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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처럼 작은 민족 뭉쳐야 살 수 있다”

    “우리처럼 작은 민족 뭉쳐야 살 수 있다”

    송암 김용섭(80) 전 연세대 사학과 교수가 자신의 삶과 철학을 정리한 회고록을 냈다. ‘김용섭 회고록-역사의 오솔길을 가면서’(지식산업사 펴냄)다. 학술원 회원인김 전 교수는 널리 알려졌듯 ‘자본주의 맹아론’ 혹은 ‘내재적 발전론’의 대부로 꼽힌다. ‘미디어를 통해 부풀려지지 않고서 스스로 일어선 우리 학계의 몇 안 되는 이론’이라는 극찬과, ‘한국 역사 학계의 숨은 신(神)’이라는 다소 부정적 평가가 공존한다. 어느 쪽이든 한번은 거쳐 가야 할 거대한 저수지임은 인정하는 셈이다. 그의 회고록이 학계의 지대한 관심을 끄는 이유는 간단하다. 김 전 교수는 학술이 아닌 다른 활동에는 인색하기 그지없다. 자신을 알리는 일은 더더욱 질색이다. 이런저런 공식석상에 얼굴 비추기를 극도로 꺼린다. 학술상 받는 것도 탐탁지 않아 한다. 언론 인터뷰는 당연히 사절이다. ●“대외활동은 賣名행위” 질색 문화공보부 장관을 지낸 사진작가 윤주영(83)씨가 각 분야 전문가 100명의 얼굴을 담아 사진집을 낼 요량으로 김 전 교수를 섭외했을 때 “딱 한장만”이라는 애원에도 매몰차게 거절한 일화는 유명하다. 논문 발표 외에 다른 곳에 이름이나 얼굴을 내미는 것 자체를 매명(賣名) 행위처럼 여긴다. 논문이나 책에 엄격하긴 매한가지다. 그러다 보니 논문은 한평생 70여편만 썼고, 저서도 그런 논문을 모아서 낸 8권의 책이 전부다. 학자들에게 흔히 지적되는 ‘자기표절’ 논란은 전혀 없다. 노() 학자에게 으레 있기 마련인 회갑이나 고희 논문집 같은 것도 없다. 제자인 김도형 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외국 강연 기회도 숱하게 많으셨는데 일절 응하지 않으셨다.”면서 “만들지 말라고 말리시는 걸 억지로 만들어드린 게 정년논문집 딱 하나다.”라며 웃었다. 그런 그가 ‘맨얼굴’의 회고록을 냈으니 학계가 ‘사건’으로 부를 만하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 들면 “김용섭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회고록 2장 ‘해방세대의 역사공부’에서는 무려 30쪽에 걸쳐 참고 문헌 목록을 늘어놓았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만행’에 가깝다. “내가 이런저런 자료를 봤으니 후학들도 한번 참고하라.”고 정색하고 말하는 모양새다. 김도형 교수는 “독자들은 아마 회고록 하면 수필 같은 것을 연상했을 텐데, 책을 펴보면 그동안 빠뜨린 부분을 보완한 논문집 같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책은 회고록임에도 1인칭 ‘나는’이 아닌, 3인칭 ‘김용섭은’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마저도 대상화시키고 객관화시켜 버린 셈이다. 풍문으로 전해 듣던 고집의 실체가 느껴져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용기를 내 인터뷰를 시도했다. 어렵사리 연결된 전화통화인데 “나설 만한 사람이 안 되고, 별 재미도 없는 사람이라…”며 금세 끊을 태세다.‘회고록까지 낸 마당에 기자와 인터뷰하는 사고도 한번 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짐짓 호기 있게 공격했지만 “선배들은 예전에 어떻게 연구하고 살았는지 후학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주변에서 하도 강권해서 어쩔 수 없이 쓴 것”이라며 “소개할 가치가 있다 싶으면 책을 다루시든가…”하는 답이 돌아온다. ●‘조선 후기 농업사 연구’ 압권 그의 대외활동 기피증에는 학문적 요인도 있다. ‘자본주의 맹아론’은 한국민의 자존심을 돋우어 준다는 점에서 인기가 있었을 법한데 그렇지 못했다. 선배 학자들의 연구가 ‘일제 관학(官學)식 실증주의(식민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수반했기 때문이다. 비판 대상에는 내로라하는 한국사 대가들뿐 아니라 은사인 신석호(1904~1981) 선생마저 포함된다. 그럼에도 ‘한국 사학사’ 강좌를 열어 이런 비판적 주장을 펼치다 보니 길 가다 우연히 만난 선배 학자에게 외면도 당하고, 연구실에 도둑이 들기도 하고, 심지어 몇몇 선배들에게서는 “당신 민족주의와 내 민족주의는 다른 것 같다.”거나 “김 선생, 우리 이제 민족사학 그만하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스스로도 회고록에 “대인 관계에서는 ‘조심조심’ 원칙을 잘 지켰으나 강의와 주장은 그렇지 못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괘씸하고 방자하기 그지없었을 것…. 학문적 대의를 위해 보신의 지혜를 지키지 못했다.”고 썼다. “이후 사학사 관련 발언을 그만두고 농업사에만 집중하게 됐다.”고도 했다. 김 전 교수가 벌인 연구활동의 절정은 1970~71년 두권으로 나온 ‘조선 후기 농업사 연구’가 꼽힌다. 1960년대에 발표한 논문 18편을 묶은 책이다. 조선 후기 토지 대장인 양안과 호적등본에 대한 실증적 분석 결과를 통해 일제가 주장한 조선 타율성론과 정체성론을 비판했다. 컴퓨터도 없던 시절 일일이 모든 자료를 확인해서 분류한 뒤 다시 통계작업을 해야 하는 고된 과정이었다. “그때 함께해 준 대학원생들에게 미안하고 또 고맙다.”고 했지만 정작 그 자신도 20대 때부터 설과 추석 빼놓고 1년 363일 도시락 2개 싸서 연구실로 출근해서는 이를 싹 비우고서야 연구실을 나섰다. 1997년 연세대에서 정년 퇴임한 뒤에도 여전히 대학 부근 연구실에 도시락 출근을 하고 있다. 나이 탓에 다리가 불편해 요즘은 도시락이 한개로 줄었을 뿐이다. 탈민족주의와 식민지근대화론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논리를 펴는 진영은 김 전 교수의 논리가 치밀한 실증 작업에 기초하고 있되, 조선 후기 역사를 지나치게 도식화 혹은 과대포장했다고 비판한다. 의외로 대답은 선선했다. “그래서 회고록 부제가 ‘해방세대 학자의 역사연구 역사강의’잖아요. 저 같은 해방세대에게는 거기에 맞는, 또 필요한 관점이 있는 것이지요. 시대가 변했으니 그에 따라 또 다른 주장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다양한 문명의 교류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지요. 다만, 우리처럼 자그마한 덩치의 민족일수록 뭉쳐야 살 수 있어요. 우리는 누구이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질문을 놓치면 안 돼요.” 딸깍발이 노학자는 더 말할 게 뭐가 있냐는 듯,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용어 클릭] ●자본주의 맹아론(내재적 발전론) 일제 식민사학이 남긴 타율성론, 정체성론을 반박하기 위해 나온 주장. 식민사학은 조선에는 봉건제가 없었고 따라서 토지의 사적 소유나 화폐의 유통, 시장의 성장과 같은 현상이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근대 자본주의로 이행할 동력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자본주의 맹아론은 조선 후기에도 토지의 사적 소유와 시장·상인·화폐 발달이 확인된다고 반박했다. 독자적인 자본주의 발전 가능성이 충분했는데 일제 침략에 의해 싹이 꺾였다는 주장이다.
  • “온 국민이 힘 모아 대여를 반환으로 바꿔야”

    “온 국민이 힘 모아 대여를 반환으로 바꿔야”

    “너무 기쁘지요. 이런 일이 마침내 일어나는구나 싶어요. 다만 ‘대여’를 ‘반환’으로 바꿔야죠. 온 국민이 힘을 모아서요.” 프랑스 파리 근교 자택에 머물고 있는 박병선(83) 박사. 11일 국제전화로 만난 박 박사의 목소리는 힘이 넘쳤다. 그도 그럴 것이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지켜보는 소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1975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베르사유 별관 창고에 파묻혀 있던 외규장각 도서 존재를 처음 확인한 이가 바로 그다. 첫 확인 뒤 발이 닳도록 드나들면서 들여다보기를 반복했다. “어휴, 그 과정을 어떻게 일일이 말로 다 설명해요. 발견한 뒤 10여년 동안 찾아가서 보고 또 보고 했지요. 외규장각 도서 한쪽한쪽마다 내 손때가 안 묻은 곳이 없어요. 볼 때마다 새롭고, 신통방통해서…. 하하하”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는 박 박사는 “(내 분신 같은) 그게 정말 한국에 간다니 너무 설레고 행복하다.”며 감개무량해했다. 박 박사는 그럼에도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며 이내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반환이 아니라 대여잖아요. 대여라면 소유권이 프랑스에 있는 건데…. 게다가 영구 대여도 아니고 5년 단위로 갱신하는 형태라서…. 5년이면 정권도 바뀌고 담당하는 사람들도 바뀌고 할 텐데, 서류라는 것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거잖아요. 그때 가서 갱신이 안 되면 어떻게 하지요? 되돌려 줘야 하나요? 물론 우리 정부는 그럴 일은 절대 없다고 하긴 하지만…. 그러니 온 국민이 힘을 모아서 대여를 반환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게 제일 중요해요.” 프랑스 현지 반응은 어떤가 물어 보았다. “공개적으로 말하긴 곤란하지만 여하튼 신경이 바짝 곤두서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거예요.” 박 박사는 외규장각 존재를 한국에 알렸다는 ‘괘씸죄’에 걸려 한동안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냉대받는 등 심하게 가슴앓이를 했다. 박 박사는 1866년 병인양요에 대한 정리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미 1권은 냈고, 2권은 준비 중이에요. 당시 프랑스 자료들을 보면 함대장이 프랑스 장관에게 1일 보고 형식으로 쓴 편지글도 있고, 병사들이 남긴 기록도 있어요. 그런데 병사들 기록이 참 재밌어요. 프랑스는 조선을 야만인 취급했거든요. 막상 약탈하러 가 보니 다 쓰러져 가는 오두막집에도 수준 높은 책이 있더라, 조선은 문명국가 같다는 얘기가 나와요. 또 의사가 쓴 기록을 보면 프랑스에서 앓던 병사들이 강화도에 왔더니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더라, 강화도는 천국이다 이런 내용도 나와요. 아마도 당시 조선에 대해 다방면으로 기록해 둔 것은 이게 처음이 아닐까 싶어요.” 자료를 찾고 번역하는 작업을 계속 중인데, 연구비를 지원해 준 문화재청을 비롯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과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에게 감사하다는 얘기를 꼭 전해 달라고 신신당부한다. 지금도 도시락 싸들고 주불 한국대사관이 마련해 준 사무실로 출퇴근한다는 박 박사. 건강 문제가 제일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지난해 한국에 머물면서 직장암 수술을 받았다. 지금도 프랑스에서 치료를 계속 중이다. 건강을 묻자 전화기 너머로 팔을 휘휘 내젓는 소리가 또렷히 들릴 정도다. “아유, 그렇게 수술받고도 더 살 수 있다는 건 인생을 덤으로 받은 거지요. 할 일이 있으니 조금 더 살아라 하신 게 아닐까요. 그래서 기쁘게 일하고 있어요.”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류승범 “야생서 인간계로 온 지 12년 아직은 질풍노도의 시기에…”

    류승범 “야생서 인간계로 온 지 12년 아직은 질풍노도의 시기에…”

    아역 출신도 아닌데 벌써 출연작이 20편에 육박한다. 고교를 중퇴하고 클럽 DJ 생활을 하며 “야생의 삶을 살다가” 친형 류승완 감독의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로 모습을 드러낸 지 12년째. 양아치 연기를 가장 맛있게 하는 배우에서 연기 폭을 넓혀 가는 류승범(31)의 얘기다. 지난해에만 4편이 개봉하는 등 질주를 하던 류승범에게 최근 생채기가 났다. 지난달 31일 새 영화 ‘수상한 고객들’(오는 14일 개봉)의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멍한 상태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한 것. 일부 언론과 네티즌은 그의 태도가 부적절하다며 비난했다. 지난 6일 서울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류승범을 만났다. 빡빡한 일정에 오후 4시에야 도시락을 몇 술 뜨고 있었다. →어차피 나올 얘기니까 먼저 묻자. 시사회 때 왜 그랬나. -영화를 처음 봐서 조심스러웠다(시사회 때 출연진은 다른 상영관에서 15분 늦게 시작한 영화를 본 터라 결말을 못 보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대답을 회피한 게 아니라 진지하게 말씀드린 거다. 별도 인터뷰에서 뵈면 성심성의껏 말씀드리겠다고. 그때의 솔직한 감정이었다. →‘멍한 상태’란 건 무슨 의미인가. 작품에 대한 불만인가. -점점 내 영화를 보기 어려워지는 것 같다. 내 영화를 보면 생각이 복잡해지는데 채 정리가 되기 전에 질문을 받다 보니 멍해졌다. 논리정연하지 않더라도 차분하게 답하는 편인데 그게 안 됐다. →‘수상한 고객들’은 전체의 70%를 혼자 끌고 가는 원톱 영화다. 힘들지 않았나. -다른 배우들과 함께 가는 영화도 부담은 마찬가지다. ‘주먹이 운다’(2005)를 찍을 때가 그랬다. 최민식 선배에 누가 되지 않을까, 힘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까, 늘 고민이 따라다녔다. ‘사생결단’과 ‘부당거래’에서 (황)정민 형이랑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센 배우들과 할 때는 부담이 더 크다. →이번 영화에 만족하나. -아쉬운 부분도 있고, 잘된 것도 있다. 촬영이 끝나면 일단 영화를 떠나보낸다. 필모그래피(출연작)를 모아 놓은 장식장의 어떤 칸에 넣어두는 느낌이다. 여러 조각들이 모인 큰 그림을 만드는 게 배우다. 순간에는 퍼즐 조각 하나를 공들여 붙이지만 일단 빠져나오면 큰 그림이 중요하다. 그게 대중이 나에 대해 생각하는 이미지이고, 배우의 아우라다. 문제는 아직 그런 게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밑그림이 나오지 않은 단계다. 지금은 조심스럽게 연필을 깎고 있다. →주인공 배병우(고객 자살방조 혐의로 위기에 처한 보험왕)는 어떤 캐릭터인가. -아직 자아를 형성하지 못하고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내 또래가 갖는 공통 질문일지도 모르겠다. 꿈(배병우는 프로야구 투수 출신)을 포기한 데 대한 대리만족으로 표피적인 성공만을 쫓다가 자아를 잃는 경우가 많다. 캐릭터에 공감하는 측면이 많았다. 어쩌면 나도 그런 과정이다. 지금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살고 있다. →질풍노도는 청소년이 겪는 것 아닌가. -10대에는 10대의 질풍노도가 있었고, 20대에는 20대의 고민이, 30대에는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되는 것 같다. →무엇이 당신을 짓누르나. -너무 많다. 무엇을 위해 여기까지 왔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결과는 어떨지, 주어진 대로 살아가는 게 맞는지 묻게 된다. 성격 자체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성찰하는 편이다.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데뷔 전과 지금은 어떻게 다른가. -주위 얘기를 빌리면 데뷔 전에는 말 그대로 ‘야생’이었다. 마을 뒷동산을 기웃거리던 존재가 ‘인간계’로 내려왔다. 사람들이 주는 밥을 먹고, 길들여졌다. 지금의 모습이 불편하다가도 안주하게 된다. 가끔 구리고 역겨워서 내 자신이 증발됐으면 할 만큼 밉기도 하다. 본능과 이성이 충돌하는 상황이다. →역겨울 것까지 있나. -내 얼굴에 침은 나만 뱉을 수 있는 것 아닐까. 예컨대 나답지 않은 모습들을 합리화시키는 순간이 있다. ‘야~ 오늘은 그냥 지나가자’라며 은근슬쩍 넘기는 그런 때가 힘든 거다. →실제 류승범은 어떤 사람인가. -(팬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를 다 가진 게 아닐까. 사람들이 나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들이 모여 큰 영상이 된다. 거부할 필요도 없지만, 전부라고 받아들일 필요도 없다. 어떤 게 진짜 나인지는 알 수 없다. 일종의 과도기다. →배우경력 12년차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그게 안 보인다. 매일 던지는 질문인데 너무 어렵고 답이 없다. 누가 “꿈이 뭐냐.”고 물으면 “좋은 배우”라고 답했다. 그럼 “좋은 배우란 뭐냐”란 질문이 따라온다. 그걸 설명하기 쉽지 않다. 결론은 좋은 사람이 되자는 것이다. 내가 구리지 않고, 솔직하게, 사람들에게 담대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정의란 기준을 들이댔을 때 어둠 속으로 숨는 사람은 되지 말자는 게 나름의 결론이다. →닮고 싶은 배우는. -최민식 선배를 정말 좋아한다. 같이 이야기하고 술 먹을 때, 그 순간 살아 있다는 걸 느낀다. 누군가에게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존재다. 배우란 이름을 갖고 연기를 하면서 누군가에게 살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게 한다면 꿈을 이룬 게 아닐까. →책을 많이 읽나, 아니면 생각이 많은 편인가. -난 심각한 난독증이다. 소설을 읽으면 한 음절, 음절이 입체영상(3D)처럼 솟아오르는 느낌이다. 글을 읽는 게 두렵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받으면 항상 시간을 넉넉히 달라고 얘기한다. TV드라마 할 때는 미칠 뻔했다. 뮤직비디오와 CF계의 스타 연출자인 조진모 감독의 데뷔작 ‘수상한 고객들’은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눈에 많이 들어오는 영화다. 캐릭터가 많다 보니 드라마는 산만하고 해피엔딩 설정들은 억지스럽다. 그럼에도 눈길을 끄는 지점은 류승범의 고군분투와 성동일의 감초 연기다. 인터뷰 전에는 그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류승범은 “그런 이미지조차 나의 일부”라고 말했다. 70여분의 인터뷰가 끝난 뒤 기자의 뇌리에는 뼛속 깊이 고민하는 배우의 잔상이 남아 있었다. 그의 식으로 표현하면 ‘문명세계’에 온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정체성에 대한 답을 찾고 있는 셈이다. 30대의 끝자락쯤, 질풍노도의 시기를 끝내고 그가 그릴 ‘큰 그림’을 기대해 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롯데마트, 이번엔 400원짜리 ‘통큰 초밥’ 내놨다

     롯데마트는 전국 86개 점포에서 초밥 33종을 이전보다 40%이상 싼 가격인 개당 400원에 연중 판매한다고 3일 밝혔다.  롯데마트는 “초밥이 김밥·롤·도시락 등 밥으로 만든 조리 식품 중 매출이 가장 높다.”면서 “지난해 1주일 동안 290~390원에 팔았을 때의 매출이 평소보다 70% 이상 늘어나 수요는 충분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이를 위해 대만·태국 등 해외에서 가공한 재료를 조달하고,상품기획자(MD)가 직접 네타(밥 위에 얹는 수산물 재료)의 크기와 가공방법(칼질 방향)까지 간여하는 등 6개월 동안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상품 종류도 늘려 ‘해초 샐러드’ ‘왕우럭조개 초밥’ ‘연어 계란말이’ 등 9개 메뉴를 추가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편의점 여성·어린이 ‘입 맛 잡기’ 경쟁

    핸드백에 쏙~, 한입에 쏙~. 편의점들이 여성과 어린이 고객 입맛을 잡기 위해 나섰다. 보광훼미리마트는 여성들과 아이들이 선호하는 메뉴에 한입 크기의 반찬으로 먹기 간편한 도시락 3종을 출시했다. 실속 치즈 돈가스 도시락(210g), 실속 비엔나 도시락(200g), 실속 닭갈비 도시락(205g) 등은 각 1800원으로, 편의점 도시락 중 가장 저렴한 가격이라고 훼미리마트는 밝혔다. 산뜻한 오렌지색 체크무늬로 도시락 포장도 새로 바꾸고 크기는 기존에 비해 3분의2가량 줄여 핸드백에 넣어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31일 앞으로 고객층을 세분화해 먹을거리를 출시하겠다고 밝히고 1탄으로 여성과 어린이 고객을 위한 제품을 내놨다. 한 손으로 들고 먹기 편하다는 점을 강조한 샌드위치 ‘원핸드 샌드’는 2030여성들에게 제격인 상품이다. 섭취 시 내용물이 흘러내리거나 위생상 불편했던 점을 보완했다. 고구마샐러드, 에그샐러드 2종이 각 1000원으로 칼로리도 낮고 가격도 저렴하다. 또한 연세우유와 공동 개발한 카페인 없는 커피대용 음료인 ’밀라노의 오후 오르조 라떼’(250㎖, 1500원)도 선보였다. 이탈리아어 ‘오르조’는 보리라는 뜻. ‘오르조 라떼’는 100% 보리를 사용해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카페인이 전혀 없지만 커피의 맛과 향은 그대로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커피 음료는 좋아하지만 카페인 때문에 마시기 어려운 임산부, 어린이도 부담 없이 커피 맛을 즐길 수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프로축구] 윤빛가람만 보면 소녀팬들 “꺄~”

    창원에 축구 봄바람이 불고 있다. ‘윤빛가람 효과’다. 윤빛가람(21·경남FC)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공식트위터(@kleague)와 공식 페이스북 축구놀이터(/withKLEAGUE)를 통해 29~30일 진행한 ‘함께 벚꽃놀이를 가고 싶은 K리거’ 1위에 뽑혔다. 484명 중 17.6%(85명)가 윤빛가람을 데이트 상대 1순위로 꼽았다. 팀 동료인 김주영(2위·14.3%)과 김인한(4위·5.8%)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경남FC의 ‘오빠부대’ 열풍을 고스란히 반영한 결과다. ●A매치·아시안컵 통해 인기 윤빛가람을 뽑은 팬들은 ‘무뚝뚝하지만 장난기로 재밌게 해줄 것 같다.’, ‘시크한 매력이 있다.’, ‘도시락을 잘 먹을 것 같다.’ 등을 적었다. 좋아하는 데 이유가 있겠냐마는 윤빛가람이 소녀팬들을 사로잡은 매력은 ‘깨알같이’ 많다. 무뚝뚝하고 터프한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지만, 누나 둘과 부대끼며 자란 막둥이의 귀여움은 숨길 수 없다. 그라운드 밖의 새침한 표정과 가끔 뿜어져 나오는 다정다감함은 축구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만화 캐릭터와 닮아 생긴 ‘윤뽀로로’라는 별명부터 윤비트(Yoon Bit-Garam의 약자), 윤빈(현빈과 헤어스타일이 비슷해서), 윤사비(스페인의 사비가 롤모델) 등 다양한 별명이 이를 방증한다. 무엇보다 그라운드에서 강렬하다. 데뷔 첫해인 지난해부터 ‘조광래 유치원’의 장학생으로 맹활약했다. 9골 7어시스트로 지동원(전남)을 누르고 신인왕도 꿰찼다.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나섰던 나이지리아 A매치에서 데뷔골로 화려한 인상을 남겼다. 그야말로 2010년 한국축구에서 가장 뜨거운 아이콘이었다. A매치와 아시안컵을 통해 윤빛가람을 점찍은 소녀들은 봄볕이 따뜻해지자 축구장으로 향했다. 지난달 경남이 터키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왔을 땐 100여명의 소녀팬이 인천공항에 집결했다. 지난 5일 K리그 강원 원정에서도, 13일 울산과의 홈개막전에서도 윤빛가람은 팬들에게 둘러싸여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힘들었다. 봄방학 때는 연습장에 ‘소녀부대’가 상주했다. 구단사무실엔 팬들이 보낸 선물과 팬레터가 쇄도한다. ‘윤빛가람 효과’는 경남의 김주영·김인한·윤일록은 물론 ‘삼촌뻘’ 김병지에게까지 몰아닥쳤다. ●경고누적 새달 3일 홈경기 결장 그러나 윤빛가람은 아쉽게도 새달 3일 K리그 인천과의 홈경기에 나설 수 없다. 경고누적 결장. 최진한 신임감독 밑에서 더 강력하게 압박하느라 플레이가 거칠어졌다. 수비에 취약하다는 시선도 적극적인 몸놀림을 하게 된 이유다. 파울도, 경고도 늘었다. 경기에 뛰지 못하는 대신 경남은 경기 당일 윤빛가람의 팬사인회를 준비했다. 윤빛가람은 킥오프 2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창원축구센터 북문출입구 메가스토어에서 팬들을 만난다. 경남은 13일 울산전에서 창원축구센터 개장 이래 최다관중 기록(1만 6749명)을 썼던 기세를 몰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준비없는 長壽는 리스크 노인 인력 적극 활용해야”

    “준비없는 長壽는 리스크 노인 인력 적극 활용해야”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독거노인 사랑 잇는 전화에 참여한 배경을 “노후를 책임지는 공단의 존재와 같은 맥락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 이사장은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 계층에 대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연금공단이 독거노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연금은 노인의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이다. 당연히 국민의 노후를 안전하게 보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찾는 것이 공단의 책임이다. 최근 독거노인의 외로움, 고독사 등이 사회 문제가 되면서 우리 공단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하던 차에 복지부의 독거노인 사랑잇기 범국민운동에 참여하게 됐다. ●70~80세 16%만 국민연금 가입 →고령사회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해법이 있을까. -평균 수명이 길어져 오래 사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지만 준비 없는 장수는 위험요소(리스크)가 될 수 있다. 노인들이 일하고, 경제력을 갖고 건강한 삶을 누리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 나가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노인 인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노년의 가치가 인정되고, 노인의 역할이 살아 있는 건강한 고령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 또 개인이 젊을 때부터 미리미리 은퇴를 준비한다면 행복한 노후를 맞을 수 있을 텐데, 그런 준비의 기본이 국민연금이라는 점도 말해 두고 싶다. →국민연금은 국민 노후생활을 대비하는 필수 프로그램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독거노인 중 국민연금을 받는 비율은 보면 65~70세 노인의 경우 62%가 연금을 받고 있지만, 70~80세 노인은 16%에 불과하다. 이는 시기적으로 연금제도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던 세대와 그렇지 못한 세대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 여건이 갖추어져야 만족스럽고 가치 있는 삶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은 세대를 넘어 공감하는 사실 아닌가. 앞으로 노인 세대가 될 지금의 젊은 층도 국민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 1년 사이 10~20대의 자발적 임의가입이 9배가량 늘고 있는 점은 큰 변화다. →독거노인 등 취약 계층을 위한 사회 공헌으로 공단은 어떤 사업을 준비 중인가.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고마워하고, 또 직접 만나보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다. 앞으로는 도시락 배달이나 경로행사와 같이 직접 대면해서 사랑을 전하는 사업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저소득 가입자 연금 보험료 지원, 농어촌 무료 진료 활동, 소외 계층에 대한 ‘1인 1 나눔 계좌 갖기 운동’을 실천하고 있으며,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책임 경영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 320명 공채 직원 중 10%가 장애인으로, 32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장애심사 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장애인 활동 지원 업무를 추진해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행복한 노후 미리 준비해야 →복지부의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이 발전하기 위해 제안할 것이 있다면.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은 앞으로 그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 현재는 초기 단계라 전화상담을 통한 말벗 되어 드리기가 주된 업무지만 점차 건강정보, 생활정보 등 다양한 서비스로 그 폭을 넓혀 이 사업이 독거노인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도록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정리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걸스데이, 속옷 노출 논란 해명 “속옷 아닌 속바지”

    걸스데이, 속옷 노출 논란 해명 “속옷 아닌 속바지”

    걸그룹 걸스데이가 속옷 노출 논란에 휩싸여 소속사 측이 해명에 나섰다. 24일 소속사는 방송용 무대의상 속옷 노출 논란에 대해 “직접 자체 제작한 교복패션의 무대의상 치마 속 하의 속바지가 흰색인데다가 레이스 장식을 달아 속옷으로 보였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앞서 걸스데이는 지난 16일 컴백을 앞둔 쇼케이스 무대부터 일부 블로그나 트위터, 미투데이 사용자들에 의해 안무 중 속옷이 노출된다는 이유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소속사는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어 앞으로 주의 또는 부분 수정을 통해 착용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걸스데이의 세 번째 싱글앨범 타이틀곡 ‘반짝반짝’은 멜론, 엠넷, 소리바다, 도시락 등 모든 온라인 음악사이트 10위권에 안착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사진=드림티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리치벤또 반값, 수익금 전액 일본 지진 피해복구 기부한다

    리치벤또 반값, 수익금 전액 일본 지진 피해복구 기부한다

    최근 도시락 전문점을 찾는 발길이 부쩍 늘고 있다. 매서운 꽃샘추위가 물러가고 완연한 봄이 찾아와 야외 나들이를 계획하는 가족 손님에서부터 새학기를 맞아 개강파티를 준비하는 대학생, 산악단체 등 각종 모임이 간편하면서도 든든한 도시락을 많이 찾기 때문에 단체주문은 물론 예약문의가 끊이지 않는다.쿠팡은 18일부터 20일까지 퓨전도시락 전문점 리치벤또(www.richbento.com)의 전 메뉴를 반값에 내놓는다. 리치벤또는 대표 메뉴인 돈까스와 새우튀김을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해 냉동식품을 튀기기만 하는 타 도시락 전문점과 달리 어머니가 정성스럽게 만들어준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리치벤또 김하경 대표는 “봄나들이 시즌을 맞아 인기메뉴를 고객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게 됐다”면서 “벌써부터 주문량이 크게 늘어나는 등 반응이 뜨겁다”고 밝혔다.또한 리치벤또는 이번 이벤트 수익금 전액을 일본 대지진 피해복구를 위해 기부하기로 결정해 ‘사랑을 나누는 도시락’이 되고 있다.매장에서 만난 가정주부 최은선(32) 씨는 “날씨가 따뜻해져서 주말에 나들이를 준비하고 있는데 맛있는 도시락을 반값에 이용할 수 있어 정말 좋다”며 “수익금이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일본 사람들에게 전해진다고 하니 앞으로도 많이 애용할 생각이다”고 말했다.출처 : 리치벤또 본 콘텐츠는 해당기관의 보도자료임을 밝혀드립니다.
  • 이수만·박진영·양현석 한국 대중음악 파워 1~3위

    이수만·박진영·양현석 한국 대중음악 파워 1~3위

    한국 대중음악 파워 1인자는 누구일까. 대중음악 전문지 ‘대중음악 SOUND’가 16일 내놓은 ‘한국 대중음악 파워 100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예 기획사 대표가 1~3위를 석권했다. 1위는 이수만 SM, 2위는 박진영 JYP, 3위는 양현석 YG 엔터테인먼트 대표다. ●서태지 5위… 소녀시대 14위 가수들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이는 서태지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 등을 제작하는 케이블방송 엠넷미디어(4위)에 이어 5위에 올랐다. 걸 그룹 소녀시대는 14위에 선정돼 아이돌 가수로는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빅뱅은 28위를 차지했다.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서 독설가 멘토로 활동 중인 작곡가 방시혁이 25위에, 가수 비는 51위에 각각 선정됐다. ●세상 떠난 유재하 22위·김광석 23위 최근 가요계의 복고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노장 가수’들도 존재를 과시했다. ‘미인’의 신중현, ‘오빠부대 원조’ 조용필이 각각 7, 8위에 올랐고 김창완(13위), 유희열(20위) 등도 20위권 안에 들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유재하(22위), 김광석(23위), 김현식(36위)과 해체된 그룹 들국화(34위), 어떤날(41위)도 눈에 띈다. 음원 유통 구조가 CD에서 온라인으로 바뀐 상황을 반영하듯 SK텔레콤의 온라인 음원 서비스 사이트 멜론이 9위를 기록했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벅스(35위), 애플(49위), 도시락(69위)도 100위 안에 들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11위)와 다음(45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52위)도 파워를 인정받았다. MBC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 진행자인 배철수(31위)는 DJ로는 유일하게 순위권에 들었다. 조사에는 음악 평론가, 기자, 음악가, 음반 기획자, 엔지니어 등 86명이 참여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어르신 1대1 매일 안부전화… 폭설땐 하루 2500명 체크

    [독거노인 사랑잇기] 어르신 1대1 매일 안부전화… 폭설땐 하루 2500명 체크

    “제가…, 아무래도 제가 봄되면 죽을 텐데, 내 장례를 맡아 줄 분 어디 없을까요.” 지난 2월 중순, 서울 용강동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내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을 중랑구에 사는 65세 기초수급자라고 밝힌 이 할아버지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말기 폐암 환자였다. 길어야 두달을 넘기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은 할아버지의 바람은 바로 가족을 대신해 장례를 치러줄 사람을 찾는 것이었다. 마음을 비우고 주변 정리를 하던 할아버지는 “비록 가족도, 친구도 없지만 쓸쓸히 죽은 모습이 몸 상한 뒤에 누군가에게 발견되기는 정말 싫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곧바로 독거노인지원센터는 할아버지가 거주하는 동 주민센터에 연락해 방법을 물었다. 다행히 방법은 있었다. 동 주민센터는 연고가 없는 기초수급자를 대상으로 한 지자체의 장례서비스를 연결해줬다. 할아버지는 “외롭지 않게 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센터에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1월 27일 개소한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는 하루에도 100여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단순히 안부를 묻고 답하는 전화에서부터 ‘저승 가는 길’ 책임져 달라는 전화까지, 전화 한 통화이지만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는 가족을 만나는 것처럼 의미있는 대화들이 유선을 통해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방문한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서는 상담원과 독거노인의 전화통화가 쉴새 없이 오가고 있었다. 센터에 근무하는 인원은 모두 10명. 이들은 오전 7시~오후 9시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지원센터의 업무는 ▲노인복지서비스 안내 및 지원 ▲보건복지부 독거노인 사랑잇기사업 관련 업무 ▲민간 참여기관 교육 등 크게 3가지다. 센터가 중점적으로 펼치는 ‘마음 잇는 전화’ 사업은 민간·공공기관 콜센터 상담원이 노인들에게 1대1로 안부 전화를 하며 이들의 안전을 매일 확인하는 일이다. 만약 노인이 안부 전화를 받지 않으면 콜센터는 즉시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 이 사실을 알리고, 센터 직원들은 곧바로 현장에 나가 노인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노인들에게 직접 전화도 하지만, 거주지의 이장이나 동장, 경로당 등에 전화해 노인들의 안전을 확인하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독거노인 봉사활동을 펼치는 기업과 기관에 정보와 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센터의 주된 과제 중 하나다. 특히 독거노인 사랑잇기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참여 기관과 대상 노인이 늘어나 업무량도 크게 증가했다. 폭설이나 혹한과 같은 이상기후로 노인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때는 센터의 업무량도 덩달아 급증한다. 실제로 지난 2월 14일을 기점으로 시작된 폭설 사태 때는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해 하루 2500여명의 독거노인 안부를 일일이 확인했다. 평소 통화량보다 10여배나 늘어났으니 업무를 마친 상담원들이 녹초가 될 수밖에 없었다. 센터 상담원 송미숙(43) 씨는 “‘주변에 눈이 너무 많이 내렸다. 집이 무너질 것 같다’며 걱정하시던 어르신들과 통화하며 이분들이 안전하다는 사실에 감사함도 느꼈다.”면서 “특히 피해가 많았던 지역민들이 더욱 고맙게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독거노인지원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노인종합복지관협회는 우리나라 노인복지의 어제와 오늘을 알 수 있는 ‘현장 지표’다. 복지관을 찾는 노인들의 욕구와 이에 따른 역할 변화에서 고령사회의 흐름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89년 서울 효창공원 내 중부노인종합복지관을 시작으로 현재는 전국에 설립된 노인복지관이 250여곳에 이른다. 1990년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보호’였다. 이 당시에는 재가(在家)노인을 위한 도시락 배달 등이 노인복지관의 주된 사업이었다. 노인학대와 자살 예방 프로그램처럼 노인에 대한 보호는 지금도 여전히 노인복지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최근에는 노인들이 가진 ‘욕구’에 초점을 맞춘 복지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일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노인일자리사업, 중고령자들을 위한 은퇴 프로그램 등이 그 예다. 최진영 노인종합복지관협회 과장은 “복지관을 찾는 노인 대상자의 연령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노인 인구 확대에 따라 민간자원과의 연계 등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전략 차별화… 편의점의 도약

    지난해 대다수의 유통연구소는 올해 가장 높은 신장세를 거둘 업태 가운데 하나로 편의점을 뽑았다. 근거리 이점과 상품 경쟁력 강화가 요인으로 꼽혔다. 이런 예상에 걸맞게 연초 편의점들의 행보가 활발하다. 물건값이 비싸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던 과거와 달리 최근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것. 물가가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서 무의식 중에 과소비를 하게 돼 장보기를 꺼리는 이들이 편의점의 소용량, 저가의 자체브랜드(PB) 상품에 손을 뻗고 있는 것. 업체들 또한 차별화를 위해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상품들을 내놓으며 매력을 높이고 있다. 훼미리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118% 늘었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와 음식점 가격 인상의 영향으로 먹을거리의 매출이 급신장했다. 편의점 먹을거리는 과거 비싸기만 하고 맛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요즘은 다르다. 훼미리마트가 지난달 첫선을 보인 즉석 국밥은 역대 도시락 가운데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인스턴트 수프가 아닌 가마솥에서 직접 끓인 국밥을 표방한 이 제품은 출시 한달 만에 30만개가 넘게 팔렸다. 이에 자극받아 비빔밥 도시락 2종도 8일 새로 선보이며 당당히 음식점을 경쟁 상대로 삼았다. 저렴한 한끼에 대한 기대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전통비빔밥(320g·2500원), 산채비빔밥(320g·2500원)을 품목당 2만여개 발주했다. 훼미리마트는 지난해 12월 방송인 홍진경과 손잡고 소규격 수제반찬 ‘더찬’ 4종을 선보였다. 한끼 식사용으로 적당한 50g 용량으로 각각 2000원이며, 출시 이후 매월 10% 이상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특파원 칼럼] 교수윤리 과목을 개설하자/이종락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교수윤리 과목을 개설하자/이종락 도쿄특파원

    7년 전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UNC) 저널리즘스쿨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생활할 때였다. 이 학교는 방문연구원에게도 교수들과 똑같은 연구실을 제공해 상당한 편의를 봤다. 기자의 연구실 바로 왼쪽은 언론인 출신 척 스톤 교수의 방이었다. 흑인 최초로 백악관 출입기자라는 명성을 쌓은 이 교수는 이국만리에서 온 기자를 살갑게 대해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복사실에 들렀는데 스톤 교수가 강의 자료를 복사하고 있었다. 대뜸 “그런 보잘것없는 일은 조교에게 시키면 되지 왜 교수인 당신이 직접 하느냐.”며 잔뜩 장난기 어린 표정을 하곤 캐물었다. 하지만 그의 즉답에 나는 몸이 얼어붙었다. 그는 “이런 사소한 일을 왜 조교에게 시키느냐.”며 나를 뚫어지게 봤기 때문이다. 기자는 그 뒤로 교수와 기자의 표상으로 척 스톤 교수의 예를 자주 든다. 기자로서 NBC와 공영방송인 PBS의 뉴스 진행자와 ‘필라델피아 데일리’의 시니어 에디터를 거친 언론인 대선배였지만 늘 겸손했던 그의 태도를 말이다. 교수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아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 상아탑(象牙塔)의 슬픈 현실이 들려올 때마다 스톤 교수를 떠올린다. 제자 폭행·티켓 강매·학사 비리·금품 수수의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대 음대 김인혜 교수가 파면되고, 고려대 의대 조교가 교수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웃지 못할 일들을 스톤 교수에게 얘기해 주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자못 궁금하기까지 하다. 일각에서는 최근 교수들의 일탈행위가 ‘도제(徒弟·apprentice)식 교육’의 폐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서울대 김 교수도 “(교수들로부터) 그런 게 당연하다고 배워 왔고 또 그렇게 가르쳐 왔다.”며 도제식 교육에 대한 몰이해라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도제식 교육이 일본의 교육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문의도 받았다.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상당히 권위적인 일본 교육을 도입한 결과가 아니냐는 추측이다. 하지만 일본 대학원생들은 한결같이 고개를 내젓는다. 도쿄대 대학원의 경우 석사나 박사과정의 학생들이 교수들을 위해 복사나 도시락 심부름, 운전기사 노릇을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지도교수가 주최하는 심포지엄에 참석해 안내나 보조역할을 맡아도 한국과 달리 시간당 약 1000엔의 수고료를 받는다. 한국 유학생이 교수로부터 일본어 번역을 맡으면 논문 1쪽당 1500~2000엔의 사례비를 받는다. 와세다 대학원도 마찬가지다. 교수들이 대학원생들을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시킬 때는 상응한 보수를 지급한다. 학생의 인권을 도외시한 채 주종(主從) 관계로 뿌리내린 뒤틀린 관행은 한국에서만 존재한다는 얘기다. 언론대학원에는 저널리즘 윤리(ethics)라는 과목이 개설돼 있다. 기자들이 취재활동에서 저지를 수 있는 각종 병폐에 대해 거론하며 언론인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과목이다. 사실 윤리를 논하면 기자만큼 억울한 직종도 없다. 매월 기자들이 납부하는 회비로 운영되는 기자협회와 언론인노동조합은 ‘기자협회보’와 ‘미디어 오늘’을 통해 언론인들의 일탈 행위를 감시하며 혹독한 비판을 가한다. 기자도 20년째 월급에서 두 단체 회비를 자동 납부하고 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회비로 운영되는 단체가 소속 회원의 권익보다는 행위를 신랄하게 꾸짖고 감시하는 회보는 이 두 신문밖에 없을 것이다. 쉽게 말하면 우리를 잘 봐달라는 취지에서 돈을 납부하는 게 아니라, 이 돈으로 신문을 운영해 나를 더욱 엄혹히 채찍질해 달라는 뜻이다. 교수사회에도 교수신문이 있다. 하지만 이 신문은 일반회사가 운영하는 유가지다. 교수들 자신을 감시할 수 있는 협회보를 만드는 게 어렵다면 교수윤리 과목을 개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생들을 상대로 교수들의 일탈행위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사례연구)를 하며 끊임없는 자기반성을 할 수 있을 테니까. jrlee@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최수종씨 등 ‘100인 이사회’ 연예인·대학생 사랑의 밥 나누기

    [독거노인 사랑잇기] 최수종씨 등 ‘100인 이사회’ 연예인·대학생 사랑의 밥 나누기

    25일 오전 8시 서울 이화동 종로노인종합복지관. 일회용 도시락통에 흰 쌀밥을 담는 사람들 가운데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바로 태조 왕건으로, 대통령으로 TV 드라마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탤런트 최수종씨였다. 연예인 봉사단체 ‘좋은 사회를 위한 100인 이사회’ 이사장인 최씨는 이날 부인 하희라씨 등 연예인 13명, 대학생 40여명과 함께 ‘독거노인을 위한 사랑의 밥 나누기’ 활동을 펼쳤다. TV 속 배우가 아닌 평범한 ‘나눔인’으로 참여했지만, 인기 연예인들의 등장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않을 수 없었다. 종합복지관에서 도시락배달 봉사를 한다는 이수련(67) 할머니는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배우들을 보니 신기하다.”면서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도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일하지는 않는데, 참 고맙고 대견하다.”고 말했다. 최씨 등은 종로구에 사는 독거노인들에게 직접 도시락을 배달했다. 참여한 연예인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남능미씨는 종합복지관에서 30여분 떨어진 창신동의 독거노인댁을 사회복지사들과 함께 방문했다. 남씨는 “그동안 받은 사랑을 부족하나마 돌려 드리는 것 아니겠느냐.”며 “노인들을 직접 방문해 식사도 전하고 건강도 확인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봉사”라고 말했다. 남씨는 도시락 배달을 마치고 연이어 시작된 무료 점심 급식에서 노인들의 손을 하나하나 잡으며 인사를 건넸다. “체하지 않도록 급하게 드시지 마세요.” 여배우가 직접 말을 건네자 노인들은 아이처럼 “함께 사진을 찍자.”며 반가움을 전했다. 김흥수씨 등 배우들은 최수종씨와 함께 출연하는 드라마 ‘프레지던트’ 촬영을 아침까지 마치고 행사에 참여했다. 이들은 점심 급식판을 노인들이 앉은 자리까지 전하고 청소 등 뒷정리까지 하며 복지관 곳곳을 챙겼다. “모자란 반찬 있으면 말씀하세요. 제가 가져다 드릴게요.” 인기 여배우 왕지혜씨는 노인 한분 한분에게 부족한 반찬과 밥을 챙겨 드렸다. 홍창주(70) 할머니는 “꼭 손녀를 보는 것 같다.”며 반가워했다. 대학생 김기현(21·여)씨는 “오늘 자리를 통해 봉사의 의미와 더불어 노인들의 현주소와 독거노인 문제를 다시 한번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시론] 독거노인 보호의 허와 실/권중돈 목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시론] 독거노인 보호의 허와 실/권중돈 목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어느 소설가가 말했다. “살아가는 일은 인연을 짓는 일이며, 인연이 멀어지면 그것의 슬픈 그림자만 남는다.”라고. 세상살이가 각박해지면서, 끊어진 인연에 슬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홀로된 지아비와 지어미, 아이 그리고 노인, 즉 환과고독(鰥寡孤獨)이 그들이다. 특히 급격한 인구고령화의 영향으로 독거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11년 현재 독거노인은 106만명이며, 이 중 18만명은 사회적 보호가 요구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국가는 노인 돌봄 기본 서비스, 독거노인 응급안전 돌보미 서비스, 독거노인 사랑 잇기 사업을 통해 20만명에 이르는 독거노인을 보호하고 있다. 양적으로는 사회적 보호가 요구되는 독거노인을 돌보고도 남는다. 그러나 독거노인 보호정책의 양적 실(實)함이 질적 허(虛)함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 먼저 독거노인 보호정책이 노인의 생활문제와 욕구를 해결해주는 종합서비스로서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노인 돌봄 기본 서비스는 독거노인의 안전 확인과 고독, 소외문제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독거노인은 외로움의 문제와 함께 빈곤, 질병, 무주택, 결식 등 다양한 생활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따라서 안전 확인과 함께 긴박한 생활문제를 해결해주는 종합서비스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기본 사업비 한푼 배정하지 않고 민간자원을 동원해 독거노인의 생활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노인 돌봄 기본 서비스에 투입된 국가 예산보다 더 많은 액수의 민간자원을 동원해 연계했지만, 독거노인의 생활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버겁기만 하다. 따라서 독거노인의 실제 생활문제를 해결하는 종합서비스에 요구되는 기본 사업비만이라도 정부 예산을 편성하여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 재정담당부처는 노인 돌봄 기본 서비스 예산이 사회적 일자리사업 예산이라는 이유를 들어 예산 증액을 거부하고 있다. 이는 ‘독거노인 보호’라는 ‘본질’은 망각되고, ‘일자리 수 늘리기’라는 ‘형식’은 두드러지는 주객전도 현상과 다름없다. 모든 사회서비스의 질적 수준은 서비스 제공 인력에 의해 좌우된다. 그런데 노인 돌봄 기본 서비스의 노인 돌보미는 최저임금을 간신히 넘는 보수를 받고, 교통비와 전화비는 본인 급여에서 부담하면서, 주 20시간 일하며 20~30명의 독거노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명의 돌보미가 20~30명의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하고, 생활교육과 지역사회 자원 연계라는 필수서비스 업무를 수행하며, 독거노인의 힘든 삶에 정(情)이 끌려 부가서비스까지 제공하다 보면 연장근무는 필수가 된다. 아무리 마음씨 착한 봉사자라도 이런 상황에서 과연 봉사할 사람이 있을까 싶다. 서비스의 양이 아닌 질을 높이려면, 서비스 제공 인력에 대한 처우와 노동환경 개선은 필수다. 그런데 이 역시 사회적 일자리 예산이라는 명목하에 최저임금 기준을 어기지 않는 수준에서만 노인 돌보미의 급여를 인상해주고 있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에게 ‘최고 서비스’를 제공하라는 기대를 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기대가 큰 만큼 합당한 처우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말이 쉬워 독거노인이지, 사실은 내 부모이자 내 아이의 조부모이다. 그러므로 독거노인의 보호를 국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독거노인 사랑 잇기의 안부전화 서비스, 응급안전 돌보미 서비스의 긴급출동 서비스만으로 독거노인의 외로움과 고독사(孤獨死)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독거노인이 기다리는 전화는 콜 서비스가 아니라 아들딸의 안부전화다. 먹고 싶은 밥은 노인 돌보미의 도시락이 아니라 며느리가 지어주는 꽁보리밥이다. 아무리 국가의 복지제도가 발전해도 가족이 해야 할 일이 있다. 이웃의 책임도 있다. 다시 이웃사촌이라는 말을 살려내야 한다. 홀로 사는 노부모께 전화하고 찾아뵙는 것, 이웃집 할머니의 안부를 살피러 길을 나서는 것, 이것이 독거노인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모두 갖는 시민으로서의 책임이다.
  • 연매출 200억도…개그맨 ‘먹는장사’ 는 대박?

    연매출 200억도…개그맨 ‘먹는장사’ 는 대박?

    세대를 아우르는 친근한 이미지와 높은 인지도로 개그맨들의 ‘먹는장사’가 대박을 치고 있다. 김병만의 ‘달인 돈까스’, 이수근의 ‘맛잡이 도시락’, 허경환의 ‘허닭’ 등은 개그맨들의 부업으로 시작해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먹거리 제품들이다. ‘달인 돈까스’의 경우 최근 한 홈쇼핑에서만 34분 만에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주문금액만 2억 5000만원을 넘어선 것. 홈쇼핑 측은 “김병만, 노우진, 류담 등 달인 팀의 친근한 이미지가 상품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수근 도시락’ 역시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친근한 이미지를 얻은 이수근의 캐릭터를 이용한 마케팅으로, 각종 편의점에서 인기리에 판매중이다. 몸짱 개그맨으로 불리는 허경환도 닭가슴살 ‘허닭’으로 전달 대비 매출 4배 상승이란 쾌거를 올리고 있다. 개그맨들이 부업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자립’이다. ‘하땅사’, ‘웃찾사’ 등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이 사라지는 불안한 현실에서 ‘평생 연기자’로 남기 위해서는 부업에 손을 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중에서도 ‘먹는장사’는 가장 인기 있는 부업 아이템. 1990년대부터 개그맨들의 대표적인 부업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비교적 창업이 손쉽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는 데다 ‘이름값’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먹는장사’로 가장 성공한 개그맨으로는 ‘벌집 삼겹살’로 대박을 친 이승환과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를 운영하는 이경규, 고기집 문을 연 강호동이 꼽힌다. 이승환은 2005년 런칭한 ‘벌집 삼겹살’로 240여개 체인점을 둔 사업가로 변신해 연매출 200억을 달성하는 등 성공가도를 걷고 있고, 10여 년 전 ‘압구정김밥’으로 외식사업을 시작한 이경규는 숱한 시행착오 끝에 ‘돈 치킨 아웃’과 ‘돈 치킨 호프’ 등 2개의 인기 프랜차이즈 점포를 차려서 운영하고 있다.  강호동이 홍보전면에 나선 ‘강호동 육칠팔’은 연내 194개 매장개설을 목표로 가맹사업에 박차를 다하고 있다. 이런 성공에는 강호동의 인기가 한 몫 하긴 했지만 “아침에 삼겹살을 구워 먹는다.”고 잘 알려진 강호동의 식성이 자연스럽게 상품 이미지와 연결되면서 홍보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개그맨들의 ‘먹는장사’ 성공률이 비교적 높긴 하지만 무턱대고 도전하는 건 실패의 지름길이다. 이영자는 야심차게 ‘영자나라 돼지만세’란 고기집을 열었으나 실패했고, 이봉원 역시 삼계탕집, 커피전문점 등 다양하게 손을 댔지만 모두 실패의 쓴잔을 들이켜야 했다. 외식사업 프랜차이즈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정분야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 없이 돈벌이가 된다는 말에 투자부터 하는 건 실패확률을 높인다.”면서 “대중에게 인기가 높은 만큼 신중하고 까다롭게 알아본 뒤 사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
  • [세대공감] 세월따라 변한 ‘부의 상징’

    [세대공감] 세월따라 변한 ‘부의 상징’

    농산물 수입개방이 되기 전인 1986년 봄. 초등학교 1학년 꼬마는 소풍에서 자신의 짝지가 완전 부잣집 딸이란 것을 알게 됐다. 꼬마가 태어나서 한번도 하나를 온전히 먹어보지 못한 노란 바나나. 짝꿍의 소풍 가방에는 바나나가 무려 3개가 나왔다. 하나는 선생님 것. 하나는 짝의 것. 그리고 하나는 꼬마에게 쥐어졌다. 금지옥엽으로 자란 짝지의 어머니가 자신에게도 나눠주라고 챙겨준 것이었다. ‘바나나 한개를 혼자 먹다니.’ 이후 1학년 꼬마에게는 바나나가 ‘부의 상징’이 됐다. 이젠 바나나는 가장 싼 과일중의 하나로 전락했다. 하지만 30대가 된 꼬마에겐 여전히 바나나가 ‘있는 집’의 상징으로 생각된다. 세태가 급변하면서 경제력의 척도를 나타내는 물건도 바뀌고 있다. 세대마다 깊게 각인된 ‘부의 상징’은 여전히 “우리 때는 저거 있으면 정말 사는 집이었지.”라는 말을 끄집어낸다. 세대별 부의 상징을 찾아봤다. 친구의 메이커 운동화 흙 묻히며 심술냈어요 서울 봉천동의 김진화(24·여)씨는 초등학교 시절 ‘메이커 운동화’가 그렇게 갖고 싶었다. 4학년 때까진 어머니께서 사 주신 신발을 아무 말 없이 신었지만 5학년이 되고 나서 ‘메이커’에 눈을 떴다. 메이커라고 해 봤자 아는 것은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스포츠 브랜드가 전부. 꼬마였던 김씨는 이런 브랜드들을 하나 하나 외며 친구들 앞에서 제법 아는 척 했다. 당시 김씨의 눈에 메이커 운동화를 신은 아이는 하나 같이 잘사는 집 아이들이었다. 아버지의 직업이 의사, 사업가, 유명 학원장 등이었다. 한마디로 그때 김씨의 학교에서는 메이커 운동화가 일종의 부의 상징이었던 것. 이런 친구들은 새로 산 티가 나는 운동화를 친구들 앞에서 내밀며 괜스레 자랑하고 다녔다. 김씨는 “솔직히 부럽기는 했어요. 그래서 처음에 산 운동화는 밟아 줘야 오래 신는다며 일부러 흙을 묻히기도 했죠.”라며 그때를 떠올렸다. 서울 신월동에 사는 송유경(26·여)씨는 마음의 여유가 곧 부의 상징이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송씨는 주 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 출판사에서 성인을 위한 영어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송씨는 돈을 버는 데 아등바등하기보다는 적은 돈이라도 여유롭게, 싫은 일을 억지로 하기보다는 천천히 좋아하는 일을 조금씩 하며 살고 싶다. 웰빙이 곧 부의 기준인 셈이다. 송씨는 “세상에 돈이든 보석이든 금전적으로 여유로운 사람이 있지만 마음도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적지 않나요? 전 마음이 부자이고 싶어요.”라며 미소지었다. 외제차 부럽지만 엄두는 못 내죠 서울의 회사원 최영민(27)씨에게 부의 상징은 소위 ‘명품 외제차’이다. 결혼식에 번쩍번쩍하는 외제 승용차를 몰고 오는 친구들은 완전 선망의 대상이다. 최씨는 “남자가 명품 자동차를 몰고 예쁜 여자가 옆에 타고 있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기도 한다.”면서 “여자와 사귈 때도 고급 승용차가 있으면 작업이 더 잘 된다.”면서 부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최씨는 명품 자동차를 사기 위해 딱히 노력을 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최씨는 “부의 상징은 단지 상징일 뿐 내가 하기에는 막연한 거리감이 있다.”면서 “이제 직장생활 1년차인데 아껴서 장가갈 돈 모으는게 더 급하죠.”라고 말했다. 그에게 명품 차는 아직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 갓 입학한 여대생들은 명품 가방에, 명품 구두까지 갖춘 졸업반 여대생들은 옷이 날개인 듯 명품 의류에 필이 꽂힌다. 서울에 사는 피아노 강사 김영희(34·여)씨에게 부의 상징은 ‘교정기’이다. 김씨는 요즘 들어 TV에서 유명 스포츠 스타나 탤런트들이 교정을 통해 과거에 비해 확연히 예뻐진 모습을 보며 교정의 효과에 새삼 놀란다. 김씨는 “그동안 절친들이 미용을 위해 교정을 한다는 것에 ‘왜 쓸데없는 짓을 하냐?’며 시큰둥했던 자신이 후회스럽다.”면서 “연예인들은 물론 주변 친구들이 교정을 하고 달라진 모습에서 부러움과 환상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현재 사귀는 이성도 없어 결혼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게 된 김씨에게 교정기는 그야말로 탁월한 성형 효과를 가져다주는 부의 상징이다. 김씨가 교정기를 부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웬만한 사립 대학의 등록금에 맞먹는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 하지만 김씨는 일주일 전 큰 마음을 먹고 교정을 하기로 결심했다. 김씨는 “지난 1년 간 피아노 강사를 하며 모은 돈을 쪼개 나를 위해 투자할 생각”이라면서 “현재 학원 수업 도중 틈날 때마다 주변 치과에 들러 교정하는 데 드는 비용을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등촌동에 사는 대학생 지은송(25·여)씨의 부의 상징은 ‘직업’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취업난이 심각한 요즘 취업만 해도 성공한 것이지만 그 중에서도 어떤 일을 하느냐가 성공을 넘어서 그 사람의 삶을 좌우한다고 생각해서다. 지씨는 “취업난으로 불안한 마음은 대학입학 때부터 항상 있어 왔던 일이잖아요. 그래서 대학입학 때부터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며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지씨는 현재 졸업을 1학기 남겨두고 휴학 중이다.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신림동 고시촌 근처에서 살며 매일 하루에 4시간씩 자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엔 떨어졌지만 올해는 꼭 붙겠다는 각오다. 지씨는 “매일 반복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힘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합격할 저를 생각하면 다시 한 번 힘이 나요.”라며 밝게 웃어 보였다. 모두가 안정적인 공무원, 고시를 준비하는 것을 보고 도전의식이 없다고 비판하는 어른들에게 지씨는 “이렇게 불안한 시대에 안정적인 것을 찾는 게 오히려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아닐까요. 미래에 제가 안정적으로 원하는 일을 하면서 여유롭게 사는 게 좋은 일 아닌가요.”라고 대답한다. 사는 곳이 자신의 경제력을 말해주죠 ‘부동산 광풍’이라는 말은 순천에 사는 주부 정연순(48·여)씨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만 같다. 전세살이로 전전하다 8년 전에 마련한 시골 마을의 1층 단독주택이 정씨의 보금자리. 넓은 집은 아니지만 정원에는 봄꽃이 봉오리를 틔울 준비를 하고 있고 누렁이 한 마리도 있다. 아담한 보금자리다. 하지만 정씨는 “우리 나이대의 사람들에게 부의 상징은 바로 아파트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씨의 생각에 아파트는 보금자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정씨는 서울 강남의 남동생 부부가 내려와 아파트값이 떨어졌다느니, 어느 곳에 신도시가 개발되는 데 괜찮을 것 같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를 실감했다. 정씨는 몇년 전 서울에 갔다가 강남에 우뚝 솟은 고층 아파트들을 봤다. 벽면은 반짝반짝 빛나는 유리로 뒤덮여 있고 꼭대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정씨는 문득, ‘저런 아파트가 아니어도 살기 좋은 집은 많은데 굳이 저런 아파트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왜 그럴까?’하는 의문을 가졌다. 정씨는 “아파트를 부의 상징으로 보기 때문에 투기가 발생하고 땅값이 오르는 것 아니냐.”면서 “집을 부의 상징이 아닌 사는 곳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이나 서초 등 사는 지역도 부의 척도가 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쌀이 부족하니 보리혼식을 합시다’. 제주에 사는 김성진(58)씨는 1960년대에 한참 나돌았던 이 구호를 떠올리면 헛웃음이 나온다. 제주에는 쌀이 턱없이 부족해 사람들은 보리밥을 먹었기 때문이었다. 제주는 논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해 다른 지역보다도 쌀 부족 현상이 심했다. 1960년대 제주에서는 ‘쌀밥’이 부의 상징이었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당시 하얀 쌀밥을 먹을 수 있는 집은 곧 부잣집”이라면서 “제사상에 쌀밥과 쌀떡을 올리는 집 아이들은 제사를 지낼 때마다 친구들을 데려와 제사상에 올려진 쌀밥과 떡을 슬쩍 보여주곤 그걸로 며칠 동안 목에 힘을 주고 다녔지.”라며 미소를 지었다. 평범한 집이라도 소풍이나 운동회 날이면 쌀밥을 먹고 싶은 게 아이들의 인지상정. 김씨는 “운동회 날이면 어머니께서 모처럼 쌀밥을 지어서 보리밥 위에 한두 숟갈 얕게 얹어서 도시락을 싸 주었지.”라며 “도시락을 열었을 때 하얀 쌀밥이 눈에 들어오면 지금 말로 완전 대박”이라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TV는 부잣집에서나 볼 수 있었지 서울 목동에 사는 김성일(58)씨는 텔레비전을 꼽았다. 김씨는 “지금이야 엄청나게 화질도 좋고 선명한 큰 텔레비전이 많이 있지만 제가 중학교 다닐 때만 해도 흑백 텔레비전은 마을에서 하나 있을까말까 했어요.”라며 그 시절을 떠올렸다. 동네에서 제일 부잣집에 한대 있던 텔레비전은 아이들이 그 집으로 모이게 했다. 마음씨 좋은 집주인 아저씨는 동네 주민들이 모여서 하루에 한 시간 정도 텔레비전 보는 것을 허락했다. 하지만 그 집 아들이 문제였다. 가난한 집 아이들은 텔레비젼을 보지 말라며 생떼를 썼기 때문. 그때마다 김씨를 비롯한 다른 친구들은 부끄러웠다. 김씨는 “기분은 무척 나빴지만 드라마를 보기 위해서 꾹 참았지만 나름대로 마음의 상처였는지 가끔 생각하면 씁쓸하네.”라고 말했다. 김씨는 부잣집 아들의 구박에도 당시 인기 드라마였던 ‘미워도 다시 한번’ 같은 드라마를 보며 울고 웃었다. 김씨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상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바뀔 수 없는 것은 그때의 추억”이라면서 “지금 젊은 세대들은 그때 다같이 사람들이 웃고 울던 그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경기 안양에 사는 김기숙(52·여)씨는 부의 상징이란 곧 ‘가방끈’이라고 단언했다. 전남 함평 출신인 김씨가 학창시절을 보낸 1970년대만 해도 까만 교복을 입고 여고에 다니는 학생들은 손에 꼽을 정도. 설사 학교에 다닐 수 있어도 운이 좋으면 초등학교 때까지 혹은 초등학교 3, 4학년까지 다니는 게 고작이었다. 4남매의 첫째였던 김씨도 동생들 뒷바라지하느라 초등학교만 나온 게 전부였다. 김씨는 “3학년인가 4학년인가 그때쯤 아버지가 이제 학교 다니지 말고 집에서 일하고 동생들 돌보라고 하셨을 때 난 학교를 가겠다고 소리 지르면서 집을 뛰쳐나갔던 게 생각난다.”면서 “첫째는 집안일을 해야 한다던 아버지가 어찌나 원망스럽던지.”하며 한숨울 내쉬었다. 결국 김씨의 아버지는 초등학교를 끝까지 다닐 수 있도록 허락했다. 몇몇은 중학교에 진학했다. 김씨는 “중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어찌나 부럽던지. 그 애들이 지나갈 때면 저도 모르게 집에 숨었어요.”라면서 “지금 친구들을 만나면 다들 선생님, 교수가 됐는데 저도 똑같이 공부했다면 그 친구들처럼 자신 있게 명함을 내밀수 있지 않았을까 하면서 혼자 웃곤 해요.”라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귀엽고 결이 고운 日 공업디자인의 비결

    귀엽고 결이 고운 日 공업디자인의 비결

    일본 산업디자인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다.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일본국제교류기금, 주한일본대사관이 ‘화(和)-일본 현대 디자인과 조화의 정신’을 주제로 디자인전을 다음 달 19일까지 서울 순화동 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전시실에서 연다. 21세기 최첨단 기술과 전통의 맛이 어떻게 어우러지는가를 161점의 전시품을 통해 보여주는 자리다. 일본식 ‘화’ 스타일의 배후에는 야나기 무네요시(1889~1961)가 있다. 흔히 쓰는 일상적인 공예품에서 실용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한 뒤 이를 ‘민예’(民藝)라 부른 뒤 1930년대에 민예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친 이다. 제 아무리 뛰어난 첨단기술이 발달하더라도 전통에 기반한 수공업적인 느낌이 들어가야 제맛이 난다는 것이다. ●첨단 기술과 전통 조화시킨 멋 이런 민예 사상은 그의 장남이자 일본 공업디자인 1세대로 꼽히는 야나기 소리에게 고스란히 이어졌다. 그의 1956년작이자 지금도 생산되어 널리 쓰이고 있는 ‘나비 의자’는 흔히 디자인 하면 떠오르는 요란스러움이 전혀 없는, 간결하고도 편안한 맛이 풍겨져 나온다. ●전통도시락서 전기밥솥 디자인 빌려와 일본 디자인 사이트 부관장이자 이번 전시 큐레이터를 맡은 가와카미 노리코는 “지금까지 축적된 대기업이나 소기업의 제조기술을 미래에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라는 게 요즘 일본 디자인계의 화두”라면서 “그런 만큼 전시 제품은 일본의 역사적 맥락 아래 50년 이상 꾸준히 만들어지고 실생활에서 실제로 쓰이고 있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 덕에 핀 같은 일상의 작은 소품에서부터 닛산 미쓰비시 같은 자동차 디자인은 물론, 신칸센 고속열차(물론 모형이나 화면) 같은 덩치 큰 물건들까지 골고루 배치됐다. 전통을 어떻게 되살리는가는 간단한 생활용품류에서 도드라지게 느껴진다. 가령 전기밥솥은 얇게 자른 삼나무로 만들었던 일본 전통 도시락에서 디자인을 고스란히 가져왔다. 청주의 나라답게 전통 청주잔과 병을 세련된 도기나 주석으로 재해석한 작품들도 눈에 띈다. 161개 작품은 귀여운, 공예적인, 결이 고운, 감촉이 있는, 미니멀한, 사려 깊은 등 일본을 상징하는 6가지 형용사를 기준으로 분류됐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가족의 의미 되새기는 특집극 두 편

    가족의 의미 되새기는 특집극 두 편

    시청률 저조와 제작비 축소로 점차 그 영역이 축소되고 있는 지상파 TV의 명절 특집극. 그래서 더욱 희소 가치가 높고, 반갑게 느껴진다. 올해는 두 편의 설특집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4일 오전 9시 50분에 KBS 2TV에서 방송되는 ‘영도다리를 건너다’는 2008년 KBS 극본공모 당선작으로 영화배우 정진영이 주인공을 맡아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지난해 호평을 받은 KBS 드라마 스페셜 ‘달팽이 고시원’의 김진원 PD가 연출을 맡았다. 봉래산 할매가 섬을 떠나는 사람들을 망하게 한다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는 곳, 영도. 그곳에는 전형적인 거친 뱃사람 백익덕(정진영)과 그의 딸 백설(정은채)이 산다. 익덕은 하나밖에 없는 딸에게 아빠 노릇을 잘 하고 싶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행동하고, 그 마음과 행동의 거리만큼 설과의 관계도 더 멀어지는 듯하다. 방황 끝에 친엄마를 찾아 나서게 된 설이는 자신이 버려진 아이였다는 것과 그렇게 벗어나고 싶었던 아빠의 그늘이 사실은 버려진 자신을 거두어 준 울타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EBS는 3일과 4일 낮 12시 20분에 ‘울 엄마 오드리’를 방송한다. 치매에 걸려 자신을 오드리 햅번이라고 믿는 엄마 오태자(김경애)와 두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보다는 자기 자신과 개인의 성공이 중시되는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케이블 채널에서는 그동안 놓친 지상파 TV의 인기 드라마를 다시 만나볼 수 있다. tvN은 2일부터 4일까지 매일 오전 11시에 ‘싸인’, ‘드림하이’, ‘파라다이스 목장’, ‘카라의 이중생활’을 차례로 방송한다. 2일부터 5일까지 매일 오전 9시 30분에는 ‘김광자의 제3활동’, ‘나야, 할머니’, ‘도시락’, ‘조은지 패밀리’를 차례로 내보낸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감동적인 단막드라마다. OCN에서는 5~6일 매일 오전 8시부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미국 드라마(미드)를 8편씩 연속 방송한다. 5일은 첨단 과학수사가 돋보이는 ‘CSI 11’, 6일은 섹시 킬러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니키타’가 방영된다. 올리브는 ‘현빈 드라마’를 특집 편성한다. 2일과 3일 오전 11시부터 현빈, 송혜교 주연의 ‘그들이 사는 세상’이 각각 8편씩 나뉘어 전편 방송된다. 4일과 5일 낮 12시부터는 전국을 강타한 ‘시크릿 가든’이 11회부터 20회까지 차례대로 시청자를 찾아간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홀몸노인 말벗서비스] “설음식 맛있게 드세요”

    서울시가 설 명절을 맞아 설 음식 도시락을 나눠주고, 노인종합복지관에서 합동 차례 지내기 및 전통 민속행사를 개최하는 등 ‘홀몸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시는 설 연휴 기간 시내 220개 무료 급식기관을 통해 홀몸노인 8800여명과 저소득 노인 1만 5500여명에게 떡국과 고기, 과일 등 설 음식을 배달한다. 또 600명의 노인돌보미와 247명의 서울재가관리사가 홀몸노인들에게 주 3회 이상 전화를 걸어 안부를 챙기는 등 ‘말벗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30개 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합동 차례 지내기와 명절음식 나누기, 공놀이대회,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정관 복지건강본부장은 “설 연휴 기간이 끝난 뒤에도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모시기에 소홀함이 없도록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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