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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은 대국… 배울점 많아”

    [도쿄 황성기특파원] 김현장이 일본행(行)이라니,그것도일본을 배워야 한다고? 82년 부산 미 문화원 방화사건의 주역 김현장(金鉉奬·51)씨는 지금 도쿄에 있다.엉뚱맞게도 도쿄대 대학원 과정인‘동아시아 사상과 문화’ 2학기째이다.괴짜란 표현이 딱맞다.지난해 10월 일본에 왔다. “일본을 바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반일 감정에만 사로잡혀서는 안됩니다.역사 교과서 문제가 있지만 그건 별개의문제로 쳐야 합니다.그들은 패전의 잿더미를 딛고 20년 만에 부흥했고 지금은 대국입니다.왜 그럴 수 있었을까요” 하루 600만명이 오간다는 도쿄의 최대 번화가 신주쿠(新宿)에서 만난 그는 ‘전통(전두환 전 대통령),노통(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사형수,무기수로 14년 옥살이를 했던 사람같지 않다.흰머리를 염색한다면 족히 40대 중반으로 보일건강한 얼굴이다.“0.8평의 감방에서 매일 아침 눈을 뜨면운동이든 뭐든 즐겁게 지내려고 했던 게 몸에 배서 그런가요” 젊게 보이는 비결인 셈이다. “배울 게 많은 것 같습니다.일본은 우리를 속속들이 잘 알지만 우리는 일본을 너무 모릅니다.그런 뜻에서 ‘일본 바로 알기’같은 운동을 펼치고 싶어요”.르포 작가이기도 한 그는 더위가 걷히면 준비에 들어가 ‘또 하나의 일본’이란 제목으로 책을 쓰고 싶다고 했다. 경력도 ‘화려한’ 그는 그 연배의 운동권 출신이 흔히 그러하듯 지금쯤 정치권에 있을 법하다.그런데 왜 야인(野人)을 택했을까.어느 세상에 필요한지를 굳이 난세(亂世),치세(治世) 두 부류로 나눈다면 “나는 난세”라는 그는 “20년 전에나 필요했던 사람이지 지금은 아니다”고 했다.“사람이 회절(回折)할 때는 이유가 있어야 하며 그 이유는 꼭 밝혀야 한다”는 그는 정치판에 들어가 운동의 초심을 잊고있는 선후배에게 할 말이 많아 보인다. 학교에서 1시간반쯤 걸리는 도쿄 외곽의 기숙사에 혼자 산다.빨래도 손수하고 새벽 5시에 일어나 도시락도 싼다.돈을 아끼려고 웬만하면 걷는다.광주에 있는 부인(44)은 한달에 한번쯤 다녀간다. “재야 운동도 새로운 시대에 맞게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는 그는 왜 일본을 알고 배워야 하는지를 알리는 것도새 시대 새 운동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나를 친일파라고 해도 할 수 없지 않겠어요?”변신이 놀랍다. marry01@
  • 美 3D만화영화 ‘…환타지’ 그래픽디자이너 김종보씨

    “컴퓨터만으로 인간을 사실적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해질것입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미국 할리우드 영화 ‘파이널 환타지’를 제작한 미국 게임사 ‘스퀘어 픽처스’의 디지털아티스트 김종보씨(39)씨는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인간피부의 질감,잡티,흉터까지 살려 낸 ‘파이널 환타지’보다 앞으로는 훨씬 인간을 실물에 가깝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널 환타지’는 전세계적으로 3,000만개 이상 팔린 게임으로 ‘스퀘어 픽쳐스’에서 3D애니메이션으로 제작,오는 7월28일 개봉한다.영화의 배경은 서기 2065년으로 지구상생명체의 에너지를 빼앗는 외계인과 대항하는 여성 과학자아키 등의 모험을 그린 SF물이다. 일본 도쿄대 공대를 졸업하고 98년부터 ‘스퀘어 픽처스’의 수석 디지털 아티스트로 근무하고 있는 김씨는 “미국할리우드에서는 ‘토이스토리’가 나온 뒤 컴퓨터 그래픽영화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다”고 소개했다. ‘파이널 환타지’는 12명의 그래픽 아티스트와 150명의애니메이터가 모여 1억5,000만 달러의 제작비를들여 2년만에 완성했다. 14일 17분 동안 공개된 ‘파이널 환타지’의 예고편은 예전에 만들어진 컴퓨터 그래픽 영화보다 훨씬 사실적으로 인간을 살려냈지만 걷기,뛰기 등 움직임 면에서는 아직 어색한 측면이 많았다. 김씨는 주인공 아키역에 밍나 웬,그레이역에 알렉 볼드윈등 할리우드 유명배우를 기용,‘모션 캡처’기술을 사용했다고 소개했다. 즉 배우들이 컴퓨터가 포착하도록 만든 디지털 센서가 달린 옷을 입고 연기를 한 뒤 카메라가 동작을 포착,컴퓨터에전달하여 프로그래머와 애니메이터들이 역동적 동선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김씨는 애니메이터의 기술이 아직 배우들의 연기를따라가지 못해 어색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널 환타지’는 게임 감독 히로노부 사카구치가 직접 영화의 감독도 맡아 역시 게임을 영화로 만든 ‘툼레이더’와 함께 올여름 게임과 영화간의 새로운 접목을 놓고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
  • 정부자문기구 개혁안 확정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 정부의 사법개혁에 시동이 걸렸다. 일본 정부는 13일 자문기구인 사법제도개혁심의회로부터로 스쿨(법과대학원) 설치를 골자로 하는 최종 의견서를제출받음에 따라 오는 7월 내각에 사법제도개혁추진실을두고 본격적인 개혁에 나서기로 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는 “사법개혁을 국가전략의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신속히 추진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개혁안 주요 내용 개혁안 골자를 보면 크게 세 가지. 첫째,현재 2만명 정도인 법조인을 5만명 규모로 확대하고둘째,보통 시민들도 형사재판에 참가하도록 하는 ‘재판원제’(미국의 배심원제)를 도입하며 셋째,민사재판의 심리기간을 절반으로 줄이도록 한다. 법조인을 늘리기 위해 한해 1,000명인 사법시험 합격자를2010년까지 3,00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우수 법조인 양성을 위한 전문학교로서 미국식 로 스쿨을 도입,2004년 개교한다. 로 스쿨 졸업자 70∼80%의 사법시험 합격을 유도한다. 시민들이 형사재판에 참가하는 ‘재판원제’는 살인·테러와 같은 주요한 범죄에 한정된다.유권자 명부에서 무작위 선정된 시민 재판원이 재판관과 함께 판결을 내리게 된다. 또 민원인들로부터 원성이 높은 민사재판의 심리기간(현행 25.5개월)은 1년 정도로 줄인다.특히 소송이 증가하고있는 지적재산권·의료·건축 분야에 전문인력을 집중 투입한다. ■전망 난제는 적지 않다.먼저 법조인 증가에 따른 국가재정 부담을 이유로 재무성이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도쿄대·게이오(慶應)대·교토(京都)대 등 사법시험 합격자를많이 배출하는 학교들도 로 스쿨 창설에 내심 반대하는 눈치다. 이번 개혁의견서가 국민의 사법 불신감을 법조인 증가를통해 해결하려 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런 저런 걸림돌이 있는 가운데 오는 가을 임시국회에 사법개혁안 제출을 시작으로 개혁이 순조롭게 추진되면 17년쯤 뒤 일본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법 선진국’이 된다는 계획이다. marry01@
  • “눈·코·입을 즐겁게” 전문요리사 인기

    요리 관련 직업이 ‘뜨고’ 있다.커피전문가 바리스타,와인감별사 소믈리에,초콜릿 공예가 쇼콜라티에,요리 방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쿠킹호스트,슈거 아티스트,케이크 디자이너,음식평론가 등 새로운 직업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음식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요리사가 인기 직종으로 떠오른 것은 한국에서는 최근이다.이는 외국도 마찬가지.미국의 경제전문지‘포춘’은 요리사를 21세기 유망직종으로 꼽았다.일본인 나미에 사토(26·일본IBM)는 “도쿄대에 다니던 친구가 요리사가 되겠다며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 참 용감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서울 여의도 63뷔페식당의 구본길 조리장(45)은 “훌륭한 요리사가 되고싶다는 어린 학생들의 팬레터가자주 온다”고 말했다.퓨전 요리가 유행하는가 싶더니 동남아시아 요리,인도 요리가 인기를 끄는 등 음식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입맛도 까다로워졌다.풍성하고 다양하게 발전하는음식문화는 앞으로 더욱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신종 유망직업을 만들어 낼 전망이다.요즘 각광받는 푸드스타일리스트와바리스타 등 이색직업인 2명을 만나봤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음식을 입으로만 먹나요.아름답고 예쁘게 연출해서 눈으로도 먹을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제가 하는 일이죠.” 최신애씨(29)는 잡지,광고,메뉴판 등에 보기만 해도 침이꼴깍 넘어가도록 음식과 그릇,식탁을 연출하는 3년차 푸드스타일리스트다. 최씨는 지난 88년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국내 푸드스타일리스트 1세대인 조은정씨(50)의 식공간연구소에서 1년동안 교육과정을 마친 뒤 이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조은정식공간연구소는 1년 과정인 푸드 스타일리스트를 7기째 모집 중이며 최씨는 4기다.최씨가 받는 연봉은 1,800만원. 최씨는 지난달 일본 식품회사 아지노 모토의 의뢰로 인스턴트 식품의 포장지 사진을 찍었다.파 4㎝,고기 5㎝까지 정확하게 재어 요구하는 바람에 4가지 음식 사진을 찍기 위해 하룻밤을 꼬박 새운 것은 푸드 스타일리스트로서 가장 기억에남는 일이다.일본사람들이 잡채,불고기,곰탕,김치찌개 등 한국음식을 인스턴트 식품으로 개발하고,한국적 감성을 살리기 위해 포장사진을 한국인에게 맡긴 일본인들의 철저함에 최씨는 혀를 내둘렀다. “맛있는 밥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밥알 하나하나를 이쑤시개를 콕콕 찍어 일으켜세워 마치 밥이 살아있는 것처럼 만들어야 합니다.” 밥 사진을 찍을 때는 밥알에 기름칠을 하고,라면은 면발의끝이 보이지 않도록 실로 묶어서 삶아내는 것은 푸드 스타일리스트만의 노하우다. 식탁에 생동감을 불어넣기 위해 최씨는 아침마다 뒷산을 산책하며 신선한 나뭇잎,꽃,풀 등을 꺽어 와 그릇에 장식한다. “푸드 스타일리스트는 항상 서서 일하기 때문에 체력이 튼튼해야 하고 영화,패션잡지 등을 많이 보면서 감각을 키워야 해요.”일하면서 최씨가 가장 기쁠 때는 음식 사진이 예쁘게 나왔을 때고 반대로 가장 화날 때도 역시 사진이 예상보다 나쁘게 나왔을 때다. ◆푸드 스타일리스트의 필요충분조건 3가지. ①요리를 잘하거나 요리에 대한 폭넓은 상식은 기본이다. ②흰 그릇에는 노란색 카레가 예쁘게 보인다는 점을 아는 등 색감이 뛰어나야 한다. ③어떤 조명에 음식이 맛있어 보이는지 사진과 카메라에 대한 기본적 감각이 있다면 금상첨화. ●바리스타 . 바리스타는 이탈리아어로 ‘바 안에서 만드는 사람’이란 뜻이다.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와 구분해서 요즘은 커피를 만드는 전문가만을 가리킨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의 서울 명동점에서 일하는 지경수씨(28)는 바리스타로 일한지 10개월째다.지난해 8월 스타벅스의서울 압구정동 본점에서 2주의 교육과정을 마쳤다.바리스타의 자격요건은 고졸이상이며 나이제한은 없다.최근 모집한스타벅스 바리스타 15기에는 1955년생인 아주머니도 있다.최씨의 연봉은 1,600만원. 스타벅스가 자랑하는,시간제 근무자를 포함한 전사원이 받는 스톡옵션의 혜택은 우리나라 스타벅스는 신세계와 합작회사인지라 아직 해당되지 않는다. “필터에 원두커피 14g을 담아 에스프레소 기계 안에서 적정 온도와 압력으로 물이 분사되게 해 단시간에 맛있는 커피를 뽑아내는 것이 바리스타의 가장 중요한 일이죠.” 매일 커피를 시음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일과.지씨는 손님들과 함께 커피 시음을 하자고 제안,좋은 아이디어로 채택되기도 했다.라틴 아메리카산 커피 원두는 신맛이 나고,동아프리카산은 견과류의 신맛에 꽃향기가 나며 인도네시아산은신맛은 전혀 없이 묵직한 맛이 난다는 점을 아는 것은 바리스타의 기본적 자질이다.커피가 어떻게 생산되고,어떤 맛이나며 어떤 특징이 있고 무슨 빵과 어울리는지 커피에 관한모든 것을 아는 전문가가 바로 바리스타다.덧붙여 손님들에게 커피에 관한 조언을 해주는 것은 필수다. “앞으로 제 이름을 건 커피점을 내고 얼음이 들어간 혼합커피음료인 ‘프라푸치노’같은 새로운 커피를 만들어 내는것이 목표입니다.” 지경수씨는 여름에는 프라푸치노에 휘핑크림을 넣어 마시면 더욱 맛있다고 소개했다. ◆바리스타의 필요충분조건 3가지. ①고객에게 편안함을 제공하겠다는 서비스정신은 필수②커피 종류를 향만으로도 구별할 수 있는 ‘개코’는 바리스타의 필살기③내 이름이 붙여진 새로운 커피음료를 만들겠다는 창의적아이디어로 똘똘 뭉친 도전정신. 윤창수기자 geo@
  • 日 새내각 화제의 3인

    도야마 아쓰코(遠山敦子) 문부과학상의 발탁은 이번 내각인선에서 의외의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교과서 문제를둘러싸고 강경 입장을 고수해 왔던 전임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문부과학상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에게 천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약력상으로는 전형적인 문부성 정통 관료.교과서 문제 등을 놓고 정치적 발언이 앞섰던 그의 전임자와는 대조적으로경력에서 정치 냄새를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명문 도쿄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후 62년 문부성 최초의 여성 ‘커리어’(고시 출신자)로 입성,국제학술 과장·교육 조성 국장·고등 교육 국장·문화청 장관·문부성 고문·주터키 대사를 거쳐 독립 행정 법인인 국립 서양 미술 관장을 맡다가입각했다. 그가 문부 행정에 정통한 여성 관료 출신이라는 점 등을미루어 볼 때 교과서 파문을 ‘부드럽게’ 풀어가되 한국등의 재수정 요구에 대해서는 정치색을 배제하고 원론대로처리하겠다는 다목적 의도가 담겨 있다는 풀이도 있다.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의 아들인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 행정개혁담당상과 일본의 방위를 책임지게 된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청장관도 화제를 모은다. 두 사람 모두 40대 초반의 신진기예로 장래를 촉망받는 정치인인데다 가토(加藤)파들.이시하라 행정개혁담당상은 명문 게이오(慶應)대 출신으로 ‘니혼(日本)테레비’ 정치부기자를 거쳐 정계에 입문,중의원 2선째다. 나카타니 방위청장관은 방위대를 졸업하고,자위대의 자위관을 지낸 뒤 정계에 발을 내디딘 후 중의원 4선을 기록하고 있다.국회의원을 지낸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의원활동을하고 있는 일종의 ‘세습 정치인’. 자위대에서 나름대로 식견을 넓혔다는 점에서 앞으로 일본방위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집단적 자위권 문제를 자위관시절 럭비선수로 활약했던 젊음으로 밀어붙일 가능성도 엿보인다. ‘세계평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일본을 지향한다’는 정치소신을 가진 나카타니 방위청장관이 과연 현행 헌법 9조에의해 금지된 집단자위권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해볼 대목이다.무라야마 정권에서는 국토정무차관을지냈고,하시모토 내각에서는 우정정무차관을 역임했다. 이동미기자 eyes@
  • ‘日교과서 검정통과’ 양측 회견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만든 역사 왜곡 교과서에 대해 일본 문부성이 수정을 요구한 부분은 대부분 단순한 기술 실수를 고치라는 개선의견이었다고 후지오카 노부카쓰(藤岡信勝) 도쿄대 교수가 13일 밝혔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문부성의 검정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내용이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며 이 교과서가 교육현장에서 채택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후지오카 교수는 이날 일본 외국특파원협회가 ‘새 교과서…모임’과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 네트 21’ 관계자들을 초청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검정에서 137군데에 걸쳐많은 수정이 이뤄진 것처럼 알려졌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다음은 후지오카 교수와 다쿠보 다다에(田久保忠衛) 교린(杏林)대학 교수의 발언 및 시민단체 대표들의 반박 내용. ■후지오카 교수 문부성의 검정 의견은 대부분 단순한 기술 미스 등에 관한 것이었다.일본군이 전쟁중 주민들을 살육했다는 주장은 잘 따져보면 전시 선전에 불과한 것이다. 외국이 일본 교과서에 대해 간섭한다면일본도 그들의 교과서에 대해 간섭할 권리가 있다. 군장병을 위한 유곽(위안소를 지칭)은 어느 나라 군대에도 있었다.문제는 일본군에 의해 강제연행된 사실이 있느냐는 것이다.그러나 이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다쿠보 교수 전후 일본 교과서에는 애국심이 쓰여 있지않다.애국심이 교과서에 언급되지 않으면 국가는 분해될것이다.중학교 학생들에게 위안부 문제를 가르치는 것은적절하지 않다.위안부 문제는 성숙한 단계에서 천천히 가르치는 게 좋다. ■시민단체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 네트 21’ 대표인 이시야마 히사오(石山久南) 역사교육자협의회 사무국장은 “‘새 교과서…모임’측이 펴낸 교과서는 수정됐다고 하지만 본질적으로 바뀐 것이 하나도 없으며 일본 어린이들이이 교과서로 교육받는다면 다른 나라들과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역사학자인 하마바야시 마사오(濱林正夫)는 “‘새 교과서…모임’의 교과서는 현행 평화헌법을 부정하고 전쟁 전의 헌법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내용이 들어 있는 등 매우 위험한 사고방식이 반영돼 있다”고 주장했다.시민단체대표들은 이어 “‘새 교과서…모임’의 교과서가 일선 교육현장에서 채택되지 않도록 노력해 일본 국민중에도 양식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2001 길섶에서/ 거울

    거울은 참 요긴한 물건이다.가장 큰 특징이라면 사물을 있는 그대로 거짓 없이 비춘다는 점일 게다.한때 레오나르도다빈치가 지녔던 거울에 적힌 문구가 이를 잘 말해준다.루브르박물관이 소장 중인 상아 테 두른 그 멋진 거울엔 ‘아,여자여,나에게 불평하지 말라,나는 그대가 준 것을 돌려줄뿐이니’라는 글이 적혀 있다. 최근 일본의 한 발명가가 ‘거울에는 좌우가 거꾸로 비쳐진다’는 통념을 깬 거울을 발명했다.2개의 거울과 투명 유리 1개를 삼각기둥으로 짜맞춰 실용신안 특허를 받았다.2개의 거울을 반사시켜 허상을 실상으로 바꾼 게 발명의 요체다.이 거울은 ‘바르게 비치는 거울’이라는 뜻의 ‘정영경(正映鏡)’으로 명명됐다. 그러나 오늘의 일본 사회에 진짜 필요한 것은 세계 여론이라는 거울에 자신을 비쳐보는 일이 아닐까.터무니없는 역사왜곡 교과서로 물의를 빚고 있어 하는 말이다. 오죽 했으면히타카 로쿠로 전 도쿄대 교수 등 일본의 양식 있는 인사들이 역사 인식의 후퇴가 일본을 ‘세계의 외톨이’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을까 싶다.구본영 논설위원
  • 아사히紙 칼럼 “올바른 역사 가르쳐야”고언

    일본의 대표적인 칼럼니스트인 아사히(朝日)신문의 후나바시 요이치(船橋洋一·57)는 5일 ‘근린조항보다는 국익조항을’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왜곡 역사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일본의 미래를위해 역사교과서가 지향해야 할 바에 대해 고언했다.다음은 주요 내용. ‘새 역사… 모임’이 펴낸 교과서는 일본의 근현대사에대해 일본이 1930년대 약육강식적인 세계정세의 피해자인것처럼 기술하고 있다.말하자면 이 교과서에서는 일본이‘따돌림을 당한 약한 아이’와 같은 강박관념이 느껴진다. 검정을 통해 수정됐다고는 하지만 그러한 어둡고 주눅든피해자 사관의 흔적은 남아 있다. 교과서는 또 일본이 결정적 순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특히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책임,국익이 특정조직의 이익에뒷전으로 밀려나는 정책 결정 과정의 문제점,치열한 국제사회에서 살아갈 방법과 그에 대한 국민교육의 부족 등에대한 검증과 기술이 거의 없다. 다음의 세대에 일본의 좋은 점과 함께 일본이 실패한 데따른 교훈도 정확하게 가르치는 것이 올바른 역사인식을갖고 스스로를 냉정하게 성찰해 다른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국민으로 키워가는 양식이 된다.이를 통해 생겨나는 국민의 아량이야말로 장기적인 국익과 세계에서 통용되는 지도력을 양성하는 원천이 된다.교과서라는 것은 지금 세대의 자긍심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음 세대의 미래를 위해서쓰여지지 않으면 안된다. 일본이 90년대 들어 겪고 있는 금융·경제정책의 실패를돌아볼 때 우리는 일본의 약함을 다시 한번 반성할 필요가있다. 실패했을 때 그 실패의 원인을 철저하게 밝혀내고가능한 한 빨리 피해를 줄이고 대안으로 찾아내 새롭게 다시 시작하지 못했다는 것이 일본의 약함이었다. 걱정스러운 것은 이런 교과서로 교육받고 자란 다음 세대의 일본인은 피해의식이 강하고 국내 지향적이며 공격적인일본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다른 민족과 공존하고대화하며 씩씩하게 국제사회에 참가하는 일본인이 앞으로는 더욱더 필요할 터인데…. 이번 교과서 검정 통과에 대해서는 미국에서도 불신감과불쾌감을 표하고 있다. 미국의월스트리트저널지는 3월 21일자에서 ‘세세한 기술 하나하나만 보면 큰 일은 아닐지라도 그것들이 합쳐질 때 일본은 아시아가 필요로 하는 리더쉽을 떠맡기에는 아직 미숙하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쓰고 있다. 요점은 일본이 역사 문제에 어떻게 임할까라는 것이다.세계와 아시아에서 일본의 역할을 포함한 국익의 관점으로부터 과거를 똑바로 직시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말하자면 ‘과거극복정책’이라 할 공공정책이 필요하다.역사교과서문제도 그 일환으로 파악해야 한다. 그런데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펴낸 역사교과서에는 이러한 국익의 관점이 놀랄 만큼 희박하다.그것들이 국익을 지킬지 손상시킬지에 대한 고려가 없다. 교과서 검정에 있어 ‘근린제국조항’에 근거한 중국,한국과의 관계 배려도 물론 중요하다.이는 특히 일본의 국익을 위해 중요하다.그러나 ‘근린조항’보다도 ‘국익조항’이 더 요구되는 것이다.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펴낸 교과서는 ‘일본의 역할은 사적인 감정이 아니라 공적인 국익으로부터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좋은 구절도 써 있다.그러나이 역사교과서에 빠져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공적인 국익’이라는 관점이다. ■약력. ▲56세 ▲도쿄대 졸업,미 하버드대 연수 ▲68년 아사히신문 입사,베이징특파원,워싱턴특파원,경제담당 편집위원,미주 총국장등 거쳐 현재 특별편집위원 ▲주요저서:‘경제지구의’(1990)‘냉전 후’(1992),‘세계 브리핑’(1995)등정리 유세진기자 yujin@
  • [사설] 日 교과서, 끝까지 대응해야

    일제 침략사에 대한 왜곡 등으로 아시아 각국의 반발을사온 일본의 중학교용 교과서들이 끝내 검정을 통과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3일 이를 공식 발표했다.일본내 극우성향 단체로 알려진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만든 역사 및 공민 교과서 등 8종의 개악된 교과서에 대해결과적으로 면죄부를 준 셈이다.이웃나라나 자국내 양심세력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을 만큼 일본내 국수주의 세력의 뿌리가 깊음을 새삼 확인하며 분노를 느낀다.우리는비록 일본 정부의 검정절차가 끝났다 하더라도 계속 끈기있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와 중국 등 일제 피해 당사국들의 거센 반발 여론에직면,문제의 교과서들에서는 일부 극단적 표현이 수정된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역사 왜곡이라는 본질적 문제점은온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검정을 통과한 5개 교과서가 군대위안부 문제를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지 않은가.더욱이 일본이 러·일 전쟁과 태평양 전쟁에서 전체 황인종을 대표해 백인종과 싸웠다고 기술하고 있다니 어이가없다. 일본의 새세대들이 자라나는 교실에서 이같은 과거사 덧칠이 자행될 것이라고 생각만 해도 기가 막힌다. 일본 문화개방 일정을 연기하거나 항의 특사를 파견하는등 정부차원의 대응을 요구하는 주장도 이를 막기 위한 충정으로 이해된다.그러나 우리는 그 정도의 대응으로는 문제해결이 어렵다고 본다.교과서 왜곡이 일본내 양심세력의자체 정화 메커니즘에 의해 제동이 걸리지 않을 정도이기때문이다. 최근 도쿄대 총장이 졸업식에서 과거사 왜곡의부당성을 지적했다.이에 앞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오에겐자부로 등 일본 지식인 17명도 지난달 16일 올바른 역사기술을 촉구했다.그러나 이 양심적 목소리들은 국수주의세력의 입장을 대변하는,일본의 일부 매스컴의 나팔 소리에 비해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사실 일본 국수주의의 부활은 10여년의 경제침체로 싹이 튼 정체성의 위기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다. 그런 만큼 입체적으로 대응해야만 문제해결이 가능할 것이다.일본정부를 상대로 외교적 해결을 시도하는 한편 국제 민간단체나 국제기구 등과 연대,국제여론을 환기하는등 전방위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다.그런 맥락에서 일제의피해를 본 아시아국가들이 중심이 돼 세계 각국의 역사학계와 인권·문화단체가 줄기차게 역사왜곡의 부당성을 지적하도록 해야 한다.세계화 시대에 쇄국주의적 역사왜곡은시대역행적일 뿐만 아니라 이웃국가들과 협력을 통한 일본경제의 발전을 도모하는 데도 불리하다는 점을 일깨워야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일본내 양심세력들이 펼칠,문제 교과서의 채택 반대운동을 우리가 측면지원하는 것도 필요한일이라고 본다.
  • [데스크 시각] 불상파괴와 열린 세계관

    지난 28일 도쿄대 졸업식에서 행한 이기준(李基俊)서울대 총장과 하스미 시게히코(蓮實重彦)도쿄대 총장의 축사는우리가 일상에 바빠 잊고 살았던 역사관,세계관,나아가 인생의 의미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우리 언론에 소개된 대로 두 분이 한목소리로 일본의 역사왜곡을 비판한 것은 반갑고 의미있는 일이다.축사 내용을 곱씹어보면 왜곡 교과서라는 현실적인 주제 외에도 인생에 대한 폭넓은 교훈이 담겨 있다. 도쿄대는 졸업식에 외국인을 초대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한다.하스미총장은 사소한 일 같지만 단단하게 자리잡고 있는 이 전통에 ‘반기’를 들고 그 첫번째 손님으로‘평소 존경해온’ 이총장을 초빙했다고 말했다.그는 졸업생들을 향해 제도와 전통에 대한 이런 용기있는 도전을 당부했다.그리고 이를 통해 일본의 기성 정치인들이 외치는,거창하지만 실효 없는 개혁의 위선을 질타했다. 개인이 주체가 되는 진정한 개혁을 외치는 그의 말에 일제 36년을‘자학역사관은 안된다’는 말로 미화하려는 국수주의자들의 논리는 힘을 잃는다.그의 말대로 과거 일본의 선조들이한반도에서 행한 잘못은 지금의 일본인들에게는 직접적인책임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이 역사적인 잘못까지스스로의 잘못으로 받아들이는 역사의 책임의식을 당부했다. 이기준 총장은 일본의 젊은 지성들을 향해 ‘편견 없는열린 세계관’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그것은 타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 속에 상생(相生)을 꾀할 보편적 기준을 만드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일제의 한반도 강점이라는역사적 사실을 선뜻 시인,사과하지 않는 태도도 결국 열린세계관을 갖지 못한 결과라고 그는 지적했다. 닫힌 세계관이 만들어낸 비극이 어찌 한·일 관계에서뿐이겠는가.얼마 전 아프가니스탄의 극단 회교주의 정권인탈레반에 의해 저질러진 불상 파괴 행위는 인간의 무지와편협,야만,폭력성이 어디에까지 이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1,500년 동안 아무 탈 없이 서 있던 불상들을 왜 이제와서 부숴야 했을까.탈레반 당국은 이 불상들이 우상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와 다른 종교를믿는 사람들과는 함께 살 수 없다’는 편협함이 도사리고있다. 600만명의 유대인도 나치의 닫힌 세계관 때문에 희생됐다. 3년여 만에 수백만명의 동족을 학살한 캄보디아 킬링필드의 광기,그리고 문화혁명이라는 미명 아래 중국에서 저질러진 야만적인 문화 파괴행위.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하나같이 탈레반이 저지른 ‘불상 파괴’와 그 맥을 같이 한다. 문화혁명에서 보듯 혼돈의 와중에는 출세주의자,과격주의자들이 끼어들어 폭력을 부추긴다.이들은 새로이 생겨나는부작용들까지 모두 과거의 탓으로 돌리자고 유혹한다.그래서 끊임없이 새로운 적을 찾아내 ‘불상 파괴’를 계속한다.탈레반은 옛 도그마인 불상의 파괴를 진정한 이슬람국 건설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하지만 파괴 뒤에 남는것은 이전보다 더 무서운 또다른 도그마다. 제도의 허울에 기대지 말고 역사의 필연에 홀로 맞서라는하스미총장의 호소가 일본의 젊은 지성,정치인들만을 겨냥하지는 않을 것이다.편협함과 폭력을 거부하는 열린 세계관만이 ‘불상 파괴’의 미망에서 우리를 지켜줄 수 있다. ■이 기 동 국제팀장yeekd@
  • [씨줄날줄] 한·일 知性의 화음

    세상에는 빨리 잊어야 하는 것이 있고,오래오래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잊어야 하는 것이 사사로운 이해와시비라면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전체 역사의 뜻이다.함석헌(咸錫憲)선생은 1974년 1월 ‘씨알에게 보낸 편지’에서 “어두운 우리 마음에 언제나 잊어야 할 것은 못잊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잘 잊는 법”이라며 “그러므로 잊지않기 위해서 반드시 잊는 것이 있어야 하고,잊기 위해서는 반드시 잊지 않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라고 호소했다. 일제 36년은 한국인이나 일본인이나 미래를 위해서 정말잊지 말아야 할 과거다.그러나 피차 감정의 앙금은 지우지 못하면서 역사의 교훈은 잊어버리고 있다.특히 ‘교과서왜곡’ 등 일본 우익의 국수주의적 광분은 잊어야 할 것과 잊지 말아야 할 것을 혼동한 어리석음의 표본이라고 할수 있다.이런 때 두 나라의 지성을 대표하는 서울대 이기준(李基俊)총장과 도쿄대 하스미시게히코(蓮實重彦)총장이 일본의 과거사 왜곡을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반성을 촉구한 것은 두 나라의 미래를 위해 한 줄기 빛이다. “양국간 불행했던 시대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토대로 극복 의지가 있을 때에만 신뢰성 있는 참된 이해가 이뤄질것이다.인류의 역사에서 편견에 의한 판단과 신념이 몰고온 불행한 역사적 오점들을 짚어내기는 크게 어렵지 않다. 타인과 주변 국가를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이 결여된행동이 그 이웃에게 얼마나 위해(危害)할 수 있는가는 한·일 근현대사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서울대 이 총장 축사) “20세기의 일본에는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의 자유와 인권을 36년에 걸쳐 유린한,어떻게 봐도 도저히 정당화하기어려운 과거가 있다.우연한 사태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스스로 필연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자세 속에서 살아 있는 윤리가 형성되는 것이다.그러한 윤리에 걸맞게 우리 자신에게는 우연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의 과거 잘못에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도쿄대하스미 총장 졸업식사). 더듬이가 작동하지 않는 곤충이 한 치 앞을 모르듯 지성이 작동하지 않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다행히 우리는 도쿄대 졸업식을 통해서두 나라 지성이 살아 있음을 확인할수 있었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서울·도쿄大 총장, 日 역사왜곡 비판

    서울대는 28일 일본 도쿄(東京) 시내 국제포럼 강당에서열린 도쿄대 졸업식에서 이기준(李基俊)총장과 도쿄대 하스미 시게히코(蓮實重彦)총장이 한목소리로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을 비판하고 자성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서울대에 따르면 이 총장은 축사에서 “한·일 양국간에불행했던 시대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토대로 한 극복 의지가 있을 때 신뢰성 있는 참된 이해가 이뤄질 것”이라고비판했다. 또 “타인과 주변 국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결여된 행동이 그 이웃에게 얼마나 위해(危害)할 수 있는가는한·일 근현대사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면서 “역사는 잊혀질 수는 있어도 지워질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진정한 반성을 촉구했다. 하스미 총장도 식사를 통해 “20세기의 일본에는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의 자유와 인권을 36년에 걸쳐 유린했던 정당화하기 어려운 과거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연한 사태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스스로 필연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자세 속에서 살아 있는 윤리가 형성되는 것”이라면서 “그러한윤리에 걸맞게 우리자신에게는 우연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의 과거 잘못에 대해책임을 져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스미 총장은 “풍요로운 미래를 공유해야 하는 이웃나라 중 하나인 한국에 대한 역사적인 기억을 왜곡하는 것으로 스스로의 과거를 정당화하는 것은 결코 미래에 대한 용기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서울대·도쿄대 총장 졸업식사 요지

    서울대 이기준(李基俊)총장과 도쿄(東京)대 하스미시게히코(蓮實重彦·65)총장의 도쿄대 졸업식사 내용중 역사 왜곡관련 부분만 간추린다. ■이기준 서울대총장. 여러분들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의 대학총장이 이자리에 섰다는 것은 양국의 대학 사상 초유의 일이며,동아시아 근현대사를 돌이켜볼 때 그 상징적 의미가 크리라고생각합니다. 지성인에게 요구되는 가장 긴요한 덕목중 하나가 편견없는 열린 세계관을 갖는 것입니다.우수한 두뇌집단일수록자아 중심적 경향이 강해 타인이나 타문화를 향해 열린 가치관을 갖는 데 소홀하기 쉬운 결함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결함으로부터 도쿄대나 서울대가 다 함께 자유롭다 할수 없을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편견에 의한 판단과 신념이 몰고 온 불행한 역사적 오점들을 짚어내기는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타인과 주변국가를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이 결여된 행동이 그 이웃에게 얼마나 위해(危害)할 수 있는가는 한·일 근현대사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불행했던 과거를 극복하기 위해본인은 편견없는 상호이해와 배려를 통한 상생(相生) 즉 협력과 공존의 덕목을 다른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습니다. 역사적 경험은 그것이 교훈화될 때 비로소 미래적 가치를지니는 것입니다. 역사는 잊혀질 수는 있어도 지워질 수는없는 것입니다. 양국간의 불행했던 시대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토대로 한 극복의지가 있을 때에만 신뢰성 있는 참된이해가 이뤄질 것으로 믿습니다. 정리 안동환기자 sunstory@. ■하스미 도쿄대총장. 1936년 태생의 일본인인 저에게 오늘 졸업식은 그저 기쁨으로만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우리에게는 한국인들의 자유와 인권을 36년에 걸쳐 유린한 과거가 있습니다.그것은 저의 조부와 증조부 세대의 생각없는 행동에 의한 것입니다. 역사적인 기억을 잃는 것은 그것에 대한 무지와 마찬가지로 자기자신에 대한 불성실한 태도이며 그것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가를 역사는 직시하고 있습니다.역사란 그렇게가혹하기 때문에 풍요로운 미래를 약속하는 것입니다. 반성만 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또한 역사를 무시하는것입니다.그런 생각이 일깨워 준 책임감을 일본인인 저는조금도 비굴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도 긴장하고 있습니다.저 역시 여러분들과 함께 올해 이 대학을떠나는 몸입니다.총장의 역할을 4년간 맡아온 제가 우연을필연으로 전환해 역사를 만날 수 있을지 납득하지 않은 채졸업생 여러분은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양심의 가책 때문일까요.저는 이 긴장감에서 해방된 후에도 그 기억을 계속 반추하겠습니다. 지난 97년 제26대 도쿄대 총장으로 취임한 하스미 총장은불문학을 전공한 문학비평가이자 영화전문가로 일본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꼽히고 있다.98년 도쿄대 졸업식에서는도쿄대 출신 관료와 기업인들의 도덕적 타락을 질타,일본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정리 안동환기자
  • 15개 역사학술단체 ‘日교과서 문제‘심포지엄

    15개 역사학 관련단체가 19일 공동개최한 ‘일본의 역사교 과서 문제와 네오내셔널리즘’심포지엄에서는 하종문 한신 대 일본학과교수 등 4명이 주제발표를 했다.그 내용을 요 약했다. ◆김유경 경북대 사학과 교수. 흔히 유럽의 역사교과서는 자유발행제로 편찬,배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편찬후 교육당국에게 심사받고 인가가 난 뒤에야 배포할 수 있다.이러한 절차에 대해 독 일의 역사학자·역사교사들은 더러 문제제기를 통해 나름 대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독일은 두차례에 걸친 세 계대전의 패배로 전쟁책임자라는 멍에를 쓰고 있다.1945년 후 독일 역사교육의 기본방향은 ‘부정적인 과거의 극복 ’인데 단순히 ‘만행과 과오의 시인’과 반성적인 수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독일이 유럽공동체의 정상적인 성 원으로 복귀한다는 의미로 국민교육체계의 재정비와 개혁 을 수반한 것이다. 우선 자국의 역사를 유럽사의 문맥에서 서술했으며,과거 의 ‘만행과 과오’는 독일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유럽인 모두가 기억해야 할 사안이자,미래를 위한 ‘공통 의 체험’으로 서술했다.독일은 백마디 말보다 역사교과서 를 통해 과거사를 진정 참회하고 사죄하고 있음을 보여주 었다. 정리 정운현기자 jwh59@. ◆정재정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2002학년도 중학생용으로 문부성의 검정을 받고 있는 역 사교과서는 모두 8종.그런데 이 교과서들이 모두 일본의 아시아침략을 ‘진출’로 표현하거나 ‘종군위안부’등 식 민지배와 관련된 내용을 대폭 삭감하거나 은폐,왜곡해 인 근 국가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만든 교과서가 가장 문제가 되고 있다.이 ‘모임’은 지난 96년 12월 교수·언론인·작가·기업인 등 78명이 주동이 돼 만든 단체로 회장은 니시오 전기통신대학 교수.이들은 중 학교 검정교과서에 실린 ‘종군위안부’항목의 삭제를 요 구하는 등 기존 교과서 제작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또 산케이신문을 통해 수년간 자신들의 황국(皇國)사관을 홍보한 후 자체적으로 역사교과서를 집필,교과서 시장진출 을 노리고 있다.이들은 일본역사가 세계 4대 문명권 이상 으로 유구할 뿐더러 태초부터 최고국가였다고 주장하는 등 역사서술에서 객관성을 잃고 있다. ◆이찬희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원 . 일본 문부성은 거의 대부분의 교과서에 대해 지난해부터 검정을 실시하였으며,3∼4월에 최종합격 여부를 판가름한 다.현재 일본 문부성에 제출된 검정심의본 7종 가운데 교 과서 채택률이 높은 3대 출판사가 만든 역사교과서를 대상 으로 한국관련 서술내용의 문제점,변화과정 등을 살핀다. 일본 중학교에서 40.4%나 채택하는 도쿄서적의 ‘새로운 사회’교과서는 일부 항목에서 변화를 가져오다가 다시 과 거로 회귀하고 있다.재일한국인 문제,한국의 경제성장 등 에서 바람직한 변화를 보여왔으나 검정심의본에서는 독립 운동·종군위안부·의병전쟁 관련내용을 삭제했다.오사카 서적의 ‘중학사회’교과서는 여러 항목에서 변화를 보인 다.청동기시대 편년을 서기전 10세기로 정확하게 기술하였 으며,‘안중근 의거’를 침략에 대한 저항으로 정당하게 평가했다.그러나 종군위안부 관련내용은 현행교과서보다 후퇴했다. 교이쿠출판의 ‘중학사회’는 여러 주제에서 바람직한 변 화를 보인다.조선인 강제연행·강제노동 실태를 구체적이 고 정확하게 묘사했다.특히 일본정부가 대한민국을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한 사실도 추가했으며,다른 교과서와 달 리 고려시대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언급했다.종군위안부 문제는 다소 후퇴했다. ◆하종문 한신대 일본학과 교수 . 90년대 들어 일본에서는 역사인식,과거사 청산을 둘러싼 논의가 열기를 더해갔다.82년,86년의 ‘패배’로 절치부심 하던 우파 정치가들에게 90년대 들어 불거진 ‘일본군 위 안부’문제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 자민당의 야스쿠니신사 관계 3단체는 총회를 열어 “도쿄 재판에 오염된 역사관을 바로 세우고,올바른 역사인식을 확립하자”며 ‘역사·검토위원회’를 설립했다.패전 50주 년이 가까워지면서 역사인식의 이슈는 더욱 열기를 더했다. 사회당의 무라야마 총리가 진두지휘에 나서 분투했지만 95 년 6월 중의원을 통과한 ‘부전(不戰)결의’는 식민지 지 배와 침략전쟁의 사죄를 살짝 비켜간 어정쩡한 문구로 메 워졌다. 한편 95년 1월 ‘자유주의사관 연구회’를 창립,대표를 맡은 후지오카 도쿄대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세계의 군대가 위안부와 같은 제도를 갖고 있건만 일본 인만 음란하다고 한 것은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문 부대신에게 ‘정정신청 권고’를 전달했다. 자학사관은 바로 이 연장선상에서 비롯된 것이다.자유주의 사관과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활동은 근본적으 로 일본의 우경화·군국주의화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첨병 노릇을 하고 있다.
  • 왜곡 역사교과서 검정 불합격 요구

    [도쿄 연합]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65),사카모토 요시카즈(坂本義和·국제정치학) 도쿄대학 명예교수 등 일본의 지식인 17명은 역사 교과서 검정과 관련,16일 성명을 발표하고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교과서를 검정에서 불합격시킬 것을 일본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가해의 기술(記述)을 후퇴시킨 역사 교과서를우려,정부에 요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지금까지 보도된 ‘새 교과서…모임’측의 교과서 수정판은 애매한 표현으로 부분적 수정을 한 것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일본의 가해행위를 기술하지 않고 있다”면서 문부과학성은 이같이 애매하고 불성실한 수정 내용을 검정에서 합격시켜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진실을 직시하는 성실한 태도를 차세대 국민에게배양해주기 위해서라도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에 의한 가해를 솔직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해외두뇌 왜 귀국 꺼리나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등 47개국의 인적자원,과학기술 등 8개 부문의 경쟁력을 분석한 ‘2000 세계경쟁력 연감’에서 국내 대학의 국제경쟁력을 최하위권인 43위로 평가했다.교수들은 국내 대학의 열악한 연구환경,상업 논리에 치우친 연구비 투자 풍토,불만족스런 처우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열악한 연구환경 국민총생산(GNP)대비 대학 연구비는 독일 0.38%,프랑스 0.32%,미국 0.26%,일본 0.22%인 반면 한국은 0.075%에 불과하다.지난 99년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연구비는 5억9,710만달러(7,165억원)이었으나 국내 190여개대학의 총 연구비는 이보다 적은 7,000억원에 불과했다. 일본 도쿄대의 교수 1인당 학생수는 9명,미국 MIT대는 9.5명,독일 아헨대는 11.1명이나 서울대 자연대는 22명,공대는37.5명에 달한다.강의 부담이 가장 크다.6평 남짓한 서울대 공대 실험실은 지난해 말 공간 부족을 이유로 일부 연구기자재를 처분하는 ‘촌극’을 빚었다. ■단기 연구과제에만 집착 정부와 기업체의 연구비 투자가1∼2년짜리 단기 연구에 치우친 것도 문제다.장기 연구는돈만 축내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한양대 공대 A교수는 “웬만한 연구를 할 수 있는 연구비 10만달러를 조성하려면 2만달러씩 지원되는 단기 연구과제 5개를 끌어모아야 하는데각종 제안서와 사전 보고서 등을 작성하느라 연구를 하기도 전에 지치고 만다”고 털어놨다. ■낮은 교수 급여 서울대 정교수의 1년 급여는 국내 사립대학의 60∼70% 수준에 불과하다.자연대 화학부의 20년차 교수는 “연봉이 5,400만원인데 연구 보조비를 제하면 실제연봉은 4,000여만원 정도”라고 말했다.반면 서울대가 세계수준의 종합연구대학을 표방하며 추진하고 있는 노벨상 수상자의 한 학기 초빙 강연료는 15만∼20만달러로 교수연봉의 6배에 이른다. 안동환기자 sunstory@. *이장무 서울대공대학장 “세계석학 유치 절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력을 양성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져 결국 2류 국가로 추락할 겁니다” 서울대 공과대 이장무(李長茂·56) 학장은 “세계 정상급석학을 유치하는 등 정보통신·생명공학 등 첨단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야만 국제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면서 “과감한 투자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학장은 “세계적인 수준의 석학을 유치하는 일은 그가가진 인적·물적 네트워크도 함께 수입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석학 밑에서 배운다는 것은 지식과 사고체계의 습득은 물론,석학이 지닌 인적·물적 네트워크에 편입돼 세계수준의 연구자로 발돋움할 기회를 접하게 되는 것”이라고지적했다. 개별적인 유학보다 파급 효과가 훨씬 큰 만큼 석학을 초빙할 때는 높은 보수와 함께 연구 장비와 편의시설을 제공하고 문하에서 공부하는 박사급 제자들까지 함께 유치하는 것이 세계적인 관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연구 환경이 열악하면 세계 정상급 연구자도 몇년못가서 2류로 뒤처지게 된다”면서 “해외 한국인 학자들이국내 교수 자리를 사양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세계 최고의 석학을 유치하려면 그에 걸맞는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만해외 석학들 사이에 ‘한국의 연구환경이 좋다’는 인식이확산되면 저렴한 비용으로도 우수한 연구자들을 유치할 수있게 된다는 게 이학장의 설명이다. 이학장은 “정보통신의 발달과 함께 세계 최고의 학자가국가의 울타리를 넘어 해당 분야를 지배하게 된다”면서 “지금이라도 기초학문분야에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과학·기술 식민지’국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권력자된 기자…언론의 正道는

    요미우리신문 사장 겸 일본신문협회장 와타나베 쓰네오(75). 그를 빼놓고는 일본 언론과 정치를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정계까지 주무르는 일본 ‘언론계 황제’란다. 저널리스트인 우오즈미 아키라는 3년여에 걸친 취재를 통해,그가 밟았던 권력의 계단을 검증하고 언론·정계의 유착관계 실상도 파헤쳤다.‘언론과 권력’(롱셀러)은 그 결과물이다.기자에서 출발한 그가 막강한 권력을 쥐게 된 데는 취재 대상인 권력의 심층부에 밀착해 냉철한 마키아벨리즘과정력을 발휘한 덕택이라고 분석한다. 신문사내에서 경쟁자를 차례로 제거하며 정상에 오르는 그의 일생은 한편의 정치드라마다.사회부를 거쳐 정치부 기자생활을 하며 만난 나카소네와는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았다. 82년 나카소네 정권의 탄생으로 기자생활 최고의 순간을 맛본다.배후의 실력자 다나카를 요정으로 초청해 나카소네를총리로 시켜달라고 했던 그의 간청이 이뤄진 것.65년 한·일 국교정상화 교섭 당시 양국을 오가며 막후 역할도 했다. 요미우리가 우익노선을 걷기 시작한 것은 그가 논설위원장으로 취임한 79년부터다.그가 입사 41년만에 사장 꿈을 이루자 정치인 비리 관련기사가 타 신문에 비해 적게 취급되거나 밤 사이에 감쪽같이 날라가버리는 일이 잦아졌다.화려했던 요미우리 사회부가 그의 압력에 서서히 굴복하고 그에따라 지면도 변질되는 과정을 관계자의 증언으로 소상히 전한다. 도쿄대 시절 공산당원으로서 개인의 자유를 강조했던 그가어느새 국가적 논리를 내세워 기자들의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거대한 권력가로 변해버렸다는 얘기다. 이 책은 언론이 지켜야 할 정도가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한다.‘언론인을 가장한 정치꾼’이 우리나라에는 없을까. 없다고 말할 자신이 없다. 김주혁기자
  • 日우익 96년부터 ‘역사왜곡’ 공작

    오는 15일을 전후해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시선이 일본 열도에 쏠린다.일본 문부과학성이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왜곡 교과서에 대한 검정결과를 발표할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진행 상황을 보면 이 교과서의 검정 통과는 거의확실시 된다.‘새 역사…모임’은 일제 당시 피해 주변국의반발을 의식한 일본 정부가 수차례 수정을 지시한 내용을 받아들여 일단 ‘통과의식’을 치렀다. 이들이 만든 교과서가 채택될 경우 우익진영의 국민의식통합 운동을 위한 합법적인 ‘교두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반세기동안 집요하고 치밀한 교과서 왜곡운동을 펼쳐온우익세력이 역사교육 현장에 거점을 확보,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위한 파상공세에 본격 돌입할 것이란 점에서 주변국들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왜 교과서 왜곡인가 일본 우익세력에게 교과서는 일본 재무장을 위한 ‘사상운동의 첨병’이다.“지금의 교과서는 학생들에게 잔학한 민족의 자손이라는 열등감을 심어주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이른바 ‘자학사관’과‘반일사관’,‘도쿄재판사관’(일본의 전쟁책임을 인정하는 역사관)등을 타파해야만 일본이 군사적으로 재무장할 수 있다고 그들은 주장하고 있다.이들은 특히 ‘자유주의 사관’ 또는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고(故)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의 이름을 딴 ‘시바사관’으로 포장,일본 국민의식의 통합에 앞장서고 있다. ■교과서 파동 전말 ‘새 역사…모임’을 선봉으로 진행된이번 ‘역사왜곡공작’이 감지된 것은 지난 96년 6월.자민당내 우파의원 모임인 ‘밝은 일본 국회의원연맹’ 초대 회장오쿠노 세이스케(奧野誠亮) 전 법무상이 “종군위안부는 상(商)행위였다”는 의도된 망언과 함께 현 역사교육을 비판하면서 본격화됐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도 ‘역사 검토위원회’ 출신이다.이 단체는 ‘자학사관’ 타파 지침서인 ‘대동아 전쟁의 총괄’을 편찬했다. ‘새 역사…모임’은 이 책을 바탕으로 역사서를 새로 집필, 지난해 4월 검정신청을 냈다.같은해 8월 일부 내용이 공개되면서 국내외에 파문이 일었다. ■우익의 입체적 공작 이번 교과서 파동으로 우익진영의 조직력과 치밀성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회원수가 1만여명으로 알려진 ‘새 역사…모임’은 그 전위대나 다름없다.일부 자민당 의원 등 우익 정치세력이 분위기를 조성하고 ‘새역사…모임’의 회장 니시오 간지(西尾幹二) 도쿄대 교수,후지오카 노부카쓰 도쿄대 교수 등이 이론적 뒷받침을 했다.산케이(産經)신문 등은 지면을 통해 선전수 역할을 했다.이 교과서의 출판을 맡은 후즈사(扶桑社)는 산케이신문 계열사다. ■1·2차 수정내용과 전망 일본 정부는 한·일,중·일 외교관계 악화를 우려,1차에서 137곳에 대한 수정을 지시했다.수정 지시는 통상 두 차례인데 네 차례나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한일합방과 관련,‘식민지’ 등 단어를 추가토록 했고,공민(사회과목)교과서의 군국주의 부활을 고무하는 내용도상당 부분 완화시켰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했다.그러나 곁가지를 기술적으로 고쳤을 뿐 역사인식의 근본틀은 그대로다. 분명한 것은 자신들의 교과서를 일단 통과시키는데 성공한우익진영이 교과서 점유율 제고를 위한 2차전에 착수하고,일본 재무장을 금지한 일본 헌법 수정 등 총체적인 우경화 작업을 더욱 노골화 할 것이라는 점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과거 청산’獨은 역사교과서 반영. 독일도 일본처럼 세계 2차 대전의 전범 국가지만 그들의 역사 접근방식은 일본과 크게 다르다.독일은 자신들의 과거가‘집단 범죄’였다는 것을 인정하는 역사관에서 출발한다.즉전후 독일의 국가적 정체성은 나치를 부정하는 기반 위에 있는 것이다. 명확한 역사관과 과거 청산의 의지를 갖고 있는 독일은 교육법에서 교과서의 기본요건으로 ‘교조적인 사상을 주입하거나 국가의 중립성,사회의 관용성의 원칙을 침해하는 내용을 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학교교육의 목적으로는 ‘나치주의와 폭력적 지배를 추구하는 모든 이데올로기에 대해 불굴의 의지로 저항하는 인간을육성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여기에서 특별히 강조되는 것은세계시민을 육성하는 것이다. 1970년 당시 독일 총리였던 빌리 브란트가 폴란드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기도 했던 독일은 전후 역사 교과서를 편찬할때 폴란드·프랑스 등 이웃 나라들과 협의과정을 거친다. 서로의 역사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오해의 소지를 최소화하기위해서다. 독일·프랑스·폴란드의 역사·지리학자, 교사들은 장기간동안 위원회 활동과 공동 연구를 통해 ‘권고안’ 형태의 합의문서를 만들어 이를 자국의 교과서 편찬에 적극 반영한다. 이 방법은 과거 불행한 역사를 공유한 해당국 사이에 발생할수 있는 ‘교과서 왜곡분쟁’을 미연에 방지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독일의 학교와 시민단체도 유대인 학살 현장인 강제수용소견학을 수시로 실시,잘못된 역사에 대한 성찰을 통해 편협하지 않은 국민,세계 시민으로서의 정신을 고취시키고 있다. 이진아기자
  • [김삼웅 칼럼] 일본 지식인들에 메시지

    좋은 이웃 만나 화목하게 사는 것이 행운이듯 국가관계도그렇다.하지만 인종이 다르고 문화와 체제가 상이한 이웃이평화롭게 지내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프랑스와 영국,독일과 프랑스,중국과 러시아,이스라엘과 중동국가,중국과 인도,인도와 파키스탄,이란과 이라크 등 예를들자면 한이 없다. 한·일관계도 예외는 아니다.외교적 수사로 흔히 일의대수(一衣帶水)라 표현하지만 현해탄의 파고는예나 이제나 거칠다. 우리는 늘 일본에 피해를 당해 왔다.16세기 임진왜란 이전부터,삼한시대 이래 왜구의 침략으로 편할 날이 없었다. 일찍이 유학과 불교를 전해 야만을 깨우치고 온갖 문물을보내 금수의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스승의 국가였는데도돌아오는 것은 항상 침략이고 적대였다. 일본의 모든 지식인들이 역사의 진실에서 눈멀고 귀먹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그러나 다수 ‘눈멀고 귀먹은’ 식자들에게 몇가지 사실(史實)을 적시하고자 한다.어느 나라나역사 의식이 없는 식자가 문제다. 일본의 지식인들은 당신들 국호가 한국 도래인(渡來人)들에의해쓰여진 사실을 아는가. 그리고 일본이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국보의 상당수가 ‘한국산’인 것을 아는가. 고대사로올라갈수록 한국 문화의 영향이 일본 문화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끼쳤는지 아는가. 반면 일본 사서(史書)가 얼마만큼 왜곡되었는지 알고 있는가.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의사례를 들어보자. 일본어로 ‘미마나’로 읽는 ‘임나’는 한반도 남단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가야 사람들이 왜(矮) 땅에 건너가 세운소국 중의 하나였다.가야인들이 낯선 왜 땅에서 고국의 임금을 그리며 ‘임금의 나라’를 줄여 ‘임나’를 세운 것인데일본 학자들은 엉뚱하게 일본이 가야 지역을 식민지로 삼아임나일본부를 두었다고 날조했다. 일본이란 국호가 6세기 말부터 쓰였는데 4∼6세기 중엽에‘임나일본부’라는 명칭의 식민지를 한반도에 두었다는 주장은 억지다.이같은 허튼 주장을 ‘입증’하고자 일본 육군참모본부는 집안(集安)의 광개토왕릉비문까지 변조했다.일본의 역사 변조와 날조는 지난해 11월 저명한(!) 고고학자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가구석기 유적을 날조했다가 들통난 사건에서도 드러났다. 최근 물의를 일으킨 역사 교과서 왜곡은 바로 이같은 ‘전통’에서 비롯된다.더욱 놀라운 일은 산케이(産經)신문 등극우 언론·지식인들이 보인 반응이다.이들은 침략주의를 옹호하면서 양심 인사들이 외압을 끌어들여 자국을 비하한다고비난한다.한국과 중국에는 내정 간섭이라 억지를 부린다.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은 일제로부터 침략을 받아온 이웃나라에는 더 이상 남의 나라 내정문제가 아니다.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병탄을 당해온 우리에게는 불행했던 과거사의 일부이며 따라서 정직한 역사 기술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세계 학계에서 손꼽히는 일본 전문가인 호주 국립대의 매코맥 교수는 일본의 팽창주의와 역사 왜곡을 “제2차 세계대전후 전범 처리가 불충분했고 정체성이 흔들리기 때문”이라분석했다.일본이 전범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극우 세력이준동하고 정체성이 흔들림으로써 역사를 왜곡한다는 주장이다. 우리가 친일파를 척결하지 못해 수구 세력이 득세한 것처럼일본은 전범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극우 세력이 헤게모니를 장악하게 되었다.불행하게도 두 나라 수구 세력은 이념적으로 ‘동조동근(同祖同根)’의 유사성을 보인다. 한반도분단의 일본책임론을 편 와다하루키(도쿄대 명예교수)는 일본 극우 세력의 역사 교과서 왜곡을 비판하면서 일본 정부가북한에 배상을 미룬 것은 “북한이 스스로 무너지면 사죄와배상의 부담이 없어질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일본은 여전히 과거사에 대한 속죄 의식과 이웃의 어려움을외면하는 반이성적 국가임을 지적한 것이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최근 한 사설에서 “정치가 혼미하고경제도 침체한 일종의 자신감 상실의 폐색 상황에서 과거를미화하는 역사관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분위기이지만 괴로울때야말로 더듬어 온 길을 빈 마음으로 돌아봐야 할 때”라고자성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의 모든 지식인들이 이 ‘자성’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김삼웅 주필 kimsu@
  • [씨줄날줄] ‘他虐史觀’

    2002년 일본 중학교용 역사·공민 교과서 검정문제가 국제여론의 도마에 올랐다.일본내 극우단체가 일제의 갖은 악행을 정당화하는 교과서로 검정 신청을 하면서부터다.‘새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란 단체가 만든 교과서는 근린국가 침략과 식민지배 등을 합리화하고 있다.이른바 ‘자학사관(自虐史觀)’을 극복한다면서 국수주의적 역사관을 거리낌 없이 드러낸 셈이다.도대체 “‘대동아 전쟁’은 침략이 아니라 동아시아 안정을 위한 정책”이라니 말문이 막힌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한국·중국 등 인접국의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도 일본정부엔 쇠귀에 경읽기라는 점이다.마이니치신문은 1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우익진영이 신청한 교과서 수정판을 이달말 검정에 합격시킬 방침이라고 보도했다.급기야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이같은 왜곡조짐에 우려를표명했고,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문명사적 관점에서 세계화는 세계가 동질화로 간다는 것만을 뜻하진 않는다.그 과정에서 국수주의가 곳곳에서 발호하는 경향도 있다는 게 석학들의 지적이다.세계화로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여러모로 선진화된 독일에서조차 네오(新)나치즘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게 현실이다.하지만 같은 패전국이면서 독일과 일본의 과거사 인식은 천양지차다.독일은 일본과 달리 교과서 왜곡 따위의 국수주의 득세를 막는 사회적 메커니즘,즉 여론주도층의 양식과 반(反)나치법 등 제어장치가 있다. 물론 일본내에도 양심은 살아 있다.엊그제 도쿄대 교수 16명이 교과서 왜곡에 항의하는 성명을 낸 사실이 그 징표다. 하지만 그런 외침은 ‘새역사를 만드는 교과서 모임’과 같은 ‘카인의 후예’들의 큰 목소리를 잠재우기에는 미미하다.일본 지도층은 “교과서에 거짓말을 쓰는 나라는 망한다”는,자국 역사소설가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의 ‘경고’를되새겨야 한다. 일본 스스로 역사인식을 글로벌 기준에 맞추지 못한다면 주변국들이 이를 깨우쳐 줄 필요가 있다.이웃을 괴롭히고도 반성하지 않는 ‘타학사관(他虐史觀)’을 바로잡기 위해서 힘을 합쳐야 한다는 뜻이다.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의욕이나 문화 개방공세에 대해 인접국들이 공동대응하는것도 한 방법일 듯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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