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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가에 번지는 「우리말 사랑」

    ◎대학보 이용,「바른 쓰임새」 일깨우기 전개/순한글이름 짓기도 큰 호응/「운동권약어」 맹목추종 자제/비속어·일어 잔재·사투리 추방운동도 한글날을 전후로 대학생들 사이에 우리말 바로쓰기운동이 널리 퍼지고 있다. 유인물이나 대자보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잘못 쓰고 있는 문법에 어긋난 표현이나 알맞지 않은 어휘,일본식 말투 또는 대학가에서 흔히 쓰이는 비속어등을 들추어내 올바른 말의 쓰임새를 찾으려 애쓰고 있다. 이와함께 학교식당이나 서점의 한글이름등을 짓는 행사를 마련하는 등으로 곱고 바른 우리말 찾기운동을 벌이고 있다. 연세대의 국어운동학생회(회장 정영한·21·영문과 2년)는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16일까지 도서관앞과 학생회관앞등 다섯군데에 「모음함」을 마련해 놓고 순수한 한글이름과 식당이름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행사는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 9일까지 이미 1백60여통의 고은이름들이 접수됐다. 이들 가운데 우리말 이름으로는 「다솜」「한주리」「우랑」「고지하나」「슬아」「아름」등이많았고 식당이름으로는 「침도라」「소리그늘」「맛자랑」「살림터」「고리찾기」「배불샘」「자람터」등이 눈에 띄었다. 국어운동학생회는 16일이후 당선작을 뽑아 도서상품권과 기념품등을 상품으로 주며 학생회관 카페테리어의 이름을 이 가운데서 한가지로 바꿀 계획이다. 연세대는 특히 한글을 사랑하도록 일깨우다 지난 70년 작고한 외솔 최현배선생등 학교가 배출한 동문등 겨레사랑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한글기념탑」을 세울 계획이기도 하다. 한양대 학생들의 우리말 찾기운동 모임인 「참말글 울림터」는 지난 86년9월부터 이틀에 한번씩 정문옆 게시판에 우리말을 내붙이며 우리말 찾기운동을 꾸준히 벌여오고 있다. 고려대의 「우리말 사랑모임」은 고연전 기간인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4일까지 대학생들이 잘못 쓰고 있는 외국어와 일본식 표현 비속어등을 지적하고 바로잡은 전지 20장으로된 대자보를 학생회관앞 게시판에 붙여 바른말쓰기운동을 벌여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대자보는 또 『운동권 학행들이 사용하는 「난쏘공」(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자민투」「민청련」「전민련」등의 약어가 무비판적으로 일반학생들에게까지 전파되고 있는 것도 빨리 고쳐져야한다』고 덧붙였다.
  • 호미도 날이언마라난…/송정숙 본사 논설위원(서울칼럼)

    호매도 날이언마라난 낟가티 들리도 업스니이다 아바님도 어이어신 마라난 어마님가티 괴시리 업세라 아소 님하 어마님가티 괴시리 업세라 5월에 우리는 「사모곡」을 들었다. 『호미도 날이 있지만 낫의 날 만큼 들지 못하듯,아버님도 어버이이지만 그 사랑이 어머님 만하지는 못하다』는 내용을 지닌 이 고려가요를 우리는 고교시절의 고전문학 교과서 같은 곳에서 배워 시처럼 외긴 했었다. 「아소 님아,어머님같이…」라는 마지막 구절의 은은하고 애틋한 맛이 오랜 여운을 남기게 하던 고전이다. 이 가사에 사모곡 악보인 시용향약보를 원본 그대로 사용하여 국립국악원 연주단이 연주하고 노래했다. 가사와 악보가 완벽하게 전해오는 보물 제551호의 이 노래가 우리에게 「최초」로 들려지게 된 일이 미심쩍고 신기하다. 우리에게는 구슬이 서 말은커녕 삼천 말은 있지만 꿰지 못해서 보배가 못된 채 이리저리 구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서러운 마음까지 들게 하는 노래다. 사모곡이 처음 연주된 자리는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인 사모곡상이 수여된 국립극장 소극장이었다. 이 상은 그 동안 숱하게 있어온 상과는 그 격이나 모양새가 달랐다. 부상도 대나무 마디 무늬로 세공한 비녀인 순금의 「죽절잠」이다. 2백만원어치 상당의 금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있어온 아름다운 것을 박물관의 유리상자 속에서 이끌어내어 생활의 볕쐬기를 하는 방법으로도 이 상품 아이디어는 좋아 보인다. 시상식장의 무대를 사모곡의 옛 악보 벽지로 장식하고 돗자리 깐 무대에서 옥색주의를 입은 창사가 『호미도 날이언마라난…』을 읊어내리는 그 광경은 아주 괜찮았다. 상 타는 자리가 소요스럽고 동도 서도 아닌 얼치기가 되어 수상자를 공연히 구차하게 만들고 하객은 하객대로 부담스러워 고역스럽게 하는 요즘의 급조된 시상식 습속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우선 이 시상식은 좋았다. 그리고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이 우리가 지녀온 전통의 보옥들을 잘 살려 보배로 꿰어낸 성과 때문이라는 것이 반가웠다. 『풍속을 너무 푸대접하면 그 앙갚음이 우리 자식에게로 돌아간다』고 경고한 사람(듀켄)이 있다.우리는 어쩐지 지금 그런 징후를 느끼고 있다. 우리가 지녀온 좋은 것들을 헛간에,창고 선반에,묵은 책갈피 속에 쓰레기처럼 팽개치고 돌아보지 않아온 「푸대접」의 앙갚음을,품위없고 성급하고 거칠고 포악한 젊은이들에 의해 당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런 상이 만들어진 일이나,처음 상이 피아니스트 신수정씨 모녀로 정해진 일의 타당성 여부에 대한 「말참견」에는 용훼할 생각이 없다. 다만 시상의 격식을 또 하나의 창작삼아 공들인 노력은 여간 반갑지 않다. 검둥개 멱감듯이 대강대강 해치우는 풍조가 너무 만연해서 진품에 접하기 어렵고 공들이고 정성들이는 행동이 어리석은 것처럼 여겨지게까지 된 오늘의 세태가 걱정스러운 우리에게는 이런 노력 자체가 반갑고 대견하다. 시국의 돌개바람이 5월 하늘을 뒤덮어 훈향도 희망의 기운도 앗겨버린 듯했지만 그래도 한편에서 문화를 가꾸는 발걸음은 이렇게 멈추지 않은 것이 다행스럽다. 시국의 돌개바람이 아무리 거칠고 집요해도 그것은 지나는 바람이다. 땅에 갈아놓은 문화의 싹이 다치지만 않는다면그것이 남는다. 5월에 꽤 자라난 문화의 싹으로는 도서상품권,연극의 「사랑티켓」 같은 것도 있다. 도서상품권에 대해서는 문화를 맡은 주무장관이 『이것만은 잘한 일이라고 인정받을 줄 알았는데 터무니없는 모함까지 받았다』며 노여워했다는 말을 전해들은 일이 있다. 그 말을 들었을 때,앞뒤없이 터져나온 것은 실소에 가까운 웃음이었다. 재능과 자존심 때문에 자애가 승하고 폄하는 말에 병적으로 민감한 성정의 자연인이 관사라고 하는,특히 「구렁이 기질」이기를 요하는 고급관리의 직함에 자리했을 때 나타남 직한 모습이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올해를 「연극영화의 해」로 정하고 갖가지 일들을 열에 떠서 꾸미는 동안에도 「공치사」대신 노여움을 자극하는 일만 많이 생겼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그런 것에 궤념하지 않고 밭갈고 씨뿌리며 수걱수걱 일해놓으면 싹은 돋아 정직하게 자란다. 도서상품권이 당초의 예상을 뛰어 넘는 성과로 호응이 확대되고 「사랑티켓」이 보름 만에 동이 나 매진되는 일 따위가 그런 것을 증거한다. 그 물증만큼 도서인구는 늘어나고 연극 붐에 기여할 것이다. 기업을 끌어들여 연극표 값을 나누어 물게 한 사랑티켓은 좀더 늘리기를 원하는 사람도 많다. 서초동에는 「예술의 전당」이 있다. 그 언저리의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주변이 그런대로 품위있어 문화예술의 냄새가 그득하다. 묵향 풍기는 서예전도 이어지고 홀로그라피 같이 앞서가는 현대미술도 만난다. 음악당에서는 연주가 끊이지 않고 국악당도 이웃에 있다. 어린이랜드에 자가용을 이끌고 갔다가 가족이 지쳐 돌아오는 데 드는 비용 만큼만 투자하면 두고두고 즐길 수 있는 작은 그림을 장만할 수도 있다. 이런 것 모두가 우리의 성에 꽉 차는 것은 못될지 몰라도 오늘의 우리가 쌓아놓은 문화의 축적이다. 잘 꿰어서 가꾸면 보배가 되어 줄축적이다. 시위 연기가 초연처럼 가득해 보이는 그 한겹 겉껍질 밑에서 이만큼이라도 자라고 있는 싹들이 우리에게는 위로가 된다. 멀찌감치 팔짱을 끼고서 흰눈을 뜨고 지켜보는 비판적 지식인에 주눅들지 말고 잘못된 것은 고치라고 주장하고 잘된 것은 앞질러 누리노라면 심어진 나무는 자랄 것이다. 「건배!」대신 우리말로 「지화자!」라고 하자는 제의도 문화정책을 관장하는 부서에서 나왔다. 처음 듣기에는 어쩐지 스멀스멀해서 입에 담기가 어색하다. 그러나 「위하여!」라는 말도 어쩐지 군사문화 냄새가 난다고 싫다는 사람이 많았었다. 그래도 여러 번 해보니까 「위하여!」도 쉽게 동호할 수 있었다. 나라의 태평함과 국민의 평안함을 기원하는 뜻이 담겼다는 「지화자」도 부르다 보면 익숙해질지 모르겠다. 잡다한 것까지 들춰내면서 「문화운동」의 열에 떠 있는 사람들에게는 선선한 화답이 좋은 성과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그런 뜻에서 문화운동을 한 번 더 부추겨본다. 지화자!
  • 도서상품권(사설)

    「도서상품권」이라는 유가증권이 발권되었다. 도서출판계의 오랜 숙원이면서도 성사되기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업이다. 온갖 시비에 휘말리고 한때는 사업자체를 반납하는 일까지 생각해 볼 만큼 심각한 상황도 거쳤지만 마침내는 모든 장애요인들을 극복하고 한국도서 보급주식회사가 설립되고 예정대로 15일부터는 액면 5천원짜리 도서상품권은 발매되기 시작했다.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 자녀나 손자손녀에게 세뱃돈이나 용돈을 줄 때 점잖은 어른들은 『책이나 사 보아라』라며 건네준다. 크리스마스 선물·생일선물·결혼선물·긴 병으로 누워있는 이에게 선물을 준비하게 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책을 선물로 선택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화폐를 손에 쥔 청소년이 반드시 책을 사보게 되지는 않을 것을 어른들은 알고 있으므로 오히려 새로운 걱정을 만들게 된다. 선물로 책을 생각했던 사람들은 어떤 책이 선물로 마땅한 지에 대해 망설이며 곤혹을 느끼다가 마음을 바꾸게도 된다. 꼭 책으로만 바꿀 수 있는 유가증권이 있다면 이런 고민은 깨끗이 해결될 것이다. 「도서상품권」은 그런 역할을 위해 창안된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읽는 문화가 매우 빈곤한 사회다. 또한 그 징후가 날로 악화해가는 사회이기도 하다. 「보는 문화」의 극성에 의해 그나마의 빈곤한 영토까지 점점 침범당하고 있다. 「읽는 문화」가 퇴화한다는 것은 단순히 책을 통해 지식이나 정서를 습득하는 기회와 기능이 축소되는 것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보는 문화로는 대신할 수 없는 지식의 정착기능과 사고력의 성장기능이 약화되는 것을 뜻하며,침착하게 판단하고 성실하게 참는 일,어려움을 이기고 탐색하는 기질의 퇴화를 뜻한다. 우리가 경제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하던 시기에 일단의 일본 사람들이 「한국탐구」를 하러 온 일이 있다. 그들이 돌아가서 보고하기를 한국은 전혀 무서워할 상대가 아님을 호언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이유인즉 『한국인들은 독서를 안하는 국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억지로라도 「읽는 문화」를 회생 확대시켜야 할 필요가 우리에게는 있다. 특히 유해환경의 밀림 속에서 방향감각을 잃고 생활하는 우리의 청소년들에게는 「좋은 독서」처럼 좋은 처방이 없다. 이렇게 많은 「필요」를 지난 독서운동에 도서상품권은 긴요한 대응역할을 해줄 것이다. 도서상품권의 효율성이 이렇게 높으면서도,이것의 실현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하고 많은 고비가 있었다. 발행주체를 둘러싼 문제와 정산요율 마진이 반발의 요인이 되었는데,참여에서 소외되었다고 주장하는 서적 유통업계의 불만이 해소되고 있지 않은 형편이다. 일에는 전체를 보고,그 전체에서 부분을 풀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도서상품권이 겪은 과정의 갈등도 그런 교훈을 주었다. 관장부서인 문화부가 이 일을 추진하기에 숱한 장애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시행과정에서도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나타날 것이다. 모든 상품권이 법으로 발행금지 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도서상품권」만이 허락된 것은 국민의 독서생활 증진을 위한 의지라고 할 수 있다. 목적에 부합되게 정착해 갈 수 있도록 더 많은 공을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 「책 상품권」 발행은 허용/유효기간 5년… 잔액 현금으로 환불

    재무부는 26일 발행이 금지돼 있는 상품권을 도서에 한해 2만원 범위내에서 허용키로 했다. 상품권 발행자는 문화부가 추천하는 출판관련 단체로 제한된다. 재무부는 발행이 허용되는 도서 상품권은 ▲권면금액의 80% 이상의 책을 구입한 소유자가 가맹서점이나 발행인에게 나머지 금액의 환불을 요구할 경우 즉시 현금으로 돌려주고 ▲유효기간은 상법상의 시효 5년으로 하며 업자 자의로 이보다 짧은 유효기간을 정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상품권의 발행인은 매분기말 소유자가 물건으로 바꿔가지 않은 금액의 50% 이상을 현금이나 유가증권으로 법원에 공탁해 놓도록 했다. 재무부는 도서상품권이 과소비를 조장할 우려가 없을뿐더러 건전한 출판문화를 육성하고 국민의 독서생활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돼 이의 발행을 허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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