경기당 평균 36분 44초를 뛰며 15.37점(6위) 10.4리바운드(2위) 2.93어시스트(12위) 1.7스틸(1위)을 기록하며 다재다능함을 과시했다. 명목상은 가드 포지션이긴 하지만 워낙 다방면에 뛰어났고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차지였다. 시즌 내내 주목받는 선수로 활약한 박지현은 마지막 경기에서 눈물을 보이며 화제가 됐다. 지난 3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박지현은 용인 삼성생명에게 4쿼터 42-58로 지고 있을 때 5반칙 퇴장을 당하면서 눈가가 촉촉히 젖은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박지현은 “코트 안에서 울면 안 되는 거라고 배웠는데 그날은 그냥 눈물이 나더라”면서 “그동안 해왔던 것들이 생각나 아쉬움도 많았고 속상하기도 해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흐름이 넘어간 경기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아쉬운 마음도 컸다. 1차전에서 승리를 따내는 ‘미친 3점슛’ 포함 18득점 5리바운드 9어시스트를 기록했고, 2차전에서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12득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고군분투한 박지현이었기에 마지막 경기는 더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아직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는 만큼 팬들에게 챔프전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미안하단다. 그래도 마냥 후회만 할 수는 없다. 처음으로 제대로 뛴 플레이오프였기에 박지현에게도 소중한 경험이 됐다. 박지현은 “1차전엔 운이 좋게 이겨서 2차전엔 실력으로 이기고 싶었는데 부족함을 느꼈다”면서 “3차전에선 경기 하면서도 다른 경기보다 몇 배는 더 많이 배운 것 같다”고 했다. 주변에서 ‘지현이는 2시간이면 다 잊으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하지만 박지현은 “다들 내가 진짜로 그런 줄 안다”고 웃었다. 박지현은 “마음 한 곳에 담아놨다가 비시즌 훈련할 때 생각하면서 힘내서 훈련할 것”이라고 독한 다짐을 드러냈다. 패배의 아픔 따위는 훌훌 털어버릴 것이란 주변의 기대와는 다른 반응이다. 박지현은 이미 지금 성적만으로도 리그 톱 수준의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베스트5 투표에서 102표(총 108표)를 얻은 것은 박지현이 얼마나 대단하게 성장했는지를 보여준다. 덩달아 인기도 늘었다. 인스타그램으로 많은 응원의 메시지가 도착하고, 거리에서 마스크를 끼고 다녀도 알아보는 팬도 생겼다. 인터뷰 도중 합류한 오승인도 “지현이가 비시즌 때도 제일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뿌듯하게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지현이가 어린데도 언니들하고 대등하게 하려는 거 보면 나도 배우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의 생각은 달랐다. 박지현은 “기록상으로 겉만 좋지 그 안에서 내가 부족한 것도 많다”면서 “언니들은 스스로 했다면 나는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시키는 대로 해서 그렇게 됐다. 다 주변 사람들 덕분”이라고 몸을 낮췄다. 생애 첫 베스트5지만 “벌써 받아도 되나 생각도 든다”면서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한다.위성우 감독은 “지현이는 아직 생각하는 것도 어리고 고등학생 같은 순수함이 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지현이가 다른 선수보다 특히 더 많이 느꼈으면 하는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코트에서 수도 없이 “지현아! 박지현!”을 외친 위 감독이기에 애정이 더 컸다. 위 감독은 “지현이는 팀의 미래이기도 하지만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라며 “그 미래가 남들보다 더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고 느껴야 더 발전할 수 있다. 주위에선 많이 좋아졌다지만 아직 내 눈에는 그렇지 않다”고 독하게 성장할 것을 주문했다. 감독이 바라는 주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기에 박지현은 수많은 호통에도 “내가 잘 되기만을 바라는 감사한 분”이라고 자랑했다. 이제 박지현의 시즌은 끝났지만 비시즌을 더 바쁘게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취소 위기에 몰렸던 도쿄올림픽이 백신의 힘으로 개최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량만으로 따졌을 때 박지현의 올림픽 여자농구 대표팀 승선에는 이견이 없다. 박지현은 “모르겠다. 생각 안 하고 있다”고 하더니 이내 “내가 딴 티켓이 아니고 언니들이 힘들게 딴 티켓인 만큼 만약 뽑힌다면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언제 올림픽이란 기회가 있을지 모른다. 가서 열심히 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여보 거긴 어때?” 바람만이 답하는 日 이와테현의 공중전화

    “여보 거긴 어때?” 바람만이 답하는 日 이와테현의 공중전화

    “여보세요. 나야 여보. 거긴 어때?” “ ” 애초에 전화선도 연결 안돼 있어 답을 들을 수 있다고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가 수화기를 든 것이 아니었다. 바닷가라 거친 바람 소리만 돌아올 뿐이다. 그저 다른 누구의 눈치도 살피지 않고 하늘로 떠난 지 10년이 된 아내에게 속깊은 얘기를 털어놓고 마음껏 울고 그리워할 수 있어서다. 일본 이와테현 오츠치 마을의 구지라 산 중턱 벚나무 정원 가운데 흰색 공중전화 부스가 놓여 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지진해일)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이 참사 10주기를 맞아 못다 나눈 얘기를 실컷 해보라고 지난달 27일 첫 선을 보인 ‘바람의 전화’를 로이터 통신이 5일 소개했다.사사키 가즈요시(67)는 쓰나미에 세상을 등진 아내 미와코의 핸드폰 번호를 조심조심 눌렀다. 그는 얼마나 많은 날 아내의 행적을 찾기 위해 헤맸는지부터 설명했다. 대피센터와 시신안치소들을 샅샅이 뒤졌다. 밤에 집에 돌아오면 쓰레기들로 엉망이었다. “모든 게 한 순간 일어났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 벌써 훌쩍이기 시작했다. “내가 있던 곳을 알리는 메시지를 당신에게 보냈는데 보지 않았더군. 집에 돌아와 하늘을 올려다보니 수천 개의 별이 내려다보고 있었어. 마치 보석함을 보는 것 같았지. 난 울고 또 울었어. 그때 쯤에야 난 수많은 이들이 스러졌다는 것을 알았어.” 이때 목숨을 잃은 사람과 실종자는 2만명이 넘는다. 오가와 사치코(76)는 44년 동안 부부의 연을 쌓고 속절없이 먼저 떠난 남편 도이치로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동안 무얼하고 지냈지부터 남편에게 물었다. “외로워요.” 결국 목소리가 갈라지고 말았다.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남편에게 가족들을 지켜봐달라고 부탁했다. “이제 끊어요. 나도 곧 갈게요.” 오가와는 남편이 저쪽에서 말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느끼니 조금 낫더라”고도 했다. 그녀는 친구들로부터 언덕 정원에 이런 전화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 알게 됐다며 가끔은 두 손자도 데려와 할아버지와 얘기를 나누게 한다고 했다. 그의 손자 다이나(12)는 “할아버지, 벌써 10년이 됐네요. 이제 곧 중학교 들어갈 거에요”라고 자랑했다. 할머니와 두 손자 모두 부스 안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새 바이러스 때문에 또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어요. 우리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 이유죠. 하지만 우리 모두 잘 지내고 있어요.”도쿄에서 북동쪽으로 500㎞ 떨어진 이 마을의 공중전화 부스를 만든 이는 정원 주인 사사키 이타루(76)다. 그는 동일본 대지진 몇달 전 암으로 사촌을 잃은 아픔을 겪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지도 못했다. 더 이상 얘기를 나눌 기회가 없을 것이란 점을 알았다면 많은 가족들이 무슨 말이라도 건넬 걸 그랬다고 후회하곤 한다”고 ‘바람의 전화’를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이제는 공중전화 부스가 많이 알려져 일본 전역에서 찾아온다. 쓰나미 생존자들만 아니라 질병과 극단적 선택으로 가족과 친척을 잃은 사람들까지 찾는다. 같은 제목의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몇달 전 사사키에게는 영국과 폴란드에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전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제의가 왔다고 했다. 사사키는 “참사처럼 팬데믹도 갑작스럽게 찾아왔고 죽음이 갑작스럽게 닥치면 가족들이 경험하는 트라우마는 한층 길어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사사키 가즈요시는 아내 미와코를 중학교 때 처음 만나 사랑한다고 고백했다가 퇴짜를 맞고 10년 뒤 다시 사귀자고 해 첫 데이트를 했다고 했다. 그 뒤 결혼해 네 자녀를 뒀다. 그는 최근에 임시 주택을 나와 막내아들이 지은 새 집으로 이사해 손주들과 지내고 있다고 아내에게 전했다. 전화를 끊기 전 최근 체중이 빠졌더라고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내 몸은 내가 챙겨야지. 약속할게. 우리가 만난 것에 감사하고 있어. 고마워. 우리는 할 수 있는 일을 다했어. 응, 빨리 말해봐.” 밖에는 거센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10년 전 쓰나미로 떠난 사랑하는 이에게 전화, 바람만이 답할 뿐

    10년 전 쓰나미로 떠난 사랑하는 이에게 전화, 바람만이 답할 뿐

    “여보세요. 나야 여보. 거긴 어때?” “ ” 바람 소리만 들린다. 애초에 전화선도 연결 안돼 있어 답을 들을 수 있다고 전화를 건 것이 아니다. 그저 다른 누구의 눈치도 살피지 않고 하늘로 떠난 지 10년이 된 아내에게 웅숭깊은 얘기를 털어놓고 마음껏 울고 그리워할 수 있어서다. 일본 이와테현 오츠치 마을의 구지라 산 중턱 벚나무 정원 가운데 흰색 공중전화 부스가 놓여 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지진해일)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이 참사 10주기를 맞아 못다한 얘기를 실컷 해보라고 지난달 27일 첫 선을 보인, 이른바 ‘가제 노 덴와’(바람의 전화)다.사사키 가즈요시(67)는 10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 미와코의 핸드폰 번호를 조심조심 눌렀다. 그는 얼마나 많은 날 아내의 행적을 찾기 위해 헤맸는지 설명했다. 대피센터와 시신안치소들을 샅샅이 뒤졌다. 밤에 집에 돌아오면 쓰레기들로 엉망이었다. “모든 게 한 순간 일어났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 벌써 훌쩍이기 시작했다. “내가 있던 곳을 알리는 메시지를 당신에게 보냈는데 보지 않았더군. 집에 돌아와 하늘을 올려다보니 수천 개의 별이 내려다보고 있었어. 마치 보석함을 보는 것 같았지. 난 울고 또 울었어. 그때 쯤에야 난 수많은 이들이 스러졌다는 것을 알았어.” 이때 목숨을 잃은 사람은 2만명 가까이 된다. 오가와 사치코(76)는 44년 동안 부부의 연을 쌓고 속절없이 먼저 떠난 남편 도이치로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동안 무얼하고 지냈지부터 남편에게 물었다. “외로워요.” 결국 목소리가 갈라지고 말았다.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남편에게 가족들을 지켜봐달라고 부탁했다. “이제 끊어요. 나도 곧 갈게요.” 오가와는 남편이 저쪽에서 말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느끼니 조금 낫더라”고도 했다. 그녀는 친구들로부터 언덕 정원에 이런 전화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 알게 됐다며 가끔은 두 손자도 데려와 할아버지와 얘기를 나누게 한다고 했다. 그의 손자 다이나(12)는 “할아버지, 벌써 10년이 됐네요. 이제 곧 중학교 들어갈 거에요”라고 자랑했다. 할머니와 두 손자 모두 부스 안에 들어간 채였다. “이번에는 새 바이러스 때문에 또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어요. 우리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 이유죠. 하지만 우리 모두 잘 지내고 있어요.”도쿄에서 북동쪽으로 500㎞ 떨어진 이 마을의 공중전화 부스를 만든 이는 정원 주인 사사키 이타루(76)다. 그는 동일본 대지진 몇달 전 암으로 사촌을 잃은 아픔을 겪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지도 못했다. 더 이상 얘기를 나눌 기회가 없을 것이란 점을 알았다면 많은 가족들이 무슨 말이라도 건넬 걸 그랬다고 후회하곤 한다”고 ‘바람의 전화’를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이제는 공중전화 부스의 존재가 많이 알려져 일본 전역에서 찾아온다. 쓰나미 생존자들만 아니라 질병과 극단적 선택으로 가족과 친척을 잃은 사람들까지 찾는다. 같은 제목의 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5일 전했다. 몇달 전 사사키에게는 영국과 폴란드에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전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제의가 왔다고 했다. 사사키는 “참사처럼 팬데믹도 갑작스럽게 찾아왔고 죽음이 갑작스럽게 닥치면 가족들이 경험하는 트라우마는 한층 길어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사사키 가즈요시는 아내 미와코를 중학교 때 처음 만나 사랑한다고 고백했다가 퇴짜를 맞고 10년 뒤 다시 사귀자고 해 첫 데이트를 했다고 했다. 그 뒤 결혼해 네 자녀를 뒀다. 그는 최근에 임시 주택을 나와 막내아들이 지은 새 집으로 이사해 손주들과 지내고 있다고 아내에게 전했다. 전화를 끊기 전 최근 체중이 빠졌더라고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내 몸은 내가 챙겨야지. 약속할게. 우리가 만난 것에 감사하고 있어. 고마워. 우리는 할 수 있는 일을 다했어. 응 빨리 말해봐.” 밖에는 강한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들리나요, 후쿠시마 신음 소리

    들리나요, 후쿠시마 신음 소리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일본 정부가 실제 방사능 오염 제거 작업을 진행한 곳은 전체 피해지역의 약 1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10년… 산림지역이라 제염 어려워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4일 ‘2011~2021년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의 현실’ 보고서를 통해 지난 10년간 후쿠시마현의 방사선 피해 실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으로 후쿠시마현에서 제염특별구역으로 지정된 7개 지역 전체 면적 8만 3980㏊ 중 방사성물질(주로 세슘) 제염이 완료된 면적은 1만 2390㏊로 14.7%에 그쳤다. 특히 후쿠시마현 전체 면적의 70%가 제염이 어려운 산림 지역이라 방사성물질 오염 확산 위험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 전문가는 “피난 명령이 해제된 나미에, 이타테 지역의 많은 곳에서 일본 정부가 제시한 장기 제염 목표치인 시간당 0.23μSv(마이크로시버트·방사선량 측정 단위)를 상회하는 방사선 수치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는 피난 명령이 해제된 지역은 허용 가능한 피폭 수준이라고 주장하지만 연간 1~5mSv(밀리시버트) 수준의 선량 피폭에서도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과학적 증거를 통해 명백히 알 수 있다”고 밝혔다. ●日 폐로 기술 한계… 공기로 냉각 방식 바꿔야 그린피스는 또 이날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제시하는 원전 폐로 기술의 한계를 지적했다. 보고서는 “도쿄전력이 사용하는 폐로 기술인 건식 측면 접근 방식(분산된 핵연료 파편을 로봇 팔을 이용해 제거하는 기술)은 소량의 핵연료 파편 채취는 가능하지만 전체 원전 폐로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지속적으로 주입하는 냉각수로 인해 방사성 오염수는 끊임없이 발생할 것이다. 핵연료 파편 냉각 방식을 공기 냉각으로 바꾸고 수심이 깊은 대형 지하 갱도를 방사성 폐기물 처분 시설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외교부 일본담당 국장 ‘선수 교체’...전열 정비로 돌파구 찾나

    외교부 일본담당 국장 ‘선수 교체’...전열 정비로 돌파구 찾나

    얼음장 같은 한일관계 개선 총력외교부 아태국장에 ‘일본통’ 기용첫 과제는 한일 고위급 교류 재개日 설명회 “올림픽 방역 철저 준비”‘얼음장’에 비유될 정도로 악화일로의 한일 관계 속에서 외교부가 일본을 담당하는 아시아태평양국 수장을 교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일본 정부와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일본 측에 손을 내밀었는데도 반응이 없는 가운데 실무 부서 전열 정비로 관계 개선의 돌파구 찾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4일 국립외교원에 파견 가 있던 ‘일본통’ 이상렬(54) 전 아태국 심의관을 아태국장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김정한(51) 현 아태국장은 인사기획관으로 이동한다. 이 국장은 이른바 ‘연정’ 출신으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에서 법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외시 31회로 주일본대사관 1등 서기관, 참사관을 거쳐 2019년 6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아태국 심의관을 지냈다. 2019년 5월 아태국장으로 부임한 김 국장과는 9개월가량 아태국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당시 한일 관계는 2018년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여파로 파국으로 치닫는 중이었다. 2019년 5월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청구권협정 상 중재위원회 개최를 요청하면서 한국 정부를 압박했고, 같은해 7월 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같은해 8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리고 9월 일본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하는 등 강경 대응으로 맞섰다.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에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아태국 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상상을 초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새벽 3~4시 퇴근이 일상화됐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한일 관계는 강제징용 판결 이행을 위한 현금화 작업에 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 배상 판결까지 더해지면서 점점 더 악화됐다.업무 피로도가 누적된 김 국장을 교체하고 분위기 쇄신을 꾀하는 것은 한일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만들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 전문가인 강창일 주일대사 카드를 꺼내는 등 연신 신호를 보내고 있다. 김 국장으로부터 ‘바통’을 넘겨 받은 이 국장은 한일 양국간 고위급 교류를 재개시켜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9일 취임한 이후 한 달이 다 돼가는데도 아직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통화를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도 3·1절 기념사에서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며 일본 측에 대화를 촉구한 상태다. 한편, 오는 7월 도쿄올림픽 개최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한국 선수단이 올림픽에 안전하게 참가할 수 있도록 방역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동일본대지진의 복구를 전담하는 일본 부흥청의 수장인 히라사와 카츠에이 부흥대신은 이날 주한일본대사관이 한국 언론을 상대로 진행한 온라인 설명회에서 “방역 대책에 만전을 기해서 한국 선수단이 일본에 와 참여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나갈 각오”라며 “일본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바흐 위원장과 함께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를 실현하고 앞으로도 긴밀히 공조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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