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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HK와 법무성을 때려부수자!’ 일본 1000엔 지폐의 정체는?

    ‘NHK와 법무성을 때려부수자!’ 일본 1000엔 지폐의 정체는?

    공영방송 NHK와 법무성을 규탄하는 메시지가 깨알 같은 글씨로 적혀 있는 1000엔짜리 지폐가 일본에서 잇따라 발견돼 그 의미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1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월 하순 이후 일본에서는 ‘NHK와 법무성을 때려 부수자. 보도가 원천봉쇄됐으므로 뉴스가 나올 때까지 단호하게 수신료(납부)를 거부하자!’라는 문구가 뒷면에 붉은색으로 적혀 있는 1000엔짜리 지폐가 연달아 발견되고 있다. 이 글씨는 잉크젯 프린터를 사용해 인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NHK과 법무성이 관련된 언론 보도 통제가 무엇에 대한 것인지는 설명이 없어 인터넷에서 “이 문구의 의도가 뭐냐”, “범인의 정체가 궁금하다” 등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폐의 겉면에 자신의 주장을 담거나 장난스런 도장을 찍는 등 일들이 간간이 발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1000엔짜리 지폐에 인쇄된 인물(의학자 노구치 히데요·1876~1928)의 초상화 밑에 한 개그맨의 예명인 ‘세계 나베아츠’라는 도장이 찍힌 1000원짜리가 여러 장 발견되기도 했다. 일본의 화폐손상등단속법에 따르면 동전을 깎거나 구멍을 내거나 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20만엔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지만, 지폐 손상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번 NHK, 법무성 비판 문구가 들어간 지폐에 대해 방송인 겸 작가 야마구치 빈타로는 도쿄스포츠에 “인간이 가장 진지하게 바라보는 것이 돈이라는 점에서 지폐는 효과적인 홍보매체가 될 수 있다”라면서 “빨간 글씨 인쇄를 한 사람은 지폐를 활용해 자기주장을 확산시키려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역시 독서는 가을이야… ‘서울국제도서전’ 16일 개막

    역시 독서는 가을이야… ‘서울국제도서전’ 16일 개막

    국내 최대 책 축제인 ‘2020 서울국제도서전’이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점·문화공간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최하는 도서전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형 전시행사 대신 도서전 공식 홈페이지(www.sibf.or.kr)를 활용해 진행하기로 했다. 또 국내 198개 출판사와 동네서점·문화공간 32곳에서 소규모 행사를 마련한다. 올해 도서전은 ‘XYZ:얽힘’을 주제로 생태 위기와 감염병 공포, 사회적 대립 심화에 맞춰 ‘얽힘의 미학’과 ‘공존의 윤리’를 탐색한다. 홍보대사인 김초엽 작가는 ‘얽힘을 담아내는 장르로서의 공상과학’을 주제로 개막 강연을 한다. 밀레니얼 세대 이야기를 노동, 성소수자, 페미니즘 주제에 맞춰 조명하고 지구 위에 얽혀 살아가는 존재들의 환경 이야기를 다룬 ‘인류세’ 강연도 이어진다. 서점을 조명하는 ‘이유 있는 서점들’, 장르 기획 대담 ‘추리·미스터리·스릴러·공포’, 작가를 꿈꾸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프로그램’, 동·식물, 요리, 영화 등과 연계한 ‘문화공간 프로그램’ 등 온라인 강연도 눈여겨 볼만하다. 도서전 홈페이지와 네이버TV, 유튜브 채널 등에서 생중계한다. 온라인으로 280종, 오프라인에서 800종의 책을 선보인다. 강화길, 정세랑, 황인찬 등 밀레니얼 세대 작가 11명이 쓴 한정판 책 ‘혼돈삽화’를 비롯해 정유정 작가의 ‘28’ 등 기존 책의 표지를 새롭게 바꾼 ‘다시, 이 책’ 10종은 이번 도서전에서만 만날 수 있다. 동네서점과 문화공간 32곳에 들려 확인 도장을 찍고, 서점 25곳과 출판사 28곳이 협력해 준비한 다양한 행사도 즐길 수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씨 마른 전셋집 잡자” 줄 서고 제비 뽑기 진풍경… 그 자리에서 도장 찍고 계약

    “씨 마른 전셋집 잡자” 줄 서고 제비 뽑기 진풍경… 그 자리에서 도장 찍고 계약

    서울의 아파트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면서 전셋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급기야 가위바위보와 제비뽑기까지 등장하는 웃지 못할 광경이 펼쳐졌다. 13일 인터넷 맘카페에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구축 아파트에 9개 팀이 줄을 서서 전세물건을 봤다는 경험담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5명이 계약을 원해 경쟁률이 5대1이었으며 공인중개사가 가위바위보와 제비뽑기를 통해 계약자를 뽑았다고 전했다. 계약자는 현장에서 곧바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20여년 꿈꾼 메이저를 품다… ‘언터처블’ 빨간 바지

    20여년 꿈꾼 메이저를 품다… ‘언터처블’ 빨간 바지

    연속 버디 낚으며 박인비 5타 차 따돌려LPGA 데뷔 6년 만에 메이저 첫 승 감격 “전날 심한 압박감… 흔들리지 않아 우승”“20년 넘게 품어 온 꿈이 마침내 이뤄졌다.” 1998년 박세리의 US여자오픈 우승을 본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우승의 꿈을 키워 온 김세영(27)이 데뷔 6년 만에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다. 김세영은 12일(한국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스퀘어의 애러니밍크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기록해 14언더파 266타로 우승했다. 6타를 줄인 박인비(9언더파 271타)와 우승 경쟁을 펼치다가 5타 차 2위로 따돌렸다. 상금은 64만 5000달러(약 7억 4300만원). 2015년부터 LPGA 투어에서 뛴 김세영은 지난해 11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11개월 만에 LPGA 투어 대회 승수를 추가해 통산 11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와 함께 첫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의 감격도 맛봤다. 13번(파4)~14번(파3)홀 연속 버디를 잡은 김세영은 16번(파5)~17번(파3)에서도 다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1타를 줄이는 데 그친 박인비를 돌려세웠다. 김세영은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심한 압박감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경기 외적인 것에 흔들리지 않았던 게 첫 메이저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자평했다.12번홀(파4) 버디로 2타 차까지 김세영을 추격했던 박인비는 “여태 메이저 우승이 없었다는 게 이상할 정도”라면서 “김세영은 오늘 그야말로 ‘언터처블’이었다. 메이저 챔피언답게 경기했다”고 극찬했다. 태권도장을 운영하던 아버지 김정일(58)씨의 권유로 초등학교 때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 중학교 2학년이던 2006년 한국여자아마추어 선수권에서 최연소 우승을 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탄탄한 경기력에 강한 승부사 기질, 더욱이 극적인 역전 승부를 많이 만들어 내 ‘역전의 여왕’이라는 별명과 함께 그때마다 빨간색 바지를 주로 입어 ‘빨간 바지의 마법사’로도 불린다. 2018년 7월 마라톤 클래식에선 31언더파 257타로 우승, LPGA 투어 사상 72홀 역대 최저타와 최다 언더파 신기록도 세웠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북한 열병식 등장한 신형 ICBM·SLBM 다탄두 가능할까?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북한 열병식 등장한 신형 ICBM·SLBM 다탄두 가능할까?

    북한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거행했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야간 열병식과 각종 신무기로 이번 북한의 열병식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열병식 피날레를 장식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일명 '화성-16형‘은, 이동식발사대에서 운용되는 전 세계 대륙간탄도미사일 가운데 가장 큰 크기를 자랑했다.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열병식 영상을 보면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이동식발사차량의 바퀴가 11축(바퀴 22개)으로 확인됐다. 반면 2017년 11월 북한이 발사한 '화성-15형'대륙간탄도미사일의 이동식발사차량의 바퀴는 9축(바퀴 18개)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바퀴수가 2개 늘어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길이는 화성-15형보다 2~3m 가량 길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미사일의 직경도 늘어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사일의 직경은 이번에 최초 공개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인 ’북극성-4A‘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보이고 있다.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다탄두화가 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미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미사일에 여러 개의 핵탄두를 장착하고 있다. 하나의 미사일에 여러 개의 핵탄두를 장착해 다수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러한 다탄두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우선 MRV(Multiple Reentry Vehicle) 즉 다탄두 재돌입체는 하나의 표적에 여러 개의 핵탄두가 떨어지는 방식이다. 반면 ’멀브‘ 즉 MIRV(Multiple independently targetable reentry vehicle)은 다탄두 각개 목표 재돌입체로 여러 개의 핵탄두가 각기 다른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이다.다탄두화가 가능하려면 우선 핵무기의 소형화가 상당수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일례로 미국의 미니트맨-3 에 사용되는 W78 핵탄두의 경우 핵폭탄과 기폭장치 그리고 신관 및 유도장치를 포함한 무게가 317에서 363kg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북한의 경우 지난 2017년 공개한 수소폭탄의 경우 핵폭탄 자체의 크기도 클 뿐만 아니라 기폭장치도 덩치가 상당했다. 이 때문에 화성-15형에 장착되는 핵탄두의 크기는 1톤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다탄두화를 위해서는 우주에서 다탄두를 목표지점까지 정확하게 운반하는 후추진체 즉 PBV(Post Boost Vehicle) 기술이 필요하다. 후추진체는 상당한 인공위성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장치이다. 하지만 북한은 총 6번의 인공위성 발사 가운데 2번만 성공했고, 마지막에 발사된 광명성 4호의 경우 무게가 150에서 200kg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단순히 미사일의 크기가 커졌다고 해서 다탄두화가 되었다고 보기에는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다탄두화는 향후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 결과에 따라 명확하게 밝혀질 것으로 보여진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전통문화와 현대미술 동시에 즐긴다, 확 달라진 인사동문화축제

    전통문화와 현대미술 동시에 즐긴다, 확 달라진 인사동문화축제

    고미술과 공예, 표구 등 전통문화 중심으로 진행돼온 서울 종로구 인사동문화축제가 현대미술 장터인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와 손잡았다. 올해로 33회를 맞이한 ‘2020 인사동문화축제’는 ‘인사동, 안목의 성장’을 주제로 오는 15~22일 문화복합몰 안녕인사동 내 센트럴뮤지엄과 인사동 문화지구 전역에서 열린다. 호텔 객실에서 미술품을 전시하고 거래하는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 서울 2020’은 15~18일 인사동 나인트리 프리미어 호텔에서 개최된다.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는 2008년 시작해 서울과 부산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공동 행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거리 공연 등은 최대한 줄이고 방역수칙의 준수가 가능한 소규모의 분산형, 전시형 축제로 치러진다. 가나아트, 금산갤러리, 박여숙화랑 등 국내 주요 갤러리를 비롯해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미국 등 해외 갤러리까지 총 60여개 갤러리가 참여해 작가 400여명의 작품 4000여점을 선보인다.이우환, 백남준, 김창열, 김태호, 곽덕준, 히노 고레이코 등 국내외 거장들의 작품을 모은 ‘마스터 피스전’, 안도 다다오, 이시야마 오사무 등 일본 건축가들의 판화 작품과 강민선, 김석환, 문훈 등 국내 건축가들의 드로잉 작품을 볼 수 있는 ‘건축 판화전 및 드로잉전’이 눈길을 끈다. 가수 최백호·조영남,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등이 참여하는 특별전,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과 이태호 명지대 교수 등 명사 초청 강연도 마련됐다. 인사동 골목 터줏대감인 전통업소 상인들과 관람객이 직접 만나는 체험 행사도 다양하다. 배접, 액자만들기 등 표구 시연, 전통차·음식 체험, 도장 새기기 등이 진행된다. 인사동 노포와 역사 유적지를 탐방하는 투어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동시에 많은 인원이 모일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해 축제 현장을 영상으로 촬영해 온라인 플랫폼에도 공개할 계획이다. 사단법인 인사전통문화보존회 신소윤 회장은 “코로나19로 대규모 행사가 어려운 형편이지만 인사동 상권을 살리고 시민들의 문화욕구 충족을 위해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성공적인 축제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현대차 ‘기강 세우기’… 불성실 노동자 중징계

    현대차 ‘기강 세우기’… 불성실 노동자 중징계

    최근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근무태만으로 적발된 노동자들이 해고 등 중징계를 받았다. 7일 현대차에 따르면 상습적으로 조기 퇴근한 충남 아산공장 직원 2명 가운데 1명은 해고, 1명은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울산공장에서는 생산 차량을 마음대로 이용한 울산4공장 의장부와 도장부 직원 2명에게 3개월 정직 처분이 내려졌다. 이들은 생산된 신차를 카풀(자동차 함께 타기)을 목적으로 공장 내에서 타고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생산 현장에서 다른 노동자에게 작업을 떠넘기고 쉬는 이른바 ‘묶음 작업’ 사례도 적발돼 직원 50명이 무더기로 정직·감봉·견책 등의 징계를 받았다. 묶음 작업이란 3명이 맡은 작업을 1명에게 몰아주고 그 시간에 나머지 2명은 쉬는 것을 말한다. 1명이 3명이 해야 할 몫을 담당하기 때문에 품질 결함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측이 경고하기도 했으나 암암리에 관행처럼 지속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상습적인 조기 퇴근을 일삼은 직원 300여명이 감봉 등 징계를 받았다. 근무시간에 공장 내부에서 낚시를 하기 위해 근무지를 이탈했던 노동자가 정직 처분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현대차 공장에선 일부 노동자가 속칭 ‘올려치기’를 한 뒤 근무시간을 채우지 않고 일찍 퇴근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려치기란 움직이는 생산라인을 거슬러 올라가 미리 자신의 작업을 하는 것을 뜻한다. 현대차가 노동자들의 근무태만에 대해 중징계 등 고강도 조치에 나선 것은 전기차 생산 체제로의 전환을 앞두고 자동차 품질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크다. 인터넷 댓글을 중심으로 쇄도하는 “유튜브를 보면서 차를 만든다”는 조롱을 차단하려는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측이 묵인해 왔던 노동 현장의 잘못된 관행을 문제 삼는 분위기가 커졌다”며 “전기차 시대로 진입하는 전환점을 맞아 유휴 인력을 해소하고 기강을 다잡아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그 섬엔 예술이 숨쉰다… 이곳선 시간도 쉬어간다

    그 섬엔 예술이 숨쉰다… 이곳선 시간도 쉬어간다

    기온이 뚝 떨어졌다. 아침저녁 기온이 10도 안팎. 흐리고 비 오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의 11월 같은 날씨가 시작됐고, 이런 베를린의 가을을 겸허히 받아들일 때가 됐다. 불평해 봤자 바뀌는 것 없이 잿빛 하늘은 더욱 약을 올릴 테니 말이다. 이런 날씨에 머물기 좋은 곳은 역시나 ‘방구석’이겠지만, 그보다 더 좋은 곳이 있다. 바로 박물관과 갤러리다. 따뜻한 실내에서 시대를 뛰어넘는 예술을 즐기고, 박물관에 딸린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다 보면 이 느닷없는 추위에도 조금은 너그러워진다. 추적추적 비가 오는 날, ‘박물관의 섬’으로 향했다. 지난해부터 가려고 했던 새로운 갤러리에 가기 위해서.●‘박물관의 섬’의 새 지도, 제임스 시몬 갤러리 그곳은 지난해 7월 새로 문을 연 제임스 시몬 갤러리다. 영국 건축가이지만 독일에서 유독 사랑받는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만들어 더 화제를 모았다. 베를린에 사는 입장이 아니었다면 벌써 가 봤겠지만,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야 간다. 제임스 시몬 갤러리는 베를린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 명소 ‘박물관의 섬’ 안에 있다. 베를린의 내로라하는 박물관 다섯 개가 섬처럼 이루어진 이곳에 제임스 시몬 갤러리가 문을 열면서 이제 ‘박물관의 섬’은 다섯이 아닌 여섯 곳의 예술 공간으로 확장됐다. 이 새로운 갤러리는 가는 길부터 인상적이다. 구박물관의 멋진 열주를 따라 걷다 보면 신박물관의 열주로 이어지고, 어느새 제임스 시몬의 간결하고 모던한 열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열주는 갤러리 건물 전체에 중요한 건축 요소로 쓰이고 있다. 제임스 시몬 갤러리로 들어가는 입구는 두 군데다. 긴 기둥을 따라 들어가는 1층의 입구와 탁 트인 계단을 올라가면 2층 입구가 나온다. 코로나19 상황 이전에는 두 곳을 모두 개방했으나 지금은 1층 입구로만 관람객을 받는다. 비가 오는 토요일이었는데도 1층 입구에 사람들의 줄이 길었다. 줄을 설까 하다가 우리는 갤러리 카페에서 일단 커피 한 잔을 마시기로 했다. 줄을 서지 않고 온라인으로 표를 살 심산이었다. 사실 내가 사려고 한 티켓은 박물관 연간 회원권이었다. 1년 동안 베를린의 박물관과 갤러리의 모든 전시를 볼 수 있는 회원권인데, 특별전과 상설전을 모두 볼 수 있는 100유로(약 14만원)짜리 회원권과 상설 전시만 볼 수 있는 50유로짜리 회원권이 있다. 여기에 관람객이 별로 없는 오전이나 오후 특정 시간에만 상설 전시를 보는 베이직 회원권도 있는데, 이건 가격이 25유로밖에 안 한다. 박물관 한번 들어가는 데 입장료가 보통 12유로인 점을 생각하면 베이직 회원권은 정말 거저나 다름없다. 우리가 걸어온 박물관의 열주처럼 길고 좁고 높은 카페 안에서 느긋하게 비 내리는 풍경을 내다보았다. 날이 좋다면 슈프레 강가를 마주한 테라스 자리도 멋질 것이다. 마침 제임스 시몬 갤러리에서 시작한 ‘게르만 부족’ 전시는 흥미가 전혀 안 당기는 것이어서 베이직 회원권을 사는 게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우리는 이 티켓으로 신박물관만 둘러봐도 충분히 행복할 것이다. 제임스 시몬 갤러리는 자체의 전시 공간도 있지만 박물관 섬의 대표적인 페르가몬 박물관과 신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입구 역할도 한다. 카페가 있는 2층 공간의 리셉션 안쪽으로 돌아가면 페르가몬 박물관으로, 0층(우리의 1층) 로비에서 지하로 내려가면 신박물관으로 가는 입구가 나온다. 티켓은 입구에서만 확인하므로 갤러리 내에서 티켓 없이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이 제법 되지만, 지금은 사람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라 막아 뒀다. 높은 천장과 간결한 선의 건축, 그리고 긴 조명으로 이루어진 갤러리의 공간을 사람 없이 둘러보는 건 특권처럼 여겨졌다. 이제 이 공간을 거쳐 신박물관으로 들어가 이집트의 유물을 영접하러 갈 것이다.늦은 오후에 간다면, 길어지는 해의 그림자를 담는 제임스 시몬 갤러리의 외관은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된다. 신박물관과 붙어서 둥글고 길게 이어지는 갤러리의 외관 기둥은 총 226개로 돼 있다. 하얗게 빛나는 현대식 열주는 갤러리의 외관을 이루는 동시에 안과 밖의 중간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열주 사이의 공간들로 빛이 차고 흐르는 움직임을 따라가는 건 또 다른 감상 포인트를 준다.●‘박물관의 섬’ 필수 코스, 신박물관·페르가몬 제임스 시몬 갤러리의 지하 1층을 통하면 신박물관으로 들어간다. 먼저 벽돌로 만든 동굴 같은 지하 전시실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면 신전 같은 공간과 마주한다. 어두운 공간은 지상층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밝아진다. 신고전 양식이 돋보이는 신박물관은 2차 세계대전 중 심하게 훼손되고 동베를린 시절에는 수십년 동안 방치됐다. 통일 후 ‘박물관의 섬’을 복원하려는 정부 계획에 따라 전체 마스터플랜이 세워지고, 당시에도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신박물관의 복원을 맡아 지난 2009년에 개관했다. 신박물관은 오픈 당시 메르켈 총리로부터 ‘유럽 문화사에 길이 남을 건축물’이란 찬사를 받았다. 남아 있는 공간들을 최대한 보존하고 복원할 수 없는 부분은 비워 냄으로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절묘하게 완성한 그의 건축 철학이 빛을 발한 작품이었다. 실제로 신박물관의 중앙 통로 같은 거대한 계단에 이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모던한 천장과 포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기둥과 벽, 웅장한 대리석 계단이 어우러진 통로에서 신박물관의 웅장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신박물관의 최대 매력은 의심할 여지 없이 이집트 여왕, 네페르티티의 흉상에 쏠리고 있지만, 다양한 조각과 파피루스 문자 등의 광범위한 이집트 유물 컬렉션이 신박물관의 힘이다. ‘박물관의 섬’에 있는 다섯 박물관을 도장깨기하듯 다 가 봐도 좋겠지만, 그중에서도 우선을 꼽으라면 신박물관과 페르가몬 박물관이다. 페르가몬은 박물관의 섬에서 가장 늦게 건립됐음에도 최대의 박물관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에선 기원전 160여년경부터 만들어진 제우스 신전의 제단을 마주할 수 있다. 고대도시 페라가몬(현재의 터키)에서 실제 발굴한 이 제우스 대제단은 헬레니즘 건축의 최고 걸작품으로 칭송받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2023년까지 공사 중이라 볼 수가 없다. 공사를 시작하기 몇 년 전 운 좋게 제우스의 대제단을 본 적이 있다. 그래도 공사가 끝나면 1순위로 다시 가고 싶다. ●건축부터 남다른 베를린의 현대미술관 ‘박물관의 섬’이 고대와 중세 예술작품의 보고라면 베를린의 현대 미술은 어디에 모여 있을까? 이 물음에 답할 수 있는 미술관과 작은 갤러리들이 물론 많이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두 곳을 소개한다. 바로 베를린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현대미술관인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와 함부르거 반호프 뮤지엄이다. 두 곳 모두 건축부터 남다르다. 전쟁 이후 다시 태어났다는 공통점도 있다. 개인적으로도 두 곳을 베를린에서 먼저 가 봐야 할 곳으로 꼽는다.늘 획기적인 전시로 주목받는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는 네오 르네상스 건축 양식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미술관이다. 바우하우스의 창시자인 발터 그로피우스의 큰아버지, 마틴 그로피우스가 1881년에 설계한 곳으로, 처음엔 공예 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전쟁으로 크게 훼손됐던 건물을 대대적으로 재건해 1981년 미술관으로 재개관했다. 네오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과 모자이크 장식이 무엇보다 아름답지만, 고풍스런 분위기의 아트리움과 메인 홀에 이르면 그 매력은 더 배가된다. 거대한 중정의 모양으로 둘러싼 1층 메인홀에서는 내로라하는 현대작가들의 대규모 설치 예술 작업이 많이 열렸다. 2층에는 각기 다른 전시실로 또다시 공간이 나누어지는데, 2층 난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또 다른 각도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대규모 설치예술로 유명한 올라퍼 엘리아슨과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 한국 작가 이불 등 세계가 주목하는 작가들이 이곳에서 전시를 열었다. 매번 깜짝 놀랄 만한 전시를 선보여 갈 때마다 설레는 곳이다. ●철도역 개조한 함부르거 반호프 미술관 미테에 자리한 함부르거 반호프는 순백색의 외관부터 우아하다. 하지만 실체는 1884년 이후 버려진 철도역을 개조한 미술관이다. 1906년엔 교통건축박물관으로 이용됐고, 1996년에 미술관으로 문을 열었다. 유일하게 보존된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쓰고 있어 미술관 이름도 그대로 함부르거 반호프가 됐다. 커다란 전시 홀에는 철도역 때 쓰던 19세기식 창문이 그대로 있고 레일 바퀴의 흔적도 남아 있다. 전시를 감상할 때, 이 큰 아치형의 창문들로 들어오는 채광이 멋진 조명이 돼 준다. 이 뮤지엄에선 신국립미술관이 다루는 시기 이후, 즉 20세기 후반의 작품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앤디 워홀이나 안셀름 키퍼 같은 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플럭서스의 창시자인 요제프 보이스에 관한 방대한 컬렉션도 상설로 전시한다. 기획전시를 통해서는 실험적인 현대예술 작품을 선보여 매번 가도 새롭다. 날이 어두워진 뒤에는 신비롭고 시린 푸른 빛으로 박물관 외관이 둘러싸인다. 이 푸른 빛은 미니멀리스트 예술가인 댄 플래빈의 설치작품으로, 작가는 오로지 형광등을 이용한 반복적인 구성을 통해 실제 공간을 완성한다. 형광등의 빛과 색의 조화만으로도 풍요로운 아름다움이 만들어진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밤에 함부르거 반호프 미술관 근처를 지나게 된다면 하얀 건물 외관이 푸른 야광 빛으로 비치며 만들어 내는 신비로움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베를린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 베를린에는 약 170개의 박물관과 300여개의 갤러리가 있다. 상업적인 갤러리들이 몰려 있는 유명 갤러리 거리도 많고 이름도 미처 모르는, 숨어 있는 갤러리도 수두룩하다. 베를린의 수많은 상업 갤러리 중에서도 독보적인 곳이 있다. 잠룽 보로스와 쾨니히 갤러리다.잠룽 보로스는 독일의 저명한 예술품 컬렉터인 크리스티안 보로스가 그의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개인 갤러리로, 컬렉터들 사이에서는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히틀러 시대에 지어진 벙커를 개조했는데,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방공호로, 독일 분단 후에는 군사 감옥으로, 통일 후인 1990년대에는 테크노클럽으로 쓰였던 역사가 흥미롭다. 벙커를 개조하는 데에만 5년이 넘게 걸렸고 1800t의 콘크리트를 걷어낸 곳에 조각, 사진, 설치예술 등의 현대 예술 작품을 채워 두었다. 3000㎡ 규모의 공간에는 데미안 허스트, 올라퍼 엘리아슨, 볼프강 틸만스 등 한자리에 모으기 어려운 쟁쟁한 현대작가들의 120여점 작품을 5층에 걸쳐 전시하고 있다.또한 벙커 꼭대기에는 보로스 부부의 펜트하우스를 만들어 벙커 전체를 전시 공간이자 보금자리로 삼고 있다. 금·토·일요일에만 문을 여는 이 갤러리는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하고 가이드의 동행 아래 그룹투어로만 진행된다. 사진은 찍을 수 없지만 그래서 전시와 설명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최근 베르크하인 클럽에서 열리는 전시 프로그램 ‘스튜디오 베를린’도 이 보로스재단에서 기획, 선보이는 것으로 이미 매진 상황을 이어 가고 있다.2년 전에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쾨니히 갤러리는 베를린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 중 하나다. 39세의 젊은 아트딜러 요한 쾨니히가 이끄는 갤러리는 2015년 크로이츠베르크 지역에 있는 장트 아그네스 건물로 자리를 옮기면서 더 입소문을 탔다. 장트 아그네스는 과거 가톨릭 교회 건물로, 1960년대 브루탈리즘(우아한 미를 추구하는 서구 건축에 반하는 야수적이고 거친 건축 사조)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 준다. 건물은 단조롭고 정사각형 기둥 모양의 거대한 콘크리트 탑을 가지고 있으며, 거친 콘크리트 탑 위에 다시 하얀 벽돌의 탑이 얹혀 있는 형상이다. 콘크리트 탑 아래 거대한 금속 문을 밀고 들어가면 인포메이션 데스크와 사무실 같은 공간이 나온다.●시간을 들여 볼수록 조금씩 더 이해할 수 있는 곳 쾨니히 갤러리는 교회의 가장 넓은 공간인 예배당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메인 전시 공간에 발을 디디면 높고 가득한 공간감에 그저 놀라게 된다. 직사각형의 높고 육중한 전시실은 공간 그 자체로 작품 같다는 인상을 주는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전시 또한 매우 독특하다. 국제적으로 떠오르는 39명의 예술가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설치 작품에서 조각, 회화, 사운드까지 매우 생소하면서도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베를린을 거점으로 참가하는 세계 주요 아트페어마다 매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쾨니히 갤러리의 전시 규모는 생각보다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한 바퀴 휙 돌아보고 나올 만큼 가벼운 공간도, 전시도 아니다. 시간을 들여 볼수록 조금씩 더 이해할 수 있고, 비로소 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갤러리에 들어선다면, 늘 시간을 갖고 여유 있게 보면 좋겠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단독] 백지 위 도장 찍자 ‘가짜 차용증’ 둔갑… 딸은 처벌받지 않았다

    [단독] 백지 위 도장 찍자 ‘가짜 차용증’ 둔갑… 딸은 처벌받지 않았다

    “피해자와 범인은 모녀 사이로 직계혈족 관계여서 사기미수에 대해 형을 면제해야 한다.”(2014년 9월 대법원 선고) 이 판결은 67년 전 만들어진 ‘친족상도례’ 규정이 고령 사회에서 노인을 상대로 한 경제적 착취에 면죄부 수단으로 변질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정모(60)씨는 2010년 ‘보험에 가입해 주겠다’며 어머니에게 “백지 위에 서명하고 도장도 찍으라”고 했다. 정씨는 이 서명과 날인을 활용해 어머니가 자신에게 2000만원을 빌렸다는 내용의 가짜 차용증을 만들었고, “어머니가 돈을 갚지 않는다”며 소송까지 했다. 소송 과정에서 차용증이 조작된 사실이 밝혀져 검찰은 정씨를 사기미수와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정씨는 1·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친족상도례 규정을 들며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친족상도례는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등 친족 간 발생한 재산 범죄의 형을 면제하는 규정이다. 1953년 형법 제정 때 들어간 이후 고쳐지지 않았다. 노인들이 돈을 빼앗아 간 가족에 법적 대응을 하려고 해도 가해자는 친족상도례라는 방패 뒤에 숨어 버린다. 법률구조공단에는 친족상도례 관련 상담이 해마다 수백건씩 접수된다. 2017년 299건, 2018년 630건, 지난해 356건이다. 공단 관계자는 7일 “노인들은 대부분 재산 범죄와 관련해 친족은 처벌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가족 간 사기 사건이 집안 내부에서 정리할 가정사 정도로 치부되다 보니 수사 기관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지난해 경찰에 접수된 사기 사건 24만 6160건 중 가해자가 가족(동거 친족·기타 친족)인 사건은 431건뿐이다. 경찰청은 “친족상도례를 이유로 처리하지 않은 사건은 별도로 집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형사처벌이 어렵다면 노인은 민사소송을 통해 돈을 돌려받아야 한다. 하지만 녹록지 않다.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소속 이정민 변호사는 “민사소송에서도 증거를 토대로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데 형사 소송과 달리 가해자 계좌내역 등 금융 조회조차 할 수 없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 변호사들은 지난 3월 친족상도례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2012년 같은 헌법소원에 대해 “가정 내부 문제는 국가형벌권이 간섭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법취지가 있다”며 합헌으로 봤다. 이번 헌법소원에 참여한 법률사무소 동행의 이현우 변호사는 “최소한 치매를 앓는 노인이나 장애인, 미성년자 등 사회 약자에 대한 친족상도례 적용만이라도 헌법불합치 판단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관심이 적다 보니 주머니를 뒤지는 수법은 점점 대담해진다.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처음엔 현금을 조금 가져가다가 아무 처벌도 받지 않게 되면 부동산 명의 이전이나 거액 예금 인출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뒤늦게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8월 발표한 고령친화 금융지원 방안에는 의심거래 정황이 발견되면 금융사 직원이 처리를 지연하는 등 노인 금융 착취를 막기 위한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장 실태조사부터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또 복지·금융 등이 얽힌 종합적 사회문제로 보고 예방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봤다. 노인 자산의 소유권을 금융기관 등에 맡겨 가족이나 제3자가 함부로 처분할 수 없도록 ‘잠금 장치’를 걸어놓는 신탁 제도, 판단력이 흐려질 때를 대비해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후견계약을 체결하는 제도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노인 문제 전담기관부터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익법인 온율의 배광열 변호사는 “노인보호전문기관, 각 지방자치단체, 치매안심센터 등 사실상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이 많아 서로 사안을 떠넘기기도 한다. 통합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이 의사 결정이 어려워지면 이를 어떻게 대리할 수 있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당국과 노인보호전문기관 간의 협업 활성화, 의심거래 신고에 대한 확실한 면책권 보장을 통해 적발·감시 업무가 활발히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greentea@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단독] “몰래 빼도 엄만 몰라”… 할머니 통장은 가족의 ATM이었다

    [단독] “몰래 빼도 엄만 몰라”… 할머니 통장은 가족의 ATM이었다

    노인이 평생 모은 노후자금은 당장 한 푼이 급한 가족들에게는 그저 ‘눈먼 돈’이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뽑듯 노인 통장의 돈을 빼 쓴다. 노인 피해자들은 아들과 딸, 동생, 왕래가 없던 친척이 자신의 돈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도 모른 척하거나 따지지 않았다. 수억원을 몰래 인출해도, 자신의 명의로 대출을 받아도, 기초생활수급비를 가져가도, 품 안의 자식이었고 늙은이를 돌봐주는 고마운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금융자산을 착취당한 노인들이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신문은 전국의 노인보호전문기관, 한국후견협회, 신용회복위원회, 전국노인복지단체협의회, 경기도 학대피해장애인쉼터 등 관계기관의 협조와 법원 판결문을 통해 경제적 착취를 당한 노인 13명의 사연을 살펴봤다. 피해자와 관계자 요청에 따라 모두 가명 처리했다.“딸이 돈을 다 가져가 버려서 전기요금도 못 냈다고 하시더라고요.” 복지시설 ‘평화의집’ 대표인 안정자(61·여)씨는 7개월 전 세상을 떠난 최순영(89) 할머니의 퀭한 얼굴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최씨는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의 쪽방에서 20년 넘게 혼자 살았다. 매달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노령연금으로 나오는 60만원 남짓한 돈은 유일한 수입이었다. 쪽방 월세 10만원을 내고도 남는 돈이 조금 있었지만 최씨는 평화의집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연탄이나 화장지 같은 생필품도 이곳에서 받아 썼다.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노령연금이 나오는 월말이면 최씨의 딸이 어김없이 찾아와 엄마 돈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안씨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 돈을 딸에게 줄 수밖에 없는 할머니 속은 얼마나 타들어 갔겠어요? 그런데도 한 달에 한 번 딸 얼굴 보는 걸 좋아했어요.” 최씨는 딸 이야기를 웬만해선 입에 담지 않았다. 사정을 알게 된 안 대표가 경찰에 신고하거나 딸이랑 인연을 끊거나 여하튼 무슨 수를 내자고 했다. 하지만 최씨는 “어떻게 자식을 신고하느냐. 덜 먹고 덜 입더라도 줘야지”라며 오히려 타박했다. 모성애를 악용한 딸의 착취는 10년 가까이 계속됐다. 최씨가 남긴 유일한 유산인 쪽방 보증금 100만원도 딸이 차지했다. 최씨는 숨을 거둘 때까지 어느 곳에도 착취 사실을 알리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노인의 주머닛돈을 탐하는 손길은 이처럼 무자비하다. 황혼의 궁색한 사정 따윈 헤아리지 않는다. 노인보호전문기관 상담사들은 7일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고령층뿐 아니라 기초생활수급자 같은 저소득층도 경제적 학대 피해를 겪는다”며 “재산 규모보다 노인의 인지 능력이나 사회적 고립 정도 등에 따라 학대 가능성이 커진다”고 증언했다. 노인 대상 경제 착취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현금·신용카드 등을 강제로 가로채 사용하는 유형 ▲동의를 받지 않은 예금 인출과 부동산 명의 이전·대출 등 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유형 ▲감정에 호소해 노인 스스로 경제적 지원을 유도하는 유형이다. 노인은 죽어서도 착취당한다. 자녀에게 법적 재산권을 침해당한 김미자(82·여)씨 부부가 대표 사례다. 서울 강남 노른자 땅에 건물을 두고 남 부럽지 않게 살던 김씨는 2015년 남편과 사별했다. 김씨 아들은 사망 신고를 미루고 아버지 통장의 현금 29억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송금했다. 자녀라도 부모가 사망한 이후 돈을 인출하려면 상속 증명 자료를 금융사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서류상 아직 살아 있었기에 은행에서도 문제 삼지 않았다. 아들은 아버지의 유산을 가로채는 데서 만족하지 않았다. 2016년에는 어머니 김씨의 도장을 마음대로 가져다가 허위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만들었다. 어머니의 부동산, 예금 등을 동생과 나눠 가지려고 했다. 김씨는 2017년 숨질 때까지 두 아들이 재산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몰랐다. 어머니가 떠난 뒤 유산을 정리하던 다른 자녀가 신고해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다. 자녀의 착취를 참지 못해 법정으로 가는 사례도 종종 있다. 정연득(78·여)씨는 남편이 유산으로 남긴 부동산 매매대금 중 자신의 몫을 돌려달라며 막내아들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냈다. 남편은 부동산 지분을 정씨와 막내아들에게 절반씩 남겼지만 아들이 이를 판 돈 17억원을 몽땅 챙겼기 때문이다. 법원은 “피고(아들)가 권한 없이 늙은 어머니의 통장에서 임의로 돈을 이체해 이를 취했다”며 정씨 손을 들어줬다.경제적 착취는 보통 판단력이 흐려질 때 당하기 쉽지만 멀쩡한 부모를 치매 환자로 몰아 돈을 가로채려는 자녀도 있다. 한상영(75)씨는 재혼한 뒤 자신을 치매라고 손가락질하는 딸과 싸우고 있다. 딸은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경찰에 ‘아버지가 치매 증상을 보이는데도 새 부인이 방치한다’며 수차례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경찰이 확인한 결과 한씨의 인지 능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수도권에 수십억원대 부동산을 가진 한씨는 돈이 화근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는 노인보호전문기관과의 상담에서 “딸이 재산을 노골적으로 탐내 경제 지원을 끊었더니 그때부터 치매에 걸렸다며 민원을 넣고 다닌다”고 했다. 노후자금은 아들, 딸만 탐하는 게 아니다. 성년후견 전문가인 배광열 변호사는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고향 동생’이라며 치매 노인에게 접근해 집에 얹혀살면서 기초생활수급비와 각종 지원금을 조금씩 가져다 쓰는 사건도 있었다”고 했다. 김완기(88)씨도 명절에나 가끔 봤던 먼 친척인 김우영(45)씨를 2014년 양자로 들였다가 수억원을 빼앗겼다. 우영씨는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던 완기씨를 꾀여 양자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듬해인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우영씨가 양아버지 통장에서 빼간 돈은 7억원이었다. 금융거래를 수상히 여긴 은행 직원의 신고로 우영씨는 2018년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완기씨는 이미 세상을 떠난 이후였다. 노인이 노인의 등을 치는 일도 있다. 임영춘(87)씨는 10년 넘게 왕래 없던 친구 부부에게 500만원을 빼앗겼다. 친구인 유석진(86)씨와 그의 아내(72)는 2018년 임씨가 치매를 앓는다는 사실을 알고 접근했다. 임씨 집을 자주 찾으며 친분을 쌓았다. 그해 6월 유씨 부부는 임씨에게 “돈을 조금만 대주면 우리 가게의 빚을 청산한 뒤 당신과 함께 살며 병간호를 해주겠다”며 통장 비밀번호를 알아갔다. 하지만 두 차례에 걸쳐 500만원을 빼갔을 뿐 이후 임씨의 삶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노인에게 허락받지 않고 마음대로 통장의 돈을 찾아가는 게 가장 흔한 사례”라고 전했다. 노인들이 경제적 착취에 맞설 ‘법적 카드’가 없는 건 아니다. 타인이 현금·신용카드 등을 강제로 가져가 쓰거나 본인 동의 없이 예금을 인출하고 부동산 명의 이전, 대출 등을 했다면 노인복지법 위반이나 사기 등의 혐의로 상대방을 신고할 수 있다. 또 민사소송을 통해 부당이득금반환이나 손해배상 청구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감정에 호소해 노인이 스스로 돈을 꺼내 주도록 유도하는 교묘한 착취에는 손 쓸 방도가 없다. 처벌도 어렵고 노인 스스로도 굳이 피해 사실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송하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워낙 드물다 보니 가족이 아닌 사람이 경제적 착취 피해 사실을 알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실제 서울신문이 인터뷰한 피해 노인들은 “자녀가 착취했다”는 표현 자체를 매우 불쾌해했다. 사업에 실패한 아들을 위해 지난 2월 자신 명의로 2000만원을 대출해 준 최정규(67)씨는 “착취가 아니라 내 의지로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0년부터 6년간 잔뜩 쌓인 빚 탓에 개인워크아웃 제도를 통해 채무조정을 해 겨우 부채를 털었지만 아들을 위해 다시 2000만원을 대출받았다. 빚에 치인 삶을 다신 살고 싶지 않다고 다짐했지만 저축은행, 카드사의 추심 압박에 시달리는 아들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최씨는 “아들이 통사정해 돈을 꿔서라도 줘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했다. 벌이가 없던 최씨가 2000만원을 갚기는 애초 불가능했고 꼬박꼬박 불어나는 이자 탓에 빚은 계속 늘어났다. 최씨는 경비 일을 시작하며 개인워크아웃을 다시 신청했다. 자신의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거나 필요한 물품을 결제해주는 방식으로 딸에게 지원을 해주던 박명숙(69·여)씨도 “딸이 너무 딱해서 그런 것이지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해부터 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경제 지원을 하던 박씨는 1년 6개월 만에 5000만원의 빚이 생겼다. 박씨는 최근 채무조정 상담을 받고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사정이 나아지면 갚겠다”던 딸 부부의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았다. 특별취재팀 ikik@seoul.co.kr 특별취재팀유대근·홍인기·나상현·윤연정 기자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환경부, 수도관 비스페놀A 감시 검토한다

    환경부, 수도관 비스페놀A 감시 검토한다

    환경부가 수도관 도장 작업에 사용되는 ‘비스페놀A’에 대해 감사원의 지적에도 별도 관리하지 않은 것<서울신문 10월 7일자 11면>이 뒤늦게 알려지자 감시 항목으로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7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의 질의에 “한국물기술인증원이라는 준국가기관을 통해서 이 부분(비스페놀A를 감시 항목으로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감사원의 지적에도 환경호르몬으로 유명한 비스페놀A를 감시 항목에 포함하지 않은 데는 수도관 자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을 회원사로 둔 한국상하수도협회의 느슨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했기 때문이었다. 객관성과 공공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다 심지어 환경부는 상하수도협회와 수의계약을 맺어 연구를 맡기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부적절했다고 본다”며 “상하수도협회는 그동안 저희와 일을 해왔고 기술적인 어떤 부분을 속이거나 이런 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임 의원은 “수도관은 한 번 매립하면 노후 될 때까지 30년은 쓴다”며 “국민이 먹는 물의 안전성을 보장해야 할 환경부가 비스페놀A를 모니터링하고 그 기준을 세밀하고 꼼꼼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여기는 남미] 감옥에서도 고향 주민들에게 현금 뿌리는 마약왕 엘차포

    [여기는 남미] 감옥에서도 고향 주민들에게 현금 뿌리는 마약왕 엘차포

    미국에서 종신형을 선고 받고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멕시코의 마약왕 '엘차포' 호아킨 구스만이 고향에 막대한 현찰을 뿌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시날로아주 쿨리아칸에선 최근 '당신의 친구 JGL에게로부터'라는 도장이 찍힌 지폐가 돌고 있다. JGL는 마약왕 구스만의 완전체 본명 이니셜(Joaquin Guzman Loera)이다. 문제의 지폐는 지난해 9월부터 통용되고 있는 새 200페소(약 1만원)권으로 도장은 와인색 잉크로 지폐의 뒷면에 찍혀 있다. 현지 언론은 "쿨리아칸의 한 상점에 설치된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문제의 지폐가 나왔다"면서 이미 여러 손을 거쳐 지폐가 ATM까지 흘러들어간 것 같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아직 적극적으로 활동 중인 구스만의 조직이 출처를 확인하는 도장을 찍은 돈을 주민들에게 뿌렸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관계자는 "이니셜 앞에 붙은 표현 '당신의 친구'라는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민심을 얻기 위해 돈을 살포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약왕 구스만의 조직은 민심을 얻는 데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조직은 주민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구호품 배포다. 마약왕의 조직은 최근 쿨리아칸 종합병원 외곽에서 코로나19 확진자 가족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줬다. 생필품으로 구성된 구호품 패키지에는 이니셜 'JGL'이 선명하게 찍힌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 마약왕 구스만의 자녀들 중에선 딸 알레한드리나 구스만이 아버지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가장 적극적이다. 기업까지 만들고 아버지의 캐릭터 판매 등 '마약왕 사업'을 하고 있는 딸은 지난 4월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기초식품 등을 배포했다. 당시 구호품이 담긴 상자엔 마약왕의 얼굴이 찍혀 있었다. 한편 멕시코 중앙은행은 '당신의 친구 JGL에게로부터'라는 도장이 찍힌 지폐에 대해 "법정화폐로서의 가치엔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멕시코는 지폐에 정치, 종교 또는 상업적 목적의 메시지를 지폐에 쓰거나 인쇄해 뿌리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관계자는 "규정을 살펴봤지만 걸리는 부분이 없어 도장이 찍힌 지폐의 효력엔 아무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단독] ‘수도관 독성물질’ 5년 감사원 지적에도 별도관리 안한 환경부

    환경부가 수도관 도장 작업에 사용되는 ‘비스페놀A’에 대해 감사원의 지적에도 별도 관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하지 않은 이유는 수도관 자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을 회원사로 둔 한국상하수도협회의 느슨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했기 때문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스페놀A’는 환경 호르몬 작용을 일으키는 독성물질로 알려져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2015년 12월 한국상하수도협회에 수의계약으로 1억원에 용역을 준 ‘수도용 자재 및 제품의 위생안전기준에 대한 중장기적 관리방안 마련 연구’ 보고서에 따라 비스페놀A를 줄곧 위생안전기준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보고서는 자체 검사 없이 해외 자료 등을 근거로 수도관의 비스페놀A는 유해성이 없다며 위생안전기준 감시 항목에서 제외해도 된다고 제안했다. 앞서 감사원은 그해 3월 액상 에폭시 도장 수도용 배관을 대상으로 비스페놀A를 조사했고 노후 수도관에서는 미국 허용 기준의 2.6배까지 검출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상수도관 중 4.3%가 수도관 내부에 에폭시 도장을 사용하고 있다. 감사원 지적 이후 환경부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상하수도협회에 연구 용역을 맡겼지만, 협회는 문제의 수도관 자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어 객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환경부는 수의계약으로 연구용역을 줬다. 지난 8월 환경부는 수도법 시행령 시행에 따라 수도용 자재 및 제품의 위생 안전기준 인증업무 위탁기관을 상하수도협회에서 한국물기술인증원으로 변경했다. 수도용 자재 및 제품 제조업체를 회원사로 둔 협회가 제품 인증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공정성 및 객관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환경부가 뒤늦게 잘못을 인정한 셈이다. 연구 결과가 부정확했다는 지적도 있다. 감사원 감사 이후 서울시 서울물연구원에서 2016년 발표한 실험 결과에서는 수도관에 있는 비스페놀A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오염도 증가는 물론 잔류 염소와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위해성 연구가 필요하다고 상하수도협회와 정반대 결론을 내기도 했다. 계명찬 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수도관의 비스페놀A가 인체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앞으로 수도관을 설치할 때 대체 소재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환경부는 상수도관에 사용되는 비스페놀A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비스페놀계 물질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내년부터 비스페놀A 등에 대해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단독] 고양이에게 생선 맡겨 놓고…“‘비스페놀A’ 문제 없다”던 환경부

    [단독] 고양이에게 생선 맡겨 놓고…“‘비스페놀A’ 문제 없다”던 환경부

    환경부가 수도관 원료로 사용되는 ‘비스페놀A’에 대해 감사원 지적에도 별도 관리하지 않은 데는 수도용 자재 업체를 회원사로 둔 한국상하수도협회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던 것으로 환경부가 환경호르몬에 대해 느슨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2015년 12월 한국상하수도협회에 수의계약으로 1억원에 용역을 준 ‘수도용 자재 및 제품의 위생안전기준에 대한 중장기적 관리방안 마련 연구’ 보고서에 따라 비스페놀A를 위생안전기준에 포함하지 않았다. 보고서에서는 자체 검사 없이 해외 자료 등을 근거로 비스페놀A는 유해성이 없다며 위생안전기준 감시항목에서 제외해도 된다고 제안했다. 앞서 감사원은 그해 3월 액상 에폭시 도장 수도용 배관을 대상으로 비스페놀A를 조사했고 노후 수도관에서는 미국 허용 기준의 2.6배까지 검출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상수도관 중 4.3%가 수도관 내부에 에폭시 도장을 사용하고 있다. 감사원 지적 이후 환경부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상하수도협회에 연구 용역을 맡긴 것이지만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환경부는 심지어 상하수도협회에 연구 용역을 맡길 때 수의계약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8월 환경부는 수도법 시행령 시행에 따라 수도용 자재 및 제품의 위생 안전기준 인증업무 위탁기관을 상하수도협회에서 한국물기술인증원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수도용 자재 및 제품 제조업체를 회원사로 둔 협회가 제품 인증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공정성 및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공정하지 못하다는 점을 환경부도 인정한 셈이다. 그뿐만 아니라 연구 결과가 부정확했다는 지적도 있다. 감사원 감사 이후 서울시 서울물연구원에서 2016년 발표한 실험 결과에서는 수도관에 있는 비스페놀A가 당장 위해성은 낮지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오염도 증가는 물론 잔류염소와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위해성 연구가 필요하다고 상하수도협회와 정반대 결론을 내기도 했다. 계명찬 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수도관의 비스페놀A가 인체에 영향은 없겠지만 앞으로 수도관을 설치할 때 대체 소재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환경부는 상수도관에 사용되는 비스페놀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비스페놀계 물질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열명도 쏴 죽인다” 제사 문제 말다툼…이혼 소송 중 아내 살해

    “열명도 쏴 죽인다” 제사 문제 말다툼…이혼 소송 중 아내 살해

    법원, 60대 중국인에 징역 30년 선고아내 외도 의심해 지난해부터 일상 감시만남 거부하자 무단 침입해 흉기로 살해 이혼 소송 중인 아내가 만남을 거부하자 아내의 집에 무단 침입해 흉기 등으로 무참히 찔러 숨지게 한 중국인 60대 남성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제1형사부 판사 임해지)은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63·중국 국적)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18일 오후 11시 3분쯤 경기 부천시에 있는 자택에서 중국인 아내 B(61)씨를 흉기 등으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2015년 11월 아내 B씨와 혼인 신고를 한 후 지난해 11월 B씨가 외도를 한다고 생각하고 일상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A씨는 지난 3월에는 친형 제사를 지내는 문제로 B씨와 말다툼을 하다 “중국에서 너 같은 거는 열명도 쏴 죽인다”고 쏘아붙였고 이에 화가 난 B씨는 결국 집을 나갔다. A씨는 4월 아내 B씨에게 “대한민국 체류기간 연장에 동의해 줄 테니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A씨는 아내 B씨를 만나 법원에 협의 이혼 신청서를 제출한 뒤 “당신 명의의 집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A씨는 재산을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이혼을 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아내에게 수십차례 전화를 하고 아내의 집에 찾아갔지만, 아내가 만나주질 않자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배관을 타고 아내의 집 베란다로 침입해 아내를 살해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내와 이혼절차를 진행하면서 아내가 집에 거주하지 못하게 하자 아내의 집에 무단 침입한 후 아내와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내를 흉기와 주먹, 발로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살해했다”며 “범행 경위와 죄질이 매우 나쁘고, 범행 수법 또한 잔혹하기 이를 데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아내와 혼인 생활이 사실상 파탄 난 지난 3월 이전에도 아내가 주변에 고통을 호소할 만큼 폭력적인 성관계를 고집했고, 아내가 성관계를 피하려고 하자 아무 근거 없이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죽이겠다’는 폭언을 자주했다”면서 “범행 다음날 아내 시신을 뒷베란다에 옮겨 놓은 채 범행도구를 버리고 아내의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통장을 챙기고 인천, 부산 일대를 다니며 도주하다가 체포되는 등 피고인의 행태에서 부부의 연을 맺었던 사람에 대한 어떠한 존중과 연민도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아내를 살해할 확정적인 의사를 가지고 이 사건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독일 통일둥이 “공산 경험 안했지만 내 정체성은 동독인“

    독일 통일둥이 “공산 경험 안했지만 내 정체성은 동독인“

    지금은 지도에서 사라진 나라, 옛 동독(GDR)에서 태어난 발레리 쇼니안이라고 해요. 통일된 독일의 딸이기도 하고 옛 동독의 딸이기도 하답니다. 분명히 출생 증명서에는 옛 동독 정부의 도장이 쾅 찍혀 있답니다. 곧바로 통일돼 현대 독일의 나이와 제 나이가 같기도 해요. 물론 공산 국가나 정부를 상대할 일이 없었지요. 하지만 여전히 동독인으로 느낀답니다. 공산주의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요. 역사와 문화, 전통이 정체성에 자리잡고 있답니다. 얼마 전 서른 번째 생일 파티를 열었는데 1990년대 동독의 현악 5중주단 카임차이트(Keimzeit) 음악을 연주했어요. 동독 땅에 살던 제 또래 아이들은 알지만 서독에서 태어나 자라난 아이들은 전혀 모르는 5중주단이랍니다. 서독에 대해 얘기할 때는 그냥 독일이라고만 하는데 동독을 얘기할 때는 동쪽이라고 해요. (서독 총리를 지낸) 헬무트 슈미트는 독일 역사의 일부분이고, (동독의 마지막 공산주의 지도자인) 에곤 크렌츠는 동독의 역사인 것처럼 말이지요. 보통 독일인이라면 서독 사람을 의미하며, 동쪽 출신들은 다른 사람들로 여겨진다는 뜻입니다. 얼마 전 제가 신간 ‘Ostbewusstsein(동쪽 의식)’을 썼는데요, 저처럼 통일둥이들을 심층 인터뷰한 내용이에요. 지난해 한 연구에 따르면 제 또래 옛 동독 출신 5명 중 한 명은 자신을 동독인으로 여기고 있었어요. 서독 아이들에겐 동쪽과 서쪽을 구분 짓는 경향을 찾아볼 수 없어요.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동독인다움을 느낀다고 제 책에다 썼어요. 물론 유럽인으로나 지구촌 시민으로도 느끼지만 가장 먼저, 또는 가장 강렬한 느낌은 제가 동독인이란 겁니다. 한 번도 동독 정권을 경험하지 못한 저희 같은 아이들이 동독인이란 정체성을 갖는 이유가 뭘까요? 40년 동안 완전히 다른 나라로 지내 다른 경험을 갖고 있는데 이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동독인들은 어쩔 수 없이 낮은 임금에 만족하며 살아가는데 장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차나 집을 사줄 능력이 안돼요. 해서 좋은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는 압박도 상대적으로 적어요. 집 임대료도 싸고 인구도 적어 즐거움과 창의성을 누릴 여지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도 꼽을 수 있겠네요. 하다 못해 도로의 포장 상태도 달라요. 감시탑들이 눈에 들어오는 동독의 지평선은 서독과 다르지요. 아름답다고 느끼는 기준마저 달라요. 역사도 달라요. 우리 부모님은 두 정치 체제를 모두 경험했는데 조부모들은 세 체제를 경험했지요. 제가 책을 쓴다고 하니까 아버지는 “네가 동독에 대해 아는 게 있긴 한 거니?”라고 따져 물으셨어요. 더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더 불편해지시겠죠. 제 사례를 포함해 영국 BBC 기사는 4일 독일 통일 30주년을 앞두고 요즈음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을 것으로 촉망받는 젊은 정치인 필리프 암토르(28), 팔뚝에 문신이 가득한 채로 유색인종을 돕는 활동에 열심인 콘라드 에르벤(31)도 소개했는데요. 동서독의 분리와 격차도 문제지만 도농 격차가 문제의 근본이라고 지적했어요. 농촌 인구가 줄어듦에 따라 의료나 복지 서비스에서 뒤처져 격차를 더욱 벌리는 악순환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한 것입니다. 물론 인종 차별과 혐오주의의 기승도 문제지만요.긴 기사의 결론은 다음과 같아요. ‘30년 전 독일 통일은 동독과 서독이 하나가 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현대 독일은 다양해졌다. 예전에 동독 땅이란 지역에서 살던 사람들의 경험도 믿기 어려울 만큼 바뀌었다. 아마도 독일인들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진정한 통일이 완성될 것이다.’ 멀리 한반도에서, 우리보다 30년도 훨씬 더 뒤쪽에서 살아가고 있는 분들, 이해가 되시는지요?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국립과천과학관 등 놀이·체험시설. 추석 연휴 ‘제한 또는 부분, 온라인’ 운영

    국립과천과학관 등 놀이·체험시설. 추석 연휴 ‘제한 또는 부분, 온라인’ 운영

    민족 최대 명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코로나19로 휴장했던 경기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이 재개관한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제한 또는 부분’ 운영을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코로나19 방지를 위해 일일 관람객을 1500명으로 제한해 운영한다. 단체와 10인 이상 일행도 입장을 제한하며 관람예약제는 운영하지 않는다. 추석 당일을 휴관한다. 천체투영관. 곤충생태관. 생태공원. 공룡동산은 상설전시관 입장객에 한해 이용이 가능하다. 이 중 체험전시물과 집합형 전시물은 휴관하며 천체투영관(관측소, 스페이스월드 제외)은 부분적으로, 곤충생태관은 정상 운영한다. 부분 개장을 보충할 온라인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자녀가 어떤 과학 공부를 하는지 알아보는 온라인 프로그램 ‘학부모 과학아카데미’는 평소 궁금했던 자녀의 과학공부, 실생활 속에 숨은 과학을 다루는 시간이다. ‘생활 속 화학제품 탐구’, ‘천연분말 이용 천연비누 제작’ 등에 대해 알아보고 체험한다. 추석 연휴 기간이 지난 다음달 5일부터 11월 1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온택트 시대 신중년, 5060 오팔 세대를 찾아가는 ‘청춘과학 아카데미’가 다음달 5일부터, 인류 최고 발명품으로 칭송받았으나 이젠 최악이 된 플라스틱에 대한 알아보는 ‘시민과학 아카데미’가 다음달 19일까지 온라인으로 열린다. 바로 옆 서울대공원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라 동물원과 식물원 실내전시관은 휴관 중이다. 역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동물원 내 8종류의 나무를 찾아 도장을 찍으면 임무를 마치는 온라인 프로그램 ‘나 혼자 나무탐험’을 11월 30일까지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동물원 입구에서 식물원 가는 길에 참여할 수 있으며 사전 예약 없이 무료 체험이 가능하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정희시 경기도의원, 군포시 사업추진 현황보고 및 한국전통궁도 전수지원시설 설치 관련 면담

    정희시 경기도의원, 군포시 사업추진 현황보고 및 한국전통궁도 전수지원시설 설치 관련 면담

    경기도의회 정희시(더불어민주당·군포2) 도의원은 지난 25일 경기도의회 군포상담소에서 경기도청 공원녹지과 공무원들과 수리산도립공원 탐방로(등산로)와 군웅숲(덕고개 당숲)정비사업 보고 및 한국 전통 궁도 전수지원시설 설치사업 관련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참석한 공무원들은 “현재 수리산도립공원 탐방로에 산악사고 예방을 위한 계단 및 안전난간 설치 등 등산로를 정비하고, 군웅숲에는 매년 지역주민이 자발적으로 관리하며 제를 지내지만 마을 재정 여건상 제단은 녹슨 쇠파이프와 철조망 울타리로 보호하고 제기는 컨테이너 창고에 보관하는 실정”이라며 “도립공원 문화경관 보전·관리가 필요해 이번 군웅제(11월 15일)전 정비를 완료 할 예정”이라고 보고했다. 이어 “내년 2021년 군포시 한국 전통 궁도 전수지원시설 설치사업을 통해 기존 그늘막과 임시 천막뿐인 열악했던 궁도장 환경을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예산 확보를 위해 힘써달라”고 전했다. 이에 정희시 도의원은 “수리산도립공원의 전체적인 정비가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부탁한다”며 “궁도장은 환경개선을 통해 경기도체육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수준의 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정욱의 혁신경제] 디지털 전환에 최적화된 한국

    [임정욱의 혁신경제] 디지털 전환에 최적화된 한국

    일본을 오가면서 답답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책 한 권을 살 때도 카드영수증 외에 따로 영수증을 써서 도장을 꾹 눌러 준다. 택시에서 하차할 때 카드를 내면 굳이 펜으로 사인을 요구한다. 안 해도 되는 일을 이중으로 하는 느낌이다. 문서를 보낼 때 아직도 팩스로 보내는 경우도 많다. 온갖 모바일 메신저에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있어 이메일도 구닥다리로 느껴지는 시대에 아직도 팩스로 보내 달라고 한다. 익숙해진 것을 쉽게 바꾸지 않는 일본의 문화 때문이다. 이런 일본의 보수적인 문화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됐다. 일본의 직장인들은 사무실에 나가 직접 도장을 찍어야 해서 재택근무를 할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또 일본의 관청들이 코로나 확진자 발생 보고를 팩스로 받는 바람에 신속한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도 화제가 됐다. 코로나로 인해 ‘디지털 전환’이 필수가 된 시대에 일본이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 실감하게 하는 에피소드다. 반면 일본과 달리 한국은 디지털 전환에 최적화가 돼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직접 만나지 않고도 일을 처리해야 하는 ‘비대면’ 디지털 전환에 한국이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세 가지 강점을 꼽아 본다. 첫 번째는 빠른 인터넷 환경이다. 한국은 전국 어디서나 연결되는 촘촘한 고속 유선, 무선 인터넷망을 가지고 있다. 원격 업무, 원격 교육, 원격 진료 등 기존에 벌어지는 일을 모두 ‘비대면’ 디지털화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빠른 인터넷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 때문에 모든 학교를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면서 큰 혼란을 겪고 있는데 시골로 갈수록 아직도 고속인터넷망이 결여돼 있는 곳이 많아 교육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온 지인은 “집에서 아이 둘만 화상을 연결해도 속도가 떨어져서 수업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두 번째는 빠른 물류 배송 인프라다. 한국은 예전부터 책 한 권을 주문해도 당일 배송이 될 정도로 빠른 물류를 자랑했는데 이제는 ‘로켓배송’, ‘번쩍배달’ 등으로 더 빨라지고 있다. 누구나 새벽배송으로 자고 일어나면 신선식품을 받아 볼 수 있게 됐고, 또 음식배달 경쟁 속에 한 시간 내에 뭐든지 배달받을 수 있는 오토바이 배송 시스템이 전국에 구축되고 있다. 이런 빠른 물류 시스템 덕분에 음식, 옷, 화장품 온라인몰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한 다양하고 새로운 비즈니스가 생겨나고 있다. 세 번째는 현금이 사라진 결제 시스템이다. 한국은 이미 신용카드 사용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데 이제 카카오페이, 제로페이 등 다양한 모바일 결제 수단까지 보급되며 현금을 사용할 필요가 거의 없게 됐다. 나도 혹시 필요할까 싶어서 현금을 찾아 두고도 한 달 이상 한 번도 안 쓰는 일이 잦다. 기존 신용카드와 네이버페이, 토스 등 간편결제서비스 간의 경쟁으로 모바일, 온라인에서의 결제도 아주 쉬워졌다. 즉 돈 거래에서 ‘종이’가 사라지며 모든 것이 디지털화됐다는 뜻이다. 이처럼 조바심을 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보니 한국의 디지털 비즈니스 환경은 세계 최고가 됐다. 어떤 전통산업이든 의지만 있으면 디지털 전환이 가능해진 것이다. 필요한 것은 변화하는 환경에서 기회를 찾아 혁신하려는 창업가들의 에너지다. 그런데 다행히 그런 창업가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우리동네커머스의 김상돈 대표가 그런 창업가 중 한 명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로 전통시장에 손님이 오지 않아 타격을 입자 상인들을 위해 해결책을 만들었다. 상인들이 온라인으로 상품을 팔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 것이다. 암사시장, 화곡시장 등 전국 46개 시장과 손을 잡고 시장의 반찬, 고기, 분식, 떡 등 다양한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아 2시간 만에 배송해 주고 있다. 코로나로 타격을 받은 시장 상인들에게는 매출 타격을 만회할 수 있는 동아줄 같은 서비스가 된 것이다. 온라인으로 월 1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시장 반찬가게도 나왔다. 이런 식으로 전통시장, 동대문의류시장, 중소기업 공장 등을 디지털화하고 새로운 고객과 연결해 변화에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창업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멋진 일이다. 코로나19는 인류에게 큰 재앙이다.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가 한국의 디지털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본다. 그리고 스타트업이 그 중심에 있다.
  • ‘독불장군’ 日스가 최저임금 인상까지 손댄다

    ‘독불장군’ 日스가 최저임금 인상까지 손댄다

    지난 16일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연일 ‘개혁’과 ‘경제’를 내걸고 예상을 뛰어넘는 강공 드라이브의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부, 기업 등 현장 의견이 지나치게 배제되고 모든 것이 총리관저가 제시한 목표의 틀에만 끼워 맞춰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스가 총리는 ‘디지털청 신설’, ‘부처 간 칸막이 행정 혁신’, ‘형식적 전례 답습 타파’, ‘도장 문화 혁신’ 등 개혁 관련 이슈부터 ‘휴대전화 요금 인하’, ‘불임 치료비 보험 적용’ 등 민생경제 대책까지 많은 것을 쏟아 내고 있다. 집권 초에 속도를 내 성공 확률을 높이고, 자민당 계파 옹립 총리의 한계를 국민 지지로 돌파해 보겠다는 계산 등이 깔려 있다. 대표적인 게 최저임금 인상 문제다. 스가 총리는 최근 다무라 노리히사 후생노동상에게 전국 평균 902엔(약 1만 50원)인 최저임금을 1000엔까지 올리라고 지시했다. 소비를 늘리고 기업 생산성을 높이려면 최저임금 인상률이 5%는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최근 4년간 평균은 3%였다. 이에 대해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타격을 받고 있는 중소·영세업체의 도산을 촉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업계는 물론이고 정부로부터도 나오고 있다. 스가 총리의 경제 브레인인 다케나카 헤이조 도요대 교수의 ‘기본소득’ 도입 주장도 큰 논란을 부르고 있다. 다케나카 교수는 지난 23일 TBS 방송에 나와 “모든 국민에게 1인당 월 7만엔씩 주는 기본소득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기본소득이 있으면 저소득자 생활 보호나 연금 지급이 필요 없어지므로 이쪽에서 재원을 충당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자 이 발상은 경제적 약자를 더욱 힘들게 하는 복지 삭감 정책이라는 반발이 시민단체에서 터져 나왔다. 교수 한 사람의 말이 큰 파문을 부른 것은 그와 스가 총리의 각별한 관계 때문이다. 스가 총리가 2005~2006년 총무부대신으로 있을 때 직속상관인 총무상이 다케나카 교수였다. 스가 총리는 유명 경제학자 출신인 그에게서 경제에 대한 시각이나 정책에 대해 깊이 배우고 영향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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