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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보화사회 DM규제는 아이러니”

    “직접마케팅(DM)을 잘 활용하면 소비자는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기업도 비용을 아끼고,노동시장에선 고용도 창출됩니다.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DM을 규제할 경우 경제적 손실이 상당히 클 것입니다.” 한국마케팅학회 주최의 ‘개인정보 활용과 프라이버시 보호’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로버트 윈츤 전 미국 직접마케팅협회(DMA) 회장은 9일 “나쁜 점은 보완해서 좋은 제도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P&G에서 판촉이사를 지내는 등 37년간 마케팅 분야에 몸담아 온 그는 “DMA는 IBM,AT&T,뉴욕타임스 등 5000여개 회사를 회원으로 갖고 있다.”고 미국 DM 현황을 소개했다. DM은 우편,전화,이메일 등을 통해 기업이 소비자와 직접 만나 제품을 판촉하는 활동.수입,취미 등 소비자의 성향을 세분화해 접근,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어 마케팅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객 정보가 업계간에 임대 형식으로 전달되어 무수한 기업들과 관련 소비자가 연결된다.또 소비자가 정보를 원치 않으면 차단되며,사회보장번호나 신용카드 번호 등은 전달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2002년 전 세계 DM시장은 494조원 규모로 연평균 8%씩 성장하는 추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스팸메일,주민등록번호 도용 등의 피해로 소비자가 개인정보 활용에 대해 부정적인 데다 정보보호법 등 규제도 심해 DM이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윈츤 전 회장은 “DM을 활성화하면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골프 관련 정보가 자동 제공된다.”면서 “개인에게 적절한 정보만 제공된다면 소비자 입장에선 이득이라서 미국에선 DM 판촉이 각광받는다.”고 소개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백화점·할인점 “남성고객을 귀하게”

    백화점·할인점 “남성고객을 귀하게”

    백화점·할인점이 남성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남성 전문매장을 설치하고 남성용품 원스톱 쇼핑 공간을 마련하는 등 남성만을 위한 쇼핑 서비스를 대폭 확대·강화하고 있다. ●주5일 근무로 남성쇼핑객 늘어 배우진 롯데백화점 남성매입팀 과장은 “지금까지 백화점 등에 여성들을 위한 편의시설은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지만,남성 쇼핑공간이 부족해 남성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주 5일 근무로 남성 쇼핑객들이 크게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대부분의 업체들이 잇따라 전문매장을 설치하는 등 남성 쇼핑공간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0일 본점·잠실점·분당점에 남성 액세서리 전문숍을 열었다.셔츠와 넥타이가 남성 소품의 전부라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지갑·벨트 뿐 아니라,면도용품·헤어용품·남성용 패션양산·보석 브로치·향수·패션 키홀더 등 다양한 소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남성 전용매장이다. 주요 상품은 면도 로션(5만∼5만 7000원),커프스 버튼(4만∼20만원),보석 브로치(15만 7000∼35만 7000원),패션 양산(19만 5000∼21만 5000원),패션 키홀더(4만 8000원) 등이다.오픈 기념으로 3만∼25만원(브랜드별로 다름) 이상 구매하면 키홀더·손수건 등 사은품을 증정한다. ●백화점들 전문매장등 마련, 유치 앞다퉈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4월에 남성 잡화 전문매장인 ‘멘스 퍼니싱 코너’를 만들었다.신사정장과 캐주얼 의류,패션 잡화 브랜드가 한 곳에 모여 있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세린느 웅가로 에스카다 팬디 등 수입 넥타이 브랜드를 들여온데 이어,최근 프랑스 직수입 셔츠 브랜드 ‘노디스’를 입점시켰다.수입 넥타이는 12만∼14만원대로 비싸지만 전체 넥타이 매출액의 30%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0일쯤 무역센터점에 120평 규모의 남성 토털 쇼핑공간인 ‘멘스 스퀘어(가칭)’를 오픈한다.폴 스미스 DKNY 라크르와 케네스콜 등 의류 매장뿐 아니라,남성용 목걸이·귀고리·반지·지갑·벨트·시계를 판매하는 ‘액세서리 편집매장’,‘남성화장품 편집매장’ 등이 선보인다.남성 전용 스킨 케어룸도 마련할 예정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명품관 웨스트 4층에 남성 명품의 세컨드 브랜드와 프리미엄 진,아웃도어 제품 등 남성상품군을 대폭 강화했다.남성 진 & 유니섹스 매장으로 꾸며질 4층 매장은 이탈리아 남성 캐릭터 캐주얼인 ‘Z-제냐’와 ‘D&G’를 새로 들여온다.캐주얼 스포티브 개념의 ‘푸마컬렉션’과 캘리포니아 감성을 보여주는 토털 라이프스타일의 캐주얼인 ‘폴 프랭크’,아틸리아 스타일의 진 캐릭터 캐주얼인 ‘가스진’ 등의 매장도 문을 연다. 행복한세상은 남성 매장을 보강하고 남성 패션리더들을 위해 새단장에 들어간다.드레스셔츠·넥타이 매장을 크게 늘려 모두 10개 브랜드를 입점시켰다.50여평 규모의 넓은 편집매장으로 구성돼 브랜드별로 쇼핑하기 편하게 디스플레이돼 있다.특히 남성캐주얼매장은 미켈란젤로 해리스톤 아워스 아로스마 등 중저가 캐주얼 브랜드를 들여와 150여평 규모로 넓혀 새단장한다.그랜드백화점 일산점은 10층 문화센터내 쇼핑하는 남성들을 위한 휴게공간인 게임 및 인터넷 휴게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할인점들도 가세 백화점과 경쟁 할인점들도 가세했다.주말 가족단위 쇼핑객이 크게 늘어나며 쇼핑에 ‘남성의 입김’도 커지고 있기 때문.신세계 이마트는 골프 매장에 무료 시타실을 운영하고 있다.무료 시타실이 있는 수도권 점포는 가양 성수 상봉 은평 연수 고잔 수지 일산 분당 산본점 등 10곳이다. 롯데마트는 어린 자녀를 동반한 남성들을 위해 남자 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하고,가전제품 매장에는 홈시어터 체험관을 각각 구비했다.서울역점,경기 화성점 등 신규 점포에는 기저귀 교환대를 마련했고,서울 금천점에는 고화질의 영화를 극장 못지않은 음향 효과와 함께 볼 수 있는 홈시어터 체험관을 설치했다.삼성 테스코 홈플러스는 토털숍 개념이던 매장을 캐주얼정장·신사정장·셔츠·구두 등으로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매장을 재편하고 있다.집에서 직접 간단한 소품을 만드는 남성들이 늘어남에 따라 드라이버,공구세트 등 DIY 용품 코너를 크게 늘렸다. 임춘택 홈플러스 테넌트 개발팀 남성용품 과장은 “경기 불황에도 올들어 남성 의류와 잡화 등 남성용품의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20% 이상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점포를 리뉴얼할 때 남성 관련 상품 매장 규모를 두배 이상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도둑잡은 한국 축구

    “2시30분까지 버티긴 정말 힘들더라고요.” 범행현장에서 올림픽 중계를 시청하다가 잠이 든 어설픈 절도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오모(31)씨는 21일 오후 11시쯤 평소 ‘내 집’처럼 드나들며 금품을 훔치던 광주 북구 중흥동 김모(61)씨의 제재소 빈사무실에 또다시 침입했다.마침 3시간 뒤면 한국축구의 올림픽 4강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날이었다.이 곳 사무실에서 이미 10여차례 이상 범행을 저질러 익숙해진 탓인지 오씨는 소파에 누워 파라과이 전을 기다렸다. “조금이라도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음료수까지 준비했지만 자꾸만 내려오는 눈꺼풀은 어찌 할 수가 없었고 그는 다른 올림픽 중계만 보다 잠이 들었다.결국 오씨는 좀도둑이 자주 드는 것을 수상히 여겨 순찰을 돌던 제재소 관계자들의 신고로 22일 자정쯤 경찰에 붙잡혔다.담당 경찰관은 “오씨가 축구 중계를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던 모양”이라며 “범행현장에 음료수 병까지 놓고 마음 편히 올림픽 중계를 지켜봤을 오씨의 모습을 상상하니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오씨는 공사장에서 숙식을 하며 이웃한 사무실과 빈 집 등에서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쳐온 것으로 드러났다.광주 북부경찰서는 이날 오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사회플러스] 강도용의자 경찰대치중 투신 자살

    가정집에 침입한 강도용의자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다 아파트 15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1일 오후 1시 47분쯤 경기도 안양시 평촌신도시 모 아파트단지 15층 계단에서 흉기를 든 강도용의자 이모(30·태권도 사범)씨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1명과 마주치자 창문을 통해 1층 콘크리트 바닥으로 뛰어내렸다.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이 아파트 18층 강모(40·여)씨 집에 침입,집안을 뒤지다 강씨가 집안수리를 위해 배관공 2명과 함께 귀가하자 배관공 1명에게 가벼운 상처를 입힌 뒤 도망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마주쳤다.
  • [Doctor & Disease] 이원석 성형외과 원장

    ‘주름’을 질병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그러나 다른 어떤 질병보다도 이 ‘주름’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람은 많다.바야흐로 의술이 질병 치료에서 미적 영역으로 새 발을 내디딘 것.인간을 질병의 고통에서 구제하고자 한 의학이 아름다움과 접점을 이루는 곳,바로 미용성형이다. ●美에 대한 욕망은 전인류의 과제 “사실 주름제거라는 미용성형술이 근래에 생긴 의술은 아닙니다.인류문명이 시작된 이래 아름다움의 문제는 항상 중요한 과제였으니까요.수백년 전 인도의 미용성형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주름제거라는 미용성형은 육체의 병보다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의술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겠지요.” 이원석(43·이원석 성형외과) 원장.우리나라에서 주목받는 성형외과 의사 중 한 사람이다.많은 개원의와 대학병원 의사들이 특정 미용성형술에 대해 그에게 도움을 청한다.특히 예전의 외과적 수술 대신 특수한 실을 피부조직에 삽입해 주름을 제거하는 이른바 ‘매직리프트’는 국내 원조 격이다.이 매직리프트 시술법이 알려지면서 ‘보톡스주사법’이 주도했던 미용성형계에 일대 변화가 일고 있다.아름다움을 위해 주름을 없애고자 하는 미용성형,그 변화의 가운데 선 이원석 원장을 만났다. 원론적 질문이지만 왜 주름이 문제인가. -시대 배경이 중요하다.조선시대에는 주름을 문제시하지 않았다.필요성을 느끼지 않아서다.그러나 지금은 다양한 필요성이 존재한다.아름다움 때문에 주름을 제거하는가 하면 사업이나 자기성취,젊게 살고 싶은 욕구 등도 작용한다.물론 그런 욕구를 충족시킬 만큼 의술이 발달했고,경제력,자기개발에 대한 인식도 옛날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도다. ●노화로 생긴 주름 예방·치료 가능 추세나 경향은 어떤가. -최근 사람들이 삶의 질에 눈을 돌리면서 미용성형을 하고자 하는 사람도 놀랄 만큼 늘었다.10년 전을 1로 보면 지금은 10인 세상이다.환자들도 예전과 달라 드러내 놓고 어디어디를 고치고 싶다고 말한다.그만큼 개인의 자유의지가 소중한 세상이 됐다.경향도 물론 예전과 다르다.예전에는 주로 이목구비를 문제시했지만 요즘에는 얼굴 외에 눈에 드러나지 않는 신체 부위가 모두 성형의 대상이 된다. 의학적으로 주름이란 무엇인가. -노화로 피부가 퇴화한 결과다.피할 수 없는 노화지만 유전적 혹은 환경적 요인을 감안하면 일정 부분 예방이나 치료가 가능하다. 성형 분야에서 주름제거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나라마다 편차가 있지만 최근 들어 항노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10년 전,성형에서 주름제거 점유율이 100명 중 1명이었다면 지금은 10명 중 3∼4명일 정도로 높아졌다. 그에게 미용성형의 가치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느냐고 묻자 ‘인간은 결국 사회적 동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일부의 인식처럼 성형이 외형을 고쳐 인간의 가식성을 조장하는 게 아니라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의술입니다.예컨대 짝눈을 가진 사람이 감내해야 하는 정신적 고통과 절망감이 폐병이나 고혈압보다 덜하다고 누가 말하겠습니까.” 그 자신 한때는 의사로서 성형,특히 쌍꺼풀이나 콧대 수술에 회의를 느끼기도 했지만,그런 생각 자체가 의사로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소치였다며 지금은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매직 리프트’ 수술법 안전성·효과 강점 주름제거에 적용되는 치료법과 특징을 소개해 달라. -크게 3∼4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고전적으로 메스를 이용하는 방법과 레이저치료법, 보톡스 같은 주사요법,그리고 매직리프트 같은 최소침습적 수술요법 등이다.메스로 수술을 하는 방법은 효과가 확실한 반면 통증,흉터,수술시간이나 회복기간이 길며 간혹 안면신경이 훼손되거나 수술후 교정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레이저치료법은 간편하지만 효과 기간이 짧다.필러법과 보톡스 같은 주사요법 역시 효과는 좋지만 효용 기간이 짧거나 피부의 처짐을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이에 비해 최소침습적 주름제거술인 매직리프트는 피부에 특수 실을 삽입해 주름을 없애는 방법으로 효과나 안전성,수술후 교정 등에서 확실히 강점이 있다.물론 평가는 주관적이고,의사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다. 그러면서 그는 2002년 두바이에서 매직리프트 방법을 창안해 세계가 주목한 러시아의 말렌 슐라마니츠 박사를 만난 일화를 소개했다.“당시 그곳에서 슐라마니츠 박사의 심포지엄에 참석해서 눈이 번쩍 뜨이는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그 전에는 미용성형에 더는 새 기술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여겼거든요.그 이후 매직리프트는 세계 학계가 인정하는 미용성형술로 자리를 잡았는데,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국제특허까지 받은 수술용 실의 효능을 식약청이 인정을 하지 못하겠다니,딱하지요.기술 도용도 많고….” ●환자 상태따라 여러 시술법 병행 주름제거에 약물 등 다른 대체방법을 적용할 수는 없나. -치료법마다 장단점이 있어 단선적으로 말할 수는 없고,판단은 수용자가 하는 것이지만 약물이 매직리프트나 보톡스,레이저요법 등을 대체할 수는 없다.피부의 주름을 당기기는 하지만 처짐을 해결하지 못해서다.내 경험으로는 노화방지를 위해 한 가지 방법을 고집하기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병용하는 게 좋다고 본다.예컨대 매직리프트와 비타민 메조테라피,태반주사를 맞고 보톡스로 잔주름을 제거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데…. -성형이 일반화하지 못해 일면 위화감을 느끼는 계층이 없지 않겠지만 생각처럼 비용 부담이 크지는 않다.모든 일이 그렇듯 욕심대로 하자면 끝이 없지만 꼭 필요한 경우라면 비용이 문제가 되는 수준은 아니다. 성형이 사치라는 지적에 대해 이 원장은 ‘성형도 자기실현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모든 사람이 테레사 수녀처럼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의술을 통해 인간의 자연성을 회복시키는 방법이 성형이고,그런 최소한의 변화로 누군가 삶의 기쁨과 만족을 얻는다면 그것을 누가 사치라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그는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의 본래 모습이지만 성형을 경계할 필요는 없다.”며 “그 일에 내가 힘을 보탠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이원석 원장 프로필 ▲서울대의대▲대한성형외과학회 정회원▲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 정회원▲대한수부외과학회 정회원 ▲현,강남이원석성형외과 원장▲강남Skin&Spa 대표 원장▲매직주름제거연구소 고문▲저서 ‘성형과 관상’,‘매직리프트’외.
  • 참여연대, 국정원 명의도용 법적조치 검토

    ‘시민단체가 공무원을 유혹하는 미끼인가.’ 참여연대의 명의로 정부 주요 기관에 발송된 정체불명의 ‘e메일’이 국가정보원이 ‘보안점검’을 위해 보낸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정원 산하 국가사이버안전센터는 을지연습 기간인 23∼28일 정부 합동으로 벌인 ‘사이버전(戰) 모의 훈련’을 위해 국가기관 10여곳에 대해 참여연대 명의로 e메일을 보낸 것으로 29일 확인됐다.나머지 기관과 개별 공무원에 대해서는 발신인이 불확실한 ‘불특정 메일’로 보안점검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센터측 관계자는 “참여연대의 이름을 어떤 의도를 갖고 계획적으로 도용한 것이 아니며 실무자의 단순 실수”라면서 “참여연대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의 이름으로 이전에 e메일을 보낸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최근 국가 주요기관의 인터넷 사이트와 공공기관 PC의 자료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가짜 e메일로 공무원들의 ‘보안의식’을 점검했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발송된 문제의 e메일은 “참여연대는 수년간 수집한 자료를 근거로,부패 공무원들의 추적을 통해 부정부패 공직자 명단을 작성했습니다.민감한 사항인 만큼 홈페이지 및 언론 공개에 앞서 관련 공무원들에게 소명 기회를 주고자 합니다.”는 내용과 함께 빈 첨부파일이 담겨 있었다. 참여연대는 이날 ‘국정원의 참여연대 명의도용 메일 유포에 대한 입장’ 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국정원측에 공식사과와 책임자 문책 등을 요구했다. 안동환 유지혜기자 sunstory@seoul.co.kr
  • ‘말씀 경쟁’ 한나라 아침회의는 ‘NATO회의’

    한나라당 당직자로 20년 넘게 잔뼈가 굵은 A씨는 요즘 ‘아침 회의 폐지론’을 강조하고 있다.그는 “바깥 세상은 눈 돌아갈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데,당 회의 풍경은 24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꼬집었다. 한나라당에서는 날마다 오전 9시에 회의가 열린다.월,목요일에는 박근혜 대표가 주재하는 상임운영위 회의가,나머지 날은 김덕룡 원내대표가 좌장이 되는 주요 당직자회의가 열린다. 공개로 진행되는 회의 ‘오프닝’은 당 지도부가 핵심 쟁점에 대해 한 마디 던지는 의미있는 자리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오프닝에서 일부 참석자들의 ‘말씀 경쟁’이 도를 넘어서 오히려 중요한 비공개 회의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 A씨의 지적이다. 그는 “다들 온갖 현안에 대해 한 마디씩 해야 성이 풀리는지 아침 회의는 지루한 정견발표장 같다.”면서 “보좌진이 준비해준 ‘말씀자료’를 그대로 줄줄 읽는 일부 의원을 보면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도 공화당 시절처럼 정치를 하는지 답답하다.”고 꼬집었다. 역시 당직자 출신인 보좌관 B씨는 한술 더 떠 “망하는 조직은 책상에 앉아 회의만 한다고 하더니…”라고 한숨을 내쉬었다.B씨는 “사무총장은 당무를,정책위의장은 주요 정책만 압축,보고하면 되는데 그저 10분 넘게 장광설을 펴는 것이 좋다고 착각하고 있다.”면서 “정작 중요한 비공개 회의는 시간에 쫓기기 일쑤”라고 말했다.그는 “노 액션(No Action) 회의는 차라리 폐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나라당 회의는 ‘나토(NATO·No Action Talk Only) 회의’라는 자조 섞인 비아냥도 들려온다.날마다 회의를 해봤자 말만 넘쳐나고,정작 행동은 없다는 것이다. ‘나토 회의’를 둘러싼 해프닝도 종종 일어난다.이병석 원내부대표는 지난 13일 회의에서 조간신문에 보도된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결과를 최신 소식인양 보고해 ‘웬 구문(舊聞)?’이냐는 반응을 샀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불황에 허덕이는 서민경제…월 교육비는 수십만원…대학생은 졸업을 하는 것이 두려워 휴학…노래방 도우미의 3분이 1이 가정주부…유가는 45달러…”는 식으로 10분 가까이 신문 내용을 줄줄 읊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최근 “현 정권은 공부는 안 하고 숙제는 알바를 시켜서 성적이 좋아진 척하는,부모 눈속이기나 하는 운동권 학생 스타일”이라고 ‘언론보도용 발언’을 했다가 운동권 출신 의원에게 핀잔을 사기도 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2)8·15단상-사시미와 우치다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2)8·15단상-사시미와 우치다

    ‘수사(壽司)’라는 간판을 내건 ‘사시미’집이 많다.‘횟집’보다 ‘수사’가 한결 그럴듯해 보이기 때문일까.대개의 ‘수사’에서는 같은 ‘사시미’도 전반적으로 값이 비싸다.따지고 보면 ‘수사’란 ‘스시’로 읽으며,번역하면 초밥 정도에 해당된다.일식집의 대표격인 ‘수사’란 곳도 기실은 ‘초밥집’에 불과하다.어느 작은 ‘수사’에서는 ‘쓰키다시’가 맛있기로 소문이 났다.갓 잡은 ‘아나고’는 기본이고 ‘우나기’까지 올린다.수제품 ‘와사비’가 입맛을 당기는데 ‘와리바시’로 ‘기코만 간장’에 살살 풀어서 ‘스시’에 발라먹는 맛이 그만이다.어디 ‘간수메’에 비할 것인가.대하(大蝦)도 펄펄 뛰는 ‘오도리’가 한결 맛있다.겨울철에는 ‘스키야키’와 ‘오뎅’,‘덴푸라’가 유별나다.여름에는 ‘히야시’된 ‘아사히 맥주’에 시원한 ‘복지리’가 또한 별미 아닌가.전복은 ‘해녀’들이나 ‘머구리’가 직접 잡았다.이 집의 유명한 삼치는 ‘스기’로 만든 배에 ‘모타’를 ‘장착’한 ‘나가시배’를 끌고 나가서 ‘앤카’를 박고서 ‘잇폰스리’로 낚아 올린다.불법인 줄 알면서도 ‘삼마이’를 간혹 쓰는데,싹쓸이하는 ‘고데구리’에 비하면 훨씬 낫다. ●‘지리’가 우리말 아닌가요? 의도적으로 만들어본 문장들이다.바다에 사노라면 일본말을 자주 듣게 된다.알아듣기 어려운 말도 어민들에게는 지극히 일상적인 말들이다.더러는 토착화해 ‘지리’나 ‘아나고’처럼 우리말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국어학을 전공한 박사에게 묻자,“지리,글쎄요.우리말 아닌가요?”하고 되물어 올 정도이니,일반인들은 오죽하랴.위의 따옴표 부분을 우리말로 한번 풀어보자. △사시미(さしみ)=회 △쓰끼다시(つきだし)=가벼운 안주 △아나고(あなご)=붕장어 △우나기(うなぎ)=뱀장어 △스시(すし)=초밥 △오뎅(おでん)=어묵 △스키야키(すきやき)=전골 △덴푸라(でんぷら)=튀김 △와사비(わさび)=고추냉이 △간수메(かんづめ)=통조림 △오도리(おどり)=산 새우 △와리바시(わりばし)=나무젓가락 △복지리(鰒じる의 변형)=맑은 복어국 △스기(すぎ)=삼나무(杉) △삼마이(さんまい)=삼중망 △고데구리=소형기선저인망 △잇폰스리(一本釣,いっぽんすり)=외줄낚시 △머구리(もぐり)=잠수부 정도다. 번역에 걸맞은 대응어가 미처 개발되지 않는 것도 수두룩하다.‘삼마이(三重網)’는 ‘세겹그물’이 맞을 터인데,이미 삼마이그물이 토착화되어 세겹그물이 오히려 생뚱맞다.누구나 쓰는 해녀(海女)는 사실상 제주도 본토에서는 쓰지 않던 말이므로 토착어인 잠녀가 맞다.‘모타(モ-タ)’는 ‘motor(모터)’의 일본식 영어이며,덴푸라는 포루투갈어에서 왔다.어민들은 더러 ‘닻’이라는 우리말을 두고 ‘앤카 박는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닻을 뜻하는 ‘anchor’의 일본식 영어 아닌가. 일반인들은 간혹 신문기사 등에서 생소한 그물 이름이 나오면 답답하다.예망(曳網),자망(刺網),건강망(建綱網),선망(旋網) 따위는 일본식 한자어다.흘림그물을 뜻하는 유망(流網)은 ‘나가시(ながし)’라고 불리며,‘흘리다.’는 뜻의 ‘나가스(ながす)’에서 비롯되었다.‘고데구리’나 ‘머구리’,낚시꾼들이 많이 쓰는 외줄낚시인 ‘잇폰스리’도 일본말이다.거개의 어로도구가 일본말이다.외관상 일본어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선착장,간석지,적조,방파제 따위의 해양용어도 일본산이다. ●바다는 아직도 日식민상태 ‘회(膾)문화’가 말하듯 ‘해양강국’으로 알려진 일본에서 근대적 해운· 수산·항만,심지어는 국방용어까지 들여다 쓰고 있으니,참담하게도 ‘식민의 바다’는 아직 해방되지 않았다.언어식민지를 청산하자는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문화적 종다원성 차원에서라도 토착용어를 써야 할 텐데,현실은 반대다.우리 스스로 근대를 ‘번역’하지 못하고 남의 손을 빌려서 ‘번역’해온 식민지의 여독 때문이다. 일본어도 외국어인데 이웃나라 말이 섞였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와사비’가 일본의 오랜 기호식품인 반면에 우리 조상들은 거의 먹지 않았음을 고려할 때,생경한 ‘고추냉이’보다는 ‘와사비’가 타당하다고 여기기도 한다.‘아사히맥주’나 ‘기코만 간장’도 상품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연히 원문 그대로 써야 한다. 문제는 주체성이다.동서양 구분없이 근대 모국어의 탄생과 확대과정은 ‘번역’을 통하지 않고는 성립될 수 없었다.그러나 한국사의 내재적 발전을 거치지 못하면서 해양과학기술과 생태환경용어에 이르기까지 ‘번역과 근대’의 주체성을 살리지 못한 채 오로지 직수입에 몰두해 왔다.새로운 과학기술이 도입되면 그에 상응하는 대응어도 개발해야 하는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게다가 오랫동안 써오던 토착말까지 잃어버려 ‘아나고 먹자.’고 하면 알아듣는 사람도 ‘붕장어 먹자.’고 하면 “뭐?”라고 되묻기 일쑤다. ●일제시대 조선어류 연구학자, 우치다 식민 잔재는 바다 관련 학계의 책임도 크다.마침 8·15를 앞두고 ‘유리판에 갇힌 물고기’란 유리원판 사진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어느 젊은 연구자가 용기있게 쓴 ‘일제시기 조선산 어류연구와 우치다’란 글에서 놀라운 시사를 얻었다.‘제국의 바다,식민의 바다’라는 부제부터가 눈길을 끌었다. 전시회의 주인공인 우치다 게이타로(內田惠太郞)는 1896년생으로 도쿄제국대학 농림학부 수산과를 나와서 1927년 한반도에 들어온다.조선총독부 수산시험장 양식계 책임자로 15년을 근무하면서 우리나라의 바다 구석구석을 샅샅이 훑었다.그런 그가 1942년,수많은 연구 업적을 고스란히 한국에 둔 채로 규슈(九州)제국대학 교수로 자리를 잡아 돌아간다.1964년 이와나미(岩坡) 문고본으로 출간된 ‘치어(稚魚)를 찾아서’에서 한국에서의 연구 활동을 포함한 자신의 어류생활사 연구 경험을 소상히 밝히기도 한 그는 사실 한국어류사 연구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같이 근무했던 나카노(中野進)와 우치다 자신,그밖의 여러 인물들이 많은 유리건판을 남긴다.그 유리건판들이 이런저런 경로를 거쳐 개인 소장가의 손에 들어갔고,그 소장 자료에 근거해 이번 전시회가 열리게 된 것. ●‘수산학 거목’의 도용 씁쓸 총독부 수산시험장은 광복 후 중앙수산시험장(1949),국립수산진흥원(1963),국립수산과학원(2002)으로 이어진다.이렇게 기관은 맥을 이어왔는데,어찌해서 조선총독부가 연구하고,실험하고,수집한 그 중요한 수산자료들은 모두 흩어지게 되었을까.총독부야 밉지만 그들의 업적은 잘 보존·관리·활용했어야 하는데 총독부시절에는 잘 관리되던 것이 광복 이후 대한민국에서는 어쩌다 이렇게 개인의 전유물로 주물러지게 되었을까. 재미있는 것은 일본인들이 남긴 ‘전리품’을 재활용하고,가공해 자신의 연구 성과로 둔갑시킨 정말 날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예전부터 학계에는 떠도는 소문이 있었다.우리나라 ‘수산학의 거목’으로 평가되는 분의 저술이 사실은 일본인들이 남긴 연구 성과를 슬쩍 해서 가공한 것이라는 얘기다.이 ‘거목’의 광복 이후 저술에서 총독부시절의 연구 성과를 요약·재정리하거나 표절을 뛰어넘는 도용 흔적마저 발견되고 있으니,이 얼마나 씁쓸한 일인가.그래서 서점에 나와 있는 물고기 관련 책자의 상당수가 이런 배경조차 모르고 이 ‘부정한 책’을 원전으로 인용하고 있지 않은가.이제는 그 ‘거목’의 저자가 우치다로 바뀌어야 마땅하다.전시회에 등장할 사진들을 미리 훑어보니 우치다의 어류연구가 고스란히 그 ‘거목’의 연구에 겹쳐지고 있다.식민잔재 청산은 바다에서도 미완의 숙제인 셈이다. 돌이켜보면,고종 26년(1889)에 체결된 한·일통상장정을 필두로 1908년 한·일어업협정,1909년의 한국어업법,1929년의 조선어업령 등을 통해 ‘제국의 바다’가 완성되어 갔다.일본인 어업이민을 부추겨서 일본인 어촌을 따로 건설하였으며,혹심한 약탈어업으로 일관한 게 바로 한일어업사다.1965년의 잘못된 한·일협정의 후과까지 남아 있는 데다가 ‘쌍끌이 사건’ 등에서 보았듯 우리의 어업권 대응도 시원찮다.일본의 끊임없는 독도영유권 주장도 속내를 들여다 보면 어업자원에 대한 일본인들의 주장이 반영된 결과 아니겠는가. ●日 ‘해양제국 건설’은 타산지석 ‘제국의 바다,식민의 바다’는 현재진행형이며 또한 미래형이기도 하다.한국과는 독도로,중국과는 댜오위타이(釣魚島)로 싸우면서,독립국이었던 유구국(琉球國)을 내부 식민지 오키나와로 ‘점령’한 일본의 끝없고,강력한 바다지향을 지켜본다. 대륙에서 중국의 동북공정을 통한 고구려사 편입 음모가 노골화되고 있다면,해양에서는 ‘해양제국’의 온갖 팽창전략이 종횡으로 구사되고 있다.더욱이 UN 해양법협약이 발표되면서 일본의 바다는 한결 넓어졌다.남쪽 태평양으로 뱃길을 돌리는가 했더니,동해조차 일본해로 둔갑시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대시켜 가고 있다.바다에서 살아간다는 일이 단순히 개인사에 국한된 미시적 삶이 아니라,국제질서를 낳는 국가적이고 세계적인 생활임을 아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어업권역이 줄어들면 어민들은 울상을 짓고,소비자는 비싼 값에 어류를 사먹거나,수입 고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으니 밥상머리에까지 성난 파도가 밀려옴을 어쩌랴. ‘사시미’와 ‘스시’를 먹으면서,8·15 광복절의 의미보다 ‘막바지 바다피서’를 얘기하고 있을지 모를 이 땅의 선남선녀들에게 ‘우리말 바다용어집’이라도 무상 제공하는 일은 이제 국가의 ‘의무’ 아니겠는가.‘지리’와 ‘아나고’를 우리말이라고 여기며 사는 이 시대의 숱한 ‘개인들’,지금 누가 그들만을 탓할 수 있으랴.
  • [사회플러스] 공군중위 부대복지금1억 횡령 잠적

    현역 공군 중위가 부대 복지금 1억여원을 횡령한 뒤 잠적해 군 헌병대가 수사에 나섰다.국방부 관계자는 10일 “공군의 모 전투비행단 관리처 소속 A중위가 최근 부대 복지기금에서 1억여원을 인출해 잠적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과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A중위는 직속상관인 관리처장의 명의를 도용해 자신의 은행계좌로 부대 복지금의 일부를 이체하는 수법으로 공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사설] 경관살해범 검거 빛낸 시민신고

    경관 살해범 이학만씨를 시민의 기지로 붙잡았다.자칫 장기화될 뻔한 사건이 제보로 해결된 것이다.시민의 신고 정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사례다.흉악범과 맞닥뜨리고도 침착하게 대처해 경찰에 알린 40대 주부는 경찰 백명의,아니 그보다 더 많은 몫을 해냈다.참으로 훌륭한 시민이다.현상금과 함께 ‘장한 시민상’을 주는 것이 마땅하다.이씨를 검거함으로써 제2의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을 차단한 것만 해도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동료를 잃은 경찰은 이번 사건에 총력을 기울였다.현상금도 최고액을 내걸었고 수백명이 한밤 아파트 단지를 수색하기도 했다.범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한 초등학생에게 속았다고 비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경찰로서는 최선의 대응이었다.그러나 한편으로 한계를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신고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경찰의 무능함을 보여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범인은 승용차를 훔쳐 서울에서 1주일이나 버젓이 활동했다.수배망이 허술하지 않았는지 점검해 볼 일이다. 더 큰 문제는 검거 출동 상황이다.흉기로 경관을 찌른 흉악범과 신고자가 집안에 있는데 사이렌을 울리고 초인종을 누르며 문을 열어달라고 소리쳤다니 경찰이 제 정신인지 의심스럽다.범인이 인질극을 벌이고,신고한 시민이 다치기라도 했다면 어쩔 뻔했나.목숨 건 신고 정신에 찬물을 끼얹은 일이다.특공대는 못 보내더라도 창문으로 은밀하게 들어가 범인을 제압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상식적인 검거 방법이다.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출동 책임자의 잘잘못을 가려야 한다.정말 시민의 발끝도 따라가지 못하는 경찰이다.
  • 의류업계 ‘짝퉁과의 전쟁’

    의류업계 ‘짝퉁과의 전쟁’

    “불황기엔 짝퉁이 진품을 이긴다.” 그동안 루이뷔통,닥스,아놀드파마 등 외국 유명브랜드에만 한정됐던 가짜상품(속칭 짝퉁·짜가)이 경기불황을 타고 국내 유명브랜드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보다못한 국내 의류브랜드 업체들은 최근 짝퉁과의 전쟁을 선포,강도높은 자구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짝퉁 식별법 안내는 기본이고,신고를 하면 최고 10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건 업체도 있다. 업계에서는 짝퉁의 확산이 의류업계의 장기불황이 큰 원인이지만 국산브랜드의 품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유명 브랜드,지금은 짝퉁과 전쟁 중 ‘짝퉁과의 전쟁’에는 EXR코리아,신원,휠라 등 국내 유명브랜드들이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선봉은 ‘캐포츠 브랜드’로 명성을 얻고 있는 EXR코리아가 맡았다. EXR코리아는 6일 “‘EXR’ 브랜드를 위조한 가짜상품이 대거 유통됨에 따라 이를 적발하기 위해 최고 1000만원의 위조상품 신고포상제를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EXR의 상표,디자인을 도용한 위조상품 제조업자나 제조공장을 제보하는 사람에게 위조상품 적발규모 등 기준에 따라 최고 1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EXR코리아는 이를 위해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www.exrkorea.com)에 짝퉁 판별법과 신고 코너를 만들고 전화신고센터도 개설했다. EXR코리아는 올해 들어서만 자사 브랜드의 위조상품 신고가 1000건 가량 접수돼 위조상품으로 인한 손실 규모가 지난 한해의 총 매출액과 맞먹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원은 캐주얼 브랜드 ‘쿨하스’의 유사 로고 사용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현재 브랜드 홈페이지(www.koolhaas.co.kr)에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을 게시해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고 있다.쿨하스 사업본부장 조춘호 이사는 “아직까지는 소송 등 본격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있다.”면서 “우선 제품의 독창성을 살려 유사 제품 생산이 어렵도록 하고,짝퉁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휠라는 직원 3명으로 구성된 단속반을 두고 시장을 직접 돌아다니거나 제보를 통해 시장단속에 나서고 있다.발견한 즉시 현장에서 압수를 하는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있다. ●의류·액세서리 등 넘치는 짝퉁 짝퉁은 외견상 진품과 구별이 잘 안된다.‘EXR’의 유사 브랜드 ‘EXP’만 해도 ‘R’와 ‘P’가 다르기 때문에 상표등록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브랜드는 유명 브랜드의 유사성을 노린 제품명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그러나 버젓이 상표등록을 한 제품이라서 적발을 해도 처벌이 어렵다. 네티션닷컴은 최근 자사의 스포츠 브랜드 ‘A6’와 유사한 ‘A6 city spirit’를 만든 모 업체로부더 권리범위 확인심판이란 소송을 당해 1심에서 패했다.이 회사 이계현 과장은 “A6는 2000년 출원된 브랜드로,인기를 끌자 한 업체가 A6 뒤에 city spirit를 작은 글씨체로 교묘히 붙여 A6와 구별이 잘 안되는 가짜상표를 만들어 팔았다.”고 말했다.그러나 재판부는 ‘외견상 상표가 구분된다.’고 판결,항소를 해놓은 상태다. 의류산업협회는 이에 따라 올 3월 지적재산권센터를 설립,의류와 가방,액세서리 등 위조상품에 대한 자구적 단속에 나서고 있다.의류산업협회 지적재산권센터는 최근 동대문과 남대문시장에서 단속을 벌여 총 21건 2000여점의 위조상품을 적발했다. 3월 출범 이후 상반기 동안 검·경 합동단속에서 적발한 상표권 침해사례는 양말,의류,액세서리 등 80건에 7만여점이나 된다. EXR 관계자는 “위조상품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제품의 인기가 높다는 것”이라면서도 “갈수록 유통 규모가 커지고 있어 위조방지와 단속을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동형 최여경기자 yunbin@seoul.co.kr
  • 초등생에 놀아난 ‘돈암동 수색’

    경찰관 피살사건의 용의자 이학만(35)씨를 쫓고 있는 경찰이 3일 밤 서울 성북구 돈암동 한 아파트에서 심야 수색작전을 벌인 것은 한 초등학생이 이씨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4일 “이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 이모(12)군이 아파트 상가에 붙어 있던 이씨의 수배전단을 동네 형 하모(13)군으로부터 건네받아 3일 오후 4시30분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접속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이 이씨의 주민번호가 적힌 수배전단을 민간에 배포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수사상 혼선을 초래하고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졌다.하지만 서울청 김병철 형사과장은 “3일 밤 일제 수색은 돈암동의 인터넷 접속시각과 인천에 사는 이씨 누나의 접속시각이 일치했기 때문”이라며 “주민번호가 적힌 전단지를 회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공범 김모(38)씨에 대해 살인 방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던 경찰은 이씨가 검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황증거만으로는 구속사유가 충분치 않다는 검찰의 판단에 따라 김씨를 재수사하고 있다.이에 앞서 경찰은 3일 밤 특공대와 서울경찰청,서울시내 경찰서의 강력·형사반 요원 등 400여명을 투입해 이씨의 ID로 컴퓨터 접속이 이루어졌다는 돈암동 23층짜리 아파트의 2개동 736가구를 샅샅이 수색했으나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데스크 시각] 휴가 못가는 52%를 위해/ 임창용 WE팀 차장

    연일 이어지는 폭염의 위세가 대단하다.집을 나서면 숨이 탁탁 막힌다.그래도 여름휴가를 즐기려고 집을 나서는 이들의 표정은 밝다.바캉스는 더워야 제맛이 아닌가. 이들은 분명 행복한 사람들이다.경기가 어렵다고 사방에서 아우성을 치는 가운데서도,팍팍한 일상을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선택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굳이 ‘선택된 사람들’이라고 표현한 것은,이들은 국민 두 사람중 한 명,즉 올여름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축에 끼지 않아서다. 얼마전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이 18세 이상 국민 15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2.1%는 올여름 휴가를 떠날 계획이 없다고 했다.이는 지난 99년보다 8.5% 포인트 높은 수치다.휴가 포기자가 IMF 직후보다도 훨씬 많아진 것이다. 휴가는 떠날 수도 있고,귀찮아서 그냥 집에서 쉴 수도 있다.또 일이 바빠 한두번 빼먹는다고 대수이겠는가.문제는 가고 싶지만 경제적 부담 때문에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고,더 큰 문제는 이들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너무 빈약하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휴가의 문제라기보다는 여가의 문제로 연장된다.비단 바캉스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의 여가는 응분의 대가를 요구한다.입에 풀칠하기 바빴던 과거와 달리 요즘엔 일일이 돈을 주고 여가를 사야 한다.흔한 말대로 ‘집 나서면 돈’이다. 역설적이게도 여가를 위해 두둑해야 할 주머니가 텅 비어 있는 시점에 주5일제가 본격 시행됐다.시행을 전후해 쏟아진 담론의 대부분은 다가올 장밋빛 생활풍속도 일색이다.부자와 빈자간의 위화감이 더 커질 것이라는 등의 일부 부작용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화사한 장미덩굴 속에 묻혀버렸다. 그러나 직접 주변을 돌아보면 이는 어디까지나 ‘보도용’ 멘트다.주5일제 혜택을 받고 있는 지인들에게 주말이 어떻게 근사해졌느냐고 물었을 때 돌아온 반응은 대체로 심드렁했다. ‘아무리 시간이 많으면 무얼하나,주머니가 텅 비어 있는데.’남들처럼 근사한 주말이나 바캉스를 가족들에게 선사할 능력이 없는 가장에게 주5일제나 여름휴가는 또 다른 고민거리다. 지금부터라도 여가에 대한 논의는 이들 52%를 위한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이들을 위한 저가형 여가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나와야 하고,여기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골프장 수백개를 더 지어 해외로 빠져나가는 골프관광객을 붙드는 것도 중요하지만,주머니가 빈 가장들도 1년에 한두번쯤은 부담없이 가족들을 이끌고 바캉스를 다녀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하다. 기업도 종업원들의 여가에 적극 관심을 가질 때가 됐다.어차피 주5일제가 따라야 할 대세라면,종업원들이 만족스럽게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게 옳다.최근 몇몇 기업이 사원들에게 주말농장 터를 마련해주고,주말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비록 일부이지만 이처럼 앞서가는 기업이 있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중요한 것은 여가 소외층을 위한 이같은 움직임이 보편화,전국화해야 한다는 점이다.이를 위해 이들 52%를 끌어안는 이야기들이,여가에 관한 논의의 중심에 와야 한다.그 논의가 ‘행복한’ 48%의 장밋빛 그늘에 계속 안주하는 한 주머니가 빈 우리의 가장들은 매 주말,매년 여름 똑같은 고민으로 가슴앓이를 할 것이다. 임창용 WE팀 차장 sdragon@seoul.co.kr
  • [논술 비타민]표현력 1-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자

    제시문 1은 기계의 발달이 시장체계를 발전시켰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고,제시문 2는 철도의 부설이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변화시켰음을 이야기하고 있다.두 제시문의 논지를 발전시키고 그것들을 서로 연결하여 산업혁명 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기계의 발전이 인간의 (1)사회적 관계와 (2)문화적 양식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으며,이러한 변화가 지니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논술하시오.(2004년 서울대 모의고사) 제시문(1)정교한 기계는 매우 비싸기 때문에 상품의 대량 생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거래되지 못한다.그것은 상품의 판매가 적절하게 보장되고 기계에 투입할 원료가 중단없이 공급될 수 있을 때에만 손실없이 작동될 수 있다.상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것은 모든 생산 요소가 구매 가능하다는 것,즉 돈만 내면 얼마든지 이것들을 사들일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대규모 전문화된 기계를 이용한 생산은 자기 자금을 투입하는 상인의 관점에서나 수입·고용·공급을 지속적 생산에 의존하게 된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나 상당한 위험을 떠안게 될 것이다. 그런데 농업사회라면 그러한 조건들이 당연하게 주어지지는 않는다.그것들은 창조되어야만 할 것이다.그리고 그 조건들이 비록 점진적으로 창조된다고 해도 거기에 포함된 놀랄 만한 변화의 본질은 여전히 같다.이때의 변화는 사회 성원들의 행위 동기의 변화를 요구한다.즉 생산의 동기가 이윤 동기로 대체되어야 한다.모든 거래는 화폐거래로 바뀌고 또 교환의 매개체가 경제생활의 모든 마디 속에 끼어들 것을 요구한다.모든 소득은 무엇인가의 판매로부터 나오게 된다.(시장체계)라는 용어 속에는 이 말에서 느껴지는 단순한 의미 이상의 것이 함축돼 있다.그러나 이 체계의 가장 놀라운 독특성은 일단 이것이 성립되면 외부 간섭없이 기능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는 사실에 있다.이익은 더 이상 자동적으로 보장되지 않으므로 상인은 그의 이익을 시장에서 만들어내야 한다.가격은 스스로 규제되도록 허락되어야 한다.이 같은 시장의 자기조정적(self-regulating) 체계야말로 우리가 (시장체계)라는 용어로써 의미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전의 경제로부터 이러한 체계로의 전환은 지극히 완벽한 것이어서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이라는 말로서 표현하기 보다도 차라리 애벌레의 탈바꿈으로 표현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여기에서 생산자의 행위를 생각해 보라.그는 판매를 위해서 구매자를 직접 찾을 필요가 없다.그는 단지 시장에 상품을 내놓으면 된다.한편 그가 구매하는 것은 원료와 노동,즉 자연과 인간이다.이 역시 시장에서 얻을 뿐이다.상업사회에서 기계제 생산은 결과적으로 사회의 자연적·인간적 실체를 상품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토지나 노동 같은 것은 분명 상품이 아니다.매매되는 것들은 모두 판매를 위해 생산된 것일 수밖에 없다는 가정이 이 두 가지에 관한 한 적용될 수 없다.다시 말해 상품에 대한 경험적 정의를 따르자면 이것들은 상품이 아니다.노동이란 인간 활동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인간 활동은 인간의 생명과 함께 붙어 다니는 것이며,판매를 위해서가 아니라 전혀 다른 이유에서 생산되는 것이다.게다가 그 활동은 생명의 다른 영역과 분리할 수 없으며,비축할 수도 없고,사람과 떼어 내어 동원될 수도 없다.그리고 토지란 단지 자연의 다른 이름일 뿐인데,자연은 인간이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그러므로 노동과 토지를 상품으로 묘사하는 것은 전적으로 허구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노동과 토지가 거래되는 현실의 시장들은 바로 그러한 허구의 도움을 얻어 조직된다.이것들은 시장에서 실제로 판매 및 구매되고 있으며,그 수요와 공급은 현실에 존재하는 수량이다.어떤 법령이나 정책이든 그러한 생산 요소 시장이 형성되는 것을 억제한다면,결과적으로 시장체계의 자기조정을 위태롭게 만든다.따라서 이러한 상품 허구는 사회 전체와 관련하여 결정적인 조직 원리를 제공하는 셈이며,이 원리를 사회의 거의 모든 제도에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 제시문(2) 증기기관에 의해 인간과 세계의 공간은 단축되었다.철도의 출현으로 이질적인 공간은 균질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거리의 마찰이 극복됨으로써 각 지역의 고유성은 파괴되고 자본주의적 생산과 소비공간으로 흡수되었다.철도가 이동하는 곳마다 도시들이 솟아났다.철도는 인간의 공간지배력을 급속하게 넓혔다.상품 유통이 촉진됨에 따라 자족적인 지역경제는 국민경제로 수렴되었다.또 인간이 자연의 순환적 리듬에서 벗어나 인공의 기계적 리듬에 호흡을 맞추게 된 것도 철도 때문이었다.철도는 인간에게 기계적 시간을 강제했다.철도시간표는 지역적 시간을 해체하고 통일적인 시간을 부여했다. 철도가 공간과 시간을 없앤다는 생각은 그때까지 우리 마음 속에 각인되어 있던 교통 기술이 갑자기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었다고 느끼는 인지(認知)의 현실 상실로 이해할 수 있다.철도가 만들어 낸 공간-시간 관계는 과거 수송수단이 만들어냈던 공간-시간 관계에 비하면 추상적이고 방향성을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철도는 더 이상 이전의 마차와 길처럼 전경(前景)이라는 공간에 묶여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공간을 관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이네는 전통적인 공간-시간 의식이 이렇게 혼란을 겪게 된 순간을 포착해 냈다.1843년 파리에서 루앙과 오를레앙으로 가는 노선이 개통되었을 때 그는 (무시무시한 전율,결과를 예상할 수 없고 예측할 수도 없는 엄청난 일,혹은 전례없는 일이 일어났을 때 우리가 느끼는 그러한 무시무시한 느낌)을 언급하였다.그리고 그는 철도를 화약과 인쇄술 이래로 (인류에게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삶의 색채와 형태를 바꾸어놓은 숙명적 사건)이라고 불렀다.나아가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이제 우리의 직관 방식과 우리의 표상에 어떤 변화가 생길 것임에 틀림없다! 심지어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들도 흔들리게 되었다.철도를 통해서 공간은 살해당했다….이제 사람들은 3시간 반 내에 오를레앙까지,그리고 꼭 같은 시간 내에 루앙까지 여행한다.이 노선들이 벨기에와 독일까지 연결되고 또 그곳의 철도들과 연결된다면,어떤 일이 초래될 것인가? 내게는 모든 나라에 있는 산들과 숲들이 파리로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나는 이미 독일 보리수의 향내를 맡고 있다.내 집 문 앞에는 북해의 파도가 부서지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동일한 하나의 변화가 지니는 두 가지 모순적인 계기들을 분명히 볼 수 있다.철도는 한편으로 이제까지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새로운 공간들을 열어놓았지만,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일을,그 사이의 공간을 없앰으로써 가능하게 했다.느리고 노동집약적인 원시기술적인 수송에서는 완전히 감내해야만 했던 사이 공간 혹은 여행 공간이 기차 수송에서는 사라졌다.기차는 단지 출발과 목적만을 안다.1840년에 쓰여진 프랑스의 한 텍스트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철도는 단지 장소로 드러나는 출발,정지 그리고 도착만을 안다.그리고 이들은 대부분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철도는 이들 사이를 가로질러 가고,거기에서 단지 쓸모없는 구경거리만 제공하는 그 사이 공간들과는 아무런 연관도 갖지 않는다.) 전통적인 여행 공간이었던 목적지들 사이의 공간이 사라지면서,이 목적지들은 서로 접근하고 충돌도 한다.이 목적지들은 과거의 ‘지금’과 ‘여기’를 잃어버렸다.이런 것들은 중간의 사이 공간을 통해 규정되어 왔다.그 안에서 장소들이 서로에게 공간적 거리를 생겨나게 했던 고립이 지워져버린 것이다. 1.사오정 고민하다 사오정에게 애완용 앵무새가 생겼다.생일 선물로 받은 것이다.사오정은 앵무새가 자신의 말을 따라하는 것을 보는 재미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아차,오늘 논술 특강 보충수업을 한다고 했었지.’ 사오정은 자랑도 할 겸 앵무새를 데리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아니 웬 앵무새냐?” “생일 선물로 받았는데 말을 어찌나 잘 따라하는지 이 녀석과 놀다가 수업을 깜빡했어요.”“대입을 앞둔 녀석이 한가하기도 하구나.오늘은 이 문제를 한 번 풀어 보렴.” 잠시 후 답안지를 읽어 내려가던 삼장 선생이 사오정을 힐난했다.“앵무새와 놀더니 앵무새처럼 답안을 썼구나.” 2.저팔계,도움말 주다 ‘왜 앵무새처럼 답안을 썼다고 하시지? 답안을 외워 쓴 것도 아닌데….’삼장 선생이 잠시 밖으로 나간 사이 사오정과 저팔계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구성은 문제가 없는 것 같아.너 답안 쓸 때 뭐 베낀 내용 있니?” 저팔계는 머리를 갸웃거렸다. “아니,그냥 내 생각을 쓴 건데.서두에서 지문 분석한 내용을 쓸 때야 지문의 내용을 베낄 수밖에 없는 것이고….” 사오정의 말에 저팔계는 “알았다! 그게 문제였구나.”하며 무릎을 쳤다. “그러면 안 되지.지문을 그대로 따라 썼다고 앵무새처럼 답을 썼다고 하신 거구나.”“지문의 내용을 요약하다 보면 당연히 부분의 내용을 그대로 쓰게 되는 거 아닌가?” 3.삼장선생 호되게 꾸짖다 “뭐가 문제라고 생각하느냐?”“저팔계는 지문 내용을 베낀 것이 문제라고 하는데,저는 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지문을 분석하고 요약하다 보면 지문을 쓰게 되는 거 아닌가요? 자신이 이해한 내용으로 쓰다 보면 잘못 전달될 수도 있고….” 사오정의 말에 삼장 선생은 “물론 네 말도 일리는 있다.원문의 내용을 곡해해서는 안 되겠지.그리고 그런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원문을 있는 그대로 인용하는 방식도 필요하다.”며 껄껄 웃었다.하지만 삼장 선생의 목소리는 이내 진지해졌다.“그러나 여전히 네 답안은 문제다.우선 네 답안의 내용은 지문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옮겨 적으면서도 마치 네 생각이나 주장인 것처럼 기술하고 있다.인용인지,자신이 이해한 내용인지,자신의 주장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단다.너는 지금 내용을 부분적으로 따다가 그것을 마치 자기가 얘기하고 있는 것처럼 서술하고 있으니 좀 심하게 얘기하면 ‘도용’이다.‘아’와 ‘어’가 다르다는 말처럼 표현의 정확성에서 큰 문제다.채점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글쓰기의 기본도 모르는 학생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딱 좋은 답안이다.” 삼장 선생의 호된 질책은 계속 이어졌다.“네 답안의 둘째 문제는 네가 선택한 인용 방식은 문제가 요구하는 적절한 답변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문제를 보면,두 제시문의 주제의 공통성이나 유사성을 도출하여 통합화한 서술이 필요한데,너는 지문의 몇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고 있으니 제대로 통합이 되겠느냐.긴 지문의 내용을 몇 개의 문장을 옮겨 적는 방식으로 제대로 된 요약이나 종합 정리가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문제에 따라 또는 논의 과정에서 원문의 내용을 그대로 제시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네 답안의 서술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고 있으니 문제라는 것이다.” 4.논달선생 삼장,핵심을 찌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문의 내용을 이해해 자기 것으로 만든 후 논지에 맞춰 제시문의 표현이 아니라 그 내용을 적절히 활용하겠다는 생각을 잊지 않는 것이다.학생들의 답안을 보면 제시문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으로만 답안을 작성하거나,반대로 제시문의 문장 하나하나에 얽매여 원문을 거의 그대로 옮겨 적는 경우가 있는데,모두 감점 요인이란다.무슨 소린지 알겠느냐?” 평소와 달리 엄히 꾸짖는 삼장 선생 앞에서 사오정은 바짝 긴장을 했다.그때였다.“사오정아! 많이 긴장했느냐?” 삼장 선생이 갑자기 껄껄 웃는 것 아닌가? 사오정은 어리둥절했다.“내가 너를 좀 긴장시키려고 일부러 그랬다.실제 문장을 쓸 때에는 지금처럼 정신을 바짝 차리고 표현을 해야 한단다.어휘 하나,조사 하나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법이다.‘너는 나와 얼굴색이 틀리다.’라는 표현이 얼핏 들으면 이상하지 않지만 곰곰 생각해 보면 잘못된 표현이란다.‘틀리다.’라는 말은 ‘옳고 그름’에서 ‘그르다.’의 뜻이므로 ‘얼굴색이 틀리다.’라고 표현하면 안 되겠지? 어떤 얼굴색은 맞고 어떤 얼굴색은 잘못일 수가 있겠느냐? ‘얼굴색이 다르다.’로 표현해야겠지.얼마나 세심하게 문장 표현을 해야 하는지를 알 수가 있지? 그런데,너는 그러한 세심한 주의는커녕 제시문의 문장을 무성의하게 그대로 옮겨 적고 있고,게다가 그것조차도 인용이라는 점을 불분명하게 표현하고 있으니 채점자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겠느냐? 문장을 쓸 때 좀 긴장하라는 의미에서 내가 일부러 엄하게 꾸짖은 거란다.이제 얘기가 끝났으니 더 이상 긴장할 필요가 없단다.허허허!” 5.사오정 넉살부리다 “휴! 선생님 너무해요! 얼마나 놀랐는데요!” 사오정은 투정을 부렸다.“허허허! 사오정아,세상살이에서는 모나지 않은 원만한 성격이 좋지만 글을 쓸 때에는 다소 신경질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 좋단다.무슨 소리인지 알겠느냐?” 사오정은 내심 문장 하나를 쓸 때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었다. “앞으로는 앵무새가 되지 않도록 노력할게요.그래도 선생님,앵무새 말 따라하는 건 신통하죠? 헤헤헤.” 사오정의 넉살에 삼장 선생과 저팔계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다음주 논술 강의 주제는 ‘오버하지 말자.’라는 주제로 ‘표현력’ 두번째 강의가 이어집입니다. 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노병곤 문학박사 ‘글과생각’ 송파캠퍼스 원장 ·전 광운대 교수
  • [논술 비타민]표현력 1-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자

    제시문 1은 기계의 발달이 시장체계를 발전시켰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고,제시문 2는 철도의 부설이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변화시켰음을 이야기하고 있다.두 제시문의 논지를 발전시키고 그것들을 서로 연결하여 산업혁명 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기계의 발전이 인간의 (1)사회적 관계와 (2)문화적 양식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으며,이러한 변화가 지니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논술하시오.(2004년 서울대 모의고사) 제시문(1)정교한 기계는 매우 비싸기 때문에 상품의 대량 생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거래되지 못한다.그것은 상품의 판매가 적절하게 보장되고 기계에 투입할 원료가 중단없이 공급될 수 있을 때에만 손실없이 작동될 수 있다.상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것은 모든 생산 요소가 구매 가능하다는 것,즉 돈만 내면 얼마든지 이것들을 사들일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대규모 전문화된 기계를 이용한 생산은 자기 자금을 투입하는 상인의 관점에서나 수입·고용·공급을 지속적 생산에 의존하게 된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나 상당한 위험을 떠안게 될 것이다. 그런데 농업사회라면 그러한 조건들이 당연하게 주어지지는 않는다.그것들은 창조되어야만 할 것이다.그리고 그 조건들이 비록 점진적으로 창조된다고 해도 거기에 포함된 놀랄 만한 변화의 본질은 여전히 같다.이때의 변화는 사회 성원들의 행위 동기의 변화를 요구한다.즉 생산의 동기가 이윤 동기로 대체되어야 한다.모든 거래는 화폐거래로 바뀌고 또 교환의 매개체가 경제생활의 모든 마디 속에 끼어들 것을 요구한다.모든 소득은 무엇인가의 판매로부터 나오게 된다.(시장체계)라는 용어 속에는 이 말에서 느껴지는 단순한 의미 이상의 것이 함축돼 있다.그러나 이 체계의 가장 놀라운 독특성은 일단 이것이 성립되면 외부 간섭없이 기능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는 사실에 있다.이익은 더 이상 자동적으로 보장되지 않으므로 상인은 그의 이익을 시장에서 만들어내야 한다.가격은 스스로 규제되도록 허락되어야 한다.이 같은 시장의 자기조정적(self-regulating) 체계야말로 우리가 (시장체계)라는 용어로써 의미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전의 경제로부터 이러한 체계로의 전환은 지극히 완벽한 것이어서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이라는 말로서 표현하기 보다도 차라리 애벌레의 탈바꿈으로 표현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여기에서 생산자의 행위를 생각해 보라.그는 판매를 위해서 구매자를 직접 찾을 필요가 없다.그는 단지 시장에 상품을 내놓으면 된다.한편 그가 구매하는 것은 원료와 노동,즉 자연과 인간이다.이 역시 시장에서 얻을 뿐이다.상업사회에서 기계제 생산은 결과적으로 사회의 자연적·인간적 실체를 상품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토지나 노동 같은 것은 분명 상품이 아니다.매매되는 것들은 모두 판매를 위해 생산된 것일 수밖에 없다는 가정이 이 두 가지에 관한 한 적용될 수 없다.다시 말해 상품에 대한 경험적 정의를 따르자면 이것들은 상품이 아니다.노동이란 인간 활동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인간 활동은 인간의 생명과 함께 붙어 다니는 것이며,판매를 위해서가 아니라 전혀 다른 이유에서 생산되는 것이다.게다가 그 활동은 생명의 다른 영역과 분리할 수 없으며,비축할 수도 없고,사람과 떼어 내어 동원될 수도 없다.그리고 토지란 단지 자연의 다른 이름일 뿐인데,자연은 인간이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그러므로 노동과 토지를 상품으로 묘사하는 것은 전적으로 허구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노동과 토지가 거래되는 현실의 시장들은 바로 그러한 허구의 도움을 얻어 조직된다.이것들은 시장에서 실제로 판매 및 구매되고 있으며,그 수요와 공급은 현실에 존재하는 수량이다.어떤 법령이나 정책이든 그러한 생산 요소 시장이 형성되는 것을 억제한다면,결과적으로 시장체계의 자기조정을 위태롭게 만든다.따라서 이러한 상품 허구는 사회 전체와 관련하여 결정적인 조직 원리를 제공하는 셈이며,이 원리를 사회의 거의 모든 제도에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 제시문(2) 증기기관에 의해 인간과 세계의 공간은 단축되었다.철도의 출현으로 이질적인 공간은 균질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거리의 마찰이 극복됨으로써 각 지역의 고유성은 파괴되고 자본주의적 생산과 소비공간으로 흡수되었다.철도가 이동하는 곳마다 도시들이 솟아났다.철도는 인간의 공간지배력을 급속하게 넓혔다.상품 유통이 촉진됨에 따라 자족적인 지역경제는 국민경제로 수렴되었다.또 인간이 자연의 순환적 리듬에서 벗어나 인공의 기계적 리듬에 호흡을 맞추게 된 것도 철도 때문이었다.철도는 인간에게 기계적 시간을 강제했다.철도시간표는 지역적 시간을 해체하고 통일적인 시간을 부여했다. 철도가 공간과 시간을 없앤다는 생각은 그때까지 우리 마음 속에 각인되어 있던 교통 기술이 갑자기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었다고 느끼는 인지(認知)의 현실 상실로 이해할 수 있다.철도가 만들어 낸 공간-시간 관계는 과거 수송수단이 만들어냈던 공간-시간 관계에 비하면 추상적이고 방향성을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철도는 더 이상 이전의 마차와 길처럼 전경(前景)이라는 공간에 묶여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공간을 관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이네는 전통적인 공간-시간 의식이 이렇게 혼란을 겪게 된 순간을 포착해 냈다.1843년 파리에서 루앙과 오를레앙으로 가는 노선이 개통되었을 때 그는 (무시무시한 전율,결과를 예상할 수 없고 예측할 수도 없는 엄청난 일,혹은 전례없는 일이 일어났을 때 우리가 느끼는 그러한 무시무시한 느낌)을 언급하였다.그리고 그는 철도를 화약과 인쇄술 이래로 (인류에게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삶의 색채와 형태를 바꾸어놓은 숙명적 사건)이라고 불렀다.나아가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이제 우리의 직관 방식과 우리의 표상에 어떤 변화가 생길 것임에 틀림없다! 심지어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들도 흔들리게 되었다.철도를 통해서 공간은 살해당했다….이제 사람들은 3시간 반 내에 오를레앙까지,그리고 꼭 같은 시간 내에 루앙까지 여행한다.이 노선들이 벨기에와 독일까지 연결되고 또 그곳의 철도들과 연결된다면,어떤 일이 초래될 것인가? 내게는 모든 나라에 있는 산들과 숲들이 파리로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나는 이미 독일 보리수의 향내를 맡고 있다.내 집 문 앞에는 북해의 파도가 부서지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동일한 하나의 변화가 지니는 두 가지 모순적인 계기들을 분명히 볼 수 있다.철도는 한편으로 이제까지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새로운 공간들을 열어놓았지만,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일을,그 사이의 공간을 없앰으로써 가능하게 했다.느리고 노동집약적인 원시기술적인 수송에서는 완전히 감내해야만 했던 사이 공간 혹은 여행 공간이 기차 수송에서는 사라졌다.기차는 단지 출발과 목적만을 안다.1840년에 쓰여진 프랑스의 한 텍스트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철도는 단지 장소로 드러나는 출발,정지 그리고 도착만을 안다.그리고 이들은 대부분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철도는 이들 사이를 가로질러 가고,거기에서 단지 쓸모없는 구경거리만 제공하는 그 사이 공간들과는 아무런 연관도 갖지 않는다.) 전통적인 여행 공간이었던 목적지들 사이의 공간이 사라지면서,이 목적지들은 서로 접근하고 충돌도 한다.이 목적지들은 과거의 ‘지금’과 ‘여기’를 잃어버렸다.이런 것들은 중간의 사이 공간을 통해 규정되어 왔다.그 안에서 장소들이 서로에게 공간적 거리를 생겨나게 했던 고립이 지워져버린 것이다. 1.사오정 고민하다 사오정에게 애완용 앵무새가 생겼다.생일 선물로 받은 것이다.사오정은 앵무새가 자신의 말을 따라하는 것을 보는 재미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아차,오늘 논술 특강 보충수업을 한다고 했었지.’ 사오정은 자랑도 할 겸 앵무새를 데리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아니 웬 앵무새냐?” “생일 선물로 받았는데 말을 어찌나 잘 따라하는지 이 녀석과 놀다가 수업을 깜빡했어요.”“대입을 앞둔 녀석이 한가하기도 하구나.오늘은 이 문제를 한 번 풀어 보렴.” 잠시 후 답안지를 읽어 내려가던 삼장 선생이 사오정을 힐난했다.“앵무새와 놀더니 앵무새처럼 답안을 썼구나.” 2.저팔계,도움말 주다 ‘왜 앵무새처럼 답안을 썼다고 하시지? 답안을 외워 쓴 것도 아닌데….’삼장 선생이 잠시 밖으로 나간 사이 사오정과 저팔계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구성은 문제가 없는 것 같아.너 답안 쓸 때 뭐 베낀 내용 있니?” 저팔계는 머리를 갸웃거렸다. “아니,그냥 내 생각을 쓴 건데.서두에서 지문 분석한 내용을 쓸 때야 지문의 내용을 베낄 수밖에 없는 것이고….” 사오정의 말에 저팔계는 “알았다! 그게 문제였구나.”하며 무릎을 쳤다. “그러면 안 되지.지문을 그대로 따라 썼다고 앵무새처럼 답을 썼다고 하신 거구나.”“지문의 내용을 요약하다 보면 당연히 부분의 내용을 그대로 쓰게 되는 거 아닌가?” 3.삼장선생 호되게 꾸짖다 “뭐가 문제라고 생각하느냐?”“저팔계는 지문 내용을 베낀 것이 문제라고 하는데,저는 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지문을 분석하고 요약하다 보면 지문을 쓰게 되는 거 아닌가요? 자신이 이해한 내용으로 쓰다 보면 잘못 전달될 수도 있고….” 사오정의 말에 삼장 선생은 “물론 네 말도 일리는 있다.원문의 내용을 곡해해서는 안 되겠지.그리고 그런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원문을 있는 그대로 인용하는 방식도 필요하다.”며 껄껄 웃었다.하지만 삼장 선생의 목소리는 이내 진지해졌다.“그러나 여전히 네 답안은 문제다.우선 네 답안의 내용은 지문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옮겨 적으면서도 마치 네 생각이나 주장인 것처럼 기술하고 있다.인용인지,자신이 이해한 내용인지,자신의 주장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단다.너는 지금 내용을 부분적으로 따다가 그것을 마치 자기가 얘기하고 있는 것처럼 서술하고 있으니 좀 심하게 얘기하면 ‘도용’이다.‘아’와 ‘어’가 다르다는 말처럼 표현의 정확성에서 큰 문제다.채점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글쓰기의 기본도 모르는 학생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딱 좋은 답안이다.” 삼장 선생의 호된 질책은 계속 이어졌다.“네 답안의 둘째 문제는 네가 선택한 인용 방식은 문제가 요구하는 적절한 답변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문제를 보면,두 제시문의 주제의 공통성이나 유사성을 도출하여 통합화한 서술이 필요한데,너는 지문의 몇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고 있으니 제대로 통합이 되겠느냐.긴 지문의 내용을 몇 개의 문장을 옮겨 적는 방식으로 제대로 된 요약이나 종합 정리가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문제에 따라 또는 논의 과정에서 원문의 내용을 그대로 제시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네 답안의 서술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고 있으니 문제라는 것이다.” 4.논달선생 삼장,핵심을 찌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문의 내용을 이해해 자기 것으로 만든 후 논지에 맞춰 제시문의 표현이 아니라 그 내용을 적절히 활용하겠다는 생각을 잊지 않는 것이다.학생들의 답안을 보면 제시문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으로만 답안을 작성하거나,반대로 제시문의 문장 하나하나에 얽매여 원문을 거의 그대로 옮겨 적는 경우가 있는데,모두 감점 요인이란다.무슨 소린지 알겠느냐?” 평소와 달리 엄히 꾸짖는 삼장 선생 앞에서 사오정은 바짝 긴장을 했다.그때였다.“사오정아! 많이 긴장했느냐?” 삼장 선생이 갑자기 껄껄 웃는 것 아닌가? 사오정은 어리둥절했다.“내가 너를 좀 긴장시키려고 일부러 그랬다.실제 문장을 쓸 때에는 지금처럼 정신을 바짝 차리고 표현을 해야 한단다.어휘 하나,조사 하나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법이다.‘너는 나와 얼굴색이 틀리다.’라는 표현이 얼핏 들으면 이상하지 않지만 곰곰 생각해 보면 잘못된 표현이란다.‘틀리다.’라는 말은 ‘옳고 그름’에서 ‘그르다.’의 뜻이므로 ‘얼굴색이 틀리다.’라고 표현하면 안 되겠지? 어떤 얼굴색은 맞고 어떤 얼굴색은 잘못일 수가 있겠느냐? ‘얼굴색이 다르다.’로 표현해야겠지.얼마나 세심하게 문장 표현을 해야 하는지를 알 수가 있지? 그런데,너는 그러한 세심한 주의는커녕 제시문의 문장을 무성의하게 그대로 옮겨 적고 있고,게다가 그것조차도 인용이라는 점을 불분명하게 표현하고 있으니 채점자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겠느냐? 문장을 쓸 때 좀 긴장하라는 의미에서 내가 일부러 엄하게 꾸짖은 거란다.이제 얘기가 끝났으니 더 이상 긴장할 필요가 없단다.허허허!” 5.사오정 넉살부리다 “휴! 선생님 너무해요! 얼마나 놀랐는데요!” 사오정은 투정을 부렸다.“허허허! 사오정아,세상살이에서는 모나지 않은 원만한 성격이 좋지만 글을 쓸 때에는 다소 신경질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 좋단다.무슨 소리인지 알겠느냐?” 사오정은 내심 문장 하나를 쓸 때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었다. “앞으로는 앵무새가 되지 않도록 노력할게요.그래도 선생님,앵무새 말 따라하는 건 신통하죠? 헤헤헤.” 사오정의 넉살에 삼장 선생과 저팔계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다음주 논술 강의 주제는 ‘오버하지 말자.’라는 주제로 ‘표현력’ 두번째 강의가 이어집입니다. 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노병곤 문학박사 ‘글과생각’ 송파캠퍼스 원장 ·전 광운대 교수
  • 절도용의자 경찰 총에 숨져

    경찰이 현금지급기 연쇄 절도사건 용의차량을 검문하는 과정에서 실탄을 발사,용의자 1명이 숨져 경찰의 과잉대응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오전 10시16분쯤 대전시 동구 용운동 주공아파트 인근 동부순환도로에서 순찰중인 경찰관 2명이 갓길에 세워져 있던 수배차량 ××나 5738호 검정색 매그너스 승용차를 발견,탑승자 2명에게 차에서 내릴 것을 요구했으나 이들이 시동을 걸고 그대로 달아나자 38구경 권총 공포탄 2발,실탄 5발을 발사했다. 현장에서 사라졌던 용의차량은 20여분 뒤 이곳으로부터 2㎞ 정도 떨어진 같은 동 H가든 근처에서 발견됐으며,운전석에 탄 용의자 고모(26·전북 군산시 나운동)씨는 왼쪽 옆구리에 총상을 입고 숨져 있었다. 발견 당시 용의차량은 왼쪽 뒷바퀴가 펑크 나고 오른쪽 뒷문과 트렁크 사이에 탄흔이 있는 상태였다. 이와 관련해 경찰이 달아나는 용의차량을 향해 실탄을 5발이나 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용의자들이 무기를 사용하거나 저항하지 않고 검문하는 순간 승용차 시동을 걸고 달아났기 때문에 순찰차로 계속 쫓거나 다른 경찰관에게 연락해 도주로를 차단,검거할 수 있었는데도 너무 성급하게 총기를 사용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다. 경찰관 직무집행법(제10조 4)은 경찰관의 무기사용을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자로 충분히 의심되는 경우 등으로 규정하고,동시에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는 다른 수단이 없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로 무기사용 조건을 엄격히 하고 있다. 또 지난 5월26일 대법원은 경찰에 대한 위협이나 저항없이 단순 도주하는 용의자를 추격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총기를 사용해 부상을 입혔다면 ‘사회통념상 총기사용의 범위를 벗어났기 때문에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이에 대해 대전동부서 이동주 형사과장은 “검문할 때 차 시동을 건 뒤 갑자기 차 방향을 돌리면서 경찰관을 밀쳐낸 위급한 상황이어서 총을 쐈다.”며 “절대 과잉대응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고씨의 부검을 의뢰하고,도주차량을 정밀 감식해 총알의 발사지점과 관통 경로 등을 확인하고 있다. 한편 용의차량은 지난 14일 새벽 충남 공주시 장기면 금암리 공주영상정보대학에서 발생한 현금지급기 절도미수사건에 사용된 차량으로 지목돼 수배됐으며,지난 12일 전북 익산의 한 중고차 매매상사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확인됐다.승용차 안에는 무전기 2개와 붉은색 모자 1개,노루발못뽑이(일명 빠루) 등이 있었다. 승용차 조수석에 탔다가 야산으로 달아난 남자는 전북 익산에 사는 도모(26)씨로 고씨와 교도소 동기인 것으로 알려졌다.도씨는 180㎝의 키에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검정색 야구모자와 검정색 마스크를 쓰고 회색 티셔츠를 입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한편 지난 2월19일 전북 군산시 호원대에 설치된 현금지급기에서 470만원이 털린 것을 시작으로 올들어 지금까지 전북과 대전·충청지역 9개 대학 현금지급기에서 5400여만원이 도난당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초중고 회계관리 ‘낙제점’

    일선 초·중·고등학교 회계관리 시스템의 부실을 틈탄 횡령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학교 행정직원들의 모럴 해저드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감사원 조사 결과 드러났다. 부산시 모 중학교의 행정실장 S씨는 학교 출납원의 지위를 악용,지난 2001년부터 2년간 140여 차례에 걸쳐 학교공금 2억 678만원을 횡령했다.S씨는 횡령액을 개인 빚보증을 갚는 데 사용하고 이후 6000여만원은 다시 학교계좌에 채워넣는 등 학교공금을 임의로 사용하다 적발됐다. 경남 모 초등학교의 행정직원 H씨도 학습자료비용 등의 경비를 12회에 걸쳐 총 800여만원을 유용했다.H씨는 초등학교 근무 전 모 고등학교에서도 인감을 도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금 6778만원을 횡령하는 등 상습적으로 학교공금에 손을 댔다.특히 이 학교의 교장과 행정실장은 H씨의 횡령사실을 알고도 고발조치하지 않고,변제를 지시하는 수준에서 눈을 감아줬다. 인천의 모 고등학교 M씨는 지난 2001년 12월부터 학교 교직원의 소득세 원천징수액 1억 3381만원을 횡령해 사용하다 감사원의 조사가 시작되자 2003년 10월 횡령금을 인천세무서에 납부한 것이 드러났다. 경북 모 고등하교 행정실장 K씨는 학교 오수정화시설 설치비용 6100만원을 착복하고,운동장 잔디공사비 100여만원도 인출해 개인적으로 사용하다 적발됐다. 이같은 회계사고는 감사원이 지난해 11월부터 전국 110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회계관리실태 감사를 벌인 결과 나타났다.감사원은 이 관련자들을 고발 및 징계요구하고 횡령액을 변상토록 판정했다.감사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발생한 횡령 및 유용사고는 총 77건으로 45억원에 달한다. 감사원은 ▲학교회계 출납원 이외의 제3자가 학교회계 통장잔액과 회계장부상 잔액을 부정기적으로 수시 점검하고 ▲출납원 직인과 학교예금 통장 관리자를 따로 지정하는 등 회계사고 예방방안을 강구할 것을 교육인적자원부에 통보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국가기관 10곳 해킹 당해

    중국발 ‘악성 프로그램’의 공격으로 국회와 한국국방연구원,국방과학연구소,공군대학,원자력연구소 등 10개 주요국가기관이 잇따라 뚫렸다.전.현직 국회의원과 국회사무처 직원 등 122명의 아이디는 아예 도용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정보원과 경찰청은 지난 6월 이후 악성 프로그램 ‘변종 Peep’와 ‘변종Revacc’에 국가 주요기관과 민간기업 등 278대의 컴퓨터가 해킹당했다고 13일 밝혔다. ‘변종 Peep’는 트로이목마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일단 감염되면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해당 컴퓨터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자료를 꺼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수정과 삭제 등 거의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또 ‘변종 Revacc’은 사용자를 특정사이트로 접속하도록 해 바이러스 감염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해킹당한 컴퓨터는 해양경찰청 77대,국회 69대,원자력연구소 50대,한국국방연구원 9대,국방과학연구소와 공군대학,해양수산부,중소기업청,통일교육원,천문연구원 각 1대 등 국가기관 것만 211대다.일부 파일은 이미 유출된 흔적도 발견됐다.지난달 19일 6개 국가기관 64대와 민간분야 52대 등 모두 116대의 컴퓨터가 해킹당했다고 국정원이 중간발표했을 때보다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국회는 개인 이메일의 비밀번호 관리를 소홀히 하여 전·현직 국회의원 및 국회사무처 직원 등 모두 122명의 아이디가 도용됐다.민간 부문에서는 기업과 대학,언론사 등의 보안망도 무너져 67대의 컴퓨터가 피해를 입었으며,몇몇 언론사 기자의 이메일 아이디가 도용되기도 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정부는 이번 사건이 일정 규모의 조직이 개입된 국가안보위협 사건으로 판단하고,외교통상부와 정보통신부,기무사령부,경찰청 등 관련부처 합동으로 적극 대응키로 했다.해킹 공격의 최초 발신지가 중국으로 드러남에 따라 정부는 외교통상부를 통해 주한 중국대사관측에 중국의 수사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경찰청을 통해 인터폴,중국 공안부 등과 공동 수사를 추진중이다. 국정원은 해킹의 진원지 및 경유지로 이용된 IP를 국가사이버안전센터 홈페이지(www.ncsc.go.kr)에 게재하여 각급 기관 및 주요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기업들로 하여금 경유지를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싼값의 함정 ‘공동구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휴대전화 동호회 회원인 김모(25·회사원)씨는 지난달 휴대전화 공동구매에 참여했다가 낭패를 봤다.53만 9000원짜리 신형 휴대전화를 8만 5000원에 살 수 있다는 데는 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지나치게 싼 값이 마음에 걸렸지만,7만명의 회원을 가진 카페에서 ‘설마 사기를 치랴.’생각하고 입금했다. 하지만 김씨는 며칠 뒤 동호회 게시판에서 ‘택배 봉투에 휴대전화가 아니라 행주가 들어있었다.’는 다른 공동구매 참여자의 글을 발견했다.김씨는 물론 아무도 휴대전화를 받지 못했다.이들은 판매자를 경찰에 고소했고,73명으로부터 900여만원을 가로챈 김모(24)씨는 사기죄로 구속됐다. ●믿는 공동구매에 발등 찍혀 전자제품,유아용품에서 개 사료,발코니 새시,폐백음식,부케까지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공동구매의 품목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등 인기를 끌면서 이를 악용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에는 회원 수가 5만명이 넘는 디지털카메라 동호회에서 운영자가 보증한 판매업자가 회원 80여명으로부터 7000여만원을 가로챈 공동구매 사기사건이 일어나 경찰이 수사중이다. 소비자보호원에는 올 들어 5월까지 인터넷 공동구매에 의한 피해사례가 61건이나 접수됐다.‘배송지연과 미배송’이 42건으로 가장 많았다.‘품질하자 제품’이 8건,‘제품에 잘못이 있을 때 대금 미환급 또는 환급비용 본인 부담’이 6건이었다. ●개인정보 노출 무방비 공동구매에 쓰여진 이름,주소,전화번호,신분증 사본 등 개인신상 정보도 마구 유출되고 있다.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은 올들어 5월까지 인터넷 공동구매를 포함한 전자상거래 등에 의한 개인정보침해 신고·상담 건수가 1만 784건이라고 밝혔다.지난해 1만 2594건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타인 정보의 훼손·침해·도용’이 3863건으로 가장 많았다.‘고지·명시한 범위를 넘어선 이용 또는 제3자 제공’이 190건,‘목적 달성 후 개인정보 미파기’가 43건이었다. 지난 3월에는 김모(34)씨가 가입한 적도 없는 중소 홈쇼핑업체로부터 물건을 사라는 전화를 받았다.정보보호진흥원 조사 결과 이 업체는 지난해 4월 김씨가 대형 쇼핑몰 사이트에 들어가면서 물품구입용으로 써넣은 신상정보를 계속 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보보호진흥원 개인정보보호팀 윤수영 연구원은 “쇼핑몰 가입 약관에 ‘고객정보를 사이트 홍보에 이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두고,이를 근거로 상품 홍보에 사용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면서 “특히 인터넷 공동구매에는 별다른 약관이나 소비자 보호장치가 없어 개인정보를 빼돌려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보호원 사이버소비자센터 여춘엽 차장은 “공동구매에 참여할 때는 물품 값을 보내기 전에 가격비교 사이트 등을 찾아 지나치게 싸면 일단 의심하고 운영자의 직업 등을 밝히도록 하는 등 신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신용카드로 할부구매하면 사고가 나더라도 일부 구제받을 수 있지만 현금으로 결제하면 방법이 없다.”면서 “인터넷 공동구매는 대부분 현금 결제를 조건으로 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열린세상] 말의 경제를 생각할 때/ 임옥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공동대표

    사토라레는 사념파가 너무 강해서 마음 속 생각이 남들에게 여과없이 전부 들리는 비정상적인 천재들이다.그렇기 때문에 자기만의 속내와 비밀을 간직할 수 없다는 데 그들의 비극이 있다.사토라레가 밤새 고통스러운 생각으로 뒤척이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그들의 고통에 감염되지 않을 수 없다.그들의 고통을 듣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물론 이것은 ‘사토라레’라는 일본영화에 등장하는 허구적인 시나리오다.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지하생활자들이 보여주는 풍경을 실감하기 힘들 것이다.하늘 한 조각,나무 한 그루,풀 한 포기 볼 수 없는 곳이 지하공간이다.이처럼 밀폐된 환경 속에서 30분 이상 달리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스트레스 요인은 그뿐만이 아니다.눈과 귀는 잠시도 쉴 틈이 없다.수상한 자를 보면 신고하라는 방송에서부터 지하철 대형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계도용 방송에 이르기까지,구걸하는 사람들이 틀어주는 복음송가에서부터 행상들이 토하는 열변에 이르기까지,지하철의 소음공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어디를 둘러보아도 광고와 부딪치지 않는 한 시선 둘 곳도 없다.이런 지하 환경은 사람들에게 막연한 초조와 불안을 넘어 공격성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지하철에서는 변형된 형태의 사토라레들과 어디서나 마주치게 된다.휴대전화로 무장한 사토라레들은 누군가와 끊임없이 말들을 나눈다.이들 중에는 생계형도 있고 수다형도 있다.온라인상으로 일하는 e-랜서들에게는 사무실이 따로 없다.노트북을 펼칠 공간만 있으면 그곳이 곧 사무실이다.그 외에도 생계형 사토라레들은 지하철 안에서도 휴대전화로 비즈니스를 한다.그야말로 현대판 유목민들이다. 유목민 생계형이 아닌 경우는 주로 수다형에 속한다.누가 여자만 수다스럽다고 했을까? 휴대전화를 손에 쥔 사람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수다형이다. 우리 시대의 사토라레들은 끊임없이 말하고 싶어한다.이들이 ‘생방송’으로 뿜어내는 말들은 심각한 소음공해를 일으킨다.자기 말에 몰입한 그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끼치는 스트레스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남들이 듣고 있는 외설적인 장면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만약 우리가 하는 말들이 사라지지 않고 가장 초보적 게임인 테트리스의 블록처럼 차곡차곡 대기 중에 쌓인다면 어떻게 될까? 무수히 쌓이는 말들의 블록으로 인해 허공은 더 이상 허공으로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우리는 말의 블록으로 에워싸인 언어의 감옥에 갇혀 숨쉬기조차 힘들 것이다. 지하철에서 만나는 사토라레들은 접속 중독처럼 보인다.요즘 사람들에게 휴대전화가 없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웬만한 집에서는 한 달 쌀값보다는 통신요금이 훨씬 더 많이 나올 것이다.휴대전화가 없다는 것은 세상과의 단절을 뜻할 정도로 휴대전화 중독증세는 만연되어 있다. 중독이 보편화되면 중독은 더 이상 중독이 아니라 생필품이고 일상생활이 된다.휴대전화가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만 비존재가 되어버린다.그런데 끊임없이 말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불안이 영혼을 잠식한 것처럼 오히려 고독해 보인다. 한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모든 연락망이 두절되어 있었다.그녀는 또다시 묵언(默言) 수행에 들어간 모양이었다.그 친구는 세상과 연결된 모든 통로를 가끔씩 두절시켜 놓는다.묵언 수행의 참뜻은 남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아닐까 한다.남발한 말들이 오히려 언어를 고갈시키고 있다.무의미한 소음들이 아니라 의미있는 말들이 서로 교통하려면 말을 조금 아끼고 자기를 성찰할 시간을 좀더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임옥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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