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도약
    2026-07-02
    검색기록 지우기
  • 녹지
    2026-07-02
    검색기록 지우기
  • 독자
    2026-07-02
    검색기록 지우기
  • 창녕
    2026-07-0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1,636
  • 재계 체질변화 이끌까

    각 기업 홍보팀장에 ‘외인부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공채 출신으로 조직생리를 잘 아는 내부인력에게 ‘대변인’ 역할을 맡기는 게 대세였지만 조직문화에 변화를 주기 위해 외부수혈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화그룹은 최근 삼성전자 홍보팀장을 지낸 장일형씨를 홍보팀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한화·삼성등 “전문가 영입 필요” 한화는 “한화그룹의 브랜드 강화 전략에 따라 그룹 전체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전문가를 영입하는 차원에서 장 부사장을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올 초만 해도 김승연 회장이 대한생명 인수 로비와 관련, 검찰조사까지 받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관련 수사가 마무리되면서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서울시, 총리실, 통상산업부 등 풍부한 행정경험에 98년부터 7년간이나 삼성전자의 홍보팀장을 지낸 장 부사장의 경력이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한화의 상황과 잘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달부터 방송앵커 출신인 이인용 전무가 홍보사령탑을 맡고 있다. 삼성은 23년간 MBC에서 기자로 일하며 국제부, 워싱턴 특파원 등을 지낸 이 전무의 국제감각을 높이 사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전무는 “지난 3월 삼성으로부터 뜻밖의 제의를 받고 당황스러웠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커가는 회사의 홍보 틀을 새로 짜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 전무는 취임 이후 해외홍보파트에 외신기자 출신 2명을 신규 보강하기로 하는 등 ‘조직개편’을 시도하고 있다.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해외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론이다.●SK “소버린과 여론대결때 활약” 삼성 주변에서는 “‘피할 건 피하고 알릴 것만 알리는’ 홍보가 아니라 당당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싶다.”는 이 전무의 바람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SK그룹도 SK네트웍스의 분식회계와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그룹의 체질개선을 시도하고 나선 지난해 4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금호그룹 등에서 일한 권오용 전무를 기업문화실장으로 영입했다. 권 전무는 취임 이후 SK의 지배구조개선 노력과 최태원 회장의 개인이미지(PI) 홍보에 주력하는 한편 소버린과의 ‘여론대결’에서 승리하는 등 ‘맹활약’했다는 평이다. 이밖에 최영택 코오롱그룹 홍보팀장은 LG 출신이고 하이트맥주 홍보담당 이사로 전격 스카우트된 김영태씨는 매일경제 기자, 장병수 롯데그룹 기업문화실장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이다. 김형민 외환은행 커뮤니케이션 및 HR(인사노무)담당 부행장도 대우경제연구소 연구원, 코리아타임스 기자, 청와대 행정관 등 다양한 경력을 자랑하지만 은행과는 거리가 멀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부산서 11월 ‘평화의 뱃길’ 열린다

    광복 60주년을 맞아 세계 평화를 기원하고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홍보하기 위한 ‘평화와 희망의 뱃길’ 행사가 열린다. 부산광복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허남식 부산시장·송기인 신부)는 오는 11월1일부터 12일까지 민간인으로 구성된 평화사절단이 크루즈(유람선)를 타고 부산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동북아 4개국을 순방하는 국제교류행사를 갖는다고 25일 밝혔다. ‘평화와 희망의 뱃길, 평화사절단’으로 명명된 이번 크루즈 투어는 ▲동북아시아의 공동번영과 평화메시지 전달 ▲동북아시아 평화와 미래에 대한 희망제시 ▲한민족 공동체 실현 등을 담고 있으며, 광복 60주년과 APEC 정상회의와 연계해 한반도의 새로운 도약과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평화사절단은 해외 독립운동 유적지와 부산시 자매결연 도시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중국 옌볜 및 상하이, 일본 후쿠오카 등을 방문한다. 사절단이 이용할 크루즈는 홍콩선적으로 1만 5000t급 규모이며 승선정원 770명,293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사절단 규모는 500여명으로, 시민단체와 학술 및 문화예술계, 어린이, 대학생, 시민대표 등으로 구성되며 4개국 순항 일정 동안 선상행사와 기항지행사에 참가하게 된다. 평화사절단은 또 선상에서 ‘아시아의 만남, 연대, 평화’라는 주제로 문화예술 행사와 ‘평화대학’을 열고 각 기항지에서는 국제학술행사, 독립운동유적지 답사, 해외동포 위문 한마당 행사 등의 활동을 할 예정이다. 시민단체 사절단은 해외단체들과 연대교류의 장을 펼치고 어린이 사절단은 해외동포 어린이들과 함께 ‘희망학교’를 열어 학습과 문예활동, 합동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한편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이날 오전 부산시청 1층 국제교류센터에서 사무실 개소 및 현판식을 갖는 등 본격적인 사업에 추진에 들어갔으며, 시민평화사절단 참가자(비용일부 자비부담)는 8월부터 공개 모집한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프로야구 2005] 대전 ‘홈런 대전’

    ‘디펜딩 챔피언’ 현대가 한화를 제물삼아 4연패를 끊었다. 정성훈과 송지만은 나란히 홈런 두방씩을 쏘아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현대는 24일 대전에서 벌어진 한화와의 프로야구 원정경기에서 모두 7방의 홈런을 주고 받는 화끈한 타격전을 펼친 끝에 13-6으로 승리했다. 현대는 4회부터 5이닝 동안 정성훈의 3점포와 만루포, 송지만의 2점포 2방 등 ‘멀티 홈런’을 비롯, 장단 17안타를 터뜨리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김태균 이도형과 넬슨 브리또 등 ‘독수리 거포’들이 맞선 한화에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현대는 이로써 지난 20일 LG와의 홈경기 이후 빠진 4연패의 늪에서 탈출하며 중위권 도약의 채비를 다시 갖췄다. 홈에서만 8연승을 내달리던 한화는 선발 김해님을 비롯,5명의 투수가 이어던졌지만 봇물 터진 현대의 홈런포 앞에 무릎을 꿇고 ‘안방불패’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모처럼 ‘거포 군단’의 이름이 빛났다.2회말 터진 한화 김태균의 선제 2점 홈런으로 끌려가던 현대는 4회초 정성훈의 3점포로 되받아치며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다.5회 송지만의 시즌 19호 홈런으로 승기를 틀어쥔 현대는 6회 채종국 서한규의 연속안타로 1점을 보탠 뒤 7·8회 정성훈과 송지만이 번갈아가며 쐐기 홈런을 스탠드에 꽂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19·20호 홈런을 한꺼번에 터뜨린 송지만은 부문 선두 래리 서튼을 2개차로 추격했고,7년차의 정성훈은 개인 통산 네번째 만루포를 비롯한 홈런 2방으로 무려 7타점을 걷어올리며 단숨에 부문 단독6위로 올라섰다. 두산은 잠실경기에서 이적생 다니엘 리오스의 무실점 호투 속에 라이벌 LG를 2-0으로 물리치고 3연승, 부동의 2위를 지켰다. 지난 11일 기아에서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리오스는 삼진 7개를 솎아내며 8과3분의2이닝 동안 LG타선을 단 2안타 2볼넷으로 틀어막아 이적 뒤 2승째. 4위 SK는 사직경기에서 넬슨 크루즈가 7이닝을 무실점 호투로 버티고 정경배의 3점포 등 장단 15안타를 쏟아부어 홈팀 롯데를 9-0으로 완파, 이날 현대에 패한 3위 한화와의 거리를 2경기차로 좁혔다. 꼴찌 기아는 대구에서 리오스의 대체 용병 세트 그레이싱어가 7이닝을 2실점으로 막고 4회 홍세완 손지환 이종범이 3점을 합작한 데 힘입어 선두 삼성을 5-2로 잡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에비앙마스터스] 크리머 3R 선두질주… 김초롱 7위 추락

    에비앙마스터스골프장(파72·6192야드)의 그린이 심술을 부렸다.2라운드까지 나란히 공동선두로 나섰던 폴라 크리머(사진 위·19·미국)에게는 미소를, 김초롱(사진 아래·21)에게는 저주를 내린 것. ‘신인왕 0순위’ 크리머는 22일 계속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에비앙마스터스(총상금 250만달러) 3라운드에서 17번홀(이하 22일 자정 현재)까지 5언더파를 몰아쳐, 중간합계 13언더파로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카린 이셰르(프랑스)와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등 공동 2위와는 무려 6타차. 반면 김초롱은 챔피언조에서 크리머,‘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동반라운드의 부담감이 컸던 탓인지 4타를 잃어버리며 중간합계 4언더파로 7위까지 미끄러졌다. 초반부터 샷이 흔들리며 고전하던 김초롱은 9번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3개로 선방했지만 11번홀(파4)과 13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흔들렸다. 소렌스탐은 9번홀까지 2타를 줄이며 선두를 위협했지만,12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했다. 이븐파에 그쳐 중간합계 6언더파로 4위. 첫날 공동 45위에서 2라운드 공동 23위로 도약한 ‘장타소녀’ 미셸 위(16·미국)는 폭발적인 장타를 앞세워 4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3언더파 213타로 공동8위에 오르며 단숨에 ‘톱10’에 진입하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6∼9번홀에서 줄버디를 비롯, 무려 7개의 버디를 낚아낸 미셸 위는 첫날 더블보기를 했던 ‘마의 4번홀(파4)’에서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며 트리플보기를 범한 것이 뼈아팠다. 파세이브만 했어도 선두권까지 넘볼 수 있었던 아쉬운 순간이었다. 역시 2라운드를 공동 23위로 마감했던 캐나디안여자오픈 챔피언 이미나(24)도 4언더파를 몰아치며 공동 8위로 뛰어올랐다.1번홀(파4)에 상큼한 버디를 낚으며 쾌조의 스타트를 한 뒤 11번홀까지 무려 5타를 줄였다. 하지만 16번홀(파4)에서 6타 만에 홀아웃, 더블보기로 마무리해 아쉬움을 남겼다. 나머지 ‘코리안 여전사’들은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코닝클래식 챔프 강지민(25·CJ)이 이븐파 72타를 쳐, 중간합계 1언더파 215타로 공동 15위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일제히 20위권 밑에서 맴돌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인류의 역사에서 깨닫는 교훈/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오랜 옛적, 사람들은 한 두 가족, 두 세 세대가 모여 살았다. 일가친척끼리 한 곳에서 자급자족하는 점의 무리들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무리를 이루는 숫자가 점점 많아지자 이들은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기 위해 살던 곳에서 갈라져 나왔다. 산을 넘고 강을 건너면서 호박길이 열리고 비단길이 깔렸다. 고립된 점의 상태로 0차원의 세계에 살던 사람들이 길을 이용해 사회적 교제를 나누는 1차원의 세계로 도약했다. 넓은 세계를 알게 되면서 바깥 세상에 눈을 돌렸다. 길을 따라 지식과 기술이 전파되자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종이와 잉크, 대수학과 기하학, 아마포와 유리가 세상에 알려졌다. 하나하나의 점, 하나하나의 문화가 모여 선을 이루기 시작했다. 길이 길을 낳으면서 선과 선이 이어졌고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도, 중국, 몽골에 제국이 등장했다.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에도 제국이 들어섰다. 왕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데 길이 중요함을 잘 알았다. 늪과 강과 숲과 절벽을 뚫고 일직선의 길을 놓았다.2차원의 세계에서는 길만 놓이면 군사들이 그 길을 따라 신속히 영토를 넓혔다. 도로망의 발달과 더불어 세계지도가 나왔다. 커다란 변화가 나타났다. 항해술의 발달은 바다를 건너 인류가 지구 어디든지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도록 2차원의 세계를 완성했다.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널 수 있게 됨으로 장소의 제약을 벗어난 인류는 이제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을 꿨다.18세기에 기구를 이용해 하늘을 날게 되었고, 글라이더가 구름을 가르기 시작했다.20세기에 들어서자마자 3년도 안 되어 비행기가 하늘을 날았다. 하늘이란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공간의 제약과 민족과 민족, 나라와 나라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새로운 국제질서, 다국적 기업이 생겼다. 하룻밤 사이에 인력과 부품과 완제품을 세계 어느 곳으로나 옮길 수 있게 되었다.3차원, 공간의 세계가 열린 것이다. 지구의 반대편에 자리한 두 초강대국이 이 3차원 세계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진정한 의미의 3차원이랄 수 있는 우주공간에다 우주정거장까지 만들어 놓았다. 문제는 그 변화의 속도이다. 점으로 모여 살던 0차원의 세계에서 길과 길로 이어지는 1차원의 세계는 수천년, 지속되었다. 바다를 정복하면서 시작된 2차원의 세계는 500년간 이어졌다. 그런데 하늘을 정복하며 등장한 3차원의 세계는 겨우 50년간 지속됐을 뿐이다. 이제 그 어느 시기보다 빠른, 그 어느 시기에서도 상상할 수 없었던 속도로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21세기,4차원의 세계에 접어들었다. 알라딘의 램프처럼 순식간에 힘도 안들이고 아무 곳에나 사물, 지식, 정보를 이동할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가상현실’,‘사이버스페이스’ 시대가 열렸다.‘어느 곳에서나 무엇이든지 가능한 시대’로 진입하였다. 이에 따라 평균수명이 연장되고 생활이 더욱 편리해졌으나 현대인의 삶은 무언가가 불안하다. 모든 것이 차고 넘치는 것 같은 데 목이 마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가치관의 혼돈, 문화 차의 극대화 때문에 자꾸만 조급해진다. 그래서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조금도 참지 못한다. 용돈을 주지 않는다고 아들이 아버지의 가슴에 칼을 꽂고, 애인이 변심했다고 지나가는 여대생을 살해하며, 군대생활이 힘들다고 동료가 잠든 막사에 수류탄을 터뜨리며 총기를 난사한다. 오래 전에 선지자 아모스는 이런 현상을 예언했다.“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 그 어느 시기에 비해 변화의 속도가 빠른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지혜’임을 깨우쳐 주는 말씀이다. 그동안 인류가 걸어 온 발자취, 인류의 역사에서 깨닫는 소중한 교훈이 아닌가.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 [프로야구 2005] LG, 4강불씨 살렸다

    LG가 ‘에이스’ 이승호(29)의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현대에 완승을 거두고 4강 진입의 청신호를 켰다. LG는 21일 수원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 이승호의 무실점 호투와 2년차 박기남, 새내기 정의윤의 홈런포에 힘입어 10-0 완승을 거뒀다.LG는 이로써 시즌 39승1무38패를 기록, 이날 기아에 패한 4위 SK(41승5무39패)와의 격차를 2경기 차로 좁히며 후반기 뜨거운 순위 싸움을 예고했다. 선발로 나선 좌완 이승호는 6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단 2안타 5볼넷으로 현대의 타선을 틀어막아 승리를 뒷받침했다.1회 대거 5점을 뽑아내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은 LG는 3회 2점을 추가한데 이어 7회에는 정의윤이 좌월 2점포를 꽂고 대타 조인성이 1타점 적시타를 때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화는 잠실경기에서 선발 정민철을 내세워 박명환이 버틴 두산을 4-3으로 제치고 2경기차로 바짝 추격했다. 정민철은 6과3분의1이닝 동안 6안타 3실점으로 막아 4연승을 올렸다.8회부터 구원에 나선 지연규는 18세이브를 올려 부문 단독 2위. 롯데는 사직구장 4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롯데는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2-2로 팽팽히 맞서던 7회 불꽃같은 연속안타를 퍼부어 대거 6득점,8-3으로 낙승했다. 지난 19∼20일 삼성과의 2연전을 포함,7일 SK전부터 안방에서만 4연패의 수난을 당했던 롯데는 이로써 2연패 끝에 1승을 뽑아내며 중위권 도약의 불을 지폈다. 용병 블랭크와 신용운이 이어 던진 꼴찌 기아는 문학구장 8연승을 달리던 SK에 5-3 역전승을 거뒀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특별기고] 공무원교육이 변하면 나라가 바뀐다

    [특별기고] 공무원교육이 변하면 나라가 바뀐다

    오늘날 변화와 혁신이라는 시대 담론과 명제 앞에 교육과 학습은 세상을 살아나가기 위한 필수조건이며 새로운 삶의 방식이 되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GE의 잭 웰치 회장은 자체 크로톤빌 연수원을 경영혁신과 인재양성의 장소로 탈바꿈시켜 GE 경영혁신의 추진 동력을 불어넣는 엔진 기관으로 만들었다. 공공부문의 예는 중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찾아볼 수 있다.22년간 말레이시아의 탄탄한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온 마하티르 전 총리는 인탄(INTAN)이라는 국립행정연수원을 통하여 국가 발전의 동인과 추진력을 확보하였다.500여명의 교수,12만평의 캠퍼스, 연간 4만명에 이르는 교육 등 물량적 측면도 엄청나지만 해마다 총리가 연두교서를 이 연수원에서 발표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교육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지원하도록 한다. 중국 역시 11년 전 국가행정학원을 설립, 국무원 비서장(부총리)이 원장을 겸임하고 4명의 장관급 부원장,60명의 전임교수와 각 대학의 정예교수 150명을 겸임교수로 확보하여 모든 고위 공직자들에게 연간 3개월 반의 의무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만큼 교육훈련을 중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공무원 교육의 혁신과 변화도 예외일 수 없다. 특히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부혁신의 방향과 성격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지난 정부의 개혁들은 소수전문가로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주도하고 주로 정부기구와 공무원 수를 감축하는 하드웨어 중심이었다. 대다수 공무원들은 개혁의 객체이자 대상으로서 개혁참여의 기회나 여지가 없었다. 이에 비해 지금의 정부혁신은 공무원이 혁신의 주체이자 객체로서 직접 참여하여 근본적인 시스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행정 각 부문에서 자기의 일하는 절차나 방법, 제도, 의식, 행태, 문화를 개선하고 이를 매뉴얼화·제도화하여 정책품질을 높이고 성과를 창출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 행정을 시스템화하여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키는 작업이다. 이것은 어느 정부 어떤 시기에도 추진되어야 할 개혁이며 또한 전 국민과 언론이 감시자인 동시에 옹호자가 되어 우리 행정을 일류로 도약시켜야 하는 국가적 과제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고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혁신마인드의 고취, 혁신실행을 위한 노하우 습득, 성공사례에 대한 벤치마킹 등 교육과 학습이 필수적이다. 공무원교육도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닌 새로운 가치와 이념을 창출하고, 글로벌 경쟁력과 역량을 갖춘 핵심인재를 양성하기 위하여 개인의 역량평가에 기초한 맞춤식교육, 정책의 성공과 실패사례 연구를 통한 실전형 교육, 액션러닝(Action Learning) 기법을 활용한 문제해결형 교육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오늘날 위대한 경영자의 대부분은 “경영혁신과 이윤극대화의 유일한 방법이 인재양성이며, 교육 투자를 아끼는 것은 곧 죄악이다.”라는 것을 철저히 믿는 사람들이라고 한다.‘나를 닦아 국가를 일으킨다.’는 슬로건과 ‘공무원교육이 변하면 공무원이 바뀌고 공무원이 바뀌면 나라가 바뀐다.’는 모토 아래 올해로 설립 56년을 맞은 중앙공무원교육원이 이 시대 정부혁신의 진원지로서, 국가핵심인재의 산실로서 그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자체의 변신노력과 함께 정부와 국민의 더 큰 관심과 주목이 있기를 기대한다. 박명재 중앙공무원교육원장
  • 인텔·모토롤라 반격에 삼성·LG전자 밀렸다

    인텔·모토롤라 반격에 삼성·LG전자 밀렸다

    세계 전자·IT업계에서 미국의 반격이 본격화됐다. 지난해 삼성전자를 앞세워 반도체, 휴대전화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던 한국의 전자산업이 환율 100원 차이에 휘청거리고 있을 때 미국 기업들은 차별화된 기술로 저만치 앞서 나가고 있다. ●인텔, 삼성전자를 따돌리다 세계 반도체업계 1위인 인텔은 20일 노트북PC의 판매증가로 칩셋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2·4분기에 20억 40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억 6000만달러보다 16% 늘어난 것이며 매출도 92억 3000만달러로 15% 증가했다. 인텔은 지난해 2·4분기만 해도 이익이 삼성전자(순이익 3조 1300억원)의 60% 수준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3000억원이나 앞섰다. 사업 영역이 같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과 비교해도 인텔의 실적 호전은 눈에 띈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지난해 2·4분기에 비해 매출은 4조 5800억원에서 4조 1700억원으로 7%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조 1500억원에서 1조 1000억원으로 무려 53%나 줄어들었다. 인텔의 이같은 실적 호조세는 무선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컴퓨터용 칩셋인 ‘센트리노’의 판매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LG 부진, 모토롤라 승승장구 한때 삼성전자에 휴대전화 2위 자리를 빼앗겼던 모토롤라는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레이저(Razr)’ 등 새로 출시한 고가 휴대전화의 판매호조로 2·4분기 휴대전화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4% 늘어난 49억달러를 달성한 것. 영업이익도 4억 9800만달러로 25.7%나 증가했다. 판매대수도 3390만대로 지난해보다 41%나 늘어났다. 덕분에 세계시장 점유율은 14.8%에서 18.1%로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2·4분기 80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모토롤라(3억 9600만달러)를 압도했던 삼성전자 정보통신부문은 올 2·4분기 영업이익이 5300억원에 그쳤다. 휴대전화 판매량도 2440만대(점유율 13%)로 모토롤라와 큰 차를 보였다. 게다가 휴대전화 매출도 4조 1900억원으로 모토롤라에 못 미쳤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판매대수는 모토롤라에 뒤져도 고가제품이 많아 매출은 앞서 왔다. 2006년 1억대 판매로 모토롤라를 제치고 세계 3대 휴대전화업체로 도약하겠다던 LG전자는 오히려 2·4분기에 사상 첫 적자(40억원)를 내고 말았다. 판매대수는 1209만대에 그쳐 올해 목표 6200만대마저도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순항, 일본의 부활, 중국의 도전으로 국내전자·IT 기업들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두산그룹 박용성회장 시대 열렸다

    두산그룹 박용성회장 시대 열렸다

    두산그룹이 ‘박용오 회장 체제’를 10년만에 막내리고,‘박용성 회장 체제’로 새롭게 개편된다. 박용곤(장남)-용오(차남)-용성(3남) 회장으로 이어지는 형제 경영의 틀이 굳어지는 모양새다. 두산은 창업 109년을 맞아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추진하기 위해 박용성 두산중공업 및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추대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박회장은 (주)두산 회장도 겸임한다. 박용오 현 회장은 ㈜두산의 명예회장직을 맡아 일선에서 한발 물러선다. 두산은 또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 상사BG 사장을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4세 경영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변신을 위한 선택 두산이 박용성 회장 체제로 개편한 것은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변화의 고삐를 당기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두산은 최근 자산규모 2조 6000억원에 이르는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비전 마련을 위한 내부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룹 회장 개편도 이의 연속선상이라는 분석이다. 박용곤 명예회장은 이날 사장단회의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그룹의 회장직으로 국제적으로 폭넓은 인맥과 신망을 얻고 있는 두산중공업 박용성 회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박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국제상업회의소 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 OC) 위원 등 공식 직함만 60개가 넘는 ‘마당발’이다. 두산 관계자는 “박용오 전 회장이 1996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 10년 가까이 그룹을 이끌면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면서 “이제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변화와 자극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박용오(68) 회장은 건강엔 문제가 없지만 고희를 앞둔 고령이어서 대내외적으로 정력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용성(65) 회장 체제로 개편을 서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성 회장보다 15살 아래 동생인 박용만(50) 부회장이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두산을 비롯한 6개 상장사의 등기이사직을 꿰차고 있어 향후 박용성 회장-박용만 부회장의 ‘쌍두마차 경영’이 예상된다. ●4세 경영인 입김도 커져 ‘젊은 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한 두산가(家) 4세 경영인의 파워도 커지고 있다. 박정원 ㈜두산 상사BG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박용오 회장의 퇴진과 맞물리면서 그룹의 안정과 변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오너가의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두산산업개발은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격으로 4세 경영인의 주류 편승의 기폭제이며, 장남가에 대한 배려로 해석된다. 두산은 이에 앞서 4세 경영인들을 주요 계열사의 요직에 앉히며 세대교체를 준비해 왔다. 박용성 회장의 장남인 진원씨도 최근 두산인프라코어 상무로 발령났다. 박용오 회장의 차남인 중원씨는 두산산업개발 경영지원본부 상무로, 박용현 서울대 의대 교수의 장남인 태원씨는 두산 계열 벤처캐피털인 네오플럭스의 상무로 각각 근무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한국을 움직이는 101인] 101인이 본 새 100년

    [한국을 움직이는 101인] 101인이 본 새 100년

    “다가오는 새 100년은 통합의 시대이며, 국가간 경계를 넘나드는 글로벌 인재를 보유한 나라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한국을 움직이는 101인’은 향후 100년 뒤에는 정보와 지식을 자산으로 하는 세계통합과 무한경쟁이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예상되는 인구감소와 저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인재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도 했다. 황영기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새 100년을 ‘디지털 기술에 의해 경제·사회·문화 전 분야에 걸쳐 전세계적 대통합이 이뤄지는 시대(Era of Great Convergence)’라고 정의했다.“전 지구적 대변혁의 시대에 우리나라 발전을 이끌 인재양성을 위해 서울신문이 앞장서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우리의 발전 원동력을 평화와 인간을 사랑하는 ‘겨레정신’에서 찾았다. 김 장관은 “한반도가 ‘동북아의 희망’으로 화려하게 도약할 시대가 왔다.”면서 “자신감을 갖고 고령화와 양극화의 거친 파도를 이겨내고 따뜻한 시장경제와 힘 있는 민주주의를 위해 서로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헌법과 시장경제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가에 이익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감독 박찬욱씨 역시 “민족주의라는 좁은 틀에서 벗어나 지구촌을 향한 적극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 내부에 존재하는 갈등해소와 자연과의 공존 역시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정진석 가톨릭 서울대교구장은 “잠재력 있는 인재들이 서로 협력하려면 물질문명의 발전과 함께 영적인 면을 가꿔야 하며, 행복한 가정이 그 토대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자본의 논리에 대응해 우리사회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노동운동”이라면서 “사회적 약자의 입장을 더욱 대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해성 외국인노동자의 집 대표는 “출산기피로 인한 노동력의 공백은 외국인 노동자가 메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국적·다문화 시대에 대비,1세기 이후 함께 일하고,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금부터 그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현백 한국여성연합 대표 역시 “고령화·저출산 사회로의 진입이 향후 여성의 지위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다가올 1세기에는 남성과 여성으로 대립된 현실을 극복하고 공존의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법장 조계종 총무원장은 “미래에는 온 국민이 내 이웃과 나무 한그루, 물 한방울까지 나에게 큰 은혜를 베풀어 주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중생에게는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마음가짐으로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이신바예바 15번째 세계新

    러시아의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3)가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생애 15번째 세계기록을 세웠다. 이신바예바는 17일 스페인 마드리드 발레르모소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육상연맹(IAAF) 마드리드 슈퍼그랑프리대회에서 4m95를 훌쩍 뛰어넘어 지난 6일 스위스 로잔에서 자신이 세운 종전 세계기록(4m93)을 2㎝ 끌어올렸다. 이로써 이신바예바는 통산 15번째 세계기록을 경신해 ‘인간새’ 세르게이 붑카(41·우크라이나)가 보유하고 있는 이 부문 최고기록(35차례) 경신에 한 걸음을 보탰다. 남자 세계기록은 역시 붑카가 가지고 있는 6m14이며 한국기록은 최윤희(19·공주대)가 지닌 4m. 이날 경기 초반 몸이 덜 풀린 듯 4m65를 간신히 뛰어넘은 이신바예바는 2차 시기에서 오히려 바를 4m95로 높인 뒤 특유의 폭발적인 도움닫기와 돌고래 같은 도약, 유연한 공중동작으로 대기록을 작성했다. 지난해 아테네올림픽에서 4m91를 뛰어넘어 육상에서 유일한 세계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이신바예바의 다음 목표는 ‘마의 5m 벽’. 다음달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5m 넘기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이신바예바는 “5m에 도달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지만 그 시기가 언제일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달라진 문화지도] 영화 강남·그림 삼청동으로

    [달라진 문화지도] 영화 강남·그림 삼청동으로

    “충무로에는 영화가 없고, 인사동에는 그림이 없다.” 서울의 문화 지도가 바뀌고 있다.‘충무로=영화’‘인사동=그림’‘여의도=방송’으로 통하던 오랜 등식이 깨졌다.1990년대 후반부터 충무로의 영화 제작사들은 투자사들의 돈줄을 따라 하나둘 강남으로 거점을 옮기기 시작했다. 현재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등 영화 관련 제작·투자·배급·수입회사등 영화 관련사 500여군데가 강남에 둥지를 틀고 맹활약 중이다. 한국 미술계의 주 활동무대이던 인사동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와 주변 입지 여건이 쾌적한 종로구 사간동, 삼청동 쪽으로 ‘한국미술의 메카’ 지위를 넘기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기무사터의 이전 문제가 공식화되면서 부쩍 이곳 일대가 화랑가로 재도약, 크고 작은 화랑들이 터 잡기에 분주하다. 흔히 ‘방송가’하면 떠올리게 되던 여의도도 이곳에 몰려있던 지상파 방송사들이 점차 각지로 흩어지거나 옮길 움직임이어서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문화 장소성의 변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시대적 요구에 맞춰 ‘판’을 옮길 줄 아는 문화는,‘생물’이다! ●‘충무로’는 서울 강남에 있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 싶겠으나 사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영화 산실의 상징이었던 충무로에는 지금 ‘영화’가 없다. 지난 4∼5년새 영화 관련 업체들이 무더기로 빠져나갔다. 가까스로 충무로의 체면을 세워주고 있는 제작사가 시네마서비스, 씨네2000, 씨네월드, 시네라인2 등 4∼5개사 정도. 강우석 감독이 이끄는 시네마서비스도 2003년 플레너스와 합병한 뒤 강남으로 옮겼다가 다시 분리되는 통에 지난해 충무로로 ‘복귀’했다.“최대 토종 제작사의 극적(?) 귀환으로 그나마 충무로가 덜 허전하다.”며 충무로 사람들이 씁쓸한 입맛을 다실 만도 하다. 제작·투자·배급사 등 충무로를 떠난 영화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새 둥지를 튼 곳은 서울 강남 일대. 도산대로를 중심축으로 군데군데 굴딱지처럼 붙어있다. 이처럼 강남에 포진한 크고 작은 영화 관계사들은 줄잡아 500여개. 영화사들이 너도나도 ‘강남행’을 감행한 결정적인 배경은 그곳에 ‘돈줄’이 쏠려 있기 때문. 최근 강남에 사무실을 연 한 신생 제작사 대표는 “투자사의 대부분이 몰려 있는데다 배우들의 ‘노는 물’이 이쪽인데 충무로를 고수하고 있을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녹음 편집 등 후반작업을 맡길 회사들과 접촉하기 수월한 점도 ‘강남 영화벨트’의 주요배경으로 꼽힌다. 옛 영화(榮華)를 추억하며 한국 영화사의 뒤안으로 조용히 물러앉은 충무로. 그러나 더 늦기 전에 충무로의 문화사적 가치를 찾아 역사 현장으로서의 의미를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드높다. 충무로의 문화·역사적 의의를 주목하는 다수의 영화인들은 서울 중구청의 지원 아래 지난해 11월 ‘충무로 영화의 거리 추진협의회’를 결성, 충무로 부활을 위한 구체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다시 활기띠는 경복궁 일대 화랑가의 핵심 축은 최근 인사동에서 경복궁 주변 사간동과 삼청동 일대로 급격히 재이동하고 있다. 경복궁 앞 기무사의 이전 문제가 이슈화 되면서 이곳으로 화랑터를 옮기는 화랑이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정부는 수도권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기무사의 이전과 함께 이곳을 광화문 일대의 역사문화 공간으로 연계해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무사터 개발 계획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개발 방침이 보다 구체화되는 분위기이다 보니 자연 이곳으로 화랑이 물려 들어 이곳은 과거보다 땅값이 많이 올랐다. 이 일대 평당 가격이 2000만∼3000만원으로 ‘부르는 게 값’일 정도라고 한다. 더구나 한국 미술의 메카 역할을 하던 인사동이 비싼 임대료와 주차공간 부족, 상업화된 거리 등으로 인해 화랑가의 장점을 잃은 것도 이곳에 화랑이 몰리는 이유다. 조용하면서도 시내 중심가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고, 최근 공예품점 등 개성있는 가게들이 몰려드는 것도 화랑가의 입지 여건상 장점으로 부각됐다. 인사동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종로구 사간동에는 이미 인사동 시대를 마감하고 일찍이 터를 잡은 갤러리 현대, 국제 갤러리, 학고재, 금산갤러리, 예맥화랑, 금호미술관 등이 있다. 특히 갤러리 현대는 화랑 뒤편에 전통 한옥 모양으로 지은 레스토랑인 ‘두가헌’을, 국제 갤러리는 화랑 위층에 ‘더’레스토랑을 운영한다. 이곳은 음식 맛이 좋아 유명 인사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삼청동 총리공관 주변에는 하루가 다르게 크고 작은 갤러리들이 들어서고 있다.fifteen 갤러리, 스밈 갤러리, 쿡스 하임 갤러리, 가진 갤러리, 이오스 갤러리 등 이름부터 개성이 물씬 풍기는 갤러리들이 떼지어 자리를 잡았다. 이들 갤러리 중 일부는 기존 한옥을 리모델링해서 화랑으로 활용,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랑들이 이전하면서 고미술품 가게들도 함께 이동하고 있다. 경복궁앞 기무사터 앞에는 고미술품 가게 예나르가 인사동에서 이곳으로 이주해 왔다. 총리공관 앞에 있는 고미술품 가게 미감예감과 덕인제도 지난 2월 장안평에서 이곳으로 옮겨 왔다. 이들 두곳은 형제들이 운영하는 곳. 미감예감 김익준 사장은 “이곳이 문화예술 거리로 활기를 띠면서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서 가게를 옮겼다.”고 말했다. ●여의도 방송가는 옛말 과거 지상파 3사가 몰려있었기 때문에 ‘방송가’하면 떠올리는 곳은 일반적으로 여의도. 하지만 이제 그러한 통념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이다. 지난해 3월 SBS가 지상파 3사 가운데 처음으로 양천구 목동에 새사옥을 지어 이전했다. MBC도 오는 2007년까지 일산에 제작센터를 만들고,2009년에는 본사를 마포구 상암동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지상파 3사가 모두 흩어질 날이 멀지 않았다. 반면 이미 SBS 제작센터가 자리잡고 있고,MBC 제작센터도 옮겨올 예정인 일산은 각종 관련 업체들이 몰려들어 새로운 거점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광숙 황수정 홍지민기자 sjh@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9) 변신하는 국립대학

    [일본을 다시본다] (9) 변신하는 국립대학

    |도쿄 특별취재팀|“바뀌려면 제대로 바뀌어야 살아남는다.’ 일본 열도 곳곳에서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130여년간 ‘철밥통’이란 따가운 시선을 받아온 국립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변화의 몸짓은 다른 어떤 부문보다 철저하고, 지독하다.도쿄에서 동북쪽으로 100㎞ 남짓 떨어진 이바라키현 외곽의 쓰쿠바대학이 바로 그런 곳 중의 하나다. 도쿄에서 전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고 1시간 30여분 만에 도착한 쓰쿠바대학 캠퍼스 본관. 동서로 800m, 남북으로 4㎞에 이르는 넓은 부지에 여기저기 들어서 있는 단과대학 건물과 민간 아파트단지들은 겉보기에는 영락없는 시골 대학의 촌스러운 모습이었다.“이런 곳이 대학개혁의 성공사례로 꼽히다니….” 다소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미리 약속된 본관 6층의 히로미치 요시타케 총장 특별보좌 겸 비즈니스과학연구과 교수 연구실로 들어섰다. “민간기업의 경영노하우를 대학 운영에 접목시키겠다는 의도로 국립대로는 처음 민간인 출신을 영입한, 그리고 국립대학간 통·폐합 작업을 다른 대학보다 먼저 시행한 곳이 바로 쓰쿠바대학입니다.” 반갑게 맞이하는 그의 얼굴에는 강한 자신감이 엿보였다.“국립대학이 법인화 되기 1년전인 2003년 4월 총장 특별보좌 겸 교수로 영입된 이후 이 대학의 경영과 조직 등 장기적인 청사진을 설계하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시스템 구축이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신일본제철에서 경영·조직·인사 등을 담당하는 임원으로 근무했었다. 그의 말대로 쓰쿠바대학은 낡은 틀을 깨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한발 앞서 나가고 있었다.2002년 10월 국립대로는 가장 먼저 인근 도서관정보대학과 통합한 게 시발점이었다.1만 2000여명의 학생을 가진 쓰쿠바대학이 800여명에 불과한 도서관정보대학을 흡수하는 게 남보기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였지만, 쓰쿠바대학으로서는 새로운 비전을 찾는 계기가 됐다. 전공분야를 넘나드는 ‘초전공적인 연구풍토’를 특화·발전시키는 데는 도서관정보대학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게 요시타케 특별보좌의 설명이다. 이곳에서는 건축과 생물, 체육과 의학, 심리와 의학 등 전공간의 다양한 접목이 활발하다. 예를 들어 심리와 의학이 서로 별개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전예방적인 심리와 사후조치 성격이 강한 의학을 서로 접목하면 종합적인 학문으로 발전한다는 논리다. 도서관정보대학의 인프라가 연결고리 역할을 맡는다고 한다. 요시타케 특별보좌는 “쓰쿠바대학은 교육과 연구분야에서 새로운 ‘학문적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남보다 빨리, 그리고 완벽하게 변화를 주도해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학의 본격적인 변화는 지난해 국립대학 법인화가 기폭제가 됐다고 한다. 법인화 이후 조직과 인사·급여 등 모든 부문이 변화의 대상이 돼 버렸다. 이와사키 요이치 총장도 ‘총장추천회의’를 거쳐 임명됐다. 특히 교수와 직원의 신분이 민간인으로 바뀐 것이 획기적이다. 이 대학 직원들은 전에 교육공무원특례법을 따랐지만, 지금은 노동법 적용을 받는다. 다만 변화의 적응기를 고려해 연금·퇴직금 등의 기존 혜택은 공무원공제조합 회원 자격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수들도 앞날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자신의 강의에 더욱 충실하고, 학원을 다니면서 강의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예도 적지 않다. 문부과학성 국립대학법인지원과 하구치 히로 사무관은 “무엇보다 국립대학 법인화가 교수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는 것 같다.”며 “질높은 강의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쫓겨날 수 있다는 절박감이 교수사회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쓰쿠바대학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우수학생 유치제도. 몇년전 입학실(입시센터), 학생교육실, 학생생활지원실, 취업담당지원실 등 4개 부서가 대학조직에 신설됐다. 입학에서 졸업, 취업까지 대학이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파트별로 4∼5명의 교수들이 있고, 부총장이 총괄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AC(Admission Center) 제도. 입학실 담당 교수들이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전국의 일선 학교를 돌아다닌다. 유치 대상자로 선정하면 1차적인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받아본 뒤 면접을 통해 곧바로 선발하는 식이다. 일종의 무시험제도다. 이때 대학은 해당 학생들에게 강의 커리큘럼 등을 상세히 소개해주기 때문에 입학 후 진로문제로 고민하는 예가 거의 없다고 한다.3년 전 공부는 안 하고 컴퓨터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노보리라는 ‘문제 학생’을 대스타로 만든 일은 학생선발의 대표적인 성공케이스로 회자되고 있다.3학년에 재학 중인 노보리는 ‘천재 프로그래머’로 통하며 대학내 컴퓨터 관련 벤처기업 사장직을 맡고 있다. 물론 국립대 법인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바대학 법경제학부 신도우 무네유키 교수는 “법인화 이후 대학사회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문부성과 대학의 수직적 관계가 유지되는 한 한계가 있다.”며 “공무원 신분을 민간인 신분으로 바꿔 놓았지만, 기존의 혜택을 그대로 주고 있어 대학개혁은 ‘눈가리고 아웅’ 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본에서 국립대학의 변화는 대세다. 정부의 울타리에 안주해 온 국립대학이 ‘새로운 10년’을 위해 도약의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국립대 법인화로 이미 대학간의 레이스는 시작됐다.” 요시타케 특별보좌의 끝맺음이다. bcjoo@seoul.co.kr ■ 국립대 법인화 왜 하나 |도쿄 특별취재팀|일본 고이즈미 정권이 국립대 법인화를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개성 있고, 매력 있는 대학 없이는 일본의 미래가 없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 국립대 법인화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문부과학성 고등교육국 국립대법인 지원과의 히구치 구로 사무관으로부터 추진 상황과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솔직한 얘기를 들어봤다.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일본 공무원의 인식 때문에 공식적인 인터뷰 대신 비공식 면담을 가졌다. 그는 “2년 뒤에는 전국 18세 이상의 인구가 대학 입학 정원과 거의 같게 돼 누구나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대학의 변신은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독립법인화의 성공 여부를 물었다.“지난해 4월 출범한 만큼 오는 9월쯤 1년간의 성과를 평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국립대학이 앞으로는 매년 지원 금액의 1%씩 삭감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이어 “현재 국립대학의 비중(학생 등 규모)은 일본 전체 대학의 30%에 불과하지만 매년 예산 지원(운영비 교부금) 규모는 1조 2000억엔이다. 반면 사립대는 70%가량 되지만, 예산은 3000억엔밖에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며 법인화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각 대학이 필요성을 절감하기 때문에 국립대 통·폐합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bcjoo@seoul.co.kr ■ 협찬 국립대총장 권한·책임 |도쿄 특별취재팀|일본 국립대학 총장은 법인 내부의 경영협의회와 교육연구평의회 대표자 등의 전형을 거쳐 문부과학상이 임명하며 임기는 6년이다. 내부의 추천을 거치기 때문에 총장의 권한과 위상은 막강하다. 정부로부터 매년 지원받는 운영비교부금(지원금) 가운데 연구비 등을 총장이 자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 교수·직원 등의 봉급 등 인건비와 채용·퇴출 등 정원의 증감 등도 총장의 재량권에 속한다. 총장 비서실을 강화하고, 총장 특별보좌 등 고문그룹을 두도록 해 중요한 의사결정 때는 수시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봐야 한다. 권한에 비례해 책임이 뒤따르는 것은 물론이다.6년간의 중장기계획을 제출한 뒤 매년 국립대 법인평가위원회의 사후평가를 받아야 한다. 평가가 좋지 못하면 각종 교부금 지원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총장간의 우열은 이때 가려진다. 총장의 독단과 문부성의 간섭 등을 우려해 총장이 임명하는 임원회 이사 가운데 1명 이상은 반드시 외부에서 영입토록 해 독립성을 강화했다. 경영협의회의 외부 인사 비율은 절반 이상이어야 한다. 문부성의 조사에 따르면 임원회 이사와 경영협의회 위원 가운데 외부 인사로는 기업체 사장 및 임원 출신이 각각 34%,35%로 가장 많다. 특히 법인화 이후에는 대학마다 학칙 개정으로 총장이 외국인 교수를 채용하고, 기업체 임원 등을 대학의 사외감사로 겸직할 수 있게 하는 등 문호 개방에도 적극적이다. bcjoo@seoul.co.kr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정치부)·황장석(국제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 [지금 수원에선] 8만여평 광교 테크노벨리 세계 첨단과학 메카 ‘눈앞’

    [지금 수원에선] 8만여평 광교 테크노벨리 세계 첨단과학 메카 ‘눈앞’

    경기도가 수원시 이의동에 조성 중인 ‘광교테크노밸리’가 국가 경쟁력을 선도할 첨단·과학 기술의 메카로 발돋움하고 있다. 광교테크노밸리내 8만 6000평의 R&D단지에는 15일 바이오센터 착공을 시작으로 서울대 황우석 교수를 지원하기 위한 바이오 장기생산·연구시설과 나노소자특화팹센터 등 5개 첨단 연구시설들이 잇따라 들어선다. ●판교 IT+성남 벤처+평택 車단지 연결 첨단 클러스터 형성 향후 판교 첨단 바이오 및 IT연구센터와 성남 벤처타운, 평택의 자동차 관련 생산 연구단지 등과 연결되는 첨단 과학·기술의 클러스터를 형성하게 된다. 이 연구시설들을 건설하는 데 들어가는 사업비는 부지매입비 689억원을 포함해 모두 6778억원. 여기에 이미 들어선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건립 비용까지 계산하면 제주도 한해 예산(9503억원)에 버금가는 7467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이같은 매머드 사업이 국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연구시설 가운데 가장 먼저 위용을 드러낸 것은 나노소자특화팹센터.1만 3000여평의 부지에 나노팹동과 연구·벤처동 등 연건평 1만 5100여평의 시설이 들어서며 모두 1645억원이 투입된다. 지난해 6월 착공됐으며 오는 11월 팹동이 우선 완공되고 나머지 시설은 내년 6월 완공된다. KIST 서울대 성균관대 아주대 한양대 KETI 등 6개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 반도체·LCD·자동차 등에 적용될 수 있는 기술뿐 아니라 나노생체로봇 제작, 인공기관 제작 등과 관련된 첨단 기술을 연구·개발하게 된다. 이 센터가 가동되면 당장 연간 52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와 752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예상된다. ●지자체 주도로 추진… 황우석교수도 입주 15일과 다음 달에 잇따라 착공되는 ‘경기바이오센터’와 ‘바이오장기 생산연구시설’은 한국 바이오산업의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높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바이오센터는 706억원을 들여 단지내 1만평 부지에 9688평 규모로 지어진다. 기업 입주 시설과 공동장비 시설, 연구실험 시설, 공동지원 시설 등이 들어선다. 바이오 관련 기업들이 입주해 이종(異種)장기 및 세포생산, 면역·유전자·세포 치료제, 약효 평가시스템, 각종 의료기기 개발 등을 연구하게 된다. 최근 난치병 환자의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바이오 장기생산·연구시설’은 5000평 부지에 1940평 규모로 착공된다. 도비 140억원과 국비 80억원 등 총 220억원이 투업되는 바이오 장기생산·연구시설에서는 황 교수팀이 무균돼지를 생산해 인간에게 이식이 가능한 장기 생산과 이종복제 돼지 장기 이식 수술 실험 등을 진행하게 된다. 유광열 첨단산업지원단장은 “이 시설이 완공되면 바이오 장기분야 세계시장 선점은 물론 이종장기 생산기술의 상용화로 약 50조원으로 추산되는 만성질환자의 의료비용 및 사회비용이 절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0월에는 3만여평 부지에 연면적 1만 8000평 규모의 차세대 융합기술연구원 건립공사가 시작된다. 융합기술은 IT·BT·NT 등 서로 다른 기술을 융합해 그동안 넘지 못했던 과학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R&D 비즈니스 빌딩 26일 첫삽… 외국연구소 유치 2007년 말 완공되는 연구원에서는 교수 125명과 연구 인력 200여명이 근무하며 ▲나노전자소자 및 환경 ▲유비쿼터스컴퓨팅 ▲바이오공학 ▲미래형자동차 ▲휴먼 테크놀로지 ▲디지털 콘텐츠 분야 등을 연구한다. 건축비만 990억원이 투입되는 대단위 사업으로 단지내 바이오센터와 바이오장기 생산·연구시설, 오는 2008년 판교에 들어서는 한국파스퇴르 연구소 등과 함께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 국내 바이오 산업을 이끌 클러스터를 형성하게 된다. 이에 앞서 오는 26일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옆 5640평 부지에 ‘경기 R&D 비즈니스 빌딩’ 건립 공사가 시작된다. 478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7층, 연면적 9500평 규모로 지어지는 빌딩은 내년 말 완공돼 신기술 기업의 보육거점은 물론 외국 첨단연구소 유치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재율 투자진흥관은 “이 시설들이 모두 완공되면 광교테크노밸리는 글로벌 연구센터와 우수벤처기업들이 집적된 세계 최고 수준의 R&D 혁신지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年1300억 투입 첨단산업 집중육성” “침체된 경제를 극복하고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미래 부가가치를 선점할 첨단산업의 집중육성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지금 세계 각국은 무한경쟁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 IT,BT,NT 등 첨단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첨단기술 부문은 6개월 늦으면 6년 뒤처지고,1년 늦으면 10년 넘게 뒤처진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10∼20년 후의 생존이 첨단기술의 확보에 달려 있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국가적으로 R&D 투자 확대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광교테크노밸리 R&D단지 조성 등 첨단 산업 육성에 경기도가 올인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면서 “경기도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인프라와 삼성전자,LG전자 등 대한민국 간판 기업과 우수 인적자원을 확보하는 등 R&D 육성에 필요한 몸과 머리를 다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동안 매년 1303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R&D부문에 투자해왔는데 이는 전체 예산 대비 1.54%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투자 규모라고 덧붙였다. 최근 서울대 황우석 교수와 한국 파스퇴르 연구팀과의 만남의 자리를 주선하기도 한 손 지사는 “이들이 협조체제를 구축, 네트워크를 형성할 경우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산업을 미래의 부가가치와 미래 먹을거리를 책임질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행정과 재정적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손 지사는 “R&D단지가 완공되고 수도권 대학과 기업 등이 단지내 연구시설을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활동을 전개한다면 광교테크노밸리가 국가 경쟁력을 주도할 첨단 과학·기술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광교 테크노벨리는 R&D단지가 들어서는 ‘광교테크노밸리’는 벌써부터 ‘제2의 판교’로 통한다. 서울 강남에서 25㎞, 판교·분당과는 10㎞ 거리에 위치해 있는 데다 2개 고속도로와 신분당선 연장선이 단지를 통과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추고 있어 투자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쾌적한 고부가가치 자족신도시… 판교 능가 부동산 전문가들은 광교테크노밸리가 주거기능 위주의 기존 신도시가 아닌 행정타운과 첨단연구단지, 광교산과 원천유원지 등 천혜의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고부가가치 자족신도시로 조성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판교를 능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335만평 규모의 광교테크노밸리는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전체 개발면적의 45.4%인 152만 4000평이 공원녹지로 조성된다. 녹지율 면에서 판교(35%)나 분당(20%)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1인당 인구밀도도 ㏊당 54명으로 분당(198명), 일산(178명)의 4분의1 수준이고 판교(86명)보다도 낮아 가장 쾌적한 신도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만 4000가구(수용인구 6만명)의 주택은 기존 신도시처럼 특정지역에 밀집시켜 건설하지 않고 테크노밸리 곳곳에 친환경적으로 분산, 배치한다. 또 획일화된 성냥갑 모양의 기존 아파트 틀에서 벗어나 30∼40층 규모의 타워팰리스 형태로 지어 아파트간 충분한 간격을 확보하고 공간에는 녹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국내 첫 생태도시 신도시내 아파트는 바람통로를 피해서 짓고 열섬현상을 차단하기 위한 녹지벨트를 설치하는 등 국내 최초의 생태도시로 조성한다. 또 첨단 정보화 인프라를 갖춰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 접속이 가능한 유비쿼터스 도시로 만들고, 신도시 내에 있는 원천 및 신대저수지는 주민들이 휴식할 수 있는 자연 위락단지로 꾸밀 예정이다. 경기도청 등 13개 행정기관이 입주하며 입주민 자녀들에게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립형 사립고와 특수목적고 등을 설립한다. 이밖에 테마박물관, 미술관, 대학문화시설, 이벤트거리 등도 조성한다. ●교통 여건도 좋은 편 특히 신분당선 연장선이 테크노밸리를 통과해 1호선 화서역과 연결되고 수원 영통신도시와 서울 양재를 연결하는 서울∼용인간 고속화도로와 영동고속도로가 단지를 통과하는 등 서울과의 접근성도 뛰어나다. 도는 올해 안에 건설교통부로부터 개발계획 승인을 받아 내년말 택지공급을 하고 2007년 아파트 분양을 시작,2010년 신도시 조성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광교테크노밸리는 이같은 입지여건 때문에 판교처럼 당첨만 되면 억대의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란 성급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S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수원 인근 지역은 물론 서울 주민들까지도 광교테크노밸리 분양에 관심이 많아 판교에 이은 청약 광풍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역동적 亞시장서 제2도약”

    ‘삼성의 미래는 아시아에 달려 있다.’ 삼성이 아시아와 동반성장을 통한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삼성은 13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이건희 회장과 구조조정본부·삼성전자 사장단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시아전략회의를 열고 세계 인구의 60%가 살고 있는 아시아 지역과 동반성장 하기 위해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타깃 마켓별 세분화 전략’을 전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이 회장과 장남 이재용 상무, 구조조정본부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기태 사장(정보통신), 이현봉 사장(생활가전), 최지성 사장(디디털미디어), 김순택 삼성SDI 사장,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 송용노 삼성코닝 사장, 김인 삼성SDS 사장 등 전자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했다. 박근희 중국본사 사장, 박상진 동남아총괄 부사장, 오석하 서남아 총괄 전무, 이병우 중동·아프리카총괄 상무 등 아시아지역 총책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삼성은 아시아 경제발전이 가속화되고 전체가 단일시장으로 통합되는 추세에 맞춰 아시아지역이 원가절감 목적의 단순 생산기지가 아니라 주요 시장이라는 인식을 갖고 상호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기로 했다. 베트남과 인도 등 국토·인구·자원 측면에서 잠재력이 큰 국가들에 대해서는 연구개발(R&D)을 확대해 기초기술과 소프트웨어 등 유망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프리미엄 전략을 통한 고급 마케팅을 전개해 초기 단계에서부터 일류기업 이미지를 확고히 구축하는 한편 아시아 각 지역에 정통한 우수 인력을 확보, 양성하는 데도 역점을 두기로 했다. 이 회장은 “아시아는 인종·국가·종교 등이 다양하고 복잡한 데다 국가간, 지역간 소득 격차가 심하지만 잠재력이 세계 어느 지역보다 높다.”면서 “삼성의 미래가 아시아와의 동반성장 여부에 달려 있다는 생각에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회장은 또 “아시아 각국이 경제발전에 온 힘을 다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관심과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며 역동적인 아시아 시장에 긴 안목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삼성 관계자는 “단순히 제품만 팔겠다는 생각으로는 복잡한 아시아시장 공략이 어렵기 때문에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판단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12일 하노이에서 판 반 카이 베트남 총리와 접견, 베트남 투자확대 등을 논의했고 13일 회의에 앞서 삼성전자 베트남 사업장을 방문했다. 이 회장은 14일 인도네시아로 떠난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클린’ 하이닉스 누가 탐낼까

    하이닉스반도체가 마침내 워크아웃을 졸업함에 따라 하이닉스의 경영권 향배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분은 국내외를 막론한 투자자들에게 분산되고 경영은 이사회가 책임지는 ‘포스코 모델’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이닉스와 외환은행 등 채권단은 12일 ‘특별약정’을 맺고 하이닉스의 채권단 공동관리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유동성 위기로 지난 2001년 10월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에 들어갔던 하이닉스는 3년9개월만에 ‘정상기업’으로 돌아왔다. 하이닉스의 워크아웃 졸업은 당초 예정보다 1년 반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화려한 부활, 향후 진로는 하이닉스는 99년 2243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을 마지막으로 2000∼2003년 5년 연속 적자를 냈다. 누적적자만 11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D램 경기 호조 등에 힘입어 업계 2위로 올라섬과 동시에 1조 692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채권단은 하이닉스의 워크아웃이 종결됨에 따라 ‘출자전환주식공동관리협의회’를 구성,51%의 지분을 제외한 23.2%를 올 하반기 중 공동매각할 예정이다. 지분 24%는 2조 16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덩치가 워낙 크고 해마다 2조원 이상의 투자가 불가피한 반도체산업의 특성상 ‘새 주인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99년 ‘빅딜’로 반도체를 빼앗긴 LG와 국내 연기금, 군인공제회 등 풍부한 ‘현금’을 자랑하는 기업·단체들이 새 주인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LG의 부정적 입장 외에는 ‘속내’를 드러낸 곳은 없다. 하이닉스 내부에서는 그동안 성공적으로 경영을 이끌어온 채권단이 당분간 최대주주로 계속 남아 있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특정 그룹이나 펀드가 단일 대주주로 부상하기보다 점진적으로 채권단의 공동지분을 떨어뜨리는 한편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이 10%선의 지분을 보유하고 나머지는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공개하는 형태로 진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포스코나 KT가 민영화 과정에서 선택한 ‘지배구조’다. 하이닉스는 현재 외환은행, 조흥은행,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74%의 지분을 갖고 있고 국민연금 등 국내기관이 7%, 외국인이 7% 등을 갖고 있다. ●부채 16조원에서 4조원으로 99년 LG반도체와의 합병 당시 하이닉스의 부채는 15조 8000억원에 달했지만 채권단의 채무조정과 사업매각 등을 통해 4조원으로 줄었다.12조원에 달했던 차입금은 1조 6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이닉스의 기적 같은 회생은 2만 2000명에 달했던 직원이 사업매각·분사 등으로 1만 2000여명으로 줄어들 정도로 혹독했던 회사 차원의 구조조정은 물론 채권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채권단은 2001년 5월 약 2조원의 차입금 만기를 연장했고, 그해 10월에도 3조원의 차입금 만기 연장 및 3조원의 출자 전환,1조 5000억원의 채무 면제를 단행했다. 그도 모자라 2002년 12월 1조 8000억원의 출자전환과 잔여 차입금의 만기 연장 및 이자 지급 조건 변경을 승인해야 했다. 하이닉스는 이 과정에서 2001년 미국의 마이크론과 매각·합병 협상이 진행됐고,2002년에는 독일 인피니온과도 매각 협상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매각 반대 여론에 부딪혀 국내회사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한편 하이닉스는 그동안 국가경제에 끼친 누와 소액주주들의 투자손실 등을 감안해 ‘자중’한다는 의미로 두번째 ‘생일’을 별도의 행사없이 조용히 넘어갔다. 우의제 사장은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오늘의 성공에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도전으로 글로벌 메모리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한진그룹 (2)-2세 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한진그룹 (2)-2세 경영

    한진 조씨가(家)의 2세들이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난 지 3년.4형제의 ‘홀로서기’가 정착된 가운데 이제는 선친이 다져놓은 반석에서 세계 일류 수송기업을 향해 달리고 있다. 지난 3년간 2세들의 경영 성적표는 ‘기업은 물려 받는 것이 아니라 가꾸어 나간다는 것’임을 증명해준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도 “전문경영인으로서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가장 큰 유산”이라고 말한다. ●조중훈 회장의 자식 교육 고 조 회장은 자식들에게 인성에서는 검소와 성실을, 일에서는 프로를 강조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자식들을 엄격하게 교육 시켰지만, 때론 애틋한 부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선진 지식을 습득하도록 조기 유학을 보내 자식들에게 전문가의 길을 걷도록 했다. “미국 유학 시절 때입니다. 부친은 틈틈이 자신의 육성이 담긴 테이프를 저에게 보내 격려를 했었습니다. 힘들 때마다 부친의 자식 사랑을 확인하면서 큰 힘을 얻은 거죠. 그리고 저도 1주일에 한번씩 아버지께 편지를 썼죠. 부친은 ‘훌륭한 경영자가 되기 이전에 훌륭한 인간이 되어라.’,‘현재의 조건에서 행복을 찾아라. 행복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다.’를 가르치곤 했었습니다.”(조양호 회장) 조양호 회장과 부친과의 일화 한 토막. 조 회장이 유럽여행을 떠날 때 부친은 궁색하지 않도록 3000달러를 경비로 줬다. 조 회장이 여행을 끝내고 홍콩에서 부친을 만났을 때, 그는 부친이 건네준 돈의 절반인 1500달러을 돌려드렸다. 그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다니며 1∼2달러짜리 값싼 여인숙에서 잠을 잤다고 한다. 이후 부친은 조 회장의 검소한 생활과 관리 능력을 신뢰하게 되었단다. 말은 안 했지만 장남의 됨됨이와 장차 그룹의 후계자로서 자질을 테스트했던 것이다. ●4형제의 소그룹 독립경영 “4형제 모두 대한항공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지만, 선친(고 조중훈 회장)께서는 자식들의 전공과 성격 등을 감안해 주요 계열사를 맡기신 것 같습니다. 항공은 그룹의 주력 업종이고, 전문 기술의 이해가 필요한 만큼 공대 출신인 제가 맡게 됐고, 둘째(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는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한 데다 성격도 걸걸해서 건설·중공업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셨죠. 또 국제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요한 해운쪽은 사교적인 셋째가 적성에 맞을 것으로 보셨고, 막내는 금융분야 공부를 죽 해왔으니 그룹의 금융을 책임지도록 하셨습니다. 선친은 이미 1990년대 초부터 이같은 밑그림을 그려놓고, 자식들을 관련 계열사에서 꾸준히 트레이닝을 시켰다는 생각이 듭니다.”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4형제가 각각 항공과 중공업, 해운, 금융을 맡게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2002년 조중훈 회장의 별세 이후 4형제간 ‘독립 경영’을 정착시켰다. 그룹 후계구도를 일찌감치 ‘교통 정리’한 데다 확실한 계열 분리를 위해서는 독립경영이 선결돼야 한다는 4형제간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그로부터 3년 후 한진 주요 계열사의 ‘성적표’는 독립경영의 성과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세계적인 항공사 독일 루프트한자의 19년 아성을 깨고, 화물수송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진중공업은 국내 조선업체들이 적자에 허덕이던 지난해 367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한진해운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경영성과를 올렸다. 메리츠증권은 동양화재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진은 올해 창립 60돌을 맞아 계열사간 지분 정리를 마무리짓고, 확실한 ‘홀로서기’에 나설 전망이다. 한진중공업은 사실상 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가 마무리됐으며, 금융(동양화재)은 지난 3월 계열 분리를 끝냈다. 4형제의 독립 경영이 자리잡으면서 계열사간 의존 관계도 시나브로 엷어지고 있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은 주보험 거래처를 조정호 회장이 수장인 동양화재에서 다른 대형 보험사로 옮겼으며,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이끄는 한일레저는 한일 컨트리클럽내에 있던 대한항공 광고판을 철수시켰다. 또 금융계열사인 한불종합금융은 사무실을 서울 중구 해운센터에서 인근 파이낸스센터로 옮겼다. ●항공 전문가 조양호 회장 “회장님의 ‘러브레터’ 받았습니까.”,“이번주에는 두번이나 받았습니다.”대한항공 임원 사이에 오가는 아침 대화 가운데 하나다. 한 임원의 설명이다.“조 회장께서 해외 출장이 잦다 보니 업무를 주로 온라인으로 처리하는데, 좀 부족하거나 따로 지시할 내용이 있으면 담당 임원에게 이메일을 보내요. 임원들은 이를 회장님의 ‘러브레터’라고 부릅니다. 조 회장께서 워낙 전문가이다 보니 내용이 아플 때가 많죠.”이어 “모언론사 기자가 국내 그룹 회장들의 인터넷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늦은 밤에 질문서를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조 회장은 본인 메일을 확인한 뒤,‘이런 질문은 홍보실에 문의하십시오.’라고 메시지를 보낸 모양이에요. 그 기자가 회장들로부터 되받은 유일한 메일이었고,30분만에 답장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조양호(56) 대한항공 회장은 늦은 밤에도 노트북을 열어 회사 현황을 파악하고, 결재도 한다. 의문 나는 사항은 담당 임원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로 질문을 한다. 직원들도 이제는 회장이 밤중에 결재한 서류를 보아도 더 이상 놀라지 않는다. 조 회장은 국제 항공업계에서 알아주는 거물급 인사다.2000년 출범한 세계적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결성 과정에서 잘 드러난다. 그가 미국 델타항공의 레오뮬린 회장과 의기 투합해 결성키로 한 ‘스카이팀’은 당시 참여항공사 문제로 난관에 부딪쳤다. 조 회장은 평소 친분이 두터운 에어프랑스와 알리탈리아의 최고경영자(CEO)를 집요하게 설득, 결국 ‘스카이팀’에 참여토록 했다. 그가 일궈놓은 스카이팀은 이제 국제 항공동맹체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또 30년간 대한한공에서 잔뼈가 굵은 항공 전문경영인이다. 영업·정비·전산·자재·인사·총무 등 항공사 경영에 필수적인 분야를 두루 섭렵했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전문경영인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되, 경영의 잘잘못을 지적하는 경영인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항공사 경영은 제조업과 달라 전문적인 경영 능력없이 권위만을 앞세워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는 특수한 업종입니다. 저는 조종사들과 전문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경비행기를 직접 조종할 수 있는 훈련도 받았습니다.” 조 회장이 2003년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임직원에게 던진 첫 일성은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기업’이었다. 이를 위해 2010년까지 항공 여객운송 세계 10위, 항공 화물운송 세계 1위, 해상운송 세계 3위, 국내 육운 1위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인하대 공대를 거쳐 미국 남가주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인하대 경영학 박사 출신이다. ●선 굵은 조남호 회장 조남호(54) 한진중공업 회장은 4형제 가운데 가장 선이 굵은 경영스타일을 보여준다. 직원에게 많은 권한을 위임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도 철저히 따진다. 경영진이 일일히 챙기다 보면 실무 책임자의 활동 폭이 좁아지고, 책임감있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1995년 인천 영종도의 남측방조제 건설 에피소드는 그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한진은 당시 최대의 국책사업이었던 인천국제공항 공사에 남측방조제를 맡았다.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유속이 빨라 물막이공사 진행이 지지부진했다. 급히 대안을 찾아야 할 상황이었다. 또 북측방조제 공사는 경험많은 국내 굴지의 건설사가 맡은 터라 서로 자존심을 걸고 공기단축에 매달렸다. 이 때 조 회장(당시 부회장)은 현장 책임자를 직접 방문,“현장을 말아 먹든 말든 모든 권한은 당신에게 있다. 당신을 믿으니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꼭 해내리라 믿는다.”며 전권을 위임했다. 그 결과 여러 개의 바위로 5t이상의 돌망태를 만들어 쌓아나가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공사를 조속히 끝냈다. 더구나 경쟁사의 북측방조제 완공보다 간발의 차이로 일찍 끝내 업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준공식 날 헬기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조 부회장은 현장 책임자와 만나자마자 뜨거운 포옹을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조 회장은 국내에서 경복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지만 해외 근무경험은 풍부하다. 선친에게도 필요하면 바른 말을 했고, 부하 직원을 포용하는 스타일이다. 조 회장은 1971년 입사, 네덜란드와 중동, 동남아 등에서 근무하며 해외 건설사업의 개척자 역할을 담당했다. ●‘국제통’ 조수호 회장 조수호(51) 회장은 해운업계의 ‘국제통’으로 통한다.1991년 우리나라가 국제해사기구(IMO)의 상임이사국 가입을 위해 발벗고 나설 때, 정부가 그를 로비스트(?)로 낙점할 정도였다.1년 중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며, 세계 곳곳에 지인들을 심어 놓은 조 회장이 적격 인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각국 대표를 일일이 찾아 다니며 협력을 요청, 결국 이사국 선임을 이뤄냈으며,93년에는 IMO이사국 연임에 공헌하기도 했다. 그는 딸만 둘이다. 딸들을 위해 주방에서 요리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대놓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조 회장은 해운업계의 ‘페미니스트’로 불린다. 여성은 배에 태우지 않는다는 해운업계의 금기를 깨고, 한진해운은 1995년 국내 최초로 12명의 여성 해기사(항해사, 기관사)를 선발했다. 또 1997년에는 여성주재원을 파견했으며,2000년에는 최초의 여성 일등항해사를 배출했다. 특히 대졸 신입사원 가운데 여성 비율이 절반에 육박한다. 조 회장은 미국 남가주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9년 대한항공에 입사했다.85년 한진해운 상무를 시작으로 10년만인 94년 사장으로 취임했으며,2003년 7월 회장직에 올랐다. 그는 20년간 해운업 ‘한 우물’만 판 전문경영인이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과 LNG선 등 150여척의 선박과 전세계 53개의 항로를 운영, 연간 1억t 이상의 화물을 수송하는 국내 최대의 선사다. 지난해 매출액 6조 2000억원, 순이익 6457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그룹 시동 건 조정호 회장 98년 한진투자증권(현 메리츠증권)의 재무구조는 최악이었다.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자기자본은 411억원으로 퇴출 위기에 몰렸다. 이를 반전시킨 주인공이 조정호(47) 메리츠증권 회장이다. 당시 조 회장은 푸르덴셜증권 자회사인 PAMA(푸르덴셜에셋매니즈먼트아시아)로부터 510억원의 외자 유치에 성공한 뒤, 강력한 리더십으로 이듬해에 순이익 753억원, 자기자본 2156억원으로 불려놓았다. 외자 유치에는 평소 친분이 있었던 PAMA 코리아 대표인 김한 사장의 도움이 컸다. 이 인연으로 김 사장은 2003년 메리츠증권 부회장으로 스카우트된다. 김 부회장은 “메리츠증권과 PAMA를 결혼시킨 중매쟁이로서 맡은 역할을 다하기 위해 메리츠증권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나서기를 꺼려한다. 그러나 발동이 걸리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 지난해 ‘우수영업직원 격려행사’에 참석했던 조 회장은 직원들에게 직접 만든 ‘드라큐라주(포도주 폭탄주)’를 돌리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또 무대에 나가 자신의 18번곡을 멋지게 부르기도 했다. 조 회장은 최근 PAMA의 메리츠증권 지분 인수를 진두지휘하며,‘금융그룹’을 향한 시동을 걸고 있다. 지분 인수에 성공하면 동양화재를 정점으로 메리츠증권과 기존 한불종합금융을 아우르는 자산규모 3조원대의 중견 금융그룹을 이끌게 된다. 조 회장은 남가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스위스 IMD 경영학 석사 출신이다. 영어와 불어에 능통하다. ●조씨가 3세는 ‘공부중’ 조씨가 3세들은 이제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이들이 많다. 유독 중매 결혼이 많았던 조씨가에서 3세 결혼은 어떻게 될까.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얘기다. “부모가 하라고 해서 요즘 젊은 애들이 그대로 따릅니까. 중매든, 연애든 사람만 좋으면 저는 반대할 생각 없습니다. 시대도 옛날하고 많이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조 회장과 이명희(56)씨는 장녀 현아(31)씨와 장남 원태(29)씨, 차녀 현민(22)씨 등 1남2녀를 두고 있다. 현아씨는 99년 미국 코넬대학에서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 대한항공의 호텔기판사업본부 기내판매팀장을 맡고 있다. 활달한 성격에 국제적 감각이 뛰어나며, 항공업무 전반에 대해 해박하다는 평이다. 원태씨는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부팀장(차장)으로 일하다가 지난달 미국 남가주대 MBA(경영학 석사)를 밟기 위해 출국했다.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앞서 능력을 더 키우는 것이 낫겠다는 조 회장의 판단에서다. 조 회장은 “능력과 관심이 있다면 모를까, 자식이라는 이유로 경영에 참여시키지는 않겠다.”면서 “전문가적인 자질을 지녀야 한다.”고 밝혔다. 인하대 경영학과 출신인 조 차장은 합리적 사고에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 막내 현민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형제 가운데 유일하게 연애 결혼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김영혜(54)씨는 1남1녀를 두고 있다. 장남 원국(29)씨와 장녀 민희(25)씨는 현재 미국 유학 중이다.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의 2세들은 현재 일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조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43)씨가 롯데가 출신으로 일본에 적지 않은 일가 친척이 있기 때문이다. 장녀 유경(19)씨와 차녀 유홍(17)씨 등이 있다. 조정호 메리츠증권 회장과 구명진(41)씨는 1남2녀를 두고 있다. 장녀 효재(16)양은 국내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으며, 원기(13)군은 미국으로 조기 유학을 떠났다. 막내 효리(4)양이 있다. ●한진그룹의 대표 CEO 이종희(63) 대한항공 총괄 사장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CEO다. 경상도 사투리가 무뚝뚝하기보다 사근사근할 정도다. 그러나 78년 항공사에서 가장 바쁜 자리인 영업스케줄 과장 시절에는 5년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할 정도로 독종 기질이 다분하다. 이 사장은 대한항공 공채 1기 출신으로 정비·자재·기획·영업 등을 두루 거쳤다. 겉보기에는 소탈한 전문경영인으로 보이지만 업무만큼은 빈틈이 없다는 평이다. 매달 책 3권 이상을 읽을 정도로 독서파이기도 하다. 대구 출신으로 대구상고와 단국대 경영학과,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김정웅(63) 한진중공업 건설부문 사장은 실무형 리더로 1993년부터 국가 최대의 국책사업인 인천국제공항 건설 현장소장과 총괄본부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쳤다. 인하대 토목과를 졸업했다. 홍순익(59) 한진중공업 조선부문 사장은 국내 조선 1번지에서 출발한 한진중공업을 세계 조선기술 센터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이다. 홍 사장은 서울고를 거쳐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나왔다.70년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 입사한 뒤, 외국계 회사에서 수석 엔지니어와 동종 대형업체의 조선소장, 미국선급협회(ABS) 부사장을 역임했으며,2001년 다시 조선 현장에 복귀한 정통 조선맨이다. 박정원(60) 한진해운 사장의 집무실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직원들 중 누구라도 할 이야기가 있으면 언제든 올라오라는 뜻에서다. 그는 평사원 출신 CEO로서 포용력과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원들의 생각을 직접 듣기 위해 평사원 및 특정 부서와 호프타임을 자주 갖는다. 서울 출신으로 중동고와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김한(51) 메리츠증권 부회장은 글로벌 마인드와 감각을 갖춘 CEO다. 서울대와 미국 예일대 MBA 출신이다. golders@seoul.co.kr ■ 조씨 부자의 ‘사진 사랑’ 항공사의 수장으로서 숱한 해외 여행 때문일까. 고 조중훈 회장과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취미는 똑같이 사진 촬영이다. 솜씨도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선 프로급이다. 일만큼이나 취미도 극성스러운 것이 부자간 닮은 꼴이다. 고 조 전 회장은 공식 업무에서 벗어나면 카메라를 메고 낯선 땅 이곳저곳을 두루 돌아다니며, 이국의 풍물과 사람사는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찍은 사진들을 1985년 ‘이집트 고대문화 사진 전시회’에 내놓았다. 또 그의 사진 작품이 수만 점에 달해 한때는 개인 사진전을 준비하기도 했다. 고 조 회장은 사진 취미에 대해 이렇게 밝힌 적이 있다.“유별난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자주 해외에 나가는 사업 특성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여기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남은 그 많은 감동과 경이를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장남인 조 회장의 사진 실력도 이미 재계에서 유명하다. 그는 해외 출장에서 찍은 작품으로 달력을 제작,4년째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고 있다. 취미 활동을 비즈니스로도 활용하는 조 회장이 처음 사진을 찍게 된 계기는 중학교 때 부친으로부터 카메라를 선물로 받으면서다. 조 회장은 부친을 따라 여행을 자주 다녔는데, 부친이 항상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사진 촬영을 하는 것을 보면서 사진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지금도 해외 출장 때면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를 분신처럼 꼭 챙긴다. 그리고 노트북에 작품을 담아 놓은 뒤 기념으로 촬영한 사진들을 지인들에게 직접 메일로 보내준다. 그가 사진 촬영에 이렇게 빠지는 데는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의지대로 잘 표현할 수 있고, 간직할 수 있다는 점과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넓은 세상을 작은 렌즈에 담아 낸다는 점을 꼽았다. 그도 부친만큼이나 취미에 열성적이다. 평소 국내외 사진 전문잡지를 보면서 마음에 드는 것은 스크랩을 해뒀다가, 작품 활동에 참고한다. 또 사진 전문가와 만날 기회가 있으면 미진한 부분을 곧잘 묻기도 한다. 바쁜 해외 출장 중에도 차량으로 이동하다 차창 밖의 멋진 풍광이 눈에 들어오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차를 세워 촬영을 할 정도다. 조 회장은 “해외에 예정된 행사보다 하루나 이틀 정도 일찍 출발해 사진을 찍기 위해 도시 주변을 돌아다닌다.”면서 “사진은 잠시 잊었던 삶의 소중한 순간과 기억을 되살려주는 신비한 힘이 있다.”고 말했다. golders@seoul.co.kr ■ 대한항공의 ‘화물 수송사’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어제 연락이 왔는데, 대한항공이 지난해 항공화물 수송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해요. 이번주에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동북아 물류중심기지 건설에 대한항공이 일조를 했다는 점에서 뿌듯합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소문 KAL빌딩에서 만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이같이 밝혔다. 당시에는 아직 공식 발표된 내용이 아니라서 그런지,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지만 대한항공 창사 36년만에 세계 항공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자부심은 도드라져 보였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세계 항공화물 수송 분야에서 톱이 되기까지 우여곡절과 애환도 적지 않았다. 대한항공이 화물사업을 시작한 것은 민영화 2년 후인 1971년 4월. 서울∼일본 도쿄∼미국 LA를 잇는 태평양 노선에 화물기를 처음으로 취항하게 된 것. 한·미 항공협정을 개정할 정도로 어렵게 노선을 취득했지만 막상 실어나를 화물이 없는 상황이 터졌다. 시도도 못하고 주저앉을 수 없다는 심정에서 당시 대미 수출품의 대부분이 가발인 점을 착안, 직원들에게 가발 수출업체를 찾아 나서라는 특명을 내렸다. 그러나 가발업체 대부분이 소규모 중소기업으로 찾는 것조차 힘들었다. 다행히 수출조합을 방문해 주소를 얻고, 복덕방에서 위치를 알아냈지만 또 다른 걸림돌이 있었다. 이제 막 출발한 대한항공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았던 것. 결국 애국심에 호소하며 설득전까지 치러가며 겨우 승낙을 받았다. 또 당시 해외 비즈니스맨들이 주로 이용하던 조선호텔 프런트를 찾아 숙박부를 뒤져가며, 접촉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고생끝에 대한항공의 첫 화물기는 휴항없이 태평양을 건너게 됐다. 대한항공의 항공화물 변천사는 우리나라의 산업 발달사와 맥을 같이 한다.1970년대 초반에는 가발과 스웨터 등이 화물의 주종을 이뤘으며,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에는 모피류와 전자제품,1990년대에는 전자제품과 의류 등이 시장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반도체와 휴대전화,LCD 등 고가의 IT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휴대전화만을 위한 전세기가 인도에 운항한 적도 있다. 대한항공은 또 별난 특수화물을 수송한 경험도 많다.1983년 11월에는 B747화물기로 서울대공원에 수용될 동물 418마리(54t)를 미국 댈러스에서 서울까지 수송,‘현대판 노아의 방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핵연료와 탱크, 헬리콥터 등 다른 항공사들이 좀처럼 수송할 수 없는 특수화물을 실어나른 경험도 쌓았다.94년에는 89마리의 미국산 말을 제주로 수송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경주마들을 실어 나르고 있으며, 무역전시장(COEX)내에 개장된 아쿠아리움(대형수족관)에 전시될 상어 35마리 등 희귀 어류들을 호주로부터 운송한 적도 있다. 또 운송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악어 72마리를 성공적으로 수송하기도 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기고] 대학의 위기와 구조개혁/김우상 컬럼비아 서던대 교수·명예논설위원

    신입생 충원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는 전국 4년제 주요 국·사립대학들이 정원을 10% 안팎 감축키로 한 것은 한국의 대학사에서 일대 사건이다. 지방의 4년제 대학과 전문대에서 학생이 오지 않아 정원을 감축한 사례들은 많았지만 주요 대학들이 정원을 줄이겠다고 나선 것은 유래가 없다. 대학이 어렵다고들 한다. 괜한 엄살이 아니다. 살림살이가 어렵다면 허리띠를 졸라매서 어려움을 어느 정도 해소하겠지만, 생사기로의 문제라면 허리띠를 졸라매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현재 우리의 대학들이 바로 이처럼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예상된 일이기는 하나, 대학 신입생이 줄기 시작하여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신입생 정원을 반으로 줄인 대학도 있고 아예 폐교를 해버린 대학도 있다. 그럼에도 이런 현상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앞으로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외국의 유수 대학들이 한국에 진출하면, 우리 대학은 더 가혹한 시련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학령 인구의 급격한 감소, 휴학과 전출 학생의 증가, 학생들의 수도권 선호 경향 및 권역별 입시 경쟁의 치열성 등으로 우수한 학생 유치의 어려움과 정원 확보의 곤란함이 가중되어 지방 대학의 존립 기반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어려움의 또 다른 축은 취업난이다. 기업들이 서울 지역 대학 출신자들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지방대의 위축을 가져오는 중요한 요인이다. 구조적인 문제와 더불어 정서적인 차별성이 지방대학들이 겪고 있는 총체적 난국의 실체이다. 그러한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취업보도 기능의 획기적인 강화, 대학 재정 운영의 효율화 제고, 분권화 체제 도입 및 교육·연구의 질 개선 등 각 대학이 나름대로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줄 안다. 이번 국립대 통폐합 및 정원 감축, 지방 대학의 특화 계획은 지역 산업과 연계해 캠퍼스별로 특성화를 추진함으로써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개혁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연구 중심 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다. 다행히 참여 정부는 지방 분권과 교육의 균형 발전을 국정 과제로 삼고 3대 특별법을 공포하였다. 대학에서는 그 성과의 가시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정부 당국이 진정으로 알아야 할 일이 있다. 죽음 직전의 환자에게 “당신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라.”라고 아무리 외쳐도 그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대학 자체의 힘과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대학들의 자율적인 강력한 구조개혁과 대학들의 구조개혁노력에 대한 교육당국의 특단의 지원조치는 한국의 교육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이다. 우리 대학들은 대학 자신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그리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오늘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정부가 모든 성과를 떠맡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최소한의 해야 할 일을 확실하게 해내는 것이 강한 국가의 작은 정부라는 미국의 석학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의 의미심장한 충고가 뇌리를 스친다. 김우상 컬럼비아 서던대 교수·명예논설위원
  • 고유가, 해외건설분야엔 ‘효자’

    ‘고유가가 우리 경제에 효자 노릇을 한다(?)’ 국제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하자 정부가 국내에선 비상체제에 들어간 반면 플랜트와 해외건설 등의 분야에서는 ‘제2의 중동붐’을 기대하고 있다. 고유가로 재정이 튼튼해진 중동 등지의 산유국들이 각종 인프라 사업의 발주를 크게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유가가 국내에는 ‘독(毒)’으로 작용하지만 해외 수주에는 ‘약(藥)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8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고유가를 해외수주 도약의 발판으로 삼기 위한 민·관 합동의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1973년과 79년의 오일쇼크 당시 중동에 건설붐이 일었던 전례에 비춰 이번의 고유가가 국내기업의 해외수주에 획기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발전·해양설비·오일 가스 등의 플랜트 수주는 상반기 65억달러로 연간 목표액 100억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 일반건축과 토목 등의 해외건설도 목표액 85억달러 가운데 73%인 62억달러를 달성했다. 특히 산유국인 중동과 일부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발주 증대로 플랜트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40%와 300%, 해외건설은 120%와 3000%의 증가율을 보였다. 예컨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10억달러짜리 원유·가스 시추설비를 따냈다.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에서도 SK건설과 현대건설,GS건설 등이 각각 7억∼12억달러짜리 원유관련 시설 및 발전담수 공사 등을 수주했다. 산유국이 많지 않은 아시아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주에 어려움을 겪어 금액면으로는 플랜트 43%, 해외건설 18% 감소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건설교통부와 산업자원부의 장·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해외수주 대표단을 하반기에 발주물량이 증가하는 중동지역에 급파할 방침이다. 외국의 주요 발주처 인사를 국내로 초청, 국내기업들과의 상담을 주선하는 ‘수주외교’도 벌이기로 했다. 한편 연도별 해외수주 실적은 플랜트의 경우 2001년 100억달러에서 지난해 83억달러로 줄었다. 해외건설은 같은기간 43억달러에서 75억달러로 다소 늘었다. 우리기업이 수주하는 해외물량의 지역별 점유율은 플랜트와 해외건설이 각각 50%와 71%를 차지한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기네스 팰트로 빈폴 모델로

    제일모직이 할리우드 톱스타 기네스 팰트로(33)를 자사 캐주얼 의류 브랜드 빈폴(Bean Pole) 모델로 내세워 글로벌 브랜드 도약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광고는 다음주 영국 런던에서 촬영돼 가을부터 볼 수 있다. 한편 남자 모델로는 MBC 수·목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해 주가를 올리고 있는 미국 배우 다니엘 헤니(26)를 선정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