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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 학교급식 ‘업그레이드’ 친환경 농산물 지원키로

    앞으로 경북지역 학교급식의 수준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경북지역 지자체들이 품질이 우수한 우리 농산물을 학교 급식에 지원키로 했기 때문이다.26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23개 시·군 가운데 성주, 칠곡, 영양, 안동, 상주, 울진 등 8개 시·군이 우수농산물 학교급식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울진, 영양 등 5개 시·군은 모두 10억 25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특히 울진군은 초·중·고교 모든 학생들에게 친환경 쌀로 학교 급식을 하고 있다. 올 1학기 학교급식비로 1억 3200만원을 지원한 상주시의 경우 2학기에는 예산을 3000만원 정도 더 늘리기로 했다. 경북도는 유치원생을 포함한 도내 40만명 학생 모두에게 학교 급식에 우수농산물을 사용하기 위해 지원예산 16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지난번 불량도시락 파문 이후 학교급식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우수농산물을 학교급식에 사용토록 함으로써 성장기 학생들의 건전한 심신 발달을 도모하고 지역 농산물의 홍보 및 소비촉진에도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방학 맞은 결식아동 ‘식권 급식’ 실태

    방학 맞은 결식아동 ‘식권 급식’ 실태

    지난 겨울방학, 부실 도시락 파문 이후 가정형편이 어려운 초·중·고생들에게 방학 때 시·군·구에서 직접 제공하는 도시락이 줄어들고 식당이용 쿠폰 등 간접제공방식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름철 식중독을 우려한 측면도 있지만 공무원들의 책임회피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따라 학생들이 식당에 가는 것을 꺼리는 등 또다른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 마저도 대도시는 집 근처 식당이나 단체급식소를 이용할 수 있지만 농·어촌에서는 주변여건이 안돼 쌀이나 반찬 등을 제공해 ‘결식 아동’을 돕는다는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22일 전국 14개(경남·인천 제외)시·도에 따르면 올 여름방학 동안 국민기초생활수급자와 저소득, 소년소녀가장, 모·부자 가구의 초·중·고 자녀 15만여명을 대상으로 방학 중 급식을 제공한다. 자치단체별로 도시락 배달, 또는 식당이나 단체급식소를 이용하는 식당표를 주거나, 쌀이나 반찬 등 주·부식을 살 수 있는 식품권을 나눠주고 있다. 부실도시락 소동 이후 끼니당 2500원하던 예산은 3000∼4000원으로 늘었다. ●도시는 식당, 농촌은 쌀·반찬 배달 서울·경기·부산·광주 등 대도시는 지난 겨울방학 때처럼 식당이나 지역아동센터, 복지회관 등 집단급식소를 활용토록했다. 서울은 급식대상 1만 9000여명 중 약 58%가 식당을 이용한다. 대신 도시락 배달은 19.9%로 줄였다. 광주시(6000여명)도 집 주변 등 자신이 가고 싶은 식당에서 밥을 먹도록 했고 식품권 비율은 5%에 그친다. 부산시(8900여명)도 80%정도가 식당을 이용한다. 그러나 강원이나 전남·북, 충남·북 등은 주변에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이 없어 쌀이나 계란·감자 등 식품을 사주거나 식품권을 지급하고 있다. 이처럼 간접급식 형태는 전북 95.3%, 전남 75.8%, 충북 75.0%, 충남 62.8%, 강원 52.0% 순으로 대부분 농·어촌 지역에서 이뤄진다. 전남, 광주, 충북 등은 여름철 식중독을 우려해 아예 도시락 배달을 중단했다. ●다양한 급식활동 서울시는 방학 중 보호자가 없는 아동에 대해 종합사회복지관과 지역아동센터(공부방)를 적극 활용한다. 경기도는 다른 자치단체와 달리 본인이 원하면 점심 이외에 한 끼를 더 제공키로 했다. 안산시는 급식비에 우유를 더해 가장 비싼 끼니당 4000원으로 예산을 세웠다. 광주시는 중식·분식·한식 등 취향에 따라 메뉴를 고르도록 ‘급식식당’을 다양화했다. 제주도 서귀포시는 배달용 냉동차를 확보했고, 울산 중구(대상자 550여명)는 본인들의 희망대로 50명에게 점심과 저녁 등 하루 2끼를 제공하는 등 전체적으로 개선됐다. ●부실관리 등 문제점 전국자치단체별로 급식을 담당하는 복지사들이 턱없이 부족, 체계적인 관리가 미흡하다. 한 복지사는 “주 1회씩 돌아다니며 200여명분의 식품권을 나눠주고 있으나 자원봉사자들이 없을 경우 이장·통장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등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도 담당자는 “복지부에서 예산 회계연도를 넘겨 돈이 내려오기 때문에 시군마다 5∼6개월 동안 아이들에게 외상밥을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에서 제공하는 식사도 부실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상당수 학생들이 집단 급식소나 집 인근 식당에서 밥먹기를 꺼려해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결식아동의 한 할머니는 “아이가 창피하다며 식당에 가려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전국 정리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美 FBI 아카데미를 가다] 18주 지옥훈련 통과해야 ‘특수요원’… 15%가 탈락

    [美 FBI 아카데미를 가다] 18주 지옥훈련 통과해야 ‘특수요원’… 15%가 탈락

    9·11 뉴욕 테러 이후 미국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 테러전의 수문장 역할을 맡고 있는 연방수사국(FBI). 워싱턴의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 자리잡은 FBI 본부와 함께 미 전역 56개 FBI 지부,2만 8000명에 이르는 요원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곳이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FBI 아카데미’이다.FBI는 20일(현지시간) 외국 특파원들을 FBI 아카데미로 초청, 대 테러전 추진 등 FBI의 최근 현황을 설명했다. 한국 언론에서는 서울신문이 유일하게 참석했다. |콴티코(미 버지니아주) 이도운특파원|워싱턴에서 395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40마일을 달려내려와 148번 출구로 빠지자 러셀 로드로 접어들었다. 양쪽으로 나무가 빽빽하게 벽을 친 듯한 이 도로를 15분 정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샌가 묘한 긴장감이 엄습해오는 것을 느낀다. 커다란 비닐하우스처럼 생긴 검문소를 지나면 시뻘건 바탕에 ‘위험(Danger)’이라는 샛노랑 글씨가 적힌 자극적인 입간판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온다. 자세히 읽어보니 “허가 없이 이 지역으로 들어오면 즉각 체포한다.”는 경고문이다. 곧이어 커다란 돌에 새긴 ‘FBI Academy’라는 표지가 나타나고 거기서 우회전을 하면 FBI의 요람인 콴티코 FBI 단지가 나타난다. 이곳에는 FBI 연구센터(Laboratory)와 FBI 훈련원(Training Academy), 위기대응반(Critical Incident Response Group) 등 FBI의 3개 주요 기관이 자리잡고 있다. 20일 오전 9시30분쯤 콴티코에 도착, 차에서 내리자 여름 공기를 타고 낮게 깔리는 둔중한 총소리가 들려왔다. ●“범인은 반드시 잡히게 된다” FBI 연구센터에 도착하자 대외관계 담당인 특수요원(Special Agent) 앤 토드가 일행을 펜트하우스층의 브리핑룸으로 안내했다. 밖에서 본 연구센터는 실리콘 밸리의 정보통신(IT)기업 사옥과 원자력 발전소를 합쳐놓은 것처럼 보였다. 화학 실험을 많이 하느라 굴뚝을 크게 지었기 때문에 발전소 건물의 느낌을 준 것이다.FBI 연구센터는 당초 워싱턴 시내 곳곳에 산재해 있던 지문, 발자국, 머리카락, 해부, 컴퓨터,DNA 등 FBI의 각종 연구실이 1990년대 말 이곳으로 통합된 것이다. 현재 24개 팀,700명의 요원이 소속돼 있다. 브리핑룸에서는 연구센터 소장인 드와이트 애덤 박사가 직접 파워포인트를 통해 현황을 설명했다. 애덤 소장은 9·11이후 FBI 업무의 50% 이상이 대 테러 활동이라고 밝혔다.9·11 이후 대형 테러 사건은 없었지만 톰 대슐 전 민주당 상원 대표에게 ‘백색가루’가 배달됐던 것과 유사한 사건이 수백건이나 발생했다고 한다. 이를 수거해 쌓아놓은 통만 280개에 이른다. 애덤 소장은 또 FBI 연구센터는 250만명의 범죄자와 수백명의 실종자의 DNA를 체취한 CODIS(Combined DNA Index System)를 보유하고 있으며,1998년 이후 이를 통해 직접적으로 해결한 범죄만 2만 5000건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테러범의 DNA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사건이 오하이오주에서 발생했던 연쇄 강간 사건. 피해 여성 3명 모두가 한 남자를 범인으로 지목했지만,DNA 조사결과 범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난 것. 결국 그는 석방됐고, 그 후 진범도 잡혔다. 애덤 소장은 브리핑을 마친 뒤 직접 연구실을 돌며 진행 중인 연구 내용을 설명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서 내려 41XX호 폭발팀 연구실로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2001년 아메리칸 에어라인을 폭파하려던 리처드 리드의 신발 폭탄이 그대로 재현돼 있었다. 신발 한쪽으로도 고공 비행중인 여객기 한대는 쉽게 폭발될 수 있음을 애덤 소장은 영상으로 보여줬다. 조금 떨어진 42XX호 화학팀으로 들어가자 최첨단 화학 관련 기기들이 정렬돼 있었다. 애덤 소장은 최근 은행털이범을 겨냥한 ‘특수 물질을 바른 지폐’가 은행 금고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거기에 노출된 범인은 반드시 잡힐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자 증거반응팀이 나왔다. 톰 린튼 팀장은 특수비닐종이를 이용, 범인이 밟은 카펫이나 신문 등에서 어떻게 발자국을 채취하는가를 자세히 보여줬다. 또 일단 발자국이 나오면 그 신발의 제조사와 제조 연도, 제조 지역 및 판매 지역까지 자동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남긴 발자국은 수년 뒤에도 채취가 가능하다고 린튼 팀장은 덧붙였다. ●조디 포스터가 훈련받은 호건스 앨리 FBI 연구센터에서 차를 타고 거대한 주차빌딩을 돌아나오면 낮은 구릉 지역에 세워진 가상 마을 ‘호건스 앨리’가 나온다. 이곳이 FBI 특수요원들이 실전 훈련을 벌이는 트레이닝 아카데미다. 지난 1972년 세워진 호건스 앨리에는 주택가와 상가, 호텔, 차량, 도로 등 범죄자와의 대치 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 대부분의 지형지물적 요소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 트레이닝을 받는 요원의 나이는 23세에서 37세로 제한돼 있으며, 평균 연령은 30세이다. 마침 이날 훈련을 받다가 가상 모텔 앞 그늘에 앉아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는 요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모두가 검게 그을린 얼굴이었지만 눈빛만은 살아있었다. 이곳에서 18주의 훈련 과정을 마치면 특수요원의 자격이 주어진다. 보통 1기에 50명의 요원이 신청하며 평균 15%가 중도에 탈락한다고 트레이닝 아카데미의 커트 크로퍼드 공보담당 요원이 설명했다.FBI 트레이닝 아카데미는 스타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스털링 요원으로 열연한 조디 포스터나,‘더 록’에서 화학전문가로 나왔던 니컬러스 케이지 등 20여명의 인기배우가 영화 촬영에 앞서 이곳에 들러 실전 훈련을 받았다고 크로퍼드 요원은 전했다. ●“언어 전문가 갈수록 중요” 1994년 창설된 위기대응반은 오클라호마 주청사 테러 등 각종 대형 사건의 뒤처리를 주로 맡아왔다. 이날 위기대응반의 활동을 브리핑한 시티븐 티드웰 선임 특수요원은 “테러범의 행태를 연구하는데 조직의 활동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드웰 요원은 특히 각국 언어 전문가의 필요성이 커져가고 있으며 미국내에서 쌓은 대 범죄 분석 및 수사 기법을 문화가 다른 나라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티드웰 요원은 “FBI는 국내 수사 담당인데, 이곳에 외국 기자들이 온 것만 보더라도 국제사회는 점점 하나의 영역이 되어가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티드웰 요원은 영화 등에 이따금씩 등장하는 FBI와 중앙정보국(CIA)의 갈등에 대해 “9·11 이후 두 기관이 매우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면서 “현실은 영화와 다르다.”고 말했다. ●85% 명중해야 사격 합격 FBI 요원들이 몸을 단련하는 체육관은 농구장 세 면이 나란히 놓인 규모였다. 입구 쪽에는 러닝 머신 등 각종 기구가 벽을 따라 설치돼 있었다. 인간과 총의 모형이 다수 비치돼 있다는 점이 특이했다.FBI요원은 신체 능력을 자주 평가하기 때문에 운동을 게을리 하면 탈락할 수도 있다. 이날도 중년으로 보이는 요원들이 팀을 나눠 농구를 하고 있었다. 농구장 맞은 편에는 수영장이 갖춰져 있었다. 이곳에서는 스킨 스쿠버도 가르치며, 물 속에서 고무총을 사용하는 방법도 중요한 훈련 과목이다. 체육관 건물에는 FBI 요원들을 위한 카페테리아(식당)도 마련돼 있다. 요원들은 서명만 하면 되고, 외부 인사는 6달러 53센트를 내면 준비된 요리를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 있다. 이날의 주 메뉴는 구운 닭고기였다. 체육관 건물의 로비에는 ‘FBI의 10대 현상수배범’ 명단이 게시돼 있다. 이 가운데 한명이 오사마 빈 라덴이다. 베시 글릭 공보요원은 “최근 FBI를 가장 자주 찾는 ‘고객’이 할리우드와 캐나다”라고 말했다. 찾는 목적은 10년 전에는 어떤 무기를 사용했느냐, 무슨 복장을 했느냐, 재킷이 어떤 모양이고 무슨 색이었느냐, 촬영장소를 제공할 수 있느냐고 묻기 위한 것이다. 캐나다도 최근 FBI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많이 만든다고 한다. 포터 요원은 올가을 시즌 기준으로 13개의 TV 프로그램에 FBI가 등장한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응급실등 정상운영… ‘대란’없었다

    응급실등 정상운영… ‘대란’없었다

    병원 파업이 시작된 20일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업무에 인력이 정상적으로 배치된 데다 파업 참가인원도 많지 않아 당초 우려했던 ‘의료대란’은 없었다. 하지만 대부분 병원에서는 수납창구가 일부만 운영돼 외래 진료가 늦어지고 병원 로비에서 수백명이 농성을 벌이는 등 혼잡한 분위기 속에 환자와 보호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고려대 안암병원에서는 이 병원 노조원 400여명을 포함해 보훈병원, 원자력병원 노조원 등 1000여명이 농성을 했다. 외래진료 창구는 일부만 운영됐지만 대기시간이 평소보다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다. 입원 환자도 평소와 다름없는 진료가 이뤄졌다. 환자 보호자 김모(47·성북구 정릉동)씨는 “파업으로 달라진 것은 아직 없다.”면서도 “환자들이 안정을 취하기에는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파업이 길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불안하다.”고 전했다. 병원마다 70∼300여명의 노조원이 농성을 벌인 다른 병원들도 진료 자체에는 큰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한양대의료원의 경우 환자의 진료기록 차트를 보관하는 의무기록과에서 인력이 빠져나가 진료 차트가 해당 진료과에 전달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병원마다 정상진료 여부를 묻는 문의가 빗발쳐 일반 업무 담당자들도 어려움을 겪었다. 한양대의료원 관계자는 “원무과로 병원진료를 제대로 하느냐는 전화가 수백통씩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병원이 3교대 근무 체제인데다 파업참가 규모가 크지 않아 당분간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업무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대의료원 관계자는 “영양팀에서 인력이 많이 빠져 나가 다른 팀 직원들이 배식을 대신 하고 있다.”면서 “영양사들은 남아 있기 때문에 당장 큰 문제는 없지만 파업이 길어진 이후에는 도시락 등으로 대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국보건의료노조 전동환 정책국장은 “수술실과 응급실에는 필요한 최소 인원을 배치해 정상가동되도록 하겠다.”면서 “파업 중에라도 병원측에서 인력을 요구하면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지부별 협상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파업 규모를 줄였다. 경희대의료원 노조는 이날 오전 대의원 40여명을 제외한 일반 노조원은 파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화여대 목동병원의 경우, 인력충원에서 사측이 파격적인 제안을 함에 따라 향후 강도 높은 농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계백병원의 경우 이날 지부교섭이 타결되면서 파업을 철회했다. 하지만 산별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고대의료원 등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지부교섭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나길회 유지혜기자 kkirina@seoul.co.kr
  • 응급실등 정상운영… ‘대란’없었다

    응급실등 정상운영… ‘대란’없었다

    병원 파업이 시작된 20일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업무에 인력이 정상적으로 배치된 데다 파업 참가인원도 많지 않아 당초 우려했던 ‘의료대란’은 없었다. 하지만 대부분 병원에서는 수납창구가 일부만 운영돼 외래 진료가 늦어지고 병원 로비에서 수백명이 농성을 벌이는 등 혼잡한 분위기 속에 환자와 보호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고려대 안암병원에서는 이 병원 노조원 400여명을 포함해 보훈병원, 원자력병원 노조원 등 1000여명이 농성을 했다. 외래진료 창구는 일부만 운영됐지만 대기시간이 평소보다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다. 입원 환자도 평소와 다름없는 진료가 이뤄졌다. 환자 보호자 김모(47·성북구 정릉동)씨는 “파업으로 달라진 것은 아직 없다.”면서도 “환자들이 안정을 취하기에는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파업이 길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불안하다.”고 전했다. 병원마다 70∼300여명의 노조원이 농성을 벌인 다른 병원들도 진료 자체에는 큰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한양대의료원의 경우 환자의 진료기록 차트를 보관하는 의무기록과에서 인력이 빠져나가 진료 차트가 해당 진료과에 전달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병원마다 정상진료 여부를 묻는 문의가 빗발쳐 일반 업무 담당자들도 어려움을 겪었다. 한양대의료원 관계자는 “원무과로 병원진료를 제대로 하느냐는 전화가 수백통씩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병원이 3교대 근무 체제인데다 파업참가 규모가 크지 않아 당분간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업무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대의료원 관계자는 “영양팀에서 인력이 많이 빠져 나가 다른 팀 직원들이 배식을 대신 하고 있다.”면서 “영양사들은 남아 있기 때문에 당장 큰 문제는 없지만 파업이 길어진 이후에는 도시락 등으로 대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국보건의료노조 전동환 정책국장은 “수술실과 응급실에는 필요한 최소 인원을 배치해 정상가동되도록 하겠다.”면서 “파업 중에라도 병원측에서 인력을 요구하면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지부별 협상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파업 규모를 줄였다. 경희대의료원 노조는 이날 오전 대의원 40여명을 제외한 일반 노조원은 파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화여대 목동병원의 경우, 인력충원에서 사측이 파격적인 제안을 함에 따라 향후 강도 높은 농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계백병원의 경우 이날 지부교섭이 타결되면서 파업을 철회했다. 하지만 산별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고대의료원 등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지부교섭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나길회 유지혜기자 kkirina@seoul.co.kr
  • 전북 결식아동 방학때 점심 식품권등 간접급식이 95%

    일선 자치단체들이 여름방학기간 결식아동들에게 도시락보다는 식품권지급 등 간접급식을 할 예정이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5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14개 시·군에서 올 여름방학에 매일 1만 8153명에게 점심을 제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도시락을 지원하는 경우는 725명, 단체급식소와 일반음식점을 이용하는 학생은 118명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95%인 1만 7310명에게는 쌀과 라면, 밑반찬 등 주·부식이나 농협 하나로마트 식품권을 제공할 방침이다. 자치단체들이 직접급식보다 간접급식을 선택하는 것은 여름철 식중독사고와 부실도시락 시비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부실도시락 파동 이후 전국의 급식지원 아동수를 당초 5만 6000명에서 25만명으로 대폭 늘린 것도 자치단체들이 간접급식을 하는 주요인이다. 전북지역의 경우 급식대상이 지난해 말까지는 1787명이었으나 올해는 11배 가량 늘어난 1만 8153명이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의 아동급식지원사업은 실질적으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급식지원 대상은 크게 늘었지만 실질적인 질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신상품]

    ●백설 햄스빌은 샌드위치용 고급 슬라이스햄 ‘얇은 슬라이스햄’을 출시했다. 기존 슬라이스 햄보다 두께가 얇아(1mm) 촉촉하고 씹는 맛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 프라이팬에 가열하지 않고 그대로 먹을 수 있다.70g 2000원. ●애경 ‘2080 덴탈크리닉 칫솔’ 2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치의학적 설계를 통해 한국인의 구강 특성에 적합하게 제작, 입안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닦을 수 있다고. 대한구강보건협회의 추천을 받았다.1500원. ●해찬들이 현미유로 짜지 않게 구워 낸 조미김인 ‘따뜻한 밥에 김한장’을 내놓았다. 옥수수기름 함량은 낮춘 대신 현미유를 추가해 고소한 맛과 향을 더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전장 김 1900원,3단 도시락 1200원 , 식탁김 1100원. ●농협 목우촌이 전자레인지나 프라이팬에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서양요리 ‘포크찹’을 선보였다. 국산 돼지고기와 닭고기만을 사용했으며 특유의 향을 내는 바비큐 소스도 함께 넣었다.260g 3300원. ●풀무원은 숙성 다진양념 비빔장에 동치미 육수를 더한 ‘숙성다대기 비빔냉면’을 출시했다. 동치미 육수가 입안의 매운맛을 순화시켜 매운 음식을 잘 못먹는 소비자들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회사측은 말했다.834g(2인분) 4150원. ●피죤은 세정력을 한층 강화한 리뉴얼 제품 무균무때를 내놓았다. 양이온 살균제가 O-157균,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등 50가지 유해균을 박멸하고 찌든 때까지 한번에 제거해 준다고 회사측은 설명.500g 3900원. ●한국암웨이는 천연 과일향과 영양성분을 함유한 리프레싱 음료인 ‘아이스타(ISTA)’를 선보였다. 크랜베리맛, 블랙체리맛, 블루베리맛, 그린티에이드 녹차맛 등 4종.310㎖캔 8개 8800원.
  • [마니아] 축구와 ‘황혼결혼’한 사람들

    [마니아] 축구와 ‘황혼결혼’한 사람들

    “노인 축구단이라니, 노인은 무슨…. 실버 축구단이라면 모를까.” 지난 19일 오전 9시쯤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고양종합운동장 옆 운동장에서 만난 ‘60대 축구’ 동아리 회원들은 “정식으로 팀 이름을 뭐라고 하느냐.”는 물음에 이처럼 하나같이 해명 아닌 해명에 바빴다.60대 동아리이지만 사실은 60세 넘는 사람이 모인 축구 마니아들이다. 축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동호회가 눈에 띄게 많아져 이렇게 연령대별로 쪼개졌다. 흔히 60대라고 부르지만 60대 이상이 한 팀을 이룬다. ●모이는 게 전력의 50% 경기에서는 60∼64세 7명과 65세 이상 4명이 뛴다. 따라서 교체 때도 생활체육축구연합회가 마련한 이 규정 안에서 해야만 한다. 요즈음 60대라면 ‘이제 시작’이라지만 아무래도 고령자들인 점을 감안해 한 팀에 기울지 않도록 나름대로 배려한 것이다. 고양 60대 축구단에도 70대가 4명이나 들어 있다. 고양 60대 팀은 모두 27명으로 이뤄졌다. 막내가 우리 나이로 올해 60세, 맏형은 75세나 됐다. 이날은 고양시와 서울 중랑구의 대표들이 친선경기를 갖기로 했다. 두 지역에서 50대,60대 팀이 각각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겨룬다. 오전 10시 조금 넘어 먼저 50대들이 경기에 들어갔다. 그 사이에 머리 희끗희끗한 어르신들이 승용차를 몰고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더러는 젊은이들 말로 럭셔리한 고급 오토바이를 타고 오기도 했다. “이 운동장도 우리가 만들었어. 비록 흙먼지가 날리지만 이만한 곳이 드물어 서로 경기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오지 뭐야. 축구를 아끼는 사람들이 만들어 웬만한 잔디 경기장 뺨치지.” 지난해까지 9년째 생활체육 서울시 축구연합회 사무처장을 지내 ‘마당발’로 불리는 이기영(62)씨는 이렇게 자랑을 늘어놓았다. 2003년 군부대와 협의, 땅을 축구장으로 사용키로 하고 서울에서 모래를 퍼다 나르는 등 피땀을 쏟아부은 끝에 훌륭한 연습장 겸 경기장이 들어섰다. 동호회는 늘어난 반면, 마땅히 뛸 곳은 모자라는 형편에 그들에게는 전용 경기장인 셈이다. 10시10분 가까이 되자 선수들 사이에 웅성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경기를 해야 할 시간이 10분 남짓밖에 남지 않았는데 얼굴을 내민 선수가 몇명 안됐기 때문이다. “마냥 기다릴 수야 있나, 준비해. 얘는 이제 연신내라고 하네. 다른 애라면 20분 안에 오겠지만 걔는 콤파스가 짧아서(키가 작아서) 어림도 없어.” 팀 살림살이를 맡은 조용복(63) 총무가 다급했는지 휴대전화로 어딘가 연락한 뒤 이렇게 웃으며 말했다. 한쪽에서 보이지도 않는 얼굴에 대고 호통을 치자 화를 참으라는 뜻으로 “형, 즐거운 일요일이야.”라는 우스갯소리를 던지자 잠잠해졌다. ●옛 국가대표가 ‘도우미’ 고양 60대 동아리에는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3명 끼었다. 이이우(65), 서윤찬(65), 정병탁(64)씨가 바로 주인공들이다. 이들 덕분에 화합도 잘 되는 편이어서 고양 60대의 전력은 전국에서도 최강팀 축에 속한다. 올 들어 지난달 15∼16일 열린 전국한마음대회에서는 경기도 대표로 뽑혔지만 아깝게 3위를 차지했다. 부산이 라이벌로 꼽힌다. 하지만 회원들은 “다들 나이든 몸이라 한 경기라도 더 뛴다는 게 수월찮은 마당에 4강전에서 맞붙은 팀이 부전승으로 올라와 1대2로 역전패하고 말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1963년부터 70년대 말까지 태극마크를 달았던 정씨는 “내 역할은 경기 앞뒤로 자문을 해주는 것”이라면서 “경기에도 나가지만 골을 넣도록 볼 배급하는 데 애쓴다.”고 말했다. 따로 아마추어라 공식적인 훈련이라는 개념은 있을 수 없다.”고 귀띔했다. 일산 화정지구에서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정병탁 축구교실’을 운영하며 꿈나무들을 발굴, 추천해주는데 은퇴 뒤에도 보람을 느낀단다.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이이우씨가 저학년을 맡고 있으니 축구 새싹들을 길러내는 양대 축이라 할 만하다. 그는 “70대 선배들이 날마다 6시부터 7시까지 조기 축구회에 나가 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이어서 오히려 부끄러울 때도 있다.”고 일러줬다. 아들 상만(31)씨는 아마추어 때만 해도 안정환과 어깨를 겨루다 고질적인 부상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현재 부산 동의대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고 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김상영(75)씨는 “6·25전쟁 중이던 52년 공군에 입대해 64년까지 복무했는데 부대 대표로 전국대회에 나가기도 했다.“고 웃었다. ●젊은이 저리 가라는 투혼 “부인 등 집안 식구들이 혹시 싫어하지 않느냐.”고 묻자 “나이 먹으니 다툴 일도 사라져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고, 건강도 덤으로 챙겨 좋다.”고 말했다.“몇년 전만 해도 상당히 빠르다는 말을 제법 들었는데 요즈음은 처진다.”고 뽐냈다. 50대 경기가 막을 내리자 군데군데서 몸을 풀며 준비하던 실버 선수들이 운동장 가운데로 모여들었다. 힐킥과 왼발, 오른발 가리지 않고 좁은 공간을 비집는 패스워크 등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했더니 전반 2분 첫 골이 터졌다. 고양 최고의 골잡이로 불리는 포워드 김창식(62)씨가 골문 왼쪽에서 3명을 간단찮은(?) 발재간으로 가볍게 제치고 오른발로 톡 차넣어 그물을 뒤흔들었다. 그는 16개 시·도 대표끼리 다투는 한마당대회에서도 3경기에서 6골을 뽑아냈다. 정병탁씨는 미드필드 중간쯤에서 상대방 볼을 가로채 왼쪽으로 김씨에게 찔러넣어 결국 결승골에 도움을 줬다. 그러나 볼에 대한 욕심은 끊임없어 경기장 안팎에서는 “공만 쳐다보지 말고 사람을 봐야지.” “야,(위치가)너무 처졌어.” “기다리니까 그런 거야.”라는 등의 말이 쏟아져 나왔다. 슈팅한 볼이 공중으로 한참 빗나가자 “쟤는 너무 잘 차서 탈이야.”라는 핀잔이 나왔고, 드리볼하다가 빼앗기기라도 하면 “쟨 어려서 그래.”라고 점잖게 위로하기도 했다. 두번째 골도 전반 22분 고양 골잡이에게서 터졌다. 역시 위기 뒤에는 기회가 찾아왔다. 상대방에게 단독 찬스를 내줬다가 어렵게 막아낸 고양 60대는 김씨가 이번엔 오른쪽에서 골대를 맞고 나온 볼을 강하게 차넣어 2대0으로 1차전을 끝냈다. 경기는 전·후반 없이 30분 한판으로 했다. ●“뼈 부러져도 좋은 걸” 이런 방식으로 50대와 60대가 번갈아 경기를 벌여 이날 하루에만 오후 4시까지 각각 6경기를 치렀다. 낮 12시10분쯤 60대 두번째 경기가 끝나자 중랑구 60대와 수박, 참외 등 과일과 도시락으로 된 점심식사를 즐겼다. 더위를 못 이겨 웃통을 벗어 몸을 식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경기 중에 뛰는 모습을 지켜봤는지 고양 60대 선수가 중랑구 50대 선수에게 “나이가 어떻게 됐지. 한 (쉰)일곱 됐나.”라고 말을 건네자 “예순일곱 말인가요.”라고 농담한 뒤 얼른 줄행랑을 치기도 했다. “경기장 바깥에서 보면 뛰는 모습으로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다.”는 말에 김씨는 유니폼으로 땀을 훔쳐내며 “타이틀 걸린 것도 아니고 지칠 때까지 뛴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남양주에서 열린 한수(漢水)이북 대회에서는 전·후반 각 25분짜리 3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뛰었단다. 고양 60대 강기창(72·미드필더) 회장은 “초·중·고교를 거쳐 육군에서 20여년간 배구선수 생활을 했다.“면서 “특히 정식으로 운동을 한 사람이 쉬어버리면 몸이 더 망가져 관리가 필요한 데다 건강을 챙기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일요일이면 이곳에 나온다.”고 말했다. 이기영씨는 “30대 때 경기 중 공중 볼을 다투다가 거꾸로 넘어지는 바람에 이빨 3개가 부러지고 무릎을 다쳐 한참 고생한 적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축구로 반평생을 지내온 지라 운동장에 나오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해질 정도”라며 웃었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은퇴한 신현문(68) 회원도 “포항 동지중·강릉사범 재학시절 농구선수로 활약했다.”면서 “친구들 가운데에는 ‘땅 밑에서 잠자고 있는 애들’도 많은데 나에겐 50대 말이나 60대 초로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들 한다.”고 자랑했다. 이러한 60대 청춘들에게 한가지 걱정이 생겼다. 팀을 이끌어가는 박광규(68) 감독이 대장암이라는 선고를 받고 병원에 입원했는데 종양이 골수까지 번졌다는 소식이 들려와서다. 운동준비 등으로 길게는 오전 8시부터 8시간이나 비지땀을 흘린 터여서 몸은 가뿐하지만 저마다 마음 한편에서는 한달 보름간 병상신세를 지고 있는 감독의 쾌유를 빌며 운동장을 떠났다. 글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지금 그곳은] ‘꿀꿀이죽’ K어린이 집

    [지금 그곳은] ‘꿀꿀이죽’ K어린이 집

    지난 17일 서울시 강북구 수유2동 K어린이집. 먹다남은 음식을 섞어서 만든 ‘꿀꿀이죽’을 어린이들에게 먹였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일주일 만에 다시 찾았다.100여명의 어린이들은 5명으로 줄었고 4층짜리 건물 현관은 검은 양복을 입은 사설 경호원 2명이 굳게 지키고 있었다. 경호원은 학부모들의 항의 방문 등을 막기 위해 고용됐다고 구청 관계자가 전했다. ●“내 딸만 장염 앓는 줄 알았는데…” 지난 10일 내부 교사의 폭로에 따르면 K어린이집은 3개월 전부터 매일 오전마다 점심으로 나왔던 남은 반찬이나 현장학습 때 학부모가 싸주는 도시락으로 죽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먹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영양죽’으로만 알고 있던 학부모들은 사건 직후 ‘K어린이집 개죽사건’으로 규정하고 대책위원회를 꾸렸다. 학부모들은 그동안 60여명이 한 번 이상 병원에 입원했고 100여명의 아이들이 장염, 만성 장증후군, 식중독으로 인한 피부병 등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장염이 뇌수막염으로 진전돼 인근의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어린이도 있다.”면서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다른 어린이집을 알아 보고 있거나 친척집을 전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마저 여의치 않은 35명 안팎의 어린이들은 지난 14일부터 구청에서 마련해준 ‘임시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일주일 동안 쓰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그동안 양육시설을 구하지 못하면 어린이들은 갈 곳이 없어지게 된다. 두 딸을 K어린이집에 보냈다는 서모씨는 “큰 딸이 장염을 앓았을 때에는 우리집 아이만 그런 줄 알았는데 사건을 알게 된 뒤 처참한 기분이 들었다.”면서 “대부분 맞벌이부부라 아이를 당장 봐줄 집이 없어 직장을 그만둔 학부모들도 있다.”고 전했다. 대책위원회는 현재 K어린이집 이모 원장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하고, 강북구청에 정확한 진상규명, 원장에 대한 법적조치·처벌, 수유동 관내에 구립어린이집 확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원 위반한 원장, 오히려 폭로교사등 고소 그러나 이모 원장은 해당 교사 등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죄로 고소한 상태다. 기자는 이 원장과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다만 이 원장은 가정통신문을 통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쓰레기죽 화면은 어린이집에서 촬영된 것이 아니고 (해고된 교사가)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해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K어린이집은 민주노동당의 현장방문단(단장 최순영 의원) 조사결과 구청에 81명 정원으로 인가를 받은 것과는 달리 145명을 수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100명 이상의 시설에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하는 영양사, 조리사를 고용하지 않는 등 영유아법상의 인력배치 기준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강북구청은 지난 13일 K어린이집에 대해 100만원의 과태료를 매겼다. 강북구청 가정복지과 김병규 계장은 “50인 이상의 집단 급식소에 구민으로 구성된 어린이집 급식지킴이를 파견하는 등 이같은 사건을 막기 위한 대책을 세웠다.”면서 “K어린이집에 대해서는 북부경찰서의 수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위반사항 전반에 대해 강력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파크골프 이젠 한강에서

    파크골프 이젠 한강에서

    오늘날 사회문제 중 하나가 세대간의 갈등이라 한다. 갈등을 줄이려면 함께 몸을 부딪치며 땀을 흘리는 게 좋다고 한다. 잔디밭에서 할아버지와 아들, 손자까지 3대가 함께할 수 있는 레포츠, 파크골프를 권한다. 골프처럼 돈이 많이 들거나 배우기 어렵지 않은 파크골프는 골프와 게이트 볼의 중간 형태인 신종 레포츠다. 초등학생이나 노인들도 간단하게 배워서 즐길 수 있다. 더욱이 비용도 저렴하고, 한강시민공원에 파크 골프장이 있어 접근하기도 쉽다. 이번 주에는 가족과 함께 ‘나이스∼샷’ 한번 외쳐 볼까요.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아이들과 함께 가는 골프장 화창한 5일 여의도 63빌딩 앞 시민공원의 파크골프장을 찾았다.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한쪽 구석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스윙을 배우고 있다. 그늘 밑에 깔아놓은 돗자리에선 아기가 곤하게 잠을 자고 저만치에서는 도시락을 싸 온 가족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상식을 깨는 골프장, 파크골프장은 가족나들이 장소다. 바로 앞에 있는 필드로 나가 보았다. 제법 넓었다. 파란 하늘과 도심의 빌딩, 초록 잔디가 어우러져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할아버지 ‘나이스 샷∼’ 잔디를 밟다 보니 보송보송 기분이 좋다.4번 홀은 사람들로 북적댔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자들까지 모두 여섯 명이 티샷을 날리고 있었다.“와∼ 할아버지 파이팅.”“우리 아버지 멋쟁이.” 할아버지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필드에 가득 퍼졌다. 멋지게 티샷을 날린 할아버지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태우야, 이번엔 네 차례다!” 뒤이은 손자, 폼은 그럴싸한데 공은 엉뚱한 데로 날아갔다. 가족들이 “우∼”하고 야유를 보내자 할아버지는 “다음에 잘 할 게야.”라고 손주편을 들어준다. 아름답고 정겨운 풍경, 파크골프만의 매력인 것 같다. 파크골프는 신체 조건이나 세대에 상관없이 배우기 쉽다. 얼마나 공을 멀리 보내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공을 잘 다루느냐가 키포인트. 파크골퍼들의 실력도 엇비슷하다. 오히려 섬세한 여성들의 점수가 더 잘 나오기도 한다. ●훨체어까지 필드로 일반 골프는 장애인들은 좀체 접근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파크골프는 휠체어나 목발을 이용해서도 그린 위를 다닐 수 있다. 8개월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지금도 혼자서는 움직이기 힘든 김병창(62)씨가 가족들의 부축을 받고 그린 위에서 한손으로 골프를 하고 있다.“정말 좋은 운동입니다. 몸이 불편한 사람이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잔디를 밟으며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니 행복합니다.” 매일 집안에서만 지냈던 김씨는 주말 가족들과의 파크골프가 새로운 삶의 활력이 됐다고 말했다. ●부담없이 즐겨라 일주일에 두세 번은 꼭 들른다는 이종국(51·인슈넷 대표이사)씨는 “파크골프는 가족들간의 대화도 되찾아 줍니다. 게다가 가격도 부담없어요.”라고 말했다. 한강파크골프장 9홀을 라운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0분 정도. 이씨는 아들과 라운딩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홍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큰아들 태우와는 회사경영이론이나 경영철학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연세춘추’편집장 둘째 달우와는 주로 정치·사회 이야기를 나눈다. 이렇게 아이들과 일주일에 한번씩 이야기를 하니까 자녀들을 더 깊게 이해하게 되고 자녀들 또한 아버지의 고충을 알게 돼 친구처럼 됐단다. 어린 손자와 함께 파크골프를 치러 온 전윤석(62·파크골프협회 부회장)씨는 “어린이들이 골프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고 규칙이나 매너를 배울 수 있어 좋다. 손자들이 자세도 엉성하고 재대로 치지도 못하지만 주말에 잔디밭에서 하루 놀다 간다는 기분으로 간단하게 도시락을 준비해서 주말마다 온다.”고 한다. ●짜릿한 손맛 “와∼ 나이스 버디!”라는 환호성을 지르는 김안금(46·커피숍 경영)씨는 선배인 김재분(51·주부)씨의 버디샷에 박수를 보냈다.“홀컵에 공이 빨려 들어갈 때 너무 짜릿해요. 골프보다 더 재미있어요.”라고 활짝 웃어보였다. 네이버의 파크골프 동호회 회원인 양민숙(42·현대디지텍)씨는 “타수를 한타 한 타씩 줄여가는 것이 파크골프의 묘미”라며 “홀인원을 했을 때는 뭐라 말할 수 없이 가슴이 벅찼어요.”라고 말했다. 9홀 33타가 기본이지만 초보는 대개 45∼50타를 친다. 하지만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으면 25타 내외를 치는 프로급도 있다. 한국 파크골프협회(www.parkgolf.or.kr,02-412-4397)나 네이버 카페의 파크골프 동호회(cafe.naver.com/1parkgolf)에 가입하면 쉽게 파크골프에 입문할 수 있다. ■파크골프가 뭔데~ 파크골프(Park Golf)는 일반 골프가 아닌 공원에서 치는 일종의 변형 골프다. 게이트볼과 골프의 중간 형태로 골프와 규칙은 비슷하지만 장비는 간단하다. 감나무로 만든 헤드와 금속 샤프트로 이뤄진 클럽 한 개에 플라스틱 공, 고무 티만 있으면 된다. 일반 골프공보다 큰 6㎝ 직경의 플라스틱 공은 하늘로 날아가지 않고 굴러가거나 낮게 떠가는 것이 특징이다. 홀은 파 3∼5로 구성돼 있는데 9홀이 구비된 한강파크골프장인 경우 가장 긴 홀이 92m고 가장 짧은 홀은 30m이다. 보통 홀 간 거리는 20∼100m 정도로 9홀 기준으로 파(Par)는 33타이다. 처음 치는 사람의 경우 평균 45타가 넘게 나오지만 몇 번 치다보면 곧 익숙해진다. 골프와 마찬가지로 페어웨이 위로 공을 굴리는 게 타수를 줄이는 비결. 공이 잘 뜨지 않아 러프를 빠져 나오기가 힘들다. 홀컵이 크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 그냥 툭 쳤다가는 금방 타수가 늘어난다. 치는 즐거움을 더해주기 위해 벙커·해저드·브리지 등 다양한 장애물들을 만들어 놓았다. 파크골프는 1984년 일본 북해도에서 시작된 운동. 파크골프장은 한강 시민공원처럼 하천부지 등을 활용해 만들 수 있다.18홀을 만드는 데 3000평이면 충분해 도심 레저스포츠로 알맞다. 또 적은 비용으로 아이부터 노인들까지 쉽게 즐길 수 있어 ‘패밀리 레포츠’로 불린다. 일본에서는 파크골프 인구가 150여만명에 이른다. ■전국 여기저기서 즐기세요 1998년 강원도 평창 보광휘닉스파크에 6홀이 처음으로 조성됐다. 이어 양지 파인리조트와 제주 한화리조트, 대명 비발디파크에도 생겼다. 지난해 5월 파크골프협회가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에 9홀(2300평)을 만들어 본격적인 파크골프의 시대를 열었다. 또 경남 진해에도 오는 8월 파크골프장이 생기고 전남 목포, 경기도 고양·용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건설을 추진 중이다. 운동화에 간편한 복장이면 준비 끝. 경비는 클럽 대여료와 강습료를 포함해 1인당 5000∼8000원.2명 이상이면 게임이 가능하지만 네 명이 한 팀을 이루는 게 좋다. ■Rule 루랄라 알고 치면 너무 쉬워요 티샷부터 퍼팅까지 하나의 클럽만 쓰는 것이 특징.86㎝ 길이에 주먹보다 조금 큰 헤드가 달려 골프의 드라이버와 비슷한 모양새지만 길이가 짧아 휘두르기가 편하다. 하지만 공을 치는 타구면의 각도(로프트)가 90도보다 작아 공이 잘 뜨지 않는다. 값은 15만원 수준. 공은 지름 6㎝ 크기에 합성수지로 만드는데 골프공 표면과 달리 요철(딤플)이 없어 매끈하다. 공의 색깔로 자신의 공을 표시한다. 한강파크골프장에는 파랑·노랑·분홍 등 모두 여섯 가지 색의 공이 있어 한번에 여섯 명이 동시에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룰도 골프와 비슷하다. 홀마다 3∼5타의 규정 타수가 있는데 18홀 기준으로 66타가 기준이다(한강파크골프장은 9홀이므로 두번 라운드를 하게 된다). 공이 큰 만큼 홀컵도 20∼21㎝ 정도로 크다. 경기금지구역(OB구역)으로 공이 나가면 2벌타를 받는다.18홀을 도는 데 1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 우리농산물 무료급식 정말 좋아요

    우리농산물 무료급식 정말 좋아요

    학생들이 학교 급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리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그나마 급식비가 부담스러워 끼니를 거르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식중독 사고 165건 가운데 56건이 학교 급식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결식 아동은 전국에 걸쳐 2만 4961명에 이른다. 학교급식을 안심하고 먹기도 어려운 데다 이마저도 못먹는 아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경기도 과천시의 초등학교들은 5년전 부터 우리 농산물 무료급식을 실시해 이 문제들을 한번에 해결하고 있다. 지난 25일 경기도 과천시 청계초등학교 4학년 2반 점심시간.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전희영 영양사가 교실에 배식대를 막 갖다 놓았다.“오늘 배식조 나와야지.” 담임인 이은영(48) 교사의 말에 지수와 일형이, 우성이, 용하, 주현이, 유창이 등 6명이 우루루 나왔다. 오늘 메뉴는 비빔밥이다. 우성이는 “나물 종류가 많아서 비빔밥이 제 맛이 나겠는 걸.”이라며 콩나물과 당근, 시금치, 도라지, 청포묵, 양파, 버섯이 들어간 나물을 젓가락으로 열심히 섞었다. 주현이는 고추장을 준비했다. 용하는 큰 국자로 비빔밥에 곁들일 유부국을 저었다. 대부분 재료를 우리농산물로 쓰는 무료급식이다. 배식준비 끝. 학생들이 한 줄로 서서 식판에 음식물을 받기 시작했다.“나물 좀 더 줘.” 민수는 귓속말로 우성이에게 부탁했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나물에 욕심에 난 모양이었다. 맛있게 비벼 몇 숟가락을 떠 넣던 수영이는 “매일 메뉴도 바뀌고 신선해서 집에서 먹는 것 같다.”며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배식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밥을 더 달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반찬투정은 듣기 어려웠다. 남기는 반찬도 거의 없었다. 우리 농산물 무료급식은 청계초등학교에서만 하는 것은 아니다. 과천시 관내 청계·과천·문원·관문초등학교와 과천 지역 아이들이 일부 다니는 서울 양재초등학교 등 모두 5곳이다. 학생들이 이처럼 학교급식을 좋아하게 된 것은 학교와 학부모, 과천시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 농산물만 사용해 무료 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이 지역 초등학교가 우리 농산물 무료급식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 과천시가 무료급식을 위한 교육발전기금운용·관리조례를 만든 다음해였다. 당시 이 사업을 주도했던 이성환 전 과천시장은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려면 영양 상태가 좋아야 하는데 아직도 도시락을 못 가져오는 어려운 학생들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 일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과천시가 이같은 결정을 한 배경에는 학부모들의 적지 않은 급식비 부담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문원초등학교 학부모 석영애(42·여)씨는 “큰아들이 과천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데 연간 급식비가 40만원 정도 든다.”면서 “두 아들 급식비를 모두 내기엔 너무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어 “무료급식이 안 되는 중학교는 한 학교에 급식비를 내지 못 하는 학생이 모두 70여명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과천초등학교 급식소위원회의 한 위원은 “지난해 급식비를 내는 조건으로 1∼2학년 학생의 급식을 실시할지 여부를 두고 설문조사를 했는데 반대 의견이 많았다.”면서 “반대 의견 중 상당수가 급식비 부담을 원인으로 꼽았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만 무료급식을 반기는 것은 아니다. 교사들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사례를 들며 무료급식에 만족하고 있다.2년전 청계초등학교로 전근 온 윤석자(여) 교사는 “이전 학교에서는 한 반에 생활이 어려워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아이들이 5∼6명 정도 있었는데 돈을 내라고 말하기도 무척 힘들었다.”면서 “무료급식이 아니라면 이 학교에서도 한 반에 4∼5명은 급식비를 못낼 것”이라고 말했다. 관문초등학교 양미자(여) 교사도 “다른 지역의 학교에서는 급식비를 내지 못한 아이들까지 모두 급식을 하다 보니 식사의 질이 떨어져 다른 학생에게도 피해가 갔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재배한 우리 농산물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것도 학부모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특히 청계초등학교는 안전성을 위해 되도록 친환경 농산물을 쓰고 있다. 현재 30여개 식재료에 친환경 농산물을 쓰고 있다. 액수로는 전체 급식 예산의 15%에 해당한다. 전희영 영양사는 “수입 농산물은 유통기간이 길고 우리 농산물에 비해 농약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불안해한다.”면서 “앞으로 친환경 농산물의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족한 예산은 급식비에 포함됐던 우유를 선택 급식으로 돌리고 남는 우유값 235원만큼 친환경 농산물의 비중을 늘렸다. 우리 농산물과 친환경 농산물을 쓰는 데 학부모들도 적극적이었다. 청계초등학교 급식소위원회 서진이(36·여) 위원은 “학부모 52명이 조를 짜서 일주일에 두 차례 조리실에서 친환경 농산물 인증표를 확인하는 등 제대로 된 농산물이 들어오는지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나물업체인 하늘농가와 어패류업체인 수협중앙회, 육류업체인 안양축협에 견학을 가서 현장에서 음식 재료를 직접 확인하는 등 학부모들이 직접 항목별로 급식 계약업체를 방문해 업체를 선정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과천초등학교도 올해부터 학부모들의 급식 재료 검수와 업체 방문을 시작했다. 문원과 관문초등학교도 조만간 학부모들의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기도교육청 이연숙 급식담당관은 “시민단체들이 급식지원 관련 조례제정을 촉구하는 등 지자체별로 무료급식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점차 무료급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과천시의 경우 경마장 지방세 등 재정이 탄탄하고 학생 수가 적어 무료급식을 실시하기엔 여건이 좋다.”고 설명했다. 글 사진 과천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과천시 초등학교 무료급식 일지 ▲1998년 7월 초등학교 무료급식 추진계획 수립 ▲1999년 1월 과천시 교육발전기금운용·관리조례 공포 ▲2000년 1월 2000년 하반기부터 초등학교 3∼6학년 대상 무료급식 결정. 음식 단가 1인당 1600원으로 확정 ▲2000년 9월 초등학교 무료급식 지원 시작. 자료:과천시청 ■ 늘어나는 우리농산물 활용 우리 농산물을 학교급식에 활용하는 곳이 과천 외에도 여러 곳 있다. 과천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우리 농산물 무료급식을 실현했지만 인천시와 경기도 김포시와 여주군 등에서도 학생들에게 고향 쌀을 먹이고 있다. 김포시는 2002년 6월부터 김포쌀을 관내 학교에 공급하고 있다. 김포쌀의 소비를 늘려 농민 소득도 늘리고 영양분이 풍부한 쌀을 학생들에게도 공급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김포시 관내 학교는 초·중·고등학교 43곳이다. 김포시는 이 가운데 41곳에 올해 3억 3300만원을 지원한다. 김포시청 농정과 민정식 주사는 “4만 8000원 하는 20㎏짜리 김포쌀 가격의 30%인 1만 6000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여주군은 2002년 말부터 농협과 함께 관내 모든 49개 초·중·고를 대상으로 내 고장 쌀인 여주쌀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 방식은 여주쌀과 정부미와의 차액을 지원한다. 여주쌀은 20㎏당 5만 1000원인 반면, 정부미는 1만 9130원이다. 그 차액인 3만 1870원 가운데 군청은 2만 6870원, 농협은 5000원을 지원한다. 올해 들어갈 총 예산은 4억 8600만원이다. 여주군청 농정과 이순열 담당자는 “재작년까지 초등학교만 지원했는데 반응이 좋아 더 늘렸다.”면서 “지난해에는 중·고등학교 급식에 여주쌀과 정부미 차액의 50%를, 올해에는 100%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도 지난해부터 시내 81개 학교 급식에 인천에서 생산하는 친환경 쌀을 공급하기 위해 정부미와의 차액을 지원하고 있다. 친환경 쌀은 20㎏당 6만 5000원으로 20㎏당 1만 9130원인 정부미와의 차액인 4만 5870원을 지원한다. 현재 이 사업에 20여억원을 예산에 반영해 놓았다. 인천시 강성원 농정과장은 “친환경 쌀은 무비료, 무농약인 만큼 비용이 많이 나가 수익을 늘리기 어려운 면이 있다.”면서 “친환경 쌀을 생산하는 농가는 소득을 올리고 성장기 학생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시행주역 여인국 과천시장 “예산상 어렵지만 무료급식은 계속 이어나갈 것입니다.” 여인국 과천시장은 학생들이 더 좋은 여건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무료급식을 계속 실시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과천의 무료급식은 과천시 교육발전기금으로 운용되고 있다.2000년에 수립된 과천시 교육발전기금운용·관리조례에 의해 1999년과 2000년,2003년에 일반예산에서 각 50억원과 130억원,70억원을 할당, 모두 250억원의 기금을 모았다. 무료급식비는 모두 이 기금의 이자로 충당한다. 현재 1인당 급식 단가는 1600원. 관내 초등학교 3∼6학년 초등학생 4800여명으로 계산하면 연간 14억원 정도다. 이같은 무료급식비 지원은 다른 자방자치단체에서 보면 부러움의 대상이다. 서울경마장에서 나오는 지방세 등 상대적으로 재정여건이 좋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천시가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과천시 올해 예산 2185억원 가운데 서울경마장의 지방세는 795억원. 하지만 요즘 경마장 이용객이 감소하는 등 지방세 수입이 줄어들고 있는 탓이다. 하수처리시설 등 오래된 과천시의 시설을 재정비하는 데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갈 전망이다. 여 시장은 “2000년부터 2003년까지는 기금의 이자수입금으로 충당했지만 최근 이자율이 떨어져 예산이 부족해 지난해에 3억 8400만원을 일반회계에서 추가 할당했고, 올해도 4억 9900만원을 추가 지원해야 할 형편”이라며 걱정했다. 하지만 그는 “교육에 대한 투자가 가장 가치있는 투자인 만큼 무료급식은 지속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과천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마니아]“응원 우승하면 다 이긴셈”

    [마니아]“응원 우승하면 다 이긴셈”

    서울시 25개구가 뿜어내는 오색 찬란한 빛깔이 22일 개최된 서울시민 생활체육대회를 빛냈다. 선수단은 개회식에서 각 지역구의 특징을 살린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입장, 눈길을 끌었다. 일부 지역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 나와 구대항 응원전을 준비,‘단결된 힘’을 뽐냈다. ●지역특징 살린 입장 퍼포먼스 흥을 돋우기 위해 이날 오전 9시20분부터 식전행사가 펼쳐졌다. 염광여자정보고교 고적대가 첫 연주를 선보인데 이어 에어로빅, 음악줄넘기, 태권도 시범경기가 잇따랐다. 중앙무대와 운동장 중간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로 이런 모습이 생생히 전달됐다. 강동구를 필두로 선수단이 입장하자 열기가 달아올랐다. 이명박 서울시장, 이의민 서울시 생활체육협회장, 임동규 서울시의회의장, 엄삼탁 국민생활체육협의회 회장 등이 무대 위에 올라 손을 흔들며 선수단을 맞이했다. 구청장이나 구의원, 지역 협회장이 참석한 경우엔 무대에 함께 올라 선수들을 격려했다. 그러나 서초구 등은 구 관계자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선수단은 독특한 퍼포먼스로 박수 갈채에 화답했다. 고적대나 풍물패를 앞장세워 눈길을 모은 뒤 지역 특징을 살린 퍼레이드를 펼친 것. 중구는 충무공 이순신의 고향답게 대형 거북선을 선보였고, 송파구는 롯데월드 고적대로 흥을 더했다. 서대문구는 이색적인 사자놀이와 용춤 공연을 펼쳐 주목받았다. 동작구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여성 2명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경기장에 입장, 이명박 시장 등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강서구는 말 5마리를 타고 등장한 뒤 허준을 그린 대형 그림을 흔들며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관악구는 수십개의 풍선을 하늘로 날려 분위기를 띄웠다. 경기장을 에워싼 응원단 1만여명도 지역구 선수들이 입장할 때면 환호성을 질렀다. 흐린 날씨에도 빨강·주황·초록·남색 티셔츠와 응원도구 덕에 경기장은 오색찬란한 빛이 만발했다. ●응원전에 강남은 없다 지역구민의 단결된 힘을 보여주는 응원전에선 강북과 강남이 크게 차이를 보였다. 대표 강남지역인 서초구와 강남구에선 응원단이 나오질 않았다. 동작구만 유일하게 하늘색 옷을 맞춰 입고 에어방망이를 두드리며 응원, 결선 경기에 올랐다. 반면 도봉·광진·강북·영등포·중랑·동작·성동·서대문구 등은 자리를 가득 채우고 대중가요 ‘아파트’ 등에 맞춰 춤을 췄다. 서대문구에선 한성 화교 중고교 학생 20명으로 구성된 용춤 공연단이 운동장을 뛰놀았고, 빨강·초록·노랑·남색 대형 깃발이 응원단을 수놓았다. 광진구 치어리더는 노란·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꽃수술을 흔들며 응원단을 지휘했다. 우승은 도봉구가 차지했다. 점심식사도 거른 채 결과 발표 때까지 경기장이 떠나가라 소리 지르며 응원한 덕이었다. 특히 최선길 구청장이 지역 주민과 함께 응원에 참여, 사기를 높였다. 최 구청장을 비롯해 응원단 전체가 오후 2시쯤에야 도시락을 먹었다. 행사에 참가한 임일순(51·마포구 창전동)씨는 “이웃들과 어울려 춤추고 노래하다 보니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 신난다.”면서 “생활체육대회가 축제와 화합의 한마당으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은주 이두걸기자 ejung@seoul.co.kr ■ 생활체육 경기일정 서울시 ●제15회 시장기 배드민턴대회.28일(토)∼29일(일). 올림픽공원 제1체육관.(02)2203-2456. ●제6회 시장기 탁구대회.28일(토)∼29일(일). 서울시립대.(02)571-0073. ●제4회 시장기 족구대회.29일(일). 망원유수지 체육공원.(02)412-6322. ●제6회 시장기 농구대회.29일(일). 한강시민공원 이촌지구 농구장.(02)323-7823. ●서울시민 생활체육대회 축구.29일(일) 오전 9시.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 축구장. ●서울시민 생활체육대회 테니스.28일(토) 오전 9시. 목동테니스장. ●서울시민 생활체육대회 풋살.28일(토) 오전 10시. 양천구 인조잔디구장. 성북 제2회 동선회장기 축구대회.29일(일) 오전 9시. 고명정보고 운동장. 용산 어린이 풋살축구대회.29일(일) 오전 10시. 청파초교 운동장.(02)710-3320. 금천 ●제5회 구청장배 수영대회.28일(토) 오후 2시. 금천구민 문화체육센터 수영장.(02)890-2410. ●제2회 구청장배 구민 건강달리기대회.29일(일) 오전 9시30분. 안양천 둔치.(02)890-2410. 송파 제3회 구청장기 여성축구대회.28일(토) 오전 10시. 송파구 여성전용축구장. 강서 제5회 구청장배 단학기공 경연대회.28일(토) 오후 2시. 강서구민회관. 노원 제4회 구청장기 당구대회.29일(일) 낮 12시. 중계동 오프라인 당구장.(02)976-8421.
  • [인간시대] 평생교육시설 양원주부학교 학생 염성려 할머니

    [인간시대] 평생교육시설 양원주부학교 학생 염성려 할머니

    “그래도 4학년까지 다녔으니, 다른 사람들보다는 나은 편이지요.”(염성려·79·서울시 서대문구 창전동) 햇님 사이로 빗방울이 오락가락하는 18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대흥동 18의4 지하철 2호선 대흥역 쪽 한갓진 골목에 들어서 있는 양원주부학교. 학교 입구에는 ‘경축, 대검(대학입학 검정고시) 전국 최고령 합격 신평림(75세)’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3층 높이로 건물과 건물을 이어 나부끼고 있었다. ●가정형편 어려워 초등학교 4학년 중퇴 늦은 점심 도시락을 챙겨 먹느라 약간은 시끄러운 가운데 얼핏 보기에도 늦깎이 학생인,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이 차분한 발걸음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1시35분쯤 3층 304호 교실에서 수학 수업시간으로 접어들자 ‘어르신 초등학생’ 50여명은 진지하게 ‘손아래뻘 선생님’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자, 계산을 시작해요.…. 분모는 분모끼리, 분자는 분자끼리 곱하는 것 아시죠. 그럼 얘는 누구랑 곱해요?” 수학을 맡은 손미진(35·여) 선생님이 유치원 아이들 앞에 서듯 똑 부러지는 말로 묻자, 대부분 언니뻘일 듯한 학생들 사이에서는 “7요,7요.”라고 대답하는 소리가 교실 구석구석에서 메아리처럼 잇달아 터져나왔다. 평생교육시설인 양원주부학교는 대검 최고령 합격자를 낸 데다, 올해 초 성인을 대상으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학력인정 초등과정이 생긴 덕분에 더욱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학생은 졸업만으로 학력을 인정받는 초등부, 염 할머니의 경우처럼 그렇지 못한 기초부와 중등부, 고등부, 전문부, 교양부, 평생부 등 7개 부문에 2425명이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50분 수업이 끝나고 복도에서 양원주부학교 ‘초등생’인 염 할머니를 만났다.21일 용산고등학교에서 중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를 치르는 염 할머니는 “글쎄, 주위에서는 다들 (합격이) 될 것이라고 얘기하는데 큰 일”이라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출생한 염 할머니는 고향에서 4학년까지 다니다 학업의 뜻을 접어야만 했다. 어려운 집안살림에 당시만 해도 딸들에게 공부를 시켜 무엇 하랴는 편견 탓이었다. 염 할머니는 “그래도 오래 전이나마 그 때 배워둔 게 적잖게 보탬이 되는 것 같다.”고 수줍게 웃었다. ●배움 앞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 6·25전쟁 전 미리 서울로 시집와 2남2녀를 뒀지만 36살 때 병약한 남편이 별세해 홀몸이 됐다. 이후 삯바느질과 시장통 배달 등으로 자녀들을 키우느라 때를 한참 넘기고 나서야 배움에 대한 ‘허기’가 느껴져 지난해 이 학교에 입학했다. 슬하에 4남매 가운데 막내만은 아직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살고 있다는 염 할머니는 “신문에 나가면 애들이 ‘왜 뒤늦게 이름을 알리느냐.’고 핀잔을 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염 할머니는 지난해 2년제인 중학교 검정고시를 거쳐 고검 준비를 하고 있는 양정자(80) 학생을 빼고는 2400여명 중 최고령에 속한다.“충남 서산 등 멀리서 몇 시간 들여가며 공부하러 오는 분들에 비하면 난 행운아”라고 한다. 창전동 집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이니, 운동삼아 걸어오기도 한단다. ●빠짐없이 하루 4시간 예·복습 “나만 해도 학생 신분으로 배우는 입장이니, 나이는 당연히 잊어야지요. 진학이 중요해서가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공부해야 하는데…. 세월은 기다려 주지 않는데, 학교 다니면서도 게으름 피우는 것은 철없는 탓이어서 나중에 분명 후회하게 됩니다.” 특히 음악과 자연이 어려우면서도 좋다는 염 할머니는 4시간짜리 수업을 마치고 귀가한 뒤엔 저녁 8시부터, 하루 4시간 동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예·복습을 한다며 각오를 되새겼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문화마당] 스승의 날을 보내면서/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학생들이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감사의 자리를 마련했다. 강의실을 오색 풍선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간단한 다과를 준비한 학생들과 함께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그들은 자신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 모두에게 카네이션을 직접 달아주고,“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로 시작되는 감사의 노래도 불렀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가르쳐 주신 모든 선생님들의 고마운 모습이 떠올랐다. 가난해서 점심을 굶고 있을 때 당신의 도시락을 건네주시던 선생님,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늘 말씀하시던 선생님, 한 달에 한번씩 우리들을 데리고 등산을 하면서 문학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 주시던 선생님, 그 모든 선생님들의 인자한 모습이 또렷하게 되살아났다. 그 분들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내가 있겠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스승의 은혜는 하늘보다 더 높고 깊다는 생각을 했다. 학생을 가르치면서 늘 스스로 사표로 여기는 선생님이 두 분 계시다. 한 분은 대학 때의 은사이시다.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엄하기로 소문나 있었다. 사전에 미리 공부를 하지 않으면 도저히 답을 할 수 없는 질문을 하여 우리들을 공포에 떨게 하였다. 그런 선생님이 무서워 어떻게 하면 피할까 하는 궁리만을 했다. 그러다가 선생님께서 늘 밤늦게까지 연구실에서 연구에 몰두하다가 거의 자정이 다 되어서 귀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선생님을 모시면서 훗날 강단에 서게 되면 선생님처럼 학생들을 혹독하게 가르치고, 또 열심히 연구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박사학위를 받고 시간강사를 하면서 견디기에 무척 힘든 일을 겪을 때이다. 선생님은 여러 문인들과 함께 보길도로 여행을 갔다 오자고 하였다. 선생님과 함께 한 보길도 밤바다는 장관이었다. 윤후명의 소설을 보면 ‘모든 별들은 음악소리를 낸다.’는 구절이 있는데, 그 구절처럼 밤하늘의 별들은 ‘쏟아진다.’는 표현으로는 모자랄 정도로 찬란한 빛을 밤바다에 퍼부으면서 반짝이고 있었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었다. 그 별빛과 음악에 가슴속에 맺혀 있던 괴롭고 힘든 일들이 깨끗이 씻겨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동시에 그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선생님의 은혜에 가슴 깊이 감사를 드리고 싶었다. 다른 한 분은 대학원 때의 은사이시다. 혹독한 공부를 해야 하던 시절, 선생님은 학문은 물론이고 삶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특히 선생님은 제자 사랑이 유별나, 제자들이 힘들어하는 일이 있으면 늘 인자한 얼굴로 제자를 다독거리면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었다. 두해 전 정년퇴임을 하였지만, 지금도 수시로 힘든 일은 없느냐, 건강은 어떠냐 하고 물으면서 제자들 걱정만 하고 계신다. 스승은 제자가 올바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환하게 밝혀 주는 등불과 같은 분이다. 그리고 그런 스승의 뜻을 받드는 것이 제자의 도리이다. 하지만 요즘 스승과 제자의 돈독한 관계가 흔들리는 듯하다. 초, 중, 고 교육 일선에 계시는 이 땅의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위대하고 훌륭한 분들이다. 그 분들은 제자가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모든 것을 바쳐 가르치고, 나무라고, 감싸 안으면서 평생을 보낸다. 그런 스승께 제자로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할 시간조차 가질 수 없다니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머지않아 스승의 날도, 사제지간이라는 소중한 단어도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은 왜일까. 진정한 스승이 되기도 어렵고, 진정한 제자가 되기도 어려운 세상이다. 그런 까닭인지 정성 드려 스승의 날 행사를 마련한 우리 학생들이 마냥 예쁘기만 하다. 그런데 학생들로부터 꽃을 받기 전에 두 분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는 것이 순서일 텐데, 바쁘다는 핑계로 아직 찾아뵙지를 못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마음 한 구석이 영 개운치 않다. 하루라도 빨리 선생님을 모시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라는 마음의 신호인 것 같다.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 구름속의 산책-중국 황산

    구름속의 산책-중국 황산

    ‘황산에 오르고 나니 천하에 산이 없더라(登頂黃山 天下無山)’기암괴석과 노송 사이로 운해가 얕은 바람에 춤추는 천혜 비경. 황산에 대해 중국인들은 명나라때 지리학자 서하객의 입을 빌려 이렇게 극찬한다. 허풍이 다소 심한 중국인들이기는 하지만 누구도 황산이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이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1990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명산이다. 국내에서는 ‘산이란 올라갈 땐 남이지만 내려올 땐 친구가 되는 곳’이라는 항공사 광고에 등장하면서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국내에 알려진 것은 빙산의 일각. 오랜 공사끝에 지난 2001년에야 겨우 등산로가 완공돼 중국인들도 발을 들여 놓지 못했던 서해대협곡은 황산의 최고 절경이다. 태고의 비경을 간직한 깊은 협곡은 황산 안내지도에조차 등산로가 표시돼 있지 않은 처녀지다. 이때문에 황산을 보고 왔어도 서해대협곡을 돌아보지 않고는 황산을 다녀왔다고 감히 말할 수 없다. 이제 막 모습을 드러낸 서해대협곡의 비경을 안내한다. ●올라갈땐 남이지만 내려올땐 친구되는 곳 설렘이 잠을 깨웠다. 발 아래 펼쳐지는 운해의 장관이 눈에 아른거려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서울에서 상하이를 거쳐 늦은 밤 황산 시내에 도착, 피곤함이 밀려왔지만 새벽 5시 저절로 눈이 떠졌다. “조금 늦게 출발하면 산 중턱까지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2∼3시간 기다려야 한다.”며 재촉하는 가이드 김용운(29)씨를 따라 간단하게 아침을 먹은 뒤 오전 7시 서둘러 황산으로 출발했다. 시내에서 산입구까지는 버스로 2시간. 김씨는 지린성 창춘이 고향인 조선족 동포. 황산의 아름다움에 반해 이곳에서 가이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황산은 원래 검은산이 많아 ‘이산’으로 불리다 양귀비의 남편으로 더 유명한 당나라 현종이 산에 반해 ‘황산’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설명했다. 황산은 남부 안후이성에 위치한 산으로 남북 40㎞, 동서 30㎞로 설악산의 3배쯤 된다. 오전 9시. 버스는 황산의 초입인 황산대문을 지나 굽이굽이 산길을 달려 해발 900m 지점인 케이블카 승강장인 자광각에 도착했다.‘중국인들이 죽기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어하는 산’이라는 말처럼 산입구는 벌써부터 중국인들로 북적거렸다. 관광객이 몰려 케이블카를 타는 데만 30여분의 줄을 서야 했다. 입장료는 130위안이며 별도로 케이블카 탑승료(편도) 65위안을 내야 한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6인승 케이블카를 타고 10여분쯤 올라가자 1600m 고지인 옥병참에 도착했다. 황산은 해발 1864m로 최고봉인 연화봉을 비롯해 72개의 형형색색의 봉우리가 즐비하다. 봉우리 사이로 흩어졌다 모이는 구름들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티없이 맑았던 하늘도 옥병참에 도착하자 운해가 산을 덮었다. 오전 10시 드디어 구름속으로의 산행이 시작됐다. 산행 코스는 ‘연객송→연화봉→오어봉→해심정→보선교’를 거쳐 서해대협곡 트레킹. 경치를 구경하면서 여유있게 걸어도 8∼9시간이면 충분하다. 특히 등산로는 “남녀노소 모두 황산을 보고 즐기게 하라.”는 덩샤오핑평의 지시에 따라 기암괴석을 깎아 계단을 만들거나 길이 없는 곳은 산허리에 계단을 박아 등산로를 만들었다. 계단은 모두 14만여개. 가장 먼저 반긴 것은 황산송으로 불리는 소나무 연객송. 소나무들은 기암괴석들에 뿌리를 박고 서서 기암봉의 풍광을 아름답게 만든다. 연객송이 황산의 대표적인 소나무다. 연화봉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운해가 덮였다. 한치 앞을 바라보기 힘들 정도로 온통 뿌옇다. 앞사람 발을 따라 가기를 10분. 구름이 걷히자 대한항공 광고에서 중국인 노인에게 “니하오”라고 인사를 건네는 연화봉 허리에 도착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올라 황산 최고봉 연화봉에 도착하자 곳곳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발밑으로 구름이 깔린 봉우리가 장관을 연출했다. 관광객들은 기념촬영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산에는 “야∼호”하는 메아리가 울려 퍼졌다. 환갑의 나이로 황산을 찾은 대구 효성여고 동창생들의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권태현(60·서울 구로구)씨는 “젊은 시절부터 인생을 함께한 친구들과의 산행은 멋진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칼로 깎아놓은 듯한 기암절벽을 휘감으며 흐르는 운무는 마치 우리의 우정을 축복하는 듯했다.”고 즐거워했다. ●숨은 절경 서해대협곡속으로 “지금까지는 서막에 불과하다.”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의 봉우리와 기괴한 모양의 소나무, 바람 따라 흘러가는 운해에 취해 절경에 취할 틈도 없이 가이드는 서해대협곡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았다. 그는 “중국인들도 황산에 오면 연화봉까지만 다녀가고, 한국 관광객들도 서해대협곡을 가본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라면서 “서해대협곡 루트는 지난 1979년 이 곳을 보고 감탄한 덩샤오핑의 지시에 따라 12년간의 설계와 9년간에 걸친 공사를 통해 지난 2001년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낮 12시 연화봉을 지나 해심정에 도착하자 북적거리던 관광객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보선교로 가는 길에는 아예 관광객을 찾기 힘들 정도. 북적임 대신 새소리가 반겼다. 점심을 먹기 위해 서해대협곡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침대봉의 널찍한 바위에 자리를 잡았다. 미리 준비한 도시락은 중국 과자와 통조림, 사과, 음료수, 소시지 등에 불과했지만 꿀맛이었다. 그러나 한국식 김밥과 도시락을 준비해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교차했다. 점심을 먹자마자 서해대협곡의 시작을 알리는 보선교에 도착했다. 천길 낭떠러지 사이의 봉우리를 연결한 다리. 다리에서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하다. 난간 바로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심장이 약한 사람은 다리가 후들거려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떨려온다. 보선교에서 나오자 계단길이 눈앞에 펼쳐졌다. 깎아지른 듯 뾰족하게 서 있는 기암괴석 봉우리에 갔다가 붙였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정도로 바위 주변을 에둘러 뻗은 계단 등산로가 나타났다. ‘어떻게 만들었을까. 혹시 무너지지 않을까.’하는 기우가 머리를 스쳤다. 용기를 내보지만 선뜻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다리폭은 1m, 난간이라고 해야 높이 50㎝의 허약한 철제봉이 연결돼 있을 뿐. 다리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다. 담이 약한 사람은 봉우리에 등을 기대고 겨우겨우 건넌다고 한다. 특히 발을 뗄 때마다 다리가 미세하게 ‘쿵, 쿵’ 울리는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 서해대협곡을 이어주는 것은 모두 이 같은 계단길이다. 배운정까지 이르는 3㎞가 모두 계단으로 돼 있다. 길이 없는 곳에 등산로를 만들다보니 산을 뚫거나 허공다리를 놓을 수밖에 없었다 게 가이드의 설명. 배운정까지 등산로는 험난하기 그지 없다.60∼70도에 이르는 경사도의 봉우리를 3개나 넘어야 한다. 또 서해대협곡 봉우리들은 이름이 없다. 지금까지 봉우리들은 모양이나 전설에서 따온 이름이 붙어있지만 길이 난 지 4년이 채 안 된 이 곳의 봉우리들은 아직 이름이 붙여지지 않았다. 봉우리 아래에서 정상까지 오르내리기를 여러차례. 몸은 어느덧 계단에 익숙해져 있었다. 겁도 사라졌다. 얼마를 지났을까. 마지막 봉우리 오르막길을 남기고 힘이 부쳐온다. 배운정까지 300∼400m를 수직으로 올라야 한다. 100계단에 한차례 쉬어보지만 끝이 없다. 배운정에 올라 뒤를 돌아보니 ‘어떻게 올랐을까.’ 하는 뿌듯함과 자신감이 밀려왔다. 정말 황산에 오길 잘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산 정상에 있는 북해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저려오는 종아리 근육을 풀기 위해 호텔에서 발마사지를 받았다. 요금은 1시간에 130위안 정도. 별도로 20위안의 팁을 주어야 한다. 이어 로비에서 시원한 칭타오 맥주(매점 15위안, 카페 20위안)로 갈증을 달랜 뒤 황산 속에서 잠을 청했다. ●황홀한 황산의 일출 다음달 새벽 5시. 운해 사이로 해가 뜨는 황산의 일출을 보기 위해 호텔 앞 작은 봉우리 로 향했다. 해를 볼 수 있는 곳은 이미 사람들로 꽉차 발디딜 틈이 없었다. 겨우 비집고 들어가 1시간30분만에 떠오른 해를 맞이할 수 있었다. 구름이 깔린 봉우리 사이로 힘차게 붉은 해가 솟았다. 해를 보며 소원을 비는 것은 중국인이나 우리나 매한가지. 저마다 소망을 풀어놓는다. 이색적인 것은 산등성이 난간의 쇠사슬 사이에 빼곡하게 채워진 자물통. 여기에 자물통을 채운 뒤 열쇠를 산에 버리면 ‘사랑이 굳게 잠긴다.’고 믿는 연인들이 해놓은 사랑의 징표다. 호텔로 돌아와 아침을 먹은 뒤 오전 9시 다시 산행이 시작됐다.‘비래석→광명정→백압령역 케이블카’가 있는 곳까지 6㎞ 남짓한 산행. 어제에 비해서는 큰 부담이 없다. 비래석은 말그대로 어디에서 날아온 돌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손오공이 하늘을 날아가다 복숭아를 한입 먹고 나서 황산을 걷는 사람들이 목마를 때 갈증을 해소하라고 던졌는데 그것이 바위가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백압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운곡사로 내려왔다. 케이블카는 올라가는 것과는 달리 50인승으로 요금은 65위안으로 같다. 운곡사는 명나라때 지어진 절인데 1920년 불에 타 이름만 남아있다. 길고도 짧았던 황산 서해대협곡으로의 여행은 운곡사에서 다시 한번 전경을 바라보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중국인들이 왜 황산을 천하제일의 명산이라고 극찬하는지를 조금이나마 실감할 수 있었다. ●황산의 먹을거리에 빠져보자 중국은 어느 곳이든 음식이 푸짐하듯 황산에서도 전통 중국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음식이 기름져 우리 입맛에는 다소 느끼하지만 큰 거부감은 없다. 황산은 관광지라서 음식이 국제화돼 덜 느끼하고 덜 달게 만들었다. 향초도 거의 넣지 않는다. 실제로 4박5일의 여행기간 동안 중국 음식으로 삼시 세끼를 먹어도 한국음식이 크게 그리워지지 않는다. 주마간산식으로 중국음식을 섭렵했지만 먹을 만한 음식은 두부와 계란, 고추, 돼지고기, 천채 등이 들어간 음식들이다. 녹차 등과 함께 마시면 느끼함을 덜 수 있다. 두부를 발효해 튀긴 ‘발효두부 튀김’과 계란을 물에 풀어 건져낸 뒤 토마토와 볶은 ‘계란·토마토 볶음’은 특히 군침을 돌게 한다. ■ 미리 알고 가세요 황산은 중국 안후이성 남쪽 끝에 위치해 있으며, 상하이에서 남서쪽으로 500㎞정도 떨어져 있다. 안휘성을 흘러 지나가는 양쯔강 이남에 있다.기온은 우리나라와 같이 뚜렷한 사계절이 있으며,3∼5월과 9∼11월이 여행하기에 가장 좋다. 한 여름에는 40도 이상 올라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환율은 중국돈 10위안(CNY)이 우리돈 1270원 정도. 시차는 베이징을 표준시로 하며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다. 우리가 오전 8시이면, 중국은 오전 7시. 여행준비물은 발이 편한 등산화와 방풍 재킷, 긴팔 티셔츠와 함께 비옷이나 우산을 준비하면 좋다. 또 물병과 카메라, 도시락 등을 넣을 수 있는 배낭이 필요하며, 햇빛을 차단할 수 있는 모자가 있어야 한다. 황산은 계단이 많아 관절이 약한 사람은 무릎보호대와 스틱을 준비하면 좋고, 음식이 맞지 않을 우려가 있으므로 고추장과 밑반찬을 조금 가져가면 유익하다. 상비약으로 소화제와 감기약, 물파스 등도 준비하면 좋다. 가는길은 서울에서 황산까지 직항은 없고, 상하이를 거쳐야 한다. 상하이에서 황산까지 중국동방항공에서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1시간. 버스나 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데 상하이∼항저우∼황산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버스로 6시간 정도 소요된다. 황산에서 상하이간 기차가 운행되는데 9시간 정도 소요된다. 여행상품은 오지 탐사 전문여행사인 혜초여행사(www.hyecho.com)가 서해대협곡 트레킹 상품을 판매한다. 상품은 황산 트레킹과 함께 항저우, 상하이를 돌아보는 상품으로 3박 4일과 4박 5일 일정이 각각 69만원,78만원이다. 문의는 트레킹팀 (02)6263-3330. 황산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SK ‘행복 나누기’

    SK가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일자리 4230개를 창출하기로 했다. 또 3대 사회공헌 방향 및 7대 전략 과제를 중심으로 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향후 3년간 3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SK그룹은 1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행복 경영’ 로드맵을 제시했다. SK는 우선 향후 3년간 500억원을 투입하고, 계열사별로 사업적인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일자리 4230개를 창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체 채용인원의 최대 10%가량을 장애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대학 특별전형 합격자 출신으로 뽑는 ‘소외계층 채용 할당제’를 도입한다. 또 연령 만기로 보육시설에서 퇴소하는 청소년과 소년소녀가장 420명에게 교육비와 급여, 생계 지원비를 제공하면서 SK네트웍스의 경정비 사업인 스피드 메이트 인턴사원으로 채용하고, 우수 인력은 정식 직원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아울러 소외계층의 결식 문제를 해결하면서 일자리 창출도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도시락 제조업체를 설립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밖에 콜센터 장애인 채용, 시설 안전 점검원 채용, 무료 IT교육센터 확대 운영, 저소득층 보육시설 지원 등 다양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SK는 이와 함께 소외계층의 자활 및 사회통합 지원, 사회ㆍ지역별 균형발전, 사회구성원의 자원봉사 문화 확산 등 3대 추진방향을 세우고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 ▲사회복지 ▲환경문제 해결 ▲교육·장학 ▲문화·예술 장려 ▲지역사회 지원 ▲임직원 자원봉사 등 7개 중점 실행과제를 설정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SK의 경영이념인 행복 극대화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의 행복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실질적으로 소외계층의 자활을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기업의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마음으로 먹는 밥 공양/호산 지음

    공양(供養). 불교에서 말하는 밥 먹는 일, 곧 식사다. 그러나 단순히 밥 먹는 행위만 뜻하는 것은 아니다.‘우리 이웃에게 필요한 어떤 물건이나 참다운 진리의 가르침을 베풀어주는 것’이라는 보다 넓은 의미가 담겨 있다. 굳이 공양의 큰 뜻을 말하지 않더라도 밥은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함과 어머니의 정을 느끼게 한다.‘부처님 오신날’(15일)을 맞아 달마사 주지 호산 스님이 공양에 얽힌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마음으로 먹는 밥 공양’(북로드 펴냄)을 펴냈다. 한평생 공양하며 몸과 마음을 수행해온 주지스님의 밥에 얽힌 이야기는 무엇일까? “인생이란 밥공부이자 마음공부”라고 말하는 호산 스님에게 공양은 곧 수행이자 일종의 의식이다. 그러나 그가 엮은 44편의 이야기는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공양이라는 소재를 통해 음식과 인생에 대한 경험담과 생각을 재미있게 풀어낸다. 특히 이야기 곳곳에 지은이가 직접 그린 포근한 수채화들이 글의 감칠맛을 더한다. 출가하면 절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기초예절인 발우공양. 발우는 스님의 밥그릇이다. 공양을 하면서 한끼 밥이라도 탐심을 버리고 도를 닦기 위해 먹으라는 뜻을 담아 외우는 암송 ‘오관게’와, 공양이 끝났을 때 발우를 씻은 물을 지옥의 아귀에게 나눠주는 암송 ‘절수게’를 통해 한 알의 밥에도 만 사람의 노고가 담겨 있으며, 아귀에게도 베푸는 삶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하루 일을 하지 않으면 공양을 하지 않고 두문분출했다는 노스님의 일화는 ‘밥값’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지은이는 ‘한평생 살면서 우리는 도대체 얼마만큼의 밥값을 하고 있는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적어도 ‘밥도둑’은 되지 않도록 수행해야 한다는 것. 그렇다고 해서 밥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면으로 만든 음식을 유난히 좋아하는 스님의 자장면에 대한 사랑은 돼지고기를 뺀 맛있는 자장면을 만들어냈다. 수육을 뺀 냉면도 즐기지만 종업원에게 수육을 밑에 깔아달라고 몰래 부탁했다는 스님의 애교(?)도 미소를 자아낸다. 속세에서 칼국수 장사를 하다 망한 공양주 보살에게 칼국수 해먹자는 소리를 못하고 다른 곳에서 몰래 먹고 오는 스님의 모습은 친근한 이웃모습 그대로다. 특히 어머니와 누나, 선후배들과 얽힌 밥에 대한 이야기는 힘들었던 지난날의 따뜻한 인간애를 전해준다. 이제는 세상에 없는 빈털터리 선배가 밥 한끼 대접하겠다며 낯 모르는 이의 장례식장에 데려가 밥을 권했던 기억,‘부실도시락’ 파문을 보면서 학창시절 친구들과 양철물통에 밥과 반찬을 모두 모아 비벼먹던 정겨운 추억들도 따뜻하다. 특히 어머니가 사고로 죽은 큰형을 잊지 못해 한평생 “네 형, 따뜻한 밥 한그릇 제대로 못 먹이고….”라며 후회한 모습에 대한 스님의 애절한 추억은 밥에 대한 회한으로 이어진다. 건강을 위한다며, 다이어트를 위해 단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비워야 할 것은 위장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교훈을 새겨주는 책.1만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濠好아줌마

    |오클랜드(뉴질랜드) 연합|호주 일간 헤럴드 선은 최근 호주의 어머니날을 맞아 멜버른에 사는 ‘슈퍼 엄마’ 마거릿 피츠를 소개했다. 올해 43세의 피츠 부인은 지난 20년 동안 총 4만 8120장의 기저귀를 갈고 총 5만 5845명분의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또 1만 2400개의 점심 도시락을 싸고 모두 117번 아이들 생일 파티를 열어주었다. 이는 남편 러셀과 사이에 세 쌍의 쌍둥이를 비롯해 모두 12명의 자녀를 둔 덕분인데 큰 아들 커트(20)에서부터 막내 조슈아(5개월)까지는 19년의 나이 차이가 난다. 피츠 부인은 기저귀를 갈고 학교 도시락을 싸고 끝도 없는 세탁을 하는 게 힘들지만 보람이 있어 즐겁게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남을 배려하고 도울 줄 아는 아이들을 이처럼 많이 갖게 된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 첫 쌍둥이가 태어난 뒤 일거리가 너무 많아 아이를 그만 낳으려 했으나 다시 아이를 갖게 돼 그 다음부터는 계속 낳았다.”면서 저녁 식사 때는 보통 두 시간 정도 난리법석을 떠는 데 가장 힘든 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츠 부인은 어떤 힘든 일도 아이들의 ‘엄마, 사랑해요.’라는 글이 적힌 카드를 읽을 때면 모두 잊어버리게 된다며 활짝 웃었다.
  • [방현석교수의 테마로 읽는 호찌민] ④ 호찌민 떠나던 날

    [방현석교수의 테마로 읽는 호찌민] ④ 호찌민 떠나던 날

    1954년, 디엔비엔푸에서 패한 프랑스가 물러간 다음 베트남 북쪽에서는 총성이 멈췄다. 호찌민은 즉시 ‘먹고 사는’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 모든 정책과 사업은 현장에서 결정됐다. 호찌민 노선이 대중의 감정과 현실로부터 벗어나지 않았던 이유는 그 자신이 언제나 대중과 함께 있었기 때문이었다. 호찌민의 제2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까오방 사람들은 호찌민이 주석이 된 다음 다시 찾아왔을 때를 잊지 못한다. 까오방의 당 서기장은 성대한 음식으로 호찌민을 대접했다. 그러나 호찌민은 화를 내며 “당신이 다 먹으라.”고 자기 앞의 음식 접시를 모두 당서기장에게 밀어주었다. 그리고 물었다.“지금 까오방성의 인민들이 어떻게 먹고 있느냐.” 밖에서는 기근으로 사람들이 쓰러지고 있었다. 그 뒤 호찌민은 지방시찰 때마다 도시락을 싸갔다. 예정된 코스를 불쑥불쑥 벗어나서 방문에 대비한 어떤 준비도 헛수고로 만들어버렸다. 가뭄이 든 남딘성 이옌마을을 예고없이 찾은 호찌민은 갈라터진 논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몇 바가지의 물이라도 대려고 바닥이 보이는 개울을 바가지로 긁고 있는 아낙네를 비키게 한 호찌민은 직접 물을 펐다. 그러나 갈라진 논의 틈새조차 채울 수 없었다. 이 때 호찌민은 관개수로사업을 구상했다. 하노이 북부 3개성에 걸친 ‘박흥하이 관개수로사업’이 시작된 것. 삽과 들것, 수레에 의존한 이 건설운동은 디엔비엔푸에 이은 또 하나의 기적이었다. 이 공사과정에서 수동식 컨베이어벨트를 비롯한 수많은 운반도구들이 발명됐다. 호찌민은 전쟁에서 발휘되었던 베트남인의 창의성과 애국심을 생산운동으로 이끌어냈다. 하노이 북부 3개성을 가뭄에서 해방시킨 이 공사과정이 담긴 기록영화 ‘박흥하이에 물이 들다’에 1959년 모스크바영화제는 다큐부문 최고상을 안겼다. 이 영화의 감독 부이딘학은 현장을 방문한 호찌민을 네 차례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한 번은 물이 들어오는 것을 찍고 있는데 인기척이 느껴져서 돌아보니까 호 아저씨가 오고 있었어요. 카메라를 돌려서 아저씨를 찍으려는데 갑자기 난리가 났어요. 일하던 사람들이 아저씨를 알아보고 마구 몰려드는 거예요. 곡괭이, 삽을 든 채로 말입니다. 당황한 경호원들이 놀라서, 연장을 들고 달려들면 아저씨는 어떻게 하느냐고 소리쳤지만 소용없었어요. 와,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달려오는데, 가까이 올수록 더 빨라지는 거예요.” 하노이의 한국식당 춘하추동에서 만난 부이딘학은 마치 어제 일처럼 말했다. “이때 호 아저씨가 재빨리 옆에 있던 나무에 올라가는 거예요. 그리고는 손을 흔들면서 이렇게 소리쳤어요. 호 아저씨 여기 있다. 다들 봤지. 봤으면 이제 자기 자리로 가서 일하자.” 그러나 호찌민의 인민생활 향상정책은 10년이 지난 1964년이 되면서 중대한 도전에 처했다. 미국은 이미 국민들조차 등을 돌린 사이공정권의 응오딘지엠을 제거한 뒤 직접 베트남에 개입할 구실을 찾고 있었다. 미국과의 전면전이 불러올 ‘재앙’을 그 누구보다 잘 알았던 호찌민은 이를 피하려 했다. 하지만 1964년 8월, 통킹만을 항해하던 미국항모가 공격당했다는 이유로 미국은 북폭을 감행했다. 이 때 국제정세도 좋지 않았다.‘수정주의’ 논쟁으로 등을 돌린 소련과 중국은 베트남에 한쪽을 선택하라고 강요했다. 호찌민은 국제 사회주의 진영의 단결을 호소하며 중립을 지키려 했지만 당시 반소파였던 서기장 레주언을 비롯한 당의 실세 그룹은 의견이 달랐다. 호찌민의 오른팔 보응우옌잡은 대중적 지지와 호찌민의 적극적인 변론으로 무사했지만 그외 측근들은 레주언 그룹에 밀렸다. 그의 뜻과 달랐음에도 ‘항미전쟁’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인민들에게 희생과 헌신을 요구하는 일은 여전히 호찌민의 몫이었다. 호찌민이 처음 유서를 쓴 것은 1965년 5월19일,75회 생일 때였다. 자신의 건강이 미국과의 전쟁이 끝날 때까지 견뎌낼 수 없다고 예감했기 때문이다. “미국에 대항하는 우리의 투쟁, 민족 해방을 위한 우리의 투쟁에 많은 역경과 희생이 따른다 해도 우리가 승리할 것임은 분명하다. 만약 그날이 온다면 나는 우리의 동지들, 전사들과 함께 남쪽에서 북쪽까지 순회하며 노인들과 젊은 청년들을 만나려던 참이었다. 국민을 대표해서 우리의 우호국을 방문하여 미국과의 전쟁에서 우리를 지지해준 그들의 노고에 감사의 말을 전할 작정이었다. 당나라의 위대한 시인 두보는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 했다. 올해 나는 일흔다섯이다. 나는 그 얼마 되지 않는 ‘자고로 드문’ 사람에 속한다. 마음은 아직도 거뜬하지만 육체는 갈수록 점점 쇠약해지고 있다. 그야말로 자연의 섭리다. 그러니 그 누가 혁명을 위해 더 오래 살라고 내게 말할 수 있겠는가.” 호찌민은 죽음을 예감한 뒤 남부지방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 미국과 전쟁이 한창이던 남부에 꼭 가보고 싶어했다. 그러나 남부전선 방문은 제지당했다. 그러자 1968년 레주언에게 직접 편지를 썼다. “친애하는 레주언 동지! 동지들은 내 건강을 생각해서 나를 멀리 보내는 것을 허락지 않습니다. 그러나 환경을 바꾸어 바닷바람을 마시고 투쟁하는 인민들 속에서 생활한다면 오히려 내 건강이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입니다.10일간 준비해 6일 동안 해로를 통해 남부에 닿은 다음 육로로 3일을 가면 남부전선에 닿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언제쯤 출발할 수 있는지 내게 알려주기 바랍니다.”- B(Bac/아저씨)로부터- 호찌민이 레주언에게 애걸에 가까운 편지를 쓰면서까지 남부에 가려 했던 이유는 남부 민중들에 대한 부채감 때문이었다. 프랑스가 물러가면서 제네바협정이 체결되자 남부혁명가들은 호찌민이 있는 북을 선택했다. 사이공 정권은 남부에 남은 이들의 가족을 줄줄이 처형했다. 미국과의 전쟁이 터진 뒤 북부 청년들은 그 유명한 ‘호찌민 루트’를 타고 남부전선으로 내달렸다. 수많은 북부청년들은 호찌민루트에서, 남부전선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들 모두가 ‘호찌민’이라는 이름에 기꺼이 목숨을 내놓은 사람들이었다. 그런 때에 일흔이 넘은 나이를 이유로 후방에서 자연사한다는 것은 호찌민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나 레주언은 끝내 호찌민의 여행을 허락하지 않았다. 1969년 호찌민의 건강은 급격히 나빠졌다.79회 생일을 며칠 앞둔 5월10일, 호찌민은 해마다 손을 보아온 유서를 다시 꺼내 마지막으로 가필했다. 그 내용은 세금감면을 비롯한, 전쟁이 끝났을 때 농민·노동자들에게 주어져야 할 민생대책들이었다. 전선에서 싸운 전사들에 대한 예우도 매우 구체적으로 썼다. 전쟁은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자신이 그 때까지 살아있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호찌민의 유서 최종본에는 20년을 훌쩍 넘는 기간 동안 전쟁을 견디고 있는 인민들에 대한 깊은 연민과 무거운 책임감이 담겨 있다. 베트남 인민들은 수십년 동안 프랑스 탱크의 캐터필러 소리와 미국 폭격기의 굉음, 이웃과 친척 중에 누군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으며 살아야 했다. 인민들은 단 하루도 따뜻한 밥을 먹고 편안한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이 항전을 이끌어온 호찌민은, 미안했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을 상대로 한 항전은 참으로 위대했으나 위대함을 감당하기 위해 지불해야 했던 베트남 인민들의 희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가혹한 것이었다. 그 희생은 베트남 인민 자신들을 위한 것이었으나 희생해서 싸우자고 호소한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호찌민이었다. 그해 8월12일 호찌민의 건강은 더 악화됐다. 당과 정부, 군대의 핵심부는 이미 호찌민의 죽음에 대비하고 있었다. 남부의 전선사령부가 파견한 대표단은 호찌민루트를 타고 하노이를 향해 올라오고 있었다.8월18일 호찌민은 비서 부끼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주석관저,10평짜리 목조주택의 계단을 올라갔다. 마지막 걸음이었다.8월24일, 호찌민의 방은 병실로 변했다. 당의 정치위원들과 군사지도자들이 병문안을 왔다.5평도 채 안 되는 호찌민의 방안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가장 무더운 8월이었고 에어컨은 없었다. 비서 부끼는 호찌민의 머리맡에 앉아 계속 부채질을 했다. 호찌민은 손을 움직일 수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스스로 먹고 마시려 했다. 간호사 오안이 시중드는 것도 사양했다. 대신 다른 것을 부탁했다. “노래나 하나 불러줘.” 호찌민이라고 외롭지 않았을까. 그에게는 단 한 점의 혈육도 없었다. 라디오 소리만 방안을 채우고 있었다. 호찌민은 라디오를 계속 켜두라고 했다. 최후의 순간은 다가오고, 호찌민은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호찌민이 겨우 잠깐 잠이 든 것을 보고 비서 부끼는 라디오를 끈 다음 그도 잠깐 눈을 붙일 요량으로 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 그 때 뒤에서 힘겹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부끼 어이.(부끼야)” 놀라 몸을 돌렸을 때 호찌민은 라디오를 다시 켜라고 손짓했다. “아저씨, 왜요? 오랜만에 눈을 붙이시기에 쉬시라고 껐는데요.” 호찌민은 손을 저었다. “그래도 사람소리가 들려야지…….” 9월2일 오전 9시45분, 호찌민은 숨을 거뒀다. 가장 가까운 측근이었던 비서 부끼와 보응우옌잡 장군이 그 곁에서 울고 있었다. 호찌민은 이미 임종과정을 찍지 말고 화장하라고 유언했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창밖에서 몰래 호찌민의 최후를 찍고 있었던 군대영화사 팜꾸옥빈의 촬영팀은 호찌민이 눈을 감은 뒤에야 방안에 들어설 수 있었다. 소령으로 예편한 팜꾸옥빈은 호찌민이 자리에 누운 순간부터 임종하는 때까지 전 과정을 비밀리에 촬영했다는 사실을 집으로 찾아간 필자에게 밝혔다. 호찌민의 시신은 영구 보존처리되었고 그 장면도 모두 기록됐다. 장례절차까지 담은 이 필름은 최고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편집하지 않은 원본 그대로 비밀리에 보관되어 있다. 공개된 부분도 있지만 원본 가운데 20분 분량도 채 안 되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베트남의 당과 정부는 호찌민 서거일도 9월2일에서 하루 늦춘 3일이라 발표하고, 이 사실을 오랫동안 비밀에 붙여왔다. 팜꾸옥빈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9월2일은 1945년 호 아저씨가 베트남독립정부를 수립한 날이었어요. 호 아저씨가 돌아가신 것만도 우리에게 엄청난 충격인데 거기다 날짜가 9월2일이라고 하면 9월2일에 호 아저씨가 세운 나라도 뒤따라 망한다는 적의 심리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호찌민이 눈을 감은 뒤 베트남에는 사흘 밤낮으로 비가 내렸다. 베트남 전역에서 울음소리와 눈물이 이어졌다. 남부 정권의 수도 사이공에서도 모든 상가가 철시했다. 장례기간 동안 베트남 전역에서 절도사건을 비롯한 불미스러운 사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남부의 대통령 우옌반티우조차 정중한 조의를 표해야 했다. 그토록 호찌민을 헐뜯었던 미국 언론들도 애도를 표시했다. 뉴욕타임스는 호찌민을 표지인물로 세우고 장문의 조사를 내보냈다.‘지금 살아있는 민족주의자 가운데 그만큼 불굴의 정신으로 오랫동안 적의 총구 앞에 버티고 서 있었던 사람은 없다.’고. 그런 호찌민이 죽어서 남긴 것은 10평 남짓한 목조주택 한 채와 몇 권의 책이 전부였다.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고 살다가 무엇도 남기지 않고 떠났다.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bang80@jowoo.co.kr ●자료 사진을 협조해주신 주한베트남대사관과 베트남통신사(VNA)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애써주신 베트남통신사 부주이흥 서울지국장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어버이은혜 감사합니다”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서울시내 곳곳에서 다양한 축하 행사가 열린다. 영등포구는 오는 11일 오전 10시 구립영등포노인종합복지관에서 ‘어버이사랑 큰잔치’를 연다. 문래동 감리교회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날 행사에서는 어르신들이 숨겨진 끼를 맘껏 뽐낼 수 있는 ‘어르신 가요무대’와 함께 풍물패, 초청 가수 등의 축하 공연이 이어진다. 영등포구는 이날 참가자 전원에게 도시락과 기념품을 제공한다. 서초노인종합복지관은 오는 26일 어르신들의 운동회인 ‘5월 청춘대전’을 연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전문 레크리에이션 강사가 나와 어르신들이 즐겁게 따라할 수 있는 춤동작과 놀이 등을 가르쳐준다. 도봉구는 6∼7일에 걸쳐 관내 독거노인 및 100세 이상 주민 583명을 대상으로 ‘가정방문 꽃 달아드리기’ 행사를 갖고 선물도 나눠준다. 또 동대문구사회복지협의회 임직원들은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용두동 구청 앞마당에서 관내 독거노인 및 경로당을 방문해 1000여명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릴 예정이다. 서울도시철도공사도 어버이날인 8일 시내 120개 지하철역에서 승객에게 카네이션 달아주기 행사를 벌인다. 어버이 날이 오기도 전에 이미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서울 송파구 석촌동 불광사에서는 6일 오전 10시부터 ‘사랑의 119봉사활동’ 행사가 열려 어르신들을 기쁘게 했다. 송파소방서, 수지침회 등 8개 단체 200여명이 봉사에 참여한 이날 행사에는 혼자 살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 등 노인 500명이 특별 초대됐다. 봉사자들은 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양방 및 한방상담과 수지침 시술, 이·미용 행사를 펼쳤다. 성동구도 이날 20개 동별로 저소득층 노인 200명을 초청해 표창장 수여와 경로잔치를 가졌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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