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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지경 돼지고기값] 23만원짜리 돼지, 가공업체 거쳐 할인점 오면 55만원으로 폭등

    [요지경 돼지고기값] 23만원짜리 돼지, 가공업체 거쳐 할인점 오면 55만원으로 폭등

    돼지고기의 유통 경로 및 참여 주체는 다양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주요 유통 경로는 농가→육가공업체·산지 유통인·생산자단체→도축장→할인점·도매상·정육점→소비자·식당 등의 4단계다. 돼지고기 산지 출하가격은 폭락했는데도 소비자가격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유통 경로를 추적해 봤다. 경북 고령군에서 돼지 2만 2000여 마리를 사육하는 국민축산 이상용(53) 대표는 지난 14일 육가공업체인 ㈜민속LPC에 돼지 85마리를 출하했다. 115㎏ 기준 마리당 가격은 23만 5000원이었다. 이날 전국축산물도매시장 탕박(털을 제거한 고기) 기준 ㎏당 평균 경매가 2943원에다 출하한 돼지 마리당 도축해 나온 지육량 80㎏을 곱해 정해졌다. 하지만 생산비 30만 2000원의 77.8%에 그쳤다. 마리당 6만 7000원의 손해가 났다. 85마리를 출하했으니 총 569만 5000원의 적자가 발생한 셈이다. 여기에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출하한 돼지를 60~70㎞ 떨어진 군위군의 민속LPC 도축장까지 운송해 줬다. 계약 조건 때문이다. 이 대표는 “돼지를 출하 규격돈 110㎏ 정도까지 키워 3~4개 육가공업체를 통해 출하하고 있다”면서 “요즘은 팔면 팔수록 이익은커녕 적자 폭이 되레 커지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민속LPC는 다음 날 도축과 함께 부위별 육가공, 냉장육 진공 포장 등의 작업을 한 뒤 구미시 A대형할인점과 대구 B정육점에 마리당 31만 5000원에 각각 판매했다. 산지 가격보다 34%(8만원) 인상된 것으로, 도축료 2만원과 육가공비 및 이윤을 포함한 유통비 각각 3만원이 추가됐다. 판매한 돼지고기의 부위별로는 뼈, 머리, 발이 27㎏으로 가장 많다. 뒷다리 17㎏, 앞다리 및 삼겹살 각각 10㎏, 등심 7㎏, 목심 5㎏, 갈비 3㎏, 안심 1㎏ 등이다. 구미 A할인점은 지난 주말 돼지고기 1마리분을 55만원에 판매했다. 부위별 ㎏당 단가는 뒷다리 7800원, 앞다리 9900원, 삼겹살 1만 4800원, 등심 1만 2800원, 목심 1만 1800원, 갈비 및 안심 각각 1만 2800원이다. 뼈, 발, 머리는 유통에서 제외됐다. 판매 가격은 구입 가격보다 75%(23만 5000원) 인상됐고 산지 가격보다는 무려 134%(31만 5000원)나 급등했다. 할인점 관계자는 “전체 매출액의 70% 정도가 물류비와 인건비 등의 제경비이고 영업이익은 3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대구 B정육점은 고깃집 등에 마리당 44만 6000원에 공급해 42%(13만 1000원)의 시세 차익을 냈다. 이 정육점의 ㎏당 단가는 뒷다리 3500원, 삼겹살 1만 4800원, 목심 8300원, 갈비 9000원 등으로 할인점에 비해 저렴했다. 정육점 관계자는 “할인점과는 달리 부가세가 면제되고 인건비 등 물류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고기를 싼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면서 “뒷다리 등 비인기 부위는 재고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하는 대신 삼겹살과 목심 등의 선호 부위 가격을 높게 책정해 적정 이윤을 확보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구·구미 지역 고깃집들의 경우 돼지고기 구입처가 제각각이었다. 소규모 고깃집은 주로 할인점에서 구매했고 중·대규모는 정육점에서 공급받았다. 일부는 중간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구매했다. 양돈농가로부터 돼지를 직접 구입한 뒤 도축장에다 도축비 및 육가공비 5만원 정도를 주고 도축·가공해 고기를 가져오는 방식이다. 하지만 고깃집들은 마치 가격 협정이라도 한 듯 150g 1인분 기준 삼겹살과 목심을 각각 8000원과 7000원에 팔고 있었다. 이를 ㎏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삼겹살 5만 3000원, 목심 4만 7000원이다. 할인점과 정육점에 비해 각각 3배, 4~6배 정도 비싼 가격이다. 소비자들에게 삼겹살은 고깃집에서 ‘금겹살’이 된다. 고깃집들은 할인점과 정육점에서 구입한 삼겹살 1㎏을 팔아 3만 8200원, 목심은 3만 5200~3만 8700원을 남긴다. 돼지 한 마리 분량의 삼겹살 10㎏을 팔면 산지에서 돼지 3마리 정도를 살 수 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세계 최대 식품업체 네슬레도 ‘말고기 파스타’

    영국에서 시작해 유럽 전역으로 번지는 ‘말고기 파동’의 불똥이 세계 최대 식품업체인 네슬레에 옮겨 붙었다. 네슬레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판매한 냉동 소고기 파스타에서 말고기 유전자(DNA)가 발견돼 제품을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의 제품은 냉동 소고기 라비올리와 토르텔리니(파스타의 일종), 프랑스에 유통된 냉동 라자냐 등이다. 네슬레 대변인은 “조사 결과 발견된 말고기 DNA는 1% 밖에 안 되는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원재료를 공급한 독일 업체와 문제점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네슬레는 한 주 전까지만 해도 “자사 제품은 말고기 파동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최근 영국과 독일이 소고기 가공육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자 한발 앞서 조치를 취했다고 BBC가 전했다. 지난달 말 아일랜드에서 도축된 말고기가 영국 테스코 슈퍼마켓의 햄버거 제품에 섞여들어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된 말고기 파동은 네덜란드와 프랑스 등 유럽 전역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지난 13일 유럽에 유통되는 모든 소고기 가공식품에 대해 DNA 검사를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유럽에서 고급요리 재료인 말고기는 비교적 고가에 거래된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한 말 주인들이 시장에 말을 한꺼번에 내다 팔면서 도축량이 급격히 늘었다. 급기야 말고기 값이 소고기값의 절반까지 폭락하면서 소고기로 둔갑해 유통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일부 말고기에는 식용동물에 사용이 금지된 페닐부타존(진통제)이 검출돼 유럽 보건 당국이 조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텔리전스가 지난 14일 영국 성인 2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20%는 말고기 파동 이후 육류 구매를 줄였으며, 65%는 해당 식품 상표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졌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도축장에서 소비자까지…‘뱀가죽 백’ 원가 및 과정 충격

    질기고 광택이 있는 뱀 가죽은 여성들의 가방 뿐 아니라 벨트, 신발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에 단골로 쓰이는 소재다. 이러한 뱀 가죽 아이템은 아름다운 디자인과 희소가치 등으로 고가에 팔리는데, 최근 한 해외언론이 수공예로 유명한 인도네시아산 뱀가죽 가방의 제조 비용 및 가공과정을 공개해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소개한 곳은 인도네시아 자바지역의 뱀 도살장 및 뱀가죽 제조 공장으로, 수많은 인도네시아산 뱀가죽 제품들이 이곳에서 탄생해 세계 각지의 백화점 등 매장으로 향한다. 도축장의 주인인 와키라는 10명의 인부들과 함께 일하는데, 그가 가방과 신발, 지갑, 벨트 등을 만들 수 있는 뱀가죽을 팔아 벌어들이는 수익은 한 달에 약 16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180만원에 달한다. 이곳에서 수 백 마리에게서 벗겨낸 가죽으로 가방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15~31달러(1만6000~3만4000원)선. 세부적인 가격은 크기에 따라 달라지지만, 영국이나 프랑스 등 서양의 소비자들의 최종적으로 이를 구매하는 가격은 4000달러(약 434만 5000원)에 달한다. 이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뱀 가죽을 만드는 과정은 지독하게 잔인하다. 마체테라 불리는 날이 넓고 무거운 칼로 뱀 머리를 쳐서 기절한 뒤 입을 통해 긴 파이프를 넣는다. 이후 이 파이프에 물을 채워 풍선처럼 부풀게 만든 뒤 물이 새어나가지 못하게 몸의 일부를 단단히 묶는다. 이후 머리는 꼬챙이 등으로 꿰어놓고 물에 닿아 부드러워진 가죽을 벗겨내기 시작한다. 뱀은 이때까지도 숨이 붙어있는데, 가죽이 다 벗겨지고 나면 극심한 고통으로 인한 쇼크 또는 탈수증으로 죽는다. 벗겨낸 뱀 가죽은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둥글게 말아 뜨거운 철판에 놓고 잘 말린다. 이후 제품의 특성에 따라 염색작업을 거치기도 하며 세밀한 가공을 위해 무두질 공장으로 보내진다. 한편 지난해 말 개발도상국 중소기업 지원단체인 국제무역센터(ITC)와 야생동물 거래 감시단체 트래픽(TRAFFIC)은 연간 10억달러 상당의 비단뱀 가죽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지에서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면서 “비단뱀 가죽 거래의 96%를 유럽 패션업계가 차지하고 있다. 비단뱀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규용 “농식품부 ‘식품’字 지켰다”

    서규용 “농식품부 ‘식품’字 지켰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박근혜 정부에서도 ‘식품’자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은 1일 충남 공주시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야 의원들과 부의 명칭을 농림축산식품부로 하기로 합의했다. 100%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처 줄임말도 농식품부로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정부조직개편안을 통해 농림수산식품부의 수산 관련 조직을 신설해 해양수산부로 떼주고, 식품안전 업무는 신설 식품의약품안전처로 넘기며 남은 조직의 이름은 농림축산부로 바꾼다고 밝혔다. 이에 농민 단체들은 “식품진흥·안전 업무가 농정 부처에 남아야 한다”고 반발했다. 서 장관은 또 “생산부터 도매나 도축장까지의 식품안전업무도 농식품부가 계속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농업이 축산업의 상위개념이기 때문에 농림축산식품부가 적절한 명칭이 아니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여러 축산단체들이 관련돼 있고, 당선인도 공약했기 때문에 그냥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검사는 강화하기로 했다. 서 장관은 “현재 일주일에 한 번 하는 검사를 두세 번으로 늘리겠다”면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된 굴 작업장에 대해서는 2주일 동안 출하를 금지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인류에게 희망 찾아준 인물 10명…‘울지마 톤즈’의 이태석 신부·나무 심어 환경 지킨 왕가리 마타이 등

    ‘사냥꾼들은 총을 쏘지 않습니다. 가죽에 구멍이 나면 그만큼 값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것은 하카픽이라는 몽둥이입니다. 하카픽을 든 사냥꾼 하나가 바다표범 앞에 섭니다. 바다표범의 품에는 새끼가 안겨 있습니다. 태어난 지 3개월 정도밖에 안 된 귀여운 새끼입니다.’(71쪽) 어미를 내려친 사냥꾼의 진짜 목표는 새끼 바다표범. 정수리에 구멍이 난 새끼는 껍질을 까놓은 달걀처럼 흐물흐물 몸이 무너지고 앞발과 꼬리가 파르르 떨린다. 사냥꾼은 그런 새끼를 내버려 두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마리라도 더 바다표범을 잡으려면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사냥꾼은 정신을 잃은 새끼를 배로 끌고 가 날 선 칼로 가죽을 벗기고 핏빛 맨살이 고스란히 드러난 상태로 바다에 던져 버린다. 목숨이 붙어 있던 새끼는 거기서도 몸을 파르르 떤다. 사냥꾼들을 향해 “새끼 표범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완전히 죽여 달라”고 울부짖는 사람은 바다 생명을 지키는 환경 운동가 폴 왓슨.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에서 활동하던 그는 두 마리의 온순한 고래가 사람들에게 무참하게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본 뒤 1976년 ‘바다의 수호자’라는 단체를 조직한다. “더 이상 동물을 잔인하게 죽이지 말라”고 외친 왓슨 덕분에 매년 일본에서 포획되는 고래의 수가 이전보다 3분의2가량 줄었고, 캐나다 세인트로렌스만의 바다표범 7만 6000마리도 생명을 구했다. 초등학생을 위한 ‘착한 생각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글담어린이 펴냄)은 왓슨과 같이 착한 생각으로 인류의 행동을 변화시킨 10명의 인물을 다룬다. 작은 관심이 사람들에게 희망을 되찾아 준다는 사실을 알려준 남수단 톤즈의 이태석 신부, 아동 권리를 위해 세이브 더 칠드런을 조직한 에글런타인 젭, 예멘의 조혼 풍습을 폐지한 누주드 알리, 공정 무역을 실천하기 위해 에코 상표를 만든 트리스탄 르콩트, 아프리카 주민을 위해 1달러짜리 항아리 냉장고를 고안한 모하메드 바 아바, 나무를 심어 환경을 지킨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 등이다. 자폐라는 장애를 동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장점으로 승화시킨 동물학자 템플 그랜딘의 삶도 남다르다. 그랜딘은 잘 울지 않는 습성을 지닌 소가 축사에서 우는 것은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이란 사실을 밝혀낸다. 그는 가축을 제품이 아닌 소중한 생명으로 다뤄줄 것을 요구한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도축장 중 절반 이상은 그가 설계한 방식대로 지어졌고 죽는 순간까지 생명의 존귀함을 지키도록 돕고 있다. 소에게 살을 발라낸 뒤 나오는 소뼈를 먹이고, 돼지에게 돼지를, 닭에게 닭을 먹였던 끔찍한 결과가 인류에게 재앙으로 되돌아온 오늘날, 그랜딘의 노력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있다. 책을 쓴 홍건국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세상을 이롭게 하는 착한 생각이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결국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상상미술관’ ‘똥오줌’ 등의 어린이책 그림을 그려온 김진희 화가는 수채화풍 삽화로 이야기에 온기를 돋웠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커버스토리-5일장의 추억 그리고 부활] 몰려드는 SSM·대형마트에 망하고 ‘현대화 사업’ 새옷 단장하니 흥하고

    [커버스토리-5일장의 추억 그리고 부활] 몰려드는 SSM·대형마트에 망하고 ‘현대화 사업’ 새옷 단장하니 흥하고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서려 있는 5일장이 세월의 흐름 속에 ‘추억의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와 교통수단의 발달 등으로 전통시장의 설 자리가 좁아진 탓이다. 고을마다 5일장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은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그러나 화려하게 부활하는 5일장도 더러 있다. 대구 달성군 현풍 5일장은 100년 가까운 전통을 갖고 있으나 점차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한때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20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고, 노점 상인도 300여명에 달했다. 현풍이나 유가 등 인근 지역은 물론 경북 고령이나 경남 창녕 등에서도 시골 버스를 타고 현풍 5일장을 찾았다. 이들은 식자재는 물론이고 목공예품, 화훼류 등 다채로운 물건을 한눈에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여기에 선지 국밥과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는 하루가 된다. ●대구 현풍장 50억 투입 ‘도깨비시장’으로 변신중 하지만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진출과 쇼핑 문화의 변화로 활기를 잃었다. 특히 10여년 전 인근 우시장마저 문을 닫자 현풍장을 찾는 발길이 급격히 줄었다. 이에 따라 달성군은 장날이 아니더라도 주말에 언제든지 문을 여는 ‘도깨비시장’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풍 5일장에는 모두 50억원이 투입돼 현대화 사업이 추진된다. 시설은 현대화되지만 풍성했던 5일장의 옛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이곳에서 30년 가까이 장사를 하고 있다는 한 상인(59)은 “교통 발달과 유통구조 개선으로 더 이상 5일장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달성군 관계자는 “5일장만으로도 한계가 있다. 5일장과 주말시장의 융합을 통해 테마 시장으로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강화 5일장도 쇠락의 길로 들어서기는 마찬가지다. 이곳은 인삼, 사자발쑥, 순무 등 지역 특산품을 취급하는 수도권 서북부의 대표적인 장이었다. 지금도 2일, 7일 상설시장인 강화읍 풍물시장 옆 공터(2300여㎡)에서 장이 열리기는 하나 옛날 화려했던 명성에 비하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장날이면 할머니 100여명이 나물과 채소류, 생선, 옷을 비롯한 생필품 등을 가지고 나와 팔고 있는 정도다. 이렇게 된 데에는 풍물시장에서 웬만한 지역 특산품을 모두 취급하고 있는 데다 강화 대표 상품인 인삼마저 전문판매장이 두 곳이나 있어 재래식 장이 설 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강화군 관계자는 “과거 개념의 장이라기보다는 강화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특산품을 소규모로 팔고 볼거리를 제공하는 공간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전북 완주군은 예전에는 삼례, 봉동, 고산, 운주 등 4개 시장이 섰으나 요즘은 완전히 사양길을 걷고 있다. 예전에 지어진 시장 건물이 너무 낡고 환경이 불결하며 교통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특히 재래시장 인근에 대형 마트가 들어서면서부터 재래시장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또 도로가 넓어지고 교통이 발달하면서 주민들이 인접 대도시인 전주시로 장을 보러 가는 경우가 많아 재래시장의 쇠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삼례시장의 경우 1964년에 지어져 시설이 낡았으나 아직도 국비 지원이 안 돼 현대화 사업을 못 하고 있다. 시장 인근에 대형 마트만 3개나 있어 닭을 잡아 주는 업소 8곳만 근근이 명맥을 잇고 있다. ●전남 장흥장 ‘토요시장’으로… 1만5000여명 북적 이들 시장과 달리 전남 장흥의 전통시장은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자치단체가 일찍이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고 현대인의 기호에 맞도록 시장의 내용물을 채운 까닭이다. 2·7장인 장흥장은 장날과 토요일이면 인구 1만 5000여명의 읍내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할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인다. 비수기인 요즘도 1000~2000명이 몰려 지역 농수축산물을 사고 판다. 여름철이면 하루 1만명을 웃도는 외지인들이 찾는다. ‘정남진장흥 토요시장’ 상인회장 신대희(56)씨는 “몇 년 전만 해도 시장 골목길의 허름한 집터가 3.3㎡당 20여만원에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지금은 1000만원을 호가한다.”며 “쇠락을 거듭하던 시골읍이 5일장의 활성화와 함께 되살아 났다.”고 말했다. 전통 시장의 부활은 2005년 7월 장흥군이 1만여㎡ 규모의 장터를 새롭게 꾸리면서 비롯됐다. 이름도 ‘장흥 5일시장’에서 ‘정남진장흥 토요시장’으로 바꿨다. 군은 당시 중소기업청 지원금 등 70여억원을 들여 한우판매장과 특산물판매 코너, 주차장 등을 마련했다. 주민들은 “장사가 되겠느냐.”며 입주를 꺼리던 터라 축협 등 공공기관이 먼저 매장을 열었다. 이어 ‘고향 할머니 장터’를 개설해 지역의 노인들이 직접 가꾼 버섯, 푸성귀, 해조류 등을 팔도록 난장을 벌였다. 좌판엔 고사리, 버섯, 도라지, 취나물, 두릅, 헛개나무(약용) 등이 깔렸다. 매생이, 키조개, 무산김, 톳 등 청정 해역인 득량만의 특산물도 장터를 채웠다. 이처럼 ‘웰빙 코드’에 맞는 먹거리를 내세운 것이 주효했다. ●‘장흥 3합’ 탄생·한우직판장 증설… 年매출 1000억 초창기엔 5일장이 열리지 않는 토요일마다 150여명의 노인이 2교대로 좌판을 열도록 교통비를 지원했다. 손님이 많아진 지금은 노인들 스스로가 지원금 없이도 5일장날과 토·일요일까지 좌판을 운영한다. 또 장터 한켠에는 다문화 전통음식 거리를 조성했다. 관내 220여 가구의 다문화 가정 주부들이 각 나라의 전통 음식을 조리해 내놓는다. 시골 시장의 흥을 돋우기 위해 노래자랑, 품바, 민속공연 등 각종 이벤트도 곁들였다. 이런 소문이 퍼지면서 도시인 중심의 외지 관광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시장을 중심으로 ‘장흥 3합’이란 새로운 음식이 탄생했다. 전라도의 전통적 ‘3합’은 홍어·돼지고기·김치로 이뤄졌지만 ‘장흥 3합’은 한우·키조개·표고버섯으로 통한다. 싱싱한 갯것과 산지 한우 등심, 표고버섯을 구워 싸먹는 ‘삼합 스토리’가 입소문을 타면서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달려오는 관광객이 줄을 잇고 있다. 시장 주변에 한두 개에 불과했던 한우직판장이 18개로 늘었다. 상설 수산물시장을 제외하고, 성업 중인 식당만도 40여개에 이를 정도다. 이용객들은 직판장에서 당일 도축한 소고기를 구입한 뒤 인근 식당에 맡겨 수산물과 함께 ‘장흥 3합’을 즐긴다. 장흥군에 따르면 이 시장의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에 이른다. 한우가 연간 5000여마리(500억원), 키조개·표고·매생이 등 농수산물이 500억원어치 정도 팔린다. 한우 사육 농가가 덩달아 증가하고 친환경 농산물의 재배 면적도 크게 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의 줄을 잇는 견학이 말해 주듯이 숙박업 등 지역의 관광과 농수산업에 미치는 효과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면서 “앞으로 특산품에 대해서는 생산자 실명제를 도입해 어렵사리 구축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붙들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장흥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횡성 데려와 키우면 횡성한우”

    다른 지역에서 출생한 한우를 횡성으로 옮겨와 일정 기간 사육했다면 ‘횡성한우’ 브랜드를 사용해도 문제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다만, 이번 판결은 농림수산식품부의 원산지 판정 기준이 마련되기 전 발생한 건에 한정된 것으로 지난해 5월부터는 도축일을 기준으로 12개월 이상 사육해야만 특정 시·군·구명을 표시할 수 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2일 농산물품질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동횡성농협 김모(53) 조합장과 김모(41) 조합과장, 장모(36) 조합팀장 등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춘천지법 본원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관계 법령에 아무런 규정이 없다면 특정 지역에서 단기간이라도 사육된 소에 해당 시·군·구명을 원산지로 표시해 판매하더라도 규정 위반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국내 생필품값 줄인상 우려

    국내 생필품값 줄인상 우려

    국제 곡물가격 급등으로 인해 다음 달부터 국내 물가 상승 압박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관련업계와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달부터 밀가루를 시작으로 연쇄적인 애그플레이션(곡물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밀가루, 옥수수, 대두 등 국제 곡물가격이 잇따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이 여파가 국내에 곡물이 수입, 유통되는 3~5개월 뒤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7월 자료에서 “올해 말부터 애그플레이션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예상되는 가격 상승률로는 내년 1분기까지 밀가루 30.8%, 전분 16.3%, 유지류 11.2%, 사료 10.2%를 제시했다. 밀가루는 가격 압박이 가장 크다. 지난 12일 시카고 상품거래소 기준 원맥은 부셸당(27.2㎏) 880센트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지난달 국제시세는 연초인 1월 평균 시세보다 40%가량 올랐다. 여기에 러시아의 곡물 수출 제한 우려가 또 나오면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1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 호주에 이어 밀의 3위 수출국인 러시아가 올해 이상 고온과 가뭄으로 인해 곡물생산이 지난해보다 24%가량 줄고 이 가운데 3분의2를 차지하는 밀이 30% 이상 크게 줄면서 수출을 제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2007~2008년 수출 관세를 10%에서 40%로 올려 수출을 제한한 적이 있고 최악의 가뭄이 닥친 2010년에도 그해 8월부터 10개월간 밀을 포함한 모든 곡물을 수출 금지한 바 있다. 러시아가 곡물 수출을 제한할 경우 2007년 때처럼 중국, 인도, 베트남 등 다른 국가들도 덩달아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어 곡물 가격은 더욱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제분업계 측은 “밀가루는 상품 가격에서 원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70~80%여서 원맥값이 오르면 다음 달에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옥수수, 대두 등 사료값 상승에 따른 우유값도 불안하다. 지난해 11월 서울우유 등 대부분 유업체들은 원유값 상승분을 반영해 우유값을 일제히 10%가량 올렸다. 사료값이 오르면 축산농가에서 소를 도축하기 때문에 우유 공급량이 줄어 원유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때문에 통상 3년에 한번 정도 조정되는 원유값은 내년에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우유가 들어가는 커피, 빵, 아이스크림, 유제품 등 2차 제품까지 합치면 우유값 상승의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2월 대선을 앞두고 물가안정이 최대 과제로 떠오른 만큼 곧바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밀가루값의 경우 내년 상반기 10%대 인상, 원유값은 동결 또는 미미하게 상승될 것으로 보인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정부 허둥대지 말고 불산 2차피해 막아야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에서 발생한 불산(불화수소산) 누출사고는 한마디로 국가적 재앙이다. 화학제품 공장이라면 언제든지 유독가스 누출사고에 노출돼 있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더구나 화학물질 제조업체가 30곳 넘게 입주해 있는 구미산단의 경우 1991년 페놀 유출사고를 비롯해 독성 화학물질 유출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한 곳이다. 24시간 불침번을 서며 비상경계를 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 당국의 대응이 너무 안이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휴브글로벌 작업현장에서는 직원들이 독극물인 불산을 다루면서 어느 누구도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았을뿐더러 가스가 수시로 새어나오는 위험한 상황임에도 관리 감독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소한의 안전수칙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셈이다. 정부가 사고 발생 일주일 만에 정부 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피해주민을 대상으로 역학조사에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모든 대책의 초점은 불산 누출로 인한 2차 피해를 막는 데 모아져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 안전이 우선이다. 불산은 호흡기 점막을 해치고 뼈와 심장에도 영향을 끼치며 신경계를 교란하는 맹독성 물질이다. 또한 시간이 지나도 자연적으로 없어지지 않아 반드시 석회 등을 뿌려 중화시켜야 한다고 한다. 대구환경청이 구미 한천과 낙동강 등 5곳의 수질을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불산 누출사고의 영향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사후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피해 주민에게 철저하게 숙지시켜야 할 것이다. 불산 누출로 농작물이 말라 유통이 불가능하고 가축이 콧물을 흘리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농산물에 대한 잔류 독성물질 검사와 함께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벼의 경우 문제가 있으며 전량 폐기하고 피해지역에서 생산된 소는 도축을 하지 않는 등 유통 자체를 금지하겠다고 하지만 그 정도로는 국민의 불안을 잠재울 수 없다. 구미 지역 농축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피심리를 해소할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차제에 전국의 유독물질 취급업소의 안전관리 실태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20) 인천 배다리와 우각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20) 인천 배다리와 우각로

    인천 배다리와 쇠뿔고개길(우각로)은 개항기와 일제강점기 근대사 전면에서 밀려나 주변부를 형성했던 조선 사람들의 공간이었다. 일제 침략이 진행되면서 인천 개항장에 일본인들이 밀려들어와 번화한 상업 중심지와 주택가를 차지했다. 조선 사람들은 외곽으로 떠밀려났다. 배다리는 일본인과 조선 사람들의 영역을 나누는 경계가 됐다. 개항장에서 배다리 사거리까지는 은행과 관공서, 호텔과 상점가, 병원과 일본인 주택가들로 메워졌다. 배다리를 넘어서 조선인들의 집거지와 공간이 형성됐다. 1899년 개통된 경인선은 번화한 개항장과 주변부인 배다리 마을, 쇠뿔고개길을 갈라놓았다. 당시 언론들은 배다리 안과 밖을 서울의 강남과 강북을 나누듯 확연하게 구분했다. 예전에는 배다리 사거리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다고 하나 찾아볼 길 없다. 배를 맞대어 임시 다리로 만들어놓은 곳이란 뜻으로 배다리라 불렸다. 경인선 도원역과 동인천역 사이의 배다리 사거리 일대는 해방직후 한동안 노천 장터로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경인선은 사거리 위에 세워진 철교를 지나 인천 방향으로 향한다. 사거리 헌책방 거리 옆으로는 성냥공장, 간장공장 등 조선인 노동자들의 애환이 스며있는 노동현장과 도축장, 도쿄대학 전염병시험소 등이 있었다. 헌책방 거리 서쪽편으로는 2차선 도로가 경인철도와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나 있는데 이 길이 쇠뿔고개길로 불리는 우각로다. 우각로는 개항장에서 소와 말을 타거나 걸어서 서울로 가던 경인가로였다. 개항과 함께 북적였고, 개항의 변천과 함께 굴곡을 겪는다. 1920년대 중반 경인철도를 따라 신작로가 생기기 전까지 이 길은 개항장에서 서울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였다. 개항장과 신흥동 등 신흥 개발지역 신작로들은 곧게 뻗어있지만, 이곳은 자연발생적인 길 그대로의 구불구불함도 함께 지녔다. 쇠뿔고개길을 따라 조선인 집거지역으로 형성된 이 일대는 우각동으로 불리다 일제 강점기때 일본식 이름인 창영정(昌榮町)으로 바뀌었다. 해방후 창영동으로 불리다 지금은 행정안전부의 새 주소 사업으로 우각로란 이름을 되찾았다. 고갯길을 향해 길을 재촉하다 골목길에서 쏟아져나오는 어린이들을 만났다. 1907년 인천 최초로 문을 연 인천공립보통학교 후신 창영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들이었다. 우각로 15번길 16. 1922년 지어진 빨간 벽돌 본관은 반아치형 현관과 1층 창문, 2층 수평아치의 초기 근대건물로 시 유형문화재 16호다. 배다리 안쪽 인천공립심상고등소학교(현 신흥초등학교)가 일본인 학교였는데 비해, 이곳은 조선인들의 배움의 요람이었다. 인천에서 3·1 만세운동이 제일 먼저 일어난 곳임을 일깨워주는 비석과 건학 100주년 기념비가 본관 앞에 서 있다. 미술사학자 고유섭, 경제학자 신태환 전 서울대총장, 조진만 전 대법원장, 수류탄을 몸을 던져 막아 중대원들의 생명을 구하고 산화한 강재구 소령 등이 이 학교 출신이다. 개항시대 연륜을 보여주는 이정표적인 건물들이 쇠뿔고개길을 따라 이어졌다. 창영학교에서 담 하나 건너자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초등학교인 영화초등학교와 영화관광경영고가 나왔다. 우각로 39번지. 미국 감리회 선교사 G.H 존스가 1893년 세웠다. 1910년에 세워진 3층 건물은 시 유형문화재지만 지금도 쓰이고 있었다. 운동장에선 초가을 투명한 햇살아래 고사리 손의 초등학생들이 금발의 외국인 교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릴레이를 하며 즐거운 함성과 웃음을 쏟아냈다. 한국 여성교육의 선구자 김활란, 서은숙 전 이화학당 이사장, 영화배우 황정순 등이 이곳 출신이다. 학교 옆으로 1938년에 자리를 잡은 창영감리교회가 나란히 서 있었다. 우각로 43번지. 에즈베리 동산으로 불리는 교회 뒤쪽 언덕에는 감리교 여선교사 기숙사가 감춰져 있다. 지금은 주말 청소년 교육장으로 쓰이는 북유럽 르네상스식 건물. 파란색 지붕에 빨간 벽돌, 흰색 창문과 현관문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자태를 뽐냈다. 언덕 위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는 감리교 남자 기숙사 건물터엔 인천세무서가 들어서 있었다. 세무서를 지나면 쇠뿔고개길은 가파라지고, 쇠락해진 모습도 확연했다. 빈 가게들, 조그마한 미장원과 분식집, 우유 대리점, 점집, 문닫은 목욕탕, 열쇠로 잠겨진 대문, 길가 평상 위에서 느긋한 오후를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 1990년대 중반부터 인접한 개항장 지역에 있던 시청 등 주요시설들이 남동구의 신도심으로 빠져나가면서 우각로의 조락도 더 역력해졌다. 세무서에서 쇠뿔고개길을 10여분 오르다 보면 언뜻 체육관처럼 보이는 퇴락한 대형 건물이 길을 가로막는다. 고종황제의 어의로 광혜원을 세운 미국인 선교사 호러스 알렌의 별장터다. 1950~60년대 한 기독교 종파가 예루살렘교회란 이름으로 운영하다 떠나, 지금은 지역주민들과 구청 측이 우각로 문화마을 만들기의 거점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금도 전도관으로 불리는데 남쪽으로 인천항이 보이고, 날씨 좋은 날에는 동쪽으로 관악산도 눈에 들어올 정도로 전망이 빼어나다. 알렌 별장터에서 내리막길로 10분가량 가다보면 서울로 이어지는 신작로인 새천년로가 우각로 진행을 동서로 갈라놓았다. 배다리 헌책방 거리가 끝난 지점에서 시작해 2㎞ 남짓 이어진 뒤 우각로란 지명은 숭의동 진로아파트 직전에 막을 내리지만 개항기 우각로는 조선인들에게 한양길로 이어지는 길이란 의미로 마음속에 새겨져 왔다. 글 사진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도움말 배성수 인천시립박물관 전시교육과장 ●21회는 전남 목표시 영산로를 소개합니다
  • 대도시 6곳 학교주변 유해업소 더 늘어나

    대도시 6곳 학교주변 유해업소 더 늘어나

    학교를 중심으로 반경 200m 이내에는 룸살롱이나 단란주점, 모텔은 물론이고 노래연습장, 당구장도 세울 수 없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 학습환경 보호를 위해 ‘학교환경 위생정화구역’으로 자동 지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4만개가 넘는 학습환경 유해업소들이 학교 근처에서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런 업소 10개 중 4개가 수도권에 있다. 서울·부산·대구 등 일부 대도시에서는 지난해보다 올해 이런 곳이 더 늘었다. 21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민병주(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전국의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안에 설치된 유해업소는 모두 4만 1545개다. 유흥단란주점이 1만 2166개(29.3%)로 가장 많았고 노래연습장 9814개(23.6%), 당구장 7070개(17%), 숙박업소 6932개(16.7%)로 뒤를 이었다. 현행 학교보건법은 학교의 보건과 위생, 학습환경 보호를 위해 학교 경계선으로부터 반경 200m 안에는 술과 노래·춤이 허용되는 유흥업소, 호텔·여관·여인숙 등 숙박업소, 당구장, PC방, 노래연습장, 도축장, 화장장, 납골시설 등을 설치할 수 없다. 올해 학습환경 유해업소 수는 지난해(4만 2066개)보다 1.2%(521개) 줄었지만 서울·부산·제주·전남·대전·대구 등 6개 시도교육청 관할 지역에서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늘었다. 부산은 지난해 3851개에서 올해 4119개로 268개 늘었고 제주 60개, 전남 44개, 서울 25개, 대전 24개, 대구 17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주변에 설치된 유해업소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일대에 집중돼 있었다. 서울(8745개), 경기 두 지역의 유해업소가 전체의 37.9%를 차지했다. 부산, 경남(3168개), 경북(2251개)도 학교 인근 유해업소가 많았다. 학교 수는 경기(2166개교)가 서울(1303개교)보다 많은데도 유해업소 수는 서울이 더 많았다. 부산 남부교육청과 서울 남부교육청·서부교육청 관내에는 1000개가 넘는 유해업소가 위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추석 선물 40만t 척척… 평소 물량의 2배

    추석 선물 40만t 척척… 평소 물량의 2배

    추석을 4주 앞둔 4일 오전 9시 경기 여주의 이마트 물류센터에는 쉴 새 없이 밀려드는 추석용 상품들을 실어나르는 대형 트럭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곳은 이마트에 납품하는 2300여개 협력업체들의 명절 상품들을 전국 각 점포에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 한곳에 모아 분류 작업을 하는 곳이다. 입고를 기다리는 차량들과 이마트 각 점포로 배송을 기다리는 차량들이 각각 27개 입하 도크와 90개 출하 도크에 빼곡히 들어섰다. 추석 물량 배송을 시작한 첫날, 이마트 여주 물류센터는 하루 동안 40만t의 배송 물량을 소화했다. 평소 처리 물량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마트 측은 물류센터가 중소업체들의 직납 부담을 줄이고 납품시간 및 절차를 간소화해 연간 1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함에 따라 판매 상품의 가격을 낮춰 소비자들의 가격 만족도를 높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류센터에서 주로 가공 및 생활용품 등을 분류하는 드라이센터에는 불황인 현실을 반영하듯 곳곳에 스팸·식용유 세트, 샴푸·린스 세트 등 생활필수품 수만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오전에 처리해야 할 상품은 8만 6370개. 상품들은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자동 분류되고 있었으며, 양쪽 45개씩 모두 90개 출구에 대기 중인 트럭에 실려 나갔다. 도명기 이마트 여주물류센터장은 “추석에는 물량이 2배가량 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 사원을 추가로 채용하고 혹시 모를 물량 폭주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초저가 상품들이 단연 강세를 보였다. 이마트 상품본부장인 하광옥 부사장은 “이마트는 저렴하고 실속 있는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에 대비해 가공 및 생활용품의 경우 1만원대 이하의 초저가 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린 300만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센터에는 포도씨유와 카놀라유가 들어간 백설 프리미엄 6호(8800원), 메디안 미백케어치약(7900원), 아모레퍼시픽의 아모레 고운1호, LG생활건강의 엘지행복 A호 등 헤어케어, 욕실용품들이 3층 높이로 8만개가 입고돼 있었다. 농수축산물 등 신선품을 보관하는 웨트센터의 영하 25도 냉동 보관실에는 한우선물세트가 천장에 닿을 듯이 쌓여 있었다. 이마트 측은 한우세트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하고 물량을 10% 이상 확대했다. 한우 도축 수가 40만 마리 이상 늘고 미트센터를 통한 유통단계 비용이 최소화되면서 처음으로 10만원대 미만의 한우 갈비세트가 나왔다. 그러나 폭염과 태풍 피해를 입은 농수산물은 제때 입하되지 못해 물동량이 92%로 평균보다 5~7%가량 빠지기도 했다. 대체 산지가 있는 사과와 달리 태풍의 직격탄을 입은 배는 주요 산지 60%가 낙과 피해를 입어 전년 대비 가격이 20%가량 올랐다. 폭염으로 인한 수온 상승으로 갈치도 40% 비싸질 예정이다. 대지면적 20만㎡ 규모의 이마트 여주 물류센터는 시간당 4만 2000박스, 하루 최대 100만 박스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는 슬라이드 슈 방식의 드라이 전용 분류기 3대와 웨트 전용 분류기 1대를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유통 물류센터다. 여주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3층에서 개 집어던지는 여자, 이유는 정신질환?

    3층에서 개 집어던지는 여자, 이유는 정신질환?

    무엇이든지 창문으로 내어 던지는 여자가 등장, 이웃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칠레 산베르나르도의 한 아파트에 사는 여자가 물건은 물론 생명체까지 창밖으로 집어던지는 괴팍한 행동을 벌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아파트 3층에 살고 있는 문제의 여자가 지금까지 창밖으로 던진 물건은 옷, 모자, 매트리스 등 다양하다. 그러나 이웃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한 건 다름 아닌 개 투척이다. 여자는 최근 대낮에 창틀에 올려놓고 칼로 다리, 꼬리 등을 잘라 피가 뚝뚝 떨어지는 개를 창밖으로 던져버렸다. 아파트 주변에서 놀던 어린이들은 백정처럼 개를 잡는 모습, 조각난 개의 다리와 꼬리가 바닥에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여자는 꼬리와 다리를 자른 개의 몸통까지 창밖으로 던져 버렸다. 주민들에 따르면 무자비한 공개 도축(?)과 투척은 지금까지 최소한 2번 발생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행동을 일삼는 이 여자는 최근 동네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가 먹을 것을 주는 등 놀다 돌려보내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행여나 여자가 아이들을 잡아 창밖으로 던지는 게 아닌지 잔뜩 겁을 집어먹고 사건을 언론에 고발하는 한편 당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당국은 여자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 도움을 약속했다. 사진=푸블리메트로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美 ‘주저앉은 소’ 불법도축 의혹 조사착수

    미국의 한 도축장에서 광우병 감염 가능성이 있는 ‘주저앉은 소’(다우너 소)가 도축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미 농무부(USDA)가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농무부는 전날 캘리포니아주 핸퍼드에 있는 ‘센트럴 밸리 미트’사 도축장에서 다우너 소 도축과 유통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농무부는 “해당 도축장에서 비인도적 가축취급 규정 위반행위를 몇 건 확인해 가동을 일시 중단시켰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방정부는 2009년부터 다우너 소가 광우병 등 질병에 감염됐을 우려가 있다고 보고 도축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다만 이 도축장에서 도축된 소가 질병에 감염됐다는 증거가 아직 없어 농무부는 소고기 리콜 명령은 내리지 않은 상태다. 이 도축장은 전국 학교 점심 급식에 소고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유명 햄버거 체인점인 ‘인앤아웃’도 소고기 물량의 20~30%를 이 도축장에서 조달해 왔다. 이 같은 뉴스가 알려지자 인앤아웃 측은 이 도축장과 거래를 즉각 중단했다. 이번 의혹은 동물복지 단체 ‘컴패션 오버 킬링’이 해당 도축장을 찍은 영상을 지난 17일 농무부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지난달 2주일간에 걸쳐 몰래 촬영된 이 영상에는 직원이 걷기 힘들어하는 소를 전기봉으로 찔러 움직이게 하는 장면 등이 있었다. 2008년에도 동물복지 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가 웨스트랜드 홀마크 사의 다우너 소 도축 장면을 촬영해 공개, 약 6만 4000t의 소고기가 리콜되고 연방정부의 다우너 소 도축 전면 금지조치로 이어지는 등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다우너 소가 도축된 캘리포니아주 핸퍼드에서 광우병 사례가 6년 만에 확인됐지만 동물성 사료 때문이 아닌 돌연변이에 따른 ‘비정형 광우병’으로 발표된 바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장례식장이 위해시설? 학교보건법 개정 논란

    학교 인근에 장례식장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금지시설’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법안이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장례식장 설립을 금지해 청소년들에게 쾌적한 교육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의 법안이지만 장례식장이 학생 건강과 학습권에 악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반박이 나오고 있다. 23일 서울시교육청과 국회에 따르면 박기춘 민주통합당 의원 등 국회의원 10명은 지난달 7일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 내에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한 금지시설에 장례식장을 포함하는 내용의 학교보건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현재 화장장 또는 납골시설은 금지시설로 돼 있으나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이 비슷한 장례식장은 제외돼 있다.’면서 ‘학교의 보건·위생 및 학습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장례식장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행 학교보건법은 학교 경계선 200m 이내를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으로 정하고, 이 안에는 도축장·화장장·납골시설 및 호텔·여관 등을 세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장례식장이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근거가 없는데도 단지 장사(葬事)시설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를 금지시설에 포함시키는 것은 가뜩이나 팽배한 님비현상을 부추길 우려가 없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성호 서울대 의대 법의학과 교수는 “감염의 위험성만 보자면 장례식장은 오히려 병원보다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각 지역교육청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Weekend inside] 오리, 복날 인기 메뉴로 날다

    [Weekend inside] 오리, 복날 인기 메뉴로 날다

    육류 중 오리고기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오리고기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소고기는 줘도 먹지 말고, 돼지고기는 주면 먹고, 오리고기는 찾아서 먹어라.’라는 항간의 이야기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기 때문이다. 20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11년 국민 1인당 오리고기 소비는 3.1㎏으로 2006년(1.2㎏)보다 2.5배가량 늘었다. 그러나 돼지고기(19.2㎏)에 비하면 여전히 소비가 적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오리고기의 우수성은 불포화지방산과 무기질, 비타민 등에 있다. 100g당 지방이 27.6g으로 닭고기(19.0g)보다 많지만 60~70%가 불포화지방산이다. 올렌산, 리놀렌산 등 불포화지방산은 혈액 속의 혈전 생성을 막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육류 중 불포화지방산이 가장 높아 오리를 ‘날아다니는 등푸른 생선’이라고도 부른다. 대사활동에 필수적인 라이신 등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비타민 A와 B군도 다른 육류에 비해 풍부하다. 칼륨, 인, 칼슘 등 무기질 함량이 높아 성장기 청소년이나 어린이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콜라겐, 젤라틴 등 기능성 물질을 이용하는 방안도 연구되고 있다. 오리고기의 국내 생산액은 1990년 375억원에서 2010년 1조 3000억원으로 연평균 8%씩 성장했다. 반면 오리 사육가구는 같은 기간 1만 4522가구에서 5000가구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1997년 중국산 오리의 수입제한 조치가 실행되고 기업화가 진행되면서 규모의 경제가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도축되는 오리의 95%가 계열화 업체를 통해 유통된다. 오리는 닭이나 칠면조에 비해 환경 적응력이 높고 질병에도 강해 기르기가 쉽다. 잡초, 벌레 등을 잡아먹고 배설물은 비료로 사용가능하다는 점에서 유기농 오리농법으로 재배한 쌀도 나오고 있다. 가금류 중에서 가장 온순하며 주인을 잘 알아봐 애완동물로도 가능하다. 특히 생후 12~17시간 사이에 본 대상을 어미로 인식하는 ‘각인현상’이 있다. 1997년 제작된 영화 ‘아름다운 비행’이 이 각인현상을 다룬 영화다. 그렇지만 오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있다. ‘레임덕’(lame duck·절름발이 오리),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 등 다소 비호감적인 이미지가 따라다니는 것은 오리의 생김새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오리는 다리가 짧은 데다 몸의 뒤쪽에 붙어 있어 걸을 때는 몸의 중심을 잡기 위해 뒤뚱거려야 한다. 또 뒷걸음질을 하지 못해 막다른 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손쉬운 사냥감에 해당한다. 오리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소비가 늘어나기에는 걸림돌도 많다. 마리 단위로 판매하다 보니 여러 사람이 모여야 되고 조리법이나 판매점이 다양하지 못하다. 김지혁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사는 “독신세대나 실버세대를 위한 1~2인분 소포장, 부분육 포장, 훈제 이외 간식용 상품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中·홍콩 노선 AI 검역 강화

    최근 중국·홍콩뿐 아니라 멕시코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함에 따라 정부가 방역 강화에 나섰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7일 국내로 AI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AI 발생국 여행객의 휴대품 검사와 축산 관계자 소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국·홍콩발 항공 노선에 대한 검역 탐지견 투입을 현행 18편에서 24편으로 늘리고, 직항 노선이 없는 멕시코에 대해서는 세관을 통해 경유 여행객 정보를 확인하기로 했다. 가금류 사육농가와 도축장 등에 대한 소독 설비 및 실태도 집중 점검한다. 해경과 함께 AI 발생국에서 입항하는 선박과 선원 등에 대한 소독도 강화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에서 지난 2일과 6일 고병원성 AI 바이러스(H5N1)가 발견돼 닭 등 가금류 15만 6000여 마리가 살처분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사육곰의 반란

    사육곰의 반란

    잊어버릴 만하면 시설을 탈출하는 사육 곰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허술한 사육시설에 대해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용인 농가 탈출 반달곰 2마리 사살 지난 4월에 이어 14일 오전 경기 용인시의 한 곰 사육 농가에서 반달가슴곰 두 마리가 우리를 탈출해 야산으로 달아났다가 사살됐다. 우리를 빠져나온 반달곰 중 한 마리는 탈출한 지 얼마 안 돼 사육장 인근 야산에서 사살됐고, 나머지 한 마리는 탈출 다음 날인 15일 오전 사육장으로부터 400~500m 떨어진 야산에서 엽사에 의해 사살됐다. 이 농가에서는 4월에도 사육 곰 한 마리가 탈출해 등산객 1명을 물고 달아났다가 사살된 바 있다. 사육 곰 탈출로 경찰이 동원되고 등산로가 폐쇄되는 등 국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녹색연합을 비롯한 동물단체들은 15일 곰 사육 폐지를 위해 국가 예산을 배정하고 사육 곰을 전량 사들이라고 요구했다. 윤상훈 녹색연합 정책팀장은 “현재 곰 사육 농가들은 판로가 막혀 시설이나 사료값을 충당하기도 버거워 사육 곰들이 학대받는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정부가 나서 일괄적으로 사육 곰을 사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59개 사육장에서 1077마리(지난해 말 현재)의 곰이 사육되고 있다. 사육 곰은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이 대부분이다. 농가에서 곰을 사육하게 된 것은 1981년부터다. 농가 소득을 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당시 농림부(산하 산림청)가 곰 수입을 제안, 허용했다. 일본·말레이시아 등에서 어린 곰을 수입해 키운 뒤 다시 팔아 이익을 얻는 일종의 ‘곰 사육 무역’이었다. 그러던 중 중국에서 곰을 학대하는 장면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사육 곰을 보호해야 한다는 세계적인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동물단체 “정부가 일괄 사들여야” 결국 정부는 1985년 7월 곰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아울러 1993년에는 멸종위기종의 수출입을 전면 금지하는 ‘멸종 위기 야생 동식물 국제거래협약’(CITES)에 가입하면서 사육 곰들의 판로가 막혀버렸다. 현재 합법적인 수입원은 사육 농가끼리 새끼를 사고팔거나, 나이 많은 곰(10년 이상)을 용도 변경해 가공품(웅담) 재료로 사용하는 것밖에 없다. 2005년부터는 ‘야생 동식물 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사육시설 권고 기준 등이 추가됐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고 2005년 이전에 등록한 농장에 대해서는 관리 기준조차 없는 실정이다. 이번에 두 차례나 곰이 탈출한 농장 역시 1981년부터 곰을 수입해 사육한 곳으로, 관리지침 적용을 받지 않았다. ●환경부 “9월 용역결과후 대책 마련” 김광수 사육곰협회 사무국장은 “정부는 멸종 위기종이라 규제를 강화하면서 한편으로는 용도 변경을 통해 선택적으로 도축을 허용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규석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9월쯤 유전자 감식 등 용역결과가 나오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中 유명 ‘왕돼지’ 사망…장례식에 시신 영구 보존까지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몸무게가 1톤이 넘어 일명 ‘왕돼지’로 불리는 중국의 유명 돼지가 사망해 장례식이 치러졌고 그 시신은 영구 보존하게 됐다. 5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메트로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의 한 마을에 사는 유명 돼지가 이번 주 사망해 인근 루이싱에 있는 펑롕 사원에서 불교식으로 장례를 치렀다. 이는 돼지를 도축업자의 손에 넘기지 않기로 한 것이다. 몸무게 1톤이 넘는 이 돼지는 그 거대한 몸집 때문에 유명세를 탔었다. 덕분에 매일 수백 명의 관람객이 찾아와 시골 마을은 관광명소로 바꿨다. 따라서 이 돼지는 마을의 복이자 신으로 추앙받아 왔고 사망하자 수의를 입고 꽃 장식까지 한 장례식으로 대접을 받게 된 셈이다. 한편 돼지 소유주와 주민들은 왕돼지를 기념하기 위해 박제를 통해 영구 보존하기로 했다. 이는 마을을 찾는 관광객을 잃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유리관에 헌화까지…세기의 ‘돼지 장례식’ 화제

    최근 중국에서 사람 못지않게 성대한 장례식을 치르고 세상을 떠난 ‘돼지왕’의 이야기가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난하이망 등 현지 일간지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달 27일 저장성 원저우의 한 시골마을에서는 몸무게가 1.1t에 달하는 일명 ‘돼지왕’(猪王)의 장례식이 열렸다. 올해 82세인 ‘돼지왕’의 주인은 2003년 시장에서 이 돼지를 구입한 뒤 10년 가까이를 동고동락했다. 당시 돼지왕의 몸무게는 45㎏에 불과했지만 몸무게는 순식간에 불어났다. 250㎏에 달했을 때 노인의 가족들은 돼지를 도축하자고 부추겼지만, 그는 강하게 반대하며 돼지를 식구로 보살폈다. 2007년이 되자 돼지의 몸무게는 1.1t에 달했다. 도축 업자에게 팔린 적도 있지만 식용으로는 부적합하다고 하자 결국 노인과 가족은 돼지를 다시 사들였고 이후 인근 절에 맡긴 뒤 다시 애정을 쏟았다. 이후 이 마을에서는 돼지에게 영험함이 있다고 믿고, 도축업자들의 접근을 막기 시작했다. 팔려갈 위기를 몇 번 이나 넘긴 돼지가 마을을 지켜준다고 믿은 것. 하지만 지난달부터 돼지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끼니도 제때 먹지 못하고 일어서는 것조차 힘겨워했다. 수의사가 와서 영양제와 치료제 등을 주사하려 했지만 지방층이 너무 두꺼워 이조차 쉽지 않았다. 결국 돼지가 숨을 거두자 10여 명의 촌민이 자발적으로 장례식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몸을 깨끗하게 씻긴 뒤 깨끗한 담요로 사체를 덮었다. 폭 1.2m, 높이 1m, 길이 2.4m에 달하는 커다란 유리관을 제작하고 아래에는 얼음을 깔았다. 고온에서 부패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며칠 동안 죽은 돼지 앞에 헌화하며 죽음을 안타까워 한 마을 사람들은 함께 돈을 모아 돼지의 무덤을 만들고, 그 위에 실제 ‘돼지왕’의 몸집 크기로 만든 동상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한편 소식을 접한 일부 네티즌들은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는 사람들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처사는 이해되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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