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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비스, 길렌워터가 25득점 올린 도요타에 분패

    모비스, 길렌워터가 25득점 올린 도요타에 분패

    모비스가 트로이 길렌워터(28)의 새 팀인 일본프로농구 도요타 앨버크에 분패했다. 모비스는 7일 일본 도쿄도 후추시의 도요타 후추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앨버크와의 연습경기에서 78-84로 패했다. 2015~16시즌까지 KBL에서 뛰다가 올시즌부터 앨버크로 옮긴 길렌워터가 25득점을 올리며 펄펄날았고, NBA 출신 디안테 가렛(28)이 17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모비스도 새 외국인 선수 네이트 밀러(29)가 22득점으로 힘을 냈지만 찰스 로드(31)가 결장한 상황에서 홀로 외국인 선수 두 명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내에는 생소하지만 앨버크는 일본의 전통적 강팀이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는 아깝게 4강에서 떨어졌지만 정규시즌 때는 12개팀 중 1위에 올랐다. 2014~15시즌에는 이스턴컨퍼런스 정규시즌 3위에 올랐고, 플레이오프 준우승을 차지했었다. 올시즌부터는 NBA 출신인 가렛이 합류해 전력이 더욱 강화됐다. 그는 2012~13시즌 NBA 피닉스 선즈에서 18경기를 뛰었고, 2013~14시즌에는 NBA 유타 재즈에서 백업가드로 71경기에 나섰다. 2014~15시즌부터 NBA D리그로 밀려난 가렛은 지난 시즌 이스라엘 리그로 넘어가 득점 3위·어시스트3위를 기록했다. 또한 길렌워터도 지난 시즌 KBL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26.20점을 올리며 득점왕에 올랐지만 비신사적 행위로 인해 한국 무대에서 5년간 선수자격이 정지되면서 앨버크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경기 시작 한 시간쯤 전인 오후 1시에 모습을 드러낸 길렌워터는 시합장에 들어서자마자 모비스 선수들 쪽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친근감을 표시했다. 라커룸에서 유니폼을 갈아 입고 나온 길렌워터는 새로운 팀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거나 감독에게 시합에 대한 지시를 받았다. 간간이 팀 동료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어느 정도 팀에 녹아든 모습을 보여줬다. 길렌워터는 모비스 관계자와의 대화에서 “한국에서 못 뛰어 아쉽지만 새 팀에서 잘 지내고 있다. 팀에서 잘 해주고 있으며 연봉도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토 타구마(34) 앨버크 감독도 “길렌워터가 매우 착하게 생활하고 있다. 현재 컨디션이 안 좋지만 몸이 올라오면 도요타의 플레이에 딱 맞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7-43으로 전반전을 마친 모비스는 후반전에서도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다. 상대팀의 가렛이 활발한 움직임으로 코트를 휘저으며 공격을 주도했고 3쿼터 막판 자유투 두 개까지 모두 성공시켜 점수는 13점차까지 벌어졌다. 모비스는 마지막 쿼터에 있는 힘을 다 짜냈다. 김수찬(24)의 점프슛이 터지고 김동량(29)의 연속 6득점이 이어지며 격차는 7점차까지 좁혀졌다. 이어 박구영(32)이 6분17초를 남기고 3점슛까지 추가해 65-69까지 따라가자 모비스의 벤치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하지만 남은 시간 동안 추가 득점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했고, 경기 종료 1분 11초를 남기고는 길렌워터의 덩크슛까지 나오며 승부의 추가 앨버크 쪽으로 기울었다. 비록 패배했지만 모비스의 외국인 선수 중 밀러 한 명만 뛴 것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경기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버스 탑승 시간에 지각해 동료 선수들을 기다리게 했다는 이유로 유재학(53) 모비스 감독에게 호된 질책을 들었던 로드는 홋카이도와의 연습경기에 이어 이날도 시합에 나서지 않았다. 이번 패배로 모비스는 지난달 31일부터 진행된 일본 전지훈련 다섯 경기에서 2승 3패를 기록하게 됐다. 모비스는 오는 9일 도시바와의 여섯 번째 연습경기를 마친 뒤 10일 귀국한다. 도쿄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프로농구 7개 구단이 일본을 해외 전지훈련지로 택한 이유

    프로농구 7개 구단이 일본을 해외 전지훈련지로 택한 이유

    프로아마최강전을 마친 프로농구 10개 구단이 새 시즌 준비를 위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외 전지훈련을 떠난다.   가장 먼저 모비스가 31일 오후 4시 20분 김포공항을 출발, 일본 도쿄로 떠난다. 9월 2일 치바, 다음날 히타치, 4일 일본대표팀, 6일 홋카이도, 7일 도요타, 9일 도시바와 차례로 연습경기를 가진 뒤 10일 돌아온다. 야간 웨이트트레이닝도 사흘이나 잡혀 있다.   동부도 1일부터 10일까지, KGC인삼공사도 5일부터 12일까지 같은 곳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디펜딩 챔피언 오리온도 4일 도야마로 떠나 9일 도쿄로 넘어와 15일 귀국한다. LG도 1일부터 9일까지 오사카와 교토에서 새 시즌 담금질에 나서며, kt는 1일부터 8일까지 오키나와에서 훈련을 실시한다. 삼성은 3일부터 13일까지 나고야에서 새 시즌 채비에 나선다.     예년과 다름 없이 10개 구단 중 7곳이나 일본을 찾는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음식이 입맛에 맞고 연습상대 찾기가 쉽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중국을 찾는 구단은 둘이다. 전자랜드는 15일부터 20일까지 랴오닝성에서, KCC는 10월 6일부터 11일까지 베이징에서 지낸다. 다른 구단들은 시기와 음식이 맞지 않으며 종종 물리적 다툼까지 일어나 아쉬운 점이 있다고 얘기하지만 두 구단은 오래 전부터 좋은 인연을 이어와 이번에도 중국을 찾는다. SK만 유일하게 미국으로 간다. 18일부터 10월 2일까지 캘리포니아주 얼바인에 캠프를 차린다.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연습경기도 이미 시작됐다. 대학리그 일정이 재개된 시점이라 대학 팀 대신 프로 팀끼리 맞붙는다. 30일 동부와 SK, KGC인삼공사와 상무, KCC와 삼성이 굳은 몸을 풀어봤다. 인삼공사와 상무는 31일 오후 3시 30분에도 안양체육관에서 맞붙는다.     1일 오후 4시에는 SK와 KCC가 경기 용인 양지체육관에서 격돌한다. 전자랜드는 2일 오후 4시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연세대와 연습경기를 벌인 뒤 4일 오후 3시 30분과 5일 오전 11시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국가대표팀을 상대한다. 대표팀은 6일 밤늦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 챌린지 참가를 위해 이란 테헤란으로 떠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오이타현 땅의 역발상…4381개 온천, 電 뿜다

    오이타현 땅의 역발상…4381개 온천, 電 뿜다

    일본 남단 규슈섬의 거점 후쿠오카 공항에서 차를 타고 남동쪽으로 3시간가량 달리면 나무로 둘러싸인 산간 지역이 이어진다. 산 중턱에서는 하늘을 향해 수증기를 뿜어내는 4~5층 건물 높이의 둥근 냉각탑들이 눈에 들어온다. 땅 밑에서 뽑아낸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얻는 지열발전소 전경이다. 1000도의 지열층의 증기를 뽑아내 쓰고 남은 증기를 냉각해 액체로 증발시켜 보내는 냉각탑과 연결관, 발전시설 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파이프는 땅속 800~3000m까지 이어져 있다. ●오이타현 8곳서 日 지열 전력 40% 생산 활화산인 아소산 지역을 서남쪽으로 끼고 있는 고코노에마치의 구주산 중턱에 설립된 이곳은 일본 최대 지열발전소인 핫초바루. 규슈 동북 지역의 오이타현 내륙에 위치한 발전소의 출력은 11만㎾, 발전량 72만 2608㎿h이다. 주변 땅 밑 30여곳에 고온 증기를 뽑아내는 구멍인 증기정(蒸氣井)을 뚫어 시간당 900여t 이상의 증기를 뽑아 올린다. 운영주체인 규슈전력의 고지마 이치로 팀장은 지난달 26일 “오이타현의 8개 지열발전소가 일본 전체 지열발전의 40.5%인 105만 5860㎿h의 전력을 만들어 낸다”고 소개했다. 핫초바루 발전소에서 반경 2㎞ 거리에는 일본 최초로 1967년부터 지열발전을 시작한 오오다케 등 4개 발전소가 모여 있다. 오이타현은 분당 279㎘의 온천이 분출되는 일본 최대 온천 지역으로 4381개의 온천이 있다. 활화산 지대면서 지진은 적어 지열발전의 잠재력이 크다. 오이타현이 선도해 온 지열발전은 지난해 경제산업성의 ‘중장기 에너지계획’이 확정되면서 추동력을 얻었다.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7월 “현재 9.6%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비율을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의 22~24%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중 지열발전 비율은 같은 기간 1% 정도로 약 4배 높일 방침이다. 하세오 마사미치 오이타현 심의감은 “국가 에너지원의 다양한 확보와 온난화가스 삭감을 위해 지열 등 재생에너지 개발에 속도를 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베 신조 총리가 2030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2013년보다 26% 줄이는 목표를 국제사회에 약속한 상황에서 지형 조건에 맞는 지열 개발 등을 빼놓을 수 없게 됐다. 일본은 지열발전 잠재력은 미국 등에 이어 세계 3위지만 발전용량은 미국, 필리핀 등에 이은 8위에 불과하다. 이를 2030년에는 2~3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목표다. ●규제 풀고 보조금 지원… 원전 대신 지열로 경제산업성은 지난 4월 지열발전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새 보조금 제도를 도입했다. 출력 2.5만㎾ 이상의 지열발전에 대해 독립행정기구인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가 심사해 국가중점개발지역으로 지정하고 기업에는 굴착·조사 비용을 지원하는 등 세제 혜택과 함께 보조금을 주기 시작했다. 투자액 30%를 비용으로 보고 특별상각도 인정하고 해외 법인세도 줄여 준다. 지열발전은 막대한 초기 투자, 행정 규제, 지역 주민 민원 등으로 발전 속도가 더뎠다. 여기에 원전에 비해 발전단가가 비싼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당 원전에 비해 1.7배가량 더 비싸다는 보고도 있다. 6개 지열발전소가 집중돼 있는 고코노에마치도 아소·구주국립공원 안에 포함돼 있는 등 대부분 발전 가능 지역이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다. 국립공원 규정 등 많은 규제를 경제산업성이 지난해 대폭 간소화했다. 일본 최대 지열발전사업자인 규슈전력은 설비 추가 등 국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고지마 팀장은 “규슈전력도 2030년까지 설비용량을 3배 이상 키우려 한다”고 말했다. 가와조에 세이키 핫초바루 발전소 부소장은 “150만㎾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규슈전력은 2030년까지 지열발전 80만㎾를 포함한 250만㎾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가와조에 부소장은 “주변 유후인, 구마모토의 미나미아소 등에서 추가 지열발전소 건설을 위한 자원량 평가 조사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규슈전력은 홋카이도 지열발전 자원 조사계획도 지난 5월 발표했다. 올해 안에 지표 조사를 실시하고 굴착 작업 등 5개년에 걸쳐 자원량 등을 조사한 뒤 지열발전소를 지을 계획이다. 국제적으로도 일본 기업은 세계 지열발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와조에 부소장은 “규슈전력은 이토추상사 등과 함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 사룰라에 33만㎾급의 세계 최대 규모 지열발전소를 짓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해 첫 발전기 가동을 시작으로 3년 동안 3기의 지열발전기 가동을 계획하는 등 국내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도시바가 2017년 가동 예정인 터키 서부 키질데레 제3지열발전소에 쓰일 수억엔 규모의 7만㎾급 증기터빈과 발전기 수주에 지난 5월 성공한 것도 일본 기업의 활발한 진출 사례다. ●그린에너지, 또다른 ‘일본 주식회사’로 중앙정부가 지열발전을 원전을 대신할 주요 전력원의 하나로 보고 각종 법 제도와 지원 제도를 정비하고 있는 것도 이런 지열발전 활성화에 힘이 됐다. 하세오 심의감은 “지열 같은 지역 밀착형 분산형 발전은 송전 손실이 적고 재해 등 비상시에도 전력 확보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핫초바루 지열발전소와 오이타현의 에코에너지 사업은 중앙정부의 국가적 에너지 대책과 지원, 지방정부의 비전과 실천, 발전소·기업 등 사업자의 경험을 하나로 엮어 세계 그린에너지 시장으로 향하는 ‘일본 주식회사’의 또 다른 경쟁력이다. 에너지원의 다양화를 또 하나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글 사진 고코노에마치(오이타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글로벌 포식자’ 메이디, 넌 누구냐

    ‘글로벌 포식자’ 메이디, 넌 누구냐

    中기업 사들여 하이얼과 가전 투톱으로 쿠카 인수후 산업용 로봇으로 사업 재편 하이얼(海爾)과 함께 중국 가전업체의 양대 산맥인 메이디(美的)의 기세가 거침없다. 올 들어 6개월 만에 세계적 기업 3개사를 집어삼키는 ‘글로벌 포식자’로 등장한 것이다. 메이디는 지난 3월부터 일본 도시바 백색가전 사업 부문과 이탈리아 에어컨 업체 클리베에 이어 이번에는 독일의 산업용 로봇 1위 업체인 쿠카 지분을 잇달아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고 중국 증권일보가 지난 4일 보도했다. 메이디는 3일 쿠카 최대 주주인 보이트의 보유 지분 25.1%를 12억 유로(약 1조 5478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인수 합의로 메이디는 쿠카 지분 38.6%를 확보해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독일 쿠카의 최대 주주에 올라 중국 내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산업용 로봇 업체로 자리매김하는 메이디는 그동안 백색가전에만 치중했던 사업 구조가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산업용 로봇 생산량을 지난해의 2배인 15만대까지 늘리는 한편 이 가운데 50%를 중국산으로 채운다는 야심 찬 포부를 갖고 있다. 다만 메이디의 쿠카 인수에는 독일 정부가 마지막 남은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독일 정부는 메이디의 쿠카 인수와 관련해 “독일과 유럽연합(EU) 소속 기업을 제3국 기업이 인수하는 것은 다시 한번 재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쿠카의 기술 유출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디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도시바의 가전사업 자회사인 ‘도시바라이프스타일’의 지분 80.1%를 537억엔(약 6213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3월 도시바라이프스타일을 인수하기로 도시바 측과 합의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나머지 지분 19.9%는 도시바가 계속 보유한다. 메이디는 도시바라이프스타일 인수로 앞으로 40년간 세계시장에서 도시바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다. 5000개가 넘는 특허권을 양도받았고 상품 구성과 신상품 출시 시기, 제품 판매 지역, 부품 조달처 등 주요 경영 판단도 메이디가 주도한다. 지난달에는 이탈리아 클리베의 지분 80.1%를 인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메이디의 이 같은 성장 원동력은 인수·합병(M&A)에 있다. 메이디는 2004년 중국 백색가전 7위 업체인 화링(華凌), 냉장고 전문 업체 룽스다(榮事達)를 인수한 데 이어 2005년에는 진공청소기 업체 춘화(春花)를 사들였다. 2008년에는 세탁기 전문 제조업체 샤오톈어(小天鵝)까지 인수함으로써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아우르는 종합 백색가전 업체로 발돋움했다. 메이디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6년 글로벌 2000대 기업 중 402위에 올랐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220억 3000만 달러(약 25조 6597억원), 순이익은 20억 2000만 달러다. 매출액은 2013년 선전증권거래소 상장 때보다 20% 가까이 늘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성장통 뚫은 갤S7… 삼성전자 8조 깜짝 실적 기대

    성장통 뚫은 갤S7… 삼성전자 8조 깜짝 실적 기대

    애플 추락·中 따돌려 시장 극복 일부 증권사 어닝서프라이즈 전망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제품 ‘갤럭시S7’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면서다. TV, 가전 등 세트(완성품) 부문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8조원대 분기 영업이익은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스마트폰 성장기가 아닌 성숙기 시대에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다. 다만 3분기 이후에도 삼성전자 실적이 고공행진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뉜다. 2분기 깜짝 실적을 놓고 추세적 성장의 서막이라는 낙관론과 일시적 반등으로,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맞선다. 삼성전자는 오는 7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관전 포인트는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느냐다. 4일 증권정보 업체 와이즈FN에 따르면 증권업계 추정 평균치(컨센서스)는 7조 3900억원이다. 8조원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는 8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란 과감한 전망을 내놓는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으면 2014년 1분기 이후 9 분기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8조원 전망치는 ‘소수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가능성이 있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갤럭시S7 효과가 예상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7이 지난 분기 약 1600만대 팔렸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8조 14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증권업계 처음으로 8조원을 제시한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과 반비례한다”면서 “최근 삼성전자가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양강 구도를 펼쳐 온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 등 후발 주자의 추격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2014년 3분기엔 영업이익이 4조원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성장통’이었다. 애플도 지난 1분기 13년 만에 역성장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신제품 갤럭시S7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주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됐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이사는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상대적 약진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갤럭시S7의 판매 호조에 이어 브라질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TV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다만 삼성전자가 2분기 이후에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3분기 증권업계 컨센서스는 7조 800억원으로 2분기보다 낮다. 다음달 출시 예정인 ‘갤럭시노트7’(가칭)이 전작(갤럭시S7)을 뛰어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에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세트 부문이 아닌 부품 부문을 주목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D램 가격 반등 등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고 있고, 액정표시장치(LCD)의 수요도 늘고 있어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그 이유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을 들었다. 소현철 이사도 “3D 낸드 등 반도체와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본격 성장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면서 “2분기보다 실적이 크게 감소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이세철 연구원도 3D 낸드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봤다. 앞으로 3D 낸드 기반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이 하드 시장을 대체하면 2020년 600억 달러 시장으로 커진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3D 낸드 시장에서 도시바, 샌디스크 등 경쟁 업체보다 기술력이 2~3년 앞선다”면서 “향후 5년간 반도체 시장이 캐시카우(현금창출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일 장중 147만 9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연속 신고가 행진을 했다. 4일 주가는 전일 대비 변동 없이 146만 6000원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문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는 “화웨이 등을 제외한 중국 업체는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을 못 하고 있다”면서 “중국 천하 시대가 도래하기 전 삼성전자가 포스트 스마트폰 체제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로봇 굴기’까지… 獨 자존심 쿠카 먹어치우는 中

    ‘로봇 굴기’까지… 獨 자존심 쿠카 먹어치우는 中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가 독일의 대표적 로봇업체이자 세계 4대 산업용 로봇 메이커인 쿠카의 최대 주주가 된다. 이제 중국이 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로봇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메이디는 12억 유로(약 1조 5400억원)를 주고 쿠카의 대주주인 보이트가 갖고 있는 쿠카 지분 전량(25.1%)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메이디는 지난해 8월 쿠카의 지분 5.4%를 사들인 뒤 올해 5월 13.5%까지 지분율을 늘렸다. 이번에 보이트의 주식까지 매입하면 메이디는 쿠카 지분 38.6%를 갖게 돼 1대 주주로 올라선다. 이에 따라 쿠카의 경영권까지 확보하려는 메이디의 목표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독일 정치권은 설립한 지 100년이 넘은 자국 로봇업체를 중국 자본이 인수하는 것에 불쾌감을 표시해 왔다. 최근 두 나라 정부도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방중을 계기로 이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결국 메이디가 쿠카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최대 한도를 49%로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디 역시 독일 내 여론을 달래기 위해 2023년 말까지 쿠카의 공장과 일자리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내용의 합의안을 체결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메이디는 지난 3월 4억 7300만 달러(약 5676억원)에 일본 도시바의 백색가전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또 하나의 대형 해외 기업 M&A에 성공하게 된다. 초등학교 학력의 창업자 허샹젠(74)이 1968년 병뚜껑 생산을 위해 세운 메이디는 현재 200여종의 가전제품을 생산하며 중국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가전업체로 성장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LINE이 일본제라고? 일본인 희망사항이 착각으로 둔갑했다

    LINE이 일본제라고? 일본인 희망사항이 착각으로 둔갑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쓰면서, 제공자의 정체가 알려져 있지 않은 서비스도 많지 않다. 바로 라인(LINE·편집자 주: 네이버의 일본 법인인 라인 주식회사가 2011년부터 출시한 메신저 프로그램.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이다. 먼저 회사가 꾸려진 과정이 간단치 않다. 애플리케이션 이름이 LINE이지만 모회사는 네이버. 한국 기업이다.니혼케이자이신문(이하 닛케이)의 기자 시절, 이 회사 기사를 쓸 때면 “한마디로 어떻게 설명하면 되는 거야”라고 늘 옥신각신했다. 日언론까지 “일본 태생의 인터넷 서비스”  누구나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실은 모른다. 그래서 갖가지 도시전설이 생겨난다. 즉 “모회사는 한국이지만, 앱이 개발된 것은 일본”,“개발팀을 지탱하는 것은 옛 라이브도어(편집자 주: 1999년 설립되어 인터넷회사로 무료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2002년 파산신청을 했다)의 엔지니어”,“LINE은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만들어진 서비스”와 같은 전설이다. 그래서 닛케이를 비롯한 일본 언론도 “일본 태생의 인터넷 서비스”라고 쓰게 됐다. 하지만, 정말인가. 인터넷 경제 미디어 ‘NewsPicks’의 취재팀은 이같은 근원적인 물음으로부터 LINE의 정체를 캐기 시작했다. 큰 의문은 3개이다. 누가 진짜 사장인가 어디가 진짜 본사냐 LINE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그 답은 신간 ‘한류 경영 LINE’(일본 후소샤 신서·2016년 7월 2일 발매)을 읽으면 알 수 있지만,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에필로그의 한 대목이다. “세계적인 성장을 거둔 LINE이 일본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는 일본인들로선 듣기 좋다. 때문에 닛케이를 비롯한 메이저 언론도 ‘순수 국산’,‘일본발’이라는 형용사를 써가며 LINE을 소개했다. 특히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등 미국발 앱 서비스가 세계를 휩쓸고 있는 IT업계에서 이런 멋진 서비스를 일본이 개발했다고 한다면 일본인으로서는 어깨가 으쓱해진다” 신문기자 시절, 내가 무의식 속에 품고 있었던 ‘애국심’이 까발려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백한다. 이 책을 읽기까지 나 자신도 LINE을 개발한 것은 일본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음을. 코니, 문, 제임스와 같은 캐릭터는 “일본의 만화 문화가 낳은 고급의 창작물”이라면서 자랑스럽게 얘기하곤 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캐릭터를 고안한 것은 한국인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모른다는 건 두려운 일이다. ‘일본 제품은 멋지다. 일본인은 뛰어나다’ 난 런던에서 4년간 근무했기에 ‘글로벌’,‘객관적’이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기사를 써왔지만 아이 때부터 박힌 이런 가치관이 사라지는 일은 없었다.  경제 위기가 네이버를 낳았다 한편으론 모순도 느끼고 있었다. 일본 제품이 훌륭하다면 일본 기업이 세계에서 이길 수 없게 된 것은 왜인가. 이 책은 이렇게 지적한다. “1997년부터 시작된 아시아 외환 위기로 궤멸적 타격을 받은 한국 경제 상황에서 네이버라는 기업은 태어났다. 결과적으로 경제위기가 대재벌에 몰렸던 인재와 산업 분야에 리셋(초기화)을 작동하도록 했고, 새로운 IT산업을 성장시키는 순풍으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중략) 과연 일본은 어땠을까. 공교롭게도 초일류 기업과 ‘메이드 인 재팬’의 브랜드를 낳아 온 역사에 사로잡혀 인터넷 산업이 일으키고 있던 산업 패러다임의 거대한 변화를, 닛케이를 비롯한 언론과 사회가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 대체로 일본의 활자 매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나를 포함해 인터넷 활용 능력이 높지 않다. 인터넷을 매스미디어의 보완쯤으로 여기고 인터넷이 낳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으로부터 등을 돌리기 쉽다. 정보를 다루는 프로는 자신들뿐이고, 아마추어가 만드는 정보에 대해서는 “대단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기(또는 생각하고 싶어 하기)때문이다. 제조업 분야에서도 인터넷을 과소평가했다. 그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일본의 전자산업은 도시바, 샤프의 예로 들지 않더라도 괴멸적인 타격을 받았다.상품성 위해 한국색 철저히 지운 경영 전략  인간은 보고 싶은 것밖에 보지 않는다. 눈 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도 자신에 맞춰 편리하게 해석한다. 그런 경향이 낳은 게 ‘LINE은 일본 태생’이라는 착각이다. 자신이 매일 사용하는 앱을 만든 것은 누구인가. 그 회사는 누가 경영하고 있는가. 진실을 알려고도 하지 않고 그냥 ‘일본 태생’이라는 말만 듣고서 안심한 것이다. 덧붙인다면, 우리가 ‘LINE은 일본 태생’으로 여기는 이면에는 치밀한 계산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거기에는 ‘LINE은 일본의 독창적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전설’을 만들고, 한국이라는 존재를 최대한 지우는 게 낫다는 경영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수수께끼의 답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전략을 그려온 것이 한국 네이버의 창업자인 이해진이며 ‘LINE의 아버지’로 불리는 신중호이다. 책에서는, 주도면밀하고 거세게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그것을 발판으로 세계 시장에서 페이스북을 추격하는 그들의 모습 또한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반도체, 스마트폰에서 삼성전자에 패배하고, 인터넷 산업에서도 ‘한류경영 LINE’의 뒤를 좇는 일본. 그래도 많은 비즈니스맨은 ‘경제대국 일본’의 환상에 젖어 태평스런 잠에 빠져 있다. 쓰잘데없는 ‘한국 위협론’에 동조할 생각은 없지만 LINE을 쓸 때마다 “왜 일본은 이런 서비스를 만들지 못했는가”라고 생각해보는 겸허함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NewsPicks’ 취재팀은 좋은 일을 했다. 기사:오오니시 야스유키 프리랜서 기자(전 니혼케이자이신문 기자) 번역:서울신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이 기사는 일본의 경제전문주간지 도요케이자이의 온라인에 2016년 6월 30일 게재된 것으로 저작권은 도요케이자이에 있습니다)
  • ‘26년 조작’ 눈감은 조직 문화…미쓰비시 회장 “책임지고 사퇴”

    ‘26년 조작’ 눈감은 조직 문화…미쓰비시 회장 “책임지고 사퇴”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의 연비 조작 스캔들이 미국 등 나라 밖으로 번지고 있다. 경영진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힌 가운데 회사의 주가도 급락하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자국에서 팔린 미쓰비시 차량이 연비 규정을 충족하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EPA는 미쓰비시에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에 대한 추가 정보 제출을 요구하는 한편 이들 차량에 대한 주행저항 재시험을 지시했다. 미쓰비시 브랜드의 자동차 10대 가운데 9대가 일본 밖에서 팔리기 때문에 사태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회사의 주가는 이날까지 5거래일간 반 토막이 나 시가총액이 4조원 이상 날아갔다. 파문이 확산되자 마스코 오사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아이카와 데쓰로 사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연비 조작 실태 파악을 위해 구성한 특별위원회가 오는 7월 조사보고서를 완성하면 두 사람 모두 사임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미쓰비시차가 제출한 사내 조사 보고서에 대해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며 전 차종에 대한 조작 여부 등을 조사해 다음달 11일까지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도시바 회계 부정에 이어 한때 신뢰 경영의 표상이던 일본 대표 기업들에서 잇따른 부정 행위가 드러나면서 ‘일본식 기업문화’의 한계와 문제점들이 도마에 올랐다. 무엇보다 사내 견제와 감독 기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연비 조작이 1991년부터 이뤄졌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 아이카와 사장은 “그동안 회사 내에서 자정 작용이 없었다”고 시인했다. 미쓰비시의 경우처럼 26년 동안 담당 부서가 시험 결과 조작을 자행했지만 부서 간 높은 장벽 탓에 적발이 불가능했다. 소통 부재 속에 개별 부서의 자율성이 크고 기술 부서의 권한이 막강해 왜곡과 조작이 지속될 수 있었다. 김운호 니혼대 교수는 “부서들이 독립채산제로 운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공동체를 앞세우는 기업문화와 조직 내 문제를 들춰내고 추궁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일본 자동차 기업 가운데 경영실적이 가장 처진 미쓰비시 관계자들이 실적 압박을 이기지 못해 조작을 묵인해 왔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이 경우 부정 행위는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회사를 위한 행위로 인식된다. 나카오 류고 부사장이 “사원에 대한 (실적 향상) 압력이 있었다”며 “연비 조작은 회사가 내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한 기업전문가는 “일본도 성장기에는 사내에서 치열한 비판과 견제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안정기에 접어들고 나서 소수의 사내 주도 세력과 인물에 의해 회사가 좌지우지되고, 대부분은 침묵하거나 그저 따르는 경향이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中, 샤프 이어 도시바도 삼켰다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 기기업체인 도시바가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 가전 사업을 중국의 가전업체 메이더에 매각하기 위한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전액 출자한 자회사 도시바 라이프스타일의 주식 대부분을 메이더에 넘기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매각액은 수백억엔(수천억원)대에 달한다. 두 회사는 일본에서 도시바 백색 가전 제품을 판매하는 방법과 고용 승계 등에 대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성사되면 대만 폭스콘의 샤프 인수와 함께 중화계 자본이 일본 대기업을 인수하는 주요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012년 파나소닉이 산요전기로부터 인수한 백색 가전 사업을 중국 하이얼 그룹에 매각한 바 있다. 에어컨과 세탁기에 강한 메이더는 도시바가 견고한 기반을 가진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 판로를 넓히기 위해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시장 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메이더는 백색가전 분야의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은 4.6%로 2위,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점유율은 10.5%로 1위였다. 도시바는 백색 가전의 경우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대부분 생산하고 있었는데, 엔화 약세로 채산성이 악화됐다. 백색 가전을 중심으로 한 가전 사업은 2014 회계연도 약 2200억엔(약 2조 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회계부정 스캔들이 불거진 뒤 구조조정에 착수한 도시바는 캐논에 의료기기 자회사를 매각하는 협상 등을 진행 중이다. 닛케이는 “회계 스캔들을 계기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도시바와, 일본·동남아에서 가전 사업을 확대하려는 메이더의 기대가 일치했다”고 평가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후쿠시마 방치 日, 美·佛과 안전해체 기술 공동 개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로 작업에서 한계에 부딪힌 일본 정부가 미국, 프랑스에 손을 내밀었다.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2016회계연도부터 폐로 작업의 핵심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해 나가기로 했다. 수소 폭발 등을 겪으며 녹아내린 원자로 내 핵연료를 안전하게 끄집어내고 원자로와 주변 시설을 안전하게 해체하기 위해 국제적 기술 협력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사고 발생 5년이 지났지만 사고 원자로 안의 방사능 유출이 심각해 원전 해체 등 폐로 작업은 그동안 진전되지 못한 채 방치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문부과학성이 미국 에너지부, 프랑스 국립연구기구 등과 협력 연구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과는 원자로 폐로 작업을 하면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 관리 및 처리 등과 관련되는 장치 등의 공동 개발에 방점을 뒀다. 프랑스와는 높은 방사선량의 가혹한 환경에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원격 조작 기술 개발을 목표로 했다. 원자로 안에서 작업할 로봇 개발이나 화상 처리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문부과학성은 폐로 기술 개발에 올해 일단 30억엔(약 314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대학 및 연구 기관을 중심으로 기업 등도 참여하는 연구팀 공모를 거쳐 지원해 나간다. 핵연료를 회수해야 폐로 작업의 진척도 가능하다. 원전 1호기에는 392개의 핵연료가, 2·3호기에는 각각 615개와 566개의 핵연료가 남아 있다. 1호기의 392개 전부는 노심에서 녹아 떨어진 상태다. 3호기는 2호기보다 많은 양의 핵연료가 노심에서 떨어져 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021년 말까지 원전 노심 안의 핵연료 제거 및 인출에 착수할 계획이다. 2017년도 이후 원전 내 사용 후 핵연료 풀에 저장된 핵연료를 제거하고 2021년 말까지 핵 쓰레기로 불리는 녹아버린 핵연료 회수에 착수하겠다는 것이다. 사고 원전 1~3호기는 방사능의 영향이 너무 강하게 남아 작업원의 방사능 노출을 줄이면서 안전하게 폐로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수소 폭발로 생겨난 건물 파편 조각 등의 철거와 제염 작업을 진행해 왔지만 본질적인 문제인 핵연료 제거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 히타치, GE뉴클리어 에너지, 도시바, 미쓰비시 중공업 등이 원자로 주변을 감시하는 관측로봇이나 사고로 소실된 격납 용기의 제염 등 폐로 관련 기술의 개발을 추진해 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中 ‘M&A 굴기’… 올 들어 벌써 12조원 육박

    中 ‘M&A 굴기’… 올 들어 벌써 12조원 육박

    중국 기업들이 종류를 가리지 않고 외국 기업들을 마구잡이로 사들이는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어 업계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부족한 기술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자금력으로 만회하면서 세계 주요 산업계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들이 해외 업체들을 사들인 M&A 규모는 397건, 935억 달러(약 113조 3220억원)로 전년보다 62%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해외 M&A 규모가 2012년 1조 7000억원에서 2014년 4000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 중국 M&A 최고의 ‘대어’는 중국화공이 인수한 세계 5위 타이어업체 피렐리(이탈리아)다. 143년 역사의 피렐리는 현재 최고급 타이어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인수가격만 해도 90억 달러(약 10조 9080억원)에 달한다. 중국은 피렐리 인수로 단박에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브랜드를 보유하게 됐다. 올해 들어서만 중국의 M&A 규모는 이미 100억달러(약 12조 1200억원)에 육박한다. 칭타오 하이얼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 부문을 54억 달러(약 6조 545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중국 최고 부자 왕젠린이 운영하는 완다그룹도 영화 ‘배트맨’ 시리즈 등을 제작한 할리우드 영화사 레전더리엔터테인먼트를 35억 달러(약 4조 2420억원)에 사들였다. 최근에는 정보기술(IT) 업체 인수에도 적극적이다. 전자왕국 일본을 이끌던 간판기업들이 주요 타깃이다. 한국업체에 밀려 가전과 TV 사업을 접는 샤프, 도시바 등을 노리고 있다. 앞서 2005년에는 레노보가 미국 IBM의 PC사업을 인수했고, 2014년에는 IBM의 서버 부문과 휴대전화 제조업체 모토롤라도 사들여 화제가 됐다. 중국 기업들이 경제성장 둔화와 증시 폭락 등 내부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해외 M&A에 나서는 것은 중국 내 저성장 기조를 되돌릴 수 없는 것으로 보고 해외 시장 개척으로 성장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문섭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이야 중국 업체들이 막대한 내수 시장 덕분에 어렵지 않게 돈을 벌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신들도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 업체들에 추격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후발주자들이 전열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기 전에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이들이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브랜드파워를 갖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공격적인 해외 기업 인수 붐이 1980년대 일본의 미국 자산 구입 열풍, 1990년대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시도와 비슷하다는 진단을 하기도 한다. 당시 한국과 일본 모두 선진업체 M&A를 통한 시너지 창출에 실패했던 만큼, 중국도 자신들이 원하는 효과를 얻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980년대 일본기업들은 대미 무역흑자를 통해 모은 막대한 달러를 미국 자산과 기업 매입에 재투자했다. 미국의 상징으로 불리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과 록펠러빌딩, 콜롬비아영화사, 캘리포니아주 연방은행 등을 마구잡이식으로 사들이자 미국인들은 ‘제2의 진주만 습격’이라고 부르며 “일본이 곧 자유의 여신상마저 사들일 것”이라고 불안해하기도 했다. 1990년대 국내 전자 업체들도 반도체 호황 등을 통해 거둔 수익을 해외 업체 M&A에 쏟아붓기도 했다. LG전자의 미국 TV업체 제니스 인수가 대표적이다. 김 교수는 “당시 한·일 모두 부실기업을 너무 비싸게 사들여 경제성이 떨어졌고, 동서양 간 문화차이 등을 극복하지 못해 피인수기업 핵심인력들이 이탈하는 등 어려움이 컸다”면서 “중국 업체들 역시 M&A 이후 한동안 성장통을 겪으며, 상당수 업체들을 되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달리는 세계 기업들] ‘위기의 샤프·전자산업 구하기’ 日 정부 2조원 쏟아붓는다

    [달리는 세계 기업들] ‘위기의 샤프·전자산업 구하기’ 日 정부 2조원 쏟아붓는다

    ‘위기의 샤프’, ‘위기의 전자산업’을 구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나섰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일본 전자업계가 최근 헤매자 정부가 구원 투수로 직접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가 경영 위기 속에 빠진 샤프의 회생을 위해 적자의 주원인이 된 액정(LCD) 사업을 분리하고, 민관투자 펀드인 ‘산업혁신기구’의 2000억엔(약 2조 610억원) 규모의 출자를 통해 샤프를 재탄생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일 샤프가 최근 혁신기구의 이 같은 제안을 놓고 주거래 은행인 미즈호은행 등과 최종 협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성사되면 국가 주도의 재건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산업혁신기구가 경영권을 쥐고 도시바의 백색가전 사업과 샤프의 통합을 포함한 전자업계 재편을 주도하고 근본적인 체질 강화를 도모하겠다는 뜻이 깔려 있다. 산업혁신기구는 기업구조조정 및 첨단산업을 지원하는 민관 펀드회사다. 그러나 산업경쟁력강화법에 의해 기금의 95%가량을 정부가 출연해 만든 경제산업성 산하로, 사실상 정부 산하기관이다. 산업혁신기구는 분리시킨 액정 부문을 중소형 패널 등 액정제조 전문 기업인 재팬디스플레이(JDI)와 통합시키겠다는 복안도 깔아놓고 있다. 샤프 살리기 과정을 통해 도시바 등 부진의 수렁에 빠진 전자기업의 재편에 속도를 내고, 차세대 성장 먹거리 분야로 사업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산업혁신기구를 관할하는 경제산업성 등이 국가 주도로 전자산업의 개편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산업성은 항공기 엔진, 발전용 터빈 등 기존 제조업 제품들을 인터넷에 연결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사물인터넷(lot) 발전에 초점을 맞추면서 기존 전자업체의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강국이지만 정보화·서비스 기반의 부가가치 창출에서 뒤처졌다고 보고 전통적 제조업과 이들의 결합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겨냥하고 있다. 또 백색가전이나 복사기 등 수익이 비교적 안정된 분야와 로봇, 의료 등 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정상화시켜 나가겠다는 처방이다. 강점인 고성능 센서 기술을 활용해 신상품 개발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샤프에 대해 대만의 홍하이정밀과 미국의 애플 및 사모 펀드회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 등도 인수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산업혁신기구와 샤프 간 합의를 통한 회생이 우선이라는 단호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1912년 설립된 샤프는 1964년 트랜지스터 계산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2000년 초 절정을 맞았으나 스마트폰 등 첨단제품의 흐름을 잡지 못해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일본 전자기업들은 두터운 기술 축적과 연구력을 갖추고도 중국의 추격 등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고전을 거듭해 왔다. 히타치와 파나소닉은 철도 등의 사회인프라 같은 견실한 수입 확보가 용이한 기업용(B2B) 사업으로 경영 축을 옮겨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도시바는 “20세기형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지난해 회계부정까지 겹쳐 해체의 길로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고,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으로 최근 소니는 적자가 쌓이면서 1958년 상장 이후 첫 무배당을 하는 등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부진한 샤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조치를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시론] 1936년 앨런 튜링/황철성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시론] 1936년 앨런 튜링/황철성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1936년은 현대적인 디지털 컴퓨터의 개발에 시금석이 놓인 해로 기억된다. 1930년대는 인류의 과학 지식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기념비적인 시대였다. 1931년에 25세의 약관이었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출신의 쿠르트 괴델은 당시 수학계를 지배하던 형식주의를 완전히 허무는 불완전성 정리를 발표해 수학계, 나아가 과학계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당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수학과 학생이었던 앨런 튜링은 1935년에 같은 학과의 맥스 뉴먼 교수가 개설한 강의를 통해 이 내용을 접했다. 그리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를 증명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정리해 1936년 ‘계산 가능한 수: 수학명제 자동 생성 문제에 적용하여’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그는 무한히 많은 수의 단순한 튜링 기계를 제안하고, 이 모든 기계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일반 튜링 기계가 존재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원래 그의 목표는 이 일반 튜링 기계를 이용해 어떤 특정한 튜링 기계의 동작이 멈출지, 또는 무한히 계속될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존재함을 밝힘으로써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그가 제안하고 실증한 일반 튜링 기계가 오늘날의 디지털 컴퓨터와 동작 원리가 완벽히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이런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이후 미국에서 주로 활동한 요한 폰 노이만 교수에 의해 구체화돼 오늘날의 컴퓨터가 만들어졌다. 이들 정보 혁명의 선구자들은 대개 그들의 20대와 30대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현대적인 컴퓨터는 1960년대에 실리콘 반도체를 이용한 대규모 집적회로가 상용화되면서 급속히 성장하기 시작해 현대의 폭발적인 정보 혁명의 시대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산업계는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 일본 등의 반도체 선진 기술을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도입하고 내재해 적어도 D램과 낸드플래시와 같은 메모리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생산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단군 이래 반만년 역사에서 최고 기술로 세계를 제패한 유일한 제품이라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만한 눈부신 업적이다. 그러나 이 기술들은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고 인텔, 도시바 등이 개발한 것을 잘 이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1990~2000년대 초반의 치열했던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구조조정과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우리나라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최근 지난 30년간 누려 보지 못했던 독보적인 지위를 향유하면서 이익의 신기원을 열고 있다. 그런데 불행히도 이런 행복한 시기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다. 중국이 올해부터 정부 차원의 공격적인 투자와 엄청난 인적 자원을 무기로 메모리 반도체를 자체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움직이고 있어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지난 7월에는 미국 인텔·마이크론의 합작 기업이 컴퓨터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메모리를 개발, 양산하겠다고 선언해 우리를 크게 당혹하게 하고 있다. 21세기 최고의 발명품은 무엇일까. 많은 의견이 있겠지만 나는 스마트폰을 꼽고 싶다. 앞으로의 최고 발명품은 무엇이 될까. 사물인터넷(IoT), 바이오칩? 뭐가 되든 간에 지금보다 훨씬 더 고기능화, 고집적화된 반도체 제품이 사용될 것이다. 앞으로는 우리 주변의 모든 것에 반도체 소자가 숨어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을 누가 만들까. 필자가 강의하고 있는 대학의 눈빛 형형한 젊은이들일 것이다. 지금 대학에서는 반도체의 미래를 내다보는 많은 학생들이 이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려 한다. 그러나 지난 10여년간 정부의 반도체 분야 연구에 대한 투자는 급감했고, 기업은 단기 성과에 매몰돼 대학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여 왔다. 그 결과 적어도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에서는 반도체 분야의 신진 교수를 찾아볼 수 없는 형편이다. 내가 그들에게 맥스 뉴먼 같은 교수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걱정된다. 지난 80년간 불행했던 천재 앨런 튜링의 어깨에 기대어 우리는 현대의 디지털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어느 한국의 젊은 천재가 앞으로의 80년을 떠받칠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기를 자못 기대해 본다.
  • [고든 정의 TECH+] CD, DVD, 그리고 블루레이...광디스크는 결국 사라질까?

    [고든 정의 TECH+] CD, DVD, 그리고 블루레이...광디스크는 결국 사라질까?

    90년대 중반, CD 롬이 달린 멀티미디어 PC는 대다수 학생에게 꿈의 기계였습니다. 당시에는 영상이나 음악은 말할 것도 없고 '스타크래프트'같은 최신 게임이나 윈도우 운영체제도 CD에 담겨 출시되던 시절이었습니다. 90년대를 지나 2000년대 들어 보급된 DVD는 더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있어서 영상을 CD로 '굽는'작업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이 시절이 광디스크(Optical Disc)의 황금기였죠. 과거 CD에서 DVD로 발전한 것처럼 ODD(Optical Disc Drive)의 미래는 블루레이나 HD-DVD라고 생각했지만, 다운로드나 스트리밍,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세가 되면서 이제는 점차 비중이 축소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과연 미래에도 광디스크를 볼 수 있을까요? - 블루레이 vs HD-DVD 10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 공 DVD나 CD의 가격은 장당 500원 선 미만을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은 이제 HD 영상의 시대가 되면서 DVD를 대신할 3세대 광디스크가 시장의 새로운 대세가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중심에는 당시 소니의 경영진들이 있었습니다. 블루레이는 405nm 파장의 블루 레이저 다이오드(Blue Laser Diode)를 사용하는 광디스크로 한 레이어(layer) 당 25GB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780nm 파장을 사용하는 CD나 650nm 파장을 사용하는 DVD보다 더 높은 밀도의 정보 저장이 가능합니다. (이는 마치 더 작은 글씨로 글을 쓰면 같은 메모지에 더 많이 적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기본적인 싱글 레이어 블루레이도 25GB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비결은 짧은 파장의 레이저인 셈입니다. 4 레이어 BDXL의 경우 최대 128G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소니가 최초의 블루레이 리코더인 Sony BDZ-S77를 내놓은 것은 2003년이었습니다. 당시 3,800달러나 하는 기계를 살 사람은 별로 없었는데, 한동안 블루레이의 가격이 비싸다 보니 보급은 매우 더디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소니만 차세대 광디스크의 왕좌를 노렸던 것은 아닙니다. 도시바, NEC, 산요 등은 HD-DVD라는 새로운 규격으로 여기에 맞섰는데, 이로 인해 차세대 광디스크 시장은 소니, 샤프, 파나소닉의 블루레이 진영과 이에 맞서는 HD-DVD 진영으로 갈라지게 됩니다. 당시 소니는 블루레이에 사운을 건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3에 블루레이를 탑재했던 것입니다. 당시 블루레이는 매우 고가였기 때문에 덩달아 플레이스테이션3 역시 가격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소니는 적지 않은 희생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360은 뜻하지 않았던 반사 이익을 누렸죠. 다만 지성이 감천이라고 소니의 희생은 헛되지 않아 HD-DVD 진영은 패배를 선언하게 됩니다. 2008년 HD-DVD 진영의 중심이었던 도시바는 사업 포기를 선언합니다. - 광디스크의 쇠락 하지만 승리에도 불구하고 소니에 남은 것은 많지 않았습니다. 음악 산업에서는 mp3 같은 디지털 포맷이 대세로 자리 잡고 동영상 부분 역시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과 더불어 다운로드나 혹은 스트리밍 판매 방식이 우세해졌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데이터 역시 대용량 외장 하드디스크와 USB로 담아 휴대하거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흔해졌습니다. 결국, 광디스크에 성공한 소니는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반면 교사의 상징이 되고 새로운 미디어 소비 시장의 교과서는 아이튠스나 혹은 넷플릭스 같은 서비스가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게임 시장 역시 스팀 같은 온라인 다운로드 방식이 대세가 되면서 과거 게임 설치를 위해 CD를 꺼내 개봉하던 일은 이제 오래된 추억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윈도우 설치도 약간만 검색하면 누구나 USB로 설치가 가능한 시대입니다. 여기에 인터넷 소비 시장의 주축이 스마트폰으로 옮겨간 것도 큰 변화입니다. 영상, 음악, 게임 같은 콘텐츠를 스마트기기로 소비하게 되면서 블루레이든 DVD든 거의 사용하지 않는 소비자층이 많아졌습니다. 심지어 노트북 역시 점점 얇아지면서 이제는 필요성이 줄어든 ODD를 생략하는 제품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광디스크 시장이 사라질 정도로 시장이 축소된 것은 아닙니다. 블루레이 영화 타이틀도 계속 나오고 있고 이외에도 알게 모르게 쓰이는 곳도 많습니다. 그래서 소니를 비롯한 블루레이 진영은 아직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2015년 8월 5일, 블루레이 연합(BDA)은 울트라 HD 블루레이(Ultra HD Blu-ray) 포맷을 발표합니다. (참고로 용량상 BDXL 규격입니다.) 3840x2160 해상도와 초당 60프레임, 하이 다이나믹레인지, 10 bit 칼라 등 여러 특징들을 포함하고 있는 새 규격에도 불구하고 블루레이의 장래는 밝지 않습니다. 이미 UHD TV 및 방송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고, 유튜브 같은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은 4K는 물론 8K 영상도 준비하는 상태에서 울트라 HD 블루레이의 보급은 매우 더디기 때문입니다. 결국, 여기까지가 광디스크의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 블루레이 이후의 광디스크 사실 광디스크 기술은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얼마든지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것은 아카이벌 디스크(Archival disc)나 HVD(Holographic Versatile Disc) 입니다. 이들은 4세대 광디스크로 분류됩니다. HVD의 경우 최대 6T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광디스크 기술이었으나 현재까지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보다 상용화 가능성이 큰 것은 소니와 파나소닉이 개발하는 아카이벌 디스크 입니다. 2014년 발표된 아카이벌 디스크는 405nm 다이오드 레이저를 사용합니다. 블루레이 대비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300GB에서 1TB라는 대용량 데이터 저장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게 필요 있을까요? 어쩌면 그럴지도 모릅니다. 소니와 파나소닉이 노리는 것은 일반 소비자용이 아닌 특수 목적의 데이터 백업 시장입니다. 아카이벌 디스크는 특별한 장치 없이 50년 이상 보존이 가능한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장기적으로 데이터를 보존해야 하는 기업이나 관공서, 연구소, 박물관이라면 이런 장치가 쓸모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데이터 센터들 역시 자기 방식보다 더 오래 안정적으로 보존이 가능한 백업 장치가 필요합니다. 아마도 수십 년 후 미래에는 광디스크라는 것은 지금의 카세트테이프처럼 추억의 물건이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도 백업용 자기테이프가 사용되는 것처럼 광디스크는 어딘가에서 계속 소중한 데이터를 장기 보존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SSD 절대 강자’ 삼성전자 겨냥한 中 반도체 굴기

    ‘SSD 절대 강자’ 삼성전자 겨냥한 中 반도체 굴기

    중국 국영 기업의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인수 사건에 삼성전자 등 세계 선두인 한국 메모리 반도체 메이커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반도체 시장 조사기관인 디램익스체인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최근 우회 인수한 미국 샌디스크는 향후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부문 내 주력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 진입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세계 4위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메이커인 샌디스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웨스턴디지털에 인수됐다. 웨스턴디지털의 최대 주주는 중국 국영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이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중점 육성하겠다며 ‘반도체 굴기’(?起·우뚝 섬)를 선언한 가운데 중국 국영기업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주요 메이커를 인수한 것이다. 칭화유니그룹은 지난 7월 마이크론에도 인수 의향을 타진하는 등 메모리 반도체 사업 확장에 욕심을 내고 있다. 보고서는 샌디스크가 웨스턴디지털에 인수된 뒤 PC 수요 감소로 매출이 부진한 주전공 분야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쪽 대신 SSD쪽에 집중할 것으로 분석했다. SSD 시장은 올해 130억 달러 규모로 2019년에는 200억 달러를 돌파하며 HDD 시장을 추월할 전망이다. 현재 SSD 시장의 절대 강자는 삼성전자다. 시장조사기관 IHS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SSD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2%로 압도적이다. 이어 인텔(16%), 샌디스크(9%), 마이크론과 도시바(각 6%) 등의 순이다. 칭화유니그룹의 샌디스크 우회 인수에 따른 초기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공세 수위를 높일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웨스턴디지털은 생존 차원에서, 칭화유니그룹은 시장 진입의 교두보 확보 차원에서 거센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2008년 인수를 시도한 샌디스크는 일본 도시바와 15년간 파트너십을 지속해 왔다는 점에서 추격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포토] ‘휴머노이드’ 치히라의 인사

    [포토] ‘휴머노이드’ 치히라의 인사

    휴머노이드 치히라 준코(Chihira Junko)가 할로윈 의상을 입고 도쿄에 있는 쇼핑몰에서 고객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일본의 전자기업 도시바가 만든 이 안드로이드 로봇은 방문객들에게 일본어, 영어, 중국어 등 3개 국어로 안내를 할 수 있다.ⓒ AFPBBNews=News1/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EU, 한·일 등 8개 ODD 업체 담합 벌금 부과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이 한국, 일본, 대만, 유럽의 8개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 업체에 담합 혐의로 1억 1600만 유로(약 15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블룸버그가 21일 보도했다. 벌금을 부과받은 기업은 히타치-LG 데이터스토리지, 도시바삼성 스토리지테크놀로지, 소니, 소니옵티악, 콴타 스토리지, 필립스, 라이트온, 필립스&라이트온(필립스와 라이트온이 합병한 회사) 등이다. 히타치-LG 데이터스토리지에 당초 부과 예정된 벌금이 7420만 유로로 가장 많았지만, 조사에 협력한 대가로 절반을 깎아 3700만 유로 선에서 결정됐다. 필립스&라이트온도 담합 행위를 최초 신고했다는 이유로 6350만 유로의 벌금을 면제받았다. 도시바삼성에 부과된 벌금은 4130만 유로, 콴타 스토리지에 부과된 벌금은 700만 유로다. 담합으로 인한 1차 피해 기업은 컴퓨터 생산업체인 델과 휴렛팩커드(HP) 등이다. 마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CD, DVD 드라이브는 소비자들이 직접 사용하는 제품”이라면서 “시장 경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4년 전인 2011년에도 히타치-LG 등 3개 업체의 담합이 적발된 바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판타지 멜로영화 ‘뷰티 인사이드’로 돌아온 한효주…팔색조 그녀 21色 연애

    판타지 멜로영화 ‘뷰티 인사이드’로 돌아온 한효주…팔색조 그녀 21色 연애

    요즘 스크린 속 그녀의 미모에 물이 올랐다. 전작에서 음악감상실 ‘쎄시봉’의 뮤즈였던 그녀는 이번에는 매일매일 얼굴이 변하는 남자를 사랑하는 신비로운 판타지 멜로에 도전했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20일 개봉)로 돌아온 한효주(28) 이야기다. 본인이 봐도 실물보다 스크린에 더 예쁘게 나온다는 그는 “CF 감독 출신이라서 그런지 여배우의 예쁜 모습만 담기를 원해서 좀 부담스러웠다. 딴짓 안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다 보니 저절로 바른 생활이 되더라”면서 활짝 웃었다. 뷰티 인사이드는 매일 자고 일어나면 겉모습이 변하는 남자 우진과 그를 사랑하게 되는 여자 이수(한효주)를 통해 내면의 아름다움과 진정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2013년 칸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인텔&도시바 합작 소셜 필름 ‘더 뷰티 인사이드’를 원작으로 한 영화답게 독특한 설정과 CF 같은 감각적인 영상이 눈길을 끈다. “저도 영화를 찍기 전까지는 판타지와 현실을 오가는 설정이 황당하기도 하고 나라면 그런 힘든 사랑을 하지 않을 거라고 단호하게 말했지만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살면서 하나밖에 없는 사랑을 외모 때문에 놓친다면 아까울 것 같아요. ‘그 사람은 나 없으면 안 된다’는 일종의 연민도 생길 것 같고요.” 영화에는 21명의 우진이 등장한다. 남자와 여자, 아이와 노인, 심지어 외국인까지 모습도 다양하다. 박서준, 이진욱, 유연석, 조달환, 김희원 등 남자 배우들뿐만 아니라 박신혜, 고아성, 천우희 등 여자 배우들이 우진 역을 연기했다. 심지어 일본 여배우 우에노 주리도 출연한다. 한효주는 연하남부터 다양한 연령대의 훈남 배우를 두루 만나는 ‘호사’를 누렸지만 정작 영화의 본질을 이해하게 된 것은 여배우들과 연기를 할 때였다고 했다. “매일 다른 배우들을 만나 낯설고 어색했는데 그 감정을 그대로 살려서 연기했어요. 그런데 눈에 익을 만하면 사라지니까 연기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처음엔 남녀노소로 변하는 우진이 과연 한 사람으로 보일까 의심이 많았는데 여배우들과 찍으면서 모두 우진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우에노 주리와 연기를 할 때는 현장에서 즉석으로 일본어 대사를 넣기도 했어요. 그래야 좀더 현실감이 들 것 같았죠.” 고등학교 때까지 예쁘다는 소리 한번 못 들어봤다는 충북 충주 출신의 소녀는 우연한 기회에 모델 선발대회에 나갔고 2004년 MBC 시트콤 ‘뉴 논스톱5’로 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찬란한 유산’과 ‘동이’에서는 단아하고 참한 매력을, 영화 ‘감시자들’과 ‘반창꼬’에서는 털털하고 당돌한 매력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광해, 왕이 된 남자’ 이후에는 연기에 자연스러움과 깊이감까지 묻어난다는 평을 듣고 있다. 20대 여배우 기근 속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그이지만 여배우로 살아간다는 것은 녹록지 않은 일이다. 특히 배우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악플에 시달리면서 힘든 시간도 보냈다. “물론 배우이기에 감내해야 한다는 사실은 잘 알지만 연기 외적으로 겪어야 하는 힘든 일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을 못 하는 게 안타까울 뿐이에요. 하지만 터널이 있으면 언젠가 끝이 있겠죠. 뷰티 인사이드는 힘든 시기를 연기로 이기게 해 준 영화예요. 많은 우진에게 사랑받으면서 위로와 위안을 느꼈어요.”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한국무용을 하면서 땀을 흠뻑 흘리면 몸이 개운해진다는 그다. 갈수록 연기가 좋아져서 겁이 난다는 이 배우의 30대는 어떤 모습일까. “연애할 때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상처를 받는 것처럼 혹시 내가 일을 못 하게 되면 상처를 받을 것 같아서 몸을 사릴까도 고민했죠. 하지만 저는 연기할 때 가장 멋져 보이고 하면 할수록 만족감이 더 큰 것 같아요. 서른이 되면 다양한 역할을 해 볼 수 있겠죠. 전문직도 탐이 나고 선한 얼굴로 악역을 하면 더 실감나지 않을까요? 전 조금씩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웃음).”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재벌 개혁, 지금이 기회다] (중) 日 재벌 흥망성쇠에서 배워라

    [재벌 개혁, 지금이 기회다] (중) 日 재벌 흥망성쇠에서 배워라

    # 일본 자동차 그룹 혼다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원칙을 중시한다. 일가를 회사 경영에 참여시키지 않는 것이 창업주 혼다 소이치로의 신념이기 때문이다. 창업주의 장남 히로토시는 자동차 튜닝업체 ‘무겐’의 대표다. 무겐은 혼다의 일개 거래처에 불과하다. # 1989년 3월. 일본 도쿄 급행전철의 고토 노보루 회장이 작고했다. 이사회는 고토 회장의 장남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자는 안을 묵살했다. 당시 도큐 그룹의 한 관계자는 “고토 집안의 주식은 1% 이하다. 장남이 대표가 될 수 없다는 건 아니지만 유력한 후계자는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교묘하게 걸쳐 있는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일본 ‘재벌’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롯데그룹의 옥상을 차지하는 호텔롯데는 지분(99.28%) 대부분을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계 롯데 계열사나 주주가 소유하고 있다. 일부 여론이 롯데그룹을 일본에 본사를 둔 비상장 기업으로 분류하는 이유다. 그러나 롯데는 한국 재벌의 특수성을 그대로 승계하고 있다. 도큐 그룹이나 혼다 그룹의 일화는 롯데와 일본 재벌 간의 절대적인 차이를 보여준다. 일본 재벌은 군국주의에 협력하면서 막대한 부를 이뤘지만 패전 후 전쟁 전범으로 지목돼 해체 수순을 밟았다. 때문에 일본의 그룹은 ‘자이바쓰’(財閥)로 대변되는 전쟁 전 구 재벌과 이후 ‘게이레쓰’(企業集団)로 나뉜다. 자이바쓰는 한국 재벌과 거의 유사하다. 일본경제사 연구가 모리카와 히데마사는 자이바쓰를 “부호의 가족·동족의 폐쇄적인 소유·지배 아래 성립된 다목적 사업체”로 정의한다. 구조 역시 비슷한데 자이바쓰는 창업주 일가족이 최상위에 있고 그 아래 본사가 직계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형태다. 이들 직계회사는 자회사와 손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한·일 재벌 간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바로 총수 일가의 소유 지배 정도다. 학계는 자이바쓰에 비해 한국 재벌 가족들의 소유 지배 정도가 훨씬 강하다고 분석한다. 한국 재벌들이 개개인에 대한 상속의 개념으로 기업을 인식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일본은 기업을 가족 공동의 산물인 ‘가산’으로 다뤄 왔다. 승계자는 기업을 차지하는 승리자가 아니라 가족의 재산을 맡아서 ‘보호’ 하는 ‘당번’이 됐다. 때문에 형제끼리 회사를 나눠 갖는 분할의 개념이 자이바쓰에는 거의 없다. 더구나 자이바쓰는 총수의 재산 처분권, 경영 재량권 등에 엄격한 틀을 적용했다. 기업의 개인 소유 자산을 제한하는 식이다. 가장의 권한이 제약돼 있는 일본은 이 같은 배경에 의해 자연스럽게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이뤄졌다. 일본 특유의 양자 문화 또한 총수의 독식을 견제했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기업을 ‘아버지가 물려주는 재산’ 정도로 인식해 온 한국은 전문경영인에게 위임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게 학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일본의 자이바쓰는 패전 후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당시 연합군은 동양의 작은 나라인 일본이 어떻게 전쟁을 일으킬 수 있었는지 원인 규명에 집중했고 ‘돈 많은 재벌에 부가 집중됐고, 그들이 전쟁 수행에 협력했기 때문’이라고 결론 냈다. 연합군의 재벌 해체 방침에 따라 재벌 본사가 독점했던 주식은 시장으로 흩어졌다. 재벌 본사가 산하기업을 강력하게 지배하던 구조가 붕괴된 셈이다. 재벌 관련 기업들도 ‘과도 경제력 집중 배제법’에 따라 규모가 축소됐다. 이 과정에서 기업끼리 주식을 상호 보유하는 일본 그룹 특유의 수평적 결합관계가 탄생했다. 바로 ‘게이레쓰’의 탄생이다. 도요타자동차, 도시바 등이 전쟁 전 3대 재벌 중 하나인 미쓰비시 그룹에 속해 있는 식이다. 현재 일본은 한국의 재벌과 같이 단일 집단으로의 결속력은 거의 없는 상태다. 사장단 등 동족 친목 모임이 겨우 남아 있는 정도다. 전문가들은 일본 재벌을 통해 소유와 경영의 바람직한 분리 모델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롯데 사태를 두고 “일본 재벌의 역사 속에는 창업주가 아닌 근대적 기업의 기반을 구축한 경영진이 있다”면서 “한국 재벌도 지속가능한 기업을 위해 일본 재벌의 흥망성쇠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유와 경영이 일치한 총수 중심의 기업 지배가 위력을 발휘했으나 앞으로는 롯데 사태처럼 한계에 봉착하는 기업들이 다수 등장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는 곳이 도요타다. 도요타 일가는 3~4% 정도 밖에 지분이 없지만 영향력이 막강하다. 하지만 도요타에 있어 창업주 일가는 오너로서의 영향력보다는 사내 파벌 다툼을 견제하는 ‘천황’과 같은 역할로 존재한다. 오너 일가의 영향력이 학연이나 지연 등 회사 내 파벌 싸움 등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본 닛산자동차가 1980년대 후반 도쿄대 출신 간의 파벌 싸움으로 경영 에너지를 낭비한 사례를 놓고 비교하면 도요타 일가의 역할은 눈여겨볼 만하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영상) 영화 ‘뷰티 인사이드’ 뮤직비디오 공개

    (영상) 영화 ‘뷰티 인사이드’ 뮤직비디오 공개

    영화 ‘뷰티 인사이드’가 뮤직비디오를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뷰티 인사이드’의 배급사인 뉴(NEW)측은 영화 속 장면들로 구성된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이번 뮤직비디오는 가수 윤종신이 부른 ‘뷰티 인사이드’ 곡을 배경으로 했다. 이는 윤종신이 매월 발표하는 프로젝트 ‘월간 윤종신’ 7월호에 수록된 곡이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는 자고 일어나면 매일 모습이 변하는 남자와 그를 사랑하는 여자의 특별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윤종신의 곡 ‘뷰티 인사이드’는 ‘진정한 사랑은 그 사람의 외면이 아닌 내면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영화 속 메시지를 잘 녹여냈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공개된 뮤직비디오에는 매일 모습이 바뀌는 남자 ‘우진’과 변함없이 그를 바라보는 여자 ‘이수’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들의 사랑이 특별한 만큼 서로에 대한 애틋한 로맨스를 엿볼 수 있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는 칸 국제광고제 그랑프리 수상에 빛나는 인텔&도시바 합작 광고 ‘더 뷰티 인사드(The Beauty Inside)’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세계 각국의 수많은 인텔과 도시바 유저들이 매일 외모가 변하는 주인공을 연기한 신선한 설정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광고와 뮤직비디오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백종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뷰티 인사이드’의 주인공 ‘이수’ 역은 한효주가, 21명의 ‘우진’ 역으로는 김대명과 박신혜, 이범수, 박서준, 김상호, 천우희, 조달환, 이진욱, 서강준, 김희원, 이동욱, 김주혁 등이 등장한다. 오는 8월 20일 개봉 예정.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27분. 사진 영상=NEW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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